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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정, 전 남편과 봉사동아리에서 만나 “결혼생활 중 흉기”

    고유정, 전 남편과 봉사동아리에서 만나 “결혼생활 중 흉기”

    고유정(36·구속)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아들(6)을 만나러 온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최소 3곳 이상 장소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손괴·은닉)로 검찰에 넘겨졌다. 고유정은 강씨 시신을 심하게 훼손해 바다와 육지, 쓰레기장 등에 나눠 버렸다. 피해자의 동생은 유족 면담 시간에 고유정의 1차 진술을 듣고 잔인한 범행 수법에 충격을 받고 실신했다. 피해자 동생은 12일 MBC ‘실화탐사대’와의 인터뷰에서 “하루에 잠을 2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다. 형 대신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 형이 더 믿음직스럽고 똑똑하고 잘났으니까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나는 편안히 갔을 텐데 그 생각을 한다”라며 오열했다. 고유정은 범행 직전 제주도 한 마트에서 흉기와 표백제 등을 샀고, 남은 물품은 환불했다. 고유정은 알리바이를 위해 피해자의 휴대폰을 사용해 자신에게 성폭행하려고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적이 드물고 출입문에 모형 CCTV가 달린 펜션을 택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체포 이후 꾸준하게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지만 복원된 고유정의 휴대전화에서는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한 기록이 나왔고, 피해자의 혈흔에서는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이 검출됐다.피해자의 동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다에 유기됐단 소식을 듣고 통곡조차 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게 잘못이냐. 왜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바다에 유기돼서 머리카락조차 찾지 못해서 장례식조차 못 치르게 하냐”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아들을 만날 생각에 들떠 만들었던 바람개비를 공개했다. 피해자 동생은 “아들이랑 함께 있어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2시간 후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었다”라고 말했다. 고유정과 피해자는 대학교 봉사동아리에서 만났다. 오랜 열애 끝에 결혼했고 3년 만에 헤어졌다. 피해자는 다음 학기 우수한 성적으로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피해자의 대학동기는 “매우 성실한 학생이었다.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다는 건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고, 아내가 아이를 안 보여줘서 힘들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라고 했다. 피해자 동생은 “매달 얼마 되지 않는 연구비와 돈이 모자라면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양육비를 꼬박꼬박 보내줬다”라며 최근 소송 끝에 피해자가 면접교섭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고유정은 사고 당일 우발적으로 다투는 과정에서 살해했다고 했지만, 여러 정황들은 계획 범죄임을 드러내고 있다. 피해자 동생은 “면접교섭권 결정이 난 뒤에 고유정이 이상했다. 갑자기 다정한 듯한 문자가 왔었다. 이모티콘도 보내고 말투도 유하게 왔다”고 말했다.피해자 동생은 고유정이 이중적인 성격이었으며, 결혼 생활 중 흉기를 들고 폭언과 폭행을 해 이혼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에서는 착한 척 잘 웃는데 집에서는 돌변했다. 형이 휴대폰으로 맞아 (피부가) 찢어진 적도 있고 (고유정이) 아이 앞에서 흉기를 들고 ‘너 죽고 나 죽자’라고 광적인 행동을 해서 (형이) 충격을 받고 결국 이혼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고유정의 동생은 “누나가 정신질환은 없었고, 재혼한 것도 이번에 알았다. 연락을 아예 안 했지만 착하고 배려심 있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안 믿었다. 어떻게 이혼했는진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고유정이 살던 아파트 이웃주민들 역시 고유정에 대해 “먼저 인사하고, 평소에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했다. 고유정은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 휴대폰 케이스 사진을 첨부하고 “유용하게 쓰실 것 같아 드릴게요”라는 글을 올리거나 아이들이 책을 받은 사진을 올리며 “아이들도 책을 좋아해서 새 책보다 더 소중히 읽겠다”고 감사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의붓아들 장례식 참석 문제로 재혼한 남편과 갈등 고유정은 의문사한 의붓아들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씨의 재혼 남편 A(38)씨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숨진 사건을 수사 중에 있으며 조만간 제주로 건너와 고씨를 직접 조사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고씨의 의붓아들인 B군은 제주 친가에서 지내다가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 2월 28일 청주로 왔다. 고씨 부부는 B군을 함께 키우기로 합의했지만 B군은 아버지와 함께 자다 침대위에서 숨졌고 경찰은 당시 질식사로 추정했으나 타살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B군은 사망 직후 제주에서 장례를 치렀으며 고씨는 B군의 장례와 발인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로 재혼한 남편은 고씨에게 “왜 힘들 때 곁에 있어 주지 않느냐”며 화를 냈고 주변에서도 “의붓아들이지만 너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왜 의붓아들 장례식 때 참석하지 않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오노데라 前일본 방위상 “문재인 정권은 무시하는 게 최고” 발언 파문

    오노데라 前일본 방위상 “문재인 정권은 무시하는 게 최고” 발언 파문

    지난해 9월까지 방위상을 지낸 일본의 유력 정치인이 한국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폭언을 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59) 전 일본 방위상은 지난 10일 도쿄에서 가진 내외정세조사회 강연에서 한국 해군 광개토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사이의 ‘레이더 조사-저공 위협비행’ 갈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권에서 한일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는 생각하기 어렵다. 정중하게 무시하는 것이 최고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7선 의원으로 자민당 안전보장조사회장을 맡고 있는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서로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면 감정적이 되고, 다시 친해진다고 해도 앙금이 남는다”며 “(한국의) 정권이 바뀌어서 이성적 판단이 가능해지면 (그때 가서야) 윈윈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지난 5일 자민당 국방부회(위원회) 등 합동회의에서도 앞서 1일 이와야 다케시 현 방위상이 한국의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 회담한 것을 놓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당시 “레이더 조사 문제에서 한국 측은 일본의 반론을 자의적으로 사용해 왔다”며 “그런 상대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이와야 방위상을 비판했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지난 2월에는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많은 국가들도 초계활동 중에 한국으로부터 레이저 조준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국가들과 함께 한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도현 駐베트남 대사 갑질·청탁금지법 위반 해임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및 대사관 직원에 대한 ‘갑질’ 등으로 해임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주베트남 대사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갑질’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 대사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달 김 대사를 귀임 조치하고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서울신문 4월 23일자 17면> 이에 따라 지난달 24일 중앙징계위원회가 열려 해임이 결정됐고 5일 김 전 대사에게 이 같은 내용이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사는 업무 추진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했다는 의혹과 함께 지난해 10월 베트남의 한 골프장 개장 행사에 가족 동반으로 참석하면서 베트남 기업으로부터 항공료와 숙박비를 제공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도 불거졌다. 김 전 대사는 1993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 근무하다가 2012년 삼성전자 글로벌협력그룹장으로 영입됐다. 2017년 11월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주·CIS 수출그룹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4월 주베트남 대사로 발탁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교권 침해에 병드는 교사들… 공무상 요양 2년 연속 1000명 육박

    교권 침해에 병드는 교사들… 공무상 요양 2년 연속 1000명 육박

    교권침해 상담 500여건… 10년 새 두 배로 한 달에 2~3명꼴 신경정신질환 판정받아 교총 “심리 상담·교원지위법 안착 필요”공무상 질병이나 부상을 당해 공무상 요양 판정을 받은 교육직 공무원(교사)이 해마다 1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단체에서는 “교권 침해로 신체적·정신적 학대가 심해져 교사들의 요양이 늘었다”고 주장한다. 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 재해보상심의회에서 공무상 요양 판정을 받은 교육직 공무원은 모두 960명이다. 2017년 교육직 공무원 공무상 요양 판정자 수와 같다. 공무상 요양은 공무원이 공무수행과 관련해 부상이나 질병을 얻어 휴직 등 요양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소요되는 비용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지급한다. 2014년 672명이던 교사의 공무상 요양 판정자는 2017년 960명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교사들의 공무상 요양 판정자 급증이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이나 소방 등 공무상 요양 판정자가 많은 직군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무원재해보상제도는 공무원이 공무 중 부상이나 질병을 얻었을 때 치료비 등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다. 크게 순직유족보상과 장해급여, 공무상 요양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무상 요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반직 국가공무원 가운데 공무상 요양 판정자는 2017년 942명, 지난해 948명이었다. 우리나라 교육직 공무원은 모두 37만 1000여명으로 일반직 공무원 45만 5000여명보다 20%가량 적다. 하지만 2018년 기준 공무원 1000명당 공무상 요양 판정자 수는 교육직이 2.59명으로 일반직 2.10명을 크게 앞선다. 특히 신경정신질환으로 공무상 요양을 받은 교육직 공무원이 상당했다. 2017년 39명, 지난해 32명이 신경정신질환으로 공무상 요양을 인정받았다. 한 달에 2~3명꼴로 교사들이 정신질환을 얻어 요양을 떠나고 있다. 교육계는 지나친 교권침해가 원인이라고 해석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18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상담건수는 500건을 넘었다. 이는 10년 전인 2008년 249건의 2배에 달한다. 교총이 밝힌 ‘교권 사건 소송비 지원’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5년 14건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45건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교총은 “폭행, 폭언, 성희롱 등 교권침해를 당하고 학부모의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악성 민원과 소송에 시달려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는 교육직 공무원이 늘고 있다. 이번 통계 결과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담치유 체계 강화 같은 개인적인 영역의 해법부터 교권침해를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법률 제정까지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특별휴가 시행과 심리 상담치유 체계 강화, 교권 침해 시 교육청이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 피해교원의 부담을 줄여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교권침해에 대해 법적 대응을 강화한 교원지위법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지원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교육지원청(기초지자체 교육행정기관)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도 통과시켜 교원이 교육에만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 교수 폭언 견디다 못해 탄원서 제출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 교수 폭언 견디다 못해 탄원서 제출

    “지방대 출신이라 제대로 못 하는 거 아니냐”“앞으로 전화할 때 ‘바보 ○○○’라고 말하라”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 12명은 지난달 해당 병원 산부인과 A 교수의 폭언·폭행 사례가 담긴 탄원서를 대학에 제출했다. 전공의들은 A 교수가 평소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인격 모독성 발언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저녁 당직을 서던 전공의는 A 교수에게 담당 환자의 응급 상태를 보고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A 교수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해당 전공의는 어쩔 수 없이 A 교수의 지시를 받지 못한 채 환자를 처치했다. 다음날 A교수는 이를 문제 삼으며 해당 환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했고, 환자를 전공의 앞으로 입원시킬 것을 강요했다. A 교수는 지난 2015년에도 수술 도구로 전공의의 손을 수차례 때리며 폭언을 쏟은 바 있다. 이로 인해 당시 피해를 입은 전공의는 결국 수련을 포기했다. 전공의들은 이후에도 A교수의 폭언·폭행이 반복되자, 탄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은 탄원서를 접수하고, A 교수와 4년 차 전공의가 수련 과정에서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 조처를 내렸다. 또 의과대학 차원에서 A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日정치인들, 불륜·막말·폭행 드러났을 때 쓰는 전형적인 수법은?

    日정치인들, 불륜·막말·폭행 드러났을 때 쓰는 전형적인 수법은?

    한국에서 정치인들의 막말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 발언 주제나 강도 등 차이를 제거하고 빈도만 놓고 보면 일본이 한술 더 뜨는 경우도 많다. 집권 자민당에서 소속 의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이어지자 이를 막기 위한 매뉴얼까지 만든 것이 현 상황을 보여준다. 의도된 것이든 우발적인 것이든 잦은 망언·실언이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당사자는 집중공격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요즘 최고 막말 정치인으로 등극한 인물은 30대 중반의 3선 의원 마루야마 호다카(35) 중의원 의원이다. 그는 지난 11일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남쿠릴열도 4개 섬 중 한 곳인 쿠나시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영토를 되찾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전쟁도 할 수 있다’는 식의 망언을 했다가 거대한 파문을 자초했다. 일본에서 ‘북방영토’라고 부르는 남쿠릴열도 4개섬은 일본이 러시아에 대해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다”며 줄곧 돌려줄 것을 요구해온 곳으로, 현재 양국 사이에 반환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전쟁’을 입에 올린 것이다. 마루야마 의원은 문제의 발언을 한 지 사흘 만에 소속 정당인 일본유신회에서 영구제명 조치를 당했다. 일본유신회를 포함한 6개 야당은 마루야마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권고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이에 그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러시아 쿠나시르 현지에서 만취한 상태로 천박한 성적 발언을 하고 러일 분쟁지역이어서 외출이 금지돼 있는데도 “여성으로부터 접대를 받고 싶다”며 외출을 시도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과 몸싸움까지 벌인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문제가 계속되자 여야 정치권은 당사자를 불러 진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루야마 의원은 지난달 24일 예정됐던 중의원 의원운영위원회 이사회 청문회 출석을 ‘2개월간 요양이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서를 제출하고 거부했다. 의원운영위 이사회는 “그렇다면 우리가 30일 직접 방문해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의료진과 상담한 결과 현재로서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행태에 대해 자민당의 한 의원은 도쿄신문에 “정말로 병원에 있는 건지, 호텔에 있는 건지조차 불분명하다. 누구라도 꾀병이라고 밖에는 생각할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고개를 저었다. 마루야마 의원은 의원운영위 이사회에는 자신의 병명을 ‘적응장애’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기록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적응장애는 최소 1개월 정도는 환자의 상태를 지켜봐야 확진이 가능한 질병”이라는 의료계의 설명을 곁들이며 부적절 발언의 발생시기 등을 감안할 때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마루야마 의원 이전에도 각종 파문을 일으킨 뒤 몸상태 불량을 이유로 잠적하고 위기를 모면해온 다른 정치인들이 적잖았다고 전했다. 2016년 아마리 아키라 당시 경제재생상이 현금수수 정황이 발각되자 ‘자택요양’을 이유로 모습을 감춘 것을 비롯해 2015년 동료의원과 부적절한 교제가 보도됐던 여성의원 나카가와 유코, 2017년 남성비서에 대한 폭언·폭력 행위가 문제됐던 여성의원 도요타 마유코 등도 아무런 질병의 전조가 없었는데도 갑자기 와병을 이유로 행방을 감췄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는 데 대해 정치평론가 모리타 미노루는 “대부분 정치인들은 자신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비밀이 보장되는 단골의사를 확보해 놓고 있기 마련”이라면서 “그런 밀접한 관계 속에서 진단서 작성을 부탁하면 의사는 해당 인사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요청을 들어주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은 의사에 대한 일반적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온다. 정신과 의사 와다 히데키는 “정치인이 불상사를 일으킨 뒤 진단서를 제출하고 자취를 감추는 풍조는 정말로 병을 위해 휴양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반환자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생애 첫 노동은 인간다워야”

    “생애 첫 노동은 인간다워야”

    산업재해 빈번… 땜질식 처방 안 돼 전문상담 채널 등 개선 방안 제시“청년·청소년들이 사회적 약자에서 벗어나 구성원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박종국 경기도 노동권익센터장은 2일 “청년 취업뿐 아니라 당당하게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머리를 맞댈 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청년·청소년 노동권익 증진 토론회’를 개최했다. ‘생애 첫 노동을 인간답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토론회에서 박신환 경기도 경제노동실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및 청년·청소년들의 각종 산업재해가 빈번해 학계 및 관계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의 노동권익 증진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원식(행정학) 성결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은아 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위원장은 ‘경기도 청년·청소년들의 노동환경 실태조사’란 주제 발표에서 “최근 실태조사를 보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15세 이상 19세 미만 청소년의 47.8%가 인권침해를 받았으며 근로계약서 미작성(37.1%), 임금체불(15.1%), 최저임금 미만 임금지급(12.4%), 초과근무수당 미지급(16.1%), 욕설 및 폭언(17.9%)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동환경을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단기적 처방 및 정책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서 ▲노동인권 교육 확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는 고용주에 대한 상시 특별근로감독 관리 ▲청소년 부당 노동관련 권리 구제 및 전문상담 채널 마련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환경 전수조사 실시 등을 제안했다. 신동훈(안정공학과) 경북전문대 교수는 ‘경기도 청년노동자 산업재해 실태 및 대책’ 주제발표에서 “취업 학생들 이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기업체의 정기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김승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국장이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청년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등 청년과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산업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면서 “원청업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강호 경기도 청년유니온위원장은 “불합리한 작업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직장 내 조직문화’와도 밀접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 XX, 똑바로 안 뛰어! 시합하기 싫어?” 폭언에 골병드는 체육 꿈나무들

    코치가 경기 중 욕설과 언어 폭력 자행 탈의실 부족해 복도서 옷 갈아입기도 “성폭력 예방 부실… 가이드라인 필요” 올해 초 ‘체육계 미투’(코치 등으로부터 당한 성폭력 사실을 공개 고발한 것) 바람이 불면서 유소년 체육 선수들의 인권침해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코치들의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25~26일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 익산, 전주 등 전북권 도시의 체육관 15곳을 돌며 축구, 야구, 핸드볼, 유도 등 12개 종목 유소년 선수들의 인권침해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유소년 선수들은 대회 기간 동안 수시로 폭언에 시달렸다. 감독과 코치들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선수들에게 경기 중간 또는 종료 뒤 “이 새끼, 똑바로 안 뛰어”라거나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인마” 등 고함과 폭언을 일상적으로 했다. 경기 종료 후 패한 선수에게는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뒷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내는 코치도 있었다. 또 한 코치는 경기 중인 선수가 다리 부상 신호를 보내자 화를 내며 경기에 계속 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언어 폭력은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경기 관전을 위해 체육관을 찾은 관중과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들은 ‘지도 행위’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몰아붙였다. 직접적인 구타나 폭행은 아니었지만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인권위의 ‘성폭력 예방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일부 남성 심판이나 코치는 이동할 때 여자 선수의 목이나 어깨를 껴안았고, 일부 경기 위원은 중학생 선수의 허리를 잡기도 했다. 숙소도 열악했다. 선수 대부분이 모텔을 숙소로 이용했는데 이 중에는 ‘러브 호텔’도 있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욕실에 문이 없어 욕조가 밖에서 보이는 등 아이들이 장기 투숙하기엔 부적절한 인테리어가 많았다”면서 “남자 코치가 여성 보호자 동반 없이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체육관에는 옷을 갈아입을 공간도 마땅히 없었다. 15개 체육관 중 5곳에만 탈의 시설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수영장 1곳을 제외하고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복도나 관중석 등 노출된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인권위는 “전국체전 현장 조사를 해 보니 성폭력 사건의 예방이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 “‘여성 선수 출전 때는 여성 보호자 동반 필수’ 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베리굿 다예 학폭 논란, 소속사 측 “근거 없는 악의적 비방글” [전문]

    베리굿 다예 학폭 논란, 소속사 측 “근거 없는 악의적 비방글” [전문]

    베리굿 다예가 학폭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소속사 측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8일 소속사 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커뮤니티 게시판에 떠도는 다예의 학교폭력 관련 억측은 악성 루머이며 허위 사실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소속사 측은 “본인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온라인상에서 실명으로 올리지 않은 학교폭력 관련 글에 대하여 소속사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거짓된 소문에 상처받지 않도록 부탁드리며 이 시간 이후 악의성 짙은 비방과 루머,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법적 강력 대응에 나설 것임을 알려드리는 바”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리굿 다예에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성적인 수치심이 드는 폭언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소속사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베리굿 다예의 소속사 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입니다. 금일 다예와 관련한 근거 없는 악의적 비방글에 대한 소속사의 입장을 드립니다. 현재 커뮤니티 게시판에 떠도는 다예의 학교 폭력 관련 억측은 악성 루머이며 허위 사실임을 명확히 밝힙니다. 본인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온라인상에서 실명으로 올리지 않은 학교폭력 관련 글에 대하여 소속사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입니다. 더 이상 거짓된 소문에 상처받지 않도록 부탁드리며 이 시간 이후 악의성 짙은 비방과 루머,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법적 강력 대응에 나설 것임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다시 한 번 다예와 베리굿을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드림.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민 무시한 강정마을 해군기지 결정, 반대측엔 무자비한 과잉진압”

    “주민 무시한 강정마을 해군기지 결정, 반대측엔 무자비한 과잉진압”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29일 발표2007년 강정마을 선정과정서 주민의사 배제해군기지 건설 확정이후 반대측엔 과잉진압경찰이 고의적으로 반대측 주민 얼굴이나 배 가격“경찰 외 국가기관에 대한 진상조사 이뤄져야”2007년 제주 해군기지 부지 유치 사업이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채 공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같은해 6월 강정마을을 최종 부지로 발표한 이후부터는 경찰, 국정원, 해군 등이 반대 농성에 참여한 주민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과잉진압하면서 다수의 인권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사건 조사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유치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는 철저하게 배제됐다. 정부는 당시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하고, 화순지역과 위미지역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유보됐고, 당시 강정마을회장 등이 찬성측 주민의 제안에 공개적인 토론과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군기지 유치를 진행했다. 2007년 4월 찬성 측 주민을 모아 연 임시총회는 투표가 아닌 참석자의 박수로 해군기지 유치가 결정됐다. 조사위는 “당시 해군은 찬성 측 주민들의 식사나 모임에 금품을 지원했다”며 “해군기지 유치를 제안한 마을회장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임시총회가 열린 한 달 뒤인 같은해 5월 강정마을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으며, 국방부는 같은해 6월 해군기지 건설지역으로 강정마을을 결정했다. 유남영 위원장은 “하자있는 주민 총회날로부터 제주도가 최종후보지 결정까지 15일, 국방부의 결정은 45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대다수 주민들의 의견이 배제된 결정이 내려지자 강정마을에서는 6월 19일 임시총회를 열어 주민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투표 과정에서 불법행위에 대처하고자 340명을 투입해 마을 주변에 배치했다. 조사위는 “해녀들이 투표함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찬반 양측 주민들의 고성과 욕설, 몸싸움이 발생했지만, 이를 제지하는 경찰은 없었다”면서 “현장에 있었던 서귀포시청 직원들이 ‘성공했다’라고 한 점을 비춰볼 때 불법행위에도 시청 공무원이나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건설이 확정된 이후에는 경찰, 해군, 해경, 제주도 등 공권력의 과잉 진압이 수시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9월 경찰, 해군, 국정원, 제주도의 유관기관 대책회의에서는 반대농성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 제주도의 고소고발에 이은 경찰 조처, 인신 구속 등의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특히 2011년 8월에는 육지경찰을 대규모로 제주도에 배치하면서 해군기지 반대 활동에 대응하는 기조가 강경해졌다. 반대활동가를 체포·연행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주먹으로 배를 때리거나 사복을 입고 접근해 주먹으로 반대측 주민의 얼굴을 때린 경찰도 있었다. 또 출입금지구역이 아님에도 무단침입을 주장하며 반대측 주민들을 체포·연행하기도 했으며, 버스를 포함한 차량 7대를 아무런 근거없이 압수하기도 했다. 조사위는 “경찰은 무분별한 강제연행, 특정 지역 봉쇄 등 이동권 제한,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시위대 해산, 종교행사 방해는 물론 불법적인 인터넷 댓글을 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해군은 해상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폭행하거나 보수단체 집회에 사용되는 음향장비와 식수 등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해경은 해상에서 해군기지 반대측 사람을 폭행하거나 고의적으로 카약을 전복시키기도 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해군기지 건설 반대 활동으로 체포·연행된 사람은 모두 697명에 달한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국제관함식 개최 당시 정문에서 신고된 집회를 준비하던 반대측 주민과 활동가들이 ‘집회 준비를 해군들이 방해한다’며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방관한 사실도 확인됐다. 조사위는 정부에 해군기지 유치 및 건설과정에서 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강행한 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경찰청장에게는 해군기지 반대측 주민과 활동가에 대한 폭행, 폭언 등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구했다. 아울러 공공정책 추진과정에서 공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경찰력 투입요건과 절차에 대한 제도적 보완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유남영 위원장은 “조사위의 한계로 경찰을 제외한 국가기관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못했다”며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진상조사가 필요하며, 마을공동체가 복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잘못된 해군기지 추진 과정에 대해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즉각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국가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꾸려 해군기지 입지선정과 추진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 XX, 똑바로 안 뛰어!” 폭언 속 골병 드는 체육 꿈나무…아동학대 수준

    “이 XX, 똑바로 안 뛰어!” 폭언 속 골병 드는 체육 꿈나무…아동학대 수준

    인권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일상적 폭언 확인욕실 문없는 러브호텔에서 합숙한 사례도 흔해전국소년체전에서 뛰는 초등·중학교 체육 꿈나무들이 일상적 폭언과 욕설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치들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을 독려한다는 명목으로 험한 말을 수시로 내뱉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29일 인권위는 지난 25~26일 실시한 ‘제 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인권위 산하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이 벌였으며 대상은 전북 익산, 전주 등 15개 체육관에서 진행된 12개 종목(축구, 야구, 핸드볼, 유도 등)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대회 기간 동안 선수들은 일상적인 폭언에 시달렸다. “이 XX, 똑바로 안 뛰어?”,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인마” 등 코치들은 ‘코칭’, ‘독려’ 행위란 이름으로 학생들을 질책하고 혼냈다. 경기 종료 후 패한 선수에게는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선수의 뒷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내는 코치도 있었다. 심지어 경기 중인 한 선수가 다리 부상 신호를 보내자 화를 내며 경기에 계속 뛰라고 지시한 코치도 있었다. 이런 행위는 일반 관중이나 학부모 등이 지켜보는 중에도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직접적인 구타나 폭행은 아니었지만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숙박 시설로 모텔을 이용했다. 욕실에 문이 없어 욕조가 그대로 노출되는 등 아동이 장기 투숙하기에는 부적절한 ‘러브호텔’ 용도의 인테리어가 많았다. 일부에선 남자 코치가 여성 보호자 동반 없이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기도 했다. 체육관에는 탈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15개 체육관 중 5개 시설에만 탈의시설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1곳을 제외하고는 전부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선수들은 복도나 관중석 등 노출된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측은 “전국체전 현장 조사를 해보니 성폭력 사건의 예방 등이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 “‘여성 선수 동반 때는 여성 보호자 동반 필수’ 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체전이 아동인권의 사각지대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인권 보호 가이드라인’ 등 필요한 인권 지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설] 한미 정상 통화 기밀 유출한 외교관 엄중 징계해야

    현직 외교관이 국가기밀 3급에 해당하는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야당 의원에게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7일 한미 정상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일(5월 25~28일) 직후 방한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정보의 유출자가 주미한국대사관 K공사참사관인 것으로 청와대 보안 조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강 의원의 고교 후배인 K참사관은 지난 3월에도 강 의원에게 기밀 정보를 건넨 의혹도 받고 있다. 이로 미뤄 볼 때 실수라기보다는 고의적인 상습 유출이 의심된다. 국가기밀을 다루는 외교관의 본분을 어긴 명백한 비위 행위인 만큼 철저한 진상 조사와 응당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형법에서 공무원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최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민감한 외교 현안을 다루는 국가 정상 간 대화는 양국이 사전에 합의한 사항 공개가 원칙이다. 어느 일방에서 정보가 새나가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양국 간 신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실을 충분히 알만 한 현직 외교관과 국회의원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기밀을 건네받고, 이를 외부에 공개해 정치 공세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다. 그럼에도 강 의원과 한국당은 “구걸외교를 들키자 공무원에게 책임을 지운다”며 청와대의 휴대전화 감찰을 수사 의뢰하겠다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 청와대가 강 의원의 발표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뒤 유출자를 색출한 것이 앞뒤가 안 맞더라도 이번 사건의 본질은 외교관이 외교 기밀을 유출했다는 것이다. 외교부에는 최근 잇따른 의전 실수와 소속 공무원의 성비위, 갑질·폭언 등 기강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외교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들끓는다. 엄중한 징계로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임신부 폭행당했다”…‘핑크라이트’ 도입 왜 어렵나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임신부 폭행당했다”…‘핑크라이트’ 도입 왜 어렵나

    지하철 임신부석에 앉아 있던 임신부가 폭행을 당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임산부석 임산부 폭행사건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서울교통공사 엄벌해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임신부 아내, 임산부 배려석 앉았다가 폭행당해” 글쓴이에 따르면 글쓴이의 아내는 지난 18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군자역에서 둔촌동역 구간에서 약 10분간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 임신 13주인인 글쓴이의 아내는 이날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출근 중이었다. 처음에 일반석에 앉았다가 일반석을 비워주기 위해 임산부 배려석으로 옮겨 앉았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한 남성이 글쓴이의 아내에게 다가오더니 “야이 ××야”라고 하더니 “이런 ×××이? 요즘 가시나들은 다 ××××××”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지하철이 만석이었는데도 주변에서는 제지를 하지 않았고, 이 남성은 욕설에 이어 아내의 발목과 정강이 등을 발로 찼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이 남성은 “야이 ××아, 여기 앉지 말라고 써 있잖아, ×××이”라고 폭언을 이어갔다. 글쓴이는 아내가 혹시나 아이가 잘못될까 반항도 못하고 있다가 휴대전화 녹음기를 켰고, 이를 알아차린 가해 남성은 욕설을 멈추고 아내의 발을 계속 찼다고 전했다. 아내가 결국 “저 임신부 맞아요”라고 말했지만 폭언과 폭행이 계속 이어졌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글쓴이는 임신 후 스트레스를 받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호흡 곤란을 겪어 왔던 아내가 이때도 호흡 곤란으로 숨을 잘 못 쉬고 너무 놀라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가해 남성이 하차하고 나서야 글쓴이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었다고 했다. 글쓴이는 서울교통공사 측이 ‘왜 당시에 바로 제보하지 않았냐’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겁에 질린 사람한테 제보하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서울교통공사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는데도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다며 분개했다. 글쓴이는 임산부 배려석 정책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자신의 아내뿐만 아니라 수많은 임산부들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는 이유로 폭언을 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현행 임산부 배려석 정책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을 인정하고 재발 조치를 마련하라는 게 글쓴이의 요구다. 또 먼 산 불구경하듯 폭력 사건을 방관하는 서울교통공사와 담당자를 엄벌할 것도 요구했다. 이 청원글은 23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1만 3779명의 동의를 얻었다. ●“부산시처럼 수도권도 ‘핑크 라이트’ 도입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이 글 외에도 서울 지하철의 임산부 배려석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청원글이 더 있다. 지난 4월 11일에 올라와 마감된 청원글은 서울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핑크 라이트’를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임신 8개월차 직장인이라는 글쓴이는 임신 초기부터 임신부임을 알리는 ‘핑크 태그’를 달고 다녔지만 배가 상당히 부른 지금까지 임산부 배려석을 포함해 자리 양보를 받은 적이 다섯번도 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보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기보다 승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눈을 감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임산부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부산시에서는 ‘핑크라이트’를 도입해 사전에 등록한 임산부가 발신기를 소지하고 임산부 배려석 근처로 가면 핑크라이트가 반짝여 주변의 양보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부산교통공사의 협조를 받아 1호선과 3호선에 ‘핑크 라이트’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2호선과 4호선도 확대할 계획이다. ‘핑크 라이트’ 사업은 부산시 자체 아이디어 사업으로 2018년 제11회 두바이 국제모범 사례상 우수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예산 문제로 ‘핑크 라이트 도입’ 난색 그러나 서울교통공사는 ‘핑크 라이트’ 도입이 현재로선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수도권 지하철은 혼잡도가 높아 실효성에 의문이 있고 일반 승객과의 갈등 가능성, 무엇보다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핑크 라이트’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에 따르면 2017년 말 1호선과 3호선에 ‘핑크 라이트’를 설치하는 데 약 4억원(1년간 유지보수 비용 포함)의 비용이 들었다. 부산시 측은 초기 비용이 생각보다 높아 사업 진행에 시간이 걸렸다면서도 추가로 도입하는 2호선과 4호선의 경우 기존 재고와 공급업체의 안정화로 비용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지보수 비용은 여전히 3개월에 500만원 수준으로 계속 들어간다고 한다. 수신기의 건전지 교체 및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규모의 차이 때문에 설치 및 유지보수 비용이 부산시의 3배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살려달라고 신고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엄마를 찔렀다

    살려달라고 신고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엄마를 찔렀다

    “‘우리 가족 좀 살려 달라’고 몇 번이고 외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어요. 그저 ‘우린 최선을 다했으니 알아서 잘 도망 다녀봐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를 잃은 안수현(가명)씨의 가슴에는 어머니의 죽음이 피멍처럼 남아 있다. 어머니와 수현씨를 비롯한 삼남매가 30년간 아버지의 폭행 속에 피투성이가 될 동안 그 누구도 나서주지 않았다. 폭력의 끝은 살인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신문 취재진과 만난 수현씨는 “억지로 이혼이라도 시켜서 떼어냈어야 했다”며 어머니의 죽음을 자책했다.●첫 번째 신고… “알아서 해결하라” 평생 맞고 살던 수현씨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한 건 2008년이었다. 그때 수현씨는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일정한 직업이 없던 아버지는 매일같이 술에 취해 어머니의 얼굴을, 목을, 몸통을 주먹으로 때리고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던졌다. 어머니의 몸에는 상처와 피멍이 가시질 않았고, 입술은 늘 찢어져 있었다. 가끔 술을 마시지 않은 날엔 방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 그러다 술병을 잡으면 다시 어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수현씨의 기억 속 첫 폭행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는 어린 수현씨를 무릎 꿇리고 “우리가 원래 잘살았는데 엄마 때문에 못살게 됐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정작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것은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였다. 오랫동안 참고 지낸 어머니는 용기를 내 수화기를 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왔다.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현장 출동한 경찰관이 던진 말은 잔인했다. “집안일이니까 알아서 해결하셔야죠.” 고작 부부싸움에 왜 경찰까지 불러서 일을 키우느냐는 나무람에 어머니는 용기를 잃었다. “제발 남편을 잡아가 달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 보지도 못했다. 그날 이후 어머니는 다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신고…흉기 위협받았지만 ‘불처분’ 신고 이후 아버지의 폭행과 폭언은 더욱 잔혹해졌다. 급기야 2015년 3월 술에 취한 아버지는 집에 혼자 있던 수현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두려움에 떨며 방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집에 도착하자 아버지는 흉기를 어디론가 숨겼다. 물증을 찾지 못한 경찰은 아버지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았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아버지는 다음날 새벽 현관문을 열고 유유히 걸어 들어왔다. 수현씨를 조사한 경찰은 “아무래도 선처하는 것보다는 법원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고, 그렇게 아버지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돼 가정법원으로 넘겨졌다. 아버지는 법원 처분이 나올 때까지 잠시 폭행을 멈췄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어머니의 불안감은 커졌다. 가족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한 아버지의 보복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어느 날 어머니는 수현씨의 손을 붙잡고 “아버지를 선처해 달라고 하자”고 했다. 수현씨는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를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는 한 폭력의 굴레를 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차피 아버지와 같이 살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설득했고, 결국 수현씨는 판사 앞에서 “선처를 바란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불처분. 아무런 처분 명령도 내려지지 않았다. 판사는 아버지에게 “딸이 힘든 결정을 해줬으니 잘 살아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신고… 목을 졸랐는데 ‘6개월 상담’ 성인이 된 수현씨는 집에서 뛰쳐나와 독립했다. 아버지의 폭력은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돌아갔다. 세 번째 신고는 2017년 11월, 만취한 아버지가 가족들의 목을 졸랐다. 절차는 지난번과 비슷했다. 아버지는 경찰과 검찰을 거쳐 다시 가정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노심초사하던 지난번과 달리 아버지는 당당했다. 법원에 가도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복의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 어머니는 다시 선처를 탄원했고, 재판부는 6개월 가정법률상담소 상담 위탁으로 사건을 끝냈다. 전과는 남지 않았다. 독립해 살고 있던 수현씨는 처분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이 소식을 들었다. 수현씨가 걱정할까 봐 어머니가 신고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피해자가 선처를 원했다고 하지만 가정법원에 간 전력이 있는 사람한테 상담 처분만 내릴 수 있는 것인지, 수현씨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경찰·검찰·법원이 그들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남은 방법은 아버지를 피해다니는 것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가능한 한 식당에서 오래 머물다 늦게 귀가했다. 수현씨가 가끔 집에 들르는 날이면 아버지는 “네가 동생들한테 신고하라고 가르쳤냐. 걔네들이 너한테 배웠다. 어디 또 신고해 보라”고 소리 지르며 위협했다. 피해다니는 게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 서울 등촌동에서 가정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수현씨는 ‘혹시 우리 가족한테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감형에도…징역 15년이 억울하다며 항소 제기 지난해 12월 7일 오전 1시 50분쯤 아버지는 안방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늘 가족을 위협했던 그 흉기였다. 그렇게 어머니는 예고 없이 삼남매 곁을 떠나갔다. 1심에서 아버지는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15년에 전자발찌 10년 부착을 선고받았다. 아버지는 법정에서 “사건 당일 ‘야 병신아 넌 애인도 없지. 난 애인이 있어’라는 아내의 목소리(환청)가 들려서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알코올로 유발된 정신병’이라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아버지는 기나긴 세월 이어진 폭력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지난 30년 우리 가족은 행복하게 살았다”고 진술했다. 형사 전과가 전혀 없다는 점도 양형 참작 사유에 명시됐다. 두 차례나 법원에 갔지만, 가정보호사건 처분으로만 끝난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수현씨는 재판 선고 결과가 나오자 말을 잇지 못했다. 심신미약, 의처증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였다. 가정법원에 두 번이나 갔다 왔는데도 심신미약을 인정해 감형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징역 15년도 억울하다며 지난 1일 항소를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15일 사건을 접수했다. 수현씨 삼남매는 2심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처럼… 두려움은 끝나지 않았다 수현씨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15년 뒤면 아버지가 출소해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이고 어머니와 같은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발생한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에서도 아내는 4년간 6번이나 이사하면서 도망을 다녔지만 결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남편에게 살해됐다. 법무부는 가정폭력 사범을 전자발찌 착용 대상에 포함시키고, 피해자를 위한 팔찌를 만들어 가해자가 일정거리 안에 들어오면 경고음을 울려 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현씨는 이런 대책도 믿지 못한다. 경보가 울려도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도망치는 일밖에 없을 것이므로. 경찰과 검찰, 법원은 수현씨에게 “열심히 도망치라”는 말만 되뇌는 것 같다. “이미 엄마가 돌아가셨잖아요. 어차피 우리 가족은 끝났어요. 무엇을 바라겠어요. 다른 집에서는 우리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에요.” 아버지의 폭력과 사회의 무대책에 수현씨는 어머니와 희망을 모두 잃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가져와서 마셔요”…술 판매 금지 비웃는 대학축제 ‘술래잡기’

    “가져와서 마셔요”…술 판매 금지 비웃는 대학축제 ‘술래잡기’

    “여러분들의 등록금이 펑펑 터지고 있습니다.” 대학 축제 공연 진행을 맡은 한 연예인이 불꽃놀이의 시작을 알리면서 한 이 발언은 축제의 부정적 단면을 얘기할 때 단골로 회자된다. 다 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아 ‘대동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대학 축제는 198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생들 사이에서 처음 유래됐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시국토론회, 시국강연, 학술행사, 마당극 등이 축제의 주요 행사였다. 한때 ‘대학생활의 꽃’으로 불렸던 축제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달 기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5%로 19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체감 실업률은 25.2%로 2015년 1월 해당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난으로 대학생들은 마음 놓고 축제를 즐길 수 없으며, 축제기간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 간 갈등을 빚기도 한다. 또 주점과 유명 연예인의 대형 공연으로 점철된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에 회의를 느끼는 대학생들도 늘고 있다. 축제에서 새로운 대학문화가 싹트길 바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대학 생활의 낭만이자 애물단지, 5월 대학 축제 현장을 찾아가 봤다.“오는 길에 맥주랑 소주 좀 더 사와.” 지난 1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술 배달 심부름’을 시키는 통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렸다. 학생들의 손에는 책 대신 술과 안주가 담긴 봉지가 들렸다. 학교 앞 편의점이나 마트는 가게 안팎에 술을 박스째로 쌓아 놓고 팔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대학 내에서 허가 없이 술을 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되면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A대학 캠퍼스 내 한 축제 주점에 설치된 업소용 주류 냉장고 2대에는 소주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냉장고 앞에는 ‘취하니까 청춘이다’라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주류 판매가 금지되면서 ‘술 없는 대학 축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로 주점을 운영하는 학생들은 술을 팔지 않았다. 다만 술을 마실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 가장 흔한 방법은 판매가 아닌 ‘증정’이었다. 주점을 운영한 학생 염모(23)씨는 “우리는 술을 팔지는 않는다. 학생회비를 낸 학과 학생에게만 술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같은 날 축제가 있었던 다른 대학의 일부 주점도 술을 ‘증정’했다. B대학 학생 윤모(21)씨는 “단과대학에서 학생회비로 술을 구매해 나눠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으로 낸 학생회비가 음주를 하는 일부 학생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회비로 술 구입… 학생·학부모 반발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 클럽 운영 방식과 비슷한 ‘입장료’를 도입한 곳도 있었다. 입장료를 내면 1~2병 정도의 술을 무료로 증정하는 방식이다. 대학의 주점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가격은 2000~1만원 정도였다. 졸업생 김모(28)씨는 “클럽이나 라운지바의 프리 드링크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이런 꼼수까지 동원하는 것은 술이 없으면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주점을 운영하던 한 학생은 “술을 맘대로 못 파니까 수익으로 남는 게 별로 없다”며 “보통 주점을 운영해 번 돈으로 과잠(학과 점퍼)을 함께 사거나 나눠 가진다. 수익을 남기려고 입장료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술 직접 가져와 아이스박스에 보관하기도 대부분의 주점은 술을 판매하지 않고, 주점에 오는 손님이 술을 직접 가져오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다 보니 술 배달 서비스가 등장했다. 충남 지역의 한 사립대 학생들은 주점에 들어서면서 운영진에게 술을 주문했다. 운영진은 시간대별로 주문받은 술을 합산해 협력 업체에 주문을 넣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주문한 손님이 직접 배달존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한 뒤 결제하는 방식이다. 주점마다 어른 몸집만 한 대형 아이스박스는 필수였다. 주점을 찾은 손님이 사온 술을 시원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다. 아예 주류 회사로부터 얼음 바구니를 협찬받은 곳도 있었다. 교내 술 판매 금지 규정이 축제기간에는 예외가 되는 곳도 있었다. 서울 C대학의 한 편의점에선 각종 주류가 별도 박스에 담겨 판매되고 있었다. 캠퍼스 안에서 술을 파는 모습을 처음 봤다는 독일 유학생 펠릭스(23)는 “독일에서도 대학 안에서 간혹 술을 마시긴 하지만, 술을 사려면 학교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학교에서 술을 판매하는 것이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면학 분위기를 위해 평소에는 교내 편의점에서 술을 팔지 않는다”며 “축제 기간에 총학생회와 협의를 거쳐 주류 판매 허가권이 있는 편의점에서 3일만 판매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학 허락하에 교내 편의점서 술 판매 국세청 관계자는 이런 꼼수에 대해 비교적 너그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탈세와 주류 유통·거래 질서가 문제로 대두됐던 대학 내에서 학생들이 술을 사고파는 행위는 줄어든 측면이 있다”면서 “건전한 캠퍼스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대학생들이 학내에서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문제는 대학과 성인인 학생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해마다 대학 축제가 몰려 있는 5월에는 음주로 인한 폭행과 성추행,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술을 파는 퇴폐 주점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교내 주류 판매가 금지됐지만, 음주 사고나 소음은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었다. 다만 일부 학교에서는 성추행이나 폭행 등 각종 사건 사고를 예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축제기간에 찾은 대학 캠퍼스에는 술병이 아무 데나 버려져 있었고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주점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교내 청소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세진다. 또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고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여전했다. 최모(21)씨는 “교내에 아예 술을 가지고 들어올 수 없도록 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주점에서 술을 팔든 팔지 않든 캠퍼스는 술판으로 변한다”고 전했다. 다행히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호객행위를 하는 퇴폐 주점이나 성을 상품화한 메뉴판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축제기간 기승을 부리는 성범죄를 막으려고 자정 활동에 나선 학교도 많았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축제기간에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많아 다른 기간보다 성범죄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마포경찰서, 마포구청과 함께 불법 촬영기기 설치 여부를 점검했다. 성균관대도 “축제기간 절도·폭언·폭행·성추행 등 범죄가 적발되면 경찰서로 곧바로 넘기겠다”는 공지를 축제에 앞서 대대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축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은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축제 때 동아리를 지원해 달라’는 협찬 요청에 대학가 자영업자들의 반응도 예전 같지 않다. 이전에는 대학가에서 축제 때 일부 금액을 후원하는 관습은 미풍양속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불황 탓에 장사가 잘되지 않는 대학 인근 점주들은 후원 요청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서울 D대학 학생들이 공유 글을 올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축제 기간 전 “스폰 갑질을 하지 말아 달라”는 학교 인근의 자영업자 글이 게재됐다.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행사 비용을 협찬해 주면 홍보 전단지에 가게 이름을 넣어 주겠다”며 1만~10만원의 협찬금을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글이 게시된 이후 학생들 사이에서는 “앵벌이 동아리”, “정신 차려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골적으로 술 권하는 문화를 캠퍼스에서 방치해 왔다”면서 “앞으로 대학 축제에 어떤 문화를 정착시킬지 모두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동전 택시기사 사망’ 30대 승객 구속영장 기각…“도주 우려 없다”

    ‘동전 택시기사 사망’ 30대 승객 구속영장 기각…“도주 우려 없다”

    동전을 던지며 욕설을 한 승객과 다툼 끝에 숨진 ‘택시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 가해 승객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진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A(30)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되기 10여분 전인 오후 1시 50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검은 모자를 쓰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A씨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에도 그는 입을 다물었다. A씨는 지난해 12월 8일 오전 3시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택시기사 B(70)씨에게 동전을 던지고 욕설과 폭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택시기사 B씨는 택시요금 문제로 A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여 만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경찰은 승객 A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가 석방한 뒤 수사 끝에 폭행 혐의로만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주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가 동전을 던진 행위와 택시기사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폭행치사죄는 적용하지 않았다. 추가 수사를 벌인 검찰은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A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당시 구속영장 청구 이유로 노인인 택시기사를 상대로 한 패륜적 범행이어서 A씨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데다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사망했고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스테이플러로 입 찍어줄까” 학생들에 폭언한 초등교사 유죄

    “스테이플러로 입 찍어줄까” 학생들에 폭언한 초등교사 유죄

    담임을 맡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폭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에 대해 법원이 “정서적 학대행위”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용찬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1·여)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급 담임을 맡았던 A씨는 숙제와 알림장을 가지고 나오라고 지시한 B군이 찢어진 교과서를 테이프로 붙이느라 늦게 나가자 “왜 이렇게 늦게 나오냐. 싸가지 없이. 5학년 때도 그랬냐”며 소리쳤다. 또 학교 강당에서 B군이 배구공을 고르고 있자 갑자기 학생의 배를 배구공으로 세게 치며 “아무거나 골라”라고 했고, 배구연습을 시작한 뒤에는 공을 너무 높게 올려쳤다며 B군의 머리에 공을 내리쳤다. B군이 교실에서 엉뚱한 말을 했다는 이유로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스테이플러를 B군의 얼굴 주변에 갖다 대고 찍는 행동을 하면서 “성능 좋은 스테이플러로 네 입을 찍어줄까”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다음달 교실에서 일어난 일로 B군이 학교폭력 신고전화인 117에 신고를 하자 A씨는 B군을 수업에서 배제시킨 뒤 교실 뒤로 나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 신고 경위를 적게 하고 “똑바로 안 써”라며 소리를 친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 학생들의 알림장을 검사하던 중 C군이 스티커 도장을 받고도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안 했다며 “너 왜 선생님에게 인사 안 하냐”며 노트에 잘못을 인정하는 글을 쓰게 했다. C군이 “감사하다고 했는데 선생님이 못 들었다”는 취지로 말하자 A씨는 노트를 집어 던진 뒤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가 가져오게 하는 등 반성의 글을 쓰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D군에게는 음악노트를 강제로 판매한 뒤 노트 값 500원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 학생들이 있는 가운데 “너 그럼 전학 보낸다”고 말했다. D군이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칠판 밑 교실 바닥에 앉아 숙제를 하게 하고는 D군이 의자를 들고 나오자 “너 왜 의자 갖고 나오니? 싸가지 없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판사는 A씨에 대해 “초등학교 교사로서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그 본분과 이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를 져버리고 학생들에게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면서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학생들은 상당한 피해감정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피해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용서를 받지 못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판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공무원 재해보상 심의위원에 소방관·경찰관 추가

    재해 관련 현장 전문가 추가는 부정적 “개념 모호… 원포인트 선임 어려운 일” 공무원의 재해보상제도 관련 사항을 심의하는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위원에 전·현직 소방관과 경찰관이 추가된다. 인사혁신처는 상반기 중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위원 풀에 전·현직 소방관과 경찰관을 포함한다고 15일 밝혔다. 인사처 관계자는 “경찰과 소방 분야에 업무 특수성이 있는 만큼 그런 것을 반영하려고 전·현직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원에 위촉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추가될 전·현직 경찰관과 소방관 위원은 경찰청과 소방청의 추천을 받아 진행한다.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재해를 입은 공무원의 보상을 심의하는 조직이다. 위원은 전·현직 공무원, 법조인, 의료인, 재해보상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위원 풀은 위원장을 포함해 100명 이내로 구성된다. 그러나 지금껏 위원 풀의 직종이 다양하지 않아 재해가 발생한 사고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에는 술에 취한 사람을 구급 이송하는 과정에서 폭행과 폭언을 당해 숨진 고 강연희 소방관이 위험직무순직공무원으로 인정되지 않아 소방공무원들의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인사처는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위원 구성에 재해 관련 현장 전문가를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공무원 재해보상제도를 새롭게 고치지 않더라도, 현행 제도 아래서 충분히 위원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일명 ‘강연희 예방법’이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구성에 실제 현장의 상황과 여건을 알 수 있는 사람이 포함돼 있지 않아 탁상공론식의 심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현 규정으로도 다양한 위원들을 충분히 모실 수 있다”며 “게다가 현장 전문가라는 개념이 모호하고 워낙 방대해 재해가 발생했을 때마다 원포인트로 선임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담임 때리고 욕하고 성희롱…무서운 초등학생 4년새 5배

    담임 때리고 욕하고 성희롱…무서운 초등학생 4년새 5배

    교권침해 건수 해마다 초등생만 늘어 지난해 성희롱 사례도 12건으로 급증 학부모 교권침해는 초·중·고 모두 증가 “폭력적 영상에 노출 빈도 높아지면서 왜곡된 인권 의식 자리잡은 탓인 듯”2017년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인 A(여)씨가 시끄럽게 떠들며 수업을 방해하는 B군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 B군은 “너!”라고 소리치며 A씨의 얼굴을 2차례 가격했다. 이에 당황한 A씨가 전화기를 들자 B군은 전화기를 빼앗아 집어 던졌다. 이 사건으로 A씨와 B군 학부모는 민사소송까지 벌인 끝에 B군 학부모가 사과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최근 교권 침해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초등학교 학생들과 전체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4~2018년 교육활동(교권) 침해 총 건수는 4009건에서 2454건으로 38.7% 감소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받은 교권 침해는 같은 기간 25건에서 122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받은 교권 침해 건수는 초등학교에 비해 양적으로 10배 이상 많지만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중학교 학생들의 교권 침해는 2014년 1793건에서 2018년 1094건으로 39%,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권 침해는 같은 기간 2128건에서 1075건으로 49.4% 줄었다.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는 유형별로도 모두 증가했다. 2014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폭행이 6건에서 45건, 폭언과 욕설은 12건에서 40건, 수업 방해는 5건에서 12건으로 늘었다. 초등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한 사례는 2015년까지 집계되지 않았다가 2016년 4건, 2017년 6건, 2018년에는 12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2018년에는 교사를 상대로 한 초등학생의 성폭력 범죄(1건)까지 발생했다. 학부모 등의 교권 침해는 초·중·고 모두 증가 추세다. 2014~2018년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나 동료 교사 등으로 부터 받은 교권 침해 건수는 17건에서 89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학교는 26건에서 74건, 고등학교는 20건에서 47건으로 증가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부모의 학교 운영 참여가 늘며 학교 운영이 민주화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일부 학부모는 이를 빌미로 수업 내용이나 교육 방침 등에까지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최근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적인 영상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형제 없이 자라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왜곡된 인권 의식과 폭력성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교육당국에서 교권 침해 사례들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해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사에 폭언·폭행하는 초등생 해마다 증가…성희롱·성폭력까지

    교사에 폭언·폭행하는 초등생 해마다 증가…성희롱·성폭력까지

    초등학생이 교사에게 폭언·폭행을 가하거나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교권 침해’ 행위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육부가 집계한 2014~2018년 교권 침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학생·학부모·동료교사 등에 의한 교권 침해는 최근 5년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초등학교에서만 매년 늘고 있다. 교권 침해 총 발생 건수는 2014년에 4009건, 2015년 3458건, 2016년 2616건, 2017년 2566건, 2018년 총 2445건이었다. 2014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5년 사이 1564건(약 39%) 줄어들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교권 침해가 5년간 해마다 늘어났다. 2014년 42건, 2015년 85건, 2016년 98건, 2017년 167건, 지난해는 208건이었다. 초등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는 5년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4년 25건, 2015년 43건, 2016년 57건이었는데 2017년 105건, 2018년 122건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를 유형별로 보면 폭행, 폭언 및 욕설, 성희롱 등 범죄 수준의 행위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은 2015년 4건이었는데 지난해 45건으로 늘었다. 성희롱·성폭력은 같은 기간 0건에서 13건으로 늘어났다. 초등학생의 교사 모욕, 명예훼손, 협박, 교육 활동 방해도 지난해 총 50건 있었다. 발생 건수만 놓고 보면 중·고등학생의 교권 침해가 여전히 초등학생에 비해 많다. 지난해 중학생의 교권 침해는 1094건, 고등학생은 1028건으로 초등학생(122건)에 비해 8∼9배 많았다. 그러나 중·고등학교는 5년 전과 비교하면 총 발생 건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가 유독 늘어나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학생의 교권 침해는 2014년 1793건에서 2016년 857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1094건으로 다시 소폭 늘었다. 고등학생의 교권 침해는 2014년 2128건에서 매년 감소해 지난해 1028건이었다. 유독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 사례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교육계에서는 초등학생들이 폭력적인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점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일부 유튜버들이 욕설과 사회적 약자 비하, 혐오 발언 등 걸러지지 않은 폭력적 언행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관심을 모으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 지적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육 당국 차원에서 폭력적 콘텐츠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가정과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지도할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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