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폭죽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 숙소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 북중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 매치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 로제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03
  •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 스크린X 스틸 공개! 다음달 1일 개봉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 스크린X 스틸 공개! 다음달 1일 개봉

    영화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가 예매 오픈과 함께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메인 예고편과 스크린X 스틸 2종을 공개했다. 팬데믹 이후 첫 함성 콘서트로 개최돼 229개 국가와 지역에서 함께 즐긴 화제의 현장을 극장의 큰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폭발적인 무대와 생생한 현장의 열기까지, 그날의 모든 순간을 담아낸다. 다음달 1일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개봉한다. 지난 11일 영화 예매 오픈과 동시에 1만석이 넘는 특별 상영 회차가 모두 매진되는 폭발적인 흥행 열기를 기록했다. 메인 예고편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폭죽이 터지는 화려한 무대로 시작해 설렘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강렬한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음악이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시네마틱 전용 카메라 14대를 총동원해 촬영된 초근접샷, 풀샷 등 다양한 앵글은 풍성한 볼거리를 예고한다. 여기에 “아미 보고 싶었습니다”, “굉장히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등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대면 함성 콘서트로 한국 관객들과 만나게 된 방탄소년단의 벅찬 마음까지 엿볼 수 있다. 스크린X스틸은 앞서 공개된 보도스틸과 달리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좌, 중, 우 3면의 스크린에 걸쳐 넓게 펼쳐진 형태로, 더욱 와이드한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관 상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또 일반 2D 상영은 물론 ScreenX, 4DX, 4DX Screen 등 다양한 포맷의 특별관 상영을 확정했다. 실제 공연장에서 활용되는 응원봉 중앙 제어 콘솔을 통해 ‘아미밤’이 방탄소년단 곡들에 맞춰 연동되는 연출이 더해진 ‘아미밤 상영회’는 관객들에게 체험형 관람의 묘미를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내 관객들은 CGV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글로벌 관객들은 웹사이트 www.btsyettocomeincinema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현실판 ‘더글로리’…휘발유 뿌리고 불붙였는데 ‘집유’

    현실판 ‘더글로리’…휘발유 뿌리고 불붙였는데 ‘집유’

    생일을 축하해준다는 명분으로 알고 지내던 20대 청년을 결박한 뒤 온몸에 불을 붙인 또래들이 초범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사건이 전해졌다. 5일 SBS에 따르면, 피해자 박모(당시 22세)씨와 알고 지낸 지 한두 달 정도 된 이들은 지난 2020년 7월 15일 밤 11시쯤 ‘생일을 축하해주겠다’며 피해자를 강제로 어두운 공터에 끌고갔다. 박씨는 테이프로 발목까지 결박당한 채 주변에는 휘발유가 뿌려졌고, 양 무릎에는 폭죽이 올려진 채 불이 붙여졌다. 결국 폭죽이 터지며 휘발유에 떨어졌고, 불이 박씨에게 옮겨붙었다. 박씨는 “너무 뜨겁고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자빠졌다. 가해자들은 묶여 있는 사람 보고 그냥 구르라고 하더라”며 “그냥 계속 타고 있었다.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 ‘제발 119 좀 불러달라’ 그랬더니 가해자 애들이 (여기는)음산해서 앰뷸런스가 쉽게 찾아오지 못한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이 사고로 박씨는 전신 40%, 3도 화상의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박씨 어머니는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원했지만, 감당 못할 치료비에 합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박씨는 피부 이식 수술에 재건 치료 등 치료비만 합의금의 두 배를 넘은 1억여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치료비라도 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가해자 부모가) 본인 애들은 돈이 없다고 하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현실판 ‘더글로리’”라며 분노했다. 한편 박씨 측은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한 상황이다.
  • 새해맞이 불꽃놀이 보다가…브라질 여성, 날아온 폭죽에 맞아 사망

    새해맞이 불꽃놀이 보다가…브라질 여성, 날아온 폭죽에 맞아 사망

    브라질의 한 여성이 불꽃놀이를 보며 새해를 맞이하다 폭죽에 맞아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글로보원(G1) 등에 따르면, 브라질 남부 상파울루주 한 해변에서 새해 맞이 불꽃놀이를 보던 30대 여성이 누군가 쏜 폭죽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폭발로 인한 과다 출혈이었다. 피해자인 엘리산젤라 티넴(38)은 자신의 두 아이를 포함한 가족들과 함께 전날 상파울루 시에서 불꽃놀이를 보러 여행을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목격자인 루이자 페레이라(20)는 G1과의 인터뷰에서 “해변 곳곳에서 허가 받지 않은 불꽃놀이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다”면서 “근처에서 갑자기 무언가 폭발해 나는 내 어머니를 껴안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그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가운데 한 여성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고 여성과 함께 있던 남자아이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봤다고도 했다. 경찰은 누군가 발사한 폭죽이 피해자의 옷에 끼인 직후 폭발이 일어났다는 가족의 진술을 확보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는 피해자의 남자 친구도 있었다. 그는 그녀를 구하려다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일행은 당시 폭죽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목격자들 진술에 따라 다른 누군가가 폭죽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수사 관계자는 향후 용의자가 잡히면 살인 및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새해맞이 폭죽 터뜨린 우크라 남성…징역 5년 위기 왜?

    새해맞이 폭죽 터뜨린 우크라 남성…징역 5년 위기 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사는 40대 남성이 2023년 새해맞이 폭죽을 터뜨린 혐의로 징역 5년 형에 처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 뉴스위크 등 외신들은 지난 31일(현지시간) 키이우 보디르 지구의 한 주택가에서 불꽃놀이를 한 혐의로 47세의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당일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새해맞이 폭죽을 터뜨렸으며, 당시 폭발 소리에 놀란 주민들이 이를 러시아의 미사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논란이 됐다.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현관문을 부순 뒤 아파트 내부를 긴급 수색, 안에 있던 남성을 붙잡아 형사 구류한 상태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중 불꽃놀이와 폭죽 등의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해오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30일에도 우크라이나 경찰국은 불꽃놀이 등 미사일과 오인할 수 있는 각종 폭죽 사용을 금지한다는 공고문을 수차례 공고한 바 있다. 경찰국은 러시아와의 전쟁 중 심리적으로 큰 트라우마를 안은 주민들이 폭죽을 미사일로 착각할 우려가 크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공고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번에 적발된 남성에 대해 경찰국 마리아나 레바 대변인은 “당국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전쟁 기간 중 폭죽을 사용한 것은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사건이다. 미사일 폭발로 오인하는 주민들이 받을 심리적 고통을 생각하라”면서 “이러한 위반 사건은 정의의 잣대에 따라 모든 문제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체조합시다/김사사 [서울신문 2023 신춘문예 - 소설]

    체조합시다/김사사 [서울신문 2023 신춘문예 - 소설]

    이것은 아시아나 스포츠 상설 매장에서 산 트램펄린. 공중부양. 수양은 뛰고 있다. 흔들리고 있다. 조금씩 어지럼증을 느끼고 있다. 전시제품이므로 모서리 변색 있음. 그러나 탄력 좋음. 아시아나 아저씨는 이것이 아주 튼튼한 물건이라고 말했고 정말 그렇게 생겼으니 괜찮겠다 싶지만 수양은 어쩔 수 없이 좀 무서워진다. 그녀는 변색한 트램펄린 모서리를 손톱으로 살살 긁으면서 물었다. 아저씨. 만약 부러지면 어떻게 할 건지? 그건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요 아가씨…. 맞는 말이다. 수양은 칼을 팔러 가기 전에 튼튼하고 단단한 물건들을 생각하며 오십 분씩 뛰었다. 붉은 벽돌과 철제 의자 강화유리로 된 창문 그리고 칼…. 트램펄린 앞에는 높이 백칠십 센티미터짜리 거울이 있고 수양은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열심히 뛴다. 이것은 은근히 땀이 나는 일이므로 겨울에는 얇은 반소매 티셔츠만 입고 뛰어야 하고 여름에는 다 벗고 뛰어야 한다. 뛰어오를 때는 정말로 공중부양하는 기분이지만 그것은 기분일 뿐이고 어쨌든 떨어지는 일이다. 수양이 영양제나 선크림이나 치약이나 칫솔이 아니라 칼을 파는 이유는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무서워서라도 사 준다는 말이다…. 수양은 칼 판매상이다. * 수양은 택기와 알고 지낸 지 꽤 되었고 택기의 사육장에 가 본 적도 있다. 사육장은 동굴처럼 길고 캄캄해서 거기에 무엇이 있기는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고 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빴다. 수양이 택기야 저렇게 하면 토끼가 살 수 있냐 너무 어둡지 않냐 물었을 때 택기는 원래 조명을 켜 두는 곳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어두운 거니 묻자 기주가 깜박한 거라고도 했다. 사육장 입구에는 파란색 파라솔이 있었고 그 아래로 작은 탁자와 바퀴 달린 접이식 침대, 플라스틱 의자를 두었다. 의자에는 헐렁한 러닝셔츠와 익은 노른자색 사부 반바지를 입은 사람이 늘어져 있었는데, 수양은 그 사람이 말로만 듣던 기주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택기의 둔하고 쓸모없는 동생 기주. 네가 바로 기주다. 기주는 고개를 뒤로 기울인 채 눈을 감은 모습이었고 무릎 위로 까만 총이 놓여 있었다. 택기야 저거 진짜 총이냐. 비비탄총이지. 그렇구나 난 또. 정오를 지나던 때였으므로 하늘을 향한 기주의 얼굴은 서서히 달궈지는 중이었다. 그늘을 벗어난 얼굴 위로 노랗고 깨끗한 햇빛이 일렁거렸으니 기주는 잘 먹고 잘 자라는 중인 아이처럼 보였다. 스포츠머리에다 늘 하얀 두건을 쓰는 택기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 수양은 기주의 뺨 위로 조심스레 검지를 얹었고 손가락으로 전해지는 미세한 따듯함을 느꼈다. 택기가 토끼 한 마리를 잡아 사육장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그의 표정은 중요한 약속을 앞둔 사람처럼 신중하고 뻣뻣했다. 기주는 그때까지도 절대 깨지 않았으므로 수양은 택기야 기주가 졸고 있어… 하고 작게 속삭였다. 택기는 기주가 졸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척을 하는 거라고 말했다. 잿빛 토끼는 몸집이 컸다. 그냥 큰 게 아니라 아주 컸다. 택기는 자이언트 토끼라고 말했다. 크고 따듯하고 순한걸. 택기야 이 토끼는 정말로 순하다고. 털에 파묻힌 토끼의 눈이 마름모 모양이었기 때문에 수양은 토끼의 미간을 마름모꼴로 문질렀다. 몸집이 큰 것과는 별개로 토끼는 부드럽고 무른 표피를 가져서 조금만 세게 쥐면 으스러질 것 같았다. 수양이 토끼도 우는가 어떻게 우는가 기억이 나지 않네 하자 택기는 토끼를 가리켜 커서 문제다, 크고 소리도 없어서 문제다, 하고 중얼거렸다. 그게 왜 문제야. 커야 더 좋지. 너는 토끼로 요리하는 요리사니까 커야 좋은 거지. 개새끼들이 도망을 간다고. 토끼는 개새끼가 될 수 없었지만 택기는 달리 부를 말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도망을 간다니 탈출한다는 것인가. 어떻게 탈출해. 이렇게 큰데. 크기가 이런데. 가끔 유연한 토끼들이 있다고 해도 토끼는 액체가 아니므로 수양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택기가 하는 탕집은 사육장과 마주 보고 있고 탕집 주방 쪽창은 사육장 입구를 향해 나 있었다. 택기는 하얀 두건을 쓰고 방수 앞치마를 두른 모습으로 탕을 끓인다. 매일 그렇게 한다. 그러다 보면 택기의 몸에서는 아주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수양은 택기의 냄새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 택기가 한참 탕을 끓이다가 쪽창을 쳐다보면 토끼 두어 마리가 잔디밭에 우뚝 서 있는 것이다. 어떤 때는 택기와 단번에 얼굴이 마주치고 어떤 때는 뒷모습이 보이지만, 뒤돌아 있던 놈도 언젠가 택기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어 있고 그러다가 산으로 사라진다고 했다. 택기는 개새끼들이 사람을 놀릴 줄 안다고 싫어했다. 사실 토끼는 번식이 빠른 동물이라서 두어 마리가 없어진다고 문제 되는 것은 아니었는데 택기는 기주더러 탈출하는 놈들을 되는 대로 잡아내라고 거기에 앉혀 두었다. 기주는 그동안 뭔가를 잡아낸 적이 없다. 쟤는 아무것도 못 잡아. 택기가 말했다. 기주는 여태껏 바닥에만 비비탄을 쏘아 댔기 때문에 기주가 앉은 부근으로는 잔디가 자라지 않았고 살짝 젖은 토양이 드러났다. * 수양은 이제 택기의 탕집에서 칼을 팔게 되었지만 원래는 여기저기에서 잘 팔고 다녔다. 모르는 집의 문을 두드리고 칼 세트를 재빠르게 보여 준 뒤 현관에 걸터앉아서 800방짜리 숫돌에다 느릿느릿하게 칼을 갈고 이것 보세요 참 쉽지요 하는 일을 잘했다. 배낭에 챙긴 A4 용지 다발 중 한 장을 꺼낸 뒤에 막 갈아 낸 칼로 비스듬히 잘라 내고 한번 해 보세요 정말 부드럽고 예리하지요 하는 일도 잘했다. 가끔은 몇 달 전에 팔았던 집에 가서 또 팔아 내고 이번에는 업그레이드되었으니 다르다고 거짓말하는 일도. 그런 일을 못 하게 된 것은 어느 날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의 집에 갔기 때문인데, 그가 원로 마술사였다는 소문이 있다. 그는 특히 손도 대지 않고 멀리 있는 폭죽을 터뜨리는 마술을 잘했는데 그것만큼 사람들의 반응이 좋은 게 없어서 터뜨리고 터뜨리다 귀가 먹었다고 했다. 어쨌든 수양은 원로 마술사쯤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은 수양이 아무리 이것 보세요 이것 보세요 해도 칼을 제대로 보지 않았고 대신 전화기를 들었다. 수양은 그날 처음으로 지구대에 가 보았는데, 눈썹이 짙고 목소리가 큰 박 순경은 그냥 말하는 것이지만 소리 지르는 것처럼 들리는 볼륨으로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당신은 당신이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알 필요가 있어요 알아야 해요 하며 조금은 간절한 표정으로 수양의 손을 꼭 붙잡았다. 박 순경의 손바닥이 참 축축해서 수양은 이 사람 겁이 많은 사람이잖아 생각했고 앞으로는 그런 식으로 칼 파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졌다. 그래도 수양은 칼 파는 데 재능이 있었고 다른 일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므로 지구대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서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지 하며 트램펄린을 뛰었다. 뒤통수가 팽팽하게 조여드는 느낌이 들자 수양은 앞으로도 트램펄린 타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멈추고 싶지 않았으나 나중에는 기운이 빠져서 잠들었다. 다음 날에는 오전 다섯 시에 잠에서 깼다. 잠 없는 노인들이나 일찍 나가는 공장 사람들한테는 그만큼 이른 시간에 찾아가서 칼을 파는 수밖에 없었으니 수양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 노력하는 편이었는데 그것이 그만 몸에 익어 버린 것이다. 잠자는 동안에는 땀을 조금 흘렸다. 날이 점점 더워져서 그랬다. 수양은 택기가 토끼탕을 잘 끓인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택기가 만든 탕을 먹어 본 적이 없고 그때까지 택기의 얼굴을 본 적도 없었지만, 오가는 길에 택기의 탕집을 자주 보았고 거기에는 늘 사람이 많았으니 그런 집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택기의 탕집 앞에는 국도가 있고 작은 산도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몰라도 그 작은 산이 국내 100대 명산 중 칠십 번째나 팔십 번째쯤 되었다. 수양은 그 산이 얼마나 명산인지 궁금했다. 지구대에 다녀온 다음 날, 수양은 일찍 일어나게 되었으니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싱크대에서 미지근한 물로 얼굴을 씻어 낸 뒤 밖으로 나가 아주 천천히 걸었다. 그녀는 무척 여유로운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차분한 음악을 듣고 따뜻한 차를 끓여 마신 뒤에 산책하기를 즐기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몸을 앞뒤로 조금씩 흔들어 가며 걸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수양은 칼을 팔러 갈 때 주로 흰옷을 입었는데, 가장 친절하고 상냥해 보이면서도 미묘하게 위협적인 색깔이 바로 흰색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그런 식으로 칼을 팔지 않게 되었으나 자연스레 흰 옷을 골라 입었다는 사실이 좀 웃겼다. 어디서 자꾸만 하나둘하나둘하나둘하나둘 하고 조금도 쉬지 않고 구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수양은 곧 택기의 탕집 앞 잔디밭에 다다랐고 거기에서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열을 맞춰 잔뜩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니 저건… 새천년 체조잖아. 수양은 원래 칼을 잘 파는 사람이었지만 그날처럼 칼을 많이 팔아 본 적은 없었다. 하나둘하나둘하나둘 구호는 알맞게 외치는데 동작은 전혀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이 체조를 끝내고 명산이라는 산을 탄다고 우르르 사라졌을 때, 수양은 생각을 하자 생각을 해, 하며 걷던 길을 다시 걸었고 명산 앞에 있는 ‘명산 앞 간이 휴게소’로 들어섰다. ‘명산 앞 간이 휴게소’에서는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만두를 팔았는데 택기의 탕집만큼은 아니더라도 장사가 잘됐다. 여기까지 따라오기는 했으나 산을 타기 싫은 아이들이 김밥과 만두를 먹고 있었고 산 타는 사람들만 노리는 일명 등산객 전문 린치족들이 교복을 꼬박꼬박 챙겨 입은 모습으로 담배를 계산하는 중이었다. 수양은 매운맛 만두를 사서 전자레인지에 돌린 뒤에 자리에 앉았다. 김이 나는 만두를 젓가락으로 조금씩 잘라 먹으며 산을 타는 사람들에게 칼을 팔아야겠어 하고 중얼거렸다. 김밥과 만두를 먹던 아이들에게 혹시 칼을 사겠니 물었지만 아이들은 무시했고 김밥에서 빼낸 단무지만 계속해서 찔러 댔다. 수양은 왠지 섭섭해져서 입을 쩝쩝 다셨다. 그래 역시 어른들에게 팔아야겠지…. 수양은 하나둘하나둘하나둘 체조하던 사람들이 내려올 때까지 만두를 야금야금 베어 먹다가 벽걸이형 선풍기의 약풍을 맞으며 졸았다. 그러곤 결국 그들이 다시 돌아오는 데 무려 여섯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저렇게 작은 산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기에 그만큼이나 걸린단 말인가. 알 수 없었지만 알고 싶지도 않았다. 수양은 사람들이 손바닥을 짝짝 부딪치며 내려와서는 곧장 택기의 탕집으로 향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고는 집으로 달려가서 칼 세트와 함께 A4 용지가 든 배낭을 챙겼는데, 그 사람들 앞에서는 종이를 자르는 시범 따위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그런 것들을 챙기지 않았다. 택기의 탕집 앞에는 하얀 두건을 쓰고 분홍색 방수 앞치마를 두른 남자가 서 있었다. 그것이 바로 택기였다. 택기는 탕집 입구로 들어서려는 수양을 붙잡았다. 탕을 드시려면 예약을 하셔야 하는데요. 저는 탕 먹으러 온 사람 아니거든요. 그런 음식은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럼 왜 들어갑니까? 칼을 좀 팔고 싶어서요. 택기가 수양의 팔뚝을 가볍게 내려놓으며 약간의 미소를 지었을 때 수양은 이 사람이 설마 나를 좋아하게 되었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택기의 손바닥이 너무 두꺼웠고 반짝거리는 그의 분홍색 앞치마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그의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길 바랐다. 탕이 싫으면 뭘 좋아하시죠. 택기가 물었다. 저는 감자튀김을 좋아해요. 수양이 대답했다. 산을 좀 타 봤다 하는 사람들은 주로 택기의 탕집에 모인다. 수양이 테이블 여러 개를 이어 붙인 곳으로 다가가서 제 칼을 좀 보시겠어요 하면 어어 그렇지 봐야지 하는 사람들이었다. 수양의 칼은 그다지 특별한 게 아니었고 일주일에 두어 번 방영하는 홈쇼핑 식칼과 유사한 모양새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수양이 칼을 꺼내 들 때마다 마술을 본 것처럼 좋아했다. 제 칼을 좀 사시겠어요 하면 당연히 사 줘야지 이걸로 기필코 그놈을 죽이고 말리라 그런데 아가씨는 누군가? 하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칼을 사게 되어 있다. 수양은 매일 아침 몸을 앞뒤로 흔들며 산책하게 되었다. 하나둘하나둘하나둘 체조하는 사람들을 지켜본 뒤 명산 앞에 있는 ‘명산 앞 간이 휴게소’에 앉아 조금 식은 만두를 먹었고 할 일이 없어지면 린치족들의 대화를 엿들어 보려 했다. 그들은 늘 길쭉한 막대 모양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중얼거렸다. 그게 어떤 말인지는 들리지 않았다. 택기는 수양의 칼을 사지 않았지만 매일 웃는 얼굴 모양의 동그란 감자튀김을 내 주었고 수양은 그것을 천천히 먹어 치웠다. * 기주야 너는 왜 토끼를 잡지 못하니. 수양은 매일 택기의 탕집에서 칼을 팔게 되었으므로 기주의 얼굴도 매일 보았다. 택기는 두피부터 손등과 발가락까지 온몸에 땀이 많은 편이었는데 기주는 그렇지 않았다. 기주는 파라솔 아래 탁자 앞에서 밥을 먹고 침대나 플라스틱 의자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고 하여튼 그런 식으로 종일 바깥에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도 바짝 마른 풀 냄새나 무언가를 태우는 냄새 같은 것만이 났다. 밥을 먹고 나서는 바닥에다 비비탄총을 쏘고 종아리나 팔뚝 주위로 부채질을 조금 하다가 신문에서 오려 낸 스도쿠를 한참 붙잡고 있었는데 빈칸을 모두 채우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수양은 접이식 침대 위에 누워서 천천히 복식호흡을 했다. 언젠가 그것이 송장 자세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아주 편안해진다. 너는 왜 토끼를 못 잡냐고. 몰라. 그걸 왜 몰라, 보고 있는데 왜 몰라. 그냥 잠깐 눈을 감았는데 밖으로 나와 있었어, 저기에 서 있었어. 토끼를 왜 좋아하나. 누가? 여기 오는 사람들이. 정력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대. 토끼는 조루라던데?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일간 신문에서 오려 낸 스도쿠가 바람에 날아가도 기주와 수양은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내일은 또 다른 스도쿠가 배달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주는 공중에서 나부끼는 스도쿠 종이를 보며 이마를 조금 구겼고 모든 것이 무게중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사람의 심장은 아주 미세하게 왼쪽으로 치우친 상태이므로 무게중심도 왼쪽에 있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모두의 왼쪽 엉덩이는 조금 더 눌려 있고 작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왼쪽으로 살짝 돌아앉게 되어 있다고. 안 그래도 사람이라면 모두 그런 편인데, 기주는 특히 자신이 왼쪽으로 조금씩 돌아앉는 상상만 해도 본능처럼 왼쪽으로 이끌리고 그래서 자꾸만 왼쪽을 주시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토끼들은 하필 오른쪽에서만 출몰하고 그런 이유로 도저히 놈들을 발견할 수가 없다고. 그렇지만 기주가 신경을 써서 오른쪽으로 돌아앉아 보아도 변하는 건 없었다. 어떻게 해도 토끼들은 탈출하고 기주는 밥을 먹고 있었거나 스도쿠를 풀고 있었거나 눈을 감고 있었거나 무게중심 때문이었거나 무슨 무슨 이유로 토끼를 발견하지 못했다. 뒤늦게 산 쪽으로 멀어지는 토끼를 발견하고 아아아아 토끼가 나타났다 지금은 멀어지는 중이다 하고 소리를 지르면 택기가 뛰어나오지만 이미 모든 게 사라지고 난 뒤였다. 수양은 사라진 토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전에 살아 있기는 한 건지 궁금해졌다. 이만큼이나 사라졌으면 이미 산에는 토끼가 천지일 텐데 산을 타는 사람들은 자꾸만 택기의 탕집에 와서 토끼탕을 먹었고 산을 타다 토끼를 본 사람은 없다고 하니 저녁에는 산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수양은 보이지가 않네 여기로 좀 와 봐라 이리 좀 와라 하며 산을 오르다 페도라를 만났는데, 그가 페도라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페도라는 까맣고 큰 페도라를 쓰고 있었고 걸친 옷이 없었다. 아주 깊은 페도라여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페도라는 줄무늬 사각팬티만 입은 모습으로 큰 소나무를 껴안고 있었는데 팔이 긴 편이어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몸을 잘 다룰 줄 아는 사람 같았다. 수양이 ‘명산 앞 간이 휴게소’에서 만난 린치족들을 떠올리며 옷까지 모두 벗겨 가다니 정말 답도 없는 놈들이로군, 하자 페도라가 고개를 저었다. 저는 산을 타고 또 탔지요. 그러다 보니 점점 더워져서 옷을 한 꺼풀씩 벗었고 이것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벗을 때마다 길을 잃는 기분이더군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는 했다만 뭐라고 했던가요…. 페도라는 여기에서 말을 멈추고 목을 가다듬더니 얇고 연약한 목소리를 내었다. 우리는 아주 건강해 너무 건강해 우리는 내일이 없는 사람이에요 하면서 나를 지나쳤습니다. 정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외우는 일은 잘해서 말이죠. 밤이 되니 추워져서 나무를 안고 싶었습니다. 그는 손가락을 세워 모자와 팬티를 가리켰다. 이건 제 자존심이라 남겨 두었습니다. * 택기의 손은 두껍다. 손등은 거칠지만 손바닥은 부드러워서 영 이상한 손이다. 수양은 택기가 탕집 안에서 날카로운 칼을 다루다 그 손까지 어떻게 해 버리는 건 아닌가 가끔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은 없다. 산을 타고 온 사람들은 자리를 떠날 때까지 쉴 새 없이 떠들기 때문에 괴로울 만큼 시끄럽고 그것은 모두 택기의 탕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므로 택기는 자주 지치고 늘어진다. 늘어진 택기는 수양의 집에서 잠을 잔다. 택기의 탕집과 택기와 기주가 사는 집은 아주 가까이 붙어 있는데도 택기는 가끔 수양의 집에서 자겠다고 성가시게 굴고 징징거리다 결국 그렇게 했다. 수양은 이제 칼 가는 시범을 보일 필요가 없지만 습관처럼 칼 가는 연습을 하고 트램펄린을 탔다. 그만 타. 왜. 나 머리가 아파. 이것만큼 긴장되는 게 없다고. 수양이 칼을 갈고 있으면 택기가 조용히 옆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허공에다 수양과 같은 동작으로 칼을 갈아 보고 바보 같은 표정을 짓는다. 요리하는 택기는 두건을 쓰는 데다 표정도 굳어 있으니 어느 폭력배의 막내쯤으로 보이는데, 이럴 때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지으니 정말 바보 같았다. 그러다가 너무 집중하면 택기의 작은 입술이 동그랗게 벌어지고 침이 떨어진다. 수양은 그때마다 택기의 목에 하얀 수건을 매 주었다. 아무리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도 침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수건을 매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택기는 칼 가는 시늉을 한참 하고 나서 미끄러지듯 바닥에 드러눕는다. 택기야 내일은 몇 마리나 잡냐. 아마 스물세 마리. 그렇구나 바쁘겠다. 택기와 수양은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가까이 붙어 잔 적이 많고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바로 오늘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러면 수양은 아무래도 칼 있는 집에서 하는 건 좀 그렇지, 하고 택기에게 말을 걸고 택기는 나도 방금 개새끼들 잡고 와서 좀, 이라고 대답한 뒤 눈을 감았다. 기주 말로는 자기 몸은 왼쪽이 더 무겁대. 걔는 원래 헛소리를 잘해. 나 어제 페도라를 봤어. 어디서 파는데. 아니 페도라 쓴 사람 봤다고. 어디서 봤는데. 산에서. 산에서 그런 걸 왜 쓰고 있어. 내가 박 순경을 불렀어. 박 순경은 왜. 데려가 줄 것 같아서 불렀어, 진짜 데려가더라. 택기는 새벽 일찍 일어나서 토끼를 잡아야 하고 수양은 흔들흔들 걷는 산책을 해야 하므로 그때쯤이면 수양이 이제 자자, 하고 그들은 잠을 잤다. 그런데 그날따라 택기가 수양의 팔뚝에 얼굴을 비벼 댔고 수양은 그것이 아주 뜨겁게 느껴졌기 때문에 택기의 얼굴이 언제부터 뜨거웠는지 궁금해졌다. 택기야 너는 왜 요리를 잘하냐. 사실 택기는 요리를 썩 잘하는 편이 아니었고 탕집은 택기의 고모가 소유하던 것이었는데, 그녀는 매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들기 전 택기와 기주의 얼굴을 조심스레 붙잡고 볼 키스를 해 주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당시의 택기는 이미 어른이었고 그런 일이 시들했지만 어린 기주는 그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고모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생활력이 강했으나 아름다운 것을 좋아했으므로 종일 동물을 관리하고 탕을 끓이는 일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이제는 정말 견딜 수 없겠다고 느낄 때마다 탕집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기만 했다. 고모는 하루하루 침실 방문을 잠그고 우는 일을 반복했으며 아주 먼 곳에 사는 친구와 긴 통화를 이어 가다 결국은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데, 수양은 도대체 그 고모가 어디로 떠났다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말이 되냐. 말이 안 될 건 뭐지 나는 거짓말을 안 하는데. 택기가 말했다. 택기와 기주는 그녀가 아주 먼 곳에 있다던 친구를 찾아간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고모로부터 딱 한 번 받은 엽서에는 그런 소식이 적혀 있지 않았고 감기는 걸리지 않았니 하는 식의 시답잖은 안부와 함께 탕을 맛있게 끓이는 조리법이 정갈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그보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 고모는 택기 앞으로 분홍색 방수 앞치마가 담긴 택배를 보냈다. 멀리 있는 곳에서 모텔 장사를 시작했으며 경치가 좋다는 내용의 쪽지를 함께 남기곤 연락이 닿지 않았으므로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밤마다 전화를 걸었던 누군가가 정말로 있었던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고모가 보낸 엽서 앞면에는 어떤 지역의 문화재 사진이 크게 붙어 있었는데 기주는 택기 몰래 그곳으로 찾아가기 위해 짐을 꾸렸다가 들킨 적이 있다. 어쨌든 택기는 돈 때문에 요리사가 되었고 자꾸자꾸 토끼를 잡고 자꾸자꾸 탕을 끓이다 보면 다 잘하게 되어 있다고도 말했다. 실망이야. 대대로 내려오는 명장 집안인 줄 알았는데. 택기는 이제 내가 명장이 되겠어 하고 속삭였다. * 수양은 아침 식사로 매운 컵라면을 먹은 뒤 집을 나섰다. 그날따라 날이 무척 더웠다. 이상하게도 수양은 배가 아주 헛헛한 기분이었고 뜨겁기도 해서, 어쩐지 저녁이 되면 배가 몹시 고파지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원한 게 먹고 싶다 차갑고 시원한 게, 하며 걸었다. 탕집 앞에서는 하나둘하나둘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대신 몸을 꼭 죄는 회색 양복을 입은 페도라가 서 있었다. 그는 양손을 주먹 쥔 채 정면을 바라보았다. 산 타는 사람들은 구호를 외치는 대신 바둑판처럼 깔끔한 간격을 유지하며 페도라를 마주 보았다. 그 속에서 러닝셔츠를 입은 기주의 뒷모습이 함께 보였다. 바닥에 놓인 시디플레이어에서 노래 전주가 흐르자 수양은 트로트잖아, 했고 가장 뒤에 서 있던 짧은 파마머리 여자가 뒤돌아 이건 샹송이야 아가씨, 하고 단호하게 속삭인 뒤 고개를 돌렸다. 페도라는 긴장한 것처럼 보였는데 정말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가 오른손을 올려 가슴 부근을 꼭 쥐더니 툭 하고 가볍게 무릎을 꺾어 쓰러지자 산 타는 사람들과 기주가 똑같은 모션을 했다. 왼쪽 가슴 위로 손을 얹고 살며시 주먹을 쥔 뒤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바짝 서 있던 잔디가 푹푹 꺼지는 소리가 얕게 들렸다. 움직임 없이 서 있는 것은 수양과 탕집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던 택기뿐이었다. 페도라는 곧바로 일어나 정자세를 취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유연하고 부드러웠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를 따라 할 수 없었다. 그런 일은 노래가 끝날 때까지 반복되었고 사람들은 산을 타기 위해 흩어졌으며 페도라는 시디플레이어를 들고 잰걸음으로 멀어졌다. 수양은 그날 밤에 페도라를 다시 만났다. 그는 기주와 함께 접이식 침대에 앉아서 사육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페도라는 페도라를 쓰지 않은 채였고 품이 큰 티셔츠와 반바지에 납작한 가죽 슬리퍼를 신었다. 얼굴 끝이 뾰족한 데다 길쭉하고 마른 몸을 가지고 있어서 물 위에서 흔들리는 수생식물 같은 모습이었다. 침대 옆 의자에는 박 순경이 등을 둥그렇게 말고 앉아 기주의 스도쿠를 대신 채우고 있었다. 수양은 그 모습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에 저것이 진짜인가 생각했다. 날이 더웠으므로 휴게소에 들러 과일과 빙과류를 사 오던 길이었고 기주가 수양을 발견하고서 손을 흔들었기 때문에 그들 넷은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기주야 택기는 어디 있냐. 사육장에. 또 토끼 잡으러 갔냐. 그래야 내일 팔지. 그렇긴 하지. 수양은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었다. 페도라가 수양에게 수양씨 반갑습니다 하자 수양이 네 페도라씨, 하고 대답했다. 페도라씨와 박 순경님은 왜 여기에 있나요. 저는 지금 박 순경의 집에 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요. 그날부터요. 수양은 페도라의 어조에서 어느 해안지역을 떠올렸으나 구태여 말하지는 않았다. 기주는 수양에게 페도라가 극장에서 일했다고 일러 주었고 수양은 배우이시군요, 하며 페도라를 바라보았다. 페도라는 그렇다면 그렇고 아니라면 아닌 것도 같다고 대답했다. 박 순경은 수양의 노란 장바구니에서 크림 맛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더니 수양의 칼로 참외를 깎아 탁자 위에 한 조각씩 올려 두었다. 모두 참외를 아작아작 씹어 먹었다. 박 순경은 시간 간격을 두고 참외 다섯 개를 깎아 냈는데, 넷은 그것을 모조리 해치웠다. 탁자 한쪽에 쌓인 참외 껍질이 아주 얇게 깎인 모양새여서 박 순경은 그런 일에 소질이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페도라는 수양이 페도라씨, 하고 부를 때마다 턱 끝을 당기며 조금씩 새는 웃음을 참았다. 한때 자신이 그런 별명으로 불렸다고 했다. 그래서 배우라고요 아니라고요. 극장은 극장인데 영화를 보여 주는 극장은 아니고요…. 카바레라고 더 많이 부르던데요…. 그러면 가수인가 보군요. 그것도 애매한 것이 나는 노래에도 소질이 있었지만 다른 것을 조금 더…. 페도라는 관광지에 있는 관광 카바레 출신으로, 밤무대 가수를 노렸으나 실력이 그만큼은 되지 못해서 코미디와 차력을 하다가 나중에는 가수 뒤에서 춤을 추는 댄서가 되었다. 그는 주로 샹송 가수의 뒤편에서 팔다리를 부드럽게 흔들며 흐느적거리는, 춤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런 춤을 추었다. 노래의 분위기에 맞춰 페도라를 쓰고 실크 셔츠를 입었으므로 전체적으로 잠들기 직전인 사람이 몽롱한 정신으로 침실이나 거실을 슥슥 걸어 대는 느낌이었다. 샹송이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것과는 별개로 카바레에서 잘 통하는 장르는 아니었으니 샹송을 부르던 여자 가수와 페도라가 무대에 올라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대체로 에이급 무대가 시작되기 전에 잠깐 세워지거나 펑크 난 공연을 메우기 위해 급조하는 식이었다. 원형 무대를 둘러싸고 앉거나 서거나 춤추거나 하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이미 정신이 나간 상태여서 이런저런 욕을 하고 술이나 음식 던지기를 좋아했으며 샹송 가수와 페도라에게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짧은 공연을 마치면 유령처럼 사라지던 샹송 가수와 페도라가 ‘덜떨어진 듀오’로 불리게 된 것은 어느 날 페도라가 춤을 추다 크게 미끄러졌기 때문이었다. 그의 춤에는 정교함이나 정신 집중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으니 그는 늘 언제쯤 이따위 춤을 그만두게 될 것인가 골몰하며 춤을 추었다. 그 일은 다만 페도라의 정신이 다른 데 있었고 밑창이 닳아 본드 칠을 한 그의 구두가 미끄러운 무대 바닥을 견디지 못해 생긴 불상사였을 뿐이지만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페도라가 마치 허공에서 날아온 강렬한 펀치를 맞고 쓰러진 사연 있고 가련한 남자로 보였다. 그가 쓰러져 있는 동안 샹송 가수는 엉덩이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클라이맥스를 불렀다. 샹송 가수는 주로 앙리코 마시아스의 ‘추억의 솔렌자라’를 불렀는데 그것은 프랑스의 민요를 빌려 만들어진 노래였고 그날 샹송 가수가 부르던 노래 역시 그것이었다. 아무래도 민요라는 것이 공동체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것이라… 라고 페도라는 덧붙였다. 그 노래는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프랑스인이 아니고서야 웬만한 사람들은 들어 보지도 못했을 곳이 솔렌자라였지만 어느새 솔렌자라는 모두에게 추억의 솔렌자라가 되어 있었다. 페도라가 쓰러지자 사람들이 무대를 주시하기 시작했고 이내 샹송 가수의 목소리를 따라 흥얼거렸다. 무대 아래에서 뒷짐을 지고 서 있던 안내요원은 두 손을 입가로 모은 뒤 야 이 새끼야 계속해, 계속하라고. 멈추지 마!라고 외쳤다. 안내요원과 페도라는 가끔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다. 그가 주춤거리며 일어서자 누군가 휘파람을 불었고 누군가는 소리를 질렀다. 그날부터 샹송 가수와 페도라는 ‘덜떨어진 듀오’로 불리며 완벽한 B급이 되었다. 페도라는 완벽한 B급이 된 이후로 춤을 그만두고 마임을 했다. 주된 특기는 역시 쓰러지거나 넘어지는 것이었고 그중에서도 ‘화살 맞는 남자’를 가장 잘했다. 어떤 식으로 화살을 맞게 되는지는 매번 달라졌기 때문에 ‘덜떨어진 듀오’가 무대에 오르면 페도라는 먼저 무대 앞으로 한 발짝 나서서 말했다. 오늘은 도망치다 화살을 맞는 소년입니다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 대신 화살을 맞는 남자입니다 하는 식이었다. 페도라는 관광 카바레의 유명 인사가 되어서 ‘덜떨어진 듀오’가 아닌 ‘페도라’로 불리기 시작했다. 카바레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이미 페도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는 어떤 이유로 화살을 맞는 콘셉트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 무엇보다 페도라 역시 그 일을 자꾸만 반복하다 보니 정말로 자신이 화살을 수없이 맞아 본 가슴 아픈 사람처럼 느껴졌고 그 감정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화살을 맞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일어나느냐였는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이 많았다. 화살을 맞고 쓰러진 뒤에 재빨리 일어나 정면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자세였다. 그 외에도 아주 천천히 일어나거나 몸을 조금씩 굴려 일어나거나 하는 많은 방식이 있었다. 화살을 맞는 모습이 리얼하게 느껴지는 것보다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는 일이 중요했다. 크고 동그란 무대를 둘러싼 사람들은 무대 앞 바리케이드에 달라붙어 페도라를 향해 다트를 던지는 듯한 가벼운 자세로 툭툭 한 손을 뻗거나 활시위를 당기는 척했고 그러면 페도라는 타이밍을 노려 바닥으로 주저앉아야 했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사람들이 외치는 순간 알맞은 자세로 일어나는 것이 핵심이었다. 어느 틈에 관광 카바레 포스터에는 깊고 검은 페도라를 쓰고 하관만을 드러낸 페도라가 매력적으로 미소 짓는 측면 모습이 들어섰다. 그들의 캐치프레이즈는 ‘페도라는 무조건 일어난다’였다. 사람들이 ‘화살 맞는 남자’를 원한 것은 물론이고 페도라 역시 그런 일에 사로잡혔으므로, 그는 넉넉한 실크 셔츠 대신 흰색 쫄쫄이만을 입고 무대에 서게 되었다. 쫄쫄이는 페도라가 자세를 달리할 때마다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근육을 치밀하게 보여 주었다. 무대 조명 아래에서 길쭉하고 마른 페도라는 석고상처럼 보였다. 페도라는 그날 아침 택기의 탕집 앞에서 ‘화살 맞는 남자’를 시도할 때 입은 양복이 박 순경의 것이라고 했다. 가장 작은 사이즈를 찾느라고 고생했습니다. 그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기주는 페도라를 향해 떼돈을 벌었냐고 물었다. 물론 그렇지요. 페도라가 답했다. 페도라가 점차 이름을 알리면서 샹송 가수는 잊히게 되었다. 그녀는 카바레에서 완전히 떠나기로 한 날 분장실로 페도라를 불러내었고 그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자다가 화살이나 맞아라…. 그는 그날의 분장실과 샹송 가수를 상기하며 은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끝내줬지요. 그는 잠시간 굉장한 화살을 맞은 기분을, 그것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화살이라는 기분을 온몸으로 느꼈고 ‘페도라’로 사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는 이제 밝은 낮부터 일하는 직업을 얻고 싶어졌으므로 골목길에 커피숍을 차렸는데, 그곳은 분명 커피숍으로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또 다른 카바레가 돼 버리고 말았다. 카바레의 단골들은 종종 무리 지어 커피숍에 들렀다. 그들은 테이블에 앉아 페도라가 내린 커피를 음미하고 얌전히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일을 반복하다 어느새 에이프런을 두른 바리스타 페도라의 구역을 침범했고, 손수 커피를 내려 마신 뒤 커피값과 팁을 금고에 채워 넣기 시작했다. 장소는 달라졌으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페도라는 또다시 화살 맞는 남자가 되어서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중이었다. 카바레의 단골들은 매일 아침 일찍 경직된 얼굴로 찾아와서 페도라의 쇼를 관람한 뒤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돌아갔다. 커피숍을 접고 책 대여점과 노래 연습장을 차례로 열었지만, 그것은 아무 소용 없는 일이었다. 끝으로 번 돈을 모두 까먹은 페도라가 백화점 주차요원이 되었을 때는 그가 들고 있던 주홍색 경광봉마저 화살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는 멀리 도망쳤고 그렇게 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들은 아주 캄캄한 시간까지 파라솔 아래에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줄곧 무덥고 눅눅했다. 페도라의 이마에서 땀이 죽죽 흘러내려 턱 끝에 매달렸다. 기주는 비비탄총을 매만졌고 수양은 사육장 천장에 달린 노란 조명을 바라봤다. 박 순경이 수양씨 아직도 칼을 파신다고요, 하고 물었다. 정말 이상하시네 나한테 왜 자꾸 그러세요. 수양은 억울한 기분으로 되물었다. 저 사실 산을 잘 탑니다. 순경님이 산을 잘 타는데 나더러 어쩌라고요. 저도 린치족이었습니다. 뭐라고요?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박 순경은 코끝을 조금 긁적이다 또다시 수양의 장바구니를 뒤적였다. 이제는 깎아 먹을 참외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날씨가 참 덥네요 같은 말만 몇 번 더 했다. * 페도라는 매일 시디플레이어를 들고 나타났고 사람들은 새천년 체조를 하는 대신 화살 맞는 사람들이 되어 갔다. 쓰러졌다 일어나는 순간에는 분위기가 고조되었기 때문에 모두 흥분한 모습으로 크게 숨 쉬었다. 방수 앞치마를 두른 택기도 종종 수양과 나란히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주로 산 타는 사람들 한복판에서 왼쪽 가슴을 그러쥐고 쓰러지는 기주를 구경했다. 택기야 기주가 제일 열심인 거 아냐. 쟤가 얼마나 땀이 없는데 저렇게 축축해지다니. 택기는 가만히 기주를 보다 사육장으로 걸어 들어가서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시디플레이어의 노래는 한 시간가량 반복 재생되었으므로 사람들은 한 시간 동안 화살 맞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수양은 이른 오전마다 택기의 탕집 앞에 서서 기주와 페도라를 번갈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졌다. 그런 뒤에는 ‘명산 앞 간이 휴게소’에 갔다. 페도라는 일이 끝난 후에 시디플레이어를 챙겨 신속하게 걸었다. 아무래도 박 순경과 함께 아침을 먹기 위한 속도일 거라고 수양은 생각했다. 페도라의 ‘화살 맞는 남자’가 또다시 유명해지자 화살 맞는 사람이 되겠다는 이들은 끊임없이 늘어났다. ‘화살 맞는 산악 동호회’ 슬로건이 걸린 전세버스가 페도라를 찾아온 날에는 분반이 필요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먼저 맞는 조와 나중에 맞는 조로 나뉘었다. 그날의 페도라는 이전보다 땀을 많이 흘렸고 모든 일을 마친 뒤 ‘명산 앞 간이 휴게소’ 쪽으로 걸어가는 수양을 불러 세웠다. 수양씨, 칼을 파는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다 알면서 왜 그러세요. 페도라가 입가를 우물우물 달싹였다. 나를 죽여 주십시오…. 수양은 그 순간 몹시 울고 싶어졌다. 나는 칼 파는 사람이지 칼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하고 말한 뒤 침을 삼켰다. 잘 알고 있습니다. 페도라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깊게 미소 지었다. 수양은 바로 그 미소가 한때 관광 카바레 포스터 속에 자리했던 그의 모습임을 알 수 있었다. 수양씨, 나는 이제 평생 이렇게 살게 되었습니다. 페도라는 느린 걸음으로 멀어졌다. 페도라의 속도가 아주 느렸기 때문에, 수양은 그의 크기가 도저히 작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다시 걸었고 ‘명산 앞 간이 휴게소’에 앉아 만두를 베어 먹다 다리를 덜덜 떠는 린치족과 눈이 마주쳤다. 이봐, 한가하면 우리랑 놀지 그래? 우리는 꽤 괜찮은 사람들이라고. 나는 칼 파는 사람이다…. 어쩌라고! 크게 외친 린치족이 도망쳤다. 흐트러진 플라스틱 의자를 보던 수양은 애매한 기분이 되어서 린치족의 목소리를 되새겼다. * 페도라가 자취를 감춘 어느 아침에도 시디플레이어는 잔디밭 위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산 타는 사람들과 기주는 화살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착실히 열을 맞췄다. 기주가 시디플레이어의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 택기가 사육장 밖으로 뛰어나왔다. 수양은 사육장 바깥으로 몸을 내민 잿빛 토끼를 단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너는 그때 그 토끼구나. 너는 지금까지 계속 거기에 있었구나…. 잿빛 토끼 뒤로 몇 마리의 토끼들이 튀어나와 잔디밭 위에 선 사람들 사이를 헤집었다. 빠르고 부드러운 움직임이었다. 오랫동안 화살 맞기를 훈련한 기주는 교묘한 움직임으로 발밑의 토끼를 피할 수 있었으므로, 끊임없이 화살을 맞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 정면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고꾸라지다 분산되었다. 몇몇이 토끼를 잡기 위해 두 손을 죄며 바닥 가까이 몸을 숙였고 토끼는 매끄러운 몸짓으로 벗어났다. 택기가 기주의 비비탄총을 손에 들었지만 비비탄이 다 떨어져 틱틱 소리만 났다. 제법 많이 사라진 토끼 때문에 택기는 한동안 탕집 문을 닫았다. 박 순경은 꽤 오랜 시간 페도라를 찾다 ‘명산 앞 간이 휴게소’ CCTV에 찍힌 그의 마지막 흔적을 확인한 뒤 조용해졌다. 화면 속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 기주야 너는 이제 화살을 맞지 않니. 나는 이제 다 해냈어. 화살 맞는 사람들은 드문드문 찾아오다 발길을 끊었다. 페도라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그에 대한 모든 것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수양은 이제 페도라의 옆얼굴이나 자세, 목소리와 같은 것들을 묘연한 실루엣만으로 떠올렸다. 그러고는 택기와 잠을 자거나 트램펄린을 타거나 칼을 갈았다. 깰 생각 없이 느슨하고 풀어진 얼굴로 잠을 자는 기주의 뺨 위로, 수양은 그들이 아주 처음 만난 날처럼 손가락을 얹었다가 뗐다. 박 순경은 새로 마련한 자신의 과도로 참외를 깎았다. 그는 매일 누군가 내버려 둔 스도쿠를 채워 넣는 데 몰두했는데, 어떤 날에는 작은 탄성과 함께 저기에 토끼가, 하며 잔디밭 어딘가를 가리켰다. 저건 진짜 토끼야, 진짜다. 작게 속삭인 수양이 살금살금 다가갔다. 그러나 방수 앞치마를 한쪽 어깨에 걸친 택기가 탕집 처마 아래에 서서 그곳을 바라보기만 했으므로 수양은 걸음을 멈추었다.
  • 전기차 화재, 새로 도입한 이동식 소화수조로 첫 진화 성공

    전기차 화재, 새로 도입한 이동식 소화수조로 첫 진화 성공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15일에 발생한 전기차 화재에서 최근 처음으로 도입한 이동식 소화수조를 사용하여 화재를 신속히 진압했다. 15일 소방안전본부(본부장 박근오)에 따르면 오전 9시 13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서부소방서는 화재차량 주변에 주차된 인근차량 13대를 이동 조치하고 화재진압을 실시했으며, 이동식 소화수조 도착 즉시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워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했다. 불은 화재 진압에 나선 지 두시간 만에 꺼졌으며 펌프차량 1대를 동행하여 차량을 관련 공업사에 안전하게 인계했다. 광역화재조사단은 관련기관과 합동으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기차 화재가 날 경우 기존에는 불연성 재질의 ‘질식소화포’를 차량 전체에 덮어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 등을 썼으나 진화후 이 커버를 다시 벗겨냈을 때 재발화되는 경우가 있어 위험했다. 그러나 이동식 소화수조로 진화할 경우 배터리에서 재발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내부가 타면서 열폭죽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방지해 주변으로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제주소방은 실물화재 훈련 및 대응매뉴얼 개발·보급, 이동식 소화수조, 질식소화포, 수벽형성관창 등 화재진압 전문장비 보강을 통해 전기차 화재 대응능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망치들고 방화하고…폭도로 변한 모로코 축구팬들 프랑스서 난동

    망치들고 방화하고…폭도로 변한 모로코 축구팬들 프랑스서 난동

    프랑스와의 4강 맞대결에서 2대 0의 아픈 패배를 안은 모로코 축구대표팀 팬들이 난동을 부려 최소 74명이 체포됐다. 1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2 FIFA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모로코가 프랑스에 2대 0으로 패한 직후 흥분한 모로코 축구팬들이 프랑스 샹젤리제와 파리 도심 곳곳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52년 만에 월드컵 정상을 기대했던 모로코 축구팀이 프랑스에 패배하자, 이에 흥분한 이민자 출신의 축구팬들이 망치를 들고 거리에 정차돼 있었던 자동차를 부수는 등 난폭한 행위를 이어간 것. 다수의 팬들은 프랑스 파리의 한 주택가에서 창문 밖에 프랑스 국기를 걸고 응원 중이던 주민에게 몰려가 국기를 내리라고 위협하는 사건도 있었던 것을 전해졌다. 이 프랑스 국적의 남성은 자신의 주택 앞으로 몰려온 수많은 모로코 난민들의 요구에 국기를 내리고 집 안으로 대피했던 사실이 SNS에 공유됐다. 실제로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속속 공개됐는데, 영상 속 수만 명에 달하는 모로코 축구팀 팬들은 경기 도중 사용했던 응원용 현수막을 불에 태우고 거리 곳곳에 방화하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쓰레기통과 전동 스쿠터 등에도 불을 붙였고, 차량에 벽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또, 모로코 출신 이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파리의 흥분한 일부 팬들은 들고 있던 응원봉으로 인근 상점 문을 부수고 대기 중인 경찰과 충돌하기 시작했다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일부 팬들은 안전펜스를 걷어차고 무고한 행인을 향해 폭죽을 쏘는 등 위험천만한 행동을 보였다. 다만 경기 당일 이 같은 충돌을 예상했던 프랑스 경찰관들은 경기 시작 전, 인파가 몰리는 도심 곳곳에 경찰 인력을 다수 배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무장 경찰들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흥분한 축구팬들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직후 현장에 있었던 프랑스 경찰관들은 차량을 향해 벽돌을 던지거나 폭죽으로 불을 붙이는 등 소란을 벌인 최소 74명의 모로코인을 체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4강 진출을 앞두고 치러진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도 경기 직후 승리를 자축했던 모로코 이민자 수천 명이 프랑스 도심으로 쏟아져 나왔고, 당시 샹젤리제 등 광장에는 무려 2만 명 이상의 이민자들로 붐비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로 인해 일부 팬들이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인근 상점에 방화를 하면서 프랑스 경찰은 이튿날 폭동이 진압될 때까지 최대 108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 경기 시청 위해 공무원도 조기 퇴근

    월드컵 4강전 아르헨티나, 경기 시청 위해 공무원도 조기 퇴근

    “경제적 손실을 엄청나지만 최고의 월드컵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두고 중남미에서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중계방송시간이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정확히 12시간 시차가 나는 지구 반대편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경기시간만 본다면 카타르월드컵은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 중 최고의 대회 중 하나”라며 엄지척 평가를 하는 사람이 많다. 아르헨티나 투쿠만주(州)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월드컵 4강전 시청을 위한 공무원 휴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오후 2시까지 근무하고 곧바로 퇴근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 4강전은 아르헨티나 시간으로 13일 오후 4시 시작된다. 주정부 대변인은 “공무원들이 여유 있게 퇴근해 집에서 월드컵 4강전을 시청할 수 있도록 오후 2시부터 휴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투구만주에선 학교도 이날 오후 2시 모든 수업을 마친다. 교육부는 “월드컵대회를 통해 아르헨티나 월드컵대표팀의 활약을 지켜보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한 교육효과라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월드컵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면서 월드컵 열기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면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사실상 국가의 경제활동이 마비될 정도로 전 국민이 월드컵경기 시청에 흠뻑 빠져들고 있어 공식적으로 공무원 휴무를 결정하지 않은 주에서도 공무원들은 모두 사실상 일손을 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간대가 애매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관계자는 “마치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처럼 카타르월드컵의 경기시간이 아르헨티나에서 중계방송을 보기엔 최고”라고 말했다. 월드컵대회 기간 중 이런 일은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이다. 카타르월드컵 개막에 앞서 컨설팅회사 인브게이트는 월~금 중남미의 근무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로 잡고 경기가 120분(전후반 90분+휴식시간 15분+인저리 타임 15분) 진행된다고 가정할 때 중계방송 시청으로 인한 중남미 각국의 경제적 손실이 최소한 56시간 생산과 맞먹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카타르 현지시간과 중남미 각국의 표준시간대를 비교해 근무시간과 겹치는 일정을 가려내고 생산손실을 예상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월드컵 중계시간은 총 128시간이었다. 중계시간이 근무시간과 겹쳐 가장 생산손실이 클 국가는 전체 중계시간 128시간 중 94시간(73.4%)이 근무시간과 겹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우루과이 등 남미 3개국이었다. 회사는 “월드컵 같은 빅 이벤트가 있을 때 축구사랑이 유별난 중남미 주요 국가에서 생산손실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회사의 예상은 적중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다운타운의 한 옷가게 종업원은 “경기가 있는 시간이면 도시가 완전히 유령도시로 변해버린다”면서 “건물마다 (안에서 TV를 보면서) 응원하는 소리는 요란하게 들리고 골이 터지면 폭죽놀이까지 벌어지지만 거리엔 인적이 완전히 끊긴다”고 말했다. 
  • ‘16강 탈락’ 환호하던 이란 20대, 군경이 쏜 총에 사망

    ‘16강 탈락’ 환호하던 이란 20대, 군경이 쏜 총에 사망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이 ‘숙적’ 미국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뒤 이에 환호하던 이란의 20대 남성이 이란 보안군(군경)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정부 히잡 시위’가 벌어지는 이란에서는 축구 대표팀의 승리가 정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대표팀의 패배를 원하는 분위기가 퍼진 가운데 피격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27세 남성 자동차 경적 울리다가 머리에 총 맞아”BBC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경기 직후 카스피해에 접한 이란 북부 도시 반다르 안잘리에서 27세 남성 메흐란 사막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이란 대표팀의 패전을 축하하다가 총에 맞았다고 인권단체들이 전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한 뒤 보안군이 그(사막)를 직접 겨냥해 머리를 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것으로 계기로 반정부시위가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IHR에 따르면 이번 히잡 시위에서 이란 보안군에 살해된 사람은 어린이 60명, 여성 29명을 포함해 448명에 달한다. 미국 뉴욕에 있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도 사막이 이란의 패배를 축하하다가 보안군에게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CHRI는 또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사막의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 구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이란 반정부시위대의 구호 중 하나로 꼽힌다. 숨진 남성은 이란 미드필더의 어린시절 친구 공교롭게도 보안군에 피격당해 숨진 사막은 이번 월드컵 미국전에서 뛴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라히의 지인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막과 같이 반다르 안잘리 출신인 에자톨라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막과 어린 시절 유소년축구팀에서 함께 뛰었다고 소개하며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에자톨라히는 자신과 사막을 비롯해 선수들이 축구 유니폼을 입고 어깨동무를 했던 어린 시절의 사진을 올리며 “너를 잃었다는 지난 밤에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적었다. 비록 친구의 사망 정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에자톨라히는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 우리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를 향한 분노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에자톨라히는 이날 미국전에서 패한 뒤 경기장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을 때 미국 선수가 다가와 위로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국전 패배 환호하는 영상 온라인 확산이날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배하자 오히려 이에 환호하며 축하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란 곳곳에서 목격됐다. 사막이 숨진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테헤란, ‘히잡 시위’ 확산의 진원지인 북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고 있다. 상당수의 이란 국민들은 현 정권이 히잡 시위로부터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려 이번 월드컵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표팀의 선전을 바라지 않고 패배를 환영하는 등 응원을 거부하고 있다. 이란 대표팀 선수들도 지난 21일 B조 1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 직전 국가가 흘러나올 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는 방식으로 본국에서 진행 중인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5일 B조 2차전 웨일스와의 경기 때에는 선수들이 국가를 따라불렀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방송은 1차전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이 이란 선수들을 소집해 ‘앞으로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거나 어떤 형태로든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행위를 보이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고 한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B조 3차전 이란과 미국의 이날 경기가 열린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는 통상적인 보안요원에 더해 경찰력까지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이란 응원단 사이에서는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대표 구호인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 등이 터져 나왔고, 히잡 시위를 촉발시킨 사망자 ‘마흐사 아미니’ 이름의 피켓을 들었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는 상황 등도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 [포토多이슈-카타르월드컵] 기적의 승리 후 난동 부린 모로코 팬들

    [포토多이슈-카타르월드컵] 기적의 승리 후 난동 부린 모로코 팬들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22위 모로코가 랭킹 2위의 벨기에를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뒤 벨기에 브뤼셀에서 승리에 도취된 모로코 축구 팬들이 난동을 벌였다고 27일(현지시간) AFP,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카타르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벨기에를 2-0으로 꺾었다.외신사진을 보면 모로코의 승리로 끝난 후 흥분한 모로코 팬들이 브뤼셀 중심가에서 차량 위에 올라차 차량을 부스거나 차량을 불 태우는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쓰레기통과 전동 스쿠터 등에도 불을 붙였고, 차량에 벽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브뤼셀 경찰에 따르면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수십 명의 인파가 경찰과 대치를 벌였고 일부 팬들은 긴 막대를 들고 있기도 했고 한 기자는 폭죽으로 인해 얼굴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폭동으로 한때 경찰 100명가량이 현장에 투입됐으며,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해 진압 작전을 벌였다. 중심가 일부 구역의 출입이 통제됐고 지하철역이 봉쇄되기도 했다.50만명의 모로코인이 거주하고 있는 벨기에에서는 수도 브뤼셀 외에도 리에주 동부에서도 축구팬 50여명이 경찰서와 경찰차를 부수는 폭동을 일으켰다.
  • 사막 하늘 수놓은 불꽃… 금주의 나라 특별한 맥주… 영혼 쏟아부은 응원전

    사막 하늘 수놓은 불꽃… 금주의 나라 특별한 맥주… 영혼 쏟아부은 응원전

    사상 처음으로 겨울의 사막에서 펼쳐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개회를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화려한 폭죽이 도하의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이날 도하의 월드컵 팬 존에 모인 세계 각국 축구 팬들이 월드컵 개회를 축하하며 맥주잔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주최 측은 경기장 주변에선 술 판매를 금지하고 팬 페스티벌에서만 음주를 허용했다.도하의 알 비다 파크에서 열린 팬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축구팬이 환호하고 있다.20일 카타르와 공식 개막전을 펼치는 에콰도르의 서포터가 자국 국기를 휘날리며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도하 신화·타스·로이터·AP 연합통신
  • 속초해수욕장, 국내 최고 관리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

    속초해수욕장, 국내 최고 관리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

    ‘청정한 속초해수욕장, 관리도 최고 … ’ 강원 속초해수욕장이 해양수산부의 ‘2022년도 관리 우수 해수욕장’에 선정됐다. 속초시는 해양수산부에서 최근 열린 해수욕장 평가위원회에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신안 대광해수욕장과 함께 강원 속초해수욕장을 관리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속초해수욕장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 2회째 관리 우수해수욕장으로 선정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방 해양수산청에서 추천한 전국 40개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1차 현장평가와 이용객 만족도 조사를 통해 15개 해수욕장을 선정한 이후 최종 평가에서 관리 우수 해수욕장 3개와 시설 개선 지원 해수욕장 3개를 각각 선정했다. 관리 우수해수욕장에는 장관 표창과 15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되고 시설개선 지원 해수욕장에는 1억원의 시설개선비가 지원된다. 속초해수욕장은 개장 이전인 7월 1일부터 폐장일인 8월 28일까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야간 질서계도반을 운영하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 행위와 백사장 내 흡연 및 무분별한 폭죽놀이를 단속해 이용객들의 불쾌 지수를 낮추는 등 해수욕장 이용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써머 페스티벌 클린 캠페인, 해변 정화 활동 등 환경캠페인이 이용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것도 한몫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여름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인파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됐던 2021년의 42만여 명과 비교해 120% 증가한 94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방문객 증가에도 속초해수욕장에서는 단 한 건의 수난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관광객이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대통령실 인근서 간밤 ‘굉음’…국방부 “특이사항 없었다”

    대통령실 인근서 간밤 ‘굉음’…국방부 “특이사항 없었다”

    지난 27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영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굉음이 발생해 군사 경찰 등이 현장 확인에 나섰지만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 28일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0분쯤 국방부 청사 후문 쪽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큰 소리가 났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소리를 ‘총성’이라고 보도했으나, 국방부는 정확히 어떤 소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영내의 병력과 장비를 점검하고 소리가 난 방향에 있는 시설 등을 점검한 결과 특이점이 없었다”고 전했다. 청사 후문 인근에서 발생한 폭음을 들은 초병 중 1명은 ‘폭죽 터지는 소리’, 다른 1명은 ‘총성처럼 들림’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도 현장과 주변을 정밀 수색한 결과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관련 기관들이 맡은 분야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 3년 만의 불꽃 향연에 100만 인파…시민의식은 어디로 [포착]

    3년 만의 불꽃 향연에 100만 인파…시민의식은 어디로 [포착]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3년 만에 서울 하늘에서 불꽃의 향연이 펼쳐졌지만 일부 시민들은 쓰레기를 놔두고 가는 등 낮은 시민의식을 드러냈다. 8일 오후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일대는 시민들로 가득찼다. 주최사인 한화는 대략 100만명의 시민이 축제를 즐긴 것으로 추산했다. 한화 관계자는 “오후 8시쯤까지 여의도 행사장에서만 약 75만 명이 모였고, 인근 지역 관람객까지 합하면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쓰고 있던 마스크와 쓰레기를 그대로 놔둔 채 자리를 뜨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화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 2000여 명은 행사가 끝난 뒤 한참 동안 쓰레기를 치우고 행사장을 정리했다. 한편 이날 축제는 ‘위 호프 어게인’(We Hope Again)이라는 주제로 1시간 10분가량 진행됐다. 올해는 한국과 이탈리아·일본 등 3개국 3개 팀이 참가해 총 10만 발의 폭죽을 쏘아 올렸다.
  • 폭우 속 2만명 “강남스타일~”

    폭우 속 2만명 “강남스타일~”

    “저는 비가 오면 더 좋습니다. 뛸 준비 됐습니까 여러분!”(가수 싸이) 지난 2일 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가 폭우 속에서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가수 싸이를 비롯해 하이라이트, 청하, 더보이즈, 위클리 등 글로벌 팬덤을 가진 케이팝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 ‘영동대로 케이팝(K POP) 콘서트’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개최됐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 속에서도 2만여명(강남구 집계)의 관중이 운집해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화려한 공연을 즐겼다. 이날 콘서트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봉은사역~삼성역 영동대로 구간 전체 교통을 통제하고 무대를 만들어 진행됐다. 낮부터 내린 비로 초반에는 관객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7시 공연이 시작되고 가수들의 공연 열기가 달아오르자 우비를 쓴 관객들이 영동대로를 가득 채우며 현장을 환호와 열기로 채웠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지역 축제답게 우비를 함께 입은 가족 단위 관객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케이팝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공연답게 국내 팬들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팬들이 휴대전화로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가수들의 공연에 환호를 보냈다. 공연 마지막을 장식한 싸이는 자신의 히트곡인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연예인’ 등을 열창하며 폭우 속에서도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마지막 ‘강남스타일’을 부를 때는 화려한 폭죽이 터지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3년 동안 코로나19로 힘들었던 구민들과 시민들이 모처럼 마음을 열고 하나 돼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면서 “강남구가 K 컬처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포착] “불꽃놀이 아닌 ‘악마의 무기’”…우크라에 쏟아진 소이탄(영상)

    [포착] “불꽃놀이 아닌 ‘악마의 무기’”…우크라에 쏟아진 소이탄(영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00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악마의 무기’가 쏟아졌다. 미국 뉴스위크 등 해외 언론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한 국회의원은 이날 동부 도네츠크주(州) 오체른 마을에 소이탄이 비처럼 쏟아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소이탄(燒夷彈, incendiary)은 사람이나 시가지·밀림·군사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한 탄환류로, 폭탄이나 로켓탄, 수류탄 등의 탄환류에 불이 잘 붙게 하는 소이제를 넣은 것이다. 충전물 종류에 따라 테르밋 소이탄, 백린탄 등으로 나뉜다.공개된 영상은 마치 폭죽처럼 하늘에서 수많은 소이탄이 떨어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언뜻 보면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불꽃놀이 같지만, 실상은 인류 최악의 무기로 꼽히는 폭탄이 쏟아지는 끔찍한 장면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국방연구과의 마리나 미런 박사는 뉴스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도네츠크에 떨어진 소이탄이 ‘9M22S 테르밋 소이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알루미늄과 산화철 혼합물인 테르밋이 충전된 테르밋 소이탄은 연소시 온도가 2000~2500도에 달한다. 소이탄에 붙은 불을 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일각에서는 이를 ‘사람의 뼛속까지 태워버릴 수 있는 무기’라고 부른다. 국제사회는 특정 재래식무기 금지협약(CCW)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소이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더라도 민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규정했다.미런 박사는 “테르밋 소이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포병을 무력화시키는데 주로 사용됐다”면서 “이 무기는 고통스러운 화상 및 호흡기 부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국제사회에서도 민간인에 대한 사용이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무기는 우크라이나군도 소지하고 있다. 여러 사례를 종합해 봤을 때 이번 테르밋 소이탄은 러시아군이 사용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지만, 아직 해당 공격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이탄 공격을 받은 오체른 마을은 최근까지 러시아군의 점령지였지만, 지난 4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에 성공한 지역이다. 해당 지역이 현재는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공격은 러시아 측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테르밋 소이탄을 사용한 정황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러시아군은 동부 루한스크주에 소이탄의 일종인 백린탄을 투하했고, 지난 5월에도 동부 돈바스와 하르키우에서도 테르밋 소이탄을 사용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우크라이나군도 지난 7월 러시아군이 점령한 도네츠크 칼리닌스키 지역에 소이탄을 사용한 바 있다. 한편, ‘악마의 무기’가 사용된 도네츠크주에는 친러 세력이 모여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있다. 최근 전세가 불리해진 러시아는 DPR 및 로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주요 점령지에서 러시아 합병을 위한 주민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 [대만은 지금] 대만, 군사지역 나타난 중국 무인기에 첫 경고사격...“참을 만큼 참았다”

    [대만은 지금] 대만, 군사지역 나타난 중국 무인기에 첫 경고사격...“참을 만큼 참았다”

    중국 무인기가 중국과 가장 인접한 진먼 지역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자 대만군이 중국 무인기에 처음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  31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 진먼방위지휘부는 이날 오후 4시께 중국 무인기 4대가 가 진먼섬 인근 다단도, 얼단도, 스위 지역에 출몰했다고 밝혔다.  진먼방위지휘부는 30일 오후 4시 23분부터 진먼 본섬 인근 다단, 얼단, 스위 지역에 무인기가 세 차례 출몰했고, 이에 신호탄을 발사해 내쫓았다. 그 뒤 5시 59분 중국 무인기 1대가 얼단섬 비행 금지 구역에 나타났다. 군측은 지침에 따라 즉각 신호탄을 발사했으나 무인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에 방어 사격를 가하자 1분 후에 중국 샤먼을 향해 날아갔다.  중국의 무인기에 대해 사격을 한 것은 처음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지시가 떨어진 뒤 바로 이어진 조치로 보인다. 이날 대만 부속섬 펑후에 있는 해군 146함대를 시찰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국방부에 국가 영공의 안보 수호를 위해 적시에 필요하고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명령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이 도발할수록 우리는 더욱 침착해야 한다"며 "상대방이 부당한 핑계로 충돌을 일으키려는 것에 우리는 분쟁을 피하고 스스로 자제할 것이다. 다만, 이를 제압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무인기가 중국과 인접한 대만 부속섬 군사지역에 출몰해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대만군의 무능함을 조롱하고 있다. 무인기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대만군이 중국 무인기를 향해 돌을 던지거나 무인기를 바라보며 보고하는 모습만 공개돼 사실상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만에서 일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대만 통일을 추구하는 중국의 인지전으로 보고 있다. 대만군의 무능함을 대외에 알리고, 대만인들로 하여금 군과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대만군이 중국 무인기를 선제 타격할 경우, 이를 빌미로 중국이 군사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추이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30일 "대만군은 결코 도발하지 않는다"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를 훼손하는 중국 공산당의 편협하고 비합리적인 태도에 맞서 자위권을 고려해 드론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해 "내가 폭죽을 터뜨려 참새를 놀라게 할 테니, (너희는) 화내지 말라"고 말했다.  신문은 대만군이 최후의 수단으로 실탄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재밍(jamming·전파 방해 및 교란) 전파를 발사하는 재머도 진먼과 같은 대만 부속섬 일대에 배치될 가능성에 대해 국방부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무인기 논란은 양안 외교부 사이의 설전이 되기도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중국의 무인기가 중국 영토에서 비행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만군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도 중국 영토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만 외교부는 "고대 중국 속담에 '청하지 않았는데 오면 도적'이라는 말이 있다"며 "대만인들은 그런 도적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아울러, 중국의 군사 위협에 직면한 대만은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14% 증액한 5863억 대만달러(24조6250억 원)로 책정했다. 이 예산은 자주국방을 앞세운 대만이 비대칭 전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현재 개발 중에 있는 선박, 전투기, 미사일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롯데백화점, ‘씨낵’ 캠페인 성료… 해변 쓰레기 709㎏ 수거

    롯데백화점, ‘씨낵’ 캠페인 성료… 해변 쓰레기 709㎏ 수거

    롯데백화점은 환경재단, 한국관광공사, 제일기획과 함께 동해안 해수욕장 4곳에서 진행한 ‘씨낵(SEANACK)’ 캠페인을 성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씨낵은 ‘Sea(바다)’와 ‘Snack(과자)’의 합성어로, 해변에서 주워온 쓰레기를 다양한 해양 생물 모양 과자로 교환해주는 비치클린 캠페인이다. 해수욕장을 방문하는 피서객을 대상으로 여름 휴가철 바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기획됐으며, ‘쓰레기가 돈이 되는 과자상점’이란 슬로건으로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14일까지 4주간 매주 토·일요일에 진행됐다. 비치클린 도구와 바다 과자를 싣고 달리는 ‘씨낵트럭’은 양양 서피비치(7월 23~24일)를 시작으로 경포 해수욕장(7월 30~31일), 주문진 해수욕장(8월 6~7일), 속초 해수욕장(8월 13~14일)을 차례로 찾았다. 4주간 2021여명의 시민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709㎏의 쓰레기는 인근 지자체 지정 쓰레기장에 분리 배출됐다. 수거된 쓰레기의 종류로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 폭죽 쓰레기, 밧줄과 그물과 같은 어업 쓰레기 등 다양했으며, 담배꽁초가 가장 많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로 가족 단위의 참여자가 많았고 어린이들은 물놀이하면서 틈틈이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는 시민이 많아지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불법 폭죽놀이… 쓰레기도 산더미

    불법 폭죽놀이… 쓰레기도 산더미

    해수욕장에서 폭죽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도 18일 강원 강릉 경포해수욕장에 주말 동안 피서객들이 쏜 폭죽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강릉 연합뉴스
  • [윤경희의 동네 서점에 숨다] 비플랫폼 - 그림책의 무영토/문학평론가

    [윤경희의 동네 서점에 숨다] 비플랫폼 - 그림책의 무영토/문학평론가

    서울 마포구에 ‘비플랫폼’이라는 그림책 전문 서점이 있다는 것은 진작에 알았지만 찾아 나선 것은 올봄의 일이다. 단추 출판사에서 마리아 라모스의 책을 번역 출간하면서 서점에 원화 전시 공간을 꾸몄다는 소식을 들어서였다. 라모스는 스페인의 그림책 작가로 프랑스어로 ‘왕 없는 왕국’을 쓰고 그렸다. 막연한 개념과 상상을 실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창작자가 어떤 수행과 노동을 하는지 나는 감상자의 입장에서 늘 알고 싶다. 그림책의 질료로서 원화란 무엇인지도 새로 보고 싶었다. 비플랫폼은 합정역에서 아주 가깝다. 지도 앱을 따라 서점이 있는 골목까지 가뿐하게 들어갔다. 하지만 지형지물 인식에 서투른 자답게 어느 건물인지는 분간하지 못해 밖에서 한참을 오락가락했다. 그러다 바로 눈앞의 적갈색 벽돌 건물 현관에서 전시 홍보 포스터를 발견하고 폭이 좁고 낡은 계단을 오르고 올라 3층의 서점 문을 열었다. 시야에 개방된 서점의 모습은 다소간 얼떨떨할 만큼 낯설었다. 처음 방문해서가 아니었다. 감각의 마비에 가까운 이 생경함은 어디에서 연원할까. 곧 알아차렸다. 서점을 채운 책은 거의 다 외국어로 제작됐다. 크기, 형태, 색이 제각각인 책들이 현란하게 범람하는데, 그것들의 표지에서 내가 즉각 해독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일상에서 읽고 쓰는 이 국가의 공식어가 아닌 다른 말들이 모여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기에 나는 일순간 비문해 상태에 사로잡혔다. 책 가까이 서가와 진열대 사이를 배회하자 차차 마비가 풀렸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내가 읽을 수 있거나, 뜻은 모를지라도 적어도 어느 나라에서 쓰는지 아는 말들이었다. 한쪽 벽에는 한국어 책도 배치됐다. 원한다면 아무 책이든 자유롭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만지고 펼치고 보고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읽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이날 서점에서의 체험을 되새겨 본다. 문자에서 의미가 급속 냉각돼 마치 순수한 선처럼 인식되는 현상. 문해력을 상실한 자 주위에서 국적에서 해방된 기호들이 제멋대로 율동하는 환상. 그것은 주눅들게 하기보다 오히려 신선했다. 인간과 언어의 관계에서 국가, 영토, 민족,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은 부인할 수 없는 영향을 행사한다. 그림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림책에 어떤 언어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언어를 배제하고 말 없는 그림책을 제작할 것인가. 창작자와 편집자는 이를 결정할 때 특정 언어의 문자를 미적 요소로 활용할 가능성에 더해 책의 상품화와 시장 확보까지 중층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그림책과 언어 사이 정치와 자본의 문제를 망각하지 않으면서, 그럼에도, 비플랫폼의 문을 처음 연 순간만큼은, 나는 마치 생태 공동체의 어느 시점에 상상할 수 있을 법한 열락의 이상적 세계에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사람의 말이 국경선을 풀어헤치고 구름과 숲과 꽃과 동물과 추상적 도형과 선 바깥으로 폭죽처럼 솟구쳤다 점점이 부서져 내렸다. 눈 비비니 사라진 백일몽이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