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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한국의 가장 큰 문제

    공무원 비리,폭탄주,왕따,씨랜드…끊임없이 터지는 비리와 분쟁,황당한 사고와 허무한 참사,무능함과 무책임,이기주의와 지역주의.크고 작은 사건이터질 때마다 들리는 것은 땅이 꺼질듯한 한숨과 절망 뿐이다.왜 이토록 문제가 많은가. 예리한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온다.이 모든 게 우리 한국인이 다혈질이라서,우리 한국 역사관이 비뚤어져서,우리 한국의 유교전통이 어쩌고 저쩌고 등우리 자신을 반성하게 한다.과연 한국의 문제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는,한국인만 괴롭히는 풍토병인가? 밉지만 부러운 미국은 문제가 없는 천국일까? 미국이라고 공무원 비리가 왜 없겠는가.클린턴 대통령이 지난 3년간 ‘핍박’받은 이유는 바지 속의 물건을 마구 꺼내 지린내를 풍겼기 때문이 아니라 바지주머니 속으로 돈을 마구집어넣어 구린내가 났기 때문이다.비리는 클린턴 이전에도 있었다.비리가 없었다면 525달러 짜리 군용 망치와 350달러 짜리 군용 변기뚜껑을 어떻게 설명하랴. 한국의 폭탄주는 한국인의 의식구조에서 비롯했다고 한다.그러나 미국에는매해 50여명의대학생들이 폭탄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전국적으로 매 2분마다 한번 꼴로 일어나고,지난 12년동안 음주운전으로 죽은 사람은 무려 28만3,000명이나 된다.그러나 미국인이 한국인의후예가 아니지 않는가. 왕따? 미국에서 최근에 왕따당한 학생이 도서실에서 총을 난사해 교우 12명을 죽이지 않았던가.이 사건은 돌연변이가 아니다.전국적으로 매일 3번정도총기,흉기사건이 학교에서 발생할 정도로 학교폭력이 심각하다.입시제도가한국식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 뿐이랴.미국에는 한국에서 상상도 못할 문제도 많다.미국 인구의 55%가뚱보 또는 비만증 환자다.비만증은 당뇨병,심장병 등 심각한 성인병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간 10년 후에는 미국 예산을 의료비가 다 까먹을 것이라고 한다.그리고 미국의 초중고 학생 40%가 국어실력이 수준 미달이란다. 그러니 부실 교육의 본고장은 한국이 아니라 바로 미국인 셈이다. 뭐,그리 먼 미국까지 비교할 필요가 있는가.가까운 이웃을 보자.일본 거리가 깨끗하다고 해서 속까지 깨끗하랴.우리가 정경유착을 누구한테서 배웠는데.중국은 또 어떠한가.죽은 공자가 다시 죽었는데도 가짜와 비리는 한국 뺨칠 정도로 판치고 있다. 이렇듯 모든 나라에는 나름대로 경제,정치,사회,문화적 문제가 있다.그러니 한국에서 필요한 일은 문제없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있지도 않은 정답을 추구하는 헛수고 일뿐.왜냐하면 새로운 나라에도 문제는 필시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인식하고 어떻게 풀어 나가는가에 따라 성숙한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가 구분되는 것이다.문제와 자기자신을 분리하지 못한채 하나로 뒤엉켜서 절망에 허우적거리는 어리석음은 분별력과 판단력을 상실한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의 산물이다. 우리의 문제가 마치 우리만 괴롭히는 불운이거나,또는 우리가 못났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건전한 자아성찰이 아니다.그것은 자신을 죽음으로몰고 가는 자기학대인 것이다.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헝클어진 모습을 보면서 “이러면 안되지.머리카락만이라도 좀 다듬자”고 하면 건전한 자아성찰이다.그러나 “어휴,미친놈 같아.맞아.내 사주팔자가 사납다고 그랬어.에라,될 대로 되라!”하며 애꿎은 자기 머리카락을 뽑아대면 자기학대다. 자기학대는 배운 습관이다.우리가 못사는 것은 우리 팔자라고 누군가에 의해 세뇌받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습관일 뿐이다.이제 우리 자신을 그만 학대하자.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헝클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절망하거나 비관하는 태도인 것이다.이러면 희망이 없다.우리 모두 자기 머리카락만이라도다듬자. [趙璧 美 미시간공대 교수·기계공학]
  • 金宇中회장 ‘외로운 현장경영’

    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은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부평공장 현장경영’에들어갔지만 요즘 몹시 외롭다. 종전에는 현장경영이 갈채를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비판의 목소리만 높다.특히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의 조기퇴진론이 귀에 거슬린다.최측근이었던 서재경(徐在景) 보좌역의 사퇴로 거취문제를 자문할 만한 사람도 별로 없다.대우문제를 명예롭게 처리하고 훌훌 털고 싶은 생각이지만 주변 상황은 여의치않다. 그는 지난 4월 부평공장 현장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는 지난 19일 유동성 개선방안을 발표한 이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현장경영을 해왔다.그러나 94년과는 상당히 다르다.부평 숙소에 머무르는 게 아니고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부평으로 출퇴근한다.일부에서는 신변정리를 앞둔 현장 둘러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8일 저녁 재계 회장단들과 강남 한식당에서 ‘폭탄주 위로파티’를가졌듯이 일정이 있으면 부평공장에서 일찍 서울로 돌아온다.대우 관계자는“구조조정 문제 등으로 서울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낮에는 부평,밤에는 본사인 대우센터빌딩 25층 집무실에서 근무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30일에는 대우센터 집무실로 바로 출근했다.평소에는 좀처럼 찾지 않던 대우센터 지하 간부식당인 피치가든에서 김태구(金泰球) 대우자동차 사장과 함께 1,600원짜리 한식으로 간단히 점심 식사를 했다.구조조정 충격이 총수의식사패턴마저 바뀌게 한 셈이다. 김환용기자
  • 전경련회장단“대우 구조조정 적극 돕겠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28일 저녁 그룹해체의 위기에 몰린 김우중(金宇中) 전경련 회장(대우회장)을 위로하는 모임을 가졌다.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22명중 14명이 이날 저녁7시부터 3시간30분간 서울 강남 모 한식당에서 김 회장을 위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김회장과 손부회장,김각중(金珏中) 경방·강신호(姜信浩) 동아제약·김석준(金錫俊) 쌍용건설·박정구(朴定求) 금호·박용오(朴容旿) 두산·장치혁(張致赫) 고합·현재현(玄在賢) 동양·이웅렬(李雄烈) 코오롱·신명수(申明秀) 신동방·장영신(張英信) 애경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몽구(鄭夢九) 현대·이건희(李健熙) 삼성·구본무(具本茂) LG·손길승(孫吉丞) SK 회장 등 4대그룹 회장은 국내외 출장과 선약때문에 불참했다. 손부회장에 따르면 회장단은 김회장에게 구조조정을 열심히 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4대 그룹과 마찬가지로 대우를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김회장과 사돈지간인 박정구 회장은 즉석에서 김회장이 분발하라는 뜻으로폭탄주를 한잔씩 돌리기도 했다. 김회장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회장들이 현금 흐름에 신경을 써달라”고말해 자신의 과오가 현금흐름을 관리하지 못한 데 있었음을 시사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국세청“골프부킹 청탁 절대 사절”

    “골프부킹 청탁을 사절합니다.” 국세청이 골프부킹 청탁을 받지도,하지도 않겠다고 5일 선언했다. 최근 ‘국세공무원 10대 준수사항 실천 결의대회’를 통해 직무 관련자로부터 향응·골프접대 등을 받지 않는 데 이어 직분을 이용,골프예약을 청탁하는 행위 자체도 금지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동안 골프장과 국세청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일선 세무서를 통해징세권을 행사하는 국세청의 부킹청탁을 거절할 수 있는 골프장은 드물었다. 따라서 국세청 관계자들은 숱한 부킹청탁에 시달려 왔다. 국세청은 검찰과 함께 골프부킹청탁 랭킹 1,2위를 다투는 기관으로 군림했었다.이밖에 경찰,소방본부,환경부,정보기관,자치단체,언론기관 등이 상위청탁기관으로 꼽혀왔다. 국세청의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에 의무조항으로 들어 있는 골프접대 및 골프부킹청탁 사절은 나름대로 몇가지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다. 관내에 골프장이 많이 위치한 경인지방국세청 산하 동수원세무서(용인시 관할)와 중부지방국세청의 의정부세무서(의정부·동두천·양주군·포천군),이천세무서(이천시·여주군) 등은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청탁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또 안정남(安正男)청장 취임 이후 폭탄주와 골프 금지령을 내렸을 때도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로 다른 정부기관과 달리 직접 골프를 치는세무 공무원은 드물었다.따라서 “우리가 (골프를)치지도 않는데 왜 남의 심부름을 하느냐”는 여론이 높았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오는 15일 열리는 전국관서장회의에서 골프예약금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복무지침을 일선 세무서에 시달할 예정이다. 노주석기자 joo@
  • 金대통령“폭탄주, 본인·2세건강 위해 끊어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8일 충남도 행정개혁보고회의에서 갑자기 폭탄주와 흡연을 언급했다.화제성 주제로 김대통령의 유머가 나왔을 법도 한데,진지한 표정이었다.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폭탄주 실언’을 직접언급하지는 않았으나,그로 인해 받은 ‘기가 막힌’ 충격을 느끼게 했다.앞으로 폭탄주와 과도한 흡연에 대해 공직자들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만도 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구재태(丘在台)충남경찰청장에게 충남 대학생들도 폭탄주를 마시느냐고 물었다.“충남에는 그런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보고를들은 김대통령은 “요즈음은 여학생들도 폭탄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는데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나는 누구나 다아는 남녀평등론자이지만,여자들이 담배 피우고 술마시는 것까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본인 건강이나 2세를 위해서도 끊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대평(沈大平)충남지사를 비롯해 교육감,경찰청장에게 “사무실흡연을 허용하고 있느냐” “교사들은 어느 정도 담배를 피우느냐”고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모두들 대통령의 갑작스런 질문에 웃음기를 머금고,당황한표정도 지었으나 김대통령은 시종 진지했다. 대전 양승현기자 yangbak@
  • [박강문코너] 폭탄주 권하는 사회

    몰로토프 칵테일은 술이 아니라 폭탄이다.우리가 화염병이라고 부르는 이것으로 전시에는 탱크도 잡았다.폭탄주는 마시는 술인데,때로는 이것도 폭탄이다.법무부 장관과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일시에 물러나게 했을 만큼 위력이대단하다.몰로토프 칵테일에 댈 바 아니다. 우리나라에 폭탄주 마시기가 언제 생겼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군에서 시작돼 군사통치 시절에 일반 사회에 퍼진 것으로 보이지만,본디 서양 땅에서 들어왔을 것이다.미국 영화‘흐르는 강물처럼’을 보면 맥주 가득 부은 잔에 버번 위스키가 든 잔을 빠뜨려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미국 공군 조종사들이 흔히 폭탄주를 마셨다고 하는데 이들도 원조는 아니고 이보다 훨씬 앞서서 영국 탄광부와 뱃사람들이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이 적은 돈 들여 많이 취하려고,또는 심리적으로 쫓기는 공군 조종사가 빨리 취하려고 마셨을 폭탄주는,우리 술판의 술잔 돌리기와결합하면서 거의 토착 풍습처럼 되어 가고 있다.위스키가 없으면 소주로라도 심을 박아 잔을 돌려야 직성이 풀리는 부류가 꽤 많다. 폭탄주 술판을 보자.두 가지 술로 폭탄주를 만들고,그 잔을 돌리고,마신 사람은 빈 잔들이 딸랑딸랑 소리가 나도록 머리 위로 흔든다.의식(儀式)과도같다.개인을 집단에 함몰시키려는 의식이다.머리 잘 쓰는 술 제조업자들이폭탄주 완제품을 만들어내지 않는 이유를 알 만하다.술자리에서 즉석 혼합주를 만드는 것부터가 의식이기 때문이다. 뭐든지 우리 땅에 들어오면 대체로 제바닥보다 맹렬해지는데 폭탄주 풍속도 그렇다.술 강권하기와 겹쳐져 무자비한 폭력성까지 띤다.주량만큼 개인차가 큰 것이 드문데도 우리 사회의 폭탄주 돌리기는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는다. 술이 약한 사람에게는 집단 가혹행위나 다를 바 없다.술이 센 호걸들의 호언과 과시가 질펀해지는 동안 술이 약한 사람은 초주검이 되어 간다. 폭탄주 하면 소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소마’가 연상되는데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신세계에서는 인간 정서를 획일화하는 소마라는 약을 모든 사람이 먹어야 한다.소마는 근심과 불안,자아 성찰,창의적 사고,반항심,의심 등이의식 속에 자리잡을 틈을 없앤다.불평 없는 복종심만 남긴다.소마를 거부하는 것은 반역이다.주석에서 폭탄주 피하기는 반역처럼 어렵다. 사람 사귐에 술이 확실히 좋은 윤활제 구실을 하기는 하지만,술에 취해 정신이 몽롱해지면 바른 것을 굽히고 맑은 것을 흐리기 쉽다.술은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양심의 갈등을 잊게도 한다.이래서 술이 선용되기도 하고 악용되기도 한다.불합리에 부딪혀 절망하고도 술이요,합리를 불합리로 덮어야하거나 덮고 싶을 때도 술이다. 일제강점기 때 나온 문학작품에‘술 권하는 사회’라는 것도 있었고‘취한들의 배’라는 것도 있었는데,여전히 이 사회는 술 권하는 사회고 취한들의배인 듯하다.술 접대를 전담하는 이른바‘술 상무’가 딴 나라에도 있는지모르겠다.깊은 밤 길거리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토악질하는 취한이 우리처럼 많은 나라가 달리 있는 것 같지 않다. 일찍이 먼 옛날 중국 임금이 처음 술을 맛보고는 술로 망하는 사람이 나오겠구나 걱정했다고 한다.‘십팔사략’(十八史略) 앞쪽 부분에 있는 기록인데 그 우려는 들어맞았다.취중 살인,취중 방화,취중 실언,취중 패싸움,취중 패륜이 얼마나 많은가. 술은 역사도 바꾼다.91년 8월 소련의 개혁 지도자 고르바초프가 변방 별장에 휴가 가 있는 동안 수구세력이 모스크바에서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며칠만에 실패로 끝났다.‘실패한 쿠데타’의 한 원인이 술이었다.쿠데타 수뇌부 인물들이 독한 보드카 마시고 곤드레만드레 취해서는 후속 조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가 어이없이 무너졌다. 도덕적으로 존경받아야 할 검사들이 대낮에 폭탄주 마신 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는 것을 우리는 최근 한 달 간격으로 연거푸 보았다.폭탄주 돌리기는 비인간적이며 부작용이 큰데도 속효성과 그에 따른 경제성을 찬양하는사람들이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리무리 술에 취해 돌아가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폭탄주 관습은 이제 없애거나 수출하는 것이 좋다.
  • 金正吉신임법무 검찰개혁 어떻게

    김정길(金正吉) 신임 법무부장관은 8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검찰의 기강을 바로잡을 복안이 있다”고 단언했다. 8일과 9일 이틀간 장관을 접한 법무부 간부들도 “장관 나름대로 복안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2∼3일 안으로 검찰 후속 인사를 마무리짓고 검찰 내부개혁과 기강 확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장관은 그 복안에 대해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취임 이후 언행을 보면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장관은 이날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이제 강한 자에게는 비굴하고 약한 자에게는 군림하는 자세를 버려야 할 때”라면서 “겸손한 업무자세로 나와 가족에 이르기까지 깨끗해야만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8일 취임 직후에는 “검사들도 대중적인 술을 마셔야 한다”면서 “근무 이후에 마실 경우에도 양주 등 폭탄주를 자제하고 소주와 같은 술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세한’ 부분까지 지시했다. 김장관은 특히 검찰 후속인사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평소 지론인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강력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옷 로비의혹’사건과 진형구(秦炯九)전 대검 공안부장의 ‘취중발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나 이미 ‘장관 예비수업’을 상당히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게 법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사실 김장관은 새정부 출범 때부터 법무부장관의 유력한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에 따라 김장관이 앞으로 내놓을 검찰 개혁방안은 지금까지 검찰 내부에서 논의됐던 ‘틀’과는 궤도를 크게 달리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김장관은 재야 변호사의 시각에서 검찰을 개혁할 복안을 구상했기 때문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증인석엔 누가…” 당혹·침통/국정조사권 발동 앞둔 검찰 표정

    법무부와 검찰은 9일 진형구(秦炯九)전 대검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과 관련,국정조사권이 발동될 것이라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못했다.“검찰이 이렇게까지…”라는 개탄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검찰의 기강을 쇄신하는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검찰 관계자들은 국회의 국정조사 과정에서 누가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할지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지금까지 국정조사에서 현직 검사가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한 적은 없었다.수사 관계자가 국정조사의 대상이 되면 수사권의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 내부의 ‘사건’이 대상이므로 피할 방법이 없다고보고 있다. 진 전 부장은 증인으로,당시 검찰총장이었던 김태정(金泰政)전 법무부장관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1시 전국 고·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 37명으로부터 취임신고를 받은 뒤 8층 소회의실에서 사태수습 방안을 논의했다.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박 총장은 “국민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하고 기강확립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로 거듭나자”고 당부했다.이어 “공직자로서 언행에 특별히 조심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정길(金正吉)신임 법무부장관은 취임 첫날인 8일에 이어 9일에도 밤 늦게까지 집무실에 남아 간부들과 사태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김경한(金慶漢)법무부차관과 신승남(愼承男)대검 차장은 이날 차례로 대검 기자실에 들러 “조직의 안정을 위해 이번 주말에 후속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차장은 ‘폭탄주’ 관행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기자들이 묻자 “일선 지검장이 부하 직원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신 대검 차장은 취임식을 갖지 않고 집무실에서 간부들과 인사만 나누었다. 안영욱(安永昱)대검 공안기획관은 8일에 이어 이날 다시 진 전 부장과 강희복(姜熙復)조폐공사사장의 접촉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안 기획관은 “두 사람이 접촉했다 하더라도 파업 유도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면서 “조폐창 통폐합을 앞당긴 것은 어디까지나 공사측의 판단이었다”고강조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건의 본질은 검찰의 노조파업 유도라는정치공작 사실 유무에 있다”면서 “특별검사제를 서둘러 입법하고 국정조사권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기 임병선 김재천기자 hkpark@
  • 秦炯九 前재검공안부장 발언파문 안팎

    김태정(金泰政) 법무부장관의 해임과 자신의 면직을 몰고온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설화(舌禍)는 7일 오후 4시쯤 자신의 집무실로 축하인사차 들른 일부 기자들과 만나 환담을 나눈 데서 비롯됐다. 이날 대검 간부들은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 주재로 점심을 함께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폭탄주가 석 잔,양주 잔술도 상당히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부장은 기자들에게 ‘뒷방 늙은이’로 불리는 대전고검장으로 곧장승진한 소회를 피력하며 대전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다 조폐공사 파업 건을 꺼냈다. 그는 “공기업이 파업을 하면 검찰이 이렇게 대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검찰이 조폐공사의 파업을 유도했으며 당시 총장에게 말씀드렸더니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일종의 장난(공작)이라고 설명을 곁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저녁 언론의 확인취재가 시작되자 “농담 비슷하게 후일담으로 얘기한 것일 뿐”이라면서 “공기업 가운데 첫 구조조정 대상인 조폐공사 파업에 신속히 대처,향후 공기업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해결됐다고 한말이 오해를 낳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명이 됐다고 판단한 진 전 부장은 공안부 과장들과 이날 밤늦게까지 환송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8일 아침 일부 신문에 자신의 발언이 보도된 사실을 알고 대검 기자실로 찾아와 “강희복(姜熙復) 조폐공사 사장과 통화한 일도 없으며 발언취지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대검은 이날 공식 해명서를 두 차례나 내고 “조폐공사는 당시 구조조정이이미 쟁점화돼 파상적인 파업이 진행중이었고 이에 검찰이 대응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수차례 부분 또는 전면 파업을 했는데도 검찰은 12월1일에야 공안합수부회의를 통해 파업주동자에 대한 사법처리에 나섰다”고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후 김장관 경질 직후 “진 전 부장의 자화자찬이 지나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실언했다”고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임병선기자 bs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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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愼承男 대검차장 성품은 온화하나 단호한 일처리가 돋보인다.부하들로부터 외풍(外風)을 잘막아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차기 총장으로 꼽힌다.박정희(朴正熙)대통령때 서울대 법대 수석졸업 후 청와대에 특채돼 사정업무를 지휘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조상호(曺相鎬) 전 체육부장관의 딸 조현숙(曺玄淑)씨와 사이에 1남2녀▲전남 영암(55) ▲목포고 서울대 법대 ▲사시 9회 ▲전주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金慶漢 법무부차관 고등검찰관을 사시 9회와 같이 승진했을 정도로 사시 11회 중에서도 두각을나타냈다. 성격이 화끈해 대인관계도 좋고 후배들에게 인기도 높다.87∼89년검찰1과장으로 ‘살림꾼’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사시8회가 모두 퇴진함에따라 차관으로 전격 발탁됐다.취미는 수영과 등산.부인 성명숙(55)씨와 1남▲경북 안동(55) ▲경북고 서울대 법대 ▲사시 11회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춘천지검장 ▲교정국장◇ 任彙潤 서울지검장 선이 굵고 성격도 호방해 따르는 부하가 많다. 폭탄주를 마시는 두주불사형으로 어깨춤과 함께 부르는‘농부가’가 일품이다.‘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과 재단 설립을 주도했다.특수수사 및 공안통.검사장 승진 때까지 동기 중 선두였다.부인 김혜자(金惠子·53)씨와 2남.▲전북 김제(55) ▲이리 남성고 서울대 법대 ▲사시 12회 ▲서울지검 공안1부장 ▲대검 공판송무·강력부장◇ 李鍾燦 대검중수부장 대검 중수부와 서울지검 특수 1·2·3부를 차례로 거친 특수수사통.단구(短軀)이면서도 추진력은 대단하다.서울지검 3차장 때 특별수사본부를 창설했고 12·12,5·18사건을 총괄 지휘하면서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을 수사했다.취미는 등산.▲경남 고성(53) ▲삼천포고 고려대 법대 ▲사시12회 ▲서울지검 3차장 ▲부산고검 차장 ▲대검 총무부장 ▲전주지검장◇ 金珏泳 대검공안부장 김수장(金壽長)서울지검장의 용퇴로 송인준(宋寅準) 대구고검장과 함께 검찰 내 대전고 인맥의 맏형격이 됐다.수도권 지검과 지청에서 특수부장으로경제·금융수사를 지휘했다.사법연수원 부원장 시절 연수원 살림을 도맡아하면서 꼼꼼하고 빈틈없는 일처리 능력을 보였다.▲충남 보령(56) ▲대전고고려대 법대 ▲사시12회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韓富煥 법무부검찰국장 후배들을 잘 챙기는 덕장(德將).미국 하버드대에서 수학한 학구파이기도 하다.사법개혁 작업 및 검찰제도 개혁에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94년부천지청장으로 내정됐다가 곧바로 서울지검 1차장으로 발령받아 5·18사건수사를 맡았다.부인 최옥출(47)씨와 3남 ▲서울(51) ▲경기고 서울대 법대▲사시 12회 ▲대검 중수 2·3과장 ▲서울지검 1·3차장 ▲대검 총무부장
  • “세무공무원은 골프도 안된다”

    안정남(安正男)신임 국세청장의 행보가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안청장은 취임 첫날 1만6,000여 국세청공무원들에게 2가지 ‘특명’을 내렸다. 첫째는 폭탄주 금주령.모든 회식은 대중음식점을 이용하고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금하라는 엄명이었다.화끈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국세청 사람들의‘술자리문화’에 대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또 한가지는 골프금지령이었다.안청장은 “대부분이 골프를 하지 않지만 극히 일부에서 ‘몰래골프’를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감찰을 보내 조사하지는 않겠지만 당장 그만두라”고 지시했다.골프장 부킹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무공무원이 골프에 맛을 들일 경우 업무에 지장을줄 뿐아니라 국민에 봉사하는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국세행정대개혁의 화두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안청장의 판단이었다. 철저한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국세청조직의 생리상 청장의 한마디는 지엄하다.특히 사상최대 규모의 인사를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대한민국 금부(金府)’의 수장인국세청장의 폭탄주 및 골프금지령이국세청을 비롯 전체 공무원사회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을 것같다. 노주석기자 joo@
  • 신임 安청장 행보“세무공무원 의식까지 개혁”

    안정남(安正男) 신임 국세청장은 26일 아침 7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찾아 참배했다.방명록에 ‘국세행정 개혁을 통해 조세정의,경제정의,사회정의를 이루겠다.또 효율적인 세원관리를 통해 통일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적었다. 청사로 돌아온 직후 총무과장을 불러 “앞으로 국세청의 모든 회식은 일반대중음식점에서 소주로 하라”고 지시했다.국세청에서 27년 동안 잔뼈가 굵은 신임 청장의 첫 공식지시가 ‘폭탄주 금지’였다.이에 따라 이날 저녁 전국 지방청장 등 국장급 이상 간부가 모두 참석한 상견례 만찬을 서울 종로의 한 대중음식점에서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이어 오전 11시40분쯤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돌아와 국세청 기자실을 찾은 안청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국세청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얼룩지는 등 잘못된 부분이 많았다”며 과거를 솔직하게 반성했다.“앞으로의 국세행정은 정도(正道)행정으로 끌고 가겠다”고 다짐했다.또 “현재 진행 중인 국세행정 개혁 대상에 조직·인사·업무에 대한 개혁뿐만 아니라 세무공무원의 의식개혁까지 포함한다”고 공언했다.세정개혁의 폭과 강도를 다시 한번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세무조사 인력을 현재 정원의 15%에서 30%로 늘리고,5%에 불과한 납세서비스 인력도 20%로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앞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와 납세자 중심의 세정서비스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졸출신으로 9급 공채로 공직을 출발. 7급시험·행시에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인 안청장의 취임으로 국세청이 어떻게 달라질지 많은 사람들이 주시하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朴康文코너]그럴 수는 없다

    우리 사회는 이상하게도 관대한 일면이 있다.술 취한 사람에게 너그럽다.취중의 흐트러진 행실에는 취해서 그랬노라고 변명하기 일쑤고 또 실제로 웬만한 것은 받아들여지는 수가 많다.남성의 여성 희롱이나 학대를 보는 눈도 꽤 너그럽다.남자가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여성이 좀 거센 거부반응을 보이면 그까짓 일에 뭐 그러느냐고 도리어 나무라기도 한다. ‘웬만한’이나 ‘그럴 수도’나 ‘그까짓’의 한계는,눈금처럼 확연하지않을 뿐 아니라 무한한 확장성까지 있다.규범과 질서의 영역을 심하게 망가뜨리기 예사다.어정쩡한 관용이 통하는 분위기를 틈타 때로 야수적 망동까지 어물쩍 감행하는 인간도 있다.이제 우리 사회가 성숙한 꼴을 갖추자면,적어도 위의 두 가지 비뚤어진 관용은 없애야 한다. 마땅하지 않은 술자리 벌이기와 취중 망동을 용납하면,공과 사의 경계가 무너진다.불성실과 무책임의 난장판을 막기 어렵다.깡패를 잡아야 할 사람과깡패가 술판을 벌이면 어떻게 되겠는가.인권을 지켜야 할 사람이 술에 취해인권을 유린하면 어찌되겠는가.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근무가 끝난 뒤가 아닌 점심시간에 폭탄주를 돌리고 고주망태가 되도록 취한다는 것은,공직자건 공직자가 아니건 있어서는 안될 일인데,이것을 마치호연지기의 발산이나 되는 것처럼 여긴다면 유치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기강이 바로선 세상에서는 그럴 수 없는 일이다. 술에 취해 성폭력을 저질러 놓고 나서,피해자에게 “술 먹어 그러니까 이해하라”고 요구한다면,비열하기 짝이 없다.술이 무슨 면죄부라도 된단 말인가.속으로는 술김에 장난으로 한 것이라고 대단치 않게 생각할는지는 모르지만,여성에게 참을 수 없는 수치감을 주는 일이 술 취한 남성의 심심풀이가 될수 없다. 이럴 때 흔히 남성들 사이에서는,피해자도 원인의 일부를 제공하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이것이야말로 피해 여성에게 가장 고약한 모함이다.쌍방과실로 덮어 씌워 가해자의 과실을 경감하려는 남성들의 이런 음험한 동료애는 여성을 또 한번 짓밟는 것이다. 젊은 여성이 귀여우니까 친애의 표시로 그럴 수도 있는 일 아니냐고 주장할지도 모른다.그러면,제 딸,제 누이의 가슴과 허벅지를 무뢰한이 마구 주물러대도 귀여워서 그러는 것이라고 허허 웃겠는가. 겁탈당한 것도 아닌데 왜 그리 떠드느냐고 할 것인가.성희롱 또는 성폭력에 대한 관용은 여성을 인격체로 대하기를 부정하는 것이다.이러고서는 인권법이 스무 권이라도 인권 존중은 공염불이다. 해괴한 일이 있다.여자 기자가 기자실에서 사회지도적 인사에게 성추행당하는 것을 동료 남자 기자 여럿이 보았는데도 피해자 소속사를 빼고는 보도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남이 고발한 성 관련 사건 보도에는 도에 넘치게 열을올리던 신문들이 이번에는 어찌 그리 신중해졌는지 참말로 모를 일이다.20세기 한국 언론 역사의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이랬을 때 예상되는 일은 뻔하다.기성 언론 매체들이 침묵하면,각종 대안(代案)매체들이 그 구실을 떠맡는다.그 틈새에 유언비어가 풍선처럼 부풀려져 떠돈다.시민단체가 들고 나온다.쌓이는 것은 국민의 불신감이다. 뒤틀린 너그러움은 사라져야 할 때가 왔다.‘웬만한’이나 ‘그럴 수도’나 ‘그까짓’이란 말 뒤에 숨긴 음침한 공범의식을 깨어 없애야 할 때다.곧그리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그래야만 사회가,국가가,바로 서고 남성과여성이 다같이 인간으로서 바로 대접받을 수 있다. 박강문[편집국 부국장]
  • 韓-日 항공협상 성공적

    우리 정부가 올들어 처음 열린 한·일 항공협상에서 상당한 ‘전과(戰果)’를 올려 화제다.지난 1월20일 제주에서 열린 협상 결과를 토대로 건설교통부는 지난달 24일 기대이상의 결실을 따냈다.서울∼오사카(大阪) 노선은 주 9회 늘어나게 됐고 서울∼후쿠시마(福島) 노선은 주 4회 신설되게 됐다.서울∼센다이(仙台) 노선의 주 3회 화물기 증편도 관철됐다.이로 인한 연간 수익은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일어업협상의 뒷맛이 개운치 않은 가운데 이뤄진 일이어서 더욱 대비된다. 이같은 결과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다는 것이 후일담을 통해 밝혀졌다.전문성과 끈덕짐,그리고 치밀한 전략의 3박자가 어울려 이뤄낸 결과였다. 우리측 협상팀인 건교부 국제항공협력관실 咸大榮국장과 鄭日永과장 등 모두 7명은 협상 6개월전인 지난해 7월부터 3개월동안 ‘적진(敵陣)’ 탐색에들어갔다.운수성의 항공정책과 공항 현황,일본 항공사별 입장 등을 체크해나갔다. 일본측 실무협상 책임자인 류에이 마에다(前田隆平) 운수성 국제항공과장을 서울로 ‘모셔와’ 회유공세도 병행했다.협상 때는 노선 증편을 반대하는 일본 항공사 대표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폭탄주까지 곁들였다.“한·일 양국이 협력하지 않은채 항공자유협정이 발효될 경우 (두나라 모두) 미국에 앉아서 당한다”고 설득했다.일본 대표단은 나중에 “가장 힘든 회담이었다.한국 대표들처럼 집요하고 공격적인 사람은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는 후문이다. 咸국장과 鄭과장등 우리측 협상팀 7명 전원은 항공 및 경제학 분야 석사이상 학위 소지자들.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선 전문성,집요함,탄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고 건교부 안팎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현대家 좌장은 역시 MK”

    鄭夢九 현대회장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공격경영을 외치며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鄭周永 명예회장의 ‘피’를 이어받고 있다는 평가다. 측근들조차 鄭회장의 변신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鄭회장은 그동안 鄭周永 명예회장의 빛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96년 1월 그룹 회장직에 오른 이후에도 일상업무만 챙겼을 뿐 대외활동에는 소극적이 었다.97년 1월에는 아우인 夢憲회장에게 공동회장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그룹의 얼굴로서는 어딘가 어색함이 있었다.평소 언론과의 접촉도 꺼리고 말 도 어눌한 편이었다. 그러나 MK(鄭회장의 애칭)는 지난해 10월 기아자동차 인수를 계기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인수작업도 숙부인 鄭世永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을 제치고 직접 진두지휘했다.그의 배짱이 낳은 작품이었다. 기아차 인수 뒤에는 직접 회생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소하리공장을 방문,기 아차 직원들을 격려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을 때에는 鄭 명예회장을 대신해 사인했다. 이 자리에서 MK는 자신의 괄목할만한 변신을 말솜씨로 대변했다.이전에는 원고에 의존,인사말을 대신해왔던 터였다.기자들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 하는가 하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구랍 29일 표준협회장에 오른 건 그의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알리는 신호에 불과하다.MK는 4∼5일 용인 현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올해 경영전략회의에 서 사장단을 모아놓고 구조조정의 가속화와 흑자경영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관계자는 鄭회장의 변신이 ‘책임감의 발로’라고 설명한다.가끔 ‘폭탄주’ 를 즐기는 MK는 소탈하나 뚝심이 대단하다.그의 저력이 올해 한보철강을 비 롯한 포항제철,한국중공업 등의 공기업 인수에도 발휘될 지 주목된다. [朴先和 psh@]
  • 경제개혁 야전사령관 李憲宰 금감위장(올해의 인물:5)

    ◎타협 거부… 부실은행­재벌 구조조정 ‘채찍’ 우리 사회의 올해 화두(話頭)는 단연 구조조정이었다. 바로 李憲宰 금융감독위원회위원장이 구조조정의 ‘전도사’이자 ‘조련사’로서 늘 그 한복판에 있었다.어눌하지만 툭 던지는 한마디에 구조조정의 메시지가 그대로 담겼다.타협보다 원칙을 지키는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5개 은행을 퇴출시키고 55개 부실기업을 선정할 때도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았다.20년간의 낭인생활을 끝내고 자민련 추천으로 ‘권좌’에 앉았지만 대전에 있는 충청은행을 정리했고,金大中 대통령의 아성인 광주 한남투신을 현대의 국민투신으로 넘겼다.李위원장은 어줍잖은 ‘말’로써 재벌개혁을 이끌었다는 냉소적인 평을 듣기도 한다.하지만 지인들은 그가 위원장 취임때부터 그려진 구조조정의 시나리오에 충실했다고 말한다.재벌에 충분한 시간을 줬고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숨은 그림을 찾듯 하나하나 매듭을 풀었을 뿐이라고 옹호한다. 그는 재무부 시절 ‘장관급 과장’으로 불릴 만큼 명성을 떨쳤다.그러나 ‘관료 출신’이란 말을 달가워하지 않는다.출발만 관료였을 뿐 금융과 기업쪽에 몸담았던 기간이 훨씬 길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시장경제주의자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한계기업과 부실기업에는 으스스한 ‘저승사자’처럼 보이지만 사석에서는 폭탄주를 3잔씩이나 마시며 걸쭉한 농담을 즐기기도 한다. 여전히 실직자들에게는 ‘공적 1호’이며 재벌과 경쟁적 관계에 있는 관료들에게는 ‘이단자’ 취급을 받는다. 李위원장은 취임하면서부터 ‘욕’먹을 각오를 했다고 한다.실제 올해에 그만큼 ‘원성’을 산 사람도 드물다.금감위가 들어선 서울 여의도 증권감독원 주변은 하루가 멀다하고 시위가 계속된다.그래도 요즘은 자신감이 더 붙은 듯하다.금융구조조정을 조율할 때 서툴렀던 점이 빅딜 등 재벌개혁을 주도하면서 노련함으로 바뀌었다. 작고한 陳懿鍾 전 총리의 사위인 李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사고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젊은층을 비롯해 학자 기업인 금융인 언론인 등을 가리지 않는다. 역사소설을 즐기며 풍수지리에 밝아 집무실 배치를 바꾸었을 정도다.골프는 싱글 수준.
  • 세밑 관가 송년회마다 신종 폭탄주에 ‘비틀’

    ◎수류탄酒·드라큘라酒·칙칙폭폭酒…/‘술로 부서 장악’ 속설 따라 기술직·경제·법무부 애용 ‘수류탄주’,‘드라큘라주’,‘물레방아주’,‘칙칙폭폭주’…. 연말 관가(官街)의 망년회에 등장하는 신종 폭탄주들이다.과거부터 관가는 술로 부서를 장악해야 업무가 돌아간다는 속설이 지배했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서도 폭탄주 공세는 여전하다. 정통(?)폭탄주는 큰 글라스에 맥주를 가득 따르고 그 안에 양주를 담은 작은 잔을 넣어 맥주와 양주를 함께 마시는 술이다.맥주를 섞어 마실 경우 흡수가 빨라 단시간에 취할 수 있다. 최근 등장한 수류탄주는 맥주 캔의 따개 부문을 자른 뒤 맥주를 조금 따르고 양주를 넣어 가득 채운 폭탄주의 일종.다 마신후 빈 캔을 천장에 ‘투척’한다고 해서 수류탄주라 한다.드라큘라주는 포도주에 양주를 넣어 만든 폭탄주로 마신후 포도주가 입가에 흐르는 모습을 따서 이름지은 것.물레방아주는 정통 폭탄주의 변형으로 양주잔을 맥주잔위에 잡고 마시면 양주가 맥주잔에 똑똑 떨어지는 모습을 가리킨 것. 칙칙폭폭주는 맥주잔과 양주잔 5∼7개를 한 줄로 세워놓고 노래 한곡이 끝날 때까지 하나씩 빨리 마셔야 한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모일 경우 폭탄주를 하게 된다”며 “빨리 취할 수 있는데다 잔이 상급자에게 집중되는 것을 피하고 참석자들이 똑같은 양의 술을 마실 수 있어 폭탄주를 자주 마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K모 차장은 “일반 직장인들은 폭탄주를 마시지 않는다”며 “비싼 양주를 낭비하는데다 과음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 취임 석달째 金慕妊 복지부장관의 충고

    ◎담배끊는 직원 도서상품권 선물/술잔 돌리지 맙시다/2차 하지 맙시다/‘흡연·음주문화 혁명’ “담배를 끊는 사람에게는 도서상품권을 드립니다” “술병은 돌리되 술잔은 돌리지 맙시다” “폭탄주는 안됩니다” “가급적 2차는 하지 맙시다” 취임 석달째인 金慕妊 보건복지부장관이 그 동안 직원들에게 내린 충고이다. 이런 충고 덕에 보건복지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흡연과 음주문화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金장관은 취임 후 직원들과의 술자리에서 잔 돌리기를 금지시킨 데 이어 최근 부내 금연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金장관은 직원들의 금연을 돕기 위해 금연선언자에게 도서상품권을 지급하고 필요하면 금연침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건강증진과에 지시했다. 金장관의 금연운동에 대해 일부 ‘골초’관리들은 차제에 담배를 끊는 아픔(?)도 감수할 움직임이다. 앞서 金장관은 지난 8월 간부회의에서 지나친 음주를 자제하고 건강을 지키자는 취지로 잔 돌리기를 자제할 것을 주문,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여성 장관으로서의 세심함을 보였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타성에 젖어 있던 음주·흡연문화가 사석에서까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장관이 일으킨 ‘혁명’이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 첫 여성 경찰서장 金康子 총경의 치안행정… 沃川 가봤더니

    ◎경관 고달프고 주민 편해졌다/훈련 강화·불시 점검/男 경관들 긴장의 나날/저녁식사는 주민들과 밥상 대화로 민원 해결/티켓다방과 전쟁선포/강인한 ‘경찰 아줌마’ “아유,할아버지들 오늘은 바빠서 아무 것도 못 사왔네요. 다음에는 수박이랑 과자랑 꼭 사들고 올께요” “도둑 잡기도 힘들텐데 뭘 사와.그저 자주 들러 주기만 하면 돼” 지난 27일 아침부터 현장을 돌며 탈옥수 申昌源 수색작전을 독려하던 충북 옥천경찰서 金康子 서장(52)은 하오 2시쯤 마침 노인정 앞을 지나치게 되자 급히 차에서 내렸다.부채로 파리를 쫓으며 무료하게 누워있던 할아버지들이 맨발로 나와 반긴 건 당연한 일. 지난 1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경찰서장으로 임명돼 화제가 됐던 金서장. 이번에는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다가서는 치안행정’을 펴 다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부임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집집마다 돌아가며 된장국, 풋고추로 저녁을 함께 하고 있다. ‘밤 늦게까지 자율학습하는 우리 딸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게 해주세요’ ‘외지 사람들이 와서 멋대로 놀고 가는 바람에 우리 금강(錦江)이 오염되고 있습니다’‘한낮에 남녀가 여관에 드나드니 아이들 보기가 부끄러워요’‘우리 남편 술좀 그만 먹게 해주세요’ 밥상 앞에서 이런 저런 바람들이 이어진다. 신기리 주민 朴鍾根씨(74)는 “서장과의 즐거운 대화에 끼려고 안 불렀는데도 기어코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있다”면서 “너도나도 자기네 집에서 식사를 하자고 해 순서를 기다릴 정도”라고 전했다. 부임 10일만에 ‘티켓다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시범적으로 4곳을 친 것도 이렇게 주민의견을 청취한 결과.金서장은 “대도시인 대전과 가까운데다 경제사정이 비교적 나은 탓인지 인구 7만의 작은 지역에 티켓다방이 무려 45곳이나 됐다”면서 “대화를 통해 하나하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확인하고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곧 ‘윤락업소 일망타진’이 마무리되면 ‘청소년 명예경찰제’를 도입할 생각이다.단순 폭력이나 절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전과자로 만들기보다는 교통정리,방범순찰 등의 보조원으로 활용,그들에게 삶의 의미를깨닫게 해주겠다는 것.또 5년 동안 서울경찰청 민원실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관내 중·고교에 ‘성폭력범죄 예방교실’을 마련,자신이 직접 강의에 나설 생각이다.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성폭력 범죄 전문가이다. 하지만 대부분 남성인 직원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태권도 3단에 특등사수로 소문난 신임 서장이 매일 무술과 사격 연습을 하라고 다그치는데다 심야에 상황실,파출소에 불시에 들이닥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곳에 온 뒤 술을 ‘끊었다’.경찰생활 27년 동안 거친 남성들과 생활하느라 폭탄주 5잔쯤은 거뜬히 마실 수 있는 ‘실력’이 쌓였지만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술 때문에 허비되는 남편들의 건강과 돈,가정생활을 고스란히 부인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주민과의 대화 때도 맥주잔을 내오는 ‘성의’를 완강하게 거절하고 자기가 사간 수박과 음료수로 대신한다. 金서장은 “여자가 잘해낼까하는 외부의 눈초리보다는 처음 부임했을 때 현수막까지 내걸며 보여줬던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치안 질서의 확립은 물론이지만 친근한 ‘경찰 아줌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유흥업소 심야영업 허용해야 하나(쟁점)

    8월1일부터 유흥업소 심야영업이 전면 허용된다.규제개혁위원회의 결정이 발표되고 난뒤 심야영업 규제철폐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자율속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과소비 조장과 청소년문제·범죄의 심화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업소 자율로/鄭宇永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부회장/규제가 불법·변태영업 양산 청소년 탈선 오히려 부추겨/공무원­업주 뒷거래도 없애 국민 역량믿고 과거 틀 깨야 ‘영업시간 규제’라는 과거의 구태가 해소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된다.규제가 시작되면서 범죄와 청소년 문제가 감소되는게 아니라 더욱 번져갔던 것을 볼 때 그 이유는 쉽게 찾아진다. 물론 시민·청소년 단체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모든 음식점이 24시간 영업을 하면 범죄와 청소년 탈선을 부추기고,과소비까지 조장할것이 아니냐는 주장일 게 분명하다.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매우 단편적이고 일차원적인 생각에 불과한 것이다. 영업시간 규제 이후 범죄와 과소비 풍조가 과연 사라졌는가.불법 심야영업을 일삼는 무허가 변태업소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고 이제는 오히려 과소비를 더욱 부추기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심야 불법·변태업소의 수가 정식허가업소보다 무려 10배에 달하는 10만여개에 이르고 있을 정도다.그렇다고 청소년 탈선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심야영업을 일삼는 불법·변태업소들은 대부분 속칭 ‘삐끼’를 동원해 호객행위를 하고 접대부의 알선을 받고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이라는 게 문제다. 영업시간 규제는 이처럼 수많은 불법·변태업소를 만들어냈고 흔들리는 청소년들에게 음성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주면서 오히려 탈선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사회단체들은 영업시간 자율화로 혹시 이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그러한 우려는 한낱 기우에 불과한 것이다.전국 제2의 유흥규모인 부산시의 경우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시는 지난 96년 8월1일,새벽 2시까지로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면서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그러나 6개월동안 한시적으로 실시한 결과 범죄와 과소비·청소년 문제 등이 오히려 감소했다.서울 이태원을 비롯해 강원 제주 대전 인천 등 많은 지방자치단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업시간 자율화는 오히려 지역간 불평등 해소 뿐만 아니라 단속 공무원들과 불법 업소간의 연계고리를 끊어 행정력 낭비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취업난이 극심한 상황에서 24시간 영업은 실직난 해소에도 상당한 도움을 가져올 것으로도 기대된다.영업시간 자율화 조치는 국민의 역량과 자질을 믿고 과거 규제의 틀을 과감히 깨뜨린 올바른 선택이다. ◎계속 규제를/辛鍾元 YMCA 시민사회개발부장/공무원 단속 의지·노력 없고 심야영업 관광활성화 의문/차분한 음주문화 조성위해 밤샘 영업 엄격히 제한해야 지난 8년여간 계속되어온 이 논란을 ‘불필요한 규제’ 철폐의 차원에서 매듭지은 결정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만 할 몇 가지가 있다.‘불가피’하게 규제를 풀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로 든 내용들에 대해서는 많은 토론과 사회적 공론 과정이 있어야 했다. 우선 불법적인 심야영업에 대해 단속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과 관련,제대로 단속할 의지도 단속노력도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관계기관이 불법 영업상황을 몰라서 단속 못한 것보다 알고도 안한 것이 많다고 보는 것이다. 관련 공무원들의 비리문제는 심야영업시간 제한 여부와는 다른 문제이다.시간제한이 없어진후 새벽에 변태영업을 한 업소를 적발하고도 이를 봐주는공무원 비리가 없겠는가? 법을 지키는 업소가 손해를 본다거나 불법 청소년고용문제가 많다는 점 등은 국가의 공적 기능이나 법치국가의 기강을 포기할 때 내세울 수 있는 논거이다. 문제는 심야영업의 제한을 ‘불필요한 규제’로 보는 정부의 시각이다.유흥업소의 영업시간을 제한해서 생산활동에 지장을 주는가? 경찰력이나 공공행정력의 소모가 있는가? 오히려 위반해도 잘 단속이 안될 뿐 아니라 적발되어도 벌금 몇 푼이면 해결된다는 인식이 위반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범죄의 문제는 심야영업시간과는 별개의 것이다.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아주 근본적인 질문 속에서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다.전국적으로 도시 전체가 휴흥·향락지대화돼 아무 곳에서나 밤새 술을 팔고 마실 수 있는 나라가 있나? 그래서 관광이 활성화되고 생산활동이 촉진되었나? 정감어린 친교와 문화가 있는 음주,여유와 나눔이 있는 여흥이면 족한 사회여야 하지 않나? 유흥지나 주택가의 구분도 없이 사생결단 식의 폭탄주가 지배하는 밤의 문화는 이제 종식되어야 할 때이다.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분들 중에 12시까지 영업해서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는 항변도 있다.이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향락화하여 유흥업의 공급과잉이 빚어낸 거품 때문이었다고 보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경제위기나 청소년·범죄 문제 등에 대한 대응책으로서가 아니라,문화와 시민의 생활을 생각하는 차분한 사회,사색이 있는 사회이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심야영업은 엄격히 제한되고 이를 사회적으로 준수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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