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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 거래시 신원조회…美 하원, 25년 만에 규제법 통과

    총기 거래시 신원조회…美 하원, 25년 만에 규제법 통과

    상원 반대·트럼프 거부에 통과 불투명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미국 하원이 모든 총기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가결시켰다. 지난해 2월 17명이 희생된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1년여 만에 총기 규제를 강화한 조치로, 미 의회가 주요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1994년 연방 살상용 무기 금지법 제정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미 하원은 27일(현지시간) 총기 전시장이나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거래 등 모든 총기 구매 및 양도 과정에서 반드시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를 거치도록 한 법안을 240대190으로 통과시켰다. 총기 소지가 금지된 중범죄 전과자나 정신질환자 등이 느슨한 신원 조회를 틈타 총기를 손에 넣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백인 청년 딜런 루프는 심각한 정신 병력이 있었는데도 신원 조회의 허점을 이용해 총기를 손에 넣었다. 이 법안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민주당이 주도해 왔다. 법안에는 공화당의 요구로 불법 이민자가 총기구매 시 연방수사국(FBI)에서 이를 이민·세관 당국에 통보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하원은 28일 총기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 기간을 기존 3일에서 10일로 늘리는 법안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표결을 위해 모인 민주당 남성 의원들은 오렌지색 넥타이를,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스카프를 매고 나왔다. 오렌지색은 2013년 시카고 남부에서 고교생들이 총에 맞아 숨진 친구를 추모하기 위해 오렌지색 셔츠를 입은 것을 시작으로 총기규제의 상징이 됐다. 의회의 총기폭력방지대책위원회를 이끌어 온 마이크 톰슨 민주당 의원은 “마침내 우리는 생각하고 기도해 온 것 이상을 해냈다.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 주요한 총기규제법안이 통과된 것은 25년 만이다. 1994년부터 10년 동안 시행됐던 연방 살상용 무기 금지법은 반자동식 총기 등의 유통을 전면금지하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전 정부 때 법이 연장되지 않아 한시법에 머물렀다. AP통신은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총기·화기류로 인한 사망자수는 3만 9773명으로 집계됐다. 당국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하동군 3·1운동 기록물, 군 홈페이지에 전시

    하동군 3·1운동 기록물, 군 홈페이지에 전시

    경남 하동군은 26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100년 전 1919년 하동읍·옥종면 등 군 곳곳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 함성과 발자취를 살펴 볼 수 있는 ‘하동군 3·1운동 기록물’을 군 홈페이지에 전시한다고 밝혔다.군 홈페이지에 전시하는 기록물은 하동군기록관에 소장돼 있는 ‘범죄인명부’를 비롯해 독립기념관 소장 하동 ‘대한독립선언서’ 사본, 하동군 3·1독립만세운동과 관련된 국가기록원 소장 ‘판결문’, ‘집행원부’, ‘3·1독립운동 피살자 명부’ 사본 등 5종 29건이다. 또 국가보훈처에 3·1운동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하동군 출신 28명 가운데 25명의 기록도 볼 수 있다. 홈페이지 전시는 오는 28일 부터 올해 말까지 할 예정이다. 보안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은 독립운동가의 판결법원과 판결일자, 형량 등이 기록된 적량면 ‘범죄인명부’, 고전면 ‘범죄인명부’, 화개면 ‘전과자명부’는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기록물이다.군은 독립기념관이 제공한 하동 ‘대한독립선언서’는 지방에서 독자적으로 작성한 독립선언서로 희소성과 내용면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이라고 밝혔다. 당시 하동군 적량면장이었던 박치화 등 12명이 서명 한 이 독립선언서에는 ‘주저하거나 관망하지 말고 한마음으로 뭉쳐 용감하게 광복의 땅으로 나아가자’는 굳은 독립의지가 담겨 있으며, 민족자결·동양친목·세계평화와 비폭력 독립운동을 추구하는 3·1운동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국가기록원이 제공한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에는 당시 독립만세운동 전개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군은 판결문을 통해 당시 운집한 군중이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만세를 외쳤던 현장과 일본 제국주의의 강압적 식민지 지배에 맞서 독립투쟁을 주도한 독립운동가와 수많은 군민의 민족자결 의지 등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국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의 큰 물결 속에서 하동군 전역에서 한달여 동안 계속된 3·1운동이 어느 지역보다 뜨겁게 일어났음을 보여주고, 민족자결을 열망하며 독립을 쟁취하고자 했던 하동군민의 용기 있는 투지를 본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스쿨미투법 아직 잠자고 있는데…가해교사 있는 학교 가야합니까

    스쿨미투법 아직 잠자고 있는데…가해교사 있는 학교 가야합니까

    ‘스쿨미투’법 연내 통과 불투명 “스쿨미투 1년 지났지만 학교 현장 변함 없어” 교육부 개설 ‘신고센터’에 1년간 스쿨미투 신고 35건 뿐 지난해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이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붙인 ‘#ME TOO’가 사진으로 알려지면서 ‘스쿨미투’가 본격화했다. 1년이 지나 전국 초·중·고교가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1년 전과 달라지지 않은 학교에서 새 학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학교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담은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교육당국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1일 국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스쿨미투’의 핵심 법안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지난해 12월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는 통과했지만 여야 갈등으로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시행령의 징계기준을 정하고 이를 심사하는 과정이 필요해 본회의 통과가 되더라도 학교 현장에 적용되려면 4개월가량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국회 상황을 고려하면 상반기 법안 통과는 불투명하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립 교원이 스쿨미투 고발 대상이 되어도 학교의 ‘제 식구 감싸기’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징계 수위를 국공립 교원과 같은 수준으로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스쿨미투가 발생한 학교는 전국 65곳으로 이 중 80%가량이 사립이다. 사립학교에 스쿨미투가 발생해 교육청이 해당 교원에게 징계 권고를 내려도 현행법상으로는 학교재단이 이를 무시하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 교육부가 지난해 3월 미투 대책과 함께 신설한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전국 초·중·고에서 접수된 성폭력·성희롱 신고 건수는 66건에 불과했다. 이 중 스쿨미투 유형인 ‘교원 가해자·학생 피해자’ 사례는 35건에 그쳤다. 양지혜 청소년페미니즘모임 대표는 “학생 의식과 일부 문화적 변화는 있었지만 사회와 학교 현장은 여전히 ‘스쿨미투’가 처음 발생한 1년 전 그대로”라면서 “관련법 국회 통과 등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제육볶음 맛없다” 음식 뿌리며 난동 20대 집행유예

    “제육볶음 맛없다” 음식 뿌리며 난동 20대 집행유예

    음식이 맛이 없다며 다른 음식으로 교환해달라고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식당에 음식을 뿌리며 난동을 부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 박주영 판사는 업무방해와 상해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11월 26일 오전 2시 50분쯤 대전 중구 한 식당에서 주문한 제육볶음의 맛이 없다며 음식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식당 주인이 음식에 이상이 없으니 바꿔줄 수 없다고 답변하자 “이런 쓰레기 같은 음식을 파느냐”며 냄비에 있던 음식을 수저로 떠 식당 테이블 위에 뿌렸다. 그는 계산하지 않고 나가다 이를 저지하는 식당 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몸싸움을 한 식당 주인 2명은 손가락 골절, 경추 염좌 등으로 각각 전치 4주와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폭력 전과가 다수 있음에도 식당 영업을 방해하고 피해자들에게 가볍지 않은 상해를 가하는 등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법원 출석 이재명 “형님 정신질환 증명, 가슴 아파…의무 이행”

    법원 출석 이재명 “형님 정신질환 증명, 가슴 아파…의무 이행”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기소 사건들 가운데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형님의 명백한 정신질환을 증명해야 하는 게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첫 심리를 앞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나와 “이 사건은 어머니의 요청으로 친형에 대한 강제진단 절차를 밟다가 중단한 것으로 강제입원이 아닌 강제진단 사건”이라며 “정신질환은 본인 건강을 해치고 사회적으로 피해를 많이 끼치기 때문에 법률에 강제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적인 직무집행을 두고 이렇게 법정에서 논쟁하고 형님의 명백한 정신질환을 증명해야 하는 게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판결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에서 사법부를 비판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내 사건에만 집중해 사실대로 진실대로 합당한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재판을 받고자 법정으로 들어갔다. 앞서 이 지사는 SNS를 통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지사는 이날 낮 12시 10분쯤 페이스북에 “아픕니다…‘강제입원사건’이 아니라 ‘강제진단사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이 글에서 “정신질환으로 자해·타해 위험이 ‘의심’되면 강제진단을 하고, 자해·타해 ‘위험’이 인정되면 강제입원 치료해야 한다”며 “그게 법이고 시장의 책임이며, 알고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라고 적었다. 이어 “어머니의 공식민원으로 강제진단 절차를 진행하다 진단입원 단계에서 중단했는데 진단과 치료가 목적이었으니 ‘강제입원 사건’이 아니라 ‘강제진단 사건’”이라며 “정신질환자를 방치하는 복지부동으로 오늘도 환자의 병은 악화하고 누군가는 또 죽고 다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2년 4∼8월 보건소장,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하고 이를 위한 문건 작성과 공문 기안 같은 의무사항이 아닌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된 것이다. 이밖에도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재판부는 지난달 10∼24일 2주간 4차례 공판기일을 잡아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한 심리를 마쳤다.다음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아픕니다..’강제입원사건’이 아니라 ‘강제진단사건’입니다> 콩 삶는 솥 밑에서 콩깍지가 웁니다. 누군가는 즐기겠지만 콩깍지는 몸이 타는 고통을 겪는 중입니다. 온갖 풍파 다 겪었지만 내 가족의 정신질환을 공개증명하는 모진 일은 처음입니다. 콩가루 집안이라 흉보고 욕하겠지만 이재선 형님 외에 다른 가족들은 이땅의 서민으로 성실하게 착하게 건강하게 살아갑니다. 저 역시 진흙탕 속에서 지지고 볶으며 거칠게 살았고 심신에 상처도 많았지만 바른 세상 만들려고 발버둥쳤을 뿐 악하게 비뚤게는 살지 않았습니다. 이재선 형님도 병이 문제였을 뿐입니다. 하필 그 병이 스스로 인정하기 어려운 정신의 병이었을 뿐..형님이 2002년 한국의 마르틴 루터가 될 거니까 예수XX 재림 필요없다거나 득도한 스님 흉내로 어머니에게 성폭력언사까지 저지르다 조증약을 먹은 일은 세상이 다 압니다. 이 사실은 조증때마다 골백번 형님 스스로 말하고 썼고, 우울상태에선 지우고 부인했지만, 그 증거가 녹음에 구글에 기억에 다 남아있습니다 2013. 3. 우울기에 자살교통사고를 낸 것도 형님부부가 말하고 써서 알았습니다 2012. 7. 조증으로 백화점에서 난동을 부리고 의회에 쳐들어가고 어머니를 폭행하고 방화협박을 해 형사처벌 받았습니다 정신질환으로 자해 타해 위험이 ‘의심’되면 강제진단을 하고, 자해 타해 ‘위험’이 인정되면 강제입원치료해야 합니다.(구 정신보건법 25조) 그게 법이고 시장의 책임이며, 알고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입니다. 어머니와 온 가족이 소원했고, 어머니의 공식민원으로 강제진단 절차를 진행하다 진단입원 단계에서 중단했습니다. 강제입원 아닌 진단과 치료가 목적이었으니 ‘강제입원 사건”이 아니라 ‘강제진단 사건’입니다. 정신질환 형님이 강제진단을 피하려고 만든 ‘강제입원 시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진단과 치료 지연으로 형님은 폭력전과자가 되고 자살시도로 중상을 입었습니다. 정신질환자를 방치하는 복지부동으로 오늘도 환자의 병은 악화되고 누군가는 또 죽고 다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직원 성추행’ 최호식 전 호식이치킨 회장, 징역 1년에 집유 2년

    ‘직원 성추행’ 최호식 전 호식이치킨 회장, 징역 1년에 집유 2년

    20대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호식(65)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14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최씨는 2017년 6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피해자와 식사하던 중 술을 강권하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피해자를 호텔로 강제로 끌고 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씨는 당시 호텔에서 도망친 피해자를 뒤쫓아 나왔다가 지나가던 여성 3명에게 제지당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재판에서 최씨는 동의에 의한 신체 접촉이었고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거짓으로 진술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최씨의 요구를 거절하면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20대의 사회초년생인 피해자가 40세 가까이 차이 나는 회장이 마련한 식사 자리를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자리에서 상냥한 태도를 보였다고 해서 신체 접촉에 응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독 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주말에 식사 자리로 오게 한 뒤 추행까지 나아가 책임이 무겁다”면서 “사건이 진행된 이후 책임을 회피하는 등 정황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최씨가 동종 전과가 없고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 의사를 철회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도시재생 사업에서 공익의 재발견

    [변창흠의 포용도시 이야기] 도시재생 사업에서 공익의 재발견

    손혜원 의원의 목포 도심 지역 부동산 매입을 계기로 전 국민이 도시재생에서 공익이 무엇인가에 관심갖게 됐다. 그러나 아직 도시재생 사업에서 무엇이 공익이고 어떤 활동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선의의 개인 투자자가 장래의 개발이익을 기대한 투자도 문제라면 어떤 주체가 참여해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우리나라 도시재생 사업은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에 대한 오랜 반대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작은 개발 사업이나 부동산 투자마저도 과거 폭력적인 정비 사업의 트라우마를 떠올릴 만큼 순수한 이념상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주민이 참여해 합의를 통해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원주민이 외지로 내몰리지 않고 역사문화적, 경관적 자산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실행력을 가질 수 없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에 굳이 ‘뉴딜’을 붙인 것은 기존 도시재생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다. 도시재생에서 공익은 참여와 보전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현하자는 것이다. 어떤 조건이 갖추어지면 실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돼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혁신이 발생하고 일자리가 창출될까. 무엇보다도 도시재생 사업이 실행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사업 구상이 아니라 사업계획이 구체적으로 작성돼야 한다. 사업계획에는 사업 추진 주체, 주민의 협의와 참여, 사업비용 부담과 타당성, 리스크 관리, 토지 확보, 도시계획 및 건축 인허가 등이 구체적으로 포함돼야 한다. 논란이 되는 목포 도시재생 사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목포 도심의 역사문화공간은 지난해 ‘1897 개항문화거리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사업 내용은 역사문화공간의 보전과 거리와 공원 정비, 공동 플랫폼 건설에 집중돼 있다. 중앙정부, 전남도, 목포시가 전체 사업비의 94%인 1100억원을 부담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약 46억원을 투자한다. 민간 자본 투자는 1억원에 불과하다. 대부분 도시재생 사업이 여전히 민간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하다 보니 도시재생 사업은 당연히 공공투자 사업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공익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저층 주거지 정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지자체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개인 소유 주택의 리모델링과 정비를 지원하거나 개입해 왔다. 최근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특례법 시행을 계기로 사업 지원을 위한 각종 특례제도가 마련됐고 한국감정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주택도시보증공사가 사업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빈집 관리와 소규모 정비가 세입자들의 주거 환경 개선, 에너지 비용 절감, 골목길 안전 등의 공익에 기여한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한 결과다. 최근 윤관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시재생특별법과 부수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 도시재생혁신지구를 지정하고 사업인정제도와 총괄사업관리자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도시재생 사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였던 토지 확보 문제나 사업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계기가 될 것이다. 도시재생이 계획에 그치지 않고 사업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대부분 도시재생 현장에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역량과 의지를 가진 주체가 거의 없다. 도시재생의 기준 정립과 지역 선정권을 가진 중앙정부나 계획수립권과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실행할 수 없는 사업을 담당할 주체가 육성돼야 한다.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주민과 주민협의체가 마찬가지로 사업 경험이 없는 도시재생지원센터 인력의 지원을 받아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한 것이 현실이다. 공기업과 지원 기관이 신뢰성과 전문성을 활용하도록 정교한 사업 실행 모델을 만들고 민간 추진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비전문적인 재단보다는 실행력을 갖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민관 합동기업, 토지투자신탁기구 등이 체계적으로 육성돼야 한다. 이제 도시재생 논쟁은 이념상의 준수가 아니라 지역에서 실행력을 갖춘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승부 위주의 한국바둑 한계에 봉착…세계화가 돌파구”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승부 위주의 한국바둑 한계에 봉착…세계화가 돌파구”

    프로 기사 조혜연 9단이 말하는 ‘바둑과 미래’‘가장 많이 까이는 프로 기사’ ‘일요일엔 시합을 안 하는 프로 기사’, ‘가장 영어를 잘하는 고수’, ‘기업 CEO 프로 기사’, ‘여자 이창호’…. 프로 바둑 기사 조혜연 9단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런 그녀가 바둑계에서는 극히 드물게도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한다고 해서 지난 8일 만나 진학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남녀 프로기사 363명 가운데 박사 학위를 가진 이는 문용직·정수현 9단 딱 2명뿐이다. 물론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이는 더러 있다. 그에게 인터뷰를 신청한 지난달 30일 전화를 걸기 전에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했다. 그랬더니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에서 이창호 9단에 역전패를 당했다는 기사가 보였다. “역전패당한 것, 위로한다.”라고 했더니 그는 “감사합니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됐는데….”라며 특유의 쾌활한 목소리로 답했다. ‘패배한 기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터뷰 내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패배는 빨리 잊어야죠.”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등록3천년 역사의 바둑, 문화콘텐츠로 볼 것학업 탓 대국 포기 없을 터…수업 적게” - 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이유는. “솔직히 말하면, 승부 위주의 한국 바둑 문화에 의문이 들었다. 구글의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바둑은 과도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바둑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 바둑은 ‘인류의 문화다.’, ‘예술이다.’, ‘스포츠다.’, ‘잡기다.’는 식의 시선이 겹쳐 있다. 하지만 재미있으니까 3000년이나 내려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엔 ‘이겨야 한다.’라는 결과주의가 만연했다. 이젠 바둑을 성적 지상주의, 결과주의 차원을 넘어 하나의 문화콘텐츠라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둑을 문화콘텐츠 시각에서 연구하고 분석하고 싶다. 다음 달부터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을 시작한다. 우리 분야, 바둑에 대해 다채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박사 과정 공부가 만만찮을 텐데. “사실, 걱정이다. 학부에선 영문학, 석사로는 언론홍보를 전공했다. 문화콘텐츠학과는 학부, 석사와는 동일 계열이 아니라서 학점 이수가 많아야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대국을 포기하거나 시합을 줄일 생각은 전혀 없다. 직업이 바둑이니, 대체로 봄학기에 시합이 있는 편이어서 수업을 적게 들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박사학위 취득에 연도를 정해 놓지 않겠다. 초읽기에 몰리는 듯한 생활은 하고 싶지 않다.” 프로 바둑계에선 학벌이랄까 학력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프로 바둑기사라는 면장이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으며, 어떤 면에서는 졸업장이나 박사 학위보다 더 높게 대우받기 때문이다. 학업을 하겠다고 하면 ‘바둑이나 잘 둘 것이지….’ 라는 다소 냉소적이랄까 폐쇄적인 문화도 작용한다. 하기야 다른 것은 다 포기하고 바둑에만 집중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서 조혜연 9단은 3수생의 나이인 21살 때 첫 입시를 치렀고, ‘06학번’으로 고려대 영어영문학에 입학했다. 그리곤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입학 당시마다 바둑에 집중하지 않고 대학 간다고 많이도 ‘까였다.’ “국내 바둑계, 1등 아니면 루저…경쟁 극심바둑 최고 자리는 인공지능이 이미 차지일류 기사, 인공지능에 두 점 깔아야 정도인간계 1등 의미 퇴색…좋은 기전 사라져” - 국내 바둑계가 비상이다. “그렇다. 바둑계는 드라마 ‘SKY 캐슬’에 나오는 피라미드 구조, 바로 그것이다. 최고에 대한 추구, 즉 1등 지상주의가 극심한 곳이다. 중간 정도 하면 ‘루저’ 내지 패배주의라는 시각이 강하다. 초일류 기사가 아니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다른 것을 경시했다. ‘1등 주의’가 오늘 한국 바둑을 세계에 우뚝 서게 한 것은 인정하고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이젠 성적 지상주의가 한계에 왔다. 바둑인, 특히 한국기원을 비롯한 프로 기사들이 달라져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 바둑계가 왜 달라져야 하나. “현대 바둑의 역사는 알파고 등장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바둑에서 최고의 자리는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에 넘어갔다. 현재 최고의 프로기사라도 인공지능에 두 점을 깔아야 할 정도다. 이건 초일류 기사에겐 덤으로 치면 거의 30집을 받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잘 와 닿지 않는다고? 축구로 치면 5-0으로, 5골을 받고 시작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거다. 프로 기사들도 대국 이후엔 인공지능을 돌려가며 복귀하고 연습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바둑계를 지배해온 1등 주의, 성적 지상주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원이 대국 기사들에게 일체의 전자기기 휴대를 금지시켰다. 물론 화장실에 갈 때도 사용 못 하게 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좋은 대회가 많이 없어졌다. “권위의 국수전은 수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명인전, 기성전, 왕위전도 마찬가지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알파고 등장 이후 국내 프로 기전의 약 80%가 폐지되거나 중단됐다. 이는 알파고 탓이 아니라 한국 프로바둑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이를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프로 기전이 쉽게 사라지는 것을 보면 승리 지상주의로 쌓은 바둑의 기반이 탄탄해 보이지 않는다. 반면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는 500개가 넘는다. 바둑계 전체의 시각에서 보면 불황인 게 아니라 엘리트 중심주의가 크게 약화된 것이다. KBS바둑왕전이나 GS칼텍스배가 대표적 국내 기전이지만 일부 기전의 경우 예선전에 나가는 기사들에게 출전료도 못 주는 형편이다. 물론 삼성화재배, LG배와 같은 듬직한 국제기전도 있다.” “바둑계 폐쇄적 기수문화탓, 언로 막혀상위 10명 억대 수입…中서 대부분 벌어한국기원 한해 17명 입단…일본은 7명뿐프로들 먹고살 문제, 한국기원 고민해야” - 프로바둑계는 무슨 대책을 세우나. “폐쇄적인 분위기 탓에 무슨 대책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프로 바둑계도 입단 연도를 따지는 소위 말하는 ‘기수 문화’가 있다. 저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팬들이 과거보다 너그럽게 봐줘서다. 상위 10명 정도만 억대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 그것도 중국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나머지 기사들은 도장 운영, 후진 양성으로 먹고산다. 그런데도 한국기원은 1년에 17명(남자 13, 여자 4명)에게 프로기사 자격증을 주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우리보다 프로 바둑 시장이 훨씬 큰 데도 일본기원은 1년에 4명(남자 3명, 여자 1명), 관서기원은 2명 입단에 원생 1명만 뽑는다. 일본기원 소속 프로기사 330명, 관서기원 소속 138명으로 일본은 모두 468명인데, 우리나라는 363명이 활동한다. 몇 년만 지나면 우리가 프로기사 수가 일본보다 더 많아진다. 이들이 뭐로 먹고살아야 하나. 입단을 꿈꾸는 ‘미생’들이 입단한 뒤에는 과연 어떤지 질문해야 하고, 기성 바둑계가 답을 내놓야 한다. 한국기원이 불편해하겠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전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 1985년생인 조혜연 9단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7년 4월 프로가 됐다. 당시 11년 10개월의 나이로, 여자 기사로는 최연소이자 남녀 합쳐 조훈현(9세7개월) 9단, 이창호(11세) 9단에 이어 세 번째 최연소 입단 기록이다. 입단 23년차로 어느덧 그가 듣기 거북해하는 ‘노장’ 축에 끼게 됐다. 그가 처음 바둑을 배운 것은 7살 때. 어렸을 적엔 노근수 아마 6단에게 바둑을 배웠다. 프로가 되기 6개월 전쯤 김원 프로 7단 도장에서 등록했다. 그의 바둑 스타일은 한마디로 야전 형이다.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정규 바둑수업을 받지 않고, 당시 PC통신 ‘천리안’에서 강호의 고수들을 깨면서 실전을 익혔기 때문이다. 잡초와 같은 강호가 그의 스승인 셈이다.- 영어 바둑책도 많이 냈다. “헤아려보니 20권이 된다. 현현기경(玄玄棋經)과 관자보(官子譜) 같은 바둑 고전 10권을 번역했고, 조혜연의 ‘창작 사활’ 시리즈 10권을 냈다. 이 또한 틈새시장이 먹힌 것 같다. 영어로 된 초급 바둑 책은 시중에 많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의 바둑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급 수준의 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수요에 부응했던 것 같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책을 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책을 내고 싶고, 머릿속에는 창작 사활문제가 막 돌아다닌다. 너무 어려운 것보다는 일반 사람들이 보고 싶은 쉬운 책을 내고 싶다.” “영어 바둑책 20권…바둑 세계화 투어도日도장서 지도…한일 바둑문화 차이 실감” - 바둑 국제화도 앞장섰다. “사실, 영어영문학 전공도 바둑 국제화 포석을 깔고 진학한 것이다. 바둑 영문 블로그도 운영했고, 용산에 있는 주한미군을 상대로 4년간 바둑을 가르치기도 했다. 서른 살 이후 아프리카와 중동을 빼고 다른 대륙에 바둑 보급 투어를 다니고 있다. 가장 중시하는 대륙은 역시 동남아로, 태국·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바둑 붐이 일고 있다. 유럽·미주·오세아니아도 연 1회 꾸준히 방문해 바둑을 지도한다. 남미는 바둑을 비교적 최근에 배워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고 있다. 비용은 공식기전에서 대국 후에 나온 것으로 충당하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늘어난다면 바둑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둑은 앞으로 더욱 세계화될 것인데, 이를 생각하는 기사라면 외국어 공부가 필수적이다.” - 일본도 자주 간다고 들었다. “한국 젊은 사람들, 일본 많이 가잖아요. 뭐, 그런 차원이다. 일본어 공부도 독학으로 하고 있다. 장기 체류는 아니고 일본 바둑 도장에서 ‘알바’를 하면서 여행 비용을 충당한다. 일본 도장에서 하루 지도하면 몇만엔 받는데, 그것으로 다음 여행을 하곤 한다. 일본은 바둑 저변인구도 넓고, 도장 분위기는 한국과는 확실히 다르다. 한국 프로기사가 왔다고 하니, 도장이 이벤트를 갖는다. 일본에선 프로기사와 대국을 하는 자체를 기념으로 삼는다. 장인 문화에 대한 존중이 보이고, 그런 것은 사실 부럽다. 그런데 한국에선 성적을 내지 못하는 프로기사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런 차이가 있다.” - 여자 기사여서 차별받지 않았나. “제가 프로에 입문할 때만 해도 ‘여자는 바둑이 약하다.’라고 매도당했다. 여자는 수리 논리에서 약하다는 편견을 극복하는 게 힘들었다. 바둑은 중반 이후 미세한 승부로 접어들면 고도의 수리적 능력이 필요하다. 여성에 대한 편견, 남성의 지적 우월주의가 10대 시절 나에겐 강한 자극이 됐다.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사범이 1999년, 이창호·조훈현 9단을 연파하고 통합국수에 오른 것은 바둑사에 남을 일이지만 여성이 수리 논리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남성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여자 기사는 입단대회는 남자와는 별도로 갖지만, 정작 대회만큼은 남성과 똑같이 치른다. 여성 수련생을 위한 훈련 방법 잘못으로 여성 기사들의 성적이 받쳐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감정이 섬세하고, 남성보다는 멀티플레이에 능하다. 지도 방법에 문제가 있다. 즉, 교육단계에서 여성을 배려하지 않고, 남성적인 시각과 지도방법을 여성에게 강요하고 있다. 예컨대, 사범이 지적할 때 ‘왜, 그렇게 두면 안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 이유 설명 없이 질책한다. 그러면 심약한 여성 수련생들이 울면서 도장을 뛰쳐나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지독한 사람만 꾸역꾸역 참아낸다. 상대 전적에서는 앞서지는 못했지만 저는 ‘레전드’인 이창호·이세돌·조치훈·유창혁 9단과 맞붙어 승리한 경험도 있다. 여성을 위한 교육도구 개발이 시급하다.” “여성, 수리 논리에 약하다는 편견 깨여성 위한 바둑 지도 방법 개발 시급여성 기사 ‘얼평’ 말투…굉장히 폭력적” - 여성 기사에 대한 외모 평가도 많다. “외모 평가에 맞서 싸우는 것도 어려웠다. ‘얼평’에서 자유로운 여성 기사들은 아마 없을 거다. 바둑팬 대다수가 남성이어서 그렇겠지만…. 바둑 내용을 보고 평가해야지, 얼굴 보고 몸매 보고 싶으면 연예인을 보지, 왜 바둑을 봅니까. 1990년대 바둑에 몰두했던 여성 기사들이 ‘기사’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 기사에 대한 남성의 시각이나 말투가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폭력적이었다.” 조혜연 9단은 한국 여성바둑계를 군림했던 루이나이웨이 9단을 두 번 제압했다. 2003년 여류 국수전과 2004 여류 명인전 결승에서 루이 9단을 내리 꺾으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또 바둑이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주장인 그가 일요일 경기를 할 수 없다며 기권해버려 충격을 줬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일요일 대국 포기는 오래된 불문율이었다. 대타로 나선 선수가 중국을 꺾으면서 조 9단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첫 여류 10단 전에서도 우승했다. 2016년 프로기사와 다면기를 해주는 앱 ‘더바둑’을 개발했다. 또 삼성전자 투자를 받아 ‘알파탭’이라는 바둑 전용 태블릿PC를 만들기도 했다. ㈜더바둑 대표인 조 9단은 회사와 관련, “창업 5년째인데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여러 재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1000대국을 달성했다. 그의 목표 1000승까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루이 상대 첫타이틀 획득 가장 기억13번 패배로 고통스러운 순간 많아“ -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은. “기억에 남는 대국이 많다. 특히 고교생 때인 2003년 루이나이웨이 사범님을 꺾고 여류국수전 결승을 2대 0으로 승리한 그 기보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겐 첫 타이틀이었고, 상대가 루이 9단이었던 만큼 감회가 남다르다. 그러나 루이 사범님과 60판가량 공식전을 벌였는데, 승률이 30% 정도밖에 안 된다. 루이 사범님께 결승에서 두 번을 이겼지만, 13번을 패해 준우승 기록이 13번이나 된다. 루이 사범님과의 결승 무대를 떠올리면 기쁨보다는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다.”- 바둑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둑은 빈 공간(바둑판)에서 출발, 사유만으로 상상력을 키워나가는 게임이다. 몇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현대에서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지적 발견과 즐거움 추구를 돕는 도구로서 바둑을 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공지능 등장으로, 온라인 고수의 실력도 이젠 믿지 못한다. 진정한 고수는 오프라인으로 더욱 나오게 될 것 같다. 바둑이 세계화와 생활체육으로 변신에 성공한다면 인류의 지적 즐거움을 주는 도구로서 오래 사랑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바둑, 인류의 지적 발견·즐거움 추구 도구세계화·생활체육 변신하면 오래 사랑받을 것프로기사 면장, 특권 아냐…자격증이 될 것젊은 기사, 다른 분야 공부도 절실한 시기” -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둑계의 지배적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수천 년을 지배해온 정석도 바뀌고 있다. 프로기사 면장이 특권일 수 없고, 바둑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으로 옮겨갈 것이다. 젊은 기사들은 바둑 이외에 학업이나 다른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 적응력을 키우려면 하다못해 어학 공부라도 해둬야 한다. 바둑에서 졌다고 실패는 아니다. 사실 바둑의 전성기는 30대 이전이다. 나머지 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도 학업을 포기하는 기사들이 많은 데 안타깝다.“ 조 9단은 큰 대회를 앞두곤 식단조절을 했지만 이젠 평소에도 식단에 신경 쓸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바둑이 끝나면 녹초가 되는 경우도 많단다. “운동요?, 지하철 역 계단 오르기를 실천하는 것은 몇 년 됐다. 하루 1만보 걷기를 꾸준히 실천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크래커총이 진짜라면”… 금지의 시대 꼬집다

    “크래커총이 진짜라면”… 금지의 시대 꼬집다

    1960~1990년 주제… 13개국 100명 참가 탈식민지·독재·산업화 등 사회변화 유사“박정희 군사독재 시대였기에 (예술가들이) 하고 싶은 작업을 하지 못하는 시대였지만, 언제나 새로운 걸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었어요.”(한국 전위 미술의 대가 김구림) “(수하르토)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제 입장을 대놓고 얘기할 수 없어서 총 모양 크래커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인도네시아 ‘신미술운동’ 주요 멤버 FX 하르소노) 금지의 시대에 무엇이라도 했던 예술가들. 외부로부터 이식한 게 아니라 철저히 자생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망이 그들을 들끓게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얘기다. 전시를 열고자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싱가포르국립미술관, 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센터가 4년여 동안 조사·연구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의 아시아 13개국 주요 작가 100명의 작품 170여점이 이렇게 모였다.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아시아는 탈식민, 이념 대립, 베트남전쟁, 민족주의 대두, 근대화, 민주화운동 등 급진적인 사회 변화를 경험했다. 전시를 기획한 배명지 학예연구사는 “(국가들 사이에) 직접적인 상호 작용은 없었지만, 그들 간 예기치 않은 공명을 발견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가별 전시가 아닌 초국가적인, 비교문화적인 방식으로서의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구조를 의심하다’, ‘예술가와 도시’, ‘새로운 연대’의 3부로 구성했다. 동시기 각국의 작가들이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유사한 표현 방식을 차용한 것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전시장 입구에서 한 무더기 핑크빛 총과 맞닥뜨린다. 인도네시아 작가 FX 하르소노의 ‘만약 이 크래커가 진짜 총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다. 1965년 수하르토 통치 이후 1966년을 기점으로 표방한 이른바 ‘신질서’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는 정치적 성격의 예술과 미디어는 늘 검열 대상이었다. 엄혹한 시대를 살았던 작가는 부지불식 간 일상에 잠입한 폭력성을 크래커 총으로 은유했다. 독재정권이라는 정치상과 더불어 소비 자본주의 침투라는 달라진 경제상에 대한 두려움도 엿보인다. 전시장 한쪽에는 ‘0엔’짜리 모형 지폐가 자리한다. 1000엔짜리 모형 지폐를 제작했다가 통화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일본 작가 아카세가와 겐페이. 그는 이후 지폐에 ‘0’이라는 숫자를 의도적으로 삽입했다. 한국의 오윤 작가는 조선시대 불화를 차용해 물신주의를 ‘지옥’에 비유했다.(‘마케팅Ⅰ: 지옥도’) 군데군데 인간 군상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이 그림에서 펄펄 끓는 물에 내던져지는 화탕 지옥은 휘발유 제품명 ‘CX3’, 거대한 나무 판에 짓이겨지는 석개 지옥은 코카콜라와 연계된다. 소비사회를 상징하는 코카콜라의 메타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옥도 옆에는 콘돔을 씌운 콜라 유리병이 자리한다.미술관의 큐레이팅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가령 관객이 무대 위에 앉은 오노 요코의 옷을 자르는 영상 ‘컷 피스’는 당대에는 폭력과 전쟁(특히 베트남전쟁)에 대한 항의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엔 페미니즘 작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시 말미 ‘젠더와 사회’에서 만나는 ‘생각하는 누드’에서는 필리핀 여성미술연대 ‘카시블란’ 창시자인 줄리 루크가 제왕절개수술의 상처가 역력한, 모성 경험으로서의 자기 신체를 드러낸다. ‘폭력’과 ‘모성’이라는, 여성의 신체에 각인된 제각기 다른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를 보면 “아시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이 외부나 서구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내부의 정치적 자각, 이전과 다른 예술 태도, 새로운 주체 등장을 따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미술관 측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 제1·2전시실, 중앙홀을 아우르는 방대한 규모에 각 나라 역사를 되새기느라 작품들 앞에서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음미할 것을 추천한다. 오는 5월 6일까지.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애니멀 픽!] 폭행하는 범인 끝까지 물고 안 놓은 경찰견 사연

    [애니멀 픽!] 폭행하는 범인 끝까지 물고 안 놓은 경찰견 사연

    현상수배범을 잡은 경찰견이 목숨을 위협받는 공격과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를 놓지 않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영국 맨체스터이브닝뉴스 등 현지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경찰국(별칭 스코틀랜드야드) 소속 독일 셰퍼드 품종의 알파(Alfa)는 이날 이른 새벽, 런던 남동부의 한 도심에서 수배범과 맞닥뜨렸다. 알파와 런던 경찰들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36세 수배범이 가짜 번호판을 달고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곧바로 이를 쫓기 시작했다. 경찰과 경찰견이 뒤따라오는 것을 확인한 수배범은 속도를 올려 도주를 시작했지만, 이내 막다른 길목에 갇히고 말았다. 경찰견 알파는 그 자리에서 도주하려는 수배범에게 달려들어 그를 꽉 물었고, 수배범은 자신을 물고 늘어지는 알파를 떼어내고 다시 차량에 타기 위해 차 문을 세게 닫아가며 알파에게 충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알파는 수차례 차량 문에 머리를 부딪혔지만 끝까지 수배범을 놓지 않았고, 그 덕분에 수배범은 현장에서 검거됐다. 런던경찰국은 곧바로 알파를 수의사에게 데려가 진료를 받게 했으며,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붙잡힌 수배범은 무면허 운전과 차량 절도뿐만 아니라 동물, 정확히는 경찰견을 학대한 죄까지 더해져 죗값을 치를 예정이다. 런던경찰국 고위관계자인 엠마 리차드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경찰뿐만 아니라 경찰의 동반자이자 친구인 경찰견이 대중과 경찰, 더 나아가 경찰견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모하고 폭력적인 범인을 붙잡았다”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공을 세운 경찰관 및 경찰견 알파가 부상에서 무사히 회복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례가 영국 의회에서 경찰견과 경찰마(馬)를 범인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안을 새롭게 제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렇게나 다른 사랑의 모양들… 밸런타인 데이, 달콤 쌉싸름한 사랑 영화 어때요

    이렇게나 다른 사랑의 모양들… 밸런타인 데이, 달콤 쌉싸름한 사랑 영화 어때요

    밸런타인 데이를 앞두고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달콤 쌉싸름한 사랑 영화는 어떨까. 시간이 지나도 끝내 잊지 못하는 사랑, 힘든 시간 끝에 서로를 알아보게 된 사랑, 섬뜩한 현실 속에서도 지켜내야 하는 사랑. 사랑의 모양이 각기 다른만큼 작품이 전하는 여운 역시 다채롭다. 영화 ‘콜드 워’는 냉전 시대, 사랑만이 전부였던 줄라(요안나 쿨릭)와 빅토르(토마즈 코트)가 나눈 뜨거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1949년부터 1964년까지 폴란드, 독일, 프랑스 등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두 사람이 나눈 사랑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도시 빈민가 출신인 줄라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폴란드 민속음악단에 입단한다. 음악단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빅토르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다. 줄라가 정치적 사상을 의심받는 빅토르에 대한 정보를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빅토르에게 고백하자, 빅토르는 폴란드를 떠나자고 제안한다. 앞날에 대한 걱정이 앞선 줄라는 빅토르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운명은 두 사람을 쉽게 갈라놓지 않는다. 작품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궁금해하는 오래된 질문, ‘사랑은 오래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다름없다. ‘콜드 워’는 ‘이다’(2015)로 제87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은 폴란드 발레단 무용수 출신의 어머니와 의사였던 아버지의 복잡하면서도 혼란스러운 사랑에서 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살면서 많은 것을 보았지만 부모님의 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했다”고. 극적인 사건이 없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지 10년에 걸쳐 숙고한 끝에 이번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4:3 비율의 흑백 화면에 담긴 영상과 영화에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은 슬프고도 강렬한 두 사람의 사랑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오는 24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영화 ‘아이스’는 지난해 러시아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오프닝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뮤직비디오와 CF를 연출한 올레그 트로핌 감독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작품은 어린 시절 구부정한 몸, 휜 다리 등 신체적인 결함을 극복해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된 나디아(아글라야 타라소바)의 꿈을 향한 도전과 좌절, 그 과정에서 마주한 사랑을 이야기한다.최고 권위의 피겨스케이팅 대회인 아이스컵 진출을 앞두고 심각한 부상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나디아는 아이스하키 선수 사샤(알렉산더 페트로브)를 재활 파트너로 만나게 된다. 삶의 의지를 잃은 나디아는 긍정 에너지로 충만한 사샤를 보며 서서히 몸과 마음 상태를 회복하게 되고, 다시 아이스컵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바이칼 호수를 배경으로 등장 인물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이나 실제 아이스쇼를 보는 듯한 경기 장면은 이 영화의 볼거리다. 뮤지컬을 보는 듯 다양한 노래가 장면 곳곳에 어우러져 듣는 재미도 살렸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험악한 꿈’은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가벼운 로맨스물은 아니다. 캐나다의 작은 농촌에 이사 온 소녀 케이시(소피 넬리스)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소년 조나스(조쉬 위긴스)가 케이시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관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던 중 그의 트럭에서 100만 달러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조나스는 케이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어른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스스로 케이시를 지키기로 한다. 고향과 가족의 곁을 떠나는 큰 결심을 할 만큼 케이시에 대한 마음이 커진 까닭이다. 케이시는 폭력적인 자신의 아버지가 조나스에게 보복할 것이 두려운데다 자신 역시 고통스러운 삶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조나스와 동행한다. 두 사람은 막상 집을 떠나긴 했지만 생각보다 차가운 현실을 피부로 느낄 때마다 불안함에 휩싸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온다. 나단 몰랜도 감독은 “아직 10대인 소년과 소녀가 어른들이 주도하는 세상에 발을 딛는 모습을 보며 사랑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지, 이러한 고난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광활한 캐나다 온타리오를 배경으로 소년과 소녀의 복잡다단한 삶을 감성적이면서 강렬하게 그려냈다. 제6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이후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리젠테이션 부문에도 초청된 작품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복수가 돌아왔다’ 조보아 “절대 잊지 못할 작품” 종영 소감

    ‘복수가 돌아왔다’ 조보아 “절대 잊지 못할 작품” 종영 소감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조보아-곽동연-김동영-박아인의 종영 소감과 마지막 대본 인증샷이 공개됐다. SBS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극본 김윤영, 연출 함준호)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퇴학을 당한 후 인생이 꼬인 강복수가 어른이 돼 복수를 하겠다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만, 복수는커녕 또다시 예기치 않게 사건에 휘말리는 감성 로맨스’이다. 지난 12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두 달여 동안 월화 안방극장에 설렘과 긴장감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4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회 방송을 앞두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복수가 돌아왔다’ 5인 주역들의 종영 소감과 함께 인증샷이 공개됐다. 가장 먼저 첫사랑 수정(조보아)을 향한 ‘순정남’ 면모부터 설송고에 생기는 문제를 거침없이 해결해나가는 ‘남성미’까지 발산한 강복수 역을 맡아 여심을 사로잡은 유승호는 “지난 4개월 동안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드라마는 나에게 학창시절로 돌아가게 해준 아주 고마운 드라마다. 그리고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을 하고 배우들과 스태프분들 감독님과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드라마는 끝나지만 오래도록 가슴속에 따뜻했던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마지막까지 애정이 깃든 인사를 건넸다. 강복수의 첫사랑이자 팩트폭격을 날리는 설송고의 선생님인 손수정 역으로 첫사랑과 선생님의 이미지를 다시 쓴 조보아는 “추운 겨울 4개월 동안을 스태프들의 열정으로 따듯하게 보낼 수 있었다. 너무 소중한 시간, 좋은 인연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절대 잊지 못할 사랑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며 “그동안 ‘복수돌’을 시청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복수에게 애증과 열등감이 있는 설송고 이사장 오세호 역을 통해 이전과는 180도 다른 악역 연기를 펼치며 ‘인생캐’ 경신 극찬을 받은 곽동연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오세호라는 인물을 더 밀도 있게 보여드리고자 했던 수많은 고민과 시도가 때론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함께한 동료분들,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벅찬 소감을 남겼다. 강복수의 의리 있는 친구이자 ‘당신의 부탁’ CEO 이경현 역으로 매력 발산한 김동영은 “이번 작품은 정말 마음 따뜻해지는 사랑스러운 드라마였다”며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공분해주시고 울고 웃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복수의 귀여운 스토커 양민지 역을 상큼발랄한 연기로 소화해낸 박아인은 “추운 겨울에 착한 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따뜻했다. 끝까지 같이 달려주신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분들, 동료 배우분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던 시청자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작진 측은 “유승호-조보아-곽동연-김동영-박아인 등 주역들은 물론 ‘복수돌’의 전 출연 배우들은 추운 겨울에도 지칠 줄 모르는 연기 열정으로 촬영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함께해준 배우, 스태프 모두에게 박수와 감사 인사를 보낸다”며 “우리 작품이 전한 ‘엉따 로맨스’로 안방극장의 겨울이 조금이나마 따뜻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SBS ‘복수가 돌아왔다’ 최종회는 4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흥겨운 설연휴] 모래판에서… 얼음판에서… 치열한 한판

    [흥겨운 설연휴] 모래판에서… 얼음판에서… 치열한 한판

    올 설날에도 장사들의 치열한 샅바 싸움이 모래판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1~6일 전북 정읍시국민체육센터에서 2019 설날장사씨름대회가 개최된다. 1일 예선을 거쳐 2일에는 태백장사(80㎏ 이하)가, 3일에는 금강장사(90㎏ 이하), 4일에는 한라장사(105㎏ 이하)가 결정된다. 설날 당일인 5일에는 대망의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이 열릴 예정이다. 대회 마지막날인 6일에는 여자부 매화(60㎏ 이하)·국화(70㎏ 이하)·무궁화(80㎏)장사 결정전과 단체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9월에 열렸던 2018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생애 첫 백두장사 꽃가마를 탔던 서남근이 올 설날에도 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당시 서남근은 8강에서 4차례 백두장사와 2차례 천하장사에 올랐던 이슬기를, 4강에서는 2015년 천하장사 정창조를 차례로 제압한 뒤 결승에서 백두장사 타이틀을 이미 두 차례 차지한 손명호마저 3-1로 꺾었다. 2017년 연수구청에 입단해 2018년 설날 대회 백두급 2품이 최고 성적이었던 서남근이 역대 백두장사를 모두 쓰러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올해도 여타 선수들의 집중견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는 임진원이 최인호를 3-0으로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백두장사에 오른 바 있다. 임진원은 191㎝에 달하는 큰 키를 활용한 기술이 좋은 선수다. 만약 서남근과 임진원이 토너먼트에서 순항을 한다면 8강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지난해 설날·추석 백두장사가 맞붙는 ‘빅매치’를 조기에 볼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올해 백두장사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에 손명호, 정창조, 장성복, 이슬기, 정경진, 김진 등의 활약도 주목된다. 설 연휴에도 코리아 핸드볼리그는 계속된다. 연휴 첫날인 2일에는 남자부 한 경기(SK호크스-인천도시공사)와 여자부 두 경기(삼척시청-경남개발공사, SK슈가글라이더즈-부산시설공단)가 열리며 3일에는 남자부 한 경기(충남체육회-상무피닉스)와 여자부 한 경기(광주도시공사-컬러풀대구)가 진행된다. 리그가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순위 싸움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예상된다. 2~3일 경기는 모두 강원 삼척체육관에서 열린다.송경택 감독의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1~3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2018~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격한다. 대회 둘째 날에 남녀 1000(1차)·1500m 결승전이 열린다. 셋째 날에는 남녀 500·1000m(2차)와 2000m 혼성계주, 남자 5000m 계주, 여자 3000m 계주의 결승전이 각각 열린다. 최근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과 성폭력 혐의가 알려져 대표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5~6차 월드컵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2018~19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는 한국팀 안양 한라가 1~2일 경기 안양빙상장에서 일본팀 오지 이글스를 상대로 한 2연전을 마지막으로 올 정규시즌을 모두 마친다. 아시아리그는 이후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16일부터 시작하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최강자를 가리게 된다. 지난해 리그 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라가 또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올 시즌 한라의 신흥 라이벌로 떠오른 한국의 대명 킬러웨일즈도 우승컵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올 시즌 우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동료 침묵·2차 가해 딛고 ‘연극계 첫 미투’ 그녀가 이겼다

    피해자 “같은 처지 피해자들 지지받아 연극인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갈 것” 지난해 2월 연극계 첫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연극배우 이명행(43)씨에게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이후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의 시발점이 됐다. 31일 연극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공연 스태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재범 우려가 크며, 유형력(직간접적인 힘의 행사)이 상당히 강했다”며 이씨를 법정 구속했다. 다만 “동종 범죄 전과가 없고 범행에 대해 자백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미투 후 1년 만에 가해자 처벌을 이끌어낸 피해자 수민(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지 피해자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재판 과정을 버텨 왔다”며 “앞으로 연극 작업자이자 여성인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민씨는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고 이후 이씨를 고소했다. ‘이명행 사건’은 2018년 터져 나온 문화예술계 미투의 첫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건보다 대중의 관심을 덜 받았다. 가해자가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외로운 법정 싸움을 택했다. 그는 “미투 이후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겪으면서 분노와 무기력을 느꼈다”며 “모든 것을 돌파하고 연극인으로 돌아갈 방법은 정의 실현뿐이었다”고 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2차 피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동료나 지인들의 침묵과 방관이었다. 대신 같은 처지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지지를 보냈다. 수민씨는 “피해 생존자와 대화하고 지지하는 시간은 큰 위안이었다”며 “재판을 통해 모든 생존자들을 대변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을 구하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 준 연극인들도 큰 힘이 됐다. 연극계 성폭력 반대 운동 모임인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측은 “법원이 이씨의 범죄 행위를 대부분 인정하고 징역을 선고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며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법원 판단에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민씨와 연대해 온 공연기획자 오성화씨는 “연극계 성폭력이 만연한 원인은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고 덮어 왔기 때문”이라며 “피해를 호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시스템과 조력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진화한 마음(전중환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의 ‘이기적’이라는 은유는 이기적 인간을 지칭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돼 왔다. 이처럼 진화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매력적인 도구로 주목받은 한편으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설명하는 데 동원돼 오해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화심리학이라는 신생 학문과 함께 성장한 저자가 진화심리학은 우리에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풀어놓는다. 432쪽. 2만 1000원.키스(김정현 지음, 황금물고기 펴냄) 300만부 기록을 세운 소설 ‘아버지’의 작가가 펴낸 새 장편소설. ‘진주귀고리 소녀’처럼 빛나고 싶은 꿈을 가진 여자 ‘수명’과 이를 묵묵히 지켜보며 지원하는 남자 ‘명수’의 삶을 그렸다. 꿈을 좇아 큐레이터가 된 수명은 화랑 대표와 부동산개발업자의 농간에 10억원대 미술작품 위작사건에 휘말리고 이에 명수가 수명 몰래 개발업자에게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며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친다. 402쪽. 1만 5000원.마오쩌둥 1·2(필립 쇼트 지음, 양현수 옮김, 교양인 펴냄) 마르크스주의를 중국 당대 상황에 맞춰 변화시킨 이론가이자 유격전과 기동전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군사 전략가, 권력을 잡은 뒤엔 진시황의 계승자임을 자임한 절대 권력자, 마오쩌둥.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마오쩌둥 최측근들을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오늘날의 중국을 만든 마오쩌둥을 그렸다. 672쪽, 684쪽. 각 2만 9000원.어느 아이누 이야기(오가와 류키치 지음, 박상연 옮김, 모시는사람들 펴냄) 일본 소수민족의 하나인 아이누족 여성을 어머니로, 일제강점기 징용 한국인 남성을 아버지로 둔 저자의 회고록. 일본 내에서 아이누의 권리와 인간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이중의 굴레를 헤쳐나온 일생을 되짚었다. 280쪽. 1만 5000원.보통 사람들의 전쟁(앤드루 양 지음, 장용원 옮김, 흐름출판 펴냄)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미래일자리보고서에서 “2020년, 5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신규기업 창업과 운영을 돕는 비영리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의 창업자인 저자가 기술 혁명과 노동 시장의 변화를 추적하며 ‘보통 사람들’의 대처법을 설파한다. 368쪽. 1만 6000원.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8(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민음사 펴냄) 20세기 최고 소설로 꼽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편 ‘소돔과 고모라’가 시리즈 7·8로 나뉘어 출간됐다. 소돔과 고모라는 성경에 언급된 성적으로 타락한 두 도시에서 가져온 이름으로, 작품 속 화자 마르셀은 다양한 계기와 상황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주제를 이끌어 나간다. 448쪽, 540쪽. 각 1만 5000원, 1만 6000원.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의료안전 법안 일회성 논의는 안 돼… 임 교수의 꿈, 결실 맺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의료안전 법안 일회성 논의는 안 돼… 임 교수의 꿈, 결실 맺어야”

    지난해 마지막 날 자신이 돌보던 환자에게 목숨을 잃은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의사(성균관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남긴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이른바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의료 안전 관련 법안이 21개나 발의됐고, 의료계와 정부의 논의와 별도로 국회가 별도의 특별논의기구까지 만들어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고가 나면 그때만 의료 안전의 목소리가 반짝 높아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유야무야하던 이전과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임 교수와 유족이 주는 메시지가 워낙 강렬해서인 듯싶다”며 “이번엔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 교수 사건 이후 정부·국회와 접촉하면서 임세원법 만들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권 이사장을 서울대병원 사무실에서 만났다.→임 교수 사건 후 이전과 분위기가 다르다. 원인이 뭔가. -임 교수가 평소 의사로서 워낙 훌륭했다. 환자 사랑이 남달랐다고 여러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사고 당시에도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안전을 챙기다가 목숨을 잃었다. 평소 자살예방에 큰 관심을 가졌고,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보급해 큰 성과도 거뒀다. 사고 후 임 교수 유족의 태도는 놀라움 그 자체다. 대부분의 사람은 유족들이 가해자에 대한 원망이나 반감을 보일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족들은 안전한 진료 환경 마련과 함께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유족들은 마치 임 교수의 분신인 양 환자를 우선하는 품격을 보여줬다. 만약 유족들이 다른 사건에서처럼 분노만 표시했다면 파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것이다. 진료 안전 문제도 허술하게 처리됐을 가능성이 크다. →여야가 각기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법안이 쏟아지는 등 국회에서 임세원법 논의가 활발하다. -법안은 여러 개 올라와 있지만, 내용이 대부분 단편적이다. 진료 시 안전실태 조사나 안전장치 설치, 보안요원 배치, 가해자 형사처벌 강화, 치료 강제방안 등을 각기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보건복지위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활발한 논의를 위해 복지위 산하에 소위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좋은 생각이다. →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가 진료 안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일반 진료현장에선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과에선 그렇지 않다. 정신과 진료현장에선 대부분 폭력이 병과 연관돼 있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임 교수 사건도 환자가 머리에 폭탄이 심어져 있으니 꺼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예전에 의료진이 자신의 머리에 폭탄을 심었다는 피해망상을 가졌을 수도 있다. 따라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넣더라도 일반 진료와 정신과 진료를 구분하는 게 옳다. →진료실 안전장치 설치 문제는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안전문 설치나 대피공간 마련 등은 모두 공간을 필요로 한다. 도심병원은 공간 비용이 워낙 비싸다. 보안요원 확충도 마찬가지다. 정신과 병동은 간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우리 정신보건법에선 간호사 1명당 13명의 환자를 보도록 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6명, 일본은 4명이다. 급성 중증환자들이 모여 있는데 간호사 1명이 13명을 감당하기 어렵다. 보호병동 간호사 중 맞아보지 않은 사람 없을 것이다. 나도 2년 전 진료 중 환자의 샤프연필에 목과 이마를 다친 적이 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로서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감수한다. 다른 의사들도 큰 사고만 아니면 환자를 빨리 치료해야 한다는 욕심에 폭력엔 무감각한 경우도 많다. 보안요원이든 간호사든 인력을 확충하려면 관련 수가를 올리든가 국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 →정신질환자들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더 낮다는 의견이 있다. -2011년 대검찰청 범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범죄율이 일반인은 1.2%, 정신질환자 0.08%다. 중범죄도 일반인은 10만명당 68명인데 정신질환자는 36명에 불과하다. 다만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피상적으로 정신질환자들은 폭력적이고 위험하다는 판단은 완전히 잘못된 편견이다. 대부분 정신질환자는 약물로 치료가 잘되고 정상적으로 생활한다. 한데 범죄 발생 시 정신병력만 있으면 너무 쉽게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폭력성만 따진다면 주취 범죄율이 훨씬 높을 것이다. 술은 자의적으로 먹는 만큼 주취범죄는 외려 가중처벌해야 한다. 언론에서도 자살사건을 다룰 때 보도준칙이 있듯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해서도 보도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강제입원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나. -현행법상 급성환자의 경우 진료 의사와 보호자 2인 이상의 동의로 보호입원이 가능하다. 입원하면 2주 내 다른 병원 의사로부터 입원 적정성 심사를 받아야 하고, 4주째는 관련 위원회를 열어 심사해 계속 입원할지를 결정한다. 문제는 보호입원 전 과정이 가족과 의사의 판단에 맡겨진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환자가 퇴원했다가 재발하면 가족이나 의사를 향한 적대감이 생겨 폭력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선 전문의와 변호사, 일반인 등으로 구성된 팀이 보호입원 결정을 한다. 공공의료 비율이 90%에 달하는 독일에선 법원이 결정한다. 우리처럼 의사와 보호자에게 맡기는 것은 문제가 크다. 특히 가족은 보호자이면서도 때론 이해 당사자가 될 수 있어 더 그렇다(가족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강제입원을 악용하는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우리는 해외 사례를 참조해 우리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 →임 교수 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퇴원 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퇴원 뒤 환자관리 문제가 많은 것 같다. -퇴원한 환자가 외래치료 받기를 거부하면 마땅한 방법이 없다. 급성환자는 3주 정도 입원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져 퇴원하는데 재발을 막기 위해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데 안 받아도 파악이 어렵다. 보건복지부가 지역정신건강센터에 등록시켜 관리하지만, 등록 안 하면 그만이다. 등록한 환자들도 센터에서 증상이 만성화된 환자들과 섞여 관리를 받다 보니 불만이 생겨 잘 가지 않게 된다. 결국 퇴원 환자가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병원이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든지, 아니면 센터 기능을 더 강화해 사회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외래치료명령도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내릴 수 있지만 보호자 동의가 있어야 하고, 동의해도 본인이 오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결국 법적 강제성이 연결되지 않으면 기능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폭력적인 환자 등에 대해 진료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개인적으론 진료거부권 도입에 부정적이다. 비록 폭력적인 사람 일부에 해당되겠지만, 어쨌든 몸이나 마음이 아파서 찾아온 환자 아닌가. 국민도 공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폭력적이어서 정 진료가 어려우면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의뢰하는 등의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임세원 교수 사건과 관련해 정부나 정치권에 바람이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통상적으로 국민소득이 4만 달러에 달하면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투자가 확 늘어난다. 우린 아직 거기 못 미치지만, 좀 선제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제 규모는 커졌는데 국민의 삶의 질은 50~60위 아닌가. 어릴 때는 집단 따돌림 문제, 10대엔 입시와 게임중독, 취업 후엔 직업적 우울증 등 우리 국민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정신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의 정신건강을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대통령이 어젠다를 설정했으면 한다. sdrago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정부·정치권 적극 나서… ‘임세원법’ 발의 총 21개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정부·정치권 적극 나서… ‘임세원법’ 발의 총 21개

    지난달 31일 임세원 교수 사망사건 이후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과 정신질환자 적시 치료를 위한 법안(가칭 ‘임세원법’) 마련 움직임이 분주하다. 예전과 달리 의료계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기대를 갖게 한다. 사건 발생 뒤 국회가 발족한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두 차례 논의를 가졌고, 의료계와 정부 간 실무협의체인 ‘안전진료TF’도 세 차례나 회의를 갖고 정책을 조율하고 있다. 각 당의 의원들이 앞다퉈 법안을 발의하면서 지난 16일 기준 13명의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임세원 교수 사망 이전에 발의된 10개를 포함 총 21개에 달한다. 의료인 폭행 시 처벌 강화, 반의사불벌 조항 삭제, 비상문·비상벨 설치 등 안전장치 설치, 의료기관안전기금 확충, 정신질환자 외래치료명령 강화, 진료 안전을 위한 예산지원 등을 담고 있다. 대부분 기존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 국가재정법, 정신건강증진법을 개정하는 안이다.이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의료법에 명시된 ‘반의사불벌’ 조항 삭제와 음주범죄 시 감면 제외다. 반의사불벌 조항은 진료현장에서 의료인 폭행이 발생했을 때 피해 의료인과 가해자가 합의하면 처벌을 면해주도록 하고 있다. 피해 의료인 입장에선 보복에 대한 두려움과 병원 이미지 훼손 등을 고려해 합의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폭력을 휘둘러도 합의만 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자는 게 개정 취지다. 음주감면은 진료현장 폭력사건 상당수가 주취자에 의한 것이란 점에서 음주를 이유로 처벌을 감면하지 못하도록 아예 법에 못박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안전한 진료환경 TF’는 지난 15일 의료계 단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임세원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하지만 가해자 처벌 강화 방안이나 진료현장 안전시설 설치에 대한 예산지원 문제, 외래치료 강화 부작용 등에 대해 여야 간, 의료계와 환자단체 간 일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sdragon@seoul.co.kr
  • [기고] ‘강릉의 딸’ 심석희 용기를 응원한다/윤은소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장

    [기고] ‘강릉의 딸’ 심석희 용기를 응원한다/윤은소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장

    평창 동계올림픽 막바지 준비로 바쁘던 지난해 1월 ‘강릉의 딸’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모두 놀랐다. 오래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 온 터라 심상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얼마 뒤 심 선수는 복귀해 올림픽에 나가 열심히 뛰어 주었다. 결과는 예전만 못했지만 듬직한 모습을 보여 우리는 뜨겁게 응원했다. 심 선수가 경기장에 나올 때마다 강릉시민들은 목청껏 환호했다. 그렇게 올림픽은 끝났고 심 선수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심 선수가 성폭력 피해자라는 소식에 고향 강릉시민들은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권력형 성범죄의 특성이 어떠한가. 피해 사실에 대해 말할 수도 없고, 말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가해자와 그를 둘러싼 권력은 피해자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갖게 해 피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주변인들도 가해자의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해 모두 가해자의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침묵·방관하거나 가해자를 옹호하는 태도로 피해자를 더욱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더구나 미성년 때부터 피해를 본 경우 더욱 대응하기 어렵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7년 ‘스포츠에서의 성희롱 및 성폭력 관련 합의문’을 통해 모든 스포츠에서 존엄성의 문화를 지키고 안전과 존중을 위해 성희롱과 성폭력을 예방할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사건 가해자 조재범 코치의 행위는 합의문에서 제시한 우려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 문제를 제기하고 예방 방안을 드러냈음에도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지속하게 한 데 대해 누구를 탓해야 할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통감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기장에서 당당하고 힘차게 뛰며 좋은 성적으로 국민에게 기쁨을 안긴 심 선수를 좋아하고 응원했다. 이제 선수로서의 훌륭함에 더해 스스로의 아픔과 고통을 딛고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알리고, 후배들에게 더 나은 스포츠의 길을 열어 준 점에서 지지한다. 스포츠를 사랑하고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체육인들에게 이런 불행은 사라져야 한다. 동계올림픽 기간 성폭력 피해 사건을 지원하면서 스포츠 세계에서 생긴 성폭력 사건에 비정상적인 권력이 개입하면 얼마나 풀기 어려운지를 실감했다. 이는 비단 체육계뿐만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기저기에서 심 선수의 용기를 지지하고 있다. 빙상계를 떠나 체육계 전체가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로 거듭나고 있다. 심 선수에 대한 응원이 일시적·선언적 의미에서 벗어나 진정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경청하고 시스템을 바꾸고 국민의식을 성숙시키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와야만 변하는 어리석음을 이젠 겪지 않아야 한다. 이번 심 선수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관련 부조리가 깔끔하게 척결되고,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 전주 음식점서 난투극 벌인 20대 2명 영장

    전북 전주시내 음식점에서 난투극을 벌인 20대 2명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시내 음식점에서 난투극을 벌인 4명중 A(20)씨 등 2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일행 3명은 지난 2일 오전 8시쯤 전주시 완산구 한 음식점에서 B(27)씨와 싸우며 서로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B씨는 한 여성과 술을 마시다 언성을 높이자 옆 테이블에 있던 A씨 등 3명이 ‘조용히 좀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화가 난 B씨가 A씨 일행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4명이 순식간에 엉겨 붙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소주병을 들고 의자를 던지며 난투를 벌였다. 경찰은 폭력 전과가 있고 과거 전주지역 조직폭력배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확인된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와 폭력조직 가입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폴란드 ‘관용의 상징’ 그단스크 시장 결국 스러지다

    폴란드 ‘관용의 상징’ 그단스크 시장 결국 스러지다

    늘 소수자 편에 섰던 파벨 아다모비치(53) 폴란드 그단스크시 시장이 끝내 14일(현지시간) 숨졌다. 아다모치비 시장은 전날 괴한의 흉기에 찔려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시민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다모비치 시장을 수술한 그단스크 대학병원은 이날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살려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다모비치 시장은 1998년부터 6선째 재임 중이었다. 성소수자, 유대인 등 사회적 소수세력에 대한 관용을 주창해 왔다. 지난해에는 성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축제인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가하기도 했다. 아다모비치 시장은 전날 열린 자선 모금행사 폐막공연에서 무대에 뛰어든 한 남성에게 흉기 공격을 받았다. 용의자는 은행 강도 전과를 가진 27세의 남성으로 기자 배지를 달고 현장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선 모금행사를 주최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폴란드 현 여당인 우파 ‘법과 정의당(PiS)’의 통치 하에 팽배한 혐오 분위기를 피습 원인으로 지목했다. 아다모비치 시장은 PiS의 반대파다. 폴란드 전역에서는 폭력에 반대하는 침묵시위가 열렸다. 각지에서 수만명이 참가했다. 그단스크시는 이날 정부청사 등에 조기를 내걸고 시장의 죽음을 애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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