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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타나모선 재미삼아 때리더니 이라크선 연습삼아 민간인 저격

    “미군 저격수들이 ‘군수품 미끼’로 이라크인을 사살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BBC방송 등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미군 제501보병여단 1대대 저격소대 대원들이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저격소대 대원들은 총기류나 플라스틱 폭탄, 도화선 등을 노상에 떨어뜨려 놓고 멀리서 이를 지켜보다가 이 물품을 가져가려는 이라크인들을 총으로 저격해 살해했다. 이러한 사실은 워싱턴포스트(WP)가 이라크에서 민간인을 사살한 뒤 죽은 사람의 주머니에 철사꾸러미를 넣어 사살 행위를 정당화하려 한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된 미군 저격수의 가족으로부터 법정진술 문건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WP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저격소대장인 매튜 P 디디에 대위는 “우리는 물건을 길거리에 놓고 지켜본다. 누군가 이 물품을 발견하고 집어가려 하면 이 사람이 그 물건으로 미군을 공격할 것으로 가정하고 저격한다.”고 진술했다. 저격소대 대원들은 모두 이 작전을 알고 있었으며 이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고 WP는 덧붙였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그후 한달(상)] 자살공격 올들어 103건…악몽 종식 먼길

    [아프간 피랍자 석방 그후 한달(상)] 자살공격 올들어 103건…악몽 종식 먼길

    한국인 피랍사태가 끝난 지 오는 29일로 한 달, 결국 승자는 없었다. 27일 현재까지 탈레반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정부도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인질극을 벌였던 탈레반은 최악의 테러 집단이라는 악명을 높였으며, 아프간 정부는 ‘카불 정권’이라는 오명을 떨쳐내기 위해 무장세력 소탕전을 강화하고 있지만 탈레반은 건재하다는 소식만 들린다. 피랍사태 종결 뒤 아프간 정세에는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 점은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격 강화로 탈레반 사상자가 급증한 데서 엿볼 수 있다. 교전으로 숨진 탈레반군은 9월1일 60여명 등 한 달 새 200여명에 이른다. 올 들어 8월까지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한 아프간 국내 희생자 숫자와 맞먹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아프간에서 일어난 자살공격이 올 8월까지 103건으로, 이라크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고 최근 보도했다.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납치가 우연이 아니며, 앞으로도 아프간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아프간 연합군도 다급해진 듯하다. 독일은 지난 주 아프간 파병을 내년 10월까지 1년 연장하기로 내각에서 의결한 바 있다. 병력도 3000명에서 500명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연합군의 공세가 강화될수록 탈레반의 저항도 강력해지고 있다. 무장세력들의 국제협조가 견고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이 탈레반에 철갑탄 등 군수품을 제공한 증거가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대공 미사일, 로켓 추진 수류탄 발사기 등 중국산 무기가 유입됐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반면 군사작전으로 인질사태 해결을 바라던 아프간 정부는 협상 주도권을 한국에 넘김으로써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아프간 의원은 “협상 과정에서 탈레반에 적법성과 대중성, 독자성이 부여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탈레반은 아프간 인접국 파키스탄의 정부군에 타격을 주는 등 그 세력이 좀체 움츠러들지 않고 있다. 따라서 갈수록 격렬해지는 교전 속에 자칫 ‘제2 이라크전’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적잖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4) 부동산 거품 후유증 앓는 호주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4) 부동산 거품 후유증 앓는 호주

    호주 서민들이 치솟는 대출금리와 임대료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침체의 터널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침체기간이 길어지면서 시장에 여러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깡통주택이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인 지난 2000∼2003년 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서민의 상당수가 부동산시장이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은행빚보다 집값이 싼 마이너스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정부의 강력한 금리정책도 한 몫을 한다. 존 하워드총리가 집권이후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금리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초강수에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돈으로 집을 산 서민들이 이자마저 못내 은행들의 부동산 압류가 늘어나고 헐값에 경매 처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6.25%로 6년 만에 최고 수준. 시중은행들의 대출이자율은 무려 8.07%로 이자폭탄을 맞고 있다.‘부동산 상투’를 잡아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악몽으로 바뀐 셈이다. ●고금리 초강수에 집값 반토막 예컨대 2003년에 45만달러(이하 호주달러)에 매입한 시드니 서부 세인트 클레어 소재 방 3개짜리 단독주택은 작년 경매에서 26만달러에 낙찰돼 3년 만에 거의 반토막났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에 따르면 시드니 남서부 맥카서 지역의 경우 경매처분이 2004년에는 연간 5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00여건으로 급증했다. 강제매각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호주 전체 부동산가격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도시를 기준으로 최고 20% 떨어졌다.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금리인상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추가 인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권은 향후 12개월내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07년 2분기 통계에 따르면 시드니의 단독주택 평균 가격은 52만 8000달러(약 4억 1700만원)를 기록해 호주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특수를 누리는 퍼스가 50만 3000달러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다윈은 42만 1000달러, 멜버른은 39만 8000달러, 브리스번 38만 8000달러, 애들레이드는 35만 6000달러, 호바트는 25만 805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임대난도 악화시켰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시드니의 도심 인접지역인 라이카르트는 방 2개짜리 아파트가 지난 1년 동안 23.6%, 남부 부심권인 허스트빌은 방 한개짜리 아파트 임대료가 26.3%나 각각 뛰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주택부에 따르면 1분기 주택 평균 임대료는 주당 320달러로 연평균 6.7% 올랐다. 이 증가율은 연간 인플레의 곱절에 해당된다. ●임대료는 수직상승… 한인 지역은 경매 수준 임대료 앙등의 후폭풍으로 시드니 일부지역에서는 세입자들이 방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업자들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개업소 ‘레인앤혼’에 따르면 파라마타 지역의 원룸 아파트 평균 임대료가 작년 180달러에서 올해 40달러 이상, 방 2개짜리 아파트가 작년 205달러에서 15달러 이상 뛰었다. 시드니의 3대 한인 밀집지역인 이스트우드, 스트라스필드, 캠시는 모두 교통과 학군이 양호한 인기지역으로 임대료가 비싼 편에 속한다. 주당 임대료는 방 2개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이스트우드 350∼450달러, 스트라스필드 400∼500달러, 캠시 300∼400달러 선이며 단독주택(침실 3개 기준)의 주당 임대료는 이스트우드 400∼600달러, 스트라스필드 500∼700달러, 캠시 350∼500달러선이다. 한국판 강남인 노스쇼 일원은 아파트 500달러이상, 단독주택은 700달러에 달한다. 교민들의 임대료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개업소 ‘데이비드 앤 강’의 상담사 강보해(40)씨는 “이스트우드 지역 임대료가 최고 15% 올랐다.”며 “방 구하기가 거의 경매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하던 웨스트포인트와 핀코프에 이어 부동산 투자그룹 ACR(오스트랄리안 캐피털 리저브)도 자금난에 봉착해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이로써 최근 1년 동안 세 개의 중견 개발그룹이 도산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소액 투자자 1만 800여명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완만한 회복세 보일것” 기대 일부에선 호주 부동산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인다며 희망적인 관측을 한다. 스티븐 월터스 JP모건 수석연구원은 “지난 몇 주 동안 멜버른 일부 지역의 경락률이 호황기의 80%를 나타내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낸 것은 상대적 저렴함 때문에 투자수요가 몰린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어둠의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강보해씨는 “호주부동산 시장은 10년주기로 움직인다.”면서 “2009년 하반기나 돼야 부동산 경기가 활발해질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거품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는 한국 부동산 시장이 활황 장세 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호주 부동산시장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 같다. siinjc@seoul.co.kr ■ 현지 부동산 전문가 고직순씨 “임대난 2~3년 더 갈듯” “호주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시드니 부동산시장은 지난 1997∼2003년 폭등의 후유증으로 아직도 게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호주 부동산전문가 고직순(49)씨는 이렇게 진단했다. 고직순씨는 20일 기자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시드니의 집값은 올 2분기 1%의 증가율로 사실상 변동이 없다.”면서 “시드니는 동부와 노스쇼, 도심 인접지역은 가격 오름세를 나타났지만 서부 남서부 외곽지역은 시세가 오히려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드니 남서부와 서부 외곽지역에서 주택담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은행의 경매처분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것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잇단 금리인상의 여파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침체기에 투자자들의 임대주택 매입이 급감하면서 임대주택 공급이 바닥을 쳤고 첫 내집 매입 예정자들이 좀 더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커지면서 임대 수요 증가를 부채질해 임대료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2003년부터 시작된 임대난은 2∼3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취득해 현장경험이 풍부한 고국장은 집값이 호황기인 2003년보다 어느 정도 떨어졌느냐는 질문에 “시드니와 멜버른의 경우 지역에 따라 5∼10% 떨어졌고, 일부 지역은 15∼20%까지 하락했다.”고 답했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85년 호주로 유학와서 정착, 호주동아 편집국장으로도 일하고 있는 그는 “하지만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동안 다른 6개 주도의 집값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도시 부동산시장은 회복기에 들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택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결과이며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경쟁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감정적인 투자 결정보다 중장기적 투자마인드가 요구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은행들 벌써 ‘국감 우울증’

    은행들이 다음달 1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좌불안석이다. 산업은행은 신정아씨 사건으로 김창록 총재가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국감 증인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우리·국민은행은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씨 대출건과 관련해 벌써부터 의원들의 자료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하나은행은 서울은행과의 ‘역합병’ 문제로 탈세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런 이슈들은 각 은행들에는 ‘아킬레스 건’에 해당된다. 때문에 실무진들은 적극적으로 ‘방어선’을 쌓고 있으나 국감에서의 ‘집중포화’를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김창록 총재, 국감 증인으로 나서나 김 총재는 변양균 전 청와대정책실장의 부산고 21회 동기라는 측면에서 야당 의원들의 ‘정략적’ 공격 대상이다. 공교롭게도 김 총재와 변 전 실장이 각각 취임한 2005년부터 산은의 미술 관련 지원금은 크게 늘었다. 신정아씨가 있던 성곡미술관에도 7000만원을 줬다. 국회 재정경제위는 김 총재의 국감 증인 채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해명에 발벗고 나섰다.2003∼2004년 700만원에 불과하던 미술 관련 지원액이 2005년 1억 5100만원,2006년 2억 7000만원, 올해 9600만원으로 급증했으나 이는 2005년 세계판화전,2006년 로댕 등 세계 유명조각가전을 유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미술품 구입은 1억원 안팎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총재가 정치권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우리·국민은행, 권력형 비리 연루설에 당황 우리·국민은행은 김상진씨에 토지감정 절차없이 각각 1350억원,1300억원씩 대출해 줬다. 이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은 보통 신용대출로 이뤄져 토지감정을 생략하며 시행사보다 시공업체인 포스코건설을 보고 신용을 평가해 대출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로 보고, 대출 과정에서의 외압 등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국회 정무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료 요청이 쇄도하며 최고 경영진의 국감 증인 채택도 거론되고 있다.●하나은행 1조 6000억원 ‘세금폭탄’ 맞나 2002년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합병은 적자인 서울은행이 흑자인 하나은행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래야만 서울은행의 이월결손금이 과세에서 공제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편법적인 ‘역합병’ 논란이다. 국세청은 지난달 역합병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재정경제부에 묻는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재경부는 “검토하고 있다.”고 밝힐 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는 일단 국감을 피해 가겠다는 생각에서다. 역합병이라고 밝히면 하나은행이 반발, 국세청이 역합병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한 자료를 공개, 문제가 복잡해질 것을 우려해서다.역합병이 아니라고 하면 탈세 혐의를 정부가 눈감아주려 한다는 의원들의 공세가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재경부는 뒷짐지고 시간이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佛외무 “이란과 전쟁 대비해야”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송한수기자|프랑스가 이례적으로 이란 핵위기와 관련, 전쟁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된다. 그동안 프랑스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놓고 미국 등 강경 해결을 주장하는 입장과는 다른 평화를 통한 ‘제3의 방안’을 내놓는 등 중재에 애써 왔다. 이 점에서 이란 사태가 미국 등의 무력해결 방안과 맞물려 극단으로 치닫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미국은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16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을 보유하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진정한 위험”이라며 “우리는 최악의 상황인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프랑스의 이란 정책이 중재자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임을 보여 준다. 쿠슈네르 장관은 현재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교착상태가 ‘최악의 위기’라고 언급한 뒤 (이란에 대한) 군사계획도 진행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정부가 이란을 군사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 긴장을 더했다. 텔레그래프는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국방부가 주요 핵시설과 군사시설 등 이란내 공격 목표지점 최대 2000곳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미 고위 정보관리는 이미 이란이 이라크 저항세력을 훈련시키고,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란의 훈련캠프와 폭탄 제조 공장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위기감을 조성한 뒤 이란이 이라크 사태에 개입한 증거를 내세워 전쟁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최우선 공격 목표물은 이란 남부에 있는 이란혁명수비대 거점인 파지르 기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군사작전을 개시하면, 이란은 걸프만 석유 수송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고, 이에 맞서 미군은 이란 핵시설과 군대에 공습을 퍼붓는다는 게 대이란 전쟁의 시나리오다. 이란 공습 방안으로는 핵시설만 폭격하는 것과 2∼3일에 걸쳐 주요 군사기지를 함께 대대적으로 폭격하는 두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vielee@seoul.co.kr
  • [사설] 세금부담 완화책 강구해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세부담은 올해보다 20만원 늘어난 434만원이 된다.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의 1인당 세부담이 306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동안 50%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도 올해보다 12만원 늘어난다. 물론 근로소득자의 51%가 면세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부담은 더 적어진다. 그러나 ‘세금폭탄’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무려 7880억원이 늘어난다. 부과대상(올해 50만 5000명) 1인당 100만원 이상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국민총생산(GD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조세부담률이 내년에는 2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6.5%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올해의 22.2%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라마다 조세와 준조세의 분류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무리라는 게 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더구나 올해 조세부담률 22.2%는 당초 예상(20.56%)보다 세금을 11조원이나 더 걷는 바람에 높아졌다. 이런 세수 오차라면 내년에도 현재의 예상치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지난달 세제개편안 발표 때에도 권고했지만 고단한 국민의 어깨 짐을 덜어 주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급증하는 종부세는 완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해야 한다. 우리는 2005년 종부세를 가구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바꾸고 부과기준을 공시지가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출 때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를 조절해 조세 저항을 줄이도록 촉구한 바 있다. 기준을 다소 높이고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보유기간에 따라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국회는 이번 주 발표되는 내년도 세출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세출 구조를 개혁해 국민의 세 부담을 덜어 주는 방향으로 세법을 손질하기 바란다.
  • 한라산 556㎜… 물에 잠긴 제주

    태풍 ‘나리’가 16일 밤까지 제주와 전남·경남 지방에 강풍을 동반한 ‘물폭탄’을 퍼부어 곳곳이 물이 잠기고 주민들이 실종되는 등 큰 물난리를 겪었다. 제주 지역은 하루 강수량으로 80년 만에 최고기록을 세우면서 섬 전체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제주에서만 1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전남과 경남에서도 폭우와 강풍으로 전국적에서 2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몇시간 만에 제주 물바다 16일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이날 한라산 성판악에 최고 556㎜ 등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1927년 기상관측 이래 하루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양이다. 또 이날 낮 12시쯤에는 제주시 고산지역에 최대 풍속 52.1m를 기록하는 등 초속 30∼40m의 강풍이 몰아쳤다. 이 때문에 오후 5시20분쯤 제주시 제주대학로 교수아파트 입구에서 제주대 강모(54·물리교육과) 교수가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오후 2시30분쯤 용담2동 용운로에서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할머니 1명의 시체가 빗물에 떠내려 와 주민들이 인양했다. 또 한천, 병문천 등 제주시 중심부를 흐르는 4대 하천이 동시에 범람해 한라체육관 등 건물 200여채가 물에 잠기고 주차된 자동차 100여대가 떠내려 갔다. 또 제주공항 5거리 등 시내 도로 30개 구간이 침수돼 자동차 운행이 통제됐다. 강풍과 낙뢰로 송전 선로가 끊기면서 제주시 일도동 등 30여곳 5만여가구가 밤새 암흑 속에서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 162편과 여객선 항로 6개가 모두 끊겨 관광객의 발이 묶였다. 일부 초등학교는 17일 휴업을 결정했다.●전남, 경남에도 강풍과 폭우 태풍은 오후 6시쯤부터 전남과 경남지역을 잇따라 강타했다. 특히 경남지역 해안가에는 이날 밤 해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만조까지 겹쳐 해안가 주민들이 밤새 침수 공포에 떨었다. 전남 고흥읍과 풍양면 일대에는 2시간 동안 무려 217㎜가 쏟아져 풍양면 율치·사도마을 주민 100여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또 고흥천 일부 구간이 범람, 읍내 5일 시장 등 300여 가구에 순식간에 침수됐다. 주민 김모(56·여 고흥읍)씨는 “순식간에 물이 가게를 덮쳐 간신히 몸만 피했다.”며 “이런 물난리는 난생 처음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오후 6시쯤 전남 여수시 신월동 금호아파트 등 아파트 수십가구의 베란다 유리창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일제히 깨지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깨진 유리창으로 강풍과 폭우가 들이쳐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도로에서는 가로수와 신호등, 전신주 등이 쓰러지면서 화양면 장수리 등 1300여가구가 정전됐다. 오후 3시40분쯤 전남 신안군 불무기도 동쪽 해상에서 목포항에서도 대피하던 대운호(선장 김공필)가 침몰,2명이 실종되고 1명이 사망했다. 장흥 대덕읍 옹암리에서는 집 뒷산 옹벽이 무너지면서 주택을 덮쳐 최모(65)씨가 매몰돼 사망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척령리에서는 마을 뒷산이 무너져 내려 김모(18·여)양의 집을 덮쳐 김양은 구조됐으나 생후 8개월 된 여아는 숨졌다.광주 최치봉·창원 강원식 기자 cbchoi@seoul.co.kr
  • 최인호 산문집 ‘꽃밭’

    최인호 산문집 ‘꽃밭’

    작가의 속살을 잘 벼린 칼로 저미면 거기에서는 어떤 색깔의 피가 배어날까. 또 그 피에서는 어떤 향기가 날까. 모를 일이지만 작가 최인호에게서는 혈관 속에서 자유롭게 뒤섞인 무지갯빛 피가 솟고, 그 피에서는 ‘남경(南京)사향’의 냄새가 풍길 것 같다. 꼭 그렇기야 할까만, 소설에서는 어지간한 감수성이 아니면 작가의 육취(肉臭)를 맡기가 쉽지 않다. 소설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상상의 얼개로 풀어내는 가상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근작 최인호의 산문집 ‘꽃밭’(열림원 펴냄)은 그의 살냄새가 물씬한 노작들로 꾸며져 눈길을 끈다. 작가가 육친의 정을 느낀다는 화가 김점선의 사실적이면서 고졸한 밑그림과 함께. ●화가 김점선이 소박한 삽화 그려 우리 문단에서 최인호만큼 성(聖)과 속(俗)을 자유자재로 넘나든 이야기꾼도 흔치 않다. 언젠가는 신성의 속곳을 들추더니, 또 언젠가는 속물의 뱃구레를 걷어차 왕창 오물을 토하게 하는 식이다. 그는 자신의 무지갯빛 피 속에서 가장 순정한 색만 가려 책 이름을 ‘꽃밭’이라고 붙였겠지만 책이 오로지 순정만 담은 것은 아니다. 암 투병 중인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밤이 거의 새어 낮이 가까워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라며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일화를 끌어다대더니 ‘한때 녀석과 나는 색줏집에서 만년필인가 시계인가를 맡기고 마실 줄도 모르는 술을 마신 후 할 줄도 모르는 뽀뽀를 끝내고 비내리는 툇마루에 앉아서 처마 끝에 떨어지는 낙숫물을 함께 물끄러미 바라본 적도 있었다.’며 저어한 고백까지도 주저하지 않는다. 잡스럽되 결코 추하지 않아서 인간적이고, 고고하되 낯설지 않아서 더 우뚝한 그의 문학세계가 글편에 오롯하게 담겨 있다. ●극우파 이시하라에 “자폐의 창호지를 찢어라” 일갈 흔히 최인호를 일러 힘겨운 세상 일에서 한 걸음 비켜선 작가라고들 말한다. 정말 그럴까.‘Yes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편에서 그는 일본 문단의 기린아였으면서 극우 정치인인 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를 향해 “이제는 자폐의 창호지를 찢고 한마디하시라.”고 일갈한다. “한국은 일본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한국은 귀하가 쓴 소설 ‘완전한 유희’에 나오는 정신병에 걸린 여인처럼 집단적으로 윤간을 당했습니다. 또한 36년간이나 일본의 군국주의에 귀하의 소설 ‘처형실’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처럼 집단 린치를 당하고 말과 이름을 뺏기고 꽃다운 처녀들은 정신대란 이름으로 창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8·15광복으로 해방은 되었으나 남북으로 나뉘어 아직까지 이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이 패전하였다면 일본이 마땅히 독일처럼 두개의 국가로 나뉘어야지 어째서 당사국이 아닌 한국이 두개의 분단국으로 나뉘어야 했던가요.” ●‘선정적 방송´ 신랄하게 비판 조선 세종연간에 살았던 유생 최한경의 ‘반중일기’에 실렸으되,‘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임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노랫말의 연원을 훑는 그의 산문정신은 동서와 고금을 가르지 않는다. 파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TV를 켤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에서는 무차별적 선정주의로 치닫는 요즘 방송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가 하면,‘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씨가 제일이고 그 다음이 나’라며 음식을 빨리 먹는 식습관까지 낱낱이 털어놓고 있다. 확실히 그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다.‘공산주의여, 제국주의여, 체제여, 반체제여, 전라도여, 경상도여, 이승만이여, 박정희여, 김일성이여, 빨갱이여, 볼셰비키여, 양키즘이여,38선이여, 핵폭탄이여, 이제 그만 가라.’고 그는 말한다. 정말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씨줄날줄] 인공 태양/ 육철수 논설위원

    최근 한국에도 우주인이 탄생해 나라가 떠들썩했다. 고산(31·한국항공우주연구원)씨가 3만 6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그는 내년 4월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를 타고 지구 상공 350㎞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가서 1주일 동안 각종 과학실험을 하고 돌아온다. 한국인 중 처음으로 지구를 며칠 벗어나는 행운을 안은 것만으로 그는 영웅이 됐다. 그러나 고산씨를 그리 부러워할 일은 아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65억명은 따지고 보면 모두 우주인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자체를 ‘고속 우주선’이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는 1초에 460m 속도(적도 기준)로 하루에 한 번씩 스스로 빙글빙글 돌면서 초속 30㎞로 달려 태양 주위를 1년에 한 바퀴 돈다. 그러니 인류는 지구라는 고속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우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주공간은 진공상태이고 인간은 지구의 중력을 안전벨트 삼아 주변의 대기와 함께 달려가고 있어서란다. 그래도 ‘에너지 보물’이 무궁무진 쌓였다는 지구 바깥 세상에 아무나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선진국들이 거금을 마다하지 않고 달과 화성·목성에 우주선을 보내 연구하는 것은 그만한 이익이 남아서일 것이다. 지구의 유일한 에너지원인 태양을 만들려는 욕망도 그 연장선이다. 물론 표면 온도가 1500만℃로 지글지글 끓고, 초당 6억t의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 태양을 복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태양은 빛의 속도로 8분이면 닿는 거리지만, 수소폭탄이 펑펑 터져 어떤 우주선도 근접할 수 없는 곳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독자기술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완공했다. 태양이 빛과 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그대로 응용한 것이어서 ‘인공태양’이라 일컬을 만하다. 세계에서 6번째 개발국이라니 우리 과학자들의 노력이 대견하다. 잘 발전시키면 2035년쯤 상용화할 수 있단다.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고갈을 걱정하던 차에 새 에너지원이 생긴다니 다행이다. 우주시대의 편승으로 우리도 에너지 빈국의 설움을 털어낼 날이 머잖은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동명부대 주둔 레바논 티르 가다

    동명부대 주둔 레바논 티르 가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미국의 석학 노엄 촘스키 교수는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레바논 분쟁의 본질을 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맺고 있는 증오와 공모의 삼각관계에서 찾는다. 이 레바논 땅에 7월 19일 유엔의 푸른 모자를 쓴 우리 장병 359명이 파견됐다. 현재 레바논 상황은 그동안 우리 군이 파병됐던 여느 지역과 다르다.1년전 유엔 결의안 1701호에 따라 정전에 합의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지만, 상호 비난과 공격 위협은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군의 협조를 얻어 레바논 남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를 현지 취재했다. |레바논 티르 이세영특파원|지난해 여름 레바논을 엄습한 34일간의 전쟁은 인류가 움켜 쥔 한 줌의 도덕이 얼마나 허망하고 무기력한 것인지를 여지 없이 폭로했다. 강자의 이익이 정의로 통용되는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전쟁기계’ 이스라엘을 향한 서방 세계의 비난은 불의한 동맹에 부역하지 않았음을 증빙하려는 ‘알리바이 만들기’에 가까웠다. 유엔이 뒤늦게 휴전을 중재하고 평화유지군을 증파했지만 레바논의 상처와 절망을 치유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나라에 진정 필요한 것은 군대가 아니라 집과 의약품이라는 지성들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7월전쟁 그후… 아물지 않은 상처들 베이루트에서 동명부대 주둔지인 티르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양편엔 지난해 ‘7월전쟁’이 남긴 파괴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구멍 뚫린 집들과 주저앉은 교량. 이스라엘군의 정밀폭격으로 파괴된 것들이다. 수년은 족히 공사가 중단된 듯한, 뼈대 뿐인 건물들도 자주 눈에 띈다. 언제 폭격을 당할지 몰라 완공을 포기한 것이란 게 동행한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명부대 주둔지에 인접한 남부 최대도시 티르.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국내에는 알려졌지만 ‘자살폭탄 공격의 성지’로 불릴 만큼 시아파 무장단체의 활동이 왕성한 곳이다. 주민들 대부분 시아파 무슬림으로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시아파 정당 아말의 강력한 지지기반이다. 시가지 초입에서 기자들을 반긴 것은 지난해 ‘최강’ 이스라엘을 상대로 기적같은 승리를 이끈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대형 초상. 그의 사진은 도로변 상점 진열장에서 승용차 뒷유리, 심지어 노점상의 리어카에도 어김 없이 붙어있다. 헤즈볼라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기자를 태운 버스가 주택가 도로에 멈춰서자 젊은이 10여명이 일제히 몰려들어 손가락으로 헤즈볼라의 상징인 ‘V’자를 그려 보인다. ●‘난공불락’ 3중 방어시설 동명부대는 티르 시가지에서 북동쪽으로 3㎞ 떨어진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고 있었다. 콘크리트 ‘T’자 장벽과 돌과 흙을 채워넣은 마대형 장애물로 쌓은 3중의 방어벽은 외부로부터 로켓포 공격 쯤은 거뜬히 막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대 관계자는 “8월 한달 입수한 테러 첩보만 27건에 이르는 등 결코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명부대는 작전지역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헤즈볼라의 지역 지도자들과 비공식적인 대화채널을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들의 영내생활은 비교적 여유가 넘쳐 보였다. 일과를 마치면 운동을 하거나 영내 독서실과 노래방,DVD방에서 여가를 보낸다. 컨테이너 막사 앞에서 만난 한 부사관은 “작전을 나갈 때를 제외하면 영내 생활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평화만 지켜 주면 친미 국가도 괜찮다” 동명부대는 영외에서 펼치는 감시·정찰 활동 못지않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민사작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민들의 민심을 얻지 않고선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달 초부터 작전지역내 5개 마을을 순회하며 교량·학교시설 개·보수 등주민숙원사업 설명회를 갖고 있다.11일 주둔지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부르즈라할 마을에서 열린 오수관로 기공식은 시끌벅적한 시골장터 풍경을 연상시켰다. 행사가 열린 마을 광장 주변으로 몰려나온 500여명의 주민들은 “코리안 베리 굿”을 연발했다. 여대생 파티마(19)는 “한국군은 젠틀하고 친절하다. 이스라엘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면 친미국가라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동명부대는 예산이 없어 수년째 방치된 마을의 하수시설을 이달 안으로 완공해 주기로 약속했다. 공사는 부대가 현지업체를 선정해 실시하되 마을 주민들을 우선 고용하도록 계약을 맺기로 했다는 게 김용 민사작전반장의 전언이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민심을 얻기 위한 다각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대의 안착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른 듯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당장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의 표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부르즈라할 주민 후세인 리블리니(35)는 “이탈리아군도, 정부군도 싫다. 다만 한국군은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레바논 남부로 무기가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동명부대의 주된 임무가 주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헤즈볼라의 무력기반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란 점이다. 자칫 헤즈볼라와 충돌이라도 빚어지는 날엔 주민들의 태도가 하루아침에 적대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지난 7월 16일 탄자니아군과 접촉하기로 한 티르 외곽의 약속 장소에서 동명부대원들이 도착하기 직전 폭탄공격이 발생했다는 사실도 이같은 우려를 가중시킨다. 대륙의 끝자락에서 1만여㎞를 날아 낯선 이방 땅에 둥지를 튼 359명의 젊은이들. 이들이 상심의 땅 레바논에 희망의 ‘동명(東明)’을 비춰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짜놓은 견고한 ‘숙명의 삼각형’을 뚫고 나가기엔 이들의 열정이 지나치게 맑고 순수하게만 보이는 까닭이다. sylee@seoul.co.kr ■동명부대는 어떤 부대 |티르(레바논) 이세영특파원|레바논 동명부대는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부대, 아프가니스탄의 다산·동의부대와 달리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라 파병된 유엔 평화유지군이다.2006년 8월 유엔의 공식 요청을 받아 파병이 결정됐다. 레바논은 우리나라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군대를 파병한 5번째 국가다.PKO 활동을 위해 전투병을 파견한 국가로는 동티모르에 이어 두 번째다. 동명부대의 임무는 유엔 결의안 1701호에 따라 이스라엘 접경지역인 레바논 남부에서 정전상태를 감시하는 것. 그 중에서도 핵심은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무기가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임무는 담당하지 않는다는 게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이다. 지난 7월 19일 부대 배치를 마치고 8월 13일 이탈리아 대대로부터 책임지역의 작전권을 인수했다. 작전지역은 리타니강에서 티르시 남단에 이르는 동·서 7㎞, 남·북 8㎞ 구역. 이 지역의 마을들은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시아파 정당 아말의 영향력 아래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부대 병력은 359명으로 장교가 78명, 부사관이 135명이다. 특전사 소속 전투병이 주력이다. 병사 144명은 행정·통신·의무·수송 등을 담당하는 지원병력이 대부분이다.4륜 ‘바라쿠다’ 등 장갑차 14대와 81㎜ 박격포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력사용은 자위적 목적에 엄격하게 한정된다. 장갑차는 감시·정찰 활동에 주로 이용된다. 원활한 작전 수행을 위해선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민사작전도 병행한다. 교량과 학교시설 개·보수 등 주민숙원사업과 의료지원 활동이 주를 이룬다. 주민 수는 4만 8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유엔 요청에 의한 파병인 만큼 주둔경비는 유엔이 부담한다. sylee@seoul.co.k
  • 러, 핵무기급 슈퍼폭탄 개발

    러, 핵무기급 슈퍼폭탄 개발

    러시아가 미국이 2003년 개발한 일명 ‘모든 폭탄의 어머니’(MOAB·공중폭발대형폭탄)보다 4배 더 강력한 슈퍼폭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AP통신, 가디언 등 외신들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TV를 인용, 이 폭탄의 별칭이 미국의 MOAB에 맞서 ‘모든 폭탄의 아버지’(FOAB)라고 붙여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참모부총장 알렉산데르 루크신은 채널1TV와의 인터뷰에서 “효율성과 성능면에서 핵무기에 맞먹는다.”면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값싸면서 폭발력은 더 뛰어난 폭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채널1TV는 “러시아 폭격기 TU-160이 실어나를 이 폭탄은 고성능폭탄 7.8t과 일반 폭약 44t이 함유돼 있어 강력폭탄(TNT)11t과 일반폭약 8t으로 제조된 미국 MOAB보다 폭발력이 4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를 침공하기에 앞서 무게가 9513㎏에 달하는 MOAB를 개발한 바 있다. 이 폭탄은 대형 폭격기에서 공중투하될 경우 지상 3m위에서 공기와 결합해 폭발, 직경 500m이내 지역을 순식간에 무산소 상태로 만드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러시아의 이번 슈퍼폭탄 개발로 러시아와 미국 간 무기 경쟁을 비롯한 두나라 간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주택 대출금리 ‘이자폭탄’

    주택 대출금리 ‘이자폭탄’

    올초 은행에서 3억원을 빌려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에 5억원의 단독주택을 산 최모씨는 주택대출의 은행이자가 자꾸 늘어나 걱정하고 있다. 정부의 신도시 개발지 발표를 염두에 둔 투자였으나 예상이 빗나갔다. 연초 매월 173만원가량 내던 이자가 최근에는 183만원으로 늘어났다. 한 해 120만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서울 방배동에 지난해 연말 아파트를 마련한 회사원 도모씨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상승할 것을 기대하며 3억원을 빌려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최근 아파트 가격은 1억원 이상 하락했고, 이자만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는 계속 상승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3개월물 CD금리는 5.33%로 2001년 7월 20일의 5.33%와 ‘타이 기록’을 세웠다.6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주택대출 금리는 연 6.22∼7.78%를 기록,8%대에 더욱 근접할 전망이다. 연초 CD금리 4.94%와 비교할 때 0.39%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같은 CD금리의 상승세가 수급 불일치로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는 점이다. 은행들이 수신을 확보하기 위해 CD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그 CD를 구입할 주체인 머니마켓펀드(MMF)의 매수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최근 7,8월 CD 발행액은 각각 2조 1000억원과 4조 8000억원으로 모두 6조 9000억원이 늘었다. 반면 MMF는 최근 7월과 8월 수탁고가 각각 4조원,2조 8000억원 줄어 모두 6조 8000억원이 감소했다.CD 공급이 늘었지만, 수요가 적다 보니 가격이 떨어지고 유통금리가 오르는 것이다. 은행들의 과도한 CD발행으로 인한 금리인상분을 CD금리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대출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셈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상진씨 ‘폭탄진술’ 나올까

    김상진씨의 입이 열릴까.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2)씨가 7일 검찰에 구속됨으로써 그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일에 가렸던 각종 의혹이 김씨의 진술 내용에 따라 건설업자 청탁 및 단순 비리사건에서 ‘게이트’로 확산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씨의 로비 실체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전 부산국세청장과 연제구청장에게 1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했거나 전달하려 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6일에는 정 전 비서관에게 2003년 정치 후원금 2000만원을 지원한 것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그의 그간 행적을 보면 비리가 여기에서 그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중에는 김씨의 비호 인물로 알려진 정·재계의 몇명이 만나 검찰 소환에 대비한 대책 회의를 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또 김씨가 검찰 소환에 선뜻 응한 것도 미리 ‘진술 수위’를 정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정 전 비서관을 보호하려는 진술도 할 수 있다. 반대로 김씨가 조사 과정에서 ‘폭탄 진술’을 할 경우 후폭풍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진술 수위에 따라 실무자부터 위로는 정·관계, 금융계 고위 인사에 이르기까지 검찰에 줄줄이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항간에는 이번 사건을 정 전 비서관과 김씨 등 몇명의 비리가 아니라 정권 말기의 대표적 권력 누수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정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의 ‘386’ 출신과 일부 인사가 ‘한몫’ 챙기려는 게이트 사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판도라상자’ 같은 김씨의 입이 주목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4강전(2국)] 삼성화재배 16강전 중국 독무대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4강전(2국)] 삼성화재배 16강전 중국 독무대

    제7보(71∼86) 6일 대전 유성 삼성화재연수원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한국은 4번의 한·중대결을 모두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32강전의 선전으로 12명의 기사가 16강에 오른 한국은 한중전에 나선 조한승 9단, 홍성지 5단, 조훈현 9단, 강동윤 7단 등이 창하오 9단, 후야오위 8단, 황이중 6단, 구리 9단 등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한국기사들끼리 맞붙은 형제대결에서는 신예 한상훈 초단이 강력한 우승후보중의 한명인 이창호 9단을 격침해 이번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10월10,11일 속개되는 8강전에선 창하오 9단과 이세돌 9단, 후야오위 8단과 황이중 6단, 한상훈 초단과 박영훈 9단, 구리 9단과 유창혁 9단이 각각 격돌한다. 흑71은 원래 72의 곳으로 젖히는 것이 정상이지만 좌변에 시한폭탄이 설치되어 있는 관계로 어쩔 수 없다. 흑으로서는 백이 <참고도1> 백2,4 등으로 반발을 하는 것이 두렵다. 흑73,75 역시 같은 맥락의 수순. 흑77은 백이 <참고도2>와 같이 눌러오는 것을 방비한 것. 그런데 흑이 한수를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윤준상 6단은 한술 더 떠 백78의 침투를 감행한다. 이 역시 좌변 패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공작이다. 백이 패를 빌미로 이곳저곳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 흑으로서는 괴롭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이 전보에서 사활을 착각한 대가인 것이다. 팻감공작을 마친 윤준상 6단이 드디어 백86으로 시한폭탄을 터뜨린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美 테러와의 전쟁 6년 성과있나

    MBC ‘W’는 9·11 테러 6주년을 맞아 7일 오후 11시50분 ‘테러와의 전쟁 6년, 세계는 안전해졌나’를 내보낸다. 지난 6년 동안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국제 사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미국·영국·파키스탄·이라크 등 4개국 동시 취재를 바탕으로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지난 7월 미국 정보기관의 NIE(국가정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국제적 대테러 노력으로 알카에다의 능력을 크게 제한시키기는 했다. 하지만 알카에다는 현재 빠르게 부활하고 있다. 또 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휴대전화로 지역 테러단체들과 긴밀히 연계할 수 있게 되면서 프랜차이즈식 조직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또한 무차별적 대테러 전쟁은 오히려 테러 세력을 키우는 꼴이 됐다. 미국 편에 선 아랍 독재정권들에 대한 반감과 반무슬림 정서는 이슬람 세계를 더욱 급진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알카에다의 은신처로 지목되고 있는 파키스탄은 연일 계속되는 테러와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이라크는 테러리스트 양성소로 변모한 지 오래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자살폭탄테러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말까지 1년 동안 발생한 건수가 최소한 540건에 이른다. ‘W’는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는 테러리스트 단체의 움직임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빚어낸 참혹한 실상을 들여다본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러 전략폭격기로 해외정찰 재개

    러 전략폭격기로 해외정찰 재개

    군사대국화를 향한 거침없는 행보를 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엔 전략폭격기의 영토 밖 장거리 비행을 15년 만에 재개했다. 현지 언론들은 6일 알렉산드르 드로부셰브스키 러시아공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최신예 장거리 전략 폭격기 ‘Tu-95MC’가 6일부터 러시아 영토 밖 정찰 임무를 재개했으며 이번 임무는 항구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행거리가 1만 2000㎞에 달하고 핵폭탄 탑재도 가능한 Tu-95MC 등 전략 폭격기들은 북동 대서양과 노르웨이 해협, 북해와 동해 상공을 날며 정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 북극 영유권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캐나다와 노르웨이, 덴마크 등도 초긴장하는 등 국제사회에 긴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또 동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MD) 배치계획 및 코소보 사태 해결 방법 등을 둘러싸고 잇단 대립각을 세우며 냉기류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 관계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냉전시절엔 Tu-95,Tu-160,Tu-22 등 옛 소련의 장거리 전략폭격기들은 정기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미 공군 관할지역까지 출격하는 훈련을 실시했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1992년에 전략폭격기의 장거리 비행을 중단했지만 다른 나라들은 동참하지 않아 러시아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전략폭격기의 장거리 비행훈련 방침을 밝혔었다. 이 같은 러시아의 전략 폭격기 정찰 임무 재개 등 강화돼 가는 러시아의 무력시위에 미국도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러시아가 오래된 비행기를 다시 띄우겠다고 결정했다면 그렇게 하도록 두면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오만할 정도로 달라지고 있다. 넘치는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미국에 대해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공세적으로 맞받아치겠다는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러시아는 폴란드와 체코에 MD를 배치하려는 미국 계획에 맞서 7월5일엔 유럽에 인접한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이어 7월14일엔 유럽 재래식무기감축협정(CFE) 이행 유예란 카드를 빼들었다. 지난달 5일엔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내년 6월 실전 배치를 위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잇달아 실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달 11일에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로루시 등에 산재한 방공망을 2015년까지 현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에도 책임이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완충 지대인 중앙아시아에 미군기지를 설치하고 동유럽에 MD를 설치하려고 한 것이 그것들이다. 그렇지만 최근 부쩍 빈번해진 러시아의 군비경쟁과 무력시위는 지구촌 신냉전과 신군비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英 BBC “탈레반 중국제 무기 사용”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이 중국제 무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는 4일 탈레반이 영국군을 공격하는 데 중국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확인돼 영국 정부가 베이징 주재 대사를 통해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도 “무기 수출은 중국 국내법과 국제규약에 의해 관리된다.”며 철처한 실태조사를 약속했다. 탈레반이 사용하고 있는 중국제 무기는 지대공 미사일부터 자살테러용 폭탄의 부품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또한 무기가 대부분 최근에 만들어진 매우 정교한 신식무기로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이 무기를 거래할 때 제품 시리얼넘버나 각종 관련정보를 삭제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에 의한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중국제 무기들은 대부분 파키스탄을 통해 탈레반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키스탄군과 관련이 있는 아프간 국경 부근 부족장들을 통해 무기가 제공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이란이 반미전선 확대 차원에서 탈레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도 중국제 무기가 이란으로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또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무기밀매를 묵인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중국제 무기들은 탈레반 반군들이 영국군과 미군을 공격한 뒤 현장에서 회수되면서 탈레반 유입이 확인됐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은 탈레반에 무기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군사용 무기를 수출할 때 신중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임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조선민중과 함께한 ‘일본판 쉰들러’

    조선민중과 함께한 ‘일본판 쉰들러’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쿄 신주쿠의 고려박물관에서는 후세 다쓰지(1880∼1953) 변호사를 위한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조선인 민중과 함께 살았던 인권변호사전’이라는 제목처럼 후세 변호사는 일제 강점기인 1911년 “조선의 독립운동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옹호한 데다 인권탄압에 맞섰다. 3차례에 걸친 변호사 자격 박탈과 두차례의 옥고도 치렀다. 때문에 ‘일본판 쉰들러’라는 별칭도 붙었다. 해방 이후에는 재일 한국인들을 위한 변호활동을 활기차게 펼쳤다. 전시회에는 후세 변호사의 일제 강점기 조선과 관련된 활동 일지 및 내용, 당시 신문 스크랩 등이 판넬로 제작돼 진열됐다. 후세 변호사가 사용했던 법복과 성경, 변론문, 지난 2004년 한국 정부로부터 외국인으로는 처음 받은 건국훈장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1923년 관동대지진을 계기로 심해진 조선인 핍박과 학살, 일본 왕세자의 결혼식에 폭탄 투척을 기도한 의열단원인 박열 의사 부부에 대한 변론 등의 자료 등은 상세하게 기록, 전시했다. 박열 의사는 23년 동안 투옥됐다가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함께 풀려났다. 동양척식회사의 나주 농민수탈사건과 관련, 나주를 방문해 ‘합법적인 사기사건’이라고 규탄, 농민들의 편에서 부당성에 항거한 내용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려박물관 부이사장인 세키구치 수미코(79)는 “3일 과거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못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다.”면서 전시회의 주최 배경을 설명했다. 또 “판넬에 들어갈 사진과 내용을 담기 위해 나주를 직접 찾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방학 때에는 매일 30∼40명의 일본 학생들이 찾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주로 일반인들이 관람하고 있다. 전시회를 찾은 다카하시 히토미(50)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와 함께 후세 변호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다음달 21일까지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대선의 수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대선의 수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아시아 전역에서 각종 선거가 한창이다. 독자들은 아마 지난 7월의 일본 참의원 선거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전역에는 각종 선거의 열풍이 불고 있다.2006년이 브라질 등 9개 국가에서 대선을 치렀던 남미 선거의 해라면 2007년은 한국의 대선을 포함한 아시아 선거의 해라 하겠다. 32년 동안 집권한 독재자 수하르토에게 과거청산의 일환으로 최근 약 400만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인도네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방선거를 직접선거로 치렀다.8월 초에 자카르타 주지사를 주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 것이다. 7월에 치러진 인도의 대선에서는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로써 인도는 여성이 총리와 대통령 자리를 각각 한 번 이상 차지한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나마 아시아의 민주주의가 성숙해 나가는 징표들이다. 그러나 구태를 반복하는 선거가 더 많다. 일본에서는 7월 아베 총리가 참패한 선거결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있다.5월에 열린 필리핀 의회선거는 더 끔찍하다.1986년 마르코스가 미국으로 쫓겨난 뒤 20년이 더 지났건만 선거기간동안 사제폭탄도 날아다니고 후보자를 포함한 100여명이 사망했으며 중복투표를 포함한 선거부정이 횡행했다. 6월에 열린 동티모르의 의회선거는 아직까지도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지 못한다.5월의 대선에서 당선된 라모스-호르타 대통령이 6월 의회선거에서 2등을 차지한 정당의 대표인 구스마오를 총리로 임명했다.1등 정당의 대표이자 구스마오와 수십년 동안 라이벌 관계에 있는 알카티리 전 총리는 승복하지 않았다. 나라의 약 100만명 인구 가운데 실업률이 50%에 육박하는데도 지도자끼리 정쟁에 몰두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의 군부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18번째 개헌을 통과시키는 8월 중순의 국민투표에서 국민들은 70%도 안 되는 지지를 보였을 뿐이다. 이번 헌법은 1997년 헌법이 강조했던 시민사회, 권리와 자유, 참여와 개혁 등에서 퇴보하여 국가안보와 군의 역할 등을 강조한다. 국민투표 결과 11월로 예정된 의회선거도 불확실해졌다. 파키스탄은 더욱 심각하다.1999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무샤라프 대통령이 위헌임에도 불구하고 군참모총장 직을 고수한 채 9월경으로 예정된 대선에 재출마하려 한다. 대법원의 반대에 부딪히자 묘안을 짰다. 부패와 무능으로 영국으로 추방당한 부토 전 총리를 끌어들인다. 두 번씩 총리를 역임한 부토는 내년 의회선거에서 총리를 희망하지만 두 번 이상 총리역임은 법으로 금지된다. 둘은 비밀회동을 하고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동분서주한다. 내년 5월로 예정된 타이완 대선도 정가를 벌써부터 달군다. 하버드대 출신에 법무부 장관을 지낸 마잉주 국민당 대통령후보가 올 초 타이베이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패혐의로 기소되었다.8월에 마잉주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으나 그의 비서는 14개월 형을 받았다. 민진당 대통령 후보 프랭크 쉬도 가오슝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가성 뇌물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올 12월과 내년 4월에 큰 선거를 잇달아 치를 한국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후보들의 과거행적이 큰 쟁점으로 부각되는데 몸통 대신 꼬리만 잘리고 있다. 경선결과도 불복종하는 상황이다. 후보들은 민생 대신 선거에 목숨을 걸고 정쟁과 합종연횡만 꾀한다. 정당들도 유권자의 관심을 모으려고 별의별 시도를 다 해보지만 올 선거만큼 분위기가 안 뜨는 경우도 없다.100명이나 넘는 예비후보가 벌써부터 출사표를 던졌지만 단 한 명 선뜻 표를 줄 사람이 없다는 국민의 깊은 탄식과 긴 한숨을 겸허하게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하디타 양민학살 상관이 명령”

    미국 해병대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군사법정에서 지난 2005년 11월19일 이라크 바그다드 북서쪽 하디타 마을에서의 무고한 양민 24명의 학살과 관련, 상관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고 증언해 큰 파문이 예상된다. 이 증언이 사실로 밝혀지면 이라크에서 저질러진 미군의 잔혹 행위가 일부나마 병사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부대 차원에서 이뤄졌을 개연성을 키워 줘 미군의 위상 추락은 물론 반미감정과 반전여론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부대차원 잔혹행위 개연성 커 움베르토 멘도사 병장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펜들튼 해병대 캠프에서 열린 심리에서, 당시 제1해병연대 3대대 킬로(Kilo)중대의 선발대가 하디타 마을 부근 도로에서 매설된 폭탄 공격을 받아 동료 병사 1명이 사망하자 이에 격분한 분대장 프랭크 우터리치 하사가 인근 마을의 주민들이 테러범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분대장이 문 열리면 쏴버려라” 멘도사 병장은 우터리치 하사가 현관문을 두드린 다음 문이 열리면 즉시 쏴버리라고 지시해 입구에 나타난 비무장 이라크 남성을 사살했다고 말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이어 집 안에 들어가 여성 2명과 어린이 5명을 발견했고 또 다른 상관인 스티븐 테이텀 하사로부터 이들마저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멘도사는 자신이 명령을 따르지 않고 현관으로 돌아갔고 이어 굉음과 함께 무차별 총격이 가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중에 그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은 이라크 소녀는 ‘총을 쏜 미국인’이 멘도사라고 지목해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하디타 마을에서 희생된 24명 중 상당수는 여성과 어린아이들이었다. 이날 군사 법정에서 검사는 이들 해병이 폭탄 공격으로 죽은 동료에 대한 보복으로 광란의 살인극을 벌였다고 논고했다. 변호사들은 우터리치 하사가 전투지역 규정을 따랐을 뿐이라고 변론했다. 군사 재판이 진행 중인 하디타 마을 학살극과 관련해 3명이 살인죄로, 상관 4명이 사건 은폐 혐의로 각각 기소된 상태다. 양민 17명을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우터리치 하사는 불명예 제대와 종신형에 처할 위기에 있다. 미 해병대의 잔혹 행위가 사실로 드러난 것은 세 차례가 넘는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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