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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임종 직전에라도 마이크만 들이대면 눈을 반짝이며 말을 한다는 정치인의 속성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권은 2005년 한해에도 풍성한 말잔치를 벌였다. 한마디 ‘말씀’은 정국 흐름을 확 바꾸기도 했지만, 때에 따라서는 황당무계한 주장으로 실소를 사기도, 거침없는 독설로 상대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혀’를 잘못 놀렸다가 도리어 화를 입는 ‘설화(舌禍)’도 허다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의 달인’답게 ‘후끈한’ 발언으로 뉴스를 주도했다.“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며 시작한 ‘연정(聯政·연립정부)’ 관련 발언이 그랬다. 그 강도는 갈수록 거세져 “대통령이 가진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을 용의도 있다.(7월 6일)”“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하겠다.”“2선 후퇴나 임기단축을 시작할 수 있다.(8월30일)”며 점차 진화해 나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스토커”라고 반박했고, 당사자로 거론된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펄쩍 뛰며 제안을 거부했다. 여당에서도 문학진 의원 등이 “대통령이 신(神)이냐.”“예스맨은 더 이상 못해먹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한민국 걱정 두 가지는 태풍과 대통령” 대통령의 직선 화법도 여전했다.9월초 외국 순방 길에서는 “대한민국에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는데, 하나는 태풍이고 하나는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가니 열흘은 조용할 것”이라고 ‘자해’했다. 유전의혹 등 측근 비리가 불거졌을 때는 “밥을 먹어도 힘이 안 난다.”고 고백했다. 부인 명의로 된 대부도 땅 문제로 집중 포화를 맞은 이해찬 국무총리는 5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참 하수”라고 말해 구설에 휘말렸다.10월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과 2004년에 이어 ‘2라운드’로 맞붙어 “쓰나미 피해 지원을 했던 다른 나라 국회의원이 (방청석에)와서 보고 계신데 (그런)질문에 답변드리는 게 창피스럽다.”고 냉소했다. 다음날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에겐 “의원들이 품위있고 사리에 맞게 질문해야지, 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해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김영삼 정부의 불법도청팀 ‘미림팀´과 ‘X파일´ 논란도 정국 흐름을 좌우했다. 국민의 정부 때도 일부 불법 도·감청이 있었다는 국정원의 ‘양심고백’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병원신세를 졌고,‘병상정치’라는 말도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고 토로했다.‘삼성 킬러’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불법으로 도굴돼도 문화재는 문화재”라며 테이프 내용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두 차례 재보선에서 완패해 무력감을 드러냈다. 당에서는 ‘27대 빵’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5월말 당 워크숍에서 “대중에게 비쳐진 여당 이미지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고 일침을 놨다. 여당 의원들도 이에 공감했지만, 지지율은 갈수록 추락해 20%대로 곤두박칠쳤다.“태풍이 올 때는 납작 엎드려 있는 게 최선이다. 까불다가는 쓰나미에 다 휩쓸려간다.”고 몸을 사렸던 문희상 의장은 10월 재보선이 끝난 직후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폭탄주 안 마셨지만 맥주잔 속 양주 마셨다” 한나라당은 연거푸 터져나온 술자리, 욕설 추태로 곤혹을 치렀다. 곽성문 의원은 골프장에서 맥주병을 던졌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감 기간에 피감기관과 술을 마신 데다 술집 여사장에게 성희롱이 담긴 욕설을 퍼부었다고 논란이 일었던 주성영 의원은 “폭탄주는 마시지 않았지만 맥주잔 속에 든 양주잔을 빼내 마신 사실은 있다.”고 해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계동 의원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지역협의회 출범식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게 축사기회를 안 준다며 맥주를 끼얹어 국회 윤리위에 제소당했다. 최근에는 임인배 의원이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여직원에게 “싸가지 없는 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열린우리당은 “역시 많이 먹고 많이 마시는 돈 많은 정당”이라고 비아냥거렸고, 한나라당에서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연못 물 다 흐린다.”고 탄식했다. 비뚤어진 음주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만든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은 이후 회원들이 한두 잔씩 폭탄주를 다시 먹는 바람에 회원이 자연 감소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취임 직후 “신고식 하느라 폭탄주를 다섯 잔이나 먹어 박진 회장에게 죄송하다.”고 고해성사했다. 와중에 ‘조용히 폭탄주 마시는 모임’인 ‘조폭클럽’도 생겨났다. 국회 행자위원회 의원들이 국감을 끝내고 저녁을 먹다가 발족했다. 엉터리 자료로 망신을 산 의원도 있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충청북도 국감에 앞서 ‘이원종 충북지사가 안기부 도청 X파일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질의자료를 배포했다가 부랴부랴 자료를 회수했다. 이 지사를 김영삼 대통령 때의 이원종 정무수석과 혼동한 해프닝을 벌인 홍 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니 제발 잊어달라.”고 읍소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10월초 ‘이해찬 국무총리가 1가구 2주택자’라고 밝혔지만, 이 총리는 이미 한 채 팔아버린 뒤였다. 총리는 발끈했고, 이 의원은 “집계상 실수였다.”고 사과해야 했다. 단식도 유독 많았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원내대표실에서 단식에 들어가 13일을 굶었다. 뒤늦게 심재철 의원이 5일 동안 단식했고, 안상수 의원은 “의원이 돌아가며 1일씩 단식하자.”며 숟가락을 얹었다. 쌀 협상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무려 29일 동안 44㎏이나 살이 빠지면서도 일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농촌을 살리자.”며 눈물을 보였다. 행정중심도시법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해지자, 해당 지역구인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합헌 결정이 나기 전에는 햇볕을 볼 수 없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앉아 열흘간 곡기를 끊었다. 여당의 선병렬·양승조 의원도 9일 동안 회관 1층 로비에서 ‘노숙’하며 단식했다.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세운 전여옥 의원은 “차기 대통령은 대졸자여야 한다.”고 말했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열린우리당의 전병헌 대변인은 취재진에 e메일을 보내 “(헷갈릴 수 있으니)‘전 대변인’ 약칭 대신 양쪽 대변인 이름을 모두 표기해달라.”고 잽싸게 요청했다. 차기 대권후보군의 말도 화제를 모았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을 접한 뒤 미니홈피에 추모글을 올려 “호스피스의 홍보대사였던 그가 막상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외로움을 들어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보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모친을 여읜 직후 어버이날을 맞아 미니홈피에 애절한 사모곡을 올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공주’라는 별칭을 붙인 것을 가리켜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 본 적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동안 박 대표를 ‘수첩공주’라고 말해온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봤다. 일본에는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솔직히 노무현과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느냐 하면 노무현”이라고 말했다가 발끈한 ‘창(昌)’에게 공개 사과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경포대’라는 신조어는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가, 강원도의 거센 반발과 함께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경기도가 포기한 대통령 후보”라는 핀잔을 들었다. ●“국회의장 모가지 뽑아놓든지…” 발언 면박당해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부 언론인과 학자가 친미파”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아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국회의장 모가지를 잡아 뽑아놓든지….”라고 했다가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달라.”고 면박당했다. 열린우리당 조일현 의원은 한마디 말로 단연 스타가 됐다.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할 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자,“제 자신이 닭보다 더 험한 발을 가진 농부의 아들”이라며 마이크도 없이 찬성토론을 벌여 비준안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당 ‘구원투수’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정·청 워크숍에서 “수구 우파가 다음에 집권한다면 역사의 후퇴이며 재앙”이라고 말했다가 한나라당의 역공을 맞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논문조작은 ‘빨리빨리 문화’ 탓”

    외신들은 23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황우석 교수팀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와 황 교수의 교수직 사퇴 발표를 긴급 뉴스로 전했다. 미국의 AP통신은 “황 교수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했지만, 환자맞춤형 줄기 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은 여전히 유지했다.”고 보도했다.AP통신은 황 교수의 연구 결과 조작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광폭한 운전의 버스기사, 빨리 취하는 폭탄주로 대표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부작용도 낳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에 관한 책을 쓴 마이클 브린은 “애국주의와 대중의 집중 관심이 황 교수팀을 휩쓸어버린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면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절차를 무시하고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지적했다. 호주 모나시대의 줄기세포 권위자인 앨런 트루슨 교수는 이번 황 교수의 스캔들은 과학자들은 서로의 연구결과를 엄격하게 확인해야 함을 보여준다며,“이젠 복제견 스너피도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스캔들로 황 교수와 연계됐던 사람들이 불신을 받을 것이나, 줄기세포 분야를 개척하는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까지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황 교수팀과 세계 최초로 안면이식 수술 ‘페이스오프’를 시술한 프랑스 연구팀을 비교하면서 조급한 과학적 흥행주의를 비판했다. BBC와 CNN은 침통한 표정의 황 교수 사진을 크게 싣고, 그동안의 연구 과정을 집중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황 교수가 ‘국가의 자랑’이었던 최고의 과학자에서 검찰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피의자 신세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사이언스지도 황 교수의 논문을 조사 중인데, 만약 조작이 확인되면 최근 몇년간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었던 의학 연구 분야에 거대한 정치적 및 과학적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버드 줄기 세포 연구소의 조지 댈리 박사는 “이 분야 사람들은 모두 논문이 진실이기를 기원했다.”면서 “그 모든 과학적 노력이 너무나 실망스럽고 가슴아프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인터넷 신문인 드러지 리포트는 황 교수를 ‘사기꾼 복제자’라고 칭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업송년회 “폭탄주는 가라”

    기업송년회 “폭탄주는 가라”

    기업체들의 올해 송년회 문화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음주로 한 해를 보내는 그동안의 소모적인 면을 지양하고 사회봉사나 영화감상, 여행 등 생산적인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리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이 직장인으로 대거 편입되면서 급속히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유통본부는 오는 29일 경기도 분당 삼성플라자 1층 열린광장에서 직영사원 350명과 협력사원 2150명이 참여하는 ‘열린축제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매장 근무자와 협력 사원들의 사기 진작과 조직 분위기 활성화를 위해 매년 문화 송년회를 열고 있으며 올해가 9번째다. 오리온은 23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임직원과 신입사원, 오리온스 농구단 치어리더가 어우러진 합동 공연, 직원 촌극, 핸드벨 연주 등을 준비했다. 또 CJ인터넷 임직원들은 지난 17일 가족과 함께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 영화 ‘태풍’을 관람하면서 올해를 정리했다. 다음은 28일 ‘2005년 다송밤’을 열고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경매 ▲1년 동안 동료 직원들에게 전해 주고 싶었던 말을 전하는 ‘롤링 페이퍼’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G마켓은 30일 한강유람선에서 송년회를 열고 장기자랑, 문화공연 등의 이벤트를 가질 계획이다. 미스터피자는 20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올 한 해 ‘미스터피자 빅브라더’ 활동에서 장학금을 받은 어린이 100명을 초청,‘2005 미스터피자 사랑의 피자파티’를 갖는다. 미스터피자 임직원과 어린이들은 즉석에서 만든 피자를 먹으며 도우매직쇼 등을 관람한다. 남양알로에는 21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임직원 가족을 초대해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의 공연을 관람하고 산타와 함께 가족사진 찍기, 다과회 등의 행사를 할 계획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독자의 소리] 연말 음주문화 바꾸자/김교흥 (수원중부경찰서 경무과)

    해마다 12월이면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모임으로 모두들 바빠진다.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술이다. 우리 사회에는 오래 전부터 술을 강권하는 음주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자연 과음으로 이어진다. 사고소식 또한 끊이지 않는다. 이같은 풍토의 이면에는 술잔돌리기, 사발주, 폭탄주 등 폭음을 유발하는 잘못된 음주 습관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예로부터 윗사람을 존경하고, 특히 정이 많아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기는 우리만의 좋은 문화를 갖고 있다. 반면 술을 만취하도록 마시고 서로 강권하는 풍토는 잘못된 것이다. 연말 송년회 모임은 한 해를 반성하고 마무리하는 자리로, 다가오는 새해를 설계하는 자리여야 한다. 과음으로 인한 폐해는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범죄로 연결되어 경제적으로도 여러 문제를 야기할수 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제3자의 피해발생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 해를 기분좋게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음주문화를 조성하는데 다함께 동참하자. 김교흥 (수원중부경찰서 경무과)
  • [기고] 아름다운 사회는 배려하는 마음에서/서찬교 서울 성북구청장

    ‘한판 승부’‘아름다운 배신’‘파란낙엽’‘촛불의 불을 껐으면’ 어떤 유명한 문학작품의 제목이 아니라 올해 성북구에서 공모한 금연 체험 수기 수상작들의 제목이다. 평범한 이웃들이 담배를 끊기 위해 결심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고통과 인내, 가족과 이웃간의 사랑을 진솔하게 담은 따뜻한 내용들이었다. 아파트 아래층에서 피운 담배 연기가 위층집으로 올라와 이웃간에 다툼이 시작됐고, 결국 이웃간 분쟁이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는 기사를 얼마전 서울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흡연자의 입장에선 집안에서조차 담배 피우는 것을 방해 받는 것에 대하여 사생활 침해요, 흡연권과 행복추구권의 침해라고 주장할 수 있겠다. 반면 비흡연자의 입장에서는 간접흡연 탓에 건강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분명한 것은 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흡연자나 비흡연자 모두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이다.1960년대초 미국 보건부가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식적인 첫 보고를 내놓은 이후 흡연자는 물론 비흡연자에게도 피해가 있음이 입증됐다. 국제기구에서는 간접흡연 자체를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나 산모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흡연자는 이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임을 인식하여 사랑하는 가족과 정다운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과 최소한의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공동주택은 층간소음으로 이웃끼리 많이 다툰다. 아이 뛰는 소리, 가구 끄는 소리, 러닝머신으로 운동하는 소리,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부부 싸움하는 소리 등이 원인이다. 성북구는 주민들의 건강과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 담배연기 없는 성북 3S(Stop Smoking in Seongbuk)운동, 소음없는 정온한 성북 만들기,5NO 절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도적 뒷받침과 더불어 주민 스스로가 실천하는 자율운동 형태로 전개하고 있다. ‘담배연기 없는 성북’이라는 슬로건아래 추진하고 있는 금연 실천운동은 먼저 국내 최초로 금연 환경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규격 인증을 받고, 금연 거리 조성, 금연 서포터스, 주민 자율의 유기적 네트워크 구축 등 저변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실질적인 흡연율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앞으로 길음 뉴타운 지역 내에 금연 관련 전시, 체험관 등을 포함한 종합홍보관을 2008년까지 건설해 금연운동의 산실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일상생활에서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덜어 주고 소음 없는 환경에서 쾌적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음 없는 정온한 성북 만들기 사업도, 소음 관련 민원이 현저히 줄어드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5NO 절주운동은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해 올해부터 시작했다. 구체적 실천사항은 술 권하지 않기, 술잔 돌리지 않기, 술로 건배 안 하기, 폭탄주 제조 안 하기,2차 안 가기 등이다. 구청 직원들은 물론 주민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법과 제도를 통한 실천 방안도 중요하지만 주민의 자율참여야말로 인식의 변화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우리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할 최고의 가치이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스스로 실천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찬교 서울 성북구청장
  • “그간 겪은 풍파에 비하면 요즘일 아무것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당·청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출입기자들과 북악산 산행과 오찬에서 여권지도부 사퇴 사태를 의식해 “잘 주무셨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그동안 정치하면서 겪은 풍파를 돌이켜 보면 그런 일은 뭐 아무 것도 아니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산을 자주 가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은 훈련이 돼 있다.”면서 “70대까지는 훈련으로 젊은 사람들과 같이 산을 다닐 수 있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과 폭탄주를 어거지로 마신 적은 있다.”면서 “취임 이후에는 마셔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주량에 대해 “맥주도 한 잔, 와인도 한 잔, 소주도 한 잔이면 실수를 안한다.”면서 “그걸 넘어서면 말이 많아진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오찬에서 “마주보고 하는 건배는 대연정, 옆으로 하는 건배는 소연정”이라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아들과 손녀를 비교해 “손녀가 훨씬 예쁘다.”면서 “여자아이는 확실히 재롱이 탁월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권양숙 여사가 참석한 KBS ‘도전 골든벨’ 300회 특집방송 녹화현장에 예고 없이 참석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20&30] 청·년·주·당

    [20&30] 청·년·주·당

    입사 4년차인 영업직 회사원 김모(29·여)씨는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주량이 소주 반병밖에 되지 않았다. 대학 새내기 때는 친목도모를 위한 것이라며 무조건 술을 먹이려 드는 선배들에게 반발하다가 과 내에서 ‘당돌한 신입생’으로 찍히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온 뒤 참석하는 술자리는 학생 때와는 목적부터 달랐다. 납품계약을 따내기 위해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접대를 위해, 회사 상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해이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술을 마셨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는 매주 두번 이상이었고, 저녁만 되면 오늘은 또 무슨 술자리가 있을지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 됐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강제성이 없는 편한 자리에서도 평소와 비슷한 양의 술을 마시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코올중독전문 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은 결과 김씨는 알코올 의존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는 ‘문제 음주’ 상태였다. 김씨는 “술을 즐기지도, 잘 마시지도 않았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두잔씩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깨닫고 너무 놀랐다.”면서 “처음에는 강요에 의해서, 또 남들에게 지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마시다 어느새 습관처럼 음주를 하게 된 것 같아 걱정”이라고 씁쓸해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에는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다 점점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2030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문제음주’ 상태에 빠져들게 되지만, 아직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별 의심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나 알코올중독 전문클리닉 김만희 전문의는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인간관계 모두 술을 매개로 이뤄지는 사회 분위기 탓에 젊은 사람들이 음주를 강요당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그러나 체질적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의 경우 점점 술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한잔 술이 알코올 과포화로 전문가들은 음주 뒤의 반응으로 알코올 문제를 구분하는데 크게 ▲단순형 ▲폭력형 ▲분열형으로 나눈다.‘단순형’은 술에 취하면 잠이 드는 경우로 마시다 자다를 반복하는 사람들이다.‘폭력형’은 술만 마시면 난폭해지는 경우이며,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을 횡설수설하거나 했던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사람들은 ‘분열형’에 속한다. 흔히 ‘폭력형’이나 ‘분열형’이 더 심각한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위험한 것은 ‘단순형’이다. 대부분 ‘단순형’은 주사가 없는 얌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은 음주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의존 이전의 음주 발전단계는 흔히 ▲사회적인 음주 ▲문제 음주 ▲알코올 남용으로 구분된다.‘사회적인 음주’는 대인관계 등에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술을 마시는 단계로 일상생활에 별 무리가 없는 상태이다.‘문제음주’는 한마디로 과음을 하는 것으로 그럴 필요가 없는 자리에서도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상태이다. 본인이 스스로의 음주습관에 대해 자각하게 되는 단계이기도 하다.‘알코올 남용’은 만취해 필름이 끊길 때까지 술을 마시는 단계로 지방간 등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음주 단계의 2030은 대부분 별 자각 없이 알코올 남용 단계로 들어서곤 한다. 주변에서 “저 사람 술 참 좋아한다.”거나 “술을 정말 잘 마신다.”는 말을 듣는다면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은행원 정모(31)씨는 ‘초보 애주가’다. 학창시절 소주 한두잔을 마시는 게 고작이었지만 입사한 뒤 짓누르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점차 폭음으로 해소하기 시작했다. 술자리에서는 으레 폭탄주를 주도한다. 정씨는 “퇴근할 때 술자리가 없으면 뭔가 빠진 것 같아 허전하다.”면서 “무슨 고집이 생기는지 완전하게 취할 때까지 버틴다.”고 털어 놓았다. ●“술에 빠질까 두렵다.” 이렇듯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2030이 있는가 하면 자꾸 많아지는 알코올 섭취량으로 인해 벌써부터 건강 걱정을 하는 2030도 있다. “아직도 술자리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서른도 안됐는데 건강이 안좋아지는 것 같아 겁도 나고요.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이렇게 계속 술을 마시다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입사 2년차의 이모(28)씨는 아직은 필요한 경우에만 술을 마시는 ‘사회적인 음주’ 단계이다. 하지만 주변에 입사동기나 선배들이 점점 문제음주 단계로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여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씨는 “주위 분위기나 상황에 이끌려 먹는 술자리가 겹치다 보니 건강이 많이 상했다.”면서 “하지만 술을 피하고 싶어도 업무상 자꾸 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이러다 점점 알코올에 중독되는 것이 아닌가 두렵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0)씨는 “30대 중반의 회사 선배들 가운데는 위와 간에 무리를 느껴 벌써부터 병원신세를 지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비슷한 사례를 답습하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걱정된다.”고 했다. ●젊음과 알코올 중독은 무관 전문가들은 젊음을 과신하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030세대의 음주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임마누엘 금주학교-알코올 중독자 쉼터’의 이영철 사회복지사는 “상담을 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이들을 보면 10대에 음주를 시작해 술을 마신 기간이 길거나, 어렸을 적부터 술을 좋아하는 어른을 보고 자라 음주에 대해 관용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들에 대해 주변에서도 아직 젊어서 잘 마신다고 여기거나 벌써 중독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대개 젊은 중독자들은 자신이 알코올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알코올 중독은 중대한 ‘병’이기 때문에 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난 뒤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거쳐 되도록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지혜 이유종기자 wisepen@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폭탄주 열잔먹고 티샷 했더니…”

    국가인권위원회 고위 간부가 방송사 앵커, 여성 골프 사업가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친 뒤 이를 권장하는 글을 써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인권위는 이 간부에 대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인권위 간부 한모씨는 골프 월간지 10월호에 ‘음주 골프’라는 제목으로 폭탄주를 마시고 골프를 친 경험담을 소개해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씨는 에세이에서 기자출신 방송사 앵커 A씨와 골프 관련 여성 사업가 2명과 함께 올 8월 경기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 모임을 가졌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씨는 “18홀 여성분들에게 충분한 핸디를 주었지만 여성골퍼들이 돈을 잃었다. 이어 내실에서 음식을 먹으며 골프 결과를 반추하다가 술 잘하기로 소문난 앵커분이 폭탄주를 하자고 제안하였다.”고 썼다. 이어 한씨는 “술에 강한 A가 (여성 골퍼들에게)복수를 하려면 한달 후까지 기다릴 것 없이 이 상태로 9홀을 추가 라운딩하자고 제안했다.”면서 “10잔 이상의 폭탄주에 정신이 혼미한 필자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플레이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씨는 “기회가 되면 직접들 한번쯤 경험하며 골프와 술의 상관관계를 겪어 보심이 어떠하실지. 또 다른 골프의 세계를 느끼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음주 골프를 예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경기비용 및 술값을 모두 각자 부담했다는 등의 당사자 해명을 토대로 골프장측에 이 주장이 사실인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윤리위 ‘주성영 잡음’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불거진 ‘술자리 추태’ 논란이 윤리특별위 운영 문제로 옮아가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지난 6월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윤리위에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한 반면 한나라당은 “여당이 전횡하는 윤리위 논의에는 더 이상 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윤리위 열린우리당 이상민 간사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김원웅 위원장,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과 만났지만 한나라당은 불참했다.”면서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제3의 기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주호영 간사는 “여야 합의를 거쳐야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이미 열린우리당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 등 29명은 지난달 30일 “술자리 폭언파문은 여당의 음모”라고 주장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음모 문제는 차치하고, 피감기관과의 술자리는 부적절하다는 점 등을 다시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에 제소할 수 있는 기한은 4일까지다. 한편 주 의원은 건전한 음주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폭소클럽(폭탄주 소탕클럽)’을 이날 자진 탈퇴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여의도in] “정치권도 더치페이 하자”

    [여의도in] “정치권도 더치페이 하자”

    열린우리당의 ‘386 출신’인 이인영 의원이 2일 정치권에도 ‘더치페이’를 도입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더치페이는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어느 기업에서 접대문화 개선을 위해 더치페이를 원칙으로 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런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업무상 교류를 위한 자리는 자기 부담의 원칙으로 간소하게 갖고, 폭탄주 말고도 향긋한 차 한 잔으로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또 골프 대신 배드민턴과 축구·등산을 함께 하는 다수 평범한 국민의 일상들이 정치권에서도 일반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설익은 꿈일까.”라고 물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접대문화를 정치권에서 추방하기 위해 한번쯤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의 또다른 기본인 ‘나눔의 미덕’을 외면하는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염주영 칼럼] 국민정서법에 걸린 주세율 정책

    [염주영 칼럼] 국민정서법에 걸린 주세율 정책

    호경기 시절엔 폭탄주 애호가들 사이에 ‘위맥’(맥주+위스키)이 유행했었다. 그런데 불경기가 닥친 요즘에는 ‘소맥’(맥주+소주)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그러나 세금을 절약할 요량이라면 ‘위소’(소주+위스키)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맥주 세율은 90%인 반면 소주와 위스키의 세율은 72%로 더 낮기 때문이다.‘위소’가 워낙 도수가 높아 몸에는 좀 부담이 가겠지만 세금만 생각한다면 가장 유리한 선택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왕 폭탄주를 마실 바에는 ‘위맥’이나 ‘소맥’보다 ‘위소’를 마시라는 것이 폭탄주에 관한 정부의 정책방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현행 주세율 체계를 통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을 그렇게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희한한 폭탄주 절세법이 나오게 되는 배경에는 불합리한 주세율 구조가 있다. 불합리한 구조를 고치기 위해서는 주세율 개편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에 관한 국제규범과 국민정서가 서로 배치되는 상황이어서 그 작업이 꼬이고 있다. 맥주는 저도주이고 위스키에 비해 가격도 싼 편이어서 대중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도주이자 고급주인 위스키보다 세율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현재 90%인 맥주의 세율은 매년 8~10%씩 내려 오는 2007년에는 72%까지 낮아진다. 그 대신 위스키의 세율은 단계적으로 100%까지 올릴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소주다. 소주 세율은 그대로 두고 위스키 세율만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위스키와 소주에 같은 세율을 적용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997년에 소주와 위스키는 같은 증류주인데도 세율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내국민대우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WTO에 제소돼 패소한 전력이 있다. 재경부는 소주와 위스키의 세율을 올리기 위한 주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여론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며칠전 국회 재경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여론을 받아들여 소주세율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주세법 개정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노 대통령은 서민주인 소주의 세율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직은 우리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보고 있다. 소주는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애환을 함께 나눠온 서민의 친근한 벗으로 자리잡아 왔다. 퇴근길 소주 한잔은 직장인들의 영원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재경부가 세율인상안을 들고 나오면서 ‘세수부족’ 운운한 것이 패착이었던 것 같다. 서민들의 소주사랑에 대한 이해가 모자란 탓이 크다. 재경부는 ‘고도주 고세율, 저도주 저세율’의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이는 주세율 정책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고,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합당한 정책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고급주 고세율, 서민주 저세율’의 국민정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법률 위에 헌법 있고,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존재한다는 한국적 현실에 대해 정책입안자들은 좀더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주세율 정책이 국제규범과 이와 배치되는 국민정서 사이에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국은 위스키 수출국들의 봉이 되고 있다. 오죽하면 세계의 주류업계에서 한국이 ‘위스키 공화국’,‘최고급 위스키의 테스트 마켓’이라는 불명예를 얻었을까. 위스키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250%의 높은 세금을 물렸으나 지금은 거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위스키의 어부지리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술자리 폭언’ 누가 거짓말

    ‘술자리 폭언’ 누가 거짓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술자리’ 폭언 논란을 둘러싸고 진위 공방이 정치권으로, 법정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 의원은 사건을 최초 보도한 오마이뉴스 이모 기자와 대구 여성회 윤모 사무국장, 술집 여사장 현모씨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26일 대검찰청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의 제소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지면서 사건의 진실 여부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그러나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주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촉구하고, 열린우리당은 사실 관계 확인을 전제로 주 의원 제명조치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與, 제명요구등 정치 쟁점화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사건 정황상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판단 아래 필요할 경우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주 의원은 25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법사위가 대구고·지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끝내고 가진 술자리에서 주 의원이 폭탄주를 마시면서 술집 여종업원을 상대로 성희롱에 가까운 폭언을 벌였다.”는 일부 언론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주 의원은 “한나라당 주호영·열린우리당 선병렬·정성호·이원영 의원 등 여야 의원 7명과 대구지역 검찰간부 4∼5명이 동석해 폭언이 오갈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이날 일행들이 떠난 뒤 다른 자리에 손님으로 있던 모 의약품 회사 전무의 증언을 반박 자료에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전무는 “주 의원 일행이 떠난 뒤 현 사장이 다가와 ‘모 검사가 자신을 성희롱하고, 술값을 준다면서 엉뚱한 짓을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서 분노한 사실이 있다.”면서 “뉴스를 보니 왜 주 의원 이름이 거론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朱의원 “재선거 앞두고 음해” 주 의원은 또 “이번 파문은 대구 동을 재선거를 앞두고 특정 세력을 음해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동석했던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정확한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이 왜 이렇게 왜곡되는지 모르겠다.”면서 “평소 사적으로 친한 검찰 관계자들과 공적인 자리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폭언 논란을 부인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은 “처음에 좌석을 준비할 때 주 의원이 나무라는 얘기만 들었을 뿐 끝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그런 폭언이 오갔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용규 의원은 “뒤늦게 동석해서 와인 1잔만 먹었기 때문에 주 의원의 폭언이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 고위 관계자는 “핵심은 술집 주인에게 추태가 있었나 없었나 하는 것이고 국회의원으로서 추태가 있었는가가 핵심인데 변질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주성영의원 국감뒤 술판 추태

    한나라당 주성영(대구 동구갑) 의원이 여야 동료 의원, 검찰 간부들과 술을 마시며 여주인과 여종업원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어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대구여성회와 대구시 동구 모 호텔 바 여주인 등에 따르면 주 의원은 22일 대구고검·지검 국감을 마친 뒤 오후 9시10분쯤부터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 5명, 대구지검 부장급 이상 간부 7명과 이 호텔 1층 칵테일바에서 술을 마셨다. 주 의원은 이어 오후 11시10분쯤 일행과 같은 호텔 지하 1층 바로 자리를 옮겨 폭탄주를 마시다 “공간이 비좁고 서비스가 나쁘다.”며 여주인과 여종업원 3명에게 1시간30여분 동안 수십 차례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지하 바 여주인은 “주 의원이 술을 마시는 동안 계속해 ‘××년’ 등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일행이 몇 차례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그러나 “호텔 바 여사장이 동료 의원 후배의 부인으로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고,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자리에 함께 있었는데 그같은 행동을 했겠느냐.”면서 “폭탄주를 마시거나 욕설을 한 사실이 전혀 없는 만큼 사실을 왜곡·보도한 언론과 여주인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동석한 열린우리당 선병렬(대전 동구) 의원도 “폭탄주를 돌리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며 조용하게 삼삼오오 대화를 나눴다.”면서 “여성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그런 일은 없었다.”고 주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주 의원은 지난 14일 “폭탄주 없는 건강한 국회를 만들어 청정한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뜻에서 국회의원들이 발족한 ‘폭소(폭탄주 소탕)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대구지검측은 “1층 술값은 우리가 계산했지만 지하 바 요금은 안 냈으며 의례적으로 동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 지하 바의 여주인도 “술값이 얼마였는지, 계산을 누가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檢 “더치페이 하자” ‘검소한 회식문화’ 제안 잇달아

    檢 “더치페이 하자” ‘검소한 회식문화’ 제안 잇달아

    접대골프, 폭탄주 등으로 대변되는 회식문화를 고쳐 ‘검소한 검찰’로 거듭나자는 의견이 검찰 내부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더치페이 어떤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모두들 쉬쉬하던 문제가 올라오자 관련 조회수가 5000건을 넘어설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강찬우 대검 홍보 담당관. 강 담당관은 “X파일과 떡값검사 문제 등도 검찰 내의 관행 탓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든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동안 선배가 모든 비용을 지불하던 관례가 그들에게 ‘플러스 알파’의 수입이 필요하도록 강요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형법상 직무와 관련 없는 접대는 받아도 되지만 검사를 바라보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누구와 골프를 치더라도 각자 비용을 내는 더치페이 캠페인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일본 검사들은 외부인사가 밥사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고 상사와 밥을 먹어도 더치페이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읽은 검사들은 “껄끄러운 문제를 먼저 꺼내준 것에 감사한다.”“검사도 외부와 단절된 채 성직자처럼 살아가자.”는 등 10여개의 대글을 달았다. 한 검사는 “지금까지 선배에게 얻어먹기만 했는데 더치페이를 하려니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우스갯소리를 곁들였다. 지난 7월 김종빈 검찰총장이 접대골프와 폭탄주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지난 9일 대전고검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에서도 폭탄주나 술잔을 돌리지 말고 동호회, 연구모임을 활성화하자는 등 의견이 제시됐다. 아울러 검찰 선배와 식사하더라도 3만원 이내에서 해결하고 지인의 관혼상제시 축ㆍ부의금을 5만원 이내로 제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대검의 한 연구관은 “20일 열린 대검 연구관 회의에서도 올바른 회식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폭탄주/이상일 논설위원

    수년전 러시아 검찰총장이 한국에서 배운 폭탄주를 우리나라 검찰총장에게 마시자고 먼저 제의했다고 한다. 역시 한국에서 폭탄주를 배운 일본의 고위층이 일본 나리타 공항에 한국 고위인사 접대를 위해 폭탄주 술자리를 준비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박희태 의원은 자신이 일본 검찰에 폭탄주를 전파시킨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리빈 주한중국대사는 이임전 “후임대사는 술을 잘 못하니 폭탄주를 강요하지 말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구로다 가쓰히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은 “폭탄주는 한국의 문화 수출상품”이라고 익살을 떨었다. 따지고 보면 수입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외국인에게 뚜렷하게 각인시켰으니 그런 해석도 가능하다. 수입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한국의 가공산업 생산 구조와 비슷하다. 최근 북한의 웹사이트 조선인포뱅크는 “식당에 가보면 적잖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다가 술을, 술을 마시다가 맥주를 마시는가 하면 맥주컵에 술을 부어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폭탄주 술자리 분위기를 전했다. 맥주를 ‘술’과 구분한 것이 이색적인데 술은 아마도 들쭉술이나 보드카 등 알코올이 많은 주류를 가리키는 듯하다. 미국에서는 맥주와 양주를 섞어마시기도 하지만 대학생들은 맥주를 먼저 마시고 양주를 홀짝 마시기도 한다. 북한의 폭탄주 주법은 미국 젊은이와 비슷하다. 이에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6·15 민족대축전을 위해 방북한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남측인사들에게 “남에서는 폭탄주가 유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누가 남에 가서 배워와 북한에 유행시키고 있다.”고 말했다.5년전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한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송호경 아태 평화위 부위원장과 함께 베이징에서 폭탄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그런 남북접촉과정에서 북측이 폭탄주를 자연스레 접했을 것이다. 이제 북한에도 폭탄주가 들어간 것이 공식 확인된 셈인데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보다는 늦은 것이다. 폭탄주 전파를 남북문화가 서로 가까워진 증거라며 기뻐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서서히 퇴출되기 시작하는 폭탄주를 북한 주당들이 본격적으로 마시면서 얼마나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 앞선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북한도 ‘폭탄주 경계령’

    북한의 웹사이트 조선인포뱅크는 맥주와 다른 술을 섞어 마시는 이른바 폭탄주 음주습관에 대해 경고했다. 북한에서도 폭탄주가 유행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조선인포뱅크는 12일 토막상식 코너에서 맥주와 일반 술을 구분하면서 “식당에 가보면 적잖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다가 술을, 술을 마시다가 맥주를 마시는가 하면, 맥주컵에 술을 부어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맥주와 술을 함께 마시면 몸에 해롭다.”고 꼬집었다. 맥주는 도수가 낮은 음료지만, 이산화탄소와 많은 양의 수분이 함유돼 있어 맥주를 다른 술과 함께 마시면 알코올 성분이 몸에 더 빨리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6월 6·15 민족대축전 행사를 위해 방북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남측 인사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남에서는 폭탄주가 유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누가 남에 가서 배워와 북한에 유행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대표단 일행이 비행기를 타야 하고 점심이니 다음에 폭탄주를 하자.”고 남측의 오찬 배석자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우리는 맞수 CEO] ‘래미안’ 이상대 사장 vs ‘푸르지오’ 박세흠 사장

    [우리는 맞수 CEO] ‘래미안’ 이상대 사장 vs ‘푸르지오’ 박세흠 사장

    일반 건설사에서는 이렇다할 맞수를 찾기 어렵다. 업체 지명도와 완벽시공의 상관관계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만 떼어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브랜드 가치에 따라 소비자 선호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작은 업체라도 아파트 브랜드 하나로 잘 알려진 건설사가 많다.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곧바로 건설업체 지명도로 연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물산건설부문(래미안) 이상대(58) 사장과 대우건설(푸르지오) 박세흠(56) 사장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주택업계에서 주목받는 사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일반 건설 일감 수주도 앞뒤를 다투고 있다. 삼성건설은 수년째 아파트 브랜드 파워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를 공급하는 회사다. ●‘내일을 사는 자부심(래미안)’ VS ‘그녀의 프리미엄(푸르지오)’ ‘래미안’과 ‘푸르지오’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주고 받는 사이다. 규모로만 보면 ‘푸르지오’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총 10만 2215가구를 보급해 ‘래미안’(6만 4588가구)을 압도한다.4년 연속 아파트 공급 규모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래미안’은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NCSI) 아파트 부문에서 올해로 8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능률협회 등 각종 기관에서 선정하는 아파트 브랜드 파워도 수년째 1위다. 자웅을 가리기 어려운 이유다. 두 CEO도 아파트와 인연이 깊다. 이상대 사장은 ‘래미안’의 산 역사로 통한다.1998년 주택부문장으로 재임하면서 2000년 3월 출시해 아파트 시장에 브랜드 바람을 일으킨 ‘래미안’의 탄생부터 관여했다. 집값이 폭락한 IMF 경제위기 당시 마케팅실·상품개발실을 만들어 주택 분야에 최초로 ‘상품’ 개념을 도입했다. 자부심을 주는 가치있는 아파트가 모토다. 박세흠 사장은 대우건설이 2003년 2월 ‘푸르지오’브랜드를 선보인 뒤 그 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취임했다.2003년 2월 당시 외주구매본부장으로 재직해 ‘푸르지오’ 탄생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푸르지오’란 브랜드를 프리미엄급으로 업그레드한 것은 그의 작품이다. 친환경 아파트란 컨셉트로 시작한 ‘푸르지오’에 ‘두고 보세요’ ‘기대하세요’ 등 투자 가치를 부여하며 야무진 ‘그녀의 프리미엄 푸르지오’로 변신시켰다. 삼성 래미안이 ‘유비쿼터스 환경+여성의 섬세함’을 지녔다면, 대우 푸르지오는 ‘생활의 편리성+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주도면밀형 VS 실속중심형 충남 서천 출신의 이 사장은 주도면밀형으로 분류된다. 혈액형도 A형이다. 밀어붙이기보다 ‘일을 하기 전에 생각하고, 일을 하면서 확인하고, 일한 후에 점검한다.’는 원칙아래 서론, 본론, 결론을 명확히 하고 지시한 일은 끝까지 점검하는 스타일이다. 아침 운동은 한 번도 거르지 않는다. 출장을 가서도 빠짐없이 할 정도다. 1973년 제일합섬으로 입사, 회장비서실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다 78년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신인 삼성종합건설에 합류했다.1998년에는 주택부문 부문장으로 데뷔, 건설업계의 장수 CEO로 꼽힌다.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 편이며, 취미인 골프는 80타 후반대로 수준급이다. 박 사장은 화끈한 경상도 사나이다. 목소리도 크고 폭탄주도 사양하지 않지만 상대를 섬기는 태도는 CEO로서 손색이 없다. 사장실 문을 항상 개방해두고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등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섬세한 면도 눈에 띈다. 대우건설 매각을 두고 기자들과 만나 “투명하게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제값을 받고 팔겠다.”며 푸르지오의 모토인 ‘두고 보세요.’를 외친 바 있다. 혈액형은 O형. 1976년 대우건설 건축부 사원으로 입사,1993년부터 5년간 말레이시아에서 현장 소장으로 근무하는 등 재직기간의 절반 가량인 13년을 해외 현장에서 뛰었다.2003년 말 사장이 된 뒤 사상 최고의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그룹사의 일감을 따내 덩치를 키우고 있는 데 비해 대우는 브랜드와 직원들의 발품으로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파워 CEO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두 CEO 모두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면서 “향후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이들이 어떻게 회사를 업그레이드시켜 나갈지 지켜보는 일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상대 삼성물산건설부문 사장 ▲1947년 7월 출생 ▲1966년 경복고 졸 ▲1971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 ▲1973년 제일합섬 입사 ▲1976년 삼성회장비서실 인사담당 ▲1995년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 ▲1998년 삼성물산 주택부문 부문장 ▲2001년 삼성물산 주택부문 사장 ▲200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 ▲1949년 11월 출생 ▲1968년 부산고 졸 ▲1975년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졸 ▲1976년 대우건설 입사 ▲1993년 말레이시아 현장소장 ▲1999년 건축사업본부 상무 ▲2000년 자산투자관리실장 ▲2003년 4월 외주구매본부장 ▲2003년 12월 대표이사
  •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홍천 ‘여흥의 밤’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홍천 ‘여흥의 밤’

    한나라당 의원연찬회가 열린 30일 밤 강원도 홍천의 대명비발디파크. 무려 8시간의 ‘마라톤 토론회’에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의원들이 삼삼오오 술자리로 모여들었다. 못다한 얘기와 웃음, 노래소리가 새벽까지 이어졌다. 토론회가 끝나자 대구·경북·인천·강원 의원들은 객실에 술자리를 마련했고, 부산·서울 의원들은 일찌감치 콘도 지하 1층의 가요주점을 점령했다. 숙소 지하층에 마련된 술자리에서는 맹형규·한선교·전여옥 의원 등 방송 출신 의원들이 유감없이 ‘끼’를 발휘했다. 한 의원은 나훈아의 ‘고향역’, 전 의원은 혜은이의 ‘열정’을 불러 분위기를 띄웠고, 맹 의원은 ‘대니 보이’를 멋드러지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 다른 의원들도 이에 질세라 ‘트로트’를 부르며 노래솜씨를 자랑했다. 공성진 의원이 김수희의 ‘멍에’로 기선을 잡자 이군현 의원이 고운봉의 ‘선창’으로 응수했고, 박계동 의원도 ‘장밋빛 스카프’로 화답했다. 농담과 재담에서는 송영선 의원이 단연 으뜸. 송 의원이 경북 의원들이 모인 술자리에 합석하자 권오을 경북도당위원장이 폭탄주를 건네며 “오늘 따라 송 의원이 왜 이렇게 이쁘게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건네자 정종복 의원이 “그거 잘못하면 성희롱”이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송 의원은 “성희롱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기분이 나쁠 때 얘기고,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 성재롱”이라고 말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구 의원들이 모인 방에선 안택수 시당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연정론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안 의원은 “노 대통령이 연정이라는 꼼수를 꺼내든 것도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주겠다는 게 아니라 DJ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찬회 무대 밖 주연은 회갑을 맞은 정형근 의원과 결혼 발표를 한 안명옥 의원. 안 의원이 중앙일보 통일문제연구소의 길모 대기자와 조만간 결혼하기로 한 소식과 관련, 박근혜 대표는 연찬회 시작 전 “내가 시집가는 것 같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편 일부 사무처 직원들과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재미없는 연찬회는 처음”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혁신안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딱부러지게 결정되는 것도 없고, 일부 의원들은 자기 과시와 박 대표에 대한 충성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홍천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여야 의원연찬회 뒤풀이에선…] 통영 ‘긴장의 밤’

    지난 29일 밤 통영 바닷가. 횟집 몇 곳이 자정 무렵에도 불이 환하다. 철 지난 피서지, 때늦은 단체손님 맞이에 식당 일손들도 가벼워 보인다. 횟집에는 워크숍을 마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당료, 기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있다. 고즈넉한 바깥 풍경과는 달리 이들의 머리는 복잡하다.‘대연정’을 놓고 이미 한바탕 논쟁을 치른 상황이다. 손님들은 4개조로 나뉘었다. 당 지도부 의원 몇몇에 당료와 기자들이 십수명씩 배속된 형태다. 기자들의 표정은 뭔가를 바라고 있지만, 지도부는 현안을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술자리 분위기가 쉽게 달아오르기 어려운 구조다. 기사마감으로 기자들의 불참률이 높은 때문이기도 하다. 1조는 임채정 의원이 좌장이다. 이계안·김낙순 의원 등이 동석했다. 과거 무용담 등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애썼다. 폭탄주가 서너 순배 돌고서야 어색함이 잡혔다. 김덕규 국회부의장이 맡은 2조는 소주잔을 몇차례 주고받아도 썰렁함은 한참이나 이어졌다. 이 무렵 의원들은 조별토론에 이어 종합토론을 마쳤다. 몇몇 원내지도부는 ‘튀는’ 의원들의 민감한 발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비공개가 많은 걸 이해해달라. 튀는 인간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책임 못질 말을 무차별적으로 한다. 애들처럼 이것들을 팰 수도 없고…”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논의는 회의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송영길, 유시민, 정청래 의원 등은 새벽까지 이곳저곳 자리를 옮겨가며 찬반 논쟁을 이어갔다. 물론 연정론만이 화두는 아니었다. 한편에서는 젊은 의원 몇몇이 386 동료의원에게 “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지 않느냐.”고 다그치고 있었다. 여기선 김한길·신기남 의원, 진대제 정통부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한 관계자는 “의원 10명 중 3명은 연정론에 무관심하거나 무반응하고 있다. 나머지 7명 가운데 4명은 반대,3명은 대체적 지지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워크숍을 총평했다. 아닌게 아니라 ‘무관심·무반응층’도 눈에 띈다. 몇몇 의원들은 종합토론을 빼먹고 숙소 뒤편에 몰래 숨어 회를 먹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목격됐다. 옆자리 관광객들이 찾아와 인사하며 술을 권하자 안주를 주거니받거니 하는 게 오랜 술친구 같았다. 통영 이지운 박준석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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