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폭염 대응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중학생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고촌역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앱 회원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절대적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93
  • [현장 행정] 막바지 폭염기승 취약계층 살펴라

    일주일 넘게 폭염경보가 이어지자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폭염 대책 마련에 팔을 걷고 나섰다. 진 구청장은 8일 예정된 다른 일정까지 취소하며 지역 내 홀몸 어르신, 장애인,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넘어가던 지난달 말부터 매일 실시하던 ‘폭염 피해 예방 현장 방문’을 통해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쉼터 운영시간 연장·경로당 등 방문 특히 ‘부자 동네’ 서초구에서도 취약 계층이 다수 거주하는 양재2동을 비롯해 방배2·3동, 서초3동 등을 중점 점검하고 있다. 진 구청장은 동 주민센터 직원, 보건소 방문보건팀 등을 대동하고는 선풍기 하나로 폭염을 견디고 있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바깥 활동 자제를 당부했다. 또 꼼꼼한 성격대로 방문하는 가정마다 “바람은 잘 통하느냐.”, “먼지가 들어오지는 않느냐.”며 직접 환기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현장 점검은 개별 방문뿐 아니라 경로당, 동 주민센터, 노인복지관 등 더위에 약한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곳에서도 이어졌다. 진 구청장은 지역 내 52곳에 설치된 무더위 쉼터 운영 상태를 일제히 점검토록 지시하고,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은 2곳에 새로 에어컨을 들이기도 했다. 또 쉼터 운영시간을 오후 6시에서 10시로 연장해 열대야를 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폭염정보 전달체계 구축해 공동 대응” 진 구청장은 “현재 폭염이 국가재난 수준으로 심각하다.”며 “모든 취약계층에 구청의 도움이 전달되도록 폭염정보 전달체계를 구축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초구는 폭염 종합대책에 따라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종교시설 등을 활용해 쉼터를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500여명으로 구성된 폭염 도우미 등은 구청과 연계한 폭염 피해 모니터링 활동을 벌이는 한편 취약계층에 아리수를 전달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전력당국 주먹구구식 수요예측… 연이틀 ‘주의’ 발령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전력당국 주먹구구식 수요예측… 연이틀 ‘주의’ 발령

    폭염 등으로 예비전력이 200만㎾대에 머물자 사상 처음으로 연속 이틀 ‘주의’ 조처가 발령되는 등 대규모 정전 사태(블랙아웃)의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블랙아웃 공포는 전력 당국의 주먹구구식 수요예측에서 비롯됐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난 6일과 7일을 산업체와 전력 감축을 협약하는 ‘지정기간 수요조정 기간’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중앙·과천청사 이틀째 냉방 멈춰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10분 순간 최대전력 사용량이 7418만㎾에 달하면서 예비전력이 273만㎾, 전력예비율이 3.68%로 떨어지자 5분 뒤 전력수급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앞서 오전 11시 20분 예비전력이 330만㎾로 떨어져 전력 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전날인 6일 오전 11시 10분 최대 전력 수요가 7481만㎾에 달해 지난해 ‘9·15 정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의 경보가 내려졌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정부중앙청사와 과천청사에서는 이틀째 냉방이 올스톱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처럼 전력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전력 당국의 대응이 이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력 당국은 지난 6월 초 ‘지정기간 수요조정제도’(2098개 공장 등이 조업시간 조절과 휴식 등으로 전력 피크시간에 사용량을 줄이면 ㎾당 560~680원을 현금 보상하는 제도) 기간을 설정하면서 지난 6일과 7일을 제외했다. 폭염과 휴가 복귀 후 공장 본격 가동이란 변수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다. 지정기간제를 통해 보통 120만㎾ 정도의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전력 당국은 보고 있다. 따라서 6~7일을 지정기간제에 포함했다면 ‘주의’ 조처를 발령하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다. ●“원전 가동보다 절전대책 필요” 일각에서는 “전력 수요조절에 공백(6~7일)이 생긴 시점에 고리 1호기 재가동을 발표(6일)한 것은 자칫 정부가 전력 수급 불안을 논란이 많은 원전 재가동에 활용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휴가철 전 금요일인 7월 27일과 첫 출근일인 8월 6일(월요일), 7일은 통계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지 않는 날이라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는 “8일부터는 지정기간제가 적용되므로 120만㎾ 이상 전력을 비축할 수 있다.”면서 “이번 주는 ‘주의’ 조처까지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전력 당국의 주먹구구식 전력수요 예측과 수급대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면서 “전체 전력 수요의 0.7%에 해당하는 고리원전 1호기 가동보다는 더 강력한 절전대책으로 전력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팔당호까지 녹조… 수도권 식수 비상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식수원에 녹조 비상이 걸렸다. 북한강에 이어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팔당호까지도 녹조로 뒤덮이고 있다. 환경부는 휴일인 5일 긴급 점검반을 가동해 정수장 현장 점검에 나섰다. 폭염이 수일 더 지속될 경우 수돗물 안전성도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팔당호에서도 ‘지오스민’(녹조로 인한 냄새물질) 농도가 환경부 권고기준의 5배를 넘어섰고, 일부 지점에서는 100배 수준에 달했다. ●“수돗물 흙냄새” 인근주민 고통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북한강 녹조가 팔당호까지 번져 수도권 37개 정수장과 지방자치단체에 정수 강화와 수돗물을 반드시 끓여 먹도록 홍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이날 밝혔다. 팔당호의 지오스민 농도(3일 기준)가 108ppt(1ppt는 1조분의1의 농도)로 환경부 권고기준인 20ppt의 5배를 넘었다. 또 지난 1일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북한강의 지오스민 농도는 권고기준의 100배인 2000ppt에 달했다. 상수원에 녹조가 번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도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북한강 물을 정수해 식수로 공급하는 화도정수장 인근 주민들은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난다.”며 역겨움을 호소하고 있다. 화도정수장은 화도읍과 조안면 등 3만여 가구에 수돗물을 공급한다. ●환경부 “3분 끓이면 냄새없어져” 환경부 최종원 수도정책과장은 “상수원 녹조는 대부분 남조류 가운데 하나인 ‘아나베나’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아나베나가 번식하면서 지오스민을 생성하는데 심하면 흙냄새가 나지만 3분간 끓이면 냄새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녹조를 만드는 남조류는 독성물질을 생성하기도 하지만 고도정수 처리 과정에서 모두 걸러진다고 덧붙였다. 말대로라면 고도정수 처리시설에서 보내는 수돗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팔당호를 취수원으로 사용하는 수도권 내 정수장은 37곳 중 3곳만 고도 정수처리를 한다. 이처럼 수도권 정수장의 고도 정수처리 시설이 적은 것은 팔당 상수원의 수질이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윤종수 환경부 차관은 “녹조로 냄새가 심할 경우 정수장마다 냄새 제거를 위해 분말 활성탄을 충분히 비축하는 등 대응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6개 정수장과 수자원공사의 수도권 8개 광역 정수장에도 고도 정수 처리시설을 조기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S-오일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S-오일

    S-오일은 세계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절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S-오일 온산공장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의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대책에 발맞춰 시행되는 캠페인은 전 공장 현수막 및 포스터 게시, 출근길 홍보물 배포 및 피케팅, 에너지 절약 홍보방송 등을 통해 진행된다. 공정 에너지 절약, 대기전력 감축, 하절기 실내온도 상향 조정, 자연광 최대 활용이 주요 실천과제다. S-오일은 2009년 공장의 에너지 사용 현황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 및 에너지 효율 향상 업무를 수행하는 에너지 관리 전문부서를 신설, 공정에 들어가는 에너지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을 모니터하고 있다. 또 2011년에는 공장의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해 에너지 사용량 감시 시스템인 ‘에너지 대시보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에너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S-오일은 향후 5년간 연료, 전기, 수증기, 물 등의 에너지 비용 1000억원 절감을 목표로 지속적인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온산공장이 1년에 쓰는 전기·스팀·연료 등 에너지 비용은 2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시간당 2000t의 증기를 사용하고 있다. 폭염으로 전력절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S-오일 역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S-오일은 버려지는 폐열을 재활용하기 위한 폐열회수시스템(MVR)도 내년까지 공장에 설치, 연간 200억원의 연료비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파이프라인의 길이를 줄이고 보강재를 붙이는 등 시설 개선을 통해서도 열 손실을 더 줄일 계획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 등 7개 도시 28곳 절전대응훈련 현장 가보니…

    서울 등 7개 도시 28곳 절전대응훈련 현장 가보니…

    21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1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 속에 서울·인천·부산·광주·대구·대전·울산 등 7개 도시의 승강기와 지하철, 병원, 학교, 백화점 등 28곳에서 ‘절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이 처음 실시됐다. 훈련은 오후 2시부터 20분간 이뤄졌다. 시민들은 “전력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이런 훈련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정부가 제대로 장기 전력수급 상황을 예측했다면 이런 불편이 없었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응급실 앞 상황실 설치해 환자출입 불편 오후 1시 40분 한국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의 전광판에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다. 폭염으로 예비전력이 340만㎾로 떨어지자 전력거래소는 예비전력 단계를 ‘관심’으로 높였다. 정부와 한국전력 등에 즉각 통보했다. 오후 2시 예비전력이 140만㎾로 급락하자 ‘경계단계’를 발령했다. 사이렌과 함께 TV·라디오는 실황방송을 통해 절전대응 훈련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오후 2시 10분 예비전력이 140만㎾에서 60만㎾로 낮아지자 ‘심각단계’에 들어가며 순환단전 조치를 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면 지난해 정전사태와 같은 전국적인 계획 단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백화점의 회전 출입문이 멈췄다. 조명과 에어컨 작동도 중단됐다. 백화점은 “절전 대응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며 안내방송을 했다. 훈련이 시작된 지 10분쯤 지나자 백화점 1층 매장 온도는 29도까지 상승했다. 일부 시민들은 손부채로 더위를 식혔다. 쇼핑을 나온 주부 강모(51)씨는 “전기 때문에 난리가 날 수 있다고 하니 불편해도 참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반면 김모(33·여)씨는 “정부가 전력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일을 제대로 했더라면 1970년대식 훈련을 할 필요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는 훈련 탓에 응급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병원 측이 응급센터 앞에 재난대책상황실을 차려 놓고 출입을 막아 버려 응급환자들이 현관을 돌아 작은 쪽문을 이용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병원을 찾은 김미향(74·여)씨는 “모든 대비가 돼 있어야 할 대형 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응급 상황이라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도 20분간 암흑에 잠겼다. “훈련경보를 발령합니다.”라는 방송 안내와 함께 사이렌 소리가 20여초간 울리며 일제히 불이 꺼졌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던 일부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정전에 놀라기도 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20분 동안 불을 끄면 돈을 엄청 아낄 수 있다고 들었다.”며 적극 동참했다. ●백화점 에어컨 끄자 온도 29도 찜통 서울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는 지하철 및 승강장 내 정전 대비 훈련이 진행됐다. 오후 2시 10분쯤 승강장 광고판과 조명 일부가 꺼지고 훈련 열차가 들어왔다. 실제 훈련은 차량 1칸에서만 실시됐다. 승객으로 가장한 직원 10명이 스크린도어를 수동으로 열고 승강장을 빠져나가는 시범을 보였다. 대학생 류모(26)씨는 “훈련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 정도로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잘 대처할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한준규·이영준·신진호·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가뭄·폭염…대지가 탄다] 가뭄에 마진 폭리… 고구마값 70%·대파 47%·수박 34%↑

    [가뭄·폭염…대지가 탄다] 가뭄에 마진 폭리… 고구마값 70%·대파 47%·수박 34%↑

    104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에 전국 곳곳에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높게는 평년가격의 70%까지 치솟고 있으며 향후 쌀 가격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는 다음 주 중반에야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전문가들은 수입이 가능한 곡물의 경우 3개월분의 재고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한다. 20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해 농산물의 소매 가격이 급등했다. 고구마는 ㎏에 7665원으로 평년 가격(직전 3년 평균 가격)인 4526원에 비해 69.4%가 상승했다. 대파는 47.0%, 감자는 39.4%가 올랐다. 콩과 수박 등도 38.3%, 33.9%씩 가격이 뛰었다. 일부 작물의 경우 가뭄으로 인한 가격 인상을 틈타 중간 마진이 늘어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콩과 수박의 경우 도매 가격은 평년 가격에 비해 각각 30.3%, 19.8%가 올랐지만 소매가격은 각각 38.3%, 33.9% 상승했다. 농작물의 가격 급등 원인은 역시 가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10.6㎜로 평년치 173.9㎜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처음 나타난 기록적인 수치다. 전국 곳곳의 저수 현황은 더욱 심각하다. 저수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고갈 저수지가 200개에 이른다. 전체(1224개)의 16.3%다. 지난해에 고갈 저수지가 전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7%로 지난해의 63%에 비해 16%포인트가 떨어졌다. 감자와 고구마의 작황이 특히 부진하고 양파의 경우 알이 굵어지지 않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확철을 맞은 마늘 역시 작황이 좋지 않다. 모내기는 전국적으로 97.9%가 이뤄졌지만 흉년이 없을 거라고 확신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5월 이후 이미 75억원을 지원한 농림수산식품부는 가뭄대책비 50억원을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중북부 지자체에 추가 지원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긴급 대응도 중요하지만 곡물의 경우 가격 상승에 대비한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주요 곡물의 경우 3개월치의 재고가 있는데 이를 6개월치 정도로 늘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곡물유통메이저사가 아닌 해외에서 직접 곡물을 수입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본과 전문가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예비 전력 350만㎾ ‘뚝’

    예비 전력 350만㎾ ‘뚝’

    7일 오후 1시 35분 더운 날씨 탓에 전력 수요가 급증, 한국전력의 예비전력이 올여름 처음으로 300만㎾대로 예비율이 4%대로 떨어졌다. 예비전력은 오후 3시가 지나 400만㎾ 이상 안정권으로 상승했지만, 예상대로 6월 중 조기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예비전력이 350만㎾까지 떨어지자 지난해 ‘9·15 정전대란’ 이후 처음 ‘관심 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정부는 한국전력의 송전압을 급히 낮춰 수요를 70만㎾ 감축, 예비전력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핫라인과 이메일을 통해 관계기관에 급한 상황을 알리고 TV 자막을 통해 국민들에게 절전을 요청했다. 이날 정부는 공급 능력을 6679만㎾로 설정하고 200만㎾의 ‘수요관리’를 통해 최대 전력수요를 6350만㎾로 예상했지만, 갑자기 최대 전력수요가 6340만㎾를 기록한 것이다. 수요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예비전력은 130만㎾까지 떨어질 수 있었다. 정부와 한전은 안정적 예비전력을 500만㎾로 정하고 ▲관심 400만㎾ 미만 ▲주의 300만㎾ 미만 ▲경계 200만㎾ 미만 ▲심각 100만㎾ 미만 등 예비전력이 떨어질 때마다 비상단계를 설정하고 있다. 6월 전력 위기는 7~8월 전력피크에 대비해 많은 발전소가 예방 정비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으로 태안화력 8호기(50만㎾), 당진화력 3호기(50만㎾) 등 41기에 달하는 발전기들이 정비 중이다. 이들의 공급 능력은 총 1100만㎾다. 박종근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6월 전력 위기는 예방 정비에 돌입한 발전기가 많은 측면도 있다.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정확한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면서 “전력수요 증가를 너무 낮게 예측하고 수요 관리 목표를 높게 잡으면서 엇박자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계획단전’ 상황에 대비해 오는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정전 대비 위기 대응 훈련을 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실제 전력 위기 발생 상황과 같은 여건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폭염으로 인한 예비전력 100만~400만㎾의 단계별 상황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훈련경보가 발령되면 전국의 가정, 상가, 산업체는 자발적인 절전을 통해 정전 위기 대응에 참여하고, 공공기관은 실제 단전 훈련을 시행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시론] 기후변화와 해양,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시론] 기후변화와 해양,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최근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는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는데, 겨울철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지구온난화의 반작용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극 지역의 이상고온 여파로 이 지역에 머물던 찬 공기가 예전보다 많이 남쪽으로 밀려 내려와 한파가 빈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혹독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경고이다.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의 가속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각국이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폭염과 가뭄, 한파와 폭설, 대홍수와 지진, 쓰나미와 폭풍해일, 토네이도와 회오리 물기둥 등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 것이다. 이 같은 재앙은 더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인류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공통의 과제이다. 영화 ‘해운대’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웅변하듯이, 인류가 겪는 크고 작은 재해위험 가운데 해양의 난폭한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공스럽고 자칫 인류 문명사에 치명타를 날릴지도 모른다.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절감 노력과 함께 해양 분야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인류는 유사 이래로 아주 많은 부분에서 바다에 의존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인류에게 무한한 식량자원과 귀중한 산소 공급원으로, 최대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양은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최대 조정자이자 기후 시스템의 핵심적인 기억장치이기도 하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핵심요소 중 하나인 기후는 해양과 대기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된다. 특히 해양은 대기보다 1000배 이상의 열과 50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지구에 물을 공급하는 눈과 비의 85%는 바다에서 생겨난다. 계절 변동과 장기적인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는 태양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해양이다. 해양이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이처럼 막대한데도 우리는 여전히 바다에 대해 무지한 것이 아닐까. 대양의 해저면보다 달 표면을 더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수많은 과학자가 기후를 조절하는 해양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정교한 기후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연구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내년 5월 12일 개막하는 여수세계박람회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 인지도 제고라는 목표 못지않게 기후변화와 해양 보호를 주요 의제로 설정한 것도 이런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93일 동안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공동대응의 중요성과 절박성을 공유하는 동시에 해양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어서 벌써 기대가 크다. 여수엑스포 기간에 엄선하여 선보일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연안 분야 정책과 기술, 제품 등은 전 인류가 고민하고 있는 해양환경 문제와 지속가능한 해양 개발 등을 위한 최적의 해법을 도출하는 데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새로운 협력을 이끌어 내고 해양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필요조건이라는 메시지가 여수에서 전 세계의 모든 인류를 향해 울려 퍼졌으면 한다. 바다를 건강하게 지키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서는 해양에 대한 기본소양을 갖춘 일반 대중의 역할과 인식전환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메가 이벤트로 치러지게 될 여수엑스포 사후 활용방안의 하나로 행사장 일대를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센터로 삼을 계획이라고 한다. 미래를 이끌어 나갈 우리 청소년은 물론 전 인류에게 기후 변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미래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글로벌 해양교육의 전당’이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여수엑스포가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은평구 재난관리 전국 으뜸

    서울 은평구는 최근 소방방재청 주관 2011년도 재난관리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기초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전국 16개 시·도, 228개 시·군·구의 자체평가와 소방방재청 중앙합동평가 결과를 반영해 나왔다. 은평구는 풍수해를 비롯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폭염과 물놀이 안전대책, 재난징후정보화 교육 및 국가안전관리정보시스템(NDMS) 등 공통부문까지 모든 분야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8월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한 지하주택 침수피해의 심각성을 보고 고안한 ‘침수주택 1가구 1담당제 멘토링 사업’ 시행과 더불어 체계적 관리와 사전예방으로 타 자치구보다 피해를 최소화했다. 서울 25개 구에서 가장 젊은 단체장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현재 서울시에서 벤치마킹해 자치구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렇게 재난에 대해 꼼꼼하게 챙기는 김우영 구청장이 최근에는 “구에서 주관해서 겨울철 화재에 대비해 동 단위로 소방훈련을 하자.”고 제안해 실천에 옮겼다. 화재 발생 땐 소방차가 5~10분 만에 오는데, 소방차 도착 전까지 주민들이 초기 화재진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민방위 훈련 때 수색동 수일시장에서 화재대비 훈련을 끝냈다. 신일시장 상인들 중심으로 소방 간이시설을 활용하는 법 등 시범을 보이고, 도착한 소방차는 잔불 등을 정리했다. 이현정 치수방재과장은 30일 “주민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 화재발생률은 많이 떨어졌지만, 겨울철 화재에 주민들이 신속하게 대응할수록 재산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구청 차원에서 화재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평구는 최우수 자치구로 선정돼 받은 상금 1억원을 전액 재난예방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당사자들이 원인규명?… 재발방지책도 뜬구름 잡기

    당사자들이 원인규명?… 재발방지책도 뜬구름 잡기

    정부가 18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9·15 정전대란’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처리 방향을 밝혔다. 총리실,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 경찰청,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꾸려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 등을 가리기로 했다. 또 피해를 입은 국민이나 기업에 대해 보상하고, 책임이 있는 관련자는 엄정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정부를 대표해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 밝힌 대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책임을 한전과 전력거래소에 전가하고, 점검반에는 조사를 받아야 할 기관들이 참여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경부는 합동점검반이 사태 발생 당일의 전력 수급 상황, 보고·전파 경로, 매뉴얼 준수 여부, 발전사들의 대규모 발전소 정비 착수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 17일부터 현장 조사팀은 전력거래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전력거래소의 의사결정 책임라인은 물론 한전과 지경부 전력담당자에 대한 문책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15일 오후 3시 순환 단전 조치가 이뤄지고 난 뒤 지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사태를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순환 단전이 일어난 지 6시간이 지나서야 당일 전력 사용량을 공개하는 등 사태의 원인을 숨겼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또 최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가 관계 기관의 허위 보고로 커졌다.”고 주장해 책임공방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최 장관은 “사실 오후 3시 전후로 예비전력은 140만㎾라고 보고했지만 실제 예비전력은 24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공급용량 계산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면서 “고의로 허위 보고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사고 축소에 급급했던 사고 관련 당사자들이 원인을 밝혀내는 합동점검반의 일원으로 참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현장 점검반에 민간을 대거 참여시키거나 아니면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외부 전문가가 총괄하는 ‘전력 위기 대응 체계 개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단전 조치 등 위기상황 때 단계적 보고가 아니라 기관장 이하 전체 직급이 동시에 보고받을 수 있는 즉시 보고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또 피해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 대처할 수 있도록 방송사 등의 관계 기관 간 정보 전파를 포함한 공조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위기 대응 매뉴얼 개선과 관련해서는 민방위 방송 시스템의 사전 예고, 실시간 재난 예고방송 활용 강화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소방방재청과 서울 일선 자치구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트위터 등으로 위기상황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다못해 ‘황사주의보이므로 노약자는 외부 출입을 자제해달라.’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는 등의 정보도 이미 통지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지경부만 모르는 것이다. 새로 만들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활용해도 충분하다.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현실성 없는 대책도 남발했다. 소규모 병원이나 은행 지점 등 독자적 전원 확보가 어려운 시설을 단전조치 대상에서 제외하고 신호등, 엘리베이터 등 국민안전시설에 대해서는 행안부, 국토해양부 등과 협의를 거쳐 예비전원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독자 전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예산을 얼마나 투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려도 없이 보여주기 위한 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전 예고도 없이 ‘스위치’ 내렸다

    한전 예고도 없이 ‘스위치’ 내렸다

    15일 오후 3시쯤 늦은 더위로 전력수요가 일시에 몰리자 한전이 예고 없이 선별적으로 전력 공급을 중단, 전국에서 162만 가구가 단전 피해를 보고, 은행과 기업의 업무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 당국과 한전은 늦더위에 따른 전력수요를 예측하지 못하고, 일부 발전소 가동을 중지시킨 채 점검에 착수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를 본 기업 등 전력 수용가들의 피해보상 소송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예비전력이 343㎾까지 떨어졌다는 정부의 발표와 달리 정전사태 당시 사용가능한 예비전력은 거의 ‘제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당장 더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이 없었기 때문에 제한 송전을 실시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원과 부산·대구·경남·전남·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그동안 일시적인 전력 가수요에 따른 국지적인 정전은 자주 있었지만 전국적인 정전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늦더위로 전력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력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전체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위해 전국적으로 30분간 돌아가면서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지역별 순환 단전’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정전 사태 이후 긴급 대응에 나서 오후 7시 46분부터 정전 상황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날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도심 상가와 사무실 곳곳에서 업무가 마비되고 휴대전화가 한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국민대는 수시 원서 접수 마감일에 업무 차질을 빚었다. 경북대는 원서마감 시간을 이날 오후 5시에서 16일 낮 12시로 연장했다. 정전으로 이날 오후 6시 현재 탑승객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다는 사고도 서울 365건 등 전국에서 944건이나 발생했다. 마감을 앞두고 일부 은행 창구에서도 업무 차질이 빚어졌다. 우리은행은 오후 4시를 전후해 일부 영업점에서 전기가 끊겼다 들어오기를 반복, 일부 고객이 불편함을 겪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정전으로 417개 금융기관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내 신호등 200여개 등 전국적으로 수천개의 신호등이 갑자기 꺼지면서 차량과 보행자들이 뒤엉키기도 했다. 또 일부 영세한 중소공장은 생산라인이 멈추기도 했다. 다행히 비상시에 대비해 자가발전 체제를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에너지,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은 정전 피해를 겪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중견기업 관계자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났지만 정부나 한전 등으로부터 사전예고가 전혀 없었다.”면서 “전력 당국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준규·김승훈기자·전국종합 hihi@seoul.co.kr
  • ‘이상 폭염’ 수요예측 못하고 발전소 정비하다 ‘과부하’

    ‘이상 폭염’ 수요예측 못하고 발전소 정비하다 ‘과부하’

    15일 서울 등 전국에 혼란을 초래한 정전 사태는 수요 예측 실패에 따른 관재(官災)였다. 정부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날의 최대 전력 수요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수요 예상치를 넘어선 발전소의 운행을 정지, 정비에 나서 전력 과부하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전력도 전력 대란의 위험성을 예고하지 않는 등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들어 전력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발전소 정비로 인해 3시쯤에는 예비전력이 역대 최저인 148만 9000㎾로 떨어지면서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촉발됐다. 전력 사용량은 폭증했는데 전력 예비율이 급격히 낮아졌고, 단계적으로 부하를 차단하면서 정전이 된 것이다. 전력거래소와 한전은 예비전력이 안정 유지수준 이하로 떨어지자 95만㎾의 자율절전과 89만㎾의 직접부하제어를 시행했고, 이후에도 수요 증가로 400만㎾를 회복하지 못하자 지역별 순환정전에 들어갔다. 자율절전은 한전과 수용가가 미리 계약을 맺고 수용가가 자율적으로 전력소비를 줄이는 것이며, 직접부하제어는 한전이 미리 계약을 맺은 수용가의 전력공급을 줄이는 것이다. 지역별 순환정전은 이들 두 가지 조치로 예비전력 400만㎾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사전 작성된 매뉴얼에 따라 지역별로 전력공급을 차단하는 조치이다. 전국적으로 제한 송전을 단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보고 여름 동안 많이 돌렸던 전국 곳곳의 발전소 정비에 들어갔지만 이날 예상보다 수요가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최대 전력 수요가 6300만~6400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후에 접어들며 6726만㎾에 달했다는 것이다. 올여름 늦더위 여파로 지난달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를 경신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최대 전력 수요가 7219만㎾를 기록했는데, 이는 여름철 사상 최대치였다. 당시 예비전력은 544만㎾로 공급예비율은 7.5%에 불과했다. 당국이 늦더위에 따른 전력 수요를 감안해 전력예비율만 넉넉히 잡았더라도 전력대란은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경부와 한전은 30도 안팎의 더위가 지속되는 9월 초순까지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공급 능력을 최대한 확보해 예비전력을 400만㎾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돌발 상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심지어 한전은 전력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데도 미리 알리지 못하는 등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오늘부터 서울역 심야 노숙 금지 “어디로… 일방적 퇴거 막막”

    “당장 잠 잘 곳도, 주린 배를 채울 방법도 없어요. 내쫓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 조치를 몇 시간 앞둔 21일 오후 서울역 광장의 노숙인 이모(55)씨는 벼랑 끝에 선 나름의 심정을 하소연했다. 9개월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박모(63)씨도 “무료급식소 등이 서울역 근처에 몰려 있어 서울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지난 1일 예정됐던 퇴거 조치가 연기된 뒤 잠시나마 기대를 가졌던 서울역 노숙인 300여명은 불안감과 막막함을 털어놓았다. 서울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쉼터인 ‘자유카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들은 “누가 하루 종일 카페에만 있겠느냐.”면서 “결국 잠자리와 먹을거리를 찾아 서울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코레일 측은 서울역 노숙인과 관련한 고객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예고한 대로 22일부터 매일 오전 1시 30분~4시 30분 사이 3시간 동안 서울역 역내 노숙 행위를 완전히 금지했다. 또 오전 4시 30분 이후에도 침낭이나 매트 등을 가지고 역사 안으로 들어오거나 잠을 자는 행위는 일절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오전 1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청소를 위해 노숙인들을 잠시 내보냈을 뿐 역사 내 노숙 행위를 막지는 않았다. 코레일 측은 “기존의 조치를 확대, 강화한 것”이라면서 “노숙인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휴식을 위해 역을 출입하는 것까지는 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지난달 24일부터 거리노숙인 보호·자활·감소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노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특별자활 일자리 200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까지 노숙인 120여명이 서울역 광장 청소, 거리환경 정비 사업 등 일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또 폭염이나 폭우 등 긴급한 상황에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응급구호방 10곳도 새로 마련했다. 노숙인 사회 복귀 지원을 위한 응급보호상담반 360명을 투입, 다음 달 15일까지 집중 상담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지난 1일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강제 퇴거에 항의, 천막농성에 들어간 ‘홈리스 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시민과 노숙인들이 함께하는 밤샘 토론회를 열어 강제 퇴거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주거 빈곤자를 돕는 ‘해보자 모임’의 박철수씨는 “노숙인 문제는 근본적으로 주거빈곤 문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자유카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서울 강병철·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산사태 주의 발송” vs “공문 못받아”… 작동않는 방재 매뉴얼

    “산사태 주의 발송” vs “공문 못받아”… 작동않는 방재 매뉴얼

    “물에 떠내려갈 수 있는 물건은 안전한 장소로 옮깁니다.”, “건물의 출입문이나 창문은 닫아 둡시다.”, “물에 잠긴 도로로 지나가지 맙시다.”(국가재난정보센터의 ‘호우 국민행동요령 매뉴얼’) 폭우에 대비한 당국의 매뉴얼 가운데 긴박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항목이다. 게다가 산사태에 대한 매뉴얼은 없었다. 물론 호우를 포함해 태풍, 지진, 해일, 폭염, 대설, 낙뢰 매뉴얼은 있다. 문제는 매뉴얼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집중호우 탓에 산사태가 발생, 인명피해가 난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청의 공무원들은 수해지역에 나와 보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폭우가 내릴 당시 공무원들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배동 우면산 주변의 주민들에게 산사태 주의보조차 내리지 못했다. 우면산 산사태로 주민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재난 대응에 있어서 구청 측의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소방방재청 산하 국가재난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29일 “산사태에 대비한 매뉴얼은 없다.”면서 “산림청에서 담당을 하니 그쪽에 문의하라.”고 책임 기관을 따졌다. 확인 결과 산림청에는 2006년 처음 보급된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 매뉴얼’이 존재했다. 그러나 해당 매뉴얼에 명시된 행정기관과 주민행동요령 등 3~5가지 항목이 고작이다. 예컨대 ‘산사태 주의보 주민에게 전파, 이에 따른 주민 대피 및 기상정보 청취’ 식이다. 더욱이 대상 주민도 임업인에 한정돼 있었다. 특히 산림청은 기상청으로부터 받는 기상정보를 통해 시간당 강우량, 일 강우량, 연속 강우량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자동으로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한다. 연속적으로 100~200㎜의 비가 오면 주의보, 200㎜ 이상이면 경보를 내린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사태 위험지역에 있는 각 시·군·구 담당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통보된다.”면서 “이날도 (서초구청 측에)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시장이나 군수 등 단체장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초구청 측은 “그런 문자를 받은 적도, 공문을 받은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폭우 때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휴대전화 배터리가 나가서 문자함을 열어보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폭우 당일 산사태가 우려되는 만큼 대피하라는 주의보도, 안내도 없었다. 산림청의 말대로라면 서초구청은 산사태 예보를 묵살한 것이다. 서초구청 측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산사태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때 구청 공무원들은 현장이 아닌 청사 안에서 상황 파악에 급급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폭우가 내린 27일 아침 비가 많이 와 도로가 다 막혀 피해 상황은 전화로만 확인했고, 현장에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역의 예비군 동대도 재난 상황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강남구의 한 예비군 동대장은 수해가 난 지 이틀 만인 29일 오전에서야 재해 현장을 처음 찾았다. 그는 “우리는 민간병이 아니고 행정병이기 때문”이라면서 “재해가 나면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해당 동에 조치를 내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재난대비 행동요령에 대한 매뉴얼이 없거나 부실한 데다 공무원들의 미온적인 상황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방배동 주민 전모(44)씨는 “미리 대피령이라도 들었으면 사망자가 이 정도로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산사태로 8명이 숨진 남태령 전원마을 주민 20여명은 이날 오전 서초구청을 항의방문했다. 이영준·김진아기자 apple@seoul.co.kr
  • [기고] 한파에 고통 받는 서민/전병성 기상청장

    [기고] 한파에 고통 받는 서민/전병성 기상청장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하지(夏至)가 지나도록 비가 오지 않으면 왕은 비가 오기를 하늘에 비는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제 효과가 있든 없든 흉년으로 피폐해진 민심을 다독거리기 위해서라도 왕은 기우제를 지내며 백성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농경사회의 핵심은 농업이었고, 농업은 날씨, 특히 일조량과 비에 전적으로 의존했으니 가뭄은 오늘날로 치면 경제파탄이나 다름없었다. 산업이 복잡해지고 다양화한 오늘날도 날씨의 영향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욱 막강해졌다. 비뿐만 아니라 눈, 기온, 바람, 황사, 지진 등 대부분의 날씨 현상이 거의 모든 분야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겨울 한반도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에서는 최저기온이 영하 17.8도까지 떨어져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부산은 영하 12.8도로 96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였다. 수도관·계량기 동파사고가 속출했고, 한파에 시동이 걸리지 않은 차들도 부지기수였다. 폭설까지 겹쳐 서해안과 제주도 등에서는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가 폭우나 폭설, 한파나 폭염과 같은 재해기상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진 재래시장 상인이나 노점상들, 폭설로 비닐하우스가 주저앉아 얼어붙은 채소를 보며 망연자실하는 농민들, 잦은 강풍과 눈보라로 배를 띄우지 못해 애태우는 어민들, 손님이 없어 사납금도 맞추기 힘든 택시기사들…. 이러한 연유로 기상청의 예보정확도가 높아졌다는 일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재해기상을 예보하는 예보관의 마음은 불편한 것 같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서민들의 얼굴들이 쉬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루 빨리 평온한 날씨로 돌아와 서민 활에 불편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하지만, 폭설과 한파는 겨울의 일부분이다. 겨울에 춥고 눈이 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느 한곳에 혹한이 몰아치면 다른 한편에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구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혹한, 폭염, 집중호우, 대설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앞으로도 더욱 잦고, 그 원인이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 인간에게 있다는 점이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고, 그 피해도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 온다는 것은 명백하다. 당연히 해결책도 인간이 찾아야 한다. 기우제를 지내는 지극한 정성은 물려받되, 방법은 미신이나 주술이 아닌 ‘과학’에서 찾아야 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장기 기후변화 추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현재의 대기상태를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미래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생산하여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찾는 것, 바로 ‘기후변화과학’이 기상청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를 포함한 북반구는 한파와 폭설로 시달리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자연의 조정 현상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재해기상이나 기후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비닐하우스 붕괴, 수도관 동파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시설 기준을 강화하고 기상재해에 대한 보험제도의 도입 등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할 때다.
  • [박재범 칼럼] 신묘년엔 팩트 중시 거버넌스를

    [박재범 칼럼] 신묘년엔 팩트 중시 거버넌스를

    왜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을까. 집주인들이 일제히 짜고 전셋값을 올린 탓인가. 그럴 리는 없다. 이유는 과거 부동산 정책에 담겨 있을 성싶다. 수년간 집값에 거품이 크게 끼었다고 강조해 왔고, 반값 아파트 아이디어가 실현돼 값싸게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됐다. 집을 사야 할 사람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고, 집을 팔려는 사람은 내년 큰 선거를 맞아 부동산 경기가 진작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신입생 입학시즌이다. 전셋값 고공행진에는 이렇듯 각종 요인이 복합돼 있다. 해결의 실마리는 선거용 부동산경기 부양조치는 결코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집값은 안정단계에 들어섰다고 시장에 확신시켜 주는 일도 주효할 것이다. 그러나 이 해법은 과거에도 실행하지 못했고, 아마 내년에도 채택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사태를 겪은 정부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어선과 선원 구출을 위해 군사력을 전격 투입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의 본령을 지켰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지만 상대방 해적의 대응수준에 따라 풍향계가 달라질 수 있다. 벌써 해적의 보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에 강하게 대처하면 그들이 전쟁을 벌일 것이기에 한가하게 굴욕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이 벼랑끝 전략 등 비이성적 행태를 보이는 것은 한국 내에서 국론분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연 국민 다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군사력의 존재형태 및 행사방식은 어떤 것인가. 무상급식에서 비롯된 복지 논란도 뜨겁다. 약자를 보살피지 말라는 것이냐부터 돈은 누가 대느냐까지 거두절미한 언급이 난무한다. 단적으로 말해 세상에 공짜는 없다. 국가의 과제는 첫째 고용을 일으켜 복지를 실현하는 것이고, 두번째가 고용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시혜적 복지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교과서는 가르친다. 게다가 모처럼 정책으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정작 정책의 대상이 될 사람들은 여전히 논의과정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짙다. 잠복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지난해 종교인들이 자신들끼리 또는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태도를 보였다. 종교가 정부를 직접적으로 겁박하고 나선 일도 있었다. 종교 본연의 관용과 정교분리의 대원칙에 대한 의식이 옅어지는 대신 원초적인 투쟁본능만 강화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최근 하나의 희망이 엿보여 다행스럽다. 얼마 전 여당 대표의 자녀가 서울대 로스쿨에 부당하게 입학했다는 정치 공격에 대해 조국 서울법대 교수가 트위터에서 사실을 밝힌 것이다. ‘팩트’가 중요하다고 한 그의 말은 폭염의 냉수처럼 신선하다. 조 교수의 말은 현대 지식사회에서 지극히 당연함에도 멋있어 보인다. 그만큼 팩트에 기반해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는 일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다는 반증일 터이다. 우리는 왜 이토록 움츠러들어 있는가. 전셋값, 남북관계, 복지 등의 각종 주제는 사실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팩트를 모아 방향성을 수립한다면 국민 대다수의 공감을 얻을 해법을 찾는 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혼란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주장은 풍성하되 팩트는 실종돼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과제는 분명하다. 과거 식으로 선발된 소수에 의해 국정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게 됐다. 정책 수립과 집행 방식을 달라진 여건에 맞춰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각종 정책 사안에 대한 해법을 팩트에 근거해 모색하는 쪽으로 거버넌스를 정립할 시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터넷을 정책의 광장으로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예상 밖으로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다. 각자 내심에 갖고 있는 방향성에 맞지 않는 불편한 팩트일지라도 선뜻 받아들여 생각을 고치고자 하는 진정한 용기를 갖춘 건전한 시민이 아직도 많다. 신묘년이 팩트에 근거해 정책을 마련하는 거버넌스를 뿌리내리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jaebum@seoul.co.kr
  • 정부 ‘기후변화’ 10개 과제 5년계획 수립

    홍수와 가뭄, 폭염과 이상 저온현상 등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 이 마련된다. 정부는 11일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13개 부처 합동으로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11∼2015년)’의 골격을 마련,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건강, 재난·재해, 농업, 물관리, 산림, 해양·수산업, 생태계 등 부문별 대책(7개 과제)과 ▲기후변화감시 및 예측, 적응산업·에너지, 교육·홍보, 국제협력 등 적응기반 대책(3개 과제)으로 나눠 추진된다. 부문별 적응기반 대책에는 기후변화로 잦아질 폭염과 홍수, 가뭄, 병충해, 해안침식, 전염병 발생 등으로 예상되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담게 된다. 아열대 작물 재배, 생태관광 등 기후변화를 소득·고용 창출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대책과 기후변화 감시와 예측 향상, 국제협력 활성화 방안 등도 모색한다. 각 부처는 발표된 적응대책을 얼개로 세부계획을 올해 말까지, 지자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각각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홍수나 폭염, 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부처별 세부 대응책을 만들어 시행하기로 했다.”면서 “세부 실천방안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관계부처와 지자체별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그리스 산불, 부동산 개발 때문에?

    그리스에 거의 매년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 국가 비상사태로까지 치닫는 이유는 뭘까? 여름 내내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가장 먼저 꼽힌다. 또 계획적 방화설도 그치지지 않고 있으며, 당국의 대응 부실도 지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 그리스 뿐아니라 비슷한 날씨를 보이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지중해를 낀 다른 나라들에서도 여름철이면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른다. 지난 2007년 67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에도 그리스를 비롯한 남동유럽이 살인적 더위에 시달리던 직후였다. 이런 폭염은 유럽의 이상고온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유럽환경청(EPA)이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지역 사무소들과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0.9℃가 상승하는 동안 유럽의 기온은 1.0℃가 상승했다. 유럽환경청 등은 지난 2003년 유럽에 닥친 폭염 사태는 앞으로 더욱 자주 벌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중해 지역은 점점 건조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역시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지중해 연안지역 산불이 갈수록 잦아지고 통제하기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했다. ◇ 부실대응 비판..계획적 방화? = 그럼에도 그리스 내부에선 ‘대형 산불’이 반드시 자연재해 탓만은 아니라는 비판이 거세다. 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그리스 사무소는 방재 시스템이 충분치 않다며 산불 진압을 위한 소방대 내 특수부대 창설, 소방대원 증원,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교육 개선, 관계기관 간 공조 체제 확립, 방재기금 추가 확보 등을 시급한 과제로 주문해왔다. 그리스 언론 매체들은 이번 산불이 발생하자 정부의 화재 대비 체계의 부실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일간 엘레프테로티피아는 “화재 대비 지하구도 마련되지 않았고, 숲은 제거되지 않았고, 덤불도 그때 그대로 있다”며 정부가 2007년의 대형 산불 참사가 일깨워준 교훈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의 게오르게 카라차페리스 총재는 “우리 모두 책임져야 하지만 가장 먼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더욱 많은 대책과 효율성이 있어야 했는데도 매년 여름 그대로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리스공산당(KKE)의 알레카 파파리가 사무총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아테네 북부 교외에서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을 들어 부동산 개발을 노린 계획적 방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숲을 태워버림으로써 이 지역을 다른 용도로 개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개발업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번 이번 산불 사태와 관련해서도 최초 화재가 난 지점에서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는 목격담 때문에 이런 설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으나 경찰은 아직 원인을 수사 중이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그리스에서 개발을 위해 목초지에 불을 지르는 방화범들 대부분은 지금까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고 주장한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 [문화마당] 여름축제와 신종플루/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문화마당] 여름축제와 신종플루/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내게 여름나기는 계절과의 힘겨운 한판 전쟁이다. 다한증에 가까울 정도로 땀이 많은 체질이라 일상생활조차 버거운데 한여름 축제를 준비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그래도 지역민들의 문화 복지를 위한 일이니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하고 준비 중이다. 현장에서 축제 준비를 하다가 급작스러운 폭우에 젖거나, 뙤약볕 아래 땀을 흘리다가 에어컨 바람이 서늘한 실내로 들어와 급랭되기가 다반사. 수차례의 급속 냉동과 해동으로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감기에 걸렸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걱정은 역시 집중호우나 폭염 등 날씨 문제다. 여름철 야외축제는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농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래도 휴가와 방학에 즈음한 여름 축제 만들기는 마른 들판에 불 번지듯 전국적으로 여전히 증가일로에 있다. 지역사회는 축제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저마다 차별화 전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중앙정부도 문화예술의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지원 규모를 키우는 중이다. 양적·질적으로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다. 정부는 국내 신종플루 감염환자가 1000명에 육박하자 대책회의를 열어 전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올렸다. 지난 5월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 보름 만에 신종플루 감염자가 급속하게 증가했다. 정부는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각급 학교에 방과후 학교 운영을 자제하도록 하고 지방자치단체나 중앙부처에서 주관하는 대규모 행사도 당분간은 불요불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예기치 않은 질병의 확산으로 대부분의 지자체가 여름을 맞아 준비하던 각종 축제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게 된 것이다. 최근 경남 창원 ‘월드콰이어 챔피언십 코리아 2009’ 대회가 대표적이다. 이 행사에 참가한 사람 가운데 신종플루로 의심되는 환자는 20일 오전 9시 현재 112명(외국인 73명, 국내인 39명)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7월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제주 국제합창제’에서도 확진환자 4명이 발견되어 의심환자 110명을 제주시 외곽의 숙소에 격리시켰고, 이후 예정된 행사는 취소되거나 축소되었다. 뿐만 아니라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예정되었던 거창 국제연극제를 비롯하여 강릉 국제청소년예술축전, 제1회 아시아태평양 마칭밴드 챔피언십 2009 원주대회, 여수 국제청소년축제, 사천 세계타악축제, 밀양 낙동강 어린이사생대회 등은 아예 전면 취소되었다. 밀양연극제, 마산국제연극제 등은 국내팀으로만 축제를 축소하여 개최할 것으로 발표하였고,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 세계 요트대회, 충주 세계무술축제 등도 개최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모든 축제를 취소할 수도 없다는데 고민이 있다. 정부는 신종플루의 위기경보를 격상시키면서도 이 새로운 질병이 아직 심각한 위협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각국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한국인들에게 심각한 증상은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의 창궐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걱정을 던다. 그러나 애꿎게도 지역축제에는 지금 신종플루의 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수원화성국제연극제도 올해는 해외 공연단 입국에 따른 감염자 차단, 관객들에 대한 안전 홍보, 현장에서의 대책반 운영, 신속한 조치체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래저래 올 해 여름은 무더위와 폭우와의 싸움에다 신종플루라는 새로운 적까지 나타나면서 힘겨운 한판 승부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 폭염 속 불청객 고체온증 주의보

    폭염 속 불청객 고체온증 주의보

    올해 폭염주의보 발령이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빨랐다. 유난히 더운 여름이 예상된다. 무더위 속에서 기온이 체온보다 높은 37도 이상이면 고체온증으로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한다. 한여름 폭염 속에는 위험한 고체온증이 도사리고 있다. ●체온 37.5도 넘으면 고체온증 인체는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뇌의 시상하부에 체온 감지시스템이 있어 척추·근육·혈관·피부·각종 호르몬샘으로부터 온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 체온이 변하면 대응책을 마련한다. 더울 때 땀을 흘리게 하는 반응이 그것이다. 이런 반응은 주로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되는데, 고령자나 병약한 사람은 체열의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해도 반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쉽게 고체온증이나 저체온증에 빠진다. 특히 심혈관질환·만성폐질환·신장질환·갑상선질환과 이에 따른 약물 복용은 체온조절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사람들은 열 변화에 취약해 고체온증을 겪기 쉽다.고체온증은 다음의 몇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열탈진 더위에 대한 신체반응이 무뎌져 스스로 열을 이겨 내기 힘든 상태다. 목이 마르고, 어지럽고, 맥박이 흐려지며, 몸을 움직이기 어렵게 된다. 헛구역질과 함께 많은 땀을 흘린다. 아직은 체온이 정상이지만 피부는 차고 끈적하며 맥박이 빨라진다. 이 때는 시원한 곳으로 옮겨 계속 수분을 공급하면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게 해야 한다. 방치하면 열사병으로 넘어갈 수 있다. 열경련 쥐가 나는 것처럼 팔다리는 물론 내장까지 경련을 일으켜 통증이 생기는 상태로, 무더위 속에서 심한 운동이나 일을 할 때 잘 생긴다. 체온과 맥박은 정상이나 피부가 축축하며 차갑고, 진땀이 난다. 열경련은 고체온증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첫 증상이므로 이 단계에서 지체없이 체온을 식혀 줘야 한다. 시원한 물을 많이 마시되, 알코올이나 카페인 음료는 피한다. 열성 부종 몸이 더워지면서 다리나 발목, 발 등이 붓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는 시원한 곳으로 옮겨 다리를 높인 뒤 쉬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부기가 빠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열성 기절 뜨거운 야외에서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쓰러지는 현상이다. 고혈압 등으로 베타차단제 종류의 약을 복용 중이거나 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 증상이 보이면 시원한 곳에 눕혀 쉬게 한다. 다리를 높이 올려 주면 회복이 빠르다. 열사병 열사병은 생명이 위험한 응급상황이므로 지체없이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폭염 속에서 무리하게 야외활동을 하거나 덥고 환기가 잘 안 되는 실내에서도 생길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알코올중독자는 열사병에 취약한데, 더위로 숨지는 대부분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주요 증상은 ▲갑자기 체온이 39도까지 치솟는다 ▲정신이 흐려져 헛소리를 하거나 비틀거린다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한 피부가 뜨겁고, 붉어지며 맥박이 매우 빠르거나 갑자기 느려진다 ▲이 단계를 거쳐 의식을 잃으며, 방치하면 사망한다.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 ▲고혈압 등 심장 및 혈관질환자와 만성 폐·신장질환자와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 ▲평소 땀이 잘 나지 않거나 피부가 건조한 사람(주로 노인) ▲전해질이 부족한 사람. 특히 고혈압으로 소금 섭취량이 적은 사람 ▲이뇨제·안정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 ▲매일 4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사람 ▲과체중·저체중인 사람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