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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산 조작 밀어내기’ 확인땐 홍원식 회장도 수사 선상

    남양유업의 대리점 횡포·상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2일 본사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전산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조만간 회사 임직원 소환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직 대리점주들이 다음 주 중 지점 3∼4곳을 추가 고소하기로 하면서 불공정 행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추이에 따라서는 홍원식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조사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부장 곽규택)는 남양유업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 자료, 전산 자료 등의 분석을 통해 남양유업 비리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한 뒤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핵심 관계자는 8일 “전산 시스템 조작, 밀어내기 강요, 리베이트 요구 등 남양유업과 관련해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낱낱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남양유업 측이 대리점 업주들의 주문 물량을 멋대로 부풀려 기재했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검찰은 남양유업의 대리점 발주 시스템 등 전산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대리점 업주들은 “6박스를 발주하면 전산 시스템을 거친 뒤 최종 발주량이 9박스로 늘어나는 등 이른바 ‘밀어내기’를 위한 시스템 조작이 횡행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횡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전자기록변작죄에 해당, 최고 징역 5년 또는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검찰은 남양유업이 밀어내기 물량을 반품하지 못하도록 업주들에게 마이너스 통장과 연계된 자동이체계좌(CMS)에 가입하게 하거나 사측이 통보한 신용카드를 만들게 해 물품 대금을 강제로 청구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명절 떡값이나 대리점 개설 명목으로 10만~500만원의 리베이트를 착복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때 대리점 계약 해지를 빌미로 협박한 의혹과 관련해 당시 상황과 발언 수준 등을 토대로 공갈 혐의가 적용되는지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남양유업의 증거인멸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남양유업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지난달 19일 서울 청계천 근처 본사에서 경기 고양의 원당물류센터로 내부 보고 문건 등 관련 자료를 대량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첩보를 입수, 지난 2일 원당물류센터도 전격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리점 업주에게 폭언을 해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 전 영업사원 이모(35)씨는 지난 7일 “욕설을 한 부분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 녹음 파일 유포자를 잡아 달라”며 서울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이씨의 거주지가 있는 서부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막말 파문’에 결국…남양유업 내일 대국민 사과

    전 영업직원의 ‘막말 음성파일’ 공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남양유업은 9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상생 협력 방안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는 김웅 남양유업 대표를 비롯해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최근 ‘밀어내기’(강매)와 폭언 등 대리점에 대한 본사 영업직원들의 강압적 영업행위가 노출되면서 여론 질타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일 홈페이지에 막말 음성파일에 대해 사과문을 게재했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며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잘못된 점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3대 편의점도 “남양유업 제품 안 받겠다”

    3대 편의점도 “남양유업 제품 안 받겠다”

    영업사원의 막말 구설수에서 비롯된 남양유업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유업계의 ‘밀어내기’(제품 강매) 관행에 대해 정부가 조사에 나섰고, 남양 제품 불매운동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3대 편의점으로 번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8일 “회사가 망가질 지경에 놓여 있다”면서 “임직원 전체가 어떻게 하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파문이 불거진 지난 2일 이후 5거래일 동안 11% 넘게 하락, 이날 기준 시가총액 1224억원이 허공으로 증발했다. 이에 남양유업 측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김웅 남양유업 대표를 비롯한 본부장급 이상 임원진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9일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남양유업 측은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상생 협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확대와 관련, “밀어내기가 일선 영업전략의 하나로 사용돼 왔는데 이번 사태로 식품 및 유업계 전체가 부도덕하게 매도당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밀어내기는 점유율을 높이거나 신제품이 출시됐을 경우 자주 이용되는 영업 수법이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문제를 겪는 이유는 그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보통 물건을 발주한 대리점에 10개당 2~3개 제품을 떠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남양유업은 강제적으로 30~50개의 제품을 얹기 때문에 대리점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팽배했다. 관행과 다르게 재고의 반품을 받지 않아 대리점들만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1만 5000여 회원의 이름으로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폭언과 제품 강매는 반인륜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면서 “남양유업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대표이사의 형식적 사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남양유업 대국민사과 전문

    ’폭언, 밀어내기 강매’ 등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남양유업의 김웅 회장이 9일 대국민사과를 발표했다. 다음은 사과문 전문.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련의 사태에 대하여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먼저, 지난 금요일 온라인상에 공개된 당사 영업사원과 대리점사장님과의 음성녹취록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당사는 환골탈태의 자세로 인성교육 시스템과 영업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여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영업현장에서의 밀어내기 등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어 개선조치 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당사와 갈등 관계에 있는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대하여 경찰 고소를 취하하고 화해 노력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아울러 운영하고 있는 대리점의 영업현장 지원을 확대하고 대리점 자녀 장학금지원 제도와 대리점 고충 처리 기구를 도입하여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대리점과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반성하는 자세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남양유업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3. 5. 9 남양유업주식회사 대표이사 김 웅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기업 임직원들 ‘처신 주의보’

    갑(甲)의 지위를 이용한 일부 대기업 임직원의 오만한 언동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면서 해당 기업들이 내부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에너지 임원의 승무원 폭행,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의 폭언,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막말 등 연이어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사회에서 ‘갑을 관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이 같은 사건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폐업, 검찰조사, 불매운동 등 해당 기업을 위협할 상황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어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아니라 임직원의 잘못된 처신이 회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협력업체 직원의 투신자살로 곤욕을 치른 롯데백화점은 매장 관리자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갑을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강의를 신설했다. 판촉사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을 신중하게 대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당부하는 내용이 강의에 포함됐다. 판촉사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배려하는 제도도 강화한다.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를 갖도록 매장관리자와 판촉 사원의 역할을 서로 바꿔보는 ‘롤플레잉’(역할 연기)도 도입하기로 했다. ‘감정노동자’인 판촉사원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지원책보다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힐링’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판촉사원들로부터 애로사항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달 22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그룹연수원에서 정준양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임원 워크숍에서 반성의 뜻을 담아 윤리실천 다짐대회를 열 예정이다. 350명에 달하는 계열사 임원 전체가 참여해 윤리실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서약·선서한다. 불매운동, 검찰조사 등으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남양유업은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면 영업사원 재교육 등 시스템 정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대책을 내놔도 시늉으로만 비칠 우려가 있다”며 “차후에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남양유업 ‘황제주’ 자리 뺏겨…5일째 주가 하락

    대리점에 대한 물량 떠넘기기와 영업직원의 폭언 파문에 휩싸인 남양유업 주가가 5거래일째 하락하며 ‘황제주’ 자리를 내줬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남양유업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날보다 4.31% 하락한 97만7천원에 거래됐다. 지난 2일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는 폭언 파문이 확산한 7일 8.59% 급락하는 등 지금까지 15% 가까이 내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월 28일 종가가 100만5천원을 기록하며 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종목을 뜻하는 ‘황제주’ 자리에 올랐다. 올해 들어 주가가 117만5천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폭언 파문과 회장의 주식 매도 설화 등을 겪으며 석 달 만에 황제주 자리를 내주게 됐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남양유업 불매운동’ 3大 편의점으로 확대

    남양유업 제품 불매 운동이 3대 편의점 전반으로 확산했다. 8일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 점주 단체 연합회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이하 전편협)는 공식 성명을 내고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편협에는 CU와 GS25의 ‘CU점주모임’과 ‘GS25경영주모임’, 세븐일레븐의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가맹점주협의회’와 ‘세븐일레븐경영주모임’이 모두 속해있다. 미니스톱의 경우 경영주 모임이 없지만 일부 점주들이 개인적으로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편협은 전했다. 회원수가 1만5천여명에 달하는 전편협이 불매운동을 공식 선언한 만큼 남양유업이 받을 타격은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세븐일레븐의 점주 협의체 2개 중 하나인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가맹점주 협의회’는 하루 먼저 불매운동을 시작한 바 있다. 전편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남양유업의 폭언과 제품 강매(밀어내기)를 “비인륜적이고 야만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대국민 사과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남양유업은 진심을 담아 대국민 사과를 하라.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대표이사 명의의 형식적 사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임직원을 징계해야 한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방경수 전편협 대표는 “회원(점주)들은 불매운동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편의점은 남양유업이 아닌 편의점 본사에 직접 주문하는 구조라 발주 중단이 자유로워 참여율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점주 사이에 조직적인 불매운동이 있어도 본사가 막을 방법은 딱히 없다”며 “대체품목 없이 매대가 비어 버리면 매출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와 관련해 이준인 세븐일레븐경영주모임 대표는 “남양 ‘프렌치카페’는 매일유업 ‘카페라떼’로, 남양 우유는 ‘서울우유’로 바꾸는 등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워낙 많아 매출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양유업 사태는 검찰조사와 더불어 영업직원의 욕설 녹취록과 떡값요구 녹취록이 차례로 공개되는 등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남양유업 주가는 2일 이후 5거래일 동안 15% 가까이 하락, 1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형마트에서는 최근 3일간 제품 매출도 적잖이 줄었다. 연합뉴스
  • 남양유업 후폭풍…乳업계 ‘밀어내기’ 관행 대대적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논란을 빚은 유업계의 ‘밀어내기’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8일 제조감시국 등에서 3개팀을 구성, 서울우유와 한국야쿠르트, 매일유업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대리점 관리 현황을 비롯해 마케팅과 영업 관련 자료에 대해 이틀가량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기업의 한 관계자는 “오전 10시부터 공정위에서 직원들이 나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리점 관련 자료를 비롯해 영업과 마케팅쪽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느 업체든 과거에는 어느 정도 밀어내기 관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공정하게 관행을 바꾸자는 분위기지만, 현장의 상황은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시발이 된 남양유업에 대한 조사는 이미 진행중이다. 공정위는 이날 조사한 3개사 이외에 전체 유업계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남양유업 일부 대리점주는 “남양유업이 전산 데이터를 조작해 제품을 강매했다”며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이 회사 홍원식 회장, 김웅 대표이사 등 고위 임원과 관계자 10여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최근에는 남양유업 전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내용을 담은 음성 녹취 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확산됐다. 폭언 파일 유포와 관련해서는 전 영업사원 이모씨가 경찰에 유포 경위 조사에 대한 민원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남양유업 ‘욕설’ 前사원 “집안 망했다…고통스럽다”

    남양유업 ‘욕설’ 前사원 “집안 망했다…고통스럽다”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는 음성 파일이 유포되며 물의를 빚은 남양유업 전 영업사원 이모씨가 “이미 사과까지 한 문제가 다시 불거져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인터넷에 파일이 유포된 지난 3일 이후 외부와 접촉을 끊었던 이씨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표만 내면 다 해결될 줄 알았다”면서 “주변에서 음성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문제의 대리점주와 충돌을 빚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치즈 시장을 개척하면서다. 그는 “당시 사업이 처음이라 장려금을 비롯한 본사지원이 많았지만 1년만에 갑자기 매출이 떨어졌다”면서 “대리점주가 더 이상 (물건을 받기) 어렵다고 해서 한달 쉬자고 했지만 4월에 또 같은 상황이 벌어졌고 대화가 격해지다보니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장려금이 4900만원, 증정 지원금이 1억원이 넘었다”면서 “약정된 매출을 채우지 못해 대리점이 그 동안 받은 장려금을 다 돌려주는 일을 막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도 ‘희생양’이라면서 “이미 2010년 10월 녹취파일의 존재를 알았지만 당시에는 대리점주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올해 대리점과 본사 사이에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검찰 조사 시점에 맞춰 터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결국 집안이 망했다. 정말 후회가 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씨는 영업사원과 대리점주의 관계에 대해 “기본적으로 갑·을 관계는 아니다”라면서 “큰소리도 하고 욕설이 오고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리점주가 지역 상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대리점에서 영업사원에게 욕을 하거나 때리는 경우도 많다”고도 했다. 이른바 ‘밀어내기’ 관행에 관해서는 “목표를 120% 정도로 잡는 수는 있지만 대리점주들이 동의하지 않는 무리한 목표를 잡지는 않는다”면서 “본사와 대리점이 매출 목표에 대한 약정을 체결하는데, 이를 채우지 못하면 그간 지급받은 각종 장려금을 다시 토해내야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떡값’ 논란에 대해서도 “요즘은 오히려 본사 직원들이 대리점에 선물을 돌린다”면서 “어떤 대리점에서는 차비나 데이트 비용을 하라고 몇만원 주기도 하는데 정기적으로 상납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음성 파일이 인터넷에 유포된 경위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왜곡되고 있다”면서 “내가 한 말이 마치 모든 영업사원이 한 것으로 치부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경찰은 파일 유포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인 후 최초 유포자가 밝혀지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남양유업,떡값·대리점 개설비등 갖은 명목 돈뜯고 협박”

    “남양유업,떡값·대리점 개설비등 갖은 명목 돈뜯고 협박”

    “CJ대한통운에 계약에 따른 보증금과 운임을 달라고 소송까지 하고 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적용이 안 된다고, 고용노동부는 개인사업자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권익위원회는 특수화물사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만 답하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개인이 대기업과 맞서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럽다. 두 아이를 둔 모자 가정의 가장인데 아이들에게 상처만 준 것 같아 자살까지 생각했다. 힘들고 고통스럽다.” CJ대한통운 전 여수지사 수탁원 노혜경씨는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사례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하다가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발표회는 경제민주화포럼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공동으로 연 행사였다. 행사에서는 최근 영업사원의 폭언사건과 제품 떠넘기기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남양유업뿐만 아니라 CJ대한통운, 사조그룹, 농심, GM, 롯데백화점, 크라운베이커리 등의 대리점에 대한 불합리한 요구와 편법, 탈법 행위 등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창섭 남양유업대리점 피해자협의회 대표는 “남양유업은 명절이 되면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대리점마다 10만~30만원의 돈을 요구하고 망한 대리점이 있으면 새로운 대리점을 개설해 대리점 개설비라는 명목으로 200만~500만원을 내야 한다”면서 “판매 장려금, 육성지원비 등의 리베이트 명목으로 10~30%, 임직원 퇴직위로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영업사원의 욕설 녹취록을 공개한 대리점주 김모씨의 호소문을 대신 읽기도 했다. 김씨는 호소문에서 “2009년 리베이트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 2010년 대리점 개설비로 200만원을 현금으로 갈취해 가고, 내 여신을 도용해 본사 마음대로 다른 대리점으로 출고를 했다. 말일이 되면 500만원 이상의 밀어내기를 하고 마감을 못 하면 욕설과 협박에 시달렸다”면서 “남양유업은 개선해야 할 기업이 아니라 없어져야 할 기업”이라고 분노했다.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천안 직산점주는 크라운베이커리가 2010년 6월, 당초 전날 오후 9~10시였던 케이크와 선물류의 주문 마감 시간을 낮 12시로 일방적으로 변경해 예측 주문을 해야 했고 이로 말미암은 재고와 반품은 점주들의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경제민주화포럼 대표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재벌·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와 ‘슈퍼 갑’의 횡포로 인해 피해를 겪는 사례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우리 사회에 갑을관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라는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경제를 매개로 하는 갑을 관계, 즉 인권까지 포함하는 더 큰 개념이 될 수 있도록 경제민주화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편의점도 뿔났다…”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

    편의점도 뿔났다…”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가맹점주 협의회는 7일 영업사원의 폭언과 제품 떠넘기기로 비난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에 대해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남양유업의 비인륜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를 규탄한다”면서 “남양유업은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담당 임직원을 징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희회는 “우리는 이번 사태를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며, 본부의 우월적 지위남용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원만하고 유연하게 해결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함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최근 편의점 24시간 강제영업 방침, 폐점 신청 시 과도한 위약금 청구 등 가맹본부와 편의점 업주 간 불공정 계약 관행 개선 운동을 벌여온 이 협의회의 전체 회원 수는 2천여 명, 회비를 내며 적극적으로 활동 중인 회원은 300여명 된다. 협회는 특히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 가맹주들도 참여하는 ‘전국 편의점 가맹사업자단체 협의회(전편협)’와도 불매운동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불매운동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변화된 태도를 보일 때까지 불매운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전편협과도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檢 ‘대리점 불법강매 의혹’ 남양유업 본사 압수수색

    檢 ‘대리점 불법강매 의혹’ 남양유업 본사 압수수색

    ‘욕설 파문’에 이어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남양유업 본사를 검찰이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곽규택)는 지난 2일 대리점주들에게 자사 물품을 불법 강매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사무실과 지점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남양유업의 전산 거래 자료와 회계자료, 내부 보고 문건 등을 확보해 분석한 뒤 남양유업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대리점주들로 구성된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는 지난달 “남양유업이 전산 데이터를 조작해 제품을 강매했다”며 홍원식 회장, 김웅 대표이사 등 남양유업 고위 임원 및 관계자 10여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에서 발주하는 물품보다 많은 양을 배송하고 대금을 청구하는 이른바 ‘밀어내기’를 위해 인터넷 발주 전산 프로그램을 임의로 조작해 물품을 강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협의회 측은 밀어내기 과정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대리점에 내려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남양유업이 명절 때마다 ‘떡값’ 명목으로 대리점마다 현금을 걷고, 각종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물량을 무차별적으로 배송하는 ‘보복성 밀어내기’를 하거나 대리점 계약 해지를 언급하는 등의 발언으로 대리점주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3년 전 대리점주에게 막무가내로 “물건을 받으라”며 폭언·욕설을 하는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남양유업 측은 지난 4일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영업사원이 이 문제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즉각 수리했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처신 똑바로 하자”…떨고 있는 甲 ‘집안 단속’

    ’나 떨고 있니’ 이른바 ‘갑(甲)의 횡포’라고 불리며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부쩍 처신에 신경을 쓰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승무원 폭행,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의 폭언, 남양유업 영업관리 직원의 막말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갑의 안하무인(眼下無人)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연루된 기업은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폐업에 이르거나 불매 운동에 직면하기도 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임직원이 유사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힘쓰고 있다. LG 계열사는 업무 관련자로부터 경조금품을 받지 못하게 올해 초 윤리규범을 변경했다. 5만원 이하라도 허용하지 않는다. ’을’의 처지에 있는 협력업체 임직원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취지다. LG디스플레이 6일 파주공장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소통 등을 주제로 임직원을 교육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달 22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그룹연수원에서 정준양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임원 워크숍에서 반성의 뜻을 담아 윤리실천 다짐대회를 열 예정이다. 350명에 달하는 계열사 임원 전체가 참여해 윤리실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서약·선서한다. 삼성 계열사는 2011년 4월 ‘준법 경영’을 선언하고 금품 수수 금지, 공정경쟁, 법규 준수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임직원에게 준법 교육을 하고 자체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불법·부정 행위, 법규 위반 사항 등을 반영해 지수를 산정하고 이를 임원평가 때 활용한다. 이른바 ‘감정 노동’을 하는 직원이 많은 유통업계도 잔뜩 움츠리고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말 여직원의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했던 롯데백화점은 매장 관리자 교육 과정에 ‘갑을 관계’를 되돌아보도록 하는 강의를 이달부터 도입했다. 판촉사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을 신중하게 대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당부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역지사지의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매장관리자와 판촉 사원의 역할을 서로 바꿔보는 ‘롤플레잉’(역할 연기)도 실시한다. 판촉사원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지원책보다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기업 임원회의에서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과 갑을 관계가 단연 화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경제 민주화’ 입법으로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와 여러모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력공사가 7일 발표한 ‘권위주의 타파 14계명’에서도 비슷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한전은 지나친 반말이나 하대를 하지 말고 자기가 마실 차는 스스로 준비하자는 내용 등을 반영했다. 또 ‘먼저 보는 사람이 인사를 하자’며 지위의 높낮이를 지나치게 따지는 문화를 지양하자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 갑의 횡포 단절부터 시작하라

    산업 현장에서 계약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의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 나이를 따져 묻지도 않고 을이라는 이유만으로 폭언·욕설을 쏟아놓는가 하면, 폭력마저 서슴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갑의 횡포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갑이 을에게 군림하는 현상은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제 갑이 횡포 수준을 넘어 막무가내식 행패를 부리는 연결 고리를 끊고, 갑을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때가 됐다, 국내 유제품 업계 점유율 1위인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함께 물량 떠넘기기를 했다는 사실이 3년 만에 밝혀졌다. 이는 갑의 횡포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회사 대리점주들은 회사가 제품 떠넘기기 수준을 넘어 떡값과 임직원 퇴직위로금까지 요구했다는 제2, 제3의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약자에 해당하는 대리점주들을 얼마나 쥐어짰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30대 영업사원이 50대 대리점주에게 욕설 등 패악을 저질렀다니, 해당 사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대표이사가 사과했다고 어물쩍 넘겨선 안 될 일이다. 우리 사회는 대기업이 갑이고 중소기업과 하청업체는 을인 분위기에 찌들어 있다. 공무원은 갑의 지위에 있고 기업은 을의 위치에 있다. 강자가 군림하고 가진 자가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이런 ‘갑을문화’는 우리 사회에 고질병처럼 번져 있다고 여겨진다. 포스코 상무가 승무원을 폭행한 일이나, 제과회사 회장이 서울시내 호텔에서 주차 문제로 호텔 지배인을 폭행한 일은 한 단면에 불과하다. 삐뚤어진 갑을 문화는 한시바삐 고쳐야 할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일 뿐이다. 오죽했으면 도를 넘은 갑의 횡포에 ‘갑질’이라거나 ‘을사(乙死)조약’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생겨났겠나. 차제에 갑을문화를 전면적으로 손질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갑 노릇만 45년간 하다가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는 포스코 간부의 자성은 새겨들을 만하다. 대기업은 군림하는 자세를 버리고 중소기업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회지도층은 이웃을 존중하는 낮은 자세를 갖기 바란다. 갑을문화를 바꾸는 일을 기업 자율에만 맡겨서는 안 될 일이다. 갑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해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리점이 우유 10박스를 보내달라고 하면 회사는 50박스, 100박스를 갖다 주거나 유통기한이 다 된 우유를 갖다 안기는 일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사정당국은 물론이고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이 범정부적으로 나서 이런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앞으로는 대기업과 갑의 횡포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
  • ‘대리점주 물품 강매·폭언’ 남양유업 본사 압수수색

    ‘대리점주 물품 강매·폭언’ 남양유업 본사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곽규택 부장검사)는 지난 3일 대리점주에게 자사 물품을 불법 강매한 의혹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서울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와 지점 사무실 등 2곳에서 전산자료와 이메일,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앞서 대리점주 10여명으로 구성된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는 “남양유업이 전산 데이터를 조작해 제품을 강매했다”면서 지난달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피해자 협의회는 남양유업이 명절마다 이른바 ‘떡값’ 명목으로 대리점마다 현금을 떼어가는가 하면 각종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고발인 조사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남양유업 관계자를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4일 영업관리소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물량을 떠넘기면서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통화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측은 논란이 커지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사원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맹수열기자 iseoul@seoul.co.kr
  •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 2007년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베트남 시골 마을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다. 나이는 까마득하게 많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낯선 남자와의 결혼. 그게 찢어지는 가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결코 그녀에게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은 허구한 날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베트남어로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깻방’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들의 눈물이 가득했다. 채팅을 하다가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만났다. 베트남 유학생인 그는 “힘들면 집에서 나오라”고 했다. 2009년 그녀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휴대전화 제조 공장. 시급 4500원에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고달픈 노동이 이어졌다. 그래도 행복했다. 베트남의 엄마 아빠에게 돈을 부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여 한국 영주권까지 얻었다. 이제 그녀는 자유다. # 그녀(29)는 9년 전 필리핀을 떠나 전남 지역으로 시집왔다. 신혼은 짧았다. 마늘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에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가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남편은 결혼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자려니 했다. 유복자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았고 서서히 한국 생활에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악몽은 시아버지가 그녀의 방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매일 밤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방을 찾아 문을 잠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일 밤마다 공포에 질려야 했다. 시아버지의 기행이 1주일 이상 이어지자 결국 그녀는 아기를 업고 몰래 짐을 쌌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둘러댄 후 택시를 불렀다. 아이를 쉼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장에 다녔다. 새벽 6시 30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5시간을 일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그녀는 지금 손발에 마비 증세가 와 고생하고 있다. 집세를 내고 나면 네 살배기 아이와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고향을 떠날 때 그렸던 그녀의 한국 생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어·문화·경제적인 문제로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가출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남편과) 보통 10~20년씩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여성들이 도망갈까봐 집 밖에 못 나가게 하고 가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이주 여성 A(26)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고국의 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서인데 자꾸 집 안에 가두려고만 하니 목적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돈 받고 팔려 왔으니 고분고분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깔보는 심리도 있어 정 붙이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실제 다양한 이유로 한 해 3000명 이상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출을 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3777명, 2009년 3617명, 2010년 3613명, 2011년 3551명, 2012년 3731명이 한국 가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올해에도 이미 3월 말까지 805명이 집을 나갔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출 신고를 꺼린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커진다. 지난 5년간 성사된 국제결혼이 한 해 통상 2만 5000건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 정도가 가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26만여 가구에 달하는 다문화가정 중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가구도 4.5%에 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가출이지만 집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을 돌보는 쉼터 등에 입소하는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대부분 여권을 두고 몸만 도망쳐 빠져나오거나 남편이나 시부모가 여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체류 자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 측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 해도 체류연장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18개 국비 지원 쉼터(각각 12~23명 정원으로 총 225명) 수용률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 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왔다가도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수용 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얼마나 심하게 당했느냐, 피해가 얼마나 크냐와 상관없이 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가 주요 입소 기준이 된다. 머물 수 있는 기간도 길어야 2년으로 한정돼 있다. 2년 후에는 독립을 해야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겐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비는 많이 들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일자리는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박봉의 공원이나 청소 도우미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서울은 그나마 조건이 좋아 2차 쉼터에서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선 일정 기간 후 머물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텔 청소 도우미인 ‘조바’(도우미)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공단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가 있는 한국계 중국인의 경우 여관이나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를 자처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모텔 관계자는 “신분이 드러날 일이 없어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조바를 자처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가출 정보를 얻거나 가출 후 도와줄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황재석(44·무역업)씨는 “혈기 왕성한 남성들은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여성은 생활비를 아껴 번 돈을 최대한 많이 베트남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출 후 동거와 같은 또 다른 계약이 성립된다”면서 “주위를 보면 가출해서 혼자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등을 온 자국민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결혼 이주 여성을 도와주려는 남성들은 가출 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가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례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결혼 이주 여성과 결혼하는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의 바깥 생활에 대한 불안과 통제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식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건전하게 사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대부분인데도 일부 사례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은 다 도망간다더라’ 식의 선입견이 확산돼 있다”면서 “실제 남성 쪽에 신체적·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게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여성들을 결혼 이주자로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가출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많고 쉽게 낙인을 찍는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건강한 가족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심각한 부부 갈등이나 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 등 좀 더 개입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죽여버리겠다” 폭언 남양유업 사원 결국…

    “죽여버리겠다” 폭언 남양유업 사원 결국…

    자사 영업사원이 가맹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이 알려진 남양유업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남양유업은 4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당사 영업사원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회사의 대표로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면서 “실망을 안겨드린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해당 대리점주에게 진심어린 용서를 구할 것”이라면서 “이번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을 빚은 영업사원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남양유업 측은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이를 즉각 수리했다. 앞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남양유업의 영업사원과 대리점주의 통화 내용을 담은 음성파일이 올라왔다. 통화에서 영업사원은 물건을 받지 않겠다는 대리점주에게 “죽여버리겠다”는 등 폭언은 물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퍼부었다. 통화내용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네티즌들은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캠페인을 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더 많은 소신투표 나와야 국회 바로 선다

    국회의원들이 최근 쟁점 법안들에 대해 당론투표가 아닌 소신투표를 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입법이나 현안에 대해 당론에 무조건 따르지 않고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찬반 및 기권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과 선진 정치문화 구현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 요즘엔 과거와 달리 의원들이 여야 합의나 당론을 공개적으로 비판·반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의원들이 정당의 정체성 등을 고려할 때 사안마다 당론과 다른 소신과 원칙을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당지도부가 획일성을 강요하는 당론을 지양하고 재량권을 보장·확대해 나갈 때 국회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본다. 며칠 전 국회를 통과한 하도급공정법, 정년연장법, 양도세감면법, 취득세감면법 등 4개 법안에 대한 의원들의 표결을 분석한 결과 여야 의원 절반이 최소한 한 차례 당론투표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들 법안은 여야의 의견 조율과 관련 상임위를 거친 것이어서 당론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정당마다 반대표가 꽤 됐다. 그러다 보니 여야 간 정쟁보다는 당내 싸움이 잦다고 한다. 소신투표 경향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19대 국회 출범 이후 분위기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현상은 ‘1인 지배 정당’의 붕괴와 당지도부의 통제력 약화에 기인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의원들이 국회와 정당의 민주적 운영을 요구하고 실천한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1952년 정권 연장을 위한 부산 정치 파동과, 1971년 장관 해임을 둘러싼 공화당 항명사태 등은 의정 사상 대표적인 오욕의 역사다. 민주화 이후에도 ‘상명하복’ 식 국회·정당 운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당론투표가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원을 줄세우고 ‘거수기’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비민주적 요소가 많다. 이제 국회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실천할 때가 됐다.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국회가 가장 비민주적이라면 ‘민의의 전당’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의원들도 자잘한 지역 현안을 나랏일보다 앞세우는 등의 소아적 행태를 버려야 한다. 민주주의를 욕보이는 의사당 난동과 폭언도 당론투표와 함께 사라져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다.
  •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커버스토리-결혼 이주여성의 위험한 탈출 그 이후]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베트남 시골 마을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다. 나이는 까마득하게 많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낯선 남자와의 결혼. 하지만 그게 찢어지는 가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결코 그녀에게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은 허구한 날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베트남어로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깻방’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의 한숨과 눈물이 가득했다. 채팅을 하다가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만났다. 베트남 유학생인 그는 “힘들면 집에서 나오라”고 했다. 2년 만에 그녀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휴대전화 제조 공장. 고달픈 노동이 이어졌다. 그래도 행복했다. 베트남의 엄마 아빠에게 돈을 부칠 여유도 생겼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여 한국 영주권까지 얻었다. 이제 그녀는 자유다. # 그녀(29)는 9년 전 필리핀을 떠나 전남 지역으로 시집왔다. 신혼은 짧았다. 마늘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에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가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남편은 결혼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자려니 했다. 유복자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았고 서서히 한국 생활에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악몽은 시아버지가 그녀의 방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매일 밤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방을 찾아 문을 잠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일 밤마다 공포에 질려야 했다. 시아버지의 기행이 1주일 이상 이어지자 결국 그녀는 아기를 업고 몰래 짐을 쌌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둘러댄 후 택시를 불렀다. 아이를 쉼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장에 다녔다. 새벽 6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5시간을 일했다. 그렇게 3년을 일했다. 그녀는 지금 손발에 마비 증상이 와 고생하고 있다. 집세를 내고 나면 네 살배기 아이와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고향을 떠날 때 그렸던 그녀의 한국 생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어·문화·경제적인 문제로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가출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남편과) 보통 10~20년씩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여성들이 도망갈까 봐 집 밖에 못 나가게 하고 가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이주 여성 A(26)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고국의 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서인데 자꾸 집 안에 가두려고만 하니 목적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돈 받고 팔려 왔으니 고분고분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깔보는 심리도 있어 정 붙이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실제 다양한 이유로 한 해 3000명 이상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출을 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3777명, 2009년 3617명, 2010년 3613명, 2011년 3551명, 2012년 3731명이 한국 가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올해에도 이미 3월 말까지 805명이 집을 나갔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출 신고를 꺼린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커진다. 지난 5년간 성사된 국제결혼이 한 해 통상 2만 5000건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 정도가 가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26만여 가구에 달하는 다문화가정 중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가구도 4.5%에 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가출이지만 집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을 돌보는 쉼터 등에 입소하는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대부분 여권을 두고 몸만 도망쳐 빠져나오거나 남편이나 시부모가 여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체류 자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불법 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 측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 해도 체류 연장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18개 국비 지원 쉼터(각각 12~23명 정원으로 총 225명) 수용률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 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왔다가도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수용 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얼마나 심하게 당했느냐, 피해가 얼마나 크냐와 상관없이 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가 주요 입소 기준이 된다. 머물 수 있는 기간도 길어야 2년으로 한정돼 있다. 2년 후에는 독립을 해야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겐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비는 많이 들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일자리는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박봉의 공원이나 청소 도우미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서울은 그나마 조건이 좋아 2차 쉼터에서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선 일정 기간 후 머물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텔 청소 도우미인 ‘조바’(도우미)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공단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가 있는 한국계 중국인의 경우 여관이나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를 자처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모텔 관계자는 “신분이 드러날 일이 없어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조바를 자처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가출 정보를 얻거나 가출 후 도와줄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황재석(44·무역업)씨는 “혈기 왕성한 남성들은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여성은 생활비를 아껴 번 돈을 최대한 많이 베트남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출 후 동거와 같은 또 다른 계약이 성립된다”면서 “주위를 보면 가출해서 혼자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등을 온 자국민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결혼 이주 여성을 도와주려는 남성들은 가출 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가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례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결혼 이주 여성과 결혼하는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의 바깥 생활에 대한 불안과 통제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식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건전하게 사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대부분인데도 일부 사례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은 다 도망간다더라’ 식의 선입견이 확산돼 있다”면서 “실제로 남성 쪽에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게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여성들을 결혼 이주자로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가출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많고 쉽게 낙인을 찍는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건강한 가족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심각한 부부 갈등이나 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 등 좀 더 개입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금&여기] “을(乙)이 더 미워요”/유대근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을(乙)이 더 미워요”/유대근 사회부 기자

    “갑(甲)보다 을(乙)이 더 미울 때가 많아요.” 백화점 매대에서 십수년째 화장품을 파는 여성 A씨는 자신의 신분이 “갑을병 순서에서 병(丙)쯤 된다”고 소개했다. 손님이 갑, 백화점이 을이라면 파견직인 자신은 그 밑이라는 설명이다. 위계의 먹이사슬. 그 안에 갇힌 그녀를 더 서글프게 하는 건 손님보다 백화점이란다. 바닥이 보이는 화장품 병을 들고 와 “피부가 되레 상했으니 바꿔달라”거나 막무가내로 욕설을 퍼붓는 손님과 때로는 대거리라도 하고 싶지만 그때마다 백화점이 주입한 교육 내용이 떠오른다. ‘참고 참아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이 일터를 잃을지 모른다’는 것. A씨가 도리 없이 “죄송하다”며 허리를 굽히는 이유다. 베테랑 여승무원 B씨도 사정이 비슷하다. 10년 넘게 일하면서 얼굴에 침을 뱉는 승객도 만나봤다. 그래도 참았다. 승객이 항의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면 회사가 자신은 물론 동료들의 인사고과에도 불이익을 주는 까닭이다. 그래서 오늘도 웃는다. ‘라면 상무’와 ‘빵 회장’ 사건 등 이른바 ‘갑질’(위계가 높음을 이용한 부당행위)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승무원을 때린 임원의 전 소속 기업은 “갑 노릇만 하다가 터질 일이 터졌다”며 자성했다. 하지만 ‘을질’을 강요하는 기업 문화에는 반성과 지적이 거의 없어 우려스럽다. 감정노동자의 비애를 취재할 때 만난 노동자들은 “부당한 고객 요구를 거부하면 회사가 나쁜 평가를 내리기 때문에 노예와 같은 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의 횡포에 직원의 몸과 마음이 병드는 것보다 고객과의 갈등이 알려져 기업 이미지에 해가 될까봐 더 우려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현실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실상을 꼬집으며 기업들에 “선진국처럼 고객 마찰 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기준 이상의 부당 요구는 직원이 거절하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국내 기업들도 반품 요구 등에 대한 대응 지침이 있을 테지만 고객의 폭언 등이 쏟아져 현장을 급히 정리하고 싶은 상황이 되면 지침은 휴지 조각이 된다. 결국 기업이 직원의 정당한 대응에 힘을 실어줄 때 현장의 갑을 문화가 바뀔 수 있다. 회장님들이 흔히 말하듯 “직원은 한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끝없이 인내심만을 강요하는 조직문화부터 당장 바꿔야 할 터이다.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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