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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오 “與 지방선거뒤 세금폭탄 속셈”

    이재오 “與 지방선거뒤 세금폭탄 속셈”

    “민생 경제 파탄과 양극화의 주범은 바로 노무현 정권이다.” 상대방을 쏘아보는 듯한 강렬한 눈빛과 허스키하지만 호소력짙은 음성의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21일 작심한 듯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서다. 상당 부분 서민들의 일상과 대화를 소개하면서 원고에 없는 ‘감성 애드리브’를 선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한달 수도요금 5000원을 못내 빗물을 받아 밥을 짓고, 빨래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전기세를 아끼려고 촛불을 켜고 자다 불이 나서 숨진 여중생도 있었다.”며 “국민들의 삶이 이런 지경까지 왔는데 정치적 승부수나 던지고 즐기는 것이 대통령과 정권이 할 일이냐.”고 몰아세웠다. 그는 “대통령은 승부사가 아니라 묵묵히 민생을 일구는 농사꾼이 돼야 한다.”며 “이제라도 오직 국민만 보면서 민생경제 살리기에 남은 임기를 바치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증세정책과 관련해서는 “세금을 더 거두겠다고 말하기 전에 예산 낭비부터 줄이고 정부의 군살부터 빼야 한다.”면서 “공공부문만 제대로 개혁해도 양극화 해소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데, 우선적으로 70개가 넘는 위원회와 장·차관 수를 대폭 축소하고 각 부처 예산도 최소한 10% 이상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부·여당은 5월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증세정책을 뒤로 미루고 있으나 선거가 끝나면 세금폭탄을 퍼붓겠다는 속셈을 어느 국민이 모르겠느냐.”고 몰아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와 관련,“역대 정부 중 국무총리와 법무장관 등 선거를 관리해야 할 사람들이 여당 당적을 가진 국회의원이었던 적이 있느냐.”면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열린우리당 소속 장관들은 선거 때까지만이라도 (장관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의 지자체 감사와 여당의 지자체 비리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 “누가 봐도 표적감사, 기획감사,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단 반대를 위한 반대, 흠집내기, 국정흔들기에만 치우쳤다.”고 혹평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참여정부 3년] (상) 평가와 과제

    [참여정부 3년] (상) 평가와 과제

    ‘비정한 사회, 따뜻한 사회-양극화 시한폭탄, 이대로 둘 것인가.’ 청와대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본격적인 공론화를 시도하는 ‘양극화 문제’에 대한 특집 기획의 주제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올해 화두는 분명 양극화이다. 사실상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이다. 양극화의 ‘완전’ 해소가 아닌 완화를 위한 발판을 다지자는 의도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신년연설에서 “양극화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물론 노 대통령의 “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발언은 ‘증세 논쟁’을 일으켰고, 급기야 같은 달 2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는다.”며 주춤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렇지만 일단 국민들에게 ‘양극화 해소’에 따른 해법 차이 및 갈등의 골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청와대의 등식은 ‘양극화의 해소=미래의 비전’이다. 상위계층과 하위계층 간의 빈부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중산층이 엷어지는 양극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결국 훨씬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사회안전망이 없는 데다 저출산·고령화 사회까지 겹칠 경우,10∼20년 후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서슴지 않는다. 해법으로 좋은 일자리 공급, 복지서비스 확충, 공공서비스의 양 및 질의 제고 등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속내에는 상위계층의 공동체에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취임 3년 동안 경제의 침체 속에서 ‘성장’을 도외시할 수 없는 탓에 ‘분배’에 해당하는 양극화의 공론화를 꺼렸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치권이나 학계에서도 성장과 분배를 떼어 놓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렇지만 해법의 주체가 ‘국가냐, 시장이냐.’에 따라 다르다. 이화여대 이성형(정치외교학) 교수는 “국민들도 양극화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양극화가 구조화되면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가 증세나 토지개발이익금의 환수 등 과감한 정책을 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하면 자칫 중남미의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율에 얽매일 인기영합의 정책은 국가의 미래 준비만 더디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신대 이인재(사회복지학) 교수는 양극화 해소에서 정부의 제도화된 조정력, 중장기 로드맵의 마련 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부처별의 정책이 아닌 복지·일자리·교육 등 관련 정책이 함께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양극화 해소를 시장의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보다는 국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고도 성장과 압축 성장에 따른 IMF의 후유증이 중산층의 붕괴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양극화를 소모적인 정쟁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기고] 苛政猛於虎/우홍제 언론인

    증세 논의가 물밑으로 얼굴을 가렸다. 거센 증세 반발이 지자체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듯 정부는 관련공청회를 5월 이후로 미뤘다. 그동안 증세 바람은 부동산 폭탄세례에서 각종 소득공제 축소와 여성 생리용품이나 아파트 관리비 부가세 논란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에 걸쳐 불어닥쳤다. 물론 정부로서는 하루빨리 부동산투기를 잡고 양극화 해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증세만큼 손쉬운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정책목표든 세금만 많이 걷는다고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없다. 오히려 조급한 증세는 많은 부작용을 부른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우선 부동산의 경우를 보자. 세금폭탄 이후 거래가 얼어붙어 내 집 마련이 힘들고 특정지역 아파트는 희소가치를 업고 값이 오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고용창출과 경기파급효과가 큰 건설경기가 실종돼 걱정이라는 금융통화위원들의 지적도 나왔다. 결론적으로 아파트값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서 뛰는 것이므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시중의 과잉 통화량을 환수하거나 금리인상 등의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양극화 재원도 봉급생활자를 비롯한 서민 주머니를 짜내 만드는 것은 문제해결과 거리가 멀다. 맞벌이세, 해외근로 소득 비과세 축소, 주택대출상환액공제 축소 등 갖가지 증세조치로 서민생계에 깊은 주름살이 가게 한 뒤 이들을 지원한다고 나서는 것은 병주고 약주기일 뿐이다. 장례비, 학원비 등 생활필수 서비스까지 부가세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그대로 물가인상으로 이어져 서민생활을 어렵게 한다. 부가세 같은 간접세는 가난한 자, 부유한 자 똑같이 부담하기 때문에 빈부격차 해소에 역행한다. 그뿐인가. 부가세가 늘어나면 탈세를 노린 무자료거래도 성행, 시장질서를 어지럽힌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경제가 오랜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증세를 함으로써 국민소득이 줄어 소비가 더욱 위축되고 기업이 투자를 꺼려 경제가 더 나빠지는 것이다. 증세는 경기가 호황일 때 하고, 경기가 좋지 않으면 세금을 줄여 소득이 늘게 하고 근로의욕과 기업투자심리도 북돋아주어 경기를 호전시키는 게 순리다. 그럼에도 정책은 반대로 가기 때문에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고 불안한 것이다. 경기가 빠른 시일 안에 회복되어 일자리가 늘어나고 영세자영업자는 장사가 잘 되어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세금 신설이나 공제 축소보다는 음성불로소득 등 이른바 지하경제 탈세를 적발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지하경제는 국내 총생산(GDP)의 20%인 150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대기업 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빈민구제프로그램 등에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조세에 관한 정의 가운데 ‘즉각적인 반대급부 없이 정부에 내는 재화’라는 풀이가 있다. 그만큼 세금은 예민하며 특히 서민들에겐 큰 짐이다. 중국의 공자가 제자들을 이끌고 천하를 돌아다니던 시절, 깊은 산골짜기를 지날 때 한 여인이 서럽게 울고 있어 까닭을 물은 즉, 호랑이가 남편을 물고 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산 속에 사느냐고 묻자 세금을 너무 많이 뜯어가기 때문에 마을로 내려가 살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본 공자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라며 탄식했다는 것이다. 증세를 만병통치로 잘못 아는 정부관계자가 새겨들을 말이다. 우홍제 언론인
  • 난민의 아들 하니야, 팔 총리에

    가자지구 난민촌 출신의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43)가 1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새 총리로 임명됐다. 샤티 난민촌에서 태어난 하니야는 이슬람 대학에서 이슬람 문학을 전공하면서 하마스가 태동한 ‘무슬림 형제단’에서 활동했다. 팔레스타인의 민중 봉기인 첫번째 인티파다가 1987년 발생한 이후 수차례 이스라엘에 의해 투옥됐다. 92년에는 레바논으로 망명했으며,2004년 아메드 야신이 이스라엘 군에 살해되면서 하마스 유력 지도자로 부상했다.2003년에는 야신과 함께 있던 집에 이스라엘 군용기가 폭탄을 투하했으나 운좋게 암살 기도를 피했다. 온화하고 잘생긴 외모로 하마스의 고난을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부패한 파타당과 극명한 대조를 이뤄 하마스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온건파인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제2대 자치의회 개원식 연설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기존 평화협정을 존중하고 폭력을 중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아바스 수반의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으나 타협의 여지는 내비쳤다. 이스라엘 내각은 팔레스타인 의회 개원 하루 뒤인 19일 각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팔레스타인 제재조치를 결의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대행은 하마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새 정부를 ‘테러정부’로 규정하면서 모든 접촉 가능성을 부인했다. 제재조치는 팔레스타인을 대신해 징수한 매월 약 5000만달러의 세금과 관세를 더 이상 넘겨주지 않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일자리를 찾아 이스라엘로 입국하는 것을 금지한다.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 아랍 국가들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에 수백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아랍 국가와 유럽, 미국으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19억달러가 끊기면 파산하게 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유전무죄 무전유죄/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우리 사회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인식이 있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 지난 10일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한 말이다. 모처럼 귀가 번쩍 뜨이는 반가운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사회는 틀림없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이토록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 슬픈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힘있는 유전층(有錢層)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라고 하고, 힘없는 무전층(無錢層)은 자식이라도 출세시키려고 허리띠 동여매든가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세상을 저주하게 된다. 이토록 천박하고 전도된 가치는 대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결과다. 최근 ‘홀리데이’란 영화로 다시 회자되는 18년전 지강헌 사건의 주제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 탈주범 지강헌은 인질을 잡고 이렇게 외쳤다.“전경환이 나보다 죄가 가볍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 자신이 556만원을 훔친 죄로 7년 징역형에 10년 보호감호형을 선고받은 것이 억울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70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가 7년형을 선고받고 2년3개월 만에 풀려나는 것을 보면서 소위 법과 나라가 이럴 수는 없다고 저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도 절규했다.“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이 사회는 너희처럼 큰소리 치는 놈들이 망쳐 놓은 거다! 너희같은 놈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고 돈 없는 게 죄다! 나는 돈 없고 빽 없는 놈이라 이렇게 된 거다. 돈 있으면 판·검사도 살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대한민국 법이 이렇다!” 밑바닥에서 본 사법 불의의 현실을 죽기를 각오하고 고발한 것이다. 그때 많은 국민이 ‘그래, 그렇다.’라고 공감했다. 우리 사회의 부끄럽고도 한심한 단면인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지금 이시간에도 많은 국민이 여전히 그렇다고 믿고 있다는 데 있다. 그렇게 생각되게끔 만드는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예컨대 천정배장관이 기자회견을 한 바로 그날에도 역시 국민을 실소케 만든 법원 판결이 하나 보도되었다. 전주지법에서 있었던 일이다.1억원 안팎의 뒷돈을 받고 석·박사 학위를 팔아 물의를 일으킨 대학교수들에게 징역 8월에서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1500만원의 벌금형을 내린 것이다. 그 정도 죄로 교수직을 잃게 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회는, 아니 돈 없는 서민은 ‘여전히 유전무죄, 무전유죄로구나.’ 했다. 요즘 양극화 문제가 우리사회의 중심 화두로 등장했다. 실제로 우리사회의 모든 부문과 영역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얼마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사회적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양극화를 해소해 가는 것이 해법이지만, 최소한 두가지만 갖춰도 사회적 위기는 막을 수 있다.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만은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는 소득 수준과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낳아서 결과적으로 가난이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과 지위가 죄의 유무와 크기까지 결정짓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 정의와 사법 정의는 사회 안정의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이미 심각한 수준인 교육 불평등과 사법 불의의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지 못하면, 그 다음은 브레이크 없는 사회 해체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장관이 직접 사법 불의의 현실을 인정하고 개혁을 다짐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결국 말로 끝나 불신만 키우는 악재가 될 것인지, 법에 대한 국민 신뢰를 세워내는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판가름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8000억원의 거금을 내놓고 면책받고 싶어 하는 이건희 회장에게, 그리고 ‘결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아니겠느냐.’는 항간의 냉소에 검찰과 사법 당국이 어떻게 답할지를 보면 되기 때문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한국기업 이라크진출 아직 일러”

    “한국기업 이라크진출 아직 일러”

    장기호 주 이라크 대사는 13일 “이라크 재건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려면 현지 치안이 안정돼야 한다.”면서 당분간 한국인 입국 금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사는 “지난해 하루 100건에 달하던 테러 발생 건수가 올해 들어 75건으로 줄어들었지만, 폭탄 테러와 요인 납치 등은 계속돼 치안 불안은 여전하다.”면서 “현지에서 한국 사람 몸값이 400만달러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는 아르빌만이라도 입국금지를 풀어달라고 하는 요구가 일각에서 있지만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면서 “미국·중국·호주·터키 등은 입국 금지를 하지 않고 사업진출을 하고 있지만 자체 경호 여부 등 상황은 우리와 다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헌선거 등 잇따른 정치적 일정을 치러낸 이라크의 장래와 관련해서는 “낙관 쪽으로 보고 싶다.”면서 그 이유로 이라크 국민들의 강한 민주화 열망, 석유 등 엄청난 자원 등을 꼽았다. 지난해 1월 부임한 장 대사는 아르빌 지역의 우리 자이툰 부대에 대해 “주민친화사업으로 현지 주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다른 국가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연금 반쪽 개혁이라도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연금 반쪽 개혁이라도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청문회에서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친 끝에 취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의 최적임자’로 지칭했던 유 장관은 앞으로 청문회보다 더 험한 항로를 헤쳐 나가야 한다. 청문회에서는 열린우리당이라는 우군의 지원을 받았지만 국민연금 개혁에서는 전임 김근태 장관처럼 고군분투해야 할지 모른다. 어쩌면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만신창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유 장관이 진정한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서려면 국민연금 개혁에서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안은 크게 ‘더 내고 덜 받는’ 정부안, 덜 받되 나중에 더 내는 열린우리당안, 국민연금을 해체해 소득비례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도입하는 한나라당안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가 하면 노동계는 정부안대로 하면 노후연금이 ‘용돈’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대책없이 반발하고 있고, 재계는 어짜피 노후생활에 크게 도움이 안 될 바에야 보험료율을 더 낮춰 기업 부담을 덜자는 속셈이다. 이처럼 사분오열돼 있다 보니 지난 2년여 동안 국민연금 개혁은 백가쟁명식 논쟁만 무성한 채 제자리걸음 상태였다. 이중 열린우리당안은 이른바 ‘유시민안’이다. 유시민안은 정부안처럼 2003년의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근거로 하고 있다. 현재의 저부담-고급여라는 수급 불균형 구조를 고수하면 2036년 수지적자가 발생하고,2047년에는 적립기금이 소진된다는 위기감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안은 연금 고갈시점을 2070년으로 늦추기 위해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2010년부터 매 5년마다 1.38%포인트씩 2030년까지 15.90%로 인상한다. 그리고 소득대체율(연금급여율)은 현행 60%에서 2007년까지 55%,2008년부터 50%로 낮춘다. 반면 유시민안은 소득대체율은 정부안처럼 60%에서 50%로 낮추되 보험료율은 2008년 재정추계를 본 뒤 정하자는 것이다. 이때문에 필자는 유시민안을 ‘반쪽개혁’이라며 혹평을 가한 바 있다. 국민들이 보다 민감하게 느끼는 부담 증가를 차기 정권으로 떠넘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반쪽개혁이라도 추진하라고 권하고 싶다. 정부안처럼 일거에 전면 수술을 단행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선거 일정 등 정치권의 사정을 감안하면 기대난망이다. 선진국들도 국민연금을 개혁하면서 숱하게 정권이 교체되는 홍역을 치렀다. 또 개혁을 마무리짓기까지 10여년 이상의 갈등과 대립을 겪어야 했다. 자신이 낸 보험금보다 많이 타는 현 세대가 다음 세대로 부담을 떠넘길지언정 스스로 부담하기를 꺼려한 탓이다. 유 장관은 따라서 반쪽개혁만이라도 완수하겠다는 목표로 열린우리당부터 설득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당내외의 거센 반발을 뿌리치고 유 장관을 임명한 이상 전적으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기초연금제는 유 장관이 제안한 효도연금과 적절히 절충한다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과거 국민연금 미납에 따른 도덕적 흠결을 어떻게 극복하고 국민을 설득하느냐는 유 장관의 몫이다. 유 장관은 어쨌든 자의로 시한폭탄이 장착된 난파 위기의 국민연금호에 올라탔다. 전임 장관들처럼 제스처만 펼쳐보이다가 꽁무니를 뺄 바에야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낫다. 유 장관이 전임자들보다 유리한 점은 차기 대권주자들을 향해 국민연금 개혁 청사진과 일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청문회에서의 변신이 연금개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덴마크인 ‘무슬림지역 엑소더스’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박정경기자|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덴마크인에 대한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인들의 ‘무슬림지역 엑소더스’가 본격화됐다. 덴마크 정부는 11일(현지시간) 이란과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관 및 영사관 직원 등 외교사절을 철수시킨 데 이어 체류 중인 자국민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주 시리아, 레바논 주재 대사관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뒤 임시 폐쇄되는 등 테러 표적 속에 덴마크의 외교행보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덴마크 외무부는 이날 이란의 테헤란 주재 자국 대사와 공관원들이 “구체적이고 심각한 신변 위협을 받고 있어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추후 발표가 있을 때까지 핀란드 대사관에서 덴마크 관련 영사 업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주재 덴마크 대사와 공관원들도 “중대하고 긴급한 위협을 암시하는 신빙성 있는 정보가 입수됐다.”면서 출국 사실을 전했다. 덴마크 정부는 인도네시아에 머물러 있는 자국민들도 “과격 무슬림 단체의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떠나줄 것을 요청했다. 외무부 성명은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와 발리 등을 위험 지역으로 지목했으나 단체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페르 스티그 몰러 덴마크 외무장관은 “만평 파문이 진정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회교회의기구(OIC)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에 보냈다. 시예드 하미드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덴마크 정부는 무슬림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이란의 만평 파문을 논하기 위한 OIC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만평 하나로 덴마크가 위기상태에 빠진 것을 본 유럽 각국은 추가적인 만평 게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자체 제작한 마호메트 만평을 게재하려던 스웨덴 극우정당 민주당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계획을 취소했다. 잡지에 재게재, 파문을 확산시킨 노르웨이는 국민 57%가 만평 게재를 반대하며, 이슬람 비판 영화를 만든 감독이 과격이민자에게 암살된 뒤 인종갈등을 겪어온 네덜란드는 언론들이 만평 전체를 싣지 않고 있다. 최근 프랑스 여론조사에서 보듯 ‘무슬림의 분노는 이해할 수 없으나(53% 응답), 만평 게재는 불필요한 자극 행위(54% 응답)’라는 기류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산발적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선 마호메트 만평을 그린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새로운 불안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메트로스파이는 “테러리스트의 야만적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며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마호메트 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lotus@seoul.co.kr
  • 이슬람 聖日 ‘종파혈전’

    이슬람 시아파의 성일(聖日)인 9일 종파간 충돌로 3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북부 한구에서는 이날 아슈라 성일을 기념하는 시아파 교도들을 향해 자살테러로 추정되는 폭탄공격이 가해져 최소 31명이 숨졌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이날 폭발은 시아파 교도 수백명이 거리행진을 시작하기 직전 종교지도자의 연설을 위해 설치된 연단 주변에서 발생했다. 폭탄공격에 성난 시아파 교도들이 주변의 상점과 자동차에 불을 지르면서 행사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지 관리들은 수니파와 연계된 무장조직이 폭탄테러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접국 아프가니스탄 서부의 헤라트에서도 시아파와 수니파간 충돌로 최소 3명이 숨지고 52명이 다쳤다. 충돌 직후 500여명의 군병력이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사태의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아슈라 성일은 서기 680년 지금의 이라크 카발라 지역에서 타계한 이맘(이슬람 종교지도자) 후세인을 기리는 날로 무슬림력 1월10일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아일랜드 록그룹 ‘U2’ 그래미 5관왕

    평화운동가로도 활약 중인 보노가 이끄는 아일랜드 록그룹 U2(사진 왼쪽)가 그래미 5관왕에 올라 3개 부문 수상에 그친 머라이어 캐리(오른쪽)를 누르고 최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U2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48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록 앨범 등 5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U2는 반전과 평화에 대한 신념을 담은 앨범 ‘원자폭탄을 해체하는 방법’으로 최우수 록 앨범을,‘가끔 혼자 힘만으로는 안돼요.’로 올해의 노래 상을 받았다.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나 지난해 재기 앨범을 냈던 캐리는 지난 1990년 신인 가수상을 받은 뒤 16년 만에 3관왕을 차지, 재기에 완전히 성공했음을 입증했다.8개 부문에 지명됐던 캐리는 ‘미미의 해방’으로 최우수 리듬 앤드 블루스(R&B) 앨범에 선정됐다.‘우리는 함께 속해있지요.’로 최우수 음악과 최우수 여자 R&B 가수로 뽑혔다. 그래미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레코드는 록 그룹 ‘그린데이’에 돌아갔다. 또 최우수 여성 팝 보컬리스트로는 ‘당신이 떠난 뒤’의 켈리 클락슨이 선정됐다.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레이트 레지스트레이션’으로 랩 최우수 앨범 등 3관왕에 올라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올렸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시사 키워드] 마호메트 풍자만화 논란

    마호메트 풍자만화로 인한 서유럽과 이슬람권간의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서유럽과 이슬람에 대한 신성모독이라는 중동권의 문화충돌이다. 이 과정에서 9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 포인트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둘러싼 언론의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마호메트는 테러리스트? 문제의 마호메트 풍자만화가 서유럽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에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마호메트, 마호메트가 자살폭탄 공격으로 죽어 저승에 온 이들에게 “천당에 처녀가 다 떨어졌다.”고 말하는 장면 등 모두 12컷의 풍자만화가 실리면서부터다. 중동과 유럽 내 이슬람 사회가 격렬히 비판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이 신문사측은 지난달 말 사과했다. 하지만 잠시 잠잠해 보이던 파문은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프랑스 일간지 수아르를 비롯한 프랑스 권위지인 르 몽드, 이탈리아의 라 스탐파와 스페인의 엘 페리오디코, 독일의 디 벨트 등 10여개 서유럽 언론이 문제의 만화 일부를 다시 게재했기 때문이다. 르몽드는 사설에서 종교는 존중돼야 하지만 자유롭게 분석,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발하는 중동권 이같은 서유럽 언론들의 잇따른 만평게재는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가져왔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교인들은 인도네시아 주재 덴마크 대사관에 난입, 덴마크 국기를 찢고 불태웠다. 이번 사건으로 덴마크에서 외교대표부를 철수시킨 국가는 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리비아 등 6일 현재 4개국이나 된다. 항의시위가 격화되면서 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경찰서를 습격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총을 발사,3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모두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파문은 외교분쟁에서 경제 분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시민들은 덴마크와 노르웨이 제품 불매, 이들 국가와의 관계단절 등을 촉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사우디·카타르·쿠웨이트 등도 덴마크 제품 불매운동을 펴고 있다. ●양분되는 서유럽 사태가 확산되자, 일간 프랑스 수아르는 만평을 게재한 자크 르프랑 편집장을 해고했다. 하지만 덴마크 정부는 민주국가에서는 개인의 사상과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이슬람권이 요구하는 정부 차원의 사과를 거부했다. 유럽연합(EU)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아랍세계의 반응은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언론 자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중한 서구언론이나 국가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의 우파 일간지 르 피가로는 언론의 자유가 오용될 수 있다며 마호메트 풍자 만화를 보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나 좌파 성향의 가디언도 유사한 입장을 취했다. ●마호메트는 누구? 마호메트는 서기 7세기에 이슬람을 창시했다. 유일신 알라를 믿는 10억명을 넘는다는 이슬람인들은 마호메트를 아담·아브라함·모세·예수를 잇는 마지막 예언자로서, 신의 계시를 인간세계에 전한 대리인으로 섬기고 있다. 마호메트가 인간의 언어로 전한 신의 말씀은 이슬람인들이 최고로 숭상하는 이슬람 경전 코란(꾸란)으로 나타났다. 마호메트가 영감을 얻어 스스로 말하고 행한 것은 하디스(예언자 언행록)로 구체화돼 모든 이슬람교도들의 언행에 준거가 되고 있다. 코란 42장 11절에는 “(알라는) 하늘과 땅의 창조주… 그분과 닮은 것은 아무 것도 없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 교도들은 이 성구를 아름답고 위대한 알라를 사람의 손으로 묘사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따라서 알라의 모습을 묘사하려는 시도 자체를 알라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한다. 이는 예언자 마호메트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생각 정리하기 이번 파문은 1989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에게 이슬람권의 사형언도가 내려진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 사건으로 영국과 이란은 국교를 단절했다. 신성모독을 범죄로 생각하는 이슬람인들과 이를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서구인들 사이의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빚은 충돌이라 할 수 있다. 또 이번 파문은 다른 종교와 문명이 충돌할 때 언론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가져올 문화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론인은 충분히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리옹의 필립 바르바랭 대주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종교를 더욱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라면서 무슬림의 저항 현상을 오히려 환영했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이나 풍자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력으로 저항하는 행위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피로 얼룩진 선거

    카리브해의 소국 아이티 대선 투표가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유혈 사태 속에 7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투표소에선 유권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2명이 깔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부 그로스 모르네 지역에서는 한 유권자가 경찰관과 시비를 벌이다 총에 맞아 사망하자 군중들이 이 경찰관을 폭행, 숨지게 했다. 유권자들끼리 난투극을 벌여 수십명이 다치기도 했다. 군부 쿠데타로 반미 성향의 장 메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축출된 지 2년 만에 실시된 이날 선거는 유엔 평화유지군 9400명과 경찰 6000명의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졌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남아공에 망명해 있는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 추종세력의 재기 여부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킨 르네 프레발(63) 전 대통령은 아리스티드의 충실한 계승자를 자부하고 있다. 군부세력을 결집, 아리스티드 축출 쿠데타를 주도했던 귀 필립(37)이 얼마나 프레발을 추격할지가 관심거리다. 무려 33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는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달 19일 결선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확정한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반발해 대규모 소요가 벌어질 개연성은 여전하다.8일 치러진 네팔 지방선거도 결국 피로 얼룩졌다. 정부군과 공산반군의 충돌 속에 투표율마저 저조해 정정은 끝모를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반군은 선거사무소 등 12곳의 관공서에 폭탄 공격을 가했으며, 정부도 30여명의 시위 정치인을 체포했다. 사흘 동안 여당 후보 2명 등 모두 9명이 반군에 살해됐다. 로이터 통신은 반군의 공격을 두려워한 후보자들의 출마 기피로 4000여개 의석 가운데 2200개 이상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머지 선거구도 삼엄한 경계 속에 투표가 진행됐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유권자를 찾기는 힘들었다.7개 야당연합과 마오이즘을 추종하는 반군은 이번 선거가 지난해 2월 친위쿠데타로 집권한 기아넨드라 국왕의 철권 통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투표 불참과 총파업을 선언했다. 또 투표하는 유권자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해 왔다. 심지어 여당 소속 후보조차 선거운동 기간에 출마를 포기했으며, 남은 후보들도 군부가 제공한 안전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다.이세영 박정경기자 sylee@seoul.co.kr
  • 신랑 힘세서 신부는 좋겠네

    신랑 힘세서 신부는 좋겠네

    한국 「프로·레슬링」 계의 기린아(麒麟兒) 장영철(張永哲)이 곧 장가를 간다. 四각의 「매트」를 주름잡던 왕년의 「헤비」급 챔피언, 억척스런 「셀리비트」(독신주의자)였기에 그의 이번 혼사는 대망(待望)의 「빅·게임」이 아닐 수 없다. 『덩치는 저래도 「링」밖에서는 하는 짓이 꼭 어린애인걸요』귀엽다는 듯이 「링」속의 獅子를 바라 보는 신부 全英海(26)양은 利大를 나온 체중 45kg의 「울트라·라이트」급. 결혼 D「데이」는 오는 6월 22일. 이날 하오2시 張永哲, 全英海 「콤비」는 종료예식장에서 정식 부부가 되는 「메인·이벤트」를 피로(披露)한다. 작년 9월 12일 아무도 모르게 약혼식을 올린지 만 9개월 10일만에 이들은 명실상부, 부부의 연(緣)으로 새로운 출발하게 된 것. 『처음엔 그냥 열렬한 「팬」으로 존경과 관심을 쏟았죠. 얼마를 지나다 보니까 남다른 성실성, 부드러운 인간미에 저도 모르게 인간적으로 끌려들어 가게 되었어요. 「링」안에선 그토록 무서운 사람이 일단 「링」밖으로 나오면 그보다 더 순진하고 나약할 수 가 없답니다』 신부는 신랑 자랑에 침이 마른다. 『4년전 그일 (註=장의 「프로·레슬링」에 대한 폭탄선언) 이 있은 직후 난 부산 태종대에 칩거하고 있었읍니다. 환호하던 관중도 갈채를 보내던 「팬」들도 모두 나에게서 시선을 뗀 직후라 난 환멸과 패배감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죠. 그때 「미스」全이 어머니와 함께 나를 찾아 왔읍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위로해 주더군요. 난 순간적으로나마 감격했고, 그 감격은 곧 재기(再起)에로의 생명수로 이어졌습니다』 이들의 사랑의 「게임」은 대략 3「라운드」로 구분된다. 1「라운드」는 「챔피언」대「팬」의 시절. 63년부터 65년까지의 3년간은 한국 「프로·레슬링」의 전성기였고 그것은 또한 張永哲의 황금기이기도 했다. 그때 全양의 一家는 어머니 崔正林(56)여사를 비롯해서 네딸(정원·정숙·영매·정옥), 사위, 조카등이 모두 張의 열렬한 「팬」. 「게임」이 있을때마다 그들은 체육관을 찾았고 張이 나오는 TV앞에선 가성(奇聲)·괴성(怪聲)이 뒤범벅이 된 수라장이 이루어지곤 했다. 제 2「라운드」는 오누이 시절. 全양의 어머니는 어느날 「게임」이 끝난후 張을 집으로 초대, 아침 아들이 없던 그녀는 그를 양아들로 삼았다. 따라서 全양과는 「오빠」·「누이」의 관계. 이제 이들은 「여보」로 호칭되는 제3「라운드」의 「게임」을 목전에 두고있다. 신부 全英海양은 운동 구경뿐이 아니라 여고때는 직접 「핸드볼」선수로도 활약했던 맹렬(猛烈)여성. 수척한 몸매이긴 하지만 다부진「마스크」에 정신의 탄력성 같은게 엿보이는, 제격인 「선수의 아내」다. 『막상 배우자로 생각해 보니 성격이 혹 난폭할까봐 걱정이되었어요. 그러나 사귀면 사귈수록 이런 걱정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를 스스로 깨닫게 되었읍니다. 도무지 집에 들어오면 어린애가 돼요. 온 식구를 무섭게 웃긴답니다』 張永哲이 全양과의 결혼을 경심 하게 된 것은 그들의 결혼이 자신의 선수 생활에 어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때 부터. 「프로·레슬러」의 생명이 적당한 식사 관리와 휴식에 있다고 믿는 張永哲은 全양의 「모든것」에서 결혼생활과 선수생활의 양립(兩立)이 가능하다는 어떤 확신같은걸 얻은 것 같다. 결혼 생활이 질서와 「밸런스」를 기조(基調)로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정신 건강면에서 독신보다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張永哲의 「면(免)총각의 변(辯)」. 술과 담배를 안하고, 비교적 건실한 생활을 해 온 張은 이번 결혼이 자신으로서는 「꿈이여 다시 한번」을 꾀할 수 있는, 어떤 전기(轉機)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레슬러」의 아내를 지망한 신부 全양은 급습(急襲)한 기자의 질문에 대략 다음과 같은 「내조(內助)의 변」을 털어 놓았다. -어랜애는 몇이나 낳을 예정? 『아들만 둘. (머뭇거리다가) 하지만 선수론 안 키우겠어요.「팬」으로 보는 것과 혈육으로 보는 것과는 감상眼이 근본적으로 다르거든요』 - 張선수를 무어라고 불러요? 『재근이 아저씨, 조카 중에 재근이란 아이가 있어요…』 - 결혼 후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할일이 있다면? 『두사람의 체중을 똑같이 늘리는 것. 우리 재근이 아저씨의 체력 유지와 「컨디션」조절같은것도 모두 내가 해야 할 당면 과제죠 』 - 혹 부부싸움이라도 하면 가공(가공)할 사태가 벌어진텐데…. 『아무리 싸움을 해도 나에게 손찌검은 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해요 때릴 데가 어디 있어야죠?』 이들은 지금 청량리 대왕상가 「아파트」에 「스위트·홈」까지 마련했다. 張永哲은 22일 결혼식을 올린 직후에 있을 국제경기에 오히려 더 신경이 써 진다고, 새 신랑답지 않은 발언일석. 1백10kg 「헤비」급과 45kg 「플라이」 급의 사랑의 대전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상상평(想像評)을 부탁했더니 張은. 『내가 항상 패자(敗者)죠』 사람좋은 너털 웃음을 터뜨린다. [ 선데이서울 69년 6/15 제2권 24호 통권 제38호 ]
  • 온풍기 ‘전기료 폭탄’ 조심

    전기요금이 싸다는 온풍기 광고가 실제와 달라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소비자보호센터는 6일 온풍기를 하루 8시간 사용할 때 전기료가 400원쯤 된다는 광고를 보고 온풍기를 구입해 사용했다가 한달 수십만원의 전기료를 내게 된 소비자들로부터 피해구제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전력이 1.2㎾h인 온풍기를 하루 16시간씩 사용한 한 소비자는 한달 50만원의 전기료를 냈고,10시간씩 쓴 또 다른 소비자는 70만원의 전기료가 청구됐다며 구제를 호소했다. 이들 소비자들은 광고내용과 다르다며 반품을 요구했지만 제품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소비자센터는 소비전력 1.2㎾h인 온풍기를 하루 8시간씩 30일 사용할 경우 주택전기요금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전기료가 한달 3만 7760원이지만 전기요금은 사용량 100㎾h단위로 요금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청구되는 전기료는 실제 사용량보다 훨씬 비싸지게 된다고 밝혔다. 온풍기 전기요금을 부당하게 광고한 사실이 확인되면 제품 환불은 되지만 전기료 배상은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이스라엘 “이란 핵공격 가능”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 의지가 확고하다고 파악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헤이든 미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은 5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에 회부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핵무기 보유의지가 확고하다는 게 우리 정보계 전반의 추정”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의 군사전문가는 13일자 뉴스위크 최신호에서 “(이란 핵 시설에서) 몇 개 되지 않는 핵심 시설의 취약부분을 찾아내 제거하면, 이란 핵 프로젝트를 훼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탄즈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과 이스파한의 핵전환 공장만 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1981년 이라크 오시락의 원자로를 파괴한 것처럼 쉽지만은 않으리란 분석이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란은 핵 시설을 이미 분산시키고 지하에 묻고 방어벽을 쳤다.”면서 “각 핵시설이 파괴되려면 여러 차례 공격이 가해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표되지 않은 핵무기를 갖고 있는 이스라엘은 ‘벙커 버스터’인 미국제 지하 침투 폭탄 BLU-109도 100기 이상 보유중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풍자만화/육철수 논설위원

    시사풍자만화에는 좋든 싫든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게 마련이다. 작가에게 촌철살인의 창의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미디어 기능이 강한 신문만화·만평의 경우 더욱 그렇다. 풍자의 대상인 현상이나 인물의 정곡을 찌르고, 때론 대상 인물의 속을 벅벅 긁어 놓아야 제맛이 난다. 물론 풍자 대상이나 표현에 성역시되는 부분도 있게 마련이어서 어디까지를 영역에 넣을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 있겠다. 그런 연유로 만화가의 필화사건은 동서고금에서 숱하게 일어났다. 주로 당대의 권력자를 건드렸다가 생긴 일이다. 시사만화의 도입 초기인 18세기, 화가이자 만화가로 활약한 고야는 자신이 그린 만화로 인해 스페인 군주 페르난도 7세의 미움을 사서 프랑스로 도망가는 신세가 됐다.19세기 프랑스에서 신문삽화가로 활약한 오노레 도미에는 루이 필립왕을 서양배(꼭지 쪽은 가늘고 밑 쪽은 넓은) 모양으로 그려 신문에 실었다가 6개월 금고형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고바우 영감’으로 유명한 김성환 화백이 1950년대 ‘경무대 변소동’(경무대에서는 변소청소하는 사람도 위세가 당당함을 빗댄 풍자만화)을 그렸다가 수난을 겪었다. 불과 십수년전 군사정부시절까지 필화사건은 다반사였고 화백들은 걸핏하면 정보기관에 끌려가 고초를 당했다. 유럽에서는 지금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풍자한 만평 때문에 난리가 났다. 지난해 9월 덴마크의 어느 신문이 마호메트의 터번에 시한폭탄을 그려넣어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냥 뒀으면 일이 잘 풀렸을 텐데, 지난 1월 노르웨이 신문에 이어 최근엔 유럽 7개국 12개 매체가 게재하는 바람에 ‘문명충돌’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마호메트의 형상이나 조각조차 금기시하는데, 형상에다 조롱까지 해놨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벌써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해당국 대사소환과 대사관 폐쇄, 상품불매운동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외교공관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유럽 국가들의 주장대로 신문이 표현의 자유에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되겠으나, 이번 일은 아무래도 도를 넘어선 것 같다. 가뜩이나 테러문제로 세계가 살얼음 위를 걷는 판국에, 풍자만화로 한바탕 웃으려다 세계 평화가 깨지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국민정부 출범이후 쇠락 盧정권때 우르르 옷벗어

    1964년 1월 검찰 정보부에서 이름을 바꾼 공안부는 각종 시국사건을 전담하며 문민정부 때까지 특수부와 함께 검찰의 양날개로 꼽혔다.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역임한 공안통들은 ‘검찰의 별’인 검사장에 오르는 것이 당연했다. 실제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지낸 김기춘씨는 법무장관까지 올랐고, 최환·이건개·김경한·임휘윤·이범관·정진규씨 등 고검장도 여러 명 배출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었다.1998년 3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국가보안법 존폐 논란과 함께 공안부의 위상은 쇠락하기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는 공안 경력이 전무한 검사들을 공안조직에 배치하면서 이른바 ‘신공안’을 기치로 내걸었다. 신공안의 등장은 과거 정권의 공안통들인 ‘구공안’ 척결의 의지였다.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 홍경식 전 서울지검 공안1부장(현 대전고검장) 등이 신공안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진씨는 99년 6월 대낮에 폭탄주를 마신 뒤 무심코 내던진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으로 공안부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켰다. 공안부의 인적 청산과 개혁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2000년 초 ‘서경원씨 밀입북사건’ 재조사에서는 1차 수사를 맡았던 공안검사들이 줄줄이 불려가 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안검사들에게는 더욱 세찬 한풍이 몰아쳤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며 사실상 공안부의 무장해제를 선언했다. 결국 2004년 말 대검 공안부의 공안3과가 없어지고, 서울중앙지검과 울산지검을 제외한 전국 15개 검찰청의 공안과가 폐지되는 등 공안부서에 대한 대대적인 ‘외과수술’이 시행됐다. 바뀐 시대상을 감안, 검찰은 지난해 3월 ‘태백산맥’의 이적성 여부에 대해 무혐의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공안의 몰락은 공안검사들의 퇴진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안의 대명사였던 김원치·장윤석 검사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되자 검찰을 떠났고, 신건수·이상형 검사 등도 한직을 전전하다 옷을 벗었다.2004년에는 서울중앙지검 오세헌 공안1부장이 사표를 냈다. 현직 공안부장이 사표를 낸 것은 40년만이었다. 그리고 이번 검사장 승진인사에서는 공안통의 맥을 잇는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박철준 부천지청장이 낙마했다.2000년 이후 서울지검 공안1·2부장 출신 가운데 검사장에 오른 사람은 천성관 서울고검 차장이 유일하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마호메트 만평’ 유럽5개국 언론도 게재 일파만파

    ‘마호메트 만평’ 유럽5개국 언론도 게재 일파만파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이세영기자|4개월 전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에 실려 격렬한 신성모독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호메트 풍자 만평(서울신문 1월2일자 15면 참조)이 유럽과 이슬람권의 관계를 최악의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달 31일 율란츠-포스텐의 사과로 진정되는 듯했지만,1일 프랑스·독일 등 서유럽 5개국의 일부 신문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문제의 만평을 다시 게재하는 바람에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리비아 “덴마크 대사관 폐쇄” 2일 알 자지라 방송은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 등 2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일부 언론이 마호메트 만평을 게재한 덴마크, 프랑스, 노르웨이의 국민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두 조직은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국가의 국민과 공관 고용원들이 공격 목표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슬람 지하드와 파타당 계열 조직인 ‘야세르 아라파트 여단’ 소속원 10여명이 유럽연합(EU) 사무소 주변에서 하늘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위협을 가했다.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아랍국가는 해당 신문사에 대한 제재를 상대 국가 정부에 요구하며 덴마크 주재 대사를 소환했고, 리비아는 대사관 폐쇄 방침까지 발표했다. 파키스탄의 무슬림 학교 연맹도 덴마크 주재 자국 대사의 소환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십명의 시민이 남부 술라웨시 주정부를 방문한 덴마크 적십자사의 사무처장에게 항의하면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레고’‘뱅 앤 올룹슨’ 등 덴마크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확산돼 대형 유통업체들이 덴마크산 제품을 진열장에서 거둬들이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덴마크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이미 55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론’ 우익·상업언론이 주도 지난해 9월30일 율란츠-포스텐이 실은 12개의 연작 만평 중에는 마호메트가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채 등장해 하늘나라로 올라온 폭탄 테러범에게 “포상으로 처녀를 제공하라.”고 명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마호메트에 대한 일체의 형상화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교리 탓에 이 만화는 ‘신성모독’으로 간주돼 유럽과 아랍권에서 4개월 넘게 시위가 이어졌다. 만평을 인용해 실은 신문에는 독일의 유력 일간지 디 벨트도 포함돼 있다. 이 신문은 1면에 만평 1컷과 함께 “시리아 TV에서는 유대교 랍비를 식인종으로 묘사하기도 했다.”면서 “덴마크 신문에 사과하라고 으르는 무슬림들의 태도는 위선적”이라고 반격했다. 12컷의 만평을 모두 실은 일간 프랑스 수아르는 “세속화된 사회에서는 종교적 독단이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만평을 실었다.”고 밝혔다. 만평 게재 행렬에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스페인 일간지도 가세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아랍권의 반발을 언론자유에 대한 이해 부족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이들 신문을 바라보는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대체로 디 벨트처럼 우익 성향이거나 프랑스 수아르처럼 상업성이 강한 신문들이 만평을 게재했기 때문이다.AP통신은 프랑스 수아르가 “생존과 독자 확보를 위해 고투 중인 신문”이라고 꼬집었다. 유럽에서도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프랑스 정부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프랑스 외무부는 “표현의 자유는 소중하지만, 개인의 신념과 종교적 확신에 상처를 주려는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슬림의 반발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 무슬림회의의 다릴 부바케르 의장은 “만평은 수백만 무슬림에 대한 도발”이라며 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독일 무슬림연맹의 미첼 무하마드 파프도 “만평은 나치 선전지의 악의적인 유대인 캐리커처를 떠올리게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lotus@seoul.co.kr
  • “폭탄주는 잡것들이나…”

    “부어라, 마셔라하면서 술을 마구 퍼대는 것은 ‘잡것’들이나 할 짓이다.” 대검찰청 검찰서기관 김광수(51)씨가 최근 검찰동우회의 소식지인 ‘검찰동우’에 ‘폭탄주와 검찰문화’라는 글에서 검찰 음주문화에 일침을 가했다. 김 서기관은 “검찰에서 폭탄주가 사라졌지만 폭탄주는 개인의 주량 등을 고려하지 않는 권위적 서열문화”라면서 “검찰에서도 그동안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 등 폭탄주 때문에 별별 사건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에서 술을 배제할 수 없다면 ‘바르게 음주하는 법’을 배우자고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이른바 ‘선비적 음주문화’. 이는 술잔을 높이 드는 거배(擧杯), 술잔을 잠시 들고 인생사를 술잔에 담는 정배(停杯), 말에 재갈을 물리듯 향기를 맛보는 함배(銜杯), 천천히 마시는 경배(傾杯), 마른 술잔을 보여주는 건배(乾杯) 등 5단계로 나뉜다. 김 서기관은 이 중 ‘정배’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인생의 회한과 아픔, 기쁨과 슬픔 등 모든 것을 술잔에 담아 마심으로써 한 잎의 낙엽과 같은 인생사를 술과 함께 다 털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생명 저당잡힌 이라크 취재

    ‘이라크는 기자들의 무덤인가.’ 새 헌법 아래 총선까지 치르면서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여전히 인질 납치극은 횡행하고 있고 언론인들의 희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7일 무장괴한에게 납치된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의 여기자 질 캐럴(28)이 미군 시설 등에 수감된 이라크 여성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30일(현지시간) 아랍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납치된 후 공개된 두번째 테이프였다. 40초간 방영된 테이프에서 캐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무슬림 전통의 하얀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그녀가 울먹이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캐럴의 입 모양을 판독한 결과, 그녀는 미군과 이라크 내무장관을 향해 이라크 여성 수감자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뉴스 진행자가 전했다. 그녀는 또 수감자 석방에 미국인과 자신의 가족이 나선다면 자신의 석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화면에는 1월28일이란 녹화 날짜와 ‘복수여단’이라는 무장단체의 로고가 찍혀 있었다. 피랍 직후 납치범들은 이라크내 여성 수감자를 전원 석방하지 않으면 캐럴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며 72시간의 최후통첩 시한을 설정했다. ABC 방송의 간판 앵커인 밥 우드러프 기자와 더크 보트 카메라 기자는 지난달 29일 이라크군 차량을 타고 취재를 위해 돌아다니다 날아든 폭탄 파편에 머리와 갈비뼈 등에 중상을 입고 긴급 치료를 받은 뒤 이날 독일에 있는 미군 병원으로 후송됐다.ABC는 우드러프가 짧은 순간 눈을 깜박여 위중하지만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동생의 말을 인용했다. 지난 2003년 이라크전 발발 이후 무장세력에 납치된 기자는 캐럴을 포함해 31명이다. 한편 파리에 본부를 둔 세계신문협회(WAN)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취재 중 살해된 언론인이 58명이며 이라크에서 사망한 기자가 22명으로 가장 많다고 발표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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