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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총살…아버지 김정일과 극명한 차이

    김정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총살…아버지 김정일과 극명한 차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김정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총살…아버지 김정일과 극명한 차이 어린 나이에 권력을 거머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잇따른 숙청을 통해 지도부 내부에 공포심을 불어넣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휘두르고 있는 숙청의 칼날은 일반 주민이나 중견 간부가 아니라 지근 거리에서 국정을 보좌하는 핵심 측근들을 겨냥하고 있다. 아무리 측근이라 해도 자신의 지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량한 태도를 보이면 처벌의 칼끝을 피해갈 수 없음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총살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숙청된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모두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그를 보좌한 측근 그룹이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체제의 일등공신이자 김정은 체제를 만들어낸 후견인인 고모부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을 대거 총살했다. 북한 군부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김 제1위원장에게 말대꾸를 하고 불만을 표출하고 대규모 행사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총살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6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현영철 부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설하는 자리에서 눈을 내리깔고 조는 모습이 나왔다. 북한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도 건성으로 박수를 치는 등 태도불량과 ‘1번 동지’로 호칭하며 김 제1위원장에 맞서려고 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특히 이들에 대한 총살도 일반 소총이 아닌 고사총까지 동원한 잔인한 방식으로, 일반인의 상식을 초월한다. 김정은 정권의 이같은 행태는 허약한 권력 기반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올해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4년차를 맞지만 국정운영을 실질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김 제1위원장은 여전히 김정일 체제에서 성장한 권력 집단과 시스템에 의존해 정권을 운영하고 있다. 부친인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으로 2009년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후계자로 내정되고 2011년 김정일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권좌에 오르다보니 정치적 기반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과외형식의 교육을 받았을 뿐 북한 내에서 정식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고 후계자 이전 제대로된 사회 생활도 못해본 그에게는 정치적 동지나 세력이 없고 오로지 부친 시절의 권력층에 의존해야 했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다고 해도 어릴 때 만난 인연이고 어머니 고영희씨의 인맥이다. 당연히 나이도 할아버지뻘이 대부분이고 아버지뻘도 뛰어넘는다. 이처럼 권력 기반이 허약하다 보니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핵심 간부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면서 숙청과 총살이라는 충격요법을 남발하고 간부들에 대한 집중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간부들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사소한 것이라도 잡히면 처벌하고 나아가 처형하는 폭압정치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는 고위간부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수시로 조사하고 재판도 단행하는가 하면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이를 총괄 지휘하며 김정은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포정치가 강화되면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김 제1위원장의 개인적 성격도 공포정치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는 권력 기반이 허약함에도 불구하고 최고지도자로서의 자존심이 굉장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적부터 왕자 신분으로 생활하며 익숙해진 자만심에다 28세의 어린 나이에 최고지도자에 오르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맛봐 자신을 부정하는 사람에 대해서 용납을 못하는 심리상태라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숙청한 간부들 대부분이 측근들인데다 자신의 지시에 이의를 제기하고 불만을 표출했다는 ‘불경죄’로 숙청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같은 정치행보는 부친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 관리와 비교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일반 서민이나 중간 간부보다는 권력 핵심에 측근들을 두고 이들에 대한 무한 애정과 신임으로 정권을 유지했다. 설사 간부들이 잘못을 했다고 해도 혁명화 등 지방에 머무르게 하는 방식의 처벌을 한 뒤 다시 권력 일선에 복귀시켜 더욱 충성하도록 만들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가 되기 이전 10년간 노동당에서 말단 간부들과 업무를 통해 만든 인연과 이들을 기반으로 후계자가 된 이후부터 최고지도자에 오른 전 기간 측근통치를 펼쳤다. 이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은 측근들의 정책 조언에도 귀를 기울였고 이견을 제시했다고 해서 함부로 처형하지 않았다. 그만큼 권력 기반이 탄탄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문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무자비한 숙청 행태가 개인의 권위와 자만심을 충족시킬지는 몰라도 권력층의 충성심 대신 공포심을 유발하고 이탈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고위급 인사에 대한 잇따른 숙청과 관련, “간부들이 사적인 대화에서 속내를 표출하는 정황이 많이 포착되고 있다”며 “간부들 사이에서 내심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권력 엘리트가 김정은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면 결속 이완 현상을 가져올 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일련의 숙청이 곧바로 체제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숙청이 북한 사회의 위기를 반영한다거나 추후 불안정 요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정권은 이제 지난 3년의 ‘허니문 안정기’가 지난 상황”이라며 “올해 정권이 ‘지속적인 안정이냐, 불안정의 시작이냐’의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앙대 사태 근원엔 교육부 구조개혁 정책 깔려”

    “학교 측은 전공선택제가 학부제와 다르다고 했으나 결국 다름없게 됐습니다. 특정 전공으로의 쏠림 현상과 쿼터제로 인한 경쟁 심화 등 학부제의 문제를 우리는 이미 여러 대학에서 목격했습니다.” 26일 중앙대 정문 앞 잔디밭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 대학’ 토론회에는 이 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 학생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는 물론 다른 대학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관계자까지 참석해 기업 논리에 의한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최근 중앙대는 학사구조 선진화 개편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윤지관(덕성여대 영문학과 교수) 한국대학학회 회장은 “중앙대 사태의 근원에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 정책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은 ‘취업 중심’ 대학 개편을 내세운 현 교육부의 정책 방향을 구현하는 사례”라며 “수요에 의한 전공 개편은 학문 구조와 내용을 시장 요구에 종속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구조조정 방식은 전국 대학을 5등급으로 등급화해 일률적인 잣대로 나누고 대학 존폐와 직결시키려는 폭압”이라고 역설했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비대위원장은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후 벌인 일련의 구조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은 교수와 학생으로 이뤄진 자유롭고 평등한 학문 공동체인데 우리 대학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재벌들이 대학을 구매해 자신들의 기업 이해에 걸맞은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학생들은 학과 통폐합에 반발해 비대위 출범식을 열고 수업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앞서 건국대는 예술대학 내 일부 학과를 통폐합하고 인원을 감축하는 내용이 담긴 학사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열린세상] 테러사태, 한·미동맹 공고화의 계기로 삼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열린세상] 테러사태, 한·미동맹 공고화의 계기로 삼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지난 3월 5일 62년 된 한·미동맹에 날벼락이 쳤다. 한 종북·반미주의자가 주한 미국 대사에 테러를 한 것은 바로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이었다. 김기종의 칼날이 아슬아슬하게 치명적 부위를 벗어났고, 리퍼트 대사가 의연하게 대응했으며, 양국 국민이 지혜롭게 대처함으로써 동맹의 파열을 피했다. 오히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집니다, 같이 갑시다”라는 리퍼트 대사의 퇴원 일성(一聲)이 함축하듯이 한·미동맹은 더욱더 굳건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것으로 동맹이 저절로 강화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확실한 전화위복을 위해서는 동맹의 균열과 파열을 노리는 도전 요소를 정확히 가려내고 이에 한·미 양국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선, 이번 테러 사태는 우리 사회 내부의 반미 극단주의에 대한 엄정한 대처로 환기돼야 한다. 민주화 이후 급속히 결집한 ‘민족지상주의’와 이를 신봉하는 자들의 반미주의적 도발을 우리 정부와 한국 지성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오지 않았나를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작금의 사태는 민족을 맹목적으로 ‘신성화’(神聖化)시키고,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외세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반미’를 정치화시킨 세력의 모험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기종의 테러를 ‘외톨이 늑대’(Lone Wolf)의 개인적 일탈행위로 규정하려는 일각의 판단은 사태의 본질을 호도(糊塗)하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위헌 결정으로 인해 종북파가 사멸되고 반미도발이 종식될 리 만무하다. 지금부터 우리는 ‘테러’까지 포함한 극단적 반미도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정책적 및 지성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둘째, 이번 테러사태는 핵·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각종 반미 도전, 그리고 한국 내 종북세력에 대한 반미교사(反美敎唆)에 입체적으로 대처해야 함을 시사한다. 북한은 김기종의 테러 직후, 이를 “전쟁광 미국에 대한 응징”으로 규정했다. 3대 세습과 핵무장으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된 북한이 핵력을 통한 대미 모험주의와 대남 위협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한·미동맹의 파열을 기도한 것은 자명하다. 이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북한은 한·미 간에 연례적으로 실시됐던 방어적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을 전쟁도발이라고 전례 없는 강도로 비난하지 않았던가. 북한의 강변과 김기종의 백주 테러를 오비이락(烏飛梨落)의 우연이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세습권력의 폭압화, 핵 모험주의, 외교적 고립에 의해 점증되는 북한체제의 불안정은 대한민국 내부의 제2, 제3의 반미 폭력사태의 개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한·미 양국의 정부와 국민은 점증하는 북한의 대미·대남 도전에 대응하여 동맹의 강도와 기민성을 제고해야 한다. 셋째, 중국의 대국화, 그리고 일본의 우경화, 군사화가 초래하는 동북아 국제질서의 유동성 증가는 한·미 양국에 힘든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 강대국화한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국 배치에 대해 우리 정부에 거의 내정간섭 수준의 반대를 노골화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조야(朝野)에 탈미접중(脫美接中)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일본 아베 정권의 극단적 우경화 정책은 영토 및 과거사 문제와 군사대국화로의 이행을 가속화함으로써 미국의 대일·대한 동맹정책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그 양상은 다르지만 한·미동맹의 결속을 파고드는 소위 ‘쐐기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반미세력의 준동, 북한의 핵 강압전략, 중국과 일본의 세력경쟁이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도전 요인은 동맹이 균열이 아니라 한반도의 태풍을 잠재우고 동시에 동북아 질서의 소용돌이를 안정화시키는 현존하는 강력한 국제정치의 기제가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결합을 넘어선 자유민주주의적 체제가치, 자유시장과 문화와 인권의 보편주의가 공유된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테러사태에 직면하여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성숙한 대응은 동맹에 대한 어떤 도전도 물리칠 수 있다는 양국의 결합력과 대응력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번 테러사태를 통해 대내외적 도전에 양국이 창조적으로 응전할 것이라는 신뢰를 다지고, 한·미동맹 공고화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시론] 갈 길이 먼 IS와의 전쟁/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시론] 갈 길이 먼 IS와의 전쟁/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군복을 입고 결연히 나타난 요르단 압둘라 국왕의 모습에 세계가 열광했다.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산 채로 분살(焚殺)당한 자국 조종사의 죽음에 국왕이 직접 나서서 복수를 천명했다. 요르단 공군은 지난주 60여 차례 이상 IS 거점을 공습, 타격했다. 미국 및 걸프 아랍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에 호응하며 4월 대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다국적군은 이제 IS의 무도한 도발을 꺾을 수 있는 전기(轉機)를 맞았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IS는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알고 있던 여느 폭력적 극단주의 조직과는 사뭇 다르다. 한 지역에서 들고일어난 여러 테러그룹 중 하나로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 완전히 새로운 미증유의 그룹이다. IS를 겨냥한 테러전은 오래갈 가능성이 높다. 먼저 이들 3만명 병력 중 적어도 5000명 이상이 죽음을 감수하는 전사들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살 테러를 미화하는 오도된 교리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다. 이슬람 움마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생명을 걸면 곧 천국으로 직행한다는 교리를 신봉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미국의 공습에도 체첸 반군 해방을 선언하며 푸틴의 러시아를 도발하고, 중국 신장위구르 무슬림들의 저항을 독려하고 있다. 겁 없이 세계 초강대국들을 도발함으로써 오히려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현상도 함께 나타난다. 둘째, IS의 실질적인 화력과 자금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뛰어난 전투 경험과 막강한 화기를 갖고 있다. 2001년에 결성된 IS의 전신 ‘유일신과 성전’ 그룹은 2003년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성장한다. 사담 후세인의 실각으로 쫓겨난 기존의 군인, 관료, 경찰들의 상당수는 직업을 잃고 ‘유일신과 성전’ 그룹에 가담해 미군과 싸웠다. 이라크 독재 정권의 근간이었던 군경, 관료들이 테러 집단에 몸담아 세계 최강 미군과 싸우면서 얻은 전투 경험은 이들의 자산이다. 여기에 최근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제공한 다양한 화기들을 노획하면서 웬만한 국가의 정규군 못지않은 전투력을 갖게 됐다. 또한 석유 밀매, 인질 몸값, 중앙은행 보유 외환 탈취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력도 건재하다. 셋째 이유는 이들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정서다. 현재 IS가 장악하고 있는 안바르주를 비롯한 이라크 수니파 거점 지역의 경우 바그다드 시아파 주도 정부로부터 차별과 괄시를 받아 왔다. 시리아의 경우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에 그동안 학살을 당해 왔다. 중앙정부로부터 따돌림과 학살을 당해 온 주민들은 무력과 돈 그리고 강력한 공포 정치의 이념을 들고 자신들을 지배하는 IS를 선택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강한 이념, 실질적인 힘 그리고 대중들의 복종이 어우러진 IS를 국제사회가 단기간 내에 격퇴하기란 쉽지 않다. 국제사회의 무력 공격은 두 번째 요인, 즉 IS의 화력과 자금력을 약화시키는 데는 유효하나 이념과 대중의 지지까지 무너뜨리기엔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 답이 있다. 국제사회는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공격을 통해 가공할 만한 IS의 무력과 자금력을 약화시킴과 동시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저들의 이념을 무력화하고 대중의 정서를 파고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IS의 선전전에 대응하는 논리와 설득을 통해 폭압적 이념의 실체를 알리는 전략이 절실하다. 자살을 감수하며 무차별한 살인을 자행하는 비정상적 광기의 세력은 정상적인 통치 세력이 될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 극단주의에 저항하며 민심이반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가 대IS 무력 공격과 더불어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전략은 ‘정치의 정상화’다. 이라크 바그다드 정부를 도와 소외당한 수니파를 포용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다수의 수니파를 끌어안을 때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극단주의에 가담하는 흐름을 막아 낼 수 있다. 동시에 쉽지 않지만 시리아의 정상화도 시급하다. 알아사드를 하야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제대로 된 거버넌스와 공권력 복원만이 바그다드와 다마스커스의 폭정을 피해 IS를 지지하는 현지 주민들의 마음을 사는 유일한 길이다. 결국 이 싸움의 관건은 백성의 마음을 얻는 데 달렸다.
  • [문화마당] 닭장 사회와 치킨 런/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닭장 사회와 치킨 런/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지난 연말 잠시 미국에 다녀왔다. 비행기 일반석 좁은 공간에서 몸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끼니마다 주는 식사를 받아먹으며 10시간 이상 견뎌야 했다. 나는 장시간 비행을 제법 하는 편이지만, 이번 비행 중에는 예전에 해본 적 없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쳤다. 이 좁은 공간에 갇혀 때가 되면 나오는 밥이나 먹고 있는 나는 자유인일까? 닭장 속의 닭은 아닐까? 일 초의 쉼도 없이 귀를 때리는 비행기의 육중한 기계 소리, 쉴 새 없이 밀려 나오는 환풍기의 건조한 바람, 어스름한 공간, 희미한 형광불빛 아래 줄지어 촘촘히 늘어선 좌석들, 거기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끼니마다 주는 밥을 오물거리는 사람들. 쉴 새 없이 들려오는 꼬꼬댁 소리와 기계 소리, 밤낮 없이 돌아가는 환풍기의 건조한 바람, 적당히 어둑어둑한 조명, 창백한 불빛 아래 끼니마다 주는 모이를 열심히 쪼아 먹으며 나날이 살쪄 가는 닭들. 그래도 나는 이제 몇 시간만 더 지나면 이 닭장 기내에서 벗어나 해방의 기쁨을 누릴 텐데, 내가 곧 다시 발을 디딜 한국 땅 전체가 혹시라도 또 다른 닭장은 아닐까? 학교와 학원이라는 미로에서 태어나 마음껏 뛰놀지도 못하고 쳇바퀴 도는 창백한 학생들, 세 가지를 포기한다는 ‘3포’도 모자라 이제 ‘5포’를 받아들고 자조하는 청년들, 모이라도 꼬박꼬박 주는 직장에 붙어 있기 위해 엉겁결에 무조건 무릎 꿇고 비는 을(乙)의 행렬들, 빚에서 헤어날 길 없어 목숨으로 빚을 갚고 떠나는 사람들, 사무치는 억울함을 하소연 할 데 없어 촛불을 들었으나 ‘닭장차’에 포위돼 다시금 격리된 사람들. 웬일인지 이번 여행 내내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어항에서 태어난 금붕어는 그게 세상인 줄 알고 살다가 거기서 그렇게 죽는다. 새장에서 태어난 새도 날개 한번 한껏 펼쳐 보지 못한 채 그렇게 떠난다. 닭장에서 태어난 닭도 비좁은 공간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겠지만, 그게 세상이려니 하며 주는 밥 먹고 살다가 약 40일간 먹은 모이 값으로 자신의 몸을 주인에게 지불하고 공장에서 생을 마감한다. 불법이 판치고 폭압과 눈물로 점철된 사회에서 태어난 사람은 세상살이라는 게 으레 다 그런 거라고 믿고 살다가 그렇게 죽을까, 아니면 다른 길을 모색할까? 닭장 속의 닭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겠다. 하나는 그렇게 사육당하며 살다가 그렇게 죽는 것이겠고, 다른 하나는 다함께 힘을 모아 스스로 닭장을 벗어나는 것, 곧 영화 제목이기도 한 ‘치킨 런’(Chicken Run)일 게다. 그런데 치킨 런은 참 힘들다. 이 사회가 구축한 닭장은 결코 만만한 울타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설사 예전에 한 번 치킨 런을 경험한 이들도 그것을 한 번 더 하라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손사래를 친다. 젊었을 때는 세상 모르고 정의감에 불타 울타리를 넘어가 보았지만, 체제 밖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몸소 겪었기에 차라리 정기적으로 모이를 먹을 수 있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심리가 갈수록 강해지기 때문이다. 한 사회의 미래는 청년의 얼굴에 어른거린다. 스펙, 점수, 외모라는 철망을 저인망식으로 쳐놓고 청년들로 하여금 그 안에서 마치 러시안룰렛 경기하듯이 서로 끝없이 경쟁시켜 서열을 매기는 이런 스트레스 닭장 사회는 누가 만들었을까? 비행기를 내린 지 한 달이 돼 가건만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답답하다. 곧 졸업 시즌인데 전혀 벅차지 않다.
  • [사설] 北, 대화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논하라

    북한은 어제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키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이 강행된다면 남북 관계가 파국에 처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내심 우리의 협력을 바라면서도 대화를 차단하는 바리케이드를 치는 꼴이다. 앞서 북측 조평통이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 조건으로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한 것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 상생을 원한다면 자꾸 전제 조건을 달지 말고 대화 테이블로 나오기 바란다. 북한 지도부는 자신들이 처한 엄연한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튜브 회견에서 북한 체제를 “지구상에서 가장 잔혹하고 폭압적인 정권”으로 규정했다.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인터넷을 통한 정보 확산으로 압박하겠다고도 했다. 핵 협상장을 박차고 나간 뒤 6자회담 복귀를 미끼로 반대 급부를 얻어내는 식인, 북의 시간끌기 대화에는 더는 응하지 않겠다는 함의다. 핵실험 등 북의 엇박자 행보에 과거 혈맹인 중국조차 불편해하는 기색이 완연하다.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인 북측이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동족의 선의를 곡해해선 안 될 이유다. 물론 얼어붙은 남북 관계는 우리에게도 이롭지 않다. 북한이 ‘자폐적 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북한 주민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건 불문가지다. 북측이 대남 비방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면 이 또한 심각한 문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내려면 남북 당국이 일단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런데도 북측은 남측이 5·24 조치를 먼저 해제해야 이산가족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극히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조건을 단 어처구니없는 행태다. 과거 남북 회담에서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에 호응하면 남측이 쌀과 비료를 지원한 전례는 있다. 그러나 회담도 열리기 전에 남측의 대규모 협력 물꼬를 트기 위한 지렛대로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흔들고 있다면 가당치 않은 일이다. 북측은 그들의 도발로 희생된 연평도의 해병대 병사와 천안함 수병들의 원혼 앞에 아직 한마디 사과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면 이만저만 착각이 아니다. 남북이 물밑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식 회담에서 5·24 조치의 해법을 논의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라고 본다.
  • 오바마 “北 정권 결국 무너질 것” 발언 의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권은 결국 무너질 것”이라며 대북 정책에서 군사적 해결책보다는 인터넷이 더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유튜브 스타 행크 그린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되고 제재를 많이 받는 단절된 국가”라며 “북한은 잔혹하고 폭압적이며 주민을 제대로 먹이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정권(북한)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재 수단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며 “북한은 100만 군대를 보유하고 핵 기술과 미사일도 있어서 북한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우리의 능력은 다소 제한돼 있다”고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군사적 해결책은 답이 아니다. 우리의 동맹인 한국이 바로 옆에 있고 전쟁이 벌어지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 증가시켜 나갈 것”이라며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 환경(유튜브)과 같은 인터넷이 그 나라(북한)에 침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요즘 세상에서 그렇게 잔혹한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것은 지극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보다는 전방위 경제제재와 함께 인터넷 등 정보 유통을 확산시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붕괴를 가정한 내부 변화 유도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도서정가제로 ‘시끌’… 세월호 슬픔에 ‘숙연’

    도서정가제로 ‘시끌’… 세월호 슬픔에 ‘숙연’

    갈수록 책을 읽지 않는 세상이다. 시, 소설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계발서조차 보지 않는다. 지하철 안에서 몸 웅크린 채 코 박고 있는 이들이 책을 들고 있을 확률은 수학기호 리미트를 씌우면 ‘0’에 수렴된다. 그럼에도 작가는 글을 쓰고 출판사는 책을 펴내고 서점은 책을 판다. 말과 글이 절멸되지 않는 한 희망을 품고, 희망을 꿈꾸는 것은 책의 변함없는 사명이기 때문이다. ●여전한 한숨… 반쪽짜리 도서정가제 올 한 해 출판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도서정가제 개정’이었다. 지난 11월 21일 개정 도서정가제가 전면 시행돼 신간 구간 가릴 것 없이 총할인율이 정가의 15%로 제한됐다. 출판생태계의 건강성을 복원한다는 취지였고, 책 선택의 가치가 가격으로 비교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의 가치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투영된 결과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고사 상태에 빠진 동네 서점을 살려야 한다는 현실적 목표 속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대형 인터넷서점 중심으로 짜여진 출판유통질서가 재편될 것이라는 바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당초 서점계의 바람과 달리 인터넷서점의 무료배송, 제휴카드 청구할인 등이 그대로 허용됐고 18개월이 지난 구간 도서의 경우 가격을 다시 책정할 수 있도록 했다. 편법 할인의 가능성을 그대로 열어 놓은 셈이다. 동네 서점의 푸념이 여전한 이유다. ●강의실 떠나 일상으로 들어온 자본 이와 함께 2014년 출판계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칼 마르크스의 ‘자본’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졌다. 지난 9월 출간된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정점을 찍은 책이다. 전후해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자본론 이펙트’, ‘Why? 마르크스 자본론’, ‘자본의 17가지 모순’ 등 정통 마르크스 연구서에서 ‘자본’의 대중인문교양서에 이르기까지 수십 종이었다. 전 지구적 자본주의가 단순한 이념과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 일상의 삶 속으로 들어왔음을 절감한 출판계와 독자들의 생각이 맞아떨어져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잊지 않겠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문학계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 등과 맞물린 작가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세월호 특집을 다룬 계간지 ‘문학동네’ 가을호는 문예계간지로서는 이례적으로 초판이 매진되는 일이 벌어졌다. 754명의 시인, 소설가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세월호와 관련된 정부의 무책임함을 비판했다. 시인들은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를 냈고 소설가들은 추모문집 ‘눈먼 자들의 국가’를 펴냈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한국작가회의는 ‘젊은 문학 선언’을 발표해 “지금-여기서 우리가, 역사가 어떻게 실패하는지 우리는 보고 또 볼 것이다. (…)더 치열하게 더 불가능하게 질문하고 질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분한 눈으로 그린 현대인의 자화상 소설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등 가까운 현대사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성석제의 ‘투명인간’, 이혜경 ‘저녁이 깊다’는 50대 작가들이 자신들이 살아온 시대를 형상화했다. 1980년대를 소재로 다룬 작품이 유독 많았다. 한강 ‘소년이 온다’, 이기호 ‘차남들의 세계사’, 최영미 ‘청동정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재 숭실대 국문과 교수는 “문맹인 택시기사, 어린 소년 등 예전엔 조명받지 못했던 이들을 통해 1980년대의 폭압적인 상황을 차분한 시각으로 조명하는 작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베스트셀러 등용문’ 자리 굳힌 미디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디어 셀러’의 강세가 이어졌다. 드라마, 영화 원작이나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화가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나 ‘미 비포 유’,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소개된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tvN 드라마 ‘미생’의 원작 웹툰 ‘미생’ 등이 대표작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오일만의 시시콜콜] 산업계의 不倒翁, 하이닉스

    [오일만의 시시콜콜] 산업계의 不倒翁, 하이닉스

    반도체 업체 하이닉스는 한때 우리 산업계에서 대표적인 천덕꾸러기였다. 김대중 정부 당시인 1999년 폭압적인 빅딜 정책에 따라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합병했다. 현대그룹이 대북 사업을 주도하는 대가로 LG반도체를 통째로 먹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당시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권력의 일방적 횡포에 분루를 삼키며 빅딜을 주도했던 전경련과 한때 인연을 끊었다고 한다. 2001년 하이닉스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D램 가격 폭락과 현대그룹 해체 등의 여파로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신세가 됐다. 채권단은 우여곡절 끝에 2012년 하이닉스를 SK그룹으로 넘겼다. SK의 하이닉스 인수는 일종의 승부수였다. 9조원을 웃도는 부채를 떠안고 여기에 3조 3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보태야 했다. 자칫 공룡 기업을 인수해 모기업이 휘청거리는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란 예측도 많았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며 현재를 주목한 임원들과 달리 SK 최태원 회장은 미래를 쳐다봤다고 한다. 내수 위주의 SK그룹 사업 구조를 수출로 전환할 기회로 본 것이다. “우리의 자존심과 혼을 담보로 회사를 일으키겠다”는 직원들의 결의에 찬 노력도 최 회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인수 이후 연평균 4조원을 쏟아부었다. 1995년 26개에 달했던 D램 제조업체 수는 살벌한 가격 인하 경쟁이란 ‘치킨게임’을 겪으면서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업체만 살아남았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잡주 중의 잡주로 통했던 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외국인 러브콜에 힘입어 사상 처음 외국인 지분율 50%를 돌파했다. 주가도 두 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코스피에서 정보기술(IT) 기업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절반을 넘긴 종목은 네이버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 번째다. 영업이익도 올해 5조원에 육박하면서 SK그룹을 먹여 살리는 효자 기업이 된 것이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이란 말로 함축적으로 정의했지만 기업의 운명 역시 비슷한 경로를 겪는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에 의해 좌우된다. 기업가가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땅콩리턴’으로 우리 사회 월급쟁이, 미생(未生)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모든 직원을 자기 소유물로 여기는 전근대적 천민자본주의 사고 방식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같은 목표로 향해 가는 신바람 난 기업 문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다. oilman@seoul.co.kr
  • ‘무크지’의 귀환, 실험은 성공할까

    ‘무크지’의 귀환, 실험은 성공할까

    무크(mook). 매거진(magazine)과 북(book)의 합성어다. ‘잡지 같은 책, 혹은 책 같은 잡지’다.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 잡지를 무더기로 폐간시키며 언론통제에 나서자 출판계는 무크지 발행으로 맞섰다. 사상 담론을 던지고 나누는 게릴라전을 펼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크지가 30여년 만에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담론 생산의 역할을 하는 인문사회 무크지는 물론, 분야별 전문성을 담보하는 전문 무크지까지 더해지고 있다. 특히 과거의 무크지가 정치권력의 권위주의와 폭압에 맞서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지금은 신자유주의가 휩쓰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크지 형식이 호출되는 양상이다. 자음과모음은 최근 무크지 ‘모멘툼’을 창간했다. 격변하는 정세 속 한국사회 ‘지금, 여기’의 문제를 더욱 기동력 있으면서도, 유연한 방식으로 심도 있게 다루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창간호는 인터넷 공간을 벗어나 거리로 나온 ‘일베’로 상징되는 극우의 시대에 관한 종합진단서,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사진 왼쪽)다. 단순히 이론만의 확대재생산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과 행동,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다리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작업이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를 비롯해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민하 미디어스 기자 등이 필자로 참여해 저널리즘적 글쓰기, 아카데믹한 글쓰기를 앞세워 일베의 사상적·이념적 토대, 출현의 역사적 배경, 주변 국가의 양상, 정치와의 관계성 등 한국 사회 극우의 양상에 대해 입체적으로 접근한다. 또한 ‘마나가’는 만화 자체와 만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지난 10월 창간한 무크지다. 주호민, 최규석, 백성민 등 10명의 만화가들의 시간과 공간, 작품, 삶을 인터뷰했다. 비정기간행물인 만큼 때 되면 출간해야 한다는 압박은 없다. 콘텐츠가 축적되고, 재정적 환경이 조성되면 다시 만들면 된다. 무크지의 출현 배경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정치적 탄압 속 불가피하게 무크지를 선택해야 했던 1980년대와 달리 계간지 발행의 적자 누적 등 경제적 압박에 못 이겨 무크지로 피신한 성격이 강하다. 실제 ‘무크지 실험’은 이어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연착륙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학술 무크지 ‘담론과 성찰’(오른쪽)은 2009년 1호를 펴내고 이듬해 2호 ‘국가의 품격’을 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를 발행인으로,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를 편집주간으로 내세웠고 신자유주의 문제, 생태 환경, 현실 정치, 철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문적 접근을 꾀했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개점 휴업 상태다. 한길사 관계자는 “애초 연 1~2회 정도 간행하겠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고, 무크지로서 최선의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 찬 의지와 달리 출판사 내부에서도 사실상 잊혀진 기획이 됐다”면서 “계간지와 마찬가지로 무크지 역시 판매가 너무 부족했다”고 털어놓았다. 오히려 꾸준한 것은 전문 무크지다. ‘숨’은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카라(KARA)가 만드는 무크지다. 반려동물을 주제로 유기견 문제 또는 동물보호정책 등에 대한 글로 생명에 대한 성찰까지 이어진다. 2010년 시작해 매년 한 권씩 3집까지 이어졌으니 활동이 꾸준한 편에 속한다. 또 SF(공상과학) 무크지 ‘미래경’ 역시 2009년 시작해 3집까지 발간하고 있다. SF 마니아들의 뜨거운 지지와 관심 속에서 관련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 대한 입체적 소개를 담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문재인 단식농성 “영화 ‘변호인’ 같은 폭압 지금도…너무 서글프다” 심경 밝혀

    문재인 단식농성 “영화 ‘변호인’ 같은 폭압 지금도…너무 서글프다” 심경 밝혀

    ‘문재인 단식농성’ 문재인 단식 농성 중 “지금 상황이 너무 서글프다”고 발언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7일째 단식 농성 중인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은 25일 “아이를 잃은 아버지가 단식으로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정부·여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며 “지금 상황이 너무 서글프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서울시내 한 극장에서 노무현재단 주최로 열린 ‘사람 사는 세상 영화축제’에 참석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나 여당의 대응에서 보듯 정치가 너무 비정하지 않은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이 상영된 뒤 마련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부림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 속 권력의 폭압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단식을 시작한 이유를 묻자 문재인 의원은 “사람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린 시절을 배고프게 보내 단식 투쟁에 반대했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국민 마음을 돌리고 김영오 씨를 살려서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는 문재인 의원 외에도 영화 ‘변호인’을 제작한 양우석 감독과 주연인 배우 송강호 씨가 함께 했다. 같은 시각 세월호 특별법 협상실패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자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불참한 문재인 의원 측은 자신의 행보가 당 지도부와 계속 엇박자를 낸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행사 참여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남준이 본 미래…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이 됐다

    백남준이 본 미래…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이 됐다

    1984년 1월 1일 정오. 정적을 깬 TV 화면에선 춤추는 여인과 어지러운 특수효과가 혼재했다. 이어 요염한 여인의 입술에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란 전자체 글씨가 자막처럼 퍼졌다. 전파가 끊겼다 연결되기를 5분여. 백남준(1932~2006)의 위성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미국을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한국의 시청자 2500여만명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이 위성쇼는 방송사인 WNET(미국)과 FR3(프랑스)가 진행을 맡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파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공연들을 쌍방향으로 생중계했다. 백남준과 함께 ‘플럭서스’(기성예술을 부정하는 급진 단체)를 이끌던 존 케이지, 요제프 보이스를 비롯해 이브 몽탕, 머스 커닝엄, 앨런 긴즈버그, 샬럿 무어먼, 피터 가브리엘, 벤 보티에 등 내로라하는 예술인 100여명의 퍼포먼스는 단박에 눈길을 모았다. 우주 요들송, 브레이크 댄스, 패션쇼 등으로 이어진 즉흥 공연들은 무려 58분간 화면에서 명멸하다 사라졌다. 퍼포먼스는 1948년 발표된 조지 오웰(1903~1950)의 소설 ‘1984’에 대한 한 세대 뒤의 화답이었다. ‘빅 브러더’가 미디어를 통해 감시·통제하는 암울한 미래상이 “너무 앞서 갔다”고 튕기는 삐딱한 오마주요, “오웰의 예견이 절반만 맞았다”는 백남준의 일침이었다. 배경에는 미디어 기술의 진보가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 줄 것이란 믿음이 자리했다. ●“작가 뜻도 모르고 위성중계 고르지 않다는 자막 덧붙여” 이를 방영한 KBS의 책임 프로듀서였던 이태행 백남준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도입부) 미디어의 불통을 표현하기 위해 블랭크와 노이즈를 삽입한 작가의 뜻도 모른 채 위성중계가 고르지 않다는 자막을 덧붙였다. 지금 생각하면 쓴웃음만 날 따름”이라고 회고했다. 폭압적인 전두환 정권 시절 이 쇼는 단순히 ‘첨단과학과 예술의 만남’으로 포장돼 국내에 소개됐고, 이름도 생소한 오웰의 소설 ‘1984’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그로부터 30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지금까지 다양한 분석이 이어지는 문제작으로 평가받는다. 거대 권력에 대한 문제 제기, 첨단 기술과 예술의 융합, 국적·장르를 초월한 전 지구적 소통을 실현한 덕분이다. 한 세대가 흘렀지만 국내에선 예술가 백남준을 둘러싼 해석이 더 다양해졌다. 그간 백남준의 작가적 성공과 업적을 놓고 친일 자본가 집안이란 배경, 일본·독일에서의 성장기를 내세워 폄훼하던 부정적 시각과 천재 예술가로 찬양만 하던 긍정적 시각이 엇갈려 왔다. ●“빅데이터·스마트폰 등 수십년 뒤 등장한 요소 작품에 녹아” 최근 백남준을 미래 미디어 환경을 예측한 미디어학자로 보는 견해가 눈에 띈다. 이수영 백남준아트센터 큐레이터는 “백남준이 록펠러재단의 아트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할 때 ‘후기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기획’이란 보고서를 썼다”며 “1974년 발간된 논문에서 17년 뒤 구체화된 인터넷을 ‘일렉트로닉 슈퍼 하이웨이’란 단어로 지칭하는 등 현대사회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남준은 생전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라며 종종 3000년대를 언급하곤 했다. 그는 ‘문학은 책이 아니다’(1989년)란 설치미술에서 TV로 만든 소파와 샹들리에, 시계 등을 선보였다. 또 ‘최초의 휴대용 TV’(1973년) 작품은 오늘날 스마트폰을 연상시킨다. 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빅데이터, 스마트폰, SNS 등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작품 속에 등장하곤 했다”고 말했다. “예술이란 반이 사기”라고 말한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기성 질서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인간의 정서를 예리하게 포착한 심리학적 고찰이란 해석도 나온다. 황병기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은 “그가 보여 준 통찰과 혜안, 미래에 대한 비전은 그대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WNET의 위성쇼 총괄 프로듀서였던 캐럴 브란덴버그는 “(백남준은) 가치관이 명확한 평화주의자였고 통찰력이 넘쳤다”고 재단 측에 밝혔다. ●“신세 꼭 갚는 의리남” “가치관 명확한 평화주의자” 인간적 면모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20여년 지기인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는 “신세를 지면 꼭 갚던 의리남”으로 기억했다. 1981년 뉴욕에서 처음 만난 백남준이 독일에서 교육받아 사회주의적 색채가 강했다고도 했다. 작가 김구림은 1980년대 중반 뉴욕에서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를 백남준과 함께 보냈다고 회상했다. “굉장히 인간적이었는데, 하루는 ‘김 선생, 그림은 어떻게 그려야 하느냐’고 허물없이 물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인 김동일 대구가톨릭대 프란치스코칼리지 조교수는 “(백남준은) 당대 예술의 장에서 다양한 사회적 자원을 미학적 실천을 중심으로 조직해 냄으로써 기존 상징 자본의 분포를 재편하고자 했고, 결국 승리한 장내 투쟁자”라고 해석했다. 늘 변두리에 머물며 과격한 일탈이 아닌 정교하게 조직된 실천만을 행했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혼을 이어 갔다는 것이다. 다만 엘리트 중심의 닫힌 예술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탈목적론적 다중’을 유의미한 예술적 주체로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특별기고] ‘가난과 폭압의 땅’ 아프리카·남미 그들에게 축구는 치유이자 해방구/정윤수 스포츠평론가

    [특별기고] ‘가난과 폭압의 땅’ 아프리카·남미 그들에게 축구는 치유이자 해방구/정윤수 스포츠평론가

    며칠 전 방송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우리 대표팀이 속한 H조 전력을 분석하면서 2002한·일월드컵 스타 출신인 해설위원들이 아프리카의 알제리를 묘사하는 언어 때문이었다. 그들은 지중해 연안의 오래된 이 나라에 대해 오직 아프리카란 말만 갖다붙일 뿐이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신체적인 특성이니 ‘아프리카라서 흥분을 잘한다’느니 ‘아프리카 선수들은 돈 문제가 많다’느니 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슬픔과 분노까지 느꼈다. 그러나 우선 그들이 말한 ‘아프리카’의 알제리 선수들은 대다수 프랑스 출신이거나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일찌감치 유럽 축구문화에서 성장하고 활약해 온 선수들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알제리뿐만 아니라 카메룬, 나이지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거의 모든 아프리카 선수들이 그렇다. 오랜 식민지 역사가 낳은 서글픈 산물이지만, 그들은 영어도 잘하고 프랑스어도 잘한다. 우리의 피상적인 이해와 달리 유럽 역사의 절반은 아프리카와 혼융해 쓰여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프리카’란 단어다. 그들의 아프리카, 아니 우리 모두의 고정관념 속 아프리카는 어떤 이미지란 말인가. 이미 1970년대에 소설가 최인훈은 ‘회색인’을 쓰면서 우리는 왜 실제의 아프리카가 아니라 왜곡된 아프리카를 상상하게 되었냐고 캐물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아프리카는 문명과 거리가 먼, 거칠고 야만적인, 돈만 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이미지로 왜곡돼 있다. 이 같은 인종주의적 편견이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어떻게 드러났는가를 분석한 한양대 조성식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그 편견은 아프리카 선수의 ‘스피드, 파워, 근육질 등의 신체적 특징을 강조하는 표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프리카 팀들은 체계적인 훈련과 합리적인 전술보다는 탄력 넘치는 신체적 능력으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런데 보라. 평가전 3연승을 거둔 알제리에는 이청용 같은 선수가 대여섯 명씩 있는 듯하며, 우리를 4-0으로 꺾은 가나에는 박주영이나 손흥민 같은 선수가 즐비하지 않던가.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니 남미 쪽도 살펴보자.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유명한 콜롬비아 소설가 마르케스는 남미의 삶을 알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구의 지식과 언론이 주조한 왜곡된 이미지로는 이 대륙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브라질이라면 낮에는 공을 차고 밤에는 삼바를 추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랜 식민 지배를 떨치고 독립국가를 일궈냈지만 군사독재와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도모해 오늘에 이른 나라가 브라질이다. 그들의 삼바는 이 모든 시련과 희망이 교차된, 쓰디쓴 무곡이다. 남미를 대표하는 소설가 갈레아노는 “영혼을 애무해 주는 삼바에 몸을 맡기면 가난한 자가 왕이 되고 불구자가 일어서고 따분한 자가 아름다운 미치광이가 된다”고 썼다. 축구는 말해 무엇하랴. 브라질의 축구 경기장은 잠시나마 가난을 잊게 해 주는 치유의 공간이었고 축구공은 폭압적인 군사독재를 버티게 해 준 마술적인 도구였다. 역사상 이 둥근 물체를 가장 현묘하게 찼던 펠레는 군사정권과 축구협회의 무한 권력에 맞서 싸웠던 인물이며 그 뒤를 잇는 호나우지뉴는 세계 시민운동의 요람인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은 이런 열망 속에서 열린다. 자, 이젠 아프리카와 남미를 제대로 보자. 왜곡된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그들의 축구를 제대로 음미하는 게 스무 번째 월드컵을 맞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 MBC 기자회 성명 “세월호 보도는 참사, 부끄럽다” 내용보니 ‘충격’

    MBC 기자회 성명 “세월호 보도는 참사, 부끄럽다” 내용보니 ‘충격’

    ‘MBC 기자회 성명’ MBC 기자회가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성명을 통해 밝혔다. MBC 보도국 30기 이하 기자회 121명은 12일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MBC 기자회는 해당 성명을 통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고 전했다. MBC 기자회는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MBC 뉴스에서는 볼 수 없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해 정부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또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로 초기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고 국민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반성했다. MBC 기자회는 “이것은 한마디로 보도 참사”라며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저버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MBC 기자회 성명, 이렇게라도 반성하니 조금이나마 언론에 희망이 있다”, “MBC 기자회 성명, 양심 있네”, “MBC 기자회 성명, 반성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MBC 뉴스 캡처(MBC 기자회 성명) 연예팀 seoulen@seoul.co.kr
  • MBC 전국부장 박상후 기자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러워”…최승호PD “일베적 감수성”

    MBC 전국부장 박상후 기자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러워”…최승호PD “일베적 감수성”

    ’MBC 전국부장’ ‘박상후’ ‘MBC 기자회’ MBC 기자회 소속 121명의 기자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부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MBC 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를 ‘보도 참사’로 규정했다. 121명의 기자들은 이번 보도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사죄했다. 이번 성명은 121명 개개인의 동의를 받았다. MBC 기자회 소속 막내기수부터 차장급 기수인 30기 이하 121명 기자들은 12일 발표한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밝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 취재를 지휘해온 박상후 전국부장이 기사를 썼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 하에 보도됐다. 해당 리포트가 방송되자 곳곳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MBC에서 해직된 ‘뉴스타파’의 최승호 PD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정도면 조선일보에 뇌를 맡긴 보도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그래도 한때 훌륭한 언론인으로 불렸던 사람인데 지금은 거의 일베적 감수성으로 뉴스를 지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MBC 기자회는 또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한 반성을 밝혔다. 기자회는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편집을 통해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MBC 기자회는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해 실제 수색 상황과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MBC 기자회 성명서 전문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습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습니다. 이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을 했다면서,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심지어 왜 중국인들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는지, 또 일본인처럼 슬픔을 ‘속마음 깊이 감추’지 않는지를 탓하기까지 했습니다.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습니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습니다.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습니다. 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습니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습니다.  더구나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습니다.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이점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습니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 일동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박상후 전국부장 뉴스데스크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전문)

    MBC 박상후 전국부장 뉴스데스크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전문)

    ‘MBC 기자회’ MBC 기자회 소속 121명의 기자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부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MBC 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를 ‘보도 참사’로 규정했다. 121명의 기자들은 이번 보도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사죄했다. 이번 성명은 121명 개개인의 동의를 받았다. MBC 기자회 소속 막내기수부터 차장급 기수인 30기 이하 121명 기자들은 12일 발표한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밝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 취재를 지휘해온 박상후 전국부장이 기사를 썼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 하에 보도됐다. MBC 기자회는 또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한 반성을 밝혔다. 기자회는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편집을 통해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MBC 기자회는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해 실제 수색 상황과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MBC 기자회 성명서 전문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습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습니다. 이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을 했다면서,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심지어 왜 중국인들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는지, 또 일본인처럼 슬픔을 ‘속마음 깊이 감추’지 않는지를 탓하기까지 했습니다.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습니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습니다.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습니다. 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습니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습니다.  더구나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습니다.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이점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습니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 일동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뉴스데스크 세월호 ‘데스크리포트’는 ‘보도참사’ 수준”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뉴스데스크 세월호 ‘데스크리포트’는 ‘보도참사’ 수준”

    ‘MBC 기자회’ MBC 기자회 소속 121명의 기자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부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MBC 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를 ‘보도 참사’로 규정했다. 121명의 기자들은 이번 보도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사죄했다. 이번 성명은 121명 개개인의 동의를 받았다. MBC 기자회 소속 막내기수부터 차장급 기수인 30기 이하 121명 기자들은 12일 발표한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밝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 취재를 지휘해온 박상후 전국부장이 기사를 썼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 하에 보도됐다. MBC 기자회는 또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한 반성을 밝혔다. 기자회는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편집을 통해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MBC 기자회는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해 실제 수색 상황과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생결단의 자리다툼… 새 정치 없는 새정치연

    사생결단의 자리다툼… 새 정치 없는 새정치연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면서 민주당계와 안철수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지난 3월 2일 ‘정치개혁’을 화두로 전격 결합한 양측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광주시장이란 노른자위를 놓고 치열한 ‘자리다툼’에 나선 형국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구원투수 역할에 나선 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한 배려와 민주계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구태정치가 재연되면서 안 대표가 표방해 온 ‘새정치’가 무색하다는 여론의 비판이 나온다. 안 대표가 지난 2일 심야에 군사작전하듯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한 것에 반발해 탈당한 이용섭 의원은 7일 의원직을 내던졌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안철수의 새정치는 죽었다”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공천 역사상 가장 구태스럽고 폭압적인 정치 횡포를 자행한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강력 비판했다. 강운태 현 광주시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짓밟힌 광주 자존심을 시민과 함께 되찾겠다”며 무소속 출마 선언을 했다. 반면 윤 전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은 그동안 한 번도 선택할 수 없었다”면서 “기존 민주당이 기득권 틀 안에 (갇혀서) 또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전략공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로써 광주시장 선거는 새정치연합 측 윤 전 위원장, 무소속 강 시장과 이 의원의 3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3자 대결로 가면 조직력을 등에 업은 윤 전 위원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결국 여론의 추이를 살핀 뒤 막판에 이 의원과 강 시장이 단일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의원은 강 시장과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시민이 원하는 시점과 방법에 따라 단일화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했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 뒀다.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대해 손학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로 열린 ‘700만 자영업자, 살길을 찾는다’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광주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권을 빼앗는 전략공천은 민주주의 정신, 민주당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반면 안 대표 측의 한 인사는 “절차상 문제가 다소 있지만 정치권에 새로운 신인을 수혈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두둔했다. 기초선거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계와 안철수계의 대립도 심각하다. 민주당계는 “안 대표 측 인사들이 검증도 없이 난립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고, 안 대표 측 역시 “옛 민주당 인사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3차 공천심사 결과까지 발표한 서울시당은 25곳 자치구청장 가운데 16곳의 단수 후보 또는 경선 지역을 확정했지만, 나머지 9곳은 현재 미정이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안 대표 측의 지분 챙기기로 인해 후보 등록일을 일주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도 공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전북도당은 아예 민주당계와 안철수계의 갈등으로 공천심사가 중단됐다. 당 관계자는 “새정치라기보다는 구태정치로 비치는 ‘자기 사람 심기’ 등으로 안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는 의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구본영 칼럼] 통일 준비, ‘가슴은 뜨겁되 머리는 차갑게’

    [구본영 칼럼] 통일 준비, ‘가슴은 뜨겁되 머리는 차갑게’

    세상에 열정 없이 이뤄지는 건 없을 터. 한 쌍의 청춘 남녀가 결혼에 골인하는 데도 가슴 설레는, 끈질긴 프러포즈는 필수다. 하물며 오랜 세월 분단된 남북을 하나로 합치는 일임에랴. 남북 구성원들의 열망을 한데 모으지 않고는 언감생심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제기한 통일대박론이 국민들의 마음속을 헤집어 꺼져가는 통일 열망의 불씨를 되살렸다면 다행일 것이다. 최근 십수년간 우리 사회에 평화공존으로 포장된 분단고착화 논리가 횡행한 인상이다. 예컨대 ‘통일은 남북이 교류·협력을 열심히 하다 보면 먼 훗날 저절로 이뤄진다’는 식의 주장이 판을 쳤다. 이산가족의 상호 방문을 포함한 보통 주민 간 접촉면 확대는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 훈련된 요원 이외 북의 보통 주민은 그림자도 보기 어려운 금강산의 관광이나 북한당국이 쳐 놓은 철조망 속 개성공단에서 제한된 남북 인력이 만나는 게 전부였다. 심지어 북한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게 평화를 지키는 일인 양 호도하는 축도 있었다. 말이 교류·협력이었지 속내를 들여다보면 남측의 일방적 지원에 불과했다. 그 과정에서 ‘지상락원’의 허구성을 알게 될 주민들의 동요를 우려하는 북한 지도부의 의중을 ‘배려’한 결과였다. 통독 전 동독과 달리 북한의 개혁·개방이 지체된 이유다. 모쪼록 통일대박론이 이런 분단고착화 흐름을 끊어내는 묘약이기를 바란다. 알렉산더 대왕이 단칼에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냈던 것처럼. 그러나 준비 없는 통일은 큰 재앙을 부를 수도 있다. 통일로 가는 길엔 뜨거운 가슴과 함께 차가운 머리도 필요한 이유다. 박근혜 정부가 구성하려는 ‘통일준비위’도 그런 기능을 해야 한다. 다만 통일 논의와 준비는 구심점이 있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배는 산으로 가고 만다.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북한 세습체제의 폭압성을 방조하는 일을 구분하지 못한 소치일까.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보인다. 서독의 동방정책을 잘못 이해해 대북 지원을 무조건 늘리자는 주장이 분출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야권만 그러는 게 아니다. 지난주 친박 중진인 홍사덕 상임의장이 이끄는 민화협이 대북 비료 100만 포대 지원안을 성급히 내놓았다가 제동이 걸렸다. 대북 지원을 늘리는 일 못잖게 제대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시며 그 근원을 생각한다)이라고 했다. 북 주민들이 우리의 선의를 알게 될 때 남측과의 통합에 기꺼이 호응하려 하지 않겠는가. 동독주민들이 그랬듯이. 하지만 북한 정권이 김정은과 이설주 사이의 아들이 수령노릇을 하는 4대 세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진성 주사파 외에는 아무도 없을 게다. 세습정권의 반인권적·독재적 속성이 연장되는 만큼 북한의 보통 사람들의 질곡은 더 깊어지는 탓이다. 얼마 전 공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보라. 1990년대 중반 기근으로 함경도 변방에서 주민들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평양의 핵심계층은 호의호식했다고 한다. 김정일 정권이 외부 구호단체들의 인도적 지원 덕에 남은 식량구입비를 당간부들의 충성심을 유도하는 사치품 구입에 썼다는 것이다. 스스로 개혁·개방을 할 의사도 능력도 없는 북 세습체제를 연장시키는 일이 될 무조건적 퍼주기 주장을 펴는 이들을 경계해야 할 듯싶다. 그들이야말로 꼭 종북주의자는 아니겠지만 일찍이 레닌이 비웃은 ‘쓸모있는 바보들’일 확률은 작지 않다고 봐야 한다. 레닌의 소비에트혁명에 박수를 쳐댔지만 그로부터 조롱당한 서방의 얼치기 좌파들처럼 말이다. 결국 대북 지원도 북한체제의 정상화를 견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도적 지원은 알곡보다는 전용이 어려운 분유나 밀가루 형태의 ‘영양지원’이 바람직할 것이다. 현금 지원 등 대규모 경협 시에는 동서독식 상호주의 사례를 원용, 북한체제의 대외 개방과 인권개선 등 내부 개혁과 연계해야 한다고 본다.
  • [새 영화] ‘노예 12년’ 불편한 노예의 진실, 담담하게 말한다

    [새 영화] ‘노예 12년’ 불편한 노예의 진실, 담담하게 말한다

    햇볕이 들지 않는 지하실에 갇힌 솔로몬 노섭은 자신이 노예가 아님을 주장하다가 수십 대 얻어맞고 살갗이 터진다. 때로는 자신을 인간으로 대해 주는 주인을 만나 자유의 희망을 품고, 때로는 폭압적인 주인 앞에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살아남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은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을 모욕하는 백인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응시한다. 스티브 매퀸 감독의 영화 ‘노예 12년’은 자유인에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한 실존 인물 솔로몬 노섭의 생존기를 따라간다. 1808년 미국에서는 노예 수입이 금지되자 자유인 신분의 흑인을 납치해 노예로 팔아넘기는 일이 빈번했다. 바이올린 연주자로 뉴욕에서 풍족한 생활을 하던 노섭은 1841년 공연을 제안받고 찾은 워싱턴에서 납치돼 노예수용소로 보내졌다. 그는 ‘조지아주에서 도망친 노예’라는 가짜 신분이 덧씌워진 채 미국 남부의 수수밭과 목화밭에서 12년 동안 처참한 삶을 살다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가 1863년 발간한 동명의 자서전은 1년 반 만에 2만 7000부가 팔리며 노예제도의 부조리를 세상에 고발했다. 자서전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긴 영화는 노예제도가 흑인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모습을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노섭(치웨텡 에지오포)이 시장에서 팔려 나갈 때 노예 상인은 이들을 남녀 불문하고 발가벗긴 채 가격을 흥정한다. 여성의 가슴과 음모, 남성의 성기가 화면에 언뜻 잡히는데 관객들은 시각적인 충격보다는 극중 노예들에 이입해 느끼는 수치심이 더 크다. 노섭은 감독관에게 맞서다가 나무에 목이 매달린 채 하루 종일 버틴다. 악명 높은 주인 에드윈 엡스(마이클 패스벤더)는 자신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여성 노예 팻시(루피타 니용고)를 수시로 성폭행하는가 하면 온몸이 피칠갑이 되도록 채찍질을 하며 가학놀이를 즐긴다. 그러나 영화의 전개는 역설적이게도 평온하다. 노예들의 울분을 표출하기보다 꾹꾹 눌러 담담하게 그리는 방식을 택했다. 숲에서 들려오는 매미소리와 시원한 바람소리를 배경으로 노예들은 목화솜을 따고 빨래를 한다. 여성 동료가 성폭행을 당해도, 모지게 매를 맞아도 아무 일 없는 듯하던 일을 계속한다. 죽어 간 동료의 무덤 앞에서는 자신들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노래를 손뼉을 쳐 가며 흥겹게 부른다. 한가로운 목화밭의 풍경이 오히려 이들의 체념의 정서를 극대화한다. 치웨텡 에지오포와 마이클 패스벤더, 신예 루피타 니용고 등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여기에 영화 제작자로 참여한 브래드 피트가 노예제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캐나다인 베스 역으로 후반부에 출연한다. 다음 달 2일 열리는 제86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화제작이다.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최우수작품상, 제67회 영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27일 개봉. 134분. 15세 이상 관람가.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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