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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국방 로봇이 맡는다

    적이 숨어 있거나 지뢰가 매설돼 있을지도 모르는 동굴 안을 서슴없이 돌아다닌다…. 험준한 지형이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 거침없이 전진한다…. 군인이라면 어려울 수도 있는 이런 임무를 로봇은 ‘두려움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육군은 앞으로 10년 안에 이런 정찰용 군사로봇을 개발해 보병부대 및 대테러부대 등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이어 2025년이후 다목적 군사로봇과 중전투 및 화력지원 군사로봇 등을 각각 개발, 실전배치키로 했다.●정찰용 휴대 군사로봇 적이 숨어 있거나 지뢰가 매설돼 있을지도 모르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영상을 기지로 보내는 로봇이다. 무게가 20㎏을 넘지 않아 휴대가 가능하다.적 앞에서 연막탄을 터뜨리거나 화학무기 유무를 판별하고 모퉁이를 돌기 전 목을 길게 빼 정탐하는 기능도 있다. 넘어지면 혼자 일어서고 스스로 기지를 찾아올 수 있는 똑똑한 로봇이다. 폭발물 감지센서와 다목적 팔을 갖추고 있다.●지뢰탐지·제거 군사로봇 땅속에 박힌 불발탄이나 대인지뢰, 대전차지뢰 등을 탐지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다. 지뢰나 폭탄이 매설된 위치와 영상을 무선으로 송신할 수 있다. 연못을 건널 수 있는 이 로봇은 무게가 4.8t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미국의 ‘미어캣(Meercat)’과 유사한 이 로봇은 개발되면 여단급 공병부대에 배치된다. 개처럼 땅을 기어다닌다고 해서 견마로봇으로 불린다. 지뢰탐색·제거를 비롯해 정찰, 경계, 순찰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한다.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동영상을 촬영해 기지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소·중대급 부대에서 활용할 계획이다.●정찰·전투용 군사로봇 6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로봇. 중앙에 원격 조종되는 중기관총을 장착해 적과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도로나 야산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고 적이 숨어 있거나 군사시설이 있는 곳을 촬영해 무선 전송할 수 있다. 여단급 보병부대에 배치될 계획이다.●중전투 및 화력지원 군사로봇 무인 전차와 유사한 형태를 가진 로봇. 대구경 직사포와 대전차 미사일, 기관총 등 중화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주·야간 영상센서가 부착돼 악천후나 야간에도 적을 향해 화력을 퍼부을 수 있다. 여단급 기계화부대에 배치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주목되는 정치범 인도 거절 첫 판결

    국내 법원에서 외국인에 대한 ‘범죄인 인도(引渡) 거절’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은 어제 베트남인 우엔 후 창(55)씨에 대해 인도심사를 벌여 사상 처음으로 ‘인도거절’ 결정을 내렸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5월 사업차 내한했다가 우리 당국에 체포된 우엔씨가 베트남내 폭발물 투척기도 등 범죄를 저질렀다며 범죄인 인도를 강력히 요청해 왔다. 법원은 그러나 우엔씨를 국제법(범죄인인도법 제7조4항)상 ‘절대 넘겨서는 안 되는 정치범’으로 인정,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우리는 법원이 베트남과의 경제적·외교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국제법의 기본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결정했다고 판단한다. 특히 ‘정치범 불인도’라는 국제관례와 원칙을 지킨 첫 사례이며, 인권국가의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사실 우엔씨는 현 베트남 정부에서 보면 ‘테러리스트’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1982년 베트남을 탈출한 뒤 망명정부를 결성하고 ‘반정부 민주투사’로서 활동해왔다는 점이 이번 판결에서 고려됐다고 한다. 따라서 우엔씨에 대한 송환을 거절하고 제3국으로 출국을 허용한 것은 인권과 정의 차원의 적절한 조치라고 하겠다. 다만, 이 판결로 인해 한해 50억달러에 이르는 한·베트남 교역과, 어렵게 구축한 정치적·외교적 우호관계가 손상돼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또한 이를 계기로 까다롭고 지지부진한 난민인정 부분에 대해서도 국제관례를 충실히 따름으로써 외국인 인권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하기 바란다.
  • 월街, 물바다 될 뻔했다

    뉴욕의 강밑을 흐르는 홀랜드 터널을 폭파, 금융가인 월스트리트를 물바다로 만들려던 테러계획이 발각됐다고 뉴욕 데일리뉴스가 7일 보도했다. FBI 요원들은 이슬람 극단론자들의 인터넷 대화방을 감시하던 중 미국의 경제중심지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뉴올리언스처럼 만들려는 계획을 입수했다. 레바논 정부는 아미르 안다로우슬리라는 ‘월스트리트 수장 계획’의 용의자를 미국의 요청에 의해 지난 몇달 사이에 체포했다. 이 용의자의 실제 이름은 아셈 함무드라고 AP통신은 보도했으며, 여전히 레바논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안보 관리는 함무드가 어떠한 강압 없이 알카에다의 일원이란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수사진은 용의자가 몇명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테러 용의자는 홀랜드 터널 내부에서 폭탄을 실은 차량을 폭파해 대량의 물을 맨해튼 남부로 흘려보내려 했다.1927년 개통된 홀랜드 터널은 뉴저지와 맨해튼을 잇는 허드슨강 하저터널로 지난해 3400만대의 자동차가 이 터널을 통과했다. FBI는 테러 용의자들이 미군 폭격으로 지난달 사망한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요르단 제휴세력으로부터 재정과 전술 지원을 약속받은 혐의를 잡고 경악했다. 하지만 돈이 오가거나 폭발물을 구입한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홀랜드 터널이 콘크리트 철골 구조로 보호돼 있는 데다 균열이 생기더라도 월 스트리트의 지면이 강 수위보다 높아 침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뉴욕의 터널이나 지하철, 상징적인 건물들을 파괴하려는 테러 계획은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됐다. 이번 홀랜드 터널 폭파 계획은 미 국토안보부가 6일 철도와 통행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금을 지난해보다 25% 많은 4700만달러로 늘린다고 발표한 직후 드러났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獨월드컵무대뒤서 뛰는 국정원

    국가정보원이 독일 월드컵 응원단인 ‘붉은악마’에 이어 음지에서 ‘열세번째 태극전사’격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정원에 따르면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국정원 대(對)테러. 안전단 요원들은 태극전사들의 안전을 위해 ‘은밀히’ 뛰는 것은 물론 교민·관광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단에 매일 배달되는 팬레터·선물 등 하루 50여건의 우편물에 폭발물이나 탄저균 등 위험물질이 들어있지 않은지 안전점검을 한다.지난 17일 프랑스전을 앞두고 ‘프랑스 훌리건들이 한국 대표팀 숙소 부근에서 차량 경적을 울려 선수들의 수면을 방해하려 한다.’는 제보가 들어오자 대표팀 객실을 복도 안쪽으로 바꾸고 독일측에 요청, 훌리건의 침입을 차단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교민이나 관광객을 울리는 암표상 검거는 물론 위조지폐나 위조입장권 피해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지난 19일에는 라이프치히 야외 응원장에서 우리 교민을 상대로 프랑스전 암표를 턱없이 비싼 가격에 팔려던 암표상을 붙잡아 독일 경찰에 인계했다.앞서 14일에는 우리 관광객 2명이 입장권을 사면서 지불한 유로화가 위폐로 판명돼 수사를 받자 무혐의 석방되도록 지원했고 한국인 5명이 구입한 토고전 입장권이 위조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 조사를 받자 석방을 도왔다는 것이다. 한편 국정원은 테러와 보안 업무를 동시에 담당해 온 대(對)테러보안국을 최근 대테러국과 보안국으로 분리했다고 21일 밝혔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발언대] 지하철역 쓰레기통 다시 설치를/장지수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1학년

    지난 2004년 8월. 서울 지하철 263개 승강장에 있는 모든 쓰레기통이 철거됐다. 이유는 ‘테러방지’였다. 지하철역은 항상 사람들이 붐비기 때문에 테러 단체의 표적이 되기 쉽고 쓰레기통이 폭발물을 숨기기 가장 쉬운 장소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서울시내 지하철 승강장에는 ‘테러방지’ 때문에 철거한 쓰레기통의 자리에 과자, 사탕, 초콜릿 등을 파는 초대형 식품 자판기가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다. 그것들은 열차를 기다리거나 목적지로 향하는 중의 지루함을 과자나 사탕 같은 것으로 달래라는 의도에서 설치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판기 이용이 늘어날수록 쓰레기 역시 증가했다. 그 쓰레기들이 갈 곳은 뻔하다. 실제로 과자봉지나 부스러기 등이 지하철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철 자판기에서 뽑은 과자를 쓰레기통이 있는 곳까지 들고 가서 먹어야 할 것인가.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은 두 가지로 제시될 수 있다.‘자판기를 철거할 것인가, 쓰레기통을 다시 설치할 것인가’다. 자판기를 철거한다면 쓰레기가 생길 여건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만일 쓰레기가 생긴다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해법은 쓰레기통을 다시 설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테러방지’ 때문에 철거한 쓰레기통이니 그러한 위험요소를 제거한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것이다.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쓰레기통 자체에 폭탄감지 센서를 부착 한다든지, 미관상 그리 좋진 않겠지만 속 안이 훤히 보이는 투명 쓰레기통을 사용할 수도 있다. 아니면 지하철 출입구 자체에 폭탄감지 센서를 부착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식으로 굳이 쓰레기통을 없애지 않더라도 테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러한 실천적인 방안을 세우기도 전에 고객들의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는 지하철 공사는 공익 봉사라는 공기업 기본 정신부터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장지수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1학년
  • 탐지견들의 ‘명퇴’

    탐지견들의 ‘명퇴’

    “아!아! 마이크 나오죠. 지금부터 은퇴식을 거행하겠습니다.” 18일 오후 3시 영종도 탐지견훈련센터 1층 강당에서는 특별한 은퇴식이 열렸다. 은퇴식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개다. 평생 마약과 폭발물을 찾는 일을 하다 일선에서 한꺼번에 물러나는 베테랑 탐지견 4마리를 위한 자리다. 개회 선언에 이어 인사말이 이어졌다.“오늘 명예로운 퇴임을 하는 다크와 덴 그리고 하니는….” 공식 행사는 개들에게도 지루한 모양이다. 자신들의 퇴임식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들은 연신 딴짓이다. 어쩐지 은퇴식장엔 하니(7), 다크(9), 최연장자인 필드(11) 이렇게 3마리만 보인다. 덴(9)은 창문 밖에서 은퇴식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으로 따지면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도 여전히 ‘한 성질 하는’ 덴은 늙은 필드만 보면 으르렁대며 시비를 걸기 때문이었다. 은퇴견들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으로 탐지견으로는 특급 혈통이다. 다크와 덴은 한 배에서 태어났고 암컷인 하니는 평생 12마리의 새끼를 낳은 모견이다. 폭발물 탐지견으로 근무한 필드도 강아지 때 영국에서 들어와 11년간 세관에서 일했다. 이제는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고 정든 탐지견 센터를 떠나야 한다. ●육체노동뒤 50세에 퇴직하는 셈 개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려면 나이에 7을 곱한다. 이번 은퇴 대상자엔 50대 초·중년부터 70대 후반 노인까지 섞여 있는 셈. 정년은 없지만 탐지견은 보통 칠팔세가 되면 현장을 떠난다. 탐지견훈련센터 손영환 과장은 “연일 격무에 탐지견들은 간이 나빠지기도 한다.”면서 “흰털이 나거나 코끝이 하얗게 변하기도 하는데 은퇴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초 다크는 일을 하다 기절했다. 검진 결과 간과 위장이 나빠져 있었다. 더 혹사시킬 수 없어서 센터측은 한달 뒤 다크를 현장 근무에서 빼줬다. ●다크 등 20여건 대마밀수 적발 어느덧 식순은 경력소개로 이어지고 있었다. 은퇴식의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다크에게 쏠렸다. 다크는 2년 전 은퇴한 시저와 함께 탐지견들 사이에선 전설적인 존재. 김포공항 시절인 1997년부터 인천공항 개항 이후까지 순한 성품에 당대 최고의 탐지능력까지 갖춘 다크의 인기는 최고였다. 다크와 일하고 싶어한 핸들러(관리사)가 줄을 이었다. 다크가 처음 일선에 나섰을 때만 해도 “탐지견은 전시용”이라며 능력을 의심하는 눈길이 많았다. 탐지견센터 자체도 필요없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다크와 시저가 연이어 20여건의 대마 밀수범을 잡아내자 달라졌다. 최동권 수석교관은 “낮은 실적 때문에 전전긍긍할 때 시저와 다크가 좋은 성적을 내준 것은 탐지견센터 입장에서는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고마웠다.”고 말했다. 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이 텔아비브서 자폭테러 9명 사망·50여명 부상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심가에서 1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자살폭탄 테러로 9명 사망,50여명이 다치면서 이·팔 관계가 수렁 속에 빠져들고 있다.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조직원인 한 남성이 샌드위치 판매점에서 폭발물을 터트리고 현장에서 사망했다.12일 시작된 일주일간의 유대인 명절인 유월절(逾越節) 연휴로 번화한 텔아비브 시내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 주도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감행된 이번 테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의 물리적 충돌이 불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폭공격 직후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과 이슬람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의 2개 무장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 산하의 무장전위 조직으로 알려진 알 아크사 측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 측의 “대량 학살”에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주장했다.16일 무장세력을 척결하려는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던 이슬람지하드도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자폭공격의 모든 책임을 무력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하마스 정부로 돌리면서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연합뉴스
  • 서울시 내일 민방위 대피훈련

    서울시는 14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서울 전역에서 제 351차 민방공 대피훈련을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훈련공습 경보가 발령되면 보행자는 가까운 지하철역 등으로 신속히 대피하고, 운행중인 차량은 긴급 출동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중앙차선을 비워두고 도로 우측에 정차해야 한다. 그러나 시내의 교통신호 등은 모두 정상 운영된다.2호선 을지로 3가역과 6호선 중산역에서는 폭발물 테러 대비 사태수습 훈련이 진행된다.
  • [주말탐방] 육군 제3군견훈련소

    [주말탐방] 육군 제3군견훈련소

    “컹컹∼” 저런, 놀라시는군요. 이렇다니까요. 저는 반가워서 경례를 올린 건데…. 그렇다고 명색이 군견인 제가 “멍멍”하고 애교를 떨 순 없지 않습니까. 어쨌든 유서깊은 육군 제3 군견훈련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병술년, 개해가 아닙니까. 아까 부대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가 사방에 뿌려놓은 ‘거시기’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시더군요. 하지만 그런 표정은 우리한테 큰 실례가 된다는 점을 정중히 알려드립니다. 소개가 늦었군요. 제 이름, 즉 견명(犬名)은 ‘베르’입니다. 태어날 때 저를 받아준 군무원(7급) 아저씨가 지어주셨습니다. 뜻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동료 중에는 ‘백두산’이란 이름도 있고,‘쾀보’같은 외국식 견명도 있습니다. 견명은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군견기록부에 정식으로 오르는 엄숙한 이름입니다. 제 견종은 셰퍼드, 성별은 수컷, 견번(군번)은 ‘3-2617’입니다. 이제 막 정식 군견으로 임명된 팔팔한 신참입니다. 독일이 고향인 제 엄마와 아빠는 혈통이 좋은 명견이라는 이유로 몇년 전 한국의 국방부로 각각 팔려 왔고, 이곳 3군견훈련소에서 만나 4대(代) 조상까지 거슬러 서로 근친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은 후 저를 낳았습니다. 지난 2004년 9월 한여름 땡볕 아래서 만삭을 견뎌낸 엄마는 임신 68일 만에 다른 형제 5두(頭·군견의 수는 ‘마리’가 아니라 ‘두’로 표시합니다)와 함께 저를 낳았습니다. 엄마는 저를 낳기 전에도 2년여 동안 1년에 2∼3차례씩 모두 23두의 새끼를 낳은 베테랑(?) 산모입니다. 우리 엄마같은 개를 종모견(種母犬), 아빠같은 개를 종견(種犬)’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일생 동안 새끼만 낳는 번식견입니다. 이곳에만 종견이 8두, 종모견이 15두가 있습니다. 역시 유능한 군견을 낳는 종모견을 가장 쳐주는데, 이곳의 ‘아비스’란 종모견은 시가로 1500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엄마와 새끼들이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기간은 45일간 뿐입니다. 이 기간 동안 엄마는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군견병들은 곁에서 각종 영양제로 보육을 돕습니다. 운명의 45일째가 가까워졌을 때 저는 어린 마음에도 이별을 직감했습니다. 제 잇몸에서 이빨이 돋아나면서 엄마 젖에서 자꾸만 피가 났거든요. 엄마는 아프다는 기색 하나없이 고스란히 젖을 내맡겼지만, 예정된 생이별을 피할 순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날 출산실에서 끌려나가는 엄마에게 저는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매달렸습니다. 엄마도 네 다리를 쭉 펴서 최대한 버티는 모습이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출산실 문이 닫혔고 울다 지친 저는 바닥에 엎드려 숨을 헐떡거렸습니다. 그런데 10분쯤 흘렀을까 밖에서 “우우우∼”하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분명 엄마였습니다. 저는 “멍멍”하면서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하지만 이내 엄마의 목소리는 사라졌고 그것으로 모든 게 끝이었습니다. 나중에 군견병 형들이 말하는 걸 들으니, 숙소까지 끌려갔던 엄마가 군견병이 문을 여느라 잠깐 줄을 놓은 틈을 타 출산실까지 달려왔다는 겁니다. 그후로 저는 유아견 사동으로 옮겨져 키워졌습니다. 생후 9개월이 흘러 제법 어른 티가 났을 때 저는 군견 적격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이것은 가로 25m, 세로 5m의 모래밭으로 된 칸막이 시험장에서 30분간 군견으로서의 적격 심사를 받는 것입니다. 시험장 허공의 줄에 매달린 공이 도르래에 의해 움직일 때 그것을 쉴 새 없이 따라붙어야 합니다. 중도에 딴 짓을 하거나 힘들다고 포기하면 가차없이 실격입니다. 군견으로서의 집중력과 체력이 낱낱이 드러나는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개는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탈락견은 즉각 안락사 조치되거나, 수의과 대학에 임상실험용으로 기증되고, 운이 좋으면 군견이 아닌 경비 보조견으로 활용됩니다. 결국 우리에게 있어 ‘30분’은 생과 사를 가르는 운명의 시간인 셈이지요. 탈락견을 사회로 배출하지 않는 것은 군견이 시중에 나돌면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군견의 생로병사는 이렇듯 비정하면서도 까다롭게 관리됩니다. 한 마디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견은 사회의 일반 개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군견 관리조항에는 ‘군견 막사 주위에 잡견이 있어서는 안 된다.’‘군견과 일반견이 교배하면 지휘관을 문책한다.’는 항목이 있을 정도입니다. 먹는 것도 과자류와 잔반은 일절 금지되며 전용 사료만 제공됩니다. 테스트를 통과한 군견들은 10개월 가량의 훈련을 거쳐 정식 군견으로 임명됩니다. 이 기간 동안 적성과 능력에 따라 수색, 추적, 경계, 탐지 등 4가지 주특기 가운데 하나를 부여받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장 유능한 개가 추적견으로 선발됩니다. 바람에 실려오는 적의 냄새를 맡고 쏜살같이 달려가 근처에 숨어있는 적을 찾아내는 게 수색견입니다. 화려해 보이지요. 반면에 추적견은 이미 달아난 적의 발자국 냄새를 따라 코를 땅에 박고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에 얼핏 청승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임무는 수색에 비해 훨씬 어렵습니다. 사람보다 1만배 이상 예민한 후각뿐 아니라 장시간 한 가지 냄새만을 쫓는 고도의 집중력을 겸비해야하거든요. 생후 19개월이 된 군견은 각 야전부대에 배속되거나 저같이 이곳 제3군견훈련소에 배속돼 각종 작전에 파견나가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흔히 군견이라고 하면 사냥개나 투견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있는데, 군견의 제1 덕목은 ‘발견’이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군견은 호들갑 떨며 짖지도, 함부로 물지도 않습니다. 그저 신속히 쫓고 적을 발견했을 때엔 한두번 짖은 뒤 엄중히 노려봄으로써 상대를 제압합니다. 어떤 분들은 군견이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아는데, 오해입니다. 국내산 사료로 아침과 저녁 하루 2끼를 먹는데,1두당 하루 식비가 1400원 정도입니다. 목욕도 야외에서 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잘 씻지 못합니다. 관리비용이 1두당 연간 100여만원가량이 든다고 합니다. 다만 병원시설은 종합병원급입니다. 수술실은 물론 1억 5000만원짜리 초음파 진단기도 갖춰져 있습니다. 국토방위만이 삶의 목표인 우리는 결혼이 금지돼 있습니다. 발정기가 되면 격리조치됩니다. 우리한테 애인이 있다면, 군견병 형들입니다. 군견 1두당 1명씩 전담 군견병이 있어 제대할 때까지 우리를 보살펴줍니다. 먹여주고 씻겨주고 똥까지 군말없이 치워주니 가족이나 다름없지요. 힘이 장사인 우리들 훈련시키느라 군견병 형들 정말 고생 많이 합니다. 우리는 8살이 되면 군견에서 전역해 안락사 처리됩니다. 시신은 화장되기 때문에 묘지도 없습니다. 공비를 잡는 등 혁혁한 무공을 세운 군견한테만 예외적으로 묘지가 ‘수여’됩니다.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요?인간들은 꼭 무슨 반대급부가 있어야 사는 낙을 느끼나요?온갖 유혹에 기웃거리느라 분주한 인간들로서는, 백가지 천가지의 유혹을 뿌리치고 한가지 목표물을 발견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소박한 쾌감을 짐작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우리 군견들은 반대급부라는 말을 모릅니다. 만일 저한테 ‘병역특례’같은 걸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 날카로운 송곳니가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조건을 붙이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듯, 포상을 요구하는 애국은 진정한 애국이 아닙니다. 군견으로서 저의 임무는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그 자체로서 숭고한 것입니다. 저는 저의 아름다운 임무를 위해 일평생 멸사봉공(滅私奉公)하다가 먼지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그것이 ‘군견의 길’입니다. 저는 군견으로 났지만 군인으로 죽을 것입니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축생(畜生)이 아닌 인간으로 윤회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작별의 경례 올립니다. 이젠 놀라지 않으시겠죠? “컹컹, 컹컹컹∼”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군견의 종류 현재 육군 제3군견훈련소에서 수용하고 있는 군견 120여두 가운데 70%가 독일산 ‘셰퍼드’이고, 나머지 30% 정도가 벨기에산 ‘마리노이즈’다. 그동안 군견은 암·수 구분없이 ‘울프 그레이’라 불리는 흑갈색 털에 굵은 몸통을 가진 셰퍼드가 전형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누런 털에 머리가 작고 몸매가 날렵한 마리노이즈가 늘어나는 추세다. 마리노이즈는 후각이 셰퍼드 못지 않게 예민한 데다 주력은 셰퍼드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100m 달리기에서 셰퍼드를 먼저 출발시킨 뒤 마리노이즈를 출발시켜도 금세 따라잡을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셰퍼드는 추적견, 마리노이즈는 수색견 등으로 주특기가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3군견훈련소는 지난해 말 영국산 ‘레브라도 리트리버’ 8마리를 들여왔는데, 이 개는 주로 폭발물 탐지견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 대표 견종인 진돗개는 한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강해 군견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군견병이 전역하거나 바뀌는 경우 통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진돗개는 사람보다는 짐승에 호기심이 많아 수색이나 추적 임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언론들 때문에…” 화살 돌리는 부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언론 때문에 국가 안보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집권 이후 최악의 지지도를 보이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또다시 언론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부시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이라크전 3주년을 기념한 연설을 하면서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급조 폭발물(IEDs)’을 무력화하는 데 전력투구중인 국방부의 민감한 정보사항을 언론이 폭로해 버렸다.”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이 지적한 보도는 지난달 12일자 LA타임스 기사라고 백악관 관계자들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그 보도가 나온 지 불과 닷새 만에 적들은 이 기사를 인용하면서 미국의 신기술을 분쇄하는 지침서를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적들을 격퇴하려면 우리가 하는 일을 적들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이에 앞서 LA타임스는 “‘IED 무력화탄’으로 불리는 새로운 군사장치 개발과 관련해 국방부 내에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장치가 군사적 실험을 통과했고 그 과정에서 IED의 90% 정도를 무력화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나 LA타임스는 ‘미니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신기술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보도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울 맥머너스 LA타임스 편집국장은 “우리는 신기술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관련 내용을 생략했다.”며 “지금까지 정부측어느 누구도 민감한 내용을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대구지하철 테러소동

    대구 지하철 역사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지하철 1호선 전동차 운행이 40여분 전면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3일 오전 9시40분쯤 40대 전후의 남성이 “지하철 큰고개역 전화기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대구 동부경찰서 큰고개지구대 효목치안센터로 신고했다. 경찰은 지하철공사측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 오전 10시17분쯤부터 지하철 전 구간에서 40여분간 전동차 운행을 중단,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과정에서 신고접수 46분이 지난 오전 10시26분쯤 현장에 출동, 민간인들의 현장 접근을 통제하고 소방본부 특별구조대 생화학팀과 함께 수색작업을 벌이는 등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은 제보전화가 장난전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제보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시아파사원 또 폭발

    이라크의 시아파 사원에서 또 폭발물이 터졌다. 지난 22일 북부 사마라에서 시아파 사원의 황금돔이 폭파돼 시아-수니파 간 분쟁이 격화된 지 나흘 만이다. 26일 남부의 시아파 거점도시 바스라의 에미르 사원에서 소형 폭발물이 터져 2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이날 바그다드에서도 버스 정류장에 폭발물이 터져 최소 2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종파 분쟁으로 160여명이 숨졌다고 BBC는 전했다. 통금 해제 후 수니-시아파 지도자들이 단결에 합의한 첫 날이 무색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필리핀 대통령궁 폭발물 터져

    쿠데타설 등 흉흉한 소문이 끊이지 않던 필리핀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20일 폭발물이 터졌다. 경호 책임자인 델핀 방기트 소장은 “오전 대통령궁 정원 안의 녹색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봉지에서 폭발 장치가 터졌으며 전문가와 탐지견을 동원해 정확한 폭발물 종류와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 봉지는 대통령궁 직원들이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궁안의 다른 건물에서 지적재산권 담당 관리들과 점심을 곁들인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밝혔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날에도 군 참모대학에서 폭발물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볼 때 아로요 대통령에 반대하는 세력이 암살을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방기트 소장은 화학 물질이나 알코올 등 휘발성 물질이 실수로 터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아로요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으로 첫손 꼽히는 것은 군부이다. 군부 개혁에 반대하는 일부 군 장성 및 영관급 장교들이 아로요를 하야시킨 뒤 원로회의나 임시정부를 통해 집권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이슬람 반군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과격한 것으로 분류되는 아부 사야프가 주목받고 있다.임병선기자 연합뉴스 bsn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고속도 위험물 운반차 안전관리를/정형래

    지난해 구마고속도로 달성 제2터널에서 있었던 차량 화재사고가 기억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날 차량운전자의 재치있는 행동과 한국도로공사의 발빠른 사고현장 조치로 대형참극은 막았다. 온국민이 천만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던 대형사고였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하는 이용객의 입장에서 고속도로 운행을 하다 보면 길게 늘어선 화물차량중 주행차선과 추월차선을 넘나들면서 운행하는 차량을 가끔 보게 된다. 차량의 적재함과 앞뒤 차량번호판 부분에는 ‘폭발물’과 ‘위험물’이라는 문구가 차량번호를 가려 운행하는 일부 화물차량과 특히, 화재위험이 있는 휘발성 물질을 운반하는 차량은 더욱더 차량의 안전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고 되도록 위험한 물질을 운반하는 차량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고속도로에서는 과속과 추월은 삼가야 한다. 정형래 <충북 영동군 용산면 상용리>
  • 알 자지라, 빈 라덴 육성 테이프 공개

    오사마 빈 라덴이 돌아왔다.2004년 12월 이후 종적을 감춰 사망설, 위독설이 나돌았지만 이를 비웃듯 1년 만에 건재를 드러냈다. 알 자지라 방송은 19일(현지시간) 알 카에다의 최고지도자 빈 라덴이 지난달 녹음한 오디오 테이프라면서 그의 육성을 전격 공개했다. 테이프 속 주인공은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9·11 이후 보안이 강화돼 공격 못한 것은 아니며 준비기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해 휴전하자고 제의했다. 이라크 철군 외 다른 휴전 조건은 제시하지 않은 채 “무슬림의 땅에서 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만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이 아닌 ‘그들’의 땅에서 싸우는 게 낫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수십억달러를 부시 정부와 연계된 ‘전쟁업자’에 쏟아붓는 것은 낭비기 때문에 (휴전은)부끄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CIA “빈 라덴 음성 맞다” 미국은 일단 테이프 속 목소리가 “빈 라덴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는 분석경위는 밝히지 않은 채 “예전 것과 비교해 일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격 위협에 대해선 평가절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대테러 관리들은 “공격이 임박했다는 어떤 특별하고 믿을 만한 정보는 없다.”면서 “공격 직전에 나타나는 테러리스트 간의 교신 급증도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안등급도 상향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등 일부 도시는 공항과 항구, 에너지 시설 등에 폭발물 탐지활동을 강화했다. 미국은 휴전 제의도 일축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알 카에다와 테러리스트들은 분명 도망치고 있다.”면서 “그 점이 테러와의 전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딕 체니 부통령도 폭스뉴스에 나와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 않는다.”며 이라크 철군 요구를 거부했다. ●“건재 과시해 추종자 동요 막기” 빈 라덴의 목소리가 지쳐 보이는데다 실내에서 녹음된 흔적인 ‘울림(echo)’은 과거 야외에서 정열적으로 외쳤던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메시지를 녹음하고 방송할 수 있다는 점은 그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아랍계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며칠 전 파키스탄에서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조카 등 알 카에다 지도자 4명이 미군 폭격으로 숨진 뒤여서 추종자들에게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면서 동요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오늘의 눈] 북한 정상외교와 정상외교/김수정 정치부 차장

    “16일 베이징에 큰 안개가 끼었고, 조선 지도자 김정일의 행적은 신비하고 찾기 어렵다. 기자의 심정도 날씨처럼 엉망이다.” 홍콩 중국계 신문의 한 기자가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의 행방을 좇다 지친 나머지 쓴 기사의 한 토막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길은 홍콩 기자의 하소연처럼 안개속이다. 그의 중국행이 알려진 지 1주일째인 17일에는 이미 평양으로 되돌아갔다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으나 어느 하나 확인된 것은 없다. 김 위원장의 행적에서는 덩샤오핑식의 ‘남순강화’ 의지가 어렴풋이 감지된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중국을 따라하는 경제변혁, 주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경제 정책이 기대된다. 후진타오 주석과 16일 만찬을 통해 금융제재와 6자회담의 해법도 모색됐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번 중국 방문을 마지막으로 21세기 정상들의 외교 의전과는 동떨어진 잠행외교는 끝냈으면 한다. 김 위원장은 인도네시아도 다녀왔다고 밝힌 걸 보면 고소공포증은 없는 것 같다. 미국 정부로부터 체제전복 위협을 받는다는 이란의 대통령들, 쿠바의 카스트로 대통령도 당당한 정상외교를 한다. 시간을 아끼려 비행기를 타는 여느 국가 지도자들과 달리, 김 위원장은 10배 20배 시간이 더 걸리는 열차로 여행한다.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2004년 4월 자신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직후 터진 용천역 폭발사고를 감안하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지난 2000년 8월,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열차로 여행했다.20여일이나 걸렸다. 폭발물 설치를 우려, 특별열차가 지나가는 철로변 100m마다 경찰관이 배치됐고 불편을 겪는 러시아인들의 불평이 쏟아졌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문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북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온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사회 눈길이 곱진 않을 것 같다. 김 위원장이 정상(頂上)외교를 ‘정상(正常)’으로 한다면 온 세계는 김 위원장의 북한을 새롭게 보지 않을까. 일본 기자들이 망원렌즈로 찍어낸 유람선속의 흐릿한 김 위원장의 실루엣은 더이상 ‘신비’가 아닌 것이다. 김수정 정치부 차장 crystal@seoul.co.kr
  • “국정원직원들 참 많이 변했다”

    “국정원직원들 참 많이 변했다”

    “혁신의 속도를 늦추면 끝장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협조 없이는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겠죠.”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 강의실. 화면에는 미국 영화 ‘스피드’가 한동안 비춰졌다. 폭발물이 설치된 버스에서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가 승객들과 힘을 합쳐 위기에서 벗어나는 대목이다. 주어진 과제는 ‘이 영화에서 혁신과 관련한 교훈을 찾아 보라.’는 것.40여명의 교육생들은 팀별로 난상토론을 벌인 뒤 각 분임이 찾아낸 교훈을 돌아가며 소개했다.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진지하게 참여하는 모습은 다르지 않았다. ‘음지에서 일하는’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17일 1박2일 일정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들어갔다. 자타가 공인하던 ‘공무원 아닌 공무원’들이 사상 처음으로 공무원 교육에 참여해 ‘피교육생’으로 탈바꿈한 순간이었다. 공무원교육원 주변에서는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국정원 직원들은 외부교육기관에서 단체로 숙식을 하며 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고 했다. 정보 기관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그만큼 국정원의 변화 욕구가 크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더해졌다. 실제로 이날 국정원 직원들의 난상토론에서는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버리자.”“나부터 고치자.”“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혁신 위한 사상 첫 외부교육 이번 교육은 ‘국가정보원의 혁신 가속화를 위한 혁신리더 과정’. 다음달까지 모두 6차례로 나뉘어 진행된다. 김만복 기획조정실장 등 국정원 간부 300여명이 참석한다. 원장과 3명의 차장을 빼고는 모든 간부가 참여하는 셈이다. 지방에서도 빠짐 없이 올라온다. 혁신교육은 박명재 공무원교육원장이 지난해 국정원 강연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계기가 됐다. 불법감청 사건 등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도 혁신 교육을 강화하는 배경이 됐다. 김만복 실장은 “그동안에는 보안상 외부 교육은 엄두도 못 냈지만 국정원이 불법감청을 자백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인정한 만큼, 직접 혁신 교육에 참여할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선진 정보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욕구가 내부적으로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공무원교육원이 지난해 모두 60여차례 교육을 실시했지만 국정원은 어느 기관보다 참여도와 열정이 두드러진다.”고 소개했다. ●유쾌한 분위기 속에 혁신 체득 국정원 혁신교육은 ▲변화와 변화경영 사례 연구를 통한 ‘혁신 주도하기 ▲혁신과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연구와 참여를 통한 ‘혁신 창조하기’ 등의 주제로 진행된다. 동영상 위주의 강의와 토의, 실습 등으로 꾸며졌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서로가 초면이다. 명찰에 씌어진 이름도 가명이다. 일부 간부는 약속까지 취소하고 먼 길을 왔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담과 함께 레크리에이션까지 가미한 강의가 시작되자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교육 효과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한 간부는 “오기 전에는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강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면서 “유쾌한 분위기에서 혁신에 대해 자연스레 체득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간부는 “국정원이 10년 뒤에는 도태되지는 않을까하는 위기의식이 들면서 ‘왜 이전에는 혁신을 생각하지 못했을까.’하고 반성하곤 한다.”고 털어놓고는 “생활 속에서 조그만 것 하나라도 바꿔 나가는 것이 나와 조직, 그리고 우리 사회의 성과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면서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건강 증진대책을 보고 싶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새해에 가장 많이 건네는 덕담이 건강하시라는 인사다. 젊은이들을 제외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그래도 나이를 먹을수록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이 경우는 현재 건강한 노인에 속한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층의 80%가 한 개의 질병을 갖고 있고 65% 이상이 2개의 질병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대다수 노인들은 ‘건강 이상’에 빠져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 노인이 지난해 말로 약 470만 명에 달했다고 하니 400만 명 이상의 노인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봐야 한다. 수명이 늘어날수록 노인층의 만성 질환자도 증가한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만성질환자 문제는 노인층뿐 아니라 국민 일반의 문제로 되고 있다. 소년 당뇨환자나 고혈압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이런 만성 질환들이 나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인간의 육체를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의료비의 폭증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건강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비해 정부와 국민들의 대처는 안이하기만 하다. 정부는 2002년에 고혈압, 당뇨, 뇌졸중, 심혈관, 관절 등 5대 질환에 대해 특별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수준이다. 국민들은 병을 키우고 난 뒤에야 투병생활과 치료비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정부의 무능력과 무사안일한 보건행정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첫째 정부는 만성 질환자에 대한 특별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 2002년에 수립된 대책도 있는데, 장관 교체로 아직까지 먼지만 쌓이고 있다. 그때의 대책도 기존 의료제도만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한계가 분명하다. 만성 질환자들은 365일을 의사와 약을 벗 삼아 살아야 하는데 이들이 이 병원 저 의사를 찾아다니며 낭비하는 의료비가 적지 않다. 만성질환자에 대한 치료표준과 엄격한 예방적 조치와 과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둘째는 국민건강증진사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담배에 부과한 국민건강증진기금이 제 목적대로 쓰이지 못하고 건강보험의 적자를 메우는 데 쓰이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건강보험운영을 개혁해서 자체해결의 방법을 찾고 건강증진기금은 본래 계획대로 국민들의 건강증진사업에 투자돼야 한다. 국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스포츠센터와 동네공원, 건강프로그램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전국의 수만 개에 달하는 경로당에 건강증진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다. 셋째는 공공보건지소를 확대해야 한다. 경제부처와 의료계의 반대 때문에 공공보건지소 확대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참여정부도 마찬가지다. 경제부처는 대통령의 지시사항까지 거부할 정도로 신자유주의적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의료계는 이해관계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건강증진 사업과 빈곤층의 의료비 폭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공공의료를 3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의료계도 단기적 이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의료의 사회적 기능과 존재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넷째는 제도의료 밖에 있는 전통의료를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이제는 내놓아야 한다. 이 사업은 인화성이 강한 폭발물일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전통의료 역시 만능이 아니며 부작용 또한 적지 않으므로 공론화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다. 2006년 한해 국민 모두 별 탈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투병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기쁜 소식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 테러에 놀란 美 ‘과잉논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테러에 대한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고 있다. 공항 보안관은 정신병 증세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항공기 승객을 테러범으로 오인, 사살해 ‘과잉 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가하면 필리핀 마닐라의 미국대사관은 테러 위협 때문에 폐쇄됐다. 7일(현지시간) 낮 12시30분쯤 미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아메리칸항공 소속 보잉 757 여객기 924편에서 “폭탄을 갖고 있다.”고 위협하던 승객이 연방보안관이 쏜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 승객의 짐에서는 폭탄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한 승객의 가방을 항공기 밖으로 옮긴 뒤 총으로 쏘았으나 아무런 폭발도 일어나지 않았다. 공항 보안관이 탑승객이나 테러 용의자에게 총격을 가한 것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항공기 내에 무장한 보안요원의 탑승을 의무화했다. 브라이언 도일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사망한 승객이 리고버토 알피잘이라는 44세의 미국 시민이라고 밝히고 “보안요원들이 기내에서 탑승객 전원에게 꼼짝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이 용의자는 이에 불응, 폭발물이 있음을 시사한 가방을 만지는 듯한 수상한 행동을 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미 언론들은 알피잘이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면서 ‘과잉대응’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미 당국은 알피잘의 정신병력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보안관의 대응은 훈련받은 대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연방 관리들은 “알피잘이 기내 휴대 가방에 폭탄을 갖고 있다고 위협한 데 이어 실제로 위협적인 행동을 할 조짐을 보여 보안관이 여객기와 공항 건물을 잇는 승강용 통로에서 서너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 용의자가 여객기의 후미 쪽으로부터 통로를 미친 듯이 내달리자 한 여자가 “내 남편”이라면서 뒤쫓으며 “그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다른 승객은 “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극심한 조울증을 앓고 있는 남편이 약을 먹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항공기는 콜롬비아의 메데인을 출발,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가던 중 마이애미에 중간 기착한 상태였다. 한편 미 국무부는 마닐라의 미국대사관이 테러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에 따라 6일부터 임시로 대사관을 폐쇄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 대사관의 비자와 영사 업무도 일시 중단됐다. 대사관측은 필리핀을 방문중인 미국인들에게도 테러 행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주의하라고 경고했다.dawn@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경수로 ‘검토’를 ‘제공’ 오역 해프닝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천년 고도(古都) 경주에서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오찬에 이어 불국사를 산책하면서 4시간여 동안을 함께 했다.●노 대통령 내외와 부시 대통령 내외는 30여분 동안 불국사를 함께 둘러보면서 참여정부 출범 이후 모처럼 여유로운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부시 대통령은 ‘석가탑에서 가장 오래된 불경이 나왔다.’는 설명을 듣고 “Oh!”라는 감탄사와 함께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대웅전에 대해 한동안 설명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이동할 때마다 로라 여사의 팔을 부축하는 다정함을 보여줬다. 권양숙 여사는 로라 여사와 함게 다보탑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탑돌이’를 했다. 탑돌이는 천호선 의전비서관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이어 노 대통령 내외와 부시 대통령 내외는 성덕대왕 신종을 3번 타종했으며 불국사 합창단 50여명이 부르는 ‘청산은 나를 보고’를 들으면서 메밀 차를 마시면서 환담을 나눴다.●공동기자회견에서는 경수로 문제에 관한 질문에 답변한 내용이 오역으로 잘못 전달되면서 우리 정부가 뒤늦게 언론에 정정을 요청하는 등 해프닝이 빚어졌다. 부시 대통령이 ‘핵포기 전 북한에 원조를 먼저 제공할 용의가 있느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를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을 미국측 한국어 통역이 “경수로가 적절한 시기에 제공될 것”이라고 전달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는 ‘경수로 문제 검토’를 ‘경수로 제공’으로 오역한 것이어서 즉각 대북 경수로 논의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자수 넥타이 핀 세트를,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유리로 만든 장식용 큰 그릇을 선물했다. 권 여사는 로라 여사에게 자개로 만든 경대인 ‘천복경’을, 로라 여사는 권 여사에게 핸드백을 선물했다.●정상회담장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미국측의 철통 보안이 눈길을 끌었다. 미국측 경호·보안 요원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 15일부터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주의 한 호텔에 70개의 방을 잡고 투숙, 호텔과 호텔 주변을 샅샅이 보안검색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웠다. 미국 경호요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행사장 주변에 속속 나타나 폭발물탐지견까지 동원해 행사장 주변을 일일이 검측했다. 이는 한국측과 합동으로 이뤄진 것이다. 일부 경호·보안요원들은 기사를 작성하는 한국측 기자들의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호텔내 설치된 프레스센터에 폭발물 탐지견을 데리고 들어와 검측 활동을 벌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경주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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