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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법 시행 2주… 달라진 풍속도] 이태원서 맥주 한잔… 판검사 ‘脫서초’

    [김영란법 시행 2주… 달라진 풍속도] 이태원서 맥주 한잔… 판검사 ‘脫서초’

    재경지검의 A부장검사는 얼마 전 가까운 지인들과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단골’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 대신 방배동을 찾았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주변 ‘눈’들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A부장검사는 10일 “식사비 등은 서로 정확하게 나눠 냈지만 ‘란파라치’ 등이 주로 활개치는 서초동 대신 다른 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게 여러모로 마음이 놓인다”면서 “한동안 서초동에서의 저녁 자리는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란법 시행 2주째를 맞아 서초동 법조타운의 ‘술 문화’가 바뀌고 있다. 법 집행의 주체로서 판사와 검사 모두 ‘나부터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검찰과 법원의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근무하는 판검사들은 그동안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교대역 사이에 몰려 있는 고급 음식점과 바 등에서 약속을 많이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배동이나 신사동 등 인근 지역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아예 한강 건너 이태원이나 한남동 등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재경지법의 B부장판사는 “요즘은 교대 바로 앞 유흥가를 자주 찾는 편”이라면서 “일반 시민도 많이 찾아 주변의 시선을 덜 의식할 수 있는 데다 서초역 부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3만원 한도를 맞추기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판검사들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는 분위기다. 연수원 동기나 선후배 변호사와의 만남이 특히 눈에 띄게 줄었다. ‘직무 관련성’을 의식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검의 C부장검사는 “막역한 변호사 후배로부터 밥을 먹자고 연락이 와도 요즘은 거절한다”며 “꼭 봐야 할 때는 간단한 식사에 맥주 한두 병 정도만 하고, 흔적을 남기기 위해 현금보단 카드를 쓴다”고 말했다. D검사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로 피해자든 고소인이든 외부에서 걸려 오는 전화는 받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됐다”며 “예전 같으면 실체 규명을 위해 의욕적으로 구속영장 청구 등을 했던 사건도 뒷말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불구속 수사가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서초동에서 보편화돼 있던 고급 한정식집 식사나 바에서의 ‘양폭’(양주 폭탄주)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E부장검사는 “얼마 전 한 친구가 고가 양주 한 병을 모임에 들고 왔는데 평소 같으면 ‘사람도 많은데 한 병이 뭐냐’고 했겠지만 김영란법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집에 가져가라’고 권했다”면서 “요즘엔 집에 가서 맥주 한잔하거나 2차를 해도 ‘소맥’(소주와 맥주 폭탄주)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F부장판사도 “연말까지 모임 자체를 아예 안 나가려 한다”면서 “과태료보다는 괜한 구설에 올라 망신만 당하고 징계 대상이 될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혹’을 뿌리치기엔 훨씬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G부장검사는 “검사와 기업인들이 같은 대학원이나 동호회 등에서 친분을 맺는 경우도 있는데 이젠 ‘검사라고 잰다’는 오해를 받지 않고 사적인 만남을 거절하기가 쉬워졌다”며 “권한이 있으면 유혹을 받기도 쉬운데 김영란법이 이를 차단하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제천시 국장과 시의원 술자리서 주먹다짐

    충북 제천시청 간부공무원과 시의원이 시가 제출한 조례 개정안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 서로 폭력을 휘둘러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제천시와 제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청 이모(55) 국장과 제천시의회 홍모(48) 의원은 제천시 장락동의 한 음식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시청 공무원 3명도 동석했다. 이들은 삼겹살을 안주로 각자 소주 1병과 폭탄주 서너잔을 마신 뒤 인근 맥줏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단은 맥줏집에서 났다. 이 국장이 홍 의원에게 시의회에 상정된 ‘제천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에 찬성해 달라며 서명을 요구하자 홍 의원이 서명을 안 하겠다고 맞섰다. 말싸움이 계속되자 홍 의원이 맥주잔을 바닥에 집어던졌고, 이에 화가 난 이 국장이 홍 의원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두 사람의 주먹다짐으로 번졌다. 술자리에 함께 있던 시의 한 공무원은 “갑자기 이 국장과 홍 의원이 밖으로 나가 따라가 봤더니 두분 다 안경이 벗겨진 상태로 싸우고 있어 말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코뼈와 각막 등이 다쳐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제천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국장은 타박상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아 입원치료 중이다. 시의회는 시민에 대한 폭거라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이 국장은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이면서 조례개정안에 반대하고, 나이도 어린 사람이 술잔까지 던져 화가 났다”며 “두 사람 모두 만취상태여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안하다는 전화를 걸었더니 홍 의원이 사과를 받아줬다”고 했다. 이 국장은 제천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 건립을 위해 시가 의회에 제출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에 찬성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 이날 술자리를 마련했다. 시는 회기 중인 제244회 제천시의회 임시회에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소관 상임위에서 수정 통과되면서 창작 클러스터 관련 부분은 부결됐다. 시는 개정안을 오는 27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수정 상정해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 국장은 모 의원이 “의원 7명에게 찬성 서명을 받아오면 수정 발의를 해주겠다”고 하자 의원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던 중이었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혼술남녀 박하선, ‘픽미’ 댄스+수산시장 입수 “여배우 내려놨다”

    혼술남녀 박하선, ‘픽미’ 댄스+수산시장 입수 “여배우 내려놨다”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 (연출 최규식, 극본 명수현)가 오늘(5일) 첫 방송된다.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하석진, 박하선, 공명 등 매력적인 배우들의 출연은 물론, 노량진 학원가의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최초의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혼술남녀’는 공감을 유발하는 스토리에 최신 트렌드인 ‘혼술(혼자 술 마시기)’ 코드를 얹어 올 가을 시청자들의 입맛을 제대로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작진에 따르면 오랜만에 유쾌한 캐릭터를 선보이게 된 박하선(박하나 역)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을 예정이다. 코믹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박하선은 물 만난 고기처럼 연기를 마음껏 펼쳤다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밝음을 잃지 않는 신입 강사 박하나를 연기하며 자연스러운 깨방정으로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이 공개한 사진들 속 다양한 박하선의 매력 넘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출근한 첫 날 회식을 하는 이 장면에서 박하선은 유명한 ‘픽 미(Pick me)’의 안무를 완벽하게 재현함은 물론, 수준급 폭탄주 제조 실력을 선보일 예정. 뿐만 아니라 한 수산시장에서 진행된 촬영에서는 수조에 빠지는 것은 물론, 수산시장의 멜빵바지 스타일까지 소화했다. 상인들이 입는 고무 멜빵바지를 입은 굴욕에도 불구하고 주눅들지 않는 박하선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혼술남녀’의 연출을 맡은 최규식 PD는 “박하선은 여배우로서 다소 힘들수도 있는 장면들도 흔쾌히 소화하며 촬영장에서도 활력소로 활약 중”이라며 “오늘 방송부터 그간 보지 못했던 박하선의 매력들이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tvN ‘혼술남녀’는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공감 코믹 드라마다. 더불어 극심한 취업난으로 대한민국의 고시 준비생이 30만명에 육박하는 이 시대상과 공시생들의 일상과 애환을 현실감있게 담아내 공감대를 형성할 예정이다.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알코올충전 혼술 라이프, tvN ‘혼술남녀’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슬슬 덜 마시는 한국… 술술 더 마시는 여성

    슬슬 덜 마시는 한국… 술술 더 마시는 여성

    저도주↑… 女, WHO 기준보다 더 마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연일 계속된 더위로 술자리를 꺼리는 사람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 우리 국민들의 음주량이 예년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형태를 조사한 결과 과일즙 등이 첨가된 과일 소주 선호도가 증가한 대신 고위험 음주 경향은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기간 우리 국민이 1회 술자리에서 마신 평균 음주량은 맥주(200㎖ 기준) 4.9잔, 소주(50㎖) 6.1잔, 탁주(200㎖) 3.0잔이다. 2013년 1회 평균 음주량인 맥주 5.6잔, 소주 6.4잔, 탁주 3.2잔에 비해 감소했다. 반대로 과일 소주 등 저도주인 리큐어의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올해 6잔으로 크게 늘었다. 식약처는 “과일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더라도 많이 마시면 건강에 안 좋고, 당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 국민들의 1회 평균 음주량은 WHO가 제시한 적정 섭취량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여성은 WHO 기준보다 맥주 1.4잔, 소주 1.6잔, 탁주 0.4잔을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알코올 분해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경우 맥주 2.8잔, 소주 2.9잔, 탁주 2.1잔만 마실 것을 권고한다. 남성의 적정 섭취량 기준은 맥주 5.6잔, 탁주 4.2잔인데, 우리나라 남성은 이보다 각각 0.1잔, 0.8잔을 덜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소주의 경우 WHO 기준인 5.9잔보다 1.4잔 더 마셨다. 일명 ‘폭탄주’ 소비도 줄었다. 2013년 조사에선 절반이 넘는 55.8%가 폭탄주를 마신다고 응답했는데, 이번 조사에선 45.7%가 폭탄주를 마신다고 답했다.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한다’는 응답자도 2013년 55.3%에서 올해 55.7%로 소폭 증가하는 등 음주 문화가 조금씩이나마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20대의 고위험 음주율(65.2%)과 폭탄주 경험 비율(50.1%)은 다른 연령대보다 여전히 높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폭탄주 금지작전’ 펼치는 육군

    육군이 ‘폭탄주 돌리기’, ‘음주 강요하기’, ‘2·3차 가기’ 등 과도한 음주를 유발하는 잘못된 악습을 버리자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위계질서가 강한 군 조직에서 상급자의 강권이 과음의 원인이 된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육군은 21일 “육군본부가 지난달 말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 캠페인’ 시행계획을 전 부대에 내려보내 건전한 음주문화 실천방법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지난 1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부대별로 내보내는 ‘일일방송’에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자는 내용을 넣었고 대대장급 지휘관은 매주 월요일 간부들을 대상으로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 실천을 독려하고 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절주의 필요성을 교육하고 있다. 병사들도 휴가와 외박 때 과음하지 않도록 출타 하루 전 음주문화 교육을 받고 있다. 캠페인의 3대 금지사항은 ‘음주강권’, ‘음주운전’, ‘이성 동반 2차 회식’ 등이다. 캠페인은 ‘1가지 술로, 1차에 한하여, 9시(21시)까지”라는 뜻의 ‘1·1·9 운동’을 권장하는 한편 건전한 음주 회식을 위한 10가지 실천사항도 제시했다. 육군은 매주 금요일 간부들의 휴대전화로 음주를 자제하자는 내용의 짧은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술자리가 많은 금요일 저녁에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상기하도록 해 과음을 막기 위한 조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치뉴스 테이크아웃] ‘여의도 주당’ 이상민 의원 술 끊은 사연

    [정치뉴스 테이크아웃] ‘여의도 주당’ 이상민 의원 술 끊은 사연

    여의도 대표 ‘주당’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금주’(禁酒)를 선언해 정치권에서 화제. 이 의원은 평소 폭탄주 20잔은 거뜬히 마시는 주량을 자랑하며 여의도를 평정한 ‘주당’으로 정평. 19대 국회에서는 ‘절친’인 이종걸·정성호 의원, 최재천·최원식 전 의원 등과 하루가 멀다 하고 술자리를 가지며 비주류 진영의 ‘주세’(酒勢)를 과시하기도. 19대 국회 야당 원내대표와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이종걸·이상민 의원이 긴박한 여야 협상 도중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을 마셔 협상이 중단될 뻔했다는 일화는 유명.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 탈락을 계기로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다고. 선거운동 중 동료 의원들로부터 “워낙 주당이어서 원내대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를 듣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 시작. 이 의원은 “그동안 술자리를 소통과 정보 교류의 장으로 활용해 왔다”면서 “하지만 너무 과장되다 보니 술만 마시고 일은 안 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술을 끊기로 했다”고 설명. 이 의원이 갑자기 술을 멀리하자 그의 ‘술친구’들의 불만이 자자하다는 후문. 그러나 이 의원은 “그동안 술자리를 다니면서 쌓은 내공으로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분위기를 잘 맞출 수 있다”며 “언제든 불러 달라”고 너스레.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2만원대 정식… 영수증 쪼개기…金파라치… 영~난리에 법석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2만원대 정식… 영수증 쪼개기…金파라치… 영~난리에 법석

    관가 인근 식당 신메뉴 골몰 초과액 여러 카드로 결제 예상 대기업들 골프 약속 모두 취소 교사에 5만원이하 선물도 가능 헌법재판소가 28일 대한변호사협회·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4개 쟁점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법은 오는 9월 28일부터 변화없이 시행된다.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만 400만명이 넘는데다 선물과 식사 등 국민 개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직결된 조항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시행을 두 달 앞두고 있으나 파급력이 큰 만큼 사회 곳곳에선 벌써부터 김영란법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한 갖가지 움직임들이 벌어지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자 적발을 직업으로 삼는 파파라치도 등장할 것으로 보이고 학부모들은 김영란법으로 오히려 교사에게 5만원 상당의 선물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관심을 보였다. 벌써부터 법을 피하기 위한 각종 꼼수도 등장해 부정부패를 방지하려는 법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더치페이 문화도 정착 할 듯 직접적인 김영란법 영향권에 든 음식업계가 대표적으로 분주한 업종이다. 각 식당들은 3만원 이하 메뉴를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고 유통업체도 5만원 이하 선물군을 편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8일 경복궁역 인근의 한정식집 사장은 “단골손님들이 3만원 미만 메뉴를 만들라고 권유해서 준비 중인데 소맥 폭탄주 비용을 감안해 2만 5000원선에서 가격을 맞출 것”이라며 “주변 식당들도 2만 4000원짜리 메뉴를 만드는 곳이 꽤 있다”고 말했다. 식사비 3만원, 선물비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의 상한선을 두고 음식점들이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영란법으로 음식점 수요가 연 3조~4조 2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전국한우협회도 2014년 1조 6000억원이었던 음식점 한우 소비액이 법 시행 이후 최소 6400억원은 줄 것으로 본다. 3만원 이하의 식단을 구성하기 힘든 한우 전문점들은 ‘영수증 쪼개기’ 꼼수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의 한우구이 전문점 사장은 “금액을 카드 여러 개로 나누어 결재하거나 다른 날짜로 나누어 결제하는 방식을 써야 할 것 같다”며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카드로 계산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는 5만원 미만의 상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한우 대신 수입산 소고기, 굴비 대신 수입산 과일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 명절부터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을 30%가량 확대할 것”이라며 “기존에는 2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가장 잘 나갔지만, 5만원 이하 상품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추석이 9월 15일로 법 시행 이전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도 나온다. ●기업, 로펌 초청해 법안 열공중 ‘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의 등장도 예견된다. 이미 전문학원들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법 위반자를 신고한 사람은 최대 20억원의 보상금과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 액수는 국가가 부당이득을 환수해 수입이 생기거나 비용을 절감했을 때 이 액수의 20%까지다. 특히 시행 초기인 올해 말에는 월수입이 1000만원도 가능하다는 게 학원계의 전언이다. 골프 접대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 임원들은 오는 9월 28일 이후 골프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아직 예약 상황이 예년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취소 소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들은 김영란법 자문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법에 대해 연구 중이다. CJ 관계자는 “김영란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사례집을 만들어 실무자들이 공유한 상태”라며 “법 조항이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우선 올 초 식사 접대 등 대표 케이스를 추려 사례집으로 만들었고 계속 수정 중”이라고 말했다. 법시행 하루 전인 9월 27일에 송년회를 잡거나 와인·양주 등 고급 주류는 미리 구입해 두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부정·불법 청탁 사라질 것으로 기대” 학부모들의 관심은 공무원 행동강령이 김영란법과 통일될지 여부다. 현재 행동강령에서는 ‘스승의 날’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교사에게 선물은 일체 금지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 즉 담임교사가 아닌 경우 학부모가 교사에게 5만원 이하의 선물을 할 수 있다. 용산구에 사는 학부모 이모(43)씨는 “요즘은 학년이 끝나면 아이의 평판을 다른 선생님들에게 잘 전해 달라고 담임교사에게 선물을 하는 추세인데 국민권익위에 문의해 보니 김영란법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불법이 아니다”며 “오히려 선물을 주는 법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행동강령과 법을 일치시킬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란법을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부정·불법 청탁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는 한편 금액제한으로 저녁보다 점심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차미경 여성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의 관행화된 청탁과 민원 문화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법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폭탄주 예거밤 17잔 제조 묘기 화제

    폭탄주 예거밤 17잔 제조 묘기 화제

    독일 뒤셀도르프의 한 축제. 바텐더 필립 트라바가 일렬로 높이 쌓아올린 17개의 컵에 독일 주류인 예거마이스터를 들이붓습니다. 그의 앞에는 에너지 음료가 담긴 컵과 그 위로 작은 술잔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바텐더는 예거마이스터가 담긴 컵을 조심스럽게 술잔 위에 갖다대더니 순식간에 예거마이스터와 에너지 음료를 섞은 예거밤 17잔 제조에 성공합니다. 필립 트라바는 앞서 자신의 예거밤 14잔 제조 기록을 경신하며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민중은 개·돼지” 발언 나향욱 부실조사 놓고 성과 없이 산회한 교문위

    “민중은 개·돼지” 발언 나향욱 부실조사 놓고 성과 없이 산회한 교문위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한 교육부 진상조사 결과를 놓고 여야 공방으로 파행 끝에 산회했다. 이날 회의는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의 2015년 결산 심의와 나 전 기획관에 대한 처분과 관련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보고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부총리의 보고와 함께 회의에 참석한 교육부 공무원 전원이 머리를 숙여 사과한 뒤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면서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부실조사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교육부의 방침이 실제로 인사혁신처의 징계로 이어지려면 진상조사 결과가 파악되고 보고돼야 한다”면서 “장관의 말만 듣고 실제 조사가 철저히 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조사 결과에는 술을 많이 먹었다는 것에 대해 명분을 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실제 술이 오가지 않았음에도 개인의 소신을 이야기하다 언쟁이 벌어진건지 아닌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나 전 기획관은 폭탄주 8잔, 소주 11잔을 마셨다고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동석한 기자들이 증언한 양보다 많다고 지적하면서 정확한 조사를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에 일방적으로 발언권이 주어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여야 간사의 질의시간 합의도 하지 않고, 의사진행발언을 장관 질의시간으로 대책없이 운영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위원장이 발언기회를 똑같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이렇게 (여야 의원을) 차별하면 안된다. 위원회를 공정공평하게 운영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반발했다. 더민주 안민석 의원이 “얼렁뚱땅 만든 보고서 같다”면서 “여야 의원 각각 1명과 교육부 등 3명의 조사위원회가 구성돼야 이 문제가 마무리 될 것 같다”고 중재를 시도했지만 공방이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회의 1시간여 만에 정회를 선포한 교문위는 여야 간 협의를 통해 갈등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 소속 국민의당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사과 없이는 회의에 돌아갈 수 없다고 반발해 회의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잠시 재개됐다 10여분 만에 끝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닥터스’ 비하인드컷 보니 “실제 회식자리인줄”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닥터스’ 비하인드컷 보니 “실제 회식자리인줄”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 등 ‘닥터스’ 국일병원 의국 식구들의 회식 비하인드컷이 공개됐다. 13일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 측은 12일 방송된 8회 방송 비하인드 컷을 공개했다. 공개된 비하인드 컷은 극중 국일병원 의국 식구들의 회식 장면. 왁자지껄한 촬영 현장을 그대로 전달, 유쾌한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이영국(백성현 분)이 진서우(이성경 분)에게 휴대폰으로 전송한 회식 사진. 의사 간호사 할 것 없이 사이좋게 모여 브이를 그리며 웃음 짓고 있는 배우들의 다정한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낸다. 또 일명 충성주 제조로 이마가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웃음 짓고 있는 홍지홍(김래원 분)의 모습은 그야말로 애교 폭탄이다. 이 밖에도 폭탄주를 들고 멋있게 원샷을 준비 하는 정윤도(윤균상 분), 카리스마 넘치던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스냅백을 뒤집어쓰고 한껏 진지한 모습으로 랩 실력을 발휘해 시청자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던 김태호(장현성 분), 사발을 뒤집어써도 감출 수 없는 귀여움으로 누나팬들의 무한 사랑을 받은 최강수(김민석 분)의 모습 역시 활력 넘치는 회식 자리를 합작하고 있다. 촬영 당시 배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실제 회식자리를 즐기는 것처럼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춤추고 노래하며 유쾌한 시간을 즐겨 장시간 촬영에도 전혀 피곤해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의국 배우들이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많고, 붙어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배우들의 호흡도 척척 잘 맞고,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촬영장도 항상 즐겁고 유쾌하다”고 전했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는 18일 월요일 밤 10시 9회가 방송된다. 사진=SBS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박 당도·폭탄주 도수 ‘그림자’ 보면 척~

    회식하면서 받은 폭탄주, 얼마나 독한지 알아보려면 마셔 보는 수밖에 없다. 빨간 수박주스를 시원하게 한잔 들이켰는데 맛이 밍밍한 경우도 많다. 당도와 도수를 예상이라도 하고 싶다면 ‘그림자’를 보면 된다. 포스텍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팀은 그림자를 이용해 액체 굴절률을 간단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탄산음료의 당도, 국의 짠 정도를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계에 들어가는 기름의 산패 정도, 몸속 체액의 변화까지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빛은 공기가 없는 진공에서 가장 빠르고 액체나 유리 같은 물질(매질)을 만나면 느려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진공상태에서 빛의 속도와 비교해 매질을 지날 때 느려지는 비율을 굴절률이라고 한다. 굴절률은 빛이 휘는 정도나 반사와 관련이 있어 광학 분야에서는 중요한 성질이다. 굴절률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현미경이나 광학렌즈 같은 값비싼 장비가 필요해 실생활에서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연구진은 투명한 직육면체 아크릴통 가운데를 뚫어 원통형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에 액체를 채운 뒤 용기 한쪽에서 빛을 비추면 반대쪽에 그림자가 나타나는데 가운데 쪽은 밝지만 주변으로 갈수록 어두운 그림자가 생긴다. 굴절률은 그림자 너비와 반비례하고, 액체 농도와는 비례한다. 그림자 폭이 줄어들수록 굴절률이 커지고 액체 농도는 짙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름의 굴절률을 연구하면서 설탕물을 여러 가지 농도로 실험하면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또 아크릴 용기와 맥주컵 등을 이용해 폭탄주와 고량주 등 다양한 술의 도수에 따른 그림자 너비도 측정했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김 교수는 “조명과 투명한 유리컵이나 플라스틱 용기만 있어도 액체의 농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회식 자리에서 누구나 재미있게 술 도수를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계파청산 선언해도 몰려오는 ‘내홍 파고’

    새누리당이 지난 10일 정책워크숍을 열어 ‘계파 청산’을 선언하고, 함께 ‘폭탄주’를 마시며 “이제 계파는 없다”고 결의를 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파 갈등의 뇌관은 곳곳에 산적해 있다. 새누리당이 몰려오는 ‘내홍의 파고’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는 지난 7일 원 구성 협상 이후 탈당파의 복당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현재 진척이 없는 상태다.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과 비박계 유승민 의원을 어떤 명분과 형식으로 복당시킬지가 최대 관심사다. 원하는 사람만 골라 복당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양 계파 모두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12일 “정치적 셈법에 개의치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7월 중순쯤 발간될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 백서’도 계파 갈등의 새로운 화약고로 떠올랐다. 백서에 ‘공천 파동’ 등 총선 패배 책임을 진단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어서 양 계파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체로 친박계는 “지난 과거를 들춰 봤자 좋을 게 없다”며 반대하고 있고 비박계는 “반성할 건 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일부 찬성하는 분위기다. 백서 집필에는 학계, 전문가, 언론인 등 외부 인사들만 참여하고 있다. 당 지도부 체제 전환 문제도 ‘판도라의 상자’로 인식된다. 최경환·홍문종·이정현·이주영·원유철 의원 등 비교적 당권 주자가 많은 친박계는 전당대회에서 1위가 대표최고위원을 하고 나머지가 최고위원을 하는 현행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되길 바라고 있고 정병국·나경원 의원 등 주자가 몇 명 없는 비박계는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성 지도체제로의 전환을 희망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앞에선 “계파 청산” 뒤로는 “나 밀어라”…상임위원장 협상장

    앞에선 “계파 청산” 뒤로는 “나 밀어라”…상임위원장 협상장

    당내 계파 갈등 극복·참패 반성은 ‘실종’ 때 아닌 로비전… 김무성 ‘교통정리’ 무산 탈당파 복당·총선 패배 진단 논의도 못해 새누리당이 야심 차게 준비한 정책 워크숍의 행사장이 ‘상임위원장 협상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오는 13일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앞두고 ‘노른자’ 상임위원장과 위원 자리를 차지하려는 의원들 간 한판 로비전이 벌어진 것이다. 급기야 김무성 전 대표가 중재에 나서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지만 ‘교통정리’는 무산됐다.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혁신 의지는 실종됐고, 새누리당의 ‘계파 청산’ 선언은 빛이 바랬다. 새누리당은 10일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다함께 협치, 새롭게 혁신’이라고 적힌 빨간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20대 국회 첫 정책 워크숍을 열었다. ‘여소야대’ 3당 체제의 20대 국회 출범에 맞춰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당내 계파 갈등을 극복하고 당을 전면 쇄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은 계파라는 용어를 쓰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옥죄어 왔던 분열과 작은 정치를 넘어 ‘대통합의 정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라는 내용의 ‘계파 청산 선언문’ 낭독은 이번 행사의 백미가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의원들의 마음은 온통 콩밭에 가 있었다. 상임위원장을 노리는 3·4선 의원들은 표 대결로 갈 경우를 대비해 의원들에게 “내가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다른 의원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상임위를 배정받기 위한 로비전에만 열중했다. 현재 새누리당 몫 상임위원장 8석 가운데 여당 원내대표가 맡는 운영위원장을 제외한 7석을 놓고 3선 의원 22명과 4선 조경태, 신상진 의원 등 모두 24명이 욕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누구도 양보하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김 전 대표가 상임위원장 후보들을 별도의 방으로 불러 조율을 시도했다. 김 전 대표는 20대 국회 전반기 2년은 1년씩 돌아가면서 하고, 후반기 2년은 한 명이 맡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후보들은 “2년 뒤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그 약속을 누가 장담하겠느냐”며 반발했다. 한 3선 의원은 “무소속 3선인 윤상현·안상수 의원이 복당할 경우 이들도 상임위원장 후보가 되기 때문에 그때 가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책 워크숍 일정은 ‘상임위 로비전’에 밀려 뒷전이 돼 버렸다. 북한 주민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를 관람하는 의원은 고작 50여명에 불과했다. 계파 청산 선언식에도 의원 122명 가운데 80여명만 참석하는 데 그쳤다. 이날 워크숍 일정 자체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총선 참패 원인 진단, 탈당파의 복당 문제, 차기 지도체제 개편 등 민감한 당내 현안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일정은 아예 편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분임 토의 테마에도 ‘정치’ 분야는 빠져 있었다. 정병국 의원은 “혁신비대위가 총선 패배 원인을 진단하고, 공천이 잘못됐으면 공천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건지 답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새누리당의 ‘계파 청산’ 선언에 대한 당내 반응도 개운치 않았다. 한 당직자는 “정치가 곧 세력화인데 계파 청산이 되겠느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면서 “특정 정치인을 구심으로 하는 계파는 인정하되 서로 진영 논리에만 갇혀 치고받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이 끝난 뒤 최경환, 김태흠 등 친박계 의원들과 권성동, 김성태 등 비박계 의원들은 빛바랜 선언식을 만회하려는 듯 함께 폭탄주를 마시며 계파 청산을 다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먹방, 쿡방이 유행하면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챙겨 먹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연일 매스컴에 얼굴을 내비치는 연예인급 셰프들의 역할이 컸다. 요리 분야에 셰프가 있다면 주류 분야에는 바텐더가 있다. 인기 셰프 못지않은 비주얼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바텐더들이 술자리라면 폭탄주 일색이던 한국 사회에서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멋있게 마시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흔히 바텐더의 뜻은 일본 만화 ‘바텐더’에 나온 대사처럼 ‘Bar(바)+tender(부드럽게 하는 사람)’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바텐더가 가져야 할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Bar’와 돌보다라는 뜻의 ‘tender’가 합쳐져 바의 전반적인 면을 돌보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텐더는 일반적으로 클래식 바텐더, 플레어 바텐더, 믹솔로지스트로 나뉜다. 바의 신사로 불리는 클래식 바텐더는 조주기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병을 돌리고 불꽃을 뿜는 등 볼거리 위주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를 플레어 바텐더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기분과 취향에 맞게 새로운 레시피로 수만 가지의 맛을 만들어 내 술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바텐더를 믹솔로지스트라 칭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알버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수석바텐더로 근무 중인 이진용씨는 5년차 바텐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까지 바에서 일하는 그의 낮 시간은 밤만큼이나 바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칵테일에 사용할 잔을 찾기 위해서 남대문 그릇상가를 구석구석 뒤진다. 외국 식재료가 즐비한 푸드마켓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그에게는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뱅크 같은 곳이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대회인 월드클래스 출전권이 걸린 월드클래스코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식재료 관련 원서까지 탐독하고 있다. 이씨는 “월드클래스에서 꼭 우승해 전 세계에 한국 역시 바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2년째 출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강남의 한 바. 70여명의 바텐더들이 외국인 바텐더들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들은 영국의 권위 있는 주류전문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월드 베트스 50 바에 4년 연속 1위로 오른 영국 ‘아르티잔 바’의 메인 바텐더들이다. 이 강의는 칵테일 창작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고객 응대법 그리고 바의 운영까지 바텐더의 전반적인 기술과 자세를 알려주는 ‘마스터 클래스’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재광 코리아바텐더길드 수석부회장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인데 통역하는 시간도 아까워 통역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집중도가 다른 학술 세미나 못지않다”며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바텐더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오해가 많다. 퇴폐적인 느낌의 바에서 술을 따라주는 예쁜 아가씨를 바텐더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 바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독주와 폭음으로 대변되는 한국 술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바텐더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먹방, 쿡방이 유행하면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챙겨 먹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연일 매스컴에 얼굴을 내비치는 연예인급 셰프들의 역할이 컸다. 요리 분야에 셰프가 있다면 주류 분야에는 바텐더가 있다. 인기 셰프 못지않은 비주얼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바텐더들이 술자리라면 폭탄주 일색이던 한국 사회에서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멋있게 마시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흔히 바텐더의 뜻은 일본 만화 ‘바텐더’에 나온 대사처럼 ‘Bar(바)+tender(부드럽게 하는 사람)’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바텐더가 가져야 할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Bar’와 돌보다라는 뜻의 ‘tender’가 합쳐져 바의 전반적인 면을 돌보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텐더는 일반적으로 클래식 바텐더, 플레어 바텐더, 믹솔로지스트로 나뉜다. 바의 신사로 불리는 클래식 바텐더는 조주기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병을 돌리고 불꽃을 뿜는 등 볼거리 위주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를 플레어 바텐더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기분과 취향에 맞게 새로운 레시피로 수만 가지의 맛을 만들어 내 술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바텐더를 믹솔로지스트라 칭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알버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수석바텐더로 근무 중인 이진용씨는 5년차 바텐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까지 바에서 일하는 그의 낮 시간은 밤만큼이나 바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칵테일에 사용할 잔을 찾기 위해서 남대문 그릇상가를 구석구석 뒤진다. 외국 식재료가 즐비한 푸드마켓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그에게는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뱅크 같은 곳이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대회인 월드클래스 출전권이 걸린 월드클래스코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식재료 관련 원서까지 탐독하고 있다. 이씨는 “월드클래스에서 꼭 우승해 전 세계에 한국 역시 바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2년째 출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강남의 한 바. 70여명의 바텐더들이 외국인 바텐더들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들은 영국의 권위 있는 주류전문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월드 베트스 50 바에 4년 연속 1위로 오른 영국 ‘아르티잔 바’의 메인 바텐더들이다. 이 강의는 칵테일 창작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고객 응대법 그리고 바의 운영까지 바텐더의 전반적인 기술과 자세를 알려주는 ‘마스터 클래스’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재광 코리아바텐더길드 수석부회장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인데 통역하는 시간도 아까워 통역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집중도가 다른 학술 세미나 못지않다”며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바텐더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오해가 많다. 퇴폐적인 느낌의 바에서 술을 따라주는 예쁜 아가씨를 바텐더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 바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독주와 폭음으로 대변되는 한국 술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바텐더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42] 너무 사소해서 문제인 ‘지방간’

    요즘처럼 건강검진이 일상화된 세상에서는 ‘몰라서 손을 못 쓰는 병’보다 ‘알고도 가볍게 여기다가 커진 병’이 더 많다. 대부분의 경우 질환 자체를 가볍게 여겨서 생기는 문제인데, 지방간도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지방간이란, 간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지 않는데, 간에 쌓인 지방이 이 수준을 넘어서면 진단 기준에 의해 지방간으로 분류된다. 한 사람의 전체적인 비만도가 기준을 넘으면 문제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너무 잘 먹고 산다’는 데 있다. 개개인의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음주 기회가 잦으며, 성인병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지방간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간을 경계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간염을 거쳐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가능성’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회사 건강검진을 시행한 뒤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의 질문을 받곤 하는데, 상당수는 지방간과 관련된 문의다. 그럴 때면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라”고 조언하지만 더러는 “술을 좀 줄여야 하는데…”라거나 “좀 쉬어줘야 하는데…”라며 ‘불가피한 상황론’으로 자신의 건강 문제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지방간 정도가 그리 큰 문제가 될까’ 하는 인식이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그런 상태로 세월이 흘러 돌이키기 어렵게 상태가 나빠진 뒤에 “아, 예전의 그 지방간” 하고 탄식을 할 때는 너무 늦다. ●알코올성 지방간  이런 지방간은 크게 술이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 그리고 비만·당뇨병·고지혈증이나 다른 약물 등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구분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실 경우 지방 합성이 촉진되어 간에 쌓이는 데다 에너지 대사율은 크게 떨어지면서 생긴다. 또, 술을 마시면 발생하는 대사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지방간에 노출되는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 지방간에 취약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사들은 이런 얘기도 한다. “간 건강을 생각한다면 간헐적인 폭음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음주 형태가 더 나쁘다”고. 이유가 있다. 폭음은 빈번하게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간이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술을 자주 마실 경우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되고, 이런 습관은 체내 영양 부족까지 초래, 훨씬 쉽게 간질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술을 마시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방간에 노출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의료계에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모든 음주자는 지방간에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음주자의 90%에서 100%가 여기에 해당되니 ‘거의 모든 음주자’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렇게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면 이 가운데 10∼35%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10∼20%는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며,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40%가 다시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많은 소시민들이 ‘술 권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일과를 마친 저녁 무렵에 모여앉아 술 한 잔 마시는 여유 속에서 소시민의 애환을 털어내고 내일 다시 세상 속으로 나설 위안을 얻지만, 그 소소한 위안에도 함정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위험인자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경계사항은 뭐라 해도 음주량이다. 음주량의 기준을 정해 마시는 것이 간 부담을 더는 첩경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남성은 1일 40g, 여성은 20g이 적정 음주량의 마지노선이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간이 손상을 입는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알코올 10g을 섭취하게 되는 술의 양은 얼마나 될까. 소주(20도 기준)는 63cc, 맥주(4.5도 기준)는 300cc, 와인(13도 기준)은 100cc, 위스키(45도 기준)는 30cc 정도를 마시면 알코올 10g을 섭취하는 양이 된다. 쉽게 설명하면, 맥주는 한 캔, 소주 반 병, 위스키는 2∼3잔 정도 되는 양이다.  음주 습관도 중요하다. 간헐적으로 마시는 것보다는 매일 마시는 것이 더 안 좋다. 간이 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짧은 시간에 연거푸 들이키거나 안주를 먹지 않고 술만 마시거나, 폭탄주처럼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면 당연히 간 부담이 커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른 나이에 음주를 시작한 사람도 간질환 노출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크다고 봐야 한다. 오랜 시간, 간이 술에 시달렸다면 그만큼 손상 정도도 클 수밖에 없다.  더러는 독한 술, 이를테면 위스키나 보드카 종류가 간에 더 치명적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간에 대한 부담만을 생각한다면 술의 종류보다는 총 음주량이 더 중요하다. 간은 답답할 정도로 우직한 장기여서 술을 종류별로 감당하지 않고 알코올 총량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의 손상 정도가 더 심하다. 알코올 분해 효소의 차이도 있고, 또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술에 덜 익숙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 비만하고, 담배까지 피운다면 간 손상이 가속화된다. 따라서, 적정 음주량을 지키는 노력에 금연과 체중 조절을 함께 꾀해야 한다. 만약,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졌다면 음주가 곧 ‘독’이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내가 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술을 마시면 10% 정도는 다른 경로를 거치지 않고 호흡이나 소변을 통해 바로 배출된다. 마신 술이 술 상태로 배설되는 셈이다. 나머지 90%는 간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작용으로 아세트 알데히드로 바뀌고, 아세트 알데히드는 다시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의 작용으로 아세테이트로 변한다. 여기까지가 간에서 이뤄지는 알코올 대사에 해당한다.  아세테이트는 다시 지방산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데, 이 가운데 물은 소변으로, 이산화탄소는 호흡으로 배설되지만 지방산은 그렇게 배설되지 않고 다시 간에 쌓여 지방간이 된다. 바로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사실, 지방간은 술 좀 한다는 사람의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 문제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따끔 상복부가 불편하거나 까닭없이 피로감이 오기도 하지만 이런 증상을 두고 간의 문제라고 여겨 병원을 찾는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술의 부작용에 둔감한 탓이기도 하지만, 이 정도의 단계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정상 회복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번쯤 자신의 간이 어떤 상태일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 좋다. 가장 간명한 방법은 자신의 알코올 섭취량을 따져보는 것이다. 흔히 술자리에서 나누는 얘기가 ‘주량’이다. “당신은 술을 얼마나 마시느냐”는 것인데, 이에 대한 대답 역시 알코올이 아닌 술이다. ‘소주 한 병’, ‘맥주 세 캔’, ‘위스키 반 병’ 등 모든 주량의 측정은 술의 양으로 얘기될 뿐 알코올의 양은 따로 셈하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술과 관련된 병원 문진에서는 술이 아니라 알코올 섭취량(g)을 따진다. 수식이 어렵지는 않다. 일단, 알코올 섭취량을 산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술의 종류를 따져야 한다. 크게, 소주·맥주·와인·위스키·막걸리 등으로만 구분하면 된다. 이를 ‘마신 술의 양(ml)×알코올 도수(%)×0.8’의 수식에 대입해서 얻은 값이 대략적인 알코올 섭취량이 된다. ‘0.8’은 부피(ml)를 질량(g)으로 환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일종의 상수이다.  물론 이런 알코올 섭취량 산출은 문진 차원이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와 CT(전산화 단층촬영)가 필요하며,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간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술도 안 마시는데 무슨 지방간?”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만이 가장 유력한 원인이지만 핏속의 지방질 농도가 높은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스테로이드 제제를 지나치게 사용해 나타나는 부작용일 수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심한 영양 결핍에 의해서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간혹 술을 즐기지 않는 지방간 환자 중에서 염증성 간염이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원인은 지방간과 유사하며, 지방 대사에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질환에 동반되는 사례가 많아 최근 들어 임상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지방간이 있으면서, 다른 간질환으로 발전하지 않은 초기 단계의 환자들 상당수가 외관상 아주 건강해 보인다는 점도 염두에 둘 법 하다. “멀쩡해 보이던데 왜 갑자기…”하는 반전의 충격은 주로 내부 장기의 문제 때문이지만, 특히 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도 비슷하다. 비만 단계의 사람들은 대체로 신색이 멀쩡하다 못해 건강해 보이기도 하다. 비만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사람이 더러 건강해 보이는 외관을 가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암이나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지방간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지방간은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원인을 치료함으로써 개선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하지만 이런 치료적 접근을 마냥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고도비만과 지방간을 함께 가진 환자에게 “당신은 비만 상태만 벗어나면 지방간은 저절로 개선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환자로서는 이보다 더 답답한 상황이 없을 것이다. 비만을 벗어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다.  음주가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어야 낫는다. 비만이 원인이라면 체중을 줄여야 하고, 당뇨병에 수반되어 생긴 지방간은 혈당을 충분히 잘 조절해야 한다. 또, 특정 약제가 지방간을 유발한다면 의사와 상의해 약제를 바꾸든지 아니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그런데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해 이런 일들이 쉽지 않다. 그러니 지방간이라고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간 나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요?”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신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간은 대부분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물은 간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제한적으로 투여한다. 식이요법의 방향은 간단하다. 섭취 열량은 줄이기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및 신선한 야채를 중심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다.  흔히들 간이 나쁘면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지방간은 그렇지 않다. 잘 먹고, 잘 쉬다가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들이 많다. 잘 먹고, 잘 쉬어서 비만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줄창 쉬다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혈중 지질 농도가 높아져 지방간의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휴식과 보신’은 적어도 지방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특히 지방간이 있으면서 고지혈증이나 당뇨병·비만 등의 질병을 가졌다면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 물론, 운동은 규칙적이고 계획적이어야 한다. 간염 등 다른 질환과 달리 지방간은 안정보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내 지방을 소진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방간을 사소하다고 여기는 한 지방간을 초래한 생활습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술이 원인인 지방간이라면 금주 수칙을 지키는 등의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지만, 습관화한 음주벽을 단번에 끊어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계속 술을 마시면 증상이 심해져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잠시 술을 멀리 하다가도 이내 술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곤 한다.  직업 상 술을 끊기가 어렵다면 일주일에 1∼2회 이하로 음주 횟수를 줄여야 한다. 상태가 심하지 않은 지방간은 금주만으로도 빠르게 좋아져 식이요법을 겸한 금주를 시작해 4∼8주가 지나면 간에 쌓인 지방이 제거되기 시작하고, 3∼4개월 정도 금주하면 대부분 완치에 이른다. 물론, 지방간의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술을 마셔도 되지만 이 경우에도 다시 지방간이 쌓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비만 등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상태가 가벼운 경우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 지방간염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어 체중 조절 및 지방간 관리가 중요하다. 당연히 스스로 노력해 비만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단단한 각오가 아니면 비만에서 벗어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수칙을 몰라서 건강을 해치는 사람은 드물다. 그 보다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항상 문제가 된다. 주변에 크고 작은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 사람이 적지 않지만, 더러는 바쁜 일상에 쫓겨 시간을 못 내기도 하고, 더러는 의지가 박약해 생각만 하다가 세월을 보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건강에는 금언이다. 건강 수칙을 머리 속에 담아두는 것만으로 건강이 좋아질 리가 없다. 지방간도 그렇다. 특히나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태가 아주 심각하게 발전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는 원래대로 건강을 돌이키기도 어렵고, 그럴 수 있다 해도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너무 자주 들어 사소하다고 여기기 쉬운 지방간, 살면서 한 번쯤 살펴 볼 필요가 있다.  jeshim@seoul.co.kr
  • [내고장 기업탐방] 맥주 마시고 일자리도 나누고… ‘하버드 부부’의 톡 쏘는 발상

    [내고장 기업탐방] 맥주 마시고 일자리도 나누고… ‘하버드 부부’의 톡 쏘는 발상

    “우리가 마셔 본 맛있는 맥주를 아산·천안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맥주시장에 수제 맥주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주세법 개정으로 개성이 있는 수제 맥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하우스 맥주’ 생산지가 전국에 70여곳이고 30여개가 올해 안에 문을 연단다. 수제 맥주공장 가운데 충남 아산 지역에 ‘브루어리304’가 있다. 이 맥주 공장의 주인은 실내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미혜(47) 대표와 ‘범한정수’의 윤용집(51) 대표다. 하버드대 석·박사 출신들이다. 6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동암리 공장을 찾았다. ‘브루어리304’는 천안 맥주 공장의 지번을 딴 것이다. 윤 대표는 “하버드에서 공부할 때 학교 앞 술집에서 에일 맥주를 처음 마셔 보고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맥주 공장까지 차렸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 맥주는 라거다. 사전적으로 에일 맥주는 ‘맥주통 위쪽에서 효모를 발효시켜 향이 진하고 쓴맛이 난다. 유럽의 하우스 맥주 대부분이 에일이다. 반면 아래쪽에서 발효시키는 라거 맥주는 청량감이 강하다’이다. 이 대표는 “대화하면서 즐기는 술 문화를 형성하는 데 좋은 에일 맥주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 세 종류의 에일이 나오는데 ‘블론드’는 풍부한 거품에 맛이 달콤하고, ‘팜하우스’는 화려한 향에 부드러운 맛이 난다. ‘엠버’는 진한 비스킷 맛과 구수함 등 남성적인 묵직한 맛이 일품이다. 지난 1일부터 서울 홍대 ‘제비다방’, 가로수길 ‘개미집’, 경기 포천의 푸른솔CC와 인천 ‘파운드’, 천안지역 맥주집에 납품하고 있다. 각종 행사와 파티에도 협찬한다. 한 달 생산가능량이 4000ℓ 정도로 걸음마 단계치고는 적지 않다. 값도 20ℓ짜리 케그(맥주 보관용기) 한 통에 15만원선으로 저렴하다. 맥주 브랜드는 ‘플루토’(Pluto), 즉 명왕성이다. ‘얼음의 행성’으로 불리는 특성이 맥주가 본디 추구하는 시원한 맛과 이미지가 닮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플루토는 태양계 행성에서 탈락한 비운의 행성이지만 많은 사람이 사랑한다. 수제 맥주는 주류는 아니지만 사랑받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미국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을 처음 촬영한 사진을 보내온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맥주 공장의 시작은 결혼과 유학이었다. 윤 대표가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각각 토목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끝내고 돌아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던 1993년 연세대 심리학과 출신인 이 대표와 만나 결혼했다. 4년 뒤 부부는 유학길에 올랐는데, 둘 다 전공을 건축디자인학으로 바꿔 하버드대 건축대학원 석·박사과정에 들어갔다. 그때 유학 생활의 고단함을 아들을 재운 뒤 맥주로 달랬다고 한다.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를 딴 윤 대표는 귀국 후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로 10년간 일했다. 2014년에 학교를 나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았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잘 알려진 범한정수다. 반도체를 세척하는 초순수물을 제조한다. 천안과 기흥, 베트남, 중국 시안 등 국내외에 4개 법인이 있다. 맥주 공장이 범한정수 아산 공장의 1층 빈 사무실에 든 데는 이유가 있다. 윤 대표가 “범한정수의 물 정수 기술을 활용하면 수질이 중요한 맥주의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추정한 덕분이다. 맥주 양조의 시작은 5리터 곰솥을 사용한 홈브루잉이었다. 실력이 쌓인 뒤 범한정수에서 특수 제작한 40ℓ 맥주양조 파일럿시스템을 활용했다. 마침 주세법도 완화되자 맥주 대량 생산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소량 생산의 아마추어 실력으로는 대량 생산할 맥주의 품질을 맞출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급기야 2014년 10월 캐나다 맥주 공장을 5일간 견학한 뒤 1억여원어치의 발효조 등 탱크 5대를 들여왔다. 에일 맥주의 원조인 영국 전문가도 불러 천안 공장에 장비를 설치했다. 한 번에 1000ℓ의 맥주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양조사 민성준(27)씨를 영입해 맥주 개발을 맡겼다. 민씨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수제 맥주집 ‘히든트랙’에서 양조사로 일하다 윤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지난해 11월 합류했다. 공장장인 민씨는 “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맥주의 마력에 빠졌다”며 “온도와 압력 등 발효 과정과 일정한 맛을 내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민씨는 조만간 영국 에일 맥주 전문가와 힘을 합쳐 새 맥주 개발에도 나선다. 이 회사는 최고의 재료로 맥주의 맛을 최고로 끌어내려고 한다. 미국산 몰트(맥아)와 홉을 수입한다. 회사에서 맥주에 최적화된 물도 개발했다. 이 대표는 “기본에 충실하고 맥주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는 양조장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달 중 천안에 직영 매장을 연다. 초여름부터 양조장에서 맥주 제조법도 가르칠 예정이다. 민씨가 강사다. 또 맥주 제조용 물과 주조 탱크를 개발해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도 아닌 아산에서 맥주 판매가 경제성이 있겠느냐고 하니 윤 대표는 “장사는 맥주 공장이 유지될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눈독을 들인 고객은 길 하나 건너에 있는 빨간 지붕의 삼성SDI 기숙사 직원과 인근 지역주민들이다. 그는 “맛있는 맥주를 지역 주민과 함께 나누고 특히 ‘폭탄주’가 아닌 가족이 함께하는 건전한 술 문화를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자갈치 아재 된 리퍼트 대사 “판타스틱 부산”

    자갈치 아재 된 리퍼트 대사 “판타스틱 부산”

    “판타스틱.”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9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았다. 리퍼트 대사의 부산 방문은 지난해 2월 부임 후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해진 꽃분이네 가게 등을 찾은 뒤 1년 만이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린 주한 미 해군사령부 준공식에 참석하기 전 자갈치시장을 찾았다. 그는 시장 상인들에게 “안녕하세요”, “1년 만입니다”라며 일일이 인사하고 지역민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는 등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보였다. 시장을 찾은 소감을 묻자 “판타스틱하다”고 답한 뒤 “김치 냄새를 좋아한다, 김치찌개 최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갈치시장 용왕제에 잠시 참석한 리퍼트 대사는 시장 2층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으로 전복, 회 등 해산물 등을 먹었다. 동석한 김은숙 부산 중구청장 등에게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그는 “부산에 잘 온 것 같다”며 연신 ‘부산 찬가’를 펼쳐 참석자들을 즐겁게 했다. 리퍼트 대사는 시장을 방문하기 전에 한국해양대 학생들과 수영 대결을 펼치는 이색 만남을 갖기도 했다. 한국해양대 해양체육학과 학생 20명과 함께 조를 나눠 참여한 수영 레이스에 마지막 주자로 나서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다. 리퍼트 대사는 “어린 시절 호숫가 근처에 집이 있어 수영을 즐겼다”며 “빨리 가지는 못하지만 수영을 오래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젊은 시절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며 “성공의 길은 다양하니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고 무엇이든 즐겁게 하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나는 문학인이 아니다. 당연히 특정 작가의 작품에 대해 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아니 그럴 만한 능력도 아예 없다. 내가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순전히 1980년대를 살아온 일개 독자로서의 쓸쓸한 회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둔다. 청춘의 재발견이다. 80년대는 이문열의 시대였다, 이문열을 얘기하지 않고 80년대를 넘어가기 어렵다. 지금의 중년이 이문열을 떠올린다는 것은 지나온 젊은 날의 고비고비를 떠올리고 추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나온 많은 세월의 어느 순간에서도 이문열은 지금의 40~50대와 함께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소설은 이 땅의 중년에게 가늠할 수 없는 충격과 영향을 주었다. 비록 우리 위 세대지만 그는 듬직한 길동무이자 우리를 열광케 한 생의 멘토였다. 그로 인해 우리는 사랑과 인생을 고민했고 남루한 현실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쳤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시구절 ‘대추야자 꽃피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제목을 따온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를 읽고 지독히도 광기 어린 사랑에 진저리를 쳤으며 책 서두에 등장하는 오스트리아 그라츠는 나에게 동경의 도시로 자리잡게 했다. 지금은 국민 배우쯤으로 인정되는 최민식을 알게 된 것은 강수연, 손창민이 등장하는 동명의 영화가 한몫했다. 젊은 날 누구나 한번쯤 근원적인 고민에 빠지게 했을 ‘사람의 아들’, 유장한 고어체 문장의 아름다움에 숨을 멎게 했던 ‘황제를 위하여’나, 권력과 인간의 위선적 속성을 통렬하게 까발린 ‘필론의 돼지’는 또 어떠했던가. 삶에 대한 고뇌와 불안으로 밤을 새우게 한 ‘젊은 날의 초상’은 나로 하여금 부끄러움에 떨게 했다. 얼마 전 EBS틀 통해 본 동명의 영화가 끝난 그날 밤 자정, 나는 속절없이 사라져버린 젊은 날을 생각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80년대를 거쳐온 우리들의 생의 마디마디에는 이문열이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그 시절 청춘을 휘어잡았던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극단적인 찬사와 더불어 그에 비견하는 비판이 교직하고 있다. 작품 그 자체보다는 그가 드러낸 정치적인 주장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치적인 견해를, 그것도 직설적으로 내뱉은 데 대한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진보 쪽 젊은 비평가들의 경우 가장 과대평가된 작가로 그를 첫손가락에 꼽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문학적 성과에 비해 지나친 권력 보유’와 ’정치적 발언의 파장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 결여’가 이유라고 했다. 비판자들은 또 이문열의 숲에 들어서는 독자들이 그가 가꾸어 놓은 보기 좋은 나무들과 꽃들을 바라보는 데 취해 그 숲 전체가 내뿜는 이념 혐오의, 아니 탈현실의 독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비판자는 이문열의 엄청난 대중적인 인기를 두고 당시 독재권력하에 엄혹했던 민중의 현실을 적당히 건드리면서 사실상 관념적인 낭만주의 세계로 80년대 준열한 사회의식을 희석시키거나 호도시켰다고 깎아내린다. 문학 문외한인 나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론할 능력이 안 되고 또 일정 부분 공감이 가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이 같은 전문가적인 지적과는 별개로 이문열은 그 시절 젊음을 열광케 한 괴력의 작가였다. 그가 보여준 허무주의, 낭만주의, 교양, 취미, 엘리티시즘 등등이 주는 매력을 우리는 정녕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소설은 물론이고 ‘레떼의 연가’ ‘사람의 아들’ ‘구로아리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등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수많은 영화를 보고 울고 웃게 된다. 우리는 순전히 정치적인 지향 태도의 문제로 문학적 성과를 폄훼하는 일부의 비평에 마땅치 않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한 인간의 삶이 극렬한 치달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식으로 발화되는지를 문장으로 보여주는 흔치 않은 작가였기 때문이다. 이문열 키드쯤 되는 나는 매 학기 첫 강의시간에 나눠 주는 강의계획서 끝에 예외 없이 ‘더 베스트 이즈 옛 투 비’(The best is yet to be)라는 한 구절을 슬쩍 붙여 놓았다. 더러는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지만 결국은 수강생 중 누군가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그럴 경우 그 구절의 의미를 뭉클한 맘으로, 내심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해 준다. “우리가 동경 낡은 하숙집에서 굶주리며 조국 해방을 꿈꾸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쫓겨가야 하다니…” “아닐쎄…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지 않은가. 미래에 올 그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시작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이문열의 초기 작품인 영웅시대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한국전쟁이 나고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전쟁 동안 북한 정권이 임명한 수원농대 책(서울농대 학장)으로 있던 주인공과 동료가 북으로 쫓겨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고받은 대화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일제시대 동경 유학까지 다녀온 식민지 지식인으로, 작가의 월북한 친아버지가 모델이다. 더없이 극한 상황에서도 ‘좋은 것은 미래에 있다’는 주인공의 한마디는 당시 20대 청춘인 나에게 무한한 의미를 던져 주었다. 인터넷이 없던 80년대,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구절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샅샅이 뒤졌고 결국은 로버트 브라우닝(1812~1889)의 시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영웅시대’가 이데올로기를 고민케 하는 작품이었다면 ‘젊은 날의 초상’은 80년대를 관통한 청춘의 성장통이었다. 서가에서 찾아낸 빛바랜 책에는 내가 20대 때 읽으며 밑줄을 그은 대목들이 불현듯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는 대목으로 인해 나는 지금껏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폭탄주를 이를 악물고 마시게 되었다. 또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라는 대목을 무슨 탈무드의 잠언처럼 외우고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특별히 드러내 놓을 것도 없는 나의 삶에도 이처럼 이문열의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다. 그래서 쏟아지는 비난의 대상이 된 그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나의 심정은 안타깝다. 한때 더없는 구애의 대상이었으나 이제 초라해진 옛사랑을 마주하듯 비감스럽다. “비록 턱없는 감상과 애정 때문에 극적인 과장과 미화의 폐해를 입고 있긴 해도 이 갈피갈피에는 무슨 열병처럼 지나온 내 젊은 날들이 영원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숨쉬고 있다”는 작가의 후기가 마치 변변치 않은 삶을 살아온 나의 고백 같아 부르르 떨린다. 계절은 어느새 겨울의 막바지에 와 있다. 문밖에 서성이는 봄은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고 싶었던 수정 고드름을 녹이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봄이 온다는 말이 실감 나는 계절이다. 봄은 만물을 소생케 한다지만 그 대상에 인간은 빠져 있다. 지난 시절은 장려했지만 새봄을 맞는 지금의 중년은 외롭고 허전하다. 그러나 옷을 벗은 산들이 다가올 봄의 신록을 거부하지 못하듯이 힘듦 속에서도 희망의 씨는 자라고 있다. 설날이다. 더없이 곤고한 상황에서도 그가 ‘영웅시대’를 통해 던진 한마디를 새겨 보자.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으리 (The best is yet to be). 그때 종로 코아 빌딩 언저리 맥주집에서 ‘영웅시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던 그 시절 우리들의 청춘이 문득 그립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 yule21@empas.com
  • 새내기를 위한 캠퍼스 건전음주생활, 전국 대학교에 배포

    새내기를 위한 캠퍼스 건전음주생활, 전국 대학교에 배포

    매년 2~3월이면 대학가에서는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하고 환영하기 위한 오리엔테이션(OT) 또는 환영회를 이유로 술자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신입생들의 경우 자신의 주량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과도한 음주를 일삼아 꽃 같은 나이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반복되고 있다. 대한보건협회 조사 결과 최근 10년 간 음주로 인한 대학생 사망사고는 2006년 3명, 2007년 3명, 2008년 3명, 2009년 2명, 2010년 2명, 2011년 2명, 2012년 1명, 2013년 3명, 2014년 1명, 2015년 2명 등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 음주 사망사고는 잘못된 술자리 문화에 있다. 사발에 많은 양의 술을 한꺼번에 부어 돌려 마시는 사발식 같은 소위 통과의례에서 음주를 강요하고 과음과 폭음을 조장하는 탓에 음주 사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와 대한보건협회(회장 박병주)는 대학 신입생의 OT, MT 등이 집중되어 있는 시기에 발생 할 수 있는 음주 관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인포그래픽 형식의 교육홍보용 동영상(7분 16초 분량)과 리플릿 형식의 ‘새내기를 위한 캠퍼스 건전음주생활’을 개발했다. 대한보건협회 관계자는 “이 자료들을 전국 대학으로 배포할 계획”이라며 “학기 초 뿐 아니라 연중 대학생 음주 폐해 예방 교육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및 리플릿에는 4가지(폭탄주, 사발주, 원샷, 벌주) 없는 술자리 만들기, 음주를 멈춰야 할 내 몸의 신호, 술 취한 친구 이렇게 도와주자, 저(低)위험 음주량, 음주 강권의 위험성 등 음주를 시작하는 신입생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이 알고있어야 할 건전한 대학 음주문화를 만들기 위한 정보가 알기 쉽게 수록돼 있다. 아울러 ‘건전 음주 실천 7계명’으로 빈속에 술 마시지 않기, 술 마실 때는 물 많이 마시기, 섞어 마시지 않고 빨리 마시지 않기, 술을 마실 수 없다면 음료수로 대신하기, 약과 술은 함께 먹지 않기, 술자리에서 불건전한 게임하지 않기, 주량으로 내기하지 않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새내기를 위한 캠퍼스 건전음주생활’ 자료에 대한 문의는 대한보건협회 예방교육팀(02-921-9520~1)으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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