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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野, 국채규모 공방 계속

    국가채무 규모를 둘러싼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방이 14일에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지난해 10월 국회 연설에서 국가부채를 215조원으로 추정했다가 1주일 전 광고를 통해서는 200조원으로 명시했음에도 불구,느닷없이 428조원으로 부풀렸다”고 지적하고 “한나라당의 국가부채 부풀리기는 나라가 망하기를 바라는 꼴”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전날 명시한 대로 총 국가채무는 107조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에 비교하면 선진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며 2004년에는 균형재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길(金元吉)선거대책위 정책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국가채무는예금보험공사 등 관련기관과 국가가 모두 망했을 경우를 가정한 것” 이라고반박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국가채무 계산법은 오늘 이 시점에서대한민국이 폭삭 망했을 때 빚이 얼마까지 늘어날 수 있는가를 열심히 계산한 결과”라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국가부채는 정부의 직접 채무뿐 아니라 정부가 지급보증한 돈은 물론 앞으로의 통일비용과 사회보장 비용까지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국가채무를 부풀리기는커녕 오히려 적게 얘기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한구(李漢久)선대위 정책위원장은 “국가부채는 정부가 미래에 갚을 수밖에 없는 금액”이라며 “직접 채무뿐 아니라 공기관 등이 지불할 수 없어 정부가 지급보증한 90조원과 묵시적 국민연금부채 186조원도 당연히 포함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운기자 jj@
  • 초등학생 글모음집·동시일기 2권 출간

    ‘어린이 저술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지난 83년부터 꾸준히 아이들의 책을 펴내고 있는 한국글쓰기연구회는 최근 초등학교 3,4학년 100여명의 글을 모아 ‘아주 기분좋은 날’이란 책을 출간했다.또 배지훈군(거창중 1년)은 자신이 초등학교 때 쓴 동시일기를 엮어 ‘시를 쓰는 아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들은 공통적으로 맞춤법이나 사투리등을 그대로 두어 어린이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준다. 또 아이들이 글쓰기를 좋아하도록 만드는‘비법’도 알려준다. 우선 ‘아주 기분좋은 날'(보리 간)은 아이들의 속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셨다.난 그래서 앞으로 나갔다.‘야,김련기 너왜 만화책 봤어?야 손 대!’하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난 그제 일기장에다 만화책 본 것을 썼는데 선생님이 보셔서 대나무로 다섯대를 맞았다.난 너무너무 아팠다.난 울을라고 하다 꾹 참았다.억울했다.이제 만화책 본 것은 일기장에다 못 쓰겠다”(경기 광명 광성초 3년 김련기) ‘선생님이 나를 책을 일거 바라고 하실 때마다나는 가슴이 아파언다.나는 머 때문에 글자를 모럴까’(부산 하단 3년 김현진). ‘울을라고’는 맞춤법에 맞지 않고 ‘일거 바라고’등은 사투리를 그대로옮긴 것이지만 책은 글 쓴 아이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또 배지훈군의 ‘시를 쓰는 아이' (명상간)는 사실적인 묘사와 엉뚱한 착상이 돋보인다. 배군은 책에서 ‘엄마와 아빠가 말다툼을 하는데 엄마 말소리는 박격포가되어 아빠 머리를 쏙밭으로 만들어 놓고/화가 난 아빠 말소리는 원자폭탄이되어 엄마를 폭삭 무너지게 하는데/엄마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있다는듯 반격하다가 두분 다 지쳐 사과를 한다’고 부부싸움을 그린다.‘족쇄’란 제목의 글은 단 한줄 ‘족쇄도 길면 자유롭다’는 내용이어서 기발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글쓰기를 좋아하게 됐을까.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고치거나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글쓰기연구회의 초대회장을 지낸 아동문학가 이오덕씨는 “자기가 한것,겪은 일을 잘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자기 말로 쓰도록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는 또 “아이 어른의 말을 흉내내고,어려운 말을 쓰거나 머리로 글을 만들어 내고 있어 어린이다운 글이 사라지고 있는 데 이는 어른의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배군의 어머니 김정원씨도 “동시로 일기를 쓰라고는 했지만 아이가 쓴 것에 대해 일절 잔소리하지 않았다”면서 “간섭하지 않았더니 동시쓰는 게 점차 습관화됐다”고 말한다. ‘새롬이와 함께 일기쓰기’‘내가 처음 쓴 일기’등 어린이 책을 발행한보리출판사 편집부 남우희씨는 “책을 엮으면서 처음엔 아이들의 글을 조금매만졌으나 일선 교사들이 문제점을 지적해 그 다음부터는 아이의 글은 전혀 고치지 않는다”고 말한다.일선 교사들이 “아이의 글을 고칠 경우 ‘다른애들은 이렇게 잘 쓰는데 너는 그게 뭐니’라고 일부 부모들이 아이들을 다그치는 일이 많다”고 전해왔다는 것. 남씨는 “‘틀린 그대로,고치지 않기’가 아이의 글쓰기 지도를 하는 부모들이 지켜야 할 원칙”이라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기가 쓴 글을1년후에 읽고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를 알 수 있을 만큼 자세하게 쓰도록 유도하는 수준에서 글쓰기 지도를 하는게 좋다”고 말한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대한광장] 심취의 세 요소

    타탕탕 탕.적군 습격,공군 좌측 기습,미사일 기지 파괴,지상군 우측 돌파,방어군 전멸,예비군 출동,타탕탕 탕. 한국 방방곡곡에서 24시간 내내 벌어지는 스타크래프트 전투시나리오다.“스타크…뭐요?”하고 묻는 사람은 구시대의 사람이라고 할 만큼 스타크래프트는 청소년과 젊은 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컴퓨터 게임이다.전자게임방에서만 볼 수 있던 가상 전투가 이제는 호남선 무궁화호기차안에서도 벌어지고 있다.스타크래프트가 만들어 낸 경제효과는 국내서만무려 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청소년들과 젊은 이들이 이 전자게임에 왜 이 정도로 심취돼 있는가? 심리학 대가인 직친트미할리 박사에 의하면,사람이 무아지경에 이르도록 몰입하는 일에는 세 가지의 요소가 들어 있다고 한다.뚜렷한 목적,공명한 규칙,그리고 실력에 의한 결과이다.이 심취의 세 요소가 있는 일을 할 때는 돈이나명예,권력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해야 할 것이 정확히 있고,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하면 할수록 자신이 발전하는 희열을 느낄 때는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몰두하며,급기야 목숨까지 건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바로 그렇지 않은가.게임을 이겼다고 해서 유명해지기는 커녕 돈이 벌리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미친듯이 아까운시간을 게임에 퍼붓는다.이 게임의 목표는 단 한가지,적군의 작전본부를 파괴하는 것.기지와 군부대는 확고한 규칙에 의해 세워지고 움직여진다.그리고 전투결과는 행운이 아니라 전략과 전술 실력으로 판정된다.직진트미할리 박사의 이론을 이 게임에 적용해보니 사람들이 왜 스타크래프트에 폭삭 빠지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스타크래프트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300만장 정도 판매됐는데 이중 3분의 1이 한국에서 팔렸다고 한다.그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스타크래프트 세계 챔피언이라고 한다.왜 하필 한국이고 한국인일까? 왜 요즘 젊은 한국인들은 현실 세상은 시큰둥하게 살면서 가상공간에서는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살고 있을까? 혹시 스타크래프트라는 가상공간에 있는 심취의 세 요소가 ‘한국 사회’라는 현실공간에는 없는 것이 아닐까?한국사회와 스타크래프크를 비교해 보자. 스타크래프트에는 명백한 목표가 있다.한국 사회에는 어떤 목표가 있는가?정부가 외치고 있는 국제화,세계화,제2건국이라 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누구를 위한 것인지,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지 한결같이 알쏭달쏭할 뿐이다. 스타크래프트에는 공명한 규칙이 있다.반대로 한국 사회의 규칙은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다.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으니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는 실력이 결과를 좌우한다.과연 한국 사회에서 잘 살고 못사는 것이 노력의 대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날 일어나 보니 졸지에 갑부나 고관이 되어 있거나,눈 깜박할 사이에 길거리 나앉게 되는 일도 허다하지않은가. 한마디로 한국인들은 재미없는,심취하려야 할 수 없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그래서 수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가상세상으로 떠나버리는 것이 아닐까.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이 가상 세계만 제패하고 있지는 않다.사람을 심취하게 하는 세 가지 요소가 들어있는 분야에서는 많은 한국인이 세계 정상급에서 활약하고 있다.올림픽 스포츠만 아니고,기능올림픽과 두뇌 올림피아드(바둑,장기 등)도 한국인이 매년 단골로 정상을 휩쓰는 분야다.예술도 우리 한국인이 한 몫 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잡기에만 능한 민족이 아니다.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목표를 세우고,공정한 규칙을 따르고,실력과 노력에 따라 보상받는 제도를 구축한다면 한국인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믿는다. [趙璧 미시간공대 교수
  • 臺灣지진 부실공사로 피해 컸다

    [타이베이 연합·워싱턴 최철호특파원] 2,000명 이상이 숨지고 최소한 1조타이완(臺灣)달러(한화 약 36조원)의 재산 손실을 낸 타이완지진도 부실공사가 빚은 인재(人災)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타이완 신문들은 27일 건축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4,400여채가 전파 또는반파된 이번 지진에서 부실시공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세계 각국의 구조대원들도 무너진 건물의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서 빈 석유통이 발견됐는가 하면,콘크리트에는 기포가 많아 약한 충격에도 견디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2,400여채의 가옥이 폭삭 주저 앉은 난터우(南投)현 푸리시에서는 부러진건물 기둥에서 깡통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타이중(臺中)현 따리(大里)시 타이중 왕차오(臺中王朝) 2차 아파트는 1차로 지은 아파트가 잘 팔리자 졸속 시공을 한 대표적 사례.1차아파트는 지진에서 견뎌냈지만 12층짜리 2차 아파트는 건물의 1∼4층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앉았다. 단일 건물로는 가장 큰 피해를 낸 타이베이(臺北)시 둥싱따루(東星大樓)는삼풍백화점처럼 영업공간을 넓히기 위해 기둥을 없애고 천장을 높이는 불법개조 공사를 벌인 것이 붕괴의 원인이었다. 9차례에 걸쳐 세계 지진피해지역에서 구조활동을 했던 미국 구조대원인 듀이 퍼크씨는 “콘크리트 작업을 하면서 건축비를 아끼려 했던 흔적이 뚜렷하다”면서 “터어키 지진때 봤던 허술한 구조물속에서도 이렇게 많은 빈 깡통이나 기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hay@
  • 부산아시안게임 대회준비 ‘빨간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관련 국고보조금이 정부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폭삭감돼 대회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와 중앙부처가 신청한 아시안게임 관련 각종 사업예산이 기획예산처의 내년도 국고보조금 심의조정 과정에서 대폭 줄어들어 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공정률 43%인 연제구 거제동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은 부산시가 71억원을 신청해 문화관광부 조정과정에서 전액 반영됐으나 기획예산처 심의에서 27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게임 프레스센터 등으로 활용될 부산컨벤션센터 국고보조금 요청액 190억원도 전액 삭감돼 내년 마무리공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부산정보단지사업 수익금으로 사업비중 일부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정보단지사업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대회 준비를 지휘할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운영비도 요청액 20억원이기획예산처 심의에서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고 대회 지원시설인 지하철 2·3호선 공사 국가보조금도 신청액 8,934억원중1,967억원만 반영돼 2001년 완공이 어렵게 됐다. 시 관계자는 “주경기장 건립 뿐 아니라 다른 경기장과 경기장 진입도로 국가보조금도 턱없이 적게 배정됐다”며 “지방도시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국가적 행사인 만큼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오는 10월 정부예산안의 국회 제출에 앞서 기획예산처의 2차 심의조정 때 예산을 늘려 주도록 기획예산처 등에 다시 요청할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kdai
  • [대한광장] 토마토 만세!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토마토’사랑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제가 왜 토마토를 좋아하는지 아세요?토마토는 겉과 속이 똑같아요.겉이푸를 때면 속도 푸르고,속이 빨갛게 익으면 겉도 빨개져요”.SBS 인기드라마‘토마토’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대사 한 토막이다. “언젠가 토마토를 좋아한다고 하셨죠.저를 토마토라고 생각하시면 안 되나요? 저도 겉과 속이 똑같아요.저를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면 안되나요?”이건 남자주인공의 대사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과일은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가.잘 익은 수박의 겉모습은 싱싱한 초록빛이지만 절반을 뚝 잘라내면 보기에도 먹음직한 꽃분홍빛이 돈다.사과 역시 새빨간 껍질을 벗겨내면 부드러운 연노란빛 속살이 드러나고,배도 노란 껍질을 벗겨내면 폭삭폭삭 하얀 살에 물이 뚝뚝 들지 않던가. “참외를 잘 고르면 신랑을 잘 고른다더라”하던 집안 할머니들께서 하신말씀이 새삼 생각난다.참외의 겉모양만 보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에 단물이잘 든 참외를 고르기는 정말 쉽지 않다.단내음이 진동해서 샀는데 깎아보면곯은 참외를 고른 경우도 종종 있고,빛깔 좋고 모양새가 잘 생겨 골랐는데오이만 못한 참외가 걸리기도 한다. 참외 하나도 겉 다르고 속이 달라 고르기가 쉽지 않거늘 평생을 함께 할 신랑감 고르기는 또 얼마나 어려울 것이냐,할머니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 백번 옳으신 게다. 미국에 이민간 한국계 미국인을 일컬어 ‘바나나’라 부른다는 얘기를 들었다.겉은 분명 ‘노란’ 황인종인데 속은 하얀 백인종으로,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복합정체성’(double identity)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무조건백인을 모델로 백인이 되고자 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풍자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요즘 ‘토마토’사랑법이 인기를 얻고 있음은 겉과 속이 다른 우리 모습을향한 비판이자 반성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실제로 우리는 친밀한 인간관계에서부터 사회구조 전반에 걸쳐 겉과 속이 매우 다양하지 않은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자네가 알아서 하게” 했을 때 그 말의 진정한 뜻은 ‘내 뜻을 헤아려서 알아서 하게’이다.‘이번 사건은 유리창같이 투명하게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은 ‘그러고 싶긴 한데 그렇게 하기가 참 어려우니 봐달라’는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전문성을 결여한 장관 인선’운운하는 것도 “여성 장관을 앉힌다는 것은 우리 부의 위상이 낮아진다는 것 아닙니까? 찬밥되는 것 싫습니다”가 보다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또 “여성 중에 그렇게도 인물이 없습니까?결과는 뻔합니다.여성에게 장관을 줘보니,역시 별 수 없구먼….이렇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여성 중에 인물없다고 핑계대지 말고 일할 만한 인물들을 발굴하고,정말로 인물이 없다면늦기 전에 인물을 키워야죠”.이렇게 주장하고 싶은데 차마 여성들간의 싸움으로 비칠까봐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고관 부인들의 고급옷 파동’을 바라보며 그것이 드러내고 있는 현상과숨기고 있는 실재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으리라,심증은 있는데 물증이없어 감히 말 못하노라는 지식인의 기회주의적 속성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얼마 전 여자를 과일에 빗대면서 10대는 호두,20대는 밤,30대는 수박,40대는 석류,하다가 50대는 토마토라 했다.과일도 아닌 것이 과일인줄 알고 과일 전 앞에 올라앉아 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맞다 맞아!손뼉까지 치면서 웃으면서도 왠지 씁쓸했었다.그런데 이제는 정말 ‘토마토만세’를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과일인 줄 착각하는 게 아니라 겉 다르고 속 다르지 않기에 진솔할 수 있고,신산(辛酸)한 삶을 헤쳐나오다 보니 별로 잃어버릴 게 없어진 덕에 진정 자유로울 수 있는 이 시대 ‘보통의 아줌마들’에게 희망을 걸고 싶은 것이다. [咸 仁 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 무너져 내리는 高금리 신화/盧成泰 한화경제연구원장(서울광장)

    60년대 이후 성장가도를 달려온 우리경제에 관하여 몇가지 ‘신화(myth)’가 형성되어 왔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것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먼저 고도성장의 신화이다.언제까지나 7∼8% 성장은 계속할 것으로 믿었던 우리경제가 외환위기라는 충격을 받아 금년은 -7%,내년에도 플러스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2000년 이후에도 과거 수준의 성장은 무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이보다 먼저 무너진 것이 고물가 신화이다.고속성장의 과정에서 한동안 인플레는 피할 수 없는 동반자로 인식되어 왔었다.그러나 80년대 이후의 강력한 안정화 정책 덕분에 물가상승률이 선진국 수준으로 내려옴으로써 이 신화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올 경상수지 400억불 흑자 예상 그런가 하면 사라진 듯 하다가 다시 나타나곤 하는 것이 국제수지 적자 신화다.자원이 없는 나라가 고성장을 계속하려면 만성적인 국제수지 적자는 운명적이라고까지 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80년대 중반 소위 ‘3저현상’으로 경상수지가 엄청난 대규모 흑자로 돌아섬으로써 이신화 역시 힘을 잃는 듯하였다.그러나 90년대 들어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만 하다가 결국은 환란을 유발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금년 경상수지는 400억 달러에 가까운 흑자가 예상되고 있지만 언제 이 신화가 되살아나 적자로 반전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라 하겠다. 또 한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부동산에 관한 신화다.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고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은 부동산 가격은 결코 내리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기업이나 가계로서는 가장 확실한 재산증식 수단으로 인식돼 왔었다.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고 금융경색이 시작되자 부동산 가격은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이밖에도 대기업과 은행에 관한 대마불사의 신화,은행 불망의 신화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 고금리 신화다.고성장하에서 기업과 가계의 왕성한 자금수요와 높은 인플레 때문에 금리는 높은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그러나 외환위기 직후 30%대까지 급상승했던 시장금리가 이제 한자리 숫자까지 내려옴으로써 이 신화도 맥을 못추게 된 것 같다. 금리가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가늠이 되는 것은 성장률에 인플레를 더한 값의 변화이다.이 잣대를 가지고 보면 과거 우리의 성장률이 7%,인플레가 5%였을 때 금리수준이 12% 내외였음을 설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미국의 금리가 5% 수준인데 비해 일본금리는 1%대에 머물고 있는 현상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금리 3% 예측 무리 아니다 금년을 포함한 향후 3년간 우리경제의 평균성장률은 -1%내외,물가상승률을 4%대로 본다면 이 잣대는 우리의 금리가 3% 이하로 내려갈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사실 금융이 정상화되고 기업의 차입경영 풍조가 사라진다면 불경기때의 금리 3%가 무리한 예측만은 아닐 것이다. 금리가 이 정도까지 떨어져 준다면 우리경제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기업들의 금융비용 절감효과만 해도 30조원에 달할 것이어서 증시와 우리경제의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다.물론 대규모 국·공채발행,금융 및 기업개혁의 지연등걸림돌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있어야 할 것이다.신화와 거품이 스러지고 맨 땅위에 서게 된 지금,우리는 새로운 발상과 각오로 경제재건에 나서야 할 것이다.
  • G7 재무 “日 금융혁신” 강력 촉구

    ◎美 “세계경제 악화 日에 책임”… 재정정책 수정을 일본 경제가 심상치 않다. 예전과 달리 심각해 보인다. 일본 때문에 세계경제가 혼미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일본 주가가 86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경제 규모는 그대로 두고 주가가 14년 전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6일 일본 주가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전날에는 외국 투자가들의 팔자 주문이 쏟아지며 1만2,948.12엔으로 장을 마감했었다. 국내외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이유였지만 문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속속 일본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의 금융위기는 대개 해외 투자가들이 발을 빼면서 시작됐다. 투자가들의 일본탈출 러시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실업률이 사상 최악이다.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앞날마저 불투명해졌다고 본 것이다. 일본의 총무청은 8월 완전 실업률이 남자 4.4%,여자 4.3%였다고 발표했다. 지금의 실업률 산출방식이 도입된 5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일본 금융기관들의 자금난이 보통 심각한게 아니다. 19개 주요 은행을 지탱해 주고 있는 보유자금이 최근 위험할 정도로 소진됐다고 털어놨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대부분 은행의 보유자금이 대출금의 8%이하이고 많은 은행은 심지어 4%도 밑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 참석중인 일본은행 총재가 미국의 최고 금융정책 입안자들과 만난 사석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개최됐던 서방 선진 7개국(G7)의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는 파산위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에 충분한 공적자금을 투입토록 일본에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고 요리우리(讀賣)신문이 전했다. 하루 빨리 금융부문에서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거품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높여 중심을 잡으라는 주문인 셈이다. 독설가들은 보다 직설적이고 날카롭게 일본에 분발을 촉구한다. 미국의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은 “세계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책임”이라며 “효과적인 금융개혁과 재정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공언했다. 로버트 루빈 재무부 장관도 일본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경제관련 국제회의에서국제금융체계의 개혁에 목청을 돋우었다. 미국에 이은 경제 부국인 일본의 움직임에 세계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 가족과 함께 공연장 찾아/넉넉한 설 연휴를…

    ◎신파극 ‘불효자는 웁니다’ 앙코르 무대/‘쇼 코미디’‘넌센스’ 스트레스 해소용 물가폭등과 소득의 대폭삭감 속에 찾아온 두려운 설연휴.그것도 대부분 주말까지 이어져 전에 없이 길다.이젠 설연휴 보내기에도 지혜가 필요한 때.저렴한 비용으로 움츠러든 마음을 눅이고 가족간의 정도 확인해 볼 수 있는 공연장으로 찾아가보자. 설 전날인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선 MBC가 신파극 ‘불효자는 웁니다’를 공연한다.지난 18일 막을 내렸었지만 관객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이번에 설대목 무대로 다시 올리는 것.출세에 눈먼 아들과 그아들을 한없는 사랑으로 바른 길로 인도하는 어머니의 모정을 그린 작품으로 삭막한 이 시대 부모의 자식사랑과 효의 의미를 일깨워준다.(789­3726) 서울 대학로에선 극단 이다가 실직과 구직난을 반영한 연극 ‘강거루군’을 인간소극장에서 공연중이고(762­0010) 길라잡이는 29일부터 강강술래소극장에서 세태풍자 마당극 ‘밥’을 재공연,웃을 일이 없는 요즘 풍성한 웃음과 함께 어려울수록 서로돕고 함께 나눔으로써 힘든 현실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해준다.(765­8770) 또 대학로극장에서는 역시 웃음과 감동이 담긴작가 이만희의 휴먼 폭소연극 ‘용띠 위에 개띠’가 장기공연중이고(764­6052) 문예회관 소극장에선 30일부터 통일신라시대 김유신의 이야기를 통해 민족혼의 부활을 기원하는 ‘천마도’를 선보인다.(747­2090) 뮤지컬중에서는 서울뮤지컬컴퍼니가 문예회관 대극장에 고별무대로 올린‘쇼코미디’(3477­4500)와 31일 개막되는 한국연극협회와 극단 대중의 합동공연 ‘넌센스’(세종문화회관 대강당,744­8055)가 명절분위기를 느끼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제격이다.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공연중인 연극 ‘징검다리’는 호주인이 우리의 민담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방학과 설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763­8233)
  • 방위비·간접자본 5천억씩 삭감/내년 추예편성방침

    ◎교육부문 예산 등도 대폭 줄여/공무원 임금인상은 3% 유지하기로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으로 내년예산에서 4조원을 삭감키로 함에 따라 고속철도사업과 가덕도 신항만 등 사업기간이 3년 이상이거나 시급성이 떨어지는 SOC 사업은 대폭 삭감할 방침이다.그러나 영종도 신공항 건설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고 공무원 임금인상도 3%를 유지하기로 했다. 13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정부는 국방·사회간접자본·교육부문·농어촌부문의 대폭삭감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내용의 내년도 추경예산 편성방침을 마련,다음주부터 관계부처와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재경원 고위관계자는 “당초 지원규모가 컸던 분야를 최우선으로 삭감할 계획”이라며 “특히 방위비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대폭적인 예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GNP 대비 3.2%로 편성한 내년도 방위비 15조2천4백57억원 가운데 5천억원 이상을 삭감,방위비를 GNP 대비 3.1% 안팎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GNP 대비 5%를 투자키로 해 23조6천억원이 배정된교육부문도 성장률이 3%로 낮아짐에 따라 6천억원 남짓 삭감이 불가피하다.GNP 예상액이 당초 4백72조에서 4백60조로 낮아져 교육부문 투자가 22조9천6백억원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10.8% 증액,11조2천억원으로 편성한 SOC 지원규모도 5천억원 가까이 줄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6천3백억여원이 편성된 고속철도 사업의 경우 이달중 건교부가 사업계획을 재조정하면 상당부분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9조3천6백억원을 투입키로 한 농어촌 구조개선사업은 4천억원 이상 깎일 것으로 보인다.
  • 재계,현금 유동성 확보 ‘비상’

    ◎회사채 발행 확대… 일일점검체제 가동/5대그룹이 싹쓸이… 접대비·광고비 대폭삭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라’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기업들이 현금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재무제표상의 수익보다는 현금흐름을 중시,자금경색에 대비할 수 있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한편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을 일정비율 이상 보유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상위 그룹의 경우 IMF의 긴급자금 지원을 전후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상당 규모의 자금을 이미 확보한 상태.1년 미만의 단기채를 장기채로 전환하고 현금흐름에 대해 일일점검체제를 운영하고 있다.현금규모를 줄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달 1일 이후 10일 현재까지 30대그룹의 회사채발행실적은 모두 111건에 조달 규모가 4조4천4백35억원에 이른다.이 가운데 삼성과 LG그룹이 23건과 21건을 발행,각각 1조1천9백억원씩을 조달했다.현대그룹은 17건의 회사채를 발행해 6천4백50억원을 마련했다.대우그룹도 14건의회사채 발행을 통해 6천9백억원을 확보했다.선경은 2천1백억원을 확보했다.반면 한진과 한일 그룹 등은 같은 기간에 회사채 발행 실적이 전무하다.회사채 발행액 4조원의 90%를 5개그룹이 싹쓸이를 해버린 셈이다.이밖에 삼성그룹은 그룹차원에서 이미 3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난달 1일부터 캐시플로우 개선을 위해 접대비 판매·광고비 등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을 줄이고 있다.광고비의 경우 종전보다 30% 이상 감축하고 있다.현대그룹도 현금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선박이나 철도차량 등 제작기간이 긴 제품을 수주할 때 선수금의 비율을 높이고 주식시장이 회복되는대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의 발행을 늘리기로 했다.LG그룹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를 장기채로 바꾸는 한편 장기채로 확보한 현금을 언제든지 찾아쓸 수 있는 단기예금에 가입해두고 있다.결제통화다변화조치도 병행하고 있다.대우그룹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서 단기채 비중을 20%가량 낮췄다.적자가 나는 기업이 없어 매출에서자금을 조달하면 되는 관계로 큰어려움이 없지만 비상시에 대비한 운전자금 확보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캐시플로우 위주의 자금관리로 구조조정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두산그룹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최근의 금융상황은 어느 기업이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로 표현할 만큼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상황의 연속”이라며“캐시플로우 개선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장 붕괴 240여명 사상/파라과이

    ◎정치집회중 돌풍으로 지붕 “폭삭” 【시우다드 델 에스테 AFP 연합】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4일 밤(현지시간) 파라과이의 한 운동경기장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경기장 지붕이 붕괴,40여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날밤 수도 아순시온에서 서쪽으로 330㎞ 떨어진 시우다드 델 에스테시의 ‘페브루어리 3’ 경기장에서 지붕이 내려앉아 이처럼 큰 인명피해가 났다며 구조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붕괴당시 경기장에서는 콜로라도당이 내년 5월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4천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후보 지명대회 폐막식을 갖고 있었다. 한편 후안 카를로스 파라과이 대통령은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기 위한 군용기 4대와 헬기 3대를 사고 현장으로 급파하고 브라질 당국에도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 기아사태의 교훈(우홍제 칼럼)

    지금까지 있었던 경제적 대사건 가운데 기아사태만큼 많은 교훈을 주는 것은 아마 없을듯 싶다.기아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자동차생산의 기간산업을 갖고있는데다 이번 사태가 경제의 총체적 위기로 표현되는 상황속에서 불거진 초대형 사건이어서 충격의 파장이 오래 지속됐고 시사하는 바도 많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책임의식 부재로 장기화 무엇보다 먼저 지적할 수 있는 문제는 한달이 지나도록 오랫동안 해법을 찾지 못한데 대한 책임의식의 부재일 것이다. 도산위기에 몰린 모든 재벌그룹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널리 알려져있듯 과다한 금융기관차입금으로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이며 기아 또한 예외없이 이러한 경영상의 결함때문에 회사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또 회사를 방만하고 부실하게 운영한 최종적 책임은 마땅히 최고경영자가 지고 물러나야 경영혁신과 기구축소 등 감량의 자구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경영인 제도의 폐해 그럼에도 경영자측은 국민경제를 볼모로 무리한 버티기작전을 벌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치권·시민단체·노조 등이 참여한,정치적 색채짙은 파워게임을 벌임으로써 이번 사태는 최고경영자의 경영권 포기각서와 노조의 인원·임금감축동의서 제출문제를 둘러싼 기아측과 채권은행단 및 정책당국의 소모적인 대결로 한달여의 기간이 헛되이 지났고 금융불안이 가중되는 등 경제적 위기감을 증폭시켰던 것으로 분석된다. 두번째는 강력한 견제수단이 없는 전문경영인제도의 폐해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기아가 주식의 소유분산을 모범적으로 추진했고 그래서 대주주없이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맡았지만 노조와 같은 사내 이해관계집단의 동조가 있을 경우 별다른 견제나 저항없이 자신의 대내외적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든,과욕의 이윤추구이든 무리한 사업확장과 방만한 차입경영이 가능했던 것이다.특히 우리의 자본시장은 기업인수합병(M&A)과 같이 경영상태가 나쁜 회사에 대한 퇴출장치가 제대로 돼있지 않아서 부실경영인이 오히려 보호받는 아이러니가 생길수 있다. 자본시장의 주식거래기법이 발달한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M&A가 활성화된데다 방만한 경영이나 사업실패에 대한 이사회의 철저한 견제와 책임추궁때문에 전문경영인제도가 실효를 거두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견제없는 전문경영인은 전횡이 가능한 재벌대주주(오너)와 하등 다를게 없다. 셋째 이번 사태와 관련,지나칠 수 없는 또다른 사안으로 일부 매스컴 및 사회계층의 냄비반응과 표피적 상황인식에 의거,엉뚱하게 희생양을 요구하는 성급함을 꼽을수 있겠다. ○언론·사회계층 냄비 반응 요즘 우리가 겪고있는 경제난국은 결코 어제 오늘 한순간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무려 35년에 이르는 성장과정의 악성 부산물인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적인 문제가 불황을 맞아 과다차입대기업도산→은행부실화·해외차입난→금융경색심화→경제불안의 악순환을 연출하는 것으로 이해하는게 마땅하다. 따라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율·금리 등 자금관련의 미시적 지표움직임에 일희일비식의 반응을 보이거나 센세이셔널리즘에 따라 위기의식을 부추겨서 한국경제가 아예 폭삭 주저앉을 것같은 절망감을 강조하는 것은 어느 면에서나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더욱이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경제난국을 타개함에 있어 경제논리에 따른 순리적 해법과 이를 추진하는 정책담당자를 비난하는 것은 졸속의 우려가 많은 미봉책을 급조하는 결과를 낳을수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 향한 통과의례 현재 당면하고 있는 경제위기는 구조조정의 힘겨운 과정이며 내일의 힘찬 새도약을 위해 한국경제가 반드시 치러야 할 비용이기도 하다. 다행히 금융당국이 얼마전 부도유예협약을 보완,경영권포기각서 등의 제출을 의무화함으로써 앞으로 제2의 기아사태발생가능성이 크게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게다가 최근의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국제경제연구기관들의 한국경제전망도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이제 정부·기업·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은 남 탓할게 아니라 긍정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끊임없는 경쟁력강화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국가경제의 활력을 되찾는데 있어 기적은 없다.땀흘린 만큼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 날림공사… 완공 2년만에 “폭삭”/돈암동 「한진」 축대붕괴

    ◎며칠전 주민 안전진단 거의 묵살/“멋대로 설계변경” 준공검사 못받아/무리한 증축·호우에 하중 못견딘듯 서울 돈암2동 한진아파트 축대 붕괴 사고도 부실공사 및 사후 안전관리 미흡때문에 일어났다. 한진건설과 한신공영 등 이름난 건설회사가 지은지 2년밖에 안 된 아파트의 축대가 3일동안 내린 비에 주저앉았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어떤 식으로든 사고는 이미 예고됐었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입주 당시부터 내·외부 벽면과 복도 등에 균열이 생기는 등 부실의 냄새가 짙었다는 것이다. 지상 20층짜리로 지어진 이 아파트는 완공 직후인 95년 6월부터 주민들이 입주하기 시작했으나 아직 준공검사는 물론 가사용 승인조차 받지 못했다.관할 성북구청은 건설사가 계단 등을 설계도와 달리 시공했다는 이유를 들어 준공검사를 내주지 않았다.하지만 시정조치도 없이 입주를 시키자 해당 건설회사와 재개발 조합을 고발해둔 상태다. 이 아파트는 「동소문재개발조합」에 의해 91년에 착공됐다. 하지만 무너진 축대 바로 앞 209동은 시공사인 한진건설이 당초 「­」자 설계와 달리 「ㄴ」자형으로 구조를 변경,60가구 규모의 건물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증축,문제가 되기도 했다. 주민 지모씨(38·가정주부)는 『무너진 축대는 이번 비가 내리기 전에도 벽면이 약간 기우는 등 이상징후를 보여 건설회사와 아파트 관리회사,구청측에 여러차례 진정했으나 이를 무시해 사고를 불렀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두차례나 안전진단이 실시됐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내려져 당국의 사후관리도 허점을 드러냈다. ◎축대붕괴 이모저모/“아파트도 붕괴될까” 공포감 확산/유가족 “어떻게 지었길래…” 통곡 휴일 낮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축대붕괴 사고는 주민들을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폭격을 맞은 듯한 엄청난 굉음에 주민들은 가재도구도 챙기지 못한채 긴급대피했다. ○…붕괴 지점은 209동에서 불과 1m밖에 안되 아파트는 마치 낭떠러지 바로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모습. 숨진 김미성씨(27·여)는 과외를 하러왔다가 전화부스에서 전화를 걸다가 변을 당했으며 공중전화 부스는 종이가 구겨진 것처럼 부서져 있었으며 축대 아래에 있던 상가는 뒷부분이 완파됐다. ○…한편 숨진 김미성씨의 아버지 김영호씨(62)와 남편 채완석씨(29) 등 유가족들은 이날 하오 사고현장에 달려와 『도대체 아파트를 어떻게 지었길래 축대가 무너지고 사람이 죽느냐』며 통곡. 남편 채씨는 결혼 1년6개월째인 아내가 중학생 과외수업을 다녀오다 참변을 당한데 대해 『열심히 살아보려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느냐』면서 사고현장에서 찾아낸 아내의 흙묻은 갈색 가방을 껴안은 채 울먹였다. ○…축대 붕괴 직후 우촌·돈암초등학교 등으로 긴급대피했던 209동 428세대 주민 1천5백여명 가운데 붕괴 지점과 가까운 곳에 사는 100여세대를 제외하고는 저녁이 되면서 대부분 귀가.그러나 귀가하지 못한 주민 250명은 아파트 단지내 노인정과 유치원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조순 서울시장은 사고 발생 1시간여뒤인 하오 3시20분쯤 현장에 도착,우촌초등학교에 대피해 있던 주민대표를 만날 것을 희망했으나 주민들은 『조시장이직접 우리 쪽으로 오라』고 요구하는 등 평소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당국에 대해 분노를 표출.
  • 외채걱정 너무 지나치다(사설)

    요즘처럼 변화의 폭이 크고 급격한 세상에서 코 앞의 일만 보고 살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평소부터 장래를 내다보며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그래야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의의 사태에 당황하지 않고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다.개인이든 국가든 마찬가지다. 그렇다 해도 요즘 우리의 외채 위기론은 자학이라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로 지나치다.미래에 대비한다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현실을 침소봉대함으로써 오히려 위기를 증폭,조장하고 있다.이 때문에 우리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외국과의 거래에서 손해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 경쟁력이 약해져서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나고 총외채가 불어나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해외에서 이처럼 신용이 떨어질 정도는 결코 아니다.외자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바람에 경제가 폭삭 주저앉았던 멕시코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그런데도 우리 스스로 멕시코 짝이 난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우리의 여러가지 경제지표들이 나빠지고 있고,짧은 시일안에 획기적인 상황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와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양호하다.더구나 우리는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나갈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국민과 관료들의 교육수준,자부심과 의욕 등에서 특히 그렇다. 정치·사회적인 분위기도 천양지차다.당시 멕시코에서는 정권 교체기에 반란군이 일부 지역을 점령,전쟁을 선포했고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암살당하는 등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관료들이 적절한 정책을 선택할 수조차 없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로의욕과 기업의욕을 북돋우는 일이다.그러면 지금의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과공이 비례이듯 지나친 자기비하는 상대방의 경멸을 자초한다.자신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 새해예산 부별심의 오늘부터 여야 격돌

    ◎여­원안통과 원칙속 국방비 등 증액 방침/야­5,300억이상 대폭삭감 주장… 진통 예상 21일 시작될 국회 예결특위의 부별심의에 대비해 여야의 신경전이 첨예하다.여당의 원안 고수와 야권의 대폭 삭감 주장이 맞서 진통이 예상된다. ▷신한국당◁ 71조6천20억원 규모의 정부원안 통과가 기본 원칙이다.다만 한총련 사태와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 안보·치안상황을 감안,항목 조정을 통해 국방예산 2천42억원,경찰청 예산 1백27억원,해양경찰청 예산 5백31억원을 증액시킬 작정이다. 야권의 대폭 삭감 공세에 대해 자체 개발한 논리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팽창예산 주장에는 사회간접자본(SOC)투자 확대분 등이 반영됐으므로 단순 수치로만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논리다.지역차등개발 공세에는 서남 지역 고속도로,항만,공항 개발 확충 등 「투자효율」보다는 오히려 「균형개발」에 편중됐다고 주장한다. 부산 가덕신항 개발문제도 국제해운경로,해운업의 경쟁력 신장 등을 감안할때 당연한 것으로 이를 문제로 부각시키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환경·노인·여성 등 복지예산도 예년보다 투자를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야권◁ 국민회의는 항목별 조정 원칙 아래 세출부문에서 2조여원을 삭감하고 1조5천여억원을 증액키로 했다.이에따라 순삭감액 규모는 5천300억원으로 정했다.물가인상요인 억제와 중소기업진흥·육성,추곡수매가 인상,직업군인 처우개선,노령인구·장애인 복지확충 등 예산심의 5대목표 실현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요삭감 내역은 일반국도건설 5천9백억원을 비롯해 부산지하철 1천5백21억원,경부고속철도 1천1백80억원,가덕신항 1천1백16억원,예비비 8백억원,국민운동단체 지원 1백억원 등이다.대신 저소득층 생계보호 1천5백억원 등 사회복지 부문에서 4천5백여억원을,농업분야에서 농업경영자금지원 1천2백50억원과 양곡수매비 3백81억원을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자민련은 3조1천4백억여원을 삭감하되 위천공단 환경개선비 등으로 6천억원을 증액,순삭감액을 2조5천4백억여원으로 정했다. 삭감내역은 공무원 인력증원비 4천96억여원과 가덕신항 개발비 1천1백16억원,부산지하철 운영비 1천5백21억원,경부고속철도 사업비 1천16억원 등이다.
  • 새해 예산안 심의 각당의 전략

    ◎“원안대로”­“항목수정”­“대폭삭감” 제각각/신한국­건전재정 바탕 SOC·농어촌사업 역점/국민회의­경부고속철 재검토·국방부문 전면 손질/자민련­관변단체 지원 동결·「가덕도」 집중 공략 여야간의 「예산전쟁」이 4일 개시된다.새해 예산안 심의를 위한 국회 예결위 가동과 함께 여야는 3당3색 전략을 내놓고 있다.여기에 갖가지 예산외 쟁점을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이 혼전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여야는 예산안 심의의 기본 방향부터 제각각이다.신한국당은 올해보다 13.7% 늘어난 71조6천억원의 정부 예산안 원안통과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국민회의는 5천억∼2조원,자민련은 3조원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그 가운데서도 국민회의는 「항목수정」을,자민련은 「대폭 삭감」을 주된 목표로 하고있어 야당측도 갈 길이 다른 셈이다. 역점 분야를 놓고도 여야간 시각차는 확연하다.신한국당은 사회간접자본(SOC)확충과 농어촌구조개선사업,국민복지증진,중소기업 구조조정,과학기술 투자,경직성 경비 억제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기본적으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급한 세출소요를 수용하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야당측은 SOC부문을 포함,곳곳에서 고리를 걸고 나설 전략이다.지역간 불균형 시비와 내년 대선을 의식한 「선심용」예산의 두가지 논리로 정부측을 압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회의는 경부고속철도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목표로 하고 있다.서울∼대전구간은 개통시키되 나머지 구간은 장기사업으로 전환토록 하기 위해 이 부분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의도다.이와 함께 국방예산은 무기구입 예산과 전력증강 사업 부분을 대폭 손질할 생각이다.대신 군의 사기진작,노인·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삶의 질」향상에 주력키로 했다. 자민련은 가덕도 개발사업 등을 주된 공격목표로 설정했다.관변단체 지원 예산도 지난해 수준으로 묶어 두기로 했다.경부고속철도 사업은 사업의 계속성을 인정하면서 견실한 공사가 될 수 있도록 주력한다는 점에서 국민회의측과 입장이 조금 다르다.특히 방위비는 제로베이스에서 검증할 방침이다.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간의 이같은 대립은 각종 현안 및 쟁점과 겹쳐 정기국회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특히 신한국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야당측의 공세는 만만치 않다.이 문제를 포함,이양호 전 국방장관 비리사건 등에 대한 국정조사권 발동,안기부법 및 검·경 중립화,추곡수매 문제 등과 예산안 처리를 연계할 수 있다는 움직임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철통공조」를 다짐하고 있다.신한국당은 그 가운데서도 조금씩 보이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방침이다. 그러나 각종 현안과 쟁점의 복잡성 때문에 신한국당측이 예산안을 단독 처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아울러 자민련 이인구 예결위간사가 『여당측은 법정기일(12월2일)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듯이 벌써부터 멀고도 험한 항로를 예고하고 있다.
  • 지역민방 선정 관련 「차분한 논쟁」/문체공위 이모저모

    ◎질의내용 스스로 삭제 진풍경 연출 국회 문화체육공보위의 1일 공보처에 대한 새해예산안 예비심사에서는 제2차 지역민방 선정과 국가주요시책광고비,한국자유총연맹 지원규모를 놓고 여야의원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그러나 의원들간의 논쟁은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특히 2차 지역민방선정에 대한 질의과정에서는 질의한 의원 스스로 질의내용을 속기록에서 삭제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동채 의원(국민회의)이 질의도중 인천,전주,울산지역에 신청한 사업체들에 대해 1∼2곳을 제외한 채 문제점을 지적하며 오린환 공보처장관의 답변을 요구하자 강용식의원(신한국당)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이에 발언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정의원은 곧바로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겠다』며 강의원의 「충고」를 받아들임으로써 일단락됐다. 무엇보다도 의원들은 지난해 68억원에서 1백억원으로 상향조정된 국가주요시책광고비와 10억 규모의 한국자유총연맹 지원액을 문제삼았다.최재승·길승흠 의원(국민회의)은 『신문·방송·잡지광고를 통한 언론의 간접통제방식이며 정권홍보용 예산 아니냐』며 대폭삭감을 주장했다. 반면 신한국당 의원들은 『국정에 도움이 되도록 바르게 사용해야 할 것』을 촉구하는 선에서 질의를 끝냈다. 이에 오 공보처장관은 『국정 5년의 성과를 종합정리하고 안보의식강화를 위한 예산』이라며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도 많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 신기술·신공법/건설현장 “새바람”/주목 받는 첨단기법 뭐가있나

    ◎닐센 아치교­강도 높인 A자형 중간부분/슈펙스 커트­효과 큰 다단계식 발파 공법/폭파해체법­건물 무게중심 파괴 후 해체 성수대교 붕괴이후 『한강다리들은 신공법의 시험대』라는 얘기가 있었다.다리를 놓을 때마다 건설업체들이 신공법을 적용하다 보니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섞인 목소리다. 기간산업이라 할 건축·토목분야에서 신기술이나 신공법의 적용은 위험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그러나 시행착오 없이 기술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점에서 안전도를 높이면서 기술수준을 높이는 일이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설치된 서강대교(마포∼여의도간 1천3백20m)의 심벌,닐센아치교도 최첨단다리공법이 적용됐다.콘크리트상판 1천40m,철교 1백30m,닐센아치교 1백50m로 구성된 서강대교는 연속압출공법,재래식 동바리공법 등 교량공사의 모든 공법이 동원돼 토목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닐센아치교.닐센아치교는 스웨덴의 닐센에 의한 처음 개발된 것으로 교량상판과 아치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아치의 중간부분을 A자형으로 좁혀 조립함으로써 강도를 크게 높인 교량방식이다. 현대건설은 당초 기존방식으로 교량을 시공할 계획이었으나 수상크레인을 이용한 고소작업으로 안전과 정밀시공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소음으로 밤섬의 새 서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육상에서 닐센아치교를 조립,1천5백t급의 바지선(폭 20m,길이 30m,높이 4m) 4대를 이용해 수상으로 운반해 가설하는 대선식 일괄가설공법을 채택했다.이렇게 해서 1백50m에 2천4백t이나 되는 아치상판을 통째로 바지선으로 옮겨 양쪽의 교각 위에 얹을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닐센아치교를 걸칠 때 닐센아치교가 양측의 교각과 좌우로 각각 30㎝,높이 60㎝밖에 여유가 없어 93년부터 풍동모형실험 등을 통해 바지선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날씨가 맑고 바람이 잔잔한 날을 택했다. 삼성건설의 장대교량 시공관리시스템은 교량의 안전성을 향상시킨 새로운 기술.서울대 공학연구소와 2년에 걸쳐 개발한 이 시스템은 장기간 시공되는 장대교량의 특성에 맞게 바람과 지진 등 외부변수를 컴퓨터를 통해 시뮬레이션함으로써안전도와 시공정밀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준다.삼성건설은 『이 시스템은 신행주대교나 팔당대교·성수대교의 붕괴에서 나타난 장대교량의 기술적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장대교량의 경우 외부조건이 시공전과 시공중·완공후가 다 달라 이 시스템의 활용도가 높다』고 밝혔다. 터널공사에도 신공법 적용은 활발하다.한창 진행중인 경부고속철공사현장은 신공법의 전시장. 터널공사에서 착암기가 사라진 지는 오래다.재래식 공법으로 한동안 2인1조의 착암기방식이 많이 쓰였지만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에서는 최신장비인 점보드릴 3대로 산속을 헤쳐나가고 있다. 선경건설은 충북 청원군 고속철도 터널공사에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은 「슈펙스­커트」공법을 사용하고 있다.이 공법은 최소한의 작약으로 발파효과를 극대화한 「다단계식 발파공법」으로 기존의 발파공법(작약을 넣고 한번에 폭발시킴으로써 작약간 폭발효과가 많이 상쇄됨)과 달리 작약장전의 각도와 폭파시간을 달리한 게 특징이다. 「건설의 어머니」라는 파괴부문에도 첨단공법이 동원된다. 폭파기술로는 94년말 불과 수십초만에 폭삭 가라앉은 남산 외국인아파트(16·17층짜리 2개동)와 라이프 옛사옥의 철거작업이 대표적인 사례.코오롱건설이 세계적인 폭파전문업체인 미 CDI사와 제휴해 공동작업으로 이뤄낸 외국인아파트 철거는 건물의 무게중심을 화약으로 파괴해 주저앉게 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10만여명의 서울시민이 관람한 「파괴의 예술」은 지금 주요업체에서 안전도와 기술진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권혁찬 기자〉
  • 대통령의 펜/나윤도 워싱턴 특파원(오늘의 눈)

    클린턴 대통령은 6일 사회보장 예산을 대폭삭감한 공화당의 96년도 균형예산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30년전 존슨 대통령이 사용하던 펜을 사용,반대편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클린턴 대통령은 『메디케어(고령자 및 장애자에 대한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영세민 의료지원)삭감은 미국의 가치기준을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당초 법제정의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1965년 7월30일 이들 두가지를 골자로한 사회보장법 제정때 존슨 대통령이 사용했던 펜을 등장시켜 극적인 효과를 꾀했던 것이다. 이날 TV로 중계된 거부권 서명식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존슨 대통령도서관에서 특사배달을 통해 전날 백악관에 도착한 에스터브루크라는 이름의 이 펜을 들고 서명을 시도했다.그러나 펜이 오랜만에 사용되서인지 잉크가 잘나오지 않고 종이만 긁자,클린턴 대통령은 그대로 잉크를 가져오게해 펜에 잉크를 찍어서 서명했다. 서명후 클린턴 대통령은 『여러분이 보는 이 펜이 30년전 존슨 대통령이 메디케어 입법에 서명했던 것으로우리의 가치를 명예롭게 높이는데 사용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TV를 통해 이같은 과정을 지켜본 깅리치 하원의장은 『펜이 잘써지지 않는 것은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정책이 실패했다는 증거』라며 공격했다.또 상원예산위원회의 도메니치 위원장은 『펜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대통령이 옹호하려는 프로그램들이 펜처럼 낡았기 때문』이라고 빈정댔다. 존슨 대통령의 펜이 국민설득에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수없다.그러나 그것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하나의 잣대로 활용된 것은 분명하다.클린턴 대통령이 존슨 대통령의 펜을 사용해 거부권을 행사한 책상위에는 또다른 두명의 증인도 함께하고 있다.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두상이다.이들은 클린턴 대통령의 책상위에서 모든 국정수행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바라보고 있는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다. 전직대통령은 현직대통령의 거울이자 반려자가 되고 현직대통령은 전직들의 훌륭한 국정수행을 아름다운 역사로 가꿔나가는 미국의 정치풍토를 다시한번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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