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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층아파트·휴대전화…北 변화?…김정은 정권 후 쌀밥 구경 힘들어”

    김경옥(가명·52)씨는 요즘 버스를 타고 평양 시내로 들어갈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고급 구두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 새 고층아파트, 휴대전화로 수다를 떠는 사람들의 모습은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1960년대의 칙칙함에 갇혀 있던 평양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편치 않다. 특권층에 속하는 그녀도 매일 쌀밥을 먹기는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4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북한 접경 지역 르포 기사에서 “최근 북·중 국경을 오가는 북한 근로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변화는 표면적인 것일 뿐 대다수 주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해졌다.”고 보도했다. 근무 특성상 중국과 평양을 오가는 김씨는 “평양에 더 많은 건축물이 지어지고 상품도 늘어났지만 생활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면서 “특히 쌀값이 연초에 비해 2배나 올랐다.”고 토로했다. 중국 벽돌 공장에서 일하는 또 다른 북한 주민(58)은 “북한 주민 1만명 중 1명 정도만 매일 쌀밥을 먹을 수 있는 형편”이라면서 “국영공장 근로자들 중에는 한 달에 1달러 미만의 월급을 받고 일한 사람도 있다.”고 폭로했다. 신문은 북한 군인들이 먹을 게 없어 부모들이 돈과 음식을 보내 주기도 한다는 주민들의 얘기도 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한 당국은 장마당(시장)에 대한 규제를 조금씩 없앴고 지난 4월에는 평양 시내 매점 영업을 허용했다. 박정숙(50)씨는 “주민들은 그(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가 젊은 만큼 개혁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북한이 개방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정일의) 화폐 개혁 단행으로 기존 화폐가 휴지 조각이 된 것을 거론하며 “큰 아들 결혼할 때 아파트 사 주려고 모아둔 돈 1500달러가 하루아침에 날아갔다.”면서 “많은 사람이 화폐 개혁에 충격을 받고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시끌’ 김장훈-싸이 깜짝화해 ‘후끈’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시끌’ 김장훈-싸이 깜짝화해 ‘후끈’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 누리꾼의 입에 오르내리며 온라인을 시끌벅적하게 했다. 관련 단어는 10월 둘째주 검색어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지정하자는 국회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의원들은 “결의안을 초당적으로 처리하자.”는 견해를 잇따라 밝혔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에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달에는 한글학회와 시민사회 대표들로 구성된 ‘한글날 공휴일 추진 범국민연합’이 6만여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2위는 ‘김장훈-싸이 화해’다. 싸이와의 불화로 자살 소동까지 빚은 가수 김장훈은 지난 10일 불쑥 싸이의 공연장을 찾아 화해를 선언했다. 김장훈은 “속이 좁았고 볼 낯이 없어 불쑥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싸이와 김장훈은 화해 직후 무대에서 소주 러브샷으로 뒤풀이했다. 구미공단의 불산가스 공장 폭발로 야기된 ‘구미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3위. 정부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열린 차관급 회의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결정했다. 참혹한 사고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구미 사고 CCTV’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홀로 철책을 넘어와 우리 측 GOP 소초의 문을 두드린 이른바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은 군 경계 태세에 경종을 울렸다. 검색어 ‘북한군 귀순’은 4위다. 이 귀순자는 지난 6일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을 아무도 모르게 넘었다. ‘이성욱 사건 전말’과 ‘손영민 해명’은 각각 5위와 6위. 그룹 R.ef 출신인 이성욱은 전처인 이모씨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폭행과 불륜으로 얼룩진 결혼생활을 폭로하면서 화제가 됐다. 또 지난달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임의 탈퇴한 야구선수 손영민은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를 4-3으로 꺾고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롯데 플레이오프 진출’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디어 회의 도중 출연자들 사이에 찰진 욕설이 오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무삭제’는 8위, 대한민국을 오디션 열풍에 몰아넣은 Mnet ‘슈퍼스타K4’ 탑12의 생방송 무대는 ‘슈스케4 탈락자’란 검색어로 10위를 각각 기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1) 안철수 쟁점행적(상)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1) 안철수 쟁점행적(상)

    시중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착한 이명박’으로 회자되곤 한다. 기업인 중 드물게 공익적 마인드를 갖추고 도덕성을 겸비했다고 하지만 그 역시 경제적 이윤에 민감한 자본가적 속성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비판론자들은 ‘안철수의 두 얼굴’을 얘기하며, 그를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기부행위를 종종 예로 든다. 안 후보의 출마설로 투기성 자본이 유입되면서 안랩의 주가가 이상 급등했을 때 주식을 팔아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이다. 안랩의 주가는 안 후보가 정치 행보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7월까지 2만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한때 15만~16만원대로 1년만에 다섯 배 이상 올랐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만원 대에 있던 주식이 안 후보의 지속적인 대선 관련 발언으로 16만원까지 올라갔고, 안 후보는 14만원대에 주식을 팔았다.”며 “이는 명백한 주가조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기부와 나눔을 실천했지만,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소액투자자의 돈으로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된 ‘안철수 재단’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안철수 재단’은 선관위가 ‘안 후보의 이름을 딴 재단 명의의 기부는 공직선거법 위배’라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명칭 변경 대신 기부활동 중단을 선택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안철수 재단이 사실상 선거전의 전초기지였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안 후보는 안랩의 보유지분을 사회에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는 ‘선거에서 승리하면’이란 단서가 붙었다. ●“안랩 BW 저가발행… 수백억 차익”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안 후보의 수천억원 대 재산의 상당부분이 1999년 10월 초 발행했던 안랩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당시 안랩이 BW를 저가발행해 안 후보가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폭로했다. 황 소장은 저서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에서 “1999년 10월 7일 안랩은 2001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오너의 경영권 방어를 명분으로 안철수 개인에게 주당 5만원에 5만주, 즉 25억원의 BW발행을 승인했다.”며 “BW발행 직후인 10월27일 192.3%의 무상증자로 안랩의 발생 주식 총수는 25만주가 늘어나 총 38만주가 됐다.”고 밝혔다. 이후 2000년 2월 9일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수는 열 배인 380만주가 됐고, 2000년 10월 13일 안 후보가 BW를 행사해 총 146만여주를 취득함으로써 2000년 말 총 주식수가 526만여주로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안랩의 주주는 안 후보와 삼성SDS, 한국산업은행, LG투자조합, 나래앤컴퍼니였지만 BW는 안 후보에게만 발행됐다. 일종의 특혜를 준 셈이다. 그는 안랩이 BW를 발행하면서 시세를 4분의1 이하 수준으로 낮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안랩이 BW를 발행한 직후 안랩 주주인 나래이동통신이 주당 20만원에 1만 1500주를 매입하는 장외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당시 안랩 주식이 5만원 이상으로 장외거래 됐다면 안랩의 BW행사는 배임, 횡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2월 “(안 후보가) 2000년 10월 3만~5만원 상당의 안랩 주식을 주당 1710원에 사들이고 1년 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400억~700억원의 이득을 올렸다.”며 안 후보를 BW 헐값 인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안 후보 측 금태섭 상황실장은 당시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을 통해 “BW발행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안랩에서는 투명하게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의 동의를 구해 BW를 발행했다.”며 “(안 후보가)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BW를 발행하려고 했다면 당연히 반대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에게만 BW를 발행한 것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또 “안 후보가 BW발행 당시 행사한 금액 5만원은 회계법인 평가금액 3만 170원보다 높은 금액이고 당시 안랩에 투자한 누구보다도 높은 금액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황 소장은 “당시 안랩의 주가를 평가해줬던 삼일회계법인의 부대표는 고성천씨로 현재 안철수재단 이사”라며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밖에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동생 안상욱씨가 안랩 BW발행 당시 각각 이사와 감사로 재직하며 회사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국민은행·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안 후보가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때에는 해당 은행이 주관한 온라인 복권(현 로또복권) 사업입찰에 안랩이 참여해 입방아에 올랐다. 안 후보는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자 2002년 1월 19일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당시 안랩이 참여했던 KLS컨소시엄은 이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어 안 후보 사임 이후 9일 만인 1월 28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4일 “당시 24개 컨소시엄에 보안업체가 반드시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안철수연구소(안랩)는 보안업체로 참여했을 뿐이고,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사업수주와 관련한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공정성을 위해 엄격하게 사외이사직을 수행했을 뿐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당시 국민은행 측은 안 후보의 사임에 대해 “공정성 시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사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에는 2005년부터 6년 동안 급여 3억 8000만원과는 별도로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3억 7000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도 논란이 됐다. 안 후보는 사외이사로 선임된 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2000주를 지난 4월까지 전량 행사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액면가나 시세 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입해 일정기간이 지난 뒤 처분할 권리를 주는 제도다. 임직원에게는 ‘대박’의 기회지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주가하락으로 이어져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로 돌아간다. 특히 임직원은 회사 내부 정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안랩 임직원 8명도 최근 정치테마주인 안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억원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안 후보가 안랩 주식을 통해 브이소사이어티에 속한 지인이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도와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때 받은 또 다른 특혜도 검증대상이다. 안 후보는 미국 유학 시절(2005년 3월~2008년 4월) 포스코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일등석 항공권을 제공받아 이사회에 참석했다. 당시 제공된 항공권 가격이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자, 안 후보 측은 “다른 사외이사들과 동일한 대우였다.”고 해명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확인한 결과 안 후보가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 열린 이사회의 의결안 235건 가운데 226건에 대해 찬성했다.”며 “실제로 그는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을 대부분 통과시키는 역할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또 “안 후보가 포스코 사외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할 당시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포스코는 38개 자회사가 증가해 재벌 가운데 계열사 증가수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브이소사이어티… 재벌개혁가? ‘친재벌’ 논란은 안 후보가 재벌 2·3세와 벤처기업인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에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안 후보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이 모임의 주선자 최태원 SK회장의 구명 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안 후보 측은 브이소사이어티 40여명 전원이 서명했고 안 후보는 그중 한 명일뿐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벌 개혁을 외치는 안 후보가 최 회장의 구명운동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의 신뢰성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브이소사이어티에 부인 명의로 지분 투자를 한 것도 차명투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 후보의 부인 김 교수는 브이소사이어티에 3만 6000주의 지분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지분을 모두 정리한 상태다. 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개인 대출을 받기 어려워 부인 자금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11·6 선택 2012] 젊은이, 자네 아직 멀었네

    11일 밤(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 TV토론은 승패를 즉각 판정하기 어려울 만큼 ‘어지러운’ 토론이었다. 실제 CBS가 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50%) 부통령이 폴 라이언(31%)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승자’로 지목됐지만 CNN 조사에서는 라이언(48%)이 바이든(44%)에게 다소 앞섰다. 하지만 승패와 무관하게 바이든은 위기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은 충분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정없이 라이언을 몰아붙임으로써 지난 3일 오바마 대통령의 무기력한 토론에 좌절했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이날 밤 트위터에는 “속 시원하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무례에 화가 난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CNN은 “바이든은 오늘 밋 롬니를 ‘법정’에 세웠고 민주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면서 “그는 ‘보스’(오바마)를 위한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함에 따라 오는 16일 2차 대선 후보 TV토론이 미 대선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켄터키주 댄빌에서 9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감정적인 설전까지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바이든은 오바마 대통령의 TV토론 패배를 만회하겠다고 작심한 듯 나이(70세)와 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벗어던지고 초반부터 라이언을 몰아붙였다. 그는 라이언이 발언할 때마다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가 하면 연신 이를 드러내며 비웃었다. “맙소사.” 등의 감탄사까지 곁들였다. 마치 라이언을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자극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바이든은 오바마 대통령이 토론 때 제기하지 않아 패착이 됐던 ‘47% 발언’ 등 롬니의 약점을 꺼내 맹공을 펼쳤다. 라이언의 ‘전공’인 경제 분야에서도 밀리지 않는 등 오랫동안 토론을 준비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바이든보다 스물여덟 살이나 어린 라이언은 역으로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보여주려는 듯 점잖은 톤으로 일관했다. 폴리티코는 “오늘 토론에서 바이든은 부통령처럼 행동하지 않았고 라이언은 대통령처럼 행동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바이든의 공격이 심해지자 라이언도 독설을 퍼붓는 등 험악한 상황이 펼쳐졌다. 라이언이 오바마 정부의 경기 부양 자금 방출 조치를 비판하자 바이든은 “그렇게 말하는 이 사람(라이언)은 내게 자신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주에 경기 부양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부탁하는 편지를 두 번이나 보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라이언은 아버지뻘인 바이든을 노려보면서 “때때로 생각한 대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걸 바이든 부통령은 잘 알 것”이라며 바이든의 약점인 ‘잦은 실언’을 원색적으로 꼬집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조 수용하라” vs “색깔 덧칠하기”… 여야 NLL의혹 ‘진흙탕 싸움’

    “국조 수용하라” vs “색깔 덧칠하기”… 여야 NLL의혹 ‘진흙탕 싸움’

    제18대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또다시 색깔론 공방이 일고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비밀대화’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은 진상조사특위 첫 회의를 열고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주장은 전형적인 ‘색깔 덧칠하기’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11일 ‘민주당 정부의 영토 주권 포기 등 대북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첫 회의를 국회에서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새누리당은 대화록의 존재에 대해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 당시 관계자들도 인정한 만큼 국정조사에서 막후 내용에 대해 떳떳이 밝히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위 위원장인 송광호 의원도 민주당을 향해 “정치공세다, 북풍이다 하는 차원에서 얘기하지 말고 떳떳하다면 특위에 나와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게 민주당 입장에서도 좋은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폭로 당사자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대화록에는 NLL 포기뿐만 아니라 주한 미군을 수도권에서 다 내보내겠다는 발언도 있다.”면서 “12일에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사실무근이며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재단은 성명을 내고 “정 의원은 또 거짓말을 반복했다.”면서 “당시 주한미군 문제는 의제도 아니었고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은 자신이 주장한 단독회담과 비밀녹취록의 존재가 거짓으로 밝혀지자 말장난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 겸 점검회의에서 “새누리당이 녹취록을 봤다면 공개하라. 녹취록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2009년 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현 이명박 정부에서 통일비서관을 지냈던 정 의원이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비공개 녹취록’이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비공개 회담, 합의 여부 및 비공개 녹취록 존재 여부 ▲노 전 대통령의 당시 발언 내용 ▲정 의원의 정보 입수 경위 등이다. 정 의원은 “2007년 10월 3일 백화원초대소에서 오후 2시 40분쯤 시작된 정상회담이 오후 3시쯤에 단독회담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당시 남북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당일 오전, 오후에 회의가 있었는데 오후 회의는 2시 넘어 시작해 쉬는 시간 없이 4시 25분에 끝났다.”면서 “배석자가 없었던 적은 없었고 철도 개·보수 등 남북 협력 사업을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녹취록에 대해 정 의원은 당초 “당시 회담 내용은 녹음됐고 북한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정상회담의 녹취록은 없고 배석자들의 수기를 기록한 대화록만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진상조사특위에 참석한 정 의원은 “이 전 장관이 대화록이 있다는 말을 했다. 국감에서 밝힌 내용이 바로 그 대화록에 있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정 의원이 폭로한 내용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있는 것이라면 실정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진다. 이 전 장관은 “정 의원이 그 대화록을 봤다면 위법”이라고 말했다. 정상 간 대화록은 1급 비밀로 분류돼 있다. 또 국가기록원에 있는 비공개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나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어기고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비공개 대통령기록의 내용을 누설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관련 내용을 폭로해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따라 처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국세청, 숨은 세원 발굴 천명

    올해 세수가 예산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 이 청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와 글로벌 성장 둔화 등의 대외 여건 악화와 소비 위축에 따른 국내 경기 부진에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인하 조치까지 겹쳐 예산 대비 세수가 다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8월 말 현재 세수 실적은 135조 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 2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목표(192조 6000억원) 대비 진도율은 70.3%로 1년 전보다 1.5% 포인트 낮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연말까지 부가세 예정신고, 소득세 중간 예납 등 주요 세목의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변칙적 탈루와 역외탈세 등 숨은 세원을 적극적으로 찾아낼 방침이다. 소셜커머스 등 신종 전자상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외국인 성형 관광 전문 병원, 양악수술 전문 치과, 피부 관리숍 등 최근 신규, 호황 업종에 대한 탈세 정보 수집 활동 범위도 넓히기로 했다. 국세청 국감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진술 동영상으로 파행을 겪었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3월 검찰에서 진행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진술 동영상을 틀었다. 한 전 청장이 안원구 전 서울청 세원분석국장을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투입하려다가 만찬장에서 만난 베트남 국세청장이 안 전 국장을 알아보지 못해 세무조사에 관여치 못하게 했다는 진술이다. 안 전 국장은 2009년 태광실업 기획세무조사를 폭로한 바 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안 전 국장을 국세청사에 입장시키려다 극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국정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고 목청을 높였으나 여당 의원들과 국세청 직원들은 “합의가 안 된 증인”이라며 맞섰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올랑드만 양다리? 동거녀는 세다리!”

    “올랑드만 양다리? 동거녀는 세다리!”

    프랑수아 올랑드(58) 프랑스 대통령의 동거인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47)가 과거에 우파 유력 정치인과도 동시에 사귀었다는 폭로를 담은 전기가 출간돼 엘리제궁이 발칵 뒤집혔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출간된 크리스토프 자퀴비쳉가의 전기 ‘라 프롱되즈’(문제의 여자)를 인용, 그녀가 2000년대 초 우파정당 대중운동연합(UMP)의 사무총장인 파트릭 드브장(68)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고 11일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파리마치’의 정치부 기자이자 자녀 셋을 둔 유부녀였던 트리에르바일레는 애인인 드브장에게 30년 넘게 살아온 부인과 이혼하라고 요구했다. 드브장이 머뭇거리자 그녀는 그 틈을 이용해 사회당 사무총장이던 올랑드와 사귀었다. 문제는 올랑드는 당시 같은 당 동료인 세골란 루아얄(58)과도 동거 중이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올랑드와 드브장이 그녀와 동시에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면서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서로를 존중했다는 것. 트리에르바일레 측은 이 전기가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짜깁기한 것”이라면서 작가를 상대로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랑드는 지난 6월에도 과거와 현재의 동거녀인 두 여성이 설전을 벌이면서 ‘삼각관계’가 언론에 보도돼 한동안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고문수사 부인’ 양천구청장 법정구속… 당선무효형

    ‘고문수사 부인’ 양천구청장 법정구속… 당선무효형

    5공 시절 보안사 수사관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고문에 가담했던 사실을 부인하고 위증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김기영)는 11일 추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개월, 위증·무고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추 구청장은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재일교포 김병진씨가 자신의 고문수사 전력을 알리려 하자 김씨를 간첩으로 지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보궐선거 6일 전인 10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1985년 추 구청장이 보안사 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민간인 유지길씨를 불법 연행한 뒤 간첩 자백을 받으려고 가둬놓고 고문했다.”고 폭로했다. 재판부는 “추 구청장은 고문 사실을 단순히 부인한 정도를 넘어 위증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서 “구청장 재선거에 출마해 당선을 목적으로 고문에 가담한 적이 없고 김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문자메시지로 유권자들에게 발송하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이 선고를 마친 뒤 추 구청장에게 “할 말 있으면 하라.”고 하자 추 구청장은 “너무 가혹하십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추 구청장은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중국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탄다면 그것은 모옌이다.”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인 ‘모옌’(莫言·57)이 11일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수상은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관머우예(管謀業)가 본명인 모옌은 1981년 작가로 등단했다. 중국의 문학평론가인 왕더웨이는 “모옌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는 필명을 붙였지만, 그의 붓끝은 천만 마디가 모자랄 지경”이라고 평가했다. 환상적 사실주의의 경향을 나타내는 그의 작품은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그리면서도 개별적 인물의 삶에서 근원적 보편성을 이끌어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아왔다. 모옌은 수려한 필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갖춘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낚아채는 관록을 품고, 고향의 전설을 바탕으로 역사의 궤적을 생생한 필체에 담아냈다. 자신이 농민이자 노동자였기에 진솔하게 동시대 민중의 척박한 삶을 그려낼 수 있었다. 산둥성 가오미현 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그는 중국의 격변을 고스란히 겪었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공포를 작품에 담는다. 소설 속 인물들이 보이는 외로움과 굶주림, 공포는 어린 모옌의 자전적 모습이기도 하다. 문화대혁명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수년간 농촌을 전전하며 생활하다 18세에 면화 가공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로 일했다. 21세 때는 인민해방군에 입대했고, 이후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와 베이징 사범대, 루쉰 문학창작원에서 문재(文才)를 갈고닦았다.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한 그는 자신의 소설 ‘훙가오량 가족’ 일부를 1988년 영화화한 장이머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이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해 유명해졌다. 중국 다자문학상, 이탈리아 노니로 문학상, 홍콩 아시아문학상,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등을 받으며 중국작가 중 가장 널리 알려졌다. 그는 작품 속에서 관료사회에서 민중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무시와 수모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했다. 상사나 관료의 거짓 약속에 묵묵히 당하는 모범 노동자 딩 사부(‘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나, 소들을 진심으로 보살피면서도 간부에게 냉대와 무시를 당하는 두씨 영감(‘소’), 오른발을 먼저 내디뎠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우파로 몰린 주충런(‘삼십 년 전의 어느 장거리경주’)이 그런 인물이다. 이들은 노동자·농민을 위한다는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허위를 폭로한다. 최근에는 중국 산아제한 정책 탓에 강제 낙태수술을 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개구리’로 중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모옌은 인간이 지닌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희망을 굳게 믿는 작가이다. 그래서 비인간적인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인물들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20여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 출판되고 있다. 국내에도 10여권이 번역돼 출간됐다. 한편 모옌은 대표적인 중국 내 ‘지한파’ 작가로 불린다. 200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선 “고구려의 문화는 한국의 문화가 분명하다.”면서 “문제가 커진다면 (결국) 한국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1955년 중국 산둥성 가오미현 출생 ▲1973년 면화가공공장 노동자로 취업 ▲1976년 인민해방군 입대.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 졸업. 베이징 사범대학·루쉰 문학창작원 문학 석사학위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 ▲1987년 장편 ‘훙가오량 가족’ 발표. 장이머우 감독이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2011년 중국의 대표 문학상 ‘마오둔(茅盾) 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톈탕 마을 마늘종 노래’(1988), ‘술의 나라’(1993), ‘풀 먹는 가족’(1993), ‘풍유비둔’(1995), ‘맹그로브숲’(1999), ‘탄샹싱’(2001), ‘열세 걸음’(2003), ‘사십일포’(2003), ‘인생은 고달파’(2006), ‘달빛을 베다’(2006), ‘개구리’(2009)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9)문재인 쟁점행적(상)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9)문재인 쟁점행적(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참여정부 시절 별명인 ‘왕수석’에는 부정적 뉘앙스가 강하게 묻어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었기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문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했다. 그의 측근과 참모들은 문 후보가 항상 자신에게 엄격했다고 말하지만, 완전히 해명되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다. 쟁점이 되고 있는 참여정부 시절 문 후보의 행적을 살펴본다. 그의 참여정부 시절 국정운영 경험은 ‘동전의 양면’이다. 문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을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지만, 오히려 사회 갈등 조정 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문 후보는 당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과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 문제, 화물연대·철도노조 파업, 천성산 터널공사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지만 갈등 조정에는 대부분 실패했다. 특히 2004년 천성산 고속철 터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던 지율 스님을 여러 차례 찾아가 중단을 권유했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천성산 터널공사는 2년 반 정도 중단됐고, 이로 인해 6조원 이상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2003년 6월에는 조흥은행 파업에서 공권력 투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당시 “경찰이 (조흥은행) 파업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이지만 노조가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한다면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반(反)노조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해 8월에는 “화물연대에 파업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계 입문 뒤에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친노(친노무현)·비노 프레임에 갇혀 갈등 조정 능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나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10일 “참여정부 때 국정운영 경험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조흥銀 공권력 투입 옹호 발언도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민정수석을 지내면서도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을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이다. 2003년 6월 가족 동반 새만금 방조제 공사장 헬기 시찰 사건으로 청와대 비서관 3명이 전격 경질되고 사흘째 되던 날, 양 전 실장은 충북 청주 시내 나이트 클럽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 특히 당시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인 정모(56)씨가 동석한 사실이 축소·은폐됐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가 ‘온정주의’로 일관하는 바람에 특검으로 이어졌다는 비난이 일었다. 당시 파문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청와대 내부 인사와 친인척 관리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 후보는 사건 이후 “민정팀이 ‘청와대의 공적(公敵)’으로 불릴 정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문제점을 파악, 조사한 뒤 상응한 조치를 취해 왔다.”면서 ”일처리가 미숙했다는 지적에 결코 동의할 수 없고, 우리가 감안하지 못한 것은 언론의 악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아마도 ‘옛날 같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언론이 너무 세게 다루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가 두 번째로 민정수석을 지내던 2005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연루된 세종증권 로비에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개입된 혐의로 2008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박 회장은 정상문 총무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 불법자금을 제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의 계기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기업 쪽 사람들은 매우 강력하게 부인했고, 형님도 결코 아니라고 했다. 청와대는 수사권이 없어서 그 이상 파고들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단서가 있었거나 형님이 사실대로 얘기해 줬더라면 결코 덮고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지만, 군색한 변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정일 녹취록’ 의혹 제기 참여정부 시절 문 후보의 책임과 관련해 공방이 일었던 대표적인 사안이 대북송금 특검이다. 한나라당이 2003년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정상회담 때 거액의 대북송금이 있었고, 이를 현대에서 부담했다는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청와대는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조사대상이 됐고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측근들이 처벌받았다. 이에 대해 김대중 정부를 수사대상에 올려 친DJ계와 친노 세력 간 분열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문 후보는 저서 ‘운명’에서 “검찰 수사로 갈 경우 수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장 통제를 한다 하더라도 일단 검찰 손에 파일이 생기면 언제 폭탄이 돼 터질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항변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당시 통치행위냐 아니냐가 논쟁이었는데, 다시 거론하는 것은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2007년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발언이 담긴 ‘비공개 녹취록’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당시 문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녹취록의 존재를 인지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의 민정수석을 맡을 당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을 놓고 ‘친삼성’, ‘재벌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2005년 10월 5일 참여연대는 “청와대의 금산법 개정 경위 조사가 사실상 ‘삼성 봐주기’로 결론 났다.”면서 “금산법 개정안은 일체의 정치적 전략을 배제한 채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문 후보는 “금산법의 개정 경위를 파악한 결과 개정안 마련에 절차상 문제는 있으나 정실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입법기관도, 사법기구도 아닌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법 적용에 있어 유권해석까지 한 것은 대통령 참모조직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런 지적의 배경에는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노선’으로 인해 삼성이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는 일각의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법무법인 부산 매출 급성장 논란 문 후보는 또 2003년 부산저축은행의 금융감독원 검사 완화를 위해 금감원 담당국장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종혁 전 의원은 지난 3월 “문 후보가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이 2004~2007년 부산저축은행에서 59억원의 사건을 수임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문 후보가 당시 부산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한 유병태 비은행검사1국장에게 “철저히 조사하되 예금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리해달라.”고 전화한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했다. 문 후보 측은 이 전 의원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 후보의 한 측근은 “전화를 받은 사람이 청탁이나 압력 전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참여정부 시절 특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 전 의원은 “2003년 2월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한 이후 법무법인 부산의 연간 매출액이 13억 4900만원에서 2005년 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는 “한 건에 엄청난 액수를 받는 로펌과 달리 우리는 소액 민사사건을 많이 맡는 박리다매 형식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법무법인 부산은 참여정부 이후인 2009년 말 매출액이 14억 3000만원으로 다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애플, 10년전부터 특허戰 준비”

    애플이 10년 전부터 경쟁 업체의 시장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특허전쟁을 준비해 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직 애플 임원들의 폭로를 인용,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애플 임원은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는 아이폰과 관련한 모든 것에 대해 특허를 신청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특허 신청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엔지니어가 참석하는 애플 회의에는 특허 변호사들이 어김없이 참석했다. 2006년까지 애플에서 최고법률책임자를 지낸 낸시 하이넨은 “잡스의 태도는 애플에서 누가 뭔가를 생각해 냈다면, 바로 그에 대해 특허를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특허를 따 놓으면 나중에 (경쟁 회사의 비슷한 제품 생산을 막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직 애플 변호사는 특허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허를 무차별적으로 신청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2000년 이후 4100개의 특허를 취득했다. 애플이 특허를 따내기 위해 얼마나 집요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도 소개됐다. ‘시리’ 음성 검색 특허로 알려진 ‘컴퓨터 시스템 정보 검색을 위한 범용 인터페이스’(미국 특허번호 8086604)는 특허 심사원으로부터 현존하는 아이디어를 “명백하게 변형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특허 출원을 아홉 차례나 거부당했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해 또다시 미세한 조정을 거쳐 특허를 신청, 10번의 시도 끝에 해당 특허를 따냈다. 애플은 또 특허전쟁에서 대화·협상을 통한 해결 의지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특허가 이렇게 남발되는 소송 때문에 오히려 기술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盧, 100兆 北경협 약속” “대선 기간 날조된 주장”

    지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이어 최대 100조원이 소요되는 퍼주기 약속을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나와 대선을 앞두고 ‘묻지마식 폭로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9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 고위 당국자는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수십조원이 소요될 남북협력사업을 제안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내년에 정권이 바뀌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못질을 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8일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3일 김정일에게 ‘미국이 땅 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NLL 때문에 골치아프다.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 어로 활동을 하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 이라고 말했다.”며 “비공개 대화록이 통일부와 국정원 등에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대화록을 보관한 적이 없으며 현재 보관하는 것도 없다.”며 다른 정부기관에서 이를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당시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분들의 증언도 있지 않으냐.”고 답변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노무현재단 측은 NLL 언급 등과 관련한 비공개 대화록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정상회담은 사전에 실무자들끼리 세밀하게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정상들이 농담 비슷한 발언을 주고받으며 즉흥적으로 제의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당시 회담은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NLL을 둘러싸고 양보한다는 등 황당한 얘기는 없었다.”고 반발했다. 그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쌀 차관 등 대북 지원액이 2조 8000억원인데 어떻게 100조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를 품은 날조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노무현재단 측도 “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단독 회담은 없었으며 북한 통일전선부가 녹취한 비밀합의 사항을 받은 것도 없다.”면서 “참여정부에서 이 대화록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에 정상적으로 인수인계했으므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당시 정상들은 10·4 선언을 통해 서해에서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에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11월 남북국방장관 회담 등 후속회담에서 북한은 NLL의 존재를 전제로 경제적 호혜구조를 만들려는 우리 측의 구상과는 달리 이를 무력화시키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이 구상은 묻혀 버리게 됐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저축銀 내부고발 2년간 고작 2건

    “모 저축은행 4층 OO팀 캐비닛을 보면 ‘A’라고 표시된 서류가 있다. 그게 진짜 대출 관련 서류이고 공개된 다른 서류는 허위로 작성됐다.” 지난해 12월 말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금융감독원에 걸려왔다. 저축은행(한국 계열) 직원이 수천만원을 횡령해 피해가 났는데 은행 측이 이를 변제받기는커녕 쉬쉬한 채 넘어갔다는 내용이었다. 통상 직원들의 횡령 사고 땐 재산 등을 압류하고 금감원에 진상을 보고해야 하지만 이런 조치마저도 없었다. 제보자 A씨는 이면서류의 내용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한도를 초과해 동일 계열사들에 대출한 내용도 있다. 담보 하나로 여러 계열사들이 돌아가며 돈을 타 간 것”이라고 저축은행 3곳의 비리를 고발했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시행된 ‘저축은행 비리 내부고발 포상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딱 두 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저축은행의 추가 퇴출과 부실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내부 고발은 가뭄에 콩 나듯. 금감원은 내부 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신고포상금을 최고 3억원까지 올리고 채용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A씨의 신고에서는 은행 측이 수십명의 고객통장 수백개를 임의 보관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행법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차명계좌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고 고객도 모르게 임의 대출 등에 쓰일 수 있어 금융권은 자체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A씨에게 연내에 5000만원 이하의 포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또 다른 제보는 영업정지된 도민저축은행의 비리 내용이었다. 노조 관계자였던 B씨는 직접 금감원을 찾아 대주주의 불법대출 사실을 폭로했다. 대주주가 자녀 앞으로 아파트를 사주면서 10억원을 타인 명의로 대출받았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같은 방법으로 대출받은 사실을 고발했다. B씨의 제보로 대주주를 비롯한 3명이 출자자 대출 위반과 대주주 신용 공여 위반으로 지난해 해임권고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비리를 뿌리 뽑고 경영 안정화를 꾀하려면 금융당국에 포괄적 계좌추적권(장소나 대상을 불문하고 모든 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씨줄날줄] 기업형 룸살롱/육철수 논설위원

    7년 전 이맘때쯤. 서울 강남의 1급 룸살롱 마담이라고 밝힌 한연주씨는 ‘나는 취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펴내 화제가 됐다. 룸살롱에 대한 그의 정의(定義)는 학자들의 그것과 달리 현장감이 묻어난다. 그에 따르면 룸살롱의 등급은 시설이나 술값에 따라 나눌 수도 있으나 기본은 ‘아가씨’라는 것이다. 아가씨들에 대한 봉사료가 10만원이고 2차가 절대 없는 곳이 1등급이란다. 이른바 ‘텐프로’(10%) 아가씨들이 일하는 곳이다. 다음은 ‘점오’(15%를 의미함)라 불리는 곳. 텐프로 못지않은 아가씨들이 있지만, 봉사료가 다소 저렴하고 2차를 나가는 종업원과 그러지 않는 이가 반반씩 섞인 곳이라고 했다. 그 다음엔 아가씨들 모두 2차를 나가는 곳이며, 여기까지가 룸살롱에 속한다고 소개했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저서 ‘룸살롱공화국’을 보면 룸살롱은 광복 이후 1960년대 ‘요정’의 바통을 이어받아 1970년대부터 유행했다고 한다. 1990년대에 들어 권력·재력·폭력이 유착하면서 급성장했다. 얼마나 붐을 탔으면 공급이 한정된 룸을 잡으려면 10대1이 넘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했을까. 룸살롱에선 정치인과 공무원 등을 상대로 한 억대의 향응과 뒷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룸살롱에서 벌어지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추태와 탈선 소문도 꼬리를 물었다. 지난해 건설회사 사장 출신인 정용재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쓴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이란 책은 현직 검사들을 실명으로 거론하고, 낯 뜨거운 그들의 행태를 미주알고주알 폭로해 검찰조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룸 100개가 넘는 ‘기업형 룸살롱’이 성행한 것은 최근 10년. 한씨는 저서에서 “강남에는 50~60개의 1급 룸살롱이 있다.”면서 “모두 막대한 세금을 내고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기업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요즘 검찰이 수사 중인 ‘어제오늘내일’(YTT)이라는 국내 최대의 룸살롱은 마담·접대부 등 1000여명이 종사하는 기업형이다. 그런데 9만여회의 성매매, 30억원의 탈세를 저질렀다가 들통났다. 검찰은 또 최근 5년간 관할 서울 강남경찰서를 거쳐간 경찰관 700~800명에 대해 전면적인 ‘과거사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물론 경찰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라나? 검찰이 룸살롱 연루 공무원들을 수사하기에 앞서 검찰 관계자부터 조사했으면 명분도 서고 모양새도 훨씬 더 좋았을걸 그랬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檢 ‘안철수 대선 불출마 협박’ 고발 사건 수사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불출마 협박 논란과 관련, 한 시민이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과 안 후보 측 금태섭 변호사를 함께 고발한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고발장에는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요구한 정 전 위원에게는 강요 혐의, 통화내용을 폭로한 금 변호사에게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가 있으니 조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고발인 조사를 한 뒤 구체적인 수사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앞서 금 변호사는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 전 위원이 뇌물과 여자 문제를 폭로하겠다면서 안 후보의 불출마를 종용, 협박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복수女 르윈스키 ‘클린턴 은밀한 편지’ 출간

    ‘르윈스키의 복수가 시작됐다.’ 1997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성추문을 일으킨 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39)가 클린턴의 은밀한 성적 욕구를 담은 당시의 연애편지를 책으로 출판할 계획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르윈스키가 22살 때 작성한 연애편지에는 클린턴이 3명이 동시에 하는 성행위나 난교(交)파티, 각양각색의 성기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욕구들을 끊임없이 늘어놨다고 기록돼 있다. 또 클린턴이 평소 아내 힐러리 여사를 ‘쌀쌀맞은 여자’(Cold fish)라고 불렀으며, 성관계가 없는 결혼생활을 비웃었다고 적혀 있다. 클린턴은 또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랑을 찾는 이가 나 혼자는 아닐 것’이라고 말해 힐러리 여사도 불륜을 저질렀을 것으로 의심하는 대목도 있었다. 르윈스키는 편지에 클린턴과의 은밀한 사생활을 너무 적나라하게 기록해 정작 그에게 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예잡지 내셔널인콰이어러는 르윈스키가 클린턴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책을 출판하게 됐다고 그녀의 친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성추문 탓에 르윈스키는 백악관을 나오고서도 직장을 못 구했고 남자도 만날 수 없었다는 게 친구들의 주장이다. 특히 1998년 성추문과 관련해 열린 재판에서 르윈스키는 대통령과의 비밀을 끝까지 지켰으나, 2004년 클린턴이 자서전 ‘마이 라이프’에서 자신의 얘기를 빼놓은 데 크게 실망해 복수심을 다져왔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아직 정식 출간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르윈스키는 클린턴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대가로 복수의 출판사들로부터 최고 1200만 달러(약 134억원)의 원고료를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승려 도박 폭로’ 성호스님 법정구속

    ‘승려 도박 폭로’ 성호스님 법정구속

    전주지법 형사1단독 이영훈 판사는 19일 공금을 횡령하고 종무원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기소된 전 금당사 주지 성호 스님(본명 정한영)을 법정구속했다. 이 판사는 “공금 횡령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금당사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그 죄가 무겁다.”고 판시했다. 성호 스님은 지난해 11월 금당사의 주지직에서 해임된 뒤 문화재 관람료 등 8300만원을 횡령하고 그 과정에서 금당사 종무원 등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성호 스님은 지난 5월 승려 8명이 전남 장성군 모 관광호텔에서 술과 담배를 하며 판돈 수억원의 도박판을 벌였다며 검찰에 고발해 파문이 일었다. 또 승려들이 룸살롱에 출입했다고 폭로하는 등 조계종과 갈등을 빚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곤조 저널리즘’/노주석 논설위원

    ‘곤조’(gonzo)란 용어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황당함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곤자가스(gonzagas)에서 나왔다는 설과, 술자리에서 끝까지 버티는 작자를 뜻하는 미국 보스턴의 아이리시계 속어라는 설, 근성(根性)이라는 일본말 곤조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다. 정설은 없지만 황당하기도 하고, 기분 좋은 악바리이기도 하고, 앞뒤 가림 없이 내지르는 꼴통이기도 한 그런 사람이다. 언어와 국경을 뛰어넘는 괴팍한 인간형이다. 우리말로는 ‘삐딱이’가 어울릴 법하다. ‘곤조 저널리즘’(gonzo journalism)에 대한 해석도 자유롭다. 곤조라는 단어에 저널리즘을 갖다 붙인 것으로 이해될 정도인데, 기존 저널리즘이론의 신성불가침을 파괴하는 게릴라적 성격이 강하다. 이론창시자이자 20세기 최고의 곤조 저널리스트였던 헌터 S 톰슨(1937~2005)의 삶과 죽음을 살펴봐야 그의 이론을 이해할 수 있다. 톰슨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였다. 프리랜서 기자로 샌프란시스코 오토바이 폭주족 취재를 청탁받고 1년 이상 폭주족으로 생활하면서 쓴 글이 ‘지옥의 천사들’이었다. 켄터키 경마의 세계를 다룬 ‘켄터키 더비는 퇴폐적이고 타락했다’에서 곤조 저널리즘을 탄생시켰다. 이어 ‘라스베이거스의 공포와 혐오’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야만성을 폭로해 이론적 지평을 넓혔다. 권총 자살할 때까지 술과 마약·담배에 찌들어 살았지만, 닉슨 대통령을 ‘정신 나간 돼지새끼’라고 몰아쳤다. 공격적인 정치칼럼은 팬덤을 형성했다. 그가 추구한 저널리즘은 뉴욕타임스 스타일의 객관적 글쓰기를 버리고 기자가 일인칭 화자가 되어 현장에서 까발리는 식이다. 다듬거나 편집하지 않고 당시 취재수첩에 적혀 있는 그대로 싣는 것이 특징이다. “최고의 허구는 어떤 종류의 저널리즘보다 진실하다.”라는 윌리엄 포크너의 지침에 충실했다. “나는 뉴욕타임스 스타일로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엘리베이터에서 추락해서 인어로 가득 찬 풀장에 떨어진 것 같다.”라고 기성 언론을 비꼬았다. 톰슨의 소설을 영화화한, 럼주를 사랑하는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기 ‘럼 다이어리’가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언대로 탑에서 유골을 대포에 넣어 발사한 절친 조니 뎁이 주연을 맡았다. 요즘 대선주자들에 대한 언론의 줄서기가 횡행하면서 검증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톰슨 정신을 계승하는 곤조있는 기사가 대선국면에서 많이 나왔으면 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민주 “安협박은 유신의 흔적” 박근혜 맹공

    민주 “安협박은 유신의 흔적” 박근혜 맹공

    민주통합당은 13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신과 인혁당 사건 관련 인식을 거듭 도마에 올리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후보는 인혁당 문제에 대한 역사관만 의심되는 것이 아니라 사과마저도 오락가락하고 있다.”면서 “소통 불통에서 고집불통으로, 이제 사과 불통으로까지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사람은 생각한 대로 말하고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5·16 쿠데타, 유신독재, 인혁당 사건, 장준하 선생 의문사에 대한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박 후보가 정권을 잡게 된다면 역사 바꾸기를 시도하려 들 것이고 대한민국은 임기 5년 내내 이념 논쟁과 갈등으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후보는 헌법질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결여돼 있다.”면서 “대통령을 하기보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관장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힐난했다. 민주당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대선 불출마를 종용하고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행태도 문제 삼았다. 박 원내대표는 “(금태섭 변호사의 폭로에서) 친구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유신의 흔적을 보았다.”면서 “진실을 외면하려는 세력들은 물증을 내놓으라 하고 증거가 없으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다. (정 전 위원 협박 사실 관련) 택시 기사 증언 이상의 물증이 또 어딨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정준길 불출마 협박’ 사건을 단순 해프닝이 아닌 불법 사찰 의혹으로 규정하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진상조사위를 꾸리는 등 새누리당을 전방위로 몰아붙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정준길 ‘택시서 금태섭과 통화’ 인정… 진실공방 ‘치명타’

    정준길 ‘택시서 금태섭과 통화’ 인정… 진실공방 ‘치명타’

    새누리당 정준길 전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이 12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최측근 금태섭 변호사와의 전화통화가 택시에서 이뤄졌음을 인정했다. 지난 4일 오전 정 전 위원을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모씨가 당시 영상이 담긴 차량용 블랙박스를 공개하겠다고 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을 둘러싼 진실공방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정 전 공보위원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 자료를 취합하다 보니 차량을 선거사무실에 둔 것으로 착각하고 광진구에 있는 선거사무소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가서 주차장에 있던 제 차량을 타고 여의도 사무실에 갔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지역 사무실을 오가면서 두 번에 걸쳐 택시를 이용했는데 그 과정에서 기자회견을 한 분의 택시를 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일 기자회견 당시) 설명 과정에서 제 기억으로는 분명 제 차량을 운전하면서 통화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정 전 공보위원은 그러나 “태섭이와 통화하며 탄 택시가 지역사무실에 가던 택시였는지, 돌아오는 택시였는지에 대해선 정확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의도적으로 차량을 운전하면서 태섭이와 통화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만약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하려고 했다면 기사분이 계신 상황에서 어떻게 협박을 할 수 있었냐고 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정 전 공보위원의 말바꾸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새누리당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불출마 종용 의혹을 폭로한 안 원장이 되레 역풍을 맞아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박근혜 대선 후보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공작정치에 대해 사과하라.”며 민간인 사찰 논란에 다시 불을 댕길 태세다. 안 원장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장에서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증언을 생중계했다. 전화통화에서 이씨는 “정 전 위원이 ‘정준길’이라고 한 것을 분명히 들었다.”면서 “우리가 다 알고 있다. 대선에 나오지 말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자세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친구 간의 대화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라는 말을 썼고, 그래서 ‘도대체 저분이 어떤 사람인데 누구한테 저렇게 말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정 전 위원이) 대선에 나오지 말라는 얘기를 반복해서 했고, 협박조로 목소리가 굉장히 커 라디오 소리도 줄였다.”고 전했다. 정 전 위원은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들을 만나서도 안 원장에 대해 같은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 변호사와 전화통화를 한 날, 그는 광화문 일대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과 만나 “안 원장은 출마하면 안 될 사람”이라며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법대 86학번인 한 변호사는 “그날 참석했던 동기들이 정준길의 말을 듣고 나에게 전화를 걸어 ‘이래도 되느냐’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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