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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축구에서의 아동 성추행 주범격인 배리 배넬 병원 입원

    영국 축구에서의 아동 성추행 주범격인 배리 배넬 병원 입원

    영국 축구계가 아동 성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직 유스팀 코치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탬스 밸리 경찰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유스팀의 코치를 오랫동안 지낸 배리 베넬(63)를 넵워스 파크에서 찾았을 때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옮겼으며 5명의 경관이 그의 아동 성추행 혐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넬은 지난 주 많은 전직 축구선수들이 어린 시절 당한 성추행의 가해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크루 알렉산드라란 팀에서 뛰었던 앤디 우드워드(43)가 베넬의 손끝에서 고통스러웠다고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 유스팀에서 뛰었던 크리스 언스워드, 스티브 월터스, 제이슨 던퍼드 등이 BBC의 빅토리아 더비셔 프로그램에 출연, 이 팀의 전직 코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데이비드 화이트와 폴 스튜어트도 유스 선수들에 대한 성추행이 공공연히 자행됐다고 폭로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스토크 시티, 잉글랜드 북서부와 미들랜드주의 청소년팀들에서 축구를 가르쳤던 베넬은 1994년 미국 플로리다로 축구투어를 떠난 영국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았고 1998년에는 6명의 영국 소년을 상대로 23가지 범법을 저질러 9년형이 언도됐다. 지난해에도 1980년 매슬스필드에서의 축구 캠프에서 한 소년을 유린한 사실을 인정해 세 번째로 수감됐다. 우드워드는 크루 알렉산드라 유스팀에 몸 담았던 11~15세 시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자신은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하겠다고 했다. 12세이던 1980년대 중반 크루에 이적하기 전 맨체스터 시티 유스팀에서 뛸 때 여러 차례 베넬의 집에 머물렀으며 성폭행당한 사실을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드워드가 처음 폭로하는 것을 보고 “그가 앞으로 나와 모든 이들을 돕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 경찰국은 유스 축구팀들에서의 뿌리깊은 성추문을 수사하기 시작했으며 벌써 10개 클럽 이상이 연루된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햄프셔, 체셔, 노섬브리아와 런던경시청 역시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신고 접수를 위해 NSPCC 핫라인(0800-023-2642)도 개설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성추문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구단 관계자들과 클럽들이 언제 관련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프로축구선수협의회(PFA)의 고든 테일러 사무총장은 비슷한 사실을 털어놓은 전직 축구선수가 20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크루, 맨체스터 시티, 블랙풀, 리즈, 스토크시티와 뉴캐슬 등 6~7개 클럽들이 의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성명을 내고 “혐의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FIFA는 축구의 근본 인자로서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을 보호하는 데 신경쓰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당 의원이자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 위원장인 데미안 콜린스는 BBC 인터뷰를 통해 ”FA의 조사가 스포츠에서의 문화적 문제가 있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카스트로, 49년간 8190명 죽였다” …쿠바 인권단체 발표

    “카스트로, 49년간 8190명 죽였다” …쿠바 인권단체 발표

    최근 타계한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 후 최소한 8000명 이상을 죽였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쿠바의 인권범죄를 기록해온 민간단체 '쿠바 문서'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카스트로의 만행을 고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1959년 정권을 잡은 카스트로 49년간 절대권력을 휘두르면서 5775명을 사형했다. 1234명은 재판조차 받지 않은 채 살해됐다. 나머지 984명은 교도소 등 수용시설에서 살해된 경우였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200명을 헤아린다. '쿠바 문서'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집권 초기부터 공포정치를 폈다. 재판은 인민재판처럼 순식간에 사형이 결정됐고, 사형은 집단으로 집행됐다. 처형된 주민의 시신은 동네를 돌고, 그런 시신을 보면서 주민들은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무고하게 죽어간 주민들은 평범한 이웃이었다. '쿠바 문서'는 농민, 부녀자 등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며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지어 임신한 여인까지 처형하곤 했다"고 폭로했다. 카스트로 정권은 처형된 주민에 대한 통계를 공개한 적이 없다. '쿠바 문서'는 유족 인터뷰 등을 통해 카스트로 정권에서 살해된 주민의 수를 집계했다. '쿠바 문서'는 "칠레의 철권 통치자 피노체트보다 더 많은 국민을 죽인 게 카스트로였다"며 "실제로는 더 많은 주민이 학살을 당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쿠바에서 탈츨을 시도하다가 사망한 주민은 2만 명을 헤아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쿠바 문서'는 "그간 대다수 국가가 카스트로의 만행에 침묵했다"며 "이제라도 그의 잔악함을 세계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최순실 단골병원, 무료 진료기록 삭제 등 증거인멸 정황”

    “최순실 단골병원, 무료 진료기록 삭제 등 증거인멸 정황”

    김영재의원, 차움의원 외에 강남의 한 척추병원도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단골병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병원에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29일 MBN에 따르면 최순실·최순득 자매가 서울 강남의 한 척추질환 전문 병원에서 장기간에 걸쳐 공짜로 진료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씨 자매에게 공짜로 VIP 진료를 해준 병원의 A 원장은 2013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됐다. MBN에 따르면 이 병원은 최씨 등의 진료기록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정황이 엿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무료 진료’ 내역이 삭제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MBN을 통해 “최근 병원에서 삭제를 하고 지금은 이제 아마 그 (공짜 진료) 내역은 삭제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라면서 남아있는 진료 기록도 최근 임의로 수정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는 진료기록을 함부로 수정할 수 없도록 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진우 “비아그라 이어 섹스 테이프, 마약 사건 나올 것” (영상)

    주진우 “비아그라 이어 섹스 테이프, 마약 사건 나올 것” (영상)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의혹들은 십 분의 일에 불과하다며 섹스 동영상, 마약 사건이 나올 것이라고 폭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발언을 담은 영상은 각종 커뮤니티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 관련 외신 기사를 번역 소개하는 대안 언론 뉴스프로는 일본 도쿄 와세다 대학 오오쿠마 대강당에서 열린 김제동, 주진우 기자의 토크 콘서트 소식을 보도했다. 1000여 명이 넘게 참석한 이날 콘서트에서 주 기자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대한민국에) 희망이 잘 안 생긴다”며 “사실 비아그라 나오고 마약 성분 나오고 계속해서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섹스 관련된 테이프가 나올거다. 마약사건이 나올거고”라며 “그 다음에는 병역비리, 최순실과 박근혜가 관련된 개발 사업, 그리고 나서는 대규모 국방 비리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기자는 또 “아직 검찰이 십분의 일만 수사하고 있는 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잘 굴러가는 것은 여러분 같은 깨어있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순실과 이 모든 게이트가 터지게 된 게 돈 때문”이라며 “돈에 대해 박 대통령은 물러섬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출연한 김제동씨는 “사법부는 당장 체포해서 수사하고, 국회는 국회의 권한을 가지고 탄핵을 하고, 정치권은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경제와 안보에 대해 메시지를 내는 단체를 구성을 해야 한다. 그 힘은 국민 개개인이 드는 촛불의 힘이 이 모든 것을 견인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탄핵 정국] 최순실 존재 알았나 몰랐나… 네 남자의 ‘진실게임’

    [탄핵 정국] 최순실 존재 알았나 몰랐나… 네 남자의 ‘진실게임’

    김기춘 “최씨 알지 못한다” 부인 김종 “김 前실장이 소개해 줘” 차은택 “최씨 지시로 김기춘 만나” 우병우 대답 회피… 모르쇠 일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씨를 사이에 두고 주요 피의자들과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은폐하거나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은 ‘최씨를 알지 못한다’고 버티고 있지만 다른 관련자들은 이들이 최씨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술하는 상황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녹취록 등 확실한 증거가 드러나기 전까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실장 등이 최씨의 존재를 사전에 알았다면 직무유기를 인정하는 꼴이고, 최씨와 교제했다면 ‘최순실 게이트’에 가담한 셈이기 때문에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이 최씨를 알았다는 정황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씨의 최측근인 차은택(47·구속 기소)씨의 변호인 김종민(50) 변호사는 지난 27일 “차씨가 최씨의 지시로 2014년 6~7월 김 전 실장 공관에서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정성근(61·부동산 투기 문제로 낙마) 문체부 장관 후보자를 만났다”며 “최씨가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김 전 차관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이 최씨를 나에게 소개해 줬고 2013년 10월쯤엔 김 전 실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잘 돌봐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여전히 최씨를 사전에 알았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차씨를 한번 만나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차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했지만 최씨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또 김 전 차관의 검찰 진술에 대해서도 “최씨를 알아야 그 사람을 소개할 것 아니냐”면서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6) 기흥CC 회장을 연결고리로 한 우 전 수석과 최씨의 관계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김 변호사는 “2014년 여름쯤 김 회장과 차씨, 최씨가 함께 골프를 친 뒤 최씨가 김 회장에게 ‘차씨를 많이 도와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김 회장이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씨와 김 회장이 친분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 6일 검찰 소환 당시 ‘민정수석에 임명될 때 최씨의 영향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에 대해 소환 필요성이 있으면 소환할 것이며, 여러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최순실 차은택 ‘책임 떠넘기기’…“최순실이 ‘다 떠안고 가라’ 요구”

    최순실 차은택 ‘책임 떠넘기기’…“최순실이 ‘다 떠안고 가라’ 요구”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와 그의 최측근인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 씨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 측은 최씨 측에서 모든 책임을 차씨에게 안고 가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차씨가 구속기소된 2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순실씨 측이 차씨에게 “다 떠안고 가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차은택이 중국에 있을 때 김성현(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전화해 ‘회장(최순실)이 형이 다 안고 가야 한대. 난 이번에 조금 가볍게 안고 갈 거야’라고 말했다. 그래서 차은택이 ‘네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 이후 통화가 끊겼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가 언급한 김성현(43)씨는 차씨의 후배이자 차씨의 추천으로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된 인물이다. 그는 이달 초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김 변호사는 차씨가 미르재단 출범 때 이사장 등 주요 인사를 추천한 것은 사실이나 실제 재단 운영은 김씨가 최씨 측과 함께 주도했다며 관련 의혹에 대한 책임을 역으로 떠넘겼다. 그는 “어느 순간 부터 차씨는 배제되고 김씨가 오히려 최씨의 사실상 오른팔, 수하 역할이 됐다”며 “미르재단이나 플레이그라운드 등 각종 특혜 수주 관련해 김씨가 전부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차씨가 회사 직원을 통해 알게 된 펜싱선수 출신 고영태씨와 동업을 하는 와중에 고씨를 통해 최씨를 알게 됐으며, 애초 최씨를 “그냥 돈 많은 강남 아줌마, 재력 있는 아줌마 정도로 알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침체됐던 문단이 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른 문인들이 잇달아 실명으로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문학에의 푸른 꿈을 품은 습작생, 또는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편집자의 위치를 이용한 일부 문인들의 파렴치한 가해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과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오타쿠 내, 미술계 내, 영화계 내 등 문화계 전체로 번지며 권력관계를 이용한 남성중심주의 문화의 추악한 민낯을 들춰냈습니다. ◆실명으로 불려나온 가해자들, 폭로 이후는 문단 성추문 사건은 충격적인 가해 사실과 실명이 하나씩 거론될 때만 해도 SNS에서 폭발력 있는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며 시선이 옮겨지고 일부 가해 문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일부 가해 문인들이 ‘합의된 성관계’ 등의 이유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할 움직임에 나서면서 SNS에서 힘겹게 용기를 냈던 피해자들이 꽁꽁 숨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들로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거란 두려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 문인은 “SNS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여론은 들끓었지만 일부 문인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할까봐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학생이라 변호사 선임 비용 마련 등도 막막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 문인도 “애들이 ‘선생님 그게 사실이에요?’ 하며 문인 성폭력 사건을 물어오는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며 “문학을 한다는 게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개인 아닌 조직으로 대응해야” SNS를 통해 들불처럼 문제 제기는 됐지만 SNS에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올리는 것은 형사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섣부르게 SNS에 가해 사실과 실명을 올리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엄청나고 내가 삭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피해자)이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단체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단체는 변호사 연계 등 법적 지원, 언론을 통한 이슈화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단체의 대응이 자리잡으면 피해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않고 나아갈 수 있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숨어 있던 피해자들도 힘을 얻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검증이 되면 대중들도 가해 문인들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문단 내 자정 노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폭력 뿌리뽑겠다” 피해자 품으려 연대 나선 문단, 페미라이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문단에서는 전례 없는 단체가 꾸려졌습니다. ‘창작, 출판, 교육 등 문학의 장에서 발생해 온 성폭력·위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뜻을 모은 작가들의 모임 ‘페미라이터’입니다. 페미라이터가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받은 문학출판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서약에는 25일 현재 600명 이상의 문인들이 동참했습니다. 소설가 권여선, 김이설, 윤이형, 이은선, 정세랑, 천희란, 시인 김소연, 오은, 신해욱, 김현, 백은선, 유진목, 정영효, 이민하, 문학평론가 양경언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 측은 “문학, 출판계에선 성폭력 사안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하면서 고민하는 단체가 없었던 만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공식 창구로 기능하는 게 목표”라며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에 답하기 위해 1차 서약 명단을 다음 달 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는 앞으로 ▲문단 내 성폭력 사례 기록 및 아카이빙 ▲추가 피해 제보 받기 ▲피해자와 전문기관 연결 ▲관련 이슈에 대한 잡지 창간 ▲세미나, 포럼 진행 등 피해자와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했던 시인의 성폭력 행태가 폭로된 고양예고에서는 졸업생 107명으로 이뤄진 모임 ‘탈선’이 지난 11일 성명을 내며 피해자 지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들 ‘문단 내 성폭력’ 돌아본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문단 권력을 점검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은 이번 사태도 예의 주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문학동네는 이달 말 펴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를 페미니즘 이슈로 꾸미면서 문인, 사회학자, 여성학자들이 진행한 ‘문단 내 성폭력’ 좌담 등을 실을 예정입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내는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도 같은 이슈를 내부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합니다. 지난달 문단 내 적나라한 여성 혐오 실태를 고발했던 김현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박시하 시인이 함께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에서도 문단 내 성폭력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라 논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창비는 지난 16일 주간논평(양경언 평론가)을 통해 이렇게 짚었습니다. “가해 지목자가 가책 없이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 양 무마하려 하는 배후에는, 그리고 심지어 피해생존자들의 고발 뒤에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시도하려는 배경에는, 성폭력의 발생을 방조하고 묵인해 왔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중략) 이 고발과 생존의 말들이 출발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가 빠르게 소비되는 SNS에서 ‘ΟΟ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만큼은 진땀나는 손으로 그러쥐고 더 깊고 뜨겁게, 오래 논쟁해야 할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최태민, 朴대통령 최면으로 홀렸다? “육영수도 최면에 관심 많아”

    ‘그것이 알고싶다’ 최태민, 朴대통령 최면으로 홀렸다? “육영수도 최면에 관심 많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최태민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파헤친 가운데 최씨가 박 대통령을 최면술로 꾀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악의 연대기 - 최태민 일가는 무엇을 꿈꿨나?’라는 주제로 최씨 일가와 박 대통령 사이의 인연에 대해 파헤쳤다. 과거 박근혜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에서 최태민의 관계에 대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위로를 하는 많은 편지를 받았다. 최태민도 그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2007년부터 최씨 일가의 문제를 폭로했던 김해호는 “최태민이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을 뭘로 사로잡았느냐. 어머니를 보여준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영적인 신의 능력으로? 천만의 말씀이다. 최태민에게는 딱 교리는 없었지만 사람들을 꾈 수 있는 좋은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최면”이라고 언급했다. 최태민과 박근혜의 인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과거 최면술에 호기심을 가진 육영수 여사가 직접 시범을 보기 위해 부른 사람이 최태민 씨였다고 적힌 신문을 찾아내면서 이들의 길고 긴 인연의 시작을 찾아냈다. 최태민에 대한 박근혜의 믿음은 결국 어머니 육영수 여사로부터 나온 셈인 것. 변영돈 신경정신과 박사는 “일종의 환상을 이용하는 최면 기법인데 실제로 죽은 사람이 살아올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 환상 속에서 그 사람의 꿈을 꾸는 것처럼 그런 것을 이용해서 죽은 사람을 불러내 대화를 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투3’ 노사연 노사봉, 화끈한 입담+끈끈한 자매애까지 ‘역대급 꿀잼’

    ‘해투3’ 노사연 노사봉, 화끈한 입담+끈끈한 자매애까지 ‘역대급 꿀잼’

    ‘해투3’ 노사연 노사봉 자매의 거침없는 임담에 안방극장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에서는 오랜만에 방송에 동반출연한 노사연 노사봉 자매가 숨길 수 없는 예능 유전자를 뽐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과거 ‘노사연 언니’이자 개그맨 뺨치는 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사봉은 이날 역시 조금도 녹슬지 않은 찰진 입담을 선보였다. 노사봉은 평소 식사를 자주 안 한다는 김건모를 향해 “식사를 잘해야 된다. 식욕이 성욕이다. 그래서 장가를 못간 거다”라며 19금 돌직구를 날리며 맛깔 난 토크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그는 “나는 식욕이 좋다. 옛날에는 식욕이 너무 좋아서 자다가 일어나 남편 깨라고 모기 잡는 척을 했다. (깨면) 좋은 일이 있는 거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노사봉은 그동안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던 이유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는 “(방송은) 내가 해야 될 게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식당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식당이 무슬림 맛집으로 선정된 집”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지만 미슐랭을 무슬림으로 착각한 깨알 같은 말실수로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노사연은 “이 언니가 이래서 방송을 안 한다. 사람들이 웃으면 자존심 상해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거침없는 입담뿐만 아니라 화려한 댄스실력까지 뽐내 엄지를 치켜들게 만들었다. 노사봉은 “나는 끼가 많은 사람이라 무용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면서 즉석에서 에어로빅 시범을 보였는데 1초에 허리를 5번 튕기는 신들린듯한 몸놀림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나아가 왕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시대를 풍미했던 ‘우아댄스’까지 완벽하게 재연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질세라 노사연 역시 화통한 캐릭터다운 화끈한 입담을 선보였다. 특히 단식원 에피소드는 압권이었다. 이날 지상렬은 “누님이 이무송 형과 결혼을 앞두고 급하게 살을 빼셔야 한다고 단식원에 들어가셨다. 거기는 냉장고를 쇠사슬로 감아놓는데 최초로 그걸 뜯으셨다”며 그녀의 남다른 먹성을 폭로했다. 그러나 노사연은 부정하기는커녕 “냉장고를 뜯어서 퇴소당했다”며 쿨하게 인정해 시청자들을 폭소하게 했다. 사진제공=KBS2 ‘해피투게더3’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문소영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문소영 사회2부장

    무협지는 정파(正派)의 세상이다. 정파는 강호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한줌의 사파(邪派)를 척결하며 강호의 도리를 지켜 나간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정파들은 사파와 맺은 약속을 깨고 속임수를 써 가면서 강호에서 사파를 몰아낸다. 오히려 사파가 명예를 지키며 죽어 간다. ‘사파’라며 박해한 정파가 과연 정의인가를 반문할 지경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11월 초 조응천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는 2014년 ‘정윤회 및 십상시 문건 유출’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서 잘리고 올 초까지 ‘국기문란죄’ 소송에 시달리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 ‘뺏지’를 달기 전에는 지난해 여름 서울 마포에 ‘별주부짱’이라는 음식점을 내고 자영업자로 새출발했다. 그 별주부짱 폐업 축하 번개였다. 남양주갑의 지역구 관리가 우선이라 불가피하단다. 조 의원은 대구 친구들이 요즘 “슬프다”며 전화한다고 했다. 그도 슬퍼 보였다. 그는 “대구 사람들에게 ‘할매’는 마돈나이자 여신이었는데…”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으니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추궁에 “우리는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말을 믿은 죄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지난 9월 20일 국회에서 ‘최순실’을 거론한 첫 국회의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최근 제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대통령이 착용하는 브로치,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최순실씨가 청담동 주얼리숍에서 구매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즉각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저급한 정치 공세로 청와대에 근무했던 사람이 전형적인 폭로 정치에 몰두한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은 이제 안다. ‘십상시 문건유출’ 때에 이어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김상희 국회의원이 지난 22일 ‘청와대가 구매한 의약품’에 이른바 ‘태반주사’나 ‘백옥주사’와 같은 주사제와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정과 팔팔정, 국소 마취제인 리도카인과 같은 의약품을 공개했을 때 국민은 청담동 차움병원의 ‘길라임’ 가명 소동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경악을 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아프리카 순방에 앞서 고산증을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 이제 청와대 대변인을 양치기 소년처럼 바라보고 있다. 그날 조 의원은 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세금 낸 만큼 국가에 요구할 수 있다. 입헌공주제하에서는 도저히 못 살겠다. 민주공화국에서 그 불평등함을 바로잡고, 얼토당토않은 1970년대로 역행하는 시대는 마감해야 한다”라고. 그렇다면 ‘입헌공주제’는 정말 마감할 수 있을까. 국회에서는 야당과 일부 여당이 합심해 탄핵을 준비하고 있다. 검찰은 직권남용과 같은 적용하나 마나 한 법이 아니라 ‘제3자 뇌물공여죄’를 들이대 지난 2년 동안 법 앞에 평등을 무시하며 수사하고 기소한 죄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은 어떤가. 혁신확산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혁신이 어떻게 확산되는가를 밝힌 이론인데, ‘초기 혁신가 2.5%’의 채택이 충족되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의 인구는 5000만명이고, 2.5%는 125만명이다. 지난 11월 12일에 100만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6월 민주화 항쟁 때 참가해 봐서 아는데, 29년 전에는 11월 12일만큼도 못 모이고도 호헌 철폐, 직선 쟁취를 했다. 11월 26일을 앞두고 그 사실을 꼭 상기시키고 싶다. symun@seoul.co.kr
  • 中, 외국기업 퇴출에 노동자 운다

    中, 외국기업 퇴출에 노동자 운다

    코카콜라 매각·KFC 노사 갈등 첨단산업 발달에 아동노동 기승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잇따라 퇴출당하면서 이들 기업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4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코카콜라 중국 공장 3곳의 노동자들이 지난 21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에 돌입한 공장은 충칭, 지린, 쓰촨 공장이다. 노동자들은 미국의 코카콜라 본사가 중국 최대 곡물기업인 중량그룹(中糧集團·COFCO)과 음료 회사인 타이구(太古)에 매각하기로 하자, 고용 승계와 퇴직금 보장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35년 전 중국에 공장을 세운 코카콜라는 공장을 70억 위안(약 1조 200억원)에 중국 기업에 넘기기로 했다. 코카콜라가 공장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감소, 식음료 다변화, 임금 상승 등으로 이윤율이 갈수록 줄기 때문이다. 중국 코카콜라의 올해 3분기의 매출은 전년 대비 6.9% 줄었고, 순이익은 28%나 떨어졌다. 코카콜라와 중국의 인수기업은 노동자들의 요구에 아직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독일의 소리’ 중문망에 따르면 경찰이 회사에 진입해 노동자들을 구타하고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미국 기업의 종업원이었던 노동자들이 자국 기업에 의해 졸지에 해고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남부 지역의 월마트 노동자들도 동맹 파업과 준법투쟁을 수개월째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 기업인 월마트는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발전한 중국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리자 점포 정리, 해고, 유연 근무제 실시 등으로 노동자들을 압박해 왔다. 올 초에는 세계 최대 시계 기업인 시티즌이 중국 공장을 폐쇄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으며, KFC와 맥도날드도 짐을 쌀 준비를 하고 있어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 산업이 첨단화될수록 ‘아동 노동’이 기승을 부리는 모순도 생겨나고 있다. 기존의 영세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 농촌의 아동을 불법으로 모아 노동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현지 매체가 폭로한 장쑤성 창수시의 영세 의복공장 단지에서는 16세 이하 아동 수백명이 반감금 상태에서 하루 15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월급은 1000위안(약 17만원)에 불과했으며, 대다수는 인근 윈난성의 농촌에서 브로커의 손에 이끌려 취업하러 온 어린이였다. 중국에서는 16세 이하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4일 사설을 통해 “가정과 학교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착취를 당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도시와 농촌 간 빈부격차를 해소하지 않는 한 중국 아동의 미래는 어둡다”고 비판했다. 자국의 노동 현실에 눈감아 온 관영 매체까지 울분을 토할 정도로 노동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검찰 ‘중진공 특혜 채용’ 재수사···‘친박 실세’ 최경환 소환 방침

    검찰 ‘중진공 특혜 채용’ 재수사···‘친박 실세’ 최경환 소환 방침

    중소기업진흥공단 특혜 채용 의혹 사건을 재수사하는 검찰이 조만간 박근혜 정부의 핵심 실세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할 방침이다. 24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박철규 전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을 불러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이사장에게 최 의원의 의원실에서 일하던 인턴사원 황모씨가 전체 2239등이었지만 36명의 최종합격자에 포함돼 2013년 8월 중진공에 합격한 배경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앞서 검찰은 최 의원의 청탁 증거가 없다면서 박 전 이사장 등 중진공 임직원들만 기소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 9월 21일과 지난달 26일 재판에서 박 전 이사장이 “최 의원의 영향력 때문에 검찰 조사에선 말할 수 없었다”며 최 의원이 특혜 채용을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이 증언을 계기로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최근 박 전 이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박 전 이사장은 최 의원과 만난 시점은 물론 2013년 8월 최 의원 의원실에 불려가 특혜 채용 압력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이사장의 당시 비서와 최 의원실에 갔던 다른 중진공 임직원 등에게 모두 소환을 통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 전 이사장 등 중진공 임직원들의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신청해 재판은 다음달 말로 미뤄진 상태다. 검찰은 조만간 최 의원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화계 성폭력 의혹 또 터졌다...이번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문화계 성폭력 의혹 또 터졌다...이번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OO_내_성폭력’란 해시태그로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A씨가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20대 여성 B씨는 지난 23일 온라인 메모장 에버노트에 “스물 셋이던 2013년 A씨가 술자리에서 동의 없이 입을 맞추고 모텔로 데려가 강제로 속옷을 벗기고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당시 겨우 40㎏ 전후였는데 제압하려는 그에게 저항하다가도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차라리 그를 달래는 게 빠를 것이란 판단을 했다. 겨우 뺨을 때려 나왔다”고 밝혔다. B씨는 또 “A는 그날 밤 ‘네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라며 저의 ‘예쁨’에 책임을 지우는 발언을 했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바로 그런 시선들로 인해 침묵에 쌓인 수많은 성폭력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라며 “내 폭로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러스트레이터 A씨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범죄의 가해자가 아님을 밝혀줄 증거들이 모두 존재하고 있다”며 “인터넷에 나를 두고 올라오는 허위사실과 억측에 더 묵과할 수 없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건모 “축가 불러준 커플 80%가 작살” 실명 공개에 ‘안절부절’

    김건모 “축가 불러준 커플 80%가 작살” 실명 공개에 ‘안절부절’

    ‘해피투게더3’ 김건모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를 털어놨다. 24일 오후 방송되는 KBS2 ‘해피투게더3’는 ‘잘못된 만남 특집’으로 김건모, 지상렬, 베스티 유지, 노사연, 노사봉이 출연한다. 이 가운데 최근 국민 노총각 ‘쉰건모’로 활약하고 있는 가수 김건모가 자신의 결혼관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고 알려져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김건모는 요즘 자신보다 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어머니 이선미의 이야기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요즘 인기를 약간 즐기시는 것 같다”며 어머니의 늦깎이 연예인 생활을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김건모는 실제로도 어머니로부터 결혼 압박이 전혀 없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건모는 그 이유에 대해 “(어머니가) 내 후배인 서장훈이나 탁재훈의 결혼생활 결말이 안 좋은 걸 보셨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축가를 부른 커플의 80프로가 작살났다”고 털어놨고 여과 없이 쏟아지는 실명의 향연에 되려 MC들이 안절부절 못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또한 이날 김건모는 ‘드론’ 연습 때문에 아직까지 결혼 생각이 없다고 밝히는 등 못 말리는 키덜트의 면모로 현장 모든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철들지 않는 김건모의 피터팬 매력이 폭발할 ‘잘못된 만남 특집’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오늘(24일) 목요일 밤 11시 1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별별영상] 결혼식에 신부가 2명 등장한 까닭은?

    [별별영상] 결혼식에 신부가 2명 등장한 까닭은?

    아프리카 가나의 한 결혼식장. 무슨 일인지 하객들의 비명이 끊이질 않는데요. 한창 결혼식을 치르던 신랑 신부 뒤로 또 다른 신부가 등장한 것입니다. 특이하게도 이 신부는 신랑 옆에 서 있는 신부와 비슷한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있는데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여성은 신랑의 또 다른 여자친구로 결혼식장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신랑이 바람을 피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결혼식이 다시 치러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양다리를 걸친 신랑이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사진·영상=puji fitriawati/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檢 문형표 전 장관 참고인 소환···‘삼성물산 합병 특혜’ 의혹 수사

    檢 문형표 전 장관 참고인 소환···‘삼성물산 합병 특혜’ 의혹 수사

    지난해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건에 대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의결권 자문업체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일에 대해 수사 중인 검찰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문 전 장관은 현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24일 오전 10시 문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문 전 장관은 2014년 7월 국민연금공단이 비정상적 절차를 거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질 당시 주무부처인 복지부 장관으로,찬성 의결 과정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문 전 장관을 상대로 찬성 의결이 이뤄진 경위와 이 과정에서 청와대 등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삼성 측과 사전에 모종의 교감이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역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날 새벽 4시까지 16시간가량 강도 높게 조사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작업이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7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 직후인 같은해 7월 25일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독대를 했고, 2개월 후쯤엔 최씨 측에 삼성 돈 35억원이 건네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합병 이후인 같은해 10월 최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합병 과정에서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정황도 불거졌다. 최 전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합병 찬성 의견을 주도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경질하려 했으나 정부 고위 관계자의 압력이 들어왔다”고 폭로했다. 문 전 장관이 ‘청와대 뜻’을 거론하며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관련자 증언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삼성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측을 후원하는 대가로 청와대 측이 삼성 합병에 도움을 준 게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다. 대가 관계가 인정되면 최씨 등에게 적용될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이 전달됐고 그로 인해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라’는 종용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전날 이러한 의혹을 확인하고자 국민연금공단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국민연금·삼성 압수수색…朴대통령 제3자 뇌물 혐의 타깃

    검찰, 국민연금·삼성 압수수색…朴대통령 제3자 뇌물 혐의 타깃

    검찰이 23일 국민연금공단과 삼성 미래전략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측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박 대통령과 삼성 측에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이날 압수수색이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 검토를 위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등 주변 인물들의 직권남용·강요 등 비위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이 건물 5∼10층에 있는 기금운용본부장실, 운용전략실 등에 들어가 작년 삼성물산 합병 관련 문건, 관련자들의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본사와 삼성 미래전략실, 전 기금운용본부장인 홍완선 한양대 특훈교수의 사무실 등지에서도 동시 압수수색을 벌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작년 5월 26일 합병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결정된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 최대 주주인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에게 유리하고 삼성물산 일반 주주들에게는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 세력 결집에 나서면서 삼성은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의 일대 고비를 맞았다. 그해 7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은 가까스로 가결됐는데 당시 10%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의 찬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부터 자본시장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과정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왔다.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여러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을 깨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경유하지 않고 직접 찬성표를 던졌다. ISS,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모두 삼성물산 합병 반대를 권고했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찬성표를 낸 것이다. 그 직전 국민연금은 SK C&C와 SK의 합병 안건을 판단이 곤란한 중대 안건으로 분류, 의결권전문위원회에 넘겼다. 여기서 ‘반대’ 의견이 나오자 실제 그대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와 관련해 최 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홍 전 이사장을 경질하려 했으나 정부 고위 관계자의 압력이 들어왔다고 폭로했다. 법조계에서는 국민연금 수사가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 의혹과 관련한 대가성 규명 차원일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탄생으로 이어진 지난해 합병은 그룹의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이벤트였다. 따라서 만일 삼성 측의 ‘민원’이 청와대에 전달되고 다시 국민연금의 결정에 영향이 끼친 것으로 밝혀진다면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이게 국민과의 약속인가/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게 국민과의 약속인가/박홍기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를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 그것을 한순간이라도 잊어버린다면 모두에게 신뢰를 잃고 만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워했다. 또 “권력은 어느 순간 바람처럼 사라지므로 허무한 것이다. 권력이 국민을 위해 쓰이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남용됐을 때 그 결과는 추악했다”며 권력의 이면을 경계했다. 2009년 9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을 꺼내 들었을 때는 한나라당 대표로서 노 대통령을 만나 “권력은 국민이 부여하는 것입니다. 누구도 권력을 나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겁니다”라고 충고했다. 박 대통령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 나오는 대목들이다. 맞는 말이다.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을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과 ‘공범 관계’로 특정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로 확정했다.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과 공모한 사실상의 주범으로 공소장에 기록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은 뗄 수 없는 한패다. 다만 대통령은 내란 및 외환의 죄가 아니면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 덕분에 기소되지 않았을 뿐이다. 국민은 박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에 맞닥뜨렸다. 참담 그 자체다. 전국 곳곳에서 타오른 백만 촛불 민심이 검찰 발표를 보며 느끼는 것은 승리감이 아니다. 외려 자괴감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한 지도자를 둔 국민으로서의 부끄러움이다.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이 거리를 걸으며 자연스럽게 시민들을 만나고, 인사하는 모습을 또다시 볼 수 없는 국민으로서의 비참함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농단이 불거지자 “확인되지 않은 폭로”,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로 둘러댔다. 청와대 역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유언비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전형적인 거짓말의 대가는 최순실의 공소장에 ‘대통령과 공모’라는 표현이 아홉 차례나 적시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청와대의 역공이 거세다. 궤도를 벗어났다. 청와대는 수사 결과를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 지은 사상누각”, “주장”, “인격살인”이라며 깡그리 무시했다.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도 “한 줄기 바람에도 허물어질 사상누각”이라고 비판했다. 정권의 사유물로 쥐락펴락했던 검찰의 표변(豹變)을 향한 악다구니다. 청와대는 검찰이 정권 내내 정치검찰이길 원했을 게다. 최순실 파문의 전초전인 이른바 ‘정윤회 국정 개입 사건’을 대충 덮고, 최순실 고발건을 형사8부에 배당해 뭉개던 그 검찰이길 바랐을 게다. 그러나 검찰이 돌아섰다. 들불처럼 번지는 촛불 민심을 봤고, 동시에 박 대통령의 사그러드는 권력을 봤기 때문이다. 권불오년(權不五年)의 끝을 직시했다. 박 대통령은 일찍이 국민과의 약속을 깼다. 최순실의 농단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배분한 것과 다름없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약속했던 검찰 조사도 거부했다. 특검에는 중립적인이라는 조건을 달아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해 특검이 구성되는데 특검 수사만 받겠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회 추천 국무총리 요청도 뒤집었다. 합법적 절차에 따른 매듭을 내세우고 있다. “차라리 탄핵하라”는 얘기다. 과연 국정 중단에 대한 염려에서 나온 결단일까. 다분히 정치적이다. 이젠 떨리는 목소리마저 없다. 광장의 촛불은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꺼지지 않고 있다. 촛불에 담은 메시지는 하나다. 헌법에 규정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민주주의 정신을 되새기고, 국민이 깨어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박 대통령에게, 작금의 정국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는 정치인들에게 던지는 준엄한 경고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의 선택만이 남았다. 절망이 단련된다 하더라도 희망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다. 자서전에 썼듯 “훗날 깨끗한 정치를 통해 반드시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각오를 돌아봤으면 싶다.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고 있다. hkpark@seoul.co.kr
  • ‘최순실 공천’ 의혹에 발끈한 새누리… 민주당 박범계 의원, 법사위서 의혹 제기

    ‘최순실 공천’ 의혹에 발끈한 새누리… 민주당 박범계 의원, 법사위서 의혹 제기

    “최순실씨가 공천에 개입해 금배지를 단 의원이 있다”는 야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순실이 지난 새누리당 20대 총선 공천과 관련해 현역 비례대표 의원 3명 공천에 관여했다는 구체적 제보가 있다”면서 “지금 당장 이름을 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천관리위원장, 문고리 3인방은 아무런 권한이 없으니 최순실을 만나보라고 해서 강남구 신사동으로 찾아가 최씨를 만났는데, 최씨가 봉투를 열어보더니 다시 돌려주며 돌아가라고 했다’는 한 공천 탈락자의 제보가 있었다”면서 “서울 강남권 비례대표 새누리당 몫 일부 공천권을 최순실이 행사한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폭로 직후 ‘최순실 공천’으로 의원이 된 3명이 누군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박 의원은 “두고 보자.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자 확인되지 않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명단이 온라인 메신저를 타고 삽시간에 번지기 시작했다. 명단의 종류는 다양했다. 최순실 게이트 특검안에 반대·기권표를 던졌거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최순실 공천자’라는 추측성 ‘찌라시’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3인을 적시한 명단도 나돌았다. 이에 대해 송희경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린다”면서 “허위 사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니 더이상 터무니없는 유언비어가 유포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밝혔다. 유민봉 의원은 “해당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걸고 최순실과 어떠한 관련도 없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며, 추후 유포자에 대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밖에 찌라시에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먼저 해명을 내놓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명단에서 여러차례 거명이 됐는데도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는 의원도 있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침체됐던 문단이 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른 문인들이 잇달아 실명으로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문학에의 푸른 꿈을 품은 습작생, 또는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편집자의 위치를 이용한 일부 문인들의 파렴치한 가해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과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오타쿠 내, 미술계 내, 영화계 내 등 문화계 전체로 번지며 권력관계를 이용한 남성중심주의 문화의 추악한 민낯을 들춰냈습니다. ◆실명으로 불려나온 가해자들, 폭로 이후는 문단 성추문 사건은 충격적인 가해 사실과 실명이 하나씩 거론될 때만 해도 SNS에서 폭발력 있는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며 시선이 옮겨지고 일부 가해 문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일부 가해 문인들이 ‘합의된 성관계’ 등의 이유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할 움직임에 나서면서 SNS에서 힘겹게 용기를 냈던 피해자들이 꽁꽁 숨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들로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거란 두려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 문인은 “SNS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여론은 들끓었지만 일부 문인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할까봐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학생이라 변호사 선임 비용 마련 등도 막막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 문인도 “애들이 ‘선생님 그게 사실이에요?’ 하며 문인 성폭력 사건을 물어오는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며 “문학을 한다는 게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개인 아닌 조직으로 대응해야” SNS를 통해 들불처럼 문제 제기는 됐지만 SNS에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올리는 것은 형사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섣부르게 SNS에 가해 사실과 실명을 올리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엄청나고 내가 삭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피해자)이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단체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단체는 변호사 연계 등 법적 지원, 언론을 통한 이슈화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단체의 대응이 자리잡으면 피해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않고 나아갈 수 있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숨어 있던 피해자들도 힘을 얻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검증이 되면 대중들도 가해 문인들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문단 내 자정 노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폭력 뿌리 뽑겠다” 피해자 품으려 연대 나선 문단, 페미라이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문단에서는 전례 없는 단체가 꾸려졌습니다. ‘창작, 출판, 교육 등 문학의 장에서 발생해 온 성폭력·위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뜻을 모은 작가들의 모임 ‘페미라이터’입니다. 페미라이터가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받은 문학출판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서약에는 25일 현재 600명 이상의 문인들이 동참했습니다. 소설가 권여선, 김이설, 윤이형, 이은선, 정세랑, 천희란, 시인 김소연, 오은, 신해욱, 김현, 백은선, 유진목, 정영효, 이민하, 문학평론가 양경언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 측은 “문학, 출판계에선 성폭력 사안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하면서 고민하는 단체가 없었던 만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공식 창구로 기능하는 게 목표”라며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에 답하기 위해 1차 서약 명단을 다음 달 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는 앞으로 ▲문단 내 성폭력 사례 기록 및 아카이빙 ▲추가 피해 제보 받기 ▲피해자와 전문기관 연결 ▲관련 이슈에 대한 잡지 창간 ▲세미나, 포럼 진행 등 피해자와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했던 시인의 성폭력 행태가 폭로된 고양예고에서는 졸업생 107명으로 이뤄진 모임 ‘탈선’이 지난 11일 성명을 내며 피해자 지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들 ‘문단 내 성폭력’ 돌아본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문단 권력을 점검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은 이번 사태도 예의 주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문학동네는 이달 말 펴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를 페미니즘 이슈로 꾸미면서 문인, 사회학자, 여성학자들이 진행한 ‘문단 내 성폭력’ 좌담 등을 실을 예정입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내는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도 같은 이슈를 내부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합니다. 지난달 문단 내 적나라한 여성 혐오 실태를 고발했던 김현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박시하 시인이 함께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에서도 문단 내 성폭력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라 논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창비는 지난 16일 주간논평(양경언 평론가)을 통해 이렇게 짚었습니다. “가해 지목자가 가책 없이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 양 무마하려 하는 배후에는, 그리고 심지어 피해생존자들의 고발 뒤에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시도하려는 배경에는, 성폭력의 발생을 방조하고 묵인해 왔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중략) 이 고발과 생존의 말들이 출발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가 빠르게 소비되는 SNS에서 ‘ΟΟ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만큼은 진땀나는 손으로 그러쥐고 더 깊고 뜨겁게, 오래 논쟁해야 할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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