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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술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술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술이 너무 좋으니 마셔서 없애자.’는 등 술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술에 대한 평가가 무엇이든 술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술 소비량은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술은 소주와 맥주다.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술 소비가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면 ‘화풀이’나 ‘사교용’ 등 각종 만남에서 술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불경기에 술 소비량이 늘어나지만 지갑이 가벼워서인지 소주 증가율이 맥주 증가율을 뛰어넘는다는 수치도 나와 있다. 지난해 국내 소주 소비량은 모두 108만 1833㎘(360㎖들이 30억 509만병)로 1년사이 3.8%, 맥주는 173만 4331㎘(34억 6866만병)로 1.2% 늘었다. 불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20세 이상 성인 3500만명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주 86병, 맥주 99병을 마신 셈이다. 양으로만 따지면 맥주가 소주를 앞선다. 여러 동호회 가운데 소주면 소주, 맥주면 맥주만 찾아다니는 별난 마니아들도 있다. 이들의 별난 세계로 살짝 들어가 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뭐니뭐니 해도 소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술 동아리를 자부한다는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모임) 운영자 최경석(36·서울 송파구 송파동·인터넷마케팅)씨는 큰 부담 없이 진솔한 대화 속에 나눌 수 있는 술이 바로 소주라고 강조한다. ●“왜 술로 뭉쳤나”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그와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술을 매개로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쳐 쫓기며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편안한 이웃으로 정(情)을 나누자는 게 동호회의 취지입니다.”. 비슷한 차원에서 볼링으로 심신의 피로를 푸는 ‘망치회’와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소나무회’라는 소모임도 거느렸다. 최씨는 “지금까지 회원끼리 결혼한 커플만 해도 12쌍에 이른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술 동호회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는지…. 주변에서 ‘소사모’를 취재한다고 하니 음주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하던데요.”라고 되물었다. “천만에요. 그냥 술을 마구 마시기만 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예컨대 와인을 즐기는 모임이라면 문화적인 것처럼 여기는 인식이 잘못이지요. 그런 성격이라면 굳이 동호회까지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다시 물었다.“왜 하필 소주인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나쁘게 비쳐지지는 게 사실이고, 더군다나 소주는 독주인데 마시다 보면 동료들 사이에 더러 실수도 따르잖아요.” 이번엔 옆에 있던 소사모 회원 명현숙(31·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회사원)씨가 곧바로 맞받아쳤다. “명색이 같은 취향으로 뭉친 사람들이어서 주정한다거나 나쁜 모습을 보인 경우, 일부러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에 나타나지 않게 돼요. 또 알코올 중독의 기미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혼자 즐기는 편이랍니다.” ●“가장 ‘술’스러운 소주” 소주 동아리는 1999년 6월 첫 발을 뗐다. 당시만 해도 그냥 술 동아리는 많은데 한국의 술 하면 내놓을 수 있는 고유의 소주에 대한 모임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출범한 지 한달 만에 회원 1000명을 돌파해 스스로도 놀랐단다. 현재 정식 회원은 전국적으로 1840여명이다. 나이를 따지면 26∼50세, 직종으로는 학교 선생님에서부터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 최씨는 “어떤 사이든 ‘쐬주 한잔 어때?’라는 말이 상대방을 친근하게 여기는 정감의 표시인 데다, 부담 없는 가격에 진솔한 얘기를 나누도록 만드는 게 바로 소주”라며 웃었다. 소주 서너잔이 돌았을까 말까 할 무렵 또 다른 회원 김한수(32·서울 마포구 아현동)씨도 거들었다. “누구든지 만취는 아니고 어느 정도 술 기운이 돌 때면 솔직해집니다. 위스키와 같이 너무 독하지도 않으면서 맥주에 비해서는 약간 도수가 높은 술이라 적당한 편에 속하잖아요.” 그는 “아직도 일반적으로 직장 등에서 갖는 술자리는 거의 반강요에 의한 게 많은 듯하다.”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반드시 탈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도 “직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갔다가 어색하게 술을 마신 뒤, 편안하게 한잔 하자며 새벽에 회원끼리 연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맥주를 많이 마시다가 술자리에서 웬만큼 취하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오버’하는 버릇이 있어 소주로 술버릇을 고치려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맥주로는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소주의 경우 주량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매너’도 배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신바람나는 만남일 경우 소줏잔이 웬만큼 돌아도 걱정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손꼽았다. ●20명이 236병 거뜬히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0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서 모였을 때입니다.” 소사모 회원 20명은 낯설지만 경치가 빼어난 바닷가에서 소주 236병을 비웠다고 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무려 16시간이나 술을 들이켰다는 얘기다. “아니,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자 이들은 “티끌 만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다른 술자리에서는 어정쩡하게 놀며 묵묵히 술만 마시는 사람이 꼭 뒤탈을 낸다. 말이 곧 안주인 셈”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편한 술자리일수록 많은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술도 덜 취한다는 근거에 대해 거짓말같은 얘기도 나왔다. 체내 알코올은 10% 정도가 호흡기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란다. 음주 뒤 노래를 부르거나 심호흡을 자주 하는 것도 숙취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 빨대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도 다름 아니라 호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은 한 사람의 주량이 평균 3병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주를 잘 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뜻이 뭉쳤다 하면 그런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등 몇몇 곳에는 아예 회원들의 아지트도 생겼다고 한다. ●소주 감별에도 자신감 명씨는 “서울시내에 찍어둔 맛집만 30곳은 된다. 그런데 하루는 후배가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길래 웬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동원됐다고 하더라”면서 “특정 방송사의 맛집 지도는 어딘가 짜맞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신문의 송기원의 맛집 코너에 믿음이가 스크랩까지 한다고 거들었다. 안주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최씨는 중요한 게 있다며 끼어들었다. “보통 소주 하면 ‘진 안주’, 다시말해 국물 있는 안주가 좋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주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씹을 것이 나아요. 위장에도 물 종류만 들어가는 건 나쁘다고 하니 소주의 경우에도 들어맞지요.” 이들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각 지역마다 대표자들이 주선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전국 모임도 갖는다. 전국 8개 지역에서 유통되는 소주를 회원들이 각자 갖고 참석하는 게 흥미로운 점이다. 소사모에는 특유의 퀴즈게임이 있다. 무작위로 술잔에 부어놓고 8개 지역별 소주의 생산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맛이 공장별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맛이 다르다는 점을 진짜로 알 수 있느냐.”고 하자 명씨는 기다렸다는 듯 “이 소주는 경기도 ××시에서 생산된 제품인 것 같은데….”라더니 병을 들어 확인까지 해줬다. ●“폭탄주, 소주가 아깝다” 이들의 소주 자랑은 계속됐다. 김씨는 “2002년 신혼여행을 호주로 갔는데 소주가 수출돼 값이 국내에 비해 훨씬 높더라.”고 했고 명씨는 “일본인들은 소주를 우리들이 양주를 마실 때처럼 술집이나 음식점에 ‘키핑’도 해놓는다.”고 알려줬다. 또 최근에 와서야 업체들에 의해 브랜드로 만들어졌지만 소주의 역사는 기록상 고려 성종 때인 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게 애국심 때문’이라는 묘한 말도 꺼냈다. 외국이나 다른 주종의 경우 업체에서 홍보에 엄청난 힘을 쏟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데도 소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소사모 회원들이 말하는 ‘술 빨리 깨는 방법’이 아주 흥미롭다. ‘속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토한다,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간다, 술 한잔에 안주 한 점, 한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차수를 변경해도 절대 섞어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시기 전에 꼭 식사를 한다.’는 내용이다. 술로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도 한번쯤 짚어 볼 만하다. 두통과 속쓰림에는 식초 생강차를 권한다.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4∼5일 정도 절여 뒀다가,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이 생강을 2∼3조각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적당량의 벌꿀을 섞어 마시면 된다. 숙취가 남아 있어 몸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면 매실차를 마신다. 매실을 구워 놓았다가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잘 으깬 다음에 마시면 좋단다. 시금치로 만든 주스도 숙취해소에 ‘딱’이라는 점도 참고사항이다. 녹차도 잎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맥주밖엔 난 몰라! ‘소사모’와 달리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없어 안타까운 나머지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모임도 있다. 홈 브루어리(Home brewery·자가양조 맥주) 모임 ‘맥주 만들기 동호회’(맥만동)이 그것이다.2002 월드컵축구대회 무렵 발족해 현재 정회원이 전국에 400여명이다. 그러나 실제 모임에 참여하지 않을 따름이지 자가 양조를 즐기는 인구는 1만 4000여명이나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하우스 맥주’나 집에서 만든 맥주를 돌아가며 맛보기 위해 끼리끼리 모여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맥주집에서 맥만동 회원 6명을 만났다. 회원 최원규(3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회사원)씨는 “독일로 출장 갔다가 마신 맥주 맛에 빠졌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수소문 끝에 동호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맥주는 종류를 따지면 100가지도 넘는데 입맛에 맞는 맥주의 세계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고, 시중에서는 가격이 비싸 거품을 빼자니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을 택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모임이 있을 때마다 달려온다는 사아랑(34)씨는 “원래 소주파였는데 친구와 우연히 다른 종류의 하우스 맥주를 마신 뒤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맥만동에 가입했다.”면서 “회원들은 맥주 만들기에 쓰는 발효통 3∼5개에 원액캔과 영업용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들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미국식 라이트 맥주는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맥주의 맛을 빼앗아 버린 술이라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맥주 만들기는 기구소독→원액 녹이기→원액 끓이기→1·2차 발효 과정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초보자들이 학습용으로 쓸 수 있는 ‘홈 브루어리’ 세트를 판매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맥만동 역시 맥주를 만드는 정보를 주고 받으며 건전한 음주문화 가꾸기에 힘쓰는 것은 소사모와 같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성강옥(44·여)씨는 “지난달 28일 집에서 남편 등 회원 17명이 모임을 가졌는데 맥주 20ℓ를 만들어 오후 7시부터 7시간이나 이어졌다.”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웃처럼 많은 대화을 나누고, 즐기는 새로운 음주문화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술을 섞어 마시면 한꺼번에 두가지 물질을 분해하는 데 부담을 갖는 인체의 특성상 폭탄주는 금물”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만들어 마시다 보니 생강, 인삼, 계피, 심지어 고춧가루를 넣은 맥주 등 다양한 실험까지 가능해져 회원들과 나누어 마시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공의 적2’ 모델된 심재륜 전 고검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공공의 적2’ 모델된 심재륜 전 고검장

    사건의 서곡은 ‘석양의 폭탄주’에서 시작됐다. 무림의 고수들이 만났다. 전직 고검장 출신의 검객(檢客)과 스크린의 마술사. 술잔을 거푸 들이킨다. 시계바늘을 돌린다. 고민에 빠진다. 마침내 생각의 나무, 그 뿌리에서 뭔가 나온다. 느낌표와 마침표. 마술사가 무릎을 탁 친다. 얼마후 영화 ‘실미도’가 개봉됐다.1000만 관객을 훌쩍 돌파했다. 아무도 예상못했다. 사람들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이라고 했다. 사건은 계속됐다.‘공공의 적’이라는 이름으로. 심재륜(61) 전 고검장. 늘 따라붙는 수식어만 해도 간단치 않다.‘항명파동1호 검사’‘조폭과의 전쟁’‘현직 대통령 아들 구속’‘한보사건’‘장영자 어음사기사건’. 또 있다.“검찰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대통령 책임이오.”라는 직격탄을 날린 통제불능의 사나이. 우리나라 검찰수사의 대표적 ‘강력통’이며 ‘특수통’이다. 별명은 ‘심통’이다. 고집이 센 데다 성이 ‘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다름아닌 대박을 조언하는 ‘영화 코치’라는 점이다. 그렇다. 강우석 감독작품인 ‘실미도’와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적극적인 자문역할로 대형사고(?)를 터뜨렸다. 영화 ‘실미도’에서는 실미도 사건 의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심 전 고검장은 사건 당시 인천시 부평의 특전사에서 군법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사건이 나던 날인 주말 오후, 외출을 나가던 중 불과 몇십미터 지근거리에서 실미도를 탈출한 병력의 차량을 목격하게 됐다. 아울러 군병력과의 총격전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때문에 정래혁 국방장관이 발표한 ‘무장공비’ 운운은 믿지도 않았다. 최근에 개봉된 ‘공공의 적2’에서는 사실상 전편에 걸쳐 자문역할을 했다. 이 영화에는 꼴통검사(설경구)에서 검사장까지 등장한다. 영화의 주인공이 검사라는 점도 최초이지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내부를 처음으로 공개한 것도 심 전 고검장의 역할이 컸다. 특히 영화의 주된 흐름인 사학재단의 비리를 파헤치는 것과 조폭검거 등의 장면에서는 그의 냄새가 풀풀 난다. ●실미도 등 강우석감독 영화 자문 서울 서초동의 ‘심재륜 변호사 사무실’에서 심 전 고검장을 만났다. 최근 개봉된 영화 ‘공공의 적2’에 대한 얘기가 가장 먼저 나왔다. “원래 ‘공공의 적’이란 해방직후에 등장한 단어지요. 좌익쪽에서는 ‘인민의 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현대적 개념의 공공의 적은 사회전체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 즉 사회적으로 타도해야 할 대상을 말하지요. 영화 시사회를 봤는데 강우석 감독이 스토리구성을 잘한 것 같아요. 관객 500만명은 족히 넘지 않을까요.(웃음)” 강우석 감독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궁금했다. 강 감독은 평소 “심 전 고검장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표현을 자주해왔다. 이에 심 전 고검장은 “항명파동 직후 (자신은) 정부와는 부정적 이미지였지만 강 감독은 (영화사의)고문을 맡아달라고 선뜻 제의해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폭탄주를 마시며 서로 더욱 친해졌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실미도 사건 때의 현장목격담,‘공의 적1,2’를 제작할 때 강력부장과 중수부장 시절의 경험담 등을 많이 들려주었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공공의 적2’에 등장하는 꼴통검사와 강력부장은 심 전 고검장의 모델이냐고 물었다. 그는 “(내가)초대 강력부장 출신이다. 그렇게 봐도 틀린 것은 아니다.”며 웃었다. 또 강 감독뿐만 아니라 설경구 등 제작진들과도 여러차례 저녁자리를 가지면서 조언을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쓴 작가도 검사장의 태도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심 전 고검장은 술자리에서 강 감독을 ‘강간독’으로, 설경구를 ‘경구피임약’이라고 농이 섞인 별명을 지어주었다며 웃었다. 어느정도 친하게 지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폭탄주는 가득 채워야 부정부패가 없거든요. 칠부니 팔부니 하면 형평성이 어긋납니다. 술자리에선 선배와 후배를 평등하게 대접해야 합니다. 또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시기 때문에 탁자 밑에 쏟지 못하지요. 폭탄주는 투명하고 정직합니다.” 그는 “폭탄주를 마시고 2차 술자리를 하게 되면 주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1차에서 끝내도록 권유한다.”고 말했다. 폭탄주가 널리 보급된 것은 85년 이후이며 원조는 박희태 의원이라고 귀띔했다. ●개혁은 기본과 근간 흔들지 말아야 이번에는 사법개혁에 관한 질문을 했다. 그는 ‘개혁’이라는 말은 위정자들이 합리화하기 위한 단어에 불과하다고 전제했다. 아울러 개혁에는 ‘제도개혁’과 ‘인적개혁’이 있지만 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개혁을 하려면 기본과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장기간 실험을 거치면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법시험은 소수의 합격자들만을 일생동안 편하게 지내게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해방이후 오늘날까지 국가가 버틸 수 있는 지주대로써의 역할을 해온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들어 1년에 1000여명씩 법조인이 양산되다보니 선비정신이 갈수록 퇴색되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가 사법시험을 치를 때는 달랑 5명만 뽑았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플리바게닝 도입과 관련, 그는 “우리나라 법체계상 정당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면서 “배신논리가 법으로 보장받아서는 안 된다. 동양적 윤리로 볼 때 아들이 아버지를 배신하는 꼴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종철고문 조작 등 대형사건 지휘 그는 1944년 1월 충북 옥천 읍내에서 4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그가 두 살 때 세상을 떠났다. 선친은 교장으로 퇴임한 교육자였다. 그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대전에서 보냈다. 대전중학에서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가 2학기때 보험회사에 취직한 형을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 상경후 그는 동성중학을 졸업한 뒤 서울고에 진학했다.5·16의 영향으로 62년 서울대 법대를 진학할 때 정원이 300명에서 160명으로 줄어들어 더욱 좁은문을 통과했다. 졸업 이듬해에 제7회 사법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했다. 연수과정인 서울대 사법대학원은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1972년 정식으로 서울지검 검사로 발령받아 1993년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우리 사회의 굵직굵직한 사건을 다뤘다. 박종철군 고문치사 은폐조작사건, 비행선 부정도입사건, 오대양집단자살사건, 부산 초원복집사건도 그가 진두지휘한 사건이었다. 이밖에도, 서방파의 두목 김태촌씨,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씨,OB파의 두목 이동재씨를 비롯한 폭력조직 3대 패밀리를 소탕한 것도 그였다. 그는 1978년 서른네살 때 결혼했다. 주례는 민복기 대법원장이 맡았다. 신부는 큰 누님 친구의 딸인 공혜경(55)씨.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며 10년간 한양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심 전 고검장은 음악과 미술도 좋아하고 촌철살인의 농담실력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 지난 2002년 33기 사법연수원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의 투명성과 인자함,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성격 등이 각인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소외되고 억울한 편린들을 많이 봅니다. 인간생명의 존중함, 신체의 자유 등에 대해 새삼 배우고 반성하고 있지요.” 검찰생활 30년, 그는 “수사는 한마디로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후배검사들에게 ▲피의자를 굴복시키지 말고 ▲조그마한 절차는 상사에게 양보하고 ▲외압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속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으며 ▲집착하거나 너무 서둘러서도 안된다는 등의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좌우명은 思無邪/德不孤必有隣/和而不同이다. 즉 생각함에 사악함이 없고, 덕을 베풀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또한 화합하되 뇌동하지 않아야 한다의 뜻이다. ■ 그가 걸어온 길 ▲1944년 충북 옥천 출생 ▲1962년 서울고등학교 졸업 ▲66년 서울대법대 졸업 ▲67년 제7회 사시합격(차석) ▲69년∼72년 육군법무관(대위) ▲69년 서울대법대 대학원 졸업 ▲72년 서울지검 검사 ▲82년 밀양지청장 ▲90년 서울지검 강력부장 ▲92년 서울지검 3차장 검사 ▲93년 대검 강력부장 ▲94년∼97년 대전·광주·인천지검 검사장 ▲97년 대검 중앙수사부장, 대구고검 검사장 ▲2001년 대검 고검장(본부근무) ▲2001년 부산고검 검사장▲2002년∼변호사심재륜법률사무소 ■ 저서=사법대학원제도와 운영 km@seoul.co.kr
  • 국내 자동차 4社 CEO ‘경영능력 시험대’에

    국내 자동차 4社 CEO ‘경영능력 시험대’에

    국내 자동차업계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가 ‘나홀로 뚝배기’ 대(對) ‘외국인 트로이카’ 체제로 재편됐다. 그야말로 국적없는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CEO들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쌍용차, 대표이사에 중국인 중국 상하이기차집단고분유한공사는 27일 쌍용자동차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인수대금 5900억원(지분율 48.9%)을 채권단에 지불해 쌍용차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로써 쌍용차는 5년여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고 상하이기차집단의 계열사로 새 출발하게 됐다. 경영진도 새로 꾸렸다.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장쯔웨이(蔣志偉·58) 상하이기차집단 부총재를 새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소진관 현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됐다.‘장-소’ 2인 대표이사 체제이지만 소 대표는 대외행사 등에 주력하고, 주주 대표로서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장 대표 몫이어서 실질적인 대표는 후자인 셈이다. ●MK “어차피 경쟁상대는 세계” 쌍용차가 중국인 대표를 추가 영입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계의 CEO는 현대·기아차 정몽구(MK·67) 회장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두 외국인이 석권했다.GM대우차(미국 GM그룹 계열)는 닉 라일리 사장(56)이, 르노삼성차(프랑스 르노그룹 계열)는 제롬 스톨 사장(51)이 포진해 있다. 외국인 트로이카에 둘러싸인 정 회장측은 “어차피 현대·기아차의 경쟁상대는 세계인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 “그러나 토종 기업으로서 뚝배기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품질경영을 통해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만큼 확실하게 다지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 고유의 문화와 사람들의 성향을 본능적으로 읽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외국인 CEO들이 이같은 흐름을 얼마나 세심하게 읽어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 속으로 파고드는 외국인 CEO들의 ‘내공’도 만만찮다. 라일리 GM대우 사장은 TV광고에 직접 출연, 푸근한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주었다. 폭탄주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소 딱딱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스톨 르노삼성 사장도 불쑥 터지는 유머감각을 앞세워 고객층을 파고들고 있다. 장쯔웨이 쌍용 대표도 취임하기가 무섭게 “통합 100일 프로그램 가동”을 선언했다. 상하이기차집단과 쌍용차의 생산·판매 및 연구개발(R&D) 능력과 두 나라의 문화를 통합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005 이사람 주목하라] ③현대자동차 이문수 부사장

    [2005 이사람 주목하라] ③현대자동차 이문수 부사장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 50.3%를 기록했다.50%를 넘어선 것은 1995년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2001년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던 시장점유율이 ‘장사꾼에게 잔인한 해’였다던 지난해에 강하게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7월 긴급투입된 ‘내수 사령탑’ 이문수(57)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의 힘이다. 올해 그에게 부여된 임무는 세 가지.▲손실률 3%대를 유지하면서 ▲차를 61만대 팔아 ▲2년 연속 시장점유율 50%를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영업의 귀재라는 이 부사장이지만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는 게 현대차 내부의 솔직한 얘기다. 이 부사장은 “두고 보라.”며 웃었다. 그가 임무수행에 성공하면 침체된 자동차 내수시장은 물론 전체 소비시장에도 활력이 기대된다. 이 부사장의 복안은 ‘평생고객관리’ 서비스. 차를 산 순간부터 새 차로 바꾸거나 폐차할 때까지 알아서 정비해주고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일본 혼다차 사례연구가 끝나는 대로 이르면 2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의 새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혁신’과도 맥이 닿는다. 여기에 올해 출시예정인 신차 3종(그랜저·베르나·싼타페)과 지난해 출시된 쏘나타·투싼을 좌우측 공격수로 내세울 작정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릴까. 이 부사장은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면 된다.”고 했다.“문제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느슨함에 있다.”고도 했다. 그가 새해 연휴에 셔터가 굳게 닫힌 현대차 대리점을 보고 불같이 화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외제차 대리점들은 다들 문을 활짝 열어 놓았습디다. 내수가 어렵다고 한숨들은 쉬면서 이렇게 풀어져서야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이른바 운동권(고려대) 출신으로 대기업에 입사해 말단 샐러리맨에서 사령관에 오른 그다.1980년대말 만년 꼴찌이던 지점(여의도)을 지점장 취임 이듬해에 전국 1등으로 올려놓기도 했다.“노력하면 된다.”는 말에 실리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금도 “고객을 만나는 것은 일선직원들이고 그 직원을 신나게 하는 것은 상사의 몫”이라며 틈만 나면 영업점을 찾아 폭탄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본지 ‘술자리 女 vs 男 워스트 5’ 조사] 추근대는 男·오버하는 女 ‘꼴불견’

    [본지 ‘술자리 女 vs 男 워스트 5’ 조사] 추근대는 男·오버하는 女 ‘꼴불견’

    해마다 돌아오는 연말·연시가 악몽같다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다 보면 과음이 뒤따르게 마련이고, 결국 피로와 숙취에 젖은 심신만 남을 뿐이다. 연말 무사히 ‘생존’했다고 해도 시무식이 끝나면 다시 회식이 기다린다. 직장의 술자리는 업무의 연장이라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실종된 술자리라면 그 자체로 스트레스다. 서울신문은 빙그레, 동원F&B, 해태제과, 한국야구르트,CJ, 웅진식품, 서울우유 등 7개 기업 남녀 직장인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이 말하는 술자리 ‘여 대 남(女 vs 男)’ 워스트 5를 선정했다. 여성은 술을 강요하는 남자를, 남성은 술을 못먹는 여자를 최악으로 뽑아 너무나도 상반된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女 “이런 남자 싫다” 2년차 직장인 한모(27·여)씨는 회식자리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술자리의 분위기를 틈타 은근슬쩍 어깨에 손을 얹거나 바짝 다가앉아 스킨십을 시도하는 상사나 동료들 때문이다. 불쾌하지만 분위기 좋은 술자리에서 정색하고 화를 낼 수도 없어 속앓이만 한다. 여성들이 지적한 최악의 술자리 유형도 ‘은근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남성’으로 나타났다. 복수 응답자 49명 가운데 13명이나 이를 꼽았다. 친밀감으로 포장됐지만 여성들에게는 성희롱에 가깝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워스트 2위는 욕설이나 험담, 폭언 등 말을 함부로 하는 남자다.3위는 노래방에서 블루스를 강요하거나 추근대는 남자다. 만취해 시비거는 남자와 술을 강요하는 남자도 여성들에게는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상대로 뽑혔다. 이 밖에 술자리에서 군기잡는 남자, 말 안하고 술만 먹거나 술을 버리는 남자, 택시비를 안주는 남자 등도 기피 대상이라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男 “이런 여자 싫다.” 남성이 뽑은 최악의 여성은 ‘일편단심 못먹어요형’이다. 또 술은 먹지 않고 안주만 집어 먹는 여성도 남자들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2위는 만취해 울거나 시비를 거는 여자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공주형’ 여자도 남성들이 싫어하는 상대였다. 평소와 달리 연약한 척하거나 상사에게 애교를 부리는 여성, 자기 자랑이나 남자친구를 자랑하는 것도 꼴불견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술자리 내내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여자도 남성들의 원성을 샀다. 소수 의견으로 1차에서 사라지는 여자, 술자리가 끝났는데 뒤늦게 발동걸려 더 먹자는 여자, 눈치없이 3차까지 남는 여성도 기피 대상이다. ●남녀 ‘음주 강요형 상사’가 1위 술을 강권하는 직장 상사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기피 대상이었다. 남녀 직장인 모두에게 최악의 상사 1위는 직급으로 압박하며 음주를 강요하는 형이 뽑혔다. 술자리에서조차 시종일관 업무 이야기를 하거나 잔소리, 부하 직원을 나무라는 ‘초지일관 업무형’상사도 ‘밥맛없다.’는 사람이 많았다. 여성 2위, 남성 3위를 기록했다. “우리에게 끝이란 없다. 동틀 때까지 고(go)”를 외치는 ‘먹고 죽자형’상사도 직원들에게 문제아로 지적됐다. 또 혼자서만 이미 했던 이야기를 또하는 스타일의 ‘네버앤딩스토리형’ 상사도 기피 대상이 됐다. 여성들은 남자와 달리 기름기나 고추가루가 묻은 술잔을 마구 돌리는 비위생형 상사도 싫어했다. 이 밖에 돌아가며 소감을 발표하게 하는 상사, 자신의 집 근처에서 술자리를 벌이거나 집까지 바래다 줄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상사, 술자리에서 잘 지내자고 하고는 다음날 ‘갈구는’ 상사, 부하 직원을 머슴부리듯 심부름 시키는 상사 등 재미난 의견도 많았다. ●술자리에서 먼저 사라지는 후배가 최악 남성과 여성 모두 온갖 핑계를 대며 술자리에서 빠지거나 먼저 사라지는 ‘뺀질이형’직장 후배를 최악으로 꼽았다.3차 가자고 분위기만 띄우고는 사라지는 후배도 원성의 대상이 됐다. 여성은 분위기 못 맞추는 ‘목석형’ 후배가 1위였다. 또 술에 취해 울면서 “저 정말 서운했어요.”라고 대책없이 눈물을 떨구거나 만취해 날뛰는 후배 등 ‘오버형’도 선배들에게 기피 인물로 찍히는 지름길이었다. 여성들은 술자리에서 친한 척 반말을 하는 후배를, 남성들은 상사에게 아부하는 후배를 싫어했다. 술자리에서 고기굽는 임무를 선배에게 떠맡기면서 술도 안 따라주는 후배 역시 경계 대상이었다. 이 밖에 비싼 안주만 시키는 후배, 폭탄주 먹자고 나서는 후배, 술자리 내내 지루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 후배도 꼴불견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안동환 홍희경기자 sunstory@seoul.co.kr ■노래방 워스트 5-우울한 노래로 분위기 깨는 사람 ‘음주가무’가 망라되는 송년회의 피날레는 노래방이 장식하게 마련이다. 직장인들은 노래방에서도 지켜야 할 예의와 규칙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원 F&B의 1년차 사원 김성희(26·여)씨는 입사 초기에 대학시절 애창곡을 부르던 도중 동료가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며 ‘취소’버튼을 눌러 당황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김씨는 “단호하게 노래를 끊어버리는 동료가 야속했지만, 요즘에는 혼자 분위기 잡는 사람들이 있으면 흥이 깨진다.”고 변화한 취향을 설명했다. 김씨는 왁스의 ‘오빠’와 장윤정의 ‘어머나’를 맹연습해 송년회에서 히트를 쳤다. 직장인들이 꼽은 ‘노래방 기피대상’ 1위 역시 우울한 노래로 분위기 깨는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이 노래하고 있는데도 마이크를 놓지 않는 사람이 그 뒤를 이었다. 발라드만 골라 부르면서 블루스 추자고 하는 남성이 싫다는 여성 응답자도 47명 가운데 15명으로 전체 기피대상 순위 3위에 올랐다. 다른 사람이 1절을 끝내자 꺼버리고 자기 노래 하는 사람, 노래방 예약시간이 끝날 만하면 카운터로 달려 나가 시간을 연장하는 사람이 각각 4,5위에 올랐다. 남성들은 이밖에 발라드에 취해 우는 여성, 끝까지 빼면서 노래 안부르는 여성을 노래방 꼴불견으로 꼽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39)제2도약 위한 힘찬 날갯짓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삶과 경영이야기] (39)제2도약 위한 힘찬 날갯짓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아시아나항공은 ‘쌍팔(88)둥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태동해 그해 말 첫 취항의 기쁨을 누렸다. 올해로 16년이 됐다. 그동안 국내 항공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던 대한항공에 밀려 혹독한 설움을 당하다 지금은 경쟁업체와 어깨를 겨눌 정도로 급성장한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의 어제와 오늘은 박찬법(朴贊法·59) 사장이 남모르게 흘린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시아나의 발자취에는 그의 채취와 정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내 아시아나빌딩 4층 집무실에서 만난 박 사장에게 대뜸 말단 직원에서 전문경영인이 된 숨은 비결이 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비결은 없지만, 이유는 있죠.”그러면서 “훌륭한 최고경영자(CEO)의 귀감을 따르다 보니 사람들이 저더러 CEO라고 부르데요.”라며 내공(內功)의 일단을 소개했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 창밖으로 쉴 새 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의 소음이 항공업계의 생존 몸부림을 웅변하고 있는 듯했다. ●아시아나 식구가 되다 박 사장이 아시아나와 인연을 맺은 것은 90년 1월. 그 전에는 ㈜금호에서 줄곧 수출업무를 담당했다. 첫 보직은 영업운송담당 이사. 당시에는 아시아나가 국내선 몇 군데만 운항하고 있던 터라 그룹에서 그를 국제선 취항 준비 총괄 임원으로 발탁한 것이다. 새 보직을 받은 지 열흘 만에 첫 정기편 국제선인 서울∼도쿄 노선을 취항시키면서 아시아나항공 영업체계의 골간을 만드는 일에 본격 뛰어들었다. 생소하고 힘든 일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항공운수업은 오케스트라 지휘와 같아서 비행기 좌석 하나에 한 명의 손님을 모시기 위해서는 조종사, 정비, 기내서비스, 예약, 발권, 공항서비스, 화물, 기내음식(케이터링), 영업, 일반 지원 등 여러 부문의 일들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가능하다. 그게 제대로 안 되면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이 고객서비스가 형편 없는 항공사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후발주자의 설움이었다. 이런 일화가 있다.92년 뉴욕 취항을 앞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교민을 상대로 대리점망을 구축할 때였다. 뉴욕 내 교민시장의 60%를 점유하는 5대 메이저 여행사와 접촉해 우여곡절 끝에 대리점 계약을 맺기로 했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뉴욕 취항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이 여행사들이 느닷없이 아시아나와의 대리점 계약을 포기하겠다는 연락을 해 왔다. 청천벽력이었다. 주저앉고 싶은 심정을 가다듬고 심야대책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중소 여행사를 모집해 대리점으로 키워 나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말하자면 정면돌파였다. 주위의 우려도 컸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잘된 일이었다. 특정 항공사만 이용하던 고객들이 새 항공사가 내건 신선한 서비스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경쟁 항공사의 독점적인 시장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2001년 3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금은 신규노선·증편 등으로 미국 일본 등 전세계 17개국 54개 도시 64개 노선에 취항, 세계적인 항공사로 부상하고 있다. ●원래는 잡동사니 팔이가 본업 사실 그는 수출업무로 잔뼈가 굵은 장사꾼이었다. 대학(경희대 정치외교학과)을 나온 뒤 67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어에 입사했다. 당시는 ‘수출입국’이 국가적 슬로건이어서 상품 수출의 전선에서 일하는 사람이 국가 유공자처럼 대접받던 시절이었다. 대학을 졸업해도 버젓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을 때여서 취업과 함께 겁없이, 신나게 뛰어다녔다. 하지만 하기 좋은 말로 무역이라고들 했지만, 사실은 만물상 가게나 다름없었다. 수출 상품중에는 ‘볏짚머리(브러시)’도 있었고,‘아귀(생선)’도 팔았다.“한번은 친지 한 분이 ‘자네 종합상사에 근무한다는데 뭘 수출하느냐.’”고 물어오기에 “뭘 수출 안 하는지 한번 물어봐 주시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비즈니스의 외길 인생은 험난하고 고달팠지만, 보람찬 날들이 더 많았다.75년 이란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본사에서 느닷없이 전문이 날아 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 있는 모씨가 철근 1만t을 구매하려고 하니 그곳으로 가 수주해 오라는 내용이었다. 비자를 발급받으려다 보니 이슬람교도의 라마단 기간이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자면 몇개월이 걸릴 판이었다. 이곳저곳 찾아다녔으나 허사였다.‘궁즉통(窮卽通)’이라고 했던가. 낙담해 돌아오는 길에 호텔 카운터 직원에게 푸념을 털어 놓았더니 자신이 항공사 기장과 잘 알고 있다며 무비자로 제다행 비행기를 태워 줬다. 중간기착지인 리야드에서 불법입국으로 체포돼 혼쭐이 나긴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2500만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 짜릿함은 무역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었다. 잊지 못할 일들도 적지 않다.70년대 후반 기독교 민병대와 회교 민병대간의 교전이 치열했던 레바논의 베이루트 시내에서 주재원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자칫 폭탄테러를 당할 뻔했던 일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성공, 비결은 없고 이유는 있다 외형적인 화려함 뒤에 아쉽고, 힘든 때도 있었다. 그는 45년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서 중고등학교 교사, 금융조합(농협) 이사 등을 지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 2남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시골이었지만 그나마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6·25전쟁이 발발했던 50년 세상을 떠난 뒤로는 가세가 기울어 어머니가 보따리장사를 해야 했다.‘배워야 산다’는 어머니의 지극한 교육열 덕분에 서울로 올라와 배재고를 다녔다. 학자로서의 꿈을 갖고 야심만만하게 두드렸던 서울대 상대는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인생에서 첫 좌절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좌절은 성공을 위한 밑천이었다. 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그는 좌절의 굴레를 벗어던졌다. 언젠가 후배가 자신에게 성공비결이 뭐냐고 묻기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나에게 비결은 없고, 이유는 있다. 그것은 내가 서울대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오너의 그것과는 달라 그를 가까이서 접해 본 사람은 따스한 품성을 지닌 휴머니스트로 부른다. 언제나 인간애와 합리성을 모든 일의 원칙으로 삼고, 이를 철저히 지켜 나가려고 애쓴다. 어찌보면 그저 두루뭉술하게 감성과 화합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그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다르다고 믿는 사람이다. 오너에게는 구조적 카리스마가 있지만, 전문경영인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한다.“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아랫사람과 윗사람에 대한 설득이 합리적이어야 가능합니다. 합리적 근거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남을 판단케 할 능력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자는 논리로 가능하지만, 후자는 감동이 있어야 됩니다.” 그는 직급이 낮을 때나 지금이나 윗사람·아랫사람과 얼굴을 붉힌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순리와 합리에 따라 건의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적이 없었고, 또 잘못됐다고 지적하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직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패트롤 미팅’(경영진과 노조간부의 정기적인 만남)을,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오픈 플라자’(자유토론) 등의 아이디어를 낸 것도 그만의 노하우다. 2001년말부터 무분규라는 ‘아름다운 노사문화’가 생겨난 것은 이 덕분이다. 그래서 그는 감성과 합리를 조화한 ‘퓨전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젊은이들이 찾는 기업 만들기 그에게는 작지만 원대한 꿈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취업선호도 1위의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고 말한다.“항공업계에는 ‘규정집을 불태우라.’는 말이 회자됩니다.‘고객이 곧 규정’이라는 얘기죠. 고객 입장에서 조직을 되돌아보는 고객만족 지향의 태도가 그것입니다.” “우리나라 인근에는 인구 13억명과 1억 2000만명을 둔 중국과 일본이 있다는 것은 항공수요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는 그는 “동북아 허브시대를 맞아 아시아나가 그 중심에 설 날이 멀지 않았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환한 미소로 대신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박찬법 사장은 박찬법 사장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아침밥은 거르지 않고 챙겨 먹고 6시쯤이면 회사에 나와 있다.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본인 스스로 ‘나를 키운 것은 80%가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벌레.24시간 가운데 잠자는 시간 빼고는 ‘스트레스를 받는다’(일한다)고 한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좋아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하면 반드시 보답이 뒤따른다는 자신의 경험칙과 너무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는 것. 대신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8시30분 이전에는 귀가한다. 아들·딸이 모두 결혼해 부인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임에서 폭탄주 1∼2잔은 사양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주로 골프를 즐긴다. 핸디는 10개 안팎.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무분규 등의 영향으로 올해 매출액 3조원에, 당기순이익 232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박 사장의 포부다.
  • [보건소 탐방-서울 동대문구] 음주문화 개선 앞장

    [보건소 탐방-서울 동대문구] 음주문화 개선 앞장

    “사망원인 1위, 사고원인 1위, 범죄원인 1위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최근까지도 이름 석자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사조차 ‘폭탄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지만 고치기 쉽지 않은 게 술 마시는 습관이다. 서울 동대문구보건소는 그동안 우리네 식생활습관 가운데서도 귀가 따가울 정도로 지적돼 왔지만 진척이 없는 ‘올바른 음주문화 가꾸기’ 운동을 체계적으로 펼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거절 못하는 분위기가 가장 큰 음주원인 동대문구보건소가 음주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음주에 대해 통상 알려진 것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음주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기에 앞서 기초자료로 삼기 위해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전문기관에 의뢰해놓은 구체적 분석결과가 나오면 음주예방 프로그램을 38만 전 구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15세 이상 38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술을 마시는 사람은 56%인 2154명이었다. 술을 끊은 상태는 208명(5.4%),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응답은 1265명(32.9%)으로 나타났다. 특히 술을 마시게 되는 상황에 대한 복수응답 설문엔 ‘술 광고나 드라마에서 음주장면을 보고’(1.6%) 보다는 ‘친구나 직장동료와 함께 있을 때’(60.3%)와 ‘집안모임이나 행사 때’(59.9%)가 월등히 많아 음주가 주로 개인적 선택이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 거절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는 절주(節酒)를 못하는 이유로 ‘주변에서 자꾸 술을 권해서’(39%),‘업무나 직업상 불가피하게’(21.1%),‘스트레스 해소방법이 없어서’(18.2%)를 꼽아 음주문화 바로잡기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습관보다는 집단에 호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일러줬다. 음주시작 연령은 20대가 56%로 가장 많았으나 10대도 25.6%나 차지해 어려서부터 올바른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교육이 매우 절실하다는 점을 일깨우는 잣대가 됐다. ●맥주 250cc·소주 한잔은 심장에 도움 동대문구보건소는 ‘술 생각 나신다고요?오늘 친구와 중랑천 둔치를 걷는 건 어떨까요?’ 등의 글이 적힌 스티커 1만여장을 제작, 관내 음식업소 2775곳 등 다중이용시설 중심으로 대거 부착하기도 했다.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자는 식으로 하는 구식 캠페인에서도 벗어나 효율적인 운동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심장에 도움이 되는 음주량은 맥주 250㏄ 한잔, 소주 한잔, 또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주량은 맥주 3잔, 소주 3잔입니다.’라는 식이다. 노인 등 주민들이 제대로 된 여가생활을 즐김으로써 음주에 기울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따라서 사회복지 등 다른 부서와 협조, 언뜻 보기에는 보건소와 연결되지 않는 분야까지 감안한 ‘전방위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술잔 돌리지 맙시다” 제대로 된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첫 사업으로는 ‘술을 권하지도, 술잔을 돌리지도 말자.’는 운동을 편다. 이같은 종합대책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에서 문충실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본청 환경위생과 및 지역경제과를 비롯해 실무부서 과장, 직능단체 대표 등 14명을 위원으로 한 지역보건의료계획심의위원회도 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길섶에서] 면벽 달리기/이목희 논설위원

    지난 여름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러닝머신에서 20분 남짓 걷는다. 초단위로 숫자가 올라가는 계기판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때론 20분도 굉장히 길게 느껴진다.“정신건강에 오히려 나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10분만에 내려오곤 했다. 앉았다 하면 십수잔의 폭탄주를 마시는 방송기자 선배가 있었다.“A선배는 오늘 불참”이라고 고지해야 출입기자 회식이 성사됐다. 그러면 선배는 “다른 약속이 펑크나서….”라며 중간에 불쑥 나타나 폭탄주를 돌렸다. 그 선배는 독특한 건강법을 갖고 있었다.1년에 한달 정도는 술을 한모금도 안 마신다. 간 상태가 아기 때로 돌아가 열한달 을 무리해도 괜찮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 비법은 목욕탕에서 면벽한 채 1시간 이상 뛰는 것이다. 벽에 머리가 부딪힐까 걱정될 정도였다. 러닝머신에서 열심히 뛰는 동료에게 ‘면벽 달리기’가 답답하지 않으냐고 자문을 구했다. 그는 “창밖 먼곳을 보며 기분좋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과의 인연,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보람있게 보낼까를 머릿속에 그리며 음악에 맞춰 달리면 1시간쯤은 금방 지나간다는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삼성 이건희 회장 콘서트 깜짝 관람

    ‘최고의 경영인과 최고 대중음악가의 만남?’ 삼성은 12일 이건희 회장이 부인 홍라희씨와 함께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이순동 부사장 등 구조조정본부 경영진과 부부동반으로 지난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 ‘지울 수 없는 꿈’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그룹이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이룩할 수 있도록 전략적 뒷받침을 해 온 구조본 경영진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연말 문화행사였다.”면서 “21세기는 소프트 경쟁력의 시대라고 강조해 온 이 회장이 한국의 대중문화를 이끌어오고 있는 조용필씨의 콘서트를 선정해 관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성 관계자는 “조용필씨는 최근 산업계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한류’의 선두 주자이자 우리 가요계의 역사와 기록을 만들어 온 대표적 음악가”라면서 “한국 재계의 대표격인 이 회장과 삼성 경영진이 그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과 조용필은 각종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가장 호감 가는’ 기업인과 연예인에 나란히 선정돼 왔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추석때는 삼성그룹 전 계열사 임원과 부장급 직원 5300여명에게 건강다큐멘터리 ‘생로병사의 비밀’ DVD타이틀을 선물하고 직원들에게 ‘폭탄주’ 대신 와인을 권유하는 등 ‘직장 문화 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위스키·소주·맥주 한잔 취하는건 비슷

    위스키·소주·맥주 한잔 취하는건 비슷

    술은 적당히 마셔야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술을 마시다 보면 분위기에 끌려 취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알코올이 많은 술이 빨리, 그리고 많이 취한다. 맥주보다 소주가, 소주보다 위스키가 빨리 취한다. 그러나 그런 술도 잔 수로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위스키를 위스키잔으로, 소주를 소주잔으로, 맥주를 맥주잔으로 같은 횟수를 마시면 취하는 정도가 비슷하다. 위스키잔의 경우 용량이 보통 35㎖, 소주잔은 60㎖, 맥주잔은 250㎖ 정도여서 한 잔에 든 알코올 총량은 별 차이가 없어 위스키 10잔이나 맥주 10잔이나 취하는 정도는 비슷하다. 실제로 잔당 알코올 양도 40도 위스키가 14㎖,21∼25도 소주 12∼15㎖,4∼5도 맥주 10∼12㎖ 정도로 비슷하다. 이처럼 종류에 관계없이 한 잔의 알코올 양이 비슷한 것은 주종에 맞춰 술잔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폭탄주를 마시거나 맥주잔에 소주나 양주를 부어 마시는 것은 음주의 과학성을 거부하는 미련한 짓이다. 이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술을 마셔보는 건 어떨까.
  • 술 잘 마시려면 치즈·두부·고기안주와 마셔라

    ●적정 음주량을 지킨다 술꾼도 주량에 한계는 있다. 적당한 알코올 섭취량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하루에 80g(맥주 2000㏄, 소주 1병, 위스키 5잔) 정도이다. ●휴간일을 갖는다 술을 한번 마신 뒤 2∼3일 동안 술을 자제해야 간이 제 기능을 한다. 간의 부담만을 생각한다면 매일 조금씩 마시는 것보다 한번에 많이 마신 뒤 며칠 동안 안 마시는 게 낫다. ●공복 음주는 금물 빈속에 술을 마시면 위벽이 상할 뿐 아니라 알코올 분해효소가 작용하기 전에 술이 체내에 흡수돼 간 부담도 크다. 음주 전에 우유나 죽을 먹되, 물이나 음료로 갈증을 푼 뒤 술을 마신다. ●소화제와 위장약 소화제나 위장약은 알코올이 빨리 흡수되도록 하므로 음주 전 복용을 피한다. 숙취해소 음료도 되레 술을 많이 마시게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술은 천천히 술은 천천히 마시거나 물, 우유 등과 섞어 묽게 마시는 것이 좋다. 보통 체격이 작은 사람은 혈액량이 적어 혈중 알코올농도가 빨리 높아지므로 음주 전 물을 충분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안주 알코올은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없으므로 안주로 영양을 공급해 줘야 한다. 안주는 치즈, 두부, 고기, 생선, 견과류와 천엽 등 알코올 대사효소를 활성화시키고 비타민을 공급해주는 고단백 음식이 좋다. ●폭탄주 술을 섞어 마시면 서로 다른 첨가물의 상호작용으로 취기가 더한다. 특히 양주와 맥주를 섞을 경우 맥주의 탄산가스가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켜 훨씬 빨리 취한다. ●떠들면서 마시라 알코올의 10% 정도는 호흡으로 배출되므로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알코올의 빠른 분해에 도움이 된다. ●구토를 참지 마라 구토증은 능력 이상의 술을 마셨다는 증거이므로 참지 말고 토하는 것이 좋다. ●음주와 흡연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 알코올이 니코틴 흡수를 가속화해 간의 알코올 분해기능을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허규찬 교수
  • [건강칼럼] 건강 직격탄 ‘폭탄주’

    술자리가 이어지는 연말이다. 연말 술자리에는 ‘음주의 전시장’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음주법이 등장한다. 취기 반, 재미 반으로 즐기는 폭탄주가 대표적이다. 폭탄주란 여러가지 술을 섞어 단번에 취하도록 마시는 술이다. 간이 미처 분해할 새도 없이 독한 알코올이 한꺼번에 몸 속으로 돌격해 들어간다. 이런 폭탄주는 건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다양하다. 양주에 적포도주를 섞어 마시는 ‘드라큘라주’는 양주에 와인이 퍼지는 모습이 마치 피와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양주와 와인을 섞으면 알코올 도수가 20도 안팎으로 낮아진다. 체내에 가장 빠르게 흡수되는 알코올 농도이다. 따라서 술에 빨리 취하는 대신 우리 몸이 알코올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코카인주’는 양주잔을 거꾸로 세워 움푹 파인 바닥에 양주를 조금 따라 코로 들이켜는 방법이다. 마시는 모습이 코카인을 흡입하는 것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적은 양을 마셔도 빨리 취해 인기다. 코 점막에서 알코올을 직접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갑고 독한 술이 예민한 코 점막을 붓게 만든다. 축농증과 같은 코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절대 삼가야 한다. 또 목으로 넘어가 자칫 폐로 들어가면 폐렴에 이를 수도 있다. 또 있다. 수박, 오렌지 등 과일 속을 파내고 그 안에 폭탄주를 채워 작은 구멍을 통해 따라마시는 것을 ‘웰빙주’라고 한다. 몸에 좋은 과일 성분이 알코올과 섞여 농도가 낮아진다고 믿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쓴 맛이 덜해 오히려 술을 더 마시게 된다. 몸무게 70㎏의 성인 남성이 25도짜리 소주 1잔을 간에서 분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이 넘는다. 그런데 1시간에 최소 3∼4잔의 폭탄주를 마신다고 보면 간이 알코올을 분해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술은 최대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신 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숙취. 숙취를 해결하고 컨디션을 되돌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다. 수분과 당분(꿀물, 사과·포도주스, 스포츠 음료 등)을 넉넉히 먹어주는 것이 좋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국보법 공방 돌발 변수

    8일 국회 본회의장은 또 한차례 시끄러워졌다.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이 북한 노동당원이었다.’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보도 내용을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폭로하면서 여야는 인신공격성 발언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정면 충돌했다. ●한나라 “노동당 출신 몇명이나” 자극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밤 각각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등 파문이 일발성으로 그치지 않을 조짐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안 변칙 상정을 둘러싸고 형성된 여야간 대립전선이 ‘핵폭탄급 돌발변수’를 만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이 의원의 노동당 입당문제를 제기하며 “국보법 폐지안에 이 의원도 서명했느냐, 노동당 출신은 몇명이나 서명했느냐.”고 여당을 자극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에 대해서는 ‘법사위 폭력 난동사건의 용병 5분 대기조’라고 빗댔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술 먹고 사람이나 패는 공안검사와 민변 출신이면서 민변정신을 버린 자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복기왕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겨냥,“살인마 집단”이라고 삿대질을 하면서 주성영 의원에게 “폭탄주를 마셨냐.”고 소리쳤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과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은 “야, 임마”,“이 새끼야”라는 막말을 교환하기도 했다. ●우리당 “무혐의 확정 판결난 사안” 이어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당사자인 이 의원은 한나라당 주 의원이 폭로한 보도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 뒤 “국보법 폐지 논쟁은 당시 집행책임자인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최고 피해자인 내가 TV에서 공개적으로 갖자.”고 제안했다. 당시 변호인을 맡았던 유선호 의원은 “중부지역당 사건은 공안당국이 무리하게 과장시킨 것으로 재판에서 최종 무혐의 확정판결을 받은 것”이라고 지원에 나섰다. 반면 한나라당 긴급 의총에서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 의원은 이라크 파병 반대 선언을 주도했고, 북한인권법 반대에도 앞장섰다.”면서 “열린우리당이 왜 국보법 폐지에 올인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이철우 같은 사람이 열린우리당에 또 없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안기부 제2차장보로 수사를 지휘했던 정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작인지 아닌지는 수사기록이 국정원과 법원, 검찰에 다 있으니 그쪽에 물어보면 될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전광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나라 ‘물과 기름’ 한자리에

    한나라당의 강경 보수파인 ‘자유포럼’과 소장 개혁파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1일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찬 모임을 가졌다. 두 그룹은 한 집에 살면서도 물과 기름처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며 틈만 나면 으르렁대던 사이다. 당의 진로와 ‘4대 입법’ 등 정치 현안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는 취지에서 자리가 마련됐다. 만찬 시작과 함께 자리를 섞어 앉은 뒤 폭탄주가 돌아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간간이 가시돋친 말도 건네는 등 ‘기선 제압’도 시도됐다고 한다. 자유포럼의 안택수 의원이 식사 전 “요즘 초·재선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같이 논다. 전부 제 잘났다고 하니….”라며 ‘선공’에 나서자, 수요모임의 김희정 의원은 “내 딸, 내 동생 세대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들도 좀 들어달라.”며 ‘응수’, 긴장감이 흘렀다. 핵심 현안에는 이견이 거듭 확인됐다. 원희룡 의원이 박종근 의원에게 “참여 정부의 경제정책 중 좌파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큰 정부, 큰 예산이 좌파”라고 답했고, 이에 원 의원은 “종합부동산세는 좌파라고 할 수 없다. 근거를 알아야 반대할 수 있다.”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방호 의원은 식사 중간에 기자들을 만나 “현 정부를 보는 시각과 북한의 실체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해 후배들과 생각이 달랐다.”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수요모임의 정병국 의원은 “소장파 그룹이 이념논쟁에 있어 최전방 공격에 서고 중진의원들이 이를 지원하는 수송부대 역할을 하며, 여의도연구소가 당의 싱크탱크로 이를 뒷받침하는 식의 역할 분담에 대해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누드 브리핑]이시장 “거짓말은 용서 못한다”

    “집사람이 내가 야간학교 나온 사실을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따지더라고…. 다른 사람이 귀띔하기를 ‘속아서 결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는군.” 이명박(62)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부인 김윤옥(56)씨 사이에 얽힌 비밀(?) 하나를 살짝 드러냈다. 시청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다.“잘못은 용서할 수 있지만 거짓말은 용서 안하는 게 내 원칙”이라면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경북 포항 동지상고 야간부를 졸업한 점에 대해 부인이 모르고 있었던 것은) 내가 말하지 않았을 따름이지 속인 게 아니다.”라며 “어느 누가 결혼하면서 초등학교 어디 나왔는지, 중·고등학교 어떻게 나왔는지를 속속들이 일러주느냐?”고 되물었다. 대학 때 맺어진 첫 사랑에 대한 얘기도 “집사람한테 다 알려줬다.”며 조용히 옛 일로 거슬러 올라갔다.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반대해 궐기한 6·3학생시위 주도로 서대문형무소에 복역하던 때였다. 재벌가의 딸이었던 그 ‘연인’은 때때로 면회를 왔다. 운동권 학생과, 그것도 구속된 청년과 만난다는 사실은 금방 알려졌다. 서슬이 시퍼런 군사정권 시절이어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고 여긴 여자쪽 집안 어른들이 얼른 다른 재벌가와 약혼을 시켜버렸다. 그 뒤 이들 커플은 다시 만나게 된다. 청년 이명박은“아무래도 그냥 결혼하는 게 좋겠다.”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의 ‘거짓말은 용서 못한다.’는 원칙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 더 있다. 지난해 말 시청 기자단과 간담회 뒤에 나온 얘기다. 폭탄주가 몇 순배 돌아가자 기자들이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를 전제로 터놓고 얘기나 나누자고 해 꺼낸 말이 사건(?)을 불렀다. 이 시장은 “얼마 전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형편을 모른다.’고 하더라는 말을 했는데, 다음날 H신문에 내가 윤 부총리에 대고 ‘시골 출신이라 서울 형편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썼더라.”라며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잘먹고 잘살자] 우~아하게 잔~잔하게 찬찬찬

    [잘먹고 잘살자] 우~아하게 잔~잔하게 찬찬찬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와인이 시나브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국산 햇 포도주가 나왔는가 하면 프랑스의 보졸레 누보는 더이상 새삼스럽지도 않다. 국내 한 대학은 ‘포도주 개론’이란 강의도 개설했고, 한정식집에서도 와인을 갖추고 있다. 명절이나 결혼 집들이 선물로 와인을 안길 정도로 친숙해졌다. 와인을 서비스하고 추천·관리하는 소믈리에는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떠올랐다.많이 친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와인 테이블 매너는 여전히 어렵게 여겨진다.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와인 테이블 매너가 필수조건이 됐다. 국내 최초의 와인경매사 조정용씨는 “마을 이름이 곧 포도주 이름”이라며 “전통적인 유럽 와인은 서양의 일상문화가 녹아 있어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는 만큼 즐길 수 있고 알수록 재밌고 매력적인 게 와인”이라고 덧붙였다. ■ 분위기 좋은 와인바 ●라포도-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544-7636)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바 중에서도 라포도는 다양한 와인을 적당한 가격에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정장 차림보다는 캐주얼이라도 불편하지 않은 밝고 깨끗한 분위기다. 홀 중간에 벽처럼 칸을 지은 와인셀러(와인보관창고)가 세련됐다. 야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테라스도 있다.250여종의 와인을 3만원부터 마실 수 있다. 주종은 비교적 저렴한 편인 5만∼6만원선. ●라비뒤뱅-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맞은편 (3446-3375) 최고급 케이크로 유명한 ‘카페 라리’의 최순길 사장이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로 오픈한 고품격 와인바다. 프랑스말로 ‘포도주 인생’이란 뜻이다.180평 규모의 와인바에는 동호회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6개의 룸과 6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홀이 마련돼 있다. 구비하고 있는 와인은 300여종.4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소믈리에와 뉴욕과 도쿄에서 오랫동안 요리 경력을 쌓은 주방장이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낸다. 식사로는 양갈비 스테이크와 안심스테이크 등이 있다.2만원부터. 포도주를 처음 접하는 아마추어부터 까다로운 입맛을 갖춘 마니아까지 즐길 수 있다. ●살롱뒤뱅-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뒤쪽 (546-1970)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뒤쪽 ‘포도주 골목’의 살롱뒤뱅(546-1970)은 한국 와인의 대명사인 마주앙을 개발하고 공장장을 지낸 김준철 부녀가 운영하는 와인바다. 그의 딸 역시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스쿨 카파(CAFA)에서 정규 소믈리에 과정을 마친 제대로 된 소믈리에다. 와인을 향한 부녀의 애착만으로도 내놓는 와인에 대한 신뢰가 가는 곳이다.600여종의 와인을 3만∼250만원에 팔고 있다. 포도주 소매도 한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치즈 안주가 풍성하다. 아담한 실내에서 흐르는 샹송이 아늑하다. ●카페 티롤-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 (732-7005) 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의 카페 티롤(732-7005)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 분위기다. 색다르게 와인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50여종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예약하면 리스트에 없어도 찾아 준비해 준다.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도 5가지가 푸짐하게 나온다. 저녁 시간에는 포도주 애호가들을 위해 저녁 메뉴가 따로 준비된다. ●이곳도 가보세요 이밖에 한때 입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까사델비노(542-8003), 개인셀러를 갖춘 샤토21(517-3338)은 인터넷(www.wine21.com)을 통해 예약하면 1400여종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강북쪽 와인바의 터줏대감격인 삼청동 까브(739-1788)는 와인창고 카브를 본떠 만들었다. 세종문화회관 뒤쪽의 매드포갈릭(722-4580)도 50여종의 와인을 갖춘 레스토랑이다. 홍대앞에 있는 비나모르(02-324-5152)는 국가별로 450여종의 와인을 부담없는 가격대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호텔도 잘 이용하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손님이 포도주를 들고가서 마실 수 있는 BYOB(Bring Your Own Bottle)를 실시한다. 양식당에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매주 목요일, 롯데호텔은 월요일에 BYOB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은 음식값만으로 호텔의 세련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들 와인이 음식과 궁합이 잘맞으면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음식의 풍미를 복돋워준다. 프랑스 음식에는 프랑스 포도주가, 이탈리아 음식에는 그 나라산 포도주가 잘 어울린다. 서양 요리에서 거위간 요리에는 소테른 화이트와인이, 달팽이 요리엔 부르고뉴 화이트와인, 철갑상어알 요리는 샴페인이 잘 맞다. 와인에 가장 무난한 안주는 치즈. 둘 다 발효식품인 까닭이다. 신세대들은 삼겹살이나 순대와도 같이 먹을 정도로 와인을 즐긴다. 하지만 식초가 많이 든 샐러드를 먹을 땐 와인을 피한다. 식초의 신 맛은 와인의 천적이다. 조정용씨는 “진한 맛이 나는 젓갈이나 김치를 제외한 한식은 대부분 재료의 맛을 살린 가벼운 소스로 요리되는 것이 특징이므로 백포도주가 무난하다.”고 말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우리의 나물은 리즐링,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같은 화이트와인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명절에 먹는 쇠갈비 등 묵직한 고기 요리에는 프랑스 보르도산이나 호주 쉬라즈와인 등 적포도주가 잘 맞다. 그러나 맵고 짠 양념과 국물류에는 맞는 와인을 찾기 힘들다. 붉은색 살코기와 양고기는 드라이한 레드와인 즉 카베르네 소비농, 바롤로,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가 어울리고, 닭고기·돼지고기 등 흰살 육류에는 샤르도네와 피노 블랑이 어울린다. 해물류와 생선에는 상쾌한 맛의 화이트와인 즉 피노 그리지오 등을 권할만하다. ■ 와인경매사 조정용씨와 우아하게 와인 즐기기 ●조정용씨는 국내에선 생소하면서도 유일한 와인 경매사다.2000년까진 ‘잘나가던’ 은행 대리였던 그가 미국에 국제금융 연수차 갔다가 와인 경매로 방향을 바꿨다. 와인이라곤 ‘마주앙’밖에 몰랐던 그는 원서를 사서 매일 공부하고, 혀로 끊임없이 익혔다. 와인 관련 지식이나 품평이 웬만한 소믈리에를 뺨칠 정도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후 전문 와인경매회사인 아트옥션(02-2163-3126) 대표를 맡고 있다. 국내 최초의 와인 경매사 조정용씨가 들려주는 와인 테이블 매너다. 와인 주문이 까다롭다던데요? -음식점에서 와인을 잘 모를 경우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게 물어보면 된다. 단맛인지 텁텁한 맛인지의 기호와 음식, 가격 등을 말하면 된다. 주문한 와인은 호스트가 제일 먼저 맛보고 ‘좋아요.’라고 말하면 된다. 좋은 포도주를 고르는 비결은. -전문 숍에선 점원에게 물어보거나 안내 가이드를 찬찬히 훑어보면 된다. 포도주 병에 붙은 라벨이 바랬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은 피한다. 누워있는 와인을 고르면 좋다. 오래 서있어 코르크 마개가 말랐거나 코르크가 튀어나온 것은 피한다. 코르크가 마르면 틈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어 와인이 산화되기 쉽고, 코르크가 튀어나온 것은 보관할 때 심한 온도 변화로 압력이 높아진 탓이다. 레드와인은 붉은 빛이 연하면서 갈색 기운이 도는 것, 화이트와인은 색깔이 진해져 갈색 느낌이 나는 것은 변질된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와인을 따를 때의 에티켓이 있습니까? -포도주 병이 잔이 닿지 않게 따른다. 와인을 막 쏟아붓지 말고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듯 경쾌하게 따른다. 대개 잔의 변곡점이 있는 부분 대략 3분의 1 정도 따른다. 마무리 할때 병을 살짝 돌려주면서 따르면 와인 방울이 테이블에 떨어지지 않게 된다. 와인은 첨잔을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병을 흔들지 않는다. 흔들면 와인 침전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잔을 받을 때의 매너는. -서양에선 호스트가 따를 때 와인잔을 잡고 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연장자나 상사가 따를 땐 무언가 잡지 않으면 2%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잔의 다리를 잡는 시늉도 무난하다. 그러나 편하고 안전하게 따르게 하기 위해 잠자코 지켜보는 것이 좋다. 대체로 레드와인 잔은 둥글고 넓은데 반해 화이트와인 잔은 좁고 깊다. 그러면 건배를 해야지요. -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중앙 부분을 가볍게 부딪치며 건배한다. 잔을 돌리듯이 부딪치면 울림이 좋고, 깨질 염려도 없이 안전하다. 건배는 대개 호스트가 먼저 제안한다. 그냥 마시면 되나요? -받자마자 원샷하거나 벌컥벌컥 마시지 않는다. 먼저 색깔을 보고, 향을 맡아 와인의 풍미를 감상한 다음 한 모금 정도 입에 머금고 여운을 감상하는 게 순서다. 와인은 주량을 자랑하지 않으며, 식사할 땐 1∼3잔 정도가 적절하다. 폭탄주로 원샷하며 취해야 마셨다고 생각하는 중년들에겐 감질나는 주법이다.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은. -직사광선을 피하면서도 보관 온도가 일정해야 한다. 또한 흔들림이나 진동이 있어서는 안된다. 김치 등 냄새가 강한 것 주위에 보관하는 것은 삼가야 된다. 마개를 땄을 경우 이삼일 가량은 괜찮다. 이후엔 남은 와인은 음식을 조리할 때 쓰면 된다. 오래 숙성된 와인이 좋은가요, 단맛이 나는 와인은 싸구려라고 하던데? -모든 와인이 오래 숙성되지 않는다. 보르도 등급 와인처럼 몇 십년 보관하는 것이 있고, 보졸레 누보는 금방 마셔야지 오래 보관하면 상해서 낭패를 본다. 와인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단맛이 나는 와인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편견이다. 단맛이 풍부한 디저트 와인 중에는 최고급이 많다. 식후 와인으론 단맛이 잘 어울린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환경부 ‘1捨1變운동’ 화제

    환경부 간부들의 ‘자기 혁신’ 바람이 한창이다. 곽결호 장관을 비롯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한 가지는 버리고, 한 가지는 바꾸겠다.’는 뜻의 ‘1사(捨)1변(變)’ 운동에 수개월째 매달리고 있다. 지난 7월 젊은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환경행정혁신 주니어 보드’가 이 운동을 제안한 이래 어느덧 50여명의 간부들이 동참했다. 곽 장관이 가장 먼저 나섰다.‘화를 내지 않고(1捨), 구두보고를 활성화하겠다.(1變)’고 선언했다. 곽 장관은 “화를 내면 나 자신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구두보고 활성화’를 약속한 것은 “1장짜리 문서라도 장관보고용일 경우 실무자로선 여간 부담이 아닐 것”이라는 이유를 댔다.A국장은 “아닌게 아니라 (공개선언 이후)장관이 짜증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나머지 간부들도 저마다 ‘버리고, 변할 것’을 ‘주니어 보드’에 통보, 일반직원들에게 내용을 공개했다.‘폭탄주를 강요하지 않겠다.(박진 정보화담당관)’ ‘회식때 2차는 없다.(김상일 자연보전국장)’ ‘굳은 얼굴을 버리겠다.(고재영 환경정책실장)’ 등 기발한 약속들이 쏟아졌다. ‘공개약속’에 따른 심적 부담도 크다고 한다.‘금연’을 선택한 윤종수 폐기물자원국장은 줄담배를 피울 정도로 애연가였지만 ‘후환’이 두려워 3개월째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최근 국정감사 기간에 담배 생각이 간절했지만 이 정도 약속도 못지키면 (공직사회에서)뭐라고 평가하겠느냐. 공무원 생활을 그만둔다는 각오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주니어보드 관계자는 “스스로를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1사1변 운동을 서로서로 즐겁게 견제하고 관리해 나가면 (환경부)업무혁신의 디딤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③ 하염없는 대기시간

    [공직문화를 바꾸자] ③ 하염없는 대기시간

    공무원의 밀도있는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가장 큰 방해 요인 가운데 하나가 불필요한 시간낭비다. 상당수의 공무원들은 하루 일과 가운데 적지 않은 시간을 결재나 국회 대기, 당직·야근, 휴일 근무, 의전행사 등으로 허비한다. 공무원 개인의 문제보다는 공직 안팎의 분위기 탓이다. 많은 공무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개선을 주장하지만 장·차관, 국회의원 등 공직을 둘러싸고 있는 ‘윗선’의 결단이나 제도 개선 노력이 없으면 사실상 개선이 쉽지 않다. ●기관장 가는 곳마다 직원 총출동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A과장은 “관행적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등 주요 회의가 열릴 때마다 실국별로 많게는 4∼5명씩, 심한 부처는 사무관급까지 기관장을 따라 국회에 나간다.”면서 “국회가 열리는 날이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대부분이 하는 일 없이 마냥 대기만 하다 돌아온다.”면서 “장관이 의원들로부터 곤욕을 치르지 않도록 하는 게 개선책”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자치부 B국장은 “일본의 경우 장관과 차관 중 한 명만 국회에 출석해도 의원들이 나무라지 않는다.”면서 “국회의원들이 실무자만 알 수 있는 난해한 질문을 던져놓고 기관장을 윽박지르는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 한 이런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기관장의 답변에 대비해 무작정 국회에서 기다리는 것을 공무원들은 심각한 병폐로 보고 있다.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개선의 목소리가 높지만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들이 이렇게 많이 국감에 나와도 업무에 지장이 없느냐. 사무실로 돌아가라.”는 국회의원들의 질책성 요구가 나오기까지 했다. 재정경제부 국감에서 김무성 재정경제위원장의 요청으로 재경부 공무원 20여명이 사무실로 복귀한 데 이어 과학기술부의 결산보고가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감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결재를 위해 하염없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결재는 공무원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최종 결재권자까지 5∼7단계를 거치야 하는 데다 결재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하염없이 결재권자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공무원을 고통스럽게 한다. 총리실의 C사무관은 “결재를 기다리다 시간을 맞추지 못해 장관 결재까지 3∼4일이 걸린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과천청사에 근무하는 D사무관도 “정부가 전자결재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도 80∼90%가 대면결재”라면서 “결재 하나 받으려 장관실을 수차례 방문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의전행사도 마찬가지다. 중앙청사 E사무관은 “얼마전 국경일 행사에 차출돼 나간 적이 있었는데 주어진 일이 고작 주차안내원이었다.”면서 “주차요원이 따로 있는데도 기관장 행사라는 이유로 차출돼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F사무관도 “기관장이 해외나 외부행사에 나갈 때 직원들까지 의전에 동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기 때문에 야근·휴일근무 이러한 ‘대기문화’ 폐해는 공무원이 야근과 휴일근무로 내몰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업무시간을 불필요한 일에 허비하다보면 자기 업무를 못해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총리실 G서기관은 “일과시간에는 업무 외적인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많아 야근을 하지 않으면 고유업무를 거의 볼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행자부 H서기관도 “주로 회의나 대기 등으로 낮시간이나 평일에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휴일이나 야간에 처리한다.”면서 “휴일엔 방해받지 않고 일을 볼 수 있어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매월 40만원에 이르는 야근수당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중앙청사 I서기관은 “야근수당을 받기 위해 저녁을 먹거나 사무실 주변에 머물다 (야근한 것처럼)체크하고 퇴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야근수당이 사실상 공무원 급여의 한 영역이 된 만큼 큰 틀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공무원 J씨는 “숙직의 경우 1명은 부내에 근무하고 1명은 재택근무를 한다.”면서 “건물마다 방호원이 있는 만큼 의례적인 숙직은 인력낭비며, 이제 모두 재택근무로 바꾸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공직사회의 개선 움직임 공직사회가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 대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런 움직임은 ‘정부혁신’을 추진하는 참여정부 들어 특히 거세다. 불필요한 일을 줄여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다. 최일선에 나선 부처는 국무총리실. 이해찬 총리 취임 후 ‘총리실이 바뀌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 속에 배수진을 치고 잘못된 관행 개선에 나섰다. 특히 혁신과제 중에서 대기문화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보고대기시간을 없애기 위해 ‘보고시간 예약제’를 이달부터 실시하고 있다. 결재 단계를 줄이기 위해 위임전결규정을 개정해 국무조정실장의 전결로 돼 있는 26개 업무를 14개로 대폭 축소했다. 집중근무제를 도입, 오전·오후 각 1시간씩은 모든 회의와 지시 등을 자제하고 업무를 보도록 하고 있다. 또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기 위해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야근을 못하도록 했다. 지문인식 기계를 도입, 야근 대리체크를 못하게 해 야근비도 절약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 초부터 국회 대기를 줄이기 위해 국회 의정활동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을 만들어 가동 중이다. 행정자치부도 ‘불필요한 일 버리기’를 통해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대면결재 최소화와 5분 내 결재, 결재순번제 등을 통해 결재 대기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불필요한 대기성 야근을 막기 위해 야근 부서를 미리 지정하고, 저녁식사 시간도 6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추진 중에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야근이나 휴일근무 등은 공직 전체의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공무원 개인의 자기계발을 막고 가족간의 화목도 해친다.”고 잘라 말한다. 조달청은 지난 6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결재를 받고 있다. 임종순 국무조정실 총괄조정관은 “각 부처가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보고시간 예약제와 탄력근무제, 집중근무제 등을 도입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이같은 제도가 공직사회에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대기 관행의 폐해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민간기업의 시간절약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한 달에 두번 한국과 일본을 오가지만 그룹의 전통에 따라 개인비서 수행 없이 혼자 다닌다. 손수 ‘007가방’을 들고 입·출국하는 그에게 회사에서 하는 지원은 현지 기사가 마중하는 게 전부. 상사의 스케줄이 부하의 일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근무 효율성 높이기의 일환이다. 밀도있는 근무문화 정착을 위해 기업들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보고를 위해 대기하는 등 상사 때문에 부하가 소중한 시간을 날리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웬만하면 윗사람이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꼭 해야 한다고 해도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원칙. 결재 서류를 들고 상사 방 앞에 줄 서는 풍경도 찾기 어렵다. 일반 보고는 사내 온라인 메일로, 회의 과제도 부하에게 같은 방법으로 미리 전달한다.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관건이다. 한국HP는 출근시간을 오전 7시30분부터 9시30분 사이에 스스로 정해 근무시간 8시간을 채우도록 한다. 자발적인 시간관리가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연 35일 휴일제를 실시한다. 연구·개발 담당자들로 하여금 일정 기간 동안 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격이다. 현대중공업은 오전 오후 각각 두 시간씩 집중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정하는 집중근무제를 실시 중이다. 집중근무 시간 동안은 타부서 방문하지 않기, 전화하지 않기, 회의하지 않기 등이 원칙. 지난 4월 주5일제를 실시하면서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LG화학은 매주 수요일을 회의·잔업·보고가 없는 3무(無)의 날로 정해 집중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규칙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집중력 향상을 위해 폭탄주와 술강요 금지 등 음주캠페인을 벌인다. 담배 피우는 시간도 줄이자며 금연운동 움직임도 일고 있다.LG그룹, 삼성그룹, 현대차,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대부분의 기업들은 근무시간에 ‘싸이’(개인 홈피) 홈페이지는 물론 증권거래, 만화, 연예·오락 등 사이트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모두 차단시켜 놓았다. 기업 관계자는 “21세기 기업의 경쟁력은 업무 효율성”이라면서 “기업과 CEO가 얼마나 좋은 제도와 규칙으로 사원들의 시간을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한 여자가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한다. 서른 잔치가 이제 시작됐다. 말 그대로 ‘성숙의 계절’이다. 그는 그러나 한때 남자였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시작을 ‘1’에서 ‘2’로 바꾼 사람이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의 옷을 벗고 이브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왜? 그의 나이 30, 삶이 궁금해진다. 생각보다 그는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거칠 것 없이 신명나게 살고 있다. 트랜스 젠더의 대명사 하리수. 혹자는 ‘에구 남자였다가 여잔디.’라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어쨌든 이 시대의 스타 아냐, 훌륭하지.’라는 눈길을 보낸다. 그는 이렇게 두 가지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세상에 남자 아니면 여자 아닌가. 그 사이를 오고 간 사람…. 누군가 그랬다. 팬티, 그래 입어야 팬티다. 벗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난 16일 저녁이었다. 하리수는 서울 압구정동의 한 무도회장을 찾았다.1년만이었다.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주변 친구들과 동행했다.“그래 오늘은 마시자고, 맘껏.” 폭탄주가 오고 갔다. 약간 취했다. 춤을 췄다. 비오는 날 창밖에 살짝 비치는 누드처럼, 현란했다. 전설의 여배우 마돈나가 환생했나. 무아지경에 빠진 ‘춤추는 하리수’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죽고 못살겠다던, 사랑했던 사람이 스쳐갔다.‘그놈이 그놈이야. 부질없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오는 것이야’. 평소 소주 2잔이면 ‘사망’이다. 그런데 폭탄주를 4잔이나 마셨다.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정다웠다.‘아, 이게 인생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하루 지난 17일 오후 압구정동 한 미용실에서 그를 만났다. 남자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메이크업’ 중이었다. 남자는 가족을 위해 사냥길을 나설 때가 아름답다고 했던가. 여자는 그런 남자를 기다리며 화장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했던가. ●사랑·이별·성공… 30代는 두려워요 1975년생인 그에게 나이 서른의 기분을 물었다. 그는 ‘20대를 보내며’가 낫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고 성공도 했단다. 하지만 30대는 두렵단다. 인간이 어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청산유수였다. 까닭을 물었다. 그는 “몰라요, 고생한 경험,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고 만나면서 저절로 그렇게 수련이 된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했다.20살이 될 때에는 나이가 빨리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쉼없이 달리는 말처럼 세월이 무지무지 빠르다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 지독한 사랑도 했고 미치도록 좋아도 했단다. 상대의 신상을 물었더니 그냥 상상만 하란다. 느낌으로 봐서 기자일 것 같았다. 되물었더니 웃기만 한다. 지금도 옛날 만났던 남자들이 전화를 종종 걸어온다고 했다.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너같은 여자 없어.”라고 속삭인다고 했다. 하리수는 속으로 ‘웬수들, 그러나 안돼, 너는 약속을 어겼잖아.’라며 마음의 열쇠를 꼭꼭 잠근다.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다짐한다. 그는 세가지 조건을 통과해야 남자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첫째 ‘바람 안 피우고 나만 사랑하기’, 둘째 ‘담배 안 피우기’, 셋째 ‘거짓말 절대 안 하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세가지 조건 앞에 다들 잠시 왔다가 가버렸다. 그는 “남자들은 한 여자를 사랑한다면서도 다른 여자를 왜 쫓아다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하리수씨도 한때는 남자였기에 남자의 속성을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 쉴 틈도 없이 그는 “나는 원래 여자였고, 남자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남자들의 못 돼먹은 습성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괜히 질문했나. 이번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성욕은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물었다. 이번 역시 망설이지 않고 “평범한 여자들 하듯이 똑같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헤어진 남자 친구가 요즘도 전화와서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섹스경험을 연상하듯)‘정말 너같은 여자없어’라고 해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르가슴도 얼마든지 느낀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렇담? 남자 몇명? 이런 상상을 눈치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헤어진 남친이 나같은 여자 없대요 “섹스는 수많은 거짓말 중에 하나이지요. 단지 어떤 순간을 위한 과정에 불과한데 너무 거창한 것 같아요. 섹스는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진실이면서도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일에 불과한 것 아닌가요.” 점입가경이다. 이쯤 해서 그는 옷을 갈아입었다. 짙은 초록색 민소매였다. 어깨 살까지 훤히 드러났다. 가느다란 팔뚝을 타고 미끄러지듯 하얀 속살이 농익은 감빛 피부였다. 볼록한 앞가슴이 반달처럼 패었다. 갑자기 질투하듯 모기 한 마리가 앞을 지나가자 그는 손으로 ‘휙’하며 날쌔게 낚아챘다. 그는 그렇게 살아가는 여자였다. 아니다. 흔치 않은 20대, 적어도 세 가지를 이룬 야심만만한 그런 인간이었다. 하나,‘100% 여자’가 되고 싶었다. 둘째, 스타가 되는 것이었는데 누구나 다 알아준다. 셋째, 부모를 모시고 싶었는데 결국 여섯 식구를 거느린 가장이 됐다. 그는 이 정도면 성공한 여자가 아니냐고 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눈물도 많았고 아픔도, 괴로움도 많았지요.50년을 산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겪으며 겨우 기초공사를 마쳤습니다. 이제 빨간 벽돌로 어떤 모습의 집을 지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남자에서 여자로, 엄청난 변신의 과정,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는 것이다.‘그래 나 하리수야. 누구나 다 알잖아.’ 문득 생각이 났다.‘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그는 고등학교때 이태원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친구 한 명과 ‘쪽방’ 생활도 했다. ●中3때 남학생과 첫사랑 그는 경기도 성남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구청 공무원, 사회봉사 정신이 강하다 보니 집안일은 소홀히 했다. 대신 어머니가 파출부 등 온갖 궂은 일 하며 집안을 꾸려나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 아이들 속에 파묻혀 놀았다. 고무줄 놀이하는 친구도 대부분 여자였다. 사춘기때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남자였던 몸이 여자로 점점 변했다. 골반이 워낙 커져 입던 옷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 이때 그는 첫사랑을 경험한다. 상대는 학교의 전교 회장.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 망설임끝에 그에게 고백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그래 사귀자.’였다. 하루 종일 그 친구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삼각관계가 드러나 몇개월만에 헤어졌다. 너무 상처를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 그래서 고교졸업후 1994년 12월 연예인 비자로 일본 히메지로 갔다. 수술도 하고 돈도 벌 심산이었다. 히메지는 지진으로 유명한 고베와 약 1시간 거리. 두달 후 그는 고베 지진을 직접 목격했다. 히메지에서는 한국무용을 하며 밥벌이를 했다. 이어 95년 말부터 98년 말까지 도쿄로 무대를 옮겼다. 이때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한다. 수술 직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에겐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마취 주사로 잠이 들었고 나중에 통증을 느낀 뒤에 눈을 떴다. 한달간 병원에 있었다. 들어올 때는 남자였으나 나갈 때 여자였다. 수술비는 1000만원 안팎. 여자로 변신한 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는 “내딸아 수고했다.”며 한없이 울었다. 이제는 연예계 진출. 그렇게 마음먹은 지 얼마 안돼 연예기획사 TTM 엔터테인먼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일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노래, 춤, 영화 가운데 노래할 때가 가장 신명나요. 결혼? 해야지요. 평범한 남자, 뚱뚱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남자, 그리고 입양아를 잘 키울 수 있는 남자면 됩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씨줄날줄] 룸살롱 접대비 1조원/이목희 논설위원

    룸살롱,단란주점,노래방은 술 마시고 노래하는 장소로서 그 기본은 비슷하다.일부 노래방에서는 편법으로 술을 팔고,‘도우미’도 불러주기 때문이다.하지만 비용은 천지차이다.고급 룸살롱의 경우 4∼5명이 모여 폭탄주 몇잔을 돌리려면 수백만원이 든다.노래방의 10배 이상이다. 최근 경기가 바닥이다.올해부터는 50만원 이상 접대비 실명제가 실시됐다.지난달 23일부터는 성매매 특별단속이 집중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룸살롱 영업이 어려워질 조건이 한두가지가 아니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밤문화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서울 강남의 물 좋은 룸살롱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소형 룸살롱이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으면 접대여성과 마담 중 A급은 대형 룸살롱으로 모인다.200∼300명의 아가씨가 대기하는 고급룸살롱에 방이 없어 손님을 못 받는 날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다. 룸살롱 접대문화가 꺾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국세청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치·향락성 업소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이용액은 1조 6144억원이었다.이중 룸살롱에서 뿌려진 금액이 1조 109억원으로 전체의 62.6%에 달했다.룸살롱 결제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2001년에는 6987억원,2002년에는 9483억원이었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향락성 고액접대비를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뇌물행위로 보는 것이다.미국은 150달러 이상이면 접대를 받은 사람의 사인까지 받도록 요구한다.1인당 최소 수십만원이 드는 ‘룸살롱 접대’를 인정하는 것은 한국의 독특한 문화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경기가 안 좋고,각종 규제조치가 취해졌다.상반기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따라서 올 연말 통계는 좀 바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해 1조원 이상을 룸살롱에 쏟아붓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현금 사용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더욱 클 것이다.고액 룸살롱 접대를 감추기 위해 여러 업소에서 영수증을 분산 발급받는 신종 수법이 횡행,국세청이 특별단속에 나설 정도다.이제 접대문화를 바꿔보자.일반 음식점에서 소주잔을 나누며 나라경제 걱정을 한다면 정(情)도 더 두터워질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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