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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재 “박근혜대표 증거 대라”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8일 ‘철도청의 유전 개발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제가 철도공사에 압력을 행사 또는 권유했거나 은행대출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일요일(10일)까지 3일 이내에 제시해달라.”면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박 대표도 최고의 책임을 지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박 대표가 ‘철도청의 유전사업 참여’와 관련해 ‘드러난 것 이상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증거를 제시하면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최고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의원직 사퇴 등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의원은 “철도청 유전사업과 관련해 근거없는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고 국회가 폭로정치의 장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감사원이든 검찰이든 조사에 당당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신부와 편견(KBS2 오후 10시5분) 제인 오스틴 원작 ‘오만과 편견’을 인도의 발리우드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슈팅 라이크 베컴’에서 편견을 뚫고 축구를 배우는 인도계 소녀의 성장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영국의 거린더 차다 감독이 고전적인 로맨스로 돌아왔다.2004년작. 인도 암릿차르의 박시가에는 아름답고 총명하기로 소문난 네 딸이 있다. 박시가의 어머니에게는 결혼 적령기를 맞은 두 딸 찬드라와 라리타(아이슈와리아 라이)를 결혼시키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 마침 부유한 독신남 발라지와 달시(마틴 핸더슨)가 나타나면서 이들을 사위로 맞이할 궁리를 한다. 첫눈에 서로에게 반한 발라지와 찬드라와는 달리, 조건이 아닌 오직 사랑으로만 결혼하겠다는 라리타는 부유하지만 오만한 미국인 달시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영화가 원작과 달라진 것은 공간 배경이 영국에서 인도로 옮겨졌으며, 남자주인공이 영국인 사업가가 아니라 호텔 재벌인 미국인이라는 점 정도. 줄거리가 200여년 전 소설인 원작과 유사한 까닭에 새로울 건 없지만, 발리우드 특유의 역동성은 잘 살려냈다. 영국 개봉 당시 8주간 10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바 있다. 극장 개봉과 TV 상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KBS 프리미어’의 첫 작품으로, 이 작품의 극장 상영은 단성사에서 8일까지 진행된다.110분. ●의식(EBS 오후 11시45분) 내성적인 성격의 소피(상드린 보네르)는 상류층인 릴리브르 가족을 위해 일하는 가정부다. 무능력한 부부와 버릇없는 두 아이를 위해 매일 ‘의식’을 치르듯 식사를 준비하고 청소를 하는 소피는, 자신이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 소피는 세상 물정에 밝은 우체국 직원 잔(이자벨 위페르)과 친구가 된다. 잔이 자신의 우편물을 훔쳐 본다고 의심해 오던 릴리브르는, 소피에게 잔이 살인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서로의 불신이 쌓여갈 무렵 소피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발각되고, 이 부르주아 가족으로부터 무시당하며 살아온 소피와 잔의 분노가 폭발한다. 부르주아의 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결국은 계급체계를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파시즘에 불과하다는 것을 폭로하는 프랑스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1995년 작품. 영국 작가 루스 렌델의 원작 소설 ‘스톤가의 심판’을 각색했다. 두 여주인공은 이례적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공동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111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란 핵시설 언론에 첫 공개

    이란이 극비에 부쳤던 지하 핵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내·외신 기자들과 함께 테헤란 남쪽 250㎞에 있는 나탄즈와 이스파한의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했다. 이란은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찰만 허용했을 뿐 언론의 접근을 일절 불허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음을 세계에 과시함과 동시에 유럽과의 에너지 지원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만약에 있을지 모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염두에 둔 예방조치라는 분석도 따른다. 핵시설은 사막지대의 지하 18m에 2층 규모로 건립됐고 5만개의 농축 원심분리기가 들어설 수 있도록 설계됐다.10개의 방공포도 갖췄다. 하타미 대통령은 “중단된 우라늄 농축 활동은 평화적인 것으로 법률이 보장한 범위에서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2002년 망명인사들에 의해 나탄즈의 시설이 폭로될 때까지 핵 프로그램을 비밀로 지켰다. 미국과 유럽은 이란이 나탄즈의 핵시설을 영구 폐기할 것을 요구하며 미국은 특히 유엔 안보리 상정을 바라고 있다. 나탄즈 시설은 핵무기급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규모는 아니지만 장래에 이란이 핵무기 생산기술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될 장소로 여겨진다. 한편 CNN과 타임의 여론조사 결과 영국과 독일·프랑스 등 유럽의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은 이란이 핵 위협 대상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이란의 핵시설이 유럽에 위협이 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각각 영국 27%, 독일 30%, 프랑스 34% 등이다.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3%만이 찬성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오늘의 눈] ‘폭로의 덫’ 어디까지/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아들 채용청탁 의혹 등으로 낙마한 데 이어 아들 강상균(37)씨마저 2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사표를 제출하자 많은 동료들은 아쉬워했다. 그가 일 잘하고 겸손한 사람이라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채용청탁의 실체가 없음에도 부자가 함께 옷을 벗는 현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5급 계약직은 외국과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강씨가 ‘백’을 써서 들어갈 만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음해설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은 부하직원에 대해 폭행을 일삼다 지난해 쫓겨난 인천경제청 전 과장의 투서에 의해 불거졌다. 강 전 장관 처제 등이 매입했다는 인천 용유도 땅 역시 개발정보를 일반인들도 1990년대 중반부터 알았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언제부터인가 고위 공직자의 치부가 제보자나 언론에 의해 폭로되면 사퇴는 거역할 수 없는 수순처럼 되어버렸다. 결과적 필연성이 얼마나 강력한지 마치 블랙홀에 빠져드는 것을 연상시킨다. 공인에 대한 국민들의 높아진 도덕적 잣대가 이 논리를 뒷받침하고 언론의 치열한 경쟁이 원동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의 정확성이나 도덕적 결함의 심각성 여부에 대한 심도있는 검증이 이뤄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현실과 이상간의 괴리도 고려되지 않는다. 어느새 조건없이 공직자와 지고지선(至高至善)을 결부시키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성이 차지 않는 형국이 된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도덕성에 빈틈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정형화된 ‘공직관’은 조그만 틈마저 허용하지 않았다. 일련의 사태가 공인의 도덕성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우리 사회가 ‘폭로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옥석을 구별하지 않고 비리가 여론화됐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의 연속성을 책임져야 하는 공직자가 추풍낙엽처럼 스러지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kimhj@seoul.co.kr
  • [강동석 건교 사의표명] 의혹 눈덩이… 아들문제로 끝내 ‘하차’

    [강동석 건교 사의표명] 의혹 눈덩이… 아들문제로 끝내 ‘하차’

    결백을 주장하던 강동석 건설교통부장관이 사퇴 표명으로 급선회한 것은 언론의 연이은 폭로에다 자신의 아들 입사청탁설까지 불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위 여부를 떠나 자식의 문제가 부패방지위원회를 거쳐 감사원에 보내지자 사퇴 결심을 굳혔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건강을 염려한 가족들의 의견도 영향을 미쳤다. 강 장관은 고혈압으로 중풍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희생된 것이란 동정론도 있다. 이런 식이라면 제대로 장관직 수행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인천공항 前임원 투서가 도화선 처제 이모씨와 고교동창 황모씨의 인천공항 인근 땅 매입건과 아들 상균(37)씨의 입사청탁건은 모두 투서에서 비롯됐다. 땅 매입건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불거졌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인천공항공사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한 임원이 강 장관 처제 및 동창이 인천지역 땅을 매입했다는 투서를 청와대 등 정부기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때 이씨는 조사를 받았지만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마무리됐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교육의료팀장(5급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건은 올해 초 부방위 등에 접수됐다. 접수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다가 동료와의 싸움이 문제가 돼 퇴사한 중간 간부가 조직에 불만을 품고 투서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휴가 11일째인 지난 26일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해 결백을 주장했으나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건이 계속 불거지자 27일 오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 등 건강악화도 한몫 강 장관의 사퇴 결심에는 건강문제도 한몫했다.66세인 강 장관은 지난 2003년 12월 취임 이후 4차례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특히 지난해 말 이라크 자이툰부대를 방문했고, 열흘 뒤인 1월 초에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동남아를 방문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3월 초에는 심혈을 기울였던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이 통과되자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감기몸살과 함께 고혈압으로 가벼운 뇌졸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 이상 출근하지 않아 의혹을 키운 것도 신체 일부기능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건강이 거의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로 오는 6월을 전후해 사퇴의사를 피력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측근은 전했다. ●일부 “마녀사냥에 희생” 동정론도 강 장관 지인의 인천공항 땅 매입 및 아들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입사는 4년여의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 문제는 동시에 불거졌다. 음해설의 배경이다. 모 언론에서 부동산 투기설이 보도된 날 또 다른 언론사에 강 장관 아들 입사청탁건이 제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제에 강 장관을 낙마시키고자 하는 배후세력이 있지 않으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사문제나 정책방향을 놓고 여권 젊은 층과 잦은 충돌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청탁·외압 받은 사실 없다” 아들 상균씨의 입사청탁설과 관련, 면접시험을 총괄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부는 최근 부방위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강 장관 아들이 응시한 사실을 알고 청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합격시킬 것을 면접관들에게 얘기한 사실은 있으나 청탁이나 외압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상균씨는 이보다 두 달 전인 2003년 11월 같은 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었다. 첫번 응시 때는 강 장관이 한전 사장이었고, 두 번째 응시한 2004년 1월은 장관으로 취임한 바로 뒤였다. 상균씨가 어떻게 두 달 만에 경력요건을 갖춰 같은 직종에 합격했는지가 의문이었던 것이다. 공항 땅 문제는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1999년 인천시 중구 을왕동 일대 밭 1118평과 680평을 각각 매입한 사실이 의혹을 받았다. 이 땅은 용유·무의 관광단지개발 계획에 따른 강제수용지 바깥에 자리잡고 있으며 서로 지번이 인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26일 출근해 “처제와 동창의 인천공항 주변 땅 매입은 개별적인 행위로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면서 “처제와 친구 황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진경호기자 sunggone@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약혼 예물 문제로 인영의 집을 찾은 기준 엄마는 급기야 인경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고, 재민은 아내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애쓰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슬픔에 소리없이 흐느낀다. 밤이 깊도록 인경이 귀가하지 않자 인영의 집에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자 플러스(SBS 오전 11시10분)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안방 무대를 누비며 유쾌한 웃음을 전하는 성우용녀. 그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저렴하고 소박한 재료를 이용해 건강을 유지한다. 선우용녀의 건강비결은 영양간식 닭발볶음과 새콤한 조미료인 식초, 그리고 양초의 원료인 파라핀. 그녀의 건강법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긴급진단 ‘독도’(YTN 오후 3시5분) 최근 일본의 잇단 망언·망동으로 한·일관계의 위기를 부른 우리의 영토 ‘독도’를 바로 알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독도 수호 및 극일을 위한 방편으로 인터넷과 여론에 등장하는 ‘해병대 상주’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파장 등을 점검해 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우리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다가 간혹 심한 감기나 호흡기질환을 겪을 때에야 심호흡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최근 유해환경에 노출되면서 호흡기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감기, 천식, 만성비염에 좋은 뜸자리를 알아보고, 뜸을 배워 주위 사람들에게 베푸는 동호회원들도 만나본다. ●논스톱(MBC 오후 6시30분) 아이들은 이정이 전설적인 배구선수였다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된다. 또 정린이 체조선수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을 책 속에서 찾아낸다. 배구하는 정이와 체조하는 정린을 상상해 보는 아이들. 그러나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정이와 정린도 이를 부인해 모두들 한바탕 웃고 넘기는데….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며칠 전 어린이집 면접시험을 치른 진희는 합격됐다는 전화를 받는다. 방을 꾸미기 위해 영지와 진성이는 직접 벽지를 고르러 나간다. 영지는 이어 진희의 도움으로 방을 꾸미고, 다음날 진희는 첫 출근길에 나선다. 곧 경주로 떠나야 하는 영지는 진성이에게 본격적으로 심부름을 시킨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약물과 맞바꾼 꿈

    롭 가리발디라는 이름의 어린 야구선수가 있었다. 그의 꿈은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야구 기술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나 체격이 작아 꿈을 이루지 못했다.16세가 되던 해 그는 남 캘리포니아 대학의 야구부 트레이너로부터 체격을 키우는 영양보조제를 넘겨받았다.10㎏ 정도 몸무게를 늘려 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쇼핑백 두 개에 들어 있던 그 영양보조제는 스테로이드였다. 그가 24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는 그가 먹는 약이 무엇인지를 묻자 스테로이드라고 당당히 답하면서 대학이건 프로건 거의 모든 선수들이 사용하는 약이라며 복용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꿈은 0.357이라는 숫자로 끝났다. 몇 달 후 그는 자살했다.0.357은 타율이 아니라 그가 자살을 위해 훔친 권총의 구경이었다. 스테로이드 과다 복용은 어린 야구선수의 꿈을 산산조각냈다. 야구 팬들은 지난 17일 미국 의회의 스테로이드 청문회에 출석한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얼굴을 보고 착잡해 했다. 자서전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스테로이드 복용을 폭로한 호세 칸세코, 마크 맥과이어 등 은퇴한 선수는 물론 커트 실링, 라파엘 팔메이로, 새미 소사 등 쟁쟁한 얼굴들이었다. 칸세코의 자서전이 청문회까지 열리게 된 계기가 됐지만 사실 이 사건은 2년전 한 대학 코치의 신고로 시작됐다. 자신을 육상 코치라고 밝힌 그는 도핑 방지 위원회에 몇몇 선수들이 검사에 걸리지 않는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며 주사기 샘플을 보냈다.UCLA의 연구진은 이 물질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테트라하이드로제스트리논이란 이름의 신종 스테로이드라고 분석했다. 사법 당국은 이 물질의 공급처를 수색, 각종 약물 상자를 압수했고 그렉 앤더슨이라는 트레이너 집을 뒤져 고객 명단까지 확보했다. 팬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앤더슨이 홈런왕 배리 본즈의 어릴 적 친구이며 현재도 개인 트레이너라는 사실이었다. 이후 당국은 제이슨 지암비 등 40명의 스포츠 스타들을 줄줄이 소환했다. 현재 IOC,NFL,NCAA 등 주요 스포츠 단체들은 근육 강화제 등에 대한 검사 강화와 강력한 처벌 규정을 시행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는 주로 마약류에만 신경을 썼다. 이런 현상은 한국과 미국이 같다. 미국은 선수 노조의 강력한 반대 때문에 도핑 테스트가 실시 된 것은 지난해부터이고, 처벌 규정도 다섯번 양성 반응이 나와야 겨우 1년간 출장정지의 솜방망이였다. 한국은 아예 이에 대한 규정이나 검사조차 없다. 병역 비리로 홍역을 치른 한국 스포츠도 미국 꼴이 되기 전에 선수들에 대한 교육과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BBC­블레어 또 맞장뜨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 전쟁 발발 9개월 전부터 미국 정부가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결정했으며 공격 목표가 대량살상무기(WMD) 색출이 아닌 정권교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국민들에게 감춰왔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폭로했다. 20일 밤 10시15분(현지시간) BBC1의 간판 프로그램인 ‘파노라마’를 통해 방영된 다큐멘터리 ‘이라크와 토니(블레어 총리의 애칭) 그리고 진실’은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전쟁으로 가는 과정은 물론, 전쟁이 끝난 뒤까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BBC는 지난해 영국 정부가 이라크의 위협을 과장하기 위해 정보기관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폭로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오보’ 판결을 받고 이사장과 사장이 퇴진하는 등 수모를 겪은 뒤라 이번 2라운드는 핵심 각료의 증언을 따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인상을 준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해외정보국(MI6) 책임자인 리처드 디어러브 국장은 워싱턴에서 미 당국과 비밀협의를 갖고 2002년 7월23일 돌아와 블레어 총리와 핵심 각료들에게 미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고 이라크 침공을 ‘확정’했음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디어러브 국장은 블레어 총리 등에게 “전쟁을 피할 수 없다. 부시 행정부는 이미 이라크를 치기로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방송은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블레어 총리가 디어러브 국장의 보고 전부터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에 반발, 노동당 하원지도자 자리를 그만뒀던 로빈 쿡 전 외무장관은 BBC와 인터뷰에서 “블레어 총리는 자신이 부시 대통령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영국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국민을 오도했다.”고 말했다.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 관련 잇단 폭로가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라이스의 ‘다른 선택’, 때아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어제 중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다른 선택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안보리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서울에서는 “북한은 주권국가…6자회담에서 북·미대화가 가능하다.”고 유화적 발언을 했었다. 그의 한마디 마다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하루만에 온건-강경을 왔다갔다 하는 듯이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라이스가 이번 동북아순방을 통해서도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 결정적 카드를 내놓지 않은 배경에는 한·미간 이해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라이스의 방한 결과에 대해 정부는 ‘주권국가 언급’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을 주목했다. 반면 대부분 미국 언론들은 라이스 장관이 대북 압박에 동참하도록 한국과 중국에 촉구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국·중국과 미국·일본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미묘한 대북 입장차를 먼저 조율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북핵 해법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부시행정부가 대북 압박을 강화할 목적으로 북한이 6불화우라늄을 리비아에 수출했다는 거짓정보를 아시아 우방국에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사실이라면 한·미간 북핵 간극은 더 벌어진다. 정부는 라이스가 방송인터뷰에서 밝힌 ‘북 안보 문서화 가능’언급을 발전시킴으로써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말로는 북한을 대화로 유인하기 힘들다.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다짐을 문서로 만들어 6자회담 전에 북한에 전달하는 방안을 미국측과 상의해보아야 한다.
  • WP ‘北, 리비아 핵수출’은 미국의 거짓정보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이 리비아에 핵 물질을 수출했다.’는 거짓 정보를 지난달 아시아 우방들에 제공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정보는 북한이 새로운 핵무기 국가의 출현을 돕고 있다는 중요하고 새로운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에 정통한 2명의 관계자들은 이 정보가 실제 미국 정보기관이 행정부에 보고한 것과는 내용이 다른 것이었다고 폭로했다. 원래 정보는 북한이 파키스탄에 핵무기로 변환이 가능한 6불화우라늄(UF6)을 공급했으며, 정작 리비아에 문제의 핵물질을 판 나라는 파키스탄이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들은 “구매자이자 판매자인 파키스탄의 역할은 알 카에다 지도부를 추적하는 미국의 파트너로서의 역할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WP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고립시키려 하고 있지만 우방국들은 미국이 중요한 부분을 생략한 채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눈치채고 있다고 지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며 6자회담 재개에 외교력을 모으는 이유도 이러한 불완전한 정보 제공에 따른 우방국과의 균열을 봉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또 이런 이유로 지난달 포터 고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북핵문제에 관해 집중적으로 증언하면서도 북한이 리비아에 핵물질을 제공했다는 정보를 CIA가 가지고 있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미 행정부가 지난달 초 언론에 북한-리비아 핵 물질 관련 정보를 급히 흘린 이유에 대해 WP는 중국과 한국이 6자회담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측은 이에 대해 “북한의 핵 확산 활동에 관해 정확한 평가를 우방들에 제공해왔다.”는 공식입장만을 재확인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美, 9·11테러 전부터 이라크 유전처리계획”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9·11테러 전부터 이라크 전쟁과 이라크의 원유 처리 비밀 계획들을 마련했으며, 이로 인해 국방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석유기업들이 정책을 두고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17일(현지시간) 폭로했다. 2년 전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미국이 이라크 원유에 대한 비밀 계획을 갖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BBC는 미 국무부에서 입수한 비밀문건과 당시 계획 마련에 참여한 관계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미국이 이라크의 원유와 관련해 2가지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또 내부자 증언을 인용해 “2001년 부시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수주 뒤부터 계획이 마련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국방부 네오콘은 고유가 정책을 고수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담합을 깨기 위해 이라크 침공 뒤 이라크 유전을 모두 매각하는 계획을 세웠고, 석유회사들과 국무부 내 실용주의자들은 미국이 조종할 수 있는 이라크 국영석유회사를 세우는 방향으로 계획을 짰다. 국무부측이 정책을 먼저 내놨지만 이라크 침공 직전 네오콘이 제시한 정책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콘의 계획 마련에 관여한 전 미 중앙정보국(CIA) 석유분석가이자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 로버트 에블은 “(네오콘의) 이라크 유전 매각 계획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직후 런던에서 아흐마드 찰라비 주도로 열린 비밀회의에서 승인 받았다.”고 진술했다. 국무부 비밀회의에 참석한 이라크 태생 석유산업 컨설턴트 팔라 알지부리는 “부시 행정부를 대신해 사담 후세인의 후계자가 될 만한 인물들을 직접 만났다.”면서 “국무부 계획은 쿠데타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침공 후 미국이 만든 과도통치위원회가 2003년 추진한 이라크 유전 매각 계획은 저항세력이 점령군에 대항해 싸울 명분을 줬으며 저항이 거세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조작된 공포/폴 토드·조너선 블로흐 지음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보기관들의 부정적 이미지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조작과 공포’다. 이들은 정보를 왜곡하고, 적대국의 경제적 위협이나 테러 같은 ‘표적’을 과장함으로써 공포심을 조장해왔다. 그러나 냉전이 사그러지면서 예산이 축소되고 권한도 크게 약화돼 쇠퇴의 길을 걷는가 하더니 다시 그 위력을 떨치고 있다. 분기점은 9·11테러다.9·11 이후 정보기관들은 그야말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새로 제정된 테러리즘 관련 법안들을 토대로 정보기관들은 시민운동과 환경운동, 반세계화운동까지 감시하기에 이른다. ●시민운동·환경운동까지 감시 ‘조작된 공포’(폴 토드·조너선 블로흐 지음, 이주영 옮김, 창비 펴냄)는 냉전 종식, 그리고 9·11 이후 세계 정보기관들의 역할 모델에 주목하고,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정보활동의 변화양태를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보기관의 어두운 과거를 고발하면서 공포와 조작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정보기관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이스라엘 등 전통적으로 강력한 정보기관을 갖고 있던 나라들은 물론, 아직까지 생소할 수도 있는 시리아·파키스탄·미얀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제3세계 국가의 정보기관까지 총망라해 정보기관들의 활동과 조직규모, 예산 등 객관적 사실들과 서로 협력과 경쟁, 반목해온 각국 정보기관들의 비사도 서술했다. 책에 따르면 9·11 이후 미국에선 국토안보부가 신설되고, 연방재난관리국이 확대 개편되었으며, 애국법·반테러법이 제정되었다. 유럽연합에선 ‘반테러 로드맵’이 한층 진전되었고, 이스라엘은 슬그머니 팔레스타인과 테러조직 사이의 연계설을 쟁점화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는 ‘테러와의 전쟁’을 체첸 분리주의자 탄압의 명분으로 삼았다. 결국 9·11은 냉전 종식으로 엄청난 감량을 감당해야 했던 이들 정보기관들에 돌파구를 마련해준 셈이었다. 미국 국가안보기록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한 폴 토드,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활동에 참여했으며 현재 영국 런던 지역의회 의원으로 있는 조너선 블로흐가 공동 집필했다. 저자들은 지금을 ‘감시의 시대’로 명명하면서, 전지구적 차원의 위성감시 시스템인 에셜론(Echelon)에서부터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최신 감시기법들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발달로 감시능력이 더욱 강화된 정보기관의 모습을 살펴본다. ●첨단 정보시스템 무기로 기업과 개인까지 표적 책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NSA)이 기획·조정하는 전 지구적 감시시스템인 에셜론의 위력은 가공할 만하다. 주로 국제 전자통신네트워크상의 암호화되지 않는 이메일, 팩스, 전화를 감시·도청하는 데 이용된다. 개인 관련 키워드를 검색어로 해서 수백만개의 메시지를 검색하고, 다양한 분류단계를 거쳐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에셜론이 이전의 첩보시스템과 다른 점은 비군사적 표적, 이를 테면 정부나 단체, 기업과 개인이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보를 토대로 미국 언론들은 에어버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관리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폭로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에어버스사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그 계약은 이후 미국 기업 보잉사와 맥도널더글러스사의 차지가 됐다. 미국 항공기회사 레이시온이 톰슨-CSF 컨소시엄을 제치고 아마존 유역의 감시시스템 구축 사업체로 선정된 것도 역시 NSA의 작품이었다. 각국 정보기관은 국내의 사회운동, 반정부운동을 통제하기 위해 악행을 마다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3세계의 정치와 경제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아프리카 지역의 끔찍한 학살전쟁 배후에는 아프리카의 광물과 석유자원 등 경제적 이권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한 미국·프랑스 등 서방 강대국의 정보기관이 있었다. 라틴아메리카의 군부 독재정권을 지원하고 훈련케 한 것도 미국 정보기관이었다. 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에 의한 표적 암살도 고발한다. 아울러 산업과 경제정보가 정보기관의 중요한 활동 영역으로 자리잡으면서 정보기관들이 거대기업들과 손을 잡고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추악한 모습도 폭로한다. 그리고 권력의 사유물이 되어버린 시리아·이라크·파키스탄·미얀마의 정보기관들의 음모 등도 상세히 파헤쳤다. ●정보 오용과 왜곡의 결과는 끔찍한 참극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는 거짓으로 판명된 정보 때문에 큰 전쟁이 개시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정보기관의 왜곡된 정보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환기시킨다. 당시 문제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였다. 하지만 공식주장은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한다’에서 ‘무기개발 계획이 존재한다’로, 이어 ‘무기개발과 관련된 움직임이 있다’로 후퇴를 거듭했다. 정보기관은 단순한 말바꿈으로 끝날 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수십만명의 목숨이 희생되는 참극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정책결정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본래부터 애매모호한 절차가 오용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번갯불에 콩볶기식 학교폭력대책

    요즘 교육당국이 내놓고 있는 학교폭력대책을 보면 원칙이 있기나 한지, 즉흥적 임기응변이나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믿음직스럽지 못한 데가 많다. 그제 교육부가 학교폭력 신고를 많이 하는 학교와 학교장들에게 표창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힌 것은 대표적 사례다. 아무리 실적이 중요하지만 포상을 미끼로 스승에게 제자를 신고하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설령 포상을 바라고 학생을 신고하는 교사가 있다 한들 제대로 된 교육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경제현장에서나 통하는 실적주의가 교육현장에까지 침투한 것 같아 개탄스럽다. 물론 교육부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신고창구는 설치했는데 학교와 교사들이 평점 걱정 때문에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니 실태파악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됐을 것이다. 그러나 평점이 문제라면 평점제도를 손보면 될 일이다. 학생의 문제를 발견하고 선도한 교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제도가 있다면 당장 뜯어고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고 학생을 신고한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교육적 견지에서 잘못됐다.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간 신뢰를 잃고나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처음 일진회 실태가 폭로됐을 때부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처음엔 실체를 부정하는 듯하더니 해체 계획을 밝히고 마침내 황당한 인센티브 제안까지 내놓았다. 교육부는 더이상 번갯불에 콩볶기식 대책을 쏟아내지 말라. 학교내 상담체계부터 시작해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학교폭력은 일제소탕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 학교의 신뢰회복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학교폭력 방치 교육계 자성을”

    “학교폭력 방치 교육계 자성을”

    “지난 2년 동안 어느 선생님 한 분이 계속해서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왜 교육계가 방치했는지 자성해봐야 합니다.” 1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인적자원부 대회의실.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질책이 쏟아졌다. 학교폭력 및 학업성적 관리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 시·도부교육감들이 모인 자리였다. 김 부총리는 “학교폭력이 어린 학생들로 내려가고, 흉포화되고, 학교간의 연대 형식으로 조직폭력배들의 수법을 닮아가고 있고, 이에 대한 상당한 증거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교육계부터 자성할 것을 촉구했다. 김 부총리는 J중 정세영 교사가 ‘일진회’의 실태를 폭로한 것에 대해 “그 선생님이 조금 과장됐을 수도 있고, 또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라며 ‘소문’으로 치부하고 ‘조작의혹’만을 제기한 교육 당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편 학교폭력의 정확한 실태를 공개하지 않고 정 교사의 태도를 문제삼던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일진회 관련 증언이 속속 쏟아져 나오자 뒤늦게 사태수습에 나섰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집계한 2004년 중·고교 폭력서클 가담 학생은 183명”이라면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본다.”며 전날과는 전혀 다른 사실을 발표했다. 이어 “오는 16일까지 폭력서클을 유형별로 다시 파악해 지역 교육청별로 생활지도 담당자를 2명씩 늘리는 등 적극 지도할 계획”이라면서 “조만간 구성할 학교폭력예방 실무대책위원회에 정 교사를 참여시켜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천 나길회기자 patrick@seoul.co.kr
  • 美 CBS 간판앵커 래더 고별방송

    |뉴욕 연합|미국 CBS방송의 메인 뉴스 앵커 댄 래더(73)가 9일 고별 방송을 끝으로 24년에 걸친 앵커 생활을 마감했다. 래더는 은퇴 특집으로 진행된 ‘이브닝 뉴스’를 끝내면서 “스태프와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한다.”며 “CBS 뉴스의 앵커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특권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은퇴는 명예로운 퇴진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군 복무 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60분’ 보도에서 조작된 문건을 제시한 사실이 드러나 신뢰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결국 래더와 CBS는 사과문을 발표했고 많은 이들은 이 오보가 그의 퇴진을 앞당긴 것으로 믿고 있다.
  •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교육부·전문가 의견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교육부·전문가 의견

    현직 교사의 폭로로 알려진 학교폭력 실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교육인적자원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특히 선진국형 모델이라고 자평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안돼 충격적인 실태가 폭로되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교육부는 이날 정모 교사 ‘일진회 40만명’주장을 “예전에 나왔던 얘기로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구체적인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들은 얘기’만으로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협박이나 금품 피해의 경우 지난해 각 3.08%,4.22%로 전년도에 비해 조금 늘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다음달까지인 ‘학교폭력 자진신고 기간’을 활용, 경찰청과 공동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날 오후 서울 11개 지역교육장과 교장 간사단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시교육청 김영일 교육정책국장은 “정 교사가 주장하는 전국 규모의 ‘일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정 교사를 상대로 감사와 조사를 벌였지만 그는 신빙성 있는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이에 대해 “감사를 두 차례 받았지만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료를 공개하지는 않다가 지난 2003년 교육부에 자료를 냈지만 (당시)학교에서 중간에 가로챘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정 교사와 교육당국의 엇갈리는 의견에 대해 일선 학교의 분위기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학교 위신이나 승진을 염두에 둔 학교장과 교감부터가 교내폭력을 ‘쉬쉬’하는데 실태가 제대로 파악될 리 없다는 설명이다.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김대유 정책위원은 “학교폭력이 일어나더라도 교장과 교감부터 ‘아이들이 놀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치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다 승진에 영향을 미칠까봐 공론화시키기보다 쌍방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조용히 넘어가려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는 보복이 두려워 억울하게 전학을 가야 하고 가해자는 단순한 처벌만 받고 그대로 학교를 다니는 모순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재천 나길회 이효연기자 patrick@seoul.co.kr
  • [사설] 국민 경악케 한 일진회 실상

    학교 폭력서클 ‘일진회’를 7년째 추적해온 현직 중학교 교사가 그 실상을 폭로했다. 동료학생에 대한 폭행과 금품 갈취, 집단 괴롭힘을 넘어서 ‘섹스 머신’과 ‘노예팅’에 이르기까지 그 회원들이 자행한다는 폭력 행위와 성적(性的) 일탈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게다가 조직 가입 연령이 낮아져 초등학교에까지 전파된 데다 각급 학교별 일진회는 지역조직으로 연대해 나간다고 한다. 폭로한 교사는 일진회 회원 수를 40만명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전국 초·중·고생의 5%에 이르는 숫자이다. 이 정도라면 어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가. 일진회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는 무엇을 했는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몇년새 성폭행을 비롯한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저연령화하고 흉포해진다는 조사결과는 진작에 나왔다. 청소년 자살이 급격히 늘어나고, 학교현장에서 벌어지는 집단괴롭힘이 동영상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건 경찰이건 일진회란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아니면 사회 일각의 의혹처럼 문제 확산을 꺼려해 교육계도, 경찰도 묵인하고 방관만 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거나 직무를 유기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일진회 실상이 밝혀져 온 국민이 경악한 뒤에야 관계당국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4월말까지로 설정한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에 신고 받은 내용으로 일진회 조직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살인범에게 자수를 권유하고 수사본부에 앉아 기다리겠다는 식의 안이한 태도이다. 개별 학교에 일진회가 존재하는지부터 직접, 당장 밝혀내야 한다. 그래서 일진회 회원·범행 내역·지역 연대성 등을 총체적으로 파악한 뒤에야 장단기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측도 경찰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학교폭력을 뿌리 뽑는 최종적인 책임은 당연하게도 학교에 있다.
  • “부산항운노조 취업장사”

    부산항운노조 전·현직 조합원들이 노조 집행부의 비리를 폭로하고 양심선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모(58) 부산항운노조 전 상임부위원장과 엄모(42) 조합원 등 5명의 전·현직 조합원들은 9일 부산경찰청 기자실에서 부산항운노조의 민주화와 개혁을 위한 양심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양심선언문을 통해 “노조간부들이 항운노조 조합원 채용과정에서 월 평균 50∼100명의 신규 조합원 가입자들로부터 조직비 명목으로 1인당 500만∼2000만원의 돈을 받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위원장에게 상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보와 진급 과정에서도 돈이 오고가 지난 2002년 우암터미널과 신선대부두 등에서 모두 140명으로부터 21억원을 상납받아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나눠 가졌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내용을 파악해 봐야겠지만 현 노조 집행부에 불만을 품은 일부 조합원들이 현 집행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시도한 음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명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성희롱금지 법제화 움직임

    중국이 처음으로 ‘성희롱 금지법’을 만든다. 중국 사회에서 성희롱은 이미 위험수위에 달했지만 많은 중국여성들은 수치심 때문에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다. 일부 여성들은 성희롱 폭로 이후 상사들의 ‘복수’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최근 홍콩의 원후이바오(文匯報)는 베이징 직장여성 가운데 무려 90% 가까이 크고 작은 성희롱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응답자의 42%는 신체적 성희롱과 언어적 성희롱 모두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중국에서 성희롱이 얼마나 극성인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연말 시작된 ‘여성권익 보장법’ 수정안 준비과정에서 전국부녀연합회가 ‘성희롱 금지’ 심사 추천안을 지난 4일 국무원에 제출했다. 관영 신화사는 “심사 추천안은 명확하게 여성에 대한 성희롱 금지를 명문화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개막된 제10기 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성희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연내 입법화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전국부녀연합회 구슈롄(顧秀蓮) 주석은 “성희롱 금지가 명문화된 여성 권익보장법 수정안이 오는 6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심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성희롱에 대한 법적 처벌 근거가 미약, 중국의 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지난 2003년 11월 베이징에서 첫 성희롱 소송으로 관심을 끌었던 ‘레이만 사건’은 1년여를 끌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패소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장젠청(張建成) 변호사는 “그동안 10여명의 피해여성들이 성희롱 소송을 제기했지만 판사들의 소극적인 해석과 법적 미비 때문에 대부분 기각되는 사태를 맞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민대 야오환칭(姚歡慶) 교수는 “성희롱의 개념과 기준, 처벌근거를 명확하게 확정해 법제화를 통한 여성인격권 보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oilman@seoul.co.kr
  • 쉬어가기˙˙˙

    메이저리거의 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한 야구스타 호세 칸세코의 자서전을 대필한 작가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기자였던 스티브 켓만으로 밝혀졌다고. 칸세코는 오는 8일 발간 예정인 대중지 ‘뉴요커’와 인터뷰에서 그의 대필 사실을 확인했다.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의 엉덩이에 주사바늘을 꽂고 스테로이드를 주사했다는 등 충격적인 내용으로 일관된 칸세코의 자서전 ‘약물에 취해(Juiced)’는 뉴욕타임스 논픽션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어 대필자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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