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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이 쏜 폭죽이 한국의 미세먼지로...첫 과학적 입증

    중국이 쏜 폭죽이 한국의 미세먼지로...첫 과학적 입증

    한반도 미세먼지가 중국으로부터 유입됐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 됐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은 중국의 명절인 춘절 기간에 한반도 전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 것에 주목해 당시 초미세먼지의 구성물을 분석한 결과 칼륨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칼륨은 폭죽이 터지거나 볏짚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것으로 이는 악귀를 쫓는다며 폭죽을 터뜨리는 중국의 춘절 불꽃놀이에 사용한 폭죽과 관련성이 높으며 실제로 춘절 행사 하루 만인 지난해 1월 30일에는 칼륨 농도가 평소보다 약 7~8배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설 연휴에 중국처럼 불꽃놀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어디서 왔는지는 명백하다”면서 위성 영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밝혀져 왔던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실시간 측정하는 시스템을 통해 가능했다. 칼륨은 폭죽과 바이오매스(농작물·산림 등)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모두 배출되지만, 레보글루코산은 바이오매스 연소에서만 배출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산업과 농업의 성격이 비슷해 그동안 미세먼지의 출처를 밝히기 어려웠다는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의미가 크다. 정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연구와 정책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 기준을 일평균 50㎍/㎥에서 35㎍/㎥로, 연평균 기준을 25㎍/㎥에서 15㎍/㎥ 강화하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을 의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중국이 5년간 벌인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1차 고지를 점령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은 지난 1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평균 ㎥당 34㎍을 기록해 처음으로 국제 기준을 만족했다고 밝혔다. 2012년 만들어진 국제 기준은 초미세먼지 농도 35㎍ 이하다. 1월 한 달 베이징의 공기 지수도 31일 가운데 25일이 ‘좋음’ 또는 ‘아주 좋음’을 기록했다고 환경보호국은 소개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베이징 공기 지수가 ‘좋음’이었던 날은 226일로 2013년보다 50일 더 많았다. 공기 지수가 ‘심각’했던 일수는 58일에서 35일로 떨어졌다. ●공기 지수 ‘심각’ 일수 58→35일로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년 평균 33.1%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16만명에 이르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 숫자가 줄어들었다. 황웨이 그린피스 동아시아 기후에너지 운동가는 “중국 정부의 대기 오염 행동 계획은 공기오염과 건강문제를 획기적으로 감축했다”고 말했다.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74개 도시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33% 떨어졌는데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가장 획기적인 미세먼지 감소율을 기록했다. 석탄 소비와 석탄 사용 공장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석탄, 시멘트, 철강 등에 대해 재도약을 추진한 경제 정책 탓에 대기 오염 개선 속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5년 전인 2013년 9월 중국의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35개 항목으로 이뤄진 이 계획은 기업, 지방정부, 경제구조를 모두 아우르는 광범위한 대기 청정화 계획으로 도심 식당의 고효율 공기청정기 설치를 강제할 정도로 꼼꼼했다. 가정에서는 환풍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보유 대수 통제, 자전거 보급 확대 등을 의무화했다. 석탄 사용량을 통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제했다. 공기질이 최악인 10개 도시와 최고 10개 도시의 명단을 발표하도록 해 각 지방정부가 공기 질 개선 경쟁을 벌이도록 했다. 중국 각 성(省)과 시는 현지 주요 언론에 공기질 측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배포했다. 중점 지역의 미세먼지 개선 지표를 경제 사회 발전의 지수로 삼아 공기질 개선을 중국 정부의 핵심 목표로 삼은 것이다. 각 지방 공산당 지도부의 종합 심사 평가에 공기질 개선이 중요 근거가 됐음은 물론이다. 업무 태만 등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 효과가 미흡하고 단속과 감시, 자료 처리와 연간 목표 임무 완수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지역과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을 물었다.●지방정부 간 공기질 개선 경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기후 변화의 지도자를 자처하면서 스모그 전쟁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자 “중국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협력의 운전자석에 앉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푸른 하늘의 무법자로 여겨진 석탄 산지에는 스모그와의 전쟁으로 인한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다. 중국 최대의 석탄 산지인 산시성에서는 석탄을 때거나 팔면 체포되기도 한다. 지난해는 산시성 성도인 타이위안에서 27개의 탄광이 문을 닫았다. 천연가스 보일러가 설치되기도 전에 석탄 보일러를 제거해서 수많은 주민 이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유지 비용도 훨씬 비싸다. 중국에서 낙후 지역 가운데 하나인 산시성 한 달 평균 월급은 650달러에 불과하지만, 가스 보일러로 바꾼 뒤에는 난방비만 한 달에 400달러가 든다. 올해는 지방정부에서 보일러 교체비용과 난방비를 보조해 주지만 만약 정부 보조가 끊기면 가스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는 주민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허베이성 바오딩시 취양현에서는 석탄을 때지 못해 난방이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았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매년 11월 15일부터 다음해 3월 15일까지 중앙난방을 하지만, 보일러 교체 공사가 채 끝나지 않아 아이들은 추운 교실을 피해 운동장에서 햇볕을 쬐면서 수업을 들었다. 교사는 학생들과 같이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데웠다. 난방이 이뤄지지 않아 최저 기온이 계속 0도 아래로 떨어진 취양현의 많은 어린이가 동상을 입었다. 이런 아이들의 사진이 돌면서 “어린아이들은 차가운 바닥에서 숙제하는데 관리들은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한다”, “장관의 아들딸이 이 학교로 전학하라”, “전체 공무원은 학교 난방이 될 때까지 실외에서 근무하라”는 등 비난 댓글이 폭주했다. 우리나라 감사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취양현 기율검사위원회는 이 사건 조사와 책임 규명 작업을 벌였고, 취양현 교육국은 보일러 교체 공사를 빨리하겠다고 밝혔다. ●“집에서도 패딩 입고 살아요” 베이징 퉁저우구에 사는 주민들은 중앙난방 기간에도 실내온도가 겨우 10도밖에 되지 않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최근 인민망이 보도했다. 대부분의 베이징 주택은 개별 보일러가 없고 정부가 정한 기간에만 중앙난방이 이뤄진다. 온돌이 아닌 라디에이터로 난방이 되는데 특히 오후 10시 이후에는 실내 온도가 떨어져서 집안이 얼음골이 된다고 주민들은 불평했다. 낮에도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어야만 그나마 집에서 버틸 수 있는 지경이다. 이런 부작용에도 중국 정부가 석탄 사용 감축 정책을 후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가정용 또는 상업적인 용도로 석탄을 사용하는 비율은 6%에 지나지 않는다. 이 비율도 주로 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의 석탄 사용을 줄이는 것이 전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지난해 전국적인 천연가스 사용량은 16%나 증가했다. 베이징시는 대기 오염 정책의 주안점을 석탄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단속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 측은 최근 “아황산가스 농도는 2012년 ㎥당 28g에서 지난해 8g으로 떨어졌다”며 “지난 5년간 석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오염 배출 공장은 1만 1000곳이 폐쇄됐다. 중국의 수도는 올해 새로운 3년짜리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는데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더 밀접한 내용이다. 베이징의 6환(環) 순환도로 내에서만 금지됐던 배기가스 과다 배출 차량 통행이 베이징시 전체로 확산된다. ●작년부터 설 폭죽놀이도 금지 심지어 중국 설의 상징과도 같았던 폭죽놀이도 스모그 때문에 지난해부터 금지됐다. 지난해 베이징시에서는 폭죽놀이 때문에 4시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75에서 647로 치솟았다고 환경보호부는 설명했다. 폭죽이 절정에 이르는 설 전날인 지난 15일 베이징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을 기록해 전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3만 2000명의 경찰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단속에 나선 결과다. 세계 최초로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들에게 설날 폭죽놀이는 잡귀를 쫓아내는 특별한 의식이다. 중국 도심 반경 10㎞ 이내인 5환 순환도로 내에서는 폭죽이 금지되는 바람에 올해 설에는 화려한 불꽃을 목격하는 것이 어려웠다. 시 주석의 반부패 강경책으로 예산 사용이 줄어 직원들에게 폭죽을 나눠 주는 풍습이 거의 사라진 것도 깨끗하고 조용한 설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中 춘절 기간 80개 도시, 대기오염도 급격히 악화

    中 춘절 기간 80개 도시, 대기오염도 급격히 악화

    중국 대륙에 소재한 80개 도시의 대기오염도가 춘절 기간 동안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환경보호부는 춘절 기간 동안 시민들이 밀집한 338곳의 중소도시 가운데 약 80곳의 도시 대기오염도가 악화됐다며 17일 이 같이 공고했다. 환경보호부에 따르면 춘절 기간 동안 80곳의 도시에서 대기오염도가 ‘중간 이상의 오염’ 수준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7곳의 도시에서는 외부 활동 자제 권고 수준인 ‘심각’ 정도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기오염 심각성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람이 불지 않는 비교적 온화한 기후’와 ‘춘절 기간 급증한 폭죽’을 꼽았다. 대기 오염도가 우려할 만한 ‘매우 심각’ 수준에 이른 대표적인 도시로는 허베이에 소재한 텐진 일대와 우하이(乌海), 네이멍구 자치구, 산시성 일대 등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의 정부는 해당 지역 거주민에 대해 춘절 기간 동안 외부 활동 일체를 중지하도록 하는 경고문을 발송했다. 또 청더(承德), 바오딩(保定), 더저우(德州),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등의 도시에서의 대기 오염도는 그보다 낮은 ‘심각’ 정도를 유지했으며, 나머지 41개의 지역에서도 ‘중급’ 정도의 대기오염도를 보였다. 대기 오염도가 가장 심각했던 4개 지역에서의 오염도(AQI)는 일평균 462AQI를 기록했으며, 가장 심각했던 15일 자정부터 16일 오전까지의 대기 오염도는 500AQI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춘절 기간 사용량이 증가한 폭죽이 가장 많이 활용된 15~16일 양일간 전국 338곳의 도시 가운데 142곳의 도시에서 측정된 AQI의 지수가 평일보다 최대 150AQI 이상 급격하게 상승했다고 환경보호부는 설명했다. 반면, 올해 춘절 연휴 기간의 대기 오염 지수는 지난 4년 동안의 기록과 대비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환경보호부 관계자는 “최근 4년 동안 15~16일 양일간의 대기오염 변화를 측정했을 때 올해 대기오염도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상황”이라면서 “더욱이 지난해보다 전국에 소재한 338곳의 도시에서 측정한 AQI 지수는 무려 22.1%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기간 동안 베이징에 소재한 87곳의 폭죽 판매점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폭죽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호부는 지난해와 비교해 폭죽 판매량이 약 82.9%나 하락했다고 밝혔다. 올해 판매된 폭죽량은 7만 5000 상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17년 같은 기간 약 17만 상자가 팔려나간 것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중국 춘절 연휴 시작…베이징시는 ‘폭죽과의 전쟁’

    중국 춘절 연휴 시작…베이징시는 ‘폭죽과의 전쟁’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절 연휴가 시작됐다. 올해 중국 춘절 국경절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최소 일주일의 법정 휴일이 계속된다. 이 기간 동안 베이징 시정부는 베이징에서 폭죽 사용을 엄금하겠다는 문자를 거주 시민들의 개인 휴대폰으로 전송했다. 지난 14일 오전 거주 시민 전체에 전송된 메시지에 따르면, 시 위원회와 정부에서는 춘절 기간 동안 시 중심지로 분류되는 5환(環) 이내의 행정구역에서 폭죽 사용 일체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이 기간 동안 폭죽 사용으로 인해 벌어지는 대기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방침이라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춘절과 중추절 등 일명 ‘민족 명절’로 불리는 기간 동안 중국에서는 가족과 지인이 함께 모여 폭죽을 터트리며 새해를 축복하는 관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풍습 탓에 매년 명절 휴일 동안 대기 오염도가 급격히 악화되는 등 문제가 반복돼 왔다. 다만, 올해는 시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시민들은 시 중심지에서의 폭죽 사용을 일체 중지한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문자 통보가 발송된 이후 15일 오전 베이징의 대기 상황은 평균 33AQI(대기질 지수, Air Quality Institute) 수준을 유지하며 ‘우수’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베이징 시를 제외한 2~3선 도시에서의 폭죽 사용 남발로 인한 대기 오염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15일 오전 후난성 성도 창사 일대의 대기 오염도는 이날 평균 232AQI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평소 이 일대의 대기 오염 수준이 20~30AQI를 유지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명절 기간 동안 2~3선 도시에서도 시민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시 중심부에서의 폭죽 사용 일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창사에 거주하는 양 씨(38)는 “임산부와 노약자, 어린이 등 기관지가 허약한 사람들은 이 기간 동안 외부 활동을 자제하게 된다”면서 “명절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대기 오염 수준이 이 정도로 심각해진다면 지역 정부에서 나서서 문제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천 씨(44) 역시 “이른 아침 6시부터 새벽까지 창 밖에서 들리는 폭죽 터지는 소리로 잠들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다”면서 “일부 지인들은 이 기간 동안 폭죽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층 호텔을 임대해 거주하기도 한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고 힐난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중국인 설 귀성 필수품 대형 플라스틱통의 용도는?

    중국인 설 귀성 필수품 대형 플라스틱통의 용도는?

    춘윈(春運)이라 불리는 중국의 설 특별 수송기간에 유동인구 총계는 30억명에 이른다. 민족의 대이동을 넘어 지구의 이동이라 불릴 만하다. 중국 교통부는 2월 1일부터 3월 12일까지 40일간의 올해 춘윈에 모두 29억 8000만명의 이동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16년 29억 1000만명, 2017년 29억 7800만 명에서 조금 증가한 숫자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춘윈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80년대다. 40년 전인 1978년 중국의 개혁 개방이 시작되면서 많은 중국인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이주해 농민공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1983년 춘윈에는 약 1억명이 이동했다. 고향으로 가는 중국인들 손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튼튼한 대형 플라스틱통이다. 좌석권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플라스틱통을 의자로 이용하고, 고향 친척들에게 줄 선물을 통에 담아서 가져가기도 한다. 고향으로 돌아가면 집에서는 쓰레기통으로 이용할 수도 있으니 플라스틱통은 ‘춘윈의 비밀병기’로도 불린다. 사회적 변화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설 풍경인 폭죽과 홍빠오(紅包)도 바뀌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폭죽이 대기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중국 전역의 대도시에서 설 연휴에 폭죽 활동을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보호부 측은 “설 연휴동안 폭죽놀이로 일부 지역에서 단시간에 심각한 대기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폭죽을 최소화해서 문명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설 연휴를 보내야만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베이징시는 도심주변인 오환(五環) 이내는 폭죽놀이를 전면 금지했다. 폭죽 판매 자체도 엄격하게 규제함에 따라 젊은이들은 전자 폭죽으로 열정을 달랜다. 중국은 모바일 결제 대국인만큼 홍빠오도 휴대전화로 훨씬 손쉽고 빠르게 오간다.올해 설에는 얼굴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기차를 탑승하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혼잡할 때면 하루 약 26만명의 승객이 몰리는 후베이성 우한시는 전국에서 두번째로 얼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승객들은 스스로 인증 시스템 단말기에 승차권과 신분증을 스캔하고 단말기에 얼굴을 갖다대면 5초 안에 승차할 수 있다. 승객들은 휴대전화로 역 내의 정확한 위치, 스마트 안내, 각종 서비스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얼굴인식 시스템으로는 1분에 20명을 검표하는 것이 가능하다. 검표 속도를 높이는 얼굴인식 시스템은 지난해 춘윈부터 상하이역, 베이징서역, 광저우남역 등에 도입됐다. 얼굴인식 시스템은 암표상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과도한 주민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도 크다. 허난성 정저우시 경찰은 범죄자를 찾아내는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선글라스를 끼고 기차역 근무에 나섰다. 베이징역에서는 무장 군인이 보초를 서는 가운데 만리장성만큼이나 긴 춘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평창 밤하늘 수놓은 1218개 드론 오륜기…기네스 경신

    평창 밤하늘 수놓은 1218개 드론 오륜기…기네스 경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밤하늘을 1218개의 무인기(드론)가 오륜 모양으로 장식했다.9일 개회 선언 이후 촛불을 든 강원도 주민들 1000명이 불빛으로 비둘기를 만든 후 하늘에 비둘기 풍선을 날렸고, 하늘도 떠오른 흰 풍선 무리는 정선 슬로프 상공에 있는 드론 무리로 연결됐다. 하늘에 떠 있던 1218개의 드론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슬로프 상공에서 스노보더를 형상화했고,동시에 슬로프 위에 있던 100여 명의 스키어가 열을 지어 내려왔다. 슬로프 아래에서 스노보더 5명이 횃불을 들고 내려와 바닥에 힘차게 내리꽂자 이들 주위로 오륜 모양의 폭죽이 터졌고 동시에 드론은 오륜 모양으로 바뀌어 하늘을 수놓았다. 여기에 사용된 드론은 인텔이 라이트 쇼를 위해 LED 조명을 장착해 제작한 드론 ‘슈팅스타’로, 지난해 12월 정선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사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 부문 기네스 기록을 경신한 1218대의 드론은 모두 한 대의 컴퓨터와 한 사람의 조종사가 조종한다고 인텔은 설명했다. 오륜 공개는 성화 점화와 더불어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번 개막식에도 오륜 공개 방식이 마지막 성화 점화자와 더불어 끝까지 베일에 싸여있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중요한 순간에 기계 오작동으로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五輪)의 원 하나가 펼쳐지지 않아 사륜이 돼 망신을 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턴’ 박기웅, 귀공자 포스 풍기는 유년 시절 ‘타고난 잘생김이란 이런 것’

    ‘리턴’ 박기웅, 귀공자 포스 풍기는 유년 시절 ‘타고난 잘생김이란 이런 것’

    ‘리턴’ 배우 박기웅의 유년시절 사진이 화제다.31일 SBS 드라마 ‘리턴’에서 재벌 2세 강인호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박기웅(34)의 유년시절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박기웅 소속사 해와달 엔터테인먼트 측은 어린 박기웅의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어린 시절부터 또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박기웅 모습이 담겼다. 박기웅은 동글동글한 눈매와 오똑한 콧날 등 서구적인 얼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러 장의 사진에는 생일 파티 폭죽을 머리에 얹고 해맑게 웃는 모습과 유치원 교복과 모자를 쓴 채 새침하게 앉아 있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특히 사진 속 박기웅은 현재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리턴’ 속 부잣집 아들 캐릭터와 같이 귀공자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다. 한편 박기웅은 ‘리턴’에서 내연녀 염미정(한은정 분)을 살해한 혐의를 쓰고 용의자로 지목돼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드라마 ‘리턴’은 도로 위 의문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상류층 친구들 4명이 살인 용의자로 지목을 받고, TV 리턴쇼 진행자 최자혜 변호사와 독고영 형사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해와달 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맨홀 뚜껑 안으로 폭죽 터뜨렸다가 ‘아찔’

    맨홀 뚜껑 안으로 폭죽 터뜨렸다가 ‘아찔’

    중국의 한 도로에서 맨홀 뚜껑이 솟구치는 아찔한 순간이 포착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소년이 호기심에 맨홀 뚜껑 안으로 폭죽을 터뜨리면서 발생했다. 맨홀 뚜껑은 굉음과 함께 솟구쳤고, 소년 역시 3미터 높이로 날아올랐다가 떨어졌다. 이 모습은 영상에 담겨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하지만 이 사고가 정확히 어디서 발생했는지, 소년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발코니서 추락한 강아지 살린 주민들

    발코니서 추락한 강아지 살린 주민들

    기지를 발휘해 발코니에서 추락하는 강아지를 살린 마을 주민들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전날 브라질 중부 고이아니아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이 해프닝은 인근에서 열린 새해 맞이 불꽃놀이 축제에서 비롯됐다. 폭죽 소리에 깜짝 놀란 강아지가 밖으로 뛰쳐나오다 그만 발코니 난간에 매달리고 만 것이다. 강아지가 난간을 붙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마을 주민들은 침대 시트를 가져와 펼쳐 들었다. 얼마가지 않아 강아지는 발코니에서 추락했지만, 주민들의 도움 덕분에 안전하게 구조됐다. 당시 강아지 주인은 식료품을 사러 외출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강아지가 난간에 매달려 있는 영상을 나중에 보고 눈물이 터졌다”며 “창문이 조금 열려 있는 것을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아지를 구해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영상=Jean Siqueira 영상팀 seoultv@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넓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대사예요.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 침착해 머큐리. 할 수 있어. 네가 어떤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프레디가 처음으로 보여준 영화였어요.”원형 스튜디오의 중앙을 가득 채운 대형 홀로그램 화면에 프레디의 사진이 떴다. 누가 로봇 아니랄까봐, 저 로봇미소는 어째 변하질 않냐. 입꼬리만 올라간 프레디 특유의 어색한 미소는 그가 최근 돌보기 시작한 7살짜리 브라이언의 환한 웃음과 대비되어 떨떠름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 돌보기는 이제 지긋지긋해. 웃기지 않아? 그게 내가 제작된 유일한 이유인데. 하지만 그 생각만 하면 유동액이 역류할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아직도 그러고 있구나. 어쩌면 영원히 그래야겠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D구역 아동보호시설 아이들은 대부분 생일을 자기가 정해요. 언제인지 모르니까. 저는 프레디와 처음 만난 날이 생일이죠. 7살 생일날 밤, 프로틴 바를 하나 먹고 자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프레디가 그러더라구요. 우리, 나가자.” 그때 꽉 잡혔던 손목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신없이 이끌려 따라간 곳은 기숙사 옥상이었다. 프레디는 옥상 한쪽 벽에 기대 앉았다. 나도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우리 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프레디 옆에 몸을 바짝 붙였다. 프레디는 대답 없이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별안간 깜깜하던 밤하늘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눈앞을 가득 채운 별들은 금방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 가까웠다. 우와! 나도 모르게 입술 새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일곱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분명 반칙이었다. 이미 영화의 첫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이상, 내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순진했던 나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프레디는 영화를 보는 내내, 거의 모든 대사를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따라했다.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그 모든 기억이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던 프레디의 옆얼굴. 영화 속 안드로이드 로봇의 마지막 대사를 따라하면서, 프레디는 분명 울고 있었다. 내가 로봇의 눈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꼬맹아, 재미있었어?” 영화가 끝나자 프레디는 언제 울었냐는 듯 예의 그 쾌활하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돌아왔다.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재미있었다, 정말로. “너 정말 별난 애다. 보통 5분 내로 지루해하던데. 끝까지 다 본 애는 네가 처음이야.” “나, 저기 갈래.” 아, 정말이지 일곱 살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때의 나는 방금 전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별세계에 진짜 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프레디가 피식 웃었다. “나도 가고 싶어. 우주로 갈 수만 있다면 없는 영혼이라도 팔겠다.” “그럼, 가자.” 나는 프레디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래, 가자.” “언제? 언제 가?” “음….” 잠깐 말이 없던 프레디는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툭툭, 가리켜 보였다. “여기 저장돼 있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그럼.” 프레디는 우주에 가려면 알아야 할 게 많으니까, 영화를 많이 봐 둬야 해. 라고 덧붙였다. 아아, 그렇구나. 일곱 살의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우주를 꿈꿨던 건 그때부터였어요.”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얼굴이 보였다. 프레디가 영화를 보여 줄 때마다 얼빠진 표정이라고 놀렸던, 꿈꾸는 듯한 눈동자였다. “하지만 제 인생은 시작부터 지지리도 운이 없었죠. 하필 D구역에서, 자연출산으로 태어났어요. 그래도 여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50%는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마저도 저버렸죠.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 나오자마자 길가에 버려져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어요. 저도 알아요. 우주는 여자, 그것도 최고로 우수한 유전자들만 배양한 인공자궁에서 태어나는 A구역 여자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는 거. 하지만 기적처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저는 166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요. 이번 한 번만, 제 인생에도 행운이 찾아와 주길 바라면 안 될까요?” 다음 순간, 고막을 찢을 것 같은 함성이 장내를 울렸다.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이름 아래 숫자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투표했다고? 나는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 연방 시민 여러분,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석 달간 이어져 온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제, 최후의 한 명을 밝힐 차례입니다. 지구연방 항공우주국 QUEEN에서 주최한 <남자를 위한 우주 비행 프로젝트>의 최종 탑승자는,” 사회자가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자,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그녀는 스튜디오를 훑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제발. 제발. 제발! 1초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순간,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D구역이 낳은 기적의 소년, 머큐리 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이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멍멍하게 울리던 함성, 번쩍이는 플래시, 내 목에 걸린 지구 모양 메달의 무게,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꽉 채우던 실시간 리플들, 밤하늘에 수없이 아로새겨지던 네온 폭죽들, 밖으로 튀어나올 듯 거세게 뛰던 내 심장 박동, 그런 것들이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다음날 새벽, 눈뜨기가 무섭게 최신형 AVR 세트 광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AVR 콘택트렌즈와 귀 뒤에 부착하는 센서티브 패치, 웨어러블 슈트에 AVR 워치까지, 그야말로 풀세트였다. AVR 기기를 주렁주렁 차고 침대에 누워 있자니, 실험용 생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는 괜히 몇 번 몸을 떨었다. 광고 촬영 장소는 카페였다. AVR 시스템에 접속해 장소를 설정하고 이동 버튼을 누르자, 나는 순식간에 어느 대형 체인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동하자마자 맨 먼저 느껴진 것은 감미로운 커피 향과 갓 구워진 빵 냄새였다. 뒤이어 은은하게 흐르는 카페 안의 음악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쿠션감이 가득한 의자는 편안했고, 노란빛이 감도는 조명은 정면으로 올려다보아도 눈이 시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나는 자고 일어난 모양 그대로 숙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을 텐데, 한껏 꾸미고 카페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또 다른 나는 테이블에 세팅된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우아하게 떠냈다. 촉촉한 빵과 끈적이는 초콜릿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떠낸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 쌉싸름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혀를 싸고돌았다. 프로틴 바만 먹고 살았던 나로서는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맛이었다. 입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저기, 머큐리다!” 날카로운 하이 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몰려든 내 팬클럽 회원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촬영감독의 미간이 확 찌푸려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죄송하지만, 촬영에 조금만 협조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렇게까지 공손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감독은 C구역 사람인가 보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의 애처로운 부탁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히 폭주 상태였다. 어느새 넓은 홀을 꽉 채우며 테이블 바로 앞까지 몰려온 그녀들은 내 몸 이곳저곳을 함부로 만지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악! 아파!” 비명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픔도 감각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 최신 버전 AVR답게 머리카락이 통째로 뜯기는 아픔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AVR 전원을 껐다. 짧은 삐 소리와 함께 다시 침대 시트와 주렁주렁 달린 AVR 세트들의 감촉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왠지 모를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치고 QUEEN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는 180도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A구역 여자들마저 극성팬으로 만든 기적의 소년이었는데, QUEEN으로 들어오는 순간 거짓말처럼 다시 D구역 머저리 남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훑는 눈길들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우주로 갈 거야. “네가 머큐리구나. 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인 비치 박사라고 한다.” 그녀의 첫인상은 뭐랄까… A구역을 사람으로 만들면 나올 것 같은, 그야말로 ‘A구역 표준형 인간’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탄력 있는 피부와 완벽한 몸매, 지적이면서도 단정한 인상까지. 금발 머리를 한 올도 삐져나오지 않게 틀어 올렸는데, 그 동그란 머리가 각진 은빛 유니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7일간 여기 머물면서 우주 비행에 필요한 훈련과 검사들을 할 거야. 그리고 7일 후 우주로 출발한다. 더 궁금한 점은?” “아, 저기….” “다음 일정은 기자회견이야. 이동.” 내 말은 못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비치 박사는 자기 팔목에 채워진 AVR 워치만 만지작거렸다. 나는 못 다한 말을 혀 밑에 꾹 눌러 씹은 채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났는데, 기자회견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구역마저 사로잡은 애교 한 번 보여 달라는 기자의 끈덕진 요구에 나는 마지못해 볼에 어색하게 바람을 넣었다. 욕이 나오려는 걸 꾹꾹 참고 억지로 웃어 보이느라 광대뼈가 아려왔다. 내가 생각한 인터뷰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니, 다른 우주비행사들 인터뷰 영상에는 멋있고 프로페셔널한 질문들이 막 넘쳐나던데, 어? 그래서 어제 밤을 새서 예상 질문이랑 답변도 다 연습했는데. 왜, 왜 나한테는 피부 관리 비결이나 물어보고, 애교나 부리라는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 그럼 다음 질문. 자신이 QUEEN의 수석연구원이었다고 주장한 메이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머큐리 군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게 무슨….” “잠깐,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질문입니다. 머큐리 군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내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비치 박사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QUEEN에서 이미 입장을 발표한 바와 같이, 문제의 영상은 논리적 근거가 1%도 없는 가십성 루머에 불과합니다. 현재 QUEEN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이 박사의 영상과 관련해 매니스트(MENIST) 또한 QUEEN 측에 의혹을 제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UEEN의 입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으며, 따로 언급할 가치가 없는 사안입니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앞다투어 초록색 광선이 나타났다. 다들 실시간 기사 전송 중이구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 번 초록색 광선이 우수수 떠올랐다. 좋아, 완벽했어.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거야. 나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AVR 검색 기능을 켰다. 메이 박사는 뭐고, 매니스트는 또 뭐야? 생전 처음 듣는 이름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구역에는 제대로 된 미디어나 검색 장치가 하나도 없었다. 고작해야 스마트폰이니, 말 다했지 뭐. 요즘 누가 스마트폰 쓴다고. ‘메이 박사 영상’을 입력하자 사람들이 올려놓은 문제의 영상이 여기저기 떴다. 이미 모두 재생이 막힌 상태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영상 아래 달렸던 댓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정보의 조각들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가 실험체라는 거네?” 메이 박사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QUEEN의 최종 목적은 우주 공간에서 AVR 시스템을 구현시키는 것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주는 지구와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실험체가 꼭 필요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희생당할 게 뻔한 실험체를 QUEEN의 고급인력들로 채울 수는 없었다. 실험을 진행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또한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열린 게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라는 거였다. 실험체도 얻고, 프로젝트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거대기업들로부터 굴러들어오는 지원금은 덤이라는 게 그녀의 결론이었다. 사람들은 댓글마다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이게 진짜일까요?> <queen에서 듯.=“” 헛소리인=“” 그냥=“” 생각에는=“” 제=“” 한다던데요?=“” 강경대응=“”> <매니스트에서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던데, 뭔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요?> 맞다. 매니스트. 저건 뭐지? 나는 다시 검색어를 입력했다. <매니스트: 여남이 평등하며 가치가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또는 그 단체.>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매니스트는 간단명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훨씬 복잡한 댓글들이 가득했다. <여남의 권리 평등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데 웬 헛소리?> <이론과 실제는 다르죠. 모든 직업에 여남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남자가 뽑혔단 얘기 들어보셨어요? 분명히 차별은 있어요.> <여자가 가진 특성이 현대 사회에 더 적합한 걸 어쩌란 말입니까? 남자들이 가진 거라고는 육체적 힘뿐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로봇이 있는데 누가 그걸 남자한테 시키겠어요?> <그러니까 문제죠. 심지어 D구역에서조차 여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가 태어나면 버리거나 낙태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최소한 아이들이 죽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분 대화가 안 통하네. D구역 여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는 걸 우리가 무슨 수로 막아요? 당신 매니스트죠?> <아니, 그건 아닌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매니스트’라는 단어는 욕이나 마찬가지였다. 너 매니스트지? 는 상대방을 꼬리 내리게 하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아니, 그런데 매니스트고 뭐고 간에….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분명히 알게 된 건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메이 박사 영상이 사실일까?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소설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남자, 그것도 D구역 남자니까. “에휴, 모르겠다.” 나는 AVR 워치의 전원을 꺼 버렸다. 렌즈도 빼고, 센서티브 패치도 떼고, 종일 입고 있던 슈트도 벗어던지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메이, AVR 시스템, 실험체, QUEEN, 매니스트, 여자, 남자… 방금 전까지 봤던 낱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 위를 떠다녔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몰려드는 글자들을 쫓아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다음날 첫 번째 일정은 우주선 홍채 등록이었다. 홍채 등록은 AVR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 눈동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직접 우주선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을 딴 우주선, 머큐리-17473호는 모든 점검을 마치고 발사대에 설치된 상태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보자 새삼 가슴이 벅찼다. “자, 홍채가 제대로 등록됐는지 점검한다. 눈을 여기 갖다 대.” 비치 박사가 시키는 대로 홍채를 인식시키자, 육중한 우주선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우주선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계기판과 레버, 버튼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저 중앙에 있는 녹색 버튼이 출발 버튼, 그 옆에 있는 건 자동항로검색장치….” “자동항로검색장치를 아나?” “인공 지능에 등록된 우주 지도를 이용해서 목적지의 좌표를 찍으면 알아서 최단거리의 항로를 찾아주는 장치죠,” “그 위에 있는 파란색 레버는?” “수동조종레버요. 작동법도 싹 다 외웠어요. 물론 실제로 해 본 적은 없지만.” “보통이 아니군.” 비치 박사가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눈을 피하지 않았다. “어디서 감히….” 비치 박사가 입을 열려는 찰나, 연구원 한 명이 그녀에게로 급하게 뛰어왔다. 그녀의 말을 듣던 비치 박사가 곧 입술을 잘근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넌 일단 돌아가 있어.” 비치 박사는 그 말만 남긴 채 쌩하니 몸을 돌렸다. 하여튼 싸가지 없긴. 이번엔 또 뭐야? 나는 부지런히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매니스트, QUEEN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 시작?” AVR 시스템을 켜자마자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아까 숙소로 올 때 주변에서 어른거리던 것들이 그럼 매니스트 회원들이었나 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기사를 클릭했다. “뭘 보고 있는 거지?” 아뿔싸.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비치 박사가 문간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5분 내로 인터뷰실로 이동해. 긴급 기자회견이야.” “하지만….” “메이의 영상은 당연히 거짓말이야. 그래서 너한테 알리지도 않은 거고. 다만 지금 여론이 너무 뒤숭숭하니까 네가 나서서 불필요한 헛소문을 좀 멈추라는 뜻이야. 알겠니?” “….”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너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어.” 그래.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나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지. 나는 비치 박사의 말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저는 QUEEN과 비치 박사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매니스트 회원들은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고 있어요. 당장 불법 시위를 멈춰야 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다. 지켜보고 있던 비치 박사가 손을 들어 웅성거리는 장내를 정리했다. “머큐리 군의 입장 표명은 이상입니다. 기자회견을 종료하기 전에, QUEEN 측에서 준비한 영상을 이 자리에서 최초로 공개하겠습니다.” 비치 박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버튼을 눌렀다. 심드렁하게 화면을 쳐다보던 나는 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튕기듯 일어섰다. “프레디!” 화면에 등장한 건 프레디의 얼굴이었다. “안녕, 머큐리.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이 벌써 9월 4일이야. 네 생일 이브.” 그러고 보니 내일이 내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는 항상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머큐리.” 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기자들이 앞다투어 소감을 물었다. 나는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너무 놀랍고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주워섬겼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녹색 광선이 휙휙 지나갔다. 아마 실시간으로 ‘머큐리와 프레디, 감동적인 만남의 현장!’ 따위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나와 프레디의 기사가 매니스트의 시위 기사를 밀어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비치 박사는 꽤 만족한 얼굴이었다. “좋아.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야. 쉬어도 좋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숙소로 이동했다. AVR 워치를 뽑아내듯 벗겨내 던져 버리고,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았다.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려왔다. 프레디와 나는, 단 한 번도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에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은 9월 5일에서 9월 6일로 넘어가던 밤이었다. 그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영화를 봤었고, 생일이 되면 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조르긴 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적은 없었다. 옥상은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 내내 옥상에서 찬바람을 맞은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몇 주를 앓았기 때문에 프레디는 그 이후로 옥상이라는 말만 나와도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프레디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의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순간 머릿속에 불이 번쩍, 했다. 지금이 몇 시지? 튕기듯 일어나 AVR 워치를 켜자, 11시를 가리키는 계기판 알림음이 울렸다. 나는 알림음이 끝나기도 전에 AVR 시스템의 전원을 껐다. A구역에서 AVR 없이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실시간 위치를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살금살금 숙소를 빠져나왔다. 옥상은 여기서 61층 위. 진공관에 타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들킬 위험이 너무 높다. 나는 계단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마 이 건물이 세워진 이래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계단일 것이다. 1일 필수 운동량조차 실내 운동기구로 해결하는 A구역 사람들이 건물에 계단을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하지만 D구역에서 14년을 살아온 나라면 얘기가 다르지. 나는 심호흡을 하고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각오는 했지만, 61층을 걸어 올라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지만 계단을 오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AVR 시스템을 껐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수밖에. 나는 얼얼한 다리를 이끌고 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옥상이었다. 나는 쓰러지듯 한쪽 벽에 기대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나 하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두 팔로 무릎을 감쌌다. 그 순간 내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네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프레디!” 조용히 해야지, 프레디가 속삭였다. 나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프레디가 씩 웃으며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깜깜하던 밤하늘이 환해짐과 동시에,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비치 박사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 한 사람이 등을 보이며 서 있었다.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제는 머큐리 팬클럽까지 합세하고 있다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그럼? 대체 이것보다 큰 문제가 뭐야?” “머큐리가 우주선 조종법을 알아. D구역 남자애 주제에 건방지게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하도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고 뽑아놨더니, 내 발등을 내가 찍었어.” “뭐? 그럼 어쩌자고?”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머큐리가 우주선 안에서 수동조종이라도 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런 걸 우주선에 태워선 안 돼.”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밤 12시에 공개될 거야.” 프레디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다시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돌아가자, 머큐리.”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프레디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방금 영상 못 봤어?” “봤어.” “여기 있으면 위험해. 메이 박사의 영상은 거짓말이 아냐. 저들은 애초에 널 우주선에 태울 생각이 없어! 그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널 카메라 앞에 내세워서 이용할 뿐이지, 나중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나도 알아.” “그럼 돌아가자. 난 이런 곳에 너를 1초도 놔둘 수 없어.” “아니, 나는 안 돌아가.” “머큐리!” 프레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레디, D구역과 우주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뭐?” “둘 다 AVR 시스템이 안 통한다는 거야. 우주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니까. 우주에 가는 길이 평등하지 않아서 문제였지.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왔잖아. 이제 와서 스스로 이걸 포기하라고?” “머큐리, 우주에 가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 내가 더 간절할지도 모르지. 너는 7년 동안 간직한 꿈이지만 나는 59년이니까.” 프레디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머큐리, 지금 네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0%에 수렴해.” “0%에 수렴한다는 말은 0%는 아니라는 말이네. 생각보다 희망적인데?” “머큐리!” “내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0%에 수렴한다면, 내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그냥 0%야. 왜 아직도 그걸 몰라?” “뭐?” “네가 영원히 아이 돌보기 로봇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나 또한 영원히 D구역 남자니까. 지구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가 있어?” “….”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난 그걸 택하고 싶어.” 다시,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이번에도 먼저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머큐리,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 나랑 같이 가지 않을 거야? 나를 여기 데려다 준 매니스트 회원들이 우리가 돌아가는 걸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어.”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럼 좋아, 머큐리. 우주에 간다 치자고. 지금 QUEEN 주위에 수십만 명이 있어. 우주선까지는 어떻게 갈 거야?” “어차피 다 AVR 홀로그램이야. CCTV에만 안 들키면 돼. 밤이고, 나는 몸집이 작으니까 잘 숨으면 눈에 안 띌 수도 있어.” “무모한 짓인 걸 알면서도 해보겠다는 거지, 결국은.” 프레디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럼, 네 AVR 세트를 나한테 줘.” “뭐?” “난 인간형 로봇이니까, AVR 착용이 가능할 거야. 그럼 너 대신 내 위치가 노출되겠지. 오래는 못 버티겠지만, 시간을 조금 더 벌어줄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프레디, 너무 위험하잖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하면서, 나는 하지 말라는 건 반칙 아냐?” 프레디가 내 손에서 AVR 워치를 풀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어쩐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멍청히 서 있는 사이, 프레디의 손목에 내 워치가 채워졌다. 다음은 렌즈, 그 다음은 센서티브 패치, 마지막으로 내 웨어러블 슈트와 프레디의 옷까지 바뀌었다. 내가 된 프레디가, 프레디가 된 나를 보고 웃었다. “이 마당에 부담 주긴 싫지만, 이렇게 된 이상 넌 꼭 성공해야 돼.” “프레디….” 지금 울면 안 돼. 프레디의 기억 속에 그렇게 남으면 안 돼. 애써 웃어 보이려 노력하는데도 눈가가 자꾸 화끈거렸다. 프레디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머큐리, 그거 알아? 네가 이 프로젝트 지원하던 날 밤에 본 영화, 그게 내 저장 장치 속 마지막 영화였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레디가 등을 돌렸다. 곧이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단을 향해 무작정 소리쳤다. 울음 때문에 발음이 제멋대로 뭉개져 나왔다. “프레디! 나 꼭 돌아올게! 옥상, 옥상으로 올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 무조건 기다리고 있어야 돼!” 내 말이 들렸을까. 발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곧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홀로그램들이 크게 동요하며 일렁거렸다. 홀로그램들은 일제히 비행장 반대 방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으로 달렸다. 바깥은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저기 홀로그램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고, 경비로봇들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들었다. 나는 비행장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목에서 쇠 맛이 나더니, 나중에는 피 맛이 났다. 머큐리-17473호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열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홍채를 인식합니다.” 정신없이 얼굴을 갖다 대자, 경쾌한 안내 음성이 울렸다. “환영합니다! 비행사는 우주선 안으로 입장해 주십시오.” 우주선 전체가 윙윙거리며 진동했다. 계기판과 레버, 버튼에 불이 깜빡였다. 머큐리-17473호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고 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조종간으로 다가갔다. 녹색 버튼을 누르자 추진 로켓이 굉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7살 생일날 밤, 내 앞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반짝이던 별들이 떠올랐다. 주인공 로봇을 흉내 내던 프레디의 눈물방울이 별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꿈꾸는 듯 펼쳐졌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우주선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과 겹쳐졌다. 얼굴에 번진 눈물을 대충 훔쳐내고, 조종석에 앉아 벨트를 채웠다. 남자, 여자, D구역, A구역, 비치 박사, QUEEN, 그리고 나를 괴롭게 했던 모든 것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제 떠날 거예요. 우주로 갈 거예요. 장미성운의 그 오묘한 빛깔을 내 눈으로 보고, 말머리성운의 머리 위를 비행할 거예요. 별의 물결이 흐르는 파로크 바다를 항해하고, 불사라 지구의 쏟아지는 운석들 사이에서 아찔한 곡예비행도 할 거예요. 이제 막 태어나는 별을 발견하면 프레디와 내 이름을 붙여줄 거고, 주어진 운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별도 말없이 지켜볼 거예요. 우주에서라면 그 모든 것이 가능하죠. 나는, 그냥 머큐리일 뿐이니까. “가자, 머큐리.” 수동 조종 레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2166년 9월 5일 01시 06분 11초, 머큐리-17473호 발사.
  • 전쟁? 축제?…부상자 속출한 아르헨의 크리스마스

    전쟁? 축제?…부상자 속출한 아르헨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 샴페인을 따고 폭죽놀이를 즐기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선 최소한 100명이 부상을 당해 응급치료를 받았다. 폭죽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가장 많았다. 25일 0시를 기해 일제히 폭죽놀이가 시작되면서 눈 등을 다쳐 병원으로 실려간 경우다. 3명은 수술을 받았다. 조용히 운전을 하던 30세 남자가 화상을 입은 황당한 사례도 기록됐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자는 창문을 열고 운전을 하다가 자동차 실내로 날아든 폭죽을 맞았다. 순식간에 옷에 불이 붙으면서 남자는 전신 20%에 화상을 입었다. 병원 관계자는 “창문을 통해 집이나 자동차로 폭죽이 날아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남자는 2도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에 즐기는 샴페인도 사고의 원인이 된다. 샴페인을 터뜨리다가 코르크마개가 미사일(?)처럼 날아가면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올해 크리스마스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만 최소한 7명이 코르크마개를 맞고 다쳤다. 여기저기에서 폭죽이 터질 때는 유탄도 조심해야 한다. 공포를 쏘는 사람들도 있어서다. 올해는 25세 청년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친구들과 함께 집 앞에 테이블을 차려놓고 와인과 케익을 먹다 유탄을 맞았다. 와인잔을 기울이던 청년은 어디선가 날아든 유탄을 복부에 맞고 고꾸라졌다. 청년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경을 헤매다 24시간 만에 끝내 숨지고 말았다. 현지 언론은 “매년 반복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폭죽을 사용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아파트 11층에서 투신한 반려견…안타까운 이유

    아파트 11층에서 투신한 반려견…안타까운 이유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두고 견공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남미에서 커지고 있다. 콜롬비아의 한 아파트에서 견공이 투신한 사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개는 지나는 행인 위로 떨어져 사람이 크게 다쳤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콜롬비아의 지방도시 아르메니아에서 발생했다. 주인이 모두 집을 비운 가운데 혼자 아파트 11층에 있던 반려견이 발코니로 나가 아래로 몸을 던졌다. 반려견은 마침 길을 지나던 한 여성의 어깨 위로 추락했다. 피해여성으로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현지 언론은 “크게 다친 여성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견갑골을 크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반려견은 추락현장에서 숨졌다. 사고가 난 날 아르메니아에선 폭죽놀이가 열렸다. 펑펑 폭죽이 터지자 깜짝 놀란 반려견은 홀로 불안에 떨다가 발코니로 나갔다. 이웃들은 “사고가 나기 진 반려견이 컹컹 짖는 소리를 꽤 오랫동안 들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폭죽이 터지자 깜짝 놀란 반려견이 불안해 하다가 도망가는 심정으로 아래로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견의 주인은 부상한 여성에게 사죄하면서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주인은 “반려견이 떨어지기 전 부엌에서 숨으려 난리를 친 흔적이 남아 있었다”면서 “떨어지기 전 공포감을 느꼈을 반려견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인간보다 청각이 발달한 견공들에게 폭죽놀이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폭죽놀이가 있을 때 견공들이 바짝 긴장하면서 크게 짖는 건 인간과 달리 핵폭탄급 폭발음을 듣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폭죽놀이에 놀라 아파트 밑으로 뛰어내린 사고가 터지면서 콜롬비아는 물론 남미에선 벌써부터 크리스마스와 새해맞이 행사를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남미에선 매년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 0시에 맞춰 전국적인 폭죽놀이가 열린다. 현지 언론은 “반려견이 놀라지 않도록 귀마개를 해주는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폭죽 소리에 도로 쏟아져 나온 원숭이 떼

    폭죽 소리에 도로 쏟아져 나온 원숭이 떼

    원숭이 떼가 도로에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6일 UPI 통신에 따르면, 이 영상은 전날 태국 롭부리의 한 도로에서 촬영됐다. 해프닝은 이날 시내에서 ‘아버지의 날’을 맞아 펼쳐진 대규모 불꽃놀이 때문에 촉발됐다. 인근 프라 프랑 쌈욧 사원에 사는 수백 마리의 원숭이들은 불꽃놀이 소리에 깜짝 놀라 사원을 탈출한 것이다. 한편 태국 롭부리는 ‘원숭이 도시’로 불리며, 매년 이맘때가 되면 마을 사람들이 수호동물인 원숭이에게 감사를 드리는 행사를 보러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사진·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생일상이 제사상 될 뻔한 사나이

    생일상이 제사상 될 뻔한 사나이

    친구들의 뜨거운 생일축하를 받던 한 남성이 황천길에 갈 뻔한 상황이 공개됐다. 지난달 30일 Caters Clips 유튜브 채널에는 파키스탄 하이데라바드 출신의 파야즈 알리 메몬(21)의 생일 파티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폭죽이(?) 꽂힌 케이크 앞에 앉은 파야즈의 모습과 생일 축가를 부르는 친구들이 눈가루 스프레이를 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 순간, 사고가 발생한다. 스프레이가 폭죽에 닿으면서 순식간에 파야즈 얼굴에 불이 붙은 것이다. 다행히 놀란 친구들이 급히 달려들어 불을 껐고, 파야즈는 귀와 목에 경미한 화상만을 입었다. 그는 “친구들끼리 스프레이를 뿌리는 장난은 늘 해왔다”면서도 “앞으로 다시는 하지 않겠다”며 놀란 심경을 전했다. 사진 영상=Caters Clip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oc.kr
  • [스포트라이트] 머릿수 채워라, 의자라도 옮겨라…700개 지역축제 폭죽인지 폭탄인지

    [스포트라이트] 머릿수 채워라, 의자라도 옮겨라…700개 지역축제 폭죽인지 폭탄인지

    지역 축제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지방직 공무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텅 빈 행사장에 머릿수를 채우려고 표를 할당받거나 주로 주말에 진행되는 행사 준비와 진행에 동원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발전에 앞장서야 하는 공무원 본연의 역할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의자라도 옮겨라”,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압박, 쉴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한 해에 700개가 넘는 축제 가운데 예산 대비 방문객 수가 지나치게 적은 축제 등 경쟁력이 없는 축제를 줄여 행정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1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5년 전국적으로 662건이 열렸던 지역축제는 2016년 693건, 올해는 733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축제 기간이 2일 이상이고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관광예술축제만 문체부 통계에 잡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개최되는 축제 및 행사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직 공무원들 사이에서 ‘한 달에 한 번은 축제나 행사에 동원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잦은 축제와 행사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도 있다. 2012년에는 경북 영주시 소속 공무원이 풍기인삼축제를 준비하다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대구지법은 2014년 “해당 공무원을 국가유공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 좋지만 여기저기 축제 지역축제는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상품 개발 등을 이유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비슷한 주제나 특성의 축제가 인근 지역에서 열리기도 하고, 연예인 초청공연 등 사람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전시성 행사도 개최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제를 방문한 사람이 1만명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전체의 16.9%(지난해 기준, 693건 가운데 117건)에 달한다. 반면 50만명 이상이 찾은 축제는 62건으로, 전체의 8.9%에 불과하다. 단순히 축제나 행사가 자주 열린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것은 아니다. 마땅히 지원해야 할 업무가 없음에도 ‘공복’이라는 이유만으로 행사장에 동원돼 허드렛일만 하거나 시간만 보내다 오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지역 축제에 참석하는 것을 ‘휴일을 빼앗긴다’, ‘4시간짜리 초과근무 수당 받고 멍하니 서 있는 시간’이라고 인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 파주시도 이런 이유로 불만이 제기됐다. 파주시 공무원노동조합은 축제가 열리기 한 달 전인 9월 시에 ‘축제 및 행사에 부당하게 직원을 동원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달 21∼22일 시가 임진각에서 개최한 파주개성인삼축제에는 공무원 일부가 동원됐다. 시는 “올해는 예년과 같이 강제동원도 하지 않았고, 상당수는 행사 진행이나 교통 안내 같은 행사 담당 일을 위해 참석한 직원”이라며 “자율적으로 참석한 직원들이 서로 나눠 봉사활동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축제 행사장에는 근무평가 등에 영향력을 미치는 관리자나 인사권을 쥔 지방자치단체장이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조건 참석하라’는 식의 강제 동원은 아니라는 말이 무색한 이유다. 공무원 A씨는 “축제 현장에서 해야 할 일이 명확하지 않은데도 매년 동원되고 있다”며 “강제동원은 아니지만 ‘주말에 다들 행사장으로 오느냐’는 식으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 참석하지 않기도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무원 B씨는 “축제 준비나 진행과정에서 서빙이나 식당 설치, 철거 등 허드렛일을 한다”며 “정작 공무상 필요한 지원 업무나 축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획 준비 업무 등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 천안 삼거리 축제, 명확한 업무·지원으로 상생 충남 천안시에서 열리는 천안 삼거리 축제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문제점을 모두 안고 있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시 집행부서, 문화재단이 필요한 인력을 협의하고 있다. 담당 업무와 함께 지원이 필요한 인력 규모까지 논의하고, 3년 전 공무원들이 담당했었던 주차장 관리, 화장실 청소는 외부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다. 공주석 천안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담당 업무가 명확한 인원에 대해 지원을 요청하고, 축제에 지원 업무를 하면 시간외 초과근무나 대체 휴무 부여 등도 함께 논의한다”며 “지자체, 지역단체, 공무원 간의 소통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진혁 충남대 행정학부 교수는 “지역의 고유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지방직 공무원의 업무라는 점에서 그동안 축제 준비와 진행을 지원해 왔다”면서 “하지만 축제나 행사가 늘어나면서 휴일 근무나 강제 동원 등의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제가 당초 취지대로 지역주민과 해당 지자체 발전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주민들과 공무원, 지방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단순히 소비성이나 보여주기식 축제가 아니라면 공무원들도 강제동원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이고, 주민·지자체·공무원의 협의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를 풀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英 슈퍼마켓 폭죽 대량 구매…경찰에 체포될 수도

    英 슈퍼마켓 폭죽 대량 구매…경찰에 체포될 수도

    영국에서 단순히 놀이와 재미를 위해 폭죽을 대량구매할 경우 테러리스트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각지의 슈퍼마켓은 홈페이지와 매장 포스터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폭죽 구매를 신중히 해 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폭죽 등을 이용해 폭탄을 만들고, 이것을 통해 ‘테러리스트로 거듭나는 방법’을 담은 글과 영상이 인터넷에 꾸준히 유포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경찰은 오는 11월 5일 열리는 런던의 최대 불꽃놀이인 ‘본파이어 나이트’(Bornfire Night)가 테러리스트 또는 테러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이 폭죽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슈퍼마켓에 내걸린 경고문에는 “폭죽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오용되고 있다. 의심되는 상황에 대해 경계하고 감시하는 것은 당국이 테러와 같은 상황을 미리 알아채고 제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혀있다. 슈퍼마켓 직원들도 해당 내용과 관련한 특별 지시사항을 전달받았다.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의 한 직원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직원에게 폭죽 판매 및 구매자들과 관련한 업무 지시사항이 내려왔다”면서 “우리는 폭죽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구매자들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의심되는 구매자의 경우 곧바로 매니저 측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당국이 테러리스트들의 ‘기회’로 이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불꽃놀이 ‘본파이어 나이트’는 1605년 11월 5일 가이 포크스와 그의 동료들이 런던 국회의사당 지하에 화약을 묻어 폭파시키려 했지만 실패한 사건을 기리는 행사로, 영국 전역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볼 수 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프로야구] 홈런 폭죽… 곰이 웃었다

    [프로야구] 홈런 폭죽… 곰이 웃었다

    김재환 3점포 두 방… 재역전 발판 최주환 6회 만루포로 잠실 ‘들썩’ 두 팀 8개 ‘PS 한 경기 최다 홈런’김재환(두산)이 3점포 두 방을 폭발시키며 팀을 구했다. 두산은 18일 잠실에서 벌어진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차전에서 치열한 홈런 공방 끝에 NC를 17-7로 대파했다. 이로써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내세우고도 당한 전날 충격패를 설욕하며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전날 포스트시즌 두산전 6연패의 악몽에서 깨아난 NC는 고비마다 김재환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이날 두산 4개, NC 4개 등 홈런 8개가 폭죽처럼 터져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이 달성됐다. 종전에는 1999년 10월 29일 롯데-삼성(대구), 2009년 10월 14일 두산-SK전(문학)에서 나온 7개가 최다였다. 또 종전 18타점과 18득점을 넘어 PO 한 경기 최다 타점과 득점도 생산됐다. 두산의 6회 8득점은 PO 한 이닝 최다 득점 타이. 김재환은 2홈런과 희생플라이로 7타점을 올려 PS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두 번째)를 기록했다. NC 손시헌은 4회 2루타로 PO 통산 최다 2루타(9개)를 일궜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5와 3분의1이닝 동안 3홈런 등 10안타 1볼넷 6실점(5자책)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NC 선발 이재학도 3이닝 동안 2홈런 등 5안타 4실점했다. 4회 김재환에게 맞은 3점 동점포가 뼈아팠다. PO 3차전은 19일 하루를 쉰 뒤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다.치열한 홈런 공방으로 전개된 이날 경기는 6회 승부가 갈렸다. 4-6으로 뒤진 두산은 김재환, 오재일, 양의지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재역전 찬스를 잡았다. 이어 나선 최주환(2차전 MVP)은 맨쉽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만루포(PO 4번째, PS 개인 1호이자 14번째)를 작렬시켜 잠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최주환을 ‘히든 카드’로 선발 기용한 김태형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은 계속된 2사 1, 2루에서 박건우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재환이 두 번째 3점포를 쏘아올려 대거 8득점, 승부를 갈랐다. 이날 두산은 1회 박건우의 선제 1점포(PS 개인 1호)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2회 NC에 대포 두 방을 내주며 1-3으로 역전당했다. 지석훈의 동점포에 이어 전날 환상 수비를 펼친 김준완 대신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김성욱이 2점포를 터뜨렸다. 1-4로 뒤진 두산의 저력은 3회 빛났다. 2사 후 1, 3루에서 김재환이 벼락같은 3점포를 날려 동점을 일궜다. 5회 나성범에게 2점포를 내줘 다시 4-6으로 끌려갔지만 두산은 6회 믿기지 않은 홈런포를 가동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두두둑..” 라스베가스 총기난사 음악과 함께 시작된 기관총 ‘참혹’

    “두두둑..” 라스베가스 총기난사 음악과 함께 시작된 기관총 ‘참혹’

    지난 1일 밤 10시 8분(미국 서부시간) 세계적 관광지인 미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여느 일요일처럼 2만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은 라스베이거스의 중심지 스트립 지역에서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여유 있게 음악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음악 축제 ‘루트 91 하베스트’ 무대에 오른 유명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앨딘이 자신의 대표곡을 열창하며 공연을 마무리할 무렵, 허공에서 느닷없는 총성이 울렸다. “두두둑…두두둑…드르륵…드르륵….” 음악 소리와 뒤섞인 총격 음은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효과음으로 들리기도 했지만, 이내 공연은 중단됐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가수 앨딘은 무대 뒤로 급히 몸을 피했다. 관중석의 환호는 곧바로 비명으로 바뀌었다. 현장에 있었던 라디오 시리어스XM의 진행자 슈테르머 워런은 “처음엔 폭죽이 불발된 줄 알았다”며 “세 번째쯤 됐을 때 뭔가 잘못된 걸 알았다”고 말했다. 약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15에이커(약 6만㎡) 크기로 콘서트장에는 총격 당시 2만2000명이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 목격자는 “콘서트장 건너편 만델레이 베이 호텔의 고층에서 번쩍하는 섬광이 보였다”고 전했다. 콘서트장에서 300m가량 떨어진 호텔의 32층에서 총알이 쏟아졌고, 관객들은 반사적으로 땅바닥에 몸을 숙이거나 비명을 지르며 반대쪽으로 흩어졌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쓰러졌다. 한 여성은 “내 딸이 없어졌다”면서 울부짖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당시 장면을 “사람들이 ‘죽음의 상자’에 갇힌 듯 했다”고 묘사했다. 총격은 한차례로 그치지 않았다. 범인은 탄창을 갈아 끼운 듯 잠시 멈췄던 총격을 이어갔다. 목격자들은 “총격이 10~15분간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CNN 형사분석가 제임스 가글리아노는 “총성을 들어보면 탄알 띠를 장착한 군사 화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총성이 들리자 공연을 중단한 앨딘은 “나와 동료는 무사하지만, 가슴이 찢어진다. 라스베이거스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남겼다. 곧바로 경찰차 수십여 대가 스트립 지역에 집결했다. 특수기동대(SWAT) 요원들은 범인과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했다. 호텔 29층을 수색한 뒤 범행 장소였던 32층으로 올라갔다. 경찰은 라스베이거스 인근 네바다주 메스퀴트에 사는 백인 남성 스티븐 패덕(64)이 범인이라고 밝혔다. 애초 경찰에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이 급습하기 직전인 밤 11시 자살한 채 발견됐다. 호텔방에서는 10여정의 총기가 함께 발견됐다. 미 당국은 ‘외로운 늑대형’(lone wolf) 단독범행으로 보이며, 국제 테러단체와의 연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패덕은 지난달 28일 호텔에 체크인했다. 휴일 밤 범행을 위해 사흘을 묵었다는 의미다. 참극은 1시간 만에 끝났지만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렁 커졌다. 최초 ‘2명 사망·24명 부상’으로 알려진 피해 규모는 가파르게 불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가 늘면서 사망자 58명, 부상자도 515명이나 됐다. 지난해 6월 49명이 숨진 플로리다 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보다 더 끔찍한 최악의 참극으로 기록되게 됐다.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던 한인 10명 중 5명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총영사관은 총기 난사 직후, 한인 피해 여부 파악에 나서 한국 관광객 100명의 신변 안전은 확인했으나 약 10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총영사관 측은 현재 현지 민박집과 여행사,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나머지 한인 관광객들의 안전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텔 32층서 콘서트장에 무차별 총격…라스베이거스 ‘공포의 밤’

    호텔 32층서 콘서트장에 무차별 총격…라스베이거스 ‘공포의 밤’

    처음엔 그저 폭죽 소리인 줄만 알았다. 사람들이 쓰러지고 비명소리가 나면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고, 음악 축제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1일 밤(현지시간) 벌어진 총격 사건 현장은 여유로운 일요일 저녁 음악 축제장을 향해 고층에서 쏘아 댄 총격으로 더욱 피해가 컸다. 만델레이 베이 호텔 맞은편 거리에서 수만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루트 91 하베스트’ 음악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의 공연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공중에서 기관총으로 추정되는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당시 영상을 보면 관객들은 총소리와 함께 몸을 바닥에 숙이거나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어디서 날아오는지 모르지만 총격은 계속 됐고, 사람들 사이로 총성은 끊임없이 울렸다. 경찰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시민인 범인은 이 호텔 32층에서 기관총으로 보이는 총기를 호텔 반대편 콘서트장으로 난사했다. 당시 콘서트장에는 4만여명의 관객이 모여 있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만 50여명, 부상자는 200명 이상에 달한다.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처음엔 폭죽으로 생각했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어느 쪽인지도 모르면서 도망치다가 신발이 벗겨지고 몸이 긁히는 와중에도 그저 달릴 수밖에 없었다. 밴드는 무대에서 철수했고 조명등이 관객을 비췄다. 911과 경찰을 부르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그러나 총성은 계속 이어졌다. 한 목격자는 “처음엔 폭죽인 줄 알았다. 수백발쯤 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한 여성은 CNN에 “사람들이 갑자기 내려오는데 왜 갑자기 피하는지, 누가 총에 맞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총성이 10~15분간 멈추지 않고 계속됐던 것 같다”면서 “그저 살기 위해 달렸다”고 말했다. 그의 여동생은 “총격이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이자 노란색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고(Go), 고, 고, 고!’라고 외쳤다”면서 “총격은 멈출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라디오 시리우스XM의 진행자 슈테르머 워런은 “처음엔 폭죽이 불발된 줄 알았다”면서 “세번째쯤 됐을 때에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워런은 “차를 향해 달려갔더니 차 아래에는 이미 사람들이 숨어 있었다”면서 “부상자를 차 안으로 숨겼고, 그렇게 6명이 차에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에서 총격범을 사살했다. 경찰은 범인이 스티븐 패독(64)이라는 라스베이거스 주민이며 단독범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다만 범인과 동행한 메리루 댄리라는 여성을 추격하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범인과 이 여성의 관계는 동료인 것으로만 알려졌다. 이날 사건은 지난해 6월 49명이 사망한 플로리다 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온 역대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되어버렸다. 라스베이거스 지역을 관할하는 재외공관인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은 “외교부 본부와 재외공관이 사건 발생과 함께 현지 영사협력원, 한인회 등을 통해 우리 국민의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한인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라스베이거스서 총기 난사로 20여명 사망·100여명 부상

    [속보]라스베이거스서 총기 난사로 20여명 사망·100여명 부상

    한 괴한이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 밀집 지역의 32층에서 1일 밤(현지시간) 야외 뮤직 페스티벌 콘서트장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비번인 경찰관 2명을 포함해 최소한 20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이 루트 91 하베스트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도중이었다.라스베이거스 메트로폴리탄 경찰서 조 롬바르도 서장은 “콘서트장 건너편 만달레이 베이 호텔 앤드 카지노의 32층에서 용의자와 맞섰고 사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라스베이거스 주민이라고 말했다. 콘서트장의 목격자들은 자동 화기의 총성이 들렸다고 했으며 일각에서는 기관총을 쏘는 것 같은 총성이라고 했다. 경찰은 범인이 혼자 행동한 ‘외로운 늑대’라면서 죽은 범인의 룸메이트인 찾고 있다고 밝혔다. 무차별 총격은 호텔 고층에서 아래 콘서트장을 향했다. 호텔 길 건너편 공터에 마련된 콘서트장에는 약 4만 명의 관객이 운집했던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한 2명의 경찰관 등 비번인 경찰관들도 공연을 관람하다 사고를 당했다. 총성이 들리자 한 여성이 “엎드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사방에서 울부짖는 소리도 터져나왔다. 한 목격자는 “반대편 호텔에서 기관총 쏘는 것과 같은 섬광이 보였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총성이 30초 들리고 잠시 멈췄다가 다시 1∼2분 더 들렸다”면서 “처음에는 폭죽을 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총성이 5분 넘게 이어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자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을 폐쇄했으며, 현장에 경찰 특수기동대(SWAT)를 파견했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은 카지노 호텔들이 밀집한 곳으로 심야에도 관광객이 붐비는 지역이다. 경찰은 스트립 지역에 지휘소를 세웠으며, 부상자 분류 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현재 이 사건으로 라스베이거스 도심으로 진입하는 15번 고속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또 라스베이거스 맥커런 국제공항으로 도착하는 항공편은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다. 맥커랜 국제공항의 항공편은 2일 새벽 1시부터는 정상 운행됐다. 한편 라스베이거스 지역을 관할하는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관계자는 “외교부 본부와 현지 민박, 현지 민간 협력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아직 한인 피해는 없으며 인근 관광지에 있던 27명의 안전은 확인됐다”며 “한인 피해 여부를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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