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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범 송치 기준 마련키로

    또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생 A(16)군 등 2명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장기 4년에 단기 3년 6개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또래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B(17)군 등 16명은 지난달 대전지법 가정지원 소년부로 송치돼 소년보호 처분을 받았다. 집단 성폭행 혐의는 같았지만 두 사건 소년범들의 운명은 크게 엇갈렸다. 그러나 앞으로 소년범 재판에서 극단적인 편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대법원이 ‘소년범 심리(審理)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소년범을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년 범죄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흉악해지고 연령대도 낮아지는 현실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의 처리 기준은 개별 판사의 독자적인 판단에 맡겨졌다. 대법원은 오는 23일 ‘소년범 심리 개선’ TF의 첫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법원의 소년범 심리 개선 움직임은 최근 들어 처리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B군 등이 소년부로 송치됐을 때도 ‘무거운 죄질에 비해 경미한 처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형사부 판사들은 과거에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지, 부모가 교화 의지가 있는지 등과 죄질의 경중 등을 따지긴 하지만 자체 판단에 따라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소년범 심리에 기준이 없다 보니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때때로 ‘내가 봐주는 건가’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대법원 관계자는 14일 “소년범을 보호하되 온정주의나 엄벌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심리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만 14~19세 소년범은 형사재판 또는 소년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범죄가 가벼우면 검사와 경찰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곧바로 송치하고, 범죄가 무거우면 형사재판을 받도록 기소하고 있다. 재판을 맡은 형사부 판사가 심리를 통해 소년재판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한 경우 가정법원 소년부로 보낼 수 있다. 형사재판과 소년재판의 결과는 사실상 하늘과 땅 차이다. 형사재판에서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전과자로 낙인찍힐 수 있지만 소년부 재판에서는 소년원이나 가정의 보호처분을 받고 전과 기록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승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기획단장 용홍택△경북도 부교육감 박준△경기도교육청 기획관리실장 김영곤△창원대 사무국장 이경희 ■외교통상부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우상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장 서광현 ■농림수산식품부 ◇승진 △어업자원관 정복철△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영남검역검사소장 김종철 ■중소기업청 ◇승진 △소상공인정책국 소상공인정책과 이상창△기술혁신국 기술개발과 황영호△경남지방중소기업청 창업성장지원과장 김성태◇전보△소상공인정책국 사업조정TF팀 정원탁△인천지방중소기업청 창업성장지원과장 전용운△경기북부사무소장 박숭구 ■우정사업본부 ◇승진 △총무과 박래구△감사담당관실 송경호△노사협력팀 조대찬△소포사업팀 박기섭△금융총괄과 강연중△보험기획과 최무열△보험사업과 박영권△서울지방우정청 금융영업실장 김재평△경인지방우정청 감사관 박노직△부산지방우정청 인력계획과장 이주수△〃 금융영업실장 서동수△충청지방우정청 금융영업실장 유재은△전남지방우정청 우정계획과장 박승상△경북지방우정청 금융영업실장 박성호△우정사업조달사무소 설계과장 용정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김정렬△기획조정실 정보화운영담당관 김승호△문화체육관광국 관광과장 이희준△균형발전국 DMZ정책과장 이성근△의회사무처 예산정책담당관 조선행△보건복지국 식품안전과장 박정란△축산산림국 축산정책과장 이종갑△〃 동물방역위생과장 서상교△문화체육관광국 문화산업과장 도현선△보건복지국 무한돌봄센터장 최진원△복지여성실 보건위생담당관 박상목△대변인실 뉴미디어담당관 이창수△축산산림국 공원녹지과장 김창배 ■경북도 △여성정책관 박동희 ■한국광해관리공단 ◇승진 △광해기술연구소장 심연식<파트장>△기획예산 조정구△홍보전산 강희종△광해계약 박성빈△정책지원 박정필 ■근로복지공단 ◇본부장 <승진>△기획조정본부장 오세위△산재심사실장 윤길자<전보>△산재보험연구센터 신태식△부산지역본부장 오선균△경인〃 원정수△광주〃 노병섭△대전〃 이재덕 ■한국연구재단 △원자력단장 정범진 ■한국예탁결제원 ◇승진 <부장>△파생서비스부 최홍주△증권예탁부 김종술△IT서비스부 임형국◇전보·파견 <부장>△신사업추진부 박철영△재무회계부 김석재△광주지원장 김광렬△권리관리부 남송우△리스크관리부 김영민△KSD나눔재단 수석조사역 강보선△감사부 조보행△부산지원 정해근△홍보부 박용유△비즈니스지원부 김형주 ■기초기술연구회 ◇실장 △경영관리 장문영△재정사업 최재광△정책기획 석재진△성과평가 이성우△대외협력 송재준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 김경종 ■한국전력기술 ◇기획마케팅본부 △경영기획처장(경영선진화추진반장 겸임) 장진영△인력자원실장 김병은△외주구매〃 김학철△플랜트사업관리〃 유홍재△사옥이전추진반장 허순길◇원자력본부△원자력기술그룹장 임병우△원자력안전설계센터장 박흥규◇플랜트본부△EPC BG장 김호기△기계배관기술그룹장 최종석△토목건축기술〃 김종관△환경기술·신재생〃 박병원 ■한겨레신문사 △디지털미디어국 온라인국제판에디터 류재훈△출판미디어국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디터 이인우 ■CBS △감사팀장(국장) 김갑수△미디어본부 편성국장 오준석△〃 보도국장 김진오△영동방송본부장 이길형 ■외환은행 ◇영업본부장 △강동 진성오△강서 이종욱△서남 최동숙△강남기업 박용철△강동기업 김상견△강서기업 정경선△중앙기업 유운기△경기남부 이상식△대구경북 김창태△대기업1 조영걸△대기업2 오창한◇하나금융지주 파견△리스크담당 임원/본부 안병현 ■아시아신탁 ◇승진 △신탁사업3본부 상무대우 변문수 ■이화여대 △부속이화·금란고등학교장 이종경 ■아주대 △중앙도서관장 송용진△과학영재교육원장 남석현△성폭력상담센터장 강경란△수원발전연구〃 김흥식 ■광동제약 △전무이사 이인재 ■아주캐피탈 ◇임원대행 △개인금융담당 유창규◇승진 <부장>△경인센터 채병식△강남지점 이중헌△부천지점 김영선△중고차금융지점(강서) 이기수△심사팀 김정섭△인재육성팀 김대중
  • “학교폭력예방 913억 교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중학생들이 1학기부터 한 주에 2시간씩 본인이 원하는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장관은 “제주교육청은 이미 스포츠 강사를 모두 선발해 이번 주부터 연수를 시작했다.”면서 “현장에서 힘들다는 여론이 있는 것은 알지만 교과부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 같은 학교폭력 근절대책의 세부 과제 추진을 위해 3월 개학 전에 913억원의 특별교부금을 편성, 시·도별로 교부할 계획이다. 또 주5일 수업제와 관련, 대전과 울산교육청은 모든 초등학교에서 토요돌봄교실을 운영하기로 했으며, 대구교육청은 초·중·고교 전체에 토요스포츠데이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교과부도 토요스포츠데이 활성화를 위해 올해 전국에 최대 4134명의 토요스포츠 강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강남 카페주인이 화장실에 ‘몰카’ 설치

    서울 강남경찰서는 카페 화장실에 드나드는 손님을 몰래 촬영한 업주 이모(43)씨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카페 여성 화장실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손님 917명의 신체 부위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사람이 드나들 때를 자동으로 인식해 동작하는 장치까지 달았다. 촬영한 영상 파일은 컴퓨터 폴더에 날짜별로 정리해 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화장실 등에서 몰래 동영상을 촬영하다 두 차례 처벌된 전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은 한 여성 손님이 화장실에 숨겨진 카메라를 발견해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별다른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는 아니었지만 심각한 관음증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학교폭력 근절 간담회 가보니… 남 탓만

    학교폭력 근절 간담회 가보니… 남 탓만

    “담임 맡기를 기피하고 명퇴교사가 급증하는 상황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처럼 학부모 소환제를 도입해 학부모들이 일차적인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이남봉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 “선생님들이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개입을 해 해결했다면 자살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찰의 처벌 방침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 “명명백백 구속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교사 처벌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조현오 경찰청장) 23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유관단체 간담회’에서 경찰이 교사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한 사건을 놓고 교사와 학부모, 경찰 사이에 큰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남봉 수석부회장은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문제 발생 시) 경찰이 판단해서 부모에게 사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도 책임감을 갖게 하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경자 대표는 “(교사 처벌방침은) 교사가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찰이 상기시킨 것”이라면서 “학부모가 학생을 학교에 보낼 때는 공부뿐 아니라 안전과 인성교육 등을 두루 보장해 달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조현오 청장은 “무장 경관이 경비를 서는 필리핀에서 온 학부모가 학교폭력 문제는 한국이 더 심각하다고 말할 정도”라면서 “4월 말까지 총력을 기울여 학교폭력을 근절하고 이후에는 보조자로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신미현 사무국장은 “읍면과 같은 소도시는 학교폭력의 사각지대”라고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중등교장협의회, 국공립중학교교장협의회 등 교원단체, 참교육학부모회,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등 관계자도 참석했다. 백민경·이범수기자 white@seoul.co.kr
  • 조폭 연계 중학생 온몸에 문신…

    조폭 연계 중학생 온몸에 문신…

    조직폭력배와 연계해 온몸에 문신을 새기고 동료 학생들에게서 금품을 갈취해 온 중학생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20일 학교 폭력서클을 만들어 몸에 문신을 새긴 뒤 조직폭력배 ‘신종로기획파’ 추종 세력의 비호를 받으며 후배나 동료들에게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아 온 원주 지역 중학생 37명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적발하고 이 가운데 L(16·중3)군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폭력서클인 ‘Y00팸(패밀리의 준말)’ 결성을 주도했으나 다른 범죄로 소년원에 수감된 Y(15·중3·특수절도 등 전과 4범)군 등 2명을 포함한 2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가담 정도가 가벼운 K(15·중3)군 등 16명을 훈방했다. L군, Y군 등은 2010년 4월 중순부터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동급생이나 후배 중학생 39명을 상대로 조폭과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온몸에 새긴 문신을 보여주며 160차례에 걸쳐 3700만원어치의 현금과 귀금속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유흥비 등 상납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별 ‘짱’으로 구성된 ‘Y00팸’을 결성한 뒤 불구속 입건된 조직폭력배 추종 세력 이모(19)군 등 3명의 비호를 받으며 조직적으로 학교 폭력을 저질러 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이군 등이 폭력조직 행동대원인 홍모(30·구속 수감 중)씨로부터 중고등학교 ‘짱’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시를 받는 등 학교 폭력서클과 성인 폭력조직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학교폭력 대책] MB “가해학생 엄정조치… 인성교육 강화”

    이명박 대통령은 6일 학교폭력 대책과 관련, “사안이 가볍거나 처음일 경우는 선도해야겠지만 그 밖의 경우는 경찰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이제 학교폭력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올해에만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3주체’를 모두 만나 대응책을 구상해 왔다. 이 대통령은 “요즘 학교폭력은 예전과 크게 다르다.”면서 “폭력을 휘두르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고, 신체적·정신적 가해의 정도가 범죄 수준으로 심각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역대 모든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만 힘을 쏟으면서 정작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현실을 너무나 몰랐고,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한 경우 또한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으려면 어릴 때부터 좋은 인성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학교 교육에 있어서 인성 교육을 대폭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귀갓길 여성 따라가 흉기로 찌르고 돈 빼앗은 단역배우 구속영장

    귀갓길 여성 따라가 흉기로 찌르고 돈 빼앗은 단역배우 구속영장

     서울 구로경찰서는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로 찌르고 돈을 빼앗아 달아난 단역배우 오모(47)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3시 40분쯤 구로구 구로동에서 귀가하는 탈북여성 조모(33·여)씨를 따라가 흉기로 가슴을 찌르고 현금 30만원과 신용카드를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 조사 결과, 오씨는 이날 오전 한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나가는 조씨의 지갑에 현금이 많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현재 한 방송국의 사극 드라마에서 단역 배우로 출연하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경제적으로는 빈곤하지 않지만 절도와 강도 등 10여건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보아 습관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오늘의 눈] 학교폭력 피해 상처 치유 의지있나/윤샘이나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학교폭력 피해 상처 치유 의지있나/윤샘이나 사회부 기자

    1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 20여석의 자리는 모두 채워졌지만 회의실에는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학교폭력 피해학생들과 가해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아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들어보겠다며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주재로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취지는 무색해졌다. 둥그렇게 배치된 좌석에 서로를 마주보고 앉은 학생들은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등받이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은 가해학생들은 고개를 숙인 채 연신 머리를 긁적이거나 책상 위에 놓인 물병을 만지작거렸다. 학교폭력에 대한 경험을 말해 보자는 장관의 제안에 피해학생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은 “가해학생을 만날 수 없도록 격리시켜 달라.”, 고2 여학생은 “폭력은 위법행위이므로 성인과 같이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아픔을 들춰내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들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가해학생들에게는 이 시간이 더 가혹했다. 장관은 “학교폭력은 어른들의 잘못이니 정부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한 남학생은 “그냥 제가 노력해야 하는데요. 다른 사람이 뭐라 해도 똑같아요.”라고 했다. 우문에 현답이다. 그 뒤로 입을 닫았다. 다른 2명 역시 반복된 장관의 질문에 시선을 피했다. 함께 온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듯 얼굴만 바라봤다. 다른 회의가 있다며 장관이 자리를 뜨기까지 1시간 30분간 진행된 간담회에는 피해학생들의 고통과 가해학생들의 심적 부담감만 남았다. 교과부는 6일 범정부 차원의 학교폭력대책을 발표한다. ‘이제까지와는 다를 것’이라는 장관의 호언(豪言)에 의심이 가는 이유는 당사자인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해학생 강제전학, 학교폭력 전과 생활기록부 등재 등 가해학생에게 책임을 묻는 처벌 일변도의 정책은 땜질식 처방에 그칠 뿐이다. 피해·가해 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의 어색함이 교과부가 내놓을 대책의 미래가 되지 않길 바란다. sam@seoul.co.kr
  • 성폭력 어둠속 아이들… 여고생 ‘지수’의 절규

    성폭력 어둠속 아이들… 여고생 ‘지수’의 절규

    아파트 어귀에만 들어서면 숨이 멎는 듯하다.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나서 몸을 더듬던 ‘그놈’. 그놈이 언제 다시 오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 탓이다. “내가 잘못한 건 없었을까, 죽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 속에서 그놈을, 자신을, 수없이 죽이고 또 죽인다. 열여덟 여고 3학년 지수(가명)는 그렇게 상처와 아픔을 끌어안고 산다. 2009년 3월 부산의 낡은 상가아파트. 비교적 사람 발길이 뜸한 곳에서 사건은 시작됐다. 우편함에서 고지서를 꺼내던 지수 뒤로 누군가 다가왔다. 한쪽 팔로 지수의 목을 조르고 가슴을 세게 잡아당겼다. 호흡 곤란과 충격으로 잠시 기절했다가 깬 지수는 소리를 질렀다. 간신히 위기 상황을 모면했다. 지갑이나 휴대전화는 손도 대지 않았다. 신고했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같은 해 5월 성폭행도 당했다. “같은 사람이었어요.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서 뭔가에 얻어맞아 정신을 잃은 후 깨보니 이미….” 혼자 자기를 키우는 엄마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했다. 스스로 감내했다. 부산경찰청의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에 따르면 지수는 이후에도 2010년 상반기까지 수차례의 성폭력 피해범죄를 신고했다. 지수를 성추행했던 범인 가운데 A(34)는 2010년 8월 검거됐다. 부산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14세 여중생을 더듬다 체포됐다. 여죄를 수사하던 부산 금정경찰서는 A가 같은 해 4월 한 상가 앞에서 지수의 머리를 내리치고 추행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특수강도 등 전과가 있던 A는 정신지체 장애를 내세워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부산지법 제5형사부는 2010년 10월 22일 A에게 징역 2년과 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렸다. 당시 다른 피해자가 무릎을 다쳐 다리를 저는 A의 인상착의를 정확히 진술했기 때문이다. 지수 역시 A의 얼굴을 보자마자 쓰러질 정도로 단번에 A를 알아봤다. 문제는 A가 지수의 아파트에서 1분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 가을 출소할 예정이다. 지수는 극심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다. 잡히지 않은 ‘그놈’, 곧 나올 ‘그놈’ 때문이다.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 잠시 학업을 중단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다시 학교로 돌아왔지만 두려움은 여전하다. “나쁜 짓을 했던 그놈들이 다시 제 옆에 오지 못하게, 기억이라도 잊게 이곳에서라도 떠나고 싶어요.” 지수의 절규다. 집안 사정상 이사와 심리 치료가 힘든 지수를 위해 ‘어른들’이 나섰다. 도가니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범죄 근절 운동에 나선 ‘나영이 아빠’와 나영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의 작가 소재원씨가 지수의 끔찍한 사연을 알고 후원자를 찾고 있다. 소재원 작가는 앞서 어린이 재단에 기부한 책 수익금 등을 통해 수지의 거주지를 옮길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나영이 아빠는 “범죄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모든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6·25때 사용 M1소총 8만여정 美 역수출

    6·25때 사용 M1소총 8만여정 美 역수출

    6·25 전쟁 때 미군이 원조해 줬던 ‘골동품’에 가까운 M1 개런드 소총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한국 군이 보유하고 있는 M1 소총 8만 6000여정의 미국 수출을 현지 법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지난해 9월 보내왔다. 육군 군수사령부는 이르면 이달 말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수출 대행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M1 소총 수출 가격을 정당 200~300달러 정도로 가정할 때 수백억원의 수익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군은 해마다 M1 소총을 보관하는 데 수억원의 비용을 쓰고 있다. 국방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M1 소총 판매 수입으로 K2 국산 소총을 구매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2006년부터 미국 정부에 M1 소총의 수출 승인을 요청해 왔다. 미국은 수입된 총기가 수집가들이 아닌 폭력·테러 집단 등의 손에 들어가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허가를 해 주지 않았다. M1 소총은 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 당시 미군의 주력 총기였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어 수집가들에게 인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문화마당] 학교폭력과 ‘크리미널 스쿨’/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학교폭력과 ‘크리미널 스쿨’/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남성 5인조 그룹 SS501의 ‘Love Ya’라는 노래가 있다.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아픔과 절절한 사랑을 ‘주문을 걸 듯’ 반복하여 읊조리는 곡이다. 어찌 보면 그렇고 그런 사랑노래쯤으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멜로디와 멤버들의 분위기가 자못 신비롭게까지 느껴져 인상적이던 곡이다. 요즘 이 곡이 예상치 않은 곳에서 사용되고 게다가 노랫말 또한 전혀 다른 상황임에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탄복했는데, 바로 ‘크리미널 스쿨’이라는 뮤직비디오가 그것이다. ‘크리미널 스쿨’(Criminal School)은 청소년 영상제작모임 MIC(Make Invent Create)에서 만든 것으로서 올 연초에 소개돼 불과 며칠 만에 수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동영상이다. 50초 정도의 티저 동영상인 ‘크리미널 스쿨’은 얼핏 제목만 보면 무슨 조폭이나 깡패가 등장하는 그런 범죄물 같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학교폭력과 자살예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도되어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준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크리미널 스쿨’은 구타와 물고문, 유서를 쓰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려 하는 어느 학생의 모습을 담았다. 영상의 이미지는 대구 중학생 사건을 보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Love Ya’의 노랫말이 섞이면서 다른 차원의 시너지효과를 낸다. 특히 ‘너를 보면 아파/숨이 너무 가빠/이제 내 손 잡아…너 아니면 안 돼/이제 내 손을 잡아’라는 대목은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당하다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하는 학생에 대한 아픔과 연대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우리 사회는 현재 학교폭력에 대한 언술들로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과 대구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그 파장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며 충격과 경각심을 일깨우고, 교육부에서도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그간 ‘일진’ ‘왕따’ ‘빵셔틀’ 등 학교에서의 따돌림 현상 및 폭력과 관련된 용어들이 종종 회자되면서도 우리 사회에서는 미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쟁점이 되던 당시만 부글거렸을 뿐 쉽게 잊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근자의 학교폭력은 이제 학생들의 생명과 결부되면서 그간 우리 사회의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학교폭력 현상을 진단하는 프로그램들에서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법에 대한 모색이 시도되지만, 정작 가해자나 피해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물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이자 그들의 인권에 관한 문제이니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이 체감하는 정도와 발언은 어른들의 것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미널 스쿨’로 공익광고를 만든 MIC 멤버 박한울군은 한 인터뷰에서 “어른들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그 자신 학교폭력을 경험했고, 그 일로 자살충동까지 느꼈다는 박군은 “최근 잇따른 학생 자살사건을 보며 우리 문제를 제일 잘 아는 우리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드러낸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그 경험이 스스로도 지우고 싶거나 잊고 싶은 기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픈 기억은 드러내야 치유할 수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가둬두면 상처는 곪아버릴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군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뿐만 아니라 같은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함께하자며 손을 내민 것이다. 아픔은 함께 함으로써 덜해지고 치유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학교폭력 역시 드러내야 문제를 해결할 길도 열린다. 감출수록 상처의 뿌리는 깊어진다. 무서워도 용기를 내야 하고, 친구와 학교와 사회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또한 폭력은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나쁜 것이고 죄가 된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주어야 할 것이다.
  • 경남, 학교폭력 예방 전담반 구성

    경남지방경찰청은 오는 3월 신학기부터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선도를 담당할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으로 남구오(26)·박슬기(25) 순경 등 남녀 경찰관 1명씩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남경찰청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하면서 창원시와 김해시를 중심으로 학교, 학부모, 교육기관 등과 협력해 학교폭력 실태 파악·분석, 대책 마련, 학부모 상담, 선도활동 등의 업무를 한다. 경남경찰청은 순경 및 경장급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직위공모를 통해 당초 전담 경찰관 1명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남녀 1명씩 2명을 뽑았다. 청소년들과 소통이 쉽도록 젊은 경찰관 가운데 선발했다. 남 순경은 “학교가 손을 쓰기 어려운 고질적인 집단 따돌림과 학교폭력, 상습갈취 등에 최대한 전문성을 발휘해 학생들을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순경은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작아 언니나 오빠처럼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장중심으로 발로 뛰면서 학교폭력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중학교 일진회’… 그들은 죄의식도 없었다

    같은 중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이른바 ‘일진회’를 구성해 여중생들을 집단성폭행하고, 동영상까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4일 공갈·갈취·성폭력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여주 모 중학교 3학년 김모(15·전과7범)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군 등 10명은 특수절도, 공갈, 무면허 운전 등으로 형사 처벌과 학교 징계를 받았던 ‘문제 학생’이었다. 경찰과 교육당국이 이들의 지도 감독을 게을리해 이 같은 학교폭력이 대물림되는 피해를 낳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같은 학교 1~2학년 학생 43명으로부터 61차례에 걸쳐 총 260만원 정도의 돈을 빼앗고, 학교 인근 야산 등지에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거나 폭행을 당했다는 등 소문을 낼 경우 다시 찾아가 폭행을 반복하는 등 피해자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혀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지난해 11월에는 후배 남학생 7명을 상대로 7차례에 걸쳐 자위행위를 강제로 시키고, 가출한 여중생 2명에게 강제로 술을 먹여 성폭행한 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가해 학생들이 삭제해 복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학생 학부모들이 피해 사실을 학교에 알리면서 확인됐으며, 경찰은 지난해 11월 중순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모두 붙잡았다. 한편 경기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1학년 남학생 6명이 같은 반 지적 장애 여학생을 폭행하는 등 9개월여 동안 상습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천 A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B모(18)군 등 남학생 6명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 방학 전까지 장애학생 C(18·지적장애 2급)양을 폭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혀 오다 학교 측에 적발됐다. 이들은 특히 지난달 21일 가해 학생 중 3명이 C양의 등과 옆구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폭행 장면을 B군의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폭행 동영상은 1분가량 분량의 4개 파일로 구성됐으며, 주먹으로 때리는 장면과 지우개에 치약을 묻혀 C양의 등에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동영상에는 C양이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는 학생들의 모습도 담겼으며, 수업을 진행하던 교사 역시 이러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 측은 이틀 후인 23일 피해학생 학부모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으며,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피해학생의 아버지는 “딸이 잠꼬대하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허리를 다쳐 집에 오거나 팔에 멍 자국이 생기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다.”며 “학교폭력을 뿌리 뽑아야 하는 만큼 가해학생들의 사과와 상관없이 강력히 처벌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형사 미성년자 12세로” 뒤늦게 회초리 든 교과부

    교육당국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이라는 초강수를 빼들었다. 형법상 형사 미성년자 나이를 현행보다 2살 낮춰 만 12세로 규정하는 데다 학교생활기록부에 폭력 전력과 징계내역을 기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나아가 현재 강제 퇴학이 불가능한 의무교육과정의 중학생을 퇴학 또는 강제 전학시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지나치게 징계위주로만 편향돼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아 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폭력전력·징계내역 학생부에 기재 방안도 교육과학기술부는 2일 범정부 차원의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 ‘학교폭력근절자문위원회’를 발족, 첫 회의를 가졌다. 위원회는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를 위원장으로 관계부처와 민간단체, 교육계, 상담·심리전문가 등 각계 전문가 22명으로 구성됐다. 첫 회의에 앞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학교폭력의 뿌리를 뽑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면서 “자문위원회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내부적으로 마련한 ‘학교폭력 근절 대책’ 초안을 공개하고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교과부안에는 현행 형법상 형사 미성년자 나이인 만 14세를 만 12세로 낮추고,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관련 형사처벌 전과와 학교 징계내역 등을 명시하도록 하는 등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대책이 다수 들어있다. 현행 형사 미성년자 규정은 지난 1953년 형법 제정 당시에 규정된 것으로 수정 여론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터다.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만 12세로 하려는 시도는 지난해 11일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학교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발의한 형법 개정안에도 포함돼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참석자들은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추는 안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참석자는 “형사 미성년자 나이 문제는 기존에 있는 청소년 관련 법안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개정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초안에는 의무교육 과정으로 강제 퇴학시킬 수 없는 중학생들에 대해서도 학교폭력에 연루되면 퇴학 또는 강제 전학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이 밖에 가해 학생의 학부모를 강제 소환해 상담을 하거나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당 교육을 받지 않을 때에는 가해학생을 강제 전학 조치할 계획이다. 참석자 가운데 일부는 교과부의 대책이 교육 차원을 크게 벗어났다며 반발했다. ●“교육보다 처벌에만 급급” 거센 반대도 한 참석자는 “교과부가 내놓은 초안은 예방보다는 가해학생 처벌과 2차 피해 근절 등에 치중돼 있다.”면서 “교육적인 접근보다는 처벌 측면이 부각된 것을 보면 교과부가 노이로제에 걸린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초안은 큰 틀에서 가능한 모든 대책들을 소개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최종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 종언의 시대를 살아가기/이강진

    종언의 시대를 살아가기/이강진 1. ‘저항’의 시대와 그 기원 누군가 제게 2000년대 문학에게 주어질 단 하나의 이름을 꼽으라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저항의 시대’라고 명명할 것입니다. 물론 이 저항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저항’의 기표, 이를테면 세계에 대한 저항이나 주체를 둘러싼 폭력들에 대한 투쟁 등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최근의 문학이 보여주는 강렬한 ‘저항’들은, 오히려 역사적 투쟁이 끝났다는 저 냉엄한 현실과 맞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은 제 말을 의아하게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지난 몇 해간 문학은 끊임없이 그가 떠맡을 수 있는 정치적 가능성들에 대해 고민해왔고, 또 우리 앞에 그 실천적 노력을 내놓았으니 말입니다. 실은 저의 고민도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최근 갑작스럽게 대두된 ‘시와 정치’에 대한 격렬한 저 논쟁의 배경에는, 과연 일반적인 평가에서처럼 단지 촛불시위나 용산참사와 같은 문학 외적인 요인만이 작용했던 것일까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진단은 문학이 예술적인 층위에 안주하면서도 대중적 관심을 추수하는, 일종의 권위적 시장주의를 드러냈다는 음울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관심사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반응이라고 보기에, ‘시와 정치’논쟁은 지나치게 끈질기고 또 적극적이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단순한 사회적 정세 이상의 무언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여기에, ‘저항의 시대’가 숨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2000년대 들어서 낯선 감각과 새로운 어법으로 무장한 젊은 시인들이 ‘집단적’으로 출현했다고 말한다. 이들의 출현과 반응, 이 집단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소통불능의 자폐적이고 이기적인 문학이라는 신랄한 비판이나 조금만 더 자아 밖으로 나오라는 애정 어린 충고에서부터, 여러분이야말로 ‘도래’할 문학적 민중이 될 거라는 뜨거운 격려에 이르기까지, 상이한 반응들의 폭발에 정작 시인들은 당황했다. 새로운 시들을 둘러싼 이 논의들은 여러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나를 난감하게 만드는 문제, 즉 문학과 윤리 또는 미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영원 회귀하는 질문들 그리고 그 대답들로 느껴진다.(진은영, ‘감각적인 것의 분배: 2000년대의 시에 대하여’, ‘창작과 비평’ 2008년 겨울호. 69쪽) 문학이 고민하는 정치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시와 정치’논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진은영의 ‘감각적인 것의 분배: 2000년대의 시에 대하여’에서부터 이미 드러납니다. 하지만 시가 미학적인 완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직접적으로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귀결은, ‘문학과 윤리 또는 미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영원 회귀하는 질문들’에 대한 당연한 정답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진부한 결론이 아니라, 오히려 ‘2000년대의 시에 대하여’라는 그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어째서 진은영은 특정한 것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낯선 시들의 출현으로부터 시의 정치성에 대한 고민을 읽어냈던 것일까요? 80년대와 결별한 후 정치에 대한 반동적인 면모를 보여 왔던 문학이, 촛불시위와 용산참사를 목격한 후 뒤늦게 정치성에 대한 필요를 느꼈다는 해석은 지나친 음모론같이 보입니다. 반면에 이 글의 출발점이었던 ‘젊은 시인’들을 주목하는 순간,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진은영이 가진 문제의식이란 현실과 문학 사이의 괴리에 대한 즉흥적인 고민이 아니라, 포스트모던 담론 이후 등장한 새로운 시에 대한 오래된 고민이었던 것입니다. 랑시에르의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문학을 비롯한 예술 전반의 문제는 ‘감각적인 것을 분배하는’ 문제이며 그런 면에서 예술은 필연적으로 ‘정치’와 관계한다―책제목 ‘감각적인 것의 분배: 감성론과 정치’라는 말 자체에 이미 그의 문제의식과 결론이 압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진은영, 앞의 글, 71쪽) 진은영이 소개한 랑시에르의 감성론은, 미적 자율성의 이름으로 정치를 함께 담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이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당시 문단에서 이 이론을 열렬하게 환영했던 데에는, 혹시 ‘시와 정치’에 대한 고민과는 별개의 이유가 있지는 않았을까요? 저는 그것이 우리 문학이 직면했던 거대한 과제,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을 넘어설 방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어디까지나 ‘근대문학’이며, 근대의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일종의 상상적 권위에 불과하다는 이 충격적인 선언 앞에 당시 우리 문단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때마침 유령처럼 배회하던 ‘문학의 위기’에 대한 우울과 겹치면서, 가라타니의 종언론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탄으로 다가왔던 까닭이죠. 한참 후에야 가까스로 정신을 추스른 비평가들은, 이후 너나 할 것 없이 앞을 다투어 ‘문학의 종언-이후’에 대한 갖가지의 견해들을 내놓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나는 더 이상 문학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습니다’라는 가라타니의 태도가 지나치게 자극적인 종언의 기표일 뿐이라거나, 그가 논의하는 내용이 일본문학만의 특수한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는 식의 비생산적인 사족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애초에 가라타니가 종언을 이야기한 맥락이 문학의 소멸을 말하는 비관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가라타니가 문학에 요구한 것은 종언을 받아들이고 그 이후에 전개될 ‘종언의 시대’를 살아가는 태도였습니다. 이것은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표제를 내걸었음에도 실제로 그가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이 세계자본주의의 전개양상이었던 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요. 따라서 문학에 대한 기대를 그만두겠다는 그의 말은, 철저하게 ‘근대문학’에 부여된 상상적 층위의 정치적 역할과 그 권위에 기대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되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가라타니에게 문제의 핵심은 ‘정치’에 있었지만, 당시 우리 문단은 그것을 성급하게 ‘문학’에 국한시키며 오해를 낳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렇게 급조된 대응담론이 아니라, 고진이 ‘종언’을 선언한 이후에 등장했던 우리의 문학 그 자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 ‘정치’의 자유, ‘정치’로부터의 자유 ‘근대문학의 종언’이 등장했던 해는, 우리 문단에서 ‘미래파’라는 새로운 바람이 막 불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처음 그 갑작스러운 등장에 대해 보내던 우려와 달리, ‘미래파’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을 환영하는 이들과 비판하는 이들 모두에게 중심담론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새로 등장하기 시작한 시인들이 과거와 같이 (담론화하기 쉬운)특정 논의의 틀 안에 규정되는 일이 드물었던 까닭도 있었겠지만, 미래파 논의가 이토록 빠르게 문단의 중심담론으로 부상한 데에는 분명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죠. 이후 전개된 ‘미래파 논쟁’의 주된 핵심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과연 ‘미래파’란 존재하는가, 둘째는 이들이 진정으로 우리 시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숨어있습니다. 논쟁에 참여한 거의 모든 이들이, 별다른 합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움’을 보여준다는 데에 동의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미래파 논쟁’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기세가 한풀 꺾였던 것에 비해,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시적 ‘새로움’에 대한 믿음은 ‘미래파’라는 분류가 유명무실해진 지금까지도 굳건히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단순히 최근 젊은 시인들의 시적 작업을 분석하여 그것이 ‘미래파’의 증거가 되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우리 문단에 이러한 논의가 등장했고 또 불붙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일인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 시의 미래는 이들이 적어나갈 것이다. 이들에게는 80년대 시인들이 걸머져야 했던 역사와 시대에 대한 채무의식이 없고, 90년대 시인들이 내세운 그럴듯한 서정, 고만고만한 서정이 없다. 그 대신에 다른 게 있다. 그리고 이들의 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재미있다.(권혁웅, ‘미래파: 2005년, 젊은 시인들’, ‘미래파’, 문학과지성사, 2005. 149~150쪽) 가라타니는 문학의 종언을 가져온 중요한 전제로서, 이제 더 이상 문학이 현실의 ‘정치’나 ‘실천’을 대리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반면에 권혁웅은 ‘채무의식’이 없어짐으로써 우리 시가 시적인 새로움을 폭발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마련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두 사람의 차이로부터 시의 ‘새로움’이 가진 기원을 엿보게 됩니다. 이제 시는 80년대적인 ‘역사와 시대에 대한 채무의식’, 즉 ‘실천’이라는 기표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당당할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의 현실이 80년대의 시가 직면했던 폭력적인 억압을 그대로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현실의 억압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시는 더 이상 불가능한 실천을 상상적으로 담보하던 과거의 역할을 해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는 ‘우리에게/아무도 총을 겨누지 않는’(진은영, ‘70년대産’) 사회가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들과 맞설 것을 요구받습니다. 가라타니가 ‘정치의 자유’로 인해 발생한 이 모순적 상황을 종언의 원인으로 인식했다면, 우리는 이 모순된 상황을 ‘정치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한 후 겪는 일시적인 홍역으로 여겼습니다. 저는 바로 이 분기점이야말로 어째서 진은영이 랑시에르의 감성론을 급히 ‘수혈’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설명해준다고 봅니다. ‘시와 정치’에 대한 논의는 ‘정치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한 ‘새로운’ 시가, 어떻게 여전히 남아있는 저 정치에 대한 요구를 떠맡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직접적으로 정치적이면서도 첨예하게 미학적이’고 싶다는 진은영의 고백에는, 전자에 의한 ‘실천’의 획득과 후자에 의한 ‘새로움’의 향유를 동시에 소유하고픈 욕망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바로 이곳에서, 제가 진은영이 랑시에르를 소개한 배경에 ‘근대문학의 종언’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숨어있다고 말한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시적인 ‘새로움’에 대한 요란한 환영, 심지어는 강박적인 것으로마저 여겨지는 저 ‘새로움’에 대한 추수는 단순한 예술사조의 변천이나 시대적 흐름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의지로 얻어낸 것이 아니었던 ‘정치로부터의 자유’에 대한 강한 채무감에서 기인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논의들은 ‘채무의식’의 극복이 ‘새로움’의 원동력이라고 말해왔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던 셈이지요. 아마도 신형철은 이러한 진실에 일정 부분 닿아 있는 듯 보입니다. 그가 황지우의 시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야기하는 미학과 정치의 논의는, 앞선 것들과는 조금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렇게 아주 엄밀한 의미에서, 미학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이 한몸이었던 사례가 우리 시사(詩史)에 있는가? 물론 있었다. 예컨대 황지우의 시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 그의 시가 대표적으로 보여준, ‘회의하면서 긴장하는’ 그 언어의 배후에는 권력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억압이라는 외적 상황이 있었다. 할 수 있는 말과 해야만 하는 말의 분열 속에서, 언어의 회의 혹은 언어의 긴장은 (시인 자신의 의지나 역량에 힘입은 바 못지않게) 상당부분 ‘역사적으로’ 성취되었다. 덕분에 그의 시는 첨예하게 미학적이면서 동시에 직접적으로 정치적일 수 있었다.(신형철, ‘가능한 불가능’, ‘창작과 비평’ 2010년 봄호, 375쪽) 과연 최근 우리 시는 80년대의 채무의식을 ‘극복’하였을까요? 신형철은 여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는 과거의 시가 정치를 떠맡을 수 있었던 원인이 현실정치의 불가능함에 있었다는 가라타니의 견해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날 ‘시’와 ‘정치’가 확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시인이 가진 분노의 감정이 미학의 이름을 통해 고스란히 정치적 정념의 형태로 분출될 수 있었던 역사적 맥락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신형철 또한 이 이상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새로운 시와 비평에 대한 요구가 ‘아무도, 적어도 시에서는, 그 어떤 발화도 억압하지 않는’ 오늘날의 상황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가 제시하는 방향이란 ‘첨예하게 미학적인 시들에서 우선 그 미학적인 것의 핵심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그 이후에 거기에서 정치학적인 것까지를 읽어내는 일’에 그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치적’인 것과 ‘정치학적’인 것을 구분하는 신형철의 화법에서, ‘실천’의 강박과 ‘새로움’의 강박을 서로 다른 것으로 떼어놓으려는 시도를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들이 지니는 동일성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또 인정하지 않는 이상, ‘시와 정치’는 영원한 제자리걸음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3.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정치를 ‘고유한 주체의 합리성에서 유래하는 특정한 행위 양식’으로, 시를 ‘주체가 스스로의 자유 안에서 건네는 내밀한 고백’이라고 정의할 때, 시와 정치가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명백해 보입니다. 플라톤이 ‘국가론’에서 시인을 거부했던 이유는, 시가 가지는 본연의 속성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이었던 데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훌륭하게 완성된 공동체에게 시는 위협적인 존재가 됩니다. 왜냐하면 시가 가지는 힘이란 공동체의, 세계의 질서가 보지 않으려 하는 것들을 목격함으로써 얻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치의 과정 또한 이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논의하던 랑시에르의 표현을 빌자면, ‘정치는 권력 행사가 아니’며, ‘정치는 그 자체로, 즉 고유한 주체 때문에 현실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세계의 상징체계 속에 ‘없음’으로 규정된 ‘자리-없음’(placelessness)들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실재의 공간이라고 말했던 라캉의 언명과 동일한 맥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정치란 처음부터 통치 과정(치안)의 바깥,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만이 가능한 행위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바깥의 존재양식이야말로 시와 정치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임을 입증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놓쳐버린 권위’라고 생각했던 과거 문학의 정치성을 되돌아보면, 그것들이 방금 이야기한 ‘정치’와는 사뭇 다른 층위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정치적인 시’라고 불러온 것들은, ‘정치’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인 것’에 더욱 가깝게 다가서 있었던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떤 것은 실체가 있는 폭력들에 맞서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였고, 다른 곳에서는 도래할 혁명을 향해 나아갈 것을 소리 높여 외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신형철도 이미 지적했듯이, 과거 우리 시들이 ‘정치적인 것’에 대한 행동을 통해 스스로의 정치적 역할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역사적 맥락에 기댄 결과였습니다. 때문에 이제부터 시가 추구해야 할 정치성이란 랑시에르의 진단과 같이 본래적인 의미의 ‘정치’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최근의 논의는 단순히 이전과 다른 ‘정치’의 정의에만 집중한 나머지, 스스로 경계할 것을 주장했던 전위적 언어에 대한 맹신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평가들은 ‘감성의 분할’이라는 개념을 통해 그것을 벌충하려 하였으나,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혹독한 비판을 받았던 ‘텅 빈 해체’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 시 비평의 영역에서 그동안 관성적으로 제기되어온 ‘소통’에 대한 요구가 지닌 본질적 문제점은, 개인과 사물 세계를 ‘자명한 것’들로 번역하려는 ‘투명성’에 대한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오히려 시적 공간에서 보존해야 할 것은 개인과 사물의 불투명성이며, 빛의 언저리에 드리워진 기이한 그림자와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아닐까? (…) 그러므로 낯선 현전의 형식들에 직면해 여전히 소통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비평이 우선 대결해야 하는 것은, 텍스트 자체라기보다는 오히려 의사소통 공동체의 지평에 나타난 저 낯선 얼룩을 깨끗이 지우고자 하는 순백을 향한 비평 자신의 욕망이 아닐까? (함돈균, ‘균열, 불면, 기화, 그리고 여백은 어떻게 정치적인 것이 되는가’, ‘얼굴 없는 노래’, 문학과지성사, 2009, 133쪽) 함돈균이 내놓은 ‘불투명성’의 문제의식은 이러한 오류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명한 것’과 ‘투명성’을 추구하는 질서란 개인과 사물을 명확하게 재단함으로써 그것들을 교정하고 규정지으려 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랑시에르가 ‘세계의 감성분할행위’라고 불렀던 것과 동일한 행위를 뜻하지요. 언뜻 생각하기에 이들에 대한 저항이란 혁명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규정들을 무화하는 시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저항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려한 수사와 문장들을 걷어내고 함돈균의 주장을 다시 읽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그가 비평이 나아가야 할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비평 자신의 욕망’과의 대결이란, ‘낯선 얼룩’을 보존하고 ‘불투명성’을 획득하는 작업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함돈균이 이것을 결국 우리들이 직면한 ‘낯선 현전의 형식’에 대한 옹호를 위해 주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논리는 세계에 대한 전위의 저항을 제시한 이후에 실제로 태어나고 있는 ‘낯선 형식’들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새롭게 출현한 시들을 ‘낯선 현전’과 ‘낯선 형식’으로 명명한 뒤, 이들에게 ‘소통의 문제를 제기하’는 태도의 반동성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비단 함돈균만이 보여주고 있는 문제가 아니며, 전반적인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이 공통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그의 논리적 모순을 합리화해줄 수는 없을뿐더러, 오히려 우리 문학담론 전체의 병폐를 폭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한마디로 해체나 전위를 통한 저항의 대부분은, 다분히 사후적인 평가를 위해 ‘만들어진’ 정치성이었던 셈입니다. 백낙청은 자신의 글에서, 시의 정치성에 대한 논의들이 가지는 이러한 환원론적 오류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통상적인 의미의 윤리 내지 도덕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문학의 진정한 윤리임을 강조하는 데 머물 경우 그것은 구체적인 정치현실과 무관한 또하나의 정언명령을 발하는 것밖에 안 된다.’(백낙청, ‘우리시대 한국문학의 활력과 빈곤’, ‘창작과비평’ 2010년 겨울호, 20쪽)고 강조합니다. 그의 이러한 지적은 매우 정확한 것이어서, 대부분의 논의들이 가지는 정치성이 단지 제스처에 불과한 껍데기라는 것과 함께, 이제는 그러한 논의방식들이 하나의 새로운 정형이 되어가고 있음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백낙청은 그 너머로 논의를 이어가지 못한 채, ‘동아시아 전통에서 말하던 도덕, 즉 도(道)와 ‘도의 힘’으로서의 덕(德)에 대한 사유가 실종되고 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방향을 선회합니다. 그의 글에서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도(道)는 노자의 ‘道’ 개념으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규정적 명명을 거절하는 상태로서의 이 개념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적 사고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부분이지요. 그리고 덕(德)을 일종의 공동체적 당위성, ‘세계-내-존재’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합의점으로 바라본다고 할 때, 우리는 백낙청의 이 진술이 포스트모더니즘 담론들의 한계를 재차 강조하고 있음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즉 ‘동아시아 전통에서 말하던 도덕’을 이야기함으로써, 포스트모더니즘이 도달할 수밖에 없는 허무주의가 앞뒤 없이 계속된 막무가내식 해체의 결과임을 꼬집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백낙청의 지적은 매우 합당함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 지적을 어디까지나 ‘모더니즘 논의’의 문제로 국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낙청은 (모순을 드러낸)이들과 달리 ‘다른 흐름’들이 있음을 주장하며, 그것의 구체적 성과로 자신이 전개해 온 리얼리즘 논의를 들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리얼리즘 논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 랑시에르의 감성론보다 훨씬 우리의 현실에 밀착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논쟁적인 문제제기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검토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역시, 마구 가거나 너무 가서는 잘 갈 수가 없다’는 경구적 발언을 인용하는 백낙청의 태도로부터, 우리는 자신이 발전시켜온 리얼리즘론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그의 함의를 어렵지 않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오늘날 문학이 직면한 문제가 이전부터 계속되어온 리얼리즘 대 모더니즘의 구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전에 없던 시적 변화들은 문학이 직면한 고민을 그대로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모더니즘 논의’로 한정짓는 태도는 여전히 ‘시’와 ‘정치’를 별개의 것으로 보려는 자세를 드러내고 있는 셈입니다. 강동호는 이러한 오류를 극복하고 정치성의 논의를 상당 부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재현행위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한계를 오롯이 인정하고, 그 실패로부터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우회로를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여기까지인지도 모른다. 시의 잠재적 정치성을 긍정적 어법인 잠재성의 정치로 바꾸는 일은 오롯이 독자에게 남겨진 몫일 것이다. 아울러 저 시적 언어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찾아주는 것, 즉 시의 유물론적 조건을 탐사하고 그것을 현실의 언어로 변환시키는 ‘목숨을 건 비약’(salto mortale)을 감행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비평가의 몫이다. 이러한 작업은 오늘날의 미학과 사회적 현실 간의 상관도를 상세히 규명하는 사회학적 분석에 해당하며, 이를 근거로 이 세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던지는 복화술사의 정치에 속할 것이다. (강동호, ‘존재론적 비명으로서의 시적인 것’, ‘창작과비평’ 2009년 가을호, 312쪽) 시의 언어는 삶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지만, 그것이 처한 시공간을 써냄으로써 제 기능을 수행한다는 그의 주장이 기존의 ‘텅 빈 해체’와 결별할 수 있는 것은,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여기까지인지도 모른다’는 진실에 과감하게 다가서는 태도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강동호가 ‘비평의 의무’라고 여기고 있는 ‘시의 유물론적 조건’을 탐색하는 행위란, 어디까지나 시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예외성 너머에서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시가 세계에 대한 어떠한 물리적 강제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양식을 이끌어내기 위한 선전이 되는 순간, 그것이 이미 시로서의 생명력을 상실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와 시인에게 ‘예술가의 의무’라는 이름하에 불가능한 것들을 요구하는 일이란 기만에 다름 아닌 셈입니다. 물론 제가 여러분에게 ‘시는 정치적일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가 가진 예외성을 인정하는 것은, 오히려 강동호가 지적했듯 오로지 시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초석이 됩니다. 왜냐하면 시의 예외적 속성에 대한 고의적인 망각이란, 시가 ‘정치적인 것’에 봉사할 것을 요구하는 논리의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현실정치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없는 시를 가지고 통치행위에 연관된 영향력을 고민하려다 보니, 우리 시는 필연적으로 스스로의 불가능성을 은폐하고 왜곡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신형철이 말한 ‘역사적 맥락’이 소멸한 지금, 더 이상 망각의 방법은 통용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문학은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자신을 첨예하게 인지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조건’들을 낳았던 본래의 ‘정치’로 회귀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4. ‘상상적 대리자’에서 ‘상상의 대리자’로 앞서 저는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문학의 의무란,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이분법적 구분을 모두 넘어서는 것으로만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것은 모더니즘-리얼리즘의 이분법적 구도를 해체하자는 맥락의 이야기가 아니라, 분리된 담론으로 여겨져왔던 각각의 한계들을 한번에 조망하고,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극복할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가라타니는 자유로워진 ‘정치’의 시작이 ‘문학의 종언’을 가져왔다고 했지만, 제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기실 오늘날 우리 문학이 직면한 위기는 달리 보면 ‘정치’의 위기이기도 했습니다. 격렬한 투쟁의 시대가 이미 지나갔음에도, 우리에게 ‘80년대적 실천’은 커다란 그림자가 되어 여전히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해 두 가지 과제를 오늘의 정치에 요구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지난 역사를 통해 이미 민주화를 달성했다는 승리의 착각을 극복하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투쟁의 과정을 경험하며 우리에게 각인된 ‘실천’의 기표에 대한 강박을 벗어던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두 과제는, 흥미롭게도 문학이 직면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의 유입 이후, 이제까지 문학은 더 이상 대문자로 적어야 할 정치행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를 내달려왔습니다. 지금에야 그 유행이 거의 수그러들었지만, 몇 해 전만 하더라도 ‘거대담론이 사라졌다’는 구호가 굉장한 인기를 얻었음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러나 80년대의 투쟁이 맞서왔던 억압의 구조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의 깊은 이면에 내재된 채 현존하며, 오히려 더욱 교묘한 전술로 우리를 구속하고 있습니다. 허용된 자유의 형태로 드러나는 자본주의의 자유는 문학이 겨냥할 만한 명확한 적대를 제공하지 않았지요. 이후 문학은 진퇴양난의 고민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해체주의의 대안적 담론을 추수하자니, 그것은 이미 ‘거대담론의 붕괴’라는 잘못된 필요조건을 요구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고, 과거의 실천적 구호를 답습하자니 오히려 그 적대행위 자체가 초자아적 정언명법이 되어 주체를 구속할 뿐이었습니다. 확고한 결단이 불가능했던 문학은 결국 두 가지 사이에서 모호하게 표류하였고, 그 결과 등장한 것이 기형적인 ‘미래파’의 규정과, 그들의 부족한 정치성을 벌충할 ‘시와 정치’의 논의였던 셈입니다. 흑백논리의 모순을 회색이 되어 피해보고자 한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자기합리화는 문학의 생명력을 더욱 옥죄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며, 가라타니의 진단대로 문학은 독자들에게 더 이상 스스로의 권위를 내세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몇몇 비평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미적 모더니티의 운명’으로 설명해보려는 시도를 했지만, 그것이 억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들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었을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문학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방향성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문학이 철저하게 현실정치의 바깥에 존재하는,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의 역할을 재인식할 것을 주장합니다. 과거의 문학이 불가능했던 정치의 ‘상상적 대리자’ 역할을 통해 권위를 획득했다면, 이제부터 문학은 그것을 넘어서서 현실정치의 불가능한 감성을 떠맡는 ‘상상의 대리자’가 됨으로써 그것을 넘어서야만 하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벤야민은 이미 1929년에 이러한 개념의 기초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초현실주의자들이 그 ‘공산주의자 선언’이 오늘날에 내리는 지령을 파악한 유일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그들의 얼굴 표정을, 매분 60초 동안 째깍거리는 자명종의 숫자판과 맞바꾸며 짓고 있다. (발터 벤야민, ‘초현실주의’, ‘발터 벤야민 선집 5’, 길, 2008, 167쪽) 오늘날의 문학은 현실정치가 절대로 수행할 수 없는 두 가지의 역할을 짊어짐으로써 스스로의 정치성을 획득해내야 합니다. 우선 첫째는 ‘정치적인 것’들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정치를 대신하여 ‘정치’만의 고유한 미래적 지향을 상상하는 일입니다. 수많은 조건들의 제약을 받는 ‘실천’을 대신하여, 문학은 자신의 자유로움을 통해 ‘정치’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아나키스트적 상상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억압의 구조가 주관적 폭력에서 객관적 합리성으로 이행된 이상, 현실정치의 조직적인 치밀함만으로는 저 합리성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문학은 이들에게 객관을 넘어설 상상력을 부여함으로써, 저 ‘정치’에 부재하는 ‘미래에의 의지’를 대신하는 역할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벤야민에게 ‘초현실주의자’로 상징된 예술가의 의무가 다음 시대로부터의 지령을 파악하는 것이었듯이, 시인이 세계를 조망하는 소실점들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란 처음부터 저 상상력을 지켜내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문학에 부여된 두 번째 역할은, 우리 주변의 ‘얼굴 표정’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바라보는 일입니다.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는 한 번도 진보하지 않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친부살해를 통해 권력구조를 뒤집은 형제는 결국 그들 중 한 사람이 아버지의 권좌에 앉음으로써 권력을 더욱 강하게 재생산하고 맙니다. 마찬가지로 ‘혁명’을 자처했던 지난 역사의 모든 변화들은, 대개 그 결과가 새로운 지배구조를 낳는 반복을 가져왔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문학이야말로 이러한 역사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최후의 희망이 됩니다. 이제까지의 혁명이 다시 권력이 된 까닭은, 그 전개과정 안에서 필연적으로 소외되는 이들을 끌어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학은 현실정치의 과정이 미처 목격하지 못하는 그늘에까지도 자신의 시선을 가져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학이야말로 모두를 끌어안을 영구한 혁명, 벤야민이 희구했던 단 한 번의 진보를 완성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사명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수식을 붙인다 하더라도, 문학이 감행하는 정치란 처음부터 예외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문학이야말로 라캉적 ‘없음’이 된 자리들, 상징체계에서 추방된 이들과 초대받지 않은 미래를 세계 속에 드러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의 감성분할을 재분할하는, 상징계를 넘어설 ‘미학적 예술 체제’의 실재인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시와 정치’에 대한 논의가 이제 끝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 경찰 ‘학교 폭력’과의 전쟁

    경찰이 학교 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가해자 처벌을 성인 강력범죄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학교 폭력 수사에 외근 형사 1만 2000명을 투입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31일 16개 지방경찰청 수사·형사과에 ‘학교 폭력 단속활동 강화 지시’ 공문을 보내 “학내외 집단 폭행이나 금품 갈취 등 상습적인 폭력은 구속까지 할 수 있도록 강하게 대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1일 밝혔다. ‘학교 폭력과의 전쟁’에 나선 것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달 30일 종무식에서 최근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불거진 학교 폭력 문제와 관련, “올해 민생치안의 최대 중요정책”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껏 여성·청소년 업무는 생활안전과에서 맡아 왔다.”면서 “그러나 형사·수사과까지 학교 폭력을 맡으면 담당 인력이 종전의 10배가 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학교 폭력 발생 건수가 많은 학원가에는 수업이 끝나는 시간대에 맞춰 형사기동대 차량을 배치, 불법행위를 예방·단속할 계획이다. 특히 학교 폭력을 저지른 학생의 신병 처리를 한층 엄격하게 집행하도록 했다. 훈방 처리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불법 행위의 정도가 심각하면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일진회 등 폭력단체는 실체가 확인되면 학교 측과 협조, 곧바로 해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학교 폭력을 ‘계도’보다 ‘처벌’에 맞추는 것은 비교육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발언대] 윤봉길 의사 의거는 전투행위다/윤주 매헌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연구위원

    [발언대] 윤봉길 의사 의거는 전투행위다/윤주 매헌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연구위원

    오늘은 윤봉길 의사의 순국일이다. 일부 사람들이 윤 의사의 의거 성격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선동 의원은 지난 11월 말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행한 최루탄 폭력을 윤 의사의 의거에 비유하는가 하면, 심지어 인터넷 포털 일각에서는 윤 의사의 의거를 테러 운운하고 있다. 윤 의사의 의거는 테러가 아니고 침략전쟁에 맞서 싸운 전투행위이다. 테러는 폭력을 써서 적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이고, 전쟁은 국가와 국가 사이의 무력에 의한 투쟁이다. 행위 주최가 국가 사이의 무력투쟁이면 전쟁이고, 개인이 적 또는 적대 기관에 가한 폭력행위는 테러이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중국을 침략한 일제가 개최한 전승기념식 이동사령부를 기습 공격하여 침략군 대장 시라카와 등 전쟁범죄자 수괴를 섬멸했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창설한 특공대 한인 애국단원이 정부의 승인 및 작전에 따라 일본군 사령부를 공격해 세계를 놀라게 한 전과(戰果)를 올린 반침략전쟁이다. 일본 육군성이 1932년 9월에 작성한 ‘상하이 천장절 폭탄 흉변사건’이란 문서에 ‘천장절 및 전승기념식장’을 전장(戰場)으로 규정했고, 또한 시라카와 대장이 공무수행 중 사망한 것이 아니라 상하이 전장 훙커우공원에서 전투 중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리고 일제는 윤 의사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특공대원으로 간주해 군인으로 다루어 비공개 군사재판에서 단심으로 형을 확정한 다음 군 형무소에 가뒀다가 군부대 영내에서 총살형을 집행했다. 이처럼 일제도 윤 의사의 의거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인이 기습 공격한 전투행위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윤 의사 의거를 테러로 격하시키는 궤변을 삼가고 장제스(蔣介石) 총통의 말처럼 중국 30만 대군이 해내지 못한 전과를 이룩한 전투행위로 평가하여야 한다. 19일 오전 11시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전에서 거행되는 ‘윤봉길 의사 순국 제79주기 추모식’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으면 좋겠다.
  • 정명훈, 연봉 7억 깎고도 받아가는 돈 무려…

    정명훈, 연봉 7억 깎고도 받아가는 돈 무려…

    ‘20억원대 고액연봉 논란’을 빚었던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감독에게 제공되던 부대경비는 줄거나 항목이 폐지되었고, 대신에 연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휘료는 오히려 증액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6일 정 감독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임기 3년의 재계약 조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정 감독은 연 10회 이상 직접 지휘를 하는 조건으로 기본급 2억 4200만원을 받기로 했다. 다만 섭외활동비, 유럽주재보좌역 인건비, 국내 판공비, 가족 항공료 등 타당성 논란이 일었던 부대경비 등은 받지 않기로 했다. 또 공연당 지휘료의 절반 수준만 받던 ‘찾아가는 음악회’는 무료지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까지 4244만원이던 회당 지휘료는 5% 증액돼 4400여만원 수준이 된다. 이렇게 되면 정 감독이 올해와 비슷한 횟수로 지휘 활동을 할 경우 각종 경비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보수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감독은 올해 총 38회 지휘를 하고 총 20억 4200만원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대경비를 지급한다는 사실 자체가 논란이 됐던 것이지, 전체 보수에서 그 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면서 “보수 총액은 지휘 횟수에 따라 달라져 확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계약 체결은 실무자 협의를 통해 세부계약서를 작성하고 서울시향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27일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 감독은 2005년 이명박 전 시장 때부터 시향을 이끌고 있다. 한편 박 시장은 정 감독에게 “포스트 정명훈을 대비해 후진양성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 감독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음악 발전과 후진양성 등 시향의 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답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에스토니아에 일주일간 여행을 간다고요? 하루면 다 보는 곳 아닌가요?”라고 에스토니아를 여행해 본 사람들이 말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발트 3국 중 하나’라는 사실만 알아도 실은 에스토니아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에스토니아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당신의 다음 유럽 여행지로 꼽아두어도 에스토니아가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를 소개한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에스토니아관광청 www.visitestonia.com 핀에어 02-730-0067 www.finnair.co.kr @Tallinn탈린 재래시장에서 발견한 에스토니아 “너희들은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하니?” “글쎄…. 우린 작은 나라니까.” 25살, 앳된 얼굴의 가이드 카티Kati의 짧은 대답에는 많은 뜻이 함축돼 있었다. 15세기 이후, 50년 이상 독립국가로 존재해 본 적 없는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 열강들에게 종속당해 온 시절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에스토니아 곳곳에는 혼재된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여행을 하면서 ‘대체 무엇이 에스토니아의 고유한 문화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사실 에스토니아는 운명적으로 고유의 것을 창조하기보단 받아들이고 재생성하는 데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지정학적으로 교역의 거점이었고, 강대국들의 텃밭이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인구가 사용하는 자신들만의 언어, 에스토니아어를 유지해 온 나라. 그 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자존심이 강했다. ‘왕년을 회상하는’ 방식의 자존심이 아니라 지금을 소중히 여김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문화적으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많이 다르며, 언어와 민족은 북녘의 핀란드와 유사하다. 젊은이들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것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다른 점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파르게 경제 성장을 구가해 온 에스토니아는 MSN 메신저와 스카이프Skype를 개발한 IT 강국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탈린은 물론 지방 소도시의 식당에서도 대부분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할 정도다. 발트 3국 중 유일한 유로 사용국가이기도 하다. 에스토니아의 혼재된 문화는 재래시장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발틱역Baltic Station 맞은편에는 러시아식 재래시장이 매일 열린다. 앤티크 제품부터 채소, 과일, 생필품까지 50여 개 상점이 문을 여는데 탈린 시내와는 전혀 다른 구소련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차가운 사람들의 표정마저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린 것만 같다. 발틱역에서 트램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자리한 옛 공장터 ‘키르부투르크Kirbuturg’에서는 매주 토요일이면 벼룩시장이 열린다. 누가 사 입을까 싶은 낡은 옷가지부터, 고장난 라디오까지 어딘가 익숙한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여름철이면 구시가지의 시청광장에서는 민족 장터도 수시로 열린다. 탈린이 고대부터 교역의 중심지였음을 상징하듯 광장에는 주변 국가의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음식과 수공예품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처럼 다채로운 전통 시장을 체험하려면 반드시 주말을 끼고 탈린을 여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언덕에 올라 부엌을 들여다보아라” 탈, 린. 입에 감기는 발음마저 고혹적인 도시다. 어떤 합리적 연관성도 없지만 그 이름에선 묘한 여성성이 느껴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Old Town의 풍경 또한 그러하다. 덴마크인들이 11세기에 이주해 오면서 도시의 면모를 갖춘 탈린은 13세기에 한자동맹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거친 장사꾼들이 드나들며 만들어진 도시가 지금 이처럼 매혹적인 모습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관광지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중세시대에 탈린은 상인과 일반인들이 거주하던 저지대와 영주나 귀족들이 거주하는 고지대로 나뉘었다. 저지대에는 과거 길드 상인들의 건물들이 식당, 카페, 기념품 상점들로 용도가 바뀌어 보존되고 있으며, 고지대에는 교회와 각국 대사관을 비롯해 부유층의 집들이 있으니 그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탈린은 도시 전체가 평평한 지형으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톰페아 언덕Tompeaa Hill이 해발 40m밖에 되지 않아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구시가지는 어느 입구로 들어서든 풍부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지만 비루 성문Viru gate에서 도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성문을 통과해 100m 즈음 들어가면 북유럽에서 유일하게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구시청사와 시청광장이 펼쳐진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광장 주변 노천카페에서 음식과 차를 즐기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청광장 부근에는 1422년에 문을 열고, 10대째 내려오는 약국이 있고, 카타리나Katariina 골목은 중세 분위기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부엌을 들여다보아라Kiek in de Koik’라는 엉뚱한 이름의 포수대에는 탈린 성곽의 역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탈린 시내를 조망하기 좋은 톰페아 언덕에는 제정 러시아 시절의 역사를 반영하는 알렉산데르 네프스키 교회가 화려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돔 성당도 있다. 성당 내부에는 교회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장식품들이 가득해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데 현재는 중세시대의 유물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종교에 큰 관심이 없는 까닭에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은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혹자는 구시가지를 하루에 세 번, 둘러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가한 이른 아침, 이슬 낀 자갈길을 걸어 보고, 한낮에는 박물관, 교회 등을 들러보고, 저녁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물든 야경을 감상하고, 라이브 카페와 클럽에서 젊은 탈린을 만나 봐야 한다. 구시가지에는 살 만한 기념품도 많다. 먼저 발트 지역의 명물인 호박Amber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구시가지에는 인력거에서 중세 복장을 한 아리따운 여인들이 아몬드에 다양한 향신료를 첨가해 그 자리에서 직접 볶아서 판매하는 가게를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으니 선물용으로 훌륭하다. 1 탈린 구시가지 시청광장은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다. 13세기 한자 무역시대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2 구시가지 곳곳에는 젊은 여인들이 중세 복장을 입고 에스토니아 전통 간식인 볶은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3 구시가지는 도보 여행에 좋다. 비루 게이트 입구에서 세그웨이Segway를 빌려 탈 수도 있다 4 탈린 구시가지에는 재치 넘치는 디자인의 간판들이 가득하다 5 구시가지는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 이슬에 젖은 자갈길을 걸으면 중세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Festival 전국민이 합창을 하는 나라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들은 많지만 노래를 통해 혁명을 이룬 역사를 가진 민족은 드물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소련이 붕괴되기 전인 1988년, 혁명 기간 중 약 30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소련의 통치에 반대하며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광장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당시 소련은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를 진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1991년 결국 독립을 이뤄내기까지 에스토니아는 반폭력 독립운동으로 일관했으며, 소련을 해체시키는 기반을 이뤘다. 비폭력 저항운동의 역사는 발트 3국이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1989년 3국 국민들은 탈린에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 소련 체제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렸고 자유를 외쳤다. 25만명이 만든 인간 띠는 ‘발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사건은 유네스코에도 유산으로 등재됐다. 에스토니아인들의 노래 사랑은 역사가 꽤 깊다. 탈린에서는 1869년부터 5년에 한번씩 송페스티벌Estonian Song Festival이 개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에스토니아인들은 합창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탈린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당신도 음악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물론이죠. 송페스티벌에 나간 적도 있답니다’라고 답했다.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 3만명이 합창을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대에 한번쯤 서 보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구 소련 시절,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가 이제는 탈린관광안내사무소에서 일을 하는 티나Tiina씨는 “1988년,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노래로 세계에 보여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노래의 힘을 신봉하는 듯 느껴졌다. 올해의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9월 말, 우리보다 앞서 단풍으로 물든 탈린에서는 디자인 축제와 재즈 축제가 한창이었다. 에스토니아 재즈 밴드의 공연이 펼쳐진 한 클럽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맥주 잔을 들고 조용히 음악을 즐기던 중년의 남성에게 별 뜻 없이 말을 걸었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재즈를 좋아하시나 봐요”, “저는 독일에서 온 교사입니다. 탈린에만 3일째인데 재즈 축제 때문에 왔죠. 에스토니아의 수준 높은 음악문화에 매료됐답니다.” 리듬에 맞춰 잔뜩 흥에 취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진지하게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 2011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모두 노래부르길 좋아한다 2 재즈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구시가지의 유명한 극장 본 크롤Von Krahl에서 기타 트리오의 연주가 펼쳐졌다 3 1869년부터 시작된 에스토니아 송페스티벌은 3만명이 합창을 펼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에 대항해 노래를 부르며 저항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4, 5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된 현대미술관 쿠무KUMU는 중세 미술작품부터 최근의 미술 조류를 반영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고 있다 6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를 위해 선물한 여름 궁전, 카드리오르그 공원의 미술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Museum 표트르 대제가 아내에게 선사한 궁전 문화 수도 탈린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미술관도 있다.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인 캐서린 1세를 위해 헌사했다는 카드리오르그 공원Kadriorg Park에는 화려한 궁전과 미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올드타운에서 약 2km 떨어져 있는 공원 일대는 오크 나무와 라일락 나무로 울창한 숲과 호수가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안락한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목조로 된 바로크 양식의 궁전은 공원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궁전 내부에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의 16~19세기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대형 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작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미술 애호가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공원 뒤켠에는 화려한 꽃들로 수놓여진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웨딩 촬영과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애용된다고 한다. 카드리오르그 공원에서 얕은 언덕을 따라 오르면 석회석으로 지어진 뾰족한 외관이 인상적인 현대 미술관 쿠무KUMU를 만날 수 있다. 2006년에 문을 연 에스토니아 최대의 미술관으로,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변의 자연 지형과 어우러진 디자인과 독특한 내부 설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7개 층에 전시된 작품은 종류도 시대도 매우 다채롭게 구성된 것이 런던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을 연상시킨다. 상설 전시관에는 18세기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에스토니아 화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에스토니아 화풍의 변화와 함께 민중들의 삶의 궤적까지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차 독립(소련 붕괴) 때까지의 작품들도 별도로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관의 작품에는 소련 체제 하에 접어들면서 공산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60년대부터 모더니즘, 팝아트, 극사실주의 등 당시 유행하던 화풍이 에스토니아라는 특수한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읽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이외에도 매우 실험적인 장르의 미술, 조각, 설치 예술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한나절을 박물관에서 보내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다. 1 시청광장에서 아몬드를 볶고 있는 에스토니아 소녀의 모습 2 탈린 구시가지의 교회나 성벽의 첨탑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3 톰페아 언덕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의 모습. 멀리 발틱해, 핀란드만으로 나아가기 위한 항구도 보인다 4 중세 분위기의 레스토랑 올데한자Olde Hansa는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다 @Lahemaa National Park 라헤마 국립공원 숲, 바다, 늪, 대저택 그리고 완벽한 자연 많은 이들이 에스토니아를 하루 혹은 이틀만 여행하는 것은 ‘탈린 너머의 에스토니아’를 발견하지 못한 까닭이다. 탈린에서 출발해 러시아 방향으로 향하는 1번 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전혀 다른 세상에 다다를 수 있다. 때묻지 않은 늪지대와 울창한 삼림, 중세시대 영주들의 호화로운 저택들이 어우러져 있는 라헤마 국립공원은 1971년 구소련이 지정한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그 화려하던 소련이, 그것도 전성기인 70년대에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왠지 그럴싸하지 않은가.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늪지대에서 이색 하이킹을 즐겨 보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중세 영주의 집에서 스파를 즐기며 근사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Viru Bog Trekking 늪지대를 엉금엉금 걷는 재미 에스토니아의 6개 국립공원 중 라헤마 국립공원은 탈린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중세 영주들의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탈린과 함께 여행하면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라헤마 국립공원은 대체로 평지에 가까워 가벼운 하이킹이나 자전거 타기, 바다에서의 카약이나 카누 등을 즐기기에 좋다. 하이킹의 경우,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 지도만 있으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해변에서부터 늪지대까지 다채로운 산책로가 있으며, 에스토니아에 서식하는 비버Beaver를 구경할 수도 있는 산책로도 있다. 국립공원에는 50여 종의 포유류가 있다고 하지만 산책 중 이들을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양한 산책로 중에서도 늪지대(혹은 습지) 산책로를 선택했다. 습지 하이킹으로 유명한 곳은 비루Viru Raba 지역이다. 공원에 이르자 침엽수림이 내뿜는 공기가 신선하면서도 묵직하게 폐 속으로 침투했다. 숲 속으로 몇 걸음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전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소의 밀도가 높았다. 그러나 비루 습지 산책로의 주인공은 침엽수림이 아니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몇백 미터를 들어가자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고 일견 잔디처럼 보이는 평원이 훤하게 펼쳐졌다. 맨땅에 뿌리를 내린 침엽수가 20m는 족히 넘는 키를 자랑하는 데 반해 늪지대에 나 있는 나무들은 큰 것이 3m 수준이었다. 무릎 높이의 나무 한 그루도 실은 수십년을 자란 것이라고 하니, 흙과는 전혀 다른 습지의 생태가 신기하기만하다. 이곳에서는 습지 위로 걷다가 발이 잠기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식물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통나무를 깔아놓은 3.5km 산책로를 걸어야만 한다. 산책길 중간중간 만날 수 있는 작은 연못은 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아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국립공원에는 840종에 달하는 식물군을 볼 수도 있으며, 찰스 다윈이 가장 좋아한 식물이었다는 식충식물도 곳곳에 있어 살아있는 과학교실로 활용되고 있다. Manor House 중세 독일 영주처럼 쉬어 볼까 라헤마 국립공원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재미는 중세 영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매너하우스Manor House를 구경하는 것. 개인적으로 지난 3월, 영국 코츠월드 지방의 매너하우스를 개조한 호텔에서 머문 경험이 있는 터라 매너하우스에 꽤나 매료가 된 상태였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적어도 하룻밤 정도는 지방의 매너하우스에서 머물러 봐야 한다는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만큼 높은 기대치를 갖고 찾아본 에스토니아의 매너하우스. 영국의 그것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는 화려한 정원과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특히 라헤마 국립공원의 3대 매너하우스로 불리는 팔름세Palmse, 사가디Sagadi, 비훌라Vihula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간직하고 있다. 팔름세 매너하우스는 노랑, 주황으로 채색된 바로크풍 건물이 9월의 낙엽과 어우러져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팔름세는 화려한 정원이 뒤뜰에 펼쳐져 있고, 박물관, 공방, 와인 판매점, 카페, 식당 등이 한 데 모여 있다. 특히 메인 건물에는 18세기 에스토니아 영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초상화, 낡은 피아노, 벽난로, 널찍한 테이블이 있는 살롱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1749년 독일 영주가 살던 사가디 매너하우스는 야생동물, 희귀식물 등 국립공원의 생태를 잘 보여주는 전시관Forest center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매너하우스는 비훌라. 16세기에 지어져 오랜 역사를 자랑함에도 골프코스를 갖추고 있고, 스파, 워터파크 등의 시설은 물론 인접한 해변에서 카야킹, 말타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스포츠가 가능하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누구나 로맨틱한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꿈꾼다고 한다. 결혼식을 마친 후, 남편이 참나무 한 그루를 매너하우스에 기증하며 아내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뿌리와 함께 묻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참나무가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까닭이다. 1 습지의 생태는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이끼류의 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2 라헤마 국립공원은 살아있는 과학교실이다.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을 좇아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국립공원은 바다를 면하고 있다. 북극 빙하를 타고 온 퇴적물과 암석들로 해변 지역의 생태 또한 독특하다 4 라헤마 국립공원에는 군데군데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5, 6 비훌라 매너하우스Vihula Manor house는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중세 영주의 대저택이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 및 예식을 올리는 것을 동경한다고 전해진다 @Parnu패르누 여름 수도에서 잘 먹고 잘 쉬기 에스토니아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그저 춥기만한 나라’라는 것.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바로 아래 있고, 유라시아 대륙의 서북쪽 끄트머리에 있으니 그런 오해가 있을 법하다. 겨울철에는 영하 20~30도는 예사이고, 오후 3시면 어두워지는 혹독한 겨울나라의 면모를 보이지만 6~8월은 영상 30도 가량의 온화한 날씨에 밤 11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나라로 변모한다. 고로 에스토니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철은 여름이며, 남쪽의 해변도시 패르누Parnu는 여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탈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패르누에 도착했다. 거리상 129km밖에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탈린에 비해 공기가 훨씬 온화한 느낌이다.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수식어처럼 널따란 백사장이 있는 해변을 끼고 있다. 9월 말, 해변에는 산책을 나온 몇몇 사람들만 눈에 띄었을 뿐 백사장은 하얗게 비어 있었다. 그렇다고 패르누의 여행 시즌이 마감된 것은 아니었다. 패르누에는 19세기부터 스파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해 자국민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와 동유럽 지역에서도 스파를 즐기기 위한 여행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스파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리조트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스파와 마사지,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으니 에스토니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패르누에서는 건강을 위한 웰니스 스파Wellness Spa와 치료 목적의 메디컬 스파Medical Spa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스트랜드 호텔Strand Hotel & Conference에서 진흙팩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75분 동안 사해 머드를 온 몸에 바르고 나니 피부가 수분을 단단히 머금었고, 노폐물과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듯했다. 유럽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받고 39유로(약 6만2,000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오일 마사지 등도 30유로 선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스파 에스토니아Spa Estonia와 같은 메디컬 스파 호텔에서는 각종 질병 진단을 10유로 수준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중국식 마사지, 태국식 마사지부터 벌꿀 마사지까지 취향대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그로테스크한 호텔을 가득 채운 선율 패르누는 완벽한 휴양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음식도 단순히 먹고 배부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우리 몸에 유익한 오거닉 푸드가 어울린다. 형형색색의 목조 건물들이 아름다운 올드시티에는 문을 연 지 2년 만에 에스토니아 50대 식당으로 선정된 오가닉 카페 ‘마헤딕Mahedik’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어 찾아보았다. 탈린에서 수십년간 호텔에 종사했던 에비 큐식Evi Kuusik씨는 오가닉 푸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고향인 패르누로 돌아와 가게를 열었다. 직접 농부들로부터 채소와 육류를 구매하고, 어부들로부터 생선을 공급받아 신선한 재료와 빼어난 맛으로 순식간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연어 샐러드와 엘크 고기로 만든 파스타를 맛보았다. 과일주스부터 디저트로 먹은 파이까지 몸에도 좋은 것이 맛까지 훌륭했다. 큐식씨는 “사실 오가닉 푸드라는 게 대단할 게 없어요. 패르누에서 어릴 적부터 먹어 왔던 것을 되살리는 일을 한 것뿐이죠”라고 맛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이 식당의 사장은 큐식씨의 딸 에벌린Evelin Kuusik이다. 흥미롭게도 그녀는 한국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했다고 한다. 빼어난 미모의 모녀가 운영하는 마헤딕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피아노, 클라리넷 등의 소박한 공연도 열린다. 흥미롭게도 이 낯선 땅, 그것도 조그만 마을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사람을 또 한 명 만났다는 사실을 그저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패르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럭셔리 호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에서 묵는 밤. 운이 좋게도 영국의 유명 기타리스트인 제이슨 카터Jason Carter의 공연을 보게 됐다. 그는 평양에서 공연을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음악으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했는데, 공연이 끝나고는 ‘남한’에서 온 나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곤 이메일을 보내 왔다.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더 소상하게 얘기해 주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결국 제이슨 카터 덕분에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을 뿐 아니라 패르누에서의 추억도 더욱 애틋하게 간직하게 됐다. 유명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도 큰 행운이었지만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대저택, 그러니까 무대 뒤편에는 뿔 달린 사슴 박제가 걸려 있고, 마룻바닥을 밟을 때마다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이방의 공간에서 멜랑꼴리한 음악을 듣는 기분이란 참 기묘했다. 공연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왔다. 널찍한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자작나무 향이 짙게 풍기는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피곤을 풀었다. 에스토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포근하고 로맨틱하게 저물었다. 1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명성에 걸맞게 잘 먹고, 잘 쉬기 위한 모든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 최근에는 오가닉 푸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2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스파를 체험할 수 있는 스트랜드 호텔 & 스파 3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안락한 분위기의 카페 4 여름철이면 패르누는 전국에서 모여든 휴가객과 북유럽 여행객들로 붐빈다. 고운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해변에서는 여느 휴양지에 비해 상업적인 냄새가 덜 느껴진다 5 패르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아멘데 빌라. 1905년 독일인 부호가 딸의 결혼식을 위해 지었으며, 이제는 사우나 달린 객실,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지는 럭셔리 호텔로 변모했다 6 도심 가운데에 자리한 작은 공원에는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밀도 높은 산소를 내뿜고 있다 7 소박한 분위기의 카페 풍경 Travel to Estonia ▶에스토니아 여행팁 탈린 카드Tallinn Card 탈린 여행의 필수품이다. 6시간(12유로), 24시간(24유로), 48시간(32유로), 72시간용(40유로)이 있으며, 카드 한 장이면 대중교통, 박물관, 스파·사우나 입장은 물론 가이드 투어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탈린 호텔과 라헤마 국립공원 투어 등은 할인이 가능하다. 탈린관광청 웹사이트(www.tourism.tallinn.ee/fpage/tallinncard)에서 사전 구매도 가능하며, 주요 호텔 및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압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화폐 1유로는 약 1,601원(10월 기준). 크룬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기후 6~8월에는 최고기온 30도 정도로 따뜻하며, 11월부터 3월까지는 평균 기온이 영하로 매우 추운 편이다. 여행을 하기에는 5~9월 사이가 좋다. 무선인터넷 에스토니아는 EU 국가 중에서도 IT가 가장 발전된 나라다. 대부분의 호텔과 식당에서 WIFI를 무료로 제공한다. ▶Food 영부인이 재유행시킨 검은 빵 에스토니아는 열강들의 통치를 받은 역사가 긴 만큼 음식 문화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영부인이 흑빵을 굽는 모습이 TV에 노출되면서, 이 전통 빵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어느 식당을 가든 흑빵을 먹어 볼 수 있다. 탈린 시청광장에 자리한 올데 한자Olde Hansa는 15세기 한자 시대의 분위기로 에스토니아 전통식을 제공하는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각종 곡물과 육류, 북유럽에서 즐겨 먹는 연어의 맛도 훌륭하지만 인테리어부터 음악, 점원들의 복장까지 완전히 중세풍으로 연출해 이색 체험 차원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www.oldehansa.ee 라헤마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어부들의 마을 ‘알트야Altja’에 있는 에스토니아 전통식당 알트야 코르츠Altja Korts는 앞바다에서 잡힌 청어요리가 주를 이루며, 막걸리 맛과 흡사한 러시아식 전통음료인 크바스Kvass의 맛이 훌륭하다. www.altja.ee ▶Hotel 이왕이면 핀란드식 사우나 달린 호텔 탈린에서는 올드타운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호텔을 잡는 게 편리하다. 수영장, 사우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호텔이 많으니 예약 전 확인하는 게 좋다. 올드타운 비루 게이트 앞에 위치한 노르딕 호텔 포럼Nordic Hotel Forum이 가격, 접근성, 서비스 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www.nordichotes.eu 패르누에서도 사우나, 스파 시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으며, 도시의 역사를 대변하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는 아르누보풍의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www.ammende.ce FINNAIR 에스토니아로 가는 가장 빠른 길 우리나라에서 에스토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지만 항공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핀에어를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사’인 핀에어는 서울과 헬싱키를 9시간 만에 연결하며, 헬싱키에서 탈린까지는 35분만에 연결된다(헬싱키에서 페리를 이용할 경우, 탈린까지 2~3시간이 소요된다). 핀에어는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안전 사고를 일으킨 적 없어 매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선정되고 있으며, 각종 매체로부터 ‘북유럽 최고 항공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항공사 TOP 5’에 꼽히기도 했다.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개인 노트북 연결 콘센트 및 USB 연결장치를 탑재하고 있고, 비즈니스석에는 180도 젖혀지는 침대형 좌석을 도입했다. 특히 한국 승무원 탑승,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 기내식 제공, 한국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한국 승객들을 배려한 기내 서비스는 한국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헬싱키 반타 공항 역시 유럽 공항에서는 최초로 한국어 표지판을 설치해 환승 및 공항 이용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www.finnair.co.kr 02-730-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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