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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리크스 “영상메시지 공개” 美관타나모 고문 등 포함된 듯

    줄리언 어산지는 자신의 몸에 ‘시한 폭탄’을 두른 채 지구촌의 옥죄기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어산지는 7일(현지시간) 영국 경찰에 자진출두하면서 막다른 상황에서 무차별 폭로를 경고한 ‘최후의 심판 파일’(doomsday files)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산지는 국제사회의 포위망이 좁혀 오자 ‘보험용 파일’을 언급하며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다 터트려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왔다. 경찰에 출두하면서 어산지는 또 위키리크스의 입장을 대변할 ‘영상 메시지’도 미리 만들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의 폭로 파일을 발빠르게 보도해 온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 위키리크스 측은 어산지의 영상 메시지를 공개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경찰에 체포되자마자 문제의 ‘최후의 심판 파일’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어산지는 자신이 구속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후의 심판 파일’을 최근 ‘insurance.aes256’이라는 이름으로 위키리크스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했다. 공개 즉시 미국과 호주 등 세계 곳곳의 위키리크스 지지자 수만명이 이 비밀파일을 내려받았다. 파일 속 내용은 현재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암호로 잠겨 있어 지지자들조차 아직은 볼 수 없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만행과 영국 기업 및 금융가의 비리 등이 이 파일에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군이 관타나모 기지에서 자행한 고문 관련 자료와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공습 사진,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비리, 영국중앙은행의 비리 관련 파일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산지는 이 기밀 문서들을 ‘위키리크스의 절대적 조력자’로 알려진 브래들리 매닝(23) 전 미군 일병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어산지는 자신이 구속되는 순간 암호 비밀번호를 공개, 미국 정부 등이 숨기고 싶어 하는 비밀 정보를 세상 밖으로 꺼내 놓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네탓 공방’ 벌였던 與野, 사태수습·대안제시로 경쟁하라

    ‘네탓 공방’ 벌였던 與野, 사태수습·대안제시로 경쟁하라

    “안상수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함께 연평도 피폭 현장을 방문했다면 어땠을까?”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 “대북규탄결의안에 규탄과 평화를 강조하는 내용을 함께 넣었으면 좀더 빨리 통과되지 않았을까?” (민주당 김동철 의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여야가 두 의원의 가정대로 움직였으면 전쟁의 위협에 짓눌린 국민들은 정치에 일말의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첫 단추를 잘못 뀄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포격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40분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후 1시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오후 2시에 제각각 연평도에 도착해 카메라 앞에 섰다. 3당 대표를 모시느라 군용 헬기가 동원됐고, 현지 군인들과 공무원들은 영접하느라 바빴다. 국민들은 당연히 국회의 대북규탄결의안이 바로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북한 응징만 강조하는 결의안을 국방위원회에서 마련하자고 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대화도 넣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는 하루종일 입씨름만 벌이다 25일에서야 결의안을 의결했다. 사태 초기에 노출된 엇박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여야의 틈새를 벌려놓았고, 정쟁은 국민 분열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초유의 안보 사태를 지지층과 표의 결집 수단으로 삼으려는 시도도 재현됐다. 한나라당은 “진보정권 10년 동안 북안에 퍼준 돈이 폭탄과 핵무기로 돌아왔다.”며 보수 심리를 자극했다. 민주당은 “군 미필 정권이 나라를 위기에 몰아 넣었다.”며 현 정권의 실정으로 몰아갔다. 여야의 감정적 격돌은 대북정책과 정체성 논란에까지 불을 지폈다. 정부와 여당은 6자회담 재개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기존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고, 햇볕정책을 고수하는 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 “강경한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집단은 이적단체”라며 정체성을 문제삼았다. 민주당 등은 중국이 제의한 6자 회담 틀에서 한반도 위기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한나라당의 공세를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사진] 아이들은 등교했지만…끝나지 않은 긴장감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북한에 대한 태도가 정책갈등의 핵심적인 원천으로 작용해 접점 찾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의 무력도발을 막는 데 필요한 해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 당시에도 정치권은 똑같은 행태를 보였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이 북한의 도발을 부추겼다.”며 전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고, 민주당은 “현 정권의 대북정책은 전쟁촉진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남북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안보 이슈를 통해 표를 집결하려는 욕구가 더 강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보 이슈를 매개로 표를 모으는 전략은 더 이상 먹혀 들지 않는 시대이고, 국민들은 안보 관리를 누가 더 잘 할 것 같고, 어떤 정책이 더 합리적인가를 따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안보 이슈가 통상적으로 정부·여당에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은 지극히 단편적”이라면서 “몇차례의 정권교체를 거치며 국민들은 안보를 이념 논쟁이 아닌 실질적 정책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당이 과도하게 공세를 취할 필요도 없고, 야당이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여당은 사태 수습 능력을 보여 주고, 야당은 초당적 협력을 기반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경쟁을 벌어야 비로소 국민이 안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가 아닌 이상 안보가 정치적 쟁점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국회가 안보 위기 극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의회가 보여준 것처럼 활발한 토론과 치밀한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국회는 우선 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국민에게 공개할 사안과 비공개할 사안을 나누고, 비공개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 정보기관과 긴밀한 협조 속에서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주장보다 합리적 견해가 안보 정국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안보 위기 조성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고, 민주당 역시 국가 위기를 당리당략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지금의 정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軍에 통보” “상시적 내용” “언급 부적절”… ‘변명’만 난무

    국가안보 위기의 한복판에서 국정원과 군, 청와대, 정치권이 볼썽 사나운 ‘책임떠넘기기’ 공방을 펼치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나기 석달전 우리 정보 당국 등에서 이미 북한의 공격 징후를 파악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한 공방이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지난 1일 국회정보위원회에서 비공개로 한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게 게 발단이 됐다. 원 원장은 “지난 8월 북측에 대한 감청을 통해서 서해5도 공격징후를 확인했고, 이를 군에 통보해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했다.”고 밝혔다. 원 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 북 연평도 포격…추가 도발 긴장 고조 청와대는 원 원장의 이런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즉각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일 “정보책임자가 대통령에게 하는 보고에 대해 ‘보고가 있었다, 없었다’, 또 ‘내용이 무엇이다.’를 포함해서 보고에 관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가 않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또 어떤 측면에서 보면 (원세훈)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한 여러 가지 말들이 국회에서 공개돼 논란이 일어나는 부분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엄중한 시기에 보고 문제, 또 국정원이 감청했다는 문제 등 안보상 대단히 민감한 사안들이 완전히 노출된 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정말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안보를 위해 감춰져야 할 비밀이 국정원장의 ‘입’을 통해 부적절하게 새어나간 것은 잘못된 일로, 청와대가 보고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국가안보를 위해 피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미 언론에 그 같은 사실이 보도됐고,북한의 도발징후를 석달전에 알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이나 청와대는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국정원으로부터 북의 도발징후에 대한 감청내용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진 군도 다소 다른 얘기를 했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 8월 입수된 첩보가 서해 5도 공격 계획이었다고 하는데 그 첩보는 우리 포사격 훈련 계획에 대해 북측이 자기네 해안포 부대에 대응사격 준비를 지시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장이 알려준 감청내용은 북한의 공격징후를 알리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위기의 감도가 떨어지는 북한의 상시적인 도발위협과 관련된 내용으로, 특별한 대비태세를 갖출 필요가 없었다는 ‘변명’으로 들린다. 또 북한의 추가도발 징후가 제기되는 위기상황에서 국론분열을 막아야 할 정치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군 비판’에만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대북강경 정책에 대한 ‘말폭탄’만 쏟아냈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며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평소 군이 국방태세가 완벽하다고 답변만 했지, 실제 상황에서의 대처는 실망스럽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김성수·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남편같은 경제관료 키워 제3세계 도왔으면”

    “남편같은 경제관료 키워 제3세계 도왔으면”

    1983년 미얀마(당시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사건’으로 순직한 고(故) 김재익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부인 이순자(72)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가 서울대에 평생모은 재산 20여억원을 쾌척했다. ●‘김재익 펠로십 펀드’ 조성할 계획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1일 오연천 서울대 총장을 만나 27년전 남편을 잃고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모은 전 재산 20여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사후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교수와 김 전 수석은 서울대 선후배로 만났다. 이 교수는 “김 전 수석과 같은 경제 관료를 키워 제3세계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서울대에 전하는 글을 통해 “과거 우리가 선진국 원조와 장학금의 수혜자로 배운 학문과 기술로 나라를 일으킨 것처럼 이제는 우리 보다 불우한 나라에 힘을 보태는 것이 우리나라의 위상에 맞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 교수의 뜻을 존중해 기부금으로 ‘김재익 펠로십 펀드’를 조성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젊은 학생과 관료가 서울대에 와서 선진경제정책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개도국 젊은이들 목마름 채워주길” 이 교수는 “남편의 신념을 담아 발족하는 이 장학금이 반세기 전 그가 젊은 시절 받았던 값진 혜택과 같이 개발도상국에서 노력하는 젊은이의 배우고자 하는 목마름을 채워준다면 그의 착한 영혼이 크게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웅산 폭탄테러사건은 83년 동남아 순방중이던 전두환 대통령을 노린 북한이 10월 9일 미얀마 독립의 상징인물인 아웅산 장군의 묘소에서 폭탄을 터뜨린 사건으로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장관, 김재익 경제수석수석 등 정부 관계자·국회의원·취재진 등 17명이 사망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어샌지 잡아라” 전 세계 체포령

    ‘백발의 호주인(줄리언 어샌지)을 잡아라.’ 미국 외교전문 유출에 따른 후폭풍이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 특명이 떨어졌다. 문건을 폭로한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샌지를 붙잡으라는 것.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이 체포 명령인 적색 경보를 회원국에 내린 데 이어 스웨덴 검찰도 유럽 전역에 ‘범유럽 체포 영장’을 발부, ‘도망자’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2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안네 뉘 스웨덴 검찰총장은 어샌지에 대한 범유럽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라고 1일 밝혔다. 어샌지는 지난 8월 스웨덴 여성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1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샌지는 지난달 5일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영국 경찰은 그가 영국 남동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외교 폭탄’을 맞은 미국은 어샌지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는 한편 사태 진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러셀 트래버스 대(對)테러센터(NCC) 정보공유 담당 부국장에게 위키리크스 사태 수습에 필요한 전반적 구조 개선 작업을 맡기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백악관 국가안보 파트가 중심이 돼 ‘위키리크스 대응 특별위원회’도 꾸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남성 지켜준다’…특수소재 방탄 팬티 화제

    급조폭발물(IED)의 테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군인들에겐 필수품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바로 폭탄에도 끄떡없는 ‘블래스트 박서(Blast Baxers)’라고 불리는 남성용 팬티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이 소개한 이 팬티는 특수소재인 케블라(Kevlar)로 만들어졌다. 케블라는 1970년대 미국의 듀폰사가 개발한 유리섬유인 아라미드 섬유 계열의 방탄소재의 상표로 밀도는 강철의 5분의 1정도이며 인장강도는 유리나 강철보다 크다. 제조사인 BCB인터내셔널은 지난 10월 초 마네킹에 이 방탄 팬티를 착용하고 폭발물 실험을 시행하고 광고로 내보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급조폭발물이 폭발했지만, 팬티를 착용한 부위는 그야말로 멀쩡했다. 우리 돈 10만원 대의 다소 비싼 속옷이지만 이 엽기적인 이 광고는 전쟁터에서 무사 귀환을 바라는 군인 가족들의 구매욕구를 일으키기엔 충분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이 방탄팬티는 군의 규정을 어기지 않고 전투복 안에 손쉽게 착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하는 군인 사망이나 중상의 가장 큰 원인은 급조폭발물에 의한 테러로 알려져 있다. 급조폭발물은 음료수 캔 등 실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물건으로 제작해 휴대전화 등을 개조한 원격 기폭장치로 폭발시키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전시의회 의원들 추문 잇따라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임기 시작 6개월도 안 돼 각종 추문에 휩싸이고 있다. 의장선거 부정 시비로 얼룩진 지난 5대 의원들이 대부분 탈락해 얼굴이 대거 바뀌었지만 의회 풍경은 달라지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2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에 따르면 자유선진당 곽영교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시의회 의장실 인근 복도에서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폭탄주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등의 추태를 부렸다. 곽 의원은 다음 날 “오찬을 하면서 술 몇 잔을 곁들였다.”며 “연평도 참사로 전 국민이 자숙하는 분위기에서 음주를 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였고 물의를 일으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연평도 참사 문제로 정례회를 한창 진행 중인 의원이 대낮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곽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라.”고 촉구했다. 초선인 이희재(자유선진당) 의원은 최근 재래시장 상인들로부터 거세게 비난을 받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자신의 상가에 입점시켜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의원은 공개 사과와 함께 “문제의 상가를 매각하겠다.”고 했다가 ‘그래도 SSM 입점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비난이 계속되자 2일 “입점을 해약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대전시당이 “누구보다 소상공인 보호에 앞장서야 할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이 소상공인의 고통을 가중시켰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비난 성명을 내는 등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대전시의회는 교육위원 4명을 제외한 22명의 의원 중 민주당 5명, 한나라당 1명 외의 16명이 모두 자유선진당 소속이다. 지난 5대 의회 때는 전체 의원 19명 가운데 민주당 1명을 제외한 18명이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이처럼 다수 정당이 바뀌면서 문제가 된 곽 의원과 이상태 의장 등 3명만 이번 6대 의원으로 재선됐고, 대다수가 초선들이다. 대전시의회는 2007년 7월 당시 김남욱 의장의 선거 부정 시비를 둘러싸고 1년 가까이 파행을 거듭한 데다 ‘교육사회위 일부 의원이 고교 학원 심야 교습 제한 시간을 새벽 1시까지 연장해 주고 학원연합회 관계자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산업건설위 의원들이 경남 통영 욕지도 연찬회에 민간인들을 데리고 갔다.’는 의혹이 불거져 윤리위에 회부되는 등 부실한 의회 운영으로 시민단체들의 공천 거부 운동 상황에 직면했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北에 비밀 해저 核시설 있다”

    북한이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비밀 해저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지난달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의 중국 상하이영사관 외교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실이 2일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2008년 9월 26일 작성된 전문에 따르면 북한 소식에 밝은 중국의 한 학자는 크리스토퍼 비드 당시 미 영사관 정무관을 만나 “(2008년) 5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핵시설 신고 내용은 불완전했다.”면서 “북한의 해안 지역에 비밀 해저 핵시설이 있다는 중대한 소식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학자는 또 북한의 비밀 해저 핵시설 문제를 놓고 중국 지도부 내 강경파와 온건파 간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게다가 “온건파는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좀 더 유연한 자세로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강경파는 북한이 추가적 핵시설을 숨기는 건 ‘시한폭탄’과 다름없다며 미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좀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문이 작성된 2008년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빼고 적성국교역법 적용을 끝내는 조건으로 북한이 모든 핵시설을 폐쇄하기로 하고 비핵화 절차를 밟던 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인천 시장은 생색내고 부시장은 윽박지르고…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피란 중인 섬 주민들에 대한 인천시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특히 송영길 시장의 부적절한 행보와 윤석윤 행정부시장의 오만한 언행은, 이들이 과연 시민의 선거로 뽑힌 단체장이고 주민을 위한 공직자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송 시장은 엊그제 연평도 초등학생 100여명을 백화점에 데리고 가 옷과 운동화를 20만원어치씩 사주었다. 급히 섬을 떠나느라 옷가지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파 그랬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비용을 개인 돈도, 시의 예산도 아니고 기부금으로 지불했다고 한다. 더구나 기부자를 밝히지도 않고 마치 자신이 선물을 사준 것처럼 홍보했다니 어이가 없다. 뒤늦게 백화점 측으로부터 2800만원을 결제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기부자 이모(46·외과전문의)씨는 매우 씁쓸해했다고 한다. 피란 중인 연평도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보내려고 옹진군청에 5000만원 기부 의사를 밝혔는데, 엉뚱하게 송 시장이 미리 성금의 절반 이상을 뚝 잘라 생색을 냈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그러잖아도 연평도 피폭을 “우리 군의 훈련 탓”이라고 주장하고, 피폭 현장에서는 포염에 그을린 술병을 보고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농담을 해 많은 국민을 화나게 했다. 준전시 상황을 앞장서서 헤쳐나가야 할 피폭지역 단체장이 이래도 되는 건지, 참으로 실망스럽다. 그제 연평도 피란 주민 앞에 나타난 윤 부시장의 언행도 공손하고 믿음직해야 할 공직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김포 미분양 아파트 등 4곳을 임시거처로 제시하면서 “합 리적 선택을 기대한다.”며 주민에게 강요하듯이 말했다. 주민의 요구대로 연안 가까운 공터에 수용시설을 지으려면 한달 넘게 걸린다며 시의 방안을 선택하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는 어조였다. 오만하기까지 한 그의 태도는 가뜩이나 열흘 이상 피란생활로 고달픈 주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 피란 주민을 우선 급한 대로 따뜻하게 보살피고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야 할 인천시장과 부시장이 이런 식이라면 연평도 주민들이 어떻게 그들을 믿고 의지할 수 있을지 큰 걱정이다.
  • [씨줄날줄] 포탄개그/육철수 논설위원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목과 달리 참 가슴 아픈 얘기를 담고 있다.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 말, 독일의 나치군대가 이탈리아를 침공한 시기다. 독일군은 유태인들을 모조리 수용소로 잡아가는데, 아버지(귀도)와 네살짜리 아들(조슈아)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천진난만한 아들에게 전쟁의 공포와 참혹한 수용소 생활을 모르도록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속였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어린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머를 잃지 않고, 고비마다 지혜를 발휘하는 아버지의 희생이 너무 애처롭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후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영화 속 아버지가 아들에게 한 것처럼, 국민이 전쟁을 느끼지 못하도록 구사한, 속깊은 유머였으면 좋으련만 그게 아니어서 문제다. 피폭 다음 날 연평도를 찾은 송영길 인천시장은 포염에 그을린 술병을 보고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튿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선영 의원(선진당)은 “(대통령께서는) 조종사 같은 점퍼부터 벗어던지시라. 연평도에 가셔서 작은 눈 크게 뜨고 똑바로 보시라.”고 발언했다. 연평도 주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는데 폭탄주 운운하고, 대통령에게 ‘작은 눈’을 들먹이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행태에 웃어야 할지, 성을 내야 할지….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일행의 ‘보온병 포탄’ 해프닝일 것 같다. 지난달 24일 연평도를 찾은 안 대표는 불에 탄 철제 통 두개를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말했다. 포병 출신이며 3성 장군으로 예편한 황진하 의원은 “작은 통은 76.1㎜ 같고, 큰 것은 122㎜ 방사포탄으로 보인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였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것은 포탄피가 아니라 보온병으로 밝혀졌다. 이 장면이 그제 방송으로 나가는 바람에 ‘병역면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안 대표는 또 시중의 조롱거리가 됐다. 황 의원도 ‘주연 같은 조연’ ‘×별 출신’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현지 주민과 안내자가 이 물체를 갖고 와서 포탄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마침 취재 중이던 방송기자들의 요청으로 진지하게 연출을 했는데 그만 개그가 되어 버렸다. 보온병이 하필이면 장군 출신도 구별 못할 만큼 포탄을 빼닮았는지, 일이 꼬이려니 참…. 그러게 가만히 있으면 본전은 할 텐데, 왜 그렇게들 나서길 좋아하는지. 위기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들의 밑천을 들여다보는 일은 서글프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미인은 딸 낳는다고?”… 진화심리학이 답한다

    “미인은 딸 낳는다고?”… 진화심리학이 답한다

    ‘엄마의 외모를 보면 자녀의 성별을 알 수 있다?’ 고정관념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회 현상을 기발하게 풀이해 온 한 진화심리학자가 다시 도발적 해석을 내놓았다.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이 그렇지 못한 여성보다 딸을 낳을 확률이 8%가량 높다는 것. 진화심리학은 환경에 맞춰 신체가 진화하듯 심리 또한 생존을 위해 가장 유리한 쪽으로 변화한다고 보는 학문이다. 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우리의 진화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기사를 통해 런던 정경대 사토시 가나자와 박사가 그동안 던져온 색다른 해석을 보도했다. 가나자와는 조만간 출간될 ‘생리학’지에 1958년생 여성 1만 7000명이 45세가 됐을 때 어떤 성별의 자녀를 뒀는지 분석한 결과를 실었다. 이들 여성은 유년기에 영국의 ‘아동 성장 연구’에 참여한 사람으로 7살 되던 해 교사로부터 외모를 평가받아 두 집단으로 나뉘었다. 분석 결과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은 집단은 아들과 딸을 같은 비율로 낳았으나 ‘아름답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은 쪽은 58대42의 비율로 남자아이를 더 많이 낳았다. 가나자와는 “예쁜 외모는 아들보다 딸이 물려받을 때 더 유용해서 진화심리학적으로 보면 아름다운 여성이 잠재적으로 딸을 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들을 둔 남성의 이혼 확률이 낮은 이유도 진화심리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남성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배우자로서의 능력을 평가받는 반면 여성에게는 젊음과 신체적 매력이 중요하다고 가나자와는 주장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세상살이에 유용한 지위를 물려줄 수 있으나 딸에게 신체적 아름다움을 물려주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아들을 둔 남성이 가정을 지키려는 본능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해석했다. 가나자와는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보다 똑똑하다.’는 사회적 통념도 진화심리학을 통해 풀이했다. 지난 3월 그가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매우 진보적’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평균 지능지수(IQ)는 106이었던 데 반해 ‘매우 보수적’이라고 답한 사람의 평균 IQ는 95에 그쳤다. 가나자와는 “인간은 태생적으로 보수적이지만 타고난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상황을 이해하려는 쪽으로 진화해왔다.”면서 “이 때문에 머리가 더 좋은(더 진화한) 사람일수록 진보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나자와는 “자살 폭탄 테러범 대부분이 무슬림인 것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결혼 문화도 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일부다처제’를 따르는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자연히 제 짝을 찾지 못하는 남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진화심리학적으로 성비를 맞추려는 경향 때문에 죽는 데 두려움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北 1990년대 3차례 쿠데타 시도…김정일 사후 2~3년내 붕괴 전망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 중에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북한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속내가 잘 드러난다. ●쿠데타 적발 후 강력한 통제정책 한국 정부의 대북 인식을 특징 짓는 것은 북한이 여러 차례 쿠데타 시도를 겪는 등 극심한 혼란과 불만으로 내부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고 나면 얼마 못 가 붕괴될 것이란 점이다. 하지만 북한 붕괴가 한반도 안보에 미칠 치명적인 불안정성을 최소화할 구체적 대응책 등은 공개된 문건에 담겨 있지 않았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미 국무부에 보고한 2월 28일 자 3급 기밀 외교 전문에 따르면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월 3일 한국에서 ‘여론 주도층’ 5명과 만나 북한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없는 한 전문가는 1990년대 북한에서 개별적인 쿠데타 시도가 세 차례 있었다고 발언했다. 이 전문가는 “쿠데타 시도를 적발한 이후 김 위원장은 매우 강력한 통제정책을 시행했으며 쿠데타 계획에 조금이라도 연관된 사람이면 누구나 공모자로 판단하겠다는 엄격한 경고를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는 오로지 군부만이 (북한 정권에) 맞설 수 있지만 정보기관이 군부의 모든 상황을 효과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에게 북한이 화폐개혁 실패와 후계 이양 문제로 혼란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폐개혁은 ‘큰 문제’를 초래했고 후계문제는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혼란 극심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일하던 지난 2월 캠벨 차관보와 면담하면서 북한 소요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면서 한국 정보통에 따르면 북한 경찰이 최근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노선 객차에서 폭탄을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외교부 제2차관 시절이던 지난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한 오찬에서 김 위원장 사후 2~3년 안에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경제적으로는 이미 붕괴했으며 김 위원장이 죽고 나면 정치적으로도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캠벨 차관보와 면담한 자리에서 한 전문가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사망 이후 권력 상층부에서 벌어졌던 혼란을 언급하며 “북한은 당시 한국보다 100배는 더 까다로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한 전문가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국제 사회가 응석을 받아 준 것이 북한의 정권 유지를 도와줬다.”며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비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급식 봉사자마저 철수…“이젠 끼니도 걱정해야 하나”

    급식 봉사자마저 철수…“이젠 끼니도 걱정해야 하나”

    서해의 차가운 바닷바람이 연평도에 겨울이 왔음을 실감케 했다. 30일 이른 아침, 보일러를 단열재로 감싸는 등 방한 준비를 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포격으로 불타 무너져 내린 가옥의 종잇장처럼 구겨진 슬레이트 지붕은 연방 ‘끼익, 끼익’거리는 기괴한 마찰음을 만들어 냈다. 포격 8일째, 어디에서도 사람의 말소리를 듣기 어려운 아침. 얼핏 조용하고 차분하게 하루가 시작된 것 같아 보였지만 그것은 ‘공포의 고요’일 뿐, 말을 잃은 주민들의 속은 불 탄 서까래처럼 타들어 가고 있었다. 준전시 상태의 연평도는 그렇게 두려운 아침을 열고 있었다. 오전 8시, 인천적십자사가 배식을 시작하자 군인·경찰·공무원·취재진들이 모여들었다. 통합방위령 을종, 일종의 ‘전시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금의 연평도에서 주민을 찾아보기란 좀체 쉽지 않았다. 따뜻한 쇠고기 국밥 한 그릇에 몸을 데우며 간간이 웃음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따뜻한 급식도 이날 아침이 끝이었다. 위생 장갑을 끼고 밥을 나눠주던 자원봉사자 조명자(44·여)씨는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저희 오늘 떠나요. 점심 때부터는 식사 못 해드려서 어떡하죠.”라고 말했다. 일회용 국그릇을 들고 차례를 기다리던 한 주민은 “그럼 이제 끼니도 걱정해야 하나.”라고 말하며 헛헛하게 웃었다. 마지막 남은 상점이 지난 29일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급식마저 끊겼으니…. 이날 삶의 터전인 연평도로 되돌아온 주민은 18명. 하지만 대부분 생활이 목적이 아니라 옷가지 등을 챙기기 위해 잠시 들른 사람들이었다. 인천에서 피란 중인 주민 박도근(70)씨는 “인천 찜질방에서 일주일째 생활하다 짐 좀 챙기러 잠시 들어왔다.”면서 “언제 폭탄 맞을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느냐.”고 말했다. 29일 인천 옹진군청이 통합방위법에 따라서 연평도 전역을 통제구역으로 설정하자 취재진들도 회사별로 철수를 서둘렀다. 방송사 취재진·외신기자 140여명이 가장 먼저 연평도를 떠났다. 한 방송사 기자는 “지금은 전시와 같다. 군 작전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떠나는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서울신문 취재진은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는 역사의 현장 연평도를 떠날 수 없다.’고 뜻을 모으고 잔류를 결정했다. 이날 낮 12시에는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 회원 100여명이 여객선을 타고 연평도에 들어왔다. 정병호(47) 조직부장은 “순찰이나 재난구조 등의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라면서 “어수선한 치안을 틈탄 간첩 침투를 막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평초등학교에 숙소를 꾸린 뒤 운동장에 모여 큰 소리로 애국가와 군가를 불렀다. 한 주민은 “주민들 불안해 할까 봐 포사격도 취소되는 마당에 군가를 불러 오히려 불안감만 키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활빈단 관계자 2명도 같은 배편으로는 연평도에 들어왔다. 이들은 곧바로 연평면사무소로 가 주소지 이전신청을 했다. 그러나 면사무소 관계자는 “연평면이 통합방위법에 따라 통제구역으로 정해져 주소 이전을 해 줄 수 없다.”며 신청을 반려했다가 받아들이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주인이 떠난 집에 홀로 남겨진 동물들을 구호할 수의사 2명과 동물보호단체 회원 2명이 연평도를 찾았다. 허주형 인천수의사회 회장은 “주인이 떠나 굶주렸거나 다친 개들을 보살피러 왔다.”면서 “마을을 살펴 실태를 파악하고 사나운 큰 개들을 격리하는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민은 불안하다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민은 불안하다

    연평도 전역에 대한 북한의 무차별 공격으로 군인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민가 수십채가 파괴됐다. 연평도 포격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침략행위다. 집과 살림을 버리고 황급히 육지로 피란 나온 연평도 주민들은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첫번째 임무인데 적의 포화에 맥없이 당한 모습을 보는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남한을 무력으로 적화통일하려는 북한의 야욕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적으로 본다. 대통령을 살해하려고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1·21 청와대 습격, 아웅산 폭탄 테러, 대한항공 폭파 등 반인륜적 테러행위를 저질렀고, 동해안 잠수정 침투, 천안함 폭침 공격 등 무력 도발은 도를 더해가고 있다. 무고한 민간인을 집단 살해하고도 입만 열면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는 냉혈한(血漢)들이다. 저들은 만행을 저질러 놓고 발뺌하거나 우리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워 응징하겠다며 협박했고, 자기 잘못을 인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천안함 폭침을 ‘남측 자작극’이라 우기고, 연평도 포격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들로 인간방패를 세운 우리의 책임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60년 전 6·25전쟁을 일으켜 한반도 전역을 초토화하고 수백만명을 살해한 그들이 처음에는 북침이라고 우기더니, 남침 사실이 밝혀지자 ‘민족통일을 위한 불가피한 전쟁’이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북한은 거짓말과 뒤집어씌우기에 이골이 난 정권이고, 잔인성과 비양심의 표상이다. 볼셰비키 혁명 이후 공산당의 집권방식이 무력혁명과 폭동, 무차별 살상이었지만 북한은 유례가 없는 가장 악랄한 정권이다. 국민이 불안한 것은 북한의 호전성과 무력도발 때문만은 아니다. 원래 북한은 그런 정권임을 알기 때문이다. 북의 남침을 막고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라고 연간 30조원이 넘는 혈세를 들여 60만명 이상 병력을 유지하는데, 북의 도발에 어이없이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불안한 것이다. 불과 10㎞ 거리의 적 포진지에서 1000여문의 해안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는데, 우리는 고작 K9 자주포 6문을 배치했을 뿐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K9 자주포로는 적의 동굴을 공격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3문은 고장이 나서 3문만으로 반격을 가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군 지휘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대 국민 담화에서 국방개혁으로 강군을 만들어 북의 추가 도발을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 국민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 국민의 신뢰가 낮아진 터라 강력 응징이란 말을 선뜻 신뢰하기 어렵다. 천안함 전사자 46명을 보내던 날 이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 시 2~3배 응징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응징하지 않았다. 더욱 불안한 것은 정치권의 반응이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 일부 정치인들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결과라며 정부의 대북정책에 책임을 돌렸다. 국회의 대북결의안 채택 시에도 일부 국회의원은 주저하거나 반대했다.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의심스럽다. 세비 인상, 보좌관 수 늘리기, 전직 국회의원 평생연금 월 120만원씩 지급, 정당공천제 도입 등 자기 잇속 챙기기 법안 통과에는 한통속인 여야 국회의원들이 정작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다. 북한의 전쟁 도발을 막으려면 최신무기들을 배치해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 정부는 특별예산을 편성해 서해 5도 지역을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로 만들고,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철통 방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군은 훈련을 강화하고 정신무장을 해야 한다. 국민·정부·군·정치인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치를 것이란 결의를 다져야 한다. 우리 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 최강의 미군과 동맹을 맺고 있다.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준비를 하라.’ 그래야만 국민은 안심할 수 있다.
  • 北 ‘스턱스넷’으로 사이버공격 나설 수도

    북한, 알카에다 등 국제사회에서 위험군으로 분류된 국가나 조직들이 ‘스턱스넷(Stuxnet)’ 같은 신종 사이버 무기를 공격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재래식 전력으로 강대국을 대적할 수 없는 불량국가나 테러 집단들이 저렴하면서도 새로운 공격 방식을 개발해 표적국에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세계를 떨게 만든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소포 폭탄 테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서방 세계 항공망을 마비시키며 순식간에 지구촌에 비상을 거는 데 들인 비용은 단돈 4200달러(약 500만원). 이반 아레긴 토프트 미 보스턴대 정치학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800년 이후 무력이 압도적으로 약한 쪽이 강한 쪽을 이긴 사례는 28% 정도였으나 앞으로는 갈수록 약한 쪽의 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골칫덩이이자 ‘약자’로 분류되는 집단의 승률을 높여주는 대표적 신종 무기는 스턱스넷. 공항 등 기간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컴퓨터 바이러스로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스턱스넷은 평소에는 잠복해 있다가 특정 상황에 이르면 ‘파괴’ 명령을 수행한다. 보안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개월 안에 해커들이 이미 공개된 스턱스넷 코드를 이용해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테러 집단 등에 팔아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독일 산업시설 통제 시스템 전문가인 랄프 랑그너는 “스턱스넷은 한마디로 1차 세계대전에 나타난 F35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존재”라면서 “후속 버전이 암시장에서 100만 달러 이하의 싼 가격에 거래되는 순간 불량 국가, 테러·범죄조직, 해커 등이 즉각 이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북한은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과의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사이버 무기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지적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한·미, 北 붕괴시 경제 유인책으로 중국 무마”

    “한·미, 北 붕괴시 경제 유인책으로 중국 무마”

    길이가 손가락 마디 하나만 한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긴 1.6기가바이트짜리 텍스트파일 문서들이 하루아침에 전세계 외교가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8일(현지시간) 지난 3년 동안 미국 국무부가 전세계 270개 해외공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 1287건을 공개했다. 위키리크스로부터 자료를 미리 넘겨받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영국 일간 가디언, 독일 시간주간 슈피겔 등은 각자 전문가들까지 동원해 몇 개월에 걸쳐 문서들을 분석한 뒤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위키리크스를 강력히 비난하면서도 폭로 내용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서 25만여건 가운데에는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수출했던 내용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이 북한 정권 붕괴를 가정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내용 등 민감한 사안들이 대량으로 담겨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문서 가운데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은 서울주재 대사관에서 보내진 123건을 포함해 모두 5400여건에 이른다. 가디언은 더 상세한 북한 관련 내용을 29일(현지시간) 추가 보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로 문건 가운데에는 한·미 당국자들이 지난 3년 동안 북한이 경제나 권력승계 문제 등으로 붕괴할 경우를 상정한 협의를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지난 2월 미 정부에 보낸 문건에서 ‘통일한국’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가 중국에 ‘경제적 유인책’(commercial inducements)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이 문건에서 한국 관리들이 미국과 우호적 동맹관계가 예상되는 통일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런 방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고했다. 문건에 따르면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이 붕괴할 경우 수백만명에 이르는 북한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올 것과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왔지만 한국 정부는 ‘경제적 유인책’ 제안이 그런 염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유인책의 구체적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거래와 관련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07년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전달한 기밀 외교전문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이란으로 갈 예정인 북한 미사일 부품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중국 정부에 이를 차단해 줄 것을 촉구하라고 지시했다. 북한 미사일 부품을 실은 항공기가 베이징 공항을 떠나 이란으로 향하는 예정 시각은 미 국무부가 전문을 보낸 11월 3일 바로 다음 날이어서 당시 미국이 얼마나 긴박하게 움직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외교전문에는 ‘긴급조치 요구’라는 별도 지시사항이 담겨 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 명의로 이란이 핵폭탄을 제조하는 데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 부품 이전을 막아 달라는 요청을 담고 있다. 이 전문에 따르면 그해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이 문제를 직접 논의했다. 그러나 이 외교전문에 대해 당시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려 주는 문서는 이번 위키리크스 폭로 문건에 들어 있지 않았다. 미국 외교관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무기력한 늙은이’로 비하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몇 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육체적·심리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2차 핵 실험에 따른 유엔의 제재를 앞둔 지난해 7월 31일 세계 각국에 주재하고 있는 자국 외교관들에게 외교전문을 보내 북한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특히 유엔개발계획(UNDP) 관계자들과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상세한 인적 정보도 수집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숫자1’로 시름 놓은 국방부

    ‘숫자1’로 시름 놓은 국방부

    “이제는 딴말 못하겠지.” 26일 밤 11시. 국방부 조사본부 2층의 한 사무실에 윤종성 조사본부장을 비롯해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대거 모였다. 늦은 밤이지만 심각한 표정과 상기된 표정이 함께 얼굴에 묻어난다. 이들은 북한의 서해 연평도 무력도발 ‘증거1’인 다연장 방사포 포탄의 탄체를 분석하기 위해 소집된 것이다. 하지만 가장 먼저 이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증거1에 쓰인 손글씨 ‘①’이다. 윤 본부장 등은 “천안함 사건에서 발견했던 숫자 ‘1번’처럼 손글씨로 쓰인 것으로 볼 때 이제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 추진체에 대해 북한이 부인할 수 없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동안 국방부와 군은 천안함 사건의 스모킹건(Smoking Gun)으로 어뢰 추진체를 발견해 내놓았지만 북한에서 제작한 것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어왔다. 특히 어뢰 추진체 안쪽에 파란색 유성펜으로 쓰인 ‘1번’이란 글자는 많은 논란을 만들어냈다. 북한은 당시 자신들은 무기를 조립하면서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고 기계로 번호를 찍어 사용한다며 어뢰추진체와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방사포 탄체에도 손글씨로 숫자 ‘①’이 쓰인 것이 확인되면서 국방부는 천안함 사건의 스모킹건인 어뢰추진부의 북한 제조를 증명하는 증거를 찾게됐다고 설명했다. ‘1번’의혹만 나오면 시달려오던 조사본부 과학분석팀도 한시름 놓은 셈이다. 이들은 군이 연평도에서 수거한 방사포 로켓탄 탄체에 대한 기본적인 외형 분석을 끝냄에 따라 이날 탄체를 넘겨받았다. 탄체의 재질과 탄체에 남아 있는 여러 흔적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어떤 방식으로 제조되었는지와 탄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고폭탄의 성분 등을 통해 북한의 무기 개발 방식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40) 혈전

    [Weekly Health Issue] (40) 혈전

    혈전(피떡)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섭다는 심장병과 뇌졸중 등 치명적인 각종 질환의 뒤에는 대부분 혈전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험한 혈전이지만 일반인들의 인식 수준은 매우 낮아 이런 심각한 질병이 오히려 늘고 있다. 이같은 인식 부재 혹은 부실한 혈전 인식이 얼마나 심각하게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지는 부동의 사망률 1위라는 통계가 입증한다. ‘혈관 속의 폭탄’으로 불리는 이런 혈전에 대해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혈전이란 무엇인가 혈관 속에서 엉겨 굳은 핏덩어리를 혈전이라고 한다. 혈액은 혈관 밖으로 나가면 응고되지만 혈관 속에서는 응고되지 않고 액체 상태로 순환하는데, 이는 혈액 속 항응고 물질과 혈관벽의 내피세포가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보호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혈관 속에서도 혈액이 응고해 혈전이 된다. ●혈전은 어떤 성분으로 이뤄지는가 주로 혈소판과 섬유소로 이뤄진다. 보통 혈전은 혈액처럼 붉은 색을 띠는데, 이는 혈액 응고인자인 섬유소가 응고를 주도하면서 주위의 적혈구를 감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류가 빠른 동맥에서는 초기에 주로 혈소판이 응집되면서 백색 혈전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곧 혈액 응고인자가 활성화되면서 적색으로 바뀐다. ●혈전이 왜 문제가 되나 혈전의 가장 큰 위험성은 혈관을 막는다는데 있다. 혈관이 막히면 인체 조직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손상을 입는데,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면 급성 심근경색, 뇌동맥이 막히면 뇌졸중이 온다. 또 하지정맥이 막히면 심부정맥 혈전증이, 쌓인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먼 곳의 혈관을 막으면 색전(塞栓)이 되는데,대표적 질환인 폐동맥 색전증의 경우 하지정맥의 혈전이 떨어져 나가 폐동맥을 막아 폐와 심장에 손상을 주는 병이다. ●혈전 생성의 원인을 상세히 짚어 달라 원인은 3가지다. 첫째는, 혈액의 응고성이 심해지는 것이다. 탈수가 심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거나 심한 스트레스로 몸 속 에피네프린이 혈소판 응집을 활성화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다음은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이다. 내피세포는 동맥벽에 있는 응고물질과 혈액이 만나지 못하게 혈관을 포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동맥의 죽상경화반이 갑자기 터지면 경화반 속의 조직인자가 혈액과 섞여 혈소판을 응집시키고, 섬유소를 생성하면서 혈전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긴 혈전은 주로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유발한다. 혈류가 느려지면서 혈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흙탕물이 고이면 흙이 가라 앉는 이치다. 오랫동안 앉아 비행기를 타다보면 다리 정맥에 혈액이 고여 혈전이 생기는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폐동맥을 막으면 생명이 위험하게 된다. 노인들에게 많은 심방세동은 심방이 수축 기능을 잃으면서 잔 떨림(세동)만 보이는 현상으로, 이 때는 주로 좌심방에 혈전이 쌓이게 된다.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중요 질환은 동맥 혈전의 대표적인 질환은 급성 심근경색과 뇌졸중이다. 급성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은 심한 흉통이며, 발생 수시간 이내에 3분의 1의 심장이 멎는다. 뇌졸중은 뇌동맥이 막혀 발생하며, 동맥벽의 죽상경화반이 파열되거나 목동맥 또는 심장에 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동맥을 막아서 생기기도 한다. 정맥 혈전의 대표 질환은 하지 심부정맥 혈전이다. 다리 정맥이 혈전으로 막혀 붓고 아프며, 때로는 붉게 변하기도 한다. 또 떠도는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폐동맥 색전이라는 치명적인 병을 유발하기도 하며, 좌심방에 생긴 혈전은 심방세동의 원인이 된다. ●혈전은 어떻게 검사·진단하나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건강한 사람은 평소 혈전이 거의 없다. 따라서 별 증상이 없다면 혈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혈전은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증세와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기관에 따른 개별 검사가 필요하다. 예컨대 평소 다리가 잘 붓는 경우, 특히 한쪽 다리만 잘 붓는다면 심부정맥 혈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전은 혈관조영술이나 혈관내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혈전은 어떻게 치료하나 혈전 치료제로는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 혈전용해제가 있다. 항혈소판제는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고, 항응고제는 섬유소 생성을 억제하며, 혈전용해제는 이미 만들어진 섬유소를 녹이는 기능을 한다. 아스피린이 대표적인 항혈소판제다. 최근에는 클로피도그렐 등의 항혈소판제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원인인 동맥 혈전은 주로 혈소판 응집이 원인이기 때문에 항혈소판제가 중요한 치료제가 된다. 대표적 약제인 와파린은 응고인자 생성에 필요한 비타민-K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당연히 비타민-K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청국장 등 콩류와 해초류 및 녹황색 채소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주로 다리 정맥혈전이나 폐동맥 색전, 심방세동 환자 등 정맥 혈전질환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비타민-K와 관계없이 직접 응고인자를 억제하여 음식 제한이 없는 항응고제가 개발되기도 했다. 혈전용해제는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급성 뇌졸중에서 혈전을 녹이는데 사용되나 출혈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각 치료법의 예후·부작용도 짚어 달라 대부분의 항혈전제는 출혈 위험을 높인다.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제는 출혈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일단 출혈이 되면 정도를 더 심하게 한다. 물론 위험한 출혈이 아니어서 멍이 잘 들던가 코피가 잘 멈추지 않는 정도지만 이를 뽑거나 수술을 할 경우에는 위험한 출혈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복용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와 달리 와파린 같은 항혈전제는 복용량이 지나치면 저절로 출혈이 생겨 드물게는 뇌출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아스피린은 위장 출혈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위궤양 환자라면 다른 항혈소판제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北 의도대로 연평도가 무인도 되는 일 없을 것”

    연평도 등 서해 5도가 지역구에 속해있는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은 28일 “연평도 주민 대부분이 잠시 고향을 떠나 있지만, 연평도를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북의 의도대로 연평도가 무인도로 남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방사포 로켓 포탄으로 집을 잃은 채 인천으로 피신해있는 연평도 주민들이 ‘그래도 연평도는 내 삶의 보금자리’라고 힘주어 말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몇년간 연평해전, 대청해전 등 숱한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연평도를 지켜주셨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불침(不沈)전함’으로 불리는 연평도는 북한의 육상 전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온 군사 요충지로, 남북 간 해상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을 결정짓는 곳이기도 하다. ●北 파편공개로 상업주의 논란도 박 의원은 “이런 연평 주민들에게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서해5도 지원 특별법’ 추진 등 지역 피해 복구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평도에는 30여명의 주민이 남아있고 1500여명의 주민은 인천으로 이동해 있다. 한편 박 의원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송영길 인천시장, 조윤길 옹진군수 등과 함께 옹진군 병원선을 타고 연평도 피격 현장을 방문했다가 현장에서 북한의 122㎜ 방사포(다연장로켓) 파편을 가져왔으며, 이를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했다가 ‘안보 상업주의’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를 놓고 인터넷에선 찬반 여론이 극명히 갈렸다. 일각에선 북한 공격에 대한 군 당국의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박 의원의 북한 포탄 반출을 비난했다. 반면 북한의 만행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렸다는 점에서 그를 두둔하는 여론도 있다. 박 의원은 “북은 150여발의 포를 연평도를 향해 쐈는데, 현장에 그 파편이 주변에 널려있는 것을 보고, 북한이 민가에 이런 폭탄을 퍼부었다는 데 분노를 느껴 공개의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군 당국에 수거한 방사포 추진체 부분을 신고한 뒤 협의 과정을 거쳐 다음날 공개했고, 회의 직후 다시 국방부측에 해당 포탄을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박의원 “국방부에 포탄 반환” 해명 박 의원은 “지금은 연평도 주민 전원이 다시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이것은 국가 안보의 문제인 동시에 연평도 주민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美, 협상 외 뾰족한 대안 없어”

    “美, 협상 외 뾰족한 대안 없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은 연평도 공격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전략적 인내)과 중국의 북한 감싸기가 논쟁의 도마에 올랐다. 미국 내 주요 언론들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지적한 북한의 도발 이유, 미·중 정책의 문제점과 해법 등을 정리했다. ●북한 도발 이유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북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북한의 ‘치고 빠지기식 도발’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력 이양 과정에서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과 국제사회에 아버지만큼 강인한 글로벌 선동자로 부각되길 시도하고 있으며 이번 도발행위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본다. 또 핵무기 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제스처로도 분석한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포린 폴리시(FP)’ 기고문에서 북한의 도발 목적은 첫째, 김정은이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함이며, 둘째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도발행위는 김정은의 권력기반과 정통성이 취약하고,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로 1년에 한 개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안보전문가 미치시타 나루시게 정책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의 도발행위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법은 없나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외교적 대안은 물론 군사적 대안도 거의 없다. 결국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래저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좋은 카드는 중국에 압력을 넣는 것이며 내년 1월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권력승계 과정에 있는 북한의 안정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어 강경한 대북 조치에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자체도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미·중 문제 전문가인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중국의 영향력이 과장돼 있다. 북한은 독자 전략을 추구하고 중국의 재가를 받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상당수 전·현직 미 관리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것밖에 대안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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