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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강 사업, 가뭄에 취약… 홍수피해 우려”

    최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4대강 사업이 가뭄 극복은 물론 홍수 예방에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계와 환경 전문가들은 “지금의 극심한 가뭄 해소에 4대강이 별 도움을 주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올해 예상되는 여름 폭우로 4대강 주변 홍수 피해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2009년 11월에 착공한 4대강 사업에는 지금까지 1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26일 오후 2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는 ‘4대강 사업 진단과 안전문제’를 주제로 2012 대한하천학회 하계 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에는 대한하천학회 소속 교수들을 비롯해 천주교연대,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등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기조연설에 나선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영산강의 승촌댐 지역만 보더라도 댐 건설 후에 댐의 수위가 마을의 도로보다 높아 만약 홍수가 나면 인근 지역의 모든 집이 지붕까지 잠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 “반면 댐에 물을 채우면 일부 하천 구간의 물이 말라 버린다.”고 말했다.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4대강 사업은 홍수 때 물을 저장한 뒤 가뭄 때 이를 이용하는 이수(利水)가 불가능한 구조라서 가뭄 피해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4대강 댐은 가뭄 때도 하천 수위 조절을 위해 인공저수지에서 물을 계속 방류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뭄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문제도 제기됐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8월 경남 창녕 함안보 하류와 상류에서 ‘세굴현상’(흐르는 물에 의해 강바닥이 파이는 현상)이 발생해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했지만 문제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세굴현상은 강바닥 보호공에 영향을 끼쳐 보 구조물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지만 수자원공사가 이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수문이 고장나 보수한 보도 합천보, 달성보, 세종보 등 확인된 곳만 4곳”이라면서 “지난 5월 11일 함안보에서도 차수벽(수문 보수공사 때 물을 차단하는 구조물)을 설치해 수문 보수공사를 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김찬경 돈받은 2명 영장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26일 충남 아산의 ‘아름다운CC’ 골프장 인허가와 관련,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여원씩을 받은 아산시 김모(56) 과장과 A설계사무소장 이모씨를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은 김 회장에게 179억원의 차명대출을 받게 한 뒤 “불법대출 폭로하겠다.” 협박, 김 회장으로부터 3억 8000만원을 뜯어낸 이모(43)씨를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이용섭 민주 정책위의장 “면책특권 악용한 무책임한 폭로 막겠다”

    이용섭 민주 정책위의장 “면책특권 악용한 무책임한 폭로 막겠다”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의원 특권 폐지 방안’을 발표하면서 “새누리당이 내놓은 무노동 무임금 제도는 전시 정치, 포퓰리즘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정책위의장은 “국회 개원 여부가 무노동의 기준이라면 앞으로 새누리당은 국회가 열리지 않는 달, 날의 세비는 계속 받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향후 국회법 개정을 통해 ‘면책 특권’이라는 이름하에 선거 전 무책임한 폭로전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면책 특권 중 ‘직무행위로 볼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애매한데. -현재 국회법은 국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직무 행위로 볼 수 없는 각종 수준의 발언이 난무하는 게 사실이다. 향후 국회법에서 세분화해 규정할 예정이다. →영리 목적의 겸직 금지 경우 법 개정 이전에 당 자체 내에서 적용 가능하지 않나. -일시적으로 몇몇에게 겸직을 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 반드시 관련 법을 통과시키겠다. →새누리당과 다른 점은. -새누리당은 오래전부터 국회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당론으로 제시한 게 없다. 정치권에서 중요한 게 실천이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무노동 무임금은 전시 정치, 포퓰리즘 정치다. 국회 개원 여부가 무노동의 기준이라면,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세비를 받지 않아야 한다. (세비를) 받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의 진정성을 믿을 것이다. →국민소환제는 통합진보당의 특정 인사를 겨냥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특정인을 겨냥한 제도는 항상 실패한다. 이번 대책을 마련하면서 지속가능한 법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국민소환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잘못 운영되면 역기능이 많다. 국회법에 의한 제명 가능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작동이 안 될 때, 대외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선에서 (국민소환제) 도입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국회의원의 외부 강의 참여에 대한 ‘보수의 적정성’은 어떻게 정하나. -국회의원은 강연, 출판 등 기타 유사 활동에 대해 통상적·관례적 이상 사례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통상적·관례적 이렇게 해 놓으니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게 된다. 윤리 규칙 등에 구체적 금액 규정을 넣을 생각이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성남 중국집서 통진당 61명이 무더기로…

    성남 중국집서 통진당 61명이 무더기로…

    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유령당원’ 논란에 휩싸였다. 통진당은 25~29일 당 대표를 선출한다.  송재영 통진당 경기도당 위원장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지난 23일 ‘성남의 동일 주소 집단 주거 선거인단 문제 관련 성명서’를 내고 “성남에서 동일 자택 주소지에 수십명의 당권자가 거주하고 있다.”면서 “어디는 중국 요리집으로 나오고 어디는 어린이작은도서관으로 검색되는 등 특정 주소지에 수십명의 선거인단이 유령처럼 모여 있다.”고 폭로했다. 옛 당권파 측이 당 대표 선거에서도 같은 부정을 되풀이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송 후보의 선대본부에 따르면 선거인 명부엔 올라 있으면서 주소지와 연락처가 불분명한 정체 불명의 ‘수상한 당원’ 160여명이 확인됐다. 이 중 61명은 같은 주소지에 적을 두고 있었다. 비당권파 측이 전화로 확인한 결과 이 주소지는 ‘중화요리집’으로 안내됐다.  공개된 유령당원 주거지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XXX번지’ 31명, ‘성남시 중원구 금광1동 XXX번지’ 31명, ‘중원구 상대원 2동 XXX번지’ 17명, ‘중원구 중동 XXXX번지’ 61명, ‘중원구 중동 XXX번지 2층’ 8명, ‘중원구 중동 XXX번지 3층’ 8명, ‘중원구 하대원동 XXX번지’ 5명 등이었다.  송 후보 선대본부는 “실제 거주지는 타 시도당인 당권자들이 경기도에서 투표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지난 부정선거 사태로 선거인단의 투명성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동일 자택 주소지에 집단 당권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성남뿐 아니라 남양주·구리·고양·하남 등에서도 동일 주소지 집단 거주 선거인단이 드러나고 있어 문제 해결없이 투표를 한다면 경기도당 선거는 지난번 선거와 같이 심각한 부실·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호스님 ‘김현희 가짜설’ 관련 심재환변호사·국정원 직원 고발

    스님 도박 사건을 폭로했던 성호 스님은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추방시도 및 ‘김현희 가짜설’ 조작 의혹과 관련, 국가정보원 직원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22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따르면 성호 스님은 “국정원 직원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 김씨를 해외로 가도록 강요했고, 살해 위협과 협박 등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불법 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 변호사는 라디오 방송 등에서 ‘KAL기 폭파범 김현희는 가짜’라고 주장, 국가적 혼란을 부추기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등 반국가적 행위를 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강제소환 몰린 어산지 에콰도르에 망명 신청

    강제소환 몰린 어산지 에콰도르에 망명 신청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0)가 남미의 에콰도르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현재 영국에 있는 그는 성폭행 혐의 탓에 스웨덴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해 있다.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어산지가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면서 “에콰도르 정부는 망명 신청을 수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어산지는 이날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찾아가 현재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는 짧은 성명을 통해 “(망명)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과 에콰도르 정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자신이 성폭행 혐의 때문에 런던에서 스웨덴으로 송환되거나 처벌을 피하려 모국으로 돌아간다면 각국 정부에 의해 결국 다시 미국으로 보내질 것을 우려하는 듯하다. 어산지의 위키리크스는 2010년 11월부터 25만건이 넘는 미국 외교전문을 폭로해 국제 외교가에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과학의 탈’ 쓴 광고에 빠지다

    ‘과학의 탈’ 쓴 광고에 빠지다

    189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에드워드 버네이스’라는 이름의 아이가 태어났다. 아버지 일라이는 부유한 곡물상이었고 어머니 안나는 ‘꿈의 해석’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여동생이었다. 이듬해 버네이스는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고 코넬대에서 농학을 전공했다. 버네이스가 처음으로 가진 직업은 곡물 유통업이었지만 곧 친구의 의학 잡지사로 자리를 옮겨 기자로 일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연방공보위원회에서 독일에 맞선 전쟁의 당위성을 세계에 알리는 선전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전후 본격적으로 홍보업(PR)에 뛰어든 버네이스는 광고판과 신문광고만이 전부이던 홍보시장에 외삼촌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접목했다. 그로 인해 PR은 과학이자 산업이 됐고 버네이스는 ‘PR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의 저서 ‘프로파간다’는 오늘날까지 신문방송학과 광고홍보학을 배우는 사람들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반세기 전 버네이스가 만들어낸 시대에 살고 있다. 그의 홍보 방식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이컨이다. 20세기 초만 해도 베이컨은 미국인들에게조차 낯선 음식이었다. 베이컨 회사와 농장주들은 베이컨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버네이스에게 홍보를 의뢰했다. 버네이스는 광고를 쏟아붓는 대신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바로 ‘권위와 과학’을 끌어들인 것이다. 곧이어 미국에서는 하루 중 아침식사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의사들과 베이컨의 단백질이 인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의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식품영양학과 의학으로 무장한 전문가들 앞에서 미국인의 식탁은 빠르게 변해가기 시작했고, 결국 베이컨은 미국의 아침 식탁을 대표하는 위치를 차지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아침 메뉴가 꼭 베이컨이었어야 할 필요는 없었고 베이컨의 지방은 오히려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단지 버네이스가 베이컨을 택했고 의사들이 베이컨이 좋다고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에 와서 버네이스가 만들어낸 과학적 홍보는 더욱 강력해졌고 비뚤어지고 있다. 이른바 ‘과학의 탈을 쓴 광고’와 ‘과학을 가장한 거짓 논리’가 등장한 것이다. 제약회사들은 버네이스의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이다. 최근 ‘브리티시 메디컬저널’은 전직 제약회사 직원의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제약회사들이 어떻게 과학을 이용하는지 폭로했다. 제약회사는 흔히 의사들을 뽑아 사전 제품 개발과 사후 마케팅으로 나눠 이들을 투입한다. 미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 연구와 개발, 임상을 담당하는 의사들이 있다면 승인이 난 후에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활용되는 의사들도 있다. 베이컨의 우수성을 얘기하던 의사들이 이제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제약회사 약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쪽으로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만들어진 논리’가 개입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이다.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제약회사들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후 테스트 과정에서 기대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에도 테스트 결과를 폐기하거나 공표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 어떤 것이든 통계적 의미가 발견될 때까지 통계적 방법을 바꿔서 정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절차다. 예를 들어 전체 환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더라도 20대 초반의 여성에게서 다른 계층보다 조금이라도 효과가 높게 나타난다면 ‘20대 초반 여성을 위한 약품’이 되는 식이다. 또 제약회사들은 부정적인 결과를 생략하고 위험한 부작용은 축소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브리티시 메디컬저널 측은 “사후 마케팅 연구들은 FDA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처럼 면밀한 검토와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조작과 오용이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이 같은 제약회사의 마케팅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과학’보다는 ‘조작’에 가깝다. 그렇다면 왜 제약회사들은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일까. 네이처의 분석에 따르면 하나의 약을 개발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투자하는 돈은 최소한 수백만 달러가 넘는다. 심지어 시장에 출시되는 약보다 중간에 폐기되는 약이 더 많다. 그러나 약에 대한 특허권은 10년 안팎에 불과하고 이 시간 동안 제약회사들은 투자금을 최대한 많이 회수해야 한다. 의사들을 동원한 홍보로도 충분치 않다고 여긴 회사들은 이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버네이스의 이론을 실험하고 있다. 대통령 자문까지 맡고 있던 버네이스는 1930년대 이후 여성의 흡연권 보장을 외치는 여성 인권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의 거리행진을 부추겼고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이 앞서가는 여성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는 지지부진한 담배 판매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여성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버네이스의 ‘담배회사 컨설팅’의 일환이었다. 오늘날의 제약회사들은 보다 확실하고 치밀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장기적인 처방을 받는 사람들을 설득해 ‘약’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캠페인 전환’으로 불리는 이 마케팅을 권하는 것 역시 의사들이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보다 과감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A1CHIEVE’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인슐린 연구에는 21개국에서 6만 7000명의 임상실험자들이 등록했고, 비용은 모두 노보노르딕에서 부담했다. 임상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가공된 인슐린 유사체에 깊은 신뢰를 갖게 됐고 약이 출시되면 평생 고객이 될 것이다. 새로운 환자를 찾아 기존의 약과 어떻게 다른지를 일일이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인 셈이다. 그러나 의학자들은 이를 ‘과학’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에드윈 게일 영국 브리스톨대 교수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저혈당이나 기존 약품보다 훨씬 더 많은 투약량 등 약리학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약이 효과가 있다는 의사와 제약사의 말만 믿게 된다.”면서 “이것은 과학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A1CHIEVE’ 실험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 훨씬 더 폭넓게 진행됐다. 네이처는 이를 ‘캠페인 전환’ 마케팅에 대한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보노르딕은 네이처에 “우리의 활동은 오피니언 리더들을 상대로 한 의학적 효과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일 뿐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뇨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을 제외한 사람들과 과학자, 의사들은 이들이 버네이스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건보 안되는 진료 늘어날듯… 병원비 폭증 우려

    건보 안되는 진료 늘어날듯… 병원비 폭증 우려

    2006년 12월 백혈병환우회는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이 백혈병 환자 1인당 평균 2500만원에 이르는 진료비를 부당 청구했다고 폭로했다. 병원 측이 같은 해 4월부터 6개월간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 진료 과정에서 이른바 ‘임의 비급여’ 명목으로 진료비를 환자 측에 부담시켰다는 주장이다. 진행성 상피성 난소암이나 소세포 폐암 등에 사용하는 치료제 네오플라틴주를 다른 요법에도 처방, 수천만원의 비용을 내도록 했다는 환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사실 확인에 나서 성모병원에 96억 9000여만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과 19억 3800여만원의 부당 이익 징수 처분을 내렸다. 병원 측은 반발, 소송을 냈다. 임의 비급여 관련 소송에서 번번이 병원 측에 패소 판결을 내렸던 전례와 달리 1·2심은 성모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복지부 등은 “국민건강보험제도 취지와 규정상 임의 비급여는 허용될 여지가 없다.”며 상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임의 비급여에 대한 제한적 허용을 전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05년 대법원의 판례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2005년 대법원은 구(舊)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가 적발된 의사 박모씨의 부당 이익금 환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한 적이 있다. 박씨 행위를 구 건강보험법상의 ‘부당한 방법’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고심의 재판장은 이강국 현 헌법재판소장이었다. ●보건당국 ‘사후 조사권’ 강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는 ‘예외적 또는 제한적 허용이 있을 수 있고, 그 입증 책임은 병원에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예외적 허용의 조건으로 ▲건강보험의 틀 안에 비용을 조정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사정을 볼 때 임의 비급여 진료가 불가피한 상황 ▲의학적 안전성과 유효성 및 필요성 ▲환자의 동의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건강보험법이 금지한 ‘기타 부당한 방법’, 즉 ‘거짓’으로 환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킨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입증 책임과 관련, 국가가 아닌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병원의 합리적·윤리적인 결정에 맡긴 것이다. 재판부는 성모병원의 임의 비급여 사건에 대해 “예외적으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는지를 더 심리하라.”고 요청했다. 성모병원은 앞으로 파기환송심에서 당시 진료행위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할 경우, 승소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승소한 사안에 대해서는 환자에게 부담시킨 진료비는 정당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의 비급여의 예외적 인정으로 병원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능환 대법관 등 3명의 대법관은 이와 관련, “입증 책임은 요양기관뿐만 아니라 처분청도 부담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전수안 대법관은 “병원 측과 환자 등은 건강보험의 틀 밖에서 비급여 진료행위와 관련해 사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임의 비급여를 전면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냈다. 대법관 전원이 급여·비급여만으로 2원화된 현행 건보체계를 인정하지 않는 근본적인 인식을 드러낸 셈이기도 하다. ●‘의료행위 사후입증 논란’ 불가피 대법원으로서는 병원 측과 보건 당국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린 셈이지만 사전에 확실한 근거를 전제로 시행해야 할 의료행위를 사후평가에 맡긴 것인 만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학적 효과와 비용이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을 사후 검증을 전제로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병원 측의 예외적 진료행위를 검증할 수 있는 ‘사후 조사권’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그날을 기억하십니까… 날짜를 기준으로 엮은 역사가 된 365개 이야기

    그날을 기억하십니까… 날짜를 기준으로 엮은 역사가 된 365개 이야기

    빙긋 웃음이 돈다. 9월 24일자 항목은 ‘경제평론가 정운영(1944~2005) 별세’다. 엄혹했던 시절 드물디드문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로서 늘 여기저기 불려다녔으나 정작 대학에는 안착하지 못했던 학자. 껑충한 키에 긴 팔을 격정적으로 흔들면서 연단을 끊임없이 가로지르며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강의를 진행해 마치 성격파 연극배우처럼 보였던 이. 수많은 해석과 논쟁을 달고 있던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을 두고 “그게 바로 휴머니즘”이라면서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이. 한겨레신문에 글을 쓰다 중앙일보로 옮긴 다음, 심지어 절친이었던 소설가 조정래조차 “옮기고 난 뒤의 글은 굳이 보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여기저기서 ‘돈에 팔려간 변절자’란 소리를 들었던 이. 저자는 그의 강의에서 들었던 인상 깊은 한마디, 그래서 저자가 “블로그의 소개글로도 써먹고 있다.”고 하는 한마디를 인용해뒀다. “기대도 실망도 하지 마라. 세상은, 그러기엔 너무 크다.” ‘그들이 살았던 오늘’(김형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영화로 치자면 ‘건축학개론’쯤 될 성싶다. 영화의 인기에 잽싸게 올라탄 마케팅과 인터넷 유행을 따르자면 새록새록 추억이 돋는 397세대 뇌구조 개념도쯤 된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어린, 혹은 젊은 시절을 보낸 이라면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1970년생 방송PD. 신문에 가끔 보이는 ‘오늘의 역사’ 같은 코너처럼 해당 날짜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매일매일, 1년 동안 기록했던 것을 책으로 묶어냈다. 새로운 분석, 해석은 없다. 대신 김광석, 공덕귀, 박인수, 이현상, 김산 등 까마득했던 이름들을 친근하게 불러세웠다는 쪽에 가깝다. 맛깔스럽게. 어렴풋한 일들의 뒷얘기가 쏠쏠하다. 4월 28일은 ‘세계 챔피언 알리 병역 거부’다.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끝내 베트남전 징집을 거부한다. “베트콩은 우리를 검둥이라 욕하지 않는다.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백인 선수를 KO로 때려눕힌 뒤에도 절대 승리의 기쁨을 드러내지 않고, 백인 여성들과 함께 사진찍지 않고, 2차대전 때는 자진입대를 선언하면서 백인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했으나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흑인 헤비급 챔피언 조 루이스(1914~1981)의 전철을 거부한 것이다. 쇼맨십 넘쳤던 수다쟁이 복서로만 알았던 것이 미안해진다. 영화 ‘퍼펙트 게임’으로 다시 한번 각인된 5월 16일 ‘최동원·선동렬의 기록적인 투수전’도 재밌다. 영화에서는 최동원과 김용철이 앙숙관계로 설정됐는데, 정말 남자다웠던 김용철의 실제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다. 7월 1일은 ‘홍콩 반환’을 뽑았는데, 저자는 구룡성 얘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왜 그런고 했더니 영화 ‘배트맨’의 배경 고담시, 주성치의 ‘쿵푸 허슬’에 나오는 돼지촌, 일본 애니메이션의 고전 ‘공각기동대’의 배경이 됐던 곳이 바로 구룡성이다. 풍성한 뒷얘기 못지않게 역시 눈길을 끄는 것은 요즘 상황과 겹치는 것들이다. 7월 28일에는 ‘1차세계대전 발발’을 다루면서 이런 말도 붙여뒀다. “석달이라면 끝나리라던 전쟁은 4년을 끌었고 9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연평도 사태 당시 어떤 이는 ‘3일만 참으면 된다.’고 기염을 토했다.” 3일만 참아 보려니 북진통일론이 떠오른다. 10월 1일 ‘국군 38선 북진’이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켰으나 38선을 넘어가느냐 마느냐에 대해 아직 판단이 안 섰을 무렵, 이승만은 북진을 고집한다. 한강철교를 끊고 제일 먼저 도망갔던 이가 말이다. 그런데 작전권을 미군이 쥐고 있으니 방법이 없다. 아군이 점령하지 않으면 손실이 예상되는 고지 하나 고른 뒤 이 정도쯤은 점령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미군을 설득했다. 그게 국군 38선 돌파 북진의 진실이란다. “살수대첩일도 아니고 귀주대첩일도 아니고 청산리대첩일도 아니고 광복군 창건일도 아니고 국방경비대 창건일도 아니고, 약간 꼼수까지 써서 38선을 넘은 이 날이 왜 우리 국군 최대의 기념일인지 흔쾌하지 않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사법부·대기업·종교를 가리지 않은 전방위 사찰 문제가 시끄러웠으니 8월 31일 ‘한준수 군수 양심선언’과 9월 23일 ‘윤석양 탈영’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한준수 충남 연기군수의 관권부정선거 폭로는 1992년 총선 뒤 이지문 중위의 폭로에 이어 터진 두 번째 폭로였다. 지난해 ‘모비딕’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던 윤석양 이병 사건은 보안사, 그러니까 지금의 기무사가 비상 사태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주요 정치인들과 재야인사들을 어디서 어떻게 체포해서 구금할 것인가 계획해 둔 것을 폭로한 것이다. ‘종북 좀 해봐서 아는데’라고 운 떼는 분들이 워낙 많으니 1월 14일 ‘대학생 박종철 사망’도 읽을 만하다. “1교시는 국어였다.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갑자기 출석부를 힘껏 내리쳐서 엄청난 소리를 냈다. 기겁을 하고 쥐죽은 듯 조용했는데 선생님이 피식 웃으며 이런 얘길 했다. ‘탁 쳤는데 와 억하고 안 죽노?’” 그때 시내 풍경이 눈에 어른거려 푸석 웃다가도 먹먹한 심정이 되는 것은 그가 거론하는 두 인물 때문이다. 박종철이 그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겠다며 끝내 불지 않았던, 그래서 박종철이 죽은 뒤 박종철 아버지에게 자기가 대신 자식노릇하겠다던 박종운, 그리고 박종철 영정을 들고 행진할 때 유일하게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당당하게 드러냈던 오현규. 둘 다 한나라당, 그러니까 지금 새누리당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그들의 인생에 대해 알지 못하니 “평가하고 싶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면서도 “종철이 형 얼굴에 먹칠하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되묻는다. 식상한 감은 있지만, 이럴 때 제일 잘 어울리는 말이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희극 한판 끝나간다. 다음 판 두고 말들이 무성하다. 정운영, 아니 정운영을 빌린 저자의 말마따나 다음 판에서도 역시 기대와 실망 모두 금지다. 세상은 크니까. 다만 잘 기억해 둘 필요는 있을 것 같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1차 부실수사 재확인… ‘살아있는 권력’에 맥못춘 檢

    1차 부실수사 재확인… ‘살아있는 권력’에 맥못춘 檢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2010년 1차수사의 부실을 확인시켜 줬다. 당시 수사팀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는 이유다. 재수사를 통해 불법사찰에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개입하고, 이영호(48) 전 고용노사비서관 등 청와대 일부 인사가 증거인멸에 관여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불법사찰 대상도 1차수사 당시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한 건에서 울산시 공무원과 칠곡군수 감찰 등 3건으로 늘어났다. 물론 청와대 민정수석실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강제수사 없이 관련자들의 ‘주장’만 그대로 인정해 무혐의 처리하는 등 ‘살아있는 권력’에 유독 약한 검찰의 속성이 재수사에서도 또 한번 확인됐다. 1차 수사팀은 이인규(56) 전 지원관실 공직윤리지원관을 불법사찰 강요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하고, 김충곤(56) 점검1팀장과 원충연(50), 권중기(41), 김화기(44) 조사관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또 증거인멸과 관련해선 ‘하수인’ 격인 진경락(45) 전 기획총괄과장과 장진수(39) 전 주무관을 구속하는 데 그쳤다. 검찰은 수사착수 두 달 만에 서둘러 결론냈다. ‘몸통은 놔두고 꼬리만 잘랐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3월 장 전 주무관의 폭로 이후 착수한 재수사는 다른 결론을 이끌어 냈다. 재수사팀은 이 전 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총리실의 검찰 수사의뢰 이틀 뒤인 2010년 7월 7일 차명폰을 이용해 “지원관실 컴퓨터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당시 이틀 뒤에야 압수수색에 나섰다. “짧은 시간에 신속하고 철저하게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던 1차 수사팀의 주장과 달리 수사 정보가 사전에 유출돼,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이뤄진 것이다. 1차 수사팀의 부실수사 흔적은 이 밖에도 여럿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2010년 8월 6일 참고인 조사에서 검찰이 증거인멸에 대해 한마디도 물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전 행정관을 소환조사 대신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극비리에 조사했으며, 청와대의 컴퓨터 로그기록 조회도 하지 못했다. 재수사에서 불법사찰 개입 사실이 밝혀진 박 전 차관 역시 1차 수사 당시에는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재수사팀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비선라인의 정점에서 사찰 결과를 전화로 수시로 보고받았고, 개인적인 민원은 직접 지원관실을 동원해 불법사찰하곤 했다. 1차 수사팀은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강변했지만 불과 두달여 만에 공허한 변명이었음이 드러났다. 물론 이번 재수사 역시 부실수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증거인멸 배후와 비선라인의 정점으로 지목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련자들과 전직 대통령실장들에 대해 비공개 소환조사나 서면조사를 통해 당사자들의 해명만 들어주는 형식적인 수사로 마무리한 점은 가장 대표적인 ‘눈치보기 수사’로 지목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장진수 “檢 - 지원관실 기소거래 있었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실을 폭로해 검찰 재수사를 이끈 장진수(39)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14일 불법사찰 1차 수사팀이 국무총리실 공직지원관실과 사법처리 대상을 두고 모종의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이날 인터넷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 출연, “2010년 검찰 1차 수사팀이 검사 관련 비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사찰문건 파기를 담당한 지원관실 직원 두 명을 기소하지 않았다.”면서 “해당 검사는 1차 수사팀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검사의 비리를 덮는 조건으로 기소 대상을 축소·은폐했다는 것이다. 기소되지 않은 직원 두 명은 사찰 문건을 파쇄하고 민정수석실 보고용 폴더를 파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1차 수사 당시 장 전 주무관만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장 전 주무관은 “(지원관실에) 검찰 관련 비리 정보가 있었다.”면서 “직원 2명과 그쪽(검찰)이 말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려준 인사가 누구인지 실명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전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차 수사 때보다 진전된 것은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기소밖에 없다.”면서 “(윗선 개입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었는데 결과가 아쉬울 따름”이라고 재수사 결과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당시 검찰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40대女, 벤츠 여검사 폭로하더니 결국 스스로…

    40대女, 벤츠 여검사 폭로하더니 결국 스스로…

    부산지법 형사4단독 전지환 판사는 절도와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벤츠 여검사’ 진정인 이모(41·여)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기와 명의신탁죄 등에 대해 징역 2개월, 절도와 사기죄 등에 대해 징역 2개월, 또 다른 절도와 공무집행방해죄 등에 대해 징역 8월을 각각 선고했다. 전 판사는 검찰이 기소한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전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절도, 사문서위조죄 등의 집행유예기간 중에도 다시 절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자신을 대학교수나 유력정치인의 내연녀 등으로 속여 주위 사람들을 자신의 범행에 이용하는 등 죄질이 나빠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벤츠 여검사’ 사건의 진정인이자 여검사에게 벤츠를 제공한 최모(49) 변호사의 한때 내연녀였던 이씨는 지난해 9월 부산시내 백화점 2곳에서 옷 2벌을 훔치고 지난해 3월 최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개인 문서와 소송 관련 서류를 훔치는 등 절도, 사기, 횡령, 부동산 실명제 위반, 공무집행방해 등 7개 범죄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한편 부산지법 제6형사부는 지난 12일 감금치상·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게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했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中, 리왕양 사건 조사

    지난 6일 병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중국의 청각장애인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62)의 사인(死因)에 대한 의혹과 진상에 대해 중국 공안당국이 전담팀을 구성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홍콩 주재 중국 고위 관리가 14일 밝혔다. 리강(李剛) 중국 홍콩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부주임은 이날 홍콩에서 기자들을 만나 리왕양이 사망한 후난(湖南)성 공안청이 범죄수사팀을 꾸려 그의 사망에 관해 추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리 부주임은 “홍콩 사회와 언론이 제기한 리왕양의 죽음과 관련한 우려를 주시해 왔다.”며 중앙정부에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담팀의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창(曾蔭權) 홍콩행정장관은 이날 리왕양의 사인이 의문스러워 중국 정부에 그런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고 밝혔다. 30일 퇴임하는 창 행정장관은 입법회에서 가진 마지막 공식 연설을 통해 홍콩 시민 수천 명이 리왕양의 사인 규명을 촉구하며 가두시위에 나선 것을 보고 시민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건 가담자에 대한 중국당국의 탄압으로 20년 이상 감옥에서 보낸 리왕양은 시력과 청력을 잃었으며 보행도 힘든 상태였다. 톈안먼 사태 직후 투옥되어 11년간 복역한 후 2000년 풀려났으나 감옥에서 받은 고문 후유증을 치료할 의료비 지급을 당국에 끈질기게 요구하다가 2001년 다시 갇혔다. 리왕양이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고 후난성 사오양(邵陽) 시내 다샹(大祥)병원에 달려간 가족은 그가 목을 매 숨져 있었으나 발이 바닥에 닿아 있는 상태였으며 리의 시신도 바로 화장돼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국제사면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은 리왕양이 수감생활을 하면서 당한 가혹행위를 폭로한 데 대해 보복을 당하는 과정에서 숨졌을 것으로 보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민간사찰 재수사 결과 발표] 깃털만 턴 3개월… 윗선은?

    ‘몸통’을 놔둔 채 ‘꼬리’만 잘라 내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됐던 1차 수사에 이어 재수사에서도 윗선은 드러나지 않았다. 비선 보고 라인의 최윗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온 국민의 의혹과 관심이 쏠렸지만, 장장 3개월에 걸친 검찰의 재수사는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내가 몸통”이라는 주장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13일 수사 결과 발표에서 “특정 인물들이 권한을 남용해 민간인을 사찰한 사실은 있지만 윗선의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2년 전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총리실 압수수색 정보를 사전에 유출하고, 지원관실 직원들에게 돈과 직업 알선으로 폭로를 만류해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은 전원 무혐의로 결론 났다. 물론 일부 성과도 있었다. 검찰은 박영준(52) 전 국무차장이 불법사찰에 개입해 국가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혐의와 이 전 비서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증거인멸에 개입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에 앞서 스스로 ‘몸통’임을 밝혔고, 박 전 차관도 대검찰청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된 상황에서 불법사찰 혐의가 드러났다. 전·현직 검찰 간부가 개입한 사건이어서 검찰이 ‘윗선’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건 당시 민정수석실의 최고 책임자였던 권재진 전 민정수석은 현재 법무부 장관으로,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은 서울고검 검사로 복귀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을 언론 공개 없이 몰래 불러 조사했고, 권 장관에 대해서는 서면조사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의식해서인지 권 장관은 수사팀이 요구하지도 않은 서면확인서를 자발적으로 보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지원관실 보고 체계’ 문건을 통해 드러난 비선의 최종 보고 라인인 ‘VIP’(이명박 대통령) 및 대통령실장과 관련해선 검찰이 임태희·정정길 두 전 실장에 대해 서면조사만으로 면죄부를 부여했다. 검찰이 1차 수사에 이어 재수사에서도 ‘윗선’ 규명에 실패하면서 국정조사나 특검 추진 여론압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민간사찰 재수사 결과 발표] “관봉 5000만원·입막음 1억 개인돈”…반전은 없었다

    [민간사찰 재수사 결과 발표] “관봉 5000만원·입막음 1억 개인돈”…반전은 없었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최대 핵심이랄 수 있는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건네진 각종 ‘돈’의 출처를 대부분 규명하지 못했다. 검찰은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넨 인사들의 ‘개인 돈’이라는 주장을 뒤집을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내에서조차 특별수사팀이 작심하고 돈의 출처와 규모를 밝히려 했다면 충분히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돈 중 ‘관봉 5000만원’은 이번 수사의 ‘키포인트’였다. 장 전 주무관에 따르면 류충렬(56)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은 지난해 4월 15일 장석명(48)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것이라며 장 전 주무관에게 관봉 형태의 5000만원을 건넸다. 류 전 관리관은 ‘총리실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지인이 마련한 돈을 제3자가 은행에서 찾아왔다.’→‘돌아가신 장인이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돈을 아내가 받아 왔다.’ 등으로 말을 바꿨다. 송찬엽 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관봉 5000만원이 2009년 10월 한국은행에 입고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출고 은행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영호(48·구속 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직접 건네거나 마련하도록 지시한 1억 3000만원도 ‘개인 돈’이라는 벽에 막혔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8월 이우헌(48) 코레일유통 상무를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 또 진경락(45·구속 기소) 전 기획총괄과장에게도 본인이 직접 또는 최종석(42·구속 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4000만원을 건넸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7월 6일 장 전 주무관을 통해 이인규(56)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의 변호를 맡은 한모 변호사에게 변호사 비용 3000만원을 전달했다. 진 전 과장은 검찰에서 이 전 비서관 돈이라고 진술했다. 이동걸(51)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2010년 9월 16일 최 전 행정관의 전화를 받고 장 전 주무관에게 변호사 비용 조로 4000만원을 건넸다. 이 돈도 이 전 비서관의 지시로 마련됐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직간접적으로 마련한 돈을 비자금으로 보고, 출처를 규명하기 위해 이 전 비서관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했던 서울 강동구 성내동 인력파견 업체 D사를 압수수색하고 D사 대표의 계좌까지 추적했지만 돈의 출처를 끝내 밝히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모두 개인 돈이라고 주장하는 데다 현금이어서 더 이상 추적할 수 없었다.”고 궁색하게 변명했다. 박영준(52·구속 기소) 전 국무차장의 전화를 받고 이상휘(49)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 등에게 건넨 돈도 마찬가지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7~11월 진 전 과장에게 1200만원, 8~11월 김충곤 전 점검1팀장과 원충연 전 사무관에게 각각 800만원씩 총 1600만원, 7~11월 장 전 주무관에게 700만원을 건넸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개인 돈 및 후배에게 빌린 돈이다. 장 전 주무관이나 진 전 과장 등이 사실을 폭로하면 청와대 이미지가 손상된다고 판단해 돈을 줬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몸통·윗선·돈출처 규명 못한 ‘生卽死 검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가 지난 3월16일 이후 3개월여 만인 13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마무리된다. 검찰은 1차수사의 부실이 드러나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수사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히며 본격적으로 재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미흡한 수사결과로 인해 벌써부터 ‘검찰이 생즉사(生卽死)의 길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된다. 실제 검찰은 불법사찰의 몸통과 증거인멸 윗선을 2010년 1차수사에 이어 재수사에서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 수사의 최대 관건이었던 ‘관봉 5000만원’의 출처와 관련해서도 장 전 주무관의 폭로 내용 규명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수사 착수 이후 ▲지원관실 불법사찰 전모 및 지시·보고 비선 라인 규명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제공된 돈 등의 출처 ▲증거인멸 지시 윗선 규명 등 3대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검찰은 김경동(50) 전 지원관실 주무관의 USB, 진경락(45·구속기소) 전 기획총괄과장의 외장 하드디스크 등에서 지원관실이 조계종 지관 전 총무원장과 보선 종회의장, 윤석만(현 포스코건설 고문) 포스코 사장, 권모 전 KT&G 사장, 현기환·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백원우·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 본인 또는 주변 인사들, 방송인 김미화씨 등 종교인, 연예인, 기업인, 정치인, 민간인들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문건을 확보했다.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사찰 외에도 지원관실의 불법사찰 사례를 추가로 밝혀낸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의 사찰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사법처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원관실 지시·보고 체계의 윤곽도 어느 정도 파악했다. 검찰이 확보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2008년 8월 28일 작성) 문건에 따르면 지시는 ‘VIP(이명박 대통령 지칭) 특명전달자→비선→지원관실’, 보고는 ‘지원관실→비선→VIP 또는 대통령실장’으로 이어졌다. 비선 인사로는 박 전 차관과 이영호(48·구속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까지 규명했다. 검찰은 정정길·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한 차례 서면조사하는 선에서 지원관실 사찰의 지시·보고 라인 수사를 끝냈다. 장 전 주무관이 받은 돈 등의 출처는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4월 류충렬(56)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장석명(48)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것이라며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넨 ‘관봉 형태’의 5000만원은 류 전 관리관의 “장인이 마련한 돈”이라는 주장을 뒤집을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거인멸은 이 전 비서관이 2010년 7월 최종석(42·구속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과 진 전 과장을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지원관실 점검1팀원들의 컴퓨터를 물리적으로 파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진 전 과장과 장 전 주무관이 증거인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들이 개입했다고 주장한 부분은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北은 대선판 흔들겠다는 생각을 접어라

    북한이 과거 북한을 방문했던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를 겨냥해 평양에 와서 한 일과 행적, 발언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공개 질문장’에서 “청와대와 행정부, 새누리당 안에도 우리와 내적으로 연계를 가진 인물들이 수두룩한데 종북을 떠들 체면이 있는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평통은 박 전 대표가 2002년 5월 방북 당시 방문한 장소 등을 열거하면서 친북 발언도 적지 않았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정몽준·김문수 등이 우리에게 한 말을 모두 공개하면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치게 될 것”이라고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 총선 이후 불거진 ‘종북·색깔 논란’을 빌미로 남쪽의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방북 행적과 당시 발언 등을 공개하는 한편 북에 대해 협박만 말고 공개할 것이 있으면 모두 공개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당대표 선출과정에서 여권의 종북 공세에 ‘신(新)매카시즘’으로 맞섰던 민주통합당조차 북한의 국내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논평을 내놓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우리 측 인사들의 ‘덕담’이나 ‘축배’ 제의까지도 ‘종북’으로 포장해 공세를 펴는 이유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통합진보당의 종북세력 고립, 민주당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욕설 파문 등으로 북한에 우호적인 세력들이 수세에 몰리자 ‘물 타기’를 통해 논점을 흐려놓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한 마디로 유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1년 전에도 남북한 비밀접촉 사실과 함께 우리 측 대표 명단을 폭로했다. 국제 관례를 깡그리 무시한 처사였다. 이런 북한인 만큼 이번에 비상식적인 협박을 가했다고 해도 그리 놀랄 바는 못 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권의 과도한 이념논쟁이 북한의 개입을 불러들인 측면은 없는지 뒤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이념 공세가 당장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반드시 역풍을 부른다는 게 우리 정치사가 남긴 교훈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도 이젠 ‘북풍’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건전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과잉 이념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이 연말 대선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북한의 헛된 망상을 깨트리는 길이기도 하다.
  • 김미화, MBC 퇴출 과정 하나둘 밝혀지자…

    김미화, MBC 퇴출 과정 하나둘 밝혀지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이 13일 재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3월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이 2010년 1차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증거인멸 개입 의혹과 입막음용으로 관련 인사들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하자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3개월여 동안 재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이 재수사 결과를 밝히면서 이미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 비리로 구속기소된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불법사찰 지시 등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지원관실이 방송인 김미화씨를 MBC 라디오 진행자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관여한 정황을 포착,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400여건의 사찰 사례를 ‘스크린’하는 과정에서 김씨 이름이 나와 지원관실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을 김씨와의 전화통화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우리는 정의가 상실된 사회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실이 존중되고 정의가 되살아나는 그날을 기다릴 뿐”이라고 썼다. 김씨는 2009년 6년간 진행해 오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도중하차했고 당시 MBC가 정권의 압력을 받아 김씨를 교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한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등에 관여한 핵심인물 가운데 한 명인 김충곤(56) 전 지원관실 점검1팀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민간인 사찰 등과 관련해) 이야기할 때가 되면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재수사 종결을 앞두고 나온 발언으로 듣기에 따라선 ‘폭로예고’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여러 차례의 전화통화 시도 끝에 연결된 김 전 팀장은 “나한테 물어볼 게 있느냐.”며 이같이 답했다. 경찰 출신인 김 전 팀장은 이영호(48·구속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경북 포항 구룡포 동향으로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한 불법사찰 등 혐의로 1차수사 때 기소돼 처벌받았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새누리 “李대표, 종북·北인권 입장 밝혀라”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이해찬 신임대표에게 종북 논란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 신임 대표가 당선 첫 소감으로 “새누리당은 더 이상 종북주의 매카시즘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자, 발빠르게 역공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지난 9일 현안 브리핑에서 “최근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폭언으로 촉발된 민주당 내 종북 논란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야권연대 당사자로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부정선거를 통한 당선자 제명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 신임대표가 오랜 정치경륜과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 달라.”면서 “앞서 선출된 원내지도부와 함께 조속히 19대 국회를 정상화하고 산적한 민생현안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을 1%와 99%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민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면서 “올 연말 대선에서 네거티브와 허위 폭로전이 근절될 수 있도록 정책 선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관봉 5000만원 진실 류충렬은 이제 밝혀라 그리고 짐을 내려놓아라”

    “관봉 5000만원 진실 류충렬은 이제 밝혀라 그리고 짐을 내려놓아라”

    “류충렬(56)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은 ‘관봉 5000만원’의 진실을 얘기하고 자신을 짓누르고 있을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혼자 짊어지고 가려는 그릇된 선택을 한다면 저처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첫 수사때 진실 은폐… 암흑”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에 청와대가 개입됐다고 최초 폭로, 검찰의 재수사를 이끌어 낸 장진수(39)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류 전 관리관이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장 전 주무관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류 전 관리관과 장석명(48)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들이 입을 맞춘 듯 일관된 진술을 한다고 해서 다 진실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0년 수사 때 진실을 은폐한 뒤 줄곧 암흑 속에서 지냈다.”면서 “진실을 말한 이후에야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편안해졌다.”고 회고했다. 장 전 주무관은 장 비서관의 ‘거짓말’과 관련해선 “본인이 연루돼 있어 진실을 감추려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그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5000만원과 관련해 류 전 관리관의 말 바꾸기(총리실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장인 돈) 등에 대해서는 “장 비서관이나 청와대 안팎의 ‘윗선’, ‘배후’를 보호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단순 전달자에 불과하면 크게 책임지지 않을 텐데도 여러 가지 이유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류 전 관리관이 지난해 4월 ‘장 비서관이 마련한 것’이라며 관봉 형식의 뭉칫돈 5000만원을 건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며 “검찰이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숨지었다. ●“입막음 돈·윗선 규명수사 아쉬워”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한 가닥 기대를 하고 있는 듯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장 전 주무관은 “처음 문제 제기를 했던 증거인멸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소명된 것 같은데, 입막음조로 제공된 돈의 출처나 ‘윗선’은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장 전 주무관은 향후 특검이 도입된다면 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도 했다. 그는 “2010년 수사 때 사실대로 얘기하지 못한 게 내내 후회됐다.”면서 “진실을 밝히려는 내 의도가 ‘기획폭로’로 왜곡됐을 때 마음이 아팠다.”며 애석해했다. 한편 검찰은 진경락(45·구속 기소)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청와대 측에 입막음 대가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자리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확보했다. 검찰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영호(49·구속 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변호인 박모 변호사를 지난 2일 소환해 진 전 과장의 요구를 실제로 청와대에 전달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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