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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朴 ‘검증 공방’ 격화

    한나라당 유력 대선경선 후보들에 대한 검증 공방이 범여권의 개입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 논란은 박근혜 후보측이 한발 물러나고, 열린우리당이 가세하자 한나라당도 발끈하면서 ‘이-박’에서 ‘이·한나라당-열린우리당’으로 전선이 옮겨가는 형국이다. 박 후보측은 그러나 옛 부일장학회 유족이 후신인 정수장학회와 관련, 공금 횡령 및 탈세 의혹 등을 제기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12일 전날에 이어 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검증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이 후보의 ‘BBK 연루설’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제 추진을 검토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쳤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우리당이 합작해 ‘대선 네거티브 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당사자인 이 후보측은 “‘킴노박’(김정일-노무현-박근혜측) 이명박 죽이기 작전”,“김대업식 네거티브”,“고발특공대” 등의 격한 표현을 동원하며 반격했다. 열린우리당 대선 주자 가운데 한명인 김혁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 부인의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부인 김윤옥씨가 대부분 강남구에서 15차례나 주소를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위장 전입 의혹에 대해 이 전 시장께 공개 질의하겠다.”며 의혹 부풀리기에 가세했다. 이 후보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후보의 주소 이전 사실만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면서 “주소이전 사실을 고의적으로 부풀리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을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나라당 차원의 반발도 거셌다. 범여권의 최근 ‘폭로 시리즈’가 지난 2002년 대선 때 ‘김대업 폭로’ 등 여권이 제기했던 ‘네거티브 시리즈’와 유사하다고 규정지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막말 강연에 이어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무차별 저질 폭로로 인해 우리 정치가 끝없이 후퇴하고 있다.”면서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 설훈, 기양건설 사기극의 연장선으로, 추악한 폭로전의 극치이자 시대착오적인 구태정치”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측 김재원 캠프 대변인도 “집권세력이 앞장서서 한나라당 후보 죽이기 공작에 나서는 것은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전광삼 나길회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경선레이스 점화] 李·朴 사활 건 승부만 남았다

    [한나라 경선레이스 점화] 李·朴 사활 건 승부만 남았다

    ‘드디어 루비콘강을 건넜다. 오는 12월19일 대선으로 가는 샛길은 없다. 사활을 건 승부만 있을 뿐이다.’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11일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70일간의 경선 레이스에 들어갔다. 이제 현행 선거법에 따라 후보로 등록하면 다른 정당의 후보로 나서거나 독자 출마가 불가능하다.8월19일 경선에서 명운을 건 외길 승부를 펼쳐야 한다. 원희룡·고진화 의원은 12일, 홍준표 의원은 마감일인 13일 후보 등록을 하고 경선레이스에 공식 가세한다. ■이명박 “지도자 못될만큼 살지 않아” 이 전 시장의 출마 선언문은 박 전 대표와 달랐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의 딸이라는 자신의 정치적 유산이자 부담인 점을 장점으로 활용하려고 접근한 반면 이 전 시장의 선언문에는 이렇다 할 인간적인 풍모나 체취를 담지 않았다. 이 후보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당 안팎의 도덕적 시비에 대해서 단호하게 반박하는 데 오히려 초점을 맞췄다.“저는 살면서 실수와 잘못도 있었겠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지 못할 만큼의 도덕적 기준을 갖고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거의 포기할 뻔했지만 야간인 포항 동지상고에 수석 합격, 돈 한푼 내지 않고 고교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이후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 온갖 잡일을 하면서도 대학 진학의 꿈을 잃지 않아 고려대 상대에 합격했다. 학생운동으로 복역한 전과 때문에 취직이 어렵게 되자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편지로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현대건설에 입사해 29세에 이사, 35세에 현대건설의 사장이 됐고 이후 최장수 CEO의 역사를 쓰면서 샐러리맨의 신화를 일궈냈다. 그러나 ‘정치인 이명박’은 만만치 않았다.1995년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으나 실패했고, 이듬해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구에 출마해 이종찬씨를 누르고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다. 1998년에 다시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 최병렬씨와 경쟁했지만 선거법 재판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2002년 삼수만에 서울시장으로 재기해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 체제 개편으로 강력한, 추진력있는 정치인 이미지를 굳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박근혜 “내겐 오직 대한민국만 있다” 박 전 대표는 ‘대통령의 딸’로 살아온 얘기로 출마 선언문을 풀어갔다. 먼저 “철들기 시작할 무렵, 밥상에서 가난한 국민의 모습을 보면서 목이 메어 밥을 넘기지 못하시는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자랐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시다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육영수 여사)의 삶을 대신하여,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살았다.”고 했다. 그리고는 “10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터졌을 때,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제 한 몸을 아낌없이 바치겠다고 정치에 뛰어들었다.”면서 “이제 다 쓰러져가는 한나라당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 드렸던 그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소신과 정치 철학에 대해서는 “일평생 저의 삶을 견인해 온 것은 바로 ‘정직과 신뢰’였다.”면서 “단 한 번도 ‘국민과의 약속’을 가벼이 생각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에게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치적 자산이자 부담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1952년 군인이던 박정희와 어머니 육영수 사이의 2녀 1남 중 장녀로 대구에서 태어났다. 청와대에 입성한 것은 11살.1974년 피습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뒤를 이어 1979년 10·26 때 아버지를 잃을 때까지 퍼스트 레이디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이때부터 가슴에는 조국, 민족, 국가라는 단어들이 깊이 각인됐다고 한다. 지난해 피습을 당하고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 ‘내공’을 쌓은 시절이다.“저에겐 부모도, 남편도, 자식도 없다. 저에겐 오직 대한민국만 있다.”고 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李 국정운영 방향 “청계천 살렸듯이 경제 살릴것” “청계천을 살려냈듯이 대한민국 경제도 살려내겠습니다.” 이명박 전 시장은 향후 5년간 국정운영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경제 성장을 요체로 하고 있다. 이 후보는 “당이 나서 국정을 바로 세우고 헌정 질서를 지켜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잃어버린 10년을 끝내고 대한민국 선진화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려는 모든 세력의 지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선진화세력, 미래지향적 실용주의 세력이 모두 모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나라당뿐 아니라 뉴라이트와 중도·보수 시민세력, 정치세력을 포괄하는 ‘대한민국 선진화 추진회의’(가칭)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계천을 살려냈듯 대한민국 경제도 살리겠다.”며 “‘대한민국747 비전’(7% 경제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강국)을 성공시켜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국가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주요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 이 후보는 “중도하차 가능성은 완벽하게 없다.”며 “수질을 좋게 하고 수량을 보존하는 운하를 계속 국내외 전문가와 협의,3만∼4만달러 경제적 효과의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朴 국정운영 방향 “나라 근본 세워서 선진국으로” “나라의 근본부터 바로 세워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을 만들겠습니다.” 박 전 대표는 ‘원칙을 통한 선진한국’을 향후 5년간 국정운영 목표로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께서 못다한 두가지를 꼭 하려 한다.”며 “하나는 대한민국의 선진화이며, 또 하나는 그 시절 고통을 받았던 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나라를 잘 살게 하는 것만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작은 정부, 큰 시장의 철학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며 “공교육을 살려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고 가난의 대물림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또 “원칙있는 대북정책으로 북한 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평화를 정착시킬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외교강국으로 만들어 치열한 경제경쟁, 국가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처리즘 공약’에 따른 복지예산 감축지적에 대해선 “대처리즘이 경제를 살리고 번영을 구가하는데 지금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세금 감면과 규제 개혁을 통해 작은 정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제가 추구한 바와 같지만 제가 복지를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다르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李 검증 역공 논리 “朴·범여권서 ‘李죽이기’ 대연정” 이 전 시장 측은 검증 공세에 대해 “박 전 대표와 범여권의 ‘이명박 죽이기’ 대연정”이라고 역공을 펴고 나섰다. 박 전 대표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들이 ‘여권발(發)’이 아니냐는 의심을 드러냈다. 이 전 시장은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나쁜 상상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를 하면서 ‘없는 땅’ ‘없는 재산’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과연 같은 식구가 할 수 있는 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박 전 대표 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진수희 캠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를 음해하려는 일련의 작업들을 여권에서 제조, 유통시키는 역할은 박근혜 캠프 핵심 의원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며 “이적 행위를 해서라도 경선에 승리하겠다는 것이 ‘박근혜식 원칙’인가.”라며 거들었다. 이 전 시장 측이 검증 공방에 대해 전에 없이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각종 의혹 제기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한때 5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다, 지난달 박 전 대표 측의 검증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부터 지지율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이 전 시장과 20% 이상 격차를 벌렸던 박 전 대표와의 격차가 10%대까지 좁혀졌고 일부 조사에서는 한 자릿수대로 바짝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두언 의원은 “박영선 의원이 열린우리당을 대표해서 지지율 1위 후보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최근 상황을 보면 범여권과 박 전 대표 진영의 합작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朴 검증 역공 논리 “국민 알권리 李측서 본질 호도” 박 전 대표는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검증 공방과 관련,“자꾸 공방 정국으로 몰고가려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전 시장 측에서 검증공세를 네거티브 전략으로 몰아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실체 없는 얘기를 하면 네거티브가 되겠지만 실체가 있는 것은 국민이 확실히 알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검증 문제는)캠프간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의구심에 대해 국민에게 해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측이 ‘여권과의 연계 의혹설’을 제기하며 역공을 가한 데 대해 이혜훈 공동대변인인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날 추가적인 의혹 제기는 하지 않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이 전 시장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슈화에 성공했고, 이날 경선 후보 등록을 신호로 여권에서도 파상 공세를 퍼붓기 시작하면서 일단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분위기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정책토론회와 검증을 통해 역전을 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여론조사에서 미묘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다면 이 전 시장의 ‘거품’도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측은 ‘6·7월 검증 총공세’를 통해 반전의 발판을 마련, 내달 열리는 후보 검증 청문회까지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캠프의 이정현 공보특보는 “외부에서 계속 새로운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검증위가 새롭게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리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李·朴, 경선 등록부터 ‘신경전’ 한나라당 경선 후보 접수를 둘러싼 이­박 진영의 장외 신경전도 뜨거웠다. 누가 먼저 경선 후보로 등록하느냐에 적잖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한발 앞서 후보로 등록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대책위 구성을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이날 후보 등록 1호를 기록한 뒤 공식 출마 선언을 하는 등 세몰이를 가속화했다. 그러자 지난달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명박 전 시장도 후보 등록 후 기자회견을 갖고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대표측 유정복 비서실장은 오전 9시에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후보 등록을 했다. 박 전 대표는 30여명의 국회의원과 캠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사 주변에는 아침 일찍부터 박사모 회원과 박 전 대표 지지자 등 2000여명이 모여 박 전 대표를 응원했다. 이 전 시장은 오전 11시에 백성운 캠프 종합행정실장을 통해 후보 등록을 하고 오후 2시에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홍문표·이윤성 의원 등 30여명의 국회의원과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이 전 시장은 ‘출마선언문’을 읽으며 결의를 다졌다. 홍준표·원희룡·고진화 의원 등은 12∼13일 각각 후보 등록을 한 뒤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朴 “아버지 시대 희생자에 죄송” 박근혜 전 대표는 ‘대국민 선언문’에서 ‘과거와의 화해’ 의지를 천명했다. 먼저 “아버지 시대에 불행한 일로 희생과 고초를 겪은 분들과 그 가족분들에게 항상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 시절에 불행을 당한 분들께 사과를 드리는 것은 진심과 충정을 담은 말이다. 진실하게 다가갈 때 마음을 열고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고 사과했다.“산업화, 민주화 세력이 손을 잡아야 경제도 살리고 선진한국 건설도 이룰 수 있다. 국민 모두가 화합해서 하나가 되는 100%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는 이유도 댔다.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그동안에도 사과의 뜻을 내비쳐 왔지만 공개적으로 진심어린 사과의 마음을 표시한 것은 선친의 부채를 짊어진 국민 대화합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표를 의식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시각에는 “정치하면서 단 한 번도 표를 의식해서 거짓을 말하거나 거짓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면서 “국민들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일축했다. 열린우리당 유은혜 대변인은 “진심이라면 참으로 다행스럽고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위선과 이율배반의 전형”이라고 깎아내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한국 클래식 음악의 대모인 피아니스트 이경숙. 음악인생 50년에 얽힌 진솔한 이야기와 음악을 함께 엮은 회고 연주회 이야기, 그리고 뒤를 이어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는 두 딸 이야기 등을 들어본다. 교육자이자 젊은 연주자들이 꼽은 ‘닮고 싶은 연주자’로 걸어온 이경숙의 음악인생을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영국 교통지옥〉(YTN 오전 10시40분) 도심의 교통난을 해소하고자 4년 전 혼잡 통행료를 도입한 런던은 도심의 차량 속도가 빨라지고 공기도 맑아졌다고 한다. 차량유입이 40% 감소한 만큼 배기가스도 20% 줄어들었고 우려했던 지역경제는 오히려 성장했다. 쇼핑하는 데 쾌적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인생에서 손꼽을 수 있는 큰 사건의 하나가 부모가 된다는 것이다. 여자와 남자는 부모가 되는 순간, 삶은 그동안과는 또 다른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렇게 남과 여는 연습 한번 없이 부모가 됐다. 첫아이를 낳고 나서 부모가 된다는 것의 참의미를 알게 되었다는 사람들과 명사들의 육아일기도 들춰 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0분) 작은 며느리 혜원이 성형수술을 했다고 큰 며느리가 친척들 앞에서 폭로했다면 명예훼손이 성립할까. 전 부인에게 취직할 때까지 생활비를 주겠다는 각서를 쓴 전 남편은 각서대로 생활비를 계속 줘야 할까. 증권회사 직원으로부터 손실보전각서를 받은 여자는 원금을 보장 받을 수 있을까를 알아본다.   ●내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정자는 은호의 첫 콘서트가 무산된 것이 자신의 소행임을 숨기고자 은주를 불러 위로한다. 은주는 호의를 고맙게 느낀다. 은호와 기획사 실장은 경쟁기획사인 하이에나를 의심하지만 하이에나 쪽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뛴다. 실장은 은호에게 과거에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입맛 돋우기용으로 먹기 그만인 조림요리. 하지만 가장 만들기 힘든 요리가 조림이기도 하다. 짭짤한 맛을 내려다 보면 색깔이 까매지고, 먹음직스러운 색을 내려고 신경을 쓰다 보면 간이 속까지 배지 않아 싱겁다. 다양한 재료로 조림요리의 맛을 내는 최고의 비결과 다양한 조림요리를 알아본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검증, 그리고…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검증, 그리고…

    시한폭탄도 이런 시한폭탄이 없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 불안하다. ‘이명박 X파일, 재산 8000억∼9000억원설,BBK, 박근혜 CD, 공천협박·불법도청 공방’. 너무 어지럽다. 한나라당이 또다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검증 공방이다. 다시 한 번 ‘원수보다 더한 관계’를 각인시켜 주고 있다. 법정 공방까지 갈 모양이다. 국민들은 지겹다. 집권 청사진 제시에도 시간이 아까울 판에 시중에 나도는 소문들을 갖고 말발 센 측근들이 나서 “당신네 후보는 이래서 안 돼.”라고 외치고, 상대방 진영은 “의혹만 제기하지 말고 증거를 대라.”고 역공을 취한다. 최소한의 지켜야 할 선도 넘어서는 것 같다. 의혹을 제기하면 당연히 증거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일단 터트리고 보자는 투다.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 폭로전을 주도한 쪽에서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게 상식이다. 내친 김에 한마디 더 하자. 한나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절하한다. 적지 않은 국민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10년을 어떻게 회복하고 대한민국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정책 토론회를 여는 것도 그런 연유다. 하지만 두 번 열린 토론회는 알맹이 없는 설전에 그치고 상대 진영과의 기세 싸움에만 전력투구하는 양상이다. 그야말로 공동체 의식이 없다. 경선 이후의 일은 그들의 머릿속에 없는 것 같다. 오로지 경선만이 일생일대의 승부처다.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당을 박차고 나갈 것 같지 않다. 그럴 용기도 없어 보인다. 탈당하더라도 캠프 소속 의원들의 ‘동행’을 기대하는 것은 일찌감치 접어야 할 듯싶다. 그게 현실이다. 이러한 까닭에 서로 상대방이 나갔으면 하고 바란다. 흔히 국민들의 마음은 조변석개(朝變夕改)라 한다. 선거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이 이런 꼴새를 계속 보인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일지 모른다. 정당 지지율 1위는 언제든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뒤늦게 후회해 봐야 배는 이미 떠난 뒤다.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도식은 오만이요 착각이다. 한나라당이 집안싸움에 매몰돼 있는 사이 범여권이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어제도 열린우리당 초·재선 16명이 집단 탈당했다. 대통합이 내건 기치다.9월까지는 뭔가 작품을 만들어낼 것 같다. 더구나 범여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란 막강한 후원자를 등에 업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중앙선관위의 선거중립의무 위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치행위를 계속 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는 경선 승리 말고도 노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견제자의 방어벽을 뚫어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당의 대통령후보가 되려면 당의 공식기구인 검증위원회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고 판단을 구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더욱이 모든 의혹을 검증하겠다고 다짐한 검증위다. ‘제2의 김대업’을 막겠다면서 ‘김대업류’를 양산해서야 되겠는가. 건강한 후보, 경쟁력 있는 후보, 흔들림 없는 후보를 내겠다는 당초의 목표가 후보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대선주자들은 자문자답해 봤으면 한다. jthan@seoul.co.kr
  • “日 헌병정치 부활하나”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육상자위대가 정당·시민단체·언론인 등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헌병 정치의 부활”,“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자위대의 즉각적인 사찰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공산당 시이 가즈오 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육상자위대 정보보전대가 지난 2004년 이라크 자위대 파견을 전후로 전국 41개 광역자치단체의 289개 단체와 개인 등의 동향을 집중적으로 수집·정리한 ‘내부 문건’을 입수해 폭로했다. 정보보전대는 육상자위대의 정보유출 방지를 전담하는 기관이다. ‘주의문서’로 분류된 문건은 정보자료와 이라크 자위대 파견에 대한 국내세력의 반대 동향 등 2건으로 A4 용지 166쪽 분량이다. 이라크 파견 기본계획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앞둔 2003년 11월부터 육상 자위대가 이라크에 도착한 2004년 2월까지 주간 단위로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시민단체나 노조, 정당, 종교 단체, 지방의회 등의 반발을 비롯해 언론의 취재활동 등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 고교생들의 집회나 영화감독의 움직임도 들어 있다. 시민·노동운동의 경우 민주당계·공산당계·사민당계·신좌익 등으로 나눠 집회나 시위, 전단지 배포 등의 일시·장소·상황뿐만 아니라 참가자의 사진, 개인이 보낸 엽서의 내용 등도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또 ‘정보자료’에는 이라크 파병 이외에 ‘연금 개악 반대,‘소비세 증세 반대’,‘의료비 부담 증가에 대한 재검토’ 등 시민의 생활과 직결된 사안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동향도 파악돼 있다. 시이 위원장은 “자위대가 시민단체나 언론인 등을 감시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면서 “전쟁 전 또는 전쟁 중(군국주의 시대)의 ‘헌병 정치’를 부활시키려는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자위대의 사찰 중지를 요구했다. 앞으로 국회 심의를 통해 정부의 책임도 따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스즈키 세이지 관방 부장관은 “법률에 따라 이뤄지는 조사 활동이나 정보 수집”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방위성이 자위대원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업무 범위 안에서의 활동이라고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점은 무력을 가진 실력 조직은 치안기관으로 전환되기 쉽다는 역사적 교훈”이라면서 “정부는 (자위대의) 이러한 활동에 대해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hkpark@seoul.co.kr
  • 李측 “朴의 의혹 검증 나설수도” 朴측 “의혹에 구체적 답변하라”

    李측 “朴의 의혹 검증 나설수도” 朴측 “의혹에 구체적 답변하라”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검증 공방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전 시장측에서는 박 전 대표측의 곽성문·최경환 의원을 상대로 검찰 고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차명 재산 보유설’과 ‘투자운용회사 BBK와의 연루 의혹설’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그간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해명은 한마디도 없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공격의 화살을 카운트파트인 박 전 대표에게 직접 겨누었다. 이 전 시장은 “그동안 당 화합을 위해 많이 참아왔으나 같은 당내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당이 원칙을 갖고 무차별적인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2002년 대선에서 ‘김대업 사건’이 있었으나 당시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지만 무책임한 폭로와 정치공작으로 (한나라당이) 패배한 적이 있다.”며 “김대업식 폭로는 국민이 원하는 정권교체를 막는 해당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측 “곽성문·최경환 고발 검토” 이 전 시장측은 검증공방 전략도 바꾸는 분위기다.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표 진영의 곽성문, 최경환 의원을 검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유포 등의 이유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조금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측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이 전 시장측을 압박했다. 이혜훈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나와는 상관 없다.’는 언급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공개적으로 질의된 문제에 대해 명확히 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경환 의원도 “지금 검증하지 않으면 본선에서 문제가 될 것이 뻔한데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이명박 X-파일’의 존재 근거를 제시하겠다던 곽성문 의원은 “당 지도부로부터 여러 말씀도 있고 해서 언론을 통한 대응은 당분간 자제하겠다.”며 기자회견 유보 의사를 밝혔다. ●홍준표 “사기당했다고 솔직히 해라” 한편 다른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대전대 특강을 마친 뒤 “BBK 사건은 이 전 시장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지도자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자꾸 측근들을 내세워 자질구레한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천하의 이명박’도 사기를 당하려니 어쩔 수 없더라는 식으로 솔직히 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BBK와 LK-e뱅크(김경준씨가 이 전 시장과 30억원씩을 투자해 창업한 종합금융회사),e뱅크증권은 서로 금융거래가 있었던 사실상 모자 회사로 알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이 이들 회사에 초창기 동업자로 있었으나 곧 동업관계를 해소했고,BBK 투자사기 사건은 김경준의 단독 범행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광삼 김지훈기자 hisam@seoul.co.kr
  • 베일 속 ‘하얀 거탑’ 거침없는 폭로들

    모든 권력의 공통적인 속성은 장막으로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어젖히기 힘든 장막의 하나가 고도의 전문성으로 포장된 전문가 영역이다. “모르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 위에 은폐와 기만은 싹을 틔운다. 의료분야는 대표적인 전문 분야다. 진단 결과만을 통보받는 환자들은 정작 진단과 치료과정이 궁금하지만, 의사들이 쓰는 암호 같은 언어는 의사의 권위만을 강화할 뿐이다. 생명과 질병의 영역조차 종종 권모술수의 쟁투장이 된다는 사실을 내부고발자의 용기 없이 일반인들이 알아차리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두 명의 내부고발자가 있다. 모두 의사다. 한 명은 외과 의사, 다른 한 명은 가정의학과 의사다. 한 명은 병원 내부의 숨기고픈 진실을, 다른 한 명은 제약계의 검은 로비실태를, 가명 혹은 실명으로 거침없이 폭로했다. ‘인턴X’(양정현 옮김, 김영사 펴냄)의 저자 ‘닥터X’는 1960년대 자신이 인턴생활 1년간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일기 형태로 써내려갔다. 궤양성 대장염에 걸린 75세 광부 노인을 수술비가 없다며 외면하는 선배 의사들의 놀랍도록 무서운 침묵과 가혹한 방관을 목격하며 닥터X는 치를 떤다. 저자는 20대 여성의 심각한 대퇴동맥 질환을 오진한 의사들이 서로 쉬쉬하며 진실을 숨기자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경악을 느끼면서도 “나 또한 진실에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는 의사의 한 사람”이라며 괴로워한다. 환자를 다리, 머리, 복부 등 환부로만 파악하는 의사들 틈바구니에서 일개 인턴인 닥터X는 의사 세계를 지배하는 비밀스러운 장막의 속살을 기록하고 또 기록했다.80년대 초 번역돼 94년 절판될 때까지 ‘인턴X’는 수많은 의로운 의학도들을 외과의사로 이끌었다. 하지만 재출간된 지금까지도 닥터X의 실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레이 스트랜드는 ‘약이 사람을 죽인다’(이명신 옮김, 웅진리빙하우스 펴냄)라고 잘라 말한다.30여년간 가정의학과 의사로 활동해온 저자는 신약이 개발돼 환자의 입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둘러싼 ‘장막의 뒤편’을 공개한다. 초대형 제약회사와 미국식품의약국(FDA)간의 검은 파트너십이 장막 뒤편의 실체다. 미국 제약회사들은 신약개발에 쏟아 부은 엄청난 돈을 뽑기 위해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FDA 신약 승인 기간을 최대한 줄여 특허기간을 조금이라도 연장 받고자 압력을 행사한다.FDA는 제약회사로부터 승인 절차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고 승인기간을 줄여준다. 결국 임상실험 기간이 단축되고, 치료제가 예방제로 둔갑되기도 한다. 이런 약이 일으킬 화(禍)는 고스란히 환자들 몫이다. 한국의 황우석 사태에서도 목격되듯 ‘신약개발=떼돈’이란 논리는 늘 이해관계자들의 조급증을 부추긴다. 그 조급증은 결국 “신약 부작용의 최종 임상실험 대상은 소비자인 당신이다.”라는 저자의 섬뜩한 경고로 이어진다. ‘하얀 거탑’이 가리고 있는 진실이 장막 밖으로 노출되기 위해선 누군가의 두려움 없는 용기가 필요하다. 의사 혹은 그 어떤 전문가에게도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자질은 고도의 전문성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애다. 두 권의 책은 그 같은 체험적 진실을 뜨겁게 웅변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검증은 치밀하게, 허위 폭로엔 책임 물어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또다시 폭로 공방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후보측의 한 의원이 그제 이명박 후보의 차명재산이 8000억원에 이른다는 설을 제기했다.‘이명박 X-파일’까지 거론했다. 또 수백억원대 횡령사건 관계 회사가 이 후보와 관련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후보측은 즉각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했다. 지금으로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길이 없다. 다만 다시 혼탁스러운 경선 분위기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검증은 엄정하게 이뤄져야 하지만,‘아니면 말고’ 식의 흠집내기 폭로전은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앞으로 다른 정당의 오픈프라이머리가 됐건, 대선 본선전이 됐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얼마전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끼리의 경제토론을 계기로 정책경쟁, 비전경쟁의 모습을 보이길 기대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범적인 당내 경선이 결국 대선 분위기를 건전하게 잡아가는 데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검증을 빌미로 또다시 인신공격성 공방을 벌일 조짐을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흑색선전·음해성 폭로전이 재연된다면 한나라당에 자해행위가 될 뿐이다. 국민들은 관련 후보자 모두를 패배자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제 본격 경선국면을 맞고 있다. 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객관적인 후보검증 기능이 제때 작동해야 음해성 폭로전으로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각 캠프측에서 주장하고 제기하는 의혹이나 궁금증을 면밀하고 신속하게 검증하길 당부한다. 엄정하게 진실을 가리고, 허위 사실이 있다면 관련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후보 캠프끼리의 이전투구를 마냥 보고만 있다면 공당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 위증·사법방해 인정… 징역 2년6월형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유출사건인 ‘리크 게이트’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에게 2년6개월의 중형이 선고됐다. 미 연방지법 레기 월턴 판사는 5일(현지시간)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리비에게 위증 및 사법방해 혐의를 인정해 2년6개월형을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또 25만달러의 벌금형과 석방 후 2년간의 보호관찰 처분도 함께 내렸다. 월턴 판사는 “국가의 안녕과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고위공직자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일체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의무를 더 엄격하게 진다.”고 선고이유를 밝혔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검사는 그가 위증을 함으로써 이 사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논고했었다. 무죄를 주장해온 리비 전 실장은 자신의 공직경력을 참작, 선처를 호소했지만 월턴 판사는 유죄의 증거들이 확실하다고 못박았다. 항소심 기간 동안 선고를 유예해 달라는 변호인측의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거물급 인사들이 그를 지지하는 편지를 재판장에게 보냈으나 허사로 돌아갔다. 한편 G8(서방 선진7개국+러시아)정상회담차 유럽을 순방중인 부시 미 대통령은 그의 가족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시했다.그러나 그의 사면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대통령을 수행중인 다나 페리노 대변인은 “대통령은 개별 형사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던 전례대로 이번 사건에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딕 체니 부통령은 항소심에선 그의 무죄가 입증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판결이 뒤집어지거나 부시 대통령이 사면하지 않는 한 두 달 이내에 그의 수감은 확실시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수감되는 첫번째 백악관 출신 고위공직자 꼬리표를 달게 된다.리크게이트는 조지프 윌슨 전 대사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추진을 반대하자 고위 실력자들이 CIA 비밀요원인 대사의 부인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폭로한 사건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힐러리 ‘과거사’ 대선가도 악재될라

    미국 대선가도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또다시 ‘과거사’에 발목을 잡힐 위기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이하 현지시간) 힐러리 상원의원을 비판적으로 다룬 두 권의 책,‘여성지도자:힐러리 로댐의 삶’과 ‘그녀의 길:힐러리 클린턴의 희망과 야망’의 내용을 처음 공개했다. 이 책들은 다음달초 출간될 예정이다. ‘여성지도자…’는 워싱턴포스트 기자 시절 밥 우드워드와 함께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폭로했던 칼 번스타인이 8년간의 추적끝에 집필했다. 그는 힐러리의 측근 인물들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임하던 1989년 힐러리에게 이혼을 요구했으나 힐러리가 권력욕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뉴욕타임스 탐사전문기자 제프 거스와 돈 밴 네이터가 함께 쓴 ‘그녀의 길…’은 클린턴과 힐러리가 결혼하기 이전에 이미 민주당을 개혁해 백악관에 입성한다는 ‘20년 계획’을 세웠다고 공개했다. 클린턴 부부는 또 92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클린턴이 퇴임하면 힐러리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고 책은 밝혔다. 힐러리 참모들은 책이 가져올 파장을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다. 힐러리 선거운동본부의 하워드 울프슨 대변인은 “미 국민은 오래전에 이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듯 주말인 26일 아이오와주 선거운동에 나선 힐러리 상원의원에게 쏟아진 질문 가운데 책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현지 주민 밀리 화이트는 “책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누군가 돈을 벌려는 수작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그렇다 해도 과거가 자꾸 들먹여지는 건 힐러리에게 굴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차갑고, 계산적인 힐러리의 기존 이미지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바꾸려고 노력중인 선거 참모진으로서는 치명적이다. 이 책들이 힐러리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을 급격하게 바꾸지는 않더라도 유권자들의 옛 기억을 되살리는 역할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아이오와 캠페인에서 힐러리는 자신이 미국 중부의 중산층 가정 출신임을 강조하며 유권자와의 유대감 향상에 무게를 뒀다. 또 애국심이 약화되고, 정치적으로 양분된 나라를 누구보다 잘 이끌어나갈 미래지향적 인물로 비치도록 애를 쓰고 있다.“과거를 논할수록 불리하고, 미래를 논할수록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힐러리가 이번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블레어에 격노와 좌절

    엘리자베스 2세(위 사진) 영국 여왕이 10여년 간 집권한 토니 블레어(아래) 총리에게 격노와 좌절을 느껴왔다고 여왕의 친구가 폭로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27일 여왕의 절친한 친구의 말을 빌려 그녀가 블레어 총리의 국정 현안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노동당의 새로운 정책을 크게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왕실소식통은 여왕이 블레어 총리와 내각이 상원개혁을 포함해 영국 전통에 대해서도 불필요하게 간섭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전했다.그녀는 영국 군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외국 주둔을 확장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으며, 블레어 총리가 국익을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또 블레어 부부는 매년 스코틀랜드에서 여왕 부부를 알현했는데 서로 공통된 화제가 없어 어색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81세로 55년간 통치하며 10명의 총리와 일한 여왕은 영국과 영연방의 원수이자 군대의 수장이다. 여왕의 친구는 블레어 총리가 임기를 마칠 때 여왕만찬에서 전임자인 윈스턴 처칠이나 해럴드 윌슨의 선례를 따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총리와 여왕이 그의 임기가 끝나는 6월27일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어 그런 이벤트는 아직 예정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왕실 내부관계자는 이와 관련,“여왕과 총리 사이에 개인적인 원한은 없으며 그들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나 여왕은 북아일랜드 평화 정착에 관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화 ‘보복폭행’ 수사관 매수 시도?

    한화그룹 측이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수사 실무 책임자를 매수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 측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면서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남대문경찰서는 이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있다가 최근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조직폭력배 오모씨와 만난 사실이 들통나 지난 22일 대기발령된 강대원 경정이 한화 측으로부터 ‘검은 유혹’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한 사실을 24일 ‘보도예상 보고서’를 통해 경찰청에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 경정은 “수사 당시 한화 법무팀장이 ‘평생을 보장해줄 테니 수사 결과를 협상하자.’는 제의를 해왔으나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강 경정은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화 법무팀 소속 변호사가 ‘평생을 먹여 살려 줄 테니 사건을 묻어달라.’고 회유를 시도했는데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강 경정이 주장한 지난달 30일 강 경정과 통화한 법무팀 변호사는 없으며, 변호사가 그런 말을 수사관에게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강 경정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등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들의 확인 전화를 내내 받지 않던 강 경정은 이날 오후 2시쯤 남대문서에 나타나 “어차피 나갈 사람이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억울하다.”며 고성을 지르는 등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매수 의혹이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혹을 받은 차원에서…. 프라이버시라…. 안 하려 했는데….” 등 횡설수설하다가 오후 3시쯤 경찰서를 떠났다.●강 경정,“경찰 고위층 압력 실태 폭로하겠다” 강 경정은 또 오씨와의 만남에 대해 “오씨와 만날 때는 오씨가 사건에 개입되어 있는 줄 몰랐다. 수사 단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씨를 만나 정보를 입수했으며 신뢰를 주기 위해 식사를 함께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사건의 첩보를 처음 입수했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오모 경위가 사건이 이첩된 뒤에도 홀로 수사하며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경정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경찰 고위층 ‘압력’의 실체를 7월 발간될 회고록에서 밝히겠다.”는 주장도 했다. 특히 지난 23일 밤에는 사이버경찰청 게시판에 “오씨와의 만남을 보도한 한 방송사가 본인을 일방적으로 매도하여 30년 공직생활 중 수사만 하던 본인을 일순간에 무참히 짓밟고 명예를 훼손했다. 정면 대응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통해 “지난해 1월 용산초교 엽기살인 사건을 해결한 뒤 이 방송사 기자와 갈등을 겪어 승진도 못하고 좌천됐다.”고 주장했다.●“경찰 수뇌부까지 감찰 대상”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번 사건의 첩보를 처음 입수했으나 3월말 서울경찰청 고위층의 갑작스러운 지시로 남대문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강 경정으로부터 이런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감찰이 진행중인 사항에 대해 말하기 어렵지만 언론이 의혹을 제기했으면 경찰청장이든 서울청장이든 예외없이 대상으로 삼아 수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경찰청과 별도로 강 경정이 오씨와 만나 뇌물 제공, 회유, 청탁 등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파악한 뒤 조만간 강 경정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기록’이 뭐기에…

    집계 오류 논란을 일으켜온 브라질의 축구영웅 호마리우(41·바스코 다 가마)가 개인통산 1000호골을 드디어 집어넣었다.1985년 이 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22년 만의 일. 호마리우는 21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쳐진 브라질 챔피언십 스포르트 헤시페에 2-0으로 앞선 후반 3분 페널티킥을 넣어 팀의 3-1 승리를 이끄는 한편,1969년 펠레(1281골)에 이어 두 번째로 1000호골 고지를 밟았다. 구단으로부터 ‘1000’이 새겨진 유니폼을 전달받고 파라과이를 방문 중이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으로부터 격려 전화를 받은 호마리우는 그러나 “내 기록엔 유소년팀 시절과 친선경기 및 시범경기에서 넣은 골도 포함됐다.”고 털어놨다. 현지 언론은 71골은 프로 데뷔 전에 넣은 것이고 16세 이하 유소년팀에서 올린 15골도 들어 있다며 101골을 빼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지하철 타고도 완주한 척 이런 속임수는 호마리우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때맞춰 미국의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세계를 뒤흔든 ‘스포츠 속임수’를 21일 인터넷판에 실었다. 가장 기절초풍할 일은 1980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31분56초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로지 루이스. 이마엔 땀방울 하나 맺혀 있지 않았으며 레이스 도중 그녀를 본 사람도 없었다. 뛰는 장면이 담긴 중계화면도 찾을 수 없었다.6개월 전 뉴욕마라톤에서 이 대회 참가 자격을 따낼 때에도 마찬가지. 자원봉사자가 실수로 그녀를 완주자로 분류하자 재미를 붙인 그녀는 레이스 대부분의 시간을 지하철 안에서 보내면서 결승선을 반 마일 앞두고 열심히 뛰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나중에야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재클린 재로(캐나다)를 우승자로 공식 등재했다. 축구나 마라톤보다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야구판에도 속임수는 종종 있었다.‘명예의 전당’에도 들어간 LA 다저스의 투수 돈 수튼은 동료가 공을 미끌거리게 만드는 수단으로 바셀린을 권하자 사포(砂布)를 써보라고 권했다. 대단한 우의라고나 할까? 또 세계 리틀야구선수권에서 도미니카 출신의 좌완 투수 대니 알몬테는 출생 연도를 1987년에서 1989년으로 바꿔 버렸다. 시카고 컵스의 거포 새미 소사는 2003년 탬파베이전 도중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그만 방망이 속 코르크가 잔디 위로 쏟아져 나왔다. 소사는 시범경기용 방망이를 잘못 들고 나왔다고 둘러댔지만 중징계를 받아야 했다. 사이클 황제 플로이드 랜디스도 호르몬 강화제인 테스토스테론을 과다 사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1986년 잉글랜드와의 월드컵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일으킨 ‘신의 손’ 사건도 빠질 수 없다.‘신의 손이 넣은 것’이라고 이죽거린 게 14년 뒤의 일이니 그 뻔뻔함은 하늘을 가릴 만하다. 1997년 6월28일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타이틀 매치에서 귀를 물어뜯어 ‘핵이빨’이란 별명을 얻은 마이크 타이슨도 빼놓을 수 없다. 타이슨은 홀리필드의 버팅에 참다참다 저지른 일이라고 둘러댔지만 실격패가 선언됐다. ●라이벌 린치 계획 짜고도 모른 체 캐나다의 스프린터 벤 존슨이 1988년 서울올림픽때 칼 루이스를 제치고 우승할 당시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복용한 일도 꼽힌다.2002년 솔트레이크 겨울올림픽에서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페어팀이 훨씬 나은 연기를 뽐냈는데도 러시아팀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일도 꼽혔다. 프랑스인 여자 심판은 나중에 프랑스 아이스댄싱팀에 금메달을 안기기 위해 러시아에 금메달을 내주도록 프랑스연맹으로부터 압력을 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미국의 피겨 스타 토냐 하딩은 전 남편 등이 라이벌 낸시 케리건의 무릎에 납파이프 공격을 가하도록 음모를 짜고도 나중에 피습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척했다. 임병선기자 arakis.blog.seoul.co.kr
  • 강재섭 “후보검증 통째로 黨에 맡겨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17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후보검증위원회와 경선관리위원회의 구성과 경선에서 여론조사 방법 등 당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경선룰과 관련해 당 내분을 겪으면서 느꼈던 섭섭함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선룰과 관련해 중재안을 제시하며 대표직뿐 아니라 의원직까지 걸었다. 일각에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있다. -대표 취임 전부터 (후보들이 경선 룰로)엄청나게 싸웠다. 이 문제는 벼랑으로 몰고 가야 타결된다.5선 의원직까지 걸어야 해결된다. 그래서 나는 진짜 벼랑끝 전술로 올인하지 않으면 안됐다. 간디가 단식을 택했듯이, 세가 없는 사람이 의사표현하려니…. 내가 걸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의원직밖에 더 있나. 정말로 지난 16일 아침에 국회의장에게 사표서를 제출하려고 했다. 어찌됐든 두 사람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 새 출발할 수 있어 고맙다. ▶당초 강 대표는 친 박근혜계로 알려져 있었고 경선 룰 파동을 거치면서 친 이명박계로 인식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명박-강재섭’ 밀약설도 돈다. -나는 밀약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이면에서 만나 꼼수를 쓰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어떤 때는 이 전 시장이 섭섭해하고, 또 어떤 때는 박 전 대표가 섭섭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총량으로 보면 내가 공정하게 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밀약설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 ▶중립적으로 당내 경선을 관리하려면 지도부가 정상화돼야 하지 않나. -최고위원 2명은 전국위원회에서 뽑으려고 했는데 한 사람도 등록하지 않았다. 당이 좀 어려울 때는 당을 위해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최고위원 등록도 안 하고 이제와서 당이 안정되니까 최고위원 경선하자고 한다. 당직 인사를 하려고 해도 아무도 안 하려고 한다. 당을 무슨 침몰하는 배로 보는 건지. 이런 부분은 한나라당이 반성해야 한다. ▶후보검증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우선 검증은 통째로 당에 맡겨라. 당직자 일부 이외에 전부 외부사람으로 채워 10명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구성할 것이다. 오는 25일쯤까지 구성하고 후보등록은 아무리 늦어도 6월초까지 마칠 생각이다. 그리고 당 선거관리위원회 안에 네거티브방지위를 구성하겠다. 적어도 검증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육하원칙에 따라 자기 실명을 분명히 밝히고, 그것도 비밀로 제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홍보(언론)플레이를 먼저 하면 안 된다. ▶검증공세가 악의적인 것으로 드러나면. -해당행위다.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당원권정지, 출당, 제명도 검토하겠다. ▶악의적 허위 폭로임이 드러나면 정계퇴출이나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주지 않는 것도 고려하나. -물론이다. ▶윤리위가 우리 정치권 풍토상 솜방망이 처벌로 그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 인명진 윤리위원장을 만나 전권을 준다고 했고 분위기도 딱 잡아놨다. 인터뷰 말미에 지난해까지도 대권도전을 염두에 뒀던 강 대표에게 올 대선 출마의사를 접을 때 가족들의 반응을 묻자 “이번에 대표직·의원직 던졌는데도 집사람이 별로 신경 안 쓰더라.”,“(가족들이 정치판에서)이전투구하는 것 싫어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대담 구본영 정치부장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노대통령=직설형, 김근태=고백형, 정동형=누설형

    “알려지지 않은 얘기하겠다. 지금까지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명분과 가치가 없는 일이라 망설이다 말씀드린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8일 기자간담회 도중 이런 말을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과의 ‘비화’를 폭로했다. 지난해 중반 자신의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 주장에 대해 노 대통령이 전화로 비판해온 얘기다. 김 전 의장의 이런 모습은 2002년 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사건’을 연상시킨다. 당시 경선후보로 나섰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부심하던 김 전 의장은 본격적인 경선 돌입을 앞두고 자신이 권노갑 고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폭로, 파문을 자초한다. 김 전 의장은 양심고백 차원임을 애써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솔직함과 청렴함을 역설적으로 부각시키려 했지만, 정국은 발칵 뒤집혔다. 이런 일련의 사례로, 이제 김 전 의장은 정치적 고비에 처하면 ‘은밀한 부분’까지 폭로를 불사하는 정치인 유형으로 남을 것 같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평소엔 운동권 스타일로 사고하다 결정적인 순간엔 정치적으로 판단하는데, 김 전 의장은 반대로 결정적인 순간에 운동권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반면 정적(政敵)에 맞서는 정동영 전 의장의 스타일은 김 전 의장에 비해 ‘지능적’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노 대통령을 만나 설전을 벌인 사실을 며칠 뒤 일부 언론에 흘리는 방법으로 ‘정치적 목적’을 추구했다. 방송기자 출신인 정 전 의장은 그전에도 언론을 잘 ‘활용’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 김원기 의원과 당권 다툼을 벌일 때 정 전 의장은 일부 언론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흘리는 식으로 결국 김 의원을 ‘넉다운’시켰다. 앞서 정 전 의장은 2000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 면전에서 당시 2인자였던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퇴진’을 주장했고, 이것이 나중에 언론에 알려지면서 ‘정치적 체급’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노 대통령과의 담판 사실을 적극 활용하는 것과 흡사한 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정인을 공개석상에서 ‘찍어’ 비판하는 정공법을 구사하는 편이다. 지난해 말 자신이 총리로 기용했던 고건씨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고, 이번에도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직접 겨냥해 공격했다. 세 사람의 스타일 차이가 어떻든, 어제의 동지에 안면몰수하고 등을 돌리는 비정함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DC마담’ 성매매에 女교수도 고용

    미국 워싱턴DC 정가를 발칵 뒤집은 ‘섹스 스캔들’의 주역 데버러 진 팰프리의 고객 명부가 곧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DC 마담’으로 불리는 팰프리를 통해 ‘성적 서비스’를 제공한 여성 132명 대부분이 고학력이며 전문직 여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위크 등 미 언론들은 3일(이하 현지시간) 팰프리의 변호사 몽고메리 블레어 시블리를 인용,“팰프리가 고용한 여성들은 23∼55세로 최소 2년 이상 대학 교육을 받았거나 졸업자이며 한 사람은 하워드대학 교수”라고 전했다. 여성 상당수는 로펌 여직원 등 사무직 종사자였다.abc방송은 유명 로펌인 에이킨 검프의 한 여직원은 팰프리의 에스코트 회사인 ‘파멜라 마틴 앤드 어소시에이츠’에서 일한 사실이 드러나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40대 여성이 가장 많았고, 대부분 일주일에 3일 정도를 1시간30분씩 호텔 등에서 성매매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팰프리는 인터넷과 무료 주간지 등에 여성을 모집하는 광고를 했으며 심지어 메릴랜드 대학 신문에도 ‘시간에 200달러, 고수익 보장, 여대생, 사무직 여성 환영’ 등을 광고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팰프리가 방송사에 넘긴 1만 5000명 분량의 고객 전화번호에는 백악관, 국방부 관리, 변호사, 학자, 군인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정치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현재 이번 스캔들로 사임한 인사는 국무부의 랜들 토비아스 해외원조국장뿐이다.abc방송은 4일 ‘20/20’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명단을 폭로할 예정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DC마담’ 입에 떨고있는 美정가

    미국의 워싱턴 상류사회가 ‘DC 마담’의 성매매 고객 명단 공개 위협으로 뒤숭숭하다.‘DC 마담’으로 불리는 전직 매춘업자 데버러 진 팰프리(50)가 지난달 30일 법정에 출두한 뒤 자신에 대한 불법혐의가 기각되지 않으면 1만명이 넘는 고객 리스트를 폭로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팰프리 리스트’에는 정·관계 고위인사, 싱크탱크의 대표, 유명기업 최고경영자(CEO), 로비스트, 군인이 포함돼 있다. 고객수는 1만∼1만 5000명. 이 가운데 수천명의 명단이 abc 방송에 제공됐다. 서비스를 제공한 130여명의 22∼55세 여성에는 교수, 과학자, 군 장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포함됐다. 전화와 이메일로 매춘은 알선됐다. 한 차례 방문 서비스는 90분 기준으로 275달러(약 27만원)로 알려졌다. 워싱턴 시내에서 1993년부터 13년간 고급매춘업소 ‘팔메라 마틴 앤드 어소시에이츠’를 운영해온 팰프리는 매춘업 운영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사는 2004년 국세청 등이 거액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추적하면서 시작됐다. 팰프리는 집과 자동차 등을 모두 압수당해 “변호인을 고용할 비용도 없다.”면서 변호사 비용 마련을 위해 고객 명단 폭로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abc 방송이 오는 4일 ‘20/20’ 프로그램에서 팰프리와의 단독 인터뷰를 내보내고, 고객들의 전화번호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방송하겠다고 예고해 연루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제 명단 공개 소문이 돌기가 무섭게 지난달 27일 미 국무부 부장관급인 랜달 토비아스 국제개발처장이 사임했다.abc가 입수한, 지난 4년간 마담 리스트에 올라 있던 그는 “고객이 맞느냐.”는 방송사의 확인전화를 받은 직후 물러났다.“아가씨들을 아파트로 불러 마사지를 받긴 했지만 성관계는 맺지 않았다. 피자주문과 같았다.”고 해명했다. 미국은 성적 마사지나 누드댄싱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팰프리는 이라크전쟁의 ‘충격과 공포’ 이론을 개발한 전 해군사령관 핼런 울먼이 단골이라고 주장했고, 뉴욕타임스는 정치 컨설턴트 딕 모리스의 이름이 법정에서 공개됐다고 전했지만 모리스는 이 내용을 부인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팰프리는 1991년 캘리포니아에서 매춘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돼 18개월간 복역한 적이 있다. 팰프리는 이 매춘 조직을 통해 200만달러의 불법수입을 올렸다며 100만달러 상당의 집 두 채와 현금 75만달러 등을 압수당한 상태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說왕說래’ 의협 비자금 73억 통장 있나 없나

    ‘說왕說래’ 의협 비자금 73억 통장 있나 없나

    대한의사협회의 ‘73억원 비자금설’실체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비자금설을 유포한 윤철수(전 의협 법제이사) 의료개혁국민연대 대표는 27일 “핵심은 의협과 K은행이 짜고 가짜통장을 만들어 회비를 횡령한 데 있다.”면서 “의협측이 2004년 4월16일 K은행 이촌동지점에서 6억원을 뺀 뒤 잔고를 ‘0’으로 만들어 계좌번호, 발급회차가 같은 다른 통장으로 입금시키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장 원본을 제시하지 못한 데다 73억원 횡령액 중 6억원만이 가짜통장을 통해 이뤄졌다고 주장해 가짜통장의 내역을 둘러싼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가짜통장과 회계장부의 실체가 열쇠 윤 대표는 “의협이 주거래 은행인 K은행 PB센터에 100억원대 자금을 예치하고 가짜 영수증을 발급받아 분식회계를 했다. 지난해 9월 H회계법인이 실시한 회계장부에서 73억 3000여만원이 증빙서류 부족이란 이유로 ‘의혹사항’으로 분류됐다.”고 주장해왔다.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부족한 가운데 의협 비리가 폭로된 것도 이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장동익 전 의협회장은 국회 청문회 직전 “전임 집행부의 13억원 횡령을 밝히려다 반대세력이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주장한 반면, 의협 내에서는 장 전 회장과 윤 대표간의 공모설, 윤 대표의 독단적 폭로설 등이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표는 “지난해 3개월간 의협 법제이사를 맡았을 뿐 장 회장과 친분이 없다.”면서 공모설을 부인했다. 지난해 3월 의협 회장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윤 대표는 지난해 9월 의협이 H회계법인의 외부감사를 받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질적인 의협 내부 비리 문제가 제기되지 않자 자체적으로 입수한 회계감사 서류와 가짜통장을 온라인 게시판에 공개하는 등 튀는 행동을 해왔다. ●전임 집행부,13억원 횡령 밝히려다 녹취록 공개? 그러나 전·현직 집행부와 대다수 회원조차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윤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재정 전 회장측 인사도 “가짜통장은 이미 서부지검에 고발돼 무혐의처분받은 내용이다. 직원횡령과 관계된 내부 사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04년 4월 초 의협 경리직원인 유모·장모씨가 13억원을 횡령한 뒤 K은행과 계약을 해지하려는 과정에서 가짜통장 의혹도 불거졌다.K은행측은 이와 관련,“자체감사를 벌여‘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와 의협측에 서면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열린 대의원총회 회계감사서에도 13억원 횡령자에 대한 퇴직금 압류현황이 기재돼 있다. 이를 놓고 장 회장이 독단적으로 “13억원을 전임 집행부가 횡령했다.”며 물타기를 했다는 주장이다. 회계장부의 조작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H회계법인 감사 결과에선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윤 대표가 제시한 회계장부에서만 73억원대의 누락액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73억원대 누락액은 그동안 의협의 방만한 경영과 부실한 회계시스템이 가져온 결과이지, 비자금과는 상관성이 없다는 얘기도 나돈다. 검찰 관계자는 “의협이 70억원이 넘는 자금을 관리 중이지만 은행이 매달 잔고 증명서를 발급해왔기에 은행과 공모하고 회계법인이 철저히 은폐하기 전에는 비자금 조성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의 수사진행을 좀더 지켜봐야 비자금 조성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상도 이재연 기자 sdoh@seoul.co.kr
  • [의사협회 압수수색] 뿌리깊은 ‘醫·政 커넥션’ 캐낼까

    “검찰이 수사하고 싶은 부분을 피의자가 조사실 바깥에서 폭로했으니 수사를 안 할 수 없죠.” 25일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 자택과 서울 용산구 이촌1동 의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서울중앙지검 박철준 1차장이 한 말이다. 장씨가 뿌린 돈의 용처에 대한 수사가 활로를 찾았다는 뜻으로 의협과 정치권간의 커넥션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특히 의협의 돈이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에게 흘러갔는지, 돈이 건네졌다면 입법 로비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수사의 관건이다. 의협이 의약분업이나 의료법 개정 때마다 국회를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임 집행부로 수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협회 산하단체 ‘한국의정회’ 사업추진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한 장씨에 대한 수사를 지난 2월 재기했다. 검찰은 장씨가 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썼는지, 의협을 위해 썼는지 용처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장씨가 “한나라당 A의원에게 현찰 1000만원을, 다른 한나라당 의원 2명과 열린우리당 의원 1명에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을 줬다.”는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지만, 녹취록 공개와는 별개로 수사를 해온 검찰은 일단 공개된 장씨의 발언을 바탕으로 증거조사를 더 하면 관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특검설도 검찰이 수사의지를 다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금품로비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서라도 장씨 녹취록에 등장하는 의원들에 대한 줄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부시가 전쟁영웅 날조”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 ‘홍보’를 위해 만들어낸 ‘영웅 신화’의 진실이 마침내 벗겨졌다. 국방부가 처음부터 사건의 조작·은폐를 기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부시 행정부의 국민 기만 홍보전략과 도덕성 부재에 대한 비판이 가열될 전망이다. 영웅 신화의 껍질을 벗은 주인공은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에서 탄약이 떨어질 때까지 용맹하게 싸우다 포로로 잡힌 뒤 미군에 의해 구출됐다고 알려진 제시카 린치(여). 그리고 2004년 4월 미국 프로풋볼(NFL) 인기 선수 출신으로 거액의 연봉을 마다 하고 자원 입대, 불리한 전세 속에 최선봉에서 싸우다 사망했다는 팻 틸먼이다.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 증언에서 이미 전역한 린치와 팻 틸먼의 동생 케빈은 “사건의 진실은 덮였고, 과대포장됐다.”며 부시 행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케빈은 지난 2002년 형과 함께 자원 입대했고, 사건 당시 대열의 맨 뒤쪽을 따라오고 있었다. 그는 형이 아군의 오발로 사망했음에도 가족들은 5주나 지나서 진실을 알게 됐다면서 미 국방부를 ‘고의적이고 계산된 거짓말을 한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시 틸먼이 숨지는 순간까지 현장에 있었던 브라이언 오닐 상병은 “대대장 제프 베일리 중령이 진상을 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 특히 “동생인 케빈이 알지 못하도록 하라. 발설할 경우 곤란한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위협까지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날 케빈은 형이 사망한 뒤 미군으로부터 받은 은성무공훈장의 글귀, 즉 용맹하게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는 내용을 낭독했다. 민주당의 엘지야 커밍스 의원은 “부시 대통령은 틸먼 사망후 며칠 뒤 있은 기자단 만찬 연설에서 틸먼의 용맹을 칭송하면서도 사망 과정은 얼버무렸는데, 백악관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스탠리 매크리스털 소장은 사건이 발생한 엿새 뒤인 4월28일 틸먼이 아군의 오인사격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는 이메일을 백악관에 보냈다고 주장했으나, 백악관은 이를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제시카 린치 역시 이날 “왜 당국이 나의 동료, 진정한 영웅들이 전장에 있는데, 거짓 신화를 만들려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과대포장보다 영웅적인 것은 바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그녀는 사건 당시 동료 11명과 나시리야의 도로를 달리다 적들로부터 로켓포 공격을 받았으며 곧바로 3명이 숨지고, 이어 전투과정에서 추가로 8명이 사망했다고 회상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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