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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여느 농민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강상기(45)·상원(40)씨 형제. 정신지체 2급인 형제는 자신들의 생년월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알지 못한다. 4년 전 세상을 뜬 어머니 윤말순씨는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에 히로시마로 건너가 일하던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에 피폭돼 크게 다쳤다. 당시 징용으로 끌려 갔거나 먹고 살기 위해 건너갔던 한국인 7만여명이 피폭됐고 그 중 4만여명이 숨졌다. 그런데 한국인 피폭자의 60%가 이곳 합천 출신으로 추정된다. 광복된 뒤 합천으로 돌아온 피폭 1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 이제 2000명 남짓 남았다지만 2세들은 역사의 형벌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27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21일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을 찾아 그 피울음을 담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형제만 남았다. 이웃의 허드렛일을 돕지만 셈을 할 줄 몰라 제 품삯을 챙기지도 못한다. 전날도 일했다고 해서 얼마 받았느냐고 묻자 “만원 하고 오백원”이라고 답한다. ‘오백원’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더니 “할매 그려진 거?”라고 되묻는다. 취재진을 안내한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등이 그제야 “아! 형은 일 잘하니 5만원, 동생은 일 못하니 만원 받았다는 얘기구나.”라고 정리한다. 형제 모두 정신지체 2급이라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다. 형 상기씨는 그나마 어느 정도 되는데 동생 상원씨는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한다. 취재진과 일행이 들고간 빵과 음료수가 담긴 봉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느 농촌에 견줘 손색없는 경관을 갖춘 합천, 국도에서 빠져나와 읍내로 들어서니 ‘대장경 천년’ 을 자축하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내걸렸다. 그러나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비극의 역사를 떠안은 이들의 신음 소리를 품고 있었다. ●피폭 2세,일반인보다 질병 유병률 훨씬 높아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피폭 2세의 질병 유병률은 일반인에 견줘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빈혈이 88배, 심근경색·협심증이 81배, 우울증 발병률이 65배나 높았다. 여성은 심근경색·협심증이 89배, 우울증이 71배, 유방 양성종양이 64배나 높게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의 상관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1995년 일본 정부의 견해를 그대로 좇아 지원에 뒷짐을 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건강진단 비용을 2년에 한 번씩 두 차례 지급하고는 없어진 것이 고작이다. 형제의 집에서 20분 떨어진 거리의 문택주(60)·종주(58) 형제 역시 선친이 물려준 후유증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 부친 문홍수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귀국했다가 환갑이 되던 해에 암으로 세상을 떴다. 형 택주씨는 스무살 무렵부터 시력이 약화되기 시작해 전혀 앞을 볼 수가 없고 귀조차 들리지 않는데 이제 당뇨까지 얻어 밤마다 고통 속에 지새운다고 했다. 동생 종주씨마저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관절염으로 다리가 퉁퉁 부어 지팡이를 짚어야 겨우 걷는 노모 박달순(85)씨는 이날 교회에 다녀오던 길에 한 순간도 택주씨 손을 놓지 못했다.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 연관성 입증 안돼 얼굴에 검버섯 투성이인 박 할머니는 “딴 거는 걱정 안 돼. 이거 놔두고 어찌 가노. 같이 죽으면 좋을 텐데.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그게 되나.”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다운증후군 환자인 정영현·허진영(44)씨 부부는 15년 전 결혼했지만 남편 정씨에게 언제 결혼했느냐고 묻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1년.” 기자가 나이나 건강과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자 계속 답이 엇갈린다. 정씨의 아버지와 허씨의 어머니 모두 피폭자. 허씨는 한 차례 유산하고 난 뒤 영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취재진과 마주한 내내 아내를 향해 연신 애정공세를 퍼붓던 정씨는 정신분열증세까지 있어 밤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정씨의 어머니 안해숙(65)씨는 “아이가 얼마나 답답했는지 밤에 자면서 제 살을 마구 뜯어요.”라고 말하며 혀를 찼다. ●원폭 2세 환우 전국 1만여명 추정 2005년에 환우회가 출범하면서 지금까지 가입한 2세는 1000명 남짓. 하지만 1만명으로 추정되는 이들 2세 환우의 대다수는 피폭 2세란 사실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니 차라리 이웃의 불편한 시선이라도 피하겠다는 요량이다. 2세를 넘어 3세까지 병마가 찾아든 예도 심심찮게 있다. 2세인 한 회장은 대퇴부 무혈성 괴사증으로 인공관절 수술 등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고 큰오빠는 뇌출혈로 숨졌으며 작은 오빠 역시 협심증과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으며 자매들도 피부병과 관절 통증으로 고생한다고 했다. 맏아들(28)도 선천성 뇌성마비로 종일 누워 지낸다고 했다. 2005년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17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18대 국회 들어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특별법안을 냈지만 여태껏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읍내에 환우들의 쉼터인 ‘합천 평화의 집’을 열었다. 치료·요양시설을 마련할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땅 한 평 사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나마 희소식은 건강이 상대적으로 나은 2세들이 위중한 2세들을 돌봐 병원도 다니고 집안 일도 돕는 시스템이 다음 달 중 도입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가해 책임을 둘러싸고 논쟁만 벌일 것이 아니라 우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놓고 나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합천을 떠나 고속도로를 몇시간 달렸지만 그곳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던진 막막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합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후원 계좌:국민은행 804201-01-184087 진경숙(한국원폭2세환우회)
  • [길섶에서] 소주 한 잔/주병철 논설위원

    사회생활을 하면서 무의식 중에 ‘소주 한잔’이란 말을 곧잘 쓴다. 오랜만에 만났거나 처음 인사를 나누는 사이라도 끝 무렵에는 “언제 소주 한잔 하자.”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다소 어색한 관계라도 이런 말을 한 다음에는 분위기가 한결 나아진다. 일종의 ‘대화 촉매제’쯤 되는 셈이다. 처음엔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언제부턴가 남녀 가릴 것 없이 편하게 쓰는 말이 됐다. 사람에 따라 소주 대신에 “맥주 한잔 하자.”, “커피 한잔 하자.”고 얘기하지만 의미는 같은 거다. 물론 소주는 한잔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잔이 두잔이 되고, 한병이 두병이 된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잔 속에는 정감이 흘러 넘친다. 그걸 낭만이라고 할 때도 있었다. 요즘은 “점심이나 한번 하시죠.” “또 봅시다.”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소주 한잔의 넉넉함보다는 삭막한 일상의 빠듯함에서 비롯된 듯싶다. 소주가 독하다며 맥주와 섞어 마시는 폭탄주를 즐기지만 그래도 ‘깡소주 한잔’의 정취가 그립다. 한잔이 부담스러우면 반잔은 어떨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카다피정권 몰락] 美·EU, 대량살상 무기 경고

    리비아 사태가 반군의 승리로 굳어져 가는 가운데 리비아에 있는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정보기관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화학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사용해 최후의 항전을 하거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가 무기 입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리비아에는 겨자가스와 스커드미사일, 대전차 로켓 등 재래식 무기와 핵 원료 물질 등이 상당량 비축돼 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따르면 리비아는 겨자가스를 10t가량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겨자가스는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고 리비아가 서방과 화해를 시도하던 2004년 겨자가스의 운반장치로 쓸 미사일이나 폭탄 등 모두 3500개의 무기를 폐기해 심각한 군사적 위협은 아니라는 평가다. 미국의 한 관리는 23일(현지시간) “실제로 카다피는 가장 위험한 무기를 많이 파괴했으며 지금 남아 있는 것들 중 상당수는 낡거나 작동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괴력이 높은 화학무기의 특성상 상당한 피해를 끼칠 수 있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리비아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이를 계속 감시해 왔다. 미국과 유럽국들은 지대공 미사일이나 대전차 로켓, 장갑차, 휴대용 로켓포 등 리비아의 재래식 무기가 약탈돼 무장조직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걱정해 이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데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카다피 정권이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해 마지막 항전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카다피 측은 지난 22일 시르테에서 스커드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 리비아에는 민간인을 타깃으로 발사할 수 있는 스커드미사일이 240기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4일 서울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신의 선택은

    24일 서울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신의 선택은

    9개월여간 정국을 달구었던 ‘무상급식 논란’이 대단원의 획을 긋는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서울지역 무상급식 지원 범위에 관한 주민투표가 2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내 2206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고 23일 밝혔다. ●오늘 오후 8시까지 실시 이에 따라 투표권이 있는 서울시민은 사진이 부착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또는 여권 등 증명서를 갖고 투표인 명부가 있는 지역 투표소에 가서 ‘단계적 무상급식안’과 ‘전면적 무상급식안’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유효투표율이 33.3%(279만 5760명)를 넘으면 오후 9시쯤부터 개표가 시작돼 오후 10시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이 투표 결과에 자리를 걸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수 있다. 복지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재정립되고 정치권이 보궐선거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결과 따라 정국 요동 오 시장은 광진구 중곡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민생현장을 돌아보며 “24일 투표는 보수와 진보의 싸움도, 이데올로기의 대립도 아닌, 대한민국의 복지 방향을 시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투표”라면서 “공짜복지는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의 세금폭탄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장이나 한나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 미래를 걱정하는 부동층 시민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서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투표율이 3분의1을 넘어야 유효한 주민투표의 특성상 주민투표 때마다 불참운동이 불가피하다.”면서 “2007년 하남시장 주민투표와 2009년 제주지사 주민투표 당시 한나라당도 적극적인 불참운동을 펼쳤다. ‘불참도 권리행사’는 당시의 카피”라고 밝혔다. 이창구·김지훈기자 window2@seoul.co.kr
  • 김진표 “野, 부동산정책 실패 정권 내줬다”

    김진표 “野, 부동산정책 실패 정권 내줬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23일 출간한 저서 ‘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에서 “우리가 정권을 내주게 된 직접적 원인은 부동산 정책을 잘못 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수급으로 풀어야 하는데 세금을 갖고 단박에 풀려다 보니 실패했다.”며 참여정부가 정권재창출을 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당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세금폭탄을 때려서라도 부동산 가격은 잡겠다.”고 발언한 게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하는 게 좋다. 세금폭탄 같은 폭력적 발언은 저항을 연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인간적으로 좀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엔 사무총장을 만들려고 세계를 한 바퀴 돌면서 운동을 해 줬다.”면서 “그런데 장례식에도 안 왔다.”고 지적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민주당이 아닌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주도권을 계속 지켜가면서 야권 주자로 가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자기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중심을 두고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게 진보적 개혁의 성공을 위해 보수 언론과 만나는 등 타협할 것을 건의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앞으로 나한테는 그렇게 얘기하지 마시오.”라며 정색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카다피 몰락] 알아사드·살레의 시간 얼마나 남았나

    [카다피 몰락] 알아사드·살레의 시간 얼마나 남았나

    ‘절반의 성공’에 그칠 듯했던 ‘재스민 혁명’(아랍권역의 반정부·민주화 움직임)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의 사실상 붕괴로 재점화할 조짐이다.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에서 독재자의 세 번째 퇴장을 지켜본 세계인의 관심은 ‘다음 타깃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쏠린다. 당장 시민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진 시리아와 예멘의 통치자가 강력한 네 번째 후보다. 부자 세습을 통해 11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탱크와 군함까지 동원해 유혈진압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가 불붙은 5개월 사이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알아사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퇴진 요구를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비폭력 반정부 시위를 고집해온 시민들로서는 강한 권력욕을 보이는 알아사드 앞에서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국내외의 거센 비난 여론에도 대국민 학살극을 멈추지 않는 것은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서방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낮다. 역내 우방이 없어 고립무원 처지에 놓였던 카다피와는 사정이 다르다. 충성도 높은 군대도 알아사드가 ‘믿는 구석’이다. 막내동생인 마헤르는 정예 부대인 제4사단과 공화국수비대를 이끌며 ‘정권의 수호자’ 역할을 맡고 있다. 군부가 정권과 시위대 사이에서 중립적 자세를 끝까지 지키며 독재자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튀니지나 이집트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는 정권의 친위대가 버티는 상황에서도 시민의 힘으로 독재자를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시리아 국민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 카다피와 닮은꼴 행보를 하는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도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35%에 달하는 실업률에 빈곤선 이하 계층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우리(예멘군)는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선전포고를 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반정부 시위가 사실상 내전으로 바뀐 지난 6월 대통령궁에서 폭탄 공격을 받았고 중화상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두 달 넘게 체류 중이다. 카다피의 몰락을 지켜본 살레로서는 자신이 앞서 거부했던 사후 처벌 면제를 보장하는 대신 조기 퇴진이라는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에 다시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중동 전문가인 제프 포터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사태는 시리아와 예멘 내 시위대에 강한 자극을 줬다.”면서 “비록 리비아에서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해도 시위대와 반군, 야권이 저항을 계속한다면 정권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가계대출 딜레마

    가계대출 딜레마

    늘어나는 가계빚을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금융권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받은 예금에 이자를 붙여 돈을 꿔주고 수익을 얻는 은행들은 신규 대출을 자제하고 기존에 나간 대출마저 조기에 거둬들이려 한다. 시중에 돈이 돌게 하는 은행 본연의 기능과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돈이 급한 개인 고객들은 신용등급이 깎이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은행보다 많게는 10% 포인트가량 비싼 이자를 물리는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앞으로 금융·경제 위기가 발생해 개인들이 빚 상환을 포기하는 가계 부채 ‘폭탄’이 터진다면 이자 부담이 큰 제2금융권 고객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시중은행 부행장 등을 불러 가계 대출 억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서 당국은 신규 가계 대출의 중단보다는 기존 대출의 상환을 유도해 대출 증가율을 억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돈 갚을 여유가 있는 대출자들에게 은행이 적극적으로 연락해 돈을 갚도록 하면, 서민 생활 자금이나 전세자금 등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에게 돈을 빌려 줄 여력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은행들은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이용률이 낮은 마이너스통장이나 예금담보대출 등의 조기 상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은행의 고객을 빼 올 목적으로 특판 금리, 지점장 전결 금리 등을 통해 1~2% 포인트가량 대출 금리를 깎아주던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고객의 만기 연장을 까다롭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런 조치가 불필요한 대출을 걸러주고 가계 부채 문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계 부채 억제 조치는 아이러니하게도 개인들의 고통을 증가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을 고르는 ‘대출 쇼핑’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높은 금리로도 대출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에 대출이 몰리는 ‘풍선 효과’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신용카드, 캐피털 등은 은행에 비해 많은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2000만원의 생활자금이 필요하다면 2~3개 카드사, 캐피털, 대부업체에서 각각 500만원 정도씩 빌리는 식의 ‘소액 분산 대출’이 유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여러 기관에 대출받은 이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들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신용불량자(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대거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의 가계 대출 증가율은 이미 은행권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5.9% 늘어난 반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의 가계 대출은 16.1% 증가했다. 이들 제2금융권의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 5월 기준 171조 3572억원으로 은행 대출 잔액 440조 9341억원의 3분의1 수준이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시중 은행의 대출 자제 여파가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율을 더 자극할 수도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중 은행의 대출이 막히면 급한 소비자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제2금융권, 대부업체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특히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으로 대출 희망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가계와 제2금융권의 건전성 문제가 크게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택이나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가계 대출을 변함없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가 전체 가계 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 사장단은 지난 19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보험사의 가계 대출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보험사들은 전체 자산의 25% 정도를 대출하고 있다. 대출도 고객이 가입한 보험을 통해 약관 대출을 받은 것이고 부동산 담보 대출은 3% 미만이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 가계 대출 잔액이 63조 8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8000억원 늘고 지난해 6월보다는 3조원 이상 증가해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외국인은 던지고 개인은 줍고… ‘폭탄’? ‘선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던진 주식을 개인투자자가 대규모로 받는 현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가 기업 실적 등에 대한 분석 없이 단순히 낙폭만 보고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IT 등)에서 각각 978억원과 4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425억원을 사들였다. 이날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전일보다 5.42% 하락했고, 삼성전자 주가는 4.09% 떨어진 68만원으로 마감했다. 하이닉스와 LG전자도 각각 5.82%와 9.30%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업종에서도 나타났다. 기관이 무려 2400억원을 순매도한 운수장비업종(자동차 등)에서 개인은 1979억원을 순매수해 물량을 받았고, 외국인이 860억원을 판 화학업종은 개인이 180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8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관들은 IT 종목을 무더기로 내던지고 내수주로 피신했다. 이 때문에 IT주가 급락하고 내수주는 급등했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기관 순매도 1, 2위에 올랐고 각각 5.72%와 12.24% 급락했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3975억원)와 LG전자(2134억원), 하이닉스(2116억원) 등 조정폭이 유독 큰 IT주를 주로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이 같은 투자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IT주 폭락은 지난 18일 세계 2위 PC업체인 델 컴퓨터가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가속화됐다.”며 “그동안 개인이 기관과 외국인의 IT주 매물을 밑에서 받치는 역할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215억 주식 기부 장학재단 140억 증여세 부과는 정당”

    수도권의 한 사업가가 215억원 상당의 주식과 현금을 기부해 장학재단을 설립하자 세무당국이 무려 140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재단 측은 ‘순수한 장학사업에 세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발끈했다. 하지만 세무서 측은 ‘주식 기부는 현행법상 무상 증여에 해당한다.’며 맞섰다. 재단과 세무서의 한판 승부, 1심에서 웃었던 재단 측은 2심에 고개를 숙였다. 항소심 법원이 세무서 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수원교차로를 창업한 황필상(64)씨는 지난 2002년 8월 수원교차로의 주식 90%(200억원 상당)와 현금 15억원을 자신의 모교에 기부, 구원장학재단(옛 황필상아주장학재단)을 세웠다. 재단은 주식 이익금 등으로 서울대·KAIST·아주대 등 19개교 대학생 733명에게 6년간 장학금과 연구비 명목으로 41억여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수원세무서는 2008년 9월 두달간의 세무조사를 벌인 뒤 “황씨의 주식기부는 무상증여”라며 140억원의 ‘세금 폭탄’을 물렸다. 1심 법원은 “주식 기부에 대한 증여세 부과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나 경제력 세습을 막기 위한 것으로 황씨가 장학재단에 기부한 것은 장학사업을 위한 순수한 목적이었고, 황씨가 재단의 경영에도 개입하지 않은 만큼 증여세 부과의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세무서는 즉각 항소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유사한 기부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원장학재단 측도 애초 부과된 증여세에 가산세까지 붙어 패소할 경우 재단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만큼 물러설 수 없었다. 서울고법 행정8부(부장 김인욱)는 19일 구원장학재단이 수원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설령 구원장학재단이 경영권 편법 승계와 무관하고, 판결로 인해 재단의 존속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과세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HP 터치패드 399달러→99달러로 ‘폭탄세일’ 매진 속출

    HP가 20일(현지시간) 생산을 중단키로 한 태블릿PC ‘터치패드’의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북미 시장에서 ‘폭탄 세일’을 시작했다.  HP는 최근 100달러를 내려 399.99달러에 판매하던 와이파이 전용 16GB(기가바이트) 제품 가격을 태블릿PC사업 중단선언 이틀만에 다시 99.99달러로 내렸다. 또 당초 599달러에서 499달러로 내렸던 32GB 제품 가격도 149.99달러로 인하했다.  터치패드 폭탄 세일은 지난 19일 전자제품 유통점인 베스트 바이 캐나다 웹사이트을 통한 판매해 물량이 매진됐다. 20일에는 미국 HP 웹사이트와 다른 유통회사도 세일에 동참했다.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의 유통점에는 매진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편 HP는 지난 18일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PC사업을 분사하거나 매각하고 웹OS를 채택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수익성이 높은 SW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영국 기업용 SW 업체인 오토노미를 103억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시장이 미쳤다” 주가폭락에 투자자 경악

    “시장이 미쳤다” 주가폭락에 투자자 경악

    ‘검은 금요일’인 19일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은 온종일 공포에 떨었다. 장 마감이 가까워 올수록 낙폭은 커졌고 주식 투매에 나서는 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 4개가 10% 이상 폭락했다. 오전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오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차례로 발동됐지만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다. 향후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은 유지될 것이라던 전문가들은 1600선으로 하향 전망하고 나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0.80포인트(3.81%) 내린 1789.78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예견된 일이었다. 그간의 학습효과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매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런치 폭탄’은 투자자들의 희망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코스피 지수는 오후 1시 무렵까지 1770~1780선을 유지했지만 1시가 넘어서자 5% 이상 하락해 1760선까지 하락했다. 장 마감 30분 전인 오후 2시 30분쯤 코스피지수는 1750선까지 내려갔고 개인투자자들의 투매는 극에 달했다. 결국 지수는 1740선까지 폭락했고, 전날보다 115.70포인트(6.22%) 내린 1744.88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업종 중에 현대자동차(-10.97%), 현대모비스(-13.49%), 현대중공업(-10.85%), LG화학(-14.69%) 등이 10% 이상 폭락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이들은 대부분이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라고 불리는 경기에 민감한 종목들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날 대형주 중심의 폭락은 외국인(2580억원)보다는 기관(3134억원)의 매도 때문”이라면서 “기관들이 자금을 이제껏 ‘차화정’ 종목에 많이 넣었고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부각되자 이들을 팔아치우면서 매물이 매물을 낳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 역시 급락하며 470선까지 내려갔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19.02포인트(3.75%) 내린 488.78로 개장했으며 개장 직후 바로 선물시장에서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내려졌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이 각각 533억원, 36억원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의 735억원 순매도에 밀렸다. 이날 지수는 33.15포인트(6.53%) 내린 474.65로 마감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이 대세적으로 약세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면서 “경기 침체의 주범은 유럽 리스크이며 코스피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배가 되는 지점인 1600선이 지지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 IT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시장 대비 낙폭도 커지고 있으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제한도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담이 됐다고 본다.”면서 “유럽 상황이 진정된다면 1700~1750선에서 지지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된다면 지지선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학교폭파 계획 세운 퇴학생 체포

    학교폭파 계획 세운 퇴학생 체포

    미국에서 한 청소년이 자신을 퇴학시킨 학교를 상대로 폭탄 테러를 계획했다가 덜미가 잡혀 체포됐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자레드 카노라는 이름의 17세 청소년이 폭발물 불법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용의자는 다음 주 새 학기가 시작되는 1일을 기점으로 탬파에 있는 프리덤 고등학교에 수제 파이프 폭탄을 설치, 교직원 2명과 학생 30명을 표적으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의 자택에서는 폭탄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기폭장치, 분 단위의 시간장치 등의 증거물과 함께 마약류인 마리화나도 발견됐다. 한편 그는 지난해 해당 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받아 앙심을 품고 이 같은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8·15 66주년] “음지서 독립 투쟁한 여성도 수만명… 정부가 증언·사료 수집해 예우해야”

    [8·15 66주년] “음지서 독립 투쟁한 여성도 수만명… 정부가 증언·사료 수집해 예우해야”

    “들꽃은 늘 조명받지 못했다. 오히려 발에 밟히고 차였다. 그러나 들꽃의 생명력은 강하다. 그들은 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피어있다.” 시인 이윤옥(52·여)씨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들꽃이라고 말한다. 지난 6월 출간된 그의 두번째 시집 ‘서간도에 들꽃피다’는 역사의 뒤편에 묻혀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한 최초의 시집이다. 이씨는 “최초의 여성 의병장인 윤희순, 광복군 여성대원들의 맏언니였던 오광심은 물론 밥 짓고, 군복 만들고, 독립자금 조달한 여성들도 모두 독립유공자”라면서 “이들을 기억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워 시로 그들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씨는 “‘(여성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으려면 증거를 가져오라’는 정부의 독립유공자 심사체계는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가 직접 여성독립운동 사료를 수집하고 드러나지 않은 여성 유공자들을 발굴해 걸맞은 예우를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사를 건 엄혹한 시기에 그들이 독립투쟁의 흔적을 남겼겠느냐.”면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66돌을 맞은 광복절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이씨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평가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역할이 형편없이 과소평가돼 있다. 남성 독립유공자가 수만명이라면 여성 유공자의 숫자도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공인된 독립유공자 1만 2966명 가운데 여성은 204명에 불과하다. 직접 총과 폭탄을 들고 싸운 여성도 적지 않지만 뒷전에서 밥 짓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 나르는 등 음지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여성들도 모두 독립유공자 아니겠는가. →현재의 독립유공자 심사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말인데…. -스스로 서류를 제출해 독립운동을 증명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으려면 직접 증거자료를 수집해 국가보훈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의 상황을 안다면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일본군에 쫓겨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일부러 서류 등 흔적을 없앴는가 하면 가명을 서너 개씩 쓰기도 했다. 그나마 명단에 오른 분들은 후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기록을 수집하고 정리해 가능했다. 독립유공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사는 분들도 많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고 보는가. -간단하다. 정부가 나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 일제강점기 당시의 국내와 일본신문만 봐도 적잖은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평남도청에 폭발물을 던진 안경신 의사의 경우도 ‘여자폭탄범’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또 백범일지를 보면 연미당·정정화 여사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이렇게 하나하나 기록을 되짚어 찾는 것이 국가가 할 일 아니겠는가. 생존해 있는 여성독립운동가가 몇 분 안 된다. 그들의 증언이 가장 중요하다. 빨리 그 분들의 구술을 문서로 기록해 둬야 한다. →여성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시를 쓰게 된 계기는. -몇 해 전 강의를 하던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독립운동가를 아는 대로 써 보라고 했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댄 학생이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나마 태반이 유관순 열사였다. 그런 현실이 서글펐다. 그때 가까이 두고 읽을 수 있는 시집으로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를 쓰는 데 필요한 자료는 어떻게 수집했나. -기록이 거의 없었다. 국가보훈처 자료도 여성유공자 한 명당 서너줄의 기록이 전부였다. 그때부터 이들의 활동무대를 직접 찾아 나섰다. 중국 상하이, 광저우, 항저우, 충칭 등을 답사했고, 춘천 부산 나주 인천 수원 등을 돌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러나 생존한 여성독립운동가가 6명에 불과해 자료 수집도 쉽지 않았다. 생가와 묘지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 경북 안동에서 김락 지사의 묘소를 찾아가는 데 마을 사람들에게 수소문해야 했을 정도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 3·1절에는 여성독립운동가를 주제로 두 번째 시집을 내고 싶다. 이미 펴낸 시집도 공공도서관이나 초·중·고교에 보급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만 쉽지 않다. 얼마 전 요양원에 계신 이병희 여사를 찾아가 직접 시를 낭송해 드렸다. 눈물이 쏟아져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 앞으로 시를 통해 여성 독립유공자 200여명의 숭고한 일생을 재조명해 보고 싶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 이타적인 동물인가.’  이 질문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이기적인 동물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의 이 이론은 여전히 생물학계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도킨스의 이론은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자 기계’ 정도로 요약된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는 이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흔히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하는, 남을 위한 희생정신과 이타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타성은 수많은 학자들이 진화생물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 & What)에서는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었다. 피고석에는 역사상 가장 ‘이타적인 과학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1887~1943)가 앉았다.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종자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감옥에서 굶어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왕성한 탐구욕을 보여 온 영화 ‘혹성탈출’ 속 원숭이들의 영웅 시저가 검사로 나서 바빌로프의 이타적 유전자를 기소했다. 바빌로프의 변호는 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빈센트 볼로그(1914~2009)가 맡았다. 시저 니콜라이 바빌로프. 1887년 모스크바 출생. 작물학자이자 식물유전학자, 수집가, 탐험가.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시저법정에 섰는데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보통 피고인석에 서게 되면 죄를 지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모두 긴장한 모습이게 마련인데. 바빌로프 2년 정도 수용소와 법정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나 의자가 편하다. 시저당신이 왜 여기에 불려 왔는지 죄목을 알고 있나. 바빌로프잘 모르겠다. 시저당신은 유전자의 법칙을 거스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토대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의 일생은 이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자리의 배심원 앞에서 그걸 입증해 보이겠다. 당신의 집안은 꽤 부잣집이었다.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섬유공장을 물려받기를 원했는데 왜 따르지 않았나. 바빌로프우리 가족이 부유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난 세 명의 형제들을 어려서 병으로 잃었다. 그 때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형제들은 당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던 과학과 의학을 통해 이 같은 불행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 둘은 의사와 세균학자, 형은 물리학자, 난 식물학자가 됐다. 시저다른 형제들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왜 당신은 식물학인가. 당시에는 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빌로프사실 의사가 될지 식물학자가 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직전 러시아에 최악의 흉년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시저당신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분명 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었나. 잘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식량을 걱정해서 식물학자가 됐다는 사실부터 아이러니하다.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바빌로프그게 나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난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이 발견을 어떻게 농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작물의 질병과 전염병 때문에 생겨나는 기아, 사망, 이주, 사회불안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저그래서 결국 당신은 가족조차 버리고 먼 길을 떠났다. 1916년에 처음 파미르 고원으로 ‘페르시아 밀’을 찾아 떠난 이후 1933년까지 115차례나 소위 ‘종자찾기 여행’을 했다. 첫 여행을 떠날 때는 신혼이었고,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아 줄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얼마나 숭고한 여행이었기에 가족도 팽개쳤던 건가. 바빌로프작물이 지닌 질병면역력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 어떤 식물이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알고자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병충해가 생겨서 순식간에 초토화되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인간이 생산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 가지 작물에만 집착하면 그 작물에 병충해가 생길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위에 강한 작물, 추위에 강한 작물, 생산성은 낮은 대신에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적절하게 섞어서 키운다면 어떤 경우에도 기아를 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의 근원을 찾아야했다. 밀, 벼, 콩 등이 처음 태어난 곳을 찾는다면 그곳에서 가장 강하게 자란 품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저그래서 도대체 품종을 얼마나 모은 것인가. 바빌로프정확하지는 않지만 5대륙을 모두 돌면서 나와 동료들이 모은 종자와 덩이줄기가 14만 8000개에서 17만 5000개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모두 땅에 심는 순간 자랄 수 있는 발아 가능한 종자들이었다. 시저그동안에 당신은 이혼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결국 가족을 잃은 건데, 만족하나. 바빌로프아내 에카테리나와 아들 올레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종자여행을 위해서 말을 배울 시간도 부족했다. 시저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몇 개 국어나 할 수 있나. 바빌로프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는 기본이고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나 페르시아어까지 배웠다. 땅과 씨앗의 진정한 주인은 농부들이고, 종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말로 대화하는 것이 종자여행의 핵심이었다. 시저다시 말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씨앗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돌았고, 그 결과 가족을 잃었다. 심지어 국가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스탈린 체제의 농업학자들은 당신이 지나치게 많은 종자를 가져와 방치했기 때문에 식량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가뒀다. 재판에서 총살형을 선고받았고, 물론 다행히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모은 당신이 감옥에서 굶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잖은가. 당신은 뭘 위해 일한 건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아닌가. 심지어 당신의 제자들은 연구소의 종자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세계대전 중에 봉쇄된 도시에서 굶어 죽었다. 이 또한 당신의 책임 아닌가. 바빌로프…. 볼로그바빌로프의 성과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뒤를 이었던 내가 좀 더 보충하고 싶다. 병충해에 강하고, 식량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당신의 목표였다.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그것만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볼로그현재 러시아의 경작지 80%에서 바빌로프가 세운 연구소의 종자에서 개발된 품종을 키우고 있다. 불과 8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년을 내려온 농업의 뿌리를 바꾼 거다. 종류는 1000가지가 넘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한 덕분에 땅은 피폐해졌고 새로운 병충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결국 식물학자와 농업학자들은 80년 전 바빌로프가 주장했던 생물다양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시저바빌로프의 노력들이 실제로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인가. 볼로그나 역시 바빌로프의 여행에서 연구의 기본을 얻었다. 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밀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충해에 강한 앉은뱅이 밀을 얻었다. 이 밀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 시저그 덕분에 당신은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평생 아쉬움 없이 연구를 하고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바빌로프는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희생만 한 것 아닌가. 여러 가지 정황상 바빌로프의 유전자는 유죄가 분명하다. 볼로그시저 당신은 ‘이기적 유전자’의 가장 큰 함정에 빠져 있다. 바빌로프가 이타적이냐 하는 질문에 당신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바빌로프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주장하는 유전자 설계론의 핵심은 유전자가 자신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이타주의자들은 결국에는 생존을 위해 교묘하게 이타성으로 위장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빌로프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하는 대신 인류라는 종의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까지 버릴 수 있는 이타성이 바로 지독한 이기적 유전자의 증거다. 오히려 바빌로프야말로 ‘이기적 유전자’ 그 자체가 아닌가. 바빌로프이기적 유전자니 이타적 유전자니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머리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죽는 순간까지 내가 모은 종자들에 대해 걱정했는데, 그 덕분에 인류가 기아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니 기쁘다는 생각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게리 폴 나브한·강경이/아카이브)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신좌섭/사이언스북스)  이타적 과학자(프란츠 부케티츠·도복선/서해문집)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스코트 킬맨·이순주/에이지21)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이상임/을유문화사)  생각의 역사2(피터 왓슨·이광일/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 이라크 올 최악 연쇄 폭탄테러

    이라크 올 최악 연쇄 폭탄테러

    15일 오전(현지시간) 이라크 17개 지역에서 폭탄 공격이 40여 차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최소 74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다쳤다고 AFP·A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경찰은 오전 8시쯤 이라크 수도 남쪽 160㎞ 떨어진 쿠트 지역에서는 차량에 적재된 폭탄과 도로변에 매설된 폭탄이 수분 간격으로 터지면서 40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하는 등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폭탄이 시내 중심지에서 터져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도 다수 포함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더르감 모하메드 하산 경찰 대변인은 “첫 번째 폭발은 시장에 있던 냉동차에서 일어났다.”며 “구조대와 구경꾼들이 운집한 가운데 주차된 차량에서 2차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중부 디얄라주에서는 무장단체 대원들이 바쿠바 지역의 군 검문소를 공격해 군인 4명과 민간인 6명 등 10명이 숨졌고, 유프라테스강 동쪽 연안에 있는 나자프 지역에서는 차량 폭탄 공격으로 7명이 죽고 60여명이 부상당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 티크리트에서는 폭탄조끼를 착용한 무장대원 2명이 보안 당국 사무실 안에서 폭탄을 터뜨려 경찰관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북부 키르쿠크에서도 무장단체의 폭탄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숨지고 경찰 4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의료진이 전했다. 연쇄 폭탄 공격은 이라크 정부가 미군의 주둔 기간 연장 방안을 놓고 미국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반미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올해 말 철수 시한이 지난 후 이라크에 잔류하는 미군은 누구든지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미군 주둔 기간 연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테러단체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외래식물은 생태적 시한폭탄”

    “외래식물은 생태적 시한폭탄”

    “무분별한 외래 생물의 유입은 토종 생물 서식지 파괴 등 심각한 생태계 교란을 야기시킵니다.” 생태교란 위해식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최종원 환경부 자연자원과장은 각국은 외래식물을 ‘생태적 시한폭탄’(Ecological bomb)으로 규정하고 대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간 무역이 급증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유입돼 정착된 동·식물에 의해 자국의 생물자원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 과장은 “유엔에서도 생물다양성 협약을 채택하면서, 협약 당사국들로 하여금 고유 생태계 보호를 위해 외래생물의 유입을 방지·방제하는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1998년부터 생태교란 동식물 16종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생태교란종의 경우 방사·이동을 금지하고, 매년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과거 10여 년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체계적 관리는 아직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토로했다. 위해 동식물은 수입 단계부터 사전 예방적 관리 체계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당시엔 부처 간 이에 대한 협력방안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생태계 교란종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해 왔다. 이 법률안에서는 생태계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외래생물에 대해 수입단계 사전심사, 관계부처 합동 외래생물 기본계획 수립, 관련 예산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최 과장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정부안으로 확정돼 현재 국회 심사 중에 있다.”면서 “법률안이 시행되면 외래생물에 대한 예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여-야 무상급식 구호 사생결단식 남발

    여-야 무상급식 구호 사생결단식 남발

    ‘무상급식 세금 폭탄으로 돌아온다.’ VS ‘부자 아이 가난한 아이 편 가르는 나쁜 투표 NO’ 오는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여야가 내걸기 시작한 현수막에 담긴 구호들이다. ‘단계적 무상급식안’과 ‘전면적 무상급식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주민투표의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선정적인 정치적 구호가 남발되는 양상이다. ●선정적 구호 기존노선과 달라 ‘자기부정’ 24일 주민투표에서는 ‘소득 하위 50%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 무상급식 실시’와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이번 투표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도 아니고, 무상급식을 할지 말지를 정하는 양자택일식 투표도 아니다. 단지 무상급식을 어느 수준까지 적용하는 게 좋은지를 서울시민들에게 묻는 투표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내건 현수막은 ‘세금 폭탄’ ‘포퓰리즘 심판’ ‘남는 예산 학교시설에 투자’ 등의 문구로 도배돼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의 현수막에는 ‘편 가르기’ ‘나쁜 투표’ ‘오세훈 OUT’ 등의 문구가 넘쳐난다. 이 같은 구호는 사생결단식 정쟁을 부추긴다. 더욱이 여야의 선정적인 구호는 기존의 노선과 달라 ‘자기 부정’으로 비치기도 한다. 한나라당은 “우리는 아직 재벌의 손자까지 공짜로 밥 먹일 형편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한나라당이 언제부터 가난한 사람을 챙겼느냐.”는 비판이 따른다. 소득세·법인세를 낮추고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해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혜택을 줄 땐 언제냐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당정이 0~4세 무상보육까지 고려하고 있어 “무상급식은 안 되고, 무상보육은 괜찮으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우리 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경기도도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고 있어 이번 주민투표를 복지 포퓰리즘과 맞서는 싸움으로 호소하기가 힘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애들 밥 먹이는데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편 가르지 말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민주당이 언제부터 부자들까지 챙겼느냐.”는 반론이 따른다. 집권 시절 부자들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등 전략적으로 서민 공략을 강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계층 간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는 이제 와서 부자 아이들에게까지 공짜 점심을 주자는 것은 이율 배반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투표 불참 운동은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차별 없는 복지를 실현하자는 게 보편적 복지의 핵심인데, 증세까지 주장하기는 힘들다.”면서 “투표에 참여해 정면 대결을 벌이자고 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참여” vs “불참”… 본격 거리 홍보전 한편 여야는 14일부터 ‘투표 참여’와 ‘투표 불참’을 놓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은 “행정동별로 한 개 이상 현수막을 붙이고 있다. 각 당협에 전단지 1만장과 어깨띠, 피켓 등을 내려보내 본격적인 거리 선전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시내에 배포되는 무가지에 투표 불참을 독려하는 광고를 싣기로 했다. 서울시당은 조만간 서울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유세차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런닝맨 예상검색어 ‘이광수 하차’ 폭소…김종국에 생쥐 망언

    런닝맨 예상검색어 ‘이광수 하차’ 폭소…김종국에 생쥐 망언

    이광수의 거침없는 망언에 ‘이광수 하차?’라는 런닝맨 예상검색어가 화제에 올랐다. 14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짝꿍 특집 2탄에서 누님 안문숙과 한 팀이 된 이광수가 김종국을 향해 거침 없이 망언 공격을 퍼부은 것. 이날 안문숙은 이광수가 평소 김종국을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이광수에게 “오늘 마음껏 내질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광수는 김종국에게 “김종국 이 생쥐 같은 녀석, 나와”, “이런 풀벌레 같은 녀석” 등 큰소리로 망언을 퍼붓고 심지어 김종국의 턱을 움켜쥐는 대담한 행동을 선보였다. 그러나 김종국은 안문숙이라는 든든한 후견인 때문에 이광수를 건드리지는 못해 시종일관 분을 삭이느라 끙끙 앓기만 했고 안방극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를 지켜보던 제작진은 웃다 못해 예상검색어라는 표시와 함께 ‘이광수 하차?’라는 자막을 띄워 또 한번 웃음폭탄을 선사했다. 이광수 망언에 네티즌들은 “대학시절 선후배 야자 트기 생각난다”, “이광수 망언 속이 후련하다”, “김종국 표정 대박이다”, “안문숙 누님 힘이 이렇게 셀 줄이야” 등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런닝맨에는 김숙, 안문숙, 양정아, 신봉선 등이 티아라 지연, 미쓰에이 수지, 에프엑스 루나, 설리 등을 대신해 짝꿍으로 등장했다. 팀 짝궁으로는 이광수 안문숙, 하하 양정아, 유재석 김숙, 김종국 신봉선, 송지효 리쌍 개리가 각각 한 팀을 이뤄 진행했다. 사진=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후쿠시마 방사선 히로시마 원폭 29개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출된 방사선량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29개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발매된 일본의 주간지인 아에라(AERA)에 따르면 일본의 저명한 의사이자 유전자 학자인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의 고마다 다쓰히코(58) 교수는 지난달 27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은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고마다 교수는 자신이 팀장으로 있는 도쿄대학 아이소토프종합센터의 추산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선 총량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29.6개분에 해당하며, 우라늄으로 환산하면 원자폭탄 20개분이라고 밝혔다. 또 잔존 방사선량은 원자폭탄의 경우 1년 후에 1000분의1로 저하되지만 원전의 방사성 오염물질은 10분의1 정도로밖에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갑상선에 쌓이는 요오드131과 방광에 집적되는 세슘뿐 아니라 토로트라스트라는 방사성물질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원전에서 방출된 토로트라스트를 X선의 조영제로 사용한 결과 20∼30년 후에 간암을 일으킬 확률이 25∼30%에 달한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고마다 교수는 방사성물질의 건강상 피해와 관련, “20∼30년이 지나야 인과관계가 규명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통계학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관점이 아니다.”면서 정부의 방사선 대책을 비판했다. 고마다 교수는 지난 5월 말부터 주말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가까운 미나미소마시를 방문해 아이들의 방사선 노출을 막기 위해 유치원 등에서 제염(방사성물질 오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여의도 증권가 ‘런치폭탄’에 떤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주가 폭락 공포가 휘몰아친 지난 8일 이후, 증권업체가 밀집해 있는 서울 여의도의 식당가는 한산했다. ‘런치 폭탄’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점심시간에 주가가 폭락하는 현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거리에는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증권시장을 모니터하는 이들이 자주 목격된다. 10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A증권사 본점 직원들은 낮 12시 30분 구내 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마친 후 제자리를 지켰다. 투자와 관련된 팀들은 아예 도시락을 지급했다. 이날 반등한 코스피 주가도 오후 1시 10분 여지 없이 1805.3을 기록하며 1800선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사무실에는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8일과 9일의 악몽은 떨치기 힘든 상황이다. 8일 개인투자자들은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840억원 이상의 물량을 투매했고, 오후 1시 30분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43.75포인트 빠진 1800까지 곤두박질쳤다. 9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낮 12시 23분부터 37분간 1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가증권 시장에 시장참여자가 적어지는 휴가철이나 하루 중에서 점심시간에는 외국인이 조금만 많이 팔아도 지수가 크게 떨어지곤 한다.”면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점심을 먹고 시장을 보면 투매 심리가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불안으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직원들도 점심, 저녁을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급증했다. 금감원 담당자는 “사옥 20층에 있는 구내 식당 이용자가 일일 평균 1200여명에서 이번 주에는 1300여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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