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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청문건’ 내부정보 유출 혐의, 국정원 간부등 3명 긴급체포

    서울지검 공안2부(부장 黃敎安)는 18일 국가정보원 도청 의혹사건과 관련,현직 국정원 3급 간부 등 3명을 내부정보 유출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국정원 심모(3급) 과장과 박모,지모씨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이들의 자택·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이 유출한 정보가 한나라당이 지난해 11월 폭로한 ‘도청문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심씨가 내부정보를 유출한 경로를 통해 도청자료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심씨가 도·감청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앞서 지난해 12월 자체 감찰을 통해 도청 문건과 관련된 내부 정보 유출자로 홍모씨를 지목하고 인사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심 과장 등을 상대로 홍씨와 연계해 한나라당에 내부정보를 전했는지,전달한 자료를 가공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있다.검찰은 혐의가 확인되면 심씨 등을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심 과장의 대학 후배인 박씨는 진승현씨가 설립한 전 MCI코리아 회장이자 국정원 간부 출신인 김재환씨로부터 변호사 선임 부탁과 함께 5억원을 받은 뒤 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01년 12월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北송금 특검법 공포/남북관계 어떻게 될까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제 수용을 발표한 14일 저녁 청와대에서 돌아온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곧바로 실국장회의를 소집했다.8시에 시작된 회의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회의에서 통일부 당국자들은 대북송금 특검이 남북관계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책을 협의했다. 북한은 이미 오래 전부터 특검제에 대해 강도 높은 거부반응을 표출해 왔다.북한은 지난 4일 조선평화통일추진위원회 담화를 통해 “특검법이 시행되면 남북관계는 동결된다.”고 공언했다. 9일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상보를 통해 “대북송금은 민간 차원의 거래로 절대로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태평화위는 노 대통령이 특검제 수용을 밝힌 이 날도 담화를 통해 한나라당이 지난해 9월과 12월 사이에 모두 3차례에 걸쳐 밀사를 보내와 평양과 베이징에서 접촉했다며 접촉장소와 횟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등 폭로수위를 높였다. 이같은 흐름 때문에 일부에서는 다음달 7일부터 평양에서 열기로 예정된 남북장관급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관측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봉조 정책실장은 “남북관계는 이미 화해의 큰 흐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특검제로 인해 관계가 급격히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른 관계자는 “북한도 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등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보·경제적으로 우리측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겠지만 남북관계 전반을 단절하기 힘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특검제에 강력히 반대해온 이유를 정치·경제·안보 등 세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특검제로 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만들어낸 ‘6·15 남북정상회담’이후의 화해·협력 체제가 변경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또 중요한 수입원인 현대가 어려워지면 경제적 타격도 크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여야가 특검제법안을 개정하는 과정,또 특검 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북한을 어느 정도 ‘배려’하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도운기자 dawn@
  • 국제플러스/로이터 베이징지국에 폭탄든 괴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가 열리고 있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 도심에서 12일 폭탄을 휴대한 남자가 로이터 통신 베이징 지국에 침입했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의 전직 철강 노동자인 이 괴한은 중국 정부의 부패를 폭로하겠다며 TV 카메라 앞에서의 인터뷰를 허용하지 않으면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했다고 현장을 빠져나온 로이터 직원들이 말했다.
  • 금융충격 막기 긴급대응,파문확산땐 국가신용 위험 은행권 증시안정협조 유도

    ★정부·채권단, SK대책 부심 정부가 새 정권 출범 이후 첫 금융정책협의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은행장 간담회를 잇따라 가진 것은 이라크전·북핵·SK분식회계 등 대내외 악재로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을 긴급 진화하기 위해서다.분식회계 장본인인 SK글로벌에 대해 ‘채권단 공동관리 방안’까지 대두되는 등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SK쇼크 진화 부심 주요 채권은행장들이 지난 10일 긴급 심야회동을 가졌을 정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SK글로벌의 금융권 차입금이 8조원을 넘는데다,종합상사의 특성상 그룹 계열사들과 얽히고 설켜 있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북핵 문제에서 출발한 ‘코리안 리스크(국가 위험도)’도 증폭되는 양상이다.실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1.75%까지 급등했다.국제신용평가기관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정부와 채권단은 ‘한국판 엔론 사태’로 비화되지 않도록 SK글로벌의 고강도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한편 수출입금융 지원을 계속해 일단 조기 정상화를 모색하기로 했다. ●부총리·은행장들,무슨 얘기 나눴나 SK쇼크와 ‘증시안정을 위한 은행권의 협조방안’이 주된 화두였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은행장들에게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쇼크가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를 최소화하는데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아울러 가계대출과 채권투자에 치중된 자산운용 행태를 자율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다.표면적으로는 권고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직·간접 주식투자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었다.이에 대해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은 주가연계채권(ELN)상품을 은행창구에서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 대주주 증자 왜 요구하나 ‘가계대출 대란’의 핵심은 카드빚이기 때문이다.실제 28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의 58%가 카드빚 관련이다.카드사의 대출채권은 총 84조원에 이른다.이 가운데 한달 이상 연체돼 카드사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부실채권은 지난 1월말 현재 8조원이다.연체율로 따지면 11.1%로,6%대인 선진국과 비교하면 갑절에 가까운 수준이다. 재경부 신제윤(申齊潤) 금융정책과장은 “카드사의 현금흐름을 점검한 결과 아직은 큰 문제가 없지만,떼이는 채권이 자꾸 늘어나면 현금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카드사는 무리한 채권회수에 나서게 돼 ‘연체율 상승·신용불량자 급증’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대주주가 미리 증자를 통해 ‘예비실탄’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연체율이 높은 현대·외환·롯데카드가 1차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급등 땐 당국 시장개입 정부의 시장개입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불안한 모양새를 이어갔다.외환당국은 최악의 경우 국책은행을 통한 물량개입이나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직접개입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장기 간접주식투자상품에 대한 배당소득세 면제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한 세제혜택 방안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 ★남겨진 수사 쟁점 SK그룹 부당내부거래와 분식회계 등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SK글로벌의 SK㈜ 지분 해외 파킹 등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 수사과정의 외압 시비는 여전히 남아있다. ●남겨진 것들 이번 수사에서 SK글로벌이 SK㈜ 지분 1000만주를 해외에 ‘파킹(임시보관)’한 사실이 드러났다.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고발이 필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은 공정위에 고발의뢰했다.또 SK글로벌에 대한 형식적인 감사에 그친 Y회계법인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남아 있다.검찰은 해당 회계법인을 금융감독원에 통보,추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글로벌이 20여년 전부터 분식이 누적된 상황을 포착됐으나 시간과 인력의 제약으로 이번 수사에선 ‘2001 회계연도’에 대한 부분만 마무리됐다.검찰은 나머지 기간에 대한 조사를 금감원에 의뢰,전체적인 조사가 완료되면 분식회계와 관련,대출사기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수사외압 논란 SK수사 말미에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외압에 대한 여부였다.지난 9일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토론회에서 SK그룹 수사에 참여한 이석환 검사가 “여당 중진인사와 정부 고위인사가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고 다음날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검찰에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외압은 아니었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한나라 ‘대북밀사설’ 파문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북밀사를 파견했다고 북한이 주장,파문이 일고 있다.한나라당은 11일 대북송금 특검저지용 공세로 일축했고,민주당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북밀사 파견했다” 평양방송에 따르면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밀사를 보내,현 정부(김대중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을 공격하는 것은 집권을 위해서라면서,이회창이 당선되면 현 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통 큰 대북지원을 할 것을 담보했다.”고 주장했다.이어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을 절대적 상호주의에서 신축적 상호주의로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통보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태평화위는 또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 이전부터 여러 경로로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청원을 들어주면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한나라당의 밀사 문제는 북남 사이의 특수 관계를 고려,비밀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특검 무산 노린 거짓말” 이에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6·25 북침 주장처럼 황당하고 특검을 무산시키려는 민주당에 대한 엄호”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오만한 국내정치 개입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이종구 전 후보특보는 “DJ정부에 정보가 넘어갈 텐데 어떻게 보냈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통인 정형근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의 성격상 그럴 분이 아니며 만약 했다면 내게 귀띔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여준 의원도 “이 전 총재는 밀사 파견을 부도덕하고 위험하며 북한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경계해왔다.”고 거들었다.박 대변인은 그러나 “외부 인사가 공치사를 위해 이 전 총재측을 사칭,접촉했을 개연성은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진상 가리자“ 민주당은 오랜만에 역공을 취했다.정대철 대표는 “관계 기구를 동원하면 알아낼 수 있다.”면서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고 규탄하겠다.”고 강조했다.문석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전매특허로 사용해온 게 신북풍”이라며 “진상규명 문제를 국회에서 다루거나 형사고발하는 등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대북 밀사설은 월간지 신동아 3월호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지난해 9월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가 이 전 총재 부친의 ‘친일행적’을 폭로한 직후 추가보도를 막기 위해 2차례 밀사를 보냈다는 주장이다.밀사로 거론된 인사는 정부 고위관리를 지낸 P씨,S씨와 모 대학 B교수 등이었으나 P씨 등은 밀사설을 부인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대한포럼] 낮은 자세의 검찰로

    사상 초유의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간의 토론 후폭풍이 거세다.김각영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불신임이 확인되자 사퇴했으며 후임 총장도 내정됐다.검찰 수뇌부의 후속 사임 사태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를 정도다.지금의 검찰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대통령이나 평검사뿐 아니라 이를 지켜본 국민들도 검찰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임을 확인했다.이런 공감대가 폭풍이 되어 검찰에 휘몰아치고 있다.그 가운데는 올곧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한 검사도 한꺼번에 몰아치는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날려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는 오늘의 사태를 미리 예방하지 못한 업보라 할 수 있다.그런데도 토론에 참가한 평검사나 그 이후의 검찰 반응은 “억울하다.”는 데 더 무게중심이 가 있는 것 같다.한마디로 ‘내 탓 아닌 네 탓’으로 돌리려는 모습이다.이래선 안 된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외압을 물리치고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우리의 과거사를 돌아볼 때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성 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정치권력은 언제나 검찰을 권력유지의 방패막이로 이용하려 했고,검찰은 그 압력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일부 정치검사들은 오히려 권력에 줄대기 하면서 검찰명예를 먹칠했다.토론에 참가한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예시한 옷로비 사건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 사건,전직 검찰총장 동생 사건 등은 비교적 최근 검찰을 멍들게 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토론장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된 SK사건만 하더라도 수사팀이 수사권을 확실히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은 힘을 행사하려는 권력의 잘못이 크지만 스스로 검찰권을 지키겠다는 각오와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그런데도 검사들은 외압과 검찰내 지휘부에 책임을 돌리고 검찰 전체적으로도 외압을 어쩔 수 없었다는 태도다.자성의 소리는 약하기만 하다.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검사들은 또 중요한 문제를 망각하고 있다.검찰이 준사법기관이긴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해야 하는 행정부 소속이라는 사실이다.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이 대통령에 있고 그 지시에 따라 검찰을 지휘하는 장관의 방침에 어긋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문민통제’ 는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장관의 뜻은 곧 국민의 뜻이나 다름없는 데서 나왔다고 봐야 한다.이 문제에서도 평검사들은 합리적인 대안 제시보다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양하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심지어 “문민통제라는 표현을 들으면 내가 독재정권의 주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거나 대통령과 장관의 거듭된 설명에도 “법치주의의 근간을 망각하는 것”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은 검사들의 인식과 수준을 의심케 한다.‘조직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잇따랐음은 당연한 결과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정말 새로 태어나는 전기가 되겠구나 하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은 수확이다. 그 전제는 통렬한 자기반성이다.검찰이 ‘네 탓 아닌 내 탓’으로 여기고 새 출발을 다짐할 때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본다. 검찰 인사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될 모양이다.차제에 ‘법조 일원화’를 적극 검토해 보는 것도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좋을 듯하다.일정기간 변호사로 활동한 사람 가운데 검사나 판사로 발탁하는 제도다.사법부와 검찰의 수뇌부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판사나 검사가 외압이나 ‘조직이기주의’에서도 훨씬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최 홍 운hwc77017@
  • 한나라,“대선때 폭로한 도청문건 국정원 외부서 작성한것”당시 주장 뒤집어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했던 국가정보원의 도청 의혹과 관련,한나라당과 국정원이 자료 유출 경위를 둘러싸고 또다시 맞붙었다.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이 폭로한 내용과 관련,“당시 도감청문서는 국정원 직원이 도청내용을 보고 일부를 오랜 기간 메모한 뒤 밖으로 가지고 나와 문서화한 것”이라고 밝혔다.김 총장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1월 모 특보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폭로하면서 ‘국정원 내부보고 문서’라고 발표한 것은 잘 모르고 그렇게 했던 것이며 국정원 내부보고 문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또 “도청자료 가운데 중요한 사항만 문서화한 것이기 때문에 국정원장이나 윗선에서도 그런 내용을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은 이와 관련,“당시 한나라당이 도청문건이라고 주장한 것은 국정원 내부문건이 아님은 물론 불법도청 주장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이어 “검찰에서 도청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도록 국정원 직원의 검찰 출두조사 및 감청부서 현장조사 등검찰수사에 적극 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美, 안보리이사국 전화 도청”e메일도 해킹 정보수집 英 가디언 인터넷판 폭로

    미국이 대(對)이라크 군사공격에 필요한 유엔 2차 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표들을 상대로 도청 등 ‘더러운 술책’을 비밀리에 전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옵서버는 자체 입수한 미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국(NSA) 기밀자료를 인용,미국이 유엔본부에 주재하는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의 자택 및 사무실 전화를 도청하고 e메일을 들여다보는 등 감시활동을 펴고 있다고 폭로했다. 7일 유엔 무기사찰단의 안보리 보고를 앞둔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외교적 마찰은 물론 미국의 이라크 군사공격 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옵서버가 입수한 자료는 세계 각지에서 감청 임무를 수행하는 NSA의 고위 당국자가 올 1월31일자로 작성한 메모 형식의 문건으로 NSA 간부들은 물론 우호적인 외국 정보기관에도 배포됐다. 이 메모는 NSA 요원들에게 안보리 이사국의 새 이라크 결의안 찬반 의향에 관한 최신 정보를 부시 행정부에 제공할 수 있도록안보리 이사국들을 상대로 감시 활동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특히 앙골라,카메룬,칠레,멕시코,기니,파키스탄 등 개전과 반전 사이에서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도 6개국’ 대표들이 집중 감시대상으로 선정됐다. NSA는 이 메모에서 2차 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안보리 이사국들의 표결 성향뿐만 아니라 기본정책,협상 자세,협력 및 의존 가능성 등 미 정책 입안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NSA가 총력전을 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문건을 작성한 사람은 NSA ‘지역목표물’ 담당 책임자인 프랭크 코자로,이 부서는 미국의 국익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들을 상대로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옵서버는 설명했다. 코자는 이같은 활동을 통해 수집된 정보가 주요 이사국들에 대한 미국의 ‘신속대응능력(QRC)’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문건을 통해 밝혔다. 코자는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의 사무실과 자택 전화에 대한 도청 외에 안보리 비회원국과 국내 전화통화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NSA 지역 책임자들에게 지시했으며,이 문건을 전달받은 외국 정보기관에도 정보 제공을 요청하기도 했다. 옵서버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감시 활동의 존재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안보리 이사국들을 상대로 2차 결의안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전개중인 미국이 매우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전직 정보요원들을 통해 이 문건의 진위 여부를 감정한 결과 진본인 것으로 판명됨은 물론 코자가 NSA 고위직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합
  • 美 클라크대 신시아 인로 교수 梨大서 특강 “부시 행정부는 남성중심·군사적”

    “의식있는 여성주의자들은 미국 부시 행정부의 가부장적이고 군사적인 대외정책을 주요 공격 포인트로 삼아야 합니다.” 저명한 여성학자인 신시아 인로(사진) 미국 클라크대 여성학과 교수가 방한,24일 이화여대에서 공개특강을 가졌다. 정치학 박사로 미국 클라크대 여성학과 설립자인 그는 여성학 안에서도 국제정치,군사주의,군수산업 등의 시스템이 여성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 등에 주목해왔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폭로한 권인숙(미국 사우스플로리다주립대 교수)씨와 한국 기지촌에서 일어난 매매춘의 국제정치학을 다룬 ‘동맹속의 섹스’의 저자인 캐시 문의 지도교수로 유명하다. 이번 방한은 올들어 일본에 머물러온 인로 교수가 한국 페미니스트들과의 만남을 원해 이뤄졌다.특강의 주제는 ‘국가안보에 대한 여성주의적 감수성 만들기:여성,남성성,군사주의’이다. 특강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한국 방문 소감은. 20여년간 간접적으로 한국의 여성주의자들과 함께 일하긴 했지만 직접 와서 만나기는 처음이며,직접 운동을 한 적도 없어 부끄럽다. ●대학 때 정치학을 전공했는데 여성학을 가르치는 이유는. 1960년대 미국 버클리의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할 때를 회고하면 여성주의 의식이 매우 없어,여성정치학이나 여성 권리의 회복 등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1974년 이후 클라크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학생들이 왜 여성학 강좌가 없느냐며 나를 비롯한 교수들에게 관련 강좌를 개설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그들의 뜻에 따라 여성학을 가르치게 됐다. 제자인 권인숙씨를 통해서 한국을 알게 됐고 여성운동을 함께 했다.여성운동을 하기 전 무의식 상태였지만 보고 배워서 깨우쳤다.또 1970∼80년대에 여성주의 잡지인 ‘미즈’를 보면서 많이 깨우치고 눈을 뜨게 됐다. ●부시 행정부의 호전적 군사주의에 대한 생각은. 우선 부시 행정부의 군사주의에 대해 사과한다.미국민도 이 정책에 확신을 잃고 있다.사령관으로서의 대통령은 대통령 직무의 일부에 불과하다.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전부가 되었다.대통령직이 왜곡된 것이다.미국의 정치문화가 대통령직을 가부장적이고 군사적으로 만들었다.페미니스트들은 여기를 공격해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페미니스트들은 부시 행정부의 호전성이 단지 9·11 사건의 여파인가,아니면 미국 정치문화에 내재한 다른 이유가 있는가를 연구하고 있다.내 육감으로는 9.11만으로는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그보다는 미국의 대통령직은 가부장적이고 군사통치권자라는 대중적 인식과 맞물려 있는 것이 호전성의 원인이라고 본다. 연합
  • 샤갈/샤갈의 그림에 숨겨진 진실

    모니카 봄-두첸 지음 / 남경태 옮김 한길아트 펴냄 ‘러시아 유대인의 고향’ 벨로루시 비테프스크의 한 유대인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하늘을 날아다니는 소와 공중에 떠 있는 연인들,낭만과 환상을 찬미하듯 밝은 색채의 이미지들로 충만한 샤갈의 그림은 여느 현대회화와는 달리 푸근하고 소박한 감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이란 시와 카페 이름이 그렇듯 샤갈과 그의 작품은 이미 소박한 평화의 보편적 기호로 작용한다.하지만 그것이 과연 샤갈의 진실일까. 영국의 프리랜서 작가이자 전시기획자인 모니카 봄-두첸이 쓴 ‘샤갈’(남경태 옮김,한길아트 펴냄)은 샤갈이란 ‘상품’의 외피 속에 가려진 진실을 낱낱이 해부한다.샤갈의 ‘소박함의 가식’을 여지없이 폭로한다. 샤갈의 작품은 일견 순박해 보이고,또 그 자신 늘 직관적 천재인 것처럼 처신했지만,샤갈은 결코 소박하지 않은 복잡한 인물이었다.80년에 이르는 긴 활동기간 동안 이질적인 문화와 다양한 기법을 두루 거친 그는 소박과 세련,온건과 오만,시기와 관대,우울과 쾌활 등 모순적인 성격의 복합체였다. 샤갈은 자신이 독창적이며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천재화가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조장했다.자신이 받은 예술적 영향력을 인정하기에 인색했으며 자신의 작품과 기법에 관한 설명을 회피했다.샤갈은 자신이 열아홉 살에 처음으로 화가수업을 받은 유대화가 예후다 펜에게서 아무 것도 배운 게 없다고 했지만,그는 펜으로부터 유대 전통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샤갈의 작품세계를 특징짓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샤갈의 발명품이 아니다.그것은 하시디즘 유대교의 문화적·종교적 유산이다.1730년대 정통 유대교의 합리주의와 지적 현학성,엘리트주의에 반대해 일어난 이 운동은 신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강조하는 한편 모든 사물과 인간에게는 성스러움이 깃들어 있다는 주장을 폈다.이 운동은 곧 대중의 인기를 끌어모았다.19세기 말∼20세기 초 유대 작가들의 문학작품에서는 샤갈의 화면과 같은 세계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그러나 샤갈은 평생 유대화가라는 낙인을 거부했으며 적어도 공개적으로 보편적인 화가로 비쳐지기를 바랐다. 저자는 샤갈이 러시아 유대계로서 보낸 어린 시절,제1차세계대전 이전 파리 아방가르드와의 접촉,혁명기 러시아에서의 활동,미국과 남프랑스에서 보낸 만년,98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의 과정을 꼼꼼히 추적한다. 글라스노스트 이후 서구에 소개된 샤갈 관련 시각자료와 문헌을 바탕으로 쓴 최초의 샤갈 연구서란 점에서 이 책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2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일문일답’ 첫 도입 박관용의장 “국회 새모습 시간 더 필요”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12일 이번 임시국회에 처음 도입된 일문일답식 대정부 질문에 대해 “고성과 폭로성 발언 등으로 인해 국회 파행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사라졌다.”면서 “이 제도가 정치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다만 “의원들의 질문 기법이 부족하고 국무위원들이 준비해온 답변 자료를 그대로 반복해 읽는 등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윽박지르기 행태도 여전했고 의원들 출석률도 저조했는데. 사실을 왜곡하는 답변이 나올 경우 목소리를 조금 높일 수도 있긴 하다.또한 의석에서 나오는 약간의 야유까지 불필요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출석률은 너무 신경쓰는 게 옳은 일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독일 의회를 방문했을 때 의결정족수가 안 되는 데도 의결하는 모습을 봤다.여야간 이의가 없는 법안은 ‘신사협정’에 따라 그냥 넘어간다더라.그러나 가능한 한 출석을 독려하겠다.전자투표 실시로 출석률도 높아지고 있다.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하나. 국무위원들에게 서신이나 공문을 보내 질문 요지에 맞게 답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48시간 전에 보내는 질문요지에 대한 답변서를 읽기도 했다.계속 시정을 촉구하겠다.의원들도 좀 더 토론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연구했으면 좋겠다.제도 정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과도기적 현상으로 본다. ●이번 국회부터 속기록 삭제도 금지됐다.어떤 의미인가. 속기록은 사초다.요구에 의해 삭제될 문제가 아니다. 발언 당사자가 취지를 바꾸겠다면 신상 발언을 통해 할 수는 있지만,삭제를 해서는 안된다.역사에 남는 것인 만큼 발언을 신중하게 하는 의미도 있다. ●의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공부를 열심히 한다더라.의원들은 앞으로 준비와 공부의 양에 따라 그 득실이 분명해질 것이다.인터넷이나 방송 등에서 생중계되면서 국민들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마구잡이 수해복구… 동강 ‘신음’

    동강 생태계보전지역에 대한 수해복구가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져 주변환경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으나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뒷짐진 채 사태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민간단체인 동강보전본부는 11일 강원도 정선군이 총비용 110억원을 투입해 작년 태풍 루사로 유실된 가수리의 도로 9.7㎞를 복구하고 있으나 무분별한 도로확장 등으로 보전지역의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그러나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정선군은 환경부와 사전협의 없이 10일 오후까지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가수리 위쪽의 경우 수변구역으로 지정된 하천에서 채취된 자갈로 도로개설에 필요한 옹벽을 쌓고 남쪽에는 물막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평창군도 환경부와 사전협의 없이 마하리와 문희마을을 잇는 도로(4.5㎞)를 확장·포장하기 위해 천변에 옹벽을 쌓고 있어 연준모치 등 희귀어종의 멸종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환경파괴 논란이 일자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달 20일 정선군과 평창군에 공사중단을 요청한 데 이어 10일에도 공사중지를 재요청했다. 유진상기자 jsn@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5.향락 환각의 탈피를 위하여

    “어딘가 포주와 폭력배가 서 있을 것 같아 붉은 불빛만 봐도 소름이 끼칩니다.” 지난 10여년간 성매매업소에서 일했던 박혜숙(29·가명)씨는 “매일밤 조직폭력배와 연결돼 있는 ‘삼촌’(포주)에게 쫓기는 꿈을 꾼다.”며 몸서리쳤다. 2001년 여름 전남 흑산도의 한 업소에서 일하던 그녀는 매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한달간 광주 서부경찰서 여자기동대와 연락을 취하면서 ‘작전일’만 손꼽아 기다렸다.박씨는 경찰에 “내일 당장 팔려나가게 생겼으니 구해달라.”고 요청했다.경찰은 새벽 첫 배를 타고 도착해 그녀를 탈출시켰다. 그러나 탈출은 성공하지 못했다.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왔더니 업주가 조직폭력배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던 것.박씨는 경찰서 바로 앞에서 2000만원짜리 ‘강제 차용증’을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박씨의 어머니는 보증인으로 도장을 찍었다.경찰은 “차용관계는 민사상의 문제”라며 도움을 주지 않았다.빚 독촉에 시달리던 박씨는 결국 흑산도에서 나온 지 채 보름도 못 돼 다시 포항 바닷가 어느 업소에서 일하게 됐다.그러다 ‘매매춘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와 연락이 닿아 탈출,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박씨는 매춘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가 “믿을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다.특히 선불금에 대해 경찰이 “당신이 쓴 돈이니 알아서 갚아라.”고 말하기 때문에 윤락여성들이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는 것.1분 지각하면 벌금으로 10만원씩 내고 하루 결근하면 50만원을 내야 하는 ‘착취’ 구조에서 빚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을 할수록 빚은 늘기만 했다.박씨는 ‘차라리 몸으로 때우자.’며 자포자기하고 있는 매춘 여성들이 많다고 했다.그녀는 아직도 “결혼하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는 업주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초조한 마음에 손톱만 깨물어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 서울의 한 ‘쉼터’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박씨는 현재 모 산업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대학 사회복지과에 들어가 공부를 마치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돕는 것이 그녀의 소중한 꿈이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anne02@kdaily.com ◆'공창제' 도입 찬반 논란향락산업이 망국병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특정지역내 매매춘을 합법화하는 ‘공창제’ 도입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론자는 현행 윤락행위 등 방지법이 실효성이 없다며 특정지역에 한해 매매춘을 합법화하고 매매춘 종사여성을 국가가 직업인으로 인정,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속과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가 매매춘에 개입하면 매매춘 여성의 인권침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특히 윤락여성 지원센터인 ‘새움터’가 지난해 성매매 종사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7%가 포주의 착취 등 인권유린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등으로 공창제에 반대했다. 강남대 지광준(池光準·58·법학과) 교수는 “이미 주택가 주변에도 사창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공창제를 반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수요자가 존재하는데 성매매를 무조건 막으면 성범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여성단체연합 조영숙(曺永淑·43) 정책실장은 “공창제 도입론은 물질 만능주의와 가부장제에 바탕한 지배심리를 합법적으로 보장받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구혜영기자 koohy@kdaily.com ◆대안을 찾아 “향락산업은 일종의 ‘풍선’이다.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팽창하기 마련이다.” 향락산업이 여성인권을 유린하고 건강한 근로정신을 퇴락시킨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하지만 법률적·도덕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향락산업은 확산일로를 치닫고 있다.향락의 생산과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적 요인들이 뿌리깊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룸살롱·단란주점 등 대표적 향락업소의 부가가치율은 60% 이상으로 추정된다.제조업이나 일반 서비스업에 비해 2∼4배가량 높다.값비싼 생산재나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금회전도 빠르기 때문이다. 향락산업의 일반적 특성과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총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미래는 어둡다. ●법률적·제도적 대책 향락산업을 규제하는 전통적 수단은 법률적 금지와 도덕적 단죄다.관련법령만도 ‘윤락행위방지법’‘식품위생법’ 등 10여개에 이른다.하지만 단속의 일관성이 없고 처벌의 강도도 약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현재의 단속 체계는 여성들의 인권침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매매춘 종사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공창’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그러나 아직까지 여성계의 중론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통해 성매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새움터 전수경 사무국장은 “정부와 사법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성매매 범죄자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처벌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매매’와 ‘성착취’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형사정책연구원의 김은경 청소년범죄연구실장은 “성매매 자체를 금지한 현행 정책은 도덕적으로는 옳지만 실효성이 적다.”면서 “관련자 모두를 일괄적으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성매매를 알선해 이득을 취하는 중개업자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단속의 타깃을 성의 판매자와 구매자보다는 알선업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조세정책으로 자금유입 차단해야 단속과 처벌의 강화만으로는 향락산업의 음성화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미아리를 치니 용주골이 뜨더라.’는 이른바 ‘김강자 효과’를 염두에 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조세를 통해 향락산업으로 유입되는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철저한 세금추징으로 순이익을 감소시키면 자금유입 요인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세연구원의 현진권 박사는 “향락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르는 지하경제의 주요 자금원”이라면서 “정확한 소득파악을 위해 업소에는 주류구매 전용카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대비·접대문화 개선 향락업소의 주수입원인 기업의 접대비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연간 5조원대에 육박하는 접대비만 규제해도 향락업소 이용자가 상당부분 줄 것”이라면서 “접대비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하거나 접대비 지출이 많은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도적·행정적 노력도 사회의 관행과 문화를 바꾸려는 장기적 대책이 병행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청소년 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의 김찬호 박사는 “향락산업을 존속시키는 것은 ‘돈과 여자 없이는 거래가 안 된다.’는 기형적 접대문화와 향락의 주소비자인 남성 직장인들의 왜곡된 성의식”이라고 꼬집었다.김 박사는 여성의 성을 상품화·도구화하는 비뚤어진 성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직장내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체적인 향락산업방지책 마련을 정부는 여성부를 중심으로 성매매방지종합대책을 마련,관련업소 처벌과 함께 성매매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피해여성 보호활동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여성부는 특히 향락업소 출신 여성들에 대한 자활지원이 중요하다고 보고 새움터 등 관련 시민단체들과 함께 생계·의료비 지원,일자리 제공 사업 등을 지난달부터 펼치고 있다. 국회에서 추진중인 성매매방지법 제정도 여성계의 큰 관심거리다.성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동시에 처벌하는 현행 ‘윤방법’과 달리 성매매의 중간착취 고리인 알선행위를 근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향락산업의 폐해는 사회의 존립을 뒤흔들 정도로 위험수위에 달했다.”면서 “여성·조세·보건·교육·법무·복지 등 여러 부처가 협조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사설]‘일문일답 국회’ 시작은 좋았다

    어제 국회 본회의장 모습은 종전과 확연히 달랐다.말 그대로 생동감이 넘쳤다.의원 질문에 국무위원이 즉각 답변하는 일문일답식 대정부질문은 의정 사상 처음이었다.의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면 정부가 몰아서 답변하는 종래의 ‘일괄질문 일괄답변’ 방식이 개정 국회법에 따라 이처럼 달라진 것이다.첫날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본다.준비된 원고에 즉흥적 내용을 섞어 질문하는 의원들의 모습도 괜찮았고 곤혹스러운 표정 속에서도 답변에 성의를 다하는 국무위원들의 모습도 호감을 느끼게 했다.인신공격적 발언은 물론 근거 없는 폭로나 비방성 발언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첫날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대정부질문의 품격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할 만하다.정쟁을 부추기는 정치선전장에 불과하다는 종전까지의 부정적 인식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정치적 이해를 앞세운 폭로성 발언이나 정파적 발언이 난무하다 보니 대정부질문 폐지론까지 나올 지경이었다.의원은 보좌관이 써준 원고대로 질문하고 국무위원은 실무자가 써준 답변서를 그대로 읽는 ‘겉치레식’ 관행도 비난의 대상이었다. 이제는 국회의원이나 국무위원이나 ‘공부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법하다.어설픈 자세로 질문과 답변에 나섰다가는 능력도 없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무책임하다고 비난받기 십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문답 내용보다는 임기응변 대처능력이 높이 평가받는 순발력 테스트의 무대로 변질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꼭 필요한 경우 보충질문을 허용하는 방안은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뒤늦게 잘못된 발언을 고치고 싶어도 국회법은 속기록 정정마저 불허하기 때문에 최소한 취소 발언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해당 장관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총리에게 질문이 집중되는 관행도 고쳐야 할 것이다.대정부질문 개선을 계기로 국회 운영을 더욱 개혁하기 바란다.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4. 향락 부추기는 사회구조

    향락가 주변에는 온갖 범죄가 독버섯처럼 자란다. 매매춘과 마약거래·인신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카드깡’을 비롯한 탈세 범죄가 일상화돼 있다.조직폭력배는 향락가에 기생하며 자금을 마련한다.지난해 12월 경찰의 ‘조직폭력배 소탕작전’에서 검거된 3300명 가운데 34.8%인 1148명이 유흥업소 주변 조직폭력배였다. 향락은 주택가까지 번져 밤이 되면 시민들이 대문 밖으로 나서기를 꺼려할 정도다. ●생활 속에 파고드는 매춘유혹 회사원 이모(32)씨는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서 앳된 소녀에게서 가로 6㎝,세로 8㎝ 크기의 수첩형 광고물을 건네받았다.표지를 넘기자 전라의 여성이 묘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붙어 있었고,‘진한 7일’,‘1일데이트·주말여행·애인·결혼까지’ 등 자극적인 문구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이씨는 일본에나 있을 듯한 이런 매춘 권유가 한국에서,그것도 대낮에 있는 것을 보곤 몹시 놀랐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주택가에 출장마사지 전단을 배포,매춘을 알선한 박모(30)씨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객 중에는 대학교수나 회사 간부,대학원생 등도 포함됐다. 출장마사지 윤락업주들은 별도의 사무실을 차리지 않고 ‘점조직’으로 활동하며,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만들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등 교묘한 수법을 사용한다. ●세금도둑 향락산업 ‘청량리 588’의 한 업주는 “화대를 현금으로 내면 6만원,신용카드로 내면 7만 8000원”이라면서 “차액은 ‘카드깡’ 업자의 수입”이라고 말했다.카드깡 업자는 대부분 유령 가맹점을 차려놓고 과세를 피한다. 단란주점 등에서 술값을 카드로 결제할 때 매출전표에 술집과 다른 주소지가 찍혀 나오는 것은 모두 소득원을 분산시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행위로 보면 된다. 유흥업소 매출액의 10%는 부가가치세로,종업원 봉사료(팁)의 5%는 원천세로 징수되지만,접대부 고용을 숨기고 현금결제를 고집하기 때문에 세금은 제대로 걷히지 않는다.국세청 관계자는 “유흥가의 탈세가 교묘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힘들고,세금추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살인으로 치닫는 향락풍토 무분별한 향락 풍토는 살인과 강도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진다.호스트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김모(21)씨 등 3명은 ‘고객’인 유흥업소 여종업원 이모(23)씨를 목졸라 숨지게 한 뒤 금품 5000여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속됐다.고급 승용차 할부금에 시달리던 이들은 이씨가 명품 옷으로 치장하고 ‘팁’을 넉넉하게 줘 돈이 많을 것으로 보고 범행을 모의했다. 지난해 8월에는 사채업자 최모(38)씨가 다른 업자들과 청량리 윤락가 주변 3억여원 규모의 사채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숨진 최씨는 청량리 윤락가 폭력조직의 행동대장 출신으로 일대에서는 ‘큰손’으로 통했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kdaily.com ◆건설업자의 접대비 증언 “술과 여자가 없으면 되는 일이 없습니다.” 10일 서울 서초동의 중견 건설업체 H건설 사장 김모(42)씨는 기자와 만나 “건물 하나를 지으려 해도 계약 전·후 관련자들에게 최소 6,7차례 룸살롱 접대를 하며,수천만원 이상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리 정보를 캐내기 위해 부동산업자,건축사무소,시청 관계자,은행 등을 돌아다니며 접대를 해야 한다.”면서 “계약이 성사되면 정보를 준 쪽에 일명 ‘오찌(소개비)’ 명목으로 또다시 접대를 해야 한다.”고 했다.계약 자체도 룸살롱 안에서 해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씨는 “공사비가 100억원이면 접대비가 10억원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부실공사가 되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강남구 삼성동의 A인터넷 벤처업체 홍보담당 과장 이모(33)씨는 100만원 이하의 접대는 법인카드가 아닌 개인카드로 결제한다고 폭로했다. 사장이 소액 접대는 개인카드를 사용,소모품비나 회식비 명목으로 돌리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이씨는 “다른 벤처기업도 이같은 편법을 사용해 장부상으로는 법적 접대비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치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선 이후 회사측이 정치권·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기 위해 지난달에만 수천만원의 접대비를 썼다고 증언했다.이씨는 “강남 룸살롱에서 1000여만원을 한번에 지불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일부 경영진은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쓴 뒤 회사 접대비로 처리해 사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세청과 조세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 24만 352개 기업의 접대비 지출액은 3조 9635억 400만원이었다.거품경제기였던 97년의 3조 4988억 2500만원보다 오히려 13% 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kdaily.com ◆향락 키우는 인터넷 ‘인터넷이 향락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인터넷을 통해 왜곡된 신종 향락 행태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회사원 김모(30)씨는 8일 오후 6시 퇴근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했다.김씨가 방문한 곳은 컴퓨터에 장착된 화상카메라를 통해 상대의 얼굴을 보며 채팅할 수 있는 S사이트.말만 잘 통하면 서로 알몸을 보여주기도 한다. ‘로그인’한 김씨는 ‘생생남’이란 아이디로 ‘화끈방,캠녀만’이란 제목의 대화방을 만들었다.잠시 후 ‘섹시녀’란 여성이 쪽지를 보내왔다.채팅방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주문이다.김씨는 ‘비번 9818’이란 답장을 보냈고 이때부터 둘만의 은밀한 ‘만남’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이모(19·고교 3년)군은 김씨와 ‘섹시녀’의 ‘낯뜨거운 대화와 노출’을 엿보고 있었다.이용료가 1500원인 ‘엿보기 아이템’을 구입한 이군에겐 ‘벗고 노는 은밀한 대화방’ 어느 곳에나 투명인간처럼 들락날락할 권한이 1시간 동안 부여됐다. 중소기업 부장인 김모(44)씨는 한달 전 인터넷 화상채팅을 즐기다 만난 ‘캐서린’과 밀회를 즐기고 있다.아내의 의심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한 달에 2000원을 이용료로 내고 한 인터넷사이트의 ‘가상전화번호’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사용 중인 휴대전화의 번호와는 별개로 가상의 번호를 하나 더 받은 김씨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은밀한 전화통화를 즐길 수 있다.밀회가 지겨워지면 김씨는 즉시 번호를 바꿀 생각이다. 경찰은 “하루 수만명이 인터넷 화상채팅 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음란이용자를 적발해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익명으로 향락에 탐닉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향락산업 부추기는 사회 “향락 범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전국에서 발생하는 ‘향락형 범죄’를 담당하는 경찰청 방범국 관계자는 10일 “윤락,원조교제,시간외영업,무허가영업,호객행위,변태영업,갈취,인신매매 등 죄목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모른 체 눈감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이 ‘잠재적 향락 범법자’로 몰리는 원인은 향락을 부추기는 사회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밀실 문화의 ‘젖줄’인 기업 접대비는 5조원에 이른다. 또 한국은행과 관련 업계 등은 은행권이 지난해 소규모 개인사업자(SOHO)에게 대출한 금액 52조원 가운데 60%에 가까운 30조원대가 현금순환이 빠른 향락업소에 집중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매매춘을 금지하는 법규는 형법,윤락행위방지법,공중위생법,식품위생법,미성년자보호법 등 10여개에 이르지만 효율적이고 일관성있는 단속을 하지 않아 대부분의 법 규정이 사장돼 있다.적발된 사람은 그저 운이 나빴다고 말한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윤락행위방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람은 1만 591명,유해업소로 단속된 업소는 8만 1384개로 집계됐다.그러나 서울 ‘미아리 텍사스’에서만 하루 평균 3000여건의 윤락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풍속대상으로 지정된 업소가 60만여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수박 겉핥기식’ 단속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성 산업의 수요자인 남성의 의식변화와 남성 중심의 사회풍토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스러기선교회 강명순 원장은 “가정과 사회에서 위축된 남성이 매춘을 통해 가부장적 권위를 회복하려는 망상에 빠져 있다.”면서 “성적으로 군림하면 마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하는 것으로 착각해 성매매에 집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성을 사는 남성보다는 윤락 여성에게 단속이 집중되고,적발된 여성이 대부분 ‘벌금형’을 받게 돼 이를 상쇄하기 위해 윤락에 더욱 집착하는 역효과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청소년 문화단체인 ‘하자센터’ 김찬호 박사는 “향락문화가 번창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불투명한 사회구조 때문”이라면서 “공정한 룰이 없는 파행적 산업화가 이뤄지다보니 음성적 접대문화가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면서 “사회인식의 변화와 불합리한 법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개발원 황장임 책임연구원은 “상대방에게 대가를 바랄 때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것이 향락 제공”이라면서 “향락을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혁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
  • 오늘부터 대정부질문/ 질문의원 분야별 6명으로 축소

    국회는 10일부터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와 관계 장관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사흘간 대정부질문을 벌인다.첫날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11일 경제,12일 사회·문화 분야에 대해 실시한다. 지난달 22일 국회법 개정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는 상대당에 대한 불필요한 비방·폭로전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발언을 없애고 질문 방식도 장관과 의원 간의 일괄질문과 답변이 아니라 일문일답식으로 바뀐다.질문 의원도 분야별 6명씩으로 대폭 줄였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는 현대상선의 대북 송금 파문과 북핵 해법,주한미군 철수논란,행정수도 이전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는 고건(高建)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에 민주당 김충조(金忠兆) 의원을,간사에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을 각각 내정하는 등 특위 구성을 마쳤다. 박정경기자
  • 한일민족문제학회 학술대회“日帝 조선인 노동자 송출작업 日정부·총독부·기업체가 주도”

    일제의 조선인 노동자 송출작업은 일본 정부와 조선총독부,일본 기업체가 관립(官立)직업소개소를 앞세워 주도했으며,이에 따라 강제연행에 따른 책임 소재도 지금처럼 일본 정부에만 국한시키기보다는 일본내 관련 기업체와 개인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일민족문제학회(회장 김광열)가 8∼9일 군산대에서 개최한 ‘2003 정기학술대회’에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대학의 박사과정에 있는 한혜인씨는 ‘강제연행에서의 노동력 공출구조-총독부 정책과 부산직업소개소 역할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연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씨는 “조선총독부는 1923년 부영(府營)으로 개설된 부산직업소개소를 40년 발효된 ‘조선직업소개령’에 따라 국영으로 전환,당초 사회정책시설이던 것을 국가 노무정책을 집행하는 통제기관으로 만들었다.”며 “이곳에서 조선 전역의 행정기관 및 경찰과 연계해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정부·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을 선발,송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직업소개소가 노무자를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1941년부터 45년 7월까지 모 일간지에 무려 759회의 광고를 게재했으며,경성 일대에서는 방송을 통해 ‘한달 수입 최고 250원’이라고 하는 등 사실이 아닌 노무조건과 노동환경을 선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39년 대기근 때는 조선총독부가 ‘한해구제책’이라는 미명으로 인력송출 규모를 더욱 확대해 ‘한해를 지배세력에 대한 반발’로 인식하는 조선의 민심을 수습하는 동시에 총독부가 부담해야 하는 ‘한해구제금’을 절약하는 기만책을 구사했다.”고 폭로했다. 일본내 기업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개별기업의 교활한 인력 송출 사례도 소개했다.한씨는 미쓰비시(三菱)다카지마(高島)광업소 노무담당자의 진술을 근거로 “홋카이도 탄광기선주식회사의 경우 부산에 노무자 모집과 수송을 전담하는 별도 출장소를 두고 뇌물과 접대로 노무자를 모집했으며,미쓰비시광업 나오지마(直島)제련소는 국내의 친일인물을 ‘교화주임’으로 선정해 인력송출을 맡겼다.”고 말해 일본 기업체의 개별적인 연행과 노동력 착취 사례가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씨는 “일제 강제연행의 책임은 일본 정부는 물론 책임 있는 기업과 개인에게도 물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당시 정책과 법령 밖에서 이뤄진 많은 강제연행의 경우 피해사례가 사장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중공업계 ‘엇박자’ 행보

    중공업계가 밖으로는 수주 활기를 띠며 ‘상한가’를 치고 있는 반면 안으로는 노사갈등으로 시름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선박,플랜트 등의 수주호조로 30억달러가 넘는 실적을 올렸다.특히 선박물량은 한달새 30여척을 수주,지난해 1·4분기 21척을 이미 넘어섰다.그러나 두산중공업 사태에 이어 한진중공업도 노조원에 대한 손배소·가압류 등을 둘러싸고 노사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또 6일 출범하는 국내 첫 선박펀드운용회사에 삼성중공업이 불참하는 등 출발부터 비틀거리고 있다. ●노사갈등 확산 노조원 배달호씨 분신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두산중공업 사태는 노사간의 팽팽한 대립으로 해결의 가닥이 보이지 않고 있다.특히 사측이 노조원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차별대우를 해왔다는 노조측의 폭로와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간부들을 사측이 형사고소로 맞서 전선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한진중공업도 임단협과 손배소·가압류 등을 놓고 노사가 대치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과 손배소송 및 가압류 취하 등을 요구하며 이틀간 부분파업을 벌였다.노조 관계자는 “손배소나 가압류는 새로운 노동탄압의 수단”이라며 “사측의 입장에 따라 투쟁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이같은 노사대치가 장기화될 경우,수주계약 및 조업차질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박펀드운용사 반쪽 출범 선박펀드운용회사가 최대주주로 예정됐던 삼성중공업의 불참으로 계획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선박펀드운용사는 당초 13개사가 참여,운용회사 자금 98억원을 포함해 3000억원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었다.그러나 삼성중공업(20억원)과 조강해운(2억원),외국기업인 MJLF(3억원)가 불참을 표명,관련법령에 규정된 자본금 한도인 70억원을 가까스로 넘은 73억원으로 출발하게 됐다. 삼성측은 출자할 경우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묶여 이번에는 불참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로 예정돼 있던 삼성중공업이 펀드에 불참한 것은 수익성 확보에 확신을 못 가졌을 뿐만 아니라 선박펀드사의 주도권 확보도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국정원 노벨상 공작설’ 논란/한나라 “신빙성 있다” 국정원선 “사실무근”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이 현대상선의 대북송금과 관련,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비밀프로젝트의 하나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놓고 3일 한나라당과 국정원간에 논란이 벌어졌다. 김모씨는 이 글에서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목적으로 국정원을 동원해 해외공작을 진행했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약 2조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면서 북측에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 대한 상세한 주장을 담고 있다.그는 또 “김정일은 이 돈으로 고폭장치 등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물자와 40대의 신예 미그 전투기,잠수함 등을 카자흐스탄 등으로부터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국정원이 개입해 북한에 뇌물을 바쳐가며 남북정상회담을 서둘러 추진했고,그 뒷면에는 노벨평화상을 노린 충성경쟁이 개재됐다고 확신한다.”며 “국정원과 같은 해외업무를 맡은 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면 돈세탁부터 전달까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고있다.국정원은 “노벨상 수상을 위해 로비활동을 전개했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무맹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또 “김씨는 국정원 재직때부터 근무부서를 수시로 옮겨 다니는 등 정보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해외정보 업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원은 “김씨는 ‘국정원 간부들로부터 폭로하지 말아달라는 회유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하지만,김씨가 지난 대선 당시 허위사실을 갖고 특정정당과 인터뷰하려다 신빙성이 없어 무산된 바 있다.”면서 “국정원은 김씨를 만나거나 회유할 필요조차 없었다는 점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경실련 설익은 행보로 ‘갈등’

    ‘새정부와 비판적 관계설정' 성명 발단 안팎서 “그동안 정부와 밀착했나” 불만 3일 국내 최대 시민단체중 하나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안팎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새 정부와의 관계 설정과 정책에 대한 일부 이견 탓이다. 이는 ‘새 정부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입장’이라는 지난달 17일자 성명이 발단이 됐다. 성명에서 경실련은 “현 정권에서 시민단체는 정부에 포섭을 당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경실련은 새 정부와 비판적 협력과 감시 등 시민운동 본연의 긴장관계 이상 어떤 관계도 맺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다른 시민단체는 물론 경실련 내부에서조차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민운동 진영내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식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사무총장은 “경실련의 성명은 마치 다른 단체가 그동안 정권과 밀착했다는 사실을 폭로라도 하는 듯하다.”면서“과연 이 문건이 깊은 내부 토론과정을 통해 나왔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과 김동민 교수는 “경실련의 발표는 그간 모든 시민운동 진영이 김대중 정권과 밀착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경실련이 대표해 ‘고해성사’라도 한 것처럼 들린다.”면서 “시기적으로나 표현상으로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내 실무자 사이에서도 “신중하지 못했다.”“내부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임집행위 중심의 일부 간부가 성명 발표를 주도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경실련은 지난달 27일 반박성명을 내고 “성명서는 전국정책협의회에서 논의·결정된 사항이며,성명의 내용과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경실련의 ‘마이웨이’는 차기 정부의 대선공약 검증 작업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경실련은 최근 차기 정부의 공약 가운데 여성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여성 일자리 50만개 창출’과 ‘보육료 절반 국가부담’ 등 2대 여성공약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측에 폐기 또는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성계는 “여성 일자리와 보육료 관련 정책은 호주제 폐지와 함께 여성계가 최대 현안으로 삼고 있는 핵심 공약”이라며 발끈했다.여성민우회 관계자는 “경실련이 지적한 2개 정책은 지난 대선 당시 주요 후보들이 모두 약속했던 사안”이라면서 “차기 정부가 예산 집행의 중요성과 재정확보 방법 등을 검토중인 상황에서 경실련이 먼저 폐기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경실련 관계자는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고,재정 충당계획도 불분명해 인수위측에 의견을 개진했을 뿐”이라면서도 “대선 당시 과도한 경쟁에 따라 실현이 어려운 공약을 내걸었다면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해야 한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kdaily.com ***시민단체 인사 국정참여 논란 새 정부와의 관계설정 문제를 놓고 시민단체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자문위원 명단에 포함된 시민단체 출신 교수들의 역할에 대해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인수위가 지난달29일 잠정 확정한 660명의 분과별 자문위원은 새 정부 출범 후에도 노무현 당선자의 국정자문 역할이나 인재풀로 활용될 전망이어서 이들의 행보에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자문위원에는 정대화 상지대 교수와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김진방 인하대 교수,김균 고려대 교수 등 참여연대 에서 활동해온 교수들을 비롯해 대안정책연대회의의 박진도 충남대 교수,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인 조현옥 한림대 교수,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인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지은희 전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김주언 언론재단 이사 등 시민운동에 참여했거나 활동중인 인사들이 섞여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개혁과 통합,참여라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어울리는 인사를 찾다 보니 시민단체 참여경력을 가진 40,50대의 진보성향 소장학자가 많이 포함됐다.”면서 “변화를 바라는 노 당선자 지지층의 이해와 맞물려 한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출신 인사의 국정참여 문제를 둘러싸고 시민사회 내부의 시선이반드시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은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초기에도 시민단체 출신 학자가 자문위원이란 이름으로 대거 발탁된 적이 있지만 실질적인 개혁의 성과는 미미했다.”면서 “참여를 통한 개혁도 중요하지만 견제와 비판이라는 시민단체 본연의 역할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공공성을 추구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국가와 시민단체 사이의 협조적 관계가 강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협조적 정치참여만 확대된다면 시민운동이 제도정치의 보조적 역할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세영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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