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빈 라덴의 선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막바지에 이른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오사마 빈 라덴의 재등장이라는 ‘10월의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9·11테러 이후 일단 미국인의 ‘공적 1호’인 빈 라덴의 등장이 안보 경계심을 자극,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얼마나 많은 표가 움직일지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29일 카타르의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공개한 비디오 메시지에서 “2001년 9월11일에 벌어진 사건이 재발할 이유가 아직 남아 있다.”고 9·11 테러사건의 책임을 처음으로 직접 시인하는 한편 추가 테러 위협을 가했다.
그는 미국민들에게 “미국의 안보는 부시나 케리나 알 카에다에 달려 있지 않고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또다른 재앙을 피하는 최선의 길은 아랍인들의 분노를 유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빈 라덴의 테이프가 공개된 뒤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는 모두 “미국은 이같은 위협에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드시 그를 잡아 처단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9·11 이후 4년만에 미 대륙 충격파
비디오에서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전통적인 흰색 복장에 흰 터번을 쓰고 소매없는 외투를 걸친 빈 라덴은 “미국의 친 이스라엘 중동정책에 대한 좌절감에서 미국의 빌딩들을 파괴하기로 결정했다.”고 9·11테러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고층 빌딩을 공습한 것을 보고 미국의 마천루들을 공격할 생각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빈 라덴은 또 9·11 이후 4년이 지났지만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직도 미국민을 기만하고 사건이 벌어진 진짜 이유를 속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는 사건이 재발할 이유가 아직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빈 라덴 방송 뒤 부시 우세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 재개를 위협하는 비디오가 방영된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우위가 좀더 분명해졌다고 뉴스위크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스위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랠프 네이더 무소속 후보까지 포함한 3자 대결의 경우 투표 가능성이 큰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지지율이 부시 대통령 50%, 케리 후보 44%, 네이더 후보 1%로 각각 나타났다. 양자 대결을 가정했을 때도 투표 가능성이 큰 유권자들의 지지는 부시 51%, 케리 45%로 나타나 지난주의 48% 대 47%에 비해 격차가 커졌다.
양자 대결을 가정했을 때도 투표 가능성이 큰 유권자들의 지지는 부시 51%, 케리 45%로 나타나 지난주의 48% 대 47%에 비해 격차가 커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등록유권자들 가운데 9%만이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혀 지난주의 13%와 비교할 때 부동층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뒤지고 있는 케리 후보에게는 만회할 여지가 그만큼 좁아졌다는 나쁜 소식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이날 조사된 워싱턴 포스트와 폭스뉴스,LA 타임스 등 대부분의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0.8%∼6%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왔으나 유일하게 조그비 인터내셔널/로이터는 D-3일 현재 47% 대 46%로 케리 후보가 1%포인트 앞섰다고 분석했다.
선거인단 확보 예상수치는 부시 대통령이 208 대 179(워싱턴 포스트),227 대 225(뉴욕 타임스),168 대 153(LA 타임스)으로 여전히 케리 후보를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정부는 새로운 테러공격을 위협하는 빈 라덴의 비디오테이프가 방영된 후 경계 태세를 강화했으나 테러위협 경계수준을 격상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