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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져보니 머피의 법칙은 당연

    1949년 미국 공군 에드워드 기지에서는 새로운 실험이 진행됐다. 전극봉을 이용한 이 실험은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갑자기 정지할 때의 신체 상태를 측정하는 실험이었는데 계속 실패가 반복됐다. 조사 결과 전극봉의 한쪽 끝이 모두 잘못 연결돼 있었는데 이는 한 기술자가 배선을 제대로 연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책임자였던 ‘에드워드 머피’ 대위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그 중 한 방법이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면 누군가 꼭 그 방법을 쓴다.”는 결론을 내렸다. ●英 로버트 매튜스, 수학·통계로 증명 모두가 ‘퀸카’인 미팅에서도 꼭 내 파트너는 폭탄이다. 소풍이나 운동회날에는 비가 온다. 고속도로에서 내가 선택한 차선만 앞으로 나갈 생각을 안 하고, 급해서 탄 택시는 꼭 사고가 나거나 막히기 일쑤다. 일진이 사납고, 불운이 계속될 때 우리는 흔히 ‘머피의 법칙’이라는 말을 쓴다. 그동안 과학자들 사이에서 머피의 법칙은 ‘선택적 기억’의 표출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사람의 일상은 대부분 스쳐 지나가는 기억으로 구성돼 있고, 공교롭게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재수가 없는 경우는 기억에 남는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면 머릿속엔 머피의 법칙에 적합한 기억들만 많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독특하고 쓸모없는 연구를 한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이그 노벨상’을 받은 영국의 로버트 매튜스는 97년 머피의 법칙을 무시하는 기존 과학자들에게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을 분석해 과학적 근거들을 찾아냈다. 우선 매튜스는 ‘버터를 바른 빵을 떨어뜨리면 꼭 버터 바른 쪽이 바닥을 향한다.’는 속설에 도전했다. 매튜스에 따르면 토스트가 식탁에서 떨어지는 경우, 어떤 면이 바닥을 향할 것이냐는 토스트를 회전시키는 스핀에 의해 결정된다. 그는 식탁 높이나 사람의 손 높이에서 토스트를 떨어뜨리면 토스트가 한 바퀴를 회전할 만큼의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결국 버터 바른 면이 위쪽을 향해 있는 토스트는 바닥에 떨어질 때 버터가 아래를 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슈퍼마켓 혹은 현금인출기 앞에서 왜 꼭 내가 선 줄이 가장 늦게 줄어들까? 매튜스는 12개의 계산기가 있는 경우를 가정해 자신의 줄이 가장 먼저 줄어들 확률이 12분의1, 다른 줄이 먼저 줄어들 확률이 12분의11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사람들이 자기보다 늦게 줄어드는 줄보다 먼저 줄어드는 줄에만 집중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내가 선 줄이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신기한 일이다. 매튜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꼭 틀린다는 머피의 법칙도 증명했다. 영국기상청의 일기 예보 정확도는 83%. 그러나 시간당 비가 올 확률은 8%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상예보관이 1년 내내 무조건 비가 안 온다고 우겨도 92%의 정확도를 자랑하게 되는 셈이다. 기상을 고려해 치밀하게 시도한 기상예보가 맞을 확률보다 비가 안 온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오히려 9% 더 높은 정확도를 갖게 된다. ●무조건 비 안 온다고 하면 기상청보다 정확? 매튜스가 증명한 일부 실험에 근거해 모든 머피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봄비가 잦은 봄철의 소풍날 비가 오고, 추위가 시작되는 수능 시험날 추운 것은 ‘재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머피의 법칙의 상대편에는 행운이 계속되는 ‘샐리의 법칙’이 있다. 로또를 처음 산 사람이 당첨될 수도 있지만, 수십 년 동안 계속 사는 사람이 당첨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나 로또 당첨자의 대부분이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은 최소한 이들 법칙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계속되는 불운 속에서 발견한 한 번의 행운이나, 수많은 행운 속에 끼여 있는 한 번의 불운이 원래의 의미보다 더욱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행운과 불운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 아닐까.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파키스탄 내무 “배후 증거 곧 밝힐 것”

    파키스탄 내무 “배후 증거 곧 밝힐 것”

    ‘이슬람 극단주의의 악령이 되살아나나?’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이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암살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28일 부토 암살 배후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지목했다. 하미드 나와즈 내무장관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이 부토 전 총리의 자살폭탄 암살 배후라는 증거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수사관들이 이번 사건에 관한 모든 미스터리를 풀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베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도 “부토가 알 카에다의 공격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며 “파키스탄의 치안을 좀먹는 비극적인 범행의 배후에 알 카에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알 카에다 대변인 무스타파 아부 알 야지드는 27일(현지시간) 부토 전 총리를 자신들이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의 아시아타임스와 가진 통화에서 “파키스탄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세력인 라스카르이장비(LIJ)가 알 카에다의 명령에 따라 이번 암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LIJ는 파키스탄 펀자브주 장 지구와 카라치 등을 근거지로 지난 1996년 설립된 이슬람 테러단체다.LIJ는 2002년 대니얼 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납치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 부토를 노렸던 1차 테러의 범인도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알 카에다가 유력한 배후였다. 이슬람 강경파인 알 카에다와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세속주의를 무너뜨려 이슬람 교리에 충실한 반미(反美)정권을 세우는 게 지상목표다.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맞서고 있는 이들에겐 친미주의자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나 부토 전 총리 모두 타도 대상이다. 실제로 무샤라프 대통령 자신도 여러 차례 이들의 암살위협을 받았다. 치안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지역에서 터진 테러사건인 만큼 파키스탄 군 정보국(ISI)의 개입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런 가운데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이라크의 정치상황과 관련해 ‘음모를 막아내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56분짜리 성명을 조만간 웹사이트에 공개하기로 하는 등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자살 테러/구본영 논설위원

    “미국인들은 삶을 사랑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약점이다. 반면 우리는 죽음을 사랑하지만, 이는 우리의 강점이다.”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의 명언 아닌 명언이다. 고귀한 목숨을 담보로 한 테러를 권장하는 비인도적 메시지다. 실제로 그의 이런 ‘교시’에 따라 2001년 9월11일 미국 뉴욕서 수많은 무고한 인명을 희생시킨 ‘자살 테러’가 자행됐다. 파키스탄의 여걸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그제 ‘자살 폭탄’ 공격으로 숨졌다. 알 카에다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암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파키스탄 군정보국에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고 한다. 명망있는 야당 지도자의 희생도 애석하지만, 같은 이슬람세력에게 암살됐다면 파키스탄인들에게 이중의 비극일 것이다. 문제는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는 이런 ‘자살 테러’를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2차대전 이후 ‘억지전략’이 미국의 기본 군사전략이었다. 즉 압도적 화력과 군수 체계로 가상적이 감히 덤비지 못하게 하는 방어형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는 상대가 합리적일 때만 통한다는 게 한계였다. 뒷골목에서도 목숨을 걸고 덤비는 자에겐 큰 주먹의 위력 시범이 안 먹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미국은 9·11 자살 테러를 계기로 네오콘의 ‘선제공격전략’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테러의 온상을 뿌리뽑겠다고 시작한 이라크전도 테러단체들이 연이은 ‘자살 공격’으로 맞서면서 수렁에 빠져든 듯한 형국이다. 선제공격론도 테러를 발본색원하는 대안이 아님이 입증된 셈이다. 자살 테러는 편집적인 정치·종교적 신념과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착종되면서 자행된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 점에서 브루킹스연구소의 중동문제 전문가 브루스 리델의 견해는 경청할 만하다. 그는 부토 전 총리가 희생된 뒤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이 테러리즘과 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합법적이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세속 정부를 갖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속적 가치관과 종교적 전통의 조화, 그리고 민주주의적 가치의 확산 등 문화적 다양성을 기르는 게 자살 테러를 막는 장기적 대안이라는 얘기인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2007년 사라진 ‘별’

    올해도 친숙하던 많은 동시대인들이 생을 접고 저 세상으로 갔다. 세밑을 맞아 우리들 곁을 떠난 ‘진별’들의 생을 반추해 본다.●정·관계 5공 시절 외무부장관을 지낸 이원경(85·8월4일)씨가 별세했다. 제1회 외교관 공채시험에 합격한 고인은 외무부 의전국장·차관 등을 거쳐 1983년부터 1986년까지 외무부 장관을 역임했다.12·13대 국회의원이었던 지연태(79·12월21일)씨도 유명을 달리했다. 황정일(52·7월29일) 주중 정무공사는 베이징에서 식중독 치료를 받다 숨져 의료사고 여부를 놓고 외교마찰이 일기도 했다. 해병대 초대 사령관을 지낸 신현준(92·10월15일) 예비역 중장은 미국에서 별세했다. ‘통영 대꼬챙이’로 불린 이일규(87·12월2일) 전 대법원장은 1975년 대법원이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관련자 8명에게 사형 판결을 내릴 때 유일하게 반대했다. 민복기(94·7월13일) 전 대법원장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거쳐 10년간 재임한 최장수 대법원장이었다. 이종원(83·8월27일) 전 법무장관과 이범준(79·11월30일) 전 교통장관도 해를 넘기지 못했다.●사회·학계 5·18 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인 윤한봉(59·6월27일) 민족미래연구소 소장이 지병인 폐기종으로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 잠들었다. 독도 의용수비대 김경호(79·6월16일) 선생도 별세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 배후를 추적해온 권중희(71·11월16일)씨도 세상을 떠났다. 평생 고아들의 무료 진료와 사회사업을 위해 헌신한 김종원(93·3월26일) 선린병원 설립자도 타계했다. 군 복무 중이던 장병들의 안타까운 죽음도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다산부대에서 근무 중이던 윤장호(27·2월27일) 하사는 자살폭탄 테러로 숨졌다. 해병대 박영철(20·11월6일) 상병은 총기탈취사고의 희생자였다. 국제법 권위자로 프랑스 문화재 반환과 독도 영유권 분쟁 해결에 앞장서 온 백충현(68·4월11일)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1990년 국내 최초의 의학대사전을 발간한 이우주(89·4월25일) 전 연세대 총장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약리학자였다.KAIST 초대 원장을 역임하며 국내 물리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이주천(77·9월27일) 교수도 생을 달리했다. 1993년 3월 북송된 비전향장기수 1호 이인모(89·6월16일)씨도 북한에서 사망했다. 기독교계의 대표적 진보인사로 도시 빈민과 노동자를 위한 종교운동에 힘썼던 김동완(65·9월12일) 목사도 소천했다.●문화·체육계 연예가는 벽두부터 잇따른 자살로 패닉에 빠졌다.1월 탤런트 겸 가수인 유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20여일 만에 영화배우 정다빈의 자살 사건이 겹쳤다. 개그우먼 김형은은 교통사고로 26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고,‘큰손’ 장영자씨의 사위였던 인기 탤런트 김주승과 원로 연기자 최길호는 암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했다. 당뇨합병증과 싸워 오던 중견 탤런트 홍성민의 사망소식도 팬들을 가슴아프게 했다. 문단에선 2월에 ‘분명한 사건’‘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등을 남긴 오규원 시인,5월엔 ‘국민 수필가’ 피천득과 ‘강아지똥’의 아동문학가 권정생,11월엔 ‘수난이대’의 소설가 하근찬이 세상을 떠났다. 시인·화가·무용평론가로 이름을 날린 팔방미인 예술인 김영태, 원로출판인 홍석우 탐구당 대표, 한국 서예계의 거목 여초 김응현도 치열하게 생을 살다간 문화인으로 남았다. 원로 가수들의 부음도 전해졌다.2월 ‘키다리 미스터 김’의 주인공 이금희에 이어 5월엔 ‘이별의 인천항’ 등을 히트시킨 원로가수 박경원이 7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도 우리 곁을 떠났다. 대표적인 창작국악 작곡가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명예보유자인 이강덕을 비롯해 ‘진도씻김굿’ 예능보유자 박병천,‘조선시대 마지막 무동’ 김천흥,‘대동굿’ 명예보유자 최음전,‘영해별신굿놀이’ 보유자 김미향,‘북청사자놀음’ 보유자인 여재성 등이 역사 속 인물이 됐다. 원로무용가 송범, 한국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았던 원로성악가 바리톤 윤치호, 가요 ‘잊혀진 계절’ 등을 쓴 작사가 박건호, 정명조 천주교 부산교구장 등도 역사의 뒤안으로 돌아섰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투수였던 박동희(39)씨가 3월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한국 체육계의 큰 별인 조상호(81) 전 체육부 장관은 8월25일 뇌출혈로 별세했다. 최은택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2월 66세로 유명을 달리했으며 국내 최초로 프로복싱 동양챔피언에 올랐던 강세철(81·5월)씨, 김성은(64·8월)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회장도 세상을 떴다.●경제계 ‘마지막 개성상인’이자 40여년 화학산업의 외길을 걸은 송암 이회림(90·7월)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이 세상을 떴다. 박경복(85·7월) 하이트·진로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93년 OB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려 ‘하이트 신화’를 세웠다. 경제기획원 전신인 부흥부 장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을 지낸 신현확(87·4월) 전 총리도 올해 진 큰 별이다.5·6 공화국 시절 ‘금융계의 황제’ 이원조(74·3월) 전 은행감독원장도 유명을 달리했다. 강권석(57) 기업은행장은 편도종양 치료를 받다 12월 갑작스레 숨을 거뒀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86)씨도 8월 남편 곁으로 갔다.●해외 일본 사진기자 나가이 겐지가 지난 9월 미얀마 양곤에서 반정부 시위를 취재하다 진압군 병사의 총격을 받고 50세의 나이로 숨졌다. 그는 마지막까지 비디오카메라를 놓지 않아 감동을 주었다.`컵라면´ 등 `인스턴트 라면´을 처음 만든 일본 닛신(日淸)식품의 안도 모모후쿠(96) 회장이 1월 심장마비로 숨졌다. 미국의 자선 사업가 브룩 애스터는 지난 8월 폐렴으로 105세로 생을 마감했다. 초대 러시아 대통령에 오른 보리스 옐친은 4월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지난 9월 세계적 테너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타계, 팬들의 애도가 지구촌 곳곳으로 이어졌다. 첼리스트 겸 지휘자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 러시아가 배출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티콘 흐레니코프 등의 거장들도 떠났다. 소피아 로렌의 남편이자 `길’`닥터 지바고´ 등의 대작을 남긴 영화제작자 카를로 폰티, 네번이나 아카데미상을 차지했던 스웨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왕과 나´‘지상에서 영원으로´의 할리우드 명배우 데보라 카도 `진 별’이 됐다.각부종합
  • [부토 테러 사망] 부토는 누구?

    [부토 테러 사망] 부토는 누구?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이슬람국가 최초의 여성 지도자로서 파키스탄 정치의 한 축을 지켜 왔다. 두 차례의 총리직을 지내고 투옥과 망명을 되풀이하는 등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을 겪어 왔다. 지난 10월 8년간의 망명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함께 있던 140여명이 희생되는 대형 폭탄 테러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는 등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총재로서 총선을 준비해 왔다. 부친은 총리를 지낸 줄피카르 알리 부토로 육군참모총장인 모하마드 지아 울 하크의 군사쿠데타로 실각되고 1979년 처형됐다. 부토가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에서 유학하고 귀국한 뒤의 일이다. 이후 부토는 부친이 창당한 PPP의 중앙위원을 맡았으며 야당연합체인 민주주의회복운동(MRD)의 일원으로 반정부운동을 본격화했다. 1981년 하크 정권에 체포돼 3년간 옥고를 치른 뒤 1984년 유럽으로 망명했다.PPP를 지휘하면서 MRD를 통해 계엄령 철폐와 대통령 하크의 사임을 촉구했다. 대통령 하크가 계엄령을 해제한 뒤 1986년 4월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해 전국을 돌며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1988년 8월 대통령 하크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하자,11월 선거에서 최다 의석을 얻어 총리로 취임했다. 취임 후 11년에 걸친 군부독재의 유산을 청산하기 위한 민주화개혁을 시도했지만 군부와 야당 견제로 번번이 좌절을 겪었다.1991년 총선거에서 패배, 총리직에서 물러났으나 이듬해 다시 조기총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를 주도,1993년 10월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다 1999년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현 대통령의 쿠데타로 다시 영국으로 망명길에 올랐다가 무샤라프에 맞설 만한 상징성과 카리스마, 정치력을 가진 인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다시 귀국, 권토중래를 시도했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토 테러 사망] 총선 앞두고 참사… 파키스탄 정국 대혼란

    [부토 테러 사망] 총선 앞두고 참사… 파키스탄 정국 대혼란

    내년 1월8일로 예정된 파키스탄 총선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야당 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피살되면서 파키스탄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게 됐다.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범인이 누구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파키스탄내 이슬람 과격세력이 유력한 용의자 그룹으로 지목된다. 파키스탄에서 활동 중인 알 카에다와 탈레반 무장단체들은 그동안 부토 전 총리의 암살을 공언해 왔다. 부토 전 총리가 탈레반을 탄압해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권력분점 합의를 통해 지난 10월 런던 망명을 끝내고 귀국한 데다 그녀 역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대척점에 서있었기 때문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친미 세력인 부토 전 총리와 무샤라프 대통령을 제거하는 동시에 정국불안을 야기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려 지속적으로 테러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을 테러와의 전쟁의 동맹국으로 여기는 미국은 무샤라프 대통령과 부토 전 총리를 단결시켜 파키스탄내에 온건 세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부토 전 총리의 사망은 지난 15일 6주간의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총선 실시만을 기다리던 무샤라프 대통령을 궁지에 빠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붉은 사원’을 유혈 진압한 이후 비상사태라는 강력한 수단으로 불안한 정국을 애써 제압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샤라프 정권에 반감을 가진 파키스탄 국민들이 대대적인 반 정부 시위에 나설 경우 무샤라프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비상사태 해제 이후에도 주요 반체제 인사들을 가택 연금조치하고 언론의 자유가 봉쇄된 상태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총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혹의 눈길이 쏠리던 터였기 때문이다.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의한 폭력사태에 위협을 느낀 무샤라프 대통령이 또다시 비상사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부토 전 총리뿐만 아니라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도 이날 선거유세 도중 폭탄테러의 공격을 당하는 등 정국 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총선 연기는 불가피하며 정국은 더욱 불안해질 전망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토 테러 사망

    부토 테러 사망

    파키스탄의 유력한 야당 지도자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27일 라왈핀디에서 집회를 마친 뒤 자살폭탄 테러로 피살됐다. 자베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인민당(PPP) 총재인 부토 전 총리가 라왈핀디에서 수 천명의 군중에게 다음달 8일 총선에서의 지지를 촉구하는 유세를 가진 직후 자살 폭탄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치마 대변인은 부토 전 총리가 자살폭탄 공격을 받았으며, 파편을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부토 여사를 겨냥한 여러 차례의 총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약 2주 앞둔 총선이 제대로 치러질지 불투명하게 됐으며 파키스탄 정국은 극심한 혼란속으로 치닫게 됐다. 파키스탄 내 이슬람 과격세력은 부토 암살과 내년 총선 저지를 공언해 왔다. 부토 전 총리는 자살폭탄 공격을 받은 뒤 라왈핀디 종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사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부토의 대변인인 바버 아완 상원의원도 “의사들이 부토 여사의 순교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폭탄 공격으로 최소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왈핀디 병원으로 몰려든 부토 지지자들은 이슬람극단세력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등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군중은 눈물을 터뜨리며 병원 정문 유리창을 부수기도 했다. 1988∼1996년 사이에 두 차례 파키스탄 총리를 역임한 부토 여사는 지난 10월18일 8년간의 해외 망명을 마치고 귀국해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재기를 노려 왔다. 부토 여사는 10월 귀국 길에도 카라치에서 폭탄테러를 받아 주변에 있던 140여명이 사망했으나 가까스로 화를 면한 바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부토 전 총리의 테러공격 상황을 즉각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의 화해와 민주 발전을 저해하려는 세력이 아직도 존재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총선 지지를 촉구하는 유세를 마친 부토 전 총리에게 폭탄테러를 가한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규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제주도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제주도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제주는 언제 가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숨겨진 곳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지요. 요즘 같은 연말연시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더욱 이어집니다. 특히 새해 해돋이를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이 많지요. 자, 이쯤 해서 제주의 아픔이 서려 있는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모슬포 인근, 우리나라 최남단 산인 송악산 주변에 ‘알뜨르’ 비행장이란 곳이 있습니다.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답니다. 연말연시를 제주에서 보낼 계획이라면 한번쯤 들러보시지요. 가슴 뭉클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자녀들과 간다면, 살아 있는 역사공부 등으로 더욱 값진 여행이 되겠지요. 왜냐고요?시계추를 잠시 1941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일본은 한때 태양의 제국을 꿈꾸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태양을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이카루스가 죽음으로 증명했음에도, 자신들만은 예외라고 믿었습니다. 그 해 12월8일 일본은 제국건설의 걸림돌이었던 미국을 거꾸러뜨리기 위해 하와이 진주만을 공습합니다. 일본은 승기를 이어가다 1942년 6월5일 미드웨이 해전에서 주력 항공모함과 우수한 전투기 조종사 대부분을 잃고 미국에 참패하게 됩니다. 미국 등 연합국이 여세를 몰아 규슈 등 일본 본토를 공략하기 위해 교두보로 삼을 만한 곳이 어딜까요. 일본군 지휘부는 그곳이 제주도, 특히 서남부 모슬포 해안일 거라 판단합니다. 그래서 모슬포 앞바다를 낀 알뜨르 비행장을 선봉으로 주변에 고사포 진지, 해안 어뢰정 기지 등 군사시설들로 가득 채우지요. 제주 앞바다를 1차 저지선, 중산간오름을 2차 저지선, 그리고 어승생악을 3차저지선 삼아 제주도 전체가 요새화됩니다. 이렇듯 현재 일본을 제외하고 태평양전쟁의 흔적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곳이 제주도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제주에 결코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흔적, 알뜨르 비행장 주변을 다녀왔습니다. 이곳 일대가 ‘제주평화대공원’으로 조성된다고 하니, 번듯하게 정비된 전적지보다 다소 황량하긴 해도 현재의 모습을 보고자 한다면 가는 김에 꼭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 태평양 전쟁의 거점기지 모슬포 알뜨르의 ‘알’은 ‘아래’ 혹은 ‘낮다’는 뜻이고,‘뜨르’는 너른 들녘을 말한다. 즉 모슬봉 아래 너른 들판이란 뜻이다. 이처럼 정겨운 이름의 내면에는 전쟁의 아픈 기억이 숨겨져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 비행장(근대문화유산 제39호)조성계획이 처음 수립된 것은 1926년. 중일전쟁을 준비하던 일제가 중국대륙 공격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1931∼1936년 1차 조성공사가 끝나면서 약 60만㎡(18만평)의 비행장이 완성됐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알뜨르 비행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중국 난징과 상하이 등을 공격하기 위해 일제는 본토 나가사키현의 오무라항공대를 제주도로 이동하고 당시 최신예 전투기였던 ‘제로젠’과 연습용 비행기 ‘아카톰보(Akatombo·일명 잠자리비행기)’의 격납고 20개를 만드는 등 2차 확충작업을 벌인다. 당시 알뜨르 비행장에서의 난징 출격횟수는 36회, 연 600기였고, 투하폭탄은 총 300t에 달했다. 알뜨르 비행장이 현재 크기와 비슷한 265만㎡(80만평)까지 확장된 것은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모슬포 해안 일대를 미군 등 연합군의 가장 유력한 상륙지점으로 꼽았던 일본군 지휘부는 ‘결(決)7호 작전(작전지역 1∼6호는 일본 본토)’을 통해 알뜨르비행장을 확장하고, 모슬봉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는 등 군사시설 확충을 서두르는 한편, 만주 관동군 소속 111사단 병력을 이동시키는 등 총 7만 5000명의 병력을 제주도에 집결시킨다. 당시 조선 내 일본군 병력이 21만명가량이었다고 하니, 총 병력의 3분의1이 제주도에 배치된 셈이다. 가미카제 특공대도 알뜨르 비행장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나가사키 등에 원폭이 투하되지 않았다면, 제주도가 최후의 결전지 ‘아마겟돈’이 될 수도 있었던 것.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대목이다. # 자살특공대 가이텐, 가미카제의 흔적도 현재 알뜨르 비행장 주변에는 풀로 뒤덮인 활주로와 격납고 20기, 관제탑, 지하벙커, 샛알오름 고사포 진지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하나같이 제주도 주민 등 강제 노역에 끌려나간 부역자들의 밭은 숨결이 배어 있는 곳들이다. 돔형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격납고는 가로 15∼20m에 높이 6m, 두께 1∼4m로 튼실하게 지어졌다.20기 중 19기는 원형이 보전됐고 1기는 잔해만 남았다. 알뜨르 비행장 옆 송악산 해안절벽에는 섬뜩한 형상의 해안동굴들이 있다.3∼40m 크기 15개의 동굴로 이루어져 ‘일오동굴(등록문화재 제313호)’이라고도 부른다. 일제가 제주도에 만든 5곳의 자살특공전 기지 중 한 곳. 소형 어뢰정을 숨겨 놓고 미국 함대가 나타나면 어뢰정을 탄 자살 특공대가 돌진해 자폭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 졌다. 이 ‘인간어뢰’부대를 ‘가이텐(回天)’이라 불렀는데, 비행기를 타고 자폭했던 가미카제(神風)특공대와 같은 임무였다. # 지하 갱도진지의 절정 가마오름 1944년 7월 사이판이 함락되는 등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일본군 지휘부는 이를 계기로 미군의 일본 본토 상륙에 대비해 거대한 지하참호 건설을 시작한다. 나고야현에 천왕이 대피할 마쓰시로 대본영 등을 짓는 한편 제주도에도 지휘소, 통신실, 숙소 등이 갖춰진 지하 갱도진지를 조성하게 된다. 제주도내 지하갱도의 총연장은 32㎞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송악산 샛알오름 아래 1.2㎞짜리 동굴진지를 비롯, 제주도내 360여개 오름 중 약 120곳에 지하 갱도진지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경면 청수리의 가마오름 진지동굴이다. 높이 140m의 가마오름 기슭에 자리잡은 진지동굴은 일본이 미국과 최후의 일전을 대비해 구축한 진지 중 최대 규모다. 약 2㎞ 길이의 1,2,3땅굴 가운데 제1땅굴 약 300m 구간이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 지하갱도 곳곳에 강제 노역에 시달린 제주도 주민들의 피와 땀이 엉겨붙어 있는 듯하다. 참혹한 과거의 흔적 위에 현재는 평화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강제 노역했던 고 이성찬씨의 아들 이영근(55)씨가 아픈 역사를 되짚어보기 위해 2004년 사재를 털어 조성했다.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던 군수품과 각종 땅굴작업용 도구들을 볼 수 있다. 관람료 3000∼5000원.peacemuseum.co.kr,772-2500.
  • 서울신문 선정 2007년 10대 뉴스

    ■ 국 내 ● 이명박 대통령 당선 ‘10년만에 정권교체’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48.7%를 얻어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10년 만에 우파세력이 국정을 이끌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혹평해온 한나라당은 ‘불임정당’의 불명예를 씻었다. 선거가 끝난 뒤 이 당선자는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아프간서 한국인 23명 피랍… 2명 사망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일행 23명이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장장 43일간 이어진 피랍사태 동안 21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희생됐다. 협상장에 국정원장이 직접 진두진휘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부적절한 행동이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했다. ● 태안서 원유 유출… 사상 최악 환경오염 12월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 바지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들이받아 원유 1만 2547㎘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서산 가로림만에서 안면도까지 168㎞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5159㏊의 양식장에 피해를 가져오는 등 최악의 해상오염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이어져 나눔문화의 뜻을 새기는 계기가 됐다. ● 신정아·변양균씨 ‘권력형 비리’ 파문 지난 7월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신정아 동국대 조교수 겸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의 대학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에 학력 검증 열풍을 몰고 왔다. 한달 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를 비호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형 비리로 반전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일갈해 청와대 사정기능의 부재를 뒷받침해 줬다. ● 2차 남북정상회담 7년만에 평양서 개최 노무현 대통령은 10월2∼4일까지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래 7년 만이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10월4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을 담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다. ● 한·미 FTA 타결… 양국 경제 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시작 14개월 만인 지난 4월2일 타결됐다. 국회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한·미 관계가 군사·외교 분야에 이어 ‘경제 동맹’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장벽의 제거로 제조업은 미국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농업·제약·법률서비스 등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회비준 뒤 60일 이후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된다. ● 김용철 변호사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하자 등도 폭로했다. 결국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11월23일 국회를 통과했고, 최장 105일 동안 수사를 이끌 특별검사에는 인천지검장을 역임한 조준웅 변호사가 임명됐다. ● BBK 연루 의혹 ‘이명박 특검법’ 논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 의혹이 대선판을 달궜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이명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사건의 열쇠를 쥔 김경준(41)씨가 11월16일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혼란은 정점에 치달았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특별검사제 도입이 국회에서 의결돼, 논란은 2008년까지 이어지게 됐다. ● 김연아·박태환·전도연 세계 정상 ‘우뚝’ 피겨 김연아(17), 수영 박태환(18),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모두 불모지로 여겨졌던 분야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을 따냈다. 전도연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젊은 한국인의 힘을 확인시켜 준 쾌거였다. ●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빗나간 父情’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3월 아들을 때린 술집종업원들을 경호원과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보복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회장은 수감됐다 2심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풀려났다. 재벌 총수의 빗나간 부정(父情)과 경찰 상층부의 사건 은폐기도 등으로 일반인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 해 외 ● 서브프라임 후폭풍… 세계 금융시장 ‘흔들’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의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실로 전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서브프라임모기지에 투자한 펀드와 금융회사가 손실을 보면서 신용경색이 확대됐고,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경제가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美 ‘충격’ 4월16일 미국의 명문 버지니아공대 캠퍼스에서 이 학교 영문과 학생이자 한국인 이민 2세인 조승희(23)가 동료 학생 등 3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해 ‘선택적 무언증’이라는 정서장애를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의회는 정신질환자의 총기 소유 금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 북핵 불능화 합의… 부시, 김정일에 친서 북한은 ‘2·13 비핵화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따라 중유 지원에 대한 상응 조치로 영변 원자로를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했다.9월 북한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포함, 올해 안으로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합의했다. 연내 신고대상을 놓고 이견이 드러난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성실한 신고를 촉구했다. ● 국제유가 ‘고공행진’… 배럴당 100弗 육박 미국, 중국, 유럽 등 지구촌 대다수 국가가 올 한해 치솟는 물가를 관리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기름값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다. 쌀, 밀, 옥수수 등 곡물과 원자재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이런 기류는 싼값에 물건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던 중국이 제역할을 못한 것도 원인이다. 중국은 최근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대를 웃돌았다. ● ‘온실가스 감축’ 유엔 발리 기후로드맵 채택 2013년부터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 등 모든 국가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우는 발리 로드맵이 12월15일 채택됐다. 유엔기후변화회의 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발리 로드맵을 토대로 각 나라는 2009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 협상을 벌여야 한다. 총회 참가국들은 자국 능력 범위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법을 차등화하기로 결정했다. ● 러시아, 美에 대립각… 푸틴 후계자 지명 러시아는 코소보 독립, 이란 핵, 미사일방어(MD)체제 등 지구촌 현안을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등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강한 러시아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추구해온 정책의 결실이다.3선을 금지하는 헌법 때문에 내년 3월 권좌에서 물러나는 푸틴은 대신 최측근인 메드베데프를 대선후보로 지명해 정권연장을 꾀하고 있다. ● 군정종식 요구 미얀마 민주화 시위 또 좌절 8월 말 급격한 유가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군부 철권에 의해 짓밟히자 이에 격분한 승려들이 나서면서 전국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들불처럼 번졌다.‘88항쟁’으로 일컬어지는 1988년 8월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국제사회의 제재 요구와 유엔의 특사파견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사정권의 강력 진압으로 ‘미얀마의 봄’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 무샤라프 비상사태 선포… 혼돈의 파키스탄 7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붉은 사원’을 유혈진압하면서 파키스탄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10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무샤라프는 반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제동을 걸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선을 확정지으며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11월29일 43년만에 군복을 벗고 민간인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했으며,12월15일 42일 만에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 부시 행정부, 이라크·아프간 정책 등 ‘고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라크를 침공한 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폭탄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세력을 결집해 정권탈취를 노리고 있다. 미군과 나토는 아프간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부시 대통령은 내년 여름까지 3만명의 병력을 이라크에서 감축하기로 했다. ● 佛 사르코지·日 후쿠다 등 새 정권 출범 프랑스인의 피가 섞이지 않은 비주류 정치인 출신인 니콜라 사르코지는 ‘일하는 프랑스’를 공약으로 5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든 브라운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장기 집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기대를 업고 6월 영국 총리에 취임했다. 일본 후쿠다 야스오 총리도 참의원 선거 참패후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9월 총리직에 올랐다.
  • 테러·서브프라임 ‘우울한 성탄’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도 어김없이 성탄절이 찾아왔다. 하지만 성탄절을 코앞에 두고도 크고 작은 폭탄테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총성도 멎지 않았다. 이들에게 평화와 용서란 먼 나라 남의 얘기일 뿐이다. 이라크에서는 그나마 소수였던 기독교인들이 전쟁이 터진 뒤 이슬람교도의 압박을 받으면서 무더기로 시리아 등 주변국가로 떠났다. ●긴장감 여전한 이라크 사지드 라술 샤키르는 성탄절을 앞두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번화가에 있는 자기 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하루 4∼5개씩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팔고 있다. 전쟁전에는 20∼30개씩을 팔았다. 샤키르는 24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업 재개는 꿈도 못꿨다.”고 말했다. 샤키르의 가게를 찾은 기독교인 나디르 가님 토피크는 “지난해에는 이맘때 갱들과 테러로 수많은 폭발만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좋아져서 우리는 이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라크에서 기독교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2700만명의 인구 중 3%가 채 안 된다.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에 따르면 전쟁 중 이라크를 떠난 국민 중 40%가 기독교인으로 추정된다.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들은 수세기동안 이라크에서 큰 충돌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뒤 반군의 타깃은 기독교인들이 됐다. 바그다드에서 교회들은 폭탄에 날아갔고 최근에도 북부 모술에서 신부 한명이 납치돼 살해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은 이슬람 연휴인 지난주 에이드 알 아다(희생제)때에도 긴장감이 여전했다. 탈레반의 진격과 테러는 현재 진행형이다. 카불의 캠프 피닉스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은 크리스마스 연휴 4일간 기독교 예배, 가톨릭 미사, 어떤 종파에도 속하지 않는 모임을 따로 갖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성탄도 모르는 시에라리온 12월24일 자정을 넘긴 시간. 단칸방 판잣집 한 구석에서 갓 태어난 살라마투 상코가 엄마 품에 안겨 곤히 잠들어 있다. 딸을 안고 잠든 앳된 엄마의 얼굴에는 걱정이 역력하다.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24일자에서 가난과 질병으로 찌든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빈민촌에서 갓 태어난 살라마투를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아기’라고 전했다. 살라마투가 태어난 시에라리온은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가 항상 꼴찌다. 올해도 177개국 중 177위다. 어린이 4명 중 한 명은 5세가 되기 전 사망한다. 유아사망률이 세계 최고다. 하늘이 도와 5살을 넘겨도 말라리아 예방접종 비용 3000원이 없어 또 한번 죽을 고비를 맞는다. ●내전 속 짧은 평화찾은 콩고 10여년에 걸친 내전으로 380만명의 희생자를 낸 중부 아프리카 국가 콩고는 국민 절반이 기독교도인 나라다. 주요 도시인 브라자빌, 킨샤샤의 주민들은 24일 밤 10시쯤 집 근처 교회를 찾았다. 이들은 25일 아침까지 밤새워 찬송가를 부르고 호루라기를 불거나 춤을 추면서 축제분위기 속에서 예수탄생을 축하했다. 내전으로 전기, 수도 공급 사정은 여의치 않다. 하지만 형편이 좋은 가정에선 하루에 30∼50달러를 내고 발전시설을 대여해 성탄 만찬을 준비했다. ●침체된 경기탓에 가라앉은 미국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등에 시달린 한 해를 보낸 미국은 약간 가라앉은 분위기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형형색색의 전구 장식들도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인지 예년만큼 화려하지는 않다고 CNN 등은 전했다. 백화점과 쇼핑센터측도 매출이 예년에 비해 줄어든 것 같다고 울상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대통령 휴양지인 메릴랜드 주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성탄 시장’에 북적이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금요일인 지난 21일부터 시골에 있는 부모님을 만나러 떠나거나 가족 단위의 휴가를 즐기고 있다. 프랑스 전역은 주요 도시마다 열리는 ‘성탄절 시장’으로 북적댄다. 중세부터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유명한 북동부 도시 스트라스부르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다고 르몽드 등이 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연인 카를라 브뤼니와 함께 25일 이집트 남부 나일강 동안에 있는 관광도시 룩소르로 성탄 휴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두 사람은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로 이동해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김균미·이재연기자 kmkim@seoul.co.kr
  • [이명박 시대-정책 과제] ‘중임제’ 신중…북핵등 숙제

    [이명박 시대-정책 과제] ‘중임제’ 신중…북핵등 숙제

    이명박 제17대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승리의 환희를 충분히 맛보기도 전에 무겁게 누르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정치 분야를 비롯, 외교·통일, 경제·산업, 교육·노동, 환경·복지, 문화·체육 등 분야별로 5년간 새 대통령이 추진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본다. ■ 정치 이명박 당선자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선 기간 대부분의 후보들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비롯한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운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4개월 뒤에 17대 총선이 예정돼 있어 정권 초기 정치 부문의 비효율을 없애는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야 안정적인 의석수를 확보할 수도 있다. 참여정부에서 방만하게 팽창한 정부조직에 대해 손을 봐야 하는 문제도 이 당선자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당선자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현행 제도를 마구잡이식으로 손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시기 조정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자세다.4년 중임 정·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다양한 형태의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를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결정은 신중하게 내리겠다는 의도다. 국회의원 선거구제와 의원 정수, 비례대표 의원 비율 등은 현 수준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의원 수는 정치적 합의가 가능하다면 소폭 줄일 수 있다는 견해다. 중·대선거구제는 정당 간 정책대결을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이 당선자는 청와대 업무 개편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청와대는 국가 전체 경영에 대한 방향 설정과 기획 업무만 담당하고 국무총리와 행정부에 조정·집행 기능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중앙행정기관을 ‘대부처(大部處) 대국(大局)체제’로 개편하는 등 대대적인 부처 통폐합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하고 있다. 현재 56개인 중앙행정기관(18부,4처,17청, 기타 17개)을 12∼13개로 통폐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현재 416개에 달하는 각종 위원회도 대폭 정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외교·안보 제17대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2008년 2월25일 즈음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 정착이라는 당면 과제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 등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어감으로써 비핵화 실현과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우선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핵폐기 유도는 이명박 당선자 앞에 놓인 최대 숙제다. 특히 비핵화 2단계인 핵프로그램 신고가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닥칠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국제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지난 10월 7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남북간 신뢰를 회복하고 경협 확대의 길을 열었으나 남북관계가 6자회담과 선순환적으로 돌아감으로써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퍼주기식’ 경협이 아니라 비핵화와 속도를 맞춰나가는 동시에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 당선자가 고려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비핵화 이행과 남북관계 발전이 담보돼야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란을 빚었던 4자 정상회담 등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 핵 불능화·신고를 넘어 핵폐기 단계에 들어갈 때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핵폐기가 완료될 때 실질적인 평화체제 시대를 맞이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상당한 불협화음을 보였던 한·미동맹 문제도 새 정부가 더욱 실리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 당선자는 “남북간 최대 과제는 6자회담을 통한 핵폐기이며, 대북 지원은 유연하게 풀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21세기 새로운 전략환경에 걸맞은 동맹관계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제·산업 당선자 측은 경제문제 해결의 방점을 성장에 찍었다.7% 성장과 소득 4만달러 달성, 세계 7대 경제강국 진입이라는 ‘747’ 공약을 내세웠다. 출자총액제도 등 규제를 풀고 법인세 등 세금을 낮추는 한편 강경한 노사관계를 유연하게 바꾸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수 보전대책이나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도외시해선 곤란하다고 말한다. 경기를 부양하면 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나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것. 금융연구원의 하준경 연구위원은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해 경제 정책에 무리수를 두면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기조의 변화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린다고 하자 시장은 벌써 들썩인다. 공약의 이행에 집착,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려 하면 대립과 반목에 빠지고 투기심리는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내년 경제가 하락할 가능성 때문에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재정 투자를 늘릴 수가 있는데 이는 부동산·건설의 버블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경색과 중국의 버블붕괴 가능성은 시한폭탄과 다를 바 없다. 자칫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번지면 버블이 터지고 금융 부실과 소비 위축으로 ‘저성장 속의 인플레이션’을 맞을 수 있다. 금융권의 자생력을 높이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시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 투자심리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급준비율이나 콜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편다면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 문소영기자 mip@seoul.co.kr ■ 교육·노동 새 정부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교육이다. 사교육비 경감과 대학 입시 등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입시는 어떤 형식으로든 개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대학에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주는 등 관치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문민정부 시절인 1995년 5·31 교육개혁 이후 10년 넘게 유지되어 온 ‘3불(不)’ 정책이 단계적으로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본고사를 시작으로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도 사실상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수능 등급제도 어떻게든 손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역할과 기구 축소 논의도 예상된다.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수술도 점쳐진다. 이 당선자의 공약대로 현재 자립형사립고에 해당하는 자율형 사립고 100곳을 설립하고, 낙후 지역에 기숙형 공립고 150곳을 세우면 30년 이상 유지되어 온 평준화 제도의 대수술도 불가피해 보인다. 노동분야는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소에 행정력을 모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1일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후 분야별로 정규직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마찰음 또한 만만찮다. 특히 경영계의 협조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민간분야의 비정규직 차별시정은 더딜 수밖에 없어 노동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새 정부 들어 직권중재제도 대신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연착륙과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자성 인정문제의 입법화 여부가 중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구 김재천기자 yidonggu@seoul.co.kr ■ 환경·복지 대표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파고가 너무 높다. 쏟아낸 공약 가운데 환경론자의 반대에 부딪치는 사업이 많다. 대운하건설 공약은 경제성을 따져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에 앞서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꾀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섣부른 강행보다 환경·시민단체를 먼저 끌어안고 지역 주민의 참여와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해묵은 과제인 물관리·산림관리 일원화 등 정치적 성격의 과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적응 노력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복지분야에서는 성장과 분배의 적절한 조화가 요구된다. 서민 건강을 위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고 의료기관 이용 문턱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불안하게 덜컹대고 있는 국민연금제도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비전을 제시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어린이 건강을 책임지고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꼼꼼한 정책도 내놔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장기 비전과 재원 마련 방안은 집권 초기부터 강력하게 추진해야 임기 동안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서민 복지 확충을 위한 국고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문화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IT활용도를 높이고, 문화 콘텐츠를 ‘창조산업’으로 연결시켜 영상, 게임, 음악, 방송 등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과 행정지원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공약내용. 그러나 현재로선 핵심공약들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서울시장 재임시절 한강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무산의 전례가 있듯 ‘밀어붙이기식’ 가시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문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게 문화계의 바람이다. 기초 순수예술에 대한 지원 노력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체육 이명박 당선자는 현행 학교운동부를 스포츠클럽으로 단계적으로 전환, 체육특기자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종자돈 삼아 국가 차원의 스포츠펀드 조성 및 스포츠마케팅회사 설립 방안을 체육분야의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엘리트 위주의 체육정책이 생활체육으로 전환돼야 하겠지만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육특기자제도를 폐지할 경우 상당한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국가 차원의 스포츠펀드와 스포츠마케팅회사를 설립할 경우, 기존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관계 설정이 또 다른 해결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 당선자에게 바란다 ●손경식(68·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경제성장률을 더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특히 성장의 원동력인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노사관계의 안정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우리 경제가 투자부진과 새로운 성장동력의 부재, 중소기업과 지방경제의 위축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직시해 취임과 동시에 투자확대와 경제활력 진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 ●심재명(44·MK픽쳐스 대표이사) 2007년은 유독 스크린 쿼터 축소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 등 한국영화의 위기론이 크게 대두된 한 해였다. 이런 산재된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한다고 무리하게 제도를 고치거나 지원을 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문화 콘텐츠에 대해 경제적 잣대나 산업논리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있었다. 당선자는 과욕을 부리기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내실을 다졌으면 한다. ●이응주(32·건설노동자) 공약에 내세운 것처럼 침체된 경제를 살려서 내가 할 일거리도 늘어나고 다른 일자리도 많아지도록 해달라. 수치상으로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도, 서민들에게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거리가 많아지는 게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다친 분들에 대한 산재보상처리 등 노동자의 복지가 부족한 것 같다. 땀 흘려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대우받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 대통령이 할 몫이다. ●이겸(19·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는 대학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구체적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세금을 내지 않는 종교단체에 적정한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면 될 것 같다. 광주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혼자 살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많은데 업주들이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그것마저 체불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불쌍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수립해 달라. ●선한승(55·한국노동교육원장) 참여정부가 사회통합적 노사정책을 추구했다면 새 정부는 친기업적인 노사정책으로 변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노동계의 목소리는 많이 높아졌다. 비정규직보호법을 비롯한 노동계의 숙원들이 많이 해소됐다. 또 공공부문의 갈등도 예측 된다. 새 정부는 노사안정을 중요시하면서 연착륙할 수 있는 노동정책의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박해란(43·주부) 내 아들은 이른바 ‘저주받은 89년생’이다. 새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교육개혁을 떠들기보다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한다. 새 대통령은 서민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정치권을 싫어하게 된 이유가 뭔지를 알아야 한다. 지방(경남 김해)에 사는 입장에서 서울로 가지 않으면 먹고 살 길이 없다고 젊은이들은 느끼고 있다. 지역 간 격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구본무(62·LG그룹 회장)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성장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선자께서는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를 바란다. 면밀한 정책대응을 통해 안정적 경제 운영을 기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새국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규제 개혁, 투자환경 개선 등 혁신을 촉진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앞으로 5년이 선진국 도약의 결정적인 전기(轉機)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황병무 (68·국방대 명예교수) 평화정착과 국방력 발전이 선순환 구조를 갖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안보정책은 여러 정부에서 기초를 다지고 레일을 깔았다.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대북·대미정책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조속히 부처간 조율을 마쳐 참여정부에서와 같은 불협화음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종전선언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 “윤봉길의사의 폭탄은 도시락 아닌 물통폭탄”

    ‘윤봉길 의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윤 의사 순국 75주기인 19일을 맞아 윤 의사에 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18일 공개했다.우선 윤 의사가 1932년 4월29일 훙커우(虹口) 의거 때 실제 사용한 것은 도시락 폭탄이 아닌 물통 폭탄이었다. 윤 의사가 가져간 2개의 폭탄 가운데 물통 폭탄은 저격용, 도시락 폭탄은 자결용이었다. 윤 의사의 조카인 윤주 기념사업회 부회장은 “폭발한 물통 폭탄은 목격한 사람이 없지만 터뜨리지 못한 도시락 폭탄은 사진이 공개돼 오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또 일본군이 윤 의사를 당초 폭탄 투척 현장인 훙커우공원에서 공개 처형하려다가 국제 여론을 의식해 포기한 사실도 공개했다.공개 처형하면 윤 의사가 인류평화 수호를 위해 침략군을 응징한 세계 영웅으로 오를 수 있어 일본은 이를 포기했다고 기념사업회는 전했다. 또 1932년 11월21일자 아사히신문에 일본으로 압송되는 윤 의사의 호송차량 뒷모습 사진만 실리고 호송 장면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기념사업회는 “윤 의사가 일본 헌병에게 ‘사진기자들이 찍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단호히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콩나물국, 정말 숙취해소 도움될까

    술 마신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숙취.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숙취는 두통, 메스꺼움, 발열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숙취를 부르는 원인과 잘못된 음주습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18일 오후 10시2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숙취의 실체와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가톨릭의대 신경정신과 김대진 교수팀은 숙취를 일으키는 물질로 메탄올을 지목했다. 건강상태가 양호한 성인 18명에게 체중에 따라 각각 소주 1병∼1병 반을 마시게 한 뒤 13시간 후에 혈액 내 메탄올 농도를 비교했더니 그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 메탄올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제작진은 한국건강기능식품연구원에 한국인이 즐겨마시는 소주, 맥주, 와인, 막걸리, 위스키 등 5가지 술의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를 공개한다. 또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숙취해소 방법들을 거리 설문을 통해 알아본다. 콩나물국, 꿀물, 라면, 북어국, 녹차 중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숙취해소법은 단연 콩나물국이었다. 그렇다면, 콩나물은 과연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동국대 식품공학과 신한승 교수와 배화여대 최남순 교수가 함께 장국, 꿀물, 커피, 녹차 등 항간에 떠도는 숙취해소법의 진실과 거짓을 가린다. 가정의학 전문의 박용우 원장은 또 숙취 걱정 없는 건강한 음주습관을 제시한다. 이밖에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마시는 속칭 ‘폭탄주’와 탄산음료, 사우나 등 숙취를 배가시키는 습관과 잘못된 숙취해소법의 허와 실을 짚어본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환경·생명] 해조류·무척추동물 떼죽음 위기

    [환경·생명] 해조류·무척추동물 떼죽음 위기

    지난 주말에 찾은 태안해안국립공원 앞바다. 태안 앞바다는 유출된 기름으로 환경 비상이 걸렸다. 국립공원은 육상·해상 동식물 2483종이 서식하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 태안군 원북·소원·근흥·남면·고남면과 안면읍, 보령시 오천면 장고도·고대도까지 326㎢ 가운데 89%인 289㎢가 해상구역이라서 원유 유출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해조류는 녹고, 조갯살은 검푸르게 오염 태안 앞바다는 오염되지 않은 갯벌과 조수간만의 차이로 어느 곳보다 건강한 생태계를 자랑했다. 특히 작은 물고기의 먹잇감이 되는 생태계 밑바닥 생물이 많아 어종이 다양하고 어획량도 풍부하다. 갯벌이 살아 있어 철새의 낙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조류·해초류가 어느 정도의 기름 오염에 견딜 수 있는지조차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방제·복구 사업과정에서도 애를 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안해안국립공원 자원 모니터링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해초류는 거머리말과 새우말이 있다. 해조류는 미역·파래 등 103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다 밑 바닥에 사는 저서동물도 117종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해조류와 해초류, 바다 바닥에 사는 무척추 동물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했다. 기름이 유출 사고 10일이 지나면서 태안 앞바다에 서식하는 해조·해초류와 껍질이 없는 무척추 동물은 안타깝게도 손 쓸 사이도 없이 녹아버리고 있다. 해조·해초류는 동물이나 다른 식물처럼 외부의 오염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겉 피부를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적은 양의 기름과 접촉해도 치명적이다. 태안 앞바다를 살펴본 한태준 인천대 생물학과 교수는 “기름 독성 물질에 직접 노출된 해조류나 해초류는 일단 몰살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바다 생태계 밑바닥을 차지하는 생물이 영향을 받으면 해양 생태계 전체가 교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서동물 역시 주위 환경변화에 도피할 수 없기 때문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폐사하고 만다. 퇴적물 유기물 함량과 독성 물질에 따른 서식처 교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무른 피부를 가진 연성(軟性) 무척추동물은 기름에 직접 오염돼 치명적이다. 가시털 갯지렁이, 곤쟁이, 풀게 등이 태안반도에 사는 대표적인 연성 무척추동물이다. ●방제 약품 무분별 살포땐 2차피해 불가피 기름 유출에 따른 해양생물 피해는 수개월 안에 집중적으로 일어나지만 생태계 기반과 구조에 따라 수십년까지 장기화될 수도 있다. 복원에 걸리는 시간도 기름 종류, 피해 범위, 방제와 복원에 기울이는 노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아무리 급해도 생물학적인 방제·치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바다 밑바닥 생물을 먼저 살려야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살아난다고 조언한다. 밑바닥 생물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름을 걷어내는 것도 급하지만 폭탄을 퍼붓는 식의 방제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속하게 방제하려는 욕심 때문에 약품을 지나치게 쏟아붓다 보면 2차 생태계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초생물´ 동원한 복구 시스템 마련 긴요 한태준 교수는 “생물마다 기름 민감도가 다른 만큼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의 방제·복원 작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생태계를 측정하는 ‘보초생물’을 통한 생태 변화 조사를 제시했다. 물벼룩을 이용해 수생 생태계 변화를 측정하듯 오염 정도와 복구 능력을 알아낼 수 있는 생물이나 어류를 길러 장기적으로 관찰하자는 것이다. 그런 다음 해조·해초류를 양식하면 바다는 살아날 수 있다는 복원 전략이다. 복원 결과를 육안으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김사흥 인더씨코리아 해양생물다양성연구소장은 바다에 가라앉은 기름 알갱이와 방제 약품이 갯벌과 엉기면서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걱정했다. 김 소장은 “씨프린스 사고가 난 여수 소리도 앞바다 갯벌은 사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름이 섞여 있다.”고 경고했다. 태안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음악할 시간도 부족 이제 영화 안할래요”

    “음악할 시간도 부족 이제 영화 안할래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어둠 속의 댄서’는 영화의 명성보다 아이슬란드 가수 비요크 굿문스도티어(42)의 열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본업인 음악보다 배우로 더 잘 알려진 비요크가 내년 한국에서 노래한다. 비요크는 열 한 살에 데뷔해 노래뿐 아니라 작곡, 제작까지 직접 해내는 종합 예술인.‘패션 테러리스트’라 불릴 만큼 파격적인 패션과 나이를 알 수 없는 동안(童顔)으로 유명하다. 요정처럼 앳된 모습에 로커처럼 내지르는 자유로운 목소리, 실험적인 음악으로 2000만장의 앨범 판매를 기록했다. 이메일로 만난 이 스타에게 한국은 ‘유럽에서 인기있는 휴대전화의 나라’다.“한국 팬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 내한을 결정했다.”는 그는 지난 5월 새앨범 ‘볼타’를 내고 여름부터 해외 순회여행 중이다. 내년 2월1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콘서트도 그 일환이다. 그의 공연은 강렬한 시·청각 경험으로 이름높다. 이번에도 비디오 아트, 대담한 퍼포먼스에 10인조 빅밴드 연주까지 곁들일 예정이다. 타인에겐 현실인 사건이나 사고도 비요크에겐 예술적 영감의 대상이다.“전쟁과 폭탄테러,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 등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하는 사건들이 제 감수성을 독특하게 발전시키는 것 같아요.” 예술적 동지도 있다. 그의 연인은 전위적인 설치·영상작품으로 현대 서구미술계의 총아라 불리는 매튜 바니(40).2005년 삼성 리움미술관 개관 1주년 전시에 초대된 작가이기도 하다.“매튜는 독특한 감성을 지닌 사람이에요. 그의 영상 ‘구속의 드로잉9’으로 각자의 세계에 더 공감하면서 서로를 자극할 수 있었죠.” 밖에서는 괴짜 스타지만 그의 말과 꿈은 평범하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탔지만 원하는 음악을 할 시간이 부족해 영화는 사절이란다.“음악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지만 저도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제게는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음악을 계속하는 것,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유력후보 직격인터뷰] 鄭 “디지털형 리더가 필요”

    [유력후보 직격인터뷰] 鄭 “디지털형 리더가 필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4일 선거운동 시작 이후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서울 구로에서 일정을 시작해 대전과 전북을 거쳐 제주도에서 유세를 한 뒤 서울로 돌아와 밤엔 생방송 연설을 마쳤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동하는 50분 외에는 인터뷰할 짬도 없었다. 남은 시간은 닷새,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바빴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며칠 내로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거짓과 진실의 대결 구도’라고 전제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선거가 5일밖에 남지 않았다. 남아 있는 변수는 어떤 게 있나. -이명박 후보는 기소돼야 할 후보, 법정에 서야 할 후보다. 냉정하게 따져서 힘 없고 ‘백’ 없는 서민 같으면 기소됐을 것 아니냐. 기소됐어야 할 후보가 1위로 달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다고 본다.(이 후보는)거짓이라는 베일로 간신히 마지막 포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벌거벗은 임금님과 똑같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후보라면 이미 (대세는) 굳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 자체가 불안정한 후보이고 상식선 밖의 후보이기 때문에 거짓이 드러나는 순간 몰락할 것이다. ●“박영선UCC 전체유권자가 보면 판세 뒤집혀” ▶이 후보에게서 받았다는 BBK 명함을 공개하고 최근 방송에서 지지 연설까지 한 이장춘 전 외무부 본부대사는 어떻게 만났나. -같은 외교관 선후배인 정의용 의원이 먼저 만났다. 이 전 대사는 보수적인 인물이다. 대북관계에서는 저와 180도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거짓과 진실 중 거짓이 승리하게 할 수 없다는 공분(公憤) 때문에 이 분이 움직인 것이다. 본인이 이명박씨와 조우하지 않았다면 그런 동기 부여가 안 됐을 것이다. 박영선 의원도 마찬가지다. 기자 때 취재해서 (이 후보 말이) 거짓인 줄 아는 것이다. 박 의원의 UCC 동영상을 80만명이 봤다. 이것을 3700만 유권자가 듣는다면 (판세는) 뒤집어진다. 이 후보는 마지막까지 시한폭탄 후보다. 끝까지 거짓을 은폐하면 대통령이 되고 마지막이라도 시한폭탄이 터지면 낙마한다. ▶제1정당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와 차이가 많이 난다. 오히려 2위끼리 싸움을 하는 그런 모양새다. -우리 조사는 좀 다른 것 같다. 지방 선거 때 보면 자동응답전화(ARS)로 돌린 수만명 샘플을 보니까 추세가 정확하게 맞았다. 당 조사에서는 25%까지 지지율이 올랐고 체감으로도 지난 일주일간 변화가 있다고 본다. 안타까웠던 것은 ‘노무현 프레임’ ‘참여정부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고 거기에 대해 제대로 된 대응을 잘못했다고 볼 수 있다.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이 바뀐다는 것은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다. 대통령 당선자의 인성·철학 그것이 그 정권의 성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친다. ▶남은 5일 동안 선거 운동에 임하는 자세, 복안은 어떤 것인가. -40대는 87년 6월 항쟁 주역이다. 그 세대가 이제 마흔에서 쉰살이 됐다. 그들이 강력한 이명박 후보 지지층이다.5년 전 참여정부 만든 동력이 그쪽에 가 있다.30대가 움직이고 있고 (내가) 앞섰다는 통계도 있다.30대는 움직이는데 40대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30대가 좀더 움직이면 40대에 전이가 된다는 분석을 했다. 40대는 민주화 20년을 만들어냈는데 자신에 대한 보상은 없다. 보상이 아니라 불안과 고통만 안고 있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희망의 출구다. 희망의 출구를 성장에서 보는 것은 이해하지만 ‘묻지마 성장’은 길이 아니다. 묻지마 성장이 아니라 미래 형성으로 가고 디지털로 가야 한다. 이명박과 정동영 중 누가 잘할 수 있겠나. 이 후보가 추진력을 가진 최고경영자(CEO)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리더로서 맞는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가 있다. 대통령과 국가 신용도가 직결되는데 그분은 신용도 마이너스 아니냐. ▶문국현 후보가 이틀 전 담판에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들었는데. -함세웅 신부 주선으로 만났다. 사제로서 안타까움에 기도하시고 성경에 손을 얹고 힘을 합치라고 했다. 문 후보와는 좋은 대화를 나눴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렇게 하고 끝났다. ▶문 후보·이인제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결국 (원인은) 이해관계 아니겠냐. 말은 대의를 얘기하고 반부패를 얘기하지만 결국 이해관계다. ▶신당 일각에서 ‘노명박’ 얘기가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간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내용으로 보이는데, 실체가 있다고 보고 있나. 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청와대에 주문하고 싶은 게 있나. -검찰 수사가 엉터리라는 것은 국민의 상식이 증명하고 있다. 직무 감찰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에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거듭거듭 요구했다. 그랬더니 그런(부정적인) 입장이더라. 국민은 청와대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다.2008년부터 국가를 누가, 어떻게 운영하는가가 궁금하지 사실상 닷새 후면 물러날 대통령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니다.‘정동영이 되면 뭐가 다른데?’라는 게 국민의 관심사다. ●“정동영경제는 노무현경제와 달라” ▶정동영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뭐가 달라지나. -예를 들어 경제의 경우 정동영 경제는 노무현 경제와 다르다.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인사다. 대통령이 다하는 것 아니다. 많은 경험과 능력이 검증되고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다고 보고 그런 분들과 함께 국민이 바라는 두 가지, 경제 성장과 4대불안·고통을 해소하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회사 사장은 아니지 않냐. 클린턴·루스벨트·김대중 대통령, 모두 위기 극복하고 경제 키웠지만 정치인이다. 김경준 말에 따르면 이명박씨는 경제를 잘 모른다. 자기(김씨)가 미국의 CEO들을 여러 명 만났는데 그들은 ‘디테일’에 정통했지만 이명박씨는 분석이 없다, 디테일이 없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 이 방에서 저 방을 갈 때 문 2개를 열고 가면 되는데 이 후보는 벽에 머리 박고 가는 스타일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했더라.40대가 원하는 경제 성장, 선진국 만들어달라는 요구, 벽에 머리 박고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에 맞서는 논리가 있다면. -경제 운용 방식은 노 대통령과 다르고 이명박 후보와 다르다. 이 후보는 불도저다. 나는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 김종인 박사 같은 분들의 지혜와 경륜을 합쳐서 하겠다. 통일부 장관할 때 전임 장관들에게 매달 브리핑해 드리고 지혜를 구했다. 이재정 통일장관도 매달 둘째 월요일 전임 장관들을 만난다. 그런 아름다운 전통을 제가 만들었다. 매년 50만개 일자리를 목표로 해서 ‘팀 코리아’를 조직, 아까 말씀드린 분들과 드림팀을 만들어 제가 팀장이 돼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유치하겠다.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100여개 유치했는데 대통령은 1000여개 할 수 있다. 미국이 43살 젊은 대통령과 함께 활력을 찾았듯이 지금은 과거로 갈 일이 아니다. 이명박을 택해서 위험한 미래 변화를 감수하느니 젊고 역동적인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디자인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들의 꿈과 고통은 제가 안다. 정리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게임플러스] ‘포인트 블랭크’ 비공개 서비스

    엔씨소프트는 1인칭슈팅게임(FPS) ‘포인트 블랭크’의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19일까지 진행한다.4000명이 참가하는 이번 비공개 시범서비스에는 정식 서비스에서 여성 이용자에게만 지급될 여자 캐릭터가 모든 테스터에게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등 이용자가 자유롭게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종전의 폭탄 설치와 데스매치 외에 새로운 게임모드도 추가될 예정이다.
  • [씨줄날줄] 살인범의 편지/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총기탈취범이 붙잡혀 범행 과정을 자백했다는 데도 의문점은 여러가지로 남는다. 육군 포병 출신에 평범한 사회인인 그가 어떻게 그토록 치밀하고 대담한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탈취한 무기는 왜 그리 쉽게 버렸는지, 자수할 것도 아니면서 경찰에 편지를 보낸 이유는 또 무언지가 쉽게 해명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난감한 부분이 편지이다. 그는 수사당국의 눈을 속이고자 범행 현장에 타인의 피와 모자를 남겼다. 범행 차량을 불태우고 다른 차로 갈아탄 뒤 달아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정도로 용의주도한 범인이 편지에는 지문을 남겼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세계 범죄사상 첫 연쇄살인범이라 할 19세기 영국의 ‘잭 더 리퍼’는 수사당국 또는 언론에 편지를 보내 범행을 통보한 점에서도 제1호를 기록했다. 그는 한 통신사에 보낸 편지에 ‘잭 더 리퍼’라고 서명해 그것을 이름으로 삼았다.20세기 들어 리퍼의 후예들은 앞다퉈 그를 흉내냈다. 신문에 암호문 게재를 요구한 ‘조디악’, 데이트하는 남녀를 주로 공격한 뉴욕의 살인마 ‘샘의 아들’, 희대의 소포폭탄 테러범인 ‘유나바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흉악범들이 스스로 범행을 공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사 방향을 왜곡시키기 위해서거나 과대망상에 따른 자기과시욕 때문에, 아니면 제 주장을 세상에 퍼뜨리기 위해서였다. 하버드대를 나온 전직 교수인 유나바머는 기술문명에 지배받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알린다는 게 폭탄테러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범죄심리학자들은 그밖의 이유가 있다고들 한다. 범인 중 일부는 타인에게 향한 파괴본능을 내부로도 돌려 스스로를 망치는 행동, 즉 단서를 남기는 일을 무의식 중에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7세의 시카고 대학생 윌리엄 하이렌스는 범행 현장에 “더 살인하기 전에 제발 나를 체포해. 내 자신을 억제할 수 없어.”라는 글귀를 써놓기도 했다. 총기탈취범이 편지에 지문을 남긴 이유가, 체포되고 싶다는 잠재의식을 드러낸 것인지는 앞으로 범죄학자들이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어쨌건 그의 편지는 정말 미스터리하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선택 2007 D-4]대선 후보들 표밭갈이 분주

    [선택 2007 D-4]대선 후보들 표밭갈이 분주

    ■ ‘민생·경제 챙기기’ 주력하는 李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4일 거리유세를 잠시 멈추고 다시 민생행보에 나섰다. 일요일인 16일까지 거리 유세 대신 민생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권교체가 되면 세계 경제가 어렵더라도 국민이 화합하고 지도자를 신뢰하면 내년 증시 300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제대로 되면 임기 내 5000포인트까지도 올라가는 게 정상이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우리 주가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주가가 진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정권교체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금융 중심지의 역할을 할 수 없겠나 하는 게 나의 목표”라며 “그런 점에서 제2금융권인 증권회사들이 세계시장에, 특히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곳에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종로구 견지동 사무실에서 이날 밤 SBS 대담과 16일 대선후보 합동TV토론회에 몰두하는 것으로 막판 표심잡기 행보의 초점을 맞췄다. 주말에도 유세 일정을 잡지 않고 민생과 관련된 행사에만 참석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혀온 국민중심당 정진석 의원이 탈당했다. 정 의원은 탈당 이유에 대해 “할 얘기는 많지만 떠날 때는 말없이 가려고 한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보수대통합에 의한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면서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핫바지론’으로 충청 민심 호소한 昌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4일 대전·충청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아라리오 광장을 시작으로 조치원 시장, 대전역 앞을 돌며 유세를 한 뒤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 등과 함께 전략회의를 가졌다. 오후에는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은 뒤 경북 안동·영천·포항으로 강행군을 이어가다 대구에서 잠자리에 들었다.15일에는 대구와 부산, 제주 등을 방문키로 했다. 이날 표를 갈구하는 이 후보의 목소리는 한층 강해졌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은 더 매서워졌다. 이회창 후보는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어떻게나 재주가 좋은지, 아니면 정권과 타협이 잘 됐는지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서 면죄부를 받았다.”고 비판의 고삐를 죄었다.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 모습이 일그러졌다.”면서 “정체성 있는 후보를 제치고 후보가 된 이명박 후보는 새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일간지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이념적 좌표가 10점 만점에 4점(중도보다 약간 진보)으로 같은 것으로 분석한 것을 빗대 “(이명박 후보가) 스스로 좌파라고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는 더 보수색이 짙은 좌표 6의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 그는 “충절의 충청이 YS와 DJ, 노무현에게 속았다. 또 이명박에게 속아서 곁불 쬐는 핫바지가 되고 싶으냐.”며 지역정서를 건드렸다. 이 후보는 정 후보와 역전돼 지지율 3위로 나온 여론조사들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그는 “그거 엉터리다. 믿지 말라.”며 한나라당 경선 때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음을 상기시켰다. 앞서 이 후보는 서울 선거사무소에서도 “처음에 지지율이 20% 넘게 나와 용기백배해 시작한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는 지지율이 아닌 국민을 보고 모인 것”이라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이 12척 남은 배를 갖고 시작했을 때는 더 처참했다.”면서 “진정한 상유십이는 지금부터”라고 다짐했다. 천안·대전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서울~제주 서부벨트 강행군 나선 鄭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4일 서울을 출발해 대전∼익산∼장성∼제주로 이어지는 ‘서부벨트 공략’에 돌입했다. 정 후보는 ‘첨단경제’ 대 ‘삽질경제’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대립구도를 집중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의 경제정책을 대기업 중심의 ‘특권 경제’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 제목을 봐라.‘한국은 과거로 돌아가려는가. 덩치 큰 삽질꾼이 과시적 프로젝트로 한국인을 모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다시 우리가 70년대 삽질경제로 후퇴하면 세계표준에서 멀어진다. 정동영의 첨단경제가 이명박의 삽질경제를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유세에서도 ‘정동영 경제’의 차별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정 후보는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유세를 갖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 방식으로는 안 하겠다.”고 했다. 또 “경험을 갖고, 함께 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좋은 일자리 만드는 데 매진하면 한국경제를 반드시 살릴 수 있다.”고도 했다. 정치적 고향인 전북지역을 찾아서는 역전에 대한 마지막 희망도 피력했다. 전북 익산과 장성을 방문해서는 “상대 후보는 기소됐어야 할 무자격 후보이자 시한폭탄 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닷새면 대역전이 가능하다. 정상적 선거라면 역전하기 힘든 시간이지만, 확신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공략에 치중할 계획이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부동층의 대다수가 모인 수도권이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다. 수도권 30·40대 공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주택대출 시한폭탄 ‘째깍’

    주택대출 시한폭탄 ‘째깍’

    2005년 4월 2억원의 대출을 받고 서울 풍납동에 4억원짜리 30평형 아파트를 장만한 회사원 강현석(가명·37)씨. 그러나 요즘은 송년회에 나가는 게 두렵다. 대출금 이자와 내년부터 갚아야 할 원금을 생각하면 2만∼3만원의 회비조차 부담스럽다. 강씨가 요즘 내는 이자는 매달 110만원 정도. 여기에 내년 5월부터 100만원의 원금을 꼬박꼬박 갚아야 한다. 월급 350만원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셈이다. 강씨는 “시세보다 1억원이나 싸게 내놓은 지 석달째지만 집 산다는 전화 한 통 안 온다.”면서 “애들 학원비 등을 아껴서 당장은 버티겠지만 부동산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이 안 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05년 대출자 내년 금융비용 ‘더블’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리 상승에 따라 주택담보 대출자, 특히 05년에 대출받은 이들의 부담이 내년에는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다.05년 한해에 주택담보대출이 21조 5000억원이 풀렸으며, 상환방식도 대부분 3년거치 원금균등상환 방식을 택했다.2004년 말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169조 7000억여원. 한 해 뒤에는 190조 2000억여원이었다.2004년 증가분인 16조 5000억여원보다 4조원이나 늘었다. 특히 06년에는 05년보다 6조원 가량이 증가한 26조 8000억원에 달해 내년에 이어 09년에도 주택담보대출상환의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때 부동산시장과 금리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05년에 주택대출이 한꺼번에 몰린 것은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4년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2.1%,1.5%,2.3%에서 이듬해 22.0%,27.5%,26.8%로 폭등했다. 또 05년은 은행권에서 최고 30년 장기 주택대출 상품이 처음 등장한 시기. 기존에는 최고 10년이 고작이었다. 대출기간이 늘면서 대부분이 상환 방식을 처음 3년은 이자만 내고 원금은 이후부터 원금과 이자를 같이 내는 ‘변동금리식 3년 거치 균등분할’을 선택했다. 대출금이 억 단위가 넘는 바람에 거치 기간을 둔 것이었다. 05년 1월에 연이율 5.8%에 2억원을 빌린 대출자의 현재 적용 금리는 6.5% 정도. 내년 2월부터는 매달 108만원의 이자에 더해 98만원의 원금을 꼬박꼬박 부담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지금보다 두배 가량 돈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다 시중금리가 오르면 이자돈은 추가로 불어난다.91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13일에도 0.1%포인트 오르며 5.71%에 달하는 등 시중금리 상승세는 여전하다. 한 시중은행 주택여신 담당 부장은 “올 중순 때 예측한 대출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CD금리 상한선인 5.7%를 이미 웃돈 상태”라면서 “내년부터 대출금 원금 상환도 시작되는 만큼, 대규모 부실 가능성을 감안해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난의 행군’ 낙오자 속출 처분조건부 대출 물량 역시 내년 부동산 시장의 태풍의 핵이다. 처분조건부 대출이란 일시적으로 주택대출을 두 건 받은 대출자에 대해 유예기간(대부분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부 대출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만기가 되는 처분조건부 대출은 1만 4715건 1조 9000억여원. 내년 처분조건부 등 조건부대출은 2만 3602건 2조 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08년 은행별 처분조건부 대출 예상치는 우리은행 3590건 3910억원을 비롯해 ▲신한 2875건 3800억원 ▲농협 3172건 4039억원 등이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지난 9월 기준 추정치인 만큼,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크다. 최근에는 거래되는 아파트 중 상당 물량이 기존 처분조건부 대출 상환용 급매물로 풀리면서 가격 수준도 낮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높은 이자 부담을 감내했지만 결국 ‘고난의 행군’에서 낙오하는 대출자들이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대출원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대출자들과 처분조건부 대출자들의 매물들이 내년 초에 시장에 쏟아지면서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면서 “또 지난해와 달리 신규 미분양 아파트도 많이 쌓여 있어 기존 주택을 파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내년에는 경매로 아파트를 넘겨야 하는 대출자들도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내년 주택대출 원금 상환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데다 처분조건부 대출 물량까지 몰리면서 가계 부담과 함께 주택 시장의 혼란이 우려되면서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양도세 완화 등 정책적인 퇴로를 열어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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