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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지역 해상가두리 양식장 한파 주의보

    전남지역 해상가두리 양식장들이 겨울철 한파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남도는 함평·영광군 연안의 내만 수온이 2~4℃, 목포와 신안·해남 해역 수온이 5~6℃ 내외로 유지되고 있어 저수온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남지역 연안 수온이 2~1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정도 낮아 철저한 저수온 어장관리가 필요하다. 지난달 28일 국립수산과학원은 4℃ 이하의 수온이 3일 이상 지속된 충남 태안군~서산시에 저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 양식생물은 수온이 10℃ 이하로 내려가면 사료 섭취와 소화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8℃ 이하에서는 면역력이 약해져 심할 경우 폐사할 수 있다. 특히 능성어, 돔류, 조기, 쥐치 등은 저수온에 취약해 주의해야 한다. 이에따라 양식어가에서는 사료 공급량 조절, 비타민제 영양제 공급 등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저수온에 약한 양식생물은 조기에 출하해야 한다. 해상가두리와 축제식 양식장에서는 혹한과 풍파에 대비해 시설물을 안전점검 해야 한다. 양식장 평균 수심을 3m 이상 유지하고 수면적의 1% 이상을 별도 구획해 보온덮개 설치와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사육해야 한다. 또 육상 양식장은 폭설에 따른 시설물 붕괴를 대비하고, 양식생물이 동사하지 않게 보온덮개, 보일러 등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정전 발생에 대비해 비상발전기 가동 여부도 반드시 사전 점검해야 한다. 양근석 도 해양수산국장은 “겨울철 폭설과 저수온으로 능성어, 돌돔, 숭어 등 양식장에서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월동장비 점검과 양식재해보험 가입 등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신기술 따른 ‘신유형 재난’ 대비를” “안전투자=이익 인식 키워야”

    “신기술 따른 ‘신유형 재난’ 대비를” “안전투자=이익 인식 키워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안전 체계는 개선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도 적지 않다. 최근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온수관이 터지고, 강원 강릉에서 KTX 열차가 탈선하고, 펜션에서 자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0대 청소년 3명이 숨졌다. 서울신문은 최근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의 원인을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26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안전한 나라로 가기 위한 방안’(후원 문화체육관광부)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가졌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와 안재현 서경대 교수, 류충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이사가 패널로 참석했고, 김경두 서울신문 정책뉴스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전문가들은 신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잇단 안전 사고 원인은 안재현(이하 안) 최근 발생한 재난들은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세기까지는 주로 자연 재난이었지만 21세기엔 신기술과 신제품 등장으로 새로운 피해를 낳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재난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KTX 탈선 사고, KT 아현지사 사고도 비슷한 맥락이다. 류충(이하 류) 기업과 개인의 입장으로 나눠 생각해 봐야 한다. 기업은 성장과 효율성을 추구한다. 때문에 기업은 안전 투자를 의도적으로 줄이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이렇게 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안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미필적고의다. 반면 개인의 측면에서 보면 모르거나 안전관리를 하는 습관이 없어서 사고가 발생한다. 강릉 펜션 사고도 관리자의 무지에 의해 발생했다. 김찬오(이하 김)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시설까지 재난이 확대됐다는 게 최근 발생한 사고들의 공통점이다. 경기 고양시의 온수관, 강원 강릉시의 KTX, 서울 KT 아현지사는 모두 국민과 밀접한 시설이다. 또 사고 기업이 모두 공기업이거나 과거에 공기업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기업은 이윤과 경영 효율성 추구보다 대국민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공기업들이 공공서비스보다 경영 효율성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저입찰제·하청의 하청 해결책은 류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하더라도 안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기업문화와 조직문화가 그렇지 않다. 사고가 많지 않은 평상시에 안전 투자를 확대하자고 주장하면 바로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다. 성장주의 사고에 빠져 있다 보니 정의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것을 개선하려면 안전 투자가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세금이나 보험 등 인센티브를 통해 안전에 투자하는 게 이익이라는 인식을 키워야 한다. 안 외주화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외주화를 진행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비용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성수대교 붕괴 이후 안전을 진단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서로 경쟁하느라 저가로 입찰하고 수주받는 구조가 만들어지다 보니 전문 인력을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안전 진단을 하다 보니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안전 분야도 인센티브를 뛰어넘어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뭔가를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 안전 외주화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공기업이다. 오히려 일반 기업들은 안전 대비가 잘돼 있다. 안전관리를 한 번 잘못하면 제재를 받고 기업의 존폐 위기까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기업들은 최근 경영 환경이 어렵다 보니 최저입찰로 안전의 외주화를 진행하고 있다. 최저입찰로 고용한 안전 담당자를 현장 교육도 시키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운 채 위험한 곳에 투입한다. 이런 이유로 발생한 대표적인 비극이 서부발전 사고다.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면 접근하지 못하게 접근 방지망을 쳐야 하지만 그런 과정도 없었다.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안전관리는 싫어도 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욕을 먹더라도 현장에서 관리 감독하는 기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안전대진단 후에도 계속되는데… 안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문제가 생기면 쫓아가는 식이라는 것이다. 1971년 대연각 화재 이후 계속 이어져온 방식이다. 대연각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화재경보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그 이후 화재 경보 체계가 확 바뀌었다. 두 번째는 사후 대비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사후 대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최근 KT 아현지사 화재만 봐도 사고 이후 대비가 거의 없었다. 20년 전이었으면 주변지역 유선전화가 끊기는 것으로 끝났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카드 결제도 안 되지 않았나. 류 비슷한 생각이다. 사실 공동체나 국가가 위험을 모두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관리라는 게 수천개의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8500개의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25%의 화재 예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과연 그것을 국가에서 관리할 수 있을까. 현재 정부의 재난안전관리 전략을 바꿔야 한다. 정부는 안전관리 실패 상황에 대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일상적인 사고는 개인과 기업이 책임질 수 있다. 또 지역의 위험요인 정책 관리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임해야 한다. 이처럼 재난관리를 잘 하려면 상향식 안전관리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김 지금의 안전대진단은 진단이라고 할 수 없다. 정부부처의 합동 점검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다. 눈에 보이는 위험 요소를 시설에서 현장 발굴하는 게 전부다. 정말 대진단이 되려면 시스템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제도 개선까지 이어져야 한다. 안전 점검을 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서울 상도동 유치원이 대표적이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 등이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발견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이해관계에 밀려 사고가 반복된다. ●올겨울 조심해야 할 안전사고는 류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난 위험 목록을 작성해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영국은 지방 단위에서 재난 위험 목록을 관리한다. 이 목록 덕분에 재난관리할 때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우리도 이런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으로 분석해 기상예보처럼 위험 요인을 예보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 겨울철이 다가오면 혹한이 문제다. 혹한을 막을 수는 없지만 취약계층이 혹한에 견딜 수 있는 상황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혹한과 폭설로 가스·전기 공급이 끊길 위험이 있는 취약가구가 많이 존재하지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체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재난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점검을 일상화하는 게 필요하다. 충북 제천 화재도 비상구를 잠가 놓은 게 문제였는데, 사고 이후 점검으로 개선됐지만 지금은 다시 잠가 놓은 곳이 많아졌다. 김 최근 자연환경 변화로 혹한과 폭설이 심해져 예상치 못한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수관이 터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과거에 갖고 있던 매뉴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다. 따라서 혹한으로 인한 기계 오작동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 국민안전행동요령 등에 재난 대처 방법이 설명됐지만 홍보가 잘 안 됐다.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정리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떠난 이를 기억하고, 남은 이를 위로했던 ‘위 아 더 챔피언스’

    떠난 이를 기억하고, 남은 이를 위로했던 ‘위 아 더 챔피언스’

    올해도 ‘서울신문 문화부’는 독자들의 볼거리를 찾아 문화계 이곳저곳을 쉼 없이 돌았습니다. 오늘은 조금 달라지려 합니다. 지난 지면들이 오롯이 당신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면 오늘만큼은 지면에 풀어내지 못했던 기억들을 저희의 시각에서 되새겨 보려 합니다. 올해 문화부 기자들이 접했던 소름 돋는 순간들, 감동적인 장면들을 꼽아 봤습니다. ■먼 땅에서도 울고 웃게 한 ‘머큐리의 랩소디’올해의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만 관객 850만명을 돌파했으니 그야말로 ‘광풍’이라 할 만합니다. 영국 출신의 록밴드 ‘퀸’이, 특히 팀을 이끌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가 멀고 먼 한국의 국민들을 이렇게 울고 웃게 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겠죠. 지난 11월 어느 날,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기 위해 한 극장의 싱어롱(영화를 보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 상영관을 찾았습니다. 평일 이른 오후라서 그런지 관객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영화의 백미인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이 나올 즈음 제 옆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성 관객이 눈가를 수시로 훔쳤습니다. 훌쩍이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았죠. 영화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에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퀸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퀸의 오래된 팬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한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프레디 머큐리가 전 세계를 열광케 하는 전설의 보컬이 된 과정이 관객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우리는 승리자예요, 친구들이여. 그리고 우린 끝까지 계속 싸워나갈 거예요”(‘위 아 더 챔피언스’ 중)라고 그가 외쳤듯 우리에겐 누구나 ‘인생의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큰 격려가 필요했을지도요. 새삼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에 놀랍니다. 역시 ‘올해의 챔피언’ 답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故허수경 시인의 49재… 목놓아 읊은 염불과 詩“나막 살바다타 아다 바로기제 옴 삼바라 사바라 홈.” 지난달 20일 경기 고양의 북한산 중흥사에서는 시인들이 자신의 시 대신 염불을 읊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그날은 독일 뮌스터에서 암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한 고 허수경 시인의 49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시인들은 염불 같은 시를, 시 같은 염불을 목놓아 읊었습니다. 시 쓰는 이들의 작별 인사에서는 역시 시가 화두였습니다. 허 시인 생전에 교분이 깊던 문우들은 그의 영전에 살가운 헌사를 바쳤습니다. 허 시인에게서 밥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는 함성호 시인은 “당신, 거기선 밥 굶지 않았겠지. 거기선 함부로 밥 사 주지 않았겠지” 하며 시 ‘혼자 가는 먼 집’을 패러디했고요. 문학과지성사 대표이기도 한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짐을 덜어주려는 듯 “먼 곳의 시인에게는 시를 다시 기다리고 있다는 기척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병률 시인은 “부디 세상을 시로 덮어주세요. 당신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마다 부디 폭설로 내려와 주시게요” 했습니다. 딴 세상에서는 시에게서 자유롭기를, 그러면서도 꼭 시로 내려와 주기를 바라는 상반된 마음이 담겼습니다. 마지막 즈음 김민정 시인은 말했습니다. “언니,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해 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시인들의 인사는 세밑에도 참고할 만합니다. 평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해 준 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BTS 월드투어 출정식· H.O.T. 재소환에 들썩올해는 말 그대로 방탄소년단의 해였습니다. 올해 취재현장에서 느낀 감동 역시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의 첫 공연을 열었습니다. 4만 50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3시간 공연 내내 잠시도 지칠 틈 없이 환호했습니다. 이들이 ‘떼창’을 할 때는 팬덤 이름인 ‘아미’처럼 마치 잘 훈련된 군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두 달 뒤 올림픽주경기장을 다시 찾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시초 H.O.T.의 재결합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였죠. 찾아온 관객들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엄마, 연인·친구와 함께 온 관객들은 나름대로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아미’들만큼 열광적일 수는 없었죠. 그러나 옛 추억을 떠올리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17년 전 H.O.T.가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던 이곳은 2018년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는 곳이 됐습니다. 다시 20년 뒤에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티필드 스타디움, 영국 O2아레나 등에서 전 세계 ‘아미’들을 추억에 젖게 하지 않을까요. 상상만으로도 한없이 뭉클해지는 장면입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흩뿌린 이별의 몸짓… 숨죽인 칠순 거장의 첫 음이별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들을 법한 막스 리히터의 음악에 맞춰 바닥에 깔린 흰 가루 위에서 무용수들이 춤을 춥니다. 10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네덜란드댄스시어터1(NDT1)의 내한공연 가운데 마지막 프로그램이자 대표 레퍼토리인 ‘스톱 모션’. 세계적 무용수들의 단련된 근육은 강렬한 조명을 받으며 더욱 뚜렷한 굴곡을 드러냈습니다. 무용수들의 몸짓과 무대 위에서 부유하는 흰 가루를 보며 삶을 스쳐 지나간 몇몇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내면 깊숙이 숨겨놓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몸짓이 선뜻 꺼내놓지 않는 감정의 편린을 건드린 듯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노래하듯이 천천히’. 지난 9월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위해 내한한 헝가리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가 연주한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는 여기에 뜻을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건하고 겸손하게’. 담백한 첼로의 첫 음을 듣고 떠오른 생각입니다.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요즘 연주자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었을까요. 헝가리에선 박봉이라는, 음악원 교수 월급으로 살아가는 70세 페레니의 허리는 더욱 구부정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없을 첫 음으로 시작하며 감탄을 자아낸 그의 연주는 적당한 솔로 소품으로 마무리할 법한 앙코르에서조차 시향 단원들을 다시 불러모아 차이콥스키 ‘녹턴’을 들려주며 성의를 다해 마무리됐습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은 바로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하는 칠순 거장의 모습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판문점 도보다리 탐방, 평화관광은 언제쯤…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비무장지대(DMZ)로 향하는 단체 버스에 올랐습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DMZ를 평화 관광지, 평화 교육의 현장으로 바꾸겠다”며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과 전국 시·도교육감을 모두 불렀습니다. 동행 취재를 신청했고, 제비뽑기에 뽑혀 함께 갔습니다. 취재 일정 가운데 ‘도보다리 탐방’이 있어 더 설렜습니다. 도보다리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과 중립국감독위원회 캠프 중간에 있는 50m 길이 작은 다리를 가리킵니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산책하고, 30여 분간 회담하며 유명해진 곳입니다. 동쪽으로 난 계단을 내려가 도보다리를 걸었습니다. 중간에 ‘T’자 형태로 된 곳으로 10m 정도 더 들어갑니다.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였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취재진을 모두 보내고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던 바로 그곳입니다. 뒤로는 수풀이 우거지고, 마구 자란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렀습니다. 생중계로 보던 곳에 있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둘은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궁금하기도, 남과 북이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통일까지 우리는 얼마나 더 가야 할까. 도보다리에서 들었던 풀벌레 소리가 여전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할 말은 다하지 못했는데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할 말은 다하지 못했는데

    한 해가 빨리 저물고 있다. “마음속의 할 말을 다하지 못했는데(寸心言不盡), 앞길에는 해가 지려고 하는구나(前路日將斜)”라고 한말에 제주도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철종의 사위 박영효가 말했다.마치 한 해를 보내는 우리들의 초조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나이 탓인지 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빠르다는 것을 다른 어느 때보다 실감하게 된다. 한 것도 없는 것 같고, 할 것도 없는 것만 같다. 그래도 해가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을지 모른다. 제주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김정희가 그랬다. 그는 자기보다 20세나 위였던 선운사의 백파선사와 편지로 논쟁을 벌인다. 한국 선종사의 대표 논쟁으로 기록되는 이 자리에서 김정희는 ‘스님같이 무식하고 경솔한 무리들’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노망든 증거가 15가지나 된다며 백파를 한껏 공격한다. 젊었을 때 우리들의 모습과 하등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김정희는 제주 유배를 끝내고 올라가면서 백파에게 정읍에서 만나고자 했다. 모르긴 해도 해가 가기 전에 그를 만나 자신의 지나침에 대해 사죄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그만 폭설이 내린다. 아마도 김정희는 “마음속의 할 말을 다하지 못했는데, 앞길에는 눈이 내리는구나”라고 넋두리를 했을 것이다. 얼마나 눈이 많이 왔던지 백파는 하루를 기다리다 산사로 돌아가고 김정희는 한양으로 올라간다. 그 후 만나질 못하다가 백파가 입적을 하자 김정희는 사죄와 존경의 뜻을 담은 비문을 써 보낸다. 인생이란 게 묘하지만 그런 것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해가 가기 전에 꼭 마음속의 할 말을 다하고 싶어도 사람은 기다려 주지 않고, 계획은 다른 피치 못할 일로 늘 헝클어지기 마련이다. 이즈음 창밖의 헐벗은 겨울풍경을 한번 내다보라. 그리고 지난 일들을 조용히 돌이켜 보라. 그러면 기쁨보다 후회가 앞설 것이다. 부모님 그리고 자식들, 친구들과 연인, 동료들을 생각해 보면 밀려드는 것은 그때는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뿐이지 않은가. 그래서 미련은 먼저 나고 슬기는 나중 난다고 했는지 모른다. 그러기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공부(治心)가 더 필요한 것이다.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정약용도 “점차로 하던 일을 거둬들여 정리하고 이제는 마음공부에 힘쓰고 싶습니다. 스스로 살날이 길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한결같이 바깥일에만 마음이 시달리니 어찌 두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우리가 늘 그랬다. 한결같이 바깥일에만 마음이 시달리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동안은 그야말로 내 마음대로였다. 심지어 살날이 길지 않은 것을 알게 되는 날마저도 그러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공자는 절사(絶四)라고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를 강조했다. 즉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 말고, 함부로 단언하지 말며, 자기 고집만 부리지 말고, 따라서 아집을 부리지 말라고 했다. 공자의 요지를 하나로 묶자면 제대로 나이를 먹으라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런데 제대로 나이를 먹으려면 몸만 건강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새해부터는 다른 무엇보다 마음공부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갑산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정호는 “늙어서 공부하는 것은 밤에 촛불을 켜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는가. 불로초도 나이 드는 것을 물리치지 못한다. 촛불이 없다면 나이 드는 것은 캄캄한 절망이요 절벽일 뿐이다. 마음공부를 하는 것은 그 절망과 절벽 앞에 촛불을 켜는 것이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때 이제 공부의 촛불을 환히 켜 보도록 하자.
  • 출근길 직접 눈 치우는 관악구청장 “민간 제설반으로 고용 창출”

    출근길 직접 눈 치우는 관악구청장 “민간 제설반으로 고용 창출”

    “강설에 대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제설 대응 체계를 갖춰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습니다. 올해는 민간 인력으로 이뤄진 제설기동반도 처음 설치해 주민들의 안전뿐 아니라 지역 경제도 함께 지키겠습니다.”새벽부터 흩날린 눈발이 아침 출근길 1.3㎝가량이나 쌓인 지난 14일.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아침부터 관악구 청룡동 일대를 돌며 직접 제설 작업에 나섰다. 박 구청장은 직원들과 함께 주민 통행이 잦은 인도와 도로의 쌓인 눈을 넉가래, 빗자루로 쓸어내며 제설 장비를 꼼꼼히 살폈다. 관악구는 지난 15일부터 재난안전 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며 강설에 만반의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폭설이 찾아들었을 때 예·경보 발령, 인력 지원, 구호 및 재해 복구 등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했다. 평일에는 강설 예보 3시간 전, 주말에는 24시간 전 비상발령을 내려 신속한 초기 대응에 나선다. 올해 제설대책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처음 도입한 민간 인력 제설기동반이다. 각 동 주민센터에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 계층, 무직자 등을 대상으로 제설 작업에 참여할 주민을 모집해 부족한 제설 인력을 늘리는 동시에 시간당 1만 5000원가량의 수당을 지급해 일자리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구는 결빙이 잦은 지역이나 고갯길 등에 제설기동반을 신속히 투입해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공공에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한 만큼 주민행동요령을 다양한 채널로 홍보해 모든 주민이 안전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함께 치우는 눈, 모두가 안전한 광진

    서울 광진구가 겨울철 폭설에 대비해 구와 주민이 함께하는 지역밀착형 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폭설에 대비해 15개 동주민센터와 관련 실무부서 13개 반 70명으로 구성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편성해 비상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다. 광진구는 아차산 주변이 급경사 비탈길로 된 곳이 많아 강설시 빙판길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지퍼형으로 제작된 6㎏ 소형 염화칼슘 포대를 동 주민센터에 비치하고 노인정이나 어린이집에는 직접 배부하도록 했다. 주민자율 참여를 위해 동주민센터와 간선도로에 무료 제설도구함 82곳을 설치하고, 제설제 사용량을 줄이고 제설효과를 높이는 ‘습염식 제설시스템’을 도입해 친환경 제설방법을 확대했다. 취약지역 및 보도 제설작업 능률 향상을 위해 소형트럭 액상 살포 장치를 기존 1대에서 4대로 확대하고 친환경 자동 액상살포기도 9곳에 30대를 운영한다. 이밖에 폭설 시 주민들의 자율적인 눈 치우기 참여를 위해 ‘눈치우기 인증샷’도 공모한다. 공모내용은 서울지역에 눈이 내린 날부터 3일 이내 서울시내 공공도로 또는 광장에서 눈 치우는 전경 사진이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다음해 2월 말까지 스마트폰 플레이스토어에서 ‘서울스마트 불편신고’ 어플을 다운로드 받은 후 사진을 응모하거나 카카오톡 친구 찾기에서 ‘seoulnow’를 검색해 친구로 추가한 후 5MB 크기 이내 사진파일 1매(파일형식 JPG, GIF)를 간단한 사진설명과 함께 응모하면 된다. 응모된 작품은 서울시에서 최우수, 우수, 장려 작품을 선정하며, 참여한 주민에게는 추첨을 통해 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광진구는 선정된 사진을 내 집, 내 점포 앞 눈치우기 홍보를 위한 교육이나 보도자료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선갑 구청장은“겨울철 폭설에 대비해 제설 취약지역을 파악하고 제설장비 보유 실태 점검 및 신속하고 즉각적인 제설작업을 실시해 폭설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캐노피 없는 지하철역 출입구, 시민안전 위협한다

    서울지역에 1cm 안팎의 눈이 내린 13일,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신설구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출입구 계단을 총총걸음으로 오르내리며 위태로운 모습을 연출하였다. 삼전역, 석촌고분역 등 캐노피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이 많아 출입구 계단이 눈발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마치 빙판처럼 미끄러운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은 13일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신설구간을 둘러본 후 “지하철역 출입구 계단 아래쪽까지 날아 들어온 눈발이 그대로 쌓이고 다져져서 이용하는 시민들이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하고, 시민들의 항의성 민원이 폭주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난 8월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 공사현장 방문 시 캐노피 설치율이 저조한 사실을 알고 눈, 비 등 악천후 시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개선책을 요구하였으나, 공사관계자로부터 10여 년 전에 설계된 내용대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히고, “불과 1cm 안팎의 적설량에도 불구하고 계단에 쌓이는 눈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안전대책은 제로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 이어 “캐노피가 설치되지 않은 개방형 출입구는 옹벽 외에 별다른 안전시설물이 없어 보행자의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고, 겨울철에 눈 등으로 계단이 얼 경우 낙상사고의 위험이 있으며, 장마철이나 폭우 시 빗물이 지하철 역사내로 유입되어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므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 의원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서울시내 지하철 전 구간의 캐노피 설치비율과 캐노피 설치계획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과 “폭설 및 한파에 대한 안전대책을 조속히 수립하여 시민들이 지하철을 하루빨리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 컷 세상] 목화솜의 부활

    [한 컷 세상] 목화솜의 부활

    이부자리를 만들기 위한 솜틀기 작업. 목화솜 이불이 웰빙 바람을 타고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겨울은 기습적인 한파와 폭설이 잦을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장롱 속 깊숙이 보관한 솜이불을 꺼내 추억의 향수를 되새겨 보면 어떨까.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55년만에… 울릉 일주도로 44.55㎞ 열린다

    55년만에… 울릉 일주도로 44.55㎞ 열린다

    정치권·주민 반발… 안전 우려에도 강행 연내 소방필증 못받으면 연기 불가피공사 차질 등으로 내년 초로 미뤄졌던 ‘울릉 일주도로’ 완전 개통이 이달 중 이뤄진다. 1964년 정부가 공사 계획을 확정한 지 55년 만이다. 경북도는 울릉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섬 일주도로(총연장 44.55㎞)를 오는 24일 임시 개통한다고 11일 밝혔다. 도 관계자는 “울릉 일주도로 미개설 구간(저동 내수전~북면 섬목 4.75㎞)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발주청인 경북도에) 준공검사원을 제출해오면 지역민들 편의를 위해 바로 임시 개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상 개통은 준공검사가 끝나는 내년 1월쯤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는 지난 10월 일주도로 미개설 구간 전체 공사 가운데 내수전터널(1.53㎞)·와달리터널(1.95㎞)·섬목터널(77m) 내 소화전함 설치 등 일부 공사가 차질을 빚자 연말로 예정됐던 개통 시기를 내년 3월로 연기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서울신문 10월 8일자 12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울릉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이 반발해 도가 연내 개통 강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울릉 주민과 관광객들은 경북도가 개통 시기에 쫓겨 무리하게 개통해 안전사고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아직 미개설 구간 터널 3곳의 방재시설에 대한 관할 소방서의 필증이 떨어지지 않은 데다 경찰과 교통안전에 대한 협의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폭설이 잦은 울릉도 특성상 충분한 안전점검 없이 해안 절벽에 신설된 일주도로 미개설 구간을 성급하게 개통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는 것이다. 관광객 등은 “이용객들의 안전보다 개통 시기를 앞세울 경우 안전에 소홀할 수 있다”면서 “자칫 안전불감증이 도사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연내 개통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면서도 “하지만 연내 소방필증을 받지 못하면 개통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1976년 첫삽을 뜬 뒤 2001년까지 지방비 790억원을 들여 39.8㎞ 구간을 개설했으나 나머지 구간은 공사비 확보 문제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왔다. 안동·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재명 “스캔들·조폭·일베 누명 벗어 다행” 탈당 가능성 일축

    이재명 “스캔들·조폭·일베 누명 벗어 다행” 탈당 가능성 일축

    친형 강제입원 등 숱한 의혹을 받아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예상했던 결론이라며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이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스스로 탈당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11일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의 혐의로 자신을 기소하고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부인 김혜경씨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하자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결론이라 당황스럽지 않다”며 “오히려 조폭설, 스캔들, 일베, 트위터 사건 등등 온갖 음해가 허구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검찰은 여배우 김부선씨와 이 지사의 스캔들, 조폭 연루설,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활동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이 지사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도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한 이 지사는 “이제 기소된 사건의 진실 규명은 법정에 맡기고 지금부터 오로지 도정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탈당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안에 침투한 분열 세력과 이간계를 경계해야 한다. 호불호와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결해야 한다”며 “저는 여전히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원이다. 평범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훈훈한 동대문

    훈훈한 동대문

    서울 동대문구는 한파에 맞서 취약계층 어르신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구는 우선 독거어르신 116명을 위해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안전·건강 솔루션 사업을 한다. 독거어르신 주거 환경의 온도, 조도, 습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어르신의 움직임 감지를 통해 위급상황 발생 시 긴급 조치한다. 겨울철 실내적정 온도(18~20℃) 이하로 생활하는 독거어르신 발견 시 난방용품 등 서비스를 연계 지원한다. 한파나 폭설로 정전, 수도관 동파 등 긴급상황 발생을 대비해 임시대피소 2곳과 한파 쉼터 14곳을 운영한다.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독거어르신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한다. 전기, 수도 등을 무상 점검하는 등 겨울철 주거 안전 점검 서비스도 곁들인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민들에게 협조를 당부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시공자 재능기부에 취약계층 살맛나는 성동

    차상위 계층 집수리… 상생 문화 정착 서울 성동구는 중·대형 공사장 시공자의 공공기여(재능기부)로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위험 시설물을 정비하는 사업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공사장 소음·진동, 고층건물 건립으로 인한 일조권 피해 등으로 생기는 주민들과의 갈등을 예방하고, 시공사와 주민들이 소통하고 상생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사업이다. 지역 내 연면적 2000㎡ 이상 중·대형 공사장 시공자가 인력과 장비를 지원, 관내 차상위 계층의 주택을 보수하는 등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강우와 폭설로 인한 긴급 재난 발생 때 복구자원도 후원한다. 지원 대상자는 구청 사회복지과와 동 주민센터 추천을 받아 선정하고, 시공사와 일 대 일로 연계해 공사 범위, 기간 등을 협의해 시행한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12건, 올해엔 지난달까지 무허가 건물 등 4건을 지원했다”며 “재능기부 공사장엔 펜스에 재능기부 표지를 부착, 주민들과 화합하는 공사장임을 홍보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공공기여를 통해 대형 공사장 시공사와 주민 간 마찰이 줄고, 함께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수백만 가구 정전’ 잦은 미국...전봇대 못없애는 이유는

    [특파원 생생리포트]‘수백만 가구 정전’ 잦은 미국...전봇대 못없애는 이유는

    미국은 정전(停電)의 나라다. 큰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은 어김없이 수백만 가구의 전기가 끊기면서 암흑천지로 변한다. 지난 10월 초 미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마이클’로 200여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그만큼 미국에 살다보면 자주 겪는 게 정전이다. 특히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갑자기 전기가 끊긴다. 살면서 ‘전기’의 고마움을 잘 알지 못하지만 몇 시간이라도 정전이 되면 그야말로 난리다. 일단 인터넷이 중단되면서 모든 일이 올스톱된다. 미국의 가정은 냉난방 시스템을 전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특히 여름철 정전은 최악이다. 이처럼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에 자주 정전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답은 ‘전봇대’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전깃줄 지하 매설 비율은 25%를 넘지 못한다. 각 가정 등의 전기공급이 전봇대를 이용해 이뤄진다. 따라서 심한 바람에 전봇대가 쓰러지고, 혹은 나무가 꺾이면서 전깃줄을 끊어뜨리는 사고가 잦을 수 밖에 없다. 또 폭설이 내리면 무거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겨울 정전도 자주 일어난다. 전깃줄을 땅속에 묻는다면 이런 정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자 국가인 미국이 전깃줄을 지하에 묻지 않고 지상 송전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효율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땅 속에 묻힌 전깃줄은 항상 안전할까. 답은 노(No)다. 허리케인 등 바람의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침수 피해에는 더욱 취약하다. 또 천문학적인 시공 비용뿐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도 지상 가설보다 지하 매설이 몇 배가 더 든다. 수시로 도시의 도로변에 전기선로 공사를 하면서 생기는 차량 정체 등 사회적 비용도 무시하기 어렵다. 미국 사회는 정전으로 인한 피해·불편함보다 지하 매설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훨씬 크다고 인식한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전력회사가 지중매설의 효율성을 조사한 결과, ‘아니다’는 결론을 내놨다. 마일당 평균 100만 달러의 전깃줄 매설 비용과 정전방지에 따른 이득을 비교해본 결과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들도 매설비용이 곧바로 전기요금의 125%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쪽을 택한다는 설명이다. 워싱턴의 전력업계 관계자는 “워낙 지역이 넓다 보니 지하매설을 해서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는 것보다는 조금 불편해도 값싸게 전기를 쓰자는 게 미국인의 인식”이라면서 “앞으로도 지평선으로 이어질 듯한 1차선 도로와 양옆으로 줄지어 서 있는 전봇대의 풍경은 미국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은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너무 춥네!’ 폭설 처음 본 오리 떼, 눈 위 걷자마자 집으로 귀환

    ‘너무 춥네!’ 폭설 처음 본 오리 떼, 눈 위 걷자마자 집으로 귀환

    태어나 처음으로 눈 위를 걷는 오리 떼가 강추위를 10초도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복귀했다. 3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버몬트주 뉴헤이븐에서 촬영된 9마리 오리의 산책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9마리 오리가 눈 내리는 바깥에서 산책하려는 듯 우리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오리들은 눈으로 뒤덮인 땅에 거침없이 발을 디디며 걸어 나온다. 하지만 태어나 처음 겪는 강추위에 오리들은 몇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발걸음을 멈춘다. 잠시 망설이던 오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황급히 몸을 돌려 우리 안으로 들어간다. 눈 위에 누운 강아지 한 마리만이 오리 떼의 짧은 산책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추위에 속절없이 무너진 오리들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현명한 선택이다’ ‘우리 앞에 누워있는 개가 무서웠던 것 아닐까?’ ‘오리들의 선택을 이해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차세대 소형위성 1호’ 교신 성공… 기상위성 ‘천리안2A호’도 연이어 우주로

    ‘차세대 소형위성 1호’ 교신 성공… 기상위성 ‘천리안2A호’도 연이어 우주로

    천리안2A, 기상관측 센서 채널 3배↑ 국지성 호우까지 최소 2시간 전 탐지 내년 7월부터 52개 예보 정확도 높여세 번의 기다림 끝에 ‘재재활용’ 로켓에 다른 나라 소형위성들과 함께 실린 우리나라 차세대소형위성 1호가 4일 새벽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5일 새벽에는 국지성 호우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기상관측용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2A호 위성’이 발사된다. 카이스트 위성연구소는 차세대소형위성 1호가 4일 오전 3시 34분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국 스페이스X의 재재활용 로켓 ‘팰컨9’에 17개국 34개 기관의 소형위성과 큐브샛 63개와 실려 발사됐다고 밝혔다. 팰컨9은 스페이스X도 사상 처음으로 3회 재사용한 로켓이다.차세대소형위성 1호는 당초 지난달 20일 발사하기로 했으나 발사 직전 1단 추진체에 대한 세부 점검 때문에 지난달 29일로 연기했다가 현지 기상상태로 다시 12월 초에 발사하기로 결정됐다. 이후 12월 3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날씨 때문에 발사 예비일로 정해진 4일에 발사하게 됐다. 차세대소형위성은 발사 80분이 지난 뒤 북극 지역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하고 6시간 31분 뒤인 오전 10시 5분 카이스트에 설치된 국내 지상국과도 교신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위성이 고도 575㎞ 정상 궤도에 진입했고 전반적인 상태도 양호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차세대소형위성은 100㎏급으로 내년 2월부터 태양폭발에 따른 우주방사선과 플라스마 상태를 측정하고 은하 속 별들의 적외선분광 관측 같은 우주과학 연구에 활용된다.차세대소형위성 1호가 궤도에 안착한 다음날인 5일 오전 5시 40분쯤 정지궤도복합위성 ‘천리안2A호’가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천리안2A호는 인도의 통신위성 GSAT11과 함께 유럽연합(EU)의 아리안5ECA 로켓에 실린다. 2010년에 발사돼 임무가 끝난 천리안1호는 통신, 해양, 기상 기능을 동시에 수행했지만 천리안2A호는 기상관측에만 집중하는 ‘정지 기상관측위성’이다. 실제로 기상관측에 활용되는 센서 채널이 16개로 천리안1호(5개)보다 3배 이상 늘어나 강수량, 적설량 같은 기본 기상 정보는 물론 미세먼지, 태풍, 집중호우, 폭설, 안개, 황사 등 52개의 기상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기존에는 예보가 쉽지 않았던 국지성 호우를 일으키는 구름의 발달도 관측이 가능해 최소 2시간 전에 탐지가 가능해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위성에서 관측한 데이터가 다양하고 정밀하기 때문에 기상 예보를 생산하는 예보 수치모델에 입력하는 자료가 정확해진다”며 “천리안2A호가 관측서비스를 제공하는 내년 7월부터 국내 기상예보의 정확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태수 서울시의회 환수위원장 “청소환경 노동자의 처우와 고용이 안정되도록 시의회가 적극 도울 터”

    서울시의회 김태수 환경수자원위원장(더불어민주당, 중랑2)은 4일 오전 서울 성동구 디노체컨벤션웨딩에서 열린 서울시청노동조합(위원장 안재홍) 제56주년 창립기념식 및 정년퇴직 조합원 위로연에서 환경미화원들을 격려했다. 서울시청노조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직접고용 환경미화 노동자들로 구성된 단체로 3,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날 김태수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서울시민을 위해 반평생을 봉사하고 정년퇴임하는 조합원 여러분께 서울시민을 대신하여 감사들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1월 24일, 37년 만에 첫눈 폭설이 내릴 때 가장 먼저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대로변은 물론 골목골목까지 신속하게 제설작업에 나서 시민의 안전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시민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 주시는 여러분의 처우와 고용이 안정되도록 서울시의회가 적극 돕겠다”고 격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배 밝은 눈’ 천리안 2A호는 ‘기상관측’ 특화 정지궤도 위성

    ‘4배 밝은 눈’ 천리안 2A호는 ‘기상관측’ 특화 정지궤도 위성

    5일 오전 5시 40분(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천리안2A호는 동경 128.2도, 고도 3만 6000㎞에 머무르는 정지궤도 위성이다. 정지궤도 위성은 한 지점을 계속 관측할 수 있도록 일정한 궤도에서 지구 자전과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위성이다. 천리안2A호는 한반도와 주변의 기상은 물론 우주기상까지 관측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지난 2010년 쏘아올린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기능까지 수행했지만 2A호는 오로지 ‘기상 관측’ 임무만 수행하게 된다. 이에 걸맞게 천리안2A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 관측 탑재체를 장착하고 있다. 1호에 비하면 해상도는 4배 향상됐고, 고화질 컬러 영상을 18배 빠른 속도로 지상으로 보낼 수 있다. 이는 올해 3월 미국이 쏘아올린 ‘GOES-17’위성과 지난 2016년 11월 발사도니 일본의 ‘히마와리-9’ 위성의 탑재체 성능과 비슷한 수준이다. 천리안 2A호 기상 센서의 채널 수는 16개로 1호(5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16개 채널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통해 태풍, 집중호우, 폭설, 안개, 황사 등 52개나 되는 기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전체 지구를 관측하는 데 드는 시간은 3시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센서를 ‘빗자루’에 비유해 “빗자루 폭이 넓어져 한번에 쓸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A호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영역, 그 외 국지영역 관측도 2분마다 할 수 있다. 국지영역은 태풍 등 특이 기상이 발생하는 지점에 대해 국내외 요청이 있을 때 관측한다. 뿐만 아니라 통신이나 위성 운영과 관련된 ‘우주기상’을 관측하는 탑재체도 함께 장착했다. 우주기상 관측 탑재체는 기상 관측 탑재체의 반대편에 있다.국가위성센터 차세대위성개발팀 정성훈 팀장은 4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호 발사로 세계 7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 보유국이 됐다면 2A호 발사로 세계 3번째 정지궤도 차세대 기상 위성 보유국이 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2A호에 탑재된 기상 센서는 현재 일본과 미국만 운용 중이며 발사 계획이 있는 곳도 유럽연합 외에는 없다고 한다. 정 팀장은 “기상위성은 기본적으로 관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치모델(시뮬레이션)에 입력하는 자료가 정확해진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관측의 정확도가 향상되면 그에 따라 예보의 정확도 역시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관측용 도구인 위성 하나만으로 예보의 정확도가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2A호에 적용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근 대기 운동을 관측해 실험해 본 결과 온도와 습도 파악에서 20%가량 성능 향상이 있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내년에는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천리안2A호의 쌍둥이격인 천리안2B호가 발사된다. 위성 본체는 같지만 두 위성이 수행하는 역할은 다르다. 2A호가 태풍과 집중호우, 폭설, 안개 등 기상을 감시하는 한편, 2B호는 적조, 녹조 등 해양 환경과 대기 환경을 관측하게 된다. 2A호의 기상 탑재체는 미국에서 수입했지만 2B호에 실릴 두 탑재체에는 국내 연구진의 기술이 들어간다. 해양 탑재체의 경우 항우연이 프랑스 에어버스사와 함께 개발하고 환경탑재체는 미국 BATC사와 함께 만든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19 긴급통화 10초만 연결됐어도…” 응급환자·장애인 두번 울린 ‘생존 재난’

    지난 24일 서울 KT 아현지사(국사)의 지하 통신구 화재로 인한 ‘통신 재난’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통신 두절로 119 신고를 제때 못해 70대 여성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모처럼 외출을 했다가 장애인 콜택시 업체와 연락이 안 돼 추위 속에서 엄청난 공포를 느껴야 했다. ●사회적 약자 직격탄… 안타까운 죽음도 2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서모(77)씨는 “새벽에 아내가 쓰러졌는데, KT 통신망 장애로 119 긴급통화가 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마포구에 사는 서씨는 지난 25일 오전 5시쯤 화장실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아내 주모(73)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를 하려 했지만,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모두 ‘먹통’이었다. 서씨는 급히 앞집에 사는 큰아들을 불러 인공호흡 등을 시도한 뒤 휴대전화 긴급통화로 119에 두 차례 더 연락했지만 끝내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후 서씨는 집 밖으로 달려나가 지나가던 차량을 멈춰 세운 뒤 휴대전화를 빌려 간신히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5시 39분쯤 119대원들이 도착했지만 주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서씨는 “아내가 지병으로 당뇨를 앓고 있었지만 전날 수원에서 서울까지 김장 김치 6통을 들고 올 정도로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다”면서 “119에 10초만 연결이 됐다면 응급조치를 통해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씨의 딸(42)도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날 ‘겉절이를 했다’고 말씀하시길래 피곤할 텐데 같이 목욕탕에 가자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니 너무 허망하다”고 울먹였다. ●장애인 콜택시 못 잡고 추위 속 벌벌 통신구 화재가 발생한 24일은 하필 폭설이 내린 날로 이날 오전 외출을 했던 장애인들은 오후에 장애인콜택시 업체와 연락이 안 돼 추위 속에서 벌벌 떨어야 했다. 음성으로 길 안내를 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도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 장애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집에 고립된 장애인들도 있었다. 희귀난치병과 중증 만성 천식 환자인 강모(27)씨는 “전화와 인터넷이 모두 끊겨 재난문자도 받지 못했고 ‘장애인 응급 알림e’라는 전화기 형태의 긴급 벨로 119에 전화했지만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전화기는 탁상형이라 가지고 나갈 수 없고, 산소호흡기와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은 “일부 지역에서는 비상 상황 때 ‘생명줄’과 같은 비상벨도 작동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최소한 장애인들이 통신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행동 매뉴얼’이라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산불에 폭우·폭설까지..기후변화로 몸살 앓고 있는 미국

    산불에 폭우·폭설까지..기후변화로 몸살 앓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행정부가 최근 펴낸 기후변화 보고서를 믿지 못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미국 전역이 산불에 이어 폭우·폭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중서부와 북동부를 중심으로 내린 폭설과 폭우로 항공기 2800여편이 결항되고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교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7일 동안 캘리포니아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캠프파이어’ 산불로 최소 85명이 사망한데 이어 시카고를 중심으로 한 중서부 등에 때이른 폭설과 폭우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큰 혼란이 초래된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는 이날 1084편의 항공기 이·착륙이 취소됐다. 또 34만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네브라스카주와 캔자스주, 미주리주, 아이오와주, 미시간주 등을 통과하는 주요 고속도로가 부분 통제됐다. 눈폭풍은 중서부에서 북동부쪽으로 움직이며 일부 지역에선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변했다. 이날 오후에는 필라델피아와 뉴욕, 보스턴 지역쪽에서는 홍수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과 인근 뉴저지의 뉴워크 리버티 공항에서는 항공스케줄이 취소되거나 이·착륙이 지연됐다. 기상당국은 “시카고 일원의 기온이 오는 29일까지 계속 영하권에 머물면서 쌓인 눈이 쉽게 녹지 않을 것”이라면서 “눈의 무게와 강풍으로 인해 또다른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날씨] 초겨울 추위 사라지니 미세먼지 찾아와 ‘매캐한’ 월요일

    [날씨] 초겨울 추위 사라지니 미세먼지 찾아와 ‘매캐한’ 월요일

    지난주 한반도를 기습한 초겨울 날씨와 24일 토요일 서울에는 첫 눈으로는 1981년 이후 가장 큰 눈이 내렸다. 추위가 지나가고 첫 눈이 그치면서 평년기온을 되찾게 되자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6일 월요일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분포를 보일 것”이라고 25일 예보했다. 26일 전국의 아침기온은 영하 3도~영상 8도, 낮 최고기온은 10~16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세종 영하 1도, 춘천 0도, 대전, 대구 1도, 서울, 광주 3도, 부산 7도, 제주 12도 등이다. 이처럼 평년기온을 되찾자마자 중부 내륙과 영남지역 일부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기정체로 인해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26일 월요일 미세먼지 농도는 경기남부와 충북, 대구, 경북 지역은 ‘나쁨’ 수준, 그 밖의 지역은 ‘보통’ 단계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한편 기상청은 ‘3개월(12월~2019년 2월) 날씨 전망’을 통해 올 겨울 기온 변동성은 높지만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경향을 보일 것이라 밝혔다. 또 12월 예상 강수량은 평년(16.6~28.5㎜)보다 다소 많은 편으로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서해안 중심으로 대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한반도 겨울철 추위에 영향을 미치는 시베리아 눈덮임은 평년과 비슷하고 엘니뇨는 약해 일본 남동쪽 해상에 고기압 흐름이 형성되면서 추운 겨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북극 해빙이 평년보다 적어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 유입 가능성이 높아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하는 경우가 잦을 것으로 보인다. 12월에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때가 많아 기온은 평년(1~2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갑자기 추워지는 때가 많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기온은 평년(영하 1.6도~영상 1.8도)과 비슷하고 강수량은 평년(19.0~28.6㎜)로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2월도 기온 변동성은 크지만 기온과 강수량은 모두 평년과 비슷하겠다고 기상청은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겨울철에는 약한 엘니뇨에 의한 기온 상승요인과 적은 북극해빙에 의한 기온 하강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온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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