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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혜리의 色色남녀] 착한 여자는 안테나가 안 서?

    나는 인생에서 내 뜻과 의지대로 풀리지 않는 문제 중 하나가 파트너 관계라 생각한다. 그것이 연애든 결혼생활이든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나의 삶이 업그레이드되기도 하고 반대로 곤두박질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내가 만난 그 ‘인간’이 복권일지 폭탄일지는 인생 수업료를 지불해 봐야 알 뿐이다. 남자 입장에서 보면 두 종류의 여자가 있다고 한다. 남자를 살리고 키워주는 여자와 만성으로 죽여주는 여자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속어로 재수가 좋아지는 여자와 나빠지는 여자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원뜻은 ‘올린다’와 ‘내리다’에서 왔다고 한다. 한편 우리 사회는 아직도 연애나 결혼문제로 남녀 간의 궁합을 묻는 수요자가 많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남녀의 만남과 이별은 인연법에 따라 얽혔다 흩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우리의 만남이 잘못된 인연은 아닐까?라는 관계의 불안함과 이별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며칠 전 40대 독신남(돌아온 싱글)의 생일파티가 있었다. 아내도 애인도 없는 남자가 불쌍하다고 유부남과 독신녀들이 케이크와 선물을 들고 모였다. 그야말로 광어, 도다리 없는 상차림에 밑반찬들로 풍성한 저녁식사인 셈이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생일 주인공의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남자들이 자기네가 꿈꾸는 이상형의 여자에 대해 릴레이로 얘기하기 시작했다.(1) 일본인 아내와 1년 만에 헤어진 남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매사에 자기중심적인 아내와 갈등이 많았기 때문이란다. 섹스는 평범했는데 성격 차이가 심했다는 것이다.(2) 결혼 15년인 유부남은 자기 아내는 부덕이 있고 훌륭하지만 섹스부재로 사느라 힘들다며 섹시하고 용광로 같은 ‘반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3) 모범적 남편인 조각가는 머리가 좋고 감각적인 야성녀에게 필이 꽂힌다고 했다. 그의 아내와는 오랫동안 좋은 동반자로 살고 있는 성공남이다.(4) 연애경력 15년의 독신남은 ‘나는 영원한 너의 팬이야!’라고 외치면서 무조건적으로 격려를 보내는 여자와 사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여자들의 펜(pen)이었던 것일까?(5) 시각디자이너인 남자는 자신은 팔색조 같이 여러 개의 가면을 썼다 벗었다하는 여자와 만나고 싶지 평범하고 착한 여자는 지루해서 안테나가 서지를 않는다고 했다.(6) 애인의 바람기와 습관성 거짓말로 고생을 톡톡히 한 남자는 정직하고 성실한 여자를 만나 낭만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다.(7) 고가구 수집가인 남자는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자신은 연상의 여자가 좋으며 위풍당당하고 우아한 타입에게 끌린다고 했다. 흰 머리를 창피해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매력을 가꿀 줄 아는 여자가 멋지다는 것이다.(8) 감성적인 성격의 유리공예 작가는 생기 넘치고 화사한 느낌을 주는 여자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고 했다. 초승달이 보름달보다 더 예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신은 이상하게 기(氣)가 센 여자에게서 공포를 느낀다고 했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어떤 여자에 속할까라는 궁금증이 솟았다.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靑 “경제파탄 통계 대라” 朴 “체제붕괴중” 공방

    강정구 교수의 사법처리 여부로 빚어진 ‘정체성 논란’을 놓고 청와대·여당과 야당은 19일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대책회의를 갖고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를 맹비난했고, 한나라당은 여권의 색깔론 공세에 대해 ‘구태한 색깔론’이라고 역공을 폈다. 하지만 여야는 상대방 반응을 관망하면서 확전을 삼가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이날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점검회의와 정무관계수석회의를 잇따라 열고 “경제가 파탄나고 나라가 무너진다는 주장은 아무리 정치공세라 해도 도를 넘었다.”고 비난했다. 청와대는 한국의 세계 경쟁력이 117개국 가운데 29위에서 17위로, 부패지수가 47위에서 40위로, 종합주가지수가 참여정부 출범 초기 515포인트에서 1186포인트로 오른 점을 들면서 “경제가 파탄나고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는 구체적 통계와 지표가 있으면 하나라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검찰의 수난사’란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없던 일’로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검찰의 자존심을 손상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유신시대의 반공 이데올로기, 그 시절의 구국 결사대 같은 것을 연상케 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문 의장은 특히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으로 뜨니까 (박 대표가)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세게 나오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여권에서 뭐 좀 제안만 하면 늘 경제 위기로 핑계를 댔던 그 분이 돌연 장외투쟁이니, 정체성이니 하면서 강공으로 전환한 것은 재·보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긴박감을 공유하려는 듯 “오늘은 특별히 의원들께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며 “이 나라의 체제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의 사명이 막중하니 단단한 각오로 한 마음 한 뜻으로 가달라.”고 당부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박 대표의 주장은 색깔론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생사론’인데 여권이 이를 색깔론으로 뒤집어 씌우는 자체가 구태한 색깔론”이라고 공격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어설픈 운동권 구호로 가득한 청와대 입장을 보고 들어야 하는 것이 이 시대의 비극”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신보수주의 성향의 8개 단체 모임인 ‘뉴라이트네트워크’가 주최한 ‘세금폭탄 저지와 알뜰 정부 촉구대회’에 참석, 범보수층과 연대해 ‘정체성 논란’을 이어갈 포석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폭탄주 열잔먹고 티샷 했더니…”

    국가인권위원회 고위 간부가 방송사 앵커, 여성 골프 사업가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친 뒤 이를 권장하는 글을 써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인권위는 이 간부에 대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인권위 간부 한모씨는 골프 월간지 10월호에 ‘음주 골프’라는 제목으로 폭탄주를 마시고 골프를 친 경험담을 소개해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씨는 에세이에서 기자출신 방송사 앵커 A씨와 골프 관련 여성 사업가 2명과 함께 올 8월 경기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 모임을 가졌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씨는 “18홀 여성분들에게 충분한 핸디를 주었지만 여성골퍼들이 돈을 잃었다. 이어 내실에서 음식을 먹으며 골프 결과를 반추하다가 술 잘하기로 소문난 앵커분이 폭탄주를 하자고 제안하였다.”고 썼다. 이어 한씨는 “술에 강한 A가 (여성 골퍼들에게)복수를 하려면 한달 후까지 기다릴 것 없이 이 상태로 9홀을 추가 라운딩하자고 제안했다.”면서 “10잔 이상의 폭탄주에 정신이 혼미한 필자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플레이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씨는 “기회가 되면 직접들 한번쯤 경험하며 골프와 술의 상관관계를 겪어 보심이 어떠하실지. 또 다른 골프의 세계를 느끼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음주 골프를 예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경기비용 및 술값을 모두 각자 부담했다는 등의 당사자 해명을 토대로 골프장측에 이 주장이 사실인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20&30] 청·년·주·당

    [20&30] 청·년·주·당

    입사 4년차인 영업직 회사원 김모(29·여)씨는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주량이 소주 반병밖에 되지 않았다. 대학 새내기 때는 친목도모를 위한 것이라며 무조건 술을 먹이려 드는 선배들에게 반발하다가 과 내에서 ‘당돌한 신입생’으로 찍히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온 뒤 참석하는 술자리는 학생 때와는 목적부터 달랐다. 납품계약을 따내기 위해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접대를 위해, 회사 상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해이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술을 마셨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는 매주 두번 이상이었고, 저녁만 되면 오늘은 또 무슨 술자리가 있을지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 됐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강제성이 없는 편한 자리에서도 평소와 비슷한 양의 술을 마시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코올중독전문 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은 결과 김씨는 알코올 의존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는 ‘문제 음주’ 상태였다. 김씨는 “술을 즐기지도, 잘 마시지도 않았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두잔씩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깨닫고 너무 놀랐다.”면서 “처음에는 강요에 의해서, 또 남들에게 지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마시다 어느새 습관처럼 음주를 하게 된 것 같아 걱정”이라고 씁쓸해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에는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다 점점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2030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문제음주’ 상태에 빠져들게 되지만, 아직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별 의심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나 알코올중독 전문클리닉 김만희 전문의는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인간관계 모두 술을 매개로 이뤄지는 사회 분위기 탓에 젊은 사람들이 음주를 강요당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그러나 체질적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의 경우 점점 술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한잔 술이 알코올 과포화로 전문가들은 음주 뒤의 반응으로 알코올 문제를 구분하는데 크게 ▲단순형 ▲폭력형 ▲분열형으로 나눈다.‘단순형’은 술에 취하면 잠이 드는 경우로 마시다 자다를 반복하는 사람들이다.‘폭력형’은 술만 마시면 난폭해지는 경우이며,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을 횡설수설하거나 했던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사람들은 ‘분열형’에 속한다. 흔히 ‘폭력형’이나 ‘분열형’이 더 심각한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위험한 것은 ‘단순형’이다. 대부분 ‘단순형’은 주사가 없는 얌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은 음주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의존 이전의 음주 발전단계는 흔히 ▲사회적인 음주 ▲문제 음주 ▲알코올 남용으로 구분된다.‘사회적인 음주’는 대인관계 등에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술을 마시는 단계로 일상생활에 별 무리가 없는 상태이다.‘문제음주’는 한마디로 과음을 하는 것으로 그럴 필요가 없는 자리에서도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상태이다. 본인이 스스로의 음주습관에 대해 자각하게 되는 단계이기도 하다.‘알코올 남용’은 만취해 필름이 끊길 때까지 술을 마시는 단계로 지방간 등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음주 단계의 2030은 대부분 별 자각 없이 알코올 남용 단계로 들어서곤 한다. 주변에서 “저 사람 술 참 좋아한다.”거나 “술을 정말 잘 마신다.”는 말을 듣는다면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은행원 정모(31)씨는 ‘초보 애주가’다. 학창시절 소주 한두잔을 마시는 게 고작이었지만 입사한 뒤 짓누르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점차 폭음으로 해소하기 시작했다. 술자리에서는 으레 폭탄주를 주도한다. 정씨는 “퇴근할 때 술자리가 없으면 뭔가 빠진 것 같아 허전하다.”면서 “무슨 고집이 생기는지 완전하게 취할 때까지 버틴다.”고 털어 놓았다. ●“술에 빠질까 두렵다.” 이렇듯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2030이 있는가 하면 자꾸 많아지는 알코올 섭취량으로 인해 벌써부터 건강 걱정을 하는 2030도 있다. “아직도 술자리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서른도 안됐는데 건강이 안좋아지는 것 같아 겁도 나고요.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이렇게 계속 술을 마시다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입사 2년차의 이모(28)씨는 아직은 필요한 경우에만 술을 마시는 ‘사회적인 음주’ 단계이다. 하지만 주변에 입사동기나 선배들이 점점 문제음주 단계로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여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씨는 “주위 분위기나 상황에 이끌려 먹는 술자리가 겹치다 보니 건강이 많이 상했다.”면서 “하지만 술을 피하고 싶어도 업무상 자꾸 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이러다 점점 알코올에 중독되는 것이 아닌가 두렵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0)씨는 “30대 중반의 회사 선배들 가운데는 위와 간에 무리를 느껴 벌써부터 병원신세를 지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비슷한 사례를 답습하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걱정된다.”고 했다. ●젊음과 알코올 중독은 무관 전문가들은 젊음을 과신하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030세대의 음주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임마누엘 금주학교-알코올 중독자 쉼터’의 이영철 사회복지사는 “상담을 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이들을 보면 10대에 음주를 시작해 술을 마신 기간이 길거나, 어렸을 적부터 술을 좋아하는 어른을 보고 자라 음주에 대해 관용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들에 대해 주변에서도 아직 젊어서 잘 마신다고 여기거나 벌써 중독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대개 젊은 중독자들은 자신이 알코올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알코올 중독은 중대한 ‘병’이기 때문에 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난 뒤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거쳐 되도록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지혜 이유종기자 wisepen@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깔깔깔]

    ● 예쁜 여자 대 폭탄 여자* 남자가 말 걸어오면 예쁜 여자 : 부담없이 튕긴다. 폭탄 여자 : 불안과 초조에 사로잡힌 채 튕긴다.* 남들이 쳐다보면 예쁜 여자 : 당연한 듯 시선을 무시한다. 폭탄 여자 : ‘얼굴에 뭐 묻었나?’ 살펴 본다.* 공부를 못하면 예쁜 여자 : 공부는 못할 수도 있지. 폭탄 여자 : 도대체 잘하는 게 뭐냐고. 용서가 안 된다.* 남자와 같이 있으면 예쁜 여자 : 주위 남자들이 부러운 듯 쳐다본다. 폭탄 여자 : 모든 남자들이 측은한 눈초리를 보낸다.*화를 내면 예쁜 여자 : 장미가 가시가 있어야지. 폭탄 여자 : 성질 더럽군.
  • [서울광장] 연금개혁 우선순위 잘못됐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금개혁 우선순위 잘못됐다/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연금을 지금 고치지 않으면 후세대는 ‘연금폭탄’을 맞게 된다면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 정부안이 2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안 외에도 현재대로 내고 덜 받는 여당안, 국민연금의 납부액과 급여액을 대폭 줄이는 대신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기초연금제 도입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안 등이 제출돼 있다. 여당안은 급격한 개혁에 따른 국민적 저항을 우회하기 위해 먼저 급여액을 줄여 기금 고갈연도를 5년가량 늘리자는 것이다. 연금 재정안정화에 역점을 두되 부담을 늘리는 것보다 급여액을 줄이는 게 저항이 적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반면 한나라당안은 2047년에나 닥쳐올 기금 고갈 대응책을 강구하기에 앞서 ‘연금 사각지대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안은 재건축, 여당안은 리모델링, 한나라당은 재개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로서는 어떤 안이든 모두 불만이다. 적게 내고 많이 타겠다는 이기심의 발로라고 비판하지만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에 비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지만 군인연금은 이미 지난 1973년에 고갈됐고, 공무원연금은 2001년부터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다. 이들 연금의 적자는 올해에만 7180억원에 이른다. 사정이 낫다는 사학연금도 2019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2026년이면 기금이 완전 고갈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 15년간 무려 120조원이나 국민의 혈세로 보전해줘야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40여년 후에야 기금이 바닥나는 국민연금부터 개혁하자고 해서야 어느 국민이 수긍하겠는가. 이런 반론이 제기되면 공무원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국민연금의 부담률은 9%(본인부담 4.5%)인 반면 특수직역은 17%(본인부담 8.5%)이고, 사기업과 달리 별도의 퇴직금도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담률과 퇴직금을 감안하더라도 공무원 등 특수직역은 연금 산정기준이나 만기 연한 등에서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 월등히 혜택이 많다. 물론 특수직역 연금이 새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면서 고용불안이 가속화되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10년 전에 30%에 불과하던 공무원연금 신청자가 최근에는 95%로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특수직역 연금의 개혁이 늦어질수록 국민은 가난한 노후를 맞아야 하는 반면 국민의 세금으로 연금을 보전받는 공무원 등 일부 계층만 안락한 노후가 보장된다는 점이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뒤 내놓은 공무원 개혁안 가운데 직장인 연금인 후생연금과 공무원 연금인 공제연금을 통합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지금껏 누려온 ‘+α’(후생연금 대비 20%)의 혜택을 없애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의 기류로 봐선 어느 누구도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수술에 앞장설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머잖아 침몰하는 줄 알면서 못본 체 눈감을 수는 없다.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연석회의에서는 더더욱 해법이 나오기는 어렵다. 지금이야말로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차기 대권을 꿈꾸는 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거치게 한 뒤 당선된 후보가 국민적 동의를 명분으로 개혁을 추진토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의 출발점은 공무원연금이어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란 연쇄폭탄테러 100여명 사상

    이라크와 접경한 이란 남서부에서 15일(현지시간) 두 차례 폭탄테러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최소 102명이 부상했다고 이란 국영 TV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이란 남서부 쿠제스탄주(州)의 주도이자 석유도시인 아바즈 시내 번화가에서 5분 간격으로 폭탄이 터져 인근 많은 상점도 파괴됐다고 밝혔다. 폭탄은 저녁 퇴근시간에 2개의 쓰레기통에서 터졌으며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우려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폭탄테러가 발생한 곳은 지난 6월에도 네 차례 폭탄테러로 최소 8명이 숨진 곳과 가까운 지점이다. 이란 보안당국은 이날 폭탄테러가 미국과 영국 등 외부세력의 공작으로 의심하고 있다.
  • 바그다드 테러비상

    이라크가 헌법안에 대한 역사적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14일 초긴장 태세에 돌입했다.●투표 초읽기, 긴장의 바그다드 이라크 임시정부가 전날부터 나흘간 공휴일로 선포한 가운데 수도 바그다드 시내에는 전역에 수백명의 군인과 경찰이 배치돼 투표소를 철조망과 바리케이드로 호위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연일 폭탄 테러가 발생해 악명 높은 시아파 근거지 카지미야에서 바그다드 남부에 이르는 ‘죽음의 삼각지대’도 고요 속에 잠겼다. 많은 상점들이 철시했고 거리는 한산했다.13일 저녁 10시부터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지고 바그다드 공항이 폐쇄된 가운데 이날부터는 차량 폭탄 테러를 우려해 모든 국경 검문소가 봉쇄되고 전국 18개 주(州)간의 차량 통행도 전면 통제됐다. 바그다드는 종파간 주거지에 따라 분위기가 극명히 갈렸다. 시아파 주민들이 몰려 사는 지역의 벽과 상점에는 모든 국민투표 포스터에 ‘Yes’라고 씌어져 있는 반면 수니파 지역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포스터 자체가 뜯겨져 나가고 없었다. 헌법 개정 가능성을 명시한 헌법안 막판 수정에 따라 지지 의사로 돌아선 이라크 이슬람당 등 일부 수니파 지역에선 당초 ‘No’라고 씌어졌던 포스터가 제거되기도 했다.●수니파간 내분은 여전 그러나 상당수 수니파가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수니파 지도자인 오사마 알 나자피 산업장관은 “자유투표가 이뤄진다면 수니파들은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슬림학자협회도 성명을 통해 이라크 이슬람당의 지지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도 투표를 방해하려는 저항세력의 테러는 계속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그다드 북부 두자일에서 미군 병사가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숨지는 등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는 1957명으로 늘어났다. 또 이라크 이슬람당 사무실과 투표소로 사용될 티크리트의 학교 3곳이 폭탄 공격을 받는 등 크고작은 테러가 잇따랐다. 한편 아부 그라이브 등 수용소에 갇혀 있는 이라크인들은 13일 부재자 투표에 참여했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도 투표권이 있다고 밝혔으나 그가 실제로 투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지구촌 위협 ‘닷 컴 테러’ 그 해결책은

    지구촌 위협 ‘닷 컴 테러’ 그 해결책은

    7월 런던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지난 1일 세계적인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또다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또 지하철 테러 첩보가 입수된 미국 뉴욕은 공포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도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혹시 모를 테러 가능성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테러의 안전지대일까? 국내에서도 테러방지법 제정 이야기가 자주 나왔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흐름에 걸맞은 테러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과 테러방지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인권 침해와 권한 남용의 우려가 있기에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났던 테러를 살펴보면, 그 양상은 급변하고 있다.EBS는 이런 테러의 동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비하는 세계 각국의 모습을 담은 시사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영국 BBC가 제작했다.12일 오후 11시5분 ‘진화하는 알카에다’ 1부 ‘지하드 닷 컴’이,19일 같은 시간 2부 ‘대중교통에 대한 위협’(가제)이 방송된다. 1부에서는 인터넷 테러리즘을 다룬다. 폭력적인 지하드(성전)를 지지하고, 이슬람근본주의를 퍼트리며, 지원자와 자금 모집은 물론 테러훈련 교본까지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자살폭탄 공격 장면 등이 동영상으로 제공되는가 하면 이슬람 젊은 세대를 선동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위기에 몰렸던 테러조직의 돌파구로 자리 잡았다. 9·11 직후 미국은 애국법을 만들어 이메일을 감시하고, 이슬람 과격파 웹사이트 운영자들을 기소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하지만,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하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마이클 슈어 전 CIA 빈 라덴 추적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미국 정치인들은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들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다. 테러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슬람권이 박탈감과 위기 의식을 해소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이슈] 헌법안 국민투표 D-3 ‘혼돈의 이라크’

    [월드이슈] 헌법안 국민투표 D-3 ‘혼돈의 이라크’

    오는 15일 헌법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라크 정국이 시아파-수니파의 종파간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지원 아래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주도한 헌법안에 대해 수니파가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수니파 저항세력의 테러와 시아파의 보복이 피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폭탄 테러가 거의 매일 발생해 이라크 민간인과 보안군, 미군 등 최소 100여명이 숨졌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무슬림들의 라마단 금식이 시작된 지난 4일 이후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5일 바그다드 남쪽 힐라의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도 금식 기도를 마친 시아파 신도를 겨냥했다. 이라크 내 알 카에다를 이끌고 있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전날 “라마단 기간 중 성전의 역사를 이루자.”고 촉구한 뒤였다. 미군 희생자수도 2000명에 육박한다. 지난 7일 미 해병대원 6명이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숨졌다. 이로써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전이 개시된 이후 사망한 미군 병사는 1950명이라고 AP통신이 집계했다. ●수니파 저항 속 헌법 찬반전 가열 반전 여론이 고조되면서 미국이 점차 수렁에 빠져들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6일 ‘중단 없는 테러전’을 선언해 철군 압력에 쐐기를 박았다. 오히려 국민투표 경비를 위해 병력을 1만 4000명 증강시켰다. 이라크 임시정부의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도 지난 6일 영국을 방문해 “미군의 조기 철수는 재앙을 부를 것”이라며 국민들이 테러에 굴하지 않고 투표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반면 수니파는 투표를 보이콧하거나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며 저항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헌법안 사본 500만부가 배포되고 있지만 저항세력의 공격을 두려워해 상점 비치를 거부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수니파는 그러나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부결 조항을 까다롭게 고쳤다가 국제사회의 지적으로 무산되자 일단 투표에는 참여키로 했다. 수니파 정치그룹 ‘이라크 국민대화’의 살라흐 알 무트라크는 “헌법 절차가 공정하다면 수니파의 95%는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라크 18개주 가운데 3개주에서 3분의2 이상이 반대하면 헌법안은 부결되는데 수니파는 4개주를 장악하고 있다. 헌법안이 부결될 경우 이라크 정치일정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정국은 더욱 혼미해질 수밖에 없다. 후세인 샤라스타니 국회의장은 “테러 위협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 가결돼도 저항 더 거세질 듯 문제는 가결이 된다 해도 오는 12월 총선거를 거쳐 이라크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점이다. 수니파의 승복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재판이 19일부터 시작되는 등 앞날을 가늠하기 어렵다. 국제위기그룹의 로버트 말리 연구원은 “헌법안이 통과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면서 수니파의 무장봉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도 지난 8일 BBC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이라크 상황이 너무 심각해 언제든 내전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니파는 전체 인구의 20% 정도로 후세인 정권 당시 권력을 장악했지만 이라크전 이후 소외된 상태. 그들은 새 헌법안의 연방제 조항에 따라 이라크가 남부의 시아파와 북부의 쿠르드족으로 나뉘어 석유를 갈라먹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다 이라크에 강력한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견제하려는 아랍권의 복잡한 역학관계도 미묘한 변수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 파이잘 왕자는 현재 유일한 시아파 국가인 이란을 겨냥해 “이란이 이라크에 개입하는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영국 등이 핵문제와 맞물려 이란을 걸고 넘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투표 전날부터 공항·항만 폐쇄 이라크 임시정부와 미군은 국민투표를 앞두고 초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투표 이틀 전인 13일부터 17일까지 전국에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공공장소에서 일반인의 무기 소지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투표 행렬을 노린 차량 폭탄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14일 밤부터 주(州)간 차량 이동을 전면 통제하고 국경과 공항·항만도 폐쇄키로 했다. 바그다드 국제공항은 13∼16일 나흘간 폐쇄된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미군들도 ‘조기 철수’ 목소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이라크 정책은 특별한 변화가 없다. 이라크에 들어서는 민주 정부가 스스로 치안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는 미군을 주둔시킨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민주주의기부재단(NED) 연설에서 “이라크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이라크에서 더 많은 시간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오는 15일 이라크에서 국민투표를 통한 영구헌법이 제정되고 12월 중순 총선이 실시돼 새 이라크 정부가 출범하면 저항세력도 더이상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대규모 병력을 계속 이라크에 주둔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미국민의 여론이 2003년 개전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 8일 CBS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6명 가운데 4명(59%)은 “이라크에서 가능한 한 빨리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의견은 36%였다. 지난달 여론조사(철군 52%, 주둔 42%)와 비교해도 철군 여론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라크전이 장기화되고 전사자가 2000명에 육박하면서 현지에 주둔한 미군의 사기가 크게 떨어져 군 내부에서부터 조기 철군 얘기가 나오는 점도 부시 대통령에게는 큰 부담이다.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의회에서 이라크인은 미군을 점령군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미군이 이라크 보안군의 능력 배양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은 “미국이 다른 욕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점진적 철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존 볼턴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 등 이라크전을 기획하거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데 기여했던 인물들이 부시 행정부를 떠나거나 자리를 바꿨다. 그러나 이라크전을 중심으로 한 테러와의 전쟁은 부시 정권의 사활이 걸린 문제여서 사람이 바뀌더라도 쉽게 정책을 전환하기란 쉽지 않은 분위기다. dawn@seoul.co.kr ■ 철수 서두르는 연합군 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잇단 테러공격으로 이라크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데다 이라크전에 대한 여론이 더욱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각국의 철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요청할 때까지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밝혀왔던 영국 정부는 10일(현지시간) 다음달 중으로 남부 바스라 인근에 배치했던 병력 중 500명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소규모 영국군 기지 2곳을 폐쇄하고 일부 훈련 기능을 이라크 보안군에 이양할 계획임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영국 정부는 이는 전면적인 철군의 시작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 확인에도 불구, 영국 언론들은 정부가 내년 5월부터 호주와 함께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옵서버는 고위 군사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국적국 철군계획이 오는 12월 선거 직후 실행되기 시작해 최소한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자위대원 600명이 주둔 중인 일본도 내년 상반기부터 자위대를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12월14일로 끝나는 자위대 파견기간을 다시 한번 연장하면서 철수시한을 명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다국적군은 미국(13만 5707명)과 영국(6767명), 한국(3376명) 등 28개국 15만 6616명이다. 이 가운데 올해 또는 내년까지 이탈리아(3122명), 폴란드(1546명), 우크라이나(1439명) 등 10개국 8382명이 철군할 예정이다.10개국이 철군을 마치면 미국과 영국,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파병병력은 15개국 2378명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해에는 스페인(1300명)과 태국(450명), 온두라스(370명) 등 11개국이 철군했다. 올 상반기에도 포르투갈과 몰도바가 철군을 마쳤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파병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규모를 현재의 3분의1 수준인 1000명선으로 줄이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뉴욕 지하철 테러 경계령

    미국 뉴욕시가 며칠 안에 지하철에 폭탄테러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믿을 만한’ 정보에 따라 6일(현지시간) 지하철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뉴욕 시당국은 지하철 승객들의 가방과 유모차, 수하물 등을 일일이 검색하고 주변에 경찰관을 증강 배치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이 정보가 구체적이기는 하지만 그리 믿음이 가는 정보는 아니라고 밝혀 테러 정보의 신빙성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졌다. 뉴욕시의 테러경보는 9·11 이후 ‘오렌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위협으로 테러경보가 상향조정되지는 않았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이날 뉴욕경찰청에서 레이먼드 켈리 청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 지하철을 지목해 이번처럼 구체적인 위협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파리 지하철 테러 협박사건 용의자 검거 후 열흘쯤 지나 이같은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에 따라 지하철 구내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시장은 테러 정보가 해외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 외에 위협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켈리 청장은 시민들에게 의심스러운 인물이나 행동을 목격하면 곧바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평일 하루 470만명이 이용하는 뉴욕 지하철의 468개 역에는 이미 경관들이 배치되고 정·사복 경찰들이 지하 터널을 순찰하고 있다. 지하철뿐 아니라 버스, 유람선, 항만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졌고 마약 탐지견들이 동원됐다.7일 오전에는 맨해튼의 펜실베이니아역 일부를 폐쇄하고 무장한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사법당국 관리에 따르면 이 정보는 이라크에서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의 작전 결과 얻어진 것으로,‘20명에 가까운 공작원들이 서류가방에 폭발물을 숨긴 채 뉴욕 지하철에 잠입하기로 했으며 이달 중순까지는 공격이 실행된다.’는 것이 골자라고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한 관리는 “세 사람이 뉴욕에 잠입한 공작원들과 만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정보가 지난주 한 정보통으로부터 전달됐다.”며 “뉴욕에 대한 테러위협과 관련해 이라크에서 두 명을 구금했고 한 명은 추적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CNN은 군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번에 입수된 테러 정보를 바탕으로 바그다드 남부지역에서 알 카에다 조직원 검거 작전이 실시됐다고 밝혔다. 또 뉴욕 경찰과 연방 수사당국은 미국에 잠입한 이라크 조직원을 검거하기 위한 비밀 작전을 펼쳤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일요영화]

    ●에어포트(EBS 오후 1시50분)재난 영화의 원조격이다. 이후 ‘포세이돈어드벤처’(1972),‘대지진’(1974),‘타워링’(1974) 등이 줄을 이었다. 아서 헤일리의 베스트셀러를 영상으로 옮겼다. 재난 영화로 분류되지만 커다란 폭발이나 충돌, 추락 등 충격적인 장면이 없다. 그러나 죽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 폭탄이 든 가방을 들고 비행기에 탄다는 설정과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벗어난다는 점이 충분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버트 랭카스터, 딘 마틴, 진 세버그(‘네 멋대로 해라’의 여주인공) 등 지금은 고인이 된 추억의 스타들을 볼 수 있다. 재클린 비셋의 얼굴도 반갑다. 특히 비행기 정비공으로 나오는 조지 케네디는 세 차례나 만들어진 후속편에 모두 등장한다. 공항 관리체계를 농락하며 유유히 비행기에 무임승차하는 할머니 역의 헬렌 헤이어스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내와 불화를 겪고 있는 링컨국제공항의 매니저 멜 베이커스펠드(버트 랭카스터)는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할 정도의 폭설에 동분서주한다. 한편 비행기 조종사 버논(딘 마틴 분)은 악천후를 뚫고 이륙을 시도한다. 그의 비행기에는 무임승차를 밥 먹듯 하는 에이다(헬렌 헤이어스)와 비행기를 폭파시켜 아내에게 거액의 보험금을 안겨주려는 실직자 게레로(반 헤프린)가 타고 있는데….1970년 작.13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랑의 블랙홀(KBS1 밤 12시) 세상에 냉소적이던 남자가 하루하루 반복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며 삶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는 로맨틱 코미디. 코믹 연기의 달인 빌 머레이의 매력이 한층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이 영화의 연출자가 더 주목된다. 해럴드 래미스 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1984)에서 머레이와 함께 유령을 잡아들이던 이곤 박사, 바로 그 사람이다. 배우뿐 아니라, 작가·제작자·감독으로 다양한 재주를 보이고 있다.‘멀티플리시티’(1996),‘애널라이즈 디스’(1999),‘일곱가지의 유혹’(2000) 등이 그의 연출작. 이 영화에도 잠깐 등장하니 한 번 찾아 볼 것. 자기중심적이고 매사에 시니컬한 TV 기상통보관 필(빌 머레이)은 성촉절(경칩) 취재차 PD 리타(앤디 맥도웰) 등과 펜실베이니아 펑추니아 마을로 간다. 서둘러 형식적인 취재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려 하지만, 갑작스러운 폭설로 발이 묶인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필은 성촉절 전설처럼 ‘어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악한다. 처음에는 재미있어하며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필.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가도 ‘내일’이 오지 않고 계속 같은 날만 반복되자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는데….1993년작.101분.
  • [열린세상] 10월유신 체제와 주체사상 체제/이덕일 역사평론가

    유신체제가 기승을 부리던 1970년대 후반 고교를 다녔던 필자에게 학교의 일부는 군대였다. 교련수업이 있는 날은 교련복을 입고 등교해 제식훈련과 총검술을 배웠다. 군가 경연대회도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군가를 연습해야 했다.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 침략의 무리들이 노리는 조국’으로 시작하는 군가 ‘너와 나’는 비슷한 시기 고교를 다녔던 사람이면 누구나 읊조릴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이 왜 군가를 불러야 하는가라는 의문은 사치에 불과했다. 학교 담벼락에 ‘유신만이 살길이다’같은 전체주의성 정치구호가 도배된 시절이었다. 심지어 소풍까지 교련복을 입고 4열 종대로 시내를 가로질러 군가를 부르며 가야 했다. 고교 안보실기대회라는 것도 있었다. 시내의 전체 남녀 고교생들이 공설운동장에 모여 제식훈련과 총검술을 시범보이는 것인데, 여학생들까지 위생 가방을 멘 채 씩씩하게 팔을 흔들며 행진해야 했다. 근래 재방영하는 대한뉴스에서 그때의 행사장면을 보고 국가권력, 아니 정권에 빼앗긴 나의 청춘시절이 가슴 아팠다. 세상에 대한 사랑을 배워야 할 나이에 증오를 배웠던 불행한 시절이었다. 필자가 좌우파를 막론하고 전체주의 체제에 대해 무조건적인 저항감을 갖게 된 것은 이때의 경험과 상처가 체화된 것이다. 또한 역사를 권력을 쥔 지배자나 승자의 시각만이 아니라 피지배자나 패자의 시각도 중요하게 바라보게 된 것도 이때의 경험 때문이다. 이런 반(反) 전체주의 시각을 현재 평양에서 공연 중인 ‘아리랑 공연’에 맞출 필요가 있다.2002년 고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처음 선보였는데 올해 노동당 창건 60주년을 기념해 다시 상연된다는 자체가 짙은 정치성을 내포하고 있다. 총 10만여 명이 출연하는데 그중 평양시내 10개 중학교 학생 2만여 명으로 구성된 것이 ‘배경대’이다. 중학생 배경대가 지휘자 10명의 구호에 맞춰 ‘총’ ‘폭’ ‘탄’이라는 구호를 동시에 지르는 것도 공연의 일부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총폭탄이 되기 위해 하루 반나절씩 4개월을 연습해야 한다니 인간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공연 내용 역시 ‘선군정치’의 기치를 높이 내세우고 군복 차림의 6만여 참가자들이 백병전을 선보이는 군사주의이자 ‘21세기의 태양’은 김 주석이라며 김일성 부자에 대한 충성을 촉구하는 것이라니 이것이 과연 21세기 정상적인 인간사회의 모습이란 말인가. 북한의 이런 모습은 태평양전쟁 시절 일제를 생각나게 한다. 당시 ‘초등과 수신 교과용서(初等科修身敎科用書)’는 “일본은 좋은 나라 강한 나라, 세계에 빛나는 훌륭한 나라”라고 강조하며 “미·영을 응징하는 대동아전쟁이야말로 바로 우리 건국의 정신을 세계에 실현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일본’만 ‘공화국’으로 바꾸면 흡사하다. 일제는 전황이 악화되자 ‘1억옥쇄’를 전 국민들에게 강요했는데 여학생들도 ‘백합부대’란 이름으로 징발되어 목숨을 잃었다. 여학생들의 죽음이 백합같이 순결하다고 붙인 이름인데 이렇게 순결한 여학생들이 천황제란 괴물을 위해 강제로 죽어야 했던 것이다. 유신체제와 주체체제는 많은 부분에서 군국주의 시절 천황제와 닮은 일란성 쌍둥이같다. 필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과거 유신체제에 맞서 싸웠던 많은 인사들이 그보다 더한 전체주의인 북한에는 침묵하거나 심지어 동조하는 점이다. 이는 자신들이 걸었던 역사에 대한 부정에 불과하다. 한때 존경해 마지않았던 그 분들에게 인간 그 자체보다 우위에 있는 이념이나 조직은, 국가를 포함해 있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씀드려야 하는 현실이 고교시절 안보실기대회장에서 외쳤던 구호처럼 서글프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쾅… 쾅소리에 파편이 비처럼 100m 떨어진 해변도 난장판”

    “쾅… 쾅소리에 파편이 비처럼 100m 떨어진 해변도 난장판”

    “파편이 100여m 이상을 날아 총탄처럼 쏟아지자 사람들이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졌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다친 한국인 6명 가운데 4명이 3일 오전 10시34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한항공 KE630편으로 귀국했다. 곧바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센터로 옮겨진 신은정(28·여)씨와 정성애(31·여)씨는 공포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씨와 정씨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발리의 짐바란 해변에 도착한 것은 지난 1일 저녁. 첫 폭발음이 울린 것은 일행 6명이 식사를 시작한 지 20여분 만이었다. 신씨와 정씨는 “첫 폭발음을 듣고 폭음탄을 터뜨리는 폭죽놀이로 알았다.”면서 “잠시 후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다 1분쯤 뒤 엄청난 폭발음이 고막을 때리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기 시작했다.”고 목격한 광경을 전했다. 신씨는 “정신없이 대피하다 눈 부위에서 피가 났고 잠시 해변 도로에 누워 있다가 일행의 도움으로 병원에 갔다.”면서 “거리에 쓰러진 사람들이 많았고 치료받은 병원에도 수십명의 부상자가 밀려들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오른쪽 눈 위에 콩만한 파편이 박혀 현지에서 긴급수술을 받았다. 정씨는 오른쪽 다리에 같은 크기의 파편이 박힌 채 귀국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정씨는 “우리 일행은 식당에서 100여m 떨어진 해변에 있었다.”면서 “두 번째 폭발음 이후 비비탄 크기의 작은 파편들이 100m 이상을 날아와 사람들의 몸에 박혔고 곳곳에서 사람들이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폭발 이후 발생한 소나기 파편들이 반경 수백미터 안에 있던 관광객들에게 타격을 가하며 숱한 부상자를 만들어 낸 것이다. 폭탄 테러가 발생한 식당가에 한국인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도 한국인 사망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이들은 말했다. 정씨는 “해가 진 뒤여서 눈여겨보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3∼4명 정도의 한국인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 일행을 안내한 M투어 현지 가이드가 한국인 관광객 일부를 폭탄 테러가 발생한 식당가와 가까운 곳에 안내한 것으로 전해져 추가 부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한국인 피해는 사망자 없이 부상자 6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 부상이 가장 심한 정진희(30·여)씨는 침대형 휠체어를 타고 입국해 다른 1명과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신장 주위에 파편이 박혀 제거 수술을 받은 김미영(45·여)씨와 턱과 목에 파편을 맞은 조성미(31·여)씨 등 2명은 4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폭탄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26명으로 인도네시아인 15명, 호주인 1명, 일본인 1명 등 17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나머지 9구의 시신은 상태가 좋지 않아 신원 확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무선인터넷 ‘요금 폭탄’

    무선인터넷 ‘요금 폭탄’

    회사원 임모씨는 얼마 전 이동통신 요금고지서를 받아들고 기겁을 했다.MP3(디지털음악파일) 12곡을 전송받는 데 요금이 무려 9만 6000원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노래 한 곡당 8000원꼴로 음악 CD 1장과 맞먹는 돈을 낸 셈이다. 곡당 500∼1000원인 정보이용료만 생각했지 인터넷 연결에 드는 데이터 통신료는 생각하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임씨는 “안내문에 별도로 통신요금이 부과된다는 얘기만 있고 이용료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혜정(여)씨도 지난달 무료라는 말만 믿고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봤다가 요금이 4만 5000원이나 더 나왔다. 정보이용료만 무료였지 데이터 통신료는 똑같이 부과됐던 것. 최씨의 항의에 통신사측은 “무제한 이용료가 2만 6000원이니 그만큼만 내라.”며 ‘선심’을 썼다. 대학생 양동기씨도 4일간 데이터 통신료가 10만원 이상 나왔다. 통신회사에 조회했더니 이미지 하나에 무려 1만 1237원의 요금이 부과돼 있었다. MP3, 동영상, 사진 등 휴대전화로 대용량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내려받은 이용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어마어마한 통화요금이 부과돼 골탕 먹는 사례가 늘고 있다.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이용할 경우 데이터 통신료를 내야 하지만 대부분 이동통신사들이 정보이용료만 고지할 뿐 여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심지어 데이터 통신료는 그대로 부과되고 정보이용료만 무료인 콘텐츠까지 뭉뚱그려 ‘공짜’로 포장, 이용을 꼬드기는 악덕상혼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MP3,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비싼 가격에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놓음으로써 불법복제와 불법전송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사원 장모(34)씨는 “음악인들의 저작권을 지켜주기 위해 무선인터넷에서 정상적으로 MP3를 받으려고 했지만 비용부담이 너무 커 케이블을 이용해 휴대전화에 노래를 복사하는 불법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면서 “올바른 저작권 질서를 위해서라도 무선 콘텐츠 가격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상담센터 관계자는 “요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미리 이용자들에게 알려줄 것을 본사에 요청하고 있지만 이용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인지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본사측은 “이용료에 대한 체감 수준은 개인별로 달라 반드시 비싸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개선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이동통신 부당대금 청구로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259건 중 무선인터넷 사용료나 정액제 요금 관련이 117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올초부터 무선 인터넷 관련 민원이 급증해 지금은 하루 60∼70건에 이르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이용요금 사전고지의 문제, 원가산정의 문제 등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여의도in] “정치권도 더치페이 하자”

    [여의도in] “정치권도 더치페이 하자”

    열린우리당의 ‘386 출신’인 이인영 의원이 2일 정치권에도 ‘더치페이’를 도입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더치페이는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어느 기업에서 접대문화 개선을 위해 더치페이를 원칙으로 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런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업무상 교류를 위한 자리는 자기 부담의 원칙으로 간소하게 갖고, 폭탄주 말고도 향긋한 차 한 잔으로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또 골프 대신 배드민턴과 축구·등산을 함께 하는 다수 평범한 국민의 일상들이 정치권에서도 일반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설익은 꿈일까.”라고 물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접대문화를 정치권에서 추방하기 위해 한번쯤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의 또다른 기본인 ‘나눔의 미덕’을 외면하는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식사시간 노려 11분새 “쾅쾅쾅”

    지난 2002년 10월 폭탄 테러로 202명이 희생된 세계적인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년 만에 또다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자살폭탄 테러범 소행 틀림없다” 인도네시아의 대테러 책임자인 안샤아드 음바이 소장은 1일 저녁 자폭 테러범들의 사체 조각이 널려 있는 현장을 돌아보았다며 “그들의 머리와 다리만 남아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테러범들이 허리에 폭탄을 두른 채 터뜨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폭탄테러는 2002년 테러 수법과 너무 흡사하다.”며 알 카에다와 연계된 제마 이슬라미야(JI)가 배후에 있음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날 폭탄 공격은 저녁 7시30분 쿠타해변 쇼핑센터 인근의 라자 레스토랑에서 처음 발생했고 40분과 41분 짐바란의 해산물 식당에서 잇따라 폭발물이 터졌다. 짐바란 식당에서 한 목격자는 외국인 4명을 포함, 갈기갈기 찢겨진 최소 8구의 시신을 보았다고 전했다. 폭발 충격으로 식탁과 의자가 날아갔고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많은 사람들이 파편에 부상당했다. 경찰은 2일 “이번 테러와 관련해 3명의 자살폭탄 테러범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3명의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쿠타의 택시 기사 사이드 하산은 “3년 전 테러 이후 치안이 강화됐는데 어떻게 또다시 테러가 일어날 수 있는가.”라며 발리가 폭탄테러의 타깃이 되는 이유를 되물었다. 전문가들은 발리섬이 미국과 영국, 호주인 등 서방 관광객이 많이 찾는 데다 상대적으로 보안 검색이 허술한 점,JI가 인도네시아에서 합법적인 단체로 인정받는 점 등이 테러공격의 단골 타깃이 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호주 발리 여행 자제령, 영국은 침묵” 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호주 정부는 발리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흘 전에 자국민에게 발리 여행을 자제하도록 경고한 반면, 영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인디펜던트는 불과 3개월 전 런던이 테러 공격을 당했음에도 당국의 대응 태세는 여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번 테러로 2002년 테러 이후 관광객이 발길을 끊었다가 지난해 말 쓰나미 여파로 동남아의 다른 관광지들이 타격을 입어 회생 조짐을 보였던 이 일대 관광산업이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발리의 한국인들도 관광업이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발리한인회(회장 이동우)는 사고 직후 수습대책반을 만들어 한인 관광객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일 테러 현장을 돌아본 뒤 책임자 색출과 처벌을 다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 미국과 영국, 호주, 독일 정부 등은 “비겁한 공격”이라고 일제히 규탄하는 한편, 테러 수사와 시신 신원 확인 작업 등에 인력과 물자를 제공할 뜻을 밝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윤리위 ‘주성영 잡음’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불거진 ‘술자리 추태’ 논란이 윤리특별위 운영 문제로 옮아가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지난 6월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윤리위에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한 반면 한나라당은 “여당이 전횡하는 윤리위 논의에는 더 이상 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윤리위 열린우리당 이상민 간사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김원웅 위원장,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과 만났지만 한나라당은 불참했다.”면서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제3의 기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주호영 간사는 “여야 합의를 거쳐야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이미 열린우리당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 등 29명은 지난달 30일 “술자리 폭언파문은 여당의 음모”라고 주장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음모 문제는 차치하고, 피감기관과의 술자리는 부적절하다는 점 등을 다시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에 제소할 수 있는 기한은 4일까지다. 한편 주 의원은 건전한 음주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폭소클럽(폭탄주 소탕클럽)’을 이날 자진 탈퇴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발리 식당가 폭탄테러 관광객등 100여명 사상

    발리 식당가 폭탄테러 관광객등 100여명 사상

    1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의 식당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26명이 숨지고 한국인 6명 등 100여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 공격은 저녁 7시30분부터 41분 사이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쿠타 해변의 쇼핑센터 근처 식당과 짐바란 해변의 해산물 식당 등 2곳에서 세차례 발생했으며,12명의 현지인 외에 일본인 1명과 호주인 2명 등 외국인 상당수가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에는 49명의 현지인과 17명의 호주인,4명의 일본인,2명의 미국인이 포함됐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대테러 책임자인 안샤아드 음바이 소장은 2일 “3명의 자폭 테러범이 폭탄 조끼를 두르고 음식점에 들어가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음바이 소장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제마 이슬라미야(JI)에 의해 기획된 자살 폭탄테러라며 말레이시아인 아자하리 빈 후신과 누르딘 모하메드 톱을 배후인물로 지목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짐바란 해변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한국인 6명이 부상한 것으로 자카르타 대사관에서 발리 한인회장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신은정(28·여)씨는 눈을 다쳐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나머지 5명도 비교적 가벼운 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는 신씨 외에 정성애(31·여), 조성미(31·여), 김미영(45·여), 정진희(30·여), 백순남(30·여)씨 등이며 4명은 이르면 3일 오전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2일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은 쿠타 해변 근처의 그라하 아스리 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시신 11구 가운데 한국인 1명의 시신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병선 김상연기자 bsnim@seoul.co.kr
  • 이슬람제국 추구 ‘동남아의 알카에다’

    ‘아시아의 알 카에다’로 불리는 ‘제마 이슬라미야(JI)’가 1일 발생한 발리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 커뮤니티’란 뜻의 JI는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남부 필리핀 등을 통합한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제국 건설을 꿈꾸는 단체다.2002년 202명이 사망한 발리 1차테러를 비롯해 1999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50여차례 폭탄 테러의 배후라고 AFP통신은 2일 보도했다. 1950년대와 60년대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제국을 세우기 위해 무력 투쟁을 벌였던 ‘다룰 이슬람’에 뿌리를 두고 있다. JI의 정신적 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바카르 바시르(66)는 발리 1차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구속됐으나 유무죄 논란 속에 석방됐다 다시 체포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에야 겨우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오사마 빈 라덴을 ‘진정한 무슬림 전사’라고 칭송하는 바시르는 어떤 테러 사건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는 상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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