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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173)-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73)-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물론 장자에 나오는 이 유명한 장면은 사실이 아니다.공자를 조롱하는 내용 중 클라이맥스인 이 구절은 장주가 얼마나 공자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고 있는가를 도둑인 도척의 입을 빌려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역사상 가장 잔인한 도둑인 도척의 입을 빌려 ‘도둑이라면 너만한 도둑이 다시없다.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너를 도구(盜丘)라고 부르지 아니하고 나만 도척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공자를 조롱함으로써 장주는 공자를 ‘큰 옷에 넓은 띠를 띠고,터무니없는 말과 위선적 행위로 천하 군주들을 속여서 부귀를 얻고자 하는 지식의 도둑’이라 비웃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공자가 노자를 만났을 때도 노자로부터 그런 취급을 받는다.장주가 공자를 노골적으로 비웃는 것과 달리 노자는 공자를 만났을 때 비교적 온건한 태도로 말하였지만 결과적으로 노자로부터 ‘제발 예를 빙자한 그 교만과 그리고 뭣도 없으면서도 잘난 체하는 병과 헛된 집념을 버리라.’는 충고를 듣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마천의 ‘공자세가’에는 그런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이는 사마천이 평소에 공자를 마음속으로 존경했기 때문일 것이다.사마천은 ‘공자세가’를 집필하면서 공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사기에 서술하고 있다. “나 태사공은 이렇게 생각한다. ‘시경(詩經)’에 보면 ‘고산(高山)을 우러러보면서 대도(大道)로 나아간다.’고 되어 있다.도달할 수는 없더라도 마음은 저절로 그쪽으로 향한다는 뜻이다. 나는 공자의 저서들을 읽으며 그의 인품을 생각해 보았다.노나라로 직접 가서는 그의 묘당에 있는 거복(車服)과 예기도 보고 여러 유생들이 공자의 옛집에서 예를 익히고 있는 것도 구경했다.나는 주위를 거닐면서 차마 그곳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사실을 감지했다.천하의 어떤 군주나 현인들도 살아서는 영화를 누렸겠지만 죽어서는 그 영화도 끝났다.그렇지만 공자는 포의(布衣)의 신분이었으면서도 덕은 10여대에 걸쳐 전하고 학자들도 공자를 종주(宗主)로 우러러보고 있는 것이다.천자나 왕후들을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예를 논할 때에는 반드시 공자를 표준으로 취사선택하니 과연 공자를 지성(至聖)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류가 낳은 최고의 역사가 사마천은 공자를 ‘지덕을 갖추어 더없이 뛰어난 성인’인 ‘지성’으로까지 부르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사마천은 ‘공자세가’편에 감히 공자에 대한 노자의 힐난을 기록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간단하게 기술하고 있을 뿐이다. “남궁경숙과 주나라로 간 공자는 노자를 만나 예에 대해서 물었다.그리고 떠나려고 하자 노자는 공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귀한 사람은 손님을 보낼 때에 재물로써 전송하고,어진 사람은 손님을 보낼 때에 좋은 말로 전별한다고 하오.나는 부귀하지 못한 사람이라 어진 사람의 이름을 빌려 그대에게 말로써 전별할까 하오.총명하여 사리를 깊게 살필 줄 알면서도 죽을 고비를 겪는 사람은 원래 남을 비방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며,능변이면서 넓고 크게 아는 것이 많은데도 자신을 위태롭게 하는 사람은 원래 남의 악행을 폭로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오.그리고 사람의 자식된 자는 모름지기 자신을 버리고 어버이를 섬겨야 하고 사람의 신하된 자는 역시 자신을 버려 임금을 섬겨야 하는 법이오.’ 공자가 주나라를 떠나 노나라로 돌아오자 제자들이 점차로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공자에게 부드럽게 말하였던 노자의 태도는 ‘노자열전’의 기록을 보면 180도로 달라지고 있다.
  • [사설] 軍 과거사 규명 이번엔 제대로 하라

    국방부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했다고 어제 발표했다.위원회에서는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과 군복무 중 의문사 사건의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그동안 의문사위가 국가기관으로 설치돼 녹화사업 등 과거 군내 의문사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군측의 비협조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본다.이제 국방부가 자체 기구를 만들어 진상규명에 나선 만큼 숨겨진 진실들이 낱낱이 드러나길 기대한다. 의문사위는 지난달 청와대 보고자료에서 의혹사건 조사에 비협조적인 대표적 기관으로 국정원과 국방부 산하 기무사를 들었다.지난 7월에는 허원근 일병의 의문사 조사를 둘러싸고 의문사위와 국방부가 폭로전을 벌이는 추태까지 보였다.국방부나 기무사로서는 억울하게 의혹을 받는 사건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시민단체나 유가족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성의껏 재조사한 뒤 명예회복과 보상이 필요하다면 적극 해줘야 한다.이번 위원회 설치가 대통령의 지침에 따른 일과성이 되어선 안 된다.기구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자세의 변화다. 우리는 국방부가 6·25전쟁 전후 양민학살 의혹사건의 진상도 재조명하겠다고 밝힌 것을 주목한다.6·25전쟁 당시 남한에서 공산측에 의해 살해된 양민은 12만 8936명으로 공식집계됐다.반면 한국군과 미군이 관련된 양민살해 의혹사건의 대부분은 아직 전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이 부분도 규명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국방부 과거사규명위가 반세기를 이어온 앙금을 깨끗이 턴다면 우리 군은 진정 국민의 사랑을 받는 강군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 에드워즈 “케리집권땐 北핵과학자 망명 허용”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인 존 에드워즈는 30일 북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 행정부의 정책 부재를 비난하며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집권하면 북한 등의 핵과학자들의 망명을 허용하고 그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에드워즈 후보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고 있을 때 미 행정부가 그것을 방관했다.”면서 이를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 실패 사례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이어 “(집권하면) 케리 행정부는 핵 내부고발자 구상을 만들어 불법무기 프로그램을 폭로하는 북한과 이란 등 외국 과학자들에게 망명을 허용하고 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서울광장] “나에게도 과거는 있다”/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나에게도 과거는 있다”/이목희 논설위원

    요즘 정치권에서는 과거괴담이 난무한다.○○○의원,△△△장관 부친이 일제시대 때 뭘 했다더라는 식이다.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된 것도 있다.신기남 의원이 열린우리당 의장직에서 낙마하고,이미경 의원이 곤욕을 치렀다.정치인이라면 신경이 안 쓰일 리 없다. 주변 사람들의 과거와 관련,한때 떨었던 적이 있다.1990년대 중반까지 청와대 취재기자가 되려면 엄격한 신원조회를 거쳐야 했다.2개월여 동안 시쳇말로 사돈의 팔촌까지 조사한 뒤 출입기자증이 나왔다.신원조회 후 출입을 거부당한 기자가 꽤 있었다. 95년 회사의 명으로 청와대 출입을 신청해 놓고,기분이 찜찜했다.친가와 처가모임에서 “과거가 있으면 다 나올 것”이라고 엄포성 언급을 했다.그때 실감했다.우리의 전(前)세대가 얼마나 험한 인생을 살아 왔는지를.“이런 정도도 문제되느냐.”면서 과거사를 공개한 집안어른이 있었다.문제될 것 같기도 하고,안 될 것 같기도 하고,얼마동안 고민하며 지냈다.결국 출입증이 나옴으로써 ‘큰 과거’는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그때는 친일이 아니고 주로 사상쪽이었다.친일 과거를 뒤지기로 한다면 다시 챙겨봐야 할 것이다. 청와대 출입을 거부당한 언론사 선배들을 보면 친가뿐 아니라,외가·처가가 문제된 경우도 많았다.본인이 전혀 알 수 없는 과거가 있었던 셈이다. 신기남 의원은 지금 아르헨티나에 가 있다.한국도서관협회장 자격의 방문이라지만,아픈 마음을 추스르기 위한 외유일 것이다.신 의원측 관계자는 “부친이 일본 헌병을 지냈다는 사실이 밝혀진 점보다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더 마음 아파한다.”고 전했다.개인적으로 신 의원을 조금 안다.붙임성은 없지만,태연히 남을 속이는 성격은 아니다.그는 부친 관련 폭로를 처음 터뜨린 월간지의 해명요구에 응하지도 않았다.부친이 일본군 출신이란 사실은 알았으나,심각한 친일행위가 있었으리란 생각은 안 한 듯싶다. 그러나 살벌한 정치판에선 “몰랐다.”는 “속였다.”로 바로 이어진다.과거사에 관한 한 “모르는 X이 용감하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아버지,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외할아버지,외증조할아버지,그리도 처가쪽 조상들….그 분들의 삶의 역정을 다 아는가.모든 조상의 과거사를 알지 못하면서 먼 친척 한 분이 독립운동을 했다고 자랑하지 말라.아버지,할아버지 세대의 역사를 새로 쓰는 작업은 그만큼 민감하다.여야 정치인들이 “나에게도 과거는 있다.”는 자세를 가지는 순간 정쟁은 비켜간다. 신중함은 여권쪽에 더 요구된다.정녕 한 시대를 털고간다는 역사의식에서 접근해야 한다.다른 정파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지금 야당은 마지못해 따라오는 형국이다.설령 무언가 나와도 여권보다는 타격이 덜하다.친일 족보를 뒤져서 야당 인사 7할,여당 인사 3할이 나오면 일반인들이 “야당만 친일집단”이라고 할 것 같은가.과거사규명법에서 연좌제적 피해가 없도록 2중,3중의 장치를 해놓는 것이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당이 오히려 친일규명에 앞장서야 할 판이다.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 박근혜 대표의 지지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는 정치를 모르는 얘기다.매국노 이완용에 버금가는 행적이 새로 발굴된다면 모를까,지금 수준이라면 박 대표의 정치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과거사 규명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어느 칼에 누가 다칠지 모른다.개인적 고백을 강요해선 안 되지만,드러난 사실에는 솔직해야 한다.정치권은 겸손한 마음으로,옥석을 가릴 준비를 해야 한다.그래야 진실한 역사를 다시 쓸 수 있고,정치·경제적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스 폭로 장옌융 出禁

    |마닐라 AFP 연합|중국 정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은폐 사실을 지난해 폭로하고 올해는 톈안먼(天安門)사태 재평가를 요구한 인민해방군 301병원 전 의사 장옌융(蔣彦永·72)이 아시아의 노벨상인 막사이사이상 수상을 위해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필리핀 관리들이 26일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장옌융에게 여권 등 여행 문서들을 발급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이에 따라 26일 시상식에는 장의 형제가 대신 참석해 수상했다고 라몬 막사이사이상 재단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막사이사이상 재단은 상장에서 “2003년,사스 바이러스가 베이징으로 몰래 숨어들어갈 때 장옌융은 중국의 침묵하는 습관을 깨고 사스의 진실이 공개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 [세상에 이런일이]펄펄끓는 짝퉁온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 가짜·유사온천 파문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온천에 대한 불신이 위험수위다.업주들은 불신 해소를 위해 자체점검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일본의 온천 파문은 지난 7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나가노현 유명 온천골의 13개 온천장 중 3개 온천이 이른바 ‘유백색’ 온천물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 입욕제를 몰래 투입한 게 언론보도로 폭로되면서부터다. 이어 지난 1개월 사이 군마현 등지에서도 수돗물·우물물 온천이 속속 발각되며 불신은 증폭됐다.지난주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지 중 하나인 고베시 아리마 온천에서도 가짜온천 의혹이 불거졌다.교토도 마찬가지다. 또 야마나시현 등 전국 각지에서 가짜온천이 잇달아 발각됐다.급기야 유명 온천지 하코네에서는 온천조합이 자체 앙케트 조사를 통해 불량온천 추방을 통해 ‘고객의 신뢰회복’에 발벗고 나섰고,지방자치단체도 돕고 있다. 하지만 가짜온천 파동은 그치지 않고 있다.14일 후쿠이현 아와라 온천에 있는 여관 두곳이 우물물을 끓여 온천이라고 부당 표시한 혐의가 발각됐다.여관 두곳은 온천법이 정한 온천 이용 허가를 취득하지 않고 무단으로 여관 안내문과 광고지·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온천의 성질과 효능 등을 표시했다. 이처럼 가짜·유사온천 파동이 이는 것은 온천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2002년도를 기준으로 온천의 총수도 2만 7000여개소이고 매년 증가일로다. taein@seoul.co.kr
  • 창원시의회 의장부인 영장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경남 창원시의회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금품수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창원중부경찰서는 17일 창원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현금 1000만원을 시의원에게 전달한 배영우(54) 의장의 부인 김모(50)씨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월2일 오후 4시쯤 창원시 소답동 S빌라 주차장에서 정모 시의원에게 현금이 든 종이가방을 전달한 혐의다. 이에 대해 정 시의원은 경찰에서 “(김씨가)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의장에 출마하려는 남편이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주더라.”고 진술했다.그러나 김씨는 “(정 시의원이)평소 남편과 형·아우할 정도로 친해 의정활동에 쓰라고 주었다.”며 의장선거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7∼8명이 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김씨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전 실시된다. 배 의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부인이 정 의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해명했다. 정 시의원은 받은 돈을 수표로 바꿔 되돌려 주려고 했으나 실패하자 지난달 23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의장단 선거에 거액의 돈이 오가는 등 탈·불법이 자행됐었다.”고 폭로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월권 시비’ 이종석 ‘失權’ 위기

    ‘월권 시비’ 이종석 ‘失權’ 위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겸직의 하이라이트는 이종석 NSC 사무차장의 실권과 NSC 개편,노무현 대통령의 정 장관을 통한 내각 ‘친정체제’ 구축에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3일 청와대가 ‘분권형 국정운영’ 방침을 발표하자,이같은 해석을 내렸다. 노 대통령의 외교안보분야 핵심참모인 이 차장의 경질 검토 및 NSC 개편은 정동영 장관의 권한·역할 확대와 함께 외교·안보팀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NSC 개편과 함께 청와대는 NSC로 기능이 흡수된 채 8개월 동안 공석이던 청와대 외교보좌관도 곧 임명할 예정이다. ●이종석 차장 경질 얘기 나오는 까닭은 김선일 피살사건 이후 야당도 아닌 여당 의원들이 “NSC의 문제점을 파헤치겠다.”며 별렀었다.여당 내에는 이 차장의 월권과 대북전문가인 이 차장의 외교안보 전 분야로의 역할 확대에 대한 회의가 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 차장과 NSC가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방향설정을 잘못했고,여러차례 실수를 했던 것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NSC문제는 이 차장만의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보수적 외교안보 라인이 정보왜곡을 하고 허위보고를 했음에도,이 차장이 그같은 상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다.이는 국회 ‘김선일 청문회’ 기관보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고,일부는 주이라크 대사관의 김도현 외무관의 입을 통해 공개적으로 폭로되기도 했다.노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보고받고 크게 실망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과 정 장관의 특별한 관계 노 대통령은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정 장관에게 특별한 ‘계급장’을 달아준 셈이다. 여권 중진들은 대통령의 권한 약화를 우려했지만,386의원들은 정 장관이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한다.충성의 배경은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권’의 든든한 배경이 된다는 점이다.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는 노 대통령과 정 장관의 ‘남다른 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읽혀진다. 노 대통령이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당내에서 많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정 장관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또 정 장관이 ‘노인폄하 발언’으로 정치적 시련에 처했을 때에도 노 대통령의 우호적인 시선은 변함이 없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 사법부-언론, CIA요원 신분누설 싸고 갈등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이 누설된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미 사법부와 언론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미 연방법원의 토머스 H 호건 판사는 9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에게 법정모욕 혐의를 적용,구금을 명하고 쿠퍼 기자가 앞으로 법정에 출두하지 않을 경우 하루에 1000달러의 벌금을 타임에 부과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쿠퍼 기자가 6일까지 법정에 출두해 CIA 요원의 신분을 알려준 사람의 이름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이다.미국에서는 공무원이 고의적으로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설한 경우 최고 10년형을 받는다. 문제의 핵심은 언론이 취재원을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타임측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에 의거,언론은 법정에서 취재원의 신분을 밝히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반면 호건 판사는 “국가의 이익이 걸린 수사를 하는 데 있어서 언론이 익명의 취재원을 보호할 특권은 없다.”고 밝혔다. 쿠퍼 기자가 즉시 항소함에 따라 형의 집행은 연기됐지만 검찰·법원 대 언론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뉴욕타임스(NYT)는 “1970년대 이후 연방검찰과 언론 사이에서 일어난 가장 심각한 충돌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이 선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행정부 관리 2명의 말을 인용,조지프 윌슨 전 대사의 부인인 발레리 플레임이 CIA의 비밀요원이라고 폭로하면서 비롯됐다. 윌슨은 이에 대해 ‘이라크가 나이지리아로부터 우라늄을 구입하려 했다.’는 미 행정부의 주장을 자신이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백악관에서 플레임의 이름을 언론에 흘렸다고 주장했다.사건이 불거지면서 미 법무부는 패트릭 피츠제럴드를 특별검사로 임명해 수사를 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중국 과학계 전면 개혁하라”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재미 중국 과학자 11명이 중국 최고위층에 중국의 과학 연구 풍토를 질타하고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띄워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 과학자들은 중국 사회주의 특유의 계획경제에서 파생한 ‘다커쉐(大科學·계획과학)’ 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던지고 경쟁과 창조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요구,중국 과학계의 새로운 논쟁으로 비화 중이라고 10일 중국청년보(中國淸年報)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지정하는 ‘다커쉐’는 1억위안(15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자되고 대규모 과학인력이 수요되는 프로젝트이다.재미 중국 과학자 모임의 하나인 우루이협회(吳瑞協會) 소속 회원인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 정부가 연구 과제를 결정하고 프로젝트의 목표를 지시하는 등의 연구 풍토는 인재 양성과 경쟁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 과학자의 창조성을 죽이는 것”이라며 획기적인 과학·연구 개혁을 촉구했다. 지난달 20일 공개서한 발송 사실은 즉각 중국의 인터넷 상으로 퍼졌고 이후 중국 과학계의 관리·운용시스템을 둘러싸고 학술 사이트와 e메일 등을 통해 중국과 해외거주 중국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대형토론으로 확대됐다. 중국의 저명한 과학자인 조지 워싱턴 대학 라오이(饒毅) 교수는 “과학은 계획할 수 없으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즉각 호응하고 나섰다.라오이 교수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장기 과학계획 발표 직후 중국 과학계의 폐단을 지적하는 ‘국가 과학관리 체제는 개조돼야 한다.’는 문장을 발표,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과학 프로젝트 선정을 둘러싼 예산 낭비와 이권 개입도 심각하다.익명으로 인터넷 논쟁에 참가한 한 중국 과학자는 “대과학 항목 선정 과정과 참여 과학자 결정은 기업들간의 입찰 과정과 같다.”고 폭로했다. 과학 국책연구 항목 결정과 예산 배분을 둘러싸고 프로젝트의 비중과 상관없이 관시(關係)와 과학계의 나눠먹기식 관행 때문에 적지 않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중국과학기술대학 주칭스(朱淸時) 교장은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장기계획 속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것은 일부 과학 분야에서 중국이 빠르게 국제경쟁 대열에 진입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과학기술 수준을 높이고 가용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선 일정한 국가 개입과 계획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oilman@seoul.co.kr
  • 사스폭로 中의사 막사이사이상

    |마닐라 DPA 연합|2004년도 막사이사이상 수상자로 중국인민해방군 소속 군의관 재직시 중국내 사스 확산 사실을 폭로한 장옌융(蔣彦永) 박사 등 7명이 선정됐다. 장옌융 박사는 인민해방군 소속 군의관으로 활동하던 중 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혀 공공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항공기 사고로 숨진 막사이사이 전 필리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 10만명 릴레이 단식 돌입

    민주노동당이 광화문 당 지도부 단식 농성과 더불어 ‘10만명 릴레이 단식’ 등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를 위한 총력 활동에 나섰다. 천영세 의원단대표 등 소속 의원 전원은 26일 오후 이라크 전쟁의 허위성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화씨 9/11’을 상영중인 서울극장 앞에서 파병 반대를 위한 거리 선전전 등 홍보 활동을 벌였다. 김혜경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나흘째 단식하며 광화문 미국 대사관 옆에서 철야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천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라크 파병을 막아내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이 함께 파병 반대에 나서주시면 파병보다 더 큰 국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파병 결정 철회와 관련해 각계각층 인사들을 만나고 있으며 정부 관계자들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날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에게 일일이 선전물과 파병반대 배지 등을 나눠주며 이라크 전쟁과 파병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파병철회에 적극 나설 것을 호소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또한 지난 25일 마친 4기 1차 임시 당대회에서 이라크 파병을 저지하기 위한 비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이날 민노당은 참석 대의원 만장일치로 ▲범국민 10만 릴레이 단식 투쟁 ▲전국 시·도당별로 농성 진행 ▲대의원 1일 이상 단식 ▲파병 일시에 맞춘 당원 총궐기 투쟁 등을 실천 지침으로 하는 ‘이라크 파병 결사저지를 위한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민노당은 파병이 본격화되는 다음달 중순 이전에 파병반대 국민행동과 함께 5만 당원이 참가하는 전국적 집회를 갖고 정부의 파병 계획을 끝까지 막겠다는 입장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국제플러스] 日잡지 “北 원자력 연구소장 작년 망명”

    북한 핵물리학자가 지난해 탈북해 최근 제3국으로 망명했으며 그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에 성공했고 핵탄두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폭로했다고 일본 시사잡지 겐다이(現代) 8월호가 보도했다.잡지는 북한 원자력총국 부설 38호(원자력) 연구소 소장 김광빈(金廣彬·51) 박사가 지난해 9월 중국을 거쳐 최근 제3국에 망명했다며 그가 작성한 핵과 미사일개발 관련 진술서 전문을 게재했다.망명처는 밝히지 않았다. 김 박사는 “북한은 20여년 전 옛소련에서 6000㎞ 사거리의 40㏏급 핵탄두 미사일 3기를 수입해 1기는 83년 38호 연구소에서 해체,개조용 실험연구에 사용했고 2기는 동해안과 백두산 삼지연 기지에 각각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이 94년 제네바 북·미 핵합의에 따라 이듬해 영변지구 핵시설을 동결하면서도 주요시설은 다른 곳으로 옮겨 은폐했다며 “이미 존재하던 19호 연구소의 연구원 전원과 영변지구 핵 연료봉을 함북 길주군 남대천 지하시설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 “中 사스폭로 의사 석방”

    |베이징 연합|중국 정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은폐 사실을 지난해 처음 폭로하고,올해 2월엔 톈안먼(天安門)사태 재평가를 요구해 인민의 영웅으로 떠오른 해방군 301병원 의사 장옌융(蔣彦永·72) 장군을 석방했다고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가 21일 밝혔다.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이 관리는 그가 언제 석방되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베이징 주재 한 미국 관리도 장옌융이 석방됐다고 확인했다.장과 그의 부인이 톈안먼사태 15주년을 앞둔 지난 6월1일 구금되자 국제적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부인은 2주후 석방됐다.
  • 박근혜 대표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것?”

    “지금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것인가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0일 여권을 향해 일갈했다.‘박근혜 흠집내기’가 본격화된 데 대한 분노의 표시다.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의 박 대표 패러디물,박정희 전 대통령을 겨냥한 친일행위진상규명특별법 개정 추진 등을 지적한 얘기다. 박 대표의 어조는 전날 전당대회에서 재선출되면서 더욱 강해졌다.야성(野性)이 부족하다는 당내 비판도 의식한 것 같다. 박 대표는 이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 문제에 지나치게 예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너무 거꾸로 얘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그러면서 “총선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엄청난 비방과 흑색선전,말도 못한다.대가 끊긴 게 다행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제가 뭐라고 했나요.”라고 반문했다. 4·15총선에 앞서 열린우리당 허인회 청년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에 비밀계좌를 개설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서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그거 하나 문제삼았지,(나머지는)대응한 것도 없죠.”라고 상기시켰다.이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세요.감정으로 대립해서는 안 된다 해서 참고 대응 안했죠.”라는 말도 곁들였다. 박 대표는 특히 “야당 대표를 상대로 안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계속 얘기합니까.시대가 어느 시대인데….”라면서 “툭하면 ‘박 대통령 후광을 업고’,제가 이런 질문 나오기 전에 박 대통령 얘기한 적이 있습니까.제가 후광을 얻었다고 하면서 그쪽에서는 계속 돌아가신 분 얘기만 하거든요.오히려 거꾸로 됐어요.”라고 성토했다. 박 대표는 이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다.무엇보다 “정치에서 가장 무서운 게 정치보복”이라면서 “한번 시작하면 악순환된다.”고 지적했다.여권이 ‘야당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대목도 짚었다.“그게 아니다.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야당도 인정하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그러면서 “대통령도 야당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문신, 금지된 패션의 역사/스티브 길버트 지음 문신은 하나의 보편적인 문화양식이다.그리스와 로마인들은 노예나 범죄자들의 형벌이나 도망 방지 등의 목적으로 문신을 이용했다.유대인과 초기 기독교인들 사이에도 문신풍습이 있었다.그러나 서기 787년 교황 하드리아누스 1세가 문신행위를 금한 이래 기독교 세계에는 문신이 금기시되기 했다.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신의 역사를 폭넓게 다룬다.문신은 주술적·종교적 기능 외에 인내의 상징,성인의 징표 등으로 사용된다.일본의 전통 문신은 등,팔,다리,가슴을 주된 문양 하나로 뒤덮는다는 점에서 서양 문신과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밝힌다.2만 8000원.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아베 피에르 지음 ‘빈민의 아버지’‘자유,평등,박애의 구현자’ 등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신부 아베 피에르.피에르 신부는 무엇보다 1949년에 설립한 세계적인 빈민구호 공동체인 ‘엠마우스’ 운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최극빈층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빈곤 뿐 아니라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피에르는 이 두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는 빈민운동은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말한다.2차대전 이후 국회의원을 지낸 피에르는 국회의원시절 좌와 우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을 지향하는다는 의미로 “나는 극우도 극좌도 아닌 극고(極高)다.”라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1만 2000원. ●봉기/레티시아 비카이으 지음 팔레스타인의 현실에 대한 생생한 기록.팔레스타인 민중의 자발적 봉기인 ‘인티파다’가 남긴 안팎의 모순을 들춰낸다.인티파다 전략은 수십 년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공언해온 무력투쟁을 포기하는 대신 시민 불복종을 통해 민중차원의 저항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것은 외부의 적인 이스라엘은 물론 내부의 적인 부패,계급갈등,성차별 등과 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룬 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정어린 시선이 없다는 게 이 책의 특징.‘사실의 힘’이 어떤 주장이나 해석보다도 강력함을 보여준다.1만 2000원. ●분서/이지 지음 ‘독설의 사유’로 유명한 중국 명대의 양명학 좌파사상가 이지의 저서 ‘분서’를 완역.중국철학사상 가장 입체적인 사상가로 꼽히는 이지는 유불선의 종지는 같다고 봤으며 유가에 대한 법가의 우위를 주장했다.선진시대 이래 줄곧 관심 밖에 있던 ‘묵자’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 것도 주목되는 점.스스로 이단을 자처하며 유가의 말기적 폐단을 공격하고 송명이학의 위선을 폭로한 그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갈릴 수밖에 없었다.혹세무민의 죄를 뒤집에 쓰고 감옥에 갇혀 있던 이지는 결국 76세에 자살로 삶을 끝냈다.전2권,1권 2만 5000원,2권 3만원. ●환상박물관/김장호 지음 사람들의 가슴 한 켠에는 누구나 환상의 자리가 있다.그 환상이야말로 숨막히는 현실을 견디게 해주는 숨은 힘이다.철학자 니체의 지적대로 환상은 현존재를 절망과 허무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지닌다.동양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환상을 ‘허깨비같은 이미지’로 정의한다.책은 ‘환상박물관’으로 안내한다.‘상상관’에선 요정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현실적인 존재에서 마네킹,사이버 공간의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상의 영토를 다룬다.또 ‘예술관’은 아돌프 뵐플리를 비롯한 이른바 아웃사이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환상공간을 체험케 한다.1만 5000원.˝
  • 무어 ‘화씨 9/11’ 22일 국내 개봉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Fahrenheit 9/11)이 22일 국내 개봉된다.‘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미국의 총기규제법을 통렬하게 고발했던 풍자감각을 감독은 유감없이 다시 발휘했다.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뼘의 보호막도 없이 스크린 위에서 발가벗겨진다. 부시를 쏘아보는 영화의 삐딱한 시선은 당황스러울 만큼 노골적이다.2000년 미국 대선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플로리다 재검표 소동으로 이의제기를 시작한다.부정 시비로 얼룩진 선거전,계란세례 속에 백악관에 입성하는 대통령 차량행렬 등 카메라는 ‘안티(anti)부시’를 작정한 듯 외친다. 백악관의 주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까지 감독이 얼마나 힘들게 다리품을 팔았을지 여실하다.부시의 대통령 자격에 부적격 판정을 내린 영화는 곧 9·11테러와 부시 일가의 뿌리깊은 커넥션을 까발리는 ‘본론’에 들어간다.테러의 진상을 밝히기 전에 빈 라덴의 미국내 친척들을 서둘러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시킨 의문점 등 음모론을 들추는 데 주력한다. 감독은 폭소를 동반한 풍자와 블랙유머로 앵돌아앉은 관객들까지 살살 달래나간다.아버지 조지 W.부시 대통령때부터 비롯된 사우디 석유재벌과의 유착,사업파트너로서 빈 라덴 가문과의 각별한 유대관계 등이 다양한 자료화면들을 통해 논리를 확보해가는 식이다. 부시의 음모론에 동조하든 않든 관객들의 뇌리에서 부시는 볼품없이 희화화된 몇몇 장면으로 각인될 듯하다.홍보물 촬영을 위해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부시가 9·11테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반응.멀뚱멀뚱하게 클로즈업된 표정으로 아이들 앞에서 동화책만 뒤적이는 모습은,‘이미지 정치’ 이면의 무기력한 대통령을 극단적으로 폭로하는 설정이다.지구촌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어이없게도 부시는 골프채를 잡는다.“내 샷 좀 보쇼!” 중반을 넘어서면서 영화는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의 추악함을 고발하는 데 2라운드를 할애한다.예의 그 텁수룩한 행색으로 감독이 직접 현장인터뷰에 나서기도 한다.전쟁을 정당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공포정치’가,국민들의 관심을 얼마나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놓는지 증언하기위해 시민들 속으로 카메라를 옮긴 것.이른바 ‘애국법’으로 시민들이 서로를 감시하는 웃지못할 사건들까지 조명된다. 음악을 들으며 기계적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미군 병사,‘알라’를 울부짖는 이라크 여인,불타 매달린 미군 시체들,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미국 여인….뉴스 속의 단편적 사건들이 기승전결 틀거리를 갖춘 다큐멘터리를 빌려 강렬한 메시지로 되살아났다. 전쟁의 구린 이면을 들춘 어두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 다큐멘터리가 대중의 폭발적 동조를 얻어낸 데는 특별한 ‘레서피’가 있다.코믹패러디물 뺨치게 익살스러운 내레이션,감독의 논리를 대변하며 적재적소에 절묘하게 배치된 영상자료들은 2시간3분 동안 딴생각을 못하게 만든다. 제목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SF소설 ‘화씨 451’의 패러디.책읽기가 금지된 미래사회에 소방관들이 책을 불사르는 소설 내용을 은유해 감독은 “9/11은 진실이 불타는 온도”라고 설명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창간 100주년- 학술대회·지면분석]

    서울신문이 국내 현존 언론 중 처음으로 창간 100주년을 맞았다.서울신문은 1904년 7월18일 창간된 대한매일신보의 구국독립정신을 이어받아 21세기에도 바른 보도로 공공이익과 민족화합에 앞장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대한매일신보에서 시작되는 민족언론의 뿌리가 서울신문으로 어떻게 이어져 왔으며,이 시대에 대한매일신보가 던져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한 학술회의가 지난 7일 열렸다.서울신문사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대한매일신보 창간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다. ●정리 논설위원실 1. 창간의 역사적 의의 /정진석 외대 명예교수 대한매일신보 창간 이래 오늘날까지 100년을 이어온 발자취는 한국 현대사의 축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명암과 굴절이 많았다.이 신문이 한국의 언론사와 더불어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특이하고 중요하다. 러·일전쟁이 일어난 직후 열강의 침탈에 국운이 기울던 시기에 창간돼 1904년부터 6년 동안 민족의 혼을 불러일으키면서 강력한 항일언론을 펼쳤다.한일병합이 강제로 체결된 후에는 매일신보로 제호가 바뀌면서 총독부의 기관지가 됐다.광복 후에는 서울신문으로 재출발했다가 한때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꾸었고,이제 또다시 서울신문이 됐다.대한매일신보의 이같은 굴절은 한국 현대사의 고난과 비극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대한매일신보가 항일 신문으로 발행될 수 있었던 것은 발행인이자 소유주였던 배설이 영국인이었고,그가 치외법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발행인 배설은 민간인 신분이었으나 영국인이었기에 대한제국의 법률로는 처벌할 수 없었으며,실권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도 그를 추방하거나 신문의 발행을 금지할 수 없었다.대한매일신보는 항일무장 의병투쟁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국채보상운동을 지원하면서 강력한 항일비밀결사 신민회(新民會)의 본거지가 됐다. 한국의 민족진영은 이 신문을 열렬히 지지하고 성원했다.반면에 일본은 이 항일신문을 침략정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여겼다.영국의 입장에서는 영국인이 한국에서 누리고 있는 치외법권을 손상받지 않도록 하려 했다. 영국과 일본이 처음에는 다같이 배설을 한국의 법률 또는 일본의 군율 등으로 간단히 처리해 보려 했지만,결국은 영국의 법정에서 진행하는 재판에 회부하게 됐다.대한매일신보가 발행되던 한말에 있었던 재판은 다섯 차례나 됐고,한국·영국·일본의 법관이 이를 다루었으며,재판 장소도 서울과 상하이까지 걸치게 됐다.재판은 한일병합 후까지 계속됐다. 대한매일신보사는 국채보상운동의 총합소가 되기도 했고,양기탁·박은식·신채호 선생 등은 논설로써 일제의 침략에 항거하는 한편으로는 비밀결사 신민회를 결성해 항일독립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따라서 이 신문은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시대상을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대한매일신보는 한말에 발행된 신문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최대의 민족지였다.신문의 발행부수도 당시로서는 최고였지만,국한문·한글·영문의 3종을 동시에 발행한 신문은 한국 언론 사상 처음이었다. 대한매일신보는 자주개화운동의 근본으로서 한글 사용을 주장했다.또한 지면에 실린 항일 시가(詩歌) 등은 국문학상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대한매일신보의 창간을 고종 또는 민족진영이 주도했다는 주장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나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고 경영한 주체는 배설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종이나 민족진영의 자금지원이 있었지만,그것이 신문발간의 계기가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서울신문을 한말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으로 보는 것이 옳은가,과거의 역사로부터 단절시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사관(史觀)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그것은 언론의 역사를 민족사관(民族史觀)에서 파악하는가,있었던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실증사관(實證史觀)의 입장인가 하는 근본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광복 후 1945년 11월23일 제호가 서울신문으로 바뀔 때에는 대한매일신보에서 매일신보까지의 지령을 이어받아 13738호부터 시작했다.제호는 바뀌었지만 신문의 역사는 계승한다는 뜻이었다.그러나 자유당 말기였던 1959년 3월23일부터는 매일신보의 역사를 단절하고 지령을 다시 조정했다. 1998년 11월11일부터는 단절시켰던 과거 역사를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꾸고 지령도 새롭게 계산했다.대한매일신보를 지령에 넣되 매일신보라는 이름으로 발행된 부분은 지령에서 뺌으로써 매일신보를 건너뛰고 역사를 계승했음을 밝혔다.2004년 1월1일부터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다시 환원했다.이 날짜 지령은 20095호로 역시 한말 대한매일신보 지령을 합친 것이다.대한매일신보에서 서울신문으로 역사를 이은 것이다. 2. 참여인물·언론사상/박정규 한남대 교수 대한매일신보 발간과 운영에 참여한 인물 중 배설과 양기탁에 대해서는 완벽할 정도로 연구가 이뤄져 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논객이었던 박은식과 신채호의 재직 기간 중 활동,지사(支社)설치 상황과 종사자들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또,기명이 안된 사설의 집필자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배설은 영문 논설이나 기사 외에 국한문판 신보에 직접 집필한 형식의 글들을 발표했다.그러나 이는 배설이 한국어로 쓴 기사라기보다 한국인 기자들이 치외법권적 지위를 가진 배설의 이름을 빌려 사회문제 등에 대해 맘껏 필봉을 휘둘렀다고 보아야 한다. 박은식은 성리학자였던 만큼 전통 한문체의 글을 썼다.1907년 박은식의 뒤를 이어 주필이 된 신채호는 가장 영향력이 컸던 논객이다.신채호는 애국사상이 담긴 특유의 선동적 문장을 통해 국민들의 국권회복 정신을 북돋우는 등 독자를 감동시켰다.양기탁의 글로 알려진 ‘학계(學界)의 화(花)’ 등 2편의 논설은 집필시점과 문체로 보아 신채호가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양기탁은 총무로서 신문 경영 외에 국채보상운동과 비밀결사인 신민회 활동의 중심인물로 활동해 논설집필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신보는 국한문판 발행을 본격화하면서 1905년 평양,선천,장련 등 관서재방 세 곳에 최초의 지사를 설치하게 된다.장련의 지사는 백범 김구가 운영했다.1908년 평양 태극서관 지사장을 맡은 안태국은 교사이자 이 지역 신민회의 중심적 인물이었다.신보의 전국 지사 중 절반이 평안도에 집중 돼 있었던 것은 총무 양기탁이 이 지역 출신이었고 안태국과 같은 지사원의 활약에 힘입었기 때문이다.1910년 6월 전국 지사 수는 59개소,지사원은 250명에 달했는데 이들은 신민회의 지방거점,국권회복운동가들로 추정할 수 있다.회계 임치정은 양기탁이 가장 신임한 동지였다.이완용 암살미수사건,신민회사건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고 신채호와도 친밀한 관계였다. 3. 국채보상운동 주도/이연 선문대 교수 차관을 이유로 조선민중을 식민지의 올가미에 옭아 매려는 일제의 획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권회복운동이 바로 국채보상운동이다. 이 운동은 1907년 대구 광문사(廣文社·현 수창초등학교 뒤 대성사 자리)에서 시작됐다.“우리나라의 국채가 현재 1300만원인데 정부의 국고금으로는 갚을 수 없는 형편이라,국채를 갚지 못하면 장차 토지라도 주어야 할 형편이다.우리 2000만 동포가 담배를 끊고 그 대금으로 매월 1명당 20전씩 모은다면,3개월 만에 국채를 다 갚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국채보상운동은 일제 강점하의 물산장려운동이나 해방 후 국산품 애용운동,1998년 IMF 이후의 금모으기 운동처럼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애국운동으로,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민운동이었다.최초 발의는 상인들에 의해 시작됐으나,한 푼 두 푼 성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농민들이나 봇짐장수,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적으로 확산됐다. 이 운동을 거국적인 민족운동으로 승화시킨 데는 무엇보다도 대한매일신보 등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민족운동을 전개한 게 동력이 됐다.이 신문들은 기사나 논설을 통해 국채보상운동의 의의와 당위성을 호소하면서 날마다 의연자의 명단 및 납부금액을 게재해 온 국민들의 동참을 역설했다.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나의 백 마디 말보다 신문의 한마디가 조선인을 감동케 하는 힘이 크다.”고 개탄했다고 대한매일신보가 보도했다. 조선통감부는 국채보상운동을 배일운동으로 간주하면서 갖은 탄압과 모략을 획책했다.일제는 을사 5적 중 한 사람인 이지용과 일진회의 송병준,이용구 등 친일파를 동원해 반대하는 책동을 일으키게 했다.그러나 대한매일신보 배설 사장과 양기탁 총무는 이러한 탄압과 이간책동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을 계속 전개했다.일제는 결국 이들의 언론활동을 봉쇄하기 위해 배설의 국외추방과 양기탁을 탄압해 제거하기에 이른다. 4. 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논설/김덕모 호남대 교수 대한매일신보의 과정은 크게 4단계로 나누어 평가된다. 제1기는 창간 때부터 1905년 3월10일 일시 휴간 때까지의 시기이다.6면중 4면은 ‘The Korea Daily News’라는 제호로 영문면을 만들고,나머지 2면은 대한매일신보라는 제호로 국문면을 만들었다. 제2기는 대한매일신보를 속간하기 시작한 1905년 8월11일부터 1907년 3월말까지의 단계다.이 시기에는 ‘을사5조약’ 반대투쟁을 전개하면서 애국계몽운동을 시작했다. 제3기는 대한매일신보가 신민회의 기관지로 전환되기 시작한 1907년 4월 초부터 대한매일신보사가 이장훈에게 팔려 양기탁 등 신민회 간부들이 대한매일신보사를 떠난 1910년 6월13일까지의 시기다. 제4기는 배설에 이어 사장직을 승계한 만함이 일제의 공작에 말려들어 회사 일체를 사원 이장훈에게 매도하고 귀국해버린 1910년 6월14일부터 일제가 한국을 완전식민지로 병합하여 대한매일신보를 폐간시켜버린 1910년 8월29일까지의 2개월 반 간의 기간이다. 제1기에는 러·일전쟁의 와중에서 한국의 입장을 대변하여 국가의 안녕질서에 대한 모든 주제에 대해 공평한 변론을 전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2기는 한국인의 문명지식을 계몽하고 세계 각국에 대한 견문을 공유하기 위한 개화의 목적에 역점이 두어졌다. 제3기 이후는 우리나라의 국권회복에 초점을 맞춰 항일구국운동에 앞장섰다. 대한매일신보가 개화기 구국계몽운동의 선봉이 될 수 있었던 데 대해서는 발행인이 영국인이었기에 광무신문지법에 의한 일제의 탄압과 검열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어왔다. 그러나 신용하 교수 등의 연구는 이러한 외적요인에 더하여 대한매일신보가 구국운동 단체인 신민회의 기관지가 된 이후 더욱 과감하게 국권회복을 위한 언론구국운동을 전개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는 논설 분석 결과로도 입증된다. 이 시기 논설은 민족의 자립정신,교육과 나라정신,산업진흥,친일언론과 단체에 대한 비판,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 일본의 통감부 설치가 식민 지배를 감추기 위한 기만책임을 통렬히 비판하고,국채보상운동,헤이그 특사 파견,고종황제 퇴위,한일병합조약,동양척식회사 설립 등 역사적 사건을 맞을 때마다 과감하고 열렬한 언론구국투쟁을 전개하였다. 이제 오늘의 신문들은 이러한 전통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 나갈지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5. 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광고/안종묵 외대 연구원 대한매일신보는 창간 때부터 광고를 게재했다.사기업인 대한매일신보는 신문의 안정적인 발행을 위해 광고가 중요했다. 창간 초기의 광고료는 1인치에 50전이었고 한달에 5원이었다.발행부수가 다른 신문의 3배 이상이어서 광고의 효과면에서 대단히 컸다.한글과 영문이 혼용된 6면이 발행된 시기에는 운수광고(16%),은행(14%),잡화점(9%) 등이 주요 광고주였다.광고주의 국적은 한국이 13%,외국이 43%,미상이 44%다. 1907년 5월23일부터 발행된 한글판 대한매일신보의 광고는 그해 하루 평균 5.26개이던 것이 1910년에는 10.25개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10대 광고업종은 약국,서적,사고광고 등이었다.약국 가운데 이응선의 종로 화평당약방과 이경봉의 남대문 제생당약방이 최대 광고주였다. 서적광고는 전체의 16.5%를 차지했다.애국계몽운동가인 이승훈이 운영하던 태극서관이라는 서점 광고가 집중적으로 등장했다.‘국한문신옥편’이라는 실용적인 서적부터 ‘서사건국지’‘애국부인전’ 등 국권회복을 자극하는 계몽적 성격의 서적들이 광고됐다. 1908년과 1909년에는 사고(社告)광고가 많이 등장하는데 명함 인쇄와 국채보상운동과 관련된 사고였다.국채보상운동 취지를 제일먼저 보도한 신문은 대한매일신보였다.흥미로운 것은 신보가 국채보상운동을 촉구하고 있을 때 일제 담배광고가 많이 광고되었던 점이다.이는 광고가 국채보상운동과는 큰 관계없이 운영되었음을 말해준다. 6.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독자 인식/김영희 서울대 강사 대한매일신보 독자들이 투고한 기서(寄書)에서 신문에 대해 가장 자주 요구한 것은 춘추필법으로 공정하게 계도하는 엄한 스승으로서의 언론의 모습이었다.다음으로 많이 주문한 것은 다양한 분야의 광범한 지식을 제공하는 문명진보 수단으로서의 역할이었다.이 두 요인 또는 인식은 지금까지 개화기 신문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설명된 것으로,이 시기 신문발행에 참여한 발행 주체들의 신문에 대한 인식이 일반 신문 독자들의 인식으로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세 번째로 자주 언급된 것으로 신문이 독립자유의 감발심(感發沈)을 격동케 하고,새로운 자각을 유발시킨다는 인식이었다.이러한 인식은 신문의 춘추필법과 지식 제공으로 자극을 받아 생성되는 기쁨,감격,분노,안타까움,흐뭇함 등의 정서적 반응이었다. 대한매일신보를 읽은 독자들이 남긴 다양한 글에서도 당시 대한매일신보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황현은 대한매일신보를 설명하면서 “각 신문사에서도 의병들을 폭도나 비류(匪類)로 칭하였지만 오직 매일신보는 의병으로 칭하며,그 논설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일본인의 악행을 게재하여 들으면 들은 대로 모두 폭로하였다.그러므로 사람들은 모두 그 신문을 구독하여 한때 품귀 상태에까지 이르렀고,1년도 못되어 매일 간행되는 신문이 7000∼8000장이나 되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제주도에 유배되어 있으면서 대한매일신보를 읽었던 김윤식은 대한매일신보가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은 사람으로 하여금 매우 통쾌하게 한다고 기록하였다.이러한 논의들은 신문의 공공성을 지키면서 보도와 논평 기능을 통해 환경을 감시하고,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을 개명 진보로 이끌고자 한 대한매일신보의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그러한 대한매일신보의 모습을 신문의 전형으로 인식했음을 알려준다. 7. 대한매일신보 지면분석- 잡보(사회면)/채백 부산대 교수 오늘날의 사회면 기사에 해당하는 것이 ‘잡보’다.대한매일신보의 잡보 중에서는 사실보도가 전체의 76.1%를 차지했다.반면 의견이 개입된 기사,즉 사실+해설과 해설기사를 합치면 전체의 1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독립신문의 분석결과와 비교해 보면 의견기사가 줄어들고 사실보도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대한매일신보의 잡보란에 실린 기사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정부 관련 정보였다.전체의 24.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문제,유명인사 동정,관의 비리와 폐해 순서로 나타났다.사회문제 기사에서는 1907년 군대해산 이후 활발했던 의병 관련 기사나 교육 관련 기사가 포함됐다. 독립신문에서는 해외토픽류의 흥미 위주의 기사가 있었지만 대한매일신보에서는 이런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반면 일식이나 태풍,자살 기사 등이 ‘사고와 흥미거리’ 기사에 포함됐다. 잡보란에 등장하는 기사들의 관련지역을 보면 한성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아 전체의 59.6%에 이른다.그밖의 지역은 전체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외국에 대해서도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 나라가 등장했다.특히 일본이 가장 많았다. 잡보기사의 주인공도 다양했다.잡보 기사의 주인공으로는 지식인과 단체가 26.3%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으로 왕실과 정부가 22.3%를 차지했고,일반인이 15.6%로 그 뒤를 이었다. 잡보기사의 보도태도를 긍정,중립,비판 세가지로 분류해보면 긍적적이 6.8%,중립적이 85.8%,비판적이 7.4%의 분포를 보였다.대한매일신보의 잡보에 나타난 주요 특징은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기사의 건수가 독립신문에 비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지면의 판형이 커지고 단수가 늘어나는 등의 외형적 요인 외에도 신문이 정착기에 들어가면서 취재여건이 다소나마 좋아졌던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다음으로는 사실보도와 중립적 보도태도가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이는 신문이 지향해야 할 이념으로서 중립성과 객관성을 표방하는 객관저널리즘에 좀 더 접근한 모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사실보도 위주로 가면서 단위 기사의 분량도 점차 짧아지는 경향을 보여 주었다. 세번째로는 기사의 관련 지역이나 주인공,정보원 등에서 특정의 편향을 강하게 보였다는 점이다.지역면에서는 한성,주인공이나 정보원 측면에서는 정부나 관리에 대한 의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與·野정치인 ‘우린 닮은꼴’

    15일 사실상 첫 임시회를 마감한 17대 국회를 살펴보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닮은꼴 의원들이 적지 않아 관심을 끌고 있다.선수(選數)가 달라 이른바 ‘체급’은 다르지만,외모나 성격뿐만 아니라 의정활동 방식,대외활동까지도 비슷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햄릿형 닮은꼴 정치인으로 김근태(3선)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나라당 김덕룡(5선) 원내대표가 손꼽힌다.서울대 선·후배로 학생 운동권과 재야활동을 거쳤다.둘 다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지만,때론 최종 결정까지 시간을 오래 끌어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도 받는다.김 장관은 복지부 장관 입각을 앞두고 임명 이틀 전에야 마음을 잡았고,김 대표는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 때 ‘DR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후보등록 직전까지 결심을 미뤘다. ●퍼스트 레이디형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열린우리당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부드러운 외모와 말투,단호하고 의지가 강한 점 등이 닮았다는 평가다.말수가 적은 것도 비슷하다.박 전 대표는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5년 동안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한 경험이 언행 곳곳에 배어 있다.50·60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10·20대에게도 호감의 대상이다.한 의원은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으로 투옥돼 옥고를 치렀지만 투사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그를 만난 사람들은 포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열린우리당 내에서는 한때 박 전 대표의 대중적 인기를 누르기 위해 차기 당의장으로 한 의원을 밀자는 제안들도 있었다.두 사람은 지난 총선에서 상대방을 헐뜯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거부했다. ●언론 민감형 기자들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등 언론에 민감하고,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주자라는 평가 때문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곧잘 비교된다.4월 총선 때 ‘민생투어’로 노란색 점퍼를 입고 시장통을 돌던 정 장관은 타고난 순발력으로 언론이 선호하는 어젠다와 그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박 의원도 총선이 끝난 뒤 다홍색 스쿠터를 타고 지역구인 종로 시장통을 누비고 다녀,대중성이 뭔지 아는 정치인이라는 평이다. ●워치독(Watch Dog)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이 손꼽힌다.원 의원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을 ‘금품선거’라고 폭로하고,지난 14일 닻을 올린 ‘새정치 수요모임’에도 고정멤버로 참가해 ‘불법비리 정치인 비보호’를 주장하는 등 당내 보수진영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청와대 정무2비서관 출신의 김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어려울 때면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과 정부측에도 ‘독한 소리’를 쏟아낸다.김 대변인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에서 국무총리실 관료가 면피성 발언을 하자 책임을 다그쳐 눈길을 끌었다. ●전략 이론가 언론계 출신인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과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손꼽힌다.민 의원은 70·80년대 ‘제헌의회파(CA)’의 중앙위원 출신.초선에도 불구하고 재선급 이상으로 평가돼,재선 이상의 중진으로 구성된 정책기획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박 의원은 대학시절 최루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위기에 빠졌던 인물로,지난 94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최연소 위원으로 발탁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세계화 구상과 전략’의 최종 집필을 맡았다.박 의원은 14일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해찬 총리를 상대로 조목조목 따져 ‘박근혜 패러디’와 관련해 이 총리의 사과를 받아냈다. ●독설가 TV토론회 등에 나와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는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과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유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 반대론을 겨냥해 “손학규 경기지사의 상대는 나”라고 호기를 부렸으며 민감한 정치현안이 있을 때마다 쉴새없이 자신의 의견을 쏟아붓기로 유명하다. 전 대변인은 방송기자 출신답게 정곡을 찌르면서 쓴 소리를 잘해,특히 유 의원의 ‘천적’으로 통한다.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기피대상 1호다. ●패션리더형 세련된 패션감각으로 검정 양복 일색인 국회의사당을 평정한 민주당 손봉숙 의원과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의 패션 대결도 흥미진진하다.멋쟁이로 소문난 손 의원은 샛노랗게 화사한 재킷에 하얀색 치마를 받쳐 입거나,진한 자주빛이 감도는 치마 정장 등으로 멋을 낸다.옷 색깔에 맞춰서 꽃모양의 장식을 달거나,브로치·스카프 등 다양한 패션 소품도 활용한다.방송인 출신으로 세련된 감각을 자랑하는 박 의원은 날마다 스케줄에 따라 옷 색깔을 코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국회 개원식 때는 눈처럼 깨끗한 흰색 정장을 입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을 정도다. ●다혈질형 고려대 선·후배인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열린우리당 문학진 의원이 꼽힌다.각각 검사와 기자를 지낸 전문가 출신으로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인물들.홍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3선이 되자마자 ‘저격수 활동 중단’을 선언,한동안 조용히 지내기도 했지만 최근 당지도부를 향해 “‘웰빙 야당’으론 안된다.우리가 여당의 2중대냐.”고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문 의원은 청와대 정무비서관 시절 지역구에서 야당 보좌관에게 소주를 끼얹는 등 괄괄한 성격.등원 이후 ‘3선급 초선’이라며 점잖게 처신을 하고 있으나 언제 특유의 다혈질이 터져 나올지 관심거리다. ●정보통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과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으로 각각 국정원 기조실장과 안기부 1차장을 지낸 ‘정보통’이라는 점에서 닮았다.악연도 만만치 않다.최근 안기부 자금 유용사건인 ‘안풍(安風)’에 대해 법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공수가 뒤바뀌었다는 평가도 있다.문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은 상태에서 정 의원의 ‘비공개회의 공개화’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제통 열린우리당 정세균,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손꼽힌다.두 사람 다 민간기업에서 일한 뒤 정계에 입문해 ‘정책통’으로 인정받고 있다.정 의원은 국회 예결특위위원장,이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다.정 의원은 쌍용그룹에서 18년간 근무한 뒤 95년 정계에 입문해 민주당·열린우리당의 정책위의장을 맡았었다.이 의장도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냈고,2000년 첫 등원했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정가 카페] 민노당 ‘화씨 9/11’ 국회시사회

    이라크 전쟁의 허위성을 폭로한 반전영화 ‘화씨 9/11’이 국내 개봉에 앞서 국회 시사회를 갖는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19일 오후 4시,7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440석 규모의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미국의 좌파 지식인 마이클 무어 감독이 만든 ‘화씨 9/11’을 상영한다.당원은 물론,일반 시민 모두 무료다.당초 국회 본청앞 잔디밭에서 야외 상영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국회 사무처가 “전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명해 장소를 바꿨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 및 파병 철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시사회를 추진했다.”고 말했다.이 영화는 최근 미국 상원 정보위가 ‘이라크 전쟁의 근거는 잘못됐다.’는 최종결론을 내린 직후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영화 상영에 맞춰 ‘당원,민주노총 조합원 영화보기’ 캠페인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수익금의 일부를 ‘파병반대 국민행동’에 기부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미국 868개 영화관에서 상영중인 ‘화씨 9/11’은 다큐멘터리로는 처음으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미국내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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