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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때 테니스 세계 4위 도키치의 폭로 “아버지가 날 지옥으로”

    한때 테니스 세계 4위 도키치의 폭로 “아버지가 날 지옥으로”

    “아버지가 날 지옥으로 밀어넣었다.” 옛 유고 연방 오시에크(현재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나 호주로 귀화했다가 나중에 아버지의 국적을 좇아 세르비아 국적을 선택한 옐레나 도키치(34)는 열여섯 살이던 1999년 윔블던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를 제압해 명성을 떨쳤다. 한때 세계 4위에 올랐고 2000년 윔블던 준결승에도 오르며 16년 동안 프로 선수로 활약한 그녀가 아버지 다미르로부터 당한 끔찍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폭로했다. 최근 테니스계에서 명성을 얻기까지 엄청난 고통을 치러야 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을 펴낸 그녀는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월드서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훈련을 잘 소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죽벨트로 채찍질 당하거나 정강이에 발길질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호텔에서 쫓겨나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는 그녀는 여느 아빠와 다름없었던 다미르가 테니스를 시작한 여섯 살 때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돌아봤다. 욕설을 서슴치 않았고 감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하기 시작했다. 2000년 윔블던 준결승에서 린제이 데븐포트에게 지자 아버지는 호텔에 돌아오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저녁에는 윔블던의 선수 대기실에서 지냈다. 자신을 찾지 못하길 바라며 소파에 몸을 숨겼다. 하지만 청소부가 밤 11시쯤 찾아내는 바람에 다른 숙소를 찾았지만 돈도, 신용카드도 없었다.다미르는 같은 해 US오픈 때 연어스테이크 조각이 작다고 항의하며 소란을 피워 6개월 동안 모든 여자대회 출입을 정지당했다. 연초에는 윔블던 대회 도중 세인트조지 깃발을 온몸에 휘감고 코트에 난입했고 관중들에게 소리를 질러대고 기자의 손전화를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그녀는 언론에도 이해 못할 여지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아버지의 행동을 재미있어 하거나 농담으로 넘기곤 했다는 것이다. 도키치는 “14~15세 소녀가 이런 사람과 한 집에 사는 건 재미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 무렵 어머니가 크로아티아 출신이었던 도키치는 다시 국적을 세르비아로 바꿨는데 그녀 가족을 난민으로 받아준 호주 언론은 온갖 비판을 쏟아냈다. 그녀는 “내 결정이 아니었다. 난 열한 살의 날 난민으로 받아준 호주를 사랑했다. 난 완벽한 호주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내게서 조국을 앗아갔다. 겨우 열일곱 살이었다. 공적인 자리에서 내가 아닌 날 보여주도록 강요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책에는 도키치가 아버지에게 모든 수입을 넘겨주고 한밤 중 가방에 라켓만 넣은 채로 집을 나와 몇달 동안 지낸 적이 있다는 얘기도 담겨 있다. 오륙년이나 여덟 살 아래 남동생과 말도 섞지 못하도록 해 2008년에야 남동생과 화해할 정도였다. 평범한 삶과 평온하게 테니스를 즐기고 싶다는 도키치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2009년 다미르는 세르비아 주재 호주 대사에게 주먹질 위협을 가한 혐의로 실형을 살았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그녀의 랭킹은 621위까지 떨어졌고 2009년에야 코트로 돌아왔지만 딱 한 차례 그랜드슬램 대회에 나섰을 뿐이다. 결국 2014년 은퇴한 뒤 아버지와 연락을 취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30년 가까이 고통스러운 삶을 겪었다”고 털어놓은 도키치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고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날 진정으로 아끼지 않는 이들과 결별해야 한다. 때때로 평범한 아버지와 평범한 가족들의 응원을 받았더라면 하고 바라지만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행운이라고 느낀다. 스스로 생각하는 최대치보다 조금 더 운이 따랐던 것”이라고 담담하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통령 사금고’ 전락한 국정원, 그 일탈을 파헤치다

    ‘대통령 사금고’ 전락한 국정원, 그 일탈을 파헤치다

    시크릿파일 반역의 국정원/김당 지음/메디치/968쪽/3만 3000원 ‘이명박 정부의 대선 개입과 댓글 파동’, ‘박근혜 정부의 특별활동비 상납’…. 연일 드러나고 확산되는 국가정보원의 일탈에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그 파장이 어디까지 뻗칠지 모르는 형국이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허울 좋은 슬로건은 실종된 지 오래다. 국정원이 아닌 ‘걱정원’이라는 비아냥도 이젠 새삼스럽지 않다.‘국가 안보가 아닌 정권 안보’. 부끄럽게도 대통령 직속의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이 충실했던 지향이다. 군사정권 시절 만연했던 일탈을 없애려 문민정부는 부단히 국정원의 개혁을 고심했다. 하지만 지금 밝혀지는 실상을 보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안기부와 국정원을 20여년간 들쑤시며 실체 파악에 천착했던 언론인이 ‘시크릿파일 국정원’(2016년)에 이어 다시 내놓은 국정원 보고서다. 전작이 파행에 치중했다면 이번 책은 조직과 예산, 공작 기능을 파헤쳤다. 국정원 직원 50명의 생생한 증언과 100여건의 대외비 자료를 버무린 968쪽의 방대한 폭로집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혐오스러운 유명 연예인 합성사진’, ‘블랙리스트 작성’, ‘세월호 참사 여론조작’….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이 개입한 대표적 사건이다. 노무현 정부의 개혁 노력 이후에도 버젓이 저질러진 이 사건들을 놓고 저자는 “반역의 유전자가 격세유전됐다”고 쓰고 있다. 속속 파헤쳐지는 비극의 씨앗은 비밀스러운 조직과 예산이다. 최근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논란이 되고 있는 터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국정원의 조직과 예산이 마치 ‘숫자와 알파벳의 미로 찾기’이며 ‘숨은그림찾기’ 같다고 말한다. 중앙정보부부터 안기부까지 정보기관 예산의 15%로 대통령의 통치자금을 조성해 관리한 사실, 원장은 재임 기간이 짧은 반면 기조실장의 임기는 길어 정권과 시간을 같이하다 보니 대통령의 ‘사금고지기’ 역할을 해 온 것도 드러났다. 당연히 역대 대통령들은 기조실장 자리에 ‘동향 사람’을 앉혀 왔다. 국정원장이 특별활동비 월 3억원 중 5000만원 이상을 떼어 청와대에 제공해 온 관행을 가능케 한 원리 설명이 확실하다. “정보기관에 최고의 개혁은 민주적 정권에 의한 올바른 국정원 사용하기다.” 다행히 새 정부 출범 이후 물꼬는 잘 튼 것 같다. 국정원 내 부처·기관·단체·언론 출입 담당관의 전격 폐지를 비롯해 국내 파트의 핵심 부서인 7·8국 폐지, 전국 11개 지부의 정보처 조직 폐지와 무연고지 배치…. 그 개혁 시도는 이렇게 귀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을 감시하고 국민이 걱정하는 국정원에서 국익수호의 눈과 귀가 되어 국민을 섬기는 국정원’,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기여하는 국정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인생술집’ 안재욱-신동엽 ‘비디오’ 때문에 병원에서 쫓겨날 뻔한 사연

    ‘인생술집’ 안재욱-신동엽 ‘비디오’ 때문에 병원에서 쫓겨날 뻔한 사연

    ‘인생술집’에 안재욱이 출연해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24일 방송된 tvN ‘인생술집’에는 MC신동엽의 절친 배우 안재욱과 이건명이 출연했다. 이날 안재욱은 대학 동기인 신동엽에 대한 폭로를 쏟아내 큰 웃음을 안겼다. 안재욱과 이건명, 신동엽은 이날 방송에서 과거 학창시절 모두 큰 사고를 한 번씩 당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안재욱이 이건명이 교통사고로 휴학했던 일을 언급하자, 신동엽은 “나도 오래전에 화재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이에 안재욱은 신동엽을 향해 “화재 사고 후에 너 회복될 때 비디오 빌려 갔다가 간호사한테 걸려서 퇴실당할 뻔했지 않냐”라며 당시 상황을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동엽은 “진짜 죽을 뻔한 건 맞지 않냐”며 “인생에 극강의 수치심을 느낀 몇 가지 일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재욱과 신동엽은 서울예대 90학번 동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명은 이들보다 한 학년 후배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美 민주당·체육계까지 덮친 ‘미투캠페인’

    美 민주당·체육계까지 덮친 ‘미투캠페인’

    ‘미투’(나도 당했어) 고백으로 성추문 파문이 미국 연예계와 언론계에 이어 정치권과 스포츠계로 계속 번지고 있다.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 코니어스(미시간주) 민주당 하원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한 여직원이 코니어스 의원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성적 호의 구걸을 폭로했다. 또 버즈피드는 성적 유혹을 거절해 해고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여직원에게 코니어스 의원이 2만 7000달러(약 2900만원)를 줬다고 보도했다. 코니어스 의원은 “성추행은 사실이 아니지만 입막음용으로 돈을 준 적은 있다”고 주장했다. 앨 프랭컨(미네소타) 민주당 상원의원에 이어 코니어스 의원까지 성추행 파문에 휩싸이자 민주당은 윤리위원회 조사 등 파문 확산 차단에 나섰다. 또 성추문 의혹을 받고 있는 로이 무어 공화당 앨라배마 상원의원 후보 캠프 대변인인 존 로저스가 지난 17일 선거 캠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책임자인 빌 아미스테드는 이날 성명에서 ‘존 로저스가 지난 17일 캠프 대변인에서 사임하고 떠났다’고 밝혔지만 이유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전 미 체조 대표팀 주치의인 래리 나사르(54)는 미시간 잉햄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성폭행 등 7가지 죄목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나사르는 최소 징역 25년에서 최대 4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이날 법정에서 나사르는 “이것(자신의 범죄)은 마치 성냥불이 산불로 옮아 붙은 것 같아서 통제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샘 사내 성범죄’ 피해 여직원, 사직서 제출

    ‘한샘 사내 성범죄’ 피해 여직원, 사직서 제출

    국내 가구업체 한샘에서 불거진 사내 성범죄 피해 직원이 지난 22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샘 이영식 사장은 24일 이 직원을 직접 면담, 정확한 입장을 파악한 뒤, 사직서 수리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23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 여직원의 변호인 김상균 변호사는 피해자가 전날 한샘에 온라인 방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날 오전까지 수리 여부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여직원은 자신의 당한 일을 온라인상에 알리기 전부터 한샘 내 퍼진 소문 탓에 심적으로 힘들어했다”며 “이 일이 알려진 이후에도 사직서를 제출하길 원했지만 직접 회사로 찾아가 제출하는 방식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으로 사직서 제출이 가능하다는 한샘 측 설명을 듣고 결정을 내렸다”며 “자신의 일로 인해 한샘이라는 기업의 이미지 악화, 동료 직원들의 피해가 커진다고 생각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한샘 사내 성범죄 사건은 올해 초 이 여직원이 동료 직원으로부터 몰래카메라 피해를 입었을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폭로하면서 일반인에게 뒤늦게 알려졌다. 한샘은 사건이 알려진 직후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회사의 초기 대응(징계위원회 결정)이 미흡과 다른 직원의 사건 축소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김 변호사는 “여직원은 경영진의 사과도, 어떠한 보상도 원하고 있지 않다”며 “각 기관의 조사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이 풀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이 여직원의 사직서 제출과 관련, “사직서 처리는 제출일로부터 3주안에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내일 중 사장이 이 직원과 면담한 뒤, 사직서 반려 또는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탕 몸에 해로울까, 아닐까...50년 전 연구 됐지만 미발표된 이유

    설탕 몸에 해로울까, 아닐까...50년 전 연구 됐지만 미발표된 이유

    50년 전에 이미 과학자들이 당분의 과다섭취에 대한 유해성을 밝혀냈지만 외부의 연구지원이 중단돼 발표돼지 못했다는 폭로가 나왔다.크리스틴 컨즈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교수를 비롯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설탕 섭취와 심장병 위험성 증가간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던 1950~60년대에 과학자들이 국제설탕연구재단(ISRF)의 지원을 받아 1967년 실험을 시작해 결과를 도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같은 분석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간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이들에 따르면 당시 학자들은 설탕이 많이 포함된 생쥐의 혈중 지방성분 수치가 녹말 성분을 먹인 쥐보다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ISRF는 실험이 끝날 무렵 돌연 연구지원을 중단해 결과가 발표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ISRF는 설탕 섭취가 쥐의 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프로젝트도 지원했지만 설탕섭취와 방광암 발병 위험성 사이에 연관성이 높다는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실험 종료를 3개월 남겨두고 지원을 중단했다. 컨즈 교수는 “ISRF의 연구는 원래 혈중 지방성분이 높아질 경우 심장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했던 것”이라면서 “당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면 학계가 설탕과 심장병 발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좀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차원에서 현재 학계의 설탕 유해성 유무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60여년 동안 설탕업계가 연구비 지원을 이유로 과학적 증거를 조작한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ISRF의 후신인 국제설탕협회는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실제 연구가 아닌 50여년 전 설탕업계에 비판적인 개인과 단체의 후원을 받은 연구자들이 내놓은 추측과 가설을 모아놓은 일종의 논평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연구자료를 검토한 결과 협회에서 해당 연구들에 지원을 중단한 것은 연구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예산 범위를 넘어섰고 그에 따른 지원조직의 개편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연구결과가 지원 중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故 최진실 딸 최준희, SNS에 올린 글 “토요일에 자살?” 우려 급증

    故 최진실 딸 최준희, SNS에 올린 글 “토요일에 자살?” 우려 급증

    故 최진실 딸 최준희 양이 SNS에 ‘자살’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사진을 올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최준희 양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디 앨런의 연극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에서 나오는 대사를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에는 “토요일에 뭐 할 거예요?”, “자살이요”, “금요일 밤에 만날래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최준희 양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아갈 곳도 쉴 곳도 없다. 나는 가끔 유서를 쓴다. 힘들 때 읽어 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혼자 울기도 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최준희 양은 SNS를 통해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어 많은 이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한편 최준희 양은 지난 9월 자신의 SNS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외할머니 정씨로부터 폭언과 폭행 등 상습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고 자살 충동까지 느꼈으며 부모님의 이혼 역시 외할머니 때문이었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최준희 양은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와 함께 경찰과 면담을 가졌으며 외할머니 정씨 또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정씨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최준희 양은 어머니 최진실과 아버지 조성민, 삼촌 최준영을 모두 자살로 잃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밤’ 김정민 공판 심경 인터뷰...절친 홍석천이 화난 이유는?

    ‘한밤’ 김정민 공판 심경 인터뷰...절친 홍석천이 화난 이유는?

    방송인 김정민이 공판 직후 한 인터뷰가 화제인 가운데, 과거 그의 절친 홍석천의 발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22일 전날 SBS ‘본격연예 한밤’은 지난 15일 열린 공판에 참석한 방송인 김정민(29)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정민은 이날 인터뷰에서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당시 상황의 증인으로 참석한 것이기 때문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사실 그대로 진술하고 증언하고 나왔다”며 “빨리 잘 마무리가 돼 당당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과거 그의 절친 홍석천이 한 방송에서 김정민을 언급한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홍석천은 지난 7월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해, 김정민과 현재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손태영 커피스미스 대표가 ‘스폰서’ 관계였다는 추측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방송 당시 홍석천은 “평소 김정민은 40대 남자가 이상형이었고, 자신이 만약 결혼을 하면 그 나이대의 사람이 좋다고 공공연히 얘기해왔다”면서 두 사람은 진심으로 만난 사이였다고 주장했다.이어 “나이 차이가 많으면 어쩌고저쩌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건 아닌 것 같다”며 “두 남녀의 사랑이,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나이가 많은 사람일 수도 있고, 나이가 많은 입장에서 어린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각자 스타일이 맞았던 케이스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실 꽃뱀, 스폰서 이런 생각이 있으면 방송하는 연예인 입장에선 자기가 남자친구가 있다고 절대 얘기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김정민은 남자친구가 있다고 늘 얘기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민은 지난 7월 전 남자친구로 알려진 손태영(48) 커피스미스 대표를 상대로 공갈·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손태영 대표는 지난 2013년 7월 김정민이 결별을 요구하자 이에 화가 나 언론에 사생활을 폭로,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등 협박, 현금 1억 6000만원과 물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김정민과 교제하는 동안 지원해 준 금액이 2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사진=SBS· 채널A 화면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밀당’ 손아섭, 과거 최희 아나운서와 밀당에 실패한 사연은?

    ‘밀당’ 손아섭, 과거 최희 아나운서와 밀당에 실패한 사연은?

    전 롯데 자이언츠 소속 야구 선수 강민호의 이적 소식에 손아섭이 덩달아 화제인 가운데, 그가 과거 한 예능에서 최희 아나운서를 언급한 내용이 주목을 받고 있다.21일 전 롯데 자이언츠 선수 강민호가 삼성행을 택하면서 함께 FA로 풀린 손아섭의 거취에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손아섭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희 아나운서 때문에 연애를 못 한다고 폭로, 밀당에 실패한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손아섭은 지난 2011년 KBS N 스포츠 ‘야생야사 2011’에 출연해 “최희 아나운서 때문에 여자친구도 못 사귄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더 이상 나의 이상형은 최희 아나운서가 아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손아섭과 최희 아나운서는 친한 누나 동생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앞서 손아섭은 최희 아나운서를 이상형으로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최희 아나운서는 지난해 12월 Y-STAR ‘식신로드’에서 손아섭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방송에서 “이대호 선수가 한국에서 뛰던 시절 손아섭 선수와 저를 엮어 놀렸다”고 밝혔다.이에 함께 출연한 이대호는 “놀린 게 아니다”라며 “진짜로 손아섭이 뭐했는지 다 알고 있었지 않냐”며 “손아섭에게 살짝 관심이 있었지 않냐. 이용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희 아나운서는 “손아섭이 당시 신인이었는데, 지금은 대 스타다. 연락이 안 온다”면서 “(손아섭이) 잘 돼서 좋다. 지금은 좋은 누나 동생 사이다”라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일축했다. 사진=스포츠서울 DB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채식주의 승객에게 항공사가 내놓은 황당 메뉴

    채식주의 승객에게 항공사가 내놓은 황당 메뉴

    고기 못 먹으면 과일만 먹어라? 콜롬비아의 한 여객기를 이용했다가 난감한 경험을 한 승객의 사례가 알려졌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적의 스티브 호가티는 최근 콜롬비아의 아비앙카 항공 여객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식사시간이 되자 승무원에게 부탁을 했다. 채식주의자인 호가티는 승무원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 뒤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메뉴를 달라고 이야기 했고, 이후 황당한 메뉴를 받아야 했다. 아비앙카 항공의 승무원이 채식주의자 승객에게 건넨 메뉴는 다름 아닌 사과 한 개와 배 한 개였다. 그것도 먹기 좋게 다듬어진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과일이었다. 그나마 감사(?) 했던 건 승객이 직접 까 먹을 수 있도록 칼과 포크를 함께 줬다는 점이다. 당초 치즈 샌드위치나 야채 스프 등을 기대했던 호가티는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고, 영국으로 돌아온 뒤 곧바로 SNS에 이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내가 탄 비행기에서 먹을 수 있는 채식주의 식사는 랩에 쌓인 사과 한 개와 배 한 개, 그리고 칼과 포크 뿐이었다”고 적었고, 이 게시물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한 아비앙카 항공 측은 이 남성의 SNS에 답글을 달았다. 항공사 측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반드시 우선 사항이어야 한다. 우리에게 당신이 비행기를 탄 날짜와 비행기 편명을 알려주면 해당 일을 조사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당신이 받은 서비스는 우리가 세운 규정과 매우 다르다. 가능한 이 일을 빨리 조사하고 처리하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비디오스타’ 라이머, 임영민-김동현 향한 남다른 사랑 ‘엄지 척’

    ‘비디오스타’ 라이머, 임영민-김동현 향한 남다른 사랑 ‘엄지 척’

    브랜뉴뮤직 첫 아이돌 그룹 MXM 임영민, 김동현이 ‘비디오스타’에 출연한다. 21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는 브랜뉴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브랜뉴뮤직 수장 라이머, 히트곡 메이커 키겐, 대세 래퍼 한해, 아이돌 MXM 임영민&김동현이 출연해 거침없는 폭로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MXM 보컬 동현은 “라이머 대표님이 SNS를 너무 사랑한다. 그 때문에 가끔 난처할 때가 많다”고 밝혀 모두의 이목을 모았다. 비공식 스케줄이 있을 때나 아이돌로서 준비 안 된 내추럴한 모습일 때 사진을 찍어 올리는 라이머 때문에 당황했다는 것. 이에 라이머는 “회사 직원들도 SNS에 올리기 전에 제발 알려달라고 한다”며 “하지만 내 애들 사진을 내가 올리겠다는데”라고 억울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저 자식들을 자랑하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었음을 고백해, 모두들 진정한 ‘라버지’라고 인정했다는 후문이다.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는 소속사 식구들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직접 따라다니며 응원하는 탓에 ‘라버지 (라이머+아버지)’라는 애칭이 있다. 한편 이날 소속사 대표 라이머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안타깝게 고배를 마신 임영민과 김동현의 유닛 그룹이 결성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최초로 입을 열었다. 마음고생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묵묵하게 잘 해낸 임영민의 눈물, 그리고 다른 멤버들의 데뷔를 축하하던 김동현의 의젓한 모습이 라이머를 감동시켰던 것. 이에 임영민 또한 “탈락했던 날 대표님이 말없이 엄지를 들어주시던 걸 보고 감정이 북받쳤었다”며 눈물의 이유를 전했다. MXM 임영민과 김동현의 첫 예능 토크쇼 나들이는 21일 오후 8시 30분에 ‘비디오스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MBC에브리원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MBC 라디오·예능 정상화 수순···보도·시사교양은 ‘아직’

    MBC 라디오·예능 정상화 수순···보도·시사교양은 ‘아직’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김장겸 MBC 사장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MBC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파업 철회 이후 일부 업무에 복귀하면서 MBC가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보도·시사 부문 조합원과 아나운서 부문 일부 조합원은 새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제작·업무 중단을 이어나가기로 했다.20일 MBC 노조에 따르면 MBC는 이날부터 라디오 정규 방송을 재개했다. 오전 5시 표준FM(95.9㎒) ‘건강한 아침 이진입니다’를 시작으로 간판 프로그램인 ‘시선집중’ 등이 방송됐다. FM4U(91.9㎒)도 오전 5시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로 시작해 ‘배철수의 음악캠프’, ‘정유미의 FM데이트’ 등이 정상적으로 전파를 탔다. 특히 ‘부당노동 행위’로 피소된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시선집중’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시선집중’ 진행자는 변창립 아나운서로 바뀌었다. 이날 시선집중은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시작으로 방송을 재개했다. 앞서 노조는 ‘세월호 유족 얼굴 사용 금지’ 등 경영진의 ‘보도지침’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한 적이 있다. 지난 18일 진행된 세월호 미수습 희생자 합동추모식와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등에 대한 소식을 전한 유 위원장은 이날 출연에 대해 “세월호 참사 앞에서 거듭나겠다는 MBC 구성원들의 약속을 지키는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결방이 불가피했던 MBC TV도 이번주부터 본격 정상화에 돌입한다. 지난 18일까지 ‘스페셜 방송’으로 재방송을 내보냈던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오는 25일 다시 시청자들과 만난다. 지난 15일 ‘라디오스타’도 정상 방송됐다. 드라마는 대부분 외주 제작이라 파업 여파가 크지 않았다. 다만 보도·시사교양 부문은 현재 공모 중인 MBC 신임 사장 선임을 시작으로 추후 경영진 재편과 맞물려있어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비록 김 전 사장은 물러났지만, MBC의 ‘보도 자율성 침해’를 현장에서 지휘한 데스크(간부)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뉴스데스크는 이상현·배현진 앵커 체제가 당분간 이어지고, 시사 프로그램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등은 결방 사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백인걸, 기회주의자를 몰아내다

    [백승종의 역사 산책] 백인걸, 기회주의자를 몰아내다

    1545년(명종 즉위) 가을, 외척 윤원형이 대비의 ‘밀지’(密旨)를 얻어 사림을 해치려 하였다. 그때 백인걸(白仁傑)이 언관으로 있었다. 그는 밀지의 그릇됨을 홀로 아뢰다 옥에 갇혔다. 동료 유희춘이 탄복하였다지만, 백인걸은 겨우 죽음을 면해 먼 시골로 유배되었다.곤궁하고 불우하던 시절, 백인걸은 날마다 ‘태극도설’과 ‘사서’ 등을 읽었다. 스승 조광조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세월이 20년가량 이어졌다(송시열, ‘송자대전’, 제21권). 선조가 등극하자 드디어 백인걸이 다시 기용되었다. 1567년(선조 즉위) 홍문관 부교리에 임명되었다. 그러자 그는 조정에 웅크리고 있던 기회주의자들을 적발해, 그들의 관직을 거두게 하였다. 광평군 김명윤(金明胤)도 소위 청산 대상이었다. 김명윤은 본래 ‘현량과’를 통해 조정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기묘사화가 일어나 조광조 일파가 실각하자, 기민하게 노선을 바꾸었다. 김명윤은 다시 과거에 응시해 벼슬길에 나아갔다. 그의 변절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선비들이 적지 않았다(이이,‘석담일기’, 상권). 김명윤의 변모에는 끝이 없었다.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권세가에 붙어, 반대파인 윤임과 봉성군 이완에게 역모죄를 씌웠다. 김명윤의 무고로 인해 많은 선비들이 화를 입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윤원형 등 외척세력이 권세를 잃었다. 그러자 김명윤은 또다시 입장을 바꾸었다. 이번에는 경연에 나아가 사화의 희생자들을 편들었다. “을사년에 처벌된 선비들 가운데 억울한 사람들이 많사오니, 전하께서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어디 그뿐인가. 청명(淸名)이 높은 남명 조식 등이 발탁되자, 김명윤은 청류(淸流)의 환심을 사기에 급급하였다. “이 선비들을 언관으로 삼아 임금님을 측근에서 모시게 해야 마땅합니다.” 변화무쌍한 김명윤은 항상 ‘농단’(?斷)을 꾀하였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놓치지 않고자 가면을 썼다. 그러나 진즉부터 백인걸은 그의 잔꾀를 알고 있었다. 이야기는 1544년 인종의 즉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인종에게 기대를 거는 선비들이 많았다. 그들을 대신하여 언관들은 기묘사화의 희생자들을 복권하라고 요구했다. 그들의 상소문에는, “기묘의 선비는 모두 정직합니다”라는 구절이 포함되었다. 지평(정5품) 백인걸은 이 표현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기묘년의 선비들 가운데 현명한 분들이 많았으나, 어찌 모든 이가 정직하다고 말하겠소. 현량과가 혁파된 뒤 과거시험장을 기웃거린 사람도 있었잖소. 과연 이런 사람을 정직하다고 말하겠소.” 백인걸은 김명윤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훗날 백인걸은 김명윤의 면전에서, “그대는 천만 번씩이나 변신하는 사람이오!”라고 핀잔을 주었다. 이 소식을 듣고 식자들이 통쾌해하였다. ‘석담일기’에 그 전말이 나온다. 역사기록은 무거운 것이다. 이익만 좇아 함부로 굴다가는 후세의 비웃음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최근 잇따라 폭로되고 있는 역대 정권의 비리 사건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친다. 백인걸은 참찬(정2품)을 끝으로 조정을 떠났다. 향년 83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우계 성혼 및 율곡 이이와 함께 학문을 닦았다. 성혼과 이이는 청년시절 그의 문생이었다. 백인걸은 이이와 성혼이 김명윤 같은 썩은 선비를 대신하여 나라의 믿음직한 동량이기를 바랐다(‘우계연보’와 ‘송자대전’).
  • [서울광장]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순녀 논설위원

    KBS 드라마 ‘마녀의 법정’에 뒤늦게 꽂혀 며칠간 ‘정주행’(몰아보기)했다. 그저 그런 법정 드라마겠거니 시큰둥하게 화면 앞에 앉아 있다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1986년)을 떠올리게 하는 첫회부터 심상치 않더니 출세 지향적인 여주인공 마이듬 검사가 인사에서 ‘물먹고’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에 배속되면서 직장 내 성희롱, 친족 간 성폭행, 몰카 범죄, 온라인 성매매 등 온갖 성범죄 실태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성범죄를 소재의 일부로 활용한 드라마나 영화는 여럿 있었지만 이번처럼 작정하고 핵심 주제로 다룬 드라마는 본 기억이 없다. ‘성범죄 완결판’이라고 할 만한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선입견 비틀기다. 여검사가 주인공이니 당연히 여성 편에 설 것이란 기대를 보기 좋게 배반한다. 마 검사는 직속 상관인 부장검사가 여기자를 성희롱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출세를 위해 방관한다. 게다가 상관의 부탁으로 피해자를 찾아가 고소를 취하하라고 설득까지 한다. ‘나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마 검사의 이기적인 행동을 비난하긴 쉬우나 돌이켜 보면 나를 비롯해 얼마나 많은 직장 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이런 비겁한 태도를 유지해 왔던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 가해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을 오도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여교수와 남자 조교 간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를 여교수로 설정한 대목도 반전이다. 성범죄가 성별에 구분 없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비열한 행위임을 보여 줌으로써 남성 대 여성의 구도가 아닌 강자와 약자의 구도라는 점을 명쾌하게 각인시킨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 드라마가 15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 홍보용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최근 시청률은 12%다). 쉽지 않은 주제를 선택한 제작진과 방송사의 용기도 칭찬할 만하지만 그보다 우리 사회가 이제는 이런 드라마를 편견 없이 받아들일 정도로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게 아닌가 싶어 더 반갑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으로 촉발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이슈의 생멸 주기가 눈 깜짝할 새인 초스피드 시대에 미투의 불길은 잦아들기는커녕 더 번지는 추세다. 지난 14일 미국 민주당의 린다 산체스 하원의원이 과거 동료 의원으로부터 성추행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정치권까지 파장이 확산됐다. 대다수 남성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남성들은 자신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내가 그랬다(#IDidThat)’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해시태그(#)를 이용한 성폭력 고발 운동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있었다. 지난해 10월 문화예술계를 뒤흔든 ‘#문단 내 성폭력’은 여성들이 피해자 낙인의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성폭력 공론화를 이뤄 낸 첫 사례였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9일 ‘문화예술계 성폭력 피해자 지원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1년이나 걸렸지만 ‘문단 내 성폭력’ 고발 운동이 없었더라면 더 늦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미투 캠페인과 맞물려 한샘과 현대카드 등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폭로되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14일 관련 법 위반 시 사업주에 대해 현행 과태료 벌칙을 징역형으로 강화하는 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것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집단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 내 사회 변화를 추동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감동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다른 범죄는 안 그러는데 성범죄 피해자들은 자기가 잘못해서 벌어졌다고 생각해요. 가해자도 피해자한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해요. 참 희한한 일이죠.” ‘마녀의 법정’에서 마 검사의 동료 여진욱 검사가 성폭력 사실을 알리길 꺼리는 피해자를 설득하면서 하는 말이다.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희한한 일이 더는 벌어져선 안 된다. 운 좋게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외면하고 방관한다면 결코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coral@seoul.co.kr
  • 고발과 배설 사이 ‘대나무숲’ 폭로전

    익명의 무차별 비난 부작용… “폐지하자” 여론 확산 인터넷 익명 게시판의 대명사가 된 ‘대나무숲’이 ‘고발의 숲’이 돼 가고 있다. ‘익명 폭로’가 우리 사회 내부에 곪아 있는 병폐를 도려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책임감이 결여된 무차별적인 폭로는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2년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각종 불만과 애환을 토로하는 익명 게시판이 등장한 것이 대나무숲의 시초가 됐다. 대나무숲이라는 용어는 일연의 삼국유사에 실린 경문왕 설화에서 유래했다. 한 복두장이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대나무숲에서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대나무숲은 비밀을 털어놓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떠올랐다. 처음에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익명의 힘을 빌려 사랑을 고백하는 글을 올리거나 남 앞에 쉽게 꺼내지 못하는 깊은 속내를 털어놓으면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뤄졌다. 직장에서 쌓인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도 많았다. 수많은 ‘공감 댓글’은 글쓴이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대나무숲이 각종 폭로로 물들면서 ‘양날의 칼’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을 통해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에 대한 병원 측의 갑질 행태가 알려졌다. 대나무숲에 간호사에 대한 갑질 제보가 잇따르자 병원 측은 사과했고, 대한간호사협회는 간호사인권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사회 깊숙이 숨어 있는 문제점을 익명의 힘을 빌려 ‘내부고발’하는 것은 대나무숲의 순기능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다. 지난 1일 강원의 한 대학 대나무숲에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이뤄진 성희롱을 고발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고려대 대나무숲’에 게시된 ‘학벌주의가 더 심해졌으면 좋겠다’는 제목의 글도 온·오프라인 안팎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사회의 고질적 병폐와 차별을 강화하는 내용의 글, 사회적 약자를 도발하고 자극하는 글이 익명의 가면을 쓰고 대나무숲에 걸러지지 않은 채 올라오고 있다. 정치색 짙은 글과 집단 이기주의를 대변하는 글도 난무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대나무숲 폐지 여론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대나무숲 폐지 찬반 투표에선 ‘폐지하자’는 응답이 60%에 달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17일 “내부 고발을 하면 피해를 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서 사회적·공익적 활동을 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서 남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익명 제보를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대나무숲은 개인주의의 만연이 만들어 낸 사회적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나무숲 폐지를 논하기보다 우리 사회 내 바람직한 비판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현직 경찰 “재개발 비리로 ‘철거왕’ 이금열 입건했다가 전보 당해”

    현직 경찰 “재개발 비리로 ‘철거왕’ 이금열 입건했다가 전보 당해”

    최근 한 경찰관의 폭로로 ‘서울 가재울 4구역 재개발 비리 사건’ 수사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최용갑(경위) 수사관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1년 자신이 담당하고 있던 재개발 사업 비리 사건이 당시 경찰 내부의 조직적인 방해와 외압에 의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비리에 연루된 ‘철거왕’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집중 수사하던 중에 부당하게 파출소로 전보됐다고 밝혔다.1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철거왕의 사라진 수사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2011년 재개발 사업 비리 사건을 다뤘다. 제작진은 최 수사관을 만나 그가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근무하던 2011년 당시 가재울 4구역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재개발 과정에서 자꾸 상승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후 철거 면적을 부풀린 건설업자들의 비리를 포착해 수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 수사관은 그 비리의 중심에 이금열 회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때부터 수사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직속상관으로부터 사건 관련 피의자들을 부르지 말라고 하거나 피의자 조사 도중 질문 내용을 문제 삼는 등 수사를 방해하는 듯한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 지방경찰청 간부가 이 회장을 포함한 특정 인물들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 최 수사관의 설명이다. 철거 용역업체의 행동대장으로 시작해 회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이 회장은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왕’이라 불린다. 그가 몸담았던 ‘적준’이라는 철거 용역업체는 철거민들을 상대로 협박과 폭행, 심지어 방화와 성폭행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최 수사관은 2011년 가재울 4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 비리 혐의가 불거졌을 때 이 회장과 당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정비업자) 박모씨를 킥스(KICS·국가 통합 형사사법정보 시스템)에 형사 입건해 집중 수사하던 중 2012년 2월 돌연 파출소로 전보됐다. 이후 “이 회장과 박씨의 입건 기록이 삭제되고 검찰 송치도 안 됐다”고 최 수사관은 밝혔다. 제작진은 “경찰청이 5년이 지난 사건이라 기록도 안 남아있어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스 전 경리팀장 “MB가 모두 의사결정…연말엔 따로 경영보고”

    다스 전 경리팀장 “MB가 모두 의사결정…연말엔 따로 경영보고”

    2008년 정호영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다스(DAS)의 비자금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최근 새롭게 제기됐다. 특검팀은 이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그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제기된 ‘BBK 의혹’과 ‘다스 주식 차명소유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2008년 1월 15일에 출범해 수사에 착수했다.이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처리 개입 의혹을 폭로한 인물은 당시 다스의 경리팀장을 맡았던 채동영씨다. 채씨는 이 전 대통령에게 수차례 다스의 경영 상황을 보고했고, 다스의 진짜 주인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특검팀 조사에서는 그런 생각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실명 인터뷰를 통해 털어놨다. 채씨는 이 전 대통령과 먼 친척 관계라고 밝혔다. 17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채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정호영 특검팀이 ‘다스가 이 전 대통령 소유의 회사인지’를 물었을 때 “그 당시 대세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그런 거였으니까. ‘몰라요, 저는. 다스가 이명박 것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 없잖아요. 다 아시면서 물어봐요’라는 식으로 특검팀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씨는 “모든 의사 결정이 이명박이었으니까. (대표이사는) 김성우였지만 뭐 김 사장 회사도 아니고…. 지금도 다스 직원들한테 가서 물어봐요. ‘다스 실소유주 누구냐’고. 그러면 이명박이라고 그러지”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특검팀 수사 당시 다스의 실제 주인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했지만 ‘새 대통령 당선’이라는 분위기에 눌려 차마 그 생각을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이 채씨의 설명이다. 채씨는 연말엔 이 전 대통령에게 따로 다스 경영 보고서가 제출됐다고도 털어놨다. “처음부터 그런 이야기 했어요. 저것도 보고하러 가는구나, 했었으니까. (어디에?) 서울에. 그냥 MB라 그랬어요. 서울 간다고 하면 MB 만나는 거다. 그렇게 알고 있었으니까.”채씨는 또 “재고 조정을 통해서 적게는 매년 10억원에서 40억원, 50억원까지 손익 조정을 했죠. 다스가”라면서 손익을 짜맞춰 해마다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수십억원의 돈이 사라졌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 돈이 어떻게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경리팀장이었던 자신도 몰랐다고 한다. 경북 경주의 자동차 시트 제조사인 다스를 둘러싼 의혹은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의혹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주인을 가리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씨와 맏형 이씨가 1985년 15억여원으로 도곡동 땅 1000여평을 현대건설 등으로부터 샀다가 1995년 포스코에 263억원을 받고 팔았다. 두 사람은 1987년 다스도 함께 설립했다. 당시 현대차가 부품 국산화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에게 부품회사 설립을 권했고, 포스코에 땅을 판 대금 중 일부가 다스로 흘러간 것이 드러나면서 도곡동 땅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앞서 검찰과 특별검사팀은 “근거 없음”,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생술집’ 주진우 기자가 12년째 술을 마시지 않은 사연은?

    ‘인생술집’ 주진우 기자가 12년째 술을 마시지 않은 사연은?

    ‘인생술집’에 출연한 주진우 기자가 12년째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7일 전날 방송된 tvN ‘인생술집’에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가수 이승환과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생술집’은 실제 술을 마시며 MC와 게스트가 토크를 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주진우 기자는 12년째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주진우 기자는 금주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 “신입 기자 시절 때 선배가 ‘(취재원과) 끝까지 술을 마시면서 친해져라. 취했을 때 진실을 말한다’고 조언을 해줬는데 그게 다 거짓말이더라”며 “신입 때는 음주가 일상이었는데 술로 흐트러지는 게 보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큰 권력들과 싸우면서 철저한 관리를 시작했다”며 “금주한 지 벌써 12년째”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주진우 기자는 실제로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탈세, BBK 주가 조작 사건, 내곡동 사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 등을 취재, 폭로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주진우 기자는 “아무도 그런 기사를 안 써서 쓰기 시작했는데 취재하던 사람이 다 도망가 혼자만 남게 됐다. 그래서 계속하고 있다”며 탐사보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사설] 곪아 터져 나오는 사회병소, 직장 폭력 문화

    ‘태움’이라는 단어가 인터넷에서 연일 입길에 올라 있다.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장기자랑 논란이 거세지면서 간호사 사회가 새삼 주목된 까닭이다. ‘태움’이란 간호사들의 은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의미한다. 간호사 조직 안에서 위계 서열에 따른 괴롭힘 실태는 충격적이다. 폭언은 말할 것도 없고 “네가 잘못한 것을 스스로 말해 보라”는 인민재판식의 괴롭힘이 수시로 일어난다는 폭로가 잇따른다. 백의 천사들이 이런 폭력 문화에 젖어 있다니 상상하기 어렵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직장 내 폭력 문화는 곳곳에서 공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 실태들이 봇물 터지듯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 난감하다. 성심병원 간호사들은 재단 체육대회에서 선정적인 옷을 입고 춤을 추도록 강요됐다. 재단 행사라는 명목으로 재단 이사장과 고위 간부들 앞에서 민망한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은 딴 세상처럼 낯설게 보일 정도다.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도 그렇다. 수간호사와 일반 간호사 사이에서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연쇄 괴롭힘은 아래로 간호대 학생들에게까지 이어진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 사이의 대물림 폭행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지난달 부산대·전북대 등 의대 교수들이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례는 의료계가 폭력 문화에 얼마나 찌들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 분노가 분노를 낳는 폭력의 악순환 고리인 셈이다. 직장 내 성폭력 문제는 더 심각한 실정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2년 263건이었던 성희롱 신고 건수는 지난해 556건으로 크게 늘었다. 신고 건수가 이 정도라면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실제 사례는 훨씬 더 많다고 봐야 한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인권센터를 만들어 의료계 인권침해를 예방하겠다고 나섰다. 정부도 직장 내 성폭력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강구했다. 직장 성희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사업주를 최대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죽했으면 이런 법을 만들까마는, 어떤 기준으로 사업주를 처벌할 것인지 실효성 우려가 나온다. 직장의 ‘내리 폭행’ 관행을 뿌리 뽑는 최선의 방책은 제도가 아닐 것이다. 획일적인 수직 문화에서 벗어나 조직 구성원들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려는 인식이 앞서야 한다. 직장 폭력 문화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한 품위 있는 사회를 기대할 수는 없다.
  • [리뷰] ‘부암동 복수자들’ 우리가 복자클럽을 응원한 이유

    [리뷰] ‘부암동 복수자들’ 우리가 복자클럽을 응원한 이유

    ‘복자클럽’이 시청자에게 안녕을 고했다. 더 이상 이들의 복수극을 지켜볼 수 없음이 실로 아쉽지 않을 수 없다.16일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비리폭로 기자회견’으로 긴긴 복수를 일단락했다. 선거법 위반·뇌물죄와 이혼, 교육감 후보 사퇴, 성희롱 교장 해임, 극성 엄마 싹 자르기 정도가 복자클럽 멤버들이 펼친 ‘복수 품앗이’의 최종 결과물이다. 지난달 시작해 소심한 듯 보였던 이들의 12편짜리 복수는 엄청난 통쾌함이나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쾌감은 없었지만, 더없이 짜릿했고 한편으론 짠하기도 했다. “자유롭게 살아. 그게 복수야”, “무릎 꿇지 않겠어!”, “당신 끝이야” 등의 명대사를 남긴 드라마는 완벽한 문제 해결보다는 문제 해결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그저 그런 삶, 버티는 삶만이 예사는 아니라는 것을 ‘복자클럽’은 보여줬다. 가끔은 소리치고, 또 가끔은 혼내주고, 그리고 가끔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 복자클럽은 그걸 해냈고, 우리에게 그러하라 얘기한다. ‘복자클럽’엔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아내를 죽인 살인마에게 더 잔인한 복수로 앙갚음을 한 이병헌도 없었고, 드라마 ‘아내의 유혹’처럼 얼굴에 점을 찍고 돌아와 바람난 남편에게 복수하는 민소희, 아니 장서희도 없었다. 그래서 우린 더 열렬히 응원을 보냈는지도 모른다.돈 말곤 가진 것이 정말 하나도 없던 여자 김정혜와 ‘강한 엄마’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 재래시장 억척 생선 장수 홍도희가 있었고, 주먹을 휘두르는 남편과 온기 없는 가정을 그저 묵묵히 지켜가던 이미숙이 있었기에. 우리가 복자클럽 멤버들에게 더없는 응원을 보냈던 건 먼 누군가가 아닌 우리 가까이에 있는, 엄마 어쩌면 옆집 아줌마, 아니면 아래층 누구네 엄마의 애환이 그들에게 담겨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 좀 더 편하게 표현해, 복자클럽은 이제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남달랐던 이들의 복수는 평범한 일상을 찾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자유를 외치며 한 여자는 떠났고, 위태로웠던 한 가정은 다시 설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자식뿐이 모르던 마지막 여자는 우산을 씌어줄 남자를 만났다. 제목에서 오는 살벌함은 찾아볼 수 없었던 ‘부암동 복수자들’은 ‘사이다’까진 아니었지만, ‘밀키스’ 정도는 되는 복수를 펼치며 안방극장에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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