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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자살폭탄 이틀새 110여명 숨져

    이라크에서 이틀 연속 저항세력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11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디와니야주에서 벌어진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교전 피해까지 더하면 이틀새 200명 가까이 사망한 셈이다. 30일 오전 10시(현지시간)쯤 바그다드의 슈리아 시장에서 폭발물이 터져 24명이 숨지고 35명 이상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목격자들은 현장 곳곳에 희생자 시신 조각과 무너진 건물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시장 가운데 한 곳인 슈리아에서는 3주 전에도 폭발물이 터져 10명이 숨졌다. 앞서 8시쯤에는 중부 힐라의 징병센터가 폭탄공격을 받아 12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수니·시아파가 함께 거주하는 바벨주 주도인 힐라는 종종 저항세력의 공격 목표가 돼왔다. 29일에는 중남부 디와니야주의 아프카 지역에서 송유관이 폭발, 최소 74명이 숨지고 94명이 다쳤다. 당국은 석유 시설물을 파괴하려는 저항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접점 못찾는 ‘직도 사격장’

    접점 못찾는 ‘직도 사격장’

    전북 군산 해상의 무인도인 직도 한·미 공군 사격장에 자동채점장비(WISS) 설치를 놓고 국방부와 군산시 및 주민들이 29일 공청회를 가졌으나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측은 “직도에 폭격장이 설치되면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고군산 해양관광벨트 조성, 새만금 개발사업 등에 막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격장 설치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공군본부측은 “직도에 WISS가 설치되면 어로통제구역이 반경 18㎞에서 9㎞로 축소돼 어민의 어업권이 확대돼 경제적으로 보탬이 된다.”면서 대직도는 연습탄만, 소직도는 실폭탄만 사용하게 돼 대직도의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고 설득했다. 군산시는 오는 9월19일까지 자동채점장비 설치에 필요한 산지전용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뜨거운 감자’인 직도 문제에 대한 양측 입장을 점검해 본다. 전북 군산시에서 뱃길로 59㎞ 떨어진 바위산인 직도는 1971년부터 35년 동안 한·미 공군의 해상 폭격장으로 사용돼 온 무인도이다. ●군산시민 강력 반발 군산시는 요즘 ‘정부의 밀어붙이기 작전’과 ‘주민들의 결사반대’ 사이에서 여론도 진정시키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해답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16일 두번째 산지전용 허가신청서를 접수하자 시민들은 더욱 거세고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군산발전비상대책위’(대표 이만수 전 군산시의장)는 이날 “국방부가 시와 시민들의 동의도 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군사작전처럼 밀어붙이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 단체는 ▲어민 생존권 보장과 피해 보상 ▲정부와 국방부의 일방적인 미 공군폭격장 검토 철회 ▲사격장 활용 즉각 중단 ▲국방부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5일 출범한 ‘매향리 국제폭격장 직도 이전 저지를 위한 군산대책위원회’ 최재석 집행위원장도 “직도 사격장은 시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WISS 설치를 용인할 경우 앞으로 직도 사격장은 주한 미공군과 아시아 태평양지역 미공군의 폭격훈련장이 되면서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진원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북도와 군산시가 어설픈 정부지원을 기대하며 군산을 팔아 낙후된 전북경제의 책임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홍보전과 함께 국방부 항의방문, 대규모 거리집회 등 강력한 반대투쟁을 시작할 계획이다. 직도를 점거하는 ‘직도현장방문 투쟁’을 공세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어서 정부와 충돌이 예상된다. 직도 인근 말도 이장 고영곤(47)씨도 “35년 동안 황금어장을 눈앞에 두고 조업을 못했으니 피해보상은 물론 앞으로의 생계대책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 시민들의 반발은 정부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 때문이다. 주민들은 정부에서 직도가 매향리 대체 사격장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자동채점장비가 설치되면 주한 미공군은 물론 아시아에 주둔 중인 미군이 국제폭격장으로 활용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부가 군산시에 약속했던 국책사업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도 감정을 상하게 한 주요인이다. 방폐장 유치에 적극 나섰던 군산시민들은 결국 경주의 들러리로 전락했고, 대통령 공약사업인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분개하고 있다. 군산시가 여러 차례 방폐장 후속대책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시민들의 주장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윤우 공군작전훈련처장 문답 공군본부 윤우 작전훈련처장(준장)은 29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직도 자동채점장비(WISS) 설치 방침과 관련,“직도에 자동채점장비를 설치하면 경제적·환경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윤 처장은 이날 전북 군산시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직도사격장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직도에 WISS가 설치되면 어로통제구역이 반경 18㎞에서 9㎞로 축소돼 어민의 어업권이 확대돼 경제적으로 보탬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문제제기에 대한 윤 처장의 설명. ▶한·미 공군이 30여년 전부터 직도를 사용했는데 왜 지금 WISS를 설치하나. -지난해 매향리사격장 폐쇄에 따라 주한미군은 유일하게 평가장비가 있는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만 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필승사격장은 산악지형상 저고도사격이 요구되는 A-10기는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직도에 WISS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직도사격장과 관련한 한·미간 합의내용을 공개할 수 있나. -한·미군 간 협의절차가 진행중이며, 공식적으로 합의된 사항은 없다. ▶주민 반발이 거세면 미 공군이 옮겨오지 못하나. -직도사격장은 현재 상태에서 WISS만 설치될 뿐, 미 공군 병력이 추가로 이전해오는 것은 아니다. 주민이 반발한다고 다른 곳으로 옮겨갈 사안이 아니다. ▶WISS는 미군지원시설 아닌가. -직도에 설치되는 WISS는 우리 공군의 사격훈련 효과를 증대시키는 장비이고 향후 모든 공군사격장에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미군전용시설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이다. ▶직도사격장이 새만금∼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해양관광벨트 조성을 저해하지 않나. -직도사격장은 새만금 관광단지 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WISS가 설치되면 정확한 탄착점 확인이 가능해 사격 고도를 현재보다 6∼8배 상향 조정, 소음을 대폭 감소시키는 등 해양관광벨트 조성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직도사격장도 방폐장 문제처럼 주민투표로 결정할 사안 아닌가. -방폐장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데다 3개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유치하려는 사업이어서 주민투표 대상에 해당하지만 WISS설치는 주민부담과 관계가 별로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어로통제 구역 축소로 어민피해가 감소하기 때문에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 ▶WISS설치 추진 방향은. -WISS설치 문제는 국가안보 전략상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중요한 사업이다. 지자체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리권 전환을 통한 해결방법도 생각하고 있으나 그런 방법까지 동원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성의를 다할 것이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직도는 어떤 섬 직도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 산 144·145번지에 있는 무인도이다. 군산에서 서쪽으로 59㎞, 말도에서는 22㎞ 떨어져 있다. 면적 3만 1376평의 대직도와 4432평의 소직도로 구성돼 있다. 1971년부터 현재까지 한·미 공군이 해상 실무장 폭격훈련장으로 공동 사용하고 있다. 주변에는 말도에 60여명, 방축도에 160여명, 명도에 80여명 등 모두 3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들 유인도는 직도와 18∼20㎞가량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직도 인근에서 조업을 하다 불발탄이 폭발해 1997년과 1999년,2000년 3차례에 걸쳐 3∼4명이 사상했으며 폭격기의 잦은 사격으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직도 사격장에서의 한국 공군과 주한 미 공군의 훈련량은 80대 20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주한 미군측이 30%까지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도인 직도는 한때 ‘갈매기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바다새의 낙원이었으며 주변은 서해의 황금어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35년 동안의 폭격 훈련으로 황폐화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관련 정보 소상히 밝힌 후 주민동의 구해야” “국방과 외교문제라고 해서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29일 “직도 문제는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것인 만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책사업이지만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주민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해법을 구하는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우선 주민들이 궁금해 하는 직도 사격장 관련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고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문 시장은 “자동채점장비 설치후 피해가 줄어든다는 증거와 관련정보를 밝힌 뒤 설득력있고 합당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직도 문제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정부이기 때문에 국가관리 차원에서 정부가 먼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가 국방과 외교논리를 앞세워 주민들의 삶의 문제를 권위적인 행태나 힘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정부가 방폐장,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신뢰를 잃어 보다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여론을 무시하고 사격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문 시장은 “정부가 국방과 주민의 삶의 문제를 대등한 위치에서 공평한 가치관으로 해결하려 노력한다면 주민과 시의회가 여론을 수렴해 문제해결 방안을 찾아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쿠르드 조직 “터키 오지 말라” 경고

    2004년 5만 7000명, 지난해 9만 1600명의 한국인이 찾은 배낭여행의 천국 터키에서 24시간새 폭탄테러가 5건이나 발생해 4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쳤다. 현지 한국대사관은 28일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 관광객의 주의를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 전날에는 남서부 부르두르에서 관광버스가 전복되는 바람에 한국 관광객 4명이 경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날 터키 남부의 지중해 휴양지 안탈야 시청사앞 번화가에서 오후 4시45분쯤 폭탄이 터져 행인 2명이 즉사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 사고로 2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으며 70여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러시아인 2명과 이스라엘인 4명, 요르단인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날에는 또 다른 지중해 연안 휴양지 마르마리스에서 하루 동안 3건의 폭탄이 잇따라 터지는 바람에 미니버스 탑승객과 행인 등 모두 21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영국 관광객 10명도 포함됐다. 지난 12일과 14,15일에도 폭탄 공격이 있었던 수도 이스탄불에선 같은날 밤 폭탄이 터져 6명이 다쳤다.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쿠르드자유팰컨스(KFF)는 이날 마르마리스와 이스탄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KFF는 이날 성명에서 “전에도 경고했듯이 터키는 결코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며 “관광객들은 터키에 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터키 경찰은 역시 지중해 연안의 제3도시 이즈미르에서 폭탄테러 공격을 감행하려던 음모를 사전에 적발,PKK 소속 용의자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터키 공군기들이 이라크 영공까지 넘어가 쿠르드족 본거지에 공습을 자행한 데 대한 보복 테러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광 수입에 국가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중앙정부를 최대한 옥죄어 자치권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는 어느 정도 적중해 올들어 7월까지 외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다. 쿠르드족 탄압 문제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앞두고 있는 터키의 발목을 잡고 있기도 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엘리베이터 타기 너무 겁나요”

    [세이프 코리아] “엘리베이터 타기 너무 겁나요”

    지난달 2일 부산의 한 상가 건물. 학원강사 이모(32·여)씨가 9층에서 승강기를 타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닫혔다. 이씨의 얼굴은 문에 낀 상태였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비상 버튼을 수없이 눌렀지만 소용 없었다. 승강기는 두 층을 내려가서야 멈췄다. 이씨는 얼굴을 크게 다쳤다. 또 지난 5월20일 서울 중구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지하 4층에서 2층으로 운행하던 에스컬레이터의 구동 체인이 끊어졌다. 발판이 뒤쪽으로 흘러내리면서 탑승자들이 균형을 잃고 넘어졌고 모두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승강기가 생활의 일부가 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그러나 가장 친숙하면서도 위험한 것이 승강기다. 한 해 100명 가까이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서 죽거나 다칠 정도다.‘세이프 코리아’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떠오른 셈이다. ●승강기 사고 119출동 건수 2위 지난 7월 말 현재 전국적으로 엘리베이터가 29만 9000대,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가 1만 5000대, 휠체어 리프트와 차량용 엘리베이터 등이 1만 2000대 가량 있다. 모두 32만 6000대에 이른다.1992년에는 4만 200여대에 불과했다. 늘어난 만큼 위험성도 커졌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119구조대는 19만 1852차례 출동했다. 이 중 승강기 관련 출동이 1만 2850건이다.1만 8975건인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출동 건수가 많다. 전년도보다도 6.4%나 늘어났다.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2001년 28명에서 지난해 94명으로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당연히 승강기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해 8월 소비자보호원이 전국의 승강기 이용자 1560명을 대상으로 안전의식을 조사한 결과 30.5%인 610명은 ‘불안’,30.3%인 473명은 ‘보통’이라고 답했다.‘안전’이라는 사람은 39.1%인 6100명이었다. ●전자회로엔 손도 못대고 덤핑 일쑤 승강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승강기를 유지·보수하는 업체가 영세한 탓이다. 현재 전국에 관련 업체는 모두 600여개. 건물과 아파트의 승강기 보수·유지를 도맡고 있다. 승강기가 매달 한 차례 받아야 하는 자체검사도 이들 몫이다. 하지만 3분의1 정도는 직원이 10명이 되지않는 영세업체이다. 대부분 기본적인 기계 정비에 그칠 뿐 승강기의 핵심인 전자 회로에는 손도 못 대고 있다. 철저한 안전 점검을 기대하기는 애초부터 무리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승강기 숫자는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업체는 두배나 많을 정도로 포화상태”라면서 “덤핑 경쟁까지 벌어지다 보니 업체의 서비스 수준은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승강기는 2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기계이다. 그러나 규격화된 부품은 대여섯개에 불과하다. 효율적인 유지·보수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10년 넘은 신도시 승강기는 ‘시한폭탄’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도 승강기 사고를 부추긴다. 승강기는 10년을 넘기는 순간부터 사고율이 높아진다. 관리가 철저하지 않은 이상 15∼20년이면 교체해 주어야 안전하다. 하지만 한 대에 3000만원이 넘는 승강기 교체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1990년대 초반부터 조성된 분당, 일산, 산본, 평촌 등 신도시의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사고 위험을 떠안고 오르내리는 ‘시한폭탄’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술표준원은 새달 말까지 ▲안전관리제도 ▲안전기술 선진화 ▲산업육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승강기 산업발전 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술표준원 피윤섭 연구관은 “앞으로 전국의 신도시에서 엘리베이터 사고가 급증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고예방·대처요령 승강기는 이미 우리 생활의 필수 수단이다. 승강기 사고가 늘어난다고 승강기 자체를 없앨 수 없는 일. 대신 사고 예방 및 대처 요령을 숙지하면 승강기 사고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어린이들이 장난 삼아 버튼을 누르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위험천만하다. 오작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쿵쿵 뛰는 것도 피해야 한다. 기계가 충격을 받아 갑자기 멈출 수 있다. 문에 기대거나 충격을 주는 것도 금물이다. 문짝이 파손되거나, 갑자기 열리면 몸이 엘리베이터 통로로 빠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갑자기 멈추더라도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인터폰 등으로 구조를 요청하고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인터폰이 연결되지 않으면 엘리베이터에 안내되어 있는 유지·보수업체의 전화번호나 119로 신고를 하거나 큰 소리로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린다. 엘리베이터에 오래 머물러도 산소 부족으로 숨이 막힐 우려는 없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계단에 표시된 노란 안전선 안쪽에 서야 한다. 옷자락이나 신발끈 등이 틈새에 끼면 큰 사고로 연결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손잡이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갑자기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면 몸의 균형을 잃을 수밖에 없다. 반대 방향으로 오르는 것도 금물이다. 에스컬레이터 밖으로 몸을 내밀어서도 안된다. 구조물 사이에 끼이면서 크게 다칠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났을 때는 큰 소리로 알려 안전 요원이 비상정지버튼을 누르게 한다. 넘어졌을 때는 최대한 빨리 손잡이를 잡고 일어나야 옷자락 등이 틈새에 말려들어가는 2차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판교 분양가 ‘상투’ 조심”

    “판교 분양가 ‘상투’ 조심”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 신청을 이틀 앞둔 가운데 재정경제부가 27일 판교 아파트에 당첨되면 ‘신형 폭탄’에 맞는 것과 같다는 논리를 펼쳐 논란이 예상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판교 아파트를 분양받기만 하면 모두가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판교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90% 수준으로 설정된 것을 집값의 하한선으로 볼 게 아니라 사실상 ‘상투’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8·31 부동산 대책’으로 연말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고 내년부터는 2주택자에 단일 세율 50%로 양도소득세를 물리게 되면 제 2의 ‘판교발 집값 상승’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 이유를 수요와 공급 2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비율의 강화와 소득수준에 따른 대출로 주택 시장에서 당분간 수요초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내년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하반기로 갈수록 2주택자 중심의 매물이 나와 분당을 비롯해 산본·평촌·과천 등지에선 집값 상승요인이 사라졌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판교 지역의 시세가 시장에서 말하는 분당권의 40평대 15억원까지 갈 가능성은 적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그동안 임대주택과 일반주택이 혼재한 경우 가격 상승률은 크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수서 지구의 경우 동일한 가격으로 분양된 아파트라도 임대주택이 많은 곳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세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됐다. 판교의 경우 임대주택 비율은 수서보다 높은 50%로 책정됐다. 때문에 재경부의 관계자는 “채권입찰에서 최고가를 쓰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라고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다면 모르지만 실수요자의 경우 초기 계약금으로 2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대출을 받을 경우 입주까지 3∼5년간 금융비용만으로 4000만∼60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라고 권고했다. 일각에선 ‘전매’를 전제로 다른 사람과 함께 등기하는 ‘복등기’로 분양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이들을 대상으로 자금출처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어서 법망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교에서 분양받은 주택은 5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한편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 재경부 내부에서조차 판교 중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국·과장들이 적지 않아 ‘판교 폭탄설’에 대한 설득력은 떨어지고 있다. 40평형대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는 한 국장은 “솔직히 분당권보다 입지가 좋고 새로 짓는 아파트의 가격이 그보다 못할 수가 있겠느냐.”면서 “그동안 입지가 좋은 곳의 집값 상승률을 감안할 때 입주할 때에는 지금보다 2배는 오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번 오른 아파트의 가격은 세금을 중과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관련기사 15면
  • ‘배영환·함진·김상길’ 3색展 새달 말까지

    ‘배영환·함진·김상길’ 3색展 새달 말까지

    전시장에 기타가 세워져 있다. 줄은 매어져 있지만 제대로 연주할 수 없을 것처럼 거칠게 만들어진 기타. 판잣집 폐문짝 등 버려진 나무 소재를 자르고 끼워 맞추고 붙여 만든 기타는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그 옆방엔 거대한 녹슨 폭탄이 하나 놓여 있다. 그냥 폭탄이 아니다. 폭탄 위엔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인간들이 산다. 축구도 하고, 사랑도 하고, 바쁜 아침에 모닝커피를 쏟기도 한다. 서울 화동 pkm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Three Stories’전은 진지하면서도 묘한 웃음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작가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군중 대표주자로 꼽히는 배영환과 함진, 김상길 3인.pkm갤러리가 에이스급으로 내세우는 전속 작가들이다. 지하 1층 공간에 설치된 배영환의 ‘남자의 길’ 시리즈는 70,80년대 고단한 삶의 주인공이었던 한국 사회의 가장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의 손때 묻은 폐문짝, 온가족을 먹여 살린 미싱은 조각조각 뜯겨 그럴듯한 기타로 변했다. 버려지고 잊혀진 기억은 작가의 손을 통해 재생돼 이렇게 발언하는 것 같다.‘우리는 과연 쓸모없는 폐기물일 뿐인가. 힘겨운 가정에 꿈을 주고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때의 모습은 의미없이 잊혀져야 하는가?’라고.‘남자의 길’ 시리즈엔 우리 시대 가장들의 노스탤지어적인 서정성이 짙게 배어 있다. 함진은 돋보기로 들여다보아야 하는 세밀한 부분까지 볼 수 있는 미니어처 조각으로 각광받는 작가다.1층 전시공간을 차지한 작품은 거대한 폭탄 위에 인간 군상을 표현한 미니도시. 넥타이를 날리며 지나가는 샐러리맨들, 노인정에 가는 노인, 유아원에 가는 아이…. 개미만큼이나 작게 만들어진 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위에서 불안함을 내포한 채 아둥바둥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다. 강박적일 정도로 사물을 작게 표현하는 함진의 작품세계는 한 발 물러나 우리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2층 전시실엔 사진작가 김상길이 90년대 말에 시작한 ‘모션 픽처(motion picture)’ 시리즈가 걸려 있다. 그의 작품속 이미지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면서도 다양한 상상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다국적 운송회사 직원이 물품을 건네주는 장면을 포착한 모습, 한 여성이 유명 브랜드의 탈취제를 뿌리는 장면 등은 친숙한 듯하면서도, 경직된 표정 때문에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헬멧 4개가 놓여 있는 작품 ‘4분의1’을 들여다보면 헬멧 하나에만 그림자가 있다.“TV만 켜도 온갖 상상이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상상을 스캐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알듯 모를 듯 아리송하다.9월30일까지.(02)734-9467.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레바논 파병, 유럽의 시험대 될것”

    유엔 결의안 통과를 주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조기 휴전을 이끌어 낸 유럽 국가들이 레바논 현지에 파견할 평화유지군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언제 교전이 재개될지 모를 분쟁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정치·경제적 위험부담이 적지 않은 탓이다. 벌써부터 막대한 인명손실을 부른 1990년대 중반 보스니아 평화유지군의 전철을 되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을 대신해 중동의 국제경찰을 자임하고 나선 유럽국가들에 레바논이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프랑스 2000명 파병키로 가장 난처해진 것은 프랑스다. 레바논 주둔 유엔군 병력을 2000명에서 1만 500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 1701호의 밑그림을 그렸던 만큼 병력 파견에도 주도적으로 나서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기 때문이다. 당초 레바논 주둔군을 200명에서 400명으로 증원하는 데 그쳐 국제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프랑스는 24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TV 연설을 통해 파병규모를 2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라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파병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상군 증파가 결국 무장세력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과 함께 유럽에서 군비 지출 규모가 가장 큰 프랑스는 이미 1만 3200명의 병력을 세계 각지에 주둔시키고 있다. 레바논 파병이 완료되면 그 규모가 1만 5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정부의 재정부담이 그만큼 가중되는 셈이다. 프랑스에 대한 현지 정서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1983년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군 58명이 헤즈볼라의 폭탄공격으로 숨진 적도 있다. 사정은 조만간 파병 규모를 발표할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레바논이 ‘제2의 보스니아’가 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보스니아 내전 당시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유럽 국가들은 민병대와의 충돌로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다. 프랑스군에서만 167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정도다. 1994∼95년 보스니아 주둔 유엔평화유지군을 지휘했던 영국의 퇴역장성 마이클 로즈는 “보스니아가 남긴 교훈은 정치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곳에 유엔이 분쟁의 해결사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레바논은 보스니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파병 의사를 밝힌 그리스,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의 경우 프랑스만큼 가용할 병력과 장비가 충분치 않다. 지난해 유럽연합 국가 전체의 1년 방위비는 약 2000억달러로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들이 상대해야 할 헤즈볼라가 미국뿐 아니라 서방국가 모두에 대해 적대적이란 점도 이들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을 통제하려는 서방의 기도에 저항한다는 것을 핵심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일부 나라들에서는 처음부터 파병 거부의사를 밝힌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의 판단이 현명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EU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5일 브뤼셀에서 만나 국가별 파병 여부와 규모를 논의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법조비리수사 축소 논란일듯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23일 김씨에게서 대가성 있는 금품을 받은 조관행(구속)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전직 판사 2명과 박모씨 등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2명, 경정급 경찰관 이모씨 등 모두 5명을 일괄 기소하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현직 검사 1명과 현직 부장판사 4명, 경찰관 2명은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아 사법처리 대신 해당 기관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총경 한 명은 참고인 소재가 확인안돼 내사중지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전·현직 판사 6명, 전·현직 검사 4명, 경찰관 5명, 국회의원 보좌관, 관세청 공무원 등 모두 17명을 적발, 조 전 판사와 김영광 전 검사, 민오기 총경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4월 김홍수씨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 김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에서 판·검사 로비의혹이 담긴 메모와 다이어리 등을 압수해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이 같은 수사 결과는 김씨가 사건이 불거지기 전 본지 기자와 만나 “판·검사 60∼70명에게 돈을 건넸다.”고 언급한 내용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축소수사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검찰이 밝힌 금품로비 규모는 “김씨가 연간 6억∼7억원을 판검사 관리비용으로 썼다.”는 김씨 측근의 진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관련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씨가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될 경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폭탄선언’을 할지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법조브로커 명단을 작성해 이 명단을 조직 내에 공유함으로써 브로커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은 24일 법조비리 재발방지책을 종합발표할 계획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쿠르드족 대학살’ 실체 드러났다

    ‘대학살 증언’이 이어지는 동안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쿠르드족 생존자의 증언이 이어지자 발끈한 후세인은 “누가 그따위 말을 하도록 시켰느냐.”고 증인들을 윽박질렀다. 22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린 후세인 2차 공판은 여전히 공포와 슬픔에 잠긴 생존자들이 눈물을 떨구고 가해자가 큰 소리로 결백을 주장하는 풍경으로 일관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안팔작전’으로 불리는 후세인 정권의 쿠르드족 대학살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군이 살포한 화학무기로 인해 2000여개의 쿠르드족 마을이 초토화됐고 5만명 이상이 숨졌다. 후세인 정권은 1987년부터 1년 동안 쿠르드족 분리독립 운동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 1987년 4월 이라크 북동부 쿠르드족 바라산 마을의 생존자 알리 무스타파 하마는 피고인석에 앉은 후세인을 바라보면서 “사방에서 비명을 질러댔고 신을 부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투하한 폭탄에서 마치 과일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몇분 후 사람들은 토하기 시작했고 눈이 타들어가는 격렬한 고통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의 주민인 나지바 아메드는 “오로지 신만이 그날 밤의 참상을 정확히 알 것”이라고 법정에서 울부짖었다. 후세인은 끝까지 안팔 작전은 반정부 쿠르드족 게릴라와 이라크에 침투한 이란 군인을 소탕하기 위한 것으로 무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학살 심리를 계속키로 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서유럽 ‘동구 이민자’ 논란

    ‘동구권 이민자가 몰려와 서유럽 일자리를 싹쓸이할 것이다.’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언론들은 요즘 연일 이런 부류의 보도와 전문가 경고를 싣고 있다. 과연 그럴까.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2일 동유럽 이민자에 대한 공포가 근거 없는 히스테리에 불과하다며 ‘일자리 싹쓸이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1면 기사를 내보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내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대해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동유럽 노동력을 원하고 있지만 정치권 반발이 만만치 않다.●정부, 동구 이민자 개방에 고심 노동당은 지난 2004년 새로 EU에 가입한 10개국에서 60만명이 영국 경제로 편입됐다면서 “이제는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난주 실업률이 지난 6년 이래 최고치에 이른 점도 이민자에 대한 강경 입장을 부추겼다. 반면 14개 영국 건설사 모임은 “값싼 임금과 관계없이 우리는 숙련된 장인이 부족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언론들은 대부분 이민자들이 영국의 학교와 병원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거덜내고 건설 부문 임금의 하락을 초래하며 폭력 범죄의 증가, 심지어 에이즈(HIV)의 범람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이민조언서비스(IAS)의 사무국장 케이스 베스트는 “이 모두가 무지와 편견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얼마나 많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인이 영국으로 들어올 것인가. 개방 첫 해에 5만 6000명이 들어온다는 설부터 20개월 안에 30만명이 몰려올 것이란 추정까지 들쭉날쭉이다. 한마디로 공신력 있는 추산치가 없다.●‘이민자 공포’ 부추기는 보도 범람 데일리 메일은 지난 17일 동구 이민자가 실업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그러나 전체 고용자수가 늘고 있는 긍정적 현실은 보지 않은 것이라고 IAS는 지적했다. 지난달 고용자수는 2894만명으로 1971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더 선은 지난 18일 이민자가 늘어난 최근 몇년 사이 육체 노동자 수입이 50% 떨어졌다고 전했지만 지난 6월 평균 소득은 성과급을 제외해도 1년 전보다 3.9% 늘었다. 지난 20일 피플은 불가리아 마피아가 헤로인, 매춘, 총기류를 들여와 범죄를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불가리아는 범죄율이 유럽 평균보다 낮고 치안상태가 덴마크나 호주보다도 좋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지난 20일 루마니아 10대를 ‘HIV 시한폭탄’으로 비유했다. 루마니아의 에이즈 보균자는 전체 인구의 0.7%로 영국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더 타임스는 지난달 31일 넘쳐나는 이민자들로 학교와 보건 서비스가 축날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컨설팅기업 ‘언스트&영’은 전체 노동력의 8%를 차지하는 이민자가 국내총생산(GDP)에 10% 기여하며, 이는 세수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영화와 드라마의 한류를 보며

    [이현세 만화경] 영화와 드라마의 한류를 보며

    프로는 돈이고 아마추어는 공짜다. 프로가 그리는 만화는 돈을 지불하고 봐야 한다. -물론 요즘 온라인에서는 무료로 제공도 하고 보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마추어가 그리는 만화는 대다수 공짜다. 그래서 프로작가의 만화가 형편없으면 독자는 분노한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만화가 재미없으면 그냥 웃고 만다. 작가가 유료를 목적으로 출판을 결심하는 그 순간, 작가에게는 독자에게 최소한의 정보나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서비스 책임이 주어진다. 이걸 무시하는 창작은 엉터리다. 너는 재미없지만 나는 재미있다고 강요해서 보게 하는 만화는 얼마나 끔찍한가. 세상 살기 싫은 기분일 때도 예약이 된 프로가수는 일정에 따라 무대에 올라야 한다. 온 세상을 저주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무대에 오른 이상 개그맨이나 코미디언은 관객을 웃겨야 한다. 부모상을 당하고도 무대에 올라 관객을 웃겨야 했던 코미디언 배삼룡 선생의 유랑극단 시절의 비화는 그래서 너무나 유명하다. 프로는 약속과 책임이고 그것은 서비스 정신과 함께한다. 나는 20년 이상을 신문과 잡지에 연재를 해왔다. 그 긴 시간동안 할머니와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6년 동안 ‘천국의 신화’를 가지고 법정투쟁도 했으며 만화를 그리는 행위가 죽기보다 싫을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내 사정이 힘들다고 해서 독자들이 그 사정을 헤아려서 조금 재미없어도 또는 좀 성의 없이 그렸어도 용서해 준 적이 없었다. 재미있으면 열광하고 재미없으면 덮을 뿐, 작가를 봐서 그 만화를 애써 봐 주지는 않았다. 위기의 한국영화가 역동적으로 살아나고 드라마의 한류 열풍이 거세다. 한국의 문화상품을 대표해서 공격적으로 제작이 되고 있고 다른 문화상품들은 영화나 드라마의 성공사례를 너도 나도 연구 중이다. 확실히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는 대단해졌다. 영원히 만화의 영역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SF나 팬터지, 무협, 스포츠 소재 분야까지 점령해버렸다. 그런데 이 승리자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면 영 미덥지가 않다. 그것은 아직도 프로정신이 곳곳에서 실종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민영화가 된 대작 전쟁영화에서 국방군 철모를 쓴 주인공의 긴머리는 지저분하게 목덜미에 매달려 있고 인민군은 철모는 모두 어디에 두고 왔는지 폭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쟁터를 작업모 하나 달랑 쓰고 미친개들처럼 뛰어다닌다. 피아간에 구별 없이 조연들의 머리는 마치 출연자 마음대로 결정한 듯이 장발투성이다. 다른 많은 조폭영화나 비슷한 유형의 영화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경이든 순경이든 가리지 않고 경찰모 뒤에 지저분하게 매달린 긴 머리가 눈을 찌푸리게 하고 심지어 장발단속으로 서슬이 시퍼렇던 유신시절의 경찰서장도 장발위에 경찰모를 쓰고 인질범과 대치해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경찰서장이라서 현장 분위기를 함께 공유할 수 없다. 요즘 모공중파에서 방영하고 있는 광복전후의 우리 근대사를 다루고 있는 대형 드라마도 이런 꼴불견은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공무원들이나 군인, 그리고 경찰들의 복장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엉터리다. 물론 상황은 짐작이 간다. 주연을 제외한 모든 배우들은 여기저기 겹치기 출연을 해야 하니 고구려에서 참여정부까지 뛰어다니려면 머리를 깎기 힘들고 연출자는 그 배우의 머리를 입맛에 맞게 깎자면 몇배의 출연료를 줘야 하니 난감할 것이다. 그동안 제작자들은 제작비와 제작기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한국현실을 감안해서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 그런 사소한 옥에 티는 제쳐두고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를 봐달라고 호소해 왔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산업이 영화나 드라마가 된 지금 더이상 제작비 타령은 설득력이 없어진 듯하다. 시장은 커지고 제작비는 하염없이 치솟고 있다. 천문학적인 홍보마케팅비와 스타배우들과 스타감독들의 개런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품과 조연 배우들의 리얼리티에 대한 투자이다. 이제는 관객의 눈에도 조연들이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도 돈을 벌기 위해 그 분야 최고의 프로들이 제작하는 것이라면 약속과 책임, 그리고 서비스정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머리를 깎기 싫으면 출연을 말든지 머리를 깎지 않으면 출연을 시키지 않으면 된다. 모처럼 찾은 영화관에서 보여주는 억지춘향의 몰골은 관객을 우롱하는 것이고 쉽게 보는 드라마라고 해서 행여 이 정도야라고 한다면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위다. 정말이지 장발단속을 하는 근엄한 경찰관의 장발을 보면 코미디보다 더한 코미디가 되고 그 코미디는 실소를 넘어 참담해지기까지 한다.
  • [열린세상] 정책에 시장접근방식 도입해야/ 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각종 정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요란하다. 경기부양, 부동산, 자유무역협정(FTA), 지역혁신, 과학기술, 전시작전통제권 등 거의 모든 정책이 혼란을 낳으면서 국민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가적 주요정책에서 수요와 공급 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결정된 정책마저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서 비롯된다. 부동산 정책만 해도 정부는 부동산 보유의 적절성에 대해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는지 ‘세금폭탄’이라는 극단적인 용어까지 써가며 종합부동산세·양도세·보유세 등 정책 가격을 높이면서 각종 정책을 쏟아내왔다. 반면 정책 수요자인 일반 국민은 이런 정책 가격이 너무 비싸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고, 실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 정책시장에서 정책의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높은 가격이 설정돼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정책도 문제다. 정부의 신기술 개발 지원정책이 성과가 미흡하고, 수요자인 기업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지 않거나 오히려 연구개발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 체제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대기업들이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에서 가능한 한 빠지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정책의 공급에 대해 수요자인 기업들이 정책 가격이 너무 높고 정책의 양이 과잉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수급 불일치와 효율성 저하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기획·수립·집행 과정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즉 정부 주도의 과도한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 벗어나 이해당사자들, 즉 현안에 대한 정책의 수요자·공급자 간 견해(정보)가 공개되고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도록 시장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정책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일정조건 하에서 정책 선택의 가격과 양을 결정하는 시장접근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런 정책시장에서 정부는 이해당사자로서 한 축을 담당하면서 시장 형성과 성공적 운영을 위해 촉매(facilitator) 역할을 수행하고 기회주의적 행동 등 실패 요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 된다. 예를 들면 국가간 자유무역협정 정책의 수립 및 체결 과정에서 관련 정부 부처와 제조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주체들 간에 각기 수요자로서, 공급자로서 의견개진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정책의 유효가격과 범위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과학기술 정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결정보다는 이해당사자들인 과학기술 개발의 수요·공급자, 금융기관, 기술중개 기관, 경영·법률·품질검사 등 기업지원 서비스기관 등 유관기관이 과학기술 시장에서 만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 컨소시엄간의 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경쟁력이 강하고 효율적인 컨소시엄을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개별 기능을 수행하는 많은 기관이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이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기관을 구조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책의 기획 및 평가, 업무체제의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일시 높아질 수 있으나 갈등이 낮아짐에 따라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실현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정책에 시장접근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얻을 추가적인 효과는 지난 몇년간 이해관계의 극심한 대립을 통해 심지어 사회 해체의 우려까지 낳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경쟁 극대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협력하지 않고서는 생존·발전할 수 없다는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세계적 경영학회지인 ‘하버드경영연구’(Harvard Business Review)가 2000년 1·2월 첫호에서 21세기형 발전전략으로 경쟁과 협력의 동시 추진을 뜻하는 공진(Coevolution)을 들고 있는 데 주의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 항공… 항만…독일선 열차 테러기도 ‘충격’

    이번엔 열차! 독일 검찰이 지난달 31일 도르트문트와 코블렌츠 기차역의 열차 안에서 발견된 ‘폭탄 여행가방’과 관련, 추적 중이던 2명의 용의자 중 레바논 출신 대학생을 19일 체포하자 많은 독일인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독일 검찰이 3주 전에 폭탄이 발견된 사실과 함께 이를 인명 대량살상을 겨냥한 테러 기도라고 발표한 이튿날에 검거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발견된 2개의 여행가방에는 가솔린, 프로판가스, 액체 폭발물이 든 물병, 알람시계 등이 들어 있었으며 아랍어로 쓰여진 메모와 레바논의 전화번호, 역시 아랍어 상표의 풀이 발견됐다. 가방 속 폭탄은 도르트문트와 코블렌츠역으로 열차가 도착하기 10분 전에 동시 폭발하도록 타이머가 맞춰져 있었다. 경찰은 폭탄이 제조 과정상의 결함 탓에 터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당국은 쾰른역 구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용의자 2명의 비디오 화면을 공개했고, 제보자에게는 5만유로(약 6000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비디오 화면에서 두명의 용의자는 머리카락이 검정에 가까운 어두운 색으로 독일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채 바퀴가 달린 가방을 끌고 있었다. 사진이 공개된 이튿날 경찰은 북부 킬 역에서 유세프 모하메드(21)를 검거했다. 경찰은 모하메드의 지문과 DNA 샘플이 열차 안에 여행가방을 놔둔 사람의 것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2004년 독일에 입국해 킬에서 살고 있던 모하메드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을 접목한 학문인 메카트로닉스를 전공하고 있었다. 경찰은 100명의 수사요원이 두번째 용의자도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열차테러 기도에 레바논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테러 조직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용의자들이 개인적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테러 조직의 명령에 따라 행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내무장관은 유사 테러 기도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마드리드와 런던에서처럼 대중 교통시설에 대한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선 역 구내와 열차 등에 감시카메라 설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공항 승객 행동탐지관 배치 논란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미국내 주요 공항에 행동이 의심스러운 승객들을 감지해 내는 행동탐지관들을 배치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항의 보안기법을 모방한 이 행동탐지 기법은 승객들의 폭발물이나 총기, 도검류 등을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인상과 태도 등을 토대로 승객들이 뭔가 나쁜 의도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액체 폭탄을 이용한 항공기 테러 음모가 영국에서 적발된 이후 보안당국은 내년 말까지 수백명의 행동탐지관을 훈련시켜 미국내 주요 공항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혀 반발을 사고 있다.뉴욕 연합뉴스
  • ‘미국행 항공테러 음모’ 조작의혹

    세계를 경악케 한 여객기 동시테러 미수사건과 관련, 실체가 조작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항공테러 음모라는 당국 발표에 걸맞지 않게 드러난 증거가 빈약한 데다 단서를 제공한 파키스탄 당국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제3세계 전문 통신인 IPS는 용의자들이 체포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경찰 발표를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들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영국 무슬림들을 중심으로 사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18일 전했다.●의혹1. 폭탄 증거물 정말 있나 우선 제기되는 의혹은 ‘액체폭탄’의 실체다. 전날 경찰이 런던 북부 하이와이콤브의 숲에서 폭탄 부품가방을 발견했다는 BBC 보도가 있었지만 경찰은 자세한 내용을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용의자들에 대한 정보는 경찰이 흘리거나 제3자를 통해 나온 간접 진술뿐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용의자들의 집과 직장, 심지어 집 근처 인터넷 카페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결정적 물증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의혹2. 항공권도 없이 공중테러? 검거된 24명의 용의자 가운데 항공권을 구매한 사람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체포된 시점에서 며칠 안에 테러를 감행하려 했다는 경찰 발표와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용의자 한명은 이미 풀려났다.존 프리스콧 부총리가 16일 한 무슬림 단체와 면담에서 “모든 용의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도 경찰 수사에 무리한 대목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의혹3. 사상 최악 테러에 블레어는 휴가? 토니 블레어 총리의 행적도 논란이다.현지 언론은 블레어 총리가 카리브해에서 휴가를 즐기다 존 리드 내무장관으로부터 사건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가 휴가를 떠나기 하루 전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즐기던 더글러스 알렉산더 교통부 장관이 호출을 받고 급히 업무에 복귀했다는 점이다. 공항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돌아왔다는 해명이었는데, 주무장관이 급히 돌아온 마당에 총리는 다음날 유유히 휴가를 떠난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의혹4. 파키스탄 정보는 믿을 만한가 음모를 적발한 결정적 단서가 파키스탄에서 나온 점도 무슬림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다. 기야수딘 시디키 영국 무슬림협회 사무총장은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국내 입지가 몹시 불안하다.”며 “미국과 영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슨 일이든 벌일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직전 영국 정보부가 공개한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조작으로 판명난 점, 지난해 7·7 런던 테러 직후 영국 경찰이 브라질인 메네제스를 테러범으로 오인, 살해한 사건도 이번 발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월드이슈] 차별받는 이민 2·3세 ‘자생적 테러범’으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0일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음모는 겉으로는 유럽 사회에 동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민 2세들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의 변신을 꿈꾸며 끔찍한 계획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지구촌의 공포를 더욱 키웠다.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축구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비치지만, 실제로 이들은 유럽 문화에 결코 동화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공격 같은 ‘순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것이 영국 경찰이나 미국 국토안보부 등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음모 용의자들이 실제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이들과 알카에다를 섣불리 연결지으려는 데 정치적 저의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실제로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 단계에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물론 이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유럽과 미주 대륙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바꿔야만 이들을 근절할 수 있다는 반성과 교훈은 논란과는 별도의 몫으로 남는다. ●테러리스트는 이웃에 있다 런던 동부 외곽에 있는 퀸즈로드 104번지. 이슬람 모스크 맞은편의 허름한 벽돌집 앞을 경찰관 2명이 지키고 서 있다. 파키스탄인들이 드나드는 미장원 바로 옆의 이 집에서 런던발 항공기 폭파 음모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의과대학생 와히드 자만(22) 가족이 살고 있다. 와히드의 친구인 아민은 “어릴 때부터 줄곧 알고 지냈지만 그는 성실하고 조용하며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라며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네 식품점 주인도 그에 대해 “정치에 별로 관심 없으며 다른 젊은이들을 잘 도와주던 착한 무슬림 청년’이라고 말했다. 와히드처럼 평범한 겉모습의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알카에다를 연결짓는 고리는 이들이 대부분 파키스탄계 이민 2세들이며 파키스탄으로부터 테러 실행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의자 일부는 지난해 7·7 런던테러 실행범인 시디크 칸, 세자드 탄위르와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종교학교 ‘마드라스’에 다닌 것으로 영국 경찰은 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음모를 사전 분쇄하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당국은 자신들이 직접 검거한 7명 중 이번 음모의 주동자격인 라시드 라우프(27)와 마티우 라만(29)이 알카에다 고위직과 연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우프는 2004년 4월 영국 버밍엄에서 숙부가 피살된 사건 직후 출국했으며, 파키스탄에서 인터넷을 통해 영국의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범들을 급습한 현장에서 자살 공격을 다짐하는 ‘순교 테이프’를 발견했으며, 이같은 방식은 9·11과 비슷한 알카에다 특유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은 16일 이번 테러 음모의 실행 자금으로 지난해 파키스탄 지진 구호자금이 지원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수사당국의 전언을 전하고 있다. ●종교적 극단과 정부에 대한 증오의 결합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라임 알라프 연구원은 “영국의 다문화 모델이 이제 이민 가정의 자녀에게도 정착됐음을 보여준다.”며 “모두 영국식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사회 적응도 훌륭하게 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영국을 왜 공격하는지가 큰 의문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자생적 테러가 고착화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민 2,3세들이 느끼는 차별과 사회에서의 소외감을 들 수 있다. 런던 동부의 무슬림 거주지역인 월섬스토에 사는 이브라임은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고 영어도 완벽하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완전히 영국 사회에 동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내 무슬림 청년의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같은 또래의 영국 젊은이 실업률이 2.8%인데 비하면 매우 높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의 극단에 가까운 종교적 보수성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좇는 영국 정부에 대한 증오심도 자생적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카슈미르 출신 무슬림들의 경우, 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사원에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젊은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부시 행정부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혹은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점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 테러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160만명의 영국내 무슬림 가운데 20%는 자폭 공격을 가하는 범인들의 심경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70%가 테러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18%는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어떤 충성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슬람 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 세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영국에 이민와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것을 추구한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해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처럼 적(미국과 영국)을 상대하면 안된다고 결심한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성급한 연결은 잘못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들을 연결짓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알카에다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쇄하기 전의 조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나아가 알카에다가 이미 국제적인 규모의 테러를 조직할 수 있는 힘을 잃고 사회운동의 ‘두뇌´로 전환했다는 분석으로 나아간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테러조직을 이해하며’라는 저서를 낸 마크 세이지먼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슬람식 사회운동에 뛰어들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다만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역시 CIA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적이 있는 마이클 슈어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훈련이나 자금 모집을 통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관계가 지휘나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알카에다가 지휘계통을 갖춘 조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러나 지휘도 없고 통제도 없는 맹목적인 모방자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논리다. lotus@seoul.co.kr ■ 인터넷서 모의·폭탄제조법까지 익혀 ▶자생(homegrown) 테러란. -2001년 미국의 쌍둥이 빌딩 등을 폭파한 9·11 테러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일어났다면 자생 테러는 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이 국제조직과 연계하거나 영향을 받아 자국민을 상대로 공격을 자행하는 경우다.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지난해 런던 7·7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 특징은. -인터넷 등으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다. 인터넷은 국제 정세를 배우고 폭탄 제조법까지 습득하는 총체적 학습장이다. 이들의 방에선 자살폭탄 ‘순교자’의 비디오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지난 6월 사전에 적발된 캐나다 테러처럼 토론토 교외에 군사훈련 캠프를 차리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훈련을 받고 오는 경우도 많다. 파키스탄 이슬람 학교 ‘마드라스’가 원리주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가 테러리스트가 되나. -어려서 이민을 왔거나 태어난 이민 2세들이 정체성 위기를 겪다가 국내·외의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접촉,‘지하드(성전) 세대’가 된다. 일부는 유복한 가정의 자녀들로, 캐나다 테러의 경우 중산층 10대가 5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웃들은 이들이 원래 평범했다고 증언한다. 마드리드 테러의 한 가담자는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었고 거사일 직전에도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사인을 받아낼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축구와 음주, 돈벌이를 싫어한다. ▶이들은 왜 테러에 가담하나. -전문가들은 무슬림 이민사회의 높은 실업률 등 ‘통합 실패’를 꼽는다. 무슬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앵그리 영 무슬림’을 낳고 있다. 영국에선 ‘파키, 파키’라며 연거푸 말하는 것은 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이민자를 경멸하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의 편향된 중동 정책이 기름을 붓는다. 이라크 전쟁은 테러 분쇄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바로 그 전쟁 때문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다시 과격 조직에 가담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제조직과의 연계는. -알카에다는 더이상 단순한 테러조직이 아니다.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알카에다는 이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 반미·반이스라엘·반서구·반세계화 등을 의미하는 넓은 의미의 사회운동 ‘카에디즘’이 더 무섭게 번지고 있다. 알카에다의 직접 지휘를 받지 않고도 카에디즘을 신봉하며 그들의 수법을 따라한다. ▶자생 테러의 심각성은 어디에. -미국과 그 우방국은 9·11 이후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자생 테러는 도처에서 터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 싹트는 ‘적’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기는 더 어렵다. 시민들의 공포감은 그만큼 더 커지고 이질적 사회집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따돌림도 자라난다. 서구의 무슬림 사회는 또다른 테러의 피해 집단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상대적으로 감시 소홀한 여성 가담늘어 ‘테러리스트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10일 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용의자 24명 가운데 3명의 여성과 어엿한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 대학 교육까지 마친 청년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어느 순간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지적했다. 이들은 극단주의자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쓰임새가 넓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여성이 테러에 관련된 것은 “우리들이 테러리스트에 대해 가졌던 기존 관념을 모두 내던지는 것”이라고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싱크탱크 란드 법인의 정책 분석가 파르하나 알리는 말했다. 런던 동부 월섬스토에서 체포된 코사르 알리(23)는 생후 8개월된 사내 아기를 둔 어머니였다. 영국은행은 지난주 그녀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그녀는 남편 아메드 압둘라 알리와 함께 구금됐다. 이들 부부는 액체 폭탄을 젖병에 넣어 기내에 들어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드 법인의 알리는 “최소한 3명의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이 이라크에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미군 호송대에 자폭공격을 가했던 벨기에 여성은 최초의 서양인 여성으로 성전이란 이름 아래 테러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여성도 남성처럼 분노하고 환멸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권력 기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훌륭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슬림 극단주의 집단에서 여성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 활동하기보다는 자금을 운반하거나 급사로 일하며 무기를 나르는 일 등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이번에 검거된 여성들이 항공기 테러 음모를 꾸민 조직의 일원일 것이라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 기술(IT)과 같은 보조 업무에 얼마든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기가 자폭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공항 보안요원들은 승객들이 갖고 오는 젖병에 폭발성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맛보아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수하물 1만여개 실종 성냥 반입에 긴급 착륙

    16일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해 미국 워싱턴DC를 향해 비행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923편이 한 수상한 승객 때문에 보스턴에 긴급 착륙했다. 182명의 승객과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이 여객기 한 승객은 기내 반입이 금지된 성냥과 스크루 드라이버, 바셀린, 알 카에다가 언급된 노트를 소지한 채 올라 기내에서 `수상한 행동`을 했다고 공항 관계자가 전했다. 조종사가 긴급착륙을 보고하자 전투기가 호위에 나서 보스턴 로간공항에 내렸다. 항공기 동시 테러 음모가 적발된 지 엿새가 흘렀지만 런던 히스로 공항을 비롯, 영국내 공항들은 여전히 100%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운항 취소와 지연이 잇따라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검색대 통과 직후 탑승구 앞에서 또 일일이 승객들의 휴대품에 대한 이중검색을 벌이는 미국 공항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바셀린등 반입금지물품 소지 테러 음모 적발 이후 엿새동안 700편의 운항을 취소했던 브리티시 에어웨이(BA)는 수하물 1만여개를 분실한 사실이 드러나 곤란한 지경에 몰려 있다.BA는 전날에만 미국행 4편 등 런던발 52편의 운항을 취소한 데 이어 이날도 46편을 취소했고 저가항공사인 라이언 에어도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출발하는 8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BA와 히스로 공항 등 영국내 7개 공항을 관리하는 공항관리국(BAA)은 서로 상대에 책임을 미루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BA는 아무리 보안 검색이 강화됐더라도 BAA가 잘 대처했으면 운항편 취소나 지연, 수하물 분실 같은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BA는 다른 항공사들과 연대해 BAA에 보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운항 취소 등에 따른 영국 항공사의 하루 손실액은 5000만파운드(약 950억원)에 달해 전체 보상 요구액은 최고 3억파운드(약 5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언 에어도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가 여행객들의 인종, 종교, 출신 국가들을 기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더타임스 보도에 무슬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런던경시청 간부는 “(이런 식으로 하면) ‘무슬림 청년’만 집중 검색할 수 있어 공항에서의 혼잡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파문을 확대시켰다.●신발 폭탄 X레이 감지 못해 실랑이 미국 공항은 상대적으로 영국보다 평온한 편이다. 영국과 미국의 기내 반입 품목이 달라 혼동하는 승객들의 불만이 잇따르는 정도다. 그러나 물밑에선 공방이 치열하다. 승객들의 신발을 벗겨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하도록 의무화한 정부 지침의 실효성 여부를 놓고 입씨름이 한창이다.AP통신이 입수한 지난해 4월 국토안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 검색대는 전혀 폭발물을 감지해 내지 못했다.그러나 이 보고서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들 검색대에 대한 보완 조치는 전혀 없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러나 교통안전국(TSA)은 문제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스리랑카 고아원 폭격 여학생 210여명 사상

    스리랑카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 선언이 공식 파기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깨진 상황이다. 스리랑카 정부군은 14일(현지시간) 반군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장악한 북부 무라이티브 지역의 고아원을 공습해 이곳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던 10대 여학생이 적어도 61명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무라이티브는 정부군과 LTTE의 교전이 치열한 자프나 반도에 인접해 있다. 정부 대변인은 그러나 “(이같은 보도가) LTTE의 주장일 뿐”이라며 “우리는 LTTE의 훈련시설을 표적으로 해 무장 반군 수십명을 제거했다.”고 반박했다.하지만 LTTE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2002년 휴전이 성립된 이후 최악의 민간인 피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도 콜롬보의 중심가에서도 이날 차량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폭발물을 실은 3륜차가 파키스탄 대사와 에스코트 차량 행렬에 돌진해 7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대사의 차량도 크게 부서졌으나 대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파키스탄은 스리랑카 정부군에 무기를 대주는 나라들 중 하나다. 따라서 파키스탄 외교관을 겨냥한 LTTE의 테러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파키스탄에서도 남서부 쇼핑센터에 2건의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당국은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를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군과 LTTE는 지난달 하순 동북부 무투르에서 상수원 봉쇄 문제로 전투를 재개해 지난 11일부터 최북부 자프나 반도까지 교전이 확대됐다.LTTE가 트린코마리 지역의 상수원을 장악한 뒤 물 공급을 중단시키자 정부가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정부와 반군 모두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강남 급매물 지금 살까? 말까?

    “강남 급매물 지금 사요?” 세금 폭탄,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등으로 최근 강남의 재건축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심심찮게 나오면서 이같은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주택시장 경기가 연일 하락세를 잇고 있어 대기 수요자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은 매수 타이밍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 진입을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급매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43평형은 시세가 19억 5000만원선이지만 현재 이보다 2억원 이상 싼 17억 6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다. 이는 지난 3월 시세 수준이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아파트 43평형은 현재 호가가 12억원인데 11억 5000만원짜리 매물이 있다. 서초구 잠원동 우성아파트 38평형은 호가가 10억∼10억 5000만원 선이지만 현재 9억 7000만원에 급매가 나와 있다. 잠원동 롯데캐슬 42평형도 13억 5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최근 전세를 낀 12억 5000만원짜리 매물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매물의 경우 급전이 필요해 내놓은 것이 많은 만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매도 시기와 잔금납부 시기 등을 잘 따져보고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통상 계약부터 잔금 납부까지 1∼2개월이 소요되지만 급매물은 보름을 넘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리 자금을 마련해 놓고 권리 관계를 잘 따져본 뒤 매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된장녀’ 낙인 댓글 폭탄

    ‘된장녀’ 낙인 댓글 폭탄

    취업 준비생 권모(25·여)씨는 지난 1일 주간지 인턴기자로 일하는 대학 후배의 부탁으로 인터뷰를 했다가 하루 아침에 ‘된장녀’가 됐다. 후배는 “된장녀와 대비되는 사람을 취재하려 한다.”고 했지만 막상 8일자로 나온 기사 내용은 딴판이었다.‘우리가 모르는 된장녀의 진실’이란 제목의 기사는 ‘구두와 속옷을 사려고 식비까지 아끼는’ ‘손톱과 발톱 가꾸기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등으로 통용되는 된장녀의 이미지에 권씨를 억지로 꿰어맞춘 듯했다. 실명과 함께 대문짝만 한 사진이 실린 잡지는 수만부씩 뿌려졌고, 인터넷포털에도 실렸다. 그러자 ‘외국물 먹고 놀면서 부모 돈으로 사치나 부리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살 이유가 없다.’ ‘너 같은 된장녀는 취업 안 되는 게 당연하다.’ 등 악성 댓글이 빗발쳤다. 권씨는 “대학 내내 장학금으로 등록금과 어학연수까지 해결했고 과외로 용돈 벌어 학과 수석으로 졸업했는데, 이렇게 매도당하니 억울한 마음에 울고싶은 생각뿐”이라고 했다.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된장녀’ 논란이 개인 명예훼손으로 비화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 주간지에 의도치 않게 된장녀로 묘사돼 피해를 본 여성 2명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법원에 내기로 했다. 뚜렷한 정의나 실체도 없이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들만 결합된 일종의 ‘언어폭력’이란 지적을 받아온 된장녀가 결국 소송사태로까지 번진 것이다. 권씨와 함께 기사에 실린 대학생 신모(23·여)씨도 화를 당했다. 얼굴 사진과 함께 ‘스타벅스 마니아’라는 제목으로 실명이 실렸다. 악성 댓글이 수백개 달렸고 신씨의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어학연수 시절 스타벅스 종업원들과 친해져 스키여행까지 다녀왔다는, 사실이 아닌 얘기도 기사화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지난 10일 잡지사를 찾았지만 이들은 “네티즌 댓글은 신경쓰지 마라. 기사 의도가 그런 게 아니다.”고만 했다. 주간지 기사와 함께 앞뒤 재지 않는 네티즌들의 ‘마녀사냥’식 공격도 이들의 상처를 키웠다. 네티즌들은 지난해 6월 ‘개똥녀’를 시작으로 ‘엘프녀’ ‘시청녀’ ‘5분 대기녀’ 등으로 일부 여성들을 매도해왔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논리적인 논쟁을 못하고 보수·진보, 남성·여성 같이 쉽게 갈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구도로 끌어가 집단적 불만을 표출하는 인터넷 ‘하수구 문화’의 전형이다. 남성 중심사회의 우월적 지위가 점차 사라지면서 남성들의 피해의식이 비아냥거림으로 표출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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