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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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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부패불감증 추방 내 주변부터

    많은 기업체들이 대졸 신입사원 연수교육(집합교육)을 대학의 학기말시험 기간에 실시하고 있다.이는 취직시험에 합격한 대학 졸업예정자들을 졸업시험 격인 학기말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그런 훈련계획을 결정한인사부서의 직원들도 대학 졸업자들일 터인데 어떤 망설임이나 자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대학 당국이나 교육행정기관도 무관심하다.관련자들이 모두 무신경하고 덤덤한가운데 기말시험 방해는 매년 되풀이된다.다만 명색이 규칙이라는 것을 지켜보려는 교수와 학생만 기막힌 곤욕을 치를뿐이다. 신입사원의 적응훈련을 빙자하여 그들이 대학의 마지막 학기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한 의사 결정자들의 의도와 기대는 무엇일까? 학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더라도 무슨 수를쓰든 졸업장은 뽑아오라고 사주하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오랜 세월에 걸쳐 당연한 관행으로 굳어져 왔기 때문에 명시적인 설명을 생략하고 있을 뿐이다. 어떤 조작이나 편법을 써서 대학을 졸업하도록 유도된 신입사원들의 직업윤리에 대해 고용주들은 장차어떤 기대를할 것인지 궁금하다.아니 궁금할 것도 없는지 모른다.재직중에도 비슷한 일들을 시킬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하였다. 우리 사회에는 어렸을때부터 바늘도둑을 가르치는 세력이 너무 많다.바늘도둑을용인하거나 그것을 강요하는 제도와 관행이 널려 있다.고용주에 의한 학기말시험 교란도 그 한 예이다.바늘도둑이 많고 그에 대한 가책의 감수성이 둔한 사회에는 소도둑도 많을 수밖에 없다.소도둑들의 죄의식도 흐리다.그들의 사회적불명예는 크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탄과 고발의 대상이 되는 경우 억울해 한다. 어떤 정치적 음모이거나 보복이라고 부르짖는다. 왜 나만잡느냐고 항변한다.고발자나 통제자들을 역공하기도 한다. 나를 지탄하는 너는 깨끗하냐는 것이다.그런 역공을 받아몰락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때에 따라서는 통제자와 피통제자 사이에 휴전 밀약이 성사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어느 경우에나 피고발자의 당당한 항변은 안 썩은 사람이없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무슨 ‘게이트'니 무슨 ‘리스트'니 하는것 때문에 대단히 시끄럽다.이번 ‘리스트'의 범위와 파장을주시하는 사람들은 다른 많은 ‘게이트'의 존재 내지 발생가능성을 믿으려 할 것이다. 절대 다수의 중·고등학생들이 우리 사회를 부패사회라고평가한다는 태도조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그들 스스로도부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는 판단을 밝힌 것이라 볼 수 있다.우리 사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세금 제대로내고 장사하는 사람 없다.'는 말,그리고 ‘털어서 먼지 안날 사람 없다.'는 말이 널리 수긍되어 왔다.아직도 그러한냉소적 언명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사회는 또한 사행산업(射倖産業)이 번창하는 사회이다.술독에 빠진 폭음사회이기도 하다.허다한 비논리,부조리,비리에 부대끼는 사람들이 정신을 잃도록 술마시는 것으로인간적 번뇌를 다스리려 하는지 모른다. 우리 사회의 체제화된 혼탁과 오염에 직면한 반부패운동당국의 임무는 혼란스럽고 과중한 것이다.우선은 ‘게이트'로 불리는 의혹사건들을 철저히 규명하고 연루자들을 처벌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대증적 척결작업이 반부패사회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 직접적인 원인을 제거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그러나 진정 근본적인 대책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저질러온 사소한 부조리적 행동양식의 교정이다.우리 사회의 ‘바늘도둑 양성구조'를 방치한 채 반부패사회를 건설한다는 것은 연목구어이다.반부패운동자들은 사소한일의 집합이 몰고 올 수 있는 거대한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
  • “매향리 소음피해 국가배상”

    서울지법 민사항소9부(부장 尹榮善)는 9일 경기도 화성시매향리 주민 14명(대책위원장 전만규)이 “인근 미군사격장의 폭음으로 피해를 보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주민들에게 각각 1,105만∼975만원씩 배상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원고들은지난해 4월 1심에서도 승소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군 폭격에 따른 소음 피해가 주민들이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주한미군 훈련으로 인한 소음 피해를 인정한 첫 판결이 된다. 매향리 주민들은 1952년 마을 한복판 농지와 인근 해상을미공군 사격장으로 제공한 뒤 전투기의 포탄 투하 훈련으로 소음 피해 등을 봤다며 지난 98년 2월 소송을 냈다. 이동미기자 eyes@
  • 정신질환 노숙자 실태/ “”말썽 피운다”” 쉼터서도 내몰아

    장기간에 걸친 노숙생활과 폭음으로 알코올중독에 이르게된 이모씨(44)는 청량리역 노숙자다.술 때문에 직장까지 잃은 이씨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98년부터 노숙생활을 해오고 있다.그동안 3∼4곳의 쉼터를 배회했지만 번번이 말썽을일으켜 쫓겨났다.이씨는 통증이 찾아올 때면 구걸한 돈으로산 소주로 버텨내고 있다.지금까지 이씨에게 병원 치료의 기회는 단 한번도 주어지지 않았다. 알코올중독을 포함한 정신질환이 노숙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사회복귀는 커녕,치료조차 꿈꾸기 어려운형편이다.정신질환 노숙자들을 위한 의료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이들에 대한 의료보장은 구호차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울 자유의 집에 처음으로 정신과 전문의가 파견되면서 정신건강센터가 설립됐지만 노숙자에 대한 정신질환 평가와 진단만 이뤄질 뿐 약물 투여 등 치료는 이뤄지지않고 있다.진단만 있고 치료는 없는 셈이다.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정신과 의사가 있지만 의료행위는 의료법에 저촉돼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토로했다. 따라서 정신질환 노숙자들은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서울 장안동의 한 쉼터에서 피해망상 등 정신분열 증세를 보여 자유의 집 정신건강센터로 이송된 노숙자 최모씨(40)는 한달 뒤 다시 거리로 내몰렸다.쉼터는 증세가 심각한 최씨를 시립정신병원에 입원시켰지만 20일만에 강제퇴원 조치됐다.최씨는 쉼터로 돌아왔으나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쫓겨났다.최씨가 난폭한 행동을 하며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킨 탓이다.쉼터 관계자는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정신질환 노숙자를 무슨 수로 쉼터에서 관리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지었다. 정신질환 노숙자들에 대한 치료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알코올중독의 경우 일시적인 금단현상이나 간기능 저하등 신체적인 문제만 해결하는 ‘해독수준’에 머물고 있어지속적인 치료를 통한 자활서비스와는 거리가 먼 상태이다. 병실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공립 정신병원들은 정신질환 노숙자들의 장기입원을 꺼린다.당장 입원이 필요한 노숙자도 2∼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시립은평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증축하면서 의사 16명의충원을 요청했지만 7명을 충원하는데 그쳐 기존의 환자들을치료하기에도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방의 의료체계는 사정이 이보다 더 열악하다.민간 의료기관을 빼면 2∼3차 노숙자 지정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지역도있다.진료를 받으려면 노숙자 진료의뢰서 작성-관할구청 의료계 송부-시립의료원 서류 전달-쉼터 통보-환자 진료 등 5∼7단계를 거쳐야 한다.입원이 필요한 응급 노숙자의 경우행려코드를 부여받기 위한 신원조회에만 1주일 이상이 걸린다. 전문쉼터의 알코올중독 재활프로그램도 시설 및 전문인력부족,지역 정신병원과의 의료시스템 연계 미비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게다가 최고 80%에 이르는 높은 재발률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외부 강사를 초빙,매주 한차례씩 알코올중독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강릉 희망의 집의 경우 노숙자들의 참여가 저조한데다 재발률도 80%에 달한다.이용순 상담실장은 “알코올중독 노숙자 전문쉼터가 제역할을 하려면 지속적인 예산 지원과 전문의료인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쉼터에서는 알코올 재활프로그램 도중 노숙자끼리 폭력사태가 빚어져 경찰이 출동해야 했다.전문가들은 “알코올 중독자와 비중독자,재활 의지가 있는 노숙자와 없는 노숙자가 마구 뒤섞여 있는 등 전문쉼터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숙자 자활지원 및 의료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도주의의사실천협의회는 IMF 이후 서울시내 거리에서 사망한 노숙자가 98년 479명,99년 467명,2000년 413명,2001년 313명(11월말 현재) 등 4년간 1,672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알코올중독 극복 노숙자. “사회가 좀더 관심을 가지고 노숙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다면 반드시 재기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으로 3차례에 걸친 자살시도,탄광까지 밀려난 막장인생,이혼, 부도,거리의 노숙자,신학대학 입학,재혼…. 알코올중독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중독을 극복하고 서울 십자수 쉼터에서 노숙자들에게 봉사하며 전도사의 길을 걷고있는 김윤철씨(가명·45)의 인생역정이다. 하루 반나절 사이에 소주 40병을 비웠다는 김씨는 지난 25년 동안 매일 소주 10병 이상을 마셔야 직성이 풀렸던 전형적인 알코올 중독자였다.제약회사에 다니며 손쉽게 구한 환각제를 술에 타먹으면서 중독자가 된 김씨는 실직한 뒤 강원도 태백의 탄광까지 흘러갔다. 탄광생활을 접고 서울 용산에서 청과물 도매상을 했던 김씨는 술과 도박에 빠져 어렵게 마련한 과일가게도 날렸다. 김씨의 아내는 97년 푼푼이 모았던 1,700만원을 도박으로 날린 뒤 가출해 버렸다.가정은 풍비박산났다.김씨는 술 마실돈을 마련하기 위해 임대아파트까지 사채업자에게 넘겼고,오갈데가 없어진 98년부터 거리로 나섰다. 노숙을 하면서도 중독증세는 끊임없이 김씨를 괴롭혔다.100원짜리 엿 하나를 안주로 소주 5∼6병을 그 자리에서 비웠고,소금을 안주삼아 깡소주를 비우기도 했다. 98년 12월 강원도 횡성에 있는 십자수 쉼터의 치유원에서열린 알코올중독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김씨는 새인생을 설계하게 됐다.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으며 술을 끊은지10일만에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환각증세,환청,고열 등 금단증세가 엄습했다. 99년 3월 신학대학에 입학한지 두달만에 김씨는 끝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술집을 찾았다.“술을 주문하는데 막상 입에서는 ‘콜라 1잔 주세요’라는 말이 나왔다”면서 그 이후 술에 대한 갈증이 사라졌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신학대학 동료의 소개로 만난 유모씨(46)와 재혼했다.신학대학을 졸업하면 평생 알코올중독 노숙자를 위해 살겠다고 다짐하는 김씨는 “체념과 자포자기,사회에 대한 분노로 가득찬 노숙자들에게는 치료와 관심이 병행돼야만 자활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진단 “특수상황 인식 땜질식 처방 안돼”. 전문가들은 정부가 만성화·고착화되고 있는 노숙자 문제를 IMF라는 ‘특수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접근하고있다며 인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상시 진료 및 공공 의료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에 따라 의료구호예산을 편성하고 노숙자들을 쉼터에 수용하는 것은 ‘땜질식’ 처방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에서 지역사회와 연계된 정신보건의료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응급쉼터(shelter),정신질환 노숙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는 위기관리시설(crisis housing),그룹홈 등 정신질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이곳에서는 진료는 물론,재활,직업교육 등 단계별 서비스가 제공된다. 자유의집 정신건강센터 고영(용인정신병원 전문의) 센터장은 “지역별 정신보건센터를 중심으로 노숙자의 정신질환 예방과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정신보건 의료체계를 구축하고노숙자 지정의료기관을 민간의료기관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효율적인 치료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노숙자 정신건강사업 자문팀을 구성해 예방,연구,역학조사를 담당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숙자다시서기지원센터 황운성 소장은 “노숙자 쉼터에는알코올중독,정신장애 등 다양한 형태의 질환을 앓고 있는 노숙자들이 섞여 있어 재활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일시방문쉼터,만성질환자쉼터,그룹홈 등 질환에 따라 전문쉼터를 다양화할 것을 촉구했다.그는 “거리-쉼터-지역별 정신보건센터-사회복귀 자활시설을 연계시켜 진단과 치료,교육,일상생활 훈련,직업훈련 등이 단계별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동환기자
  • [씨줄날줄] ‘알코올 사회’

    에스키모인은 술 문화가 없다.왜 그런가? 주식(主食)인 조개 등으로 술을 만들 수 없어서란다.회교도는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멀리한다.이들을 제외하고는 어느 사회에나 술이 있으며 특유의 음주문화는 있다.어떤 음식이든 원료로 해서 인간은 술을 담가 마셨다.수렵시대에 과실주,유목시대에 젖술,농경시대에 곡주와 양조주를 마신 것이다.보편적인 음주문화같지만 국가와 민족별로 조금씩 차이는 난다. 엊그제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14.4ℓ로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라고 해서 화제가 됐다.또위스키 등 알코올 도수 20도 이상의 독주 소비량은 한국이 29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5.7배나 많다. 한국인들이 요즘 개고기를 먹는다고 국제적으로 도마에 오르는데 이어 ‘술 중독자’로 비쳐질까 우려된다. 사실 한국인이 술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아니다.프랑스인처럼 식사때마다 포도주를 마시지는 않는다.맥주를 물처럼들이켜는 영국인과 다르며 주말에 다차(dacha:별장)에서 보드카를 폭음하는 러시아사람들과 비교할 수도 없다.한국인의 술 소비량이 많은 것은 사회적 분위기 탓일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폭음 습관이 술 소비량을 늘린다.술상에서 ‘한다 하면 한다’는 조폭식의 결의가 풍미한다.‘뭔가 보여준다’며 2,3차까지 가서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악습이 있다.코가 삐뚤어지게 마셔야 ‘한잔 한 것 같다’거나 ‘추억에 남는다’는 생각이 진하다. 사회가 음주에 그만큼 관대하다.다음날 출근해서 전날 술자리 이야기를 무용담(?) 비슷하게 말하고 들어주며 술냄새 풍기는 것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장·차관의 프로필에 ‘두주불사’라거나 ‘폭탄주도 마다하지 않는 인사’라는 말도 수시로 등장한다.그러면 뭔가 호방하고 통 큰 것처럼 간주되는 문화이다.대량 음주자를 정신이상자쯤으로 간주하는 외국과 다른 점이다.더욱이 ‘술을 잘 마셔야 일도 잘한다’고 강조하거나 부하가 폭탄주를 거절하자 ‘출세할 생각이 없냐’고 협박한 고위관료도 있었다.오죽하면 ‘알코올 공동체’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올 상반기에 위스키 수입증가율이 세계최고인 40%에 달한것을 보면 특히 한국은 여유있는 계층의 술 소비가 많다.사회 엘리트들부터 술독에서 빠져나와야 하지 않을까,망년회때 술 한잔 들다가 생각해 볼 일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모임 잦은 연말…음주 이렇게/ 견딜만큼 마시고…사흘마다 ‘休肝’을

    “술이요? 몸이 견뎌낼 수 있을 만큼 마시고 간이 쉴 수있는 기간을 준 뒤 다시 마시면 되지요.도를 넘지만 않으면 돼요.” 음주와 관련,대학병원의 전문가들은 이렇게 충고한다. 평소 술을 즐기는 ‘주류’ 뿐만 아니라 별로 마시지 않던 ‘비주류’까지 송년회 등 한 해 마지막 시기를 정리하는 모임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자칫 과음하게 되고 그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때다.건강한 사람이라도 연일 과음,폭음을 하다보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생활리듬마저깨지기 쉽다. 회식이 있는 날이나 술을 마시러 갈 때 먼저 배를 채우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홍명호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이 천천히 흡수될수록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의 양도적어진다”면서 “음식의 섭취가 술의 흡수를 늦춘다”고밝혔다.“따라서 술을 마실 때 식사를 했더라도 안주를 먹는 게 좋고 두부,고기,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안주가 그렇지 않는 것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또한 천천히 마실수록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의 양도 적어지고 간에서 알코올을분해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자신의 주량과 컨디션에 맞게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체중 60㎏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의 양은 하루 80g 안팎이다.소주는 2홉들이 1병,맥주 2,000㏄,포도주 600㎖ 1병,양주 750㎖ 4분의 1병에 해당된다. 홍 교수는 “수입 양주를 포함해 위스키 매출이 최근 2년 사이에 50% 가까이 늘어난 데는 폭탄주 문화가 한 몫을했을 것”이라면서 “술은 그 종류에 따라 농도,흡수율,대사 및 배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폭탄주처럼 섞어 마셔서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콜라와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음주습관은 몸에 해롭다고 강조했다.탄산거품이 섞인 술은 흡수가빨라 짧은 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인다. 경기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박상훈 소화기 내과 교수는 “‘매에는 장사없다’는 말처럼 ‘술에도 장사가 없다’”며 “연일 술자리가 이어지면 배겨날 수가 없다.사흘에 한번은 술자리를 피해 간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술을 마시면서 피우는 담배는 알코올의 흡수를 촉진시키며 알코올 역시 니코틴의 흡수를 빠르게 하므로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술은 술로 풀어야 한다’며 해장술은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 술 가운데 가장 해로운 술이 이것이므로 해장술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해장술은 숙취의고통을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두통이나 속쓰림을 못느끼게 할 뿐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숙취 해소에는 뜨거운 된장국이나 콩나물국,차(茶),과일,꿀물이 좋다”고 추천했다. 즐거운 술자리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재미있게 대화하고 웃다보면 아무래도 술에 덜 취하게 된다. 유상덕기자 youni@. ■“한 곡 부르면 마이크 놓으세요”. 송년회 자리에서 술과 함께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노래. 정광윤 고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술을 많이 마시면 성대의 혈관이 팽창돼 충혈된 상태가 된다”면서 “이때 노래를 하게 되면 평소보다 소리를 세게 질러 성대에 무리가 가기 쉽고 급성 후두염이나 성대 폴립과 같은 음성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급성후두염의 경우 일반적으로 성대가 붓고 충혈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말을 많이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게 된다. 이런 경우 뜨거운 수증기가 도움이 되므로 뜨거운 물을 많이 마시면 좋아진다. 문제는 성대폴립.이 질환은 흔히 교사나 목사 등이 고성을 지르거나 할 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점막이 찢어져그 안에 있는 조직이 빠져 나와 생긴다.대개 성대의 손상정도가 심하다.급성후두염과는 달리 자연치료가 불가능하며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정 교수는 “연말이 되면 노래방 등에서 과도하게 소리를 질러 성대가 손상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면서 “특히 술과 함께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들에게 음성장애가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연속해서 몇곡씩 노래를 부르게 되면 성대에 무리가 가중될 수 있으므로 한 곡 부른 후 목이 칼칼해지면 최소한 5∼10분 쯤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쉰 목소리가 2∼3일 지나도 회복되지 않을 땐 병원을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상덕기자
  • 印의회 무장괴한 총난사

    인도 의회 VIP 출입구 주변에서 13일(현지시간) 오전 정체불명의 무장 괴한들과 경호원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한 11명이 숨졌다.목격자들은 두 발의 커다란 폭음도 들렸다고 전했다. 프라모드 마하잔 의정장관은 이번 총격전으로 괴한 5명과경찰 6명이 숨졌다고 말했다.아룬 자이틀리 법무장관은 대부분의 괴한이 사살됐다고 밝혔으며,경찰 간부인 차우한은 “의사당에 침입한 괴한들을 계속 수색하고 있다.최소한 1명의 침입자가 내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TV는 민간인 복장을 한 최소한 6명의 괴한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를 포함해 의원과 장관들로 가득 찬 의회건물내에서 총기를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20분 동안 격렬한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바지파이 총리와 각료,그리고 의원들은 모두 무사하다고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언론들이 전했다.날 아드바니 내무장관은 이번 공격이 이슬람 민병대들이 카슈미르의 독립 또는 파키스탄과의 합병을 위해 지난 10월 저지른 테러와 유사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도 모든 정부 부처에 최고 경계태세가 발동됐다고 말했다. 뉴델리 AFP DPA 연합
  • 만성변비·지나친 음주…치질 부른다

    평소 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연구하느라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대학원생 K씨(31). 그는 일주일 전부터 항문이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며칠 전부터는 그런 느낌이 더 커졌다. 뭔가 이상해서 항문 옆을 만져보니 콩알만한 혹이 생겼다. 항문도 전체적으로 조금 볼록하게 나온 것 같았다. 혹이 생긴 첫날은 통증이 없었으나 다음날부터 따가움과 함께 약한 통증이 느껴졌다.좌욕을 하니 아픔이 사라지고 혹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K씨는 항문에 뭐가 났다는 게 찜찜해 빨리 없애고 싶기만하다.그러나 변비나 설사가 없이 변을 정상적으로 보는 만큼 그대로 놔두는 게 더 나은지 수술을 하는 게 좋은지 걱정이 돼 인터넷으로 의사에게 문의했다. 항상 업무에 바쁜 40대 중반의 회사 임원 S씨는 배변 때 가끔 출혈이 있었으나 별 통증이 없어 인근 약국에서 연고를구입해 발랐다. 약을 바르면 며칠 동안은 상태가 좋아지지만 다시 출혈이생겼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통증도 약간씩 느껴졌다.수술이 두려워 주변 사람 소개로 주사를 맞아봤지만 그것도 효과가 잠시였다.결국 전문의의 진찰을 받은 뒤 항문 안쪽에 생긴 혹 덩어리를 잘라냈다. 한원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일반외과 교수는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등 이런저런 원인으로 항문 주위에 분포된정맥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울혈(鬱血)이 생기고 이것이덩어리로 굳어지는 병이 치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덩어리가 항문 안쪽에 생긴 것을 암치질,바깥쪽에생긴 것을 수치질,항문 안팎에 모두 생긴 것을 혼합치질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성옥 고대 안암병원 일반외과 교수는 “치질을 일으키는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면서 “만성 변비와 설사,임신과출산,항문 주변 위생 불량,폭음(暴飮),자극성 음식 과다 섭취 때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출혈 증상이 있을 경우 혹시 직장암 등 다른 병일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조언했다. 아울러 “통증이 심하거나 튀어나온 덩어리가 커 생활에 불편을 느낄 때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치질 기미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지면 아침에 대변을 보는 습관을 기르고 너무 오랜 시간동안 앉은 자세를취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충고했다.그는 “적절한운동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고 변비 및 설사는 그 즉시 치료해야 한다”면서 “목욕과 좌욕은 치질의 특효약이므로 배변후 좌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치질 예방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변기에 오래 앉아 있을수록 항문충혈이 심해지면서 항문 피부가 조금씩 늘어나 항문주변이 지저분해진다”면서 “5분이내의 짧은 시간에 배변을 하고 남은 느낌이 있어도 끝내고 나온 뒤 가능하면 다음날 아침에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 교수는 “항문 밖의 혹 덩어리(치핵)가 저절로 항문안으로 들어가는 단계에서는 온수좌욕만 해도 항문의 청결과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 “연고나 좌약을 삽입하는 보조적 치료 방법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으로 치핵을 밀어 넣어야만 항문내로 들어가거나 항상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 있는 경우는 외과적 수술을 한다.한교수는 “최근 레이저 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나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이 일반 절개술보다 효과가 크게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치질상식- 치루 10년이상 방치땐 암 우려. [수술 후 통증이 심해 겁난다] 과거 마취기술이 다소 떨어져 통증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후 3일간 항문부를 무통 상태로 만드는 마취술이 개발되어 통증을거의 느끼지 못한다. [치질이 장기간 지속되면 직장암이 된다?] 치질과 직장암은완전히 다른 질환이다.따라서 치질이 직장암으로 발전하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출혈,잦은 변의(便意) 및 배변 이후에도 변이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변의 굵기가 갑자기 가늘어지는 등 치질이 심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직장암과 유사하기 때문에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전문의라면 5분이내의 간단한 검사로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다만 항문 주위에 고름이 생긴 뒤 터져 흘러나오고 고름이 있던 자리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인 치루를 10년 이상 방치하는 등 만성화할 경우 치루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재발이 잘된다고 하던데] 보통 수술치료 후 재발률은 5% 정도이다.재발하는 경우는 수술 전 환자가 가졌던 치질의 발생요인이 소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끄러워 어떻게 병원가요.그냥 참지 뭐] 특히 여성의 경우 치질은 병이 생긴 곳을 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그러나 항문병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에게서도 많이 걸리는 병으로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이다.한편 대항병원이 항문질환 증상을 느끼고 수술을 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은 남여 2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결과,증상을 느끼고 병원에 가기까지 10년 이상 걸렸다는 응답 비율이 42.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34%)보다는 여자(55.8%)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10년이상 항문질환을 조금씩 느끼면서 취한 행동은 ‘그냥 참았다’ 55.8%,‘민간 요법을 썼다’ 11.9%인데 비해 ‘병원을찾았다’는 18.8%에 불과해 발병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비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이상 참았다가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출혈 86%,통증 86.8%,탈항 82.6% 등의 증세를 보였다. 유상덕기자
  • 영종도엔 새가 없다?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영종도에 새들이 사라지고 있다. 새들이 비행기엔진속으로 빨려들어가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이른바 ‘버드스트라이크’를 방지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가 개항 초부터 새들과의 전쟁을 펼치고 생태계가 파괴된 결과다. 공항에서 새잡는 일을 전담으로 하는 조류퇴치 요원은 모두 17명.이들은 새를 쫓거나 잡는 활동을 하느라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이들은 엽총은 물론 폭음발사기와 경보기,공포총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새들을 쫓거나 잡고 있다. 개항 초기에는 하루 평균 20마리가 넘게 잡아 폐기처분하던 것이 요즘은 하루 5∼6마리로 줄었다는 것이 조류퇴치팀의 설명이다.조류퇴치팀 관계자는 “지난 봄 철새도래기에 큰 걱정을 했으나 새들이 항공기 소음을 먼저 알고 오지 않았다”면서 “조류의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그물망을 설치하는 공사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의 생각은 다르다.항공기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새들이 사라지는 것은 환경 측면에서 볼 때 문제가 아닐수 없다고 지적한다.국내 4대철새도래지 가운데하나인 영종도에는 공항건설 전만 해도 봄과 가을에 20여종 2만여마리의 철새가 찾았으나 최근에는 그 수가 부쩍줄었다는 것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공항 주변에 새들이 보이지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증거”라고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미군 전투기 추락

    12일 밤 9시40분께 전북 임실군 청웅면 수풍리 논 바닥에 미군 전투기 한대가 추락,미군 조종사 1명이 사망했다.사고 전투기는 군산 미공군 소속 F-16 전투기로 이날 오후 7시40분 군산기지를 이륙,야간 비행훈련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투기는 농로에 세워진 전신주를 받은 뒤 논 바닥을 약70여m 가량 미끄러져 내렸으며 사고현장 50여m 전방에서는 조종사의 헬멧과 낙하산이 발견됐다. 현장을 처음 목격한 홍순하군(19·임실서고 3년)은 “야간자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갑자기 인근에서 ‘꽝’하는 폭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아 다가가 보니 너비 10m,깊이 5m 가량 웅덩이가 패어 있고 기체가 화염에 싸여 있었다“고 말했다.사고현장에는 군과 경찰 등 50여명이 출동해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으며 군산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소속 사고조사반이 나와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임실 임송학기자 shlim@
  • 네팔, 국왕 장례식장 수만명 오열행렬

    네팔 나라얀히티 왕궁에서 지난 1일밤 디펜드라(30) 왕세자가 비렌드라 국왕(55)등 왕실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살을기도,뇌사상태에 빠지는 참극이 발생했다.정확한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혼사 문제로 불만을 품은 디펜드라 왕세자가 만취상태에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국왕과 아이스와랴(51)왕비,니라잔(22)왕자,쉬루티(24)공주 등 8명이며 디펜드라 왕세자를비롯한 4명은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네팔 정부가공식 발표했다. ■사건 개요 사건은 1일 밤 10시40분(현지시간) 나라얀히티왕궁에서 열린 왕실 정례 만찬석상에서 발생했다. 네팔 일간 네팔리안타임스는 만취한 디펜드라 왕세자가 왕비의 꾸중을 듣고 격분,자동소총을 난사한 뒤 자살을 기도했다고보도했다. 현지언론들은 독실한 힌두교 신자인 왕비가 “디펜드라 왕세자가 35세 이전까지 결혼 또는 아이를 갖는다면 국왕이비운에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점성술가들의 말을 믿은데다 왕세자가 고른 신붓감이 자신의 가문과 반목하는 집안출신이어서극구 반대했다고 전했다. 사고 뒤 국왕 직무대행을 맡은 국왕의 동생 갸넨드라 왕자(54)는 이번 사건이 “자동소총이 갑자기 발사되면서 생긴돌발적 사고”라고만 밝혔다. 한편 이번 참사의 씨앗이 된 ‘비운의 여인’은 전직 재무장관의 딸 데브야니 라나(22)로 현재 인도 뉴델리로 피신한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파 국가평의회는 사건 발생 후 수습과 왕위 계승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개최해 디펜드라 왕세자를 일단 왕위 계승자로 지명했으나,뇌사상태에 빠져 있어갸넨드라 왕자가 섭정중이다.이번 참사로 각 지방에 근거지를 둔 좌익세력이 준동하고 국왕에 충성을 맹세한 군부가반기를 드는 등 사회 불안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장례식 2일 네팔 국민 수만명이 수도 카트만두 곳곳에서추모 물결을 이뤄 오열하는 가운데 국왕 내외와 니라잔 왕자 등의 장례식이 거행됐다.이들의 시신은 군병원에서 카트만두 황금사원 옆 장례식장으로 운구돼 화장됐다. 이날 카트만두 시내에서 일부 시민들은 디펜드라 왕세자가부왕을 살해했을리 없으며 어떤 음모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영국과 일본, 미국,유엔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성명을 발표,네팔 왕실 참변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네팔은 인도 북부와 중국에 걸쳐있는 히말라야 산맥의 고립된 지역에 위치한 세계 최빈국중 하나.국왕이 국가원수와군통수권을 행사하는 입헌군주제 국가다. 2,100만명 인구중 80%가 농업에 종사하며 국민 1인당 연간 소득은 213달러수준.인구중 90%가 힌두교,5%는 불교신자다. 이동미기자 eyes@. *네팔 비렌드라 국왕…입헌군주제 도입 민주화 정착. 비렌드라 국왕(55)은 90년 절대 왕권을 포기,다당제 총선을 실시하면서 입헌군주제를 도입해 네팔에 민주화를 정착시키면서 네팔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존경과 사랑을 받아왔다. 그후 각종 의식에 참석하는 상징적 지위에도 불구,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영국 이튼칼리지와 미 하버드대에 유학한 후 72년 국왕에올랐으며 왕자 때인 71년 아이스와랴 왕비와 결혼,악연의디펜드라 왕자를낳았다. *네팔 디펜드라 왕세자…英 이튼 칼리지 출신 모범생. 디펜드라 왕세자(30)는 영국 이튼 칼리지 출신으로 평소매우 온화하고 다감했던 성품의 소유자.가끔 폭음하는 것외에는 흠잡을 게 없는 모범적 왕실자제로 참극 직전까지도아버지를 도와 왕실 업무를 도왔다. 총과 사냥, 무술에 관심이 많았던 만능 스포츠맨으로 “영국 유학을 통해 수신(修身)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해왔지만 결혼을 둘러싼 부모와의 갈등을 극단적 방법으로 끝내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말았다.
  • 상가 가스폭발 붕괴…매몰3명 5시간만에 구조

    8일 오후 2시10분 서울 강북구 미아4동 52 대지극장 뒤 지하 1층,지상 2층 상가건물(소유주 박창수·54) 1층에서 LP가스통이 폭발,김미정씨(65·여) 등 2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이들 가운데 1층 주점에 있던 최병진씨(38)와 1층 미용실의 송광영씨(32),지하 호프집의 김순남씨(51·여) 등 3명은 무너진 건물 더미에 매몰됐다가 5시간여만에 모두 구조됐으나 최씨와 김씨는 생명이 위독하다. 구조된 최씨 등은 콘크리트 더미에 깔리지 않고 냉장고 에어컨 등 집기 사이에 몸이 끼여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입주자 유윤일씨(64)는 “가스냄새가 나 상가건물 주변을둘러봤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어 1층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에 돌아와 자리에 앉는 순간 ‘펑’하는 폭음과 함께 1,2층건물이 와르르 무너졌다”고 전했다. 폭발음으로 반경 40m이내의 상점과 주택의 유리창 100여장도 깨졌다.소방 관계자는 “사고 직전 가스냄새가 난 점으로 미뤄 누출된 가스에 담뱃불 등이 옮겨붙으면서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록삼 이송하기자 youngtan@
  • 신나게 달려라 ‘은하철도 000’

    금발머리에 긴 속눈썹,우수에 젖은 눈동자를 지닌 검은 망토의 메텔과 영생을 보장받는 인간이 되기 위해 안드로메다혹성으로 떠나는 철이. 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를 기억할 것이다.개성과 파격의 현대무용가 안은미(대구시립무용단장)가 이 화제의 만화영화를 한 편의 현대무용으로 꾸몄다.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은하철도 000’이다. 막이 오르면 객석의 불이 서서히 꺼지면서 거대한 제트엔진의 폭음이 들려온다.만화영화 속에서 안드로메다로 떠났던 메텔과 철이가 지구로 되돌아온다.철이는 반은 인간,반은 기계인 사이보그로 변했다.오랜 우주비행 끝에 도착한지구 또한 더 이상 푸근한 ‘어머니의 땅’이 아니다.거대한 테마파크로 변해버린 지구는 사이보그들의 천국.요지경같은 구경거리만 남아 있다.실리콘을 몸 속에 집어넣은 요조숙녀,체외수정을 꿈꾸는 여자,기계 심장을 달고 다니는남자….안은미는 이 아찔한 이미지의 조각들을 자신이 만들어낸 탄력있는 신체언어로 보여준다.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무장된 그의 춤에는 형이상학적인 허세나 객석을 짓누르는엄숙함 같은 것이 없다.그런 만큼 유쾌하다.미국의 유명 현대무용단 ‘마서 클라크 댄스 컴퍼니’의 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하얀 무덤’을 비롯한 무덤 연작 시리즈로 국내에 잘 알려진 대표적인 30대 현대무용가다. 전문공연기획제작사 ‘가네샤 프로덕션’에서 주관한 이번 공연에는 안은미 외에 이준규·이희승·이효상 등이 출연한다. 12·13일 오후 8시,14·15일 오후 6시.(02)2005-1426. 김종면기자 jmkim@
  • [사설] 폭탄형 화염병 비상

    공중에서 폭발하는 폭탄형 신종 화염병 제조법이 최근 인터넷을 통해 유포돼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경찰이 이 제조법에 따라 화염병을 제작,실험해 본 결과 큰 폭음과 함께화염병이 공중에서 폭발하자 깨진 유리조각이 20∼30m까지튀면서 골판지 두겹을 뚫는 위력을 보였다.경찰 관계자는이 화염병으로 공격을 당할 경우 목숨을 잃을 위험성이있고 시위대 안에서 폭발하면 시위 참가자들이 치명적인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경찰은 오늘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리는 전국민중대회를 앞두고 이 집회 참여단체인 민주노총 홈페이지에특수 화염병 제조법이 뜬 사실을 확인, 제조법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우리 홈페이지에는 아무나 글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 글을 누가 올렸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민주노총도 화염병시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에서 1만여명이상이 참가한다는 이날 집회가 아무쪼록 평화적으로 끝나기 바란다. 경찰은 이 화염병 제조법을 사이트에 올린 사람의 전자우편주소를 추적중이고,시위현장에 신종 특수 화염병이 사용될 경우 제조자와 투척자를 ‘범죄단체 조직’혐의로 엄벌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화염병 사용에 대한 경찰의 자세가 너무 안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29일 한국통신해고 계약직 노조원들의 화곡전화국 목동분국 점거시위 때화염병으로 차량 6대와 오토바이 20여대가 전소한 사실에서 보듯,최근 시위현장에는 걸핏하면 화염병이 등장한다. 올해 들어 지난 3개월동안 무려 400여개의 화염병이 시위에 사용됐다.지난해 1년동안 사용된 화염병 200여개의 두배를 넘어선 수치다.이같은 상황에서 폭탄형 신종 화염병까지 등장하면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경찰은 신종화염병은 물론 재래식 화염병 사용에 대해서도 특단의 조처가 있어야 한다.무엇보다 시위 참가자들이 화염병 사용을 자제하기 바란다.폭력시위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어렵기 때문이다.
  • 주의! 겨울철 자객 협심증·심근경색

    최근 회사를 정년퇴직한 K씨(56)는 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등산을 하기로 결심하고 얼마전 첫 산행길에 나섰다.그런데 산을 오르는 도중갑자기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차올라 걸을 수조차 없었다.잠시 쉬니통증이 씻은 듯 사라져 그날은 쉬엄쉬엄 등산을 마쳤다.그런데 다음날 아침 산행길에도 똑같은 증상이 발생했다.가만히 앉아 안정을 취하니 이번에는 어제보다 조금 더한 통증이 5분쯤 지속되다 멈췄다. K씨는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으니 협심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사업을하느라 지난 20여년간 눈코뜰새없이 바빴던 L씨(53).평소 건강이 좋은 편이어서 담배는 한루 한갑반쯤 피웠고 사업상 술자리에서 가끔폭음했다.그런데 최근 아파트 계단을 걸어올라오다 가슴의 통증이 심해지면서 울컥 토했다.구급차에 실려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도착,심전도 검사후 의사가 심근경색이라며 곧바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했다. ‘당신의 심장은 이상없습니까’ 주변의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다거나 심한 경우 사망했다는소식을 듣는 경우가 있다. 주원인은 대개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장병이다. 심장병은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40,50대 중년기부터 급증하고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빈도가 더 증가한다. 특히 추운 날씨가 풀리는 봄을 맞아 새로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평소의 지속적 운동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준비없는 과한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주어 쇼크사를 일으킬 우려도 있다. 협심증과 심장병의 원인과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전조증상 심장은 내장이어서 몸의 표면이 아픈 것과는 달리 환자마다 그 표현이 다양하다. 가슴이 뻐근하다,조인다,답답하다,짓눌린다,숨을 못쉬겠다,터질 것같다,칼로 저미는 것같다 등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증상을 설명한다. 공통점은 가슴부위에 이상한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협심증이 있는 사람은 몸이 덥혀지기 전인 아침나절에 가슴통증을흔히 겪는다.특히 출근시 바삐 버스를 쫓아갈 때,찬 공기에 노출될때,층계를 오를 때 괴로운 느낌이 2∼5분 발생하다,잠시 가만히 있으면 나아질 경우 협심증을 의심해야 한다. 가슴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가 심해지면 급성심근경색증을 일으킬 수 있다.증상은 협심증과 비슷하나 통증이 더 심하고 30분이상지속된다. ■원인 및 예방법 4대 위험요인은 고 콜레스테롤,고혈압,흡연,당뇨이다.이밖에 비만,운동부족,가족력,폐경 등도 위험요인이다. 다행히 협심증,심근경색에 위험한 요인들은 개선가능한 것들이 많다.위험 요인을 줄이면 40,50대에 갑자기 사망하는 ‘돌연사’는 대개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치료 협심증은 관상동맥의 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는 병이기 때문에혈전용해제를 투여,막힌 핏덩이를 녹여 주거나 막힌 혈관을 ‘작은풍선’등 여러가지 기구를 이용해 뚫는다.병의 정도가 심하면 관동맥우회로술이라고 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 서울중앙병원 박승정·박성욱 심장내과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심원흠교수,삼성서울병원 박정의 순환기내과 교수〉유상덕기자 youni@. *협심증·심근경색 응급처치 요령. 협심증 환자는 약물치료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항상 지니고 있다가가슴통증이 생기면 2∼3분 간격으로 5회쯤 혀밑에 넣어야 한다. 이 약을 복용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으면 즉시 구급차를 불러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서 관상동맥 치료를 해야 한다. 병원을 방문해 니트로글리세린 처방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은 가슴통증을 수분이상 느끼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슴통증이 발생할 경우 손끝을 바늘로 딴다거나침을 맞거나 청심환을 먹는 등 시간을 끌지말고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결정적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심장병 관련용어 설명. ■동맥경화. 동맥의 안쪽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이 상실되는 질환이다.수도관을 오래동안 사용하면 관안에 찌꺼기가 쌓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관상동맥. 심장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사망할 때까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박동하는 장기이다.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 구석구석에 피를 보내주는 일종의 펌프이다.이렇게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는 심장도 많은영양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바로 ‘심장 자신’즉 심장근육에 영양과 산소를 지닌 혈액을 공급하는 3가닥의 혈관을 관상동맥(冠狀動脈)이라고 한다.마치 임금님의관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이 풍부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 현상이 발생하면 충분한 양의 피가 전달되지 못한다.다시말해관상동맥의 혈관이 좁아져 심장근육에 적절한 양의 혈액이 공급되지않고 가슴통증 등을 느끼는 것을 협심증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의 경화증이 더 진행돼 아주 막혀 버리면 심장근육과 조직등에 혈액공급이 중단되고 심장근육이 죽어버리는 심근경색증이 일어난다. 유상덕기자
  • 나이따라 능력따라…개인별 건강권장 프로그램

    ‘건강은 타고난다’는 것은 옛말이다.젊을 때는 조금 무리하더라도큰 지장없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으나 35∼40세 부터는 자기 몸을스스로 관리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건강을 위해 보약,약물,값진 음식 등 여러가지 비법이 거론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가장 좋은 방법으로 운동을 추천한다. 현재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운동을 새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은 무엇일까. 운동은 자기의 나이와 체력 다시말해 능력에 맞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령에 맞는 운동을 알아본다. [5∼9세] 어린이 흥미를 유발하는 게임이나 활동적인 놀이가 좋다.예를 들면 덤블링,기어오르기,가족과 낚시하거나 보트타기,점핑,달리기등이다.이 운동들은 유연성을 높여준다. [10대] 청소년들은 가족,학교와 사회에서 놀이,게임,스포츠,작업 등의 신체활동이나 운동을 거의 매일해야 한다. 또 중간정도의 격렬한 활동을 매회 20분이상,1주에 3번이상 해야 좋다.빠른 걷기,조깅,계단오르기,농구,라켓스포츠,축구,댄스,수영,스케이팅,스키,사이클링 등이 좋다. [20·30대] 이 시기에는 체력이 좋아 운동종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바쁜 시기여서 운동할 시간은 부족한 편이다.따라서 체력이 급격히 낮아지고 폭음,폭식,만성피로에 의해 건강이 서서히 망가질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20대는 조깅 등 심폐기능 강화 운동을 비롯해 농구나 테니스 등 어떤 운동도 소화해낼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어 특별한 운동처방 없이스포츠·레저스포츠는 물론 격렬한 스포츠도 할 수있다. 30대는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이다.또 사람에 따라 성인병이 올 수있고 사회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건강에 적신호를 느끼기시작한다.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우선 20분간 걷거나 조깅하고2개월쯤 지나 운동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테니스,배드민턴,축구 등 구기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헬스센터 등을 찾아 구체적인 운동프로그램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40대]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며 사회적으로도 스트레스가 가장많은 시기로 어느 때보다 운동이 필요하다.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이발생하는때이므로 뼈에 힘이 많이 실리는 운동은 주의해야 한다.수영이나 빨리걷기,등산 등이 바람직하다.실내운동이나 주 2∼3회 골프스윙도 해볼만하다. [50·60대] 건강에 위험한 요인이나 질병을 한두개쯤 갖고 있어 지나친 운동은 삼가는 게 좋다. 50대는 러닝머신 등에서 하루 30분쯤 가볍게 달리는 것이 좋다.땀을뻘뻘 흘리는 과격한 운동은 인체 면역계 등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 60대 이상은 산책이나 맨손체조,고정식 자전거타기 등이 권장된다. 〈도움말 서울중앙병원 진영수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소장〉유상덕기자
  • 대한매일 신년특집/ 건전생활 지혜 가꾸자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의 구조조정과 도산·폐업 등으로 실직자가 다시 쏟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그 결과 경제한파의 취약계층인 직장인,주부,청소년 등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좌절을 이기지 못하고 각종사회병리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일·알코올·인터넷 중독 등 건전한가정생활과 사회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병리학적인 ‘신드롬’을 진단하고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편집자주] A씨(40·회사원)는 요즘 아침에 잠이 깰 때면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술 한방울도 마시지 않았음에도 숙면을 취했다는 기쁨 때문이다. A씨가 처음 술을 입에 댄 것은 고교 졸업 직후.그는 한마디로 타고난 ‘주당’이었다.주변 사람들보다 2∼3배나 많은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이면 거뜬했다.거의 매일 마셔댔다.그러다 30대 초반부터 알코올 중독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취하도록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다.어쩌다 맨정신으로 귀가한 날이면 밤새 잠을 뒤척여야 했다.뜬 눈으로 지새우다 동이 트기가 무섭게 집 앞 해장국집으로 달려가 미친 사람처럼 술을 마셨다.A씨는 요양원과 병원을 전전하다 최근에야 술을 끊었지만 아직도 술을마시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일본에서는 매년 연말연시를 앞두고 ‘아루하라’ 주의보가 내려진다.‘아루하라’란 알코올(alcohol)과 괴롭힘(harassment)의 합성어로 ‘직장 내 주당(酒黨)들에 의한 음주 강요’를 의미한다.급성 알코올 중독에 의한 사망을 막자는 취지에서 오사카에서는 ‘폭음방지연락협의회’라는 시민단체가 조직됐으며,도쿄(東京)에서는 ‘아루하라 신고전화’까지 개설됐다.피해자들은 ‘안 마시면 불이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원치 않는 술잔을 단호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예처럼 우리나라 사람들도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술을 마신다.술자리를 함께 하면 금방 친해지고 스트레스도 풀린다는 논리를 갖다댄다.따라서 한번 마셨다하면 2차,3차로 이어진다.취중에실수해도 매우 관대한 편이다. 이같은 음주문화 덕분에 우리 사회에서도 알코올 중독 징후군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우리나라 국민들이 99년 한해 마신 알코올량은 순도 100% 기준으로 1인당 10ℓ에 달한다. 최근 ‘음주문화 바로세우기 시민모임(대표 박양동)’과 경남 창원보건소가 창원시내 중·고생 2,497명을 대상으로 음주 실태를 조사한 결과,‘한달 이내에 술을 마셨다’는 비율이 고교생은 48.2%,중학생은 11.7%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교생의 1회 음주량은 2홉들이 소주반병 20.3%,1병 28.1%,2병 이상 27.3% 등 반병 이상이 75.7%나 됐다. 여고생도 반병 이상을 마시는 비율이 55.3%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99년 20∼59세 성인 남녀 1만7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술을 마시는 여성이 89년의 23.2%에서 32.7%로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이사장 성희웅)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가운데 음주자 비율은 지난 97년 74.5%에서 지난해에는 87.6%로 증가했으며,음주자중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마시는 폭음자의 비율은 40.5%나 됐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조성기 예방치료본부장은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출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숙취가 남아 있으면 알코올 중독자로규정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있을 수 있는 실수’ 정도로 가볍게 여긴다”면서 “우리나라 음주자의 35.6%가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대기업 H사 과장 류모씨(37)는 요즘 언제 퇴근할지 종잡을 수 없을정도로 근무시간이 늘었다.귀가를 닥달하던 아내(35)와 아들(10)도무덤덤해졌을 만큼 자정을 넘긴 귀가시간이 일상화됐다. 그는 “딱히 일이 있어서 시간외 근무를 하는 게 아니라 알아서 남는 것”이라면서 “간부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짙고,부하직원들은 덩달아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퇴근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류씨는 최근 대기업의 감원과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경영진으로부터 “다른 회사들처럼 대량 해고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라”는 극단적인 말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실직 공포’ 때문에 휴가조차 다녀오지 못한 직장인들도 많다.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업체 N사는 지난해 여름휴가가 3박4일이었지만 올해는 2박3일로 줄였다.그럼에도직원들 대부분은 이마저도 찾아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회사 직원 박모씨(27)는 “연차휴가를 가지 않으면 금전보상을하지 않음에도 사용하는 직원이 거의 없다”면서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한가하게 휴가 타령이냐고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김모씨(29)도 “직원들이 너나 할것없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불이익이 돌아올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구조조정의 칼날에 희생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직장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말하자면 ‘살아남으려면없는 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금융권이나 연봉제가 시행되고 있는 회사들에서는 더욱 심하다. N사의 경북 영천지점 대리 박모씨(30)는 “지난달부터 부실채권 해결 등을 이유로 하루 3∼4시간씩 무급으로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그는 “부실채권 회수 실적은 회사의 장래는 물론 직원들의 운명도 좌우하기 때문에 모든 직원들이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고덧붙였다. 근무시간은 늘어났지만 업무효율은 떨어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다소 극단적인 사례이기는 하나 근로자들의 과로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과로사 인원은 지난 98년 239명에서 지난 99년에는 325명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의 경우지난 6월말 현재 20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 사회학과 정헌주(鄭憲柱) 교수는 “IMF 이후 땜질식 구조조정이 일반화되면서 근로조건의 하향평준화와 사회 병리현상 심화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기업도 구조조정의 초점을 인원정리에 둘 게 아니라 근로자들의 심리안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서울 강남에 사는 이모양(17)과 남동생(16)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느라 숙제하는 시간마저 아깝게 생각했다.그 결과 두 사람 모두 고2년,중3년에서 학업을 포기했다. A기업 직원 이모씨(36)는 회사업무를 제쳐두고 ‘사이버 증권방’을 하루에도 100차례 이상이나 클릭하다가 상사로부터 엄중한 경고를받았다. 인천에 사는 주부 이모씨(31)는 ‘사이버 섹스방’을 통해 만난 남자와 밀회를 즐기다 남편에게 들켜 이혼당했다. 전기와 더불어 인류가 만든 최대의 이기(利器)로 꼽히는 컴퓨터가아이러니컬하게도 가정을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인터넷 중독 때문이다.요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인터넷 게임·거래·섹스로 일컬어지는 사이버 세계에 중독되고 있다. 인터넷은 올바르게만 활용한다면 인생을 기름지게 하는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독(毒)이 될 수 있다. 인터넷에 중독되면 현실세계에 눈이 어두워져 고립을 자초하고,심하면 현실의 낙오병이 되기도 한다.이 때문에 어떤 미래학자는 인터넷중독이 미래사회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와 한국성문화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의 80%가 포르노를 접한 경험이 있고,이중 절반 이상이인터넷을 매개로 했다.초등학생과 대학생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중독은 때로 실직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A방송사에 근무하던 이모씨(34)는 최근 회사에 사표를 냈다.6개월째 온라인 게임에빠져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가상공간에서는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지위가 계속 올라갔으나 현실세계에서는 추락만거듭했다.회사 일과 가정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주변사람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주식투자자 가운에도 상당수가 인터넷중독증에 시달리고 있다.이들은 모든 증권사이트를 뒤지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인터넷 중독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징후가 나타난다. 인터넷 사용을 자제하려고 애쓰지만 계속 실패하는가 하면,인터넷때문에 중요한 인간관계나 직업,교육기회 등에서 상실의 위협받기도한다.절망감,죄책감,우울감,불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터넷에 매달린다. 미국 온라인접속중독연구소(COLA)는 “컴퓨터에 익숙한 전문가들보다는 컴맹 수준이라도 생활에 지친 주부들이나 과거 마약·알코올 중독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쉽다”고 분석했다. 영동세브란스 정신과 구민성 교수는 “중독증세가 발견되면 환자가현실세계에서도 가상세계에 못지 않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어야 한다”면서 “가족 등 친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라고 말했다.그는 “인터넷이 새로운 공동체문화를 만들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순기능도 있는만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제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 [외언내언] 폭탄주 경계령

    12월도 사흘이나 지났다.뉴 밀레니엄의 설렘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이제 너나 없이 연말 모임이 줄을 잇는다. ‘술 권하는 밤’이 더 많아질 것 같다.예전 같진 않다지만 송년 모임과 술은 떼어놓을 수 없나 보다.누군가는 “이즈음 서울은 거대한술독으로 변한다”고 했다.술이라면 주눅부터 드는 사람들에게 연말모임 ‘의무 방어전’은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니다.어떤 이들은 약으로 버틴다고 한다.이 정도면 술과의 전쟁이라 할 만하다.“나는 술을 좋아한다.아주 적게 마신다.조금 마시는 건 죄가 아니다.인생은고해다.그 괴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술뿐이다”고 한 천상병(千祥炳)시인의 술 예찬은 그래도 낭만이 배어 있다. 외국 사람들도 술을 좋아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것 같다.미국인들은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는 자작(自酌)문화가 일상화돼 있다.프랑스인은 반주 정도로,독일 사람들은 술을 권하지 않고 대화를 즐긴다.우리 같은 폭음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다.원래 ‘망년(忘年)’은 나이를잊은 모임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옛 어른들은 상대의 재능이나 인품이 훌륭하면 나이를 따지지 않고 친구로 사귀었다.이른바 ‘망년우(忘年友)’ ‘망년지교(忘年之交)’다.얼마전 유고가 발견돼미술계에서 새롭게 조명됐던 조선시대 유학자 겸 화가였던 강세황(姜世晃)은 미술이라는 오브제를 두고 32세 연하의 김홍도(金弘道)와 망년의 교분을 나눴다.고려시대 오세재(吳世才)는 54세때 19세의 이규보(李奎報)에게 망년우를 허락했다는 기록이 있다.‘파격의 멋’이아름답다.그러던 것이 마시고 노는 일본의 망년회 풍속이 우리에게전이됐다.유쾌하지 않은 답습이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여성특별위원회가 최근 고위 공무원들에게 ‘폭탄주’ 경계령을 내렸다.중앙부처장과 광역시·도지사 앞으로 보낸공문을 통해서다.백경남(白京男)위원장은 “연말 폭탄주로 인한 긴장 해이로 성희롱 시비나 여성비하 발언 등의 실수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올해는 고위 공직자의 성희롱 시비가 유난히 많았다.한 장관의 여성비하 발언도 그랬고,한 전직 고위관리의 여성장관을 빗댄 성차별 발언도 그랬다.예전같으면 ‘술 자리에서 한 말인데’하며 넘어갔을지 모를 내용들이다.하지만 백위원장의 지적대로 무의식적인농담이나 가벼운 접촉도 성희롱이 되는 세태다.실수가 용인되지 않는 건 공직자만이 아니다.애주가들 가운데는 낭만이 사라져간다고 말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아무리 술 권하는 사회라지만 실수가 정도를 넘으면 곤란하다.상대의 인격을 침해해서는 더욱 더 안될 일이다.경제가 어렵다고 모두가 걱정이다.먼저 직장을 떠나야 했던 옛 동료나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도 돌아보는 연말이 됐으면 한다. △최태환 논설위원 yunjae@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5)유배지의 한 끼니

    *'별사탕'과 함께 나온 건빵 최고의 간식거리로. 훈련병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사병이 된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때에는 군대의 세 끼니를 지겨워하던 녀석들도 꼭 피교육자 신세가 되면 두 가지 병이 돋힌다.하나는 앉으면저절로 눈이 감기는 조름병이요 둘은 주는 대로 먹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자마자 시작되는 허기증과 배고픈 병이다.이 허기증은 먹어도먹어도 끝이 없어 교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 뭘 배워야할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온통 먹을 것 생각만 하다가 끝난다.전쟁을 다룬 소설이나영화에서도 먹는 타령은 세계 공통이다. 대개 훈련병 시절이나 재교육 기간이나 기다려지는 게 주말의 면회시간인데,모두들 잔뜩 벼르다가 식구나 친지를 만나는 자리라 우선반가운 인사는 대충 치워 버리고 그들이 들고 온 보퉁이에만 정신을판다.갈비며 불고기는 초창기의 일이고 몇 차례 거듭되다 보면 가족들도 눈치가 있어서 허드레일지언정 부피 많고 양 많은 것으로 싸오기 마련이다.시루떡 인절미 같은 떡에서 전붙이와 호빵 만두 김밥 심지어는 찐고구마 등속인데 이런 것들을 잔뜩 먹고나서 허리춤에 싸들고 들어온다.숨겨 들여오는 음식을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도있겠지만 대부분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두고 혼자서 배고플 때 야금야금 먹어 치우려는 속셈에서다. 교육 기관의 하사관들도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몇 가지 기합으로 통과의례를 준비해 둔다.우선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신고도 받지 않고 ‘쪼그려 뛰기’부터 실시한다.몇번 뛰지 않아서 허리춤에차고 온 먹거리들이 툭툭 떨어지고 즉각 압수 처리된다.전우애를 발휘시켜 주기 위하여 다른 소대원들에게 분배되는 건 물론이다.그리고면회자는 거의 절반 정도가 이튿날 배탈이 나거나 설사로 훈련에 지장을 주기가 십상이고 그대로 취침 시켰다가는 위경련이나 급체로 위생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하기 마련이라 특별한 기합이 준비되어있다.즉 ‘침상 배치 붙어’라는 동작이 실시된다.이층 침대의 끝에다리를 대고 물구나무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아까 면회실에서 열을맞추어 귀대할 때부터 벌써 허리띠를 제대로 채운 놈이 하나도 없고모두들 목구멍에까지 음식물이 차오른 느낌으로 헐떡거리며 바지는배꼽 아래 간신히 걸려있는 판인데 아! 거꾸로 서라니,용코로 걸린셈이다.참지못한 어느 병사가 먼저 꾸역꾸역 토해내면 그 냄새와 전염으로 참고있던 녀석들도 줄줄이 내놓아 버린다.물론 일어선 다음에 귀잡고 뺑뺑이로 마지막까지 반납하고 나서야 통과의례는 끝난다.즉각 내무실을 청소하고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전담해야만 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내가 훈련 받을 때에도 과식 사고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나왔는데 별사탕이 섞여있고 아삭아삭하게 구운 것이 밥 보다더 맛이 있었다.이것을 기간사병들에게 돈 주고 사거나 지급 받은 물품과 바꿔 먹기도 하였다.어느 훈련병이 무려 다섯 봉지를 구해다가낮에는 다른 녀석들 시선 때문에 먹지를 못하고 취침 시간에 개인 침낭 안에다 몽땅 털어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런 짓은 나도 가끔 해보았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광주에서 10. 26 직후에 계엄법 위반으로 상무대 감방에 갇혀 있을 때에 겪은 적이있었다.내 독자라는 헌병이 가끔씩 요기 하라고 건빵 한봉지 씩을 주었는데 주위에 몇 알씩 나눠 주고나서 담요를 둘러쓰고 건빵을 한알씩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아무리 조용하게 먹으려 해도 와삭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마치 천둥 소리 같았다. 그 병사도 남들이 모두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먹기 시작했음에틀림없을 것이다.하여튼 와사삭 와사삭 씹어서 그 건빵 다섯 봉지를새벽녘에 모두 해치웠건만 취침 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신고를 해야되는 터에 물을 마실 재간은 없었나 보다.건빵이 비상 식량인 것은뱃속에 들어가면 몇배로 불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위장은커녕 식도가 꽉 막힐 수 밖에.그래서 한 젊은 병사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전쟁 기간이었다.아니 태어나서 얼마 후에 해방이되어 미군이 들어왔으니 미제 먹을 것에 대한 선망과 추억이 어린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었다.환상적인 갖가지 색깔의 드로프스가 그렇고묘한 향내나는 젤리에 형용할 수 없이 혀끝을 사로잡던 초코렛이며츄잉껌이 그랬다.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들어있던 시레이션은 천국의 선물이었다. 전쟁 직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보리 개떡에 밀기울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도회지에는 미군부대가 있어서 아무리 양식이 떨어져도 학교에 가면 우유죽도 나오고 옥수수죽도 배급했다.시장 모퉁이에서는 ‘꿀꿀이 죽’이 언제나 끓고 있었다.미군 부대에 청소원으로 나가는 이들이 음식 쓰레기를 내다가 파는데 성한 고깃덩이나 빵이나 통조림 음식은 좀 더 값을 쳐서 팔고 이것 저것 합쳐서 내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한데 몰아서 무조건 끓이는 것이었다.이게 단돈 십원이었다.시장 장사치에서부터 지게꾼이며 아주머니며 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십원 한 장이면 한 그릇씩 퍼 주었다. 형편없는 콩나물 소금국만 마시다가 월남 파병에 끼어 배를 타자마자미군의 급식을 받게 되면서 저 황홀함이 되살아나던 것이다. 스테이크에서 포오크며 닭과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깃덩이와 케이크후식으로 주던 캘리포니아 도장 박힌 오렌지의 맛은 전쟁터로 간다는두려움을 대번에 날려 보낼 정도였다.야전에 나가서는 시레이션이 나왔는데 우리가 먹던 것은 이차대전 때의 보급 전형이고 당시는 개량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에는 모두가 질려서 김치 생각만 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탄 군납업자들이 케이 레이션이란 국산 야전식을보급하게 되었다.고추장,멸치볶음,김조림,꽁치와 고등어,김치 등속의깡통이었는데 이것들과 미제 레이션 깡통의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햄등속을 넣어 찌개를 끓여서 탄약 통에 밥을 해먹었다.나중에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얼마 뒤부터 경기도의 기지촌 부근에서부터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존슨탕’이네 ‘카터탕’이네 하면서 미제 깡통 고기와 김치며 면을 넣은 찌개가 나와 돌더니 아예 ‘부대찌개’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일종의 퓨전요리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찌개는 일찍이 내 목숨을 살린 적이 있어서 요새도 소주 반주하며 즐겨 먹는다.바탄간반도 작전이라는 데를 끌려 갔는데 우리는 운좋게 해안방어 소대라상륙부대의 후미에서 베이스캠프만 지키고 있었다.가끔씩 밤에는 적의 박격포나 로켓포가 날아들었지만 낮에는 평온한 해수욕장 같은 곳이라 단독무장도 풀고 아주 기합이 빠져서 벙커에서 그야말로 ‘해골만 굴리고’ 있었다.취사당번이 내 차례였는데밥과 찌개를 실탄 통에 담아서 불을 지펴 놓고 뒤가 무둑해서 야전삽을 들고 볼일을 보러 모래언덕 위로 갔다.그곳은 우리네 벙커 보다지대가 높아서 나쁜 냄새가 해풍에 불려 날아가는 지점이라 소대원들이 정해 놓은 장소였다.자리를 잡고 먼 바다를 내다보며 느긋하게 볼일을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돌아보니 찌개가 넘치고있는 중이었다.실탄 통은 처음에만 뚜껑을 닫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얼른 열어 주어야 하고,만약 그대로 두었다가는 고무 바킹이 열리면서 찌개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던 것이다.아뿔싸,저걸 열어야겠구나. 나는 얼른 바지를 올리고 바삐 모래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귓가에 쌔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야전에서의 본능대로 얼른 아래로 미끄러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엎드렸다.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약 연기와 모래가 나를 덮어 씌웠다.한참이나 엎드려 있다가 말짱하게 일어나서 돌아보니 모래 언덕은 없어지고 거기 엄청난 구덩이가 패었다.해상에 떠 있던 함정에서 밀림으로의 지원사격이랍시고 함포를 오폭해버린 것이다.물론 구원 받지 못한 찌개도 뒤이어 터져 버렸다. 황석영
  • 美 대통령 선거/ 잠정 당선 부시의 인생역전

    1988년 텍사스 주지사 출마를 결심하기 전까지 조지 W 부시는 그저‘대통령의 아들’에 불과했다.78년 텍사스주에서 하원의원에 출마한경험이 있으나 그에게 붙어다니던 별명은 ‘핏대(feisting guy)’,‘촌닭(country man)’ 정도가 전부였다.부시가(家)의 후광을 업고예일대와 하버드대에 진학했으나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운동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의리의 텍사스 사나이’로통했다.당시 그를 대통령감으로 여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시는 명문가 자손인 게 부담스러웠다. 할아버지 프레스콧 셀던은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을 지냈다.폭격기 조종사로 참전,2차 세계대전의영웅이 된 아버지 조지 부시는 하원의원과 부통령을 거쳐 88년 41대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부시가(家)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을 택했다.알콜 중독자에 버금갈 만큼 과음했다. 그가 술을 끊고 현실정치를 익히기 시작한 40세 이전까지 방탕한 생활의 연속이었다.예일대 4학년때는 엘리트 학생들의 비밀모임인 ‘두개골과 뼈(skull and bone)’에 참가,현실도피적 성향을 보였다.아버지의 강압에 못이겨 하바드대 경영대학원에 들어갔으나 성적은 변변치 못했다. 77년 미드랜드 출신의 조지 메이흔 의원이 의원생활을 은퇴하자 부시는 이듬해 공화당 후보로 나섰으나 ‘부시 주니어’라는 비난속에고배를 마셨다.선거에 패한 부시는 석유사업에 손을 댔으나 실패를거듭,85년에는 빚더미에 올랐다.그는 술에 다시 빠졌고 음주벽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다 86년 40세 생일을 맞았다.그는 친구들과 폭음한 다음날 조깅을 하다 졸도할 뻔했다.그는 술을 끊기로 결심했으며 이후 한잔도 입에 대지 않았다.88년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선거운동원으로 뛰며 정치감각을 익혔다.이때 자신감을 얻어 주지사 출마를 결심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는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부시 주니어’가 되기는 싫었다.92년 아버지가 클린턴에 지자 비로소 93년 주지사 출마를 선언,홀로서기에 나섰다.94년 주지사에 취임한 그는 보수진영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교육·사법·복지·청소년범죄 개혁을 단행했다.특히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의 성적을 높여 교육개혁에 성공한 것은 유명하다.89년에 사들인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단을94년에 되팔아 1,490만달러의 자금도 마련, 백악관 진군을 예고했다. 그러나 부시는 백인귀족과 대기업의 앞잡이라는 공격에 직면했다.그래서 ‘온정적 보수주의자’라는 기치를 내걸었다.진보세력의 예봉을피하기 위해 ‘친절하고 부드러운 아메리카’를 내세운 아버지의 슬로건과 비슷하다. 부시의 친화력은 아버지를 압도한다.선거자금 마련모임에선 60만원짜리 점심과 120만원짜리 저녁이 불티나게 팔렸다.그는 거듭되는 실수를 솔직함으로 극복한다.음주운전 경력을 시인하듯 스스로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강조한다.부자(父子) 대통령의 탄생이멀지 않았다. 백문일기자 mip@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다른 가치관 존중

    *다시 민족을 생각하며 宋 基 淑 (소설가·전남대 교수)86년 교수들이 호헌 반대서명을 할 때 어느 대학에서 있었던 일이다.웬만한대학은 사오십 명씩 참여하여 서명교수가 전국적으로 칠백여 명을 넘어서고있을 무렵,일껏 서명했던 젊은 교수 한 분이 서명을 취소하겠다며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왜 그러냐고 하자 그 교수는 그럴듯한 핑계를 미처 생각해놓지 못했던지 얼결에 우리 어머니가 못하게 한다고 실토를 해버리고 말았다.교수들은 모두 웃었고 그 일은 한 동안 화제가 되었다.그러나 어느 노교수는 그 소리를 전해 듣고 함께 웃으면서도 그 웃음이 여간 쓸쓸하지 않았다. 그 젊은 교수 어머니가 6·25 등을 겪으며 험하게 살아왔음직한 가족사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머잖아 장기수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 같은데 우리의 경우 감옥에서오래 징역 살다 나온 사람들만 장기수가 아니다.전투기의 폭음 소리만 나도참새 가슴으로 살아왔을 그 여인도 장기수나 마찬가지다.진부한 말로 창살없는 그런 감옥살이를 해온 사람들은 셀 수도 없을 것이다.지금은 되새기기도 지겹지만 간첩 사건 하나만 터지면 죄 없는 사람들도 가슴이 덜컥덜컥 내려앉았다.군사정권에 저항하다가 구속된 어느 목사는 군사정권은 분단이 아니었으면 성립될 수도 유지될 수도 없는 정권이라고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였다.정권의 성립부터 그랬지만 정치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북한이 쳐내려 온다고 겁을 주거나 간첩사건을 터뜨려 위기를 모면해 왔다는 것이다.그런 식으로 해마다 큰 거짓말 하나,달마다 작은 거짓말 하나씩을했다고 사례까지 들어가며 공격을 했다.그 동안 남북 양쪽의 정권은 겉으로는 서로 비방하면서도 속살로는 그 적대관계를 이용해서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거나 정권을 다지는 상호 의존관계에 있었고 그런 관계가 분단체제라는 하나의 체제로 굳어버렸던 것이다.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그 안에서는 또 이렇게 갈기갈기 찢겼다.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그 반은 외세의 지배 아래서 또 그 반은 분단 치하에서 안으로는 이런 고통을 안고 민족해방과 민족통일의 강박에 눌려 살아왔다.그러나 이제 새 천년의 원년에통일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그 서광 속에서 첫걸음부터 시원스럽게 나가고 있다.이번에야말로 낡고 무거운 역사의 짐을 벗어야 한다.모두 호흡을 가다듬고 숨죽여 지혜를 모을 때이다. 통일되기 전에 독일 사람들의 태도는 우리의 본이 될만하다.이를테면 동독에서 서독으로 넘어오는 사람이 있을 경우,그가 대학을 나온 젊은이일 때 서독 정부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학비를 계산해서 동독 정부에 보냈다는 것이다.당신들이 교육시킨 젊은이가 우리 사회에서 봉사하게 되었으니 그 대가를 지불한다는 식이었다.우리한테는 저쪽을 비아냥거리는 짓으로 느껴지는 꿈같은 이야기다.주민들이 동독으로 친척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는 돈이며 선물을 가득가득 실어다 주었고 정부는 그런 일에 간섭을 않았다는 것이다.통일이 될 때까지 20여 년 동안이나 정부는 정부대로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그랬던 것이다. 물론 우리도 그동안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초등학생들도 ‘무찌르자 오랑캐몇 백만이냐.’ 대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고,거리거리에 살벌하던 방첩표어가 사라졌으며,탈북자들의 딱한 사정과 꽃제비 아이들의 처참한모습을 보고 성금을 내기도 했다.그러나 이런 변화는 지극히 표피적이고 감상적인 차원이다.북한은 지금 경제가 말이 아닌 것 같고 우리는 그런 경제사정 한 가지만 보고 우월감을 느끼며 측은해하지만 그들의 체제와 그에 따른 가치관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학생들의 경우 우리는 공부하는 동기부터가 내 개인의 입신이며 그 경쟁으로 불꽃을 튀기지만 그들은 우선 그런 식의 살벌한 경쟁은 없을 것이다.나보다 내가 살고 있는사회를 먼저 생각하게 되어 있는 것이 그들의 체제이기 때문이다.경제 협력을 하든 성금을 내든 그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앞서야 할 것이다.가난한사람에게 가난에 대한 동정만으로 돈 몇 푼 던져주면 되레 모욕감을 느낀다. 정상회담 뒤 지금 화해 분위기는 급속도로 무르익고 있다.얼마 전에 국방부는 ‘괴뢰군’을 ‘북한군’으로 부르기로 했다는 발표를 했다.존비칭 때문에 호칭이 유독 까다로운 우리는 인간관계가 상대방을 어떻게 부르느냐는호칭에서부터 시작된다.그런 점에서 볼 때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패러다임은현란한 사회과학적 용어보다 ‘북한군’ 김정일 ‘위원장’ 같은 호칭일 것같고 그런 호칭을 일상화하는 것은 이해와 화해의 바탕을 다지는 일이 될 것이다.‘김정일 위원장’이나 ‘김위원장’이란 호칭이 ‘김대중 대통령’ ‘김대통령’처럼 입안에서 거치적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올 때 그런 정신적 기반은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소원이 아니라 현실로 나가는 탄탄한 길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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