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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교육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서정화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교육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서정화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2년 3개월에 걸쳐 마무리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사태를 돌아보면 어떤 사람들은 교육을 실험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무상 급식, 학생인권조례 제정, 혁신학교 등 곽 전 교육감의 정책에는 어느 하나 잡음이 없었던 것이 없었다. 일선 초·중·고에는 방과후 학교 운영, 수학여행 방식, 교복 및 두발 자율화, 체벌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대해 지침이 내려왔다. 학교운영에 대한 간섭은 학교 현장에서 많은 반발과 불만만 낳았다. 여기에 시·도 교육청을 설득하고 협의해 학교 현장의 혼란을 줄여야 할 책임이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고집스럽게 원리원칙을 늘어놓으며 사태를 부채질하기만 했다. 그중에서도 학생인권조례는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 간의 핵심 논쟁거리였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지도가 어려워지고 학교의 면학 분위기가 훼손된 가운데 오히려 학교 폭력은 심해졌다고 불만이다. 학생들에게도 조례는 마치 무제한의 자유가 주어지는 것처럼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 학교의 생활지도에 대한 항의를 교육청이나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리는 학생들까지 있었다. 학생 지도와 교육활동에 대한 회의를 호소하며 명예퇴직 신청을 하고 교직을 떠나는 교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퇴임한 어떤 교사는 “혼돈의 교단이지만 그래도 학교는 희망이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고언(苦言)을 남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교과부는 법적·행정적 대응으로만 일관했을 뿐 제대로 된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서울 교육의 난맥상은 학교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편파적인 이념을 구현하려는 데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지방교육자치라는 도입 명분과 법적 근거가 분명한 시스템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정부의 옹고집도 결국 시교육청을 더욱 막다른 길로 몰았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 현장의 몫이다. 비리 척결을 내세우면서 교단에서 청춘을 바쳐 교육에 헌신해 온 교원들을 지나치게 보일 정도로 과도한 처벌을 하는가 하면 사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여과 없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급격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학교현장은 물론 학부모, 시민단체의 반발을 가져온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개혁이란 미명 아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데 따른 대립과 여러 부작용을 야기하였고 교육 운용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새로운 교육감 선출을 앞두고 교육이 이념이나 정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숱한 논란으로 점철된 그릇된 실험을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려면 교육의 주인공인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학교 현장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의 핵심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비전과 구상이 요청된다. 좌우 이념대결 양상을 보이거나 편향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서울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청과 국가적 필요를 구현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여 추진할 수 있는 교육 전문가로서 역량과 자질을 구비한 훌륭한 교육 수장(首長)을 선출해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 교사, 학교장을 비롯한 학부모, 지역사회 등의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수용하고 반영하는 소통의 과정을 통해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통합적인 리더십과 추진력을 발휘하여 정책의 목표 달성에 주력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행정의 대가인 세르지오바니(Sergiovanni)가 강조한 것처럼 서울 교육을 책임지는 ‘좋은’, ‘착한’ 교육감이 깨끗하고 순수한 도덕적 권위 위에 서울의 교육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교육을 모르고 학교현장을 소홀히 한 채 썩어빠진 정신으로 서울시 7만여 교원들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모범이 되지 않고서는 교육 지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운용되는 교육감 선출 방식의 개선도 이루어져야 한다. 선거 과열을 방지하는 동시에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유능한 교육 지도자가 선출될 수 있도록 보다 보완된 완전 공영제 실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옴부즈맨 칼럼] 성범죄 보도가 가야 할 길/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옴부즈맨 칼럼] 성범죄 보도가 가야 할 길/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엽기적인 성범죄로 인해 사회가 뒤숭숭한 만큼 대부분 언론사의 신문지면 역시 성범죄 관련 이슈로 뜨겁게 달궈졌다. 이제까지 성범죄는 사회적으로 터부시하는 경우가 많았을 뿐 아니라 가해자 개인의 정신적 문제로 치부돼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대대적으로 보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성범죄가 급증하고 성범죄 전과자 관리 미흡으로 인한 높은 재발률로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면서 관련 보도를 신문에서 찾아 보는 것은 매우 빈번한 일이 됐다. 이런 가운데 높은 성범죄율의 원인과 화학적·물리적 거세 등의 처벌에 대한 범죄자의 인권 문제가 대두되며 성범죄 보도는 한층 더 복잡해졌다. 그렇다면 서울신문의 성범죄 보도는 어떤 양상을 띠고 있었을까. 최근 아동 상대 성범죄가 급증하면서 서울신문 역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특히 주목했다. 4회에 걸쳐 연재된 ‘아동 성범죄 무방비 도시’(9월 3일자)에서는 갈수록 증가하는 아동 성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아동 포르노물과 미흡한 범죄 예방대책 및 사후 관리를 지적했다. 해당 연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마지막 연재분인 ‘비뚤어진 성통념을 바로잡자’였는데(9월 6일자), 이 기사는 잘못된 성관념과 성범죄 피해자를 질책하는 잘못된 사회 통념으로 인한 ‘일상적 성폭력’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 도시설계 등 사회 인프라 구축 시 아동·여성과 같은 약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참신한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성범죄 사건 자체에 주목, 예방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전통적인 성범죄 관련 보도를 넘어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환경적 대책까지 제시하는 다차원적 기사였다고 평가한다. 성폭력 가해자를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보도가 난무하는 가운데, 성폭력 ‘피해자’ 대신 ‘생존자’, ‘경험자’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이들을 단지 법의 보호를 받는 존재가 아닌 능동적이고 권리를 가진 주체로 대우할 것을 역설하는 기사도 의미 있었다(9월 6일자). 거세, 불심검문 등 자극적이고 인권침해적인 처벌 방법을 강조하기보다 사설 등을 통해 전체 국민의 인식 개선과 안전망 구축 등 예방책 마련을 역설한 부분 역시 다른 언론의 보도와 비교했을 때 좋았던 점으로 꼽고 싶다. 무엇보다 서울신문의 성범죄 보도에 주목하고 싶은 이유는 해당 연재에서 성범죄의 원인으로 지적된 음란물, 특히 아동 음란물에 대한 문제의식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사에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별기획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연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아동 음란물의 유포 상황과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나아가 청소년들이 음란 광고 등에 쉽게 노출돼 잘못된 성관념을 갖게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이를 주장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음란 광고의 최대 유포지가 언론사라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서울신문의 홈페이지부터 솔선수범해 캠페인성 음란 광고 근절을 위한 자정 노력을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이는 교과부와 여가부의 호응을 얻어 정책적인 뒷받침까지 받고 있으니(9월 27일자) 진정성과 파급력, 공익성이라는 기준을 모두 달성한 괜찮은 캠페인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신문의 성범죄 보도에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범죄 피해자를 여성으로 한정하는 등 성범죄에 대한 미흡한 인식을 보여 주는 부분도 존재하며, 아동 음란물이라는 지엽적인 부분에 지나치게 집중해 스스로가 강조한 성관념과 피해자에 대한 인식변화 등에서는 심도 있는 분석과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직접적 시도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서울신문의 노력이 성범죄 근절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성범죄에 대한 분석 및 해결책 모색과 더불어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직접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속적이고 울림 있는 보도가 성범죄 없는 사회로 이어질 날을 기대한다.
  • 고리원전 직원들이 히로뽕 상습투약

    부산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고리원자력본부 전 재난안전팀 소속 A씨 등 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고리원전 주변을 무대로 하는 폭력조직인 ‘통합기장파’ 행동대장에게 히로뽕을 입수해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원전 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등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고리원전이 별도로 운영하는 소방대원이다. 검찰은 원전 내부에 공범이 더 있는지 확인 중이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이들의 업무는 화재진압 등에 한정돼 있다.”면서 “원자력발전소 안전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일진회, 전국에 600개

    중·고교 폭력 서클인 이른바 ‘일진회’가 전국적으로 6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개 중·고교 가운데 한 학교꼴로 폭력 서클이 있다는 의미여서 충격적이다. 일진회가 있는 학교와 지역별 맞춤형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청이 25일 국회 학교폭력대책특별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에게 제출한 ‘학교 일진 관리 현황’에 따르면 이른바 ‘일진회’로 불리는 학교 폭력 조직이 전국 5339개 중·고교 가운데 11.2%인 597개교에서 활동하고 있고, 일진 조직원은 632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별로는 중학교 폭력 서클이 382개(3928명), 고교 215개(2397명)였다. 치안 당국 차원에서 학교 일진 현황이 공개된 것은 처음으로, 경찰의 첩보 수집 및 탐문조사 결과다. 폭력 서클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로, 전체 707개 중·고교 가운데 83개교에 일진회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전남이 84개교, 경기가 78개교 등의 순이었다. 대부분 지역에서 고교보다 중학교에서 일진 조직이 더 많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0만명당 일진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328명)으로 전체 28만 1869명 가운데 일진 학생수는 927명이었다. 이어 전남(212명), 강원(16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10만명당 일진 학생이 적은 지역은 경기(58명), 대전과 경남(각 61명) 등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학교 폭력 현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들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학교 일진의 대물림과 성인 폭력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폭력남편 출소뒤 보복 협박…제발 도와주세요”

    “나 하나 막판으로 몰고 싶으면 뜻대로 해. 궁지에 몰리면 나도 나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교도소에서 날아온 남편의 ‘옥중 협박편지’를 읽는 그의 손이 떨렸다. 남편 김모(46)씨는 가정폭력으로 2년형을 선고받아 수감됐다 오는 12월 출소한다. 신고를 도왔던 가족상담센터장도 “나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부인 조모(46·경남 양산)씨에게 남편과 함께한 지난 20년 세월은 지옥이었다. 남편은 걸핏하면 주먹에 욕설을 해댔다. 두 살, 세 살 난 아이들에게도 발길질을 했다. 아이들이 울자 죽이겠다며 흉기를 휘둘러 아이를 둘러업고 맨발로 도망친 적도 여러 차례다. 조씨가 아이들과 쉼터를 전전하는 동안 김씨는 동거녀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출소 뒤엔 더 잔인해졌다. 외출조차 못하게 막았다. 김씨는 2010년 12월 “내 휴대전화를 누가 만졌냐.”며 망치로 조씨를 내리쳤다. 센터장이 조씨와 아이들을 피신시키려 하자 김씨는 망치로 센터장의 차를 부수고 난동을 부리다 검거됐다. 수감 뒤에도 협박은 계속됐다. 장남이 몇 달 뒤 입대하는 데다 막내가 고 3이라 조씨는 더 불안했다. 마음이 급해진 조씨는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친부라도 가정폭력범에게는 가족 주소를 알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법적으로 조씨와 남편 김씨는 아직 부부다. 이어진 가정 폭력에 결국 이혼판결을 받았지만 김씨가 항소했기 때문이다. 조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이라 남편인 김씨가 증명서를 떼어 보면 전국 어디서든 바로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김씨의 편지가 현행법상 보복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 김씨를 추가 기소하기로 했다. 이동환 양산서장은 “가정폭력범 역시 성범죄처럼 재범자가 많지만, 치료 감호나 출소 전 심사 등 법적 보완책은 미비한 상태”라면서 “이런 가운데 가족들이 다시금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찰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폭력을 휘두르다 검거된 7272명 중 32.9%(2392명)는 가정폭력 등을 포함한 재범 이상의 전과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소재 불명 성범죄자 64명 지명수배 내려

    경찰에 신상정보를 등록해야 하는 성범죄 전과자 중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전과자가 6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기일을 어기거나 부실하게 등록한 성범죄자도 3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지난 8월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의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자 4509명을 특별점검한 결과,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64명을 지명수배하고 등록에서 위법사실이 발견된 33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입건된 339명 가운데 66명은 형 확정 후 신상정보를 제출하지 않았고, 267명은 정보가 변경된 지 30일이 지나도록 변경 사유와 내용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허위 정보를 제출한 사람도 6명이나 됐다. 경찰의 신상정보 등록 점검 대상자는 과거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가 확정된 전과자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3487명, 성인 대상 성범죄자가 1022명이다. 이들은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실제 거주지, 직업, 직장 소재지, 신체정보, 사진, 소유차량 번호 등 신상정보를 자신의 주소지 관할 경찰서에 제출해야 한다. 대상자가 교정시설이나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된 경우 해당 시설에 제출한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 정보를 제출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시론]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무엇이 문제인가/장원경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조교수

    [시론]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무엇이 문제인가/장원경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조교수

    1990년대 후반, 유명인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주는 KBS의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는 그 유명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방송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방송 중 그 유명인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가 공개돼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학생부에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기재하여야 할 것인지 여부가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교육하기 위해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교육 관계자들은 학생 당사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와 입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부 기재의 문제는 단순히 찬반을 논의하기에 앞서 학교폭력의 개념에 대한 인식과 그 처리절차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요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첫째, 학교폭력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학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조치사항은 일종의 범죄 경력으로 인식될 수 있다. 즉, ‘학교폭력’이라는 용어에는 상대방에게 물리력을 행사한다는 의미의 ‘폭력’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학교폭력=범죄’라는 등식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이 모두 범죄 내지 범죄에 준하는 행위인가? 현재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학생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로서 폭력의 정도가 아니라 폭력의 발생 장소와 대상에 의하여 정의되고 있다. 따라서 ‘장난을 치다가 친구 옆구리 한 번 찌른 행위’에서부터 ‘급우를 상습적으로 구타하고 괴롭힌 행위’에 이르기까지 모두 학교폭력이라는 용어의 개념에 포섭돼 동일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와 같이 광범위하고 다양한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모두 학생부에 기재한다면, 이는 전과가 아닌 사실조차 전과처럼 인식돼 억울한 ‘전과자’를 만들어내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야기할 것이고, 과도한 제재의 낙인효과로 인해 새로운 비행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행의 예방을 위하여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그 대상이 되는 가해행위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세분화하여 명확히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학교폭력 처리절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현행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에 의하면 학교폭력이 신고 접수되면 교감, 전문상담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 먼저 사안을 조사한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을 바탕으로 자치위원회에서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그리고 학교장은 자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의결 사항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자치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할지 여부이므로 먼저 ‘자치위원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자치위원회는 학폭법 제13조에 따라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전체위원의 과반수는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 대표여야 한다. 이렇게 구성된 자치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포함한 다수가 수긍하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당성, 결정 내용의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자치위원회 구성의 절차적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사안을 객관적 입장에서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필수적으로 위원회에 포함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논란은 필요충분 조건이다. 그러나 그 논란이 얼마나 사회에 기여할 것인가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이다.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생부 기재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으므로 그에 관한 단순한 찬반 논란에서 벗어나 학교폭력에 대해 세분화되고 명확한 개념 정의와 시스템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논의의 초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 성폭력 우범자 2만명 서면검사·주변탐문만?

    지난 11일 충북 청주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 살해하고 자살한 곽모(46)씨는 경찰 지구대에서 불과 5m 떨어진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성폭력 우범자 관리대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곡동에서 30대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모(42)씨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윗집에 살았던 여성은 물론이고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 경찰관들도 이 사실을 몰랐다. ●법무부, 첩보수집 개정안 마련 올 8월 기준으로 경찰이 관리하는 성폭력 우범자는 2만 73명이다. 경찰은 아동 대상 성범죄는 1회, 청소년·성인 대상 성범죄는 2회 이상 범행 전력을 지닌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성범죄 재발 위험도를 구분한다. 우범자 관리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이 그들의 생활실태를 직접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점관리 대상 우범자에 대해서만 관내 지구대 경찰이나 경찰서 담당자가 최신 동향을 매월 1차례씩 파악하고 있다. 곽씨와 같은 첩보수집 대상자는 3개월에 한 번 감시하는 게 전부다. 그나마 경찰이 우범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도 아니다. ‘관리 대상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거주지역 지구대 경찰관이 해당 인물이 등록된 거주지에서 실제로 생활하는지, 수입이 있는지를 주변 인물 탐문이나 운전면허 조회 등으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또 깡통대책으로 그칠지 우려 ‘성범죄 우범자 관리 강화’는 경찰이 강력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습관처럼 꺼내든 대책이다. 연이은 성범죄에 경찰은 7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성범죄 우범자 2만여명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범죄 전과자들은 한층 잔인한 범죄행각을 보이며 거리를 활보했다. 경찰의 성범죄 우범자 관리는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도 않다. 경찰청 예규인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에 근거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인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와 직장 근무 여부 등을 6개월마다 확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1년마다 하던 성범죄 전과자 신상 정보 확인을 6개월마다 한다고 해서 성범죄 재발 위험성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성범죄 신상 등록 대상자들의 실제 주거 상태와 위험성 등을 수시로 확인해도 모자랄 판에 6개월 주기의 대책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배경헌기자 kimje@seoul.co.kr
  • 황당한 ‘성폭행 보이스피싱’ 사건의 진실은

    “엄마, 내가 성기능 불구래. 그것도 아주 심각한 정도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지난 달 20일 오전 9시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A(59)씨는 아들의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어딘데?” A씨의 다그치는 물음에 아들은 “큰일났다.”는 말만 한채 휴대전화를 의사에게 넘겨주었다. ‘비뇨기과 의사’라고 소개한 이모(45)씨는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 “성기능 장애 치료에 탁월”…‘유명한 의사’의 황당한 시술  “아드님은 현재 발기부전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습니다. 병증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고요.”  “어떻게 하면 좋냐.”는 A씨의 물음에 의사 이씨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발기부전은 치료만 잘 하면 나을 수 있어요. 약물치료와 주사, 수술 같은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실은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말끝을 흐리는 이씨의 태도에 A씨는 조급해 졌다. 급기야 “더 빠르고 효과가 좋은 시술법이 있느냐.”는 말을 꺼내기에 이르렀다.  기다렸다는 듯 이씨가 권한 것은 ‘모태 치료’. 이씨가 설명한 모태 치료는 어머니가 성관계를 할때 내는 신음소리를 녹음해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모태 치료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다급해진 A씨는 이를 따지고 구분할 겨를이 없었다.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겠지만 어머니께서 꼭 도와주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씨의 정중한 제안은 어머니 A씨의 경계심을 늦추는데 한몫을 했다.  A씨는 순간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 달에 3번, 1회당 25만원의 치료비를 내라는 이씨의 제안도 순순히 승낙했다.  “시술이 좀 민망해 병원 안에서 진행할 수 없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제가 말씀드리는 장소로 나와 주세요.”  이씨는 “은밀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일러준 뒤 전화를 끊었다.   ●성기능 장애 치료술 ‘모태 치료’의 정체는  다음 날 오전 8시10분쯤 이씨의 전화를 받은 A씨는 이씨와 약속한 장소인 용인 시내의 한 모텔로 들어갔다. 객실에는 낯선 남자가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A씨의 아들이 ‘유명한 의사’라고 소개했던 그 사람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곧 녹음을 시작할텐데 앞서 주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이씨는 시술에 앞서 주의사항이라며 한가지를 당부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 그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도 둘러댔다.  입단속을 마친 이씨는 ‘실제 같은 소리’를 빌미로 A에게 육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냥 신음소리만 녹음하면 되는 줄 알았던 A씨는 생각치도 못한 이씨의 손길에 당황했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는 반강제적인 회유에 결국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원치 않은 성관계가 끝난 뒤 A씨는 한술 더 떠 치료비 명목으로 1회분 시술료 25만원도 챙겨갔다. 그렇게 이씨는 떠나고 집에 돌아온 A씨는 밀려오는 후회에 몸부림을 치다 결국 이씨와의 ‘약속’을 어기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너를 위해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자.”  아들의 말은 뜻밖이었다. 아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성(性) 불구 판정도 받지않았을 뿐더러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씨에게 속아 어이없은 봉변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씨를 모텔로 유인해 검거했다.   ●‘1인 2역’ 성폭력 사기꾼 “그냥 스트레스 풀려고…”  검거된 이씨는 저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아닌 평범한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이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에게 장난 전화를 걸던 중 중년 여성인 A씨가 전화를 받자 이런 엽기적인 행동을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들과 의사의 목소리를 감쪽같이 바꾼 이씨의 연기력은 즉흥적인 것으로 보기엔 너무 치밀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씨는 비슷한 방법으로 여성들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덜미를 잡힌 전과가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지난 2000년 11월에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중년 여성 4명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를 특가법상의 약취·유인, 위계 간음,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전화 목소리를 일부러 작게 하고 마치 우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면서 “피해자의 모성애를 악용한 교묘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A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의사 행세를 해 의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의 신음소리를 모으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性) 취향을 채운 것도 모자라 한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씨는 범행 이유를 묻자 황당한 말을 남겼다. “그냥 스트레스를 풀려고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었어요. 저도 (A씨가) 너무 잘 속아 넘어와 놀랐다니까요.”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성매매 금지가 성폭력 늘렸다는 근거 없다”

    “성매매 금지가 성폭력 늘렸다는 근거 없다”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에서도 성폭력 범죄는 있습니다. 최근 성폭행범 가운데 성매매 방지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성폭력 전과가 있는 범인도 있습니다.” 김금래(60) 여성가족부 장관은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매매가 금지됐기 때문에 성폭력이 늘었다는 것에 대한 인과관계를 알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가부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8주년을 맞아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여성폭력 없는 행복세상’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연다. 2004년 제정된 성매매 방지법으로 인권 사각지대에 있던 성매매 피해여성을 보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여가부의 평가다. 김 장관은 “최근 잇따른 성폭력 사건으로 전 부처가 충분한 대책을 내놓으려 하지만 긴급히 법과 제도를 보완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예방이 어렵다.”며 “어렸을 때부터 상처받은 사람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게임 등을 통해 각종 유해 음란물에 노출되는 아동·청소년에게 1년 10시간의 학교 성교육만으로는 한계를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빈발하는 성폭력 사건에 책임감과 미안함 그리고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성폭력 단죄에 온정주의 스며들 이유 없다

    성범죄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태스크포스 회의를 잇따라 열며 성폭력 근절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흉악무도한 성범죄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엊그제 충북 청주에서는 경찰지구대 바로 옆 건물에서 20대 여성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지구대까지 거리가 불과 5m라니 경찰은 도대체 치안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는가. 경찰은 특별방범 비상근무체제를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용의자는 친딸을 성폭행한 전과자였지만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도 차지 않았다. 검찰이 전자발찌 착용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에서 기각됐고 항소심에서도 1년 이상 계류 중이다. “전자발찌 소급법이 위헌심판에 걸려 있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성범죄 괴물’이 활개쳐 온 나라가 그야말로 집단공황에 빠질 지경임을 감안하면 법원과 헌재의 안이한 인식은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최근 딸을 성폭행하고 죽인 범인이 20여년 만에 사형당하는 순간을 보기 위해 불원천리 먼 길을 가겠다는 피해자 부모에게 성금이 답지했다는 미국발 뉴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범인의 목숨이 끊어져야만 정의가 실현된다.”는 게 부부의 말이다. 굳이 ‘인권 선진국’인 미국의 예를 들 필요도 없다. 인간의 육신과 정신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성범죄는 살인에 버금가는 천인공노할 범죄다. 더없이 엄정한 법 집행이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일정한 강제추행죄 이상의 경우 전자발찌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되 그 기간에 대해서만 판사의 재량을 허용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성범죄 보호감호 상태에서 재범률이 80%에 이르는 상황이다. 전자발찌 착용 소급법에 대한 헌재의 결정 지연이 어떤 식으로든 성범죄 재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성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위헌 여부를 하루라도 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보호관찰 인력을 360여명 늘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성범죄는 무용론까지 나오는 전자발찌에라도 매달려야 할 만큼 절박한 문제다.
  • [Weekend inside] “술 취해 살고 싶지 않다”… 10만 중독자에 새 삶

    [Weekend inside] “술 취해 살고 싶지 않다”… 10만 중독자에 새 삶

    술김에 폭력 등 문제를 일으키는 알코올중독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술꾼’, ‘술고래’로 불리며 도덕적 비난을 받는 데 그쳤으나 최근 들어 ‘주취폭력’(주폭) 문제가 부각되면서 경찰의 처벌 대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술로 인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규제, 처벌과 동시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KARF)가 운영하는 카프병원은 국내에 하나뿐인 비영리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이다. 이곳에는 모두 75명의 알코올 의존환자가 입원해 있다. 음주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외래환자 수도 최근 30~40%나 늘었다. 우울증, 폭력 등 술에 얽힌 사연은 각양각색이지만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 더이상 술에 취해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14일 병원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단주(斷酒), 금주(禁酒)’ 시커먼 먹을 묻힌 붓길이 마음먹은 대로 가지 않는다. 오랜 음주 탓에 자꾸 손이 떨린다. 그래도 화선지에 애써 다짐을 옮긴다. 알코올의존증으로 이곳에 입원 치료 중인 김병수(58·가명)씨는 “붓글씨를 쓰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차분해진다.”며 웃었다. 이날 카프병원의 3교시인 서예 수업에서는 10명 남짓한 환자들이 먹을 갈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카프병원은 알코올중독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보다 명성이 높다. 2004년 개원 뒤 해마다 환자가 늘어 지금껏 10만여명의 알코올중독자가 다녀갔다. 인기 비결은 저렴한 비용과 높은 치료 효과 덕이다. 한 달 입원비가 60만~70만원 수준으로 다른 알코올중독 치료 병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싸게 받아서는 당연히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29개 주류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주류산업협회가 매년 50억원을 지원해 준 덕에 부족한 돈을 메워 왔다. 입원했던 환자들은 모두 스스로 병원을 찾았다. 어느 순간 알코올중독이 자신과 주변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느껴 입소문을 듣고 카프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항갈망제(술 생각을 줄여주는 약) 처방 등 약물치료도 하지만 핵심은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프로그램 치료다. 분노를 조절하는 법, 끊었던 술 생각이 다시 들 때 생각을 차단하는 법, 우울증에 대처하는 법 등을 배운다. 자서전 쓰기, 명상, 종이접기 등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고 인내하는 방법도 익힌다. 12주 과정이지만 환자가 술 끊을 자신이 들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더 입원하기도 한다. 이준석 병원장은 “알코올중독의 70%는 유전적 요인 때문이어서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유전인자가 없으면 양조장 주인이라도 쉽게 알코올 중독에 빠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서전 쓰기 수업에서 만난 전인석(54·가명)씨는 “군인이셨던 아버지는 항상 만취상태로 퇴근해 난폭하게 굴었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도 아픈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술 마실 때마다 싸워 경찰서에 몇 번씩 끌려갔다는 강범석(45·가명)씨는 “술이 깨고 나면 왜 싸웠는지 절반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주취폭력이) 처벌만으로 고쳐질 수 있는 문제라면 전과가 80~90범씩 되는 사람이 왜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처벌 못지않게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여성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는 등 술 마실 기회가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알코올의존 여성 중에는 어린 시절 폭행, 성폭력 등을 겪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한 관계자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의 폭력 때문에 고통을 겪다가 술에 손을 대 부부가 알코올 중독이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퇴원했다가도 몇 번씩 재입원하는 사례가 흔하지만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술에 또 손이 가려 하고 가족 등 주변에 피해를 줄 것 같으면 알아서 다시 치료기관을 찾는 것이다. 덕분에 병원 치료 뒤 가족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환자가 많다. 병원 프로그램이 알코올중독 치료에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환자는 85%나 됐다.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찬 병원이지만 최근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주류업체들이 병원 적자가 쌓인다는 이유로 2010년 말부터 지원을 끊어 다음 달이면 병원 재원이 바닥나 문 닫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입원 중인 한 환자는 “알코올중독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관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건 Inside] (42) 1인2역 사기꾼의 ‘황당 성폭행’ 사건

    “엄마, 내가 성기능 불구래. 그것도 아주 심각한 정도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지난 달 20일 오전 9시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A(59)씨는 아들의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어딘데?” A씨의 다그치는 물음에 아들은 “큰일났다.”는 말만 한채 휴대전화를 의사에게 넘겨주었다. ‘비뇨기과 의사’라고 소개한 이모(45)씨는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 “성기능 장애 치료에 탁월”…‘유명한 의사’의 황당한 시술  “아드님은 현재 발기부전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습니다. 병증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고요.”  “어떻게 하면 좋냐.”는 A씨의 물음에 의사 이씨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발기부전은 치료만 잘 하면 나을 수 있어요. 약물치료와 주사, 수술 같은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실은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말끝을 흐리는 이씨의 태도에 A씨는 조급해 졌다. 급기야 “더 빠르고 효과가 좋은 시술법이 있느냐.”는 말을 꺼내기에 이르렀다.  기다렸다는 듯 이씨가 권한 것은 ‘모태 치료’. 이씨가 설명한 모태 치료는 어머니가 성관계를 할때 내는 신음소리를 녹음해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모태 치료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다급해진 A씨는 이를 따지고 구분할 겨를이 없었다.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겠지만 어머니께서 꼭 도와주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씨의 정중한 제안은 어머니 A씨의 경계심을 늦추는데 한몫을 했다.  A씨는 순간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 달에 3번, 1회당 25만원의 치료비를 내라는 이씨의 제안도 순순히 승낙했다.  “시술이 좀 민망해 병원 안에서 진행할 수 없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제가 말씀드리는 장소로 나와 주세요.”  이씨는 “은밀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일러준 뒤 전화를 끊었다.   ●성기능 장애 치료술 ‘모태 치료’의 정체는  다음 날 오전 8시10분쯤 이씨의 전화를 받은 A씨는 이씨와 약속한 장소인 용인 시내의 한 모텔로 들어갔다. 객실에는 낯선 남자가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A씨의 아들이 ‘유명한 의사’라고 소개했던 그 사람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곧 녹음을 시작할텐데 앞서 주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이씨는 시술에 앞서 주의사항이라며 한가지를 당부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 그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도 둘러댔다.  입단속을 마친 이씨는 ‘실제 같은 소리’를 빌미로 A에게 육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냥 신음소리만 녹음하면 되는 줄 알았던 A씨는 생각치도 못한 이씨의 손길에 당황했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는 반강제적인 회유에 결국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원치 않은 성관계가 끝난 뒤 A씨는 한술 더 떠 치료비 명목으로 1회분 시술료 25만원도 챙겨갔다. 그렇게 이씨는 떠나고 집에 돌아온 A씨는 밀려오는 후회에 몸부림을 치다 결국 이씨와의 ‘약속’을 어기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너를 위해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자.”  아들의 말은 뜻밖이었다. 아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성(性) 불구 판정도 받지않았을 뿐더러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씨에게 속아 어이없은 봉변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씨를 모텔로 유인해 검거했다.   ●‘1인 2역’ 성폭력 사기꾼 “그냥 스트레스 풀려고…”  검거된 이씨는 저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아닌 평범한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이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에게 장난 전화를 걸던 중 중년 여성인 A씨가 전화를 받자 이런 엽기적인 행동을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들과 의사의 목소리를 감쪽같이 바꾼 이씨의 연기력은 즉흥적인 것으로 보기엔 너무 치밀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씨는 비슷한 방법으로 여성들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덜미를 잡힌 전과가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지난 2000년 11월에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중년 여성 4명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를 특가법상의 약취·유인, 위계 간음,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전화 목소리를 일부러 작게 하고 마치 우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면서 “피해자의 모성애를 악용한 교묘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A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의사 행세를 해 의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의 신음소리를 모으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性) 취향을 채운 것도 모자라 한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씨는 범행 이유를 묻자 황당한 말을 남겼다. “그냥 스트레스를 풀려고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었어요. 저도 (A씨가) 너무 잘 속아 넘어와 놀랐다니까요.”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보호관찰소 나서자마자 초등생 또 성추행

    보호관찰 제도가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범죄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20대가 상담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가다 또다시 초등학생을 성추행하는 등 보호관찰 중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어서다. ●관찰관 1명당 280명 감독… 실효성 의문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9일 길 가던 초등학생을 성추행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이모(2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오후 5시 20분쯤 해남보호관찰소에 출석한 뒤 집이 있는 완도로 돌아가다 해남터미널 부근에서 A(12·초교 5)양을 보고 1㎞가량 뒤따라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인적이 드문 농로에서 갑자기 A양을 끌어안고 몸을 만진 뒤 인근 비닐하우스로 끌고 가려 했다. 이씨는 A양의 비명에 인근 축사에서 일하던 같은 동네 주민 김모(36)씨가 뛰어나오자 300m쯤 도망갔다. 이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온 김씨에게 붙잡혔다. 성폭력 전과 2범인 이씨는 지난해 1월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에도 광주 남부경찰서가 초등학생(12·여)을 성폭행한 혐의로 중학생(14)을 검거한 바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전국의 보호관찰 대상은 9만 8063명이지만 56개 보호관찰소와 지소의 보호관찰 전담 직원은 350여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1989년 제도 도입 이후 1998년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정 등으로 보호관찰 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작년 보호관찰 대상자 재범률 7.6% 이런 상황에서 보호관찰 대상자가 늘다 보니 관리, 감독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7.6%였으며 이 가운데 소년 대상자 재범률은 11.4%나 됐다. 광주보호관찰소의 한 관계자는 “학교의 담임교사도 1인당 30~40명을 관리하는데 보호관찰 직원은 최소 100명 이상을 관리해야 한다.”며 “현재의 인력으로는 외부를 돌아다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데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해남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지금&여기] 폭력적 성폭력 보도… 케테 콜비츠를 떠올리다/이두걸 경제부 기자

    [지금&여기] 폭력적 성폭력 보도… 케테 콜비츠를 떠올리다/이두걸 경제부 기자

    재작년 가을, 독일 베를린 출장길에 잠시 짬을 내 케테 콜비츠 미술관을 찾았다. 콜비츠의 시선은 항상 고통받는 이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머물렀다. 그녀는 1, 2차 세계대전에서 생때같은 아들과 손자를 잃었다. 평생 반전과 평화에 천착했던 것은 자식 잃은 어미의 구곡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체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날카로운 에칭 판화 대신 따뜻한 목판 소묘로 아이들을 묘사했다. 작품 속 아이들은 비록 배고픔과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그 또래만의 사랑스러움을 머금고 있다.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 콜비츠의 대표작이자 요즘 우리 사회에서 터져나오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동 성폭행 사건을 접하는 우리들에게서는 ‘살아남은 자들’에 대한 예의를 찾기 어렵다. 피해자가 몇 ㎝의 상처를 입었고,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피해자가 뒤바뀌었다는 뒷이야기도 친절하게 전한다. 과거에 같은 상처를 입은 당사자와 가족들을 찾아 ‘부관참시’하는 것도 예사다. 기사의 존립 근거는 무의미해 보이는 사실들 너머 숨어 있는 진실, 곧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가치를 보여주는 데 있다. 가치를 망각한 사실들은 피해자들을 두번 울리는 폭력이 될 수 있다. 성폭력 문제가 우리보다 훨씬 심각한 프랑스 등 유럽권 언론들이 성폭력 발생에 대해서는 단신으로 다루되 처벌 수위를 높일 것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미국 평론가 수전 손택의 명저 ‘타인의 고통’ 한국어판 표지에는 콜비츠가 평소 존경했던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이 배경으로 실려 있다. 연작 ‘전쟁의 참화’ 중 ‘더 이상 안돼’라는 그림이다. 나무에 목매달려 죽은 시체를 한 중년 남성이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다. 우리가 그 남성과 겹쳐지는 것 같아 순간 부끄러워진다. 손택의 다음 문장을 되새기며 반성한다.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같은 지도상에 존재한다는 것, 우리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숙고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다.” douzirl@seoul.co.kr
  • 초중고 ‘인성교육 실천주간’ 운영 學暴 근절

    앞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매 학기 초 ‘인성교육 실천주간’이 운영된다. 인성교육 실천 우수 학교는 ‘어울림학교’로 선정해 다른 학교들의 롤모델이 되도록 한다.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핵심대책으로 꼽아온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본격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정부는 4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213개 민간단체 연합체인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과 공동으로 중장기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인성교육 비전과 4대 추진전략·12대 세부실천과제를 확정했다. 우선 정부는 우수 인성교육 모델로 어울림학교 50개교를 선정해 학교당 2000만원씩을 지원하고 매 학기 ‘인성교육 실천주간’을 운영해 인성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기로 했다. 또 국가 수준에서 사회성·감성 학습 프로그램을 인증·보급하는 미국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민간주도의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 시스템 및 ‘인성교육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의 고충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에 ‘상시 컨설팅 지원단’을 운영, 단위학교가 적기에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편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인실련)은 이날 ‘비전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인실련은 청소년 인성교육을 범사회적으로 확산시킨다는 목표로 지난달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 천주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등 종교계, 한국교총 등 교육계, 굿네이버스 등 비정부기구(NGO)가 참여해 발족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나주성폭행 이후] 아동음란물 소지자 첫 사법처리

    전남 나주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 등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단순 소지한 성범죄 전과자 5명이 전국 최초로 사법처리됐다. 수원지방검찰청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4일 아동·청소년 음란물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음란물을 유포한 성범죄 전력자 3명을 구속기소하고 57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1명을 지명수배했다. 불구속기소자 가운데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단순한 소지(다운로더)한 유모(43)씨 등 성범죄 전과자 5명도 포함돼 있다. 2008년 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동·청소년 음란물 단순 소지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지만 실제 처벌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묻지마 범죄와 남의 탓 합리화/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묻지마 범죄와 남의 탓 합리화/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신문을 펼치기가 겁난다. 묻지마 살인, 전자발찌 전과자의 성폭행 살인에 아르바이트 여대생과 아동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온갖 좋지 않은 일들이 모여 있어서다. 특히 여의도 칼부림사건 이후 8월 23일부터 연속 사흘간 서울신문 사회면 톱기사는 마치 묻지마 범죄를 합리화하는 듯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선 넘으면 멈출 수 없는 될 대로 되라 범죄’에 이어 ‘실적 탓 사표→생활고 빚더미→신용불량자→묻지마 범행’이라고 친절하게 화살표까지 동원하며 필연적 인과관계가 있는 듯 유도한 기사, ‘경쟁사회 낙오자, 분노 좌절 절망 살인으로 표출’이란 기사가 연달아 실렸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다 해도 사흘 연속 반복해서 독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아쉬움이 든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보다 더 일반화된 사건처럼 보도한다는 점, 그리고 좋지 않은 유사사건이 2회 이상 발생하면 거의 매번 ‘상황 탓’ 또는 ‘남의 탓’으로 돌리는 기사로 지면을 채운다는 점이다. 한 매체에서 어떤 사건을 사회 탓으로 몰아가면 다른 매체도 덩달아 따라간다. 매체가 너무 많아 계속 확대 재생산된다. 트위터와 같은 SNS도 마찬가지다. 필자의 최근 조사자료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범죄로 희생될 확률을 남성은 14.8%, 여성은 24.2%로 추정하여 여성이 10% 가까이 높다고 본다. 또한 트위터를 하루 80분 이상 이용하는 사람은 범죄희생 확률을 22%로, 20분 이하 이용하는 사람은 16%로 추정해 트위터 이용도에 따른 차이도 있다. 대체로 SNS상에 우리 사회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더 많이 떠돌아다니고, 이것이 리트위트 등을 통해 중복 전달되면서 실제보다 더 과도하게 지각되는 경향이 있다. 한 지역의 이야기가 나라 전체의 이야기로, 한 사람의 이야기가 국민 전체의 이야기로 확대 해석될 뿐 아니라, 인구 100만명당 1명 있을 법한 범인의 이야기도 이렇게 자주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마치 인구 100명당 1명꼴로 ‘악마’가 있는 사회에 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울신문이 선견지명이 있었을까. 8월 18일 자 ‘킬링 사회, 힐링 갈구하다’라는 특집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일견 옳게 짚은 측면이 있다. 무한경쟁에 지쳐 ‘나도 아프다.’며 치유열풍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모두가 ‘나 좀 힐링해 다오.’ 하면 누가 힐링을 해 주는가. 힐링 리더들이 우리 모두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가. 예컨대 2면에 힐링 리더로 예시한 홍명보, 유재석 등은 과연 경쟁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는가. 유사한 경쟁사회 속에서 왜 누구는 힐링을 하는 사람이 되고, 누구는 힐링을 받아야 할 사람이 되는가. 사회에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의 책임을 너무 경시하는 경향을 지적하고 싶은 거다. 미국이나 노르웨이 등에서도 묻지마 범죄와 유사한 범죄가 발생하지만, 특히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문화권에서 상황 탓, 집단 탓을 많이 하며 개인의 책임을 약화시킨다. 평소 우리가 상황의 힘을 강하게 느끼고 집단의 압력을 거부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많다 보니,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게도 ‘사회가 오죽 그를 괴롭혔으면….’ 하는 방향으로 개인의 책임을 희석시킨다. 이렇게 걸핏하면 상황 탓으로 모는 문화적 성향과 그에 부응하여 더욱 과장하는 언론이 오히려 개인의 책임 있는 행동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좋지 않은 것을 모두 상대 탓, 외부집단 탓, 사회 전체 탓으로 돌린다면 언제까지나 추상적인 대책밖에 나올 수 없다. 무고한 타인들을 희생시켜서라도 본인의 분노나 성욕을 발산하려는 행동은 치료를 받아야 할 개인의 질환이자 중범죄다. 9월 1일 자 사설에서 “피해자 보호에 앞선 가해자 인권보호 요구는 공허할 따름”이며 “특히 아동대상 성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올바른 지적이다.
  • 만삭의 임신부를… 잔혹한 성범죄 잇따라

    전남 나주의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만삭의 임신부가 성폭행을 당하는 등 파렴치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2일 다세대 주택에 몰래 들어가 만삭의 임신부를 성폭행한 A(31)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2시 30분쯤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20대 주부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신 8개월 만삭의 몸이었던 B씨는 3살배기 아들과 함께 낮잠을 자던 중 A씨가 성폭행하려 하자 “임신했다.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B씨의 집에서 50m 떨어진 곳에 사는 이웃이었다. 성폭행 전과 등 전과 6범인 A씨는 2008년 이전에 성범죄 형이 확정돼 전자발찌 착용이나 성범죄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는 아니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이날 술에 취해 30대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북부경찰서 소속 C(30)경사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C경사는 지난 1일 오전 2시 40분쯤 광주 서구 쌍촌동 한 건물 1층 화장실에서 D(39·여)씨를 성추행하려다 D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쫓아간 일행에 의해 경찰에 인계됐다. C경사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 문을 두드리는 순간 D씨가 깜짝 놀라 문을 열고 나오며 비명을 지르자 당황스러워 손으로 입을 막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D씨는 “화장실 문을 나오려는 순간 C경사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신체를 접촉하는 등 성추행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정확한 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천안동남경찰서는 이날 천안의 모 고등학교 1학년인 E(17)군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군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알게 된 중학교 2학년 F(16)양을 지난 1일 오후 3시쯤 천안 서북구 백석동의 한 식당 인근으로 불러내 근처 남자화장실에서 성폭행하고 달아났다. 이어 2시간 뒤인 오후 5시쯤에도 메신저로 알게 된 초등학교 6학년 G(11)양을 동남구 목천읍의 한 은행 건물 옥상으로 불러내 성폭행했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2일 평소 알고 지내던 집에 침입해 혼자 있던 20대 딸을 성폭행하려 한 H(45)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일용직 근로자인 H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 25분 동두천시내 한 연립주택에서 혼자 있던 지인의 딸 I(21)씨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H씨는 사건 당일 오전 8시 10분 막노동을 하며 알고 지내던 지인의 집을 찾아갔다가 I씨 혼자만 집에 있다는 것을 알고 10분 뒤 다시 찾아와 성폭행을 시도했다. H씨는 비명 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최치봉·천안 이천열·인천 김학준기자 cbchoi@seoul.co.kr
  • [무서운 이웃집 아저씨들] 죄는 무겁고 벌은 가벼운 성범죄… “장기 격리가 답이다”

    [무서운 이웃집 아저씨들] 죄는 무겁고 벌은 가벼운 성범죄… “장기 격리가 답이다”

    2008년 여자 어린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했던 조두순(60)은 이듬해 법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지은 죄에 비해 형벌이 너무 가볍다며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법원은 규정상 그 이상의 무거운 형을 조두순에게 내리기 힘들었다. 미국 뉴욕주 대법원은 학교에 첫 출근하는 여교사를 총으로 위협해 성폭행한 경찰관 마이클 페나(28)에 대해 지난 5월 징역 75년에서 최대 종신형의 중형을 선고했다. 미 연방법은 폭력을 동반한 강간이나 아동 대상 강간 재범 등에는 형량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전남 나주에서 여자 어린이 성폭행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우리나라도 성범죄자 처벌 수위를 대폭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성범죄자 신상공개 확대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강력한 처벌이 전제되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현재 대법원 양형기준은 일반 강간의 경우 피해자가 13세 이상이면 1년 6개월~7년,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면 6~15년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오영중(서울변호사회 인권이사) 변호사는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낮고, 법원도 낮은 형량을 선고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집행유예나 불구속 재판을 하는 성범죄 사건도 많은데 이런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혜안의 김태형 상담사는 “친고죄 규정 때문에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가해자가 합의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이것이 나중에 재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31일 경찰청이 발표한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 범죄 수는 175만 2598건으로 전년보다 1.8% 줄었지만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는 1만 9489건으로 전년의 1만 8256보다 6.7% 늘었다. 그동안 나왔던 성범죄 대책들이 사실상 범죄를 줄이는 데 효율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성범죄 예방교육은 성과가 없고, 경찰 치안력 강화와 화학적 거세 등은 비용과 시간 등 측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범죄자들을 사회에서 장기격리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처벌 강화와 별도로 성폭력 등 일부 범죄에 한해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하더라도 전과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보호수용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양형기준을 높이는 등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성폭력상담소협의회 이현숙 상임대표는 “무조건 처벌만을 강화할 경우 사법부의 선고 부담만 커질 수 있다.”면서 “성범죄 가해자를 상대로 심리상담 등 정신적인 치유를 하는 것이 더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최지숙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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