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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불법 사납금’ 피눈물 “안 낸다 버티면 해고당해”

    “사납금제 거부한다고 해고당했습니다. 사장이 왕인데 사납금제 안 하면서 버틸 기사가 누가 있겠습니까.” 택시기사 윤대현(61·가명)씨와 심성수(63·가명)씨는 28일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의 지난한 싸움이 시작된 것은 2009년 4월 1일. 새로 온 사장은 전액관리제(월급제)를 적용하던 회사에 그해 10월 1일부터 사납금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법이 사납금제를 금지하고 있었지만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노조와의 새로운 교섭 체결 없이는 임금 체계를 바꿀 수 없다는 주장은 묵살했다. 기사들에게는 개별 근로 계약을 강요했다. 매일 10만원 이상의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사납금제는 택시 기사들에게는 고역이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매일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돈줄이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택시기사가 이용자에게 받은 요금 전액을 사용자에게 납부하고 사업자는 이를 바탕으로 월급 형태로 급여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음에는 20여명이 버텼다. 회사는 “좋은 차를 주겠다”거나 “배차를 하지 않겠다”며 회유와 협박을 시작했다. 회사 건물에 있던 노조 사무실을 컨테이너로 옮기더니 용역을 불러 집기를 부쉈다. 급기야 지게차로 컨테이너 전체를 바깥으로 옮겼다. 윤씨 등이 고소해 이후 법원에서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사이 사납금제를 거부하는 기사는 일곱 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기껏해야 벌금 수십만원을 냈을 뿐이다. 마지막에는 윤씨 등 네 명만 남았다. 남은 사람들에 대한 보복은 더 심했다. 경기도에 사는 심씨가 2시간여 대중교통을 타고 서울에 있는 회사에 도착하면 “2분이 늦었다”며 배차를 하지 않았다. 윤씨의 차를 매각하고 윤씨를 예비기사로 돌려 배차를 줄였다. 못해도 150만원이 넘던 월급이 어떤 달에는 50만원대로 떨어졌다. 참지 못한 한 명은 퇴사했다. 다른 사람은 승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심씨는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윤씨는 근로계약 체결 거부와 폭행, 폭언, 업무방해, 정리해고 등 일곱 가지 사유로 2011년 4월 해고됐다. 노동청과 법원은 윤씨의 해고 사유 중 여섯 가지는 근거가 없거나 회사 측의 억지라고 판단했다. 한 가지 잘못을 인정했지만 그마저도 해고의 이유로 삼기에는 과중하다고 봤다. 남은 네 명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와 함께 2011년 5월 서울남부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승소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이들에게 각각 1150만~153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끝났을까. 윤 변호사는 “1심만 1년 8개월이 걸렸는데 상대방이 항소했다. 대법원까지 가면 지금보다 몇 년은 더 걸릴 텐데 확정 판결 전에는 배상액을 받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씨와 심씨는 마땅한 직장도 없다. “사납금제가 불법이고 전액관리제가 합법 아닙니까? 법 지키겠다는 사람은 해고당하고, 불법 업주는 봐주는 게 택시업계의 현실입니다.” 지친 윤씨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민원인들 하루에 수십번 욕설… 우린 ‘개XX’ 아닌 누군가의 딸”

    “민원인들 하루에 수십번 욕설… 우린 ‘개XX’ 아닌 누군가의 딸”

    “우리가 외계에서 온 별종입니까. 콜센터 상담원도 사람입니다. 누군가의 누나이거나 동생, 딸일 수 있는데 ‘개XX’ 같은 욕을 아무렇게나 하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를 누군가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세요.” 21일 차분한 어조로 상담원들의 애환을 설명하던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김연희(45·여) 팀장의 눈가가 잠시 파르르 떨렸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는 서울시 공무원이 아니다. 민간 업체에 소속된 직원이다. 하지만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에게 각종 생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전화번호나 세금납부 방법 등 수많은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야 한다. 그런데 콜센터 업무 성격상 악성 민원인을 자주 대할 수밖에 없다. ‘개XX’, ‘씨XX’, ‘개 같은 X’ 같은 욕설은 그나마 너무 많이 들어 듣기 편한 욕설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정말 심한 말을 하는 민원인 중에는 ‘성기를 찢어서 죽여 버리겠다’거나 대놓고 ‘나하고 한번 자자. 신음 소리 한번 내봐라’고 희롱하는 분도 있다”면서 “대부분 취한 상태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쑥 말하기 때문에 무방비로 들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6월 욕설과 성희롱 등 언어폭력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마련한 이후 악성 민원인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2286건에서 하반기 1448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27건으로 줄었다. 하루 평균 31건 정도다. 김 팀장은 “얼마 전 심각한 악성 민원인에게 법원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로 언어폭력은 더 많이 줄었다”면서 “어제는 전날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던 민원인 2명이 ‘죄송하다’고 사과 전화를 해 언론과 법의 위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언어폭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적게는 6~7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 전화를 걸거나 2~3시간씩 전화기를 붙잡고 괴롭히는 민원인도 있다. 매뉴얼에 따라 전화를 끊거나 법적 대응 경고를 하지만 이미 들어버린 욕설과 폭언은 상담원들의 가슴을 메마르게 한다. 500여명의 상담원 가운데 일주일 평균 9~12명이 콜센터 내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는다. 만취 상태의 장시간 통화(24%), 폭언·욕설·협박(13%)만큼 시와 무관한 반복 민원(40%)도 그들을 지치게 한다. 김 팀장은 “가족에게 전화할 때처럼 기본적인 전화예절을 지켜 준다면 상담원의 눈물은 더 이상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北 “안보리 제재 배격… 핵보유국 지위 영구화”

    북한 외무성이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094호를 전면 배격하고 핵 보유국 및 위성 발사국 지위 영구화를 주장했다. 유엔 대북 제재안이 채택된 지 30시간 만에 외교 성명을 통해 공식 반발하며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핵무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북 외무성은 성명에서 “이번 제재 결의는 우리를 무장 해제하고 경제적으로 질식시켜 인민이 선택한 사상과 제도를 허물어 보려는 미국의 극악한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도용된 추악한 산물”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인 이번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준열히 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유엔 안보리가 조·미(북·미) 적대 관계와 조선반도 핵 문제를 산생시킨 근원을 외면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와 주장에만 편중해 긴장 격화의 악순환을 야기시키는 잘못된 길을 걸어 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도용해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조작해 낸 대가로 우리의 핵 보유국 지위와 위성 발사국 지위가 어떻게 영구화되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같은 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우리 중대 조치를 걸고 들며 ‘북의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로 대응할 것’이라는 폭언을 지껄였다”며 “이번 망발에 대해 즉시 사죄하라. 계속 도전적으로 나올 경우 조국통일대전의 첫 번째 벌초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우리 측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직설적으로 비난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서울에 대량 포격하는 전면전 도발 시 북한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 조선신보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폭언·폭행당하는 선생님 5년 새 64%↑

    지난해 9월 한 공립고등학교의 체육교사는 수업시간 중 운동장 구석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던 남학생에게 “왜 수업시간에 통화하느냐”며 들고 있던 야구배트로 배를 찔렀다가 학생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다. 이 학생은 다른 교사들이 달려와 말리기 전까지 바닥에 쓰러진 교사의 얼굴을 여러 차례 더 때렸다. 지난해 4월 한 초등학교의 6학년 부장교사는 주관식 시험문제를 잘못 채점했다며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에게 “재수 없다. 네가 뭔데”라는 말을 들었다. 이 학부모는 당일 저녁 그 교사를 학교 앞 치킨집으로 불러내 얼굴에 맥주를 끼얹기도 했다.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폭언을 듣는 등 교권을 침해당한 교사가 5년 새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례가 총 335건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2007년 204건, 2008년 249건, 2009년 237건, 2010년 260건, 2011년 287건 등 꾸준히 느는 추세다. 교권 침해 사례 중 학생·학부모의 폭언·폭행이 158건(47.2%)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됐다. 학생·학부모의 부당행위 158건 중에는 학생 지도에 불응한 학생·학부모의 폭행·폭언이 109건(69.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미한 체벌에 대한 금품·사직 요구 및 폭언이 25건(15.8%), 학교 운영과 관련한 학부모 및 인근 주민의 부당한 요구가 24건(15.2%)이었다. 교총은 “학생 지도와 관련한 학생과 학부모의 폭행·폭언은 2011년 65건에서 지난해 109건으로 67.7%나 증가해 교사의 학생 지도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교권보호법을 제정해 교사들이 안심하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사설] ‘식물정부’로 北 ‘정전 백지화’ 겁박 대응하겠나

    북한의 대남 협박이 점입가경이다. 얼마 전 동족을 상대로 ‘최종 파괴’하겠다는 극히 비외교적인 폭언을 퍼붓더니 그제는 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성명을 낭독한 이로 천안함 폭침 도발의 총책임자인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을 내세웠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계획된 전략전술이 읽힌다. 북한의 겁박은 벌써부터 예견돼 왔던 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최를 몇 시간 앞두고 나온 북한의 성명은 대남 협박인 동시에 유엔에 대한 사전 반발인 셈이다. 유엔은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외교관의 밀수·밀매 등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북한 당국의 금융거래·자금세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제재결의안을 오늘 발표한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경제·금융제재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 등 더 강력한 제재방안도 거론됐지만 동북아 정세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받아들여져 이 정도로 제재수위가 누그러뜨려진 것은 북의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북한의 협박에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지만, 더 이상 좌시해서도 안 된다. 연평도 포격 사태 때처럼 북한이 도발을 실행에 옮길 경우 더욱 단호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박근혜 정부는 출범한 지 열흘이 지났건만 ‘식물상태’다. 청와대는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상황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정부 부처는 모두 가동이 정지돼 있다. 정상화 시점은 기약할 수 없다. 국회 국무위원석을 나홀로 지키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북한의 위협을 들어야 하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하고 불안하기 그지없다. 북한은 원산비행장에 배치됐던 미그기를 휴전선에서 불과 50여㎞ 떨어진 강원도 통천군 구읍비행장으로 전진배치했다고 한다. 국지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고, 이에 따라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시켰다. 한반도 상황이 이토록 위중할진대 정부의 외교안보팀도 결손 상태다.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일정은 내일로 잡혀 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절차를 거쳤는데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있다. 구미 염소 누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유정복 안전행정부·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발이 묶인 건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여야가 정부조직법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기에는 우리의 안보상황이 실로 위중하다. 북한의 도발에 우리는 단호한 대응 의지를 과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외교안보팀의 전열 정비가 중요하다. 청문절차를 통과한 장관 취임을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 안보 공백은 한치도 허용될 수 없다.
  • 15년 만에… 김훈 중위 순직 인정받을 듯

    15년 만에… 김훈 중위 순직 인정받을 듯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해 대표적 군 의문사 사건의 희생자로 남은 고(故) 김훈(당시 25세) 중위가 사건 15년 만에 순직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5일 “사망 원인이 불명확한 사망자에 대해서도 공무상 연관성이 있으면 순직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정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 중위의 아버지인 김척 예비역 육군중장은 “진상 규명 불능으로 순직 처리하는 것이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자살을 전제로 순직 처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8월 부적절한 초동수사로 사망원인 규명이 불가능해진 김 중위를 순직 처리하라고 권고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공무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거나 구타·폭언 등으로 자살한 군인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훈령을 개정했으나 김훈 중위의 경우 자살로 결론을 내리더라도 원인이 불명확해 해당 규정의 적용을 못 받았다. 이에 권익위가 원인불명의 사망자도 공무상 연관이 있으면 순직 처리할 수 있게 훈령을 개정하라는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육군에서 김 중위를 순직으로 인정한 후 국가보훈처에서 이를 다시 심사해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하면 유족들은 월 76만원 이상의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국가유공자로 지정될 경우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하다. 국방부의 훈령 개정 검토에도 불구하고 김 중위 사망 원인에 대한 논란은 남게 될 전망이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24일 JSA 경비초소에서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으나 당시 최초 현장감식 두 시간 전에 이미 ‘자살’로 보고되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가 논란이 됐다. 군 당국은 1, 2, 3차에 걸친 조사 끝에 김 중위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유족들은 현재까지 자살을 인정하지 않고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사망 전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이 없었다는 점, 권총 자살의 경우 나타나는 화약흔이 그의 오른손에서 발견되지 않는 등 의혹이 남았다. 대법원은 2006년 사망 원인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여부는 초동수사 미흡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권위, 사회복지사 인권 등 올 6대 과제 선정

    국가인권위원회가 25일 올해 인권 실태 조사 주요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외부 기관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결과로 각종 법령과 정책 권고의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올해 선정된 주요 과제는 ▲사회복지사 인권 상황 ▲감시·단속직 노인 근로자 인권 상황 ▲탈북 청소년 교육권 ▲주요 언론의 인권보도준칙 준수 ▲영장제도의 현황 및 개선 방안 연구 ▲농·축산업 이주 노동자 인권 상황 등 6건이다. 이 외 자체 연구 조사 과제로 ▲국제 인권시스템 연구 ▲국가 인권기구 현황 등 2건도 선정했다. 인권위는 노인종합복지관과 부랑인 시설 등에서 취약 계층을 돌보는 사회복지사가 낮은 보수와 장시간 근무 등의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데 주목했다. 사회복지사가 복지 수급자나 가족의 폭언과 폭행, 성희롱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태도 선정 근거로 삼았다. 노인 근로자가 많은 경비원 등의 감시·단속직 인권 실태는 지난해 과제였던 ‘노인 집중 취업’ 조사를 바탕으로 선정했다.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탈북 청소년의 교육권 문제를 조사하고 10개 중앙 일간지와 방송사 등의 인권보도준칙 준수 여부도 점검하기로 했다. 수사기관의 피의자 구속 및 압수 등 영장 집행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한다. 농·축산업 이주 노동자 인권 상황은 지난해 어업에 이어 ‘이주 인권 분야 인권 증진 3개년 계획’에 따라 선정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④ 교육 마이너리티의 그늘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④ 교육 마이너리티의 그늘

    국내 학교의 교실에는 4만 9000명의 ‘반쪽’ 한국인이 생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새 터전으로 삼은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탈북자) 학생들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국내 다문화·새터민 아동·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의 ‘희망’인 동시에 ‘화약고’다.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해 중추적 역할을 하도록 잘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이 유일한 해답이다. 23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 다문화 청소년 대안학교. 중학교 2학년인 민아(13·가명)양은 보충수업을 하며 교실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재잘거리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중생이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아프리카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민아는 일반 중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로부터 “깜둥이”라는 폭언과 조롱에 시달렸다. 참다 못한 아이는 칼로 손목 등 온몸을 자해했다. 부모는 아이를 대안학교로 전학시킬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다문화 학생들을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는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보통 학생들의 왜곡된 시선이다. 철없는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모습을 한 친구를 ‘잘못된 사람’으로 여기고 차별하고 따돌리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 학생들을 가르쳤던 한 교사는 “중국 출신 엄마를 둔 여학생에게는 ‘중국년 꺼져’라고 하며 의자를 빼 넘어뜨리고, 몽골 출신 엄마를 둔 아이에게는 ‘너네 나라에 가서 말이나 타라’며 조롱하고 때리는 등 심각한 일을 겪었다”면서 “다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 수를 늘리는 등 양적 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나고 자란 다문화 아동·청소년보다 더 큰 문제를 겪는 학생은 한국말이 서툰 중도입국 자녀다. 결혼·취업 등을 위해 한국에 온 부모를 따라 입국했지만 언어나 문화장벽 탓에 입학을 거절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희영 다애 다문화학교장은 “현행법상 중도입국 학생 입학은 조건 없이 받아야 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적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학생과 학부모에 부담을 줘 입학을 사실상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문화 부모들도 당장 살림살이 걱정에 아이들에게 신경 쓰지 못한다. 충청 지역에 사는 민수(12·가명)군의 부모가 그렇다. 베트남 출신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난 민수는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초콜릿’이라고 불리며 놀림당하기 일쑤다. 한국어에 익숙지 않아 성적도 신통치 않다. 하지만 부모는 먹고살기 빠듯한 탓에 아이 교육은 ‘나 몰라라’다. 의욕적인 교사가 학부모 상담을 요청했으나 민수 엄마는 기본적인 한국어조차 못해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눴다. 지구촌 사랑나눔 이사장인 김해성 목사는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의 여러 부처가 다문화 학생을 지원하지만 중구난방”이라면서 “실질적 지원을 위한 체계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터민 학생들도 다문화 학생들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봄 중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초등학교 6학년으로 진학한 김재진(가명·13)군은 한 학기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심리 적성검사 결과 김군의 자살 충동 지수가 교내에서 가장 높게 나온 게 계기였다. 충격을 받은 김군의 어머니가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김군은 학교를 옮겼다. 김군은 북한에서 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에 등록했지만 생계 때문에 거의 다니지 못한 채 한국에 왔다. 특히 영어는 전혀 배운 적조차 없어 좀처럼 따라가지 못했다. 새터민 아이들은 문화적 차이에 따른 어려움도 겪는다. 만화책이나 연예인이 뭔지 모르는 김군은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했다. 영양 부족으로 또래보다 체구도 작아 2~3살 어려보였다. 무엇보다 담임교사 역시 김군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른 채 우왕좌왕했다. 조금 더 자란 대학생들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정재인(24·가명)씨는 17세 때인 2006년 한국에 들어온 뒤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 수업을 따라가는 게 버겁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12년간 정규 교육을 받은 한국 학생들과 견줘 기초 지식에서부터 떨어지기 때문이다. 취업 과정에서 이들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크다. 높은 어학 점수나 자격증, 대외활동 등 ‘스펙’으로 무장한 한국 학생들과의 취업 경쟁에서 밀려날까봐 불안하다. 장학금은 받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스펙 관리도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 격차가 벌어져 고용 격차로 고착화되면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고 소외받는 새터민의 불만이 커져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강주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은 “탈북 청소년을 받은 일선학교에 이들을 위한 교육 체계 및 전문 인력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교사들도 우왕좌왕하는 현실”이라면서 “일선학교 및 대학에서 새터민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및 재능기부 프로그램 등을 확충해 이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권익위 민원 전화상담 새해부터 녹음하기로

    새해부터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원 상담 전화 통화 내용이 녹음된다. 권익위는 다음달 1일부터 민원인이 전화 상담을 신청하면 통화 내용이 녹취된다는 음성 메시지를 먼저 알린 뒤 녹음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권익위는 “민원 담당 조사관들이 전화 상담 도중 민원인들에게서 듣는 욕설, 폭언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정신 상담까지 받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이들 민원인 때문에 선의의 다수 민원인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를 잃고 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권익위에는 각 행정 기관에서 처리된 민원 처리 결과에 불만을 품고 다시 민원을 제기하는 이른바 ‘2차 민원’이 1년에 3만여건이 접수되고 있으며, 이 민원 상담을 120명 자체 조사관들이 담당하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일부 민원인들의 상습적인 전화 폭언 등을 근절하기 위해 기관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공무 집행 및 업무 방해 등을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너무 힘들어서…” 또 치매에 무너진 가정

    치매로 무너지는 가정의 비극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78세 노인이 치매를 앓던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내가 치매 남편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 해 살해하려 한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6일 지난달 A(70·여)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의 불행은 5년 전 남편(80)이 치매를 앓게 되면서 시작됐다. 남편은 증세가 갈수록 심해져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내는 그런 남편을 정성껏 돌봤다. 하지만 1년 전부터 남편의 폭언과 욕설이 심해졌다. 의처증이 생겨 “밖에 나가 누구를 만나고 돌아다니느냐.”는 둥 아내의 외출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아내는 참고 또 참았지만 지난 9월 추석 때 급기야 쌓였던 분노가 터지는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자녀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남편이 “너희 엄마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돌아다닌다.”고 말해 버린 것이다. A씨는 지난달 10일 남편을 살해하기로 했다. 오후 11시가 넘어 남편이 안방에서 잠들자 면장갑을 낀 채 집에 있던 변압기로 남편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쳤다. 남편이 움직이지 않자 큰아들에게 전화해 “집에 강도가 들어 아버지가 많이 다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에 실려 간 남편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A씨의 범행은 이내 꼬리가 밟혔다. 건물 폐쇄회로(CC) TV에 강도로 보이는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없는 데다 강도가 아내의 입에 붙였다는 테이프가 지나치게 깔끔하게 잘려 있었다. A씨는 경찰의 추궁이 시작된 지 하루 만에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선처를 호소하는 가족과 본인이 범행을 매우 후회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기각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여년간 주요 질환 가운데 치매 환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 하루에 병원에서 치매로 외래진료를 받은 노인(65세 이상)은 1999년 10만명당 평균 8.2명에서 2010년 66.4명으로 약 8배가 됐다. 이 기간 동안 노인 치매 외래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25.4%로 20개 주요질환 중 가장 높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생트집·협박… 2억 뜯어낸 블랙컨슈머 구속

    대기업 상담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협박해 수억원의 금품을 뜯어낸 50대 블랙컨슈머(악성소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진상’ 고객 수준을 넘어 폭언과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1일 최신 스마트폰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산 뒤 거짓으로 고장 신고를 하거나 서비스센터의 고객 응대 태도를 꼬투리 잡아 2010년부터 206회에 걸쳐 2억 4000만원을 뜯어낸 이모(56)씨를 공갈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기업 이미지를 중시하는 대기업일수록 소비자 여론에 민감하다는 점을 노렸다. 이씨는 가족과 지인의 명의로 A사가 만든 최신 스마트폰 22대를 B이동통신사에서 개통한 뒤 해지와 개통을 반복하며 지속적으로 수리를 의뢰했다. ‘통화 중 불량’ 등 서비스센터에서도 문제를 찾아내기 어려운 것을 이유로 댔다. 수리 과정에서 이씨는 제조사 측에 “더 이상 제품을 믿을 수 없으니 고칠 필요가 없다.”면서 교환 또는 환불을 받아냈다. 이동통신사 전화상담원 등에게도 “손님 대하는 태도가 너무 불손하다.”는 등의 트집을 잡아 1000여만원의 돈을 뜯어냈다. 이씨는 자신의 수법이 먹혀들어 간다 싶자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하며 판을 키워나갔다. A사의 냉장고와 컴퓨터를 사들여 협박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냉장고가 고장났다고 신고한 뒤 애프터서비스 기사가 오는 시간에 맞춰 일부러 전원을 껐다가 켰다. 그러고는 “냉장고 온도가 이렇게 높은 게 말이 되느냐. 안에 백두산 상황버섯 등 귀한 음식이 들어 있었다. 품질 불량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받아냈다. 컴퓨터에 들어 있는 자료를 다른 기기로 옮겨 달라고 부탁한 뒤 “자료를 옮긴 직원 탓에 중요한 자료가 없어졌다.”고 주장해 597만원을 갈취한 적도 있었다. 이씨는 친절을 우선시하는 대기업 서비스 직원들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일삼았다. 군에서 장교로 복무하다 대위로 전역한 이씨는 “내가 북파 공작원 출신이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집에 찾아가 가족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얼굴에 염산을 뿌리겠다.” 등 협박을 늘어놓았다. 고객 항의가 들어오면 콜센터 상담사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을 악용해 생트집을 잡고 “본사에 문제 삼지 않을 테니 내 휴대전화 요금을 내달라.”고 요구해 전화요금 500여만원을 대납시키기도 했다. 말을 듣지 않는 직원은 근무지까지 찾아가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했다. 이씨는 참다 못한 업체 측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학폭 진술서 공개 교직원은 징계

    “가해·피해 학생과 목격자의 진술서 등은 당사자 보호를 위해 절대 공개해서는 안 된다.”(7조) 교육과학기술부가 7일 학교폭력 문제를 처리할 때 학교 관계자들이 주의해야 할 ‘10계명’을 수립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적발과 처벌 사례가 늘고 있지만, 학교 내 처리 과정에서의 미숙함 때문에 학생들이 입을 수 있는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학부모의 민원이나 고소·폭언·폭력 등 2차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한 방안도 담았다. 교과부가 10일 일선 학교에 배포할 ‘학교폭력 사안처리 Q&A(문답집)’는 학교폭력 사안조사는 먼저 방과 후 등 수업시간 이외의 시간을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수업시간 중 조사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됐다는 항의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또 사안조사 시 강압적인 언사를 사용하지 않고,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 때는 가해·피해자 출석과 결과를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했다. 재심 등 불복 절차도 안내해야 한다. 특히 학교는 가해·피해 학생은 물론 목격자 등 학교폭력 사건과 관계된 조사 서류를 철저히 비공개에 붙이도록 했다. 학부모가 진술서 등 내용에 불만을 품고 당사자에게 폭언이나 협박, 회유 등을 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서다. 진술서 등을 공개할 경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21조(비밀누설 금지의무) 위반으로 교직원이 경고나 징계 등 처벌을 받게 된다. 교과부는 이 밖에도 ▲학교폭력 사안은 반드시 선도위원회가 아닌 학폭위에서 다룰 것 ▲피해 학생에 대한 조치 결정 시 피해 학생 및 보호자의 의견 청취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는 재심 성격의 학폭위를 열지 말 것 ▲성범죄 관련 사안을 인지하면 반드시 수사기관에 신고 등을 주요 원칙으로 제시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광장] 후보들에게 ‘잊힐 권리’는 없다/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후보들에게 ‘잊힐 권리’는 없다/구본영 논설실장

    우리뿐만 아니라 이른바 G2(주요 2개국)가 모두 권력 변환기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원자바오 총리의 4세대 지도부가 물러날 채비를 하면서 시진핑-리커창 등 5세대 지도부 시대가 개막됐다. 떠오르는 실세(實勢) 지도자들의 목소리엔 생기가 넘쳐나고, 밀려나는 실세(失勢)들의 레토릭은 왠지 공허해 보인다. 굳이 염량세태(炎凉世態)를 탓할 것도 없다. 스포트라이트가 주역들에게 쏟아지면서 무대 뒤로 사라지는 배역들의 뒷모습은 쓸쓸하기 마련 아닌가. 오마바의 당선 감사 연설과 원자바오의 며칠 전 발언은 그래서 극명히 대비된다. 오바마는 밋 롬니 후보와 격전 끝에 승리한 직후 “미국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우울한 미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려고 고른 수사였을 법하다. ‘가장 좋은 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best is yet to be)라는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구를 원용한 것이다. 원 총리는 지난 20일 태국에서 화교 인사들과 만나 “내 마음이 선하니, 아홉 번 죽어도 후회가 없다.(亦余心之所善兮,雖九死其猶未悔)”고 밝혔다. 전국시대 시인 굴원의 대표작 이소(離騷)의 한 구절이다. 원자바오가 누구인가. 뒤축이 다 닳은 낡은 운동화를 신은 서민적 풍모와 개혁 마인드로 한때 중국 인민들을 사로잡았던 그다. 그러나 “일가의 재산이 3조원이나 된다.”는 등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서민 총리’ 이미지에 금이 갔다. 아마 굴원의 시구로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내년 3월 퇴임하는 그는 이날 “은퇴한 뒤 사람들로부터 잊히고 싶다.”고 말했다. ‘청렴 아이콘’에서 하루아침에 부정축재를 의심받는 처지로 전락한 데 따른 억울한 심사가 살짝 엿보인다. 하지만 잊히고 싶은 소망은 인터넷시대에는 어차피 이뤄지기 힘들다. ‘잊힐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는 유럽의 인권 선진국에서도 보호돼야 한다는 주장이 막 제기되고 있는 법익일 뿐이다. 젊은 날 어느 사모님과 간통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있다 치자. 이로 인해 구속돼 죗값을 치르고 충분히 참회했는데도 온라인에선 그의 과거는 지워지지 않는다. 컴퓨터 자판에서 ‘그의 이름+간통’이란 검색어를 치면 그의 전과는 언제든 되살아나는 까닭이다. 당사자들로선 죽고 난 뒤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할 게다. 유럽연합(EU)은 개인정보법령을 개정해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온라인에서 과거의 아픈 흔적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란 신종 직업도 생겨났다고 한다. 올 대선 레이스에서 주요 후보들이 한 차례 ‘지워지지 않은 과거’라는 덫에 걸렸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유신이라는 굴레로 적잖은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노무현 정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북한에 통째로 양보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도 도마에 올랐다. 안철수 전 후보는 비교적 때가 덜 묻은 인물이긴 하다. 하지만, 그도 오래 전의 아파트 다운계약서 등 과거의 얼룩이 속속 되살아나는 통에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문·안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안철수의 백의종군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박·문 두 후보 간에 바둑판에서처럼 눈 터지는 계가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러다 보니 각 후보진영이 사생결단의 네거티브 선거전이나 과도한 장밋빛 공약 유혹에 빠져들기 십상일 게다. 아버지 박정희를 출산하는 딸 박근혜를 그린 반인륜적 그림을 풍자 예술이라고 우기는, 독기어린 진영논리에서 이미 불길한 조짐이 읽힌다. 그러나 한 표가 아쉽다고 해서 실현불가능한 공약을 마구잡이로 내놓는 일이나, 국민공동체의 통합을 뒤흔드는 폭언은 삼가야 한다. 막말과 포퓰리즘 공약은 머지않아 스스로를 찌르는 칼이 될지도 모른다. 공인인 후보와 그 진영엔 애당초 ‘잊힐 권리’는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kby7@seoul.co.kr
  • “中협력사 아동 고용땐 거래중단”

    삼성전자는 중국 내 협력업체들이 16세 미만 노동자(아동공)를 활용할 경우 거래를 차단할 방침이며 초과근로 등의 문제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6일 중국 내 협력업체 가운데 삼성과만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105개 업체(임직원 6만 5000여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근무환경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개선안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뉴욕의 인권단체 ‘중국 노동감시’가 의혹을 제기한 아동공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초과근로 등 일부 관행적인 잘못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협력업체들의 아동공 활용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강령을 만들어 공표하고 이 내용을 계약서와 협력사 교육에 포함했다. 삼성측은 협력사가 아동공을 활용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협력사들의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채용시 차별 관행, 근로계약서 미교부, 무단결근시 공제 등을 고치고 성희롱·폭언·폭행 예방과 안전에 대한 교육도 강화한다. 개선하지 않는 협력사에 대해서는 물량 축소, 신규 발주 중단 등 징계를 부과하고 장기적으로는 거래를 중단할 계획이다. 협력사 직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내 삼성전자 각 법인에는 ‘신고센터(핫라인)’가 올해까지 설치된다. 초과근로, 파견직·실습생 과다 활용 등 장기 투자가 필요한 사항은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 2014년까지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협력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협력사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일대일 맞춤형 지원도 해 나갈 계획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외국인 노동착취는 국격의 문제다

    통계청이 처음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어제 발표한 ‘2012년 외국인고용조사 결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된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줘 씁쓸하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가진 외국인 취업자 79만 1000여명의 3분의2는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을 밑돈다. 월급 100만원 미만 외국인도 5만 2000명(6.8%)이나 된다고 한다. 근로시간도 가혹하다. 외국인 노동자의 3분의1은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취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04년 8월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고 내국인 근로자와의 차별 금지 등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힘써 왔다. 그 결과 사업장 내에서의 폭행과 폭언, 임금체불 등이 개선되는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이들이 아직 적지 않다. 한달 내내 야간에 하루 10시간씩 근무하고도 최저임금법이 정한 적정 임금을 훨씬 밑도는 110만원의 월급만 주는 사용주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 취업자들은 베트남, 필리핀,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혹여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의 분석처럼 서구 백인들에 대한 열등의식을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우월의식으로 만회하려는 심리가 작용해 노동착취를 해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존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쿼터를 늘려야 한다고 요청할 정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한해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섯번째로 뛰어난 경제 성과를 보였다고 어제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이고, 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올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게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의 출신 국가 차별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된다.
  • “왕따보다 무서운건 딸에 가해자 누명 씌운 학교”

    중3 딸이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해 자살 기도까지 했는데도 학교와 당국이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고 오히려 딸을 가해자로 몰았다며 어머니가 소송을 제기했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양의 어머니 B씨는 딸이 이전에 다녔던 중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민사87단독 심규찬 판사에게 배당됐다. B씨는 “집단 따돌림보다 무서운 것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우리 아이를 가해자로 둔갑시킨 학교의 행태”라면서 “학교와 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이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가 이중으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풀어 주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딸 A양의 학교생활이 망가진 것은 중2 때인 지난해 7월 사소한 문제로 가깝게 지내던 같은 반 친구와의 관계가 벌어진 게 발단이 됐다. 친구들 사이에 A양에 대한 나쁜 소문이 퍼지고 그것이 친구들의 폭언으로 이어지면서 A양의 학교생활이 지옥으로 변했다고 어머니는 주장했다. B씨는 “중3 반 배정 때 딸을 괴롭혔던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우리 아이는 지난 4월 칼로 손목을 그으며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결국 A양의 부모는 딸을 전학시키기로 하고 지난 5월 학교에 갔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C양과 대화를 하다 화가 난 A양의 아버지가 C양에게 손찌검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A양의 같은 반 학생들은 “눈에 띄면 죽여 버린다.”, “밤길 조심해라.” 등 한층 강도 높은 위협을 했고 A양은 집 밖에 나가기조차 꺼리게 됐다고 B씨는 말했다. B씨는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소집돼 이 사안을 다루게 됐는데, 오히려 딸과 애 아빠가 가해자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객관적인 증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서울시교육청에 요청해 장학사 참석을 부탁했으나 학교 측에서 입회를 거부하고 우리가 가져간 증거 자료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덮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이 딸의 친구들을 한 명씩 불러 우리 딸의 성격이 이상하다는 식의 진술서 작성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서울신문 취재에 대해 “이미 답변서와 증명자료를 다 법원에 제출했으니 법적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몰래 숨어 주먹밥 먹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

    몰래 숨어 주먹밥 먹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

    “새벽에 나와 아침도 못 먹고 청소를 하다 보면 점심 때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근데 우리 같은 청소아줌마는 밥 먹을 곳도, 쉴 곳도 없어요. 빈 강의실에 숨어 앞치마 깔아 놓고 주먹밥이라도 먹다가 학생들이 들어오면 마치 도둑질하다 들킨 것 같고….”(서울대 용역 청소원 A씨) ●서울대 청소·경비원 200명 조사 최근 서울대 대학원생들이 교수 등에게 당하는 성희롱과 인권침해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서울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소원과 경비원들도 심각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악노동인권네트워크와 서울대 총학생회는 6일 토론회를 열고 청소원 115명과 경비원 85명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청소원의 평균 임금은 115만원이었고 경비원은 136만원이었다. 한 달 식비로 대개 1만 7000원을 받고 있으며 계약기간은 1년 이내였다. 근로계약서 작성 비율도 청소원은 33.0%, 경비원은 34.1%에 불과했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경비원 B씨는 “학교나 용역업체와 1년 계약을 하는데 회사 측의 눈에 잘 들면 6개월, 잘못 들면 3개월 단위로 계약하게 된다.”면서 “실제로 불만스러운 사람에게는 대놓고 연말에 ‘조치’(계약해지)를 하겠다며 겁을 준다.”고 말했다. ●3명 중 2명은 “근로계약서 없다” 설문에 응한 청소원 중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19.1%(22명)였다. “상사나 동료에게 폭언·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8.7%(10명), “부당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는 7.0%(8명)였다. 3명은 학생이나 교수 등으로부터 멸시나 조롱을 받았다고 했다. 청소원 C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해고를 통보해 업체 사장에게 항의했더니 욕설을 퍼부으며 뜨거운 커피를 끼얹었다.”고 밝혔다. ●음담패설 등 성폭력 피해도 16%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16.5%(19명)나 됐다. 성적으로 모독하는 별명·호칭의 사용(3건), 신체나 외모에 대한 모욕이나 음담패설(3건), 성적인 접촉(2건), 강제로 신체접촉을 요구하는 행동(2건) 등도 있었다. 남우근 관악주민연대 공동대표는 “다른 대학은 많아야 3~4개 용역업체에서 간접고용을 하고 있는데 서울대는 22개 업체로 유독 많다.”면서 “간접고용은 필연적으로 중간착취, 인권차별 등의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어 서울대는 직접고용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내 청소원·경비원은 한정된 국가예산을 바탕으로 정부 조달청 용역계약을 통해 고용된 사람들”이라면서 “그들의 노동환경에 학교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악성 민원인 여러분 자칫하단 ‘악소리’ 나요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주민센터에 술취한 민원인이 술병을 들고 들어와 신분증도 없이 주민등록등본 발급을 요구했다. 여직원은 “신분을 확인할 수 없어 불가능하다.”고 답했지만 민원인은 키스를 요구하며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연행됐다. ●“키스해 달라”… “감방 가봤다” 협박 3월 연희동 주민센터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판정을 위한 근로능력평가용 진단서를 요구하는 여직원에게 “성폭력 범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경험이 있다.”며 협박하고, 하루 10차례 이상 전화해 괴롭힌 사례가 있었다. 심지어 6월에는 구청 민원실에서 해결 불가능한 사안에 격분, 직원에게 “칼로 쑤셔 버리겠다.”고 폭언한 사례도 있었다. 서대문구는 1일 이 같은 악성 민원인 사례를 담은 ‘공무원 인권 침해 사례 및 공무원 인권 보호에 대한 내부 인식 조사서’를 발간하고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에는 서대문구 공무원직장협의회와 ‘직원 인권보호 선언식’을 가졌다. 두들겨 맞는 민원공무원<서울신문 6월 13일 자 1·2면>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실태를 확인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공무원 응답자 80% 고성·폭언 경험 직원 설문조사와 107건의 악성 민원인 사례를 담은 조사서에 따르면 공무원 응답자의 80%(831명 중 665명)가 고성과 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5%(290명)는 멱살 잡기, 밀치기, 뜨거운 물 뿌리기, 흉기 겨누기 등의 심각한 폭력을 경험했다. 현재 부서가 불합리한 고성과 폭언, 폭행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직원은 57%(476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구는 전화 폭언에 대한 경고 시스템과 인근 경찰 지구대와의 핫라인 개설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심각한 폭력에 대해서는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공무원 인권보호 선언은 불친절하고 불성실한 공무원을 보호하겠다는 게 아니라 업무 장애를 일으키는 악성 민원을 최대한 줄여 다수의 시민에게 정성을 다해 서비스를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나 욕하려면 좋은 성적 내라”

    “나 욕하려면 좋은 성적 내라”

    모기업 없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프로배구 러시앤캐시(옛 드림식스)는 지난 8월 컵대회 직전 홍역을 치렀다. 선수들이 박희상(40) 감독을 상대로 초유의 보이콧을 선언했던 것. 결국 그는 컵대회를 마치지 못한 채 사퇴했고 그 뒤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끊었다. 그런 박 전 감독이 입을 열었다. 프로배구 V리그 개막을 앞두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복귀하는 그를 31일 만났다. 당시 선수들은 “감독이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하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 감독과 훈련할 수 없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박 전 감독은 “내 잘못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선수들의 주장에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했다. “시즌을 앞둔 지금 일일이 반박하는 건 맞지 않다.”면서도 “예를 들어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했다는 부분도 그렇다. 당시 구단 인수가 절박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까 싶어 후원을 제안했다. 7명이 했고 그 선수들에게 나중에 5개월치 후원비를 부쳐줬다. 그 뒤 뒤늦게 후원이 아닌 정당 가입이란 걸 알고 탈퇴했다.”고 해명했다. 박 전 감독은 “선수들이 연봉에 걸맞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질타하는 등 강하게 대한 것이 선수들과 거리가 멀어진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구단이 없었던 게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돌아봤다. 관리를 맡은 한국배구연맹(KOVO)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연맹에서는 과장 한 명을 파견한 게 다였다. 문제가 생기면 논의할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과의 앙금은 아직 제대로 풀지 못했지만 박 감독은 “나나 선수들을 위해 이제 털고 가야 한다. 김호철 감독이 맡으셨으니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걱정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과의 갈등을 보이콧이란 초유의 방법으로 풀려고 한 선수들에 대해서도 “프로선수라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다. 나를 욕하고 싶다면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박 전 감독이 마이크를 처음 잡는 경기는 공교롭게도 오는 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러시앤캐시와 대한항공의 경기. 그는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 러시앤캐시뿐 아니라 어느 구단 선수라도 비판할 것”이라고 초보 해설자로서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어 “해설위원직을 맡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참는 법을 배우기 위해 수락했다. 감독 시절 의욕이 앞섰다면 해설을 통해 차분하고 냉정하게 배구를 들여다보려 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LIG가 2강이지만 대한항공에 새로 합류한 센터 하경민과 마틴의 활약 여부에 따라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예상과 함께 그의 올 시즌도 역시 이제 시작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상해보험 드는 ‘매맞는 쉼터직원’

    전남의 한 민간 아동보호소 직원은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중학생을 도우려고 집을 방문했다가 이 학생의 아버지로부터 망치로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제주의 한 이혼 법정에서는 가정 폭력을 저지른 남편이 아내를 끌고 가려는 것을 상담사가 막으려다 구타를 당했다. 여성, 아동, 청소년 등 가정 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다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고육책을 짜냈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전국의 가정 폭력 피해자 쉼터 63곳과 상담소 93곳에 “다음 달부터 직원 명의로 소멸형 상해보험에 가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쉼터와 상담소에 지원하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3%가량 올려 1인당 연간 5만원 수준의 보험료에 충당하게 할 방침이다. 쉼터와 상담소 직원들은 연말까지 시범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상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관계자도 의무 가입하도록 추진 중이다. 2010년과 2011년 가정 폭력 가해 남편이 쉼터, 상담소 직원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은 여가부 통계로 모두 17차례 발생했다. 폭언, 협박 등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례는 같은 기간 2710건이나 됐다. 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은 폭행 피해가 훨씬 많다고 단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신적 피해는 더 심각하다. 가해 남성이 상담소로 전화해 욕설을 퍼붓는 것은 일상이고 밤마다 쉼터로 찾아와 관계자들을 협박하는 일도 흔하다. 제주에서는 최근 가정 폭력 가해 남성이 아내가 머무는 쉼터의 관계자 차량을 미행한 뒤 관계자에게 전화해 “당신 딸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일도 있었다. 쉼터의 한 관계자는 “상해보험 의무 가입은 정신적 피해 대책이 될 수 없어 해결책 마련을 위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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