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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다게스탄서 폭탄테러 34명사상

    |마하치칼라(다게스탄) 연합|러시아 다게스탄 마하치칼라에서 러시아군을 겨냥한 폭탄 공격이 발생, 적어도 11명이 숨지고 민간인 등 23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들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관리들은 시 외곽 공중목욕탕에 미리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폭탄이 폭발했다면서, 폭탄은 러시아 내무부 소속 병력이 탑승한 3대의 트럭이 공중목욕탕에 도착한 뒤 터졌다고 전했다. 다게스탄은 분리독립을 위한 무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체첸 옆에 있어 무장단체와 폭력조직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 “영변·태천 원자로 北, 건설공사 재개”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이 1994년 북ㆍ미기본협정에 따라 동결했던 영변 등 2곳의 원자로 건설공사를 재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북한이 건설공사를 재개한 원자로는 2개 모두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흑연감속로라고 미국 정부 당국자를 비롯,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들은 건설재개가 핵무기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시도된 것으로 분석했으며, 핵개발 계획을 한층 가속화하는 움직임을 보여 미국에 양보를 강요하려는 전술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건설을 재개한 것은 영변에 있는 5만㎾급 원자로와 태천에 있는 20만㎾급 원자로다. 영변에서는 이미 지상건조물 공사가 시작됐으며 태천은 정지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은 북한이 최근 미국 정부에 원자로 건설공사 재개사실을 간접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원자로 건설공사 재개로 보이는 움직임은 정찰위성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taein@seoul.co.kr
  • 美, 이라크 저항세력과 비밀협상

    미군이 이라크측에 주권을 이양한 지 28일(현지시간)로 1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25일과 26일에도 이라크군과 경찰을 겨냥한 저항세력의 자살폭탄 공격이 잇따르는 등 폭력사태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관리들은 저항세력과 협상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저항세력, 이라크군 집중 공격 이라크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자 북부 거점인 모술에서 25일과 26일 4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경찰과 민간인 등 최소 38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저항세력은 검문소와 경찰본부, 병원, 이라크 군기지 등 군과 경찰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저항세력 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조직은 자살폭탄 공격 가운데 두차례를 자신들이 했다고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저항세력은 최근 들어 이라크 군·경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공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1월 출범한 현 과도정부가 오는 12월 15일 전까지 총선을 실시, 내년 1월 1일에 정부를 공식 출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치안 확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럼즈펠드 美국방 비밀협상 시인 미국은 ‘안사르 알 순나’ 등 이슬람 수니파 토착 저항세력과 자르카위가 이끄는 해외파 세력을 갈라놓기 위해 토착 세력들과 만나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저항세력 관계자들이 바그다드 북부에서 최근 두차례 만나 비밀협상을 벌였다.’는 영국 선데이타임스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하지만 럼즈펠드 장관은 “사람들간의 만남은 자주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안사르 알 순나’는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하라는 미국 내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28일 저녁뉴스 시간대에 이와 관련한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美, 日자위대 이라크 주둔 연장 요청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은 오는 12월14일로 만료되는 일본 육상자위대의 이라크 주둔 기간 연장을 일본 외무성에 비공식적으로 타진해 왔다고 일본 언론들이 26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회신을 유보한 상태지만 외무성 관계자는 다국적군이 주둔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 자위대도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무성은 미 국무부의 자위대 주둔 연장 제의를 받고 실무간부급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협의했으나 현지 치안악화를 들어 주둔연장에 반대하는 의견과 대미 협조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려 국회 회기가 끝나는 8월 중순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은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철수할 예정인 폴란드와 이탈리아 등 다국적군 참가국에도 주둔 연장을 요청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최근 이라크 사마와에서 자위대 차량행렬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폭탄폭발에도 불구, 자위대를 철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외무성 간부는 “이제 와서 일본이 ‘우리는 철수하겠다.’고 나서기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라크재건지원특별조치법에 따라 자위대 이라크 파견기간을 1년 연장했으며 방위청은 파견 장기화에 따른 부담증가 등을 들어 “올 연말이 파견종료 목표시기”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taein@seoul.co.kr
  • [클릭이슈] 공정위 ‘하이트의 진로인수’ 심사 쟁점은

    [클릭이슈] 공정위 ‘하이트의 진로인수’ 심사 쟁점은

    맥주 값이 오르면 소주를 더 마시게 될까. 둘을 섞은 ‘폭탄주’를 좋아하는 ‘주당’들에게는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쪽의 가격이 변화할 때 다른 쪽의 소비가 영향을 받는다면 둘은 별개의 시장이 아닌 하나의 시장으로, 이른바 ‘대체재’의 관계에 있게 된다. 3조 4000억원대에 이르는 하이트의 진로 인수가 이같은 대체재 논쟁과 무관치 않다. 대체재로 인정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맥주와 소주의 시장을 하나로 보고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하기 때문에 하이트 진영에는 불리하다. 그러나 7월중 최종 결론을 내릴 공정위는 단순히 대체재 판결이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했을 때 소비의 효율성이 올라가느냐, 아니면 유통망 등의 변화로 독과점 폐해가 생기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것. 다만 소주시장은 지역별로 분할된 점을 인정,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 전북 시장점유율 42%인 하이트 주조(옛 보배)는 처분 대상이 된다. ●공정위, 기업결합 최종결론 고심 현재 공정위 내부에선 일단 맥주와 소주를 별개의 시장으로 보고 독과점 폐해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 수도권내 점유율이 94%인 진로의 유통망을 활용하면 오비맥주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맥주와 소주가 별개의 시장이라고 해도 하이트가 자금력을 동원해 한쪽을 끼워팔거나 유통망을 총동원하면 한쪽의 시장 지배력이 다른 쪽으로 전가될 수 있다.”면서 “이같은 ‘포트폴리오 효과’로 시장내 경쟁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로 인한 가격인하 등의 소비자 편익과 경쟁제한적 요인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며 현재 이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진행중이라고 했다. 오비맥주가 광고 등으로 진로인수에 대항하는 경우도 상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수허용 뒤 규제’냐,‘미래 폐해를 반영한 불허’냐 공정위는 효율성과 독과점 폐해의 비중이 같으면 언제 규제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고 밝혔다. 독과점 규제의 역사가 100년이 넘은 미국에서도 이를 둘러싼 논쟁이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공정위 관계자는 전했다. 시카고 학파의 경우 당장 큰 문제가 없다면 일단 기업간 결합을 허용한 뒤 나중에 문제가 생길 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이트 진영은 소비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진로 인수의 논리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하버드 학파는 미래에 발생할 독과점 폐해를 현 시점에서 예측, 기업결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 공정위가 이같은 주장에 무게를 두면 진로 인수는 불허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최근 하이트와 반(反)하이트 진영으로부터 효율성 및 독과점 폐해를 주장하는 각각의 자료를 받았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이 엇갈려 상대방 자료를 맞바꿔 검증한 뒤 다시 공정위에 의견을 낼 것을 요구했다. ●맥주와 소주가 대체재라면 일단 하이트에 불리 대체재로 결론나면 동일시장 내에서의 ‘수평적 결합’으로 봐야 한다. 이 경우 삼익­영창악기의 합병이 불허된 사례가 일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수평적 결합으로 보더라도 시장 점유율만 보지 않고 소비자의 효율성 등을 따질 것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현재 하이트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58%, 진로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56%이다. 둘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의 점유율은 무조건 50%가 넘게 된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기준은 2개 기업이 1개로 합쳐져 점유율 50%를 넘으면 제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체재가 아니면 ‘혼합적 결합’으로 봐 효율성과 독과점 폐해의 경중을 따지게 된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SK텔레콤이 신세기이동통신을 인수할 때처럼 시장 점유율을 줄이라는 시정명령은 없을 것”이라면서 “인수·합병 자체가 시장과 소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인 만큼 점유율 조정이 아닌 효율성 증대 방식으로 독과점 업체에 제재를 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전방부대 우리 아들도 혹시… ”

    “전방부대 우리 아들도 혹시… ”

    서정민(48·여·충남 아산)씨는 25일 주말을 맞아 최전방 강원도 양구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아들에게 면회를 간다. 원래 아들이 ‘100일 휴가’를 나오기 전에는 면회를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응석받이로 자라 참을성이 부족한 아들이 좀더 성숙해질 수 있도록 냉정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하지만 내무반 총기난사 사건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다. 혹시 매를 맞는 것은 아닌지, 험한 욕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졌다. 서씨는 “언제든 힘들면 숨기지 말고 엄마에게 말하라고 당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남 목포에 사는 김민선(44·여)씨도 같은날 강원도 철원 군부대로 아들을 보러 간다. 아들은 상병이 돼 군생활에 적응이 됐을 것으로 생각된 데다 철원까지 가는 데 10시간이나 걸려 제대할 때까지 면회갈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총기난사 사건을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박씨는 “졸병 때를 떠올려서 후임병들을 괴롭히거나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후임병들에게 먹을 것을 많이 사주라고 돈도 두둑히 주고 올 작정이다. ●부대내 으슥한 곳에서 맞지나 않는지 이번 주말 전후방 군부대는 아들을 면회하러 오는 부모들의 발길로 어느 때보다 붐빌 것으로 보인다. 총기난사 사건 이후 아들 걱정에 잠을 못 이루던 부모들이 아들 얼굴도 보고 문제없이 복무를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특히 토요일에 면회를 가면 아들과 하루 외박을 할 수 있다.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부대에 막내아들을 입대시킨 임모(50)씨는 한 달 전 면회를 갔지만 이번 주에 또 갈 생각이다. 그는 “이번에 사고를 친 일병이 우리 아들과 비슷한 시기에 입대한 아이여서 마음이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걱정스럽기는 상병·병장 등 선임병들의 부모도 마찬가지다. 자칫하면 후임병에 대한 가혹행위자로 몰릴 수 있는데다 총기와 폭탄류가 있는 곳에서 후임병들의 군기를 잡다가 이번과 같은 일을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대장이 희생되면서 장교의 부모들도 좌불안석이다. 충북 충주에 사는 이미경(55·여)씨는 아들이 장교로 군에 입대했기 때문에 그동안 면회 한번 가지 않았지만 이번 주말에 처음으로 찾아보기로 했다. 이씨는 “소대장으로 근무하는 아들에게 사병들을 동생처럼 따뜻하게 대해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후임병 스트레스 주지말라” 당부 할 것 서울대 임현진(사회학과) 교수는 이러한 부모들의 집단적 면회 움직임에 대해 “군이 조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불안감이 확산되고 증폭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면서 “군이 신뢰를 주지 못하는 이상 부모들이 직접 나서는 현상이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신광영(사회학과) 교수는 “어머니들의 면회는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한 정서적 과잉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군이 사회와의 벽을 허물고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지 않는다면 부모들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광장] 곽성문 파문과 권력이동/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곽성문 파문과 권력이동/이목희 논설위원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이 고향 기업인들에게 야당 푸대접을 항의하면서 술자리에서 행패를 부렸다. 곽 의원과 두어차례 스치듯 만난 적은 있지만, 성격을 깊이 파악할 만한 자리는 함께 하지 못했다.3자를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승부욕이 강하다고 한다. 골프를 치면서 캐디의 보조 미숙, 라커열쇠 분실과 배상요구 등으로 이미 화가 나있었던 상태였던 것 같다. 평소 그의 술자리 매너는 그리 난폭하지 않다고 한다. 욱하는 성격은 있으나 아무 자리에서나 실수하는 타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날은 골프 때문에 열이 오른데다 텃밭인 대구·경북(TK) 기업인들이 무시한다는 불만이 폭탄주와 함께 상승작용해 폭발했을 수 있다. 곽 의원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좋아하는 골프·술까지 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다음 대선에서 이기면 보자.”는 오기가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TK기업인 몇몇이 ‘손볼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이 나온다. 과거 정권에서 비슷한 케이스가 있었다. 야당시절 동향 혹은 학교 선후배에게 대접받지 못하면 더 서럽다. 영남정권에서 대표적 영남기업이, 호남정권에서 대표적 호남기업이 몰락했던 전례가 있다. 곽 의원은 물론, 한나라당 인사 중에 혹시라도 ‘복수’를 마음에 품고 있다면 털기 바란다. 기업인의 기회주의적 속성에 앞서 큰 틀에서 사회권력 이동의 기운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인이 기업인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달라고 할 수 있는 시절은 지나갔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곽의원 파문과 유사한 사례로 1986년 국방위 회식 사건이 꼽힌다. 국회 국방위원과 10여명의 군장성이 요정에서 난투극을 벌인 사건이다.80년대 중반까지 군인 앞의 정치인은 그야말로 ‘고양이 앞에 쥐’였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유리컵을 던져 군장성을 다치게 했다. 이어 두들겨 맞기는 했지만, 금배지가 별을 누르는 상징적 계기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유리컵을 던진 이는 남재희 전 의원이다. 술자리 추태라는 점에서는 같았지만, 남 전 의원은 새시대를 열었던 반면 곽 의원은 과거로 돌아가려 했다는 점에서 집중비난을 받고 있는 셈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 10년 이상은 직업정치인의 전성시대였다. 권력의 원천은 보통 물리적 힘, 돈, 정보 등 3가지로 볼 수 있다. 군인의 힘이 약해지자 정권을 잡은 정치인들에게 힘·돈·정보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하지만 민주화의 축적과 급속한 지식·정보사회화는 정치인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았다.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힘은 쓰기 어렵게 됐다. 정치권력을 잡았다고 돈이 오는 시스템도 무너졌다. 지식·정보에서 첨단기업이 오히려 정부·정치권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가 사회주류를 386·좌파 운동권·시민운동가로 바꾸려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주류교체 논쟁은 곁가지라고 본다. 정치통제력이 급격히 약해지는 상황에서 정권에 관계없이 사회 주도세력은 이제 기업인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권력이동’이라는 저서에서 21세기에는 지식을 장악하는 계층으로 권력이 이동한다고 내다봤다. 폭력이나 굴뚝산업식의 부(富)에서 컴퓨터로 대변되는 정보·지식계층으로 권력이 이행된다는 설명이다. 정치인과 관료는 더이상 기업인을 윽박지르거나 이끌려해서는 안된다. 기업가에게 주도권을 넘겨 주되,‘천민(賤民) 자본주의’로의 회귀를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권력이 느슨해진 틈을 이용,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기업행태를 제어하도록 법·제도·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술과 골프 정도는 제 돈으로 하는 선에서 즐기도록 하자. 그래야 새로운 사회주도층을 육성·견제하는 힘을 가지게 된다. mhlee@seoul.co.kr
  • [국제플러스] 레바논 테러… 反시리아 인사 사망

    |베이루트 AFP 연합|시리아군 철수 뒤 치러진 첫 총선에서 반시리아 야당연합이 승리를 거둔 지 하루 만에 레바논에서 폭탄테러가 발생, 반시리아계 정치인이 사망했다.21일 오전 10시쯤(현지시간) 베이루트 시청 근처에서 전직 공산당 지도자이자 시리아의 내정간섭에 반대해온 조지 하위가 타고 가던 차에서 폭발물이 터지면서 하위가 즉사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하위는 기독교계 정치인으로서 그동안 시리아 정보기관이 레바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하는 발언을 자주 해왔다. 이달 들어 베이루트에서 반시리아계 인사가 피살된 것은 지난 2일 이번과 비슷한 방법으로 폭사한 신문 칼럼니스트 사미르 카시르에 이어 두번째다.
  • 레바논총선 反시리아계 과반

    19일(현지시간) 실시된 레바논 총선 최종 4단계 투표에서 비공식 집계 결과 반(反)시리아 야당연합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폭탄테러로 암살된 라피크 알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 사아드 알 하리리가 이끄는 야당연합은 전체 128석 가운데 28석이 걸린 북부지역을 휩쓰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현지 방송들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시리아군이 완전 철수한 뒤 29년만에 처음 실시된 이번 자유총선에서 반시리아 야당연합인 ‘미래운동’은 모두 72석을 확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의석은 친시리아계 아말-헤즈볼라 연합이 35석, 기독교계 지도자 미셸 아운 지지세력이 21석을 차지했다. 하리리는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표 결과는 우리가 전진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식 집계 결과 야당의 승리가 확인되면 하리리는 유력한 총리 후보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래운동은 당초 목표로 했던 의석 3분의 2를 차지하는데는 실패, 단독으로 헌법을 개정할 수 없게 됐다. 또 아운 진영이 친시리아계와 연계하고 있는데다 친시리아계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어 향후 정국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이란 대선 앞두고 ‘연쇄 폭탄 테러’

    이란이 대통령 선거를 닷새 앞두고 잇따라 일어난 폭탄 공격으로 충격에 빠졌다.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비교적 단단한 국가적 통합과 주변 국가들에 비해 안정된 치안 상태를 자랑하던 이란으로선 예상치 못한 허를 찔렸다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유전지대가 있는 남서부 쿠제스탄주의 주도(州都) 아바즈와 수도 테헤란에서 7건의 폭탄 공격이 발생,10명이 죽고 70여명이 다쳤다. 이라크 접경에서 50㎞ 떨어진 아바즈는 지난 4월 아랍계와 페르시아계 주민의 충돌로 수명이 희생된 곳이다. 이란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88년 이라크와 전쟁이 끝난 뒤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에 따라 모하마드 하타미 정부가 추구해온 개혁·개방노선을 평가하는 17일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다. 하타미 대통령은 즉각 비상각의를 소집,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내각은 대선 방해를 겨냥한 책동이라고 규정했다. 국가보안최고위원회의 알리 아가모하마디 대변인은 테러단체 ‘인민의 무자헤딘’과 이라크 점령 미군과 영국의 지원 아래 쿠제스탄주의 분리·독립을 주장해온 아바즈 인민민주전선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란 인구 6900만명의 51%를 차지하는 페르시아계에 맞서 3%뿐인 아랍계는 유전을 갖고 있는 쿠제스탄주의 독립을 요구해 왔다. 사건 직후 ‘알 아바즈 순교자 혁명여단’이란 단체가 인터넷 사이트에 성명을 싣고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아바즈 주민들에게 대선 보이콧을 촉구했다. 현재 대선 판도는 실용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개혁파 무스타파 모인과 전직 경찰 총수인 모하마드 바크르 칼리바프가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당선에 필요한 50% 득표를 자신하지 못해 결선투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같은 날 테헤란대학 앞에선 여성 250여명이 정부 허가를 얻지 않은 채 성차별 항의 집회를 갖고 정부를 규탄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혁명 후 여성들의 공개 시위 역시 처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언브레이커블(KBS2 오후 11시5분) 천재 아역배우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빼어난 연기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1999년 세계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식스 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작품.‘식스 센스’에 이어 브루스 윌리스가 이 작품에서도 주연을 맡았다.‘식스 센스’ 이후 역시 초자연 미스터리 스릴러인 ‘사인’(2002),‘빌리지’(2004) 등을 내놓고 있지만 반전의 강도는 차츰 잦아들고 있는 편. 관객들의 긴장감을 차츰 고조시키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그는 현재 아파트 관리인이 수영장에서 바다의 요정을 발견한다는 내용을 그린 팬터지 스릴러물 ‘레이디 인 더 워터’를 준비하고 있다. 131명이나 사망한 대형 열차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미식축구 경기장 경비원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 어려서부터 크게 앓거나 다친 적이 없는 그에게 어느날 아주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는 병을 평생 앓아온 엘리야 프라이스(새뮤얼 잭슨)가 찾아온다. 프라이스는 던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슈퍼맨 같은 존재라고 주장하며 그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2000년작.102분. ●페이스오프(SBS 오후 11시55분) 이제는 슬슬 우위썬 감독의 홍콩 시절이 그리워질 법도 하다. 그는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웅본색’ 시리즈 등으로 ‘폭력 미학’의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B급 액션스타 쟝 클로드 반담을 기용한 미국 진출작품 ‘하드타깃’(1993)의 실패 이후 ‘브로큰 애로’(1996)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 작품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윈드토커’(2001)나 SF ‘페이첵’(2003)에서 볼 수 있듯 그도 이제는 블록버스터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는 느낌이 없지 않다. FBI 테러전담반 반장 숀 아처(존 트래볼타)와 악당 캐스터 트로이(니컬러스 케이지)는 원수 사이. 아처는 캐스터 때문에 아들을 잃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에 폭탄을 설치하고 해외로 도주하려던 캐스터는 FBI와 사투를 벌이다 혼수상태에 빠진다. 아처는 감옥에 갖힌 캐스터의 동생 폴락스(알레산드로 니볼라)를 통해 폭발물 설치 장소를 알아내려 하지만, 폴락스는 형과의 대면을 요구한다. 아처는 고심 끝에 캐스터의 얼굴을 떼어네 자신의 얼굴에 덮어 쓰는 수술을 받고 캐스터로 변장, 감옥에 들어간다. 같은 시간,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캐스터는 남겨진 아처의 얼굴 피부를 이식해 그로 행세하는데….1997년작.11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北 “核무기 추가 제조”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추가로 제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BC는 8일 저녁(미국시간) 메인 뉴스를 통해 김 부상이 방북 취재중인 밥 우드러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 추가 제조 사실을 언급했으며,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 부상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고 보유 핵무기 숫자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방어하기에 충분한 핵무기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 숫자는 비밀”이라면서도 ‘지금 더 많은 핵폭탄을 제조중이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사를 내비친 뒤의 일인 데다, 이례적으로 ABC방송을 평양으로 초청해 이뤄진 인터뷰에서 나온 것이어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굳이 핵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한 의도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6자회담과는 별도로 북·미 양자회담 개최도 가능하고,6자 회담의 기존 틀 안에서도 이전보다 더 큰 비중으로 북·미 접촉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6자회담 재개 이후 북한이 단순 주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핵무기 보유국 인정 문제를 정식 의제로 삼자고 요구하는 경우까지 감안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정부당국자는 9일 “북한이 3차례의 6자회담 이전에 항상 이와 비슷한 태도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는 회담 재개의 전조로 받아들일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17일 개봉

    “으이구∼저 웬수!” “귀신은 뭐 먹고사나.”하며 하루에도 몇번씩 죽일 듯 으르렁거리다가도, 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부부 사이.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Mr. & Mrs. Smith·17일 개봉)는 이같이 ‘따로 국밥’이지만,‘칼로 물베기’인 부부 관계의 진리를 욕설과 비방 대신 총과 폭탄을 동원해 화끈하게 깨우쳐주는 영화다. 일단 할리우드 최고 섹시 남녀 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극중 부부로 뭉쳤다는 것만으로 영화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영화 ‘본 아이덴티티’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덕 리먼 감독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으니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 첫 장면부터 시선을 끈다. 영화는 호쾌한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카메라는 나란히 소파에 앉아 부부 상담을 받는 존 스미스(브래드 피트)와 제인 스미스(안젤리나 졸리) 부부의 퀭한 얼굴부터 쫓는다.“섹스는 얼마나 자주 해요?”(상담의사) “1∼10점으로 말해요?”(존) “1년에 한번이면 1점인가요?전혀 안 하면 0점이에요?”(제인) “주말도 포함되나요?”(존) 이들은 결혼한 지 5년인지 6년인지도 분간하기 힘들 만큼 권태기에 빠진 부부. 겉으로는 건축업자와 컴퓨터 전문가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각각 60명과 312명을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한 서로 다른 조직의 라이벌 킬러들이다.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첫눈에 반해 결혼한 이들은 출근해서는 각자의 타깃을 쫓는 베테랑 킬러로, 임무를 마치고 퇴근해서는 자상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내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해오던 터다. 하지만 부부는 역시 부부. 타깃을 향한 총구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지만, 서로를 향한 애정은 이미 식을 대로 식어 버렸다. 이런 그들에게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우연히 동일한 타깃을 제거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같은 현장에서 맞닥뜨린 것. 특급 킬러들끼리 맞붙었으니 양쪽 다 제대로 임무를 완수할 리는 만무하다. 일을 망친 둘은 결국 서로의 정체를 알아차리게 된다. 더 기막힌 것은 업친 데 덥친 격으로 각각의 조직으로부터 48시간 내에 서로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 스미스 부부는 두 조직의 ‘공공의 적’이 돼 서로에게 무자비한 총질과 폭탄 투척을 해댄다.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 2’에서 두 터미네이터가 한데 맞붙어 싸우는 장면을 연상시키듯 둘은 기관총, 바주카포 등을 들고 처절한 육박전을 벌이며 주변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든다. 하지만 이 잔인한 싸움은 결코 잔인하게 보이지 않는다. 감독은 그 와중에서도 두 섹시 스타의 매력을 고스란히 스크린 위에 수놓았다. 손에 땀을 쥐는 위기 순간에도 화려한 의상과 섹시한 몸동작 등 볼거리를 교묘하게 녹여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감독은 영화속 섹시미의 원천인 안젤리나 졸리를 심하게 ‘망가뜨리지 않는’영악함을 보였다. 졸리는 브래드 피트보다 한 수 위로 그려진다. 둘 사이 싸움의 주도권도 그러하지만, 졸리는 영화 ‘툼레이더’의 잔상을 떠올리듯 피트보다 더 지적이고 킬러적인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피트도 손해볼 것은 없다. 오히려 반 박자 늦은 남자의 모습에서 친근하고 로맨틱한 사람 냄새가 폴폴 풍겨나는 것은 당연한 일. 영화 촬영 당시부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열애설이 도마에 오른 영화답게 사상 초유의 쿨하고 섹시한 부부 싸움이 스크린 위에 직설화법으로 펼쳐진다. 둘은 영화속에서 현실을 향해 이렇게 외치는 듯하다.“사랑하려면 우리처럼 해라.” 15세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日소설 ‘반도에서 나가라’ 저자 무라카미 류 이메일 인터뷰

    북한의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 인구 100만의 도시를 전격 점령한다. 그러나 점령은 잠시, 일본의 부랑 청년들이 이들을 격퇴한다. 언뜻 황당무계해 보이는 가상소설 ‘반도에서 나가라’가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독자층이 넓고 최근 두차례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 ‘도쿄 데카당스’를 연출한 무라카미 류(村上龍)의 최신작이다. 일본 출장 중이던 기자는 그를 만나보려 했으나 공교롭게도 그는 콘서트의 연출을 위해 쿠바에 가 있었다.“이메일 인터뷰는 어떻겠느냐.”는 출판사 제안에 아쉽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더니 며칠전 그로부터 회답이 왔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 냉각된 한·일관계 속에서 그가 왜 이런 작품을 쓰게 됐는지, 그 궁금증에서 이 인터뷰는 마련됐다. 이 소설을 쓴 계기는. -한마디로 말할 수 없으나, 어쨌건 여러 의미에서 필요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 구상했나. -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 북한 핵이 동북아시아에서 큰 문제가 돼있지만, 소설을 쓸 때부터 그런 예감은 있었나.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는 소설 구상 때부터 예감이라기보다는 이미 현실화되어 있었다. 소설은 일본 경제가 파탄나고,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 일본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는가. -일본 경제는 반석 위에 있지 않다. 국가재정은 더욱 취약하고 위기적인 상황이다. 북한에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의 반란군을 소재로 한 이유라면. -반(反)김정일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단 그것은 아마도 강경파 장군에 의한 것이지 민주적인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반란군을 소재로 삼은 것은 정규군이라고 하면 단순한 국가간의 전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실제 반란군이 일본에 침입한다면 일본, 나아가서 미국이 반드시 대응을 하겠지만, 이런 과격한 소설을 구상한 것은 왜인가.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때 그때 미·일 관계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난 지금 미·일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존경심이 없다. 한국에서 이 소설이 번역 출판된다면 한국 독자로부터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 -반발은 일본에서도 있었다. 어떤 소설이라도 반발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반발의 내용에까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반란군으로 나오는 인물이나 북한의 습관 등을 읽으면 상당히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준비를 했는가. -기간으로 치면 2년이다. ▶서울에서 탈북자를 인터뷰했다고 하는데, 어떤 탈북자에게서 들었는가. -그분들과의 약속 때문에 그것은 비밀이다. 반란군(고려군)을 물리치는 것이 일본 정부도, 영웅적인 인물도 아닌 세상에서 튕겨져 나온 젊은이들이다. 그들을 고려군에게 대항시킨 것은 어떤 뜻이 있는가. -(소설의)테마 그 자체와 비슷한 것이라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다. 그런 뜻은 모두 소설에 담겨져 있으므로 독자들이 각자 느끼면 될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놓여있는 상황은. -한마디로 얘기할 순 없지만, 한가지를 들자면, 세계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경제력이라는 점이다. 소설에서는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일본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지는 것으로 묘사돼 있는데, 지금의 미·일 관계를 보면 일본은 완전히 미국 추종형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지금의 미·일은 진정한 신뢰가 아니라 ‘추종하는 것’으로 묶여져 있어서 그 관계가 무너지는 것도 간단하다. 북·일 국교정상화는 핵·납치문제 등으로 암초에 부딪쳐 있는 상황이다. 양국이 수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교정상화 보다 납치문제의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통해 일본과 일본인이 ‘미적지근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미적지근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고도성장을 달성한 뒤부터다. 정치인, 그리고 일부 매스미디어를 한심한 모습으로 등장시키고 있지만 현실도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대북 문제에 관한 일본 언론의 보도자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심한 게 아니라 국제적 위기에 익숙해 있지 않은 것이다. 일본의 언론은 ‘현재(現在)’를 정확히 전달할 패러다임을 갖고 있지 않다. 소설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불과 6년 뒤의 일이다. 굳이 북한 반란군의 일본 점거라는 설정이 아니더라도 그런 위기가 가까운 미래 일본에 찾아 올 것으로 보는가. -신(神)이 아니고서는 그건 누구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 10년 후의 일본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또한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10년 후의 일본은 일본인의 행동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일본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 외국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가는 것 이외에는 달리 없다고 본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반도에서 나가라’ 무슨 내용 때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6년 뒤의 2011년. 달러의 폭락, 패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團塊·단카이 세대)에 줘야 할 퇴직금의 지급 불능 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일본의 지방채·국채가 대폭락하게 된다. 일본 국민의 예금이 동결되고, 소비세는 17.5%로 껑충 뛰어오른다. 재정은 파탄에 빠져들어가고, 일본의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해 가는 정세 속에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비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작전명 ‘반도에서 나가라’이다. 그해 4월, 반란군을 가장한 북한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한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 9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는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규슈 후쿠오카 돔을 무력점거하고 3만명의 관중을 인질로 삼는다.484명의 후속부대가 특별수송기에 실려 들어오고, 후쿠오카시는 이들에게 접수된다. 점령군으로서 이들은 시의 정치·경제·사회를 장악하고 통치를 시작한다. 북한이 이들을 정규군이 아닌 반란군으로 가장시킨 것은 작전의 성패에 관계없이 국제사회의 개입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위장술이었다. 작전의 목적은 초강대국 중국과 미국 사이의 동북아 완충지대를 한반도에서 일본의 규슈로 옮기겠다는 데 있었다. 고려군(高麗軍)으로 자칭하는 이들은 후쿠오카시에서 가혹한 통치를 펼친다. 미국조차 등을 돌리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본 정부는 인명을 중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후쿠오카를 봉쇄한다. 사실상 후쿠오카를 버린 셈이다. 그렇지만 고려군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친다. 이른바 사회의 틀에서 튕겨져 나간, 사회 부적응 청년들이 항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독충사육·사제폭탄·군사 마니아와 같은 상식과는 거리가 먼 ‘주변부’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특기를 살려 대항 테러를 개시하고, 고려군을 열도에서 몰아내는 것으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저자의 의도는 이 소설은 나종일 주일대사가 “대사관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고 할 만큼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라는 설정을 통해 일본 사회를 다중적인 시각에서 진단한 일종의 정치소설이기도 하다.29년에 걸친 작품생활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발상·설정이 대담하고, 작년 서울에서 탈북자 10여명을 만나 취재하는 등 치밀한 조사에 바탕을 둔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다. 그러나 북한 특수부대의 일본 침투→가혹한 점령통치→궤멸이라는 상황설정 때문에 우리에게는 께름칙할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읽기에 따라서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 속에서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는 일본이 가까운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위기를 인식하고 대오각성, 대단결해야 한다는 내셔널리즘적 메시지가 소설의 이면에 숨어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두꺼운 독자층을 자랑하는 무라카미 류이지만 주변국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점, 악화된 한·일 관계를 고려할 때 이 소설의 번역본을 곧 우리 서점에서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책을 펴낸 일본의 겐토샤(幻冬舍)측은 “현재 몇몇 한국 출판사가 교섭을 하고 있으나 아직 출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소설은 원고지 1650장 분량. 핵위협, 일본인 납치문제로 ‘최대의 적’이 돼버린 북한을 소재로 한 점,“무라카미가 썼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상권 29만부, 하권 21만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어있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무라카미 류는 누구 ▲1952년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 출생, 본명 무라카미 류노스케 ▲무사시노 미술대학 중퇴 ▲대학 재학중인 76년 첫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群像)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 ▲저서로는 ‘코인로커 베이비즈’‘사랑과 환상의 파시즘’,‘토파즈’,‘5분후의 세계’ 등이 있다.
  • 나는 왜 너를 미워하는가?/러시 도지어 주니어 지음

    나는 왜 너를 미워하는가?/러시 도지어 주니어 지음

    무리한 지시만 해대는 권위주의적 직장상사, 나를 ‘왕따’시키는 같은 반 아이들, 반성할 줄 모르고 허튼 소리만 지껄여대는 일본인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런 것들에 대해 미워하고 화나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증오의 감정이 곪아 몸 밖으로 배출됐을 때, 마치 핵 폭탄이 터지듯 사회질서를 산산 조각내고,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엄청난 전쟁·테러·대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한다. ●증오는 자신과 타인의 폭력 연결고리 ‘나는 왜 너를 미워하는가?-증오의 과학’(러시 도지어 주니어 지음, 김지연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은 증오심이라는 인간 특유의 감정 속에 감춰진 수수께끼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증오심이 발생하는 인간 감정의 메커니즘을 생물학적·뇌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증오심을 다스리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미국 연방 경제발전기관 운영위원회 의장과 국제연합 금융기술위원회 의장을 지낸 저자 러시 W 도지어 주니어는 “증오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핵무기”라고 말한다. 증오가 폭발하면 예절과 인내는 모두 사라지고, 사람들은 야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으며, 집단간에는 끔찍한 전투가 벌어진다고 강조한다. 증오란 감정을 갖기 시작하면서 동정과 연민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포용력은 차단되며, 희생양으로 삼은 상대방의 인간성까지도 말살시켜 버리는 무한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 지난 1950년의 한국전쟁과 2001년 9·11테러 등에서 보듯 21세기 지구 곳곳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한 종교·인종·민족·계급·정치적 대립은 ‘증오의 분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 의식이다. 이에 저자는 ‘증오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적 해결책보다는 인간 본성 차원에서 과학적인 해명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증오는 인간 뇌의 편도체와 시상하부, 해마 등 인간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에서 만들어지는 원초적인 감정이기에 조절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뇌과학을 중심으로 진화생물학·인류학·고고학 등이 말하는 해답을 찾아나선다. 저자는 무엇보다 증오가 자신은 물론 타인에 대한 파멸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초 신경계의 어두운 힘을 고등 신경계의 통제력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오심 예방·제거 10가지 전략 저자는 증오심을 예방하고 제거할 수 있는 10가지 전략을 제시한다.▲증오의 감정을 구체화하라 ▲타인과 공감할 수 있도록 ‘우리’의 인식을 발전시켜라 ▲화와 두려움의 원인을 서로 이야기하라 ▲갈등과 화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이고 구체적인 협상을 시도하라 ▲자신과 타인을 계도하라 ▲효율적인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라 ▲과민반응하지 말고 사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라 ▲억압된 느낌을 없애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 ▲증오의 원천에 대해 긍정적인 방식으로 몰두하는 기회를 모색하라 ▲복수가 아닌 정의를 구하라.1만 8000원.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검·경 수사권 ‘화해’ 폭탄주

    수사권 조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김종빈 검찰총장과 허준영 경찰청장이 2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폭탄주’ 회동을 가졌다. 김승규 법무·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도 참석,‘5자 회동’ 형태로 서울 종로구의 한정식집에서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두 검·경 총수들은 비교적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 낚시와 골프 등을 화제로 얘기하며 그동안 쌓였던 감정의 앙금을 상당부분 털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 문제는 일절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회동에 배석한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은 “이날 자리는 검·경간의 불필요한 감정대립을 자제하자는 뜻에서 총리가 마련한 것으로, 애초부터 수사권 문제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었다.”면서 “검·경의 ‘검’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저녁 6시30분부터 9시20분까지 진행된 만찬에서 이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대략 6∼7잔씩 양주 폭탄주를 돌렸다고 한다. 특히 김 총장과 허 청장은 이 총리와 두 장관이 만든 폭탄주를 ‘러브샷’으로 3잔씩 마셨다는 전언. 술을 거의 못하는 김승규 법무장관이 2잔을 마셨고,‘주당’에 속하는 오영교 행자부장관이 10잔, 이 총리는 6잔 정도를 마셨다고.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공직자의 기본자세는 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자기 이념이나 자존심도 꺾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나머지 참석자들도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 공보수석이 전했다. 이 수석은 이어 “총리가 만찬자리를 마련한 데 대해 검·경 총수들도 고맙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하고 “총리가 ‘오늘 모인 5명이 골프를 한번 하자.’고 제안했더니 두 검·경 총수가 ‘우리가 총리를 따로 모시겠다.’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참석자들은 이달 말쯤 총리와 법무·행자부장관간에, 다음달 초엔 총리와 두 검·경 총수간에 골프회동을 각각 갖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검·경 총수의 폭탄주 러브샷 3잔이 수사권 조정 논란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남궁연·신해철·싸이 영화 만든다

    남궁연·신해철·싸이 영화 만든다

    독창적인 음악세계와 강한 개성으로 똘똘 뭉친 뮤지션 남궁연, 신해철·싸이가 의기투합해 영화를 만든다. 이들은 케이블 채널 OCN의 영화 정보 프로그램 ‘오씨네 영화잡기2’를 통해 단편영화를 만들며 영화 제작 과정도 선보인다. 남궁연이 메가폰을 잡고 신해철과 싸이가 주인공으로 나선다. 이들이 만드는 영화의 제목은 ‘더 밤 네버 라이즈(The Bomb Never Lies:거짓말 폭탄)’.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거짓말을 하는 남자들의 좌충우돌 사랑을 그린 코믹 멜로물. 영화 ‘간큰가족’의 김영탁 작가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여주인공으로는 ‘오씨네 영화잡기1’에 출연했던 김민선이 출연한다. 남궁연과의 절친한 관계로 인해 영화 작업에 참여하게 된 신해철과 싸이는 “남궁연에게 스토리를 직접 듣고 내용에 매료돼 출연을 결심했다.”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OCN은 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을 5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9시30분에 방영하고, 완성된 영화는 새달 중순 선보일 계획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불멸에 대한 욕망/김민숙 작가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황우석 교수의 얼굴을 자주 본다. 심지어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그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예상투표까지 하고 있다. 물론 그의 빛나는 업적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지금 난치병과 싸우는 사람들은, 그 연구결과가 가져올 기적을 얼마나 가슴 졸이며 기다릴 것인가. 거기다 그 연구가 우리 경제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니 별 뾰족한 자원이 없는 이 나라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버릇처럼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나는 가끔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 과학에는 무지하지만 인간의 저 야만스럽고 자제할 줄 모르는 욕망에 대해서는 웬만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그 줄기세포를 손상된 장기에 투입해 거부반응 없이 원래 상태로 복구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 이번 황 교수의 업적이다. 인간복제에는 생식용 개체복제와 치료용 배아복제가 있는데 황교수는 치료용 배아복제의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줄기세포는 뼈나 뇌·근육·피부로 자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줄기세포가 치료용으로 이어지려면 멀고먼 길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복제된 개체의 배아가 생명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그 업적의 중요성을 훼손할 생각은 없다. 1970년대 초반 무렵 텔레비전의 인기 외화시리즈로 ‘육백만불의 사나이’라는 게 있었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스티브 오스틴 대령은 사고로 빈사 상태에 빠졌지만 600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최첨단 생체공학으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은 초능력을 보유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는 그 능력을 이용하여 OSI 비밀요원으로 활약하는데, 그 꿈같은 초능력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 복제니 줄기세포니 하는 말을 들으면 이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난다. 신문에서는 날마다 저출산 현상을 걱정하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심지어는 독신에게 독신세를 부과하자는 기특한 안을 낸 경제연구소도 있었다고 들었다. 하도 이상한 세상이니 세금내기 싫어서 아기를 낳거나 미혼모가 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여자의 평균수명이 80.4세이고 남성의 평균수명은 73.4세라고 한다. 사실상 비교적 건강한 체질을 가졌고, 운이 좋아 암같은 병에 걸리지 않고, 의료 혜택을 잘 받고, 거기다 가족의 보살핌까지 충분히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균수명보다 훨씬 오래 산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그 이유가 있다고 보아진다. 태어나 죽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어서 그 불가능해 보이는 불멸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원초적 욕망이다.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는 그렇다 치고 종교 또한 불멸에 대한 꿈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닌가. 어쩔 수 없이 몸은 죽더라고 영혼만이라도 영생을 누리고 싶은. 무병장수는 소박한 인간의 소망이다. 장수에 대한 욕망은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는 노년에 더욱 절박해진다. 유전자의 기본목적이 바로 생존이라니, 유전자 덩어리인 인간의 좀더 오래 생존하고자하는 욕구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100세가 되고 120세가 될 거라는 미래 예측 기사를 읽을 때면 소름이 끼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말 무병장수가 좋기만 한 것일까? 병없이 건강한 사람에게 이제 90세이니 죽음을 준비하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늙고 몸이 아플 때 죽음도 그저 순순히 수용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병들고 늙는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은 본래 겸손한 존재가 아니다. 힘이 있고 능력이 있으면 못하는 것이 없다. 좀더, 좀더…라고 외치는 인간의 욕망을 견제할 어떤 도구가 있을 것인가. 차라리 가능한 한 자연스레 살다 더이상 품위를 지킬 수 없을 때 좀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법과 의술의 발전을 기다린다면 너무 소극적이고 겁많은 인간인가. 황 교수는 이번 연구가 치료에 한한다고, 인간을 위한 일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핵폭탄과 노벨상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불멸에 대한 인간의 야욕이 얼마나 집요하고 끔찍한지 짐작하는 사람이라면 내 앞서는 두려움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김민숙 작가
  • 자르카위 “경상 입고 성전 수행중”

    “내가 심각하게 부상을 입고 라마디 병원에 입원했다는 뉴스는 사실이 아니다. 루머일 뿐이다.” 스스로 알 자르카위라고 밝힌 남성이 30일(현지시간) 가벼운 상처만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17분짜리 음성 메시지를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렸다.27일 녹음된 메시지에서 자르카위는 본인이 여전히 이라크에 있으며 성전을 수행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이슬람 무장 단체들이 자주 이용하던 곳이며, 목소리 또한 알 자르카위와 흡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르카위는 음성 메시지에서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개인적 충심을 표현하면서 “나의 셰이크(지도자), 우리는 이슬람의 깃발을 다시 높이 올리기 위해 여기서 싸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에게 저항 계획을 보내고 승인을 부탁했으며, 투쟁은 라덴이 지시한 대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시리아 국경도시인 카임에서 미국과 혈전을 벌여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음성 메시지는 “우리의 계획이 준비된 대로 진행되면 모든 무슬림은 기뻐하고, 이교도와 배신자들은 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에서는 정부가 경찰과 군 4만여명을 동원한 대규모 저항세력 소탕작전인 ‘번개작전’에 돌입한 가운데 30일 전직 경찰 시위대 사이에서 자살폭탄 차량이 터져 30여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사건 발생 후 ‘이라크의 알 카에다’라는 조직은 인터넷 성명에서 조직원이 이라크 보안군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가장 잡으려고 혈안이 된 알 자르카위는 여전히 수수께끼의 인물로 남아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민항기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美 민항기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미국이 어깨에 올려놓고 발사하는 견착식 미사일로부터 민간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시스템을 연내에 시험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현재 텍사스주 포트워스 공군기지의 격납고에서는 기술진들이 견착식 미사일을 무력화하도록 설계된 적외선레이저 시스템을 아메리칸항공 소유의 보잉 767기와 노스웨스트항공과 화물 특송업체 페덱스 소유의 보잉기 2대 등 3대의 민간여객기에 설치, 올해 말까지 시험을 마칠 계획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미 의회를 통과해 국토안보부가 재정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100억달러(10조원)를 들여 6800대의 모든 민간항공기에 최첨단 미사일방어시스템을 갖추는 것으로, 이번 시험에만 1억 2000만달러가 투입됐다. 이 프로젝트는 이·착륙하는 자국 민간항공기를 조준해 반군이나 테러단체들이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를 감지해 미사일의 유도장치를 교란시키는 적외선 레이저를 전송하게 된다. 소화전처럼 생긴 이 시스템을 항공기 1대에 설치하는 비용만 100만달러(10억원)가 들며 세계적 군수업체 노스롭 그루먼과 BAE시스템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산 ‘스팅거’나 옛 소련의 ‘SA-7’같은 견착식 미사일은 각국 정규군 무기고에 35만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 중 상당수가 암시장 등을 통해 테러단체나 반군세력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휴대와 이동이 간편하고 몇백 달러에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이 무기가 조만간 미국 내에서 민간 항공기를 조준해 발사될 날이 올 것으로 국토안보부 등에선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위협이 과장됐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재단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테러 가운데 내부 소행자나 불특정 화물 속에 폭탄을 숨긴 경우의 성공률을 100으로 보았을 때 견착식 미사일의 성공률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위협이 과장된 것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케냐에서 이스라엘 전세기를 향해 발사된 두개의 미사일이 모두 빗나갔고, 지난해 11월 미사일에 맞아 바그다드 공항에 비상착륙한 DHL 화물기도 기압 조정력을 잃었지만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는 점을 신문은 들었다. 또 효과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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