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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편집자주]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자연은 기후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냈지만, 어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했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불을 꺼야 하는 이유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답을 찾는다. 기획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늦겨울인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한 번 불이 붙으면 크게 번져 인간이 사는 마을을 집어삼키는 재앙이 됐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의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건조한 강풍 타고 순식간에 번진 화마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재난 알람 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그은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던 분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의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민서 엄마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의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화마가 할퀸 상처가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저녁 하늘이 조금 붉으면 그때가 떠올라요. 또 산불 아닐까, 우린 어디로 피해야 하나…. 가슴이 벌렁거려요.”● 불 먹은 나무들…2년 지나도 씻기지 않은 상흔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조경업계에서는 이를 ‘불 먹었다’고 표현한다. 고성 토성면 인근 나무들은 불을 먹어 껍질이 벗겨지고 매끈한 심만 남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이 큰 몫을 했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 국내 산불 피해액 10년새 5배 증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면서 토양 수분이 빠르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봄철 가뭄이 더 심해지고 산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소금 타야겠다” 싱겁고 뜨거운 남해 청정 바다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의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자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일찍 찾아온 더위에 전복 폐사 늘어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김병학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이 올라가면 4년산 전복의 40~80%, 2년산 20~40%가 산란을 한다”며 “고수온에서 산란하면 면역기능과 대사가 현저히 저하돼 먹이를 계속 주면 폐사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순주가 사는 청산은 완도 12개 섬 중에서도 연육교를 놓지 못할 정도로 수심이 깊고 파도도 세 전복 양식에 적합하다. 청산 바다에서 자란 전복은 도매상인들이 마리당 2000원을 더 쳐줄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는다. 올해는 양식을 망친 어민들이 적지 않다. 양식장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실로 이용한 결과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순주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신안 흑산도와 안좌도 바다도 28도가 넘어 전복 폐사가 일어났다. 김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수온 잘 견디는 ‘슈퍼전복’ 개발 어민들은 기후변화에 살아남으려고 전복 사육기간을 줄이고 있다. 겨울부터 봄까지 3~4년 키운 성태(㎏당 6~8미)를 시장에 내놨지만 전복이 클수록 수온변화에 예민하고 폐사율이 높아 5~6년 전부터 2년~2년 6개월 키운 다음 판매한다. 고수온을 잘 견디고 사육기간이 더 짧은 ‘슈퍼 전복’ 종자도 시범적으로 키우고 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은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낮아진 탓이다. 바닷물 염분농도는 보통 30~33pus로 전복 폐사 기준은 22pus 이하로 본다. ● 비 멎기 무섭게 찾아온 가을 불볕더위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을 9월 말부터 키우기 시작해요. 모내기처럼 미역 포자를 긴 줄에 붙여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버리거든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 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포자값도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올랐고요. 11월에 아기전복(치패)도 입식해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줄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지난 겨울 고성·속초 강수량 고작 11.4㎜ 새로 관측되는 기상 데이터들은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마른 봄부터 산불이 자주 나는 강원 영동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는 바다의 여름 수온이 10년 평균치를 웃돈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강수량을 살펴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평균 113.8㎜였던 강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100.1㎜로 12.0% 줄었다. 30년 평균 강수량(129.8㎜)과 비교하면 약 22.8% 감소했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1.4㎜에 그쳤다.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극소량이다. 눈비가 오는 날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평균 강수 일수는 16.1일이었으나, 최근 5년 평균은 11.7일로 4일 이상 줄어들었다. 이석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가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 올해 한반도 해역 여름 수온, 10년 평균치 1도 상회 전남 완도 앞바다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관측 월보를 분석해 보니 올 1~3월 수온이 통계월보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과 비교해 평균 3.7도 올랐다. 따뜻한 겨울바다가 지속되면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바뀐다. 지난 7월 평균 수온은 23.3도로, 최근 16년 새 가장 높았다. 수온 변화는 전복 양식 어가가 많은 남해만의 일이 아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 3개 해역 10개 관측지점의 올해 7~9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10년 평균치를 0.99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평균 수온이 23.86도로 10년 평균치(22.14도)보다 무려 1.72도 높았다. 수온이 3일 이상 28도를 넘거나 전일 수온 대비 5도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수온 변동이 있을 때 수산과학원이 발령하는 고수온 경보 횟수도 올해 다섯 번으로 기록돼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관계자는 “바다가 함유할 수 있는 열 용량은 대기의 1000배로,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수온이 오르면 잘 식지 않는다”면서 “표층뿐만 아니라 점점 깊은 바다로 고온 현상이 전이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커피·아몬드·알루미늄 들썩… 기후대응이 인플레 부른다

    커피·아몬드·알루미늄 들썩… 기후대응이 인플레 부른다

    약 3주 뒤인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다. 각국 정치지도자들이 모여 새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당사국총회가 처음 열린 건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다. 각국 정부가 과학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의 세계적 성격”이란 공감을 도모했지만, 당시에도 이미 기후변화에 대한 정치적 개입이 때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었다. 과학이 온실가스 배출 속도를 경고한 게 1970년대 부터인데, 이후 20여년이 더 지나서야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정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만시지탄이 섞인 비판이었다. 그리고 다시 20년 넘게 지난 지금 정치를 넘어 또 다른 분야의 리더들이 기후변화 대응의 최전선에 서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각국의 경제 리더인 중앙은행장들이 그렇다. 기후변화 관련 의제들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요인으로 작동함에 따라 생긴 요구다.●친환경 원재료 가격 급등… ‘탄소중립의 역습’ 9조 달러(약 1경원)를 다루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올해 초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블랙록은 앞으로 기업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는지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여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핑크 회장은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고강도 정책 도입 시기를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 한꺼번에 적용한다면 저성장과 함께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이 야기하는 물가 상승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각국 정부와 규제 당국이 친환경 녹색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압박을 얼마나 용인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 과정이 원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핑크 회장의 우려는 최근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친환경 경제 전환을 위해 필수적인 소재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그린플레이션’(그린+인플레이션·greenflation)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의 9월 말 가격은 연초 대비 약 3배가 됐다. 역시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에 쓰는 알루미늄의 지난달 가격은 올 초보다 40% 상승했다. 각국이 나서서 전기차·태양광 육성 정책을 펴는 통에 알루미늄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최대 생산지인 중국이 탄소중립 목표 완수를 위해 알루미늄 제련 공장 가동을 줄이며 공급을 조이는 과정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급등했다. 알루미늄뿐 아니라 리튬, 구리, 니켈 등 친환경 산업용 원자재들이 모두 수요는 늘어나지만 오염 문제 때문에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탄소중립의 역설’ 궤도에 올랐다. 심지어 탄소중립 정책의 기피 대상 소재인 화석연료의 값마저 뛰었다. 기존 화석연료 위주 발전량을 대체에너지가 모두 대체하지 못한 시기에 벌어진 급등이다. 유럽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석탄 가동 화력발전소를 많이 없애고 풍력발전 비중을 높였는데, 최근 풍력 발전량이 급감함에 따라 급하게 천연가스 쪽으로 눈을 돌려야 했다. 수요가 늘면서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재고량은 최근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은 인도와 함께 석탄 부족이 야기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은 전 세계 물가를 들썩이게 만들 요인으로 지목된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은 제조물 원가를 높일 뿐 아니라 가계 생활비에 직격탄을 가한다. 지난달 말 독일의 전력 도매가는 2018~2020년 평균보다 74% 높은 수준인 메가와트시(㎿h)당 65.16유로를 기록했다. 독일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는 유럽 각국이 공공요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다는 뜻과 같다. 결국 지난 5일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스, 체코, 루마니아 등 5개국 재무장관이 “급격한 물가 폭등에 대한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내며 EU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U에서 탈퇴해 독자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영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려고 하던 기존의 국가 에너지 수급 정책을 뒤집어 원전 개발계획을 다시 수립하려는 정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탄소중립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권 국가들조차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화석연료 확보전에 앞다퉈 몰리는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기후변화가 일으킨 재해… 식량 가격 높인다 지금보다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늦춘다면 당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줄일 수 있을까. 상황은 이미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당장 올해 들어 북반구 곳곳이 이상한파, 폭설, 홍수, 대형산불 등 기후재해를 겪고 있는데, 이 같은 재해들이 국지적인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독일경제연구소 등에 의뢰, 1996~2021년 유럽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227건이 야기한 물가변화를 조사해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해는 가격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다. 다만 그동안 유럽의 자연재해들이 야기한 인플레이션 문제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는 재해 발생 뒤 투입되는 재정 규모에 비해 재해로 인한 가격 상승 정도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지난 8월 독일 서부 지역에서 대홍수가 발생한 이후 독일 정부가 투입한 구호자금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인 300억 유로에 달한 반면 대홍수로 인한 국지적 물가상승률은 약 0.37%로 미미했다. 뿐만 아니라 이마저 일시적 현상이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그러나 플랜테이션 지대처럼 특정 지역에서 세계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대는 작물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대표적으로 요즘엔 커피가 위기다.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의 커피 산지가 폭우, 한파 등 이상기후 피해를 잇따라 입으면서 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이대로라면 소비자들은 내년에 질 낮은 커피를 더 비싸게 사게 될 것”이라면서 “기후변화는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후생의 문제가 됐다”고 했다. 커피뿐 아니라 설탕, 옥수수, 콩, 아보카도, 아몬드, 감귤류 등이 기후변화 여파로 최근 가격이 급상승한 품목으로 꼽혔다.물류 역시 기후변화의 여파로 이미 변화하기 시작한 분야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지역이 카리브해와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운하 지역이다. 파나마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비가 많이 내리는 나라이지만, 지난 7년 중 4년이 1950년 이후 가장 건조한 해로 꼽힐 정도로 최근 강수량이 줄었다. 파나마 수위 유지를 위해 끌어오는 인공호수인 가툰 호수의 담수량이 줄게 되자 파나마 당국은 지난 6월 운하 수위 유지에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를 들여야 했다. 비용은 파나마운하 통행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파나마운하의 처지와 정반대로 기후변화 때문에 극지대를 통과하는 북극항로가 개척되고 있다. 항로의 흥망은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경제적 유불리가 위도 또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을 방증한다.
  • “공단 이미지 탈피하고 미래도시 정체성 확립”

    “공단 이미지 탈피하고 미래도시 정체성 확립”

    “서울 구로구가 과거의 낡은 공단의 이미지를 벗고 녹색 스마트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갖추게 됐습니다.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명품 스마트 도시를 조성하겠습니다.”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구로구를 서울의 대표 ‘스마트 도시’로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지난 11년간 도시 전역에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첨단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개발해 주민들에게 선보였다. 덕분에 구의 다양한 현장밀착형 스마트 정책이 각종 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스마트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일 “해가 갈수록 이상 기후로 인한 폭염, 홍수, 폭설 등 자연 재해와 도시화에 따른 각종 사회문제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도시를 구현하는 게 답”이라면서 “미래의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스마트 도시로의 전환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마트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첫발을 뗀 2010년대 초반에는 이 구청장 역시 막막했다. 2014년부터 도시 전역에 와이파이망을 깔고 스마트 도시 전담 조직도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첨단 산업이다 보니 정보력과 기술력이 부족했다. 이 구청장은 “IoT, 자율주행, 드론 등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도시를 똑똑하게 관리한다는 개념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손에 구체적으로 잡히는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이후 교수·기업인·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 도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1년 만에 스마트 도시 중기 계획을 수립했고, 다양한 실증 작업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성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구로구는 스마트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대내외적으로 확실하게 공표하기 위해 지금까지 구의 브랜드 로고로 사용한 ‘디지털 구로’를 ‘스마트 구로’로 변경했다. 이 구청장은 “과거 각 개별 사업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했다면 이제는 각 디지털 사업을 융·복합화하고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융·복합 미래도시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9회>내 마음 들여다보기 코로나가 삼킨 일상, 우울감 호소하는 사람들다른 이와 비교하고 자책…자존감 사라져작은 것부터 해내며 성취감 느끼는 연습타인과 비교 말고, 작은 성취하면 칭찬하기#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드립니다. 아홉 번째 회에서는 코로나19 탓에 우울감에 빠진 건우씨 이야기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들려드립니다. 건우(가명)씨는 진료 전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답답하다며 이야기 도중 가슴을 치기도 했죠. 그를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에는 절박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건우씨는 해외 명문대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 인정받는 학생이었던 그는 오랜 타지 생활에서 느낀 외로움 탓에 국내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2020년 초,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시기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죠. 바이러스가 만들어내는 파급력, 공포와 함께 코로나 사태는 그의 삶을 뒤바꿔 놓았어요. 요즘 우리의 삶처럼 말이지요. 그에게 코로나 사태는 단순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만남을 줄여야 하는 불편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삶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지요. 성공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 오랜 타지 생활에서의 힘듦을 고국에서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매일 TV에 나오는 확진자 수에 따라 마음도 흔들렸습니다. 처음에는 ‘금세 끝날 거다’, ‘그러고 나면 기회가 올 거다’ 하고 스스로 다독였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긍정적인 마음은 줄어들었습니다. 건우씨는 점차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집 밖에 나서는 것이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속으로만 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돼 버렸습니다. 건우씨는 또다시 무기력에 빠져들어 자신을 자책할 뿐이었습니다. 자기 비난을 시작할 때면 내가 왜 살아야 하나, 내가 살아갈 이유가 있나, 나는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도돌이표처럼 그의 머리에서 끊임없이 떠올랐고, 불안한 감정은 그를 종일 괴롭혔지요. 페이스북에서 같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의 타임라인을 발견한 순간, 건우씨는 그때의 절망스러운 감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 속의 친구는 직장에서 주최한 파티에서 말쑥하게 차려입고 샴페인 잔을 들며 활짝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차마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직장은 건우씨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삶을 속도를 내어 살아가는데, 내 삶은 왜 멈춰있는 걸까?’이 모든 변화가 고작 반년 만에 일어났습니다.●코로나 블루가 뭔가요?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한 우울, 무기력,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마음의 변화를 뜻합니다.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된 질병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일상적인 우울감, 혹은 우울증과는 그 궤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병 자체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만성적으로 우리 삶에 스미는 무기력이 코로나 블루의 특징이라 할 수가 있겠네요. 나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공동체, 국가, 그리고 전 세계가 이러한 무기력감과 두려움에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인류에게 공포를 주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규명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아직도 명확한 해결책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 자체가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언제 끝날지 모르니 두렵고, 항상 피부에 와닿는 모든 상황을 경계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한 시점의 사건을 뜻하는 코로나 ‘사태’라 표현하기보다 새로운 시절의 시작, 코로나 ‘시대’로 부르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삶의 현실적인 부분도 흔들립니다. 바이러스로 잔뜩 위축된 삶은 대인관계와 직업적 영역 전부를 쪼그라들게 합니다. 뉴스나 신문에서는 연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줄어들기만 하는 여러 경제적 숫자들, 반대로 늘어나기만 하는 확진자 수를 이야기합니다. 정부의 대응 단계가 높아질수록 우리의 두려움은 커지고, 또 반대로 우리의 삶은 더욱 좁아지기만 하지요. 참 팍팍하고도 힘든 시절입니다. 건우씨는 코로나 블루에 빠졌습니다. 그는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거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더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존감이 무너진 삶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지는 것도 그런 탓이겠지요. ●자존감이 무너지는 시대, 우리 마음의 형태 기대했던 것, 자신 있던 것들이 모두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그의 마음에는 절대적인 절망만 가득합니다. 잔인하게도, 사회적 동물로서의 본능이 이 상황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공동체 내에서 다른 이들과의 비교, 그리고 자책이 반복되는 거지요. 반복의 끝엔 “나는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것 밖에 안되는 존재구나” 하는 식의 회한만 남게 됩니다. 이렇듯 코로나 블루 상태의 마음 안, 우리의 자존감은 풍화돼 갑니다. 우리의 뇌는 상황을 일반화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뇌는 ‘이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설’을 ‘정설’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생존이 최우선인 뇌의 기능 탓입니다. 우리는 항상 현재에 온전히 머무르지 못하고, 미래를 생각하려 합니다. 미래는 항상 미지의 영역에 속하지만, 우리 뇌는 어떻게든 이를 추론하려 하고, 또 대비하려 분주합니다. 고대의 원시인이든, 현대인이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삶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아주 미묘한 단서만으로도 미래를 그리려 하고, 또 그에 맞추어 생존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항상 ‘정답’만을 내어 놓지는 못합니다. 때로는 정확하고 이성적인 추론에 근거하기보다 감정에 휘둘립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두려움, 무기력감 탓에 뇌는 그릇된 판단을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 상황이, 이 마음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요. 절망의 늪으로 점점 빠져드는 과정인 것이지요. ●코로나 블루,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참 어려운 시절이고, 힘든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로나 사태에 대한 마음의 대비책은 이 상황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먼저, 코로나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상한 비유로 들리지만 코로나는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오는 장마, 날이 추워지면 이따금 찾아오는 폭설과 같은 것으로, 즉 삶에서 가끔 맞이해야 하는 불청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아니 인류가 아무리 애를 써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면, 물러가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삶의 출발점을 코로나 시대에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상황을 인정하고, 좀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마음의 바닥을 다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언제 끝나나, 대체 언제 끝나나’ 기우제를 지내는 마음보다 ‘어쩔 수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자’는 생각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건 당연하겠지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반발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마음 또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또 껴안아야 하겠지요. 우리는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설령 이전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작은 것일지라도요.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 나가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해 좀 더 많은 긍정의 점수를 매겨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건우씨의 경우처럼 모든 계획이 다 어그러진 상황일지라도, 그나마 남아 있는 것들에 시선을 돌려 작은 성취를 마음 안에 쌓아 올려야 하는 것이지요. 무기력이 온몸을 감싸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하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기’와 같은 양자택일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요. 그렇다면 그 둘 중 ‘무엇인가를 하기’를 좀 더 자주 선택하는 거지요. 당장 사람들을 만나거나, 거창한 일을 계획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방에 온종일 머무르기보다 집 근처를 짧게나마 산책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처음에는 세수도 하지 않고 나가보세요.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는 필수니까 아무도 모를 겁니다.그냥 편한 옷 그대로, 부담 갖지 말고 시작하는 거예요. 땅을 보고 걷지 말고, 변하는 나뭇잎의 색을 살피고, 피부에 와 닿는 계절의 온도를 느끼고, 하늘에 걸린 구름의 크기를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바라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는 잘했노라고, 오늘 집에만 있고 싶었는데 참 대견하다며 자신을 다독여주어야 합니다. 칭찬은 굉장히 대단한 것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티끌만큼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면 오늘 한 선택은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날의 보람과 작은 성취는 다음 날의 또 다른 ‘무언인가를 하는’ 선택으로 이끌게 될 테고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프사(프로필 사진)에 걸린 누군가의 자랑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는 마세요. 어느 시점의 언젠가 우리 또한 분명 그런 모습일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작은 것들을 쌓아 올리면서 코로나 시대를 견디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지극한 사랑,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지극한 사랑,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2014)를 쓸 때는 악몽을 꾸면서 죽음의 깊이가 제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했다면, 이번에는 저 자신이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오는 경험을 했어요. 결국 이 소설이 저를 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국제부문)을 받은 한강(51) 작가가 5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작가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소설을 쓰면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는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친구 인선으로부터 인선의 제주 집에 가서 혼자 남은 새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폭설 속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70년 전 제주 4·3사건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한다. 학살로 언니와 둘만 남겨진 인선 어머니 정심은 오빠의 행적을 찾는 일에 수십년을 바치며 끝내 사람과 삶에 대한 믿음을 놓치 않는다. 작가는 “경하와 인선이 맺어진 실과 인선의 어머니 정심과 이어진 실, 정심이 죽은 사람들과 이어져 있는 실이 전류가 통하는 걸 상상했다”며 “제목의 의미는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사랑이든 애도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설명했다.‘작별하지 않는다’는 작가가 2014년 6월 ‘소년이 온다’를 쓰고 난 뒤 꾼 꿈이 모티브가 됐다. 눈 내리는 벌판에 통나무가 잔뜩 있고, 뒤에 무덤들이 있는데 “이런 데 오랫동안 무덤이 방치돼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이 밀물이 몰려들면서 잠에서 깨게 된다. 작가는 꿈을 기록했지만, 이를 바로 소설로 옮기진 못했다. 그러다 예전 제주에 3개월 정도 살 때 그 집 할머니와 함께 동네를 걷다 4·3사건의 비극에 대해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어떤 모티브와 장면이 떠오른 뒤에 시간이 흘러 ‘아 이게 이런 거였구나’라고 느끼는 각성의 순간이 있다”며 “이 꿈을 갖고 4·3사건에 대해 쓸 계획이 없었는데, 결국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소설은 4·3사건을 그린 소설이자,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소설,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모두에 해당되지만 그중 하나를 고른다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랑’이라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동시에 살게 하는 것”이라며 “등장인물들의 마음이 그런 간절한 상태라고 생각했고, 그런 상태에 닿기 위해 노력한 소설”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글을 쓰면서 우리의 삶이 이렇게 고립된 것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작가는 “개인적 삶에 갇히지 않고 결국은 그 밖으로 뻗어 나가서 닿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이 소설을 쓰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이 소설을 쓰면서는 저 자신이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오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제 다음 소설은 이와는 다른 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통학로 열선·교문 자동화… 가고 싶은 그곳, 은평 학교

    통학로 열선·교문 자동화… 가고 싶은 그곳, 은평 학교

    학생들이 공간 꾸미는 ‘공감학교’ 지원춤 연습실 공사비 대고 조경 사업 견적유·초·중·고 97곳 방역 인원 임금 지급“‘내가 그린 공감학교’ 공사를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했어야 하는데 입찰한 업체가 공사를 포기해 착공을 못 하는 상황입니다. 애초 계획보다 공사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합니다.”(박상수 은평중 교장) “경사가 심한 학교 진입로 때문에 겨울 폭설과 결빙 때마다 학생과 교직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진입로에 열선을 설치하면 좋겠습니다.”(임재현 대성고 교장) 지난 3일 학교 방역 일자리사업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은평중학교와 갈현동의 대성고등학교를 찾은 김미경 은평구청장에게 각종 민원과 건의 사항이 쏟아졌다. 일자리사업 현장점검이 학교 교육환경 현안 간담회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은평중에서 추진 중인 ‘공감학교’는 학교 내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해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은평중에서 학생의 상상력을 도면에 올리고, 실제 공간으로 구현되도록 돕는 일을 맡은 이현호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는 “은평중 학생들이 춤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며 “시공 면적이 넓은 데다 마루를 깔고 거울을 설치하는 등 학생들 구상에 맞추다 보니 공사비가 예산보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공감학교 공사비 부족에 관해 “이달 말 완공해야 하는 상황이고, 고3 학생들도 졸업 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공감학교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발표도 하고 토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 직접 설계해 제 손으로 공간을 만들어 본 경험은 졸업 뒤 사회에 나가 도움이 되는 진짜 공부”라면서 “공감학교는 우리 지역 청소년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구청장이 찾은 두 학교에서는 학교 둘레에 방치된 수풀지대 개발, 학교 화단 조경 사업의 견적을 내는 문제(이상 은평중)와 학교 뒷산 시설 개선, 교문 자동화(대성고) 등 다양한 문제가 거론됐다. 김 구청장은 각 간담회가 끝난 뒤 학교 곳곳의 언급된 장소를 돌아보며 학교 측과 의견을 나눴다. 당초 현장 방문 목적이었던 학교 방역 일자리사업은 지역 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97곳에 발열체크, 생활지도, 외부인 통제, 소독, 청소 등 방역 업무를 담당할 인원을 배치하고 임금을 구에서 지급하는 사업이다. 은평중은 두 명을 구 예산으로 채용하고 학교 예산으로 별도 두 명을 채용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대성고도 7명을 채용해 학교 방역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은평의 청소년은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라면서 “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 갈 수 있도록 각종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한강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건 사랑...‘작별하지 않는다’는 저를 구한 소설”

    한강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건 사랑...‘작별하지 않는다’는 저를 구한 소설”

    “어떤 소설을 쓸 때 작가가 가진 고민은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 되거든요. “(5·18을 다룬) ‘소년이 온다’(2014)를 쓸 때는 악몽을 꾸면서 죽음의 깊이가 제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했다면, 이번에는 저 자신이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오는 경험을 했어요. 결국 이 소설이 저를 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국제부문을 수상한 한강(51) 작가가 5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작가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소설을 쓰면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는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친구 인선으로부터 인선의 제주 집에 가서 혼자 남은 새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폭설 속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70년 전 제주 4·3 사건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한다. 학살로 부모와 동생을 잃고 오빠마저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채로 언니와 둘만 남겨진 인선 어머니 정심의 삶과 함께 오빠의 행적을 찾는 일에 수십 년을 바친 정심의 간절한 마음 등이다. 이를 통해 마지막까지 사람과 삶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던 사랑을 그렸다. 작가는 “경하와 인선이 맺어진 실과 인선의 어머니 정심과 이어진 실, 정심이 죽은 사람들과 이어져 있는 실이 전류가 통하는 걸 상상했다”며 “제목의 의미는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사랑이든 애도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설명했다.경하는 작가의 분신 같은 존재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작가가 2014년 6월 ‘소년이 온다’를 쓰고 난 뒤 꾼 꿈이 모티브가 됐다. 눈 내리는 벌판에 통나무가 잔뜩 있고, 뒤에 무덤들이 있는데 “이런데 오랫동안 무덤이 방치돼 있었구나”하고 생각하는 사이 밀물이 몰려들면서 잠에게 깨게 된다. 작가는 꿈을 기록했지만, 이를 바로 소설로 옮기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 제주에 3개월 정도 살 때 그 집 할머니와 함께 동네를 걷다 4·3 사건의 비극에 대해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소설을 쓸때 어떤 모티브가 떠오르고 어떤 장면이 떠올라서 시간이 흘러 ‘아 이게 이런 거였구나’라고 느끼는 이상한 각성의 순간이 있다”며 “이 꿈을 갖고 4·3사건에 대해 쓸 계획이 없었는데, 결국 쓰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 소설은 제주 4·3을 그린 소설이자,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소설,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모두에 해당되지만 그중 하나를 고른다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랑’이라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동시에 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등장 인물들의 마음이 그런 간절한 상태라고 생각했고, 그런 상태에 닿기 위해 노력한 소설”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 팬데믹하에서 글을 쓰면서 우리의 삶이 이렇게 고립된 것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작가는 “개인적 삶에 갇히지 않고 결국은 그 밖으로 뻗어나가서 닿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 소설을 쓰는데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이 소설을 쓰면서는 저 자신이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오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제 다음 소설은 이 소설과는 다른 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기후변화, 도시 그리고 폭염을 피하는 법/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기후변화, 도시 그리고 폭염을 피하는 법/유용하 사회부 차장

    살면서 겪는 많은 일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곤 한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세등등했던 지난 7월 말 거실 에어컨 실외기가 더이상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고 멈춰 섰다. 고장에 대한 어떤 징조도 없던 탓에 더 당황스러웠다. 물론 15년 가까이 여름만 되면 밤낮으로 일했으니 이제 그만하겠다며 멈춰 선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왜 하필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S센터에 연락을 했지만 폭염 탓에 고장 접수가 폭증해 보름이나 지나야 봐줄 수 있다는 답을 듣고 검색엔진을 열심히 돌려 가장 빨리 방문수리가 가능한 사설 업체를 섭외할 수 있었다. 부품 몇 개를 교체하고 나니 다시 쌩쌩 잘 돌아가 ‘이제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 나흘 동안 의도치 않게 폭염 체험을 했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와 부채로 버티던 중에 문득 ‘예전에도 이렇게 더웠나’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기상청 기후통계 데이터를 찾아봤더니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름이 지금처럼 덥지는 않았다. 그래서 신영복 선생이 ‘감옥에서의 사색’에서도 언급했듯 예전에는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훨씬 낫다’는 말들을 했던 것 같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두꺼운 옷가지와 난방장치 등이 필요해 돈이 들 수밖에 없지만 수자원이 그리 부족하지 않은 나라에 사는 덕분에 여름에는 물로 더위를 손쉽게 물리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기후통계상 2000년대부터 이젠 여름도 없는 사람들이 지내기 힘들고 위험한 계절이 됐다. 지난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가 발표됐다. IPCC 발표 보고서 4개 중에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세계 각국은 이를 근거로 온난화 방지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게 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195개국 정상이 모여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방어선으로 합의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에 도달하는 시점이 이전 예측보다 12년이나 빨라졌다. 2020년 기준으로 이미 1.09도나 오른 만큼 지금 같은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1.5도 도달 시기는 이번 예측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경제발전을 이유로 지금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할 경우 금세기 말이 되면 산업화 이전보다 최대 5.7도나 기온이 오른다고 한다. 과거 5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폭염이 현재는 10년에 한 번꼴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화 이전 대비 4도가 오르면 매년 역대급 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도시는 폭염 강도나 빈도가 교외 지역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불과 일주일 만에 739명을 사망케 한 1995년 미국 시카고 대폭염을 분석한 에릭 클라이넨버그 뉴욕대 교수는 폭염이란 홍수, 태풍, 폭설 등과 달리 소리나 형체 없이 다가와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고립된 도시민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현상이라고 했다. 전체 인구의 92% 이상이 도시에 집중돼 있는 데다 1인가구 증가와 도시 빈부격차 심화라는 문제까지 안고 있는 한국에서 폭염의 일상화는 도시민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온난화로 인한 폭염, 혹한 같은 극한 기후의 영향을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다. 어느 정치인의 말처럼 개인의 행복은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폭염을 피하는 방법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책임지는 것이 옳다.
  • 역대급 한파 뒤엔 역대급 폭염 온다

    역대급 한파 뒤엔 역대급 폭염 온다

    눈이 많이 내리고 유독 추운 겨울이 찾아온 해의 여름은 가마솥 더위가 찾아오는 경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 연구팀은 1975~2017년까지 한반도 일평균 기온과 최고기온 기록을 분석한 결과 1990년대 이후 겨울철 평균기온과 다음 여름철 평균기온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10일 밝혔다. 겨울이 추우면 여름이 덥고, 겨울이 포근하면 선선한 여름이 찾아오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 회보’에 실렸다. 분석 결과 겨울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추우면 그해 여름철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무더운 날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경향성은 논문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2018~2020년에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2018년 1~2월에는 폭설과 한파가 극심했는데 그 해 여름에 역대급 폭염이 찾아왔다. 겨울철이 비교적 포근했던 2019년과 2020년에는 여름철이 상대적으로 덜 더웠다.이 같은 날씨 패턴은 1970년대나 1980년대와 달리 지구온난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한반도에 한파를 불러일으키는 겨울철 대기순환 패턴이 봄철까지 지속되면서 북대서양과 필리핀 지역 부근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반도의 겨울철 한파는 북극진동으로 영하 50도 안팎의 차가운 공기가 대기 상층으로 내려오면 발생한다. 이 같은 패턴이 봄철까지 이어질 경우 아열대 지방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태양복사열로 인한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한반도에 여름철 폭염을 불러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명복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1991년 이후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한반도 여름철 폭염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폭염 대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매섭게 추운 겨울 뒤에는 찌는 듯 무더운 가마솥 여름 온다

    매섭게 추운 겨울 뒤에는 찌는 듯 무더운 가마솥 여름 온다

    눈이 많이 내리고 유독 추운 겨울이 찾아온 해의 여름은 가마솥 더위가 찾아오는 경향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PEC기후센터 연구팀은 1975~2017년까지 한반도 일평균 기온과 최고기온 기록을 분석한 결과 1990년대 이후 겨울철 평균기온과 다음 여름철 평균기온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10일 밝혔다. 겨울이 추우면 여름이 덥고 겨울이 포근하면 선선한 여름이 찾아오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 회보’에 실렸다. 분석 결과 겨울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추우면 그해 여름철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무더운 날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경향성은 논문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2018~2020년에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2018년 1~2월에는 폭설과 한파가 극심했는데 그 해 여름에 역대급 폭염이 찾아왔으며 겨울철이 비교적 포근했던 2019년과 2020년에는 여름철이 상대적으로 덜 더웠다.이 같은 날씨 패턴은 1970년대나 1980년대와 달리 지구온난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한반도에 한파를 불러일으키는 겨울철 대기순환 패턴이 봄철까지 지속되면서 북대서양과 필리핀 지역 부근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반도의 겨울철 한파는 북극진동으로 영하 50도 안팎의 차가운 공기가 대기 상층으로 내려오면 발생한다. 이 같은 패턴이 봄철까지 이어질 경우 아열대 지방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태양복사열로 인한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한반도에 여름철 폭염을 불러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명복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1991년 이후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한반도 여름철 폭염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폭염대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오늘의 서울 톡]

    서대문 ‘창업이룸터’ 입주 女기업인 모집 서대문구가 서대문여성이룸센터 내 사무공간인 ‘창업이룸터’에 입주할 여성 기업인을 모집한다. 예비·초기 여성 창업가를 위한 맞춤형 공간으로 기업별 사무실(독립공간), 협업 공간, 공용 회의실, 휴게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대문구에 주소를 둔 여성 예비 창업자 또는 서대문구에 사무실을 둔 창업 후 2년 이내의 여성 기업이면 신청할 수 있다. 모집 기간은 이달 16일부터 31일까지다. 서대문구청 홈페이지나 여성이룸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서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뒤 우편 및 이메일(mj2551@sscmc.or.kr)로 제출하면 된다. ‘스마트도시 구로’ 아이디어 공모전 실시 구로구가 ‘스마트도시 구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한다. 지정주제는 ▲코로나19 극복 ▲안전한 1인 가구 ▲기후변화(폭염·폭우·폭설·미세먼지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 아이디어다. 자유주제는 구로구의 다양한 공공 문제(교통·안전·환경·복지 등)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활용 방안을 제시하면 된다. 구로구민이나 관내 직장인, 대학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다음달 10일까지 구청 스마트도시과를 방문하거나 이메일(brbr2010@guro.go.kr), 우편 등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광진 ‘놀이 올림픽’ 수상작 온라인 전시 광진구가 지난 5월 진행했던 ‘광진구 놀이 올림PICK 온라인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한다. 선정된 작품은 지난 4일부터 광진구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uKpwR3CkwhQ)를 통해 온라인으로 전시되고 있다. 아동의 놀권리 증진과 건강한 놀이문화를 형성·확산하고자 마련된 이번 공모전은 아동의 놀이활동에 대한 콘텐츠(영상, 사진, 그림 등)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72명이 110개 작품을 제출했다. 구는 창의성, 공감성, 표현성을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해 대상, 최우수, 우수, 장려상, 참가상 등 총 72개 작품을 선정했다. 중랑, 친환경 상자텃밭 1000개 분양 중랑구가 친환경 상자텃밭 1000상자를 분양한다. 신청 기간은 9일부터 13일까지다. 상자텃밭은 본인 부담금 8000원만 부담하면 중랑구 주민 누구나 1세대당 1세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특히 집안에 베란다, 옥상 등 작은 자투리 공간만 있으면 초보자도 간단하게 모종을 심고 가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자텃밭은 재배용기, 배양토, 모종 8본(상추류), 재배 매뉴얼이 한 세트로 구성돼 있다. 신청은 구청 홈페이지의 구민참여, 상자텃밭 분양신청란에서 신청하면 된다. 노원, 10월 30일까지 ‘사이버 사진 공모’ 노원구는 지역 내 아름다운 자연과 기억하고 싶은 일상의 풍경을 함께 나누기 위한 ´노원 사이버 사진 공모전´을 오는 10월 30일까지 개최한다. 노원의 자연, 문화, 복지, 교육, 축제 등 다양한 풍경과 감동의 순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내일을 기대하는 희망이 담긴, 노원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 담긴 사진이면 된다. 지역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사진은 올해 찍은 것이여야 하며 5~10MB 이하의 JPG 파일로 1인당 3점까지 출품이 가능하다. 16개 작품을 선정해 대상 100만원, 최우수상 50만원, 우수상 30만원, 입선 1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 믿을 건 역시 반도체…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 129조 사상 최대

    믿을 건 역시 반도체…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 129조 사상 최대

    삼성전자가 1분기 스마트폰·가전 부문 호조와 2분기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 6716억원, 영업이익 12조 5668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2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했던 2018년 3분기(17조 570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매출도 2분기 사상 최대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29조 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믿을 건 반도체였다.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가 매출 22조 7400억원, 영업이익 6조 9300억원으로 전사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는 3조 3700억원에 그쳤던 1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PC 중심의 수요에 적극 대응해 기존 예상 전망치를 상회하는 출하량을 달성했다. 특히 삼성의 주력인 D램은 지난 4월 고정 거래가격이 최대 26%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파운드리(위탁생산)도 지난 2~3월 폭설로 가동이 중단됐던 미국 오스틴 공장을 정상화하고 공급 라인을 극대화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시설투자는 13조 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반도체에 12조 5000억원이 투자됐다. ‘반도체 훈풍’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고, 파운드리에서는 평택 S5라인의 양산 제품을 본격 출하하는 등 공급 능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1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이끌었던 모바일과 가전 부문은 각각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렸음에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 갔다. 모바일 부문은 매출 22조 6700억원, 영업이익 3조 240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매출 29조 2100억원, 영업이익 4조 39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갤럭시S21 조기 출시 등의 효과가 사라진 결과이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원가 구조 개선과 마케팅 효율화, 태블릿·웨어러블 등 제품군 판매가 실적에 상당 부분 기여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전 부문은 2분기 매출 13조 4000억원, 영업익 1조 60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600억원가량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3300억원가량 늘었다. 네오 QLED TV 등 프리미엄TV에서 수익이 유지됐고,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문화가 여전히 가전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을 포함해 1조 2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모바일과 가전 모두 3분기에는 불확실성과 기대가 상존한다. 모바일은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가 예고돼 있고, 가전은 해외 시장에서 비스포크 제품 판매가 확대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은 여전한 위험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사업이 급변하고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신규 투자 분야로 인공지능(AI), 5G, 전장 등을 언급했다.
  • 역시 믿을 건 반도체...삼성전자, 상반기 매출 역대 최대

    역시 믿을 건 반도체...삼성전자, 상반기 매출 역대 최대

    삼성전자가 1분기 스마트폰·가전 부문 호조와 2분기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 6716억원, 영업이익 12조 5668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2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했던 2018년 3분기(17조 570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매출도 2분기 사상 최대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29조 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믿을 건 반도체였다.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가 매출 22조 7400억원, 영업이익 6조 9300억원으로 전사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는 3조 3700억원에 그쳤던 1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PC 중심의 수요에 적극 대응해 기존 예상 전망치를 상회하는 출하량을 달성했다. 특히 삼성의 주력인 D램은 지난 4월 고정 거래가격이 최대 26%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파운드리(위탁생산)도 지난 2~3월 폭설로 가동이 중단됐던 미국 오스틴 공장을 정상화하고 공급 라인을 극대화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시설투자는 13조 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반도체에 12조 5000억원이 투자됐다. ‘반도체 훈풍’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고, 파운드리에서는 평택 S5라인의 양산 제품을 본격 출하하는 등 공급 능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이끌었던 모바일과 가전 부문은 각각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렸음에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 갔다. 모바일 부문은 매출 22조 6700억원, 영업이익 3조 240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매출 29조 2100억원, 영업이익 4조 39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갤럭시S21 조기 출시 등의 효과가 사라진 결과이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원가 구조 개선과 마케팅 효율화, 태블릿·웨어러블 등 제품군 판매가 실적에 상당 부분 기여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전 부문은 2분기 매출 13조 4000억원, 영업익 1조 60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600억원가량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3300억원가량 늘었다. 네오 QLED TV 등 프리미엄TV에서 수익이 유지됐고,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문화가 여전히 가전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을 포함해 1조 2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모바일과 가전 모두 3분기에는 불확실성과 기대가 상존한다. 모바일은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가 예고돼 있고, 가전은 해외 시장에서 비스포크 제품 판매가 확대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은 여전한 위험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사업이 급변하고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신규 투자 분야로 인공지능(AI), 5G, 전장 등을 언급했다.
  •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 129조로 사상 최대 기록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 129조로 사상 최대 기록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이 63조 6700억원, 영업이익 12조 57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2분기 사상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8조 1500억원)와 비교하면 4조원 이상이나 높다. 공시에 따르면 반도체는 2분기 매출 22조 7400억원, 영업이익 6조 93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앞서 1분기 호실적을 스마트폰과 TV·가전이 이끌었다면 2분기부터는 반도체가 실적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폭설 등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미국 오스틴 공장이 재개됐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등으로 반도체 부문의 실적 반전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주력인 D램은 지난 4월 고정거래가격이 최대 26% 오르며 2017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앞서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 3700억원이었다. 이밖에 모바일 부문은 2분기 매출 22조 6700억원, 영업이익 3조 2400억원을, 가전 부문 매출은 13조 4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 6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6조 8700억원, 영업이익 1조 2800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이익에는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이 포함됐다.
  • 구민 신뢰도 1위 성동구… 보육특구·스마트포용도시 ‘넘버원’

    구민 신뢰도 1위 성동구… 보육특구·스마트포용도시 ‘넘버원’

    서울 성동구의 정책 중에는 유독 ‘서울 자치구 최초’,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서울시 1호 백신접종센터 운영, 전국 최초 모바일전자명부 개발, 전국 최초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방지에 관한 조례,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변화와 혁신을 내걸고 차별화된 정책을 선보인 결과다. 일부 정책은 전국 지방정부 및 중앙정부에 롤 모델이 되기도 했다. 정 구청장에게 28일 성동의 현안과 앞으로 역점 사업에 대해 들었다.-민선7기 3년간의 성과를 되짚어 본다면. “무엇보다 ‘성동구가 살기 좋아졌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해 주시는 지역 주민들의 평가가 가장 뜻깊다. 특히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2020년 서울서베이 도시정책 지표조사’에서 처음으로 정부기관(중앙정부·광역·기초)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했는데 성동구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주민 신뢰도’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정책경영연구원을 통해 성동구민 대상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거주 만족도와 성동구 민원 행정서비스 만족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15년 만족도 52.4%에서 2020년 78.9%까지 상승했다. 행정서비스 만족도는 2015년 50.8%에서 2020년 81.1%까지 높아졌다. 필수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대한 법률’ 등 성동구 조례에 기반한 1·2호 법안이 마련된 데 대한 보람도 크다.”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특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성과는. “보육과 교육 분야에서도 구의 공보육률은 68%로, 서울시 평균 47.6%보다 높을 뿐 아니라 자치구 가운데 1위다. 합계출산율도 서울시 평균 0.717명보다 높은 0.855명으로 1위다. 명실상부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보육특별구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공교육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서울서베이의 교육환경만족도 조사에서 성동구의 공교육 만족도가 2020년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6~2017년 같은 조사에서 성동구는 10위권 밖이었으나 2019년 3위, 2020년 2위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2019~2020년도 일자리 대책을 통해 1만 4800개 창출을 목표로 했는데, 실제로 1만 8379개 창출해 124% 초과 달성했다.” -스마트포용도시 만들기에도 주력했다. “4차산업 혁명시대 기술과 지식이 어르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교통 약자들, 특히 다른 대중교통 수단에 비해 버스를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편의 시설이 부족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성동형 스마트쉼터를 만들었다. 한파, 폭설과 폭염 등의 궂은 날씨에 특히 인기가 높으며 스마트도시에 걸맞은 버스정류장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또 하나의 성과는 성동형 스마트횡단보도인데 LED 바닥신호등, 음성안내장치, 정지선 위반 전광판 등 8종의 스마트 기능이 집약돼 있다. 스마트 횡단보도를 통해 정지선 위반 차량이 84.3%나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 밖에도 발달장애인과 치매어르신의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한, 신발 깔창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부착된 ‘스마트인솔(깔창)’ 사업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혼자 출근길에 길을 잃은 발달장애인분을 즉시 스마트인솔 위치추적을 통해 찾았을 정도다. 앞으로도 우리 구는 어느 한 명이라도 사회로부터 배제되지 않도록 하고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행정을 펼쳐 ‘다 함께 잘사는 포용도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1인 가구를 위해서는 어떤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는가. “그동안 1인 가구 지원 대책이 분야별로 흩어져 있어 종합적인 지원 체계에 한계가 있었던 것을 보완하고, 세대별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성동구 1인 가구 지원 정책 추진단(TF)’을 구성했다. 또 ‘1인 가구 종합지원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5대 핵심 분야 총 51개 과제를 도출했다. 대표적인 ‘1인 가구 지원센터’는 1인 가구에 대한 안전, 일자리, 여가, 커뮤니티 등 각 분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의논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할 컨트롤타워다.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사근동(9.8%)과 마장동(8.72%)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곳에 설립할 계획이다. MZ(1980~2000년대생)세대의 60% 이상이 월세거주자로 주거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자 그간 한양대생으로 한정했던 반값중개보수 서비스를 청년층으로 확대했다. 또 원룸 등에 거주하는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사차량을 지원한다. 여성 1인 가구 안심패키지를 통해 안심홈 4종 키트를 제공한다. 여성 1인 점포에는 비상벨 단말기를 설치하여 긴급출동을 지원한다. 반려동물 교육 및 취약계층에게 반려동물 양육비를 지원하는 1인 반려 가구 지원 사업, 1인 가구 밀집지역 청년 통장(統長) 선발 등도 준비 중이다.” -주민 숙원사업인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는가. “2017년 10월 구와 서울시·현대제철(부지 소유)·삼표산업(공장 소유)이 서울숲 완성을 위한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서울시와 협의해 먼저 행정조치인 도시관리계획(변경) 열람공고(2020년 3월)를 시작하면서 이전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고로 잠시 사업 추진이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오세훈 시장을 만나 삼표레미콘 이전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삼표레미콘 이전에 대해 속도감을 높여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함께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시의회의 의견 청취를 마치고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삼표레미콘 부지는 매입 후 공원으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도시계획시설 결정(공장부지→ 공원 시설 결정)’을 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삼표레미콘 공장에 대한 도시관리계획(변경) 결정 절차가 끝나면 삼표레미콘 이전 부지에 대한 공원 실시설계가 진행될 예정이다. 구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해당 부지가 서울숲과 중랑천·한강변을 잇는 수변 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1년여간 노력 끝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왕십리역 정차가 유력해졌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현대건설컨소시엄) 발표에 따라 왕십리역 추가 신설이 유력해졌다. 불과 1년 전 왕십리역 정차를 위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작할 때만 해도 가능성이 0%였던 것이 드디어 가시적인 성과를 얻게 된 것이다. 당초 1차 목표는 국토부의 기본계획에 왕십리역 신설을 반영하는 것이었으나 아쉽게도 기본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추가역 신설 근거를 만들었다. 덕분에 민간업체 3곳의 입찰제안서 기본계획에 왕십리역이 모두 반영됐고 이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민간업체 제안에도 반영이 이뤄졌다. GTX-C 노선 왕십리역 신설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때까지 한결같은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모두가 만드는 지도, 모두를 웃게 하다

    모두가 만드는 지도, 모두를 웃게 하다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 매핑/임완수 지음/빨간소금/220쪽/1만 5000원어웨이크닝/한기호 지음/북바이북/236쪽/1만 6000원 어머니를 모시고 밖으로 나갈 때 꼭 검색하는 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 장애인 전용 화장실 위치다. 휠체어를 밀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계단을 오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좁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도록 돕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 안다. 이런 일을 몇 번 겪으니 장애인을 위한 정보가 담긴 지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지도를 지역 주민이 함께 만들면 장애인의 고충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그런데 실제로 이런 지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커뮤니티 매핑’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다. 위치기반지리정보시스템(GIS) 기술을 활용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온라인상에 직접 지도를 그려 가는 방법이다. 코로나19 마스크 지도, 우리 마을 미세먼지 지도, 장애인 교통안전 관련 지도 등이 이 방법을 활용한다. 관련해 ‘커뮤니티 매핑의 선구자’로 불리는 임완수 미국 메해리의대 교수가 쓴 책과 대담집이 나란히 출간됐다.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 매핑’은 임 교수가 직접 쓴 커뮤니티 매핑의 교과서 같은 책이다. 임 교수는 2005년 크리스마스 즈음 가족과 뉴욕에 갔다가 화장실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뉴욕의 화장실’(nyrestroom.com)이라는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한 달 동안 홈페이지를 공개하니 뉴욕 시민들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공중화장실 위치를 일일이 표시해 지도가 완성됐다. 당시 뉴욕타임스 등에 소개돼 유명해졌다.책에는 임 교수가 이후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북부를 강타했을 때, 지역 고등학생들과 함께 만든 ‘주유소 지도’는 미국연방재난관리국, 구글, 뉴욕시, 백악관에서 사용했을 정도다. 임 교수는 2013년 한국에 커뮤니티 매핑 센터를 설립해 독립운동 순례길, 코로나19 마스크 지도, 폭설 및 지진 지도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책에서는 이에 대한 사례와 함께 커뮤니티 매핑의 정의, 작동 원리 등을 설명한다.‘어웨이크닝’은 출판인 한기호가 임 교수와 대담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커뮤니티 매핑의 시작, 현재, 미래에 관해 나눈 인터뷰를 엮었다. 임 교수는 2016년 구글에서 지원을 받아 만든 장애인 편의시설 매핑 프로젝트인 ‘배프’를 설명하며 “커뮤니티 매핑이 그저 새로운 기술을 매개로 시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임 교수는 두 권의 책에서 커뮤니티 매핑이 시민과학, 리빙랩과 연관한 사회 혁신의 도구라고 거듭 밝힌다. 시민과학은 비과학자인 시민이 참여하는 과학 프로젝트를 가리킨다. 리빙랩은 시민이 참여해 우리 삶까지 바꾸는 혁신적 활동을 의미한다. 실제로 장애인 교통편의를 제작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초등학생의 안전한 보행로 만들기에 참여한 이들은 불편한 점을 찾아보면서 이를 치우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좀더 나은 세상을 위해 책을 통해 커뮤니티 매핑에 대해 알아보길 권한다.
  • 국지성 폭우 잦은 이유는 CO2 증가 때문

    국지성 폭우 잦은 이유는 CO2 증가 때문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대기해양과학과 연구팀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평년값보다 많은 눈과 비가 내리거나 국지성 폭우 및 폭설이 잦아지고 있는 것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7월 7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1982~2015년 전 지구적 기상관측 빅데이터를 분석해 극한강수 경향성과 인간 활동이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최근 국지성 폭우와 특정 시기에 강우량이 집중되는 경향성이 더 강해지고 있으며, 이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 삼성 반도체 영업익 1분기의 2배… 슈퍼사이클 타고 3분기도 견인

    삼성 반도체 영업익 1분기의 2배… 슈퍼사이클 타고 3분기도 견인

    D램 가격 상승 랠리… 美투자 영향 줄 듯2분기 매출 63조… 동기 기준 역대 최대스마트폰·가전은 1분기 실적엔 못 미쳐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장기호황(슈퍼사이클)으로 접어들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2조원을 넘는 2분기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 호실적을 스마트폰과 TV·가전이 이끌었다면 2분기부터는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 5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2분기(53조원) 대비 18.94% 오른 이번 매출은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9조 3800억원) 대비 3조원 이상 높았고 지난해 2분기(8조 1500억원)와 비교하면 4조원 이상이나 높았다. 앞서 증권가가 내놓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까지 11조원대였던 것에 비춰 보면 이번 잠정실적은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는 호실적으로 평가된다.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1등 공신으로는 반도체가 꼽힌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8조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3조 3700억원이었던 1분기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폭설 등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미국 오스틴 공장이 재개됐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등으로 반도체 부문의 실적 반전은 이미 예상돼 왔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용 수요와 PC용 반도체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주력인 D램은 지난 4월 고정거래가격이 최대 26% 오르며 2017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이미 시장조사업체들은 D램 가격 전망치를 계속해서 올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랠리가 계속되고, 미국 투자 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정될 경우 3분기 실적도 반도체가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반면 앞서 1분기 실적 호조의 주역이었던 스마트폰·가전 등의 실적 분석은 엇갈린다. 삼성은 앞서 올해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1 시리즈의 출시 시점을 과거 모델들보다 1~2개월 앞당기는 등 선제적 대응으로 모바일 부문에서 1분기에만 4조 3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이 같은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더불어 2분기는 전통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비수기로 여겨지기도 한다. 가전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경향이 여전하지만, 원자재값 폭등과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1분기 실적에는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은 LCD 등 패널 가격 상승과 고객사 일회성 보상금이 반영돼 1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한편 이번 어닝서프라이즈 발표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대 초반으로 마감해 기존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 갔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호조가 이미 예고돼 있었고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기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언택트’와 ‘힐링’. 코로나 시대에 여행계의 유행을 주도한 단어다. 호수는 그 유행의 주무대 중 하나다. 이른바 ‘물멍’을 즐길 수 있는 곳. 초여름의 대청호를 찾았다. 충북 청주와 옥천, 대전 등에 걸쳐 있는 거대한 호수다. 성하를 앞둔 무더운 날씨에도 호숫가엔 격렬하게 햇빛에 항거하고,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뜻밖에 많았다.멀리서 소나기가 몰려들고 있었다. 안개처럼 흐릿한, 그러나 주변과는 또렷이 구별되는 세력으로 커진 소나기는 먼 산을 적신 뒤 이제 곧 호수를 덮칠 기세였다. 소나기가 호수 방향으로 올 것은 거의 확실했다. 습기를 잔뜩 머금어 서늘해진 바람이 장판처럼 잔잔했던 호수 위로 잔물결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나기의 내습을 직감한 아이들은 가젤 영양처럼 ‘튀어’ 다니며 소리를 질러댔다. 비를 피하려는 건지, 소나기를 맞이하는 의식이라도 벌이려는 건지 불분명할 만큼 아이들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고조돼 있었다. 예전엔 소나기가 들녘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모습을 드물게나마 봤던 것 같다. 일종의 경험치도 쌓여 있다. 소나기가 다가올 때마다 바람과 기온은 미묘하게 바뀌었다. 대기 중엔 흙냄새도 옅게 묻어 있었다. 이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건 대도시에 정착한 이후다. 세상은 좀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진 거다.●비 그친 호수엔 사람도 나무도 ‘데칼코마니’ 대청호 ‘멍상정원’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공식 명칭은 ‘명상정원’인데, ‘호수 멍때리기’에 최적의 장소인 듯해 이번에 한해 별명처럼 이리 부르기로 한다. 소나기를 피할 공간이 있었다면 아마 황순원의 ‘소나기’를 생각하며 더 오래 ‘멍상정원’에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이튿날 아침, 동이 트자마자 그 자리를 다시 찾았다. 사진작가 2명, 개인방송 진행자 1명 등 겨우 몇 명이서 그 너른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다. 전날 소나기가 퍼부을 때는 혼돈의 호수였지만, 이날은 거울처럼 잔잔했다. 빙판, 장판 등 그 어떤 표현도 잔잔한 호수의 모습을 전하기엔 역부족인 듯했다. 호수 위로 작은 섬과 나무, 사람들이 정확히 반대로 비춰진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거울’이 그나마 적확할 듯하다.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데칼코마니라 표현한다. ‘멍상정원’이 속한 곳은 대전 마산동이다. ‘마산동 쉼터’라거나 ‘명상정원’, ‘슬픈 연가 촬영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세 곳 모두 한 지역을 이르는 이름이라 봐도 무방하다. 마산동 쉼터 주차장에서 ‘멍상정원’까지는 700m가 조금 넘는 거리다.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길이 둘로 나뉜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조금 더 멀다. 오른쪽으로 먼저 간다. 볼거리를 고려해서다. 물론 정해진 규칙은 없다. 오른쪽 길을 따라 2층 정자를 지나면 우물이 나온다. 우물 곁엔 제멋대로 굽은 못생긴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평범하지만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주는 모습이다. 이른바 ‘J 호러’의 기원이 됐던 일본 영화 ‘링’의 강렬한 인상이 여태 뇌리에 남은 거다. 이 우물은 영화 ‘7년의 밤’이 촬영된 세트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스스로 몸을 던진,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에게 ‘고통의 블랙홀’로 작용했던, 일종의 미장센이다. 이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 ‘살인소설’, 한국형 좀비 영화 ‘창궐’ 등도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고 안내판은 적고 있다. 우물에서 몇 걸음 더 옮기면 ‘물속마을 정원’이다. 크고 작은 장독들과 담장 등으로 멋을 냈다. 의아했다. 왜 갑자기 물속마을 정원이 튀어나온 걸까. 그러다 백남우 대전향토문화연구회장의 말을 듣고는 머리에서 ‘뎅~’ 하고 종이 울리는 듯했다. 백 회장은 “수몰 전 이 마을의 모습을 꿈에서 종종 본다”고 했다. 외갓집을 찾았던 기억의 단편이 꿈에서 재현될 정도면 수몰민은 얼마나 고향이 사무치게 그리울까. 백발 성성한 노인이 수구초심으로 찾아와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노인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실향민은 통일되면 고향 땅을 밟을 희망이나 품지만 수몰민은 갈 고향이 아예 없다고요. (대청호) 물을 빼는 일은 아마 없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물속마을 정원은 수몰의 기억이 담긴 공간인 거다. 한데 여기서 살았을 사람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들의 기억은 그저 눈요기용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물속마을 정원에서 오른쪽으로 난 모래톱은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다. 이미 수많은 이들의 휴대전화에 ‘인증샷’으로 저장됐을 만큼 명소다. 액자 형태의 조형물을 세워 한층 ‘폼나게’ 만들었다. 건너편은 ‘멍상정원’이다. 이름처럼 많은 이들이 다양한 자세로 ‘호수멍’을 즐기고 있다. 개미허리처럼 가는 모래톱 건너편엔 야트막한 언덕이 있고, 그 위로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흔히 ‘뜬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름 그대로 평소에는 물에 떠 있다. 그러다 봄철 갈수기나 장마철을 앞두고 미리 물을 빼는 배수기엔 수면 아래 있던 모래톱이 드러나며 뭍과 연결된다. 그러니까 이맘때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인 셈이다.●수면 아래엔 日에 맞선 동학군 승전의 역사 이쯤에서 백 회장의 말을 조금 더 듣자. 기억을 더 거슬러 오르면 조선시대 당시 ‘멍상정원’ 일대는 주안장터였다. 삼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4차선 국도 격인 ‘율봉도’가 지나는 길에 형성된 큰마을이었다. 목을 축이려 주막에 들른 이들, 주모와 희롱하는 장돌뱅이들, 육모방망이 흔들며 으스대던 포졸 등 수많은 인간 군상들로 시끌벅적했을 테다. 이상면(75) 서울대 명예교수가 전하는 역사도 무척 흥미롭다. 그의 독자적인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캐냈다는 점에서 역사학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듯하다. 현 청남대가 있는 충북 청주 문의면 등 대청호 중상류 일대는 조선시대 정치 경제의 요충지였다. 금강 수계와 ‘율봉도’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이 일대를 장악하면 아래쪽 삼남까지 통제가 가능했다. 이는 대청호에서 15㎞ 정도 떨어진 청주에 삼남 최대 군사기지인 진남영을 설치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19세기엔 ‘호중동학군’의 주무대이기도 했다. ‘호중’은 다소 생소한 이름인데, 현재의 청주와 충주, 충남 공주 등의 지역을 아우르는 명칭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호중동학군이 일본군과 맞붙어 승전고를 울린 곳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동학군 승전의 역사는 호수 아래 깊이 가라앉아 있다. 이들의 이름이 생경했던 것도 이 때문일 텐데, 서둘러 이 역사를 인양하는 게 후대의 몫이 아닐까 싶다. 일제강점기엔 경부선 철길이 놓일 뻔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최단 노선이기 때문이다. 한데 갑자기 대전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이유야 자명하다. 일제의 머릿속에 동학군에 당한 참패의 기억이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한없이 조용한 ‘멍상정원’이지만 수면 아래엔 이처럼 숨가쁜 역사가 잠겨 있다. 이상면 명예교수는 호중동학군의 별동대장이었던 이종만(훗날 이종찬으로 개명)의 손자다. 그는 수많은 조상들의 역사가 새겨진 이곳을 찾는 후대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알고 역사가 부여하는 의미를 되새겨 보라”고 권했다.●좁은 틈 지나면 소원 이뤄진다는 ‘신선바위’ 인접한 비룡동엔 신선바위가 있다. 예전 제사유적지로 추정되는 공간이다. 바위 사이엔 겨우 사람 한 명 지나갈 정도로 좁은 틈이 나 있다. 이 틈을 지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대청호를 돌아본다는 건 사실 호반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긴다는 것과 뜻이 같다. 청주 문의면 쪽에서 내비게이션에 대청댐을 찍으면 보통 32번 국도로 안내한다. 하지만 적요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늘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문의문화재단지 옆으로 난 대청호반로가 그렇다. 국도에 비해 오가는 차량이 훨씬 적어 한결 호젓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이 도로를 따라 대청댐 쪽으로 가다 보면 현암사와 만난다. 대청호를 굽어볼 수 있는 절집이다. 계단을 통해 올라야 해 적잖이 품이 든다. 현암사 반대편 능선엔 구룡산 장승공원이 있다. 2004년에 폭설로 쓰러진 나무들을 깎아 만든 장승 500여기가 진입로부터 장승공원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장승들은 남근 형태가 많다. 안내판은 “여성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 남근 형태의 장승을 배치했다”고 적고 있다.마산동 쉼터 아래쪽, 그러니까 대청호 남쪽의 옥천 일대에도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곳은 부소담악이다. 수십m 높이의 크고 작은 절벽들이 비단강(금강)을 찢으며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모양새로는 딱 ‘비단강을 가르는 칼’이다. 출발 전 한국관광공사의 윤승환 세종충북지사장이 “하루 코스 언택트 힐링 여행지로 강추”한 곳도 아마 이쯤 어디일 것이다. 절벽의 길이는 700m에 이른다. 절벽 위로 길이 나 있다. 끝까지 갈 수도 있지만 위험하니 절벽 중간쯤의 추소정에서 발걸음을 돌리길 권한다. 부소담악은 사실 멀리서 봐야 제맛이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금강을 가르고 있는 절벽의 기세를 봐야 제대로 완상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적합한 곳은 추소리 마을 뒤 산자락이다. 이곳에 전망대 하나 세우면 단박에 명소로 발돋움할 텐데, 여태 실현되지 않아 못내 아쉽다. 방아실마을 끝자락엔 ‘수생식물학습원’이 있다. 이름으로는 생태교육시설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입장료(6000원)를 받는 상업시설이다. 개신교인 다섯 가족이 모여 사는 일종의 신앙촌 같은 곳인데, 내부를 잘 꾸며 놓아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객들이 셀피를 많이 찍는 곳은 시설 끝에 있는 작은 교회다. 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부소담악 인근의 이백리엔 이지당이 있다. 지방문화재였다가 지난해 말 보물(2107호)로 승격된 국가지정 문화재다. 이지당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끌다 충남 금산 전투에서 순국한 조헌이 후학을 길러내던 서당이다. 조헌 생전에는 각신서당(覺新書堂)으로 불리다 훗날 우암 송시열이 이지당(二止堂)이라 고쳐 불렀다. 이지(二止)는 시전에 나오는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 문구에서 끝 단어인 ‘지’(止)자 두 개를 딴 것이다. ‘산이 높으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큰 행실은 그칠 수 없다’라는 뜻이다. 석호리엔 청풍정이 있다. 야산 중턱 끄트머리에서 단아한 자태로 금강을 굽어보고 있는 정자다. 한말 개혁파 정치인 김옥균과 기녀 명월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정자 곳곳에 담겨 있다.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다. 그의 대표 시 ‘향수’에 나오던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은 이제 호수로 변했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던 모래사장은 대부분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풍경이 그나마 온전히 남은 곳은 대청호 안터지구다. 장계관광지가 있는 장계리와 오대리, 석탄리, 연주리 등을 잇는 지역이다. 지난 5월엔 환경부가 이 일대를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했다. 석탄리 안터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지난 15년간 호수 주변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며 반딧불이 서식지를 보존해 왔다. 요즘 석탄리 일대 호안은 초록빛 풀들로 뒤덮였다. 이 역시 배수기 때만 볼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이다. 연주리 쪽에선 둔주봉이 명소다. 등산로 입구에서 황토흙길을 800m쯤 오르면 정상 전망대가 나온다. 발아래로 반전된 한반도 지형이 펼쳐진다. ■여행수첩 →마산동 쉼터는 대청호 중간쯤에 있다. 수도권 등 외지에서 찾을 경우 청주 문의면 혹은 옥천 안남면 방면에서 출발해야 더 효율적으로 대청호를 돌아볼 수 있다. →T맵으로 신선바위를 찍으면 멀리 떨어진 황당한 곳에 데려다 놓는다. ‘대전 동구 대청호수로296번길’을 찍고 간 뒤 마을 중간쯤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 20분 정도 소요된다. 신선바위까지는 외진 데다 오가는 이도 별로 없는 만큼 단독 산행보다 동반 산행을 하길 권한다. →장승공원은 승용차로도 갈 수 있지만 찾기는 쉽지 않다. 주차장에서 마을 쪽으로 좀더 들어가야 공원 진입로가 나온다. 여기서 구룡산 정상까지는 불과 500m다. →돌팡깨 식당은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다. 두부, 청국장 등 주요리는 물론 밑반찬까지 싹싹 비울 만큼 정갈하고 맛있다. 검은 돌이 밀집된 ‘돌팡깨’ 바로 앞에 있다.
  • [여기는 남미] 14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눈(雪)…설경 펼쳐진 남미 도시

    [여기는 남미] 14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눈(雪)…설경 펼쳐진 남미 도시

    초겨울 진입을 목전에 둔 남미에 연이어 눈이 휘날리고 있다. 최근 급격히 온도가 떨어진 아르헨티나 서부 지역에 16일(이하 현지시간) 눈이 내렸다. 아르헨티나 2의 도시 코르도바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눈에 덮여 보기 드문 설경이 펼쳐졌다.  기상청을 포함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눈이었다. 특히 최근까지 여름을 연상케 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더욱 그랬다. 직전 주말이던 지난 13일 코르도바의 온도는 27.3도였다.  현지 언론은 "기습적이 눈이자 역사적인 눈이 내렸다"며 "2007년 7월 9일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내린 눈에 전국적 관심이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17일 아르헨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단연 최고 인기를 끈 검색어는 '코르도바'였다.  14년 만에 전개된 설경의 사진을 보려는 현지 네티즌들이 몰린 탓이다.  코르도바에 연고를 둔 축구클럽 아틀레티코 라스플로레스는 눈으로 덮인 축구장 사진을 올리면서 "아침에 보니 우리 축구장이 이렇게 하얗게 변했다.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적었다.  기습적으로 눈이 내리면서 코르도바 치안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교통사고를 염려한 코르도바는 도시 곳곳은 물론 도시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에도 경찰을 배치, 교통을 통제했다.  경찰은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이다 보니 눈길 운전에 익숙한 사람이 없다"며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아 경찰들이 대거 교통작전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덕분에 이날 코르도바에선 눈길 미끄러짐으로 인한 큰 교통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두 아들을 두고 있다는 한 주부는 "아침에 보니 눈이 수북하게 내려 있어 한 번도 눈을 보지 못한 아이들을 깨워 구경을 하라고 했다"면서 "어른인 내가 봐도 설경은 정말 웅장하고 화려했다"고 말했다.  눈이 내린 곳은 코르도바뿐 아니었다. 멘도사, 산후안, 카타카르카, 산루이스 등지에도 낯선 설경이 전개됐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에 따르면 적설량은 지역에 따라 최고 5~10cm였다.  현지 언론은 "라스알타스 쿰브레스와 E-98 지방도로 등 교통사고의 위험이 커 아예 주행금지령이 내려진 고속도로가 여럿"이라며 당국이 안전주행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는 지구 반대편 남미에선 최근 기습적인 눈 소식이 종종 들린다.  가장 최근에 깜짝 눈이 내린 곳은 베네수엘라였다. 지난 6일 해발 4000m 피코델아길라에 폭설이 내려 중남미 전역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에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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