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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영상] 적을 처형하고 시신 훼손하는 동영상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동영상] 적을 처형하고 시신 훼손하는 동영상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적군 병사를 처형하는 모습이나 시신을 훼손하고 촬영해 선전하기 위해 공표하는 일은 국제법으로 전쟁범죄가 된다. 이 당연한 상식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영국 BBC의 아라비아 지부는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등에 떠돌아다니는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한달째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놓고 리비아통합정부군, 트리폴리 민병대와 교전을 벌이고 있는 리비아국민군(LNA)이 자행한 전범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이 동영상은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군벌 지도자 칼리파 하프타르가 트리폴리 함락까지 눈앞에 둔 것처럼 장담했지만 한달째 교전을 거듭하고 있는 LNA의 한 병사가 적군 병사 셋을 꿇어 앉혀놓고 뒤에서 다가가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페이스북에 2년 전부터 돌아다니는데 BBC는 화면을 지우고 여러 발의 총성만 들려준다. 방송은 이 밖에도 LNA가 적 병사나 민간인들의 시신을 훼손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100건 가까이 페이스북에 돌아다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전범을 다루는 국제형사사법재판소(ICC) 리비아 지부의 수석 검사인 줄리안 니콜스는 “매우매우 심각한 전쟁범죄다. 적군 병사의 몸을 절단하는 일을 금지한 것은 수백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고 말했다. 방송은 나아가 이런 끔찍한 일들을 저지른 이의 신원을 일부 확인했는데 셰리프 알마르가니는 하프타르와 함께 찍힌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놓았다. 그가 LNA의 정예 병력인 알사이카 여단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진도 보여줬다. 그리고 2017년 LNA의 공격에 희생된 간푸다 지역의 민간인 시신들을 보여주는 동영상도 있다. 알리 함자는 어머니와 남동생, 여동생이 처참하게 살해된 사진들을 보여주며 오열한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이런 끔찍한 동영상이 공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에린 솔트먼 대변인은 “이들이 테러리스트인지 민간인인지,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를 둘러싸고 설명이 엇갈리곤 한다. 우리가 진실을 재단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페이스북은 그 뒤 제보받은 동영상들을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끔찍한 사진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유튜브는 방송이 알린 동영상 가운데 단 하나만 삭제했다. BBC는 유튜브 동영상에 올라온 전범들의 신원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유튜브의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는 성명을 통해 “끔찍하고 폭력적인 콘텐트를 금지하는 명백한 정책을 갖고 있으며 이 정책을 위반하는 제보받은 동영상들은 삭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는 이런 전범 혐의를 진지하게 다룰 것이며 최근 리비아에서의 폭력이 민간인들에게 더욱 많은 해악을 끼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한편 하프타르가 지난달 4일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같은 달 28일까지 345명이 숨지고 1600여명이 부상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집계했다. 피란민도 4만 2000명으로 파악됐다. 리비아가 다시 내전의 격랑에 휩싸인 것은 국제사회가 하프타르 사령관의 공격을 비판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클링겐달연구소의 자렐 연구원은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휴전조차 요구하지 못하며 마비돼 있기 때문에 하프타르가 대담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햇다. 미국 정부의 ‘변심’도 하프타르의 도발에 큰 변수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안보리에서는 지난달 중순 영국 주도로 리비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추진됐지만, 러시아와 미국이 지지하지 않아 불발됐다. 당시 러시아는 결의안에 하프타르를 비난하는 문구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미국은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뒤 트럼프 정부는 사실상 하프타르를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9일 백악관 성명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달 15일 하프타르와 전화 통화를 한 뒤 대(對)테러전과 리비아의 석유자원을 확보하는 데 하프타르의 역할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미국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리비아 통합정부를 지지해왔는데 유전지대를 많이 장악한 하프타르 사령관에 힘을 실어주기로 바꿨다. 프랑스 역시 리비아 동부에 유전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또 리비아통합정부의 주축이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종하는 무슬림형제단이란 이유로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도 하프타르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는 유엔과 친무슬림형제단 성향 터키, 카타르의 지지를 얻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왜 범죄자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가…신상공개제도의 허와 실

    왜 범죄자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가…신상공개제도의 허와 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얼굴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문화방송(MBC) 시사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지난 24일 방송에서 조두순의 얼굴을 공개했다. 사건이 발생한 2008년 당시에는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없었다. ‘인권보호수사준칙’에 따라 피의자가 취재진 앞에 설 때 마스크와 모자, 옷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게 허용됐다. 2010년부터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바뀌었다. 제8조 2항이 개정되면서 ▲범행 수단이 잔혹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일 것 ▲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위할 것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닐 것을 전제했다. 8살 여자아이를 끌고 가 잔혹한 방식으로 성폭행한 조두순은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 다만 범행 시점이 앞선 탓에 이를 적용하지 못했다. 대신 출소 후에는 조두순도 개인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2020년 12월 13일 형기가 만료되면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통해 조두순의 신상과 거주지가 5년간 공개된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우편물로도 관련 내용을 고지한다. 하지만 허점이 있다. 범죄자가 허위로 거주지를 작성하고, 실제로는 다른 곳에 살아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얼굴을 공개해도 범죄자가 겉모습을 바꾸면 그만이므로 범죄를 제지하는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은 한국보다 먼저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은 1996년 제정된 ‘메건법’(Megan’s Law)이 대표적이다. 아동 성범죄자가 출소하면 신상정보등록을 의무적으로 하고, 얼굴과 주소 등을 시민에게 알리도록 한다. 영국은 ‘1997년 성범죄자법’(Sex Offender Act of 1997)에 의거해 성범죄자는 출소 후 2주 이내 관할 경찰서에 이름과 주소를 등록하도록 한다. 그러나 신상공개제도의 재범 억제 효과는 크지 않다. 1995년 도나 슈램(Donna D. Schram)과 셰릴 밀로이(Cheryl D. Milloy)는 성범죄자 신상을 공개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재범률을 조사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신상을 공개한 집단의 재범률이 19%, 그렇지 않은 집단의 재범률은 22%로 유사했다. 이는 메건법 시행 후 실시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2010년 리처드 튜크스버리(Richard Tewksbury)와 웨슬리 제닝스(Wesley G. Jennings)는 신상공개제도 도입 전후 차이를 재범 유형별로 세분화해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12%에 불과한 데다 신상 공개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국내에서 그 한계를 보완하고자 마련한 게 이른바 ‘조두순법’(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 것)이다.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에 대해 1대1 보호관찰을 하도록 하고, 재범 가능성이 보일 경우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늘리는 게 골자다. 지난 4월 16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조두순은 7년 동안 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한다. 역시 맹점은 있다. 이수정 교수는 “조두순법이 현재로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면서도 “범인이 채팅앱을 통해 미성년자를 꾀어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불러들일 수 있고, 1대1로 관리를 하기엔 현재 보호관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문제 제기했다. 현재 보호관찰관 한 명이 담당하는 범죄자 수는 19명꼴이다. 수시로 경보가 울리는 상황에서 1대1 관찰은 도저히 불가능한 셈이다. 부족한 예산도 넘어야 할 산이다. 조두순법을 발의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필요한 만큼 예산을 늘리도록 법무부에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거주지 내에서 온라인으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에 대해선 “음란물을 다운로드하거나 불법적인 앱을 이용하는 정황을 추적·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시행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보완할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신상을 언론에 공개하더라도 범죄예방 같은 본질을 공론화하지 못한다. 지난 19일 발생한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가 공개됐을 때도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언론은 그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경찰이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날에는 대다수 언론이 그의 표정과 말투, 차림새에 주목했다. 반면 근본적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보도는 드물었다. 이러한 보도는 범죄자 개인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데서 그친다. 한 명의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들은 이미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들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범죄자 개인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잠깐의 분노를 해소할 뿐이다. 조두순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보다 ‘조두순법’ 같은 법적·제도적 시스템에 대한 공론화가 더 필요한 이유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자유조선’의 대담한 北대사관 습격에도...석연찮은 FBI의 변심?

    ‘자유조선’의 대담한 北대사관 습격에도...석연찮은 FBI의 변심?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대담한 행적이 미국 법원의 재판기록과 검찰의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에서 전날 자유조선 소속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에 대한 2차 심리가 열렸다고 전했다. 미 사법당국은 지난 18일 안을 체포했다. 법원의 재판기록에 따르면 안과 자유조선 지도자 에이드리언 홍 창이 받는 혐의는 주거침입, 불법감금, 협박, 폭력을 수반한 강도, 상해, 조직범죄 등이다. 홍 창은 지난 2월 22일 오전 8시 스페인 마드리드 아돌포 수아레스 공항에 도착했고 같은 날 오후 5시에 주 스페인 북한대사관에 도착했다. 홍 창은 대사관 문을 두드려 소윤석 경제참사를 만나러 왔다고 말했고, 대사관 직원이 소 참사를 찾으러 간 사이에 홍 창은 대사관 문을 열어 안을 비롯한 6명의 자유조선 회원들을 대사관 경내에 진입시켰다. 이들 일행은 큰 칼과 쇠몽둥이, 모조 권총, 호신용 스프레이 등을 가지고 있었다.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대사관 직원을 결박한 뒤 소 참사를 위협해 탈북을 종용했다. 소 참사가 탈북을 거부하자 그를 결박했다. 대사관 꼭대기 층에 있던 대사관 직원의 부인은 위협을 느끼고 담을 뛰어 도망쳤고, 이 과정에서 다리를 다쳤다. 직원 부인의 신고로 스페인 경찰이 대사관을 찾아왔지만, 홍 창이 김일성 배지를 옷에 부착하고 대사관 직원 행세를 하며 ‘아무 일도 없다’고 답했다. 이후 경찰이 돌아가자 이들은 대사관 직원을 지하실과 회의실에 감금해 놓고 몇 시간에 걸쳐 자료를 뒤졌다. UBS로 추정되는 펜 드라이브 10여개와 컴퓨터 2대, 하드드라이브 2개를 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오후 9시 40분에 대사관을 떠났다. 안을 비롯한 5명은 대사관 차량 3대에 나눠타고 대사관을 떠난 뒤에 마드리드 시내에 차를 버렸고, 홍 창은 우버를 불러서 대사관을 떠났다. 홍 창이 우버를 부를 때 쓴 가명은 ‘오스왈드 트럼프’였다. 홍 창은 다음날인 23일 포르투갈 리스본을 거쳐 미 뉴욕으로 들어왔고, 2월 27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을 만나 북한 대사관 자료를 넘겨줬다. 특히 연방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홍 창은 뉴욕 FBI 사무실에서 복수의 요원을 만났다. 홍 창은 FBI측에 확보한 물건들을 건네며 “수일 전 스페인 북한대사관을 습격해 가지고 온 것”이라고 상세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LA로 간 홍 창은 LA에서 활동하는 FBI 요원들과도 만났다. 그는 여기서 FBI 요원들에게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에 가담한 인물 중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근무하다 퇴역한 전직 미 해병대 출신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인물은 현재 LA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는 안이다. 연방검찰의 조사대로라면 FBI는 2월에 홍 창을 두 번이나 만난 뒤 풀어줬다. 그런 다음 두 달여 뒤 홍 창의 동료 안을 체포하고 홍 창 역시 잡아들이겠다며 소재를 쫓고 있다. 중간에 스페인 법원이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사실을 고려해도 FBI의 태도 변화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의 체포 상황과 경위에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AP통신은 23일 공소장 등을 인용해 “FBI가 지난주(18일) 안을 체포한 장소는 홍 창의 아파트였다”고 전했다. 홍 창을 체포하기 위해 그의 거주지를 찾아갔지만, 홍 창 대신 안만 현장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로이터통신 등은 지난 20일 FBI 무장 요원들이 홍 창을 체포하기 위해 그의 아파트를 급습했지만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FBI가 안을 체포한 이후 제2의 홍 창 거주지를 발견한 게 아니라면, 이틀 만에 같은 장소를 또 덮친 셈이다. 그것도 동료가 체포된 현장에 홍 창이 또 나타날 가능성을 계산해서다. 일각에서는 FBI가 홍 창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 일부러 안만 체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P통신은 또 “안은 18일 FBI에 체포될 당시 총알이 장전된 40구경 권총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권총을 소지하게 된 이유 및 경위에도 의문이 남는다. 안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FBI가 앞서 크리스토퍼에게 수차례 생명의 위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그 뒤로 그가 허가받은 권총을 가지고 다녔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FBI는 안에게 위험을 경고해놓고 되레 자기들이 체포에 나선 모순된 행동을 한 셈이다. 앞서 자유조선은 안 체포 직후 “북한 정권이 고소한 미국인들(크리스토퍼 안, 홍 창 등)을 상대로 미 법무부가 영장을 집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미국 정부에 배신을 당한 것처럼 주장했다. 한편 미 연방검찰은 범행 현장 가담자 수가 7명이라고 적시했다. 이는 지난달 스페인 법원이 밝혔던 침입자 수(10명)보다 세 명 적다. 미국과 스페인 사이에는 상호 범죄인 인도 조약이 맺어져 있어 안은 LA법원 판단에 따라 스페인에 송환되거나 풀려난다. LA법원은 23일 “범죄의 중대성·국제적 관계 등을 고려했다”며 안의 보석 요청을 기각했다. AP통신 등은 안이 “나는 LA 토박이 미국인이며 어머니 및 고령의 할머니를 부양해야 하므로 도주 우려가 없다. 해병대에서 영예롭게 퇴역했고 버지니아대 MBA 출신이며 전과 기록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 등이 만약 스페인으로 송환될 경우 최소 10년형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재판은 7월 18일 열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심재철 “21살 청년의 자필진술서 민주인사 77명을 겨눈 칼이 되었다”

    심재철 “21살 청년의 자필진술서 민주인사 77명을 겨눈 칼이 되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TV에 출연해 1980년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1980년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심 의원에 대한 재심에서 수원지법 안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소영)는 23일 무죄를 선고했다. 심 의원은 징역형을 선고받은지 39년만이다.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있던 지난 1980년 4월 학내 시위를 벌이다 숨진 고 김상진 열사 추도식을 거행하면서 비상계엄 해제, 유신잔당 퇴진 등 구호를 외친 혐의 등으로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유 이사장이 지난 20일 KBS 2TV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1980년 당시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글과 함께 판결문 증거요지를 참조로 덧붙였다. 심 의원은 “1980년 (유 이사장이)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며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됐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자신의 재판에 핵심 증거물로 제출돼 유죄 선고 증거로 채택됐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이러한 진술서에 대해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진술서 용지에 하루에 100장을 쓴 적이 있다…(중략)…안 맞으려고.어떻게든 늘여야 하잖아,분량을’이라고 하는 등 우스개마냥 이야기했다”며 “예능 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왜곡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심재철 의원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서는 안된다 4월 2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KBS-2TV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왜곡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TV에서 “누구를 붙잡는데 필요한 정보 이런 것은 노출 안시키고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걸로” 진술했다고 합리화 했지만 1980년 합수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그의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 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되었고, 그 중 3명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되었다. 유시민은 군검찰에 임의진술 형식으로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불기소로 풀려났지만 검찰관이 작성한 그의 참고인 진술조서는 공소유지를 위한 검찰의 핵심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되었고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되었다. 본 의원이 체포되기 3주 전인 1980년 6월 11일과 12일자로 최종 정리된 유시민의 합수부 제출 자필 진술서(001168-001257쪽)에는 77명의 이름이 구체적인 행동과 함께 적시되었다. 곧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서울지역 학생회장단 22명, 총장 등 서울대 보직교수 6명, 서울대 학생운동권 40명의 행적, 민청협(신군부가 김대중 산하단체로 기소함) 회장 이해찬 등 복학생 8명, 해직언론인 1명의 이름이 혐의내용과 함께 상세하게 기술되었고 결국 당사자에게는 또 다른 칼로 겨눠지게 되었다. 유시민의 진술서는 1980년 2월부터 5월까지 서울대 핵심 운동권의 동향, ‘김대중과 관계한다는 이해찬’을 중심으로 한 복학생들의 시위 교사 정황, 서울시 22개 학생회장단, 사북탄광 실태조사, 외부 해직기자들과의 연대까지 일지처럼 상세하게 9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유시민은 자신의 자백 진술서에 77명의 이름과 행적을 적시함으로써 계엄당국은 사태 처음부터 서울대 등 당시 학원 상황과 학원관련 외부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되었다. 이처럼 상세한 진술서에 대해 유시민은 방송에서 “진술서 용지에 하루에 100장 쓴 적이 있어요. 편지지처럼 줄 쭉쭉 그어져있는 진술서 있죠. 거기에 볼펜으로 100장을 쓴 적이 있어요. 안 맞을려고. 어떻게든 늘여야 되잖아 분량을”이라고 등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우스개마냥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의 지나치게 상세한 진술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가급적 숨기려했던 다른 관련자들에게는 무시무시한 공포가 되었다. 수사당국이 이미 알고 있는데도 이를 알 리 없는 피체(被逮)자들은 하나라도 숨기려 했다가 곧바로 폭력의 세례 앞에 발가벗겨져야 했다. 실제 그의 진술서에는 ‘4월 11일 시국성토대회를 한다고 마이크를 접수하려던 복학생이 민청협회장이자 김대중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001180쪽), 복학생들이 5월 2일부터는 교내시위를 벌이면서 비상계엄문제를 이슈화하라고 지시했고(001196쪽), 사북사태보고서는 복학생 황광우가 조사반으로 현지에 다녀왔으며(001249쪽)’ 등을 비롯해,‘5월 14일 심재철이 광화문으로 가두시위 할 것을 결정 발표하고 저는(유시민은) 목이 쉬어 학생들 지휘할 생각을 포기하고 학생들 틈에 섞여 있었으며(001230쪽), ’5월 15일 12시 심재철의 지시에 따라 5천명이 모인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저는 사회를 보았는데 강경론과 온건론이 대립하여 서로 양보할 기미가 없었으므로 저는 중립을 지켰고(001232쪽)’등의 내용이 상술되었다. 검찰과 경찰에겐 상세 지도나 다름없는 유시민의 진술서는 본 의원을 기소할 때도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물로 재판부에 제출되었고(검찰 증거목록 정수 1582~1583), 유시민이 ‘심재철에 대한 내란음모 등 피의사건에 관하여 임의로 진술하겠다’고 작성한 8월 12일자 검찰관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는 본 의원의 유죄선고 증거로 채택되었고(정수 1354~1364), 검찰의 공소사실이 전부 유죄로 인정된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도 유시민의 진술은 ‘증거의 요지’로 판시되었다.(1심 판결문 160쪽 내지 162쪽) 1980년 서울역 시위대 해산 과정도 유시민의 행동이 미화되는 소재로 왜곡되어서는 안된다. 예능 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이다.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광장 시위에 대해서도 유시민은 자신이 진술서에서 언급한 사실과 다르게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적을 대중의 입맛에 맞게 왜곡 미화했다. 유시민은 TV에서 “버스위에 올라가서 해산하면 안된다고 얘기를 하래요. 그래서 내가 올라가서 그 얘기를 했어요”라며 자신이 해산이 아닌 진군을 주장한 것처럼 했다는데 이것은 진실을 왜곡한 것이다. 실제 유시민은 진술서에서 5월 15일 서울역으로 진출하기 직전인 낮 12시 교내시위 때 ‘강경론(교외진출 주장)과 온건론(당분간 교내투쟁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자신은 ‘중립을 지켰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학생회장단의 서울역 해산 결정이 내려지자 자신은 안도했다고도 말한 바 있다. 그랬던 유시민이 학생들에게 ‘해산불가’를 선동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서울역 광장에 마이크 시설이라고는 이수성 서울대 학생처장의 주선으로 확보한 마이크로버스 한 대에 달린 소형 확성기 뿐으로 당시 마이크를 쥔 사람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본 의원뿐이었다. 그 마이크로 버스 안에서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모여 해산과 진군 여부를 결정했던 것이다. 유시민 역시 진술서에 “심재철은 다음 단계의 행동은 오늘(5월 15일) 저녁 22:00시 고대에서 총학생회장단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발표할 때 발판으로 이용된 것은 서울대학교의 마이크로버스였으며 이 마이크로버스에 방송기재를 싣고 갔습니다.”(001235쪽)라고 썼다. 역사는 예능이 아니다. 1980년 서울의 봄에서 39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역사적 진실은 은폐되지 않는다. 본 의원은 1997년 5.18광주민주화유공자보상위원회 결정으로 유공자 무상의료보험증이 발급되었지만 곧바로 반납했고 보훈처에 유공자 등록도 하지 않았다. 당시 민주화투쟁은 학생의 당연한 행동이었기에 국가에 공을 세웠다고 대우해달라고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 의원은 유시민이 이해찬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있던 1988년의 국회5·18민주화운동청문회 때는 80년 유시민 진술서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1995년 전두환내란음모사건 고발인 진술서를 작성할 때 비로소 80년 유시민 진술서의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2016년 총선 때는 유시민이 본 의원의 지역구에까지 와서 정의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본 의원을 허위사실로 비방하고 유투브로 낙선운동을 했을 때도 침묵했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 유시민 위원장이 TV연예프로그램을 통해 80년 상황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시키는 것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다. 역사는 후세에 전하는 현 시대의 기록이다. 개인적인 유불리 잣대로 진실을 거짓으로 왜곡하고 거짓을 진실로 위장하는 것은 역사 앞에 누를 범하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입장이 각광을 받는다고 당시 있었던 사실 자체가 달라질 수는 없다. 21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고 이 중 3명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24인 피의자가 된 진실을 감추고 자신의 문재(文才)를 확인하는 집필 계기가 되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유시민씨는 자신의 왜곡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39년 전 자신의 자백 진술서가 검찰이 본 의원을 기소한 핵심 증거였고 자신의 검찰관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로 운동권 선후배들이 고통당하게 된 신군부의 촘촘한 포획망이 되었음을 유시민 이사장은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2019. 4. 22. 국회의원 심 재 철   <참조>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 증거의 요지로 판시된 유시민   공소사실이 100% 유죄로 인용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1,2심 판결문의 증거의 요지로 유시민의 이름이 판시되었다.  증거의 요지 (중략) 검찰관 작성의 한**, 김**, 홍**, 함**, 강**, 김**, 채**, 조**, 조**, 박**, 최**, 금**, 이**, 유시민, 박**, 이**, 조**, 이**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 기재부분.(중략) 등을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김대중, 문**, 이**, 조**, 설*, 서** 및 김**에 대한 판시 각 전과 외 점은 위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각 해당판시 전과에 부합하는 진술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건 판시 사실은 증명이 충분하다. (1심 판결문 160쪽 내지 162쪽)   2. 검찰참고인진술조서를 작성하고 불기소로 풀려난 유시민 유시민은 980년 8월 12일 심재철에 대한 내란음모 피의사건에 대해 검찰관 참고인자격으로 수도군단계엄보통군법회의검찰부에 임의로 진술한 참고인 진술조서 작성후 불기소로 석방되었다. 본 의원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피의자 중 유일하게 김대중씨나 김대중씨 측근에게 금품을 수수했다는 법정 진술을 한 적이 없었으며 이는 공판조서에서도 확인된다. 본인이 수배 중 계엄사 합수부에서 발표한 중간수사결과에서 언급된 백만원 수수는 김대중씨 최측근의 허위자백(김xx씨 검찰 참고인 진술조서)(김xx씨 합수부 진술조서)임이 확인되어 공소사실에 빠졌지만, 유시민은 추가로 김대중씨가 본인에게 20만원을 교부했다는 검찰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불기소로 풀려났다. 유시민: 저는 앞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19:00경 청원중국음식점에 가기위하여 먼저 출발하였기 때문에 잘 모르겠으나 나중에 들으니 김대중이 함석헌과 함께 참석하여 조위금 20만원을 심재철에 교부하고 조사를 하였으며 학생들이 이 ‘김대중만세’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당히 과열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하였습니다.(유시민 검찰 작성의 참고인 진술조서, 1980.8.12)) 1980년 4월 11일 고 김상진 열사 추모식에서 본인이 김대중씨에게 받은 조위금 20만원 자기앞 수표는 다음날 학생회 총무가 은행에 입금후 인출해 농대학생회를 통해 김상진열사 유족에게 전달되었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본인과 김대중씨의 공판조서에도 명백히 명시되어 있다. 본인은 공판중 추도식에서 ‘김상진열사 어머니가 소개되었다’ ‘장례금으로 수령했다고’ 진술했고 김대중씨 역시 ‘유족이 있어서 20만원을 조의금으로’ 줬다고 법정 진술을 한다.(심재철 1심 6차 공판조서 001601-1602쪽)(김대중 1심 14차 공판조서 002364~002365쪽)   3. 서울역 시위 해산과 진군에 대한 유시민 진술의 허구성 유시민의 진술서에는 유시민은 진군을 주장하는 학생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본인이 중립이었고 교문밖 시위를 주장하는 강경파와 복학생들에게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한 온건파 중립이었다고 기술했다. 저는(유시민은) 학생들 지휘할 생각을 포기하고 학생들틈에 섞여있었고(001230쪽)21:30분이 다가오자 초조해졌고 학생들을 해산시킬일이 걱정되었던참에 경찰저지선에서 지휘하시는 분이 서울대 정문에 오시던분이어서 제가 손을 흔들며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고 22:00까지 해산시킬테니까 페퍼포그를 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리자 응낙해주셨고 저는 정확히 22:05에 학생들을 해산시켰습니다.(001232쪽) 5월 15일 12시 심재철의 지시에 따라 5천명이 모인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저는 사회를 보았는데 강경론과 온건론이 대립하여 서로 양보할 기미가 없었으므로 저는 중립을 지켰습니다.(001232쪽) 학생처장 이수성교수는 저에게 ‘자꾸 강경파에게 밀리지 말고 소신껏 학생들의 피를 흘리지말고 활동하라’고 말하였습니다.(001238쪽) 5월 17일 복학생 김병곤이 저를 찾아와 가두시위를 말해 저는 제가 결정할 일도 아니고 심재철에게 이야기해 보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001240쪽)   4. 5월 17일 수배중인 본 의원의 행선지를 합수부에 밝힌 유시민 5월 17일 18시 25분경 이대 쪽에서 익명의 학생이 총학생회장단 검거소식을 알리고 19시 10분경에 학생활동위원장이 전화해 자신은 이대에서 도망쳐왔는데 심재철의 검거소식은 알 수 없다고 말하고(001243쪽), 19:30분경 심재철로부터 무사히 빠져나와 노량진에 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001244쪽)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춘례 서울시의원 “서울시는 찾동방문간호사를 토사구팽하지 말 것”

    서울시의회 김춘례 의원은 지난 17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86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방문건강관리사업’ 종사자(이하 찾동방문간호사)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방청석에는 서울시 내 400여 명의 찾동방문간호사 중 절반에 해당하는 200여 명의 간호사가 참관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시정질문을 지켜보았다. 서울시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노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1997년에 공공근로 방문간호사업을 시작했고, 해당 사업은 2015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찾동 사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 현재까지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본 사업의 핵심인력인 찾동방문간호사들을 기간제 계약직, 무기계약직, 시간선택제임기제 등의 다양한 형태로 고용해 왔고, 이들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각기 다른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 왔다.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찾동방문간호사에게는 행정적 권한을 부여할 수 없어 동행하는 사회복지 공무원의 협조 없이는 자신들이 돌보는 환자의 병적 기록조차 확인할 수 없는 등 현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힘든 상태이다. 업무 환경에 있어서는 에이즈·옴·결핵 등의 전염병 환자,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자, 성폭력 전과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문제 발생 시 대응할 만한 현실적인 대비책은 전무한 상태이다. 임금 체계에 있어서도 찾동 사업을 계획할 당시 공무직 도로보수원과 환경정비원 등의 급여를 기초로 작성한 탓에 간호사 면허를 소지한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부 자치구에서는 간호직 공무원을 방문찾동간호사의 업무에 배정해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원칙’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정을 서울시는 방관하고 있다. 그동안 김 의원은 이를 시정해 줄 것을 서울시에 수차례 요청해 왔으나 예산 부족과 상위법령의 근거 미비 등을 이유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반복해 왔고, 지난 2월에는 전문가와 관련 공무원을 모아 세미나를 열고 수차례 회의를 여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적극적이지 못한 서울시의 자세에 시정질문이라는 강수를 두었다. 김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찾동방문간호사의 업무 권한을 확대해 줄 것 ▲찾동방문간호사의 임금체계를 전문직 종사자에 어울리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재설계해 줄 것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원칙’을 지켜줄 것 ▲찾동방문간호사를 지방별정직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 이상 네 가지 사항을 박 시장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시정질문을 마치며 김 의원은 “‘노동존중특별시’라는 구호가 노동력만 존중할 뿐 사람은 버려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었기를 바란다. 찾동 사업의 공신을 토사구팽해서는 안 된다”며 서울시의 불합리한 고용정책을 꼬집었고 “동일노동·동일임금의 기본 원칙을 요구하는 약자들의 목소리에 기울여 달라”며 박 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김 의원님과 본회의장까지 찾아오신 찾동방문간호사들의 심정을 백퍼센트 공감하며, 찾동방문간호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검토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시정질문을 방청한 한 찾동방문간호사는 “김 의원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박 시장님이 직접 하신 약속을 믿고 기다려 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폭력 전과·조현병 앓는 ‘동네 무법자’… 체포된 뒤 “음해세력 있다” 횡설수설

    폭력 전과·조현병 앓는 ‘동네 무법자’… 체포된 뒤 “음해세력 있다” 횡설수설

    2010년 폭력혐의로 집유 3년·보호관찰 진주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해 관리5명을 살해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진주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모(42)씨는 동네에서 악명 높은 무법자였다. 범행 이후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적인 문제를 겪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안씨는 2010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고 집행유예에 따른 보호관찰형 처분도 함께 받았다. 안씨는 그해 5월 진주시 가좌동에서 승합차를 몰고 가던 중 밖에 있던 20대 남성이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재판부는 안씨가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앓고 있음을 인정했지만 “사물 변별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없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심신상실이 아닌 심신미약을 감형 사유로 판단했다. 안씨는 한 달간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에서 정밀진단을 받았다. 안씨는 출소 이후 방화 장소였던 경남 진주의 15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입주해 혼자 살았다. 정신병력이 있는 데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진주시로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관리받았다. 주로 일용직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안씨는 지난해 말부터 약 2개월간 지역 자활사업장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자활사업장에서 난동을 부린 뒤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당시 사무실에 있던 여직원 등 2명을 폭행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고 폭행 혐의로 입건돼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씨는 자활사업장에서 2개월 동안 10일밖에 출근하지 않았고, 기관 측은 10일분의 일당 약 4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때도 안씨의 조현병 병력을 파악하지 못했다. 안씨는 17일 범행 이후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음해세력이 있다’, ‘임금체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고 피해준다’ 등 횡설수설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안씨가 지방노동관서에 임금체불 등을 신고한 이력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의 잠정적 분석 결과 안씨는 관리되지 않은 중증 정신 문제가 있어 논리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분석됐다”며 “추가로 정신병력과 관련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입수할 수 있는 문건은 모두 입수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조만간 신상공개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안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개가 결정된다면 그 시점은 구속영장 발부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지현 “미투 필요 없는 세상, 다시 내가 꾸는 꿈”

    서지현 “미투 필요 없는 세상, 다시 내가 꾸는 꿈”

    “미투 폭로 1년 검찰 조직 변화 안 느껴져”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알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을 낳은 서지현 검사가 더는 미투 운동이 필요 없게 될 날이 오기를 소망했다. 서 검사는 지난 6일 중국 상하이에서 교민지 상하이저널 주최로 열린 ‘한국의 페미니즘’ 주제의 강연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단지 성별 탓에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미투가 번져 가는 세상이 아니라 미투가 필요 없는 세상이 다시 제가 꾸는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거나 성폭력을 겪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며 “우리 자녀들이 그들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또 “한국에서는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굉장히 과격한 사람이고 여성 우월, 남성 혐오를 얘기하는 것처럼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오해가 사라졌으면 한다”며 “페미니즘은 남녀가 동일하게 같은 권리를 누리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미투 폭로 이후 1년여의 세월이 지나고 가해자인 안태근 전 검사장이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친정’인 검찰 조직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서 검사는 “여전히 가해자나 (검찰 조직의) 누구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직 몸이 좋지 않아 복직 시기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꼭 다시 돌아가 검사로 일하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며 “전과 다름없는 한 명의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중국에서도 대학과 문화계를 중심으로 2년 전부터 미투 운동이 일부 벌어졌으나 당국의 탄압으로 정치 및 사회적으로는 확산하지 못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마약 환각 빠진 재벌 3세들, 성역 없이 수사하라

    ‘버닝썬 사건’으로 서울 강남클럽의 마약오염 실태가 드러나는 가운데 재벌가의 마약 투약 혐의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고농축 신종 대마를 구매한 SK, 현대 등 재벌 3세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영화에 나오는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환각파티가 단순히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SK그룹 3세 최모씨는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현대그룹 3세 정모씨는 한 달 전 외국으로 나가 도피 중이다. 삼성그룹 3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또한 마약류인 프로포폴 남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재벌 3세들의 마약 투약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엄정한 수사나 재판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쉽게 법망을 빠져나갔다. 현대그룹 3세 정씨의 여동생 또한 지난 2012년 대마 흡연 혐의로 기소됐지만 벌금 300만원형에 그쳤다. 또 지난 2015년 남양유업 외손녀 황모씨는 공범 A씨의 판결문을 통해 구체적 필로폰 투약 정황이 밝혀졌지만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황씨는 2011년에도 대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었지만 처벌하지 않은 것이다. 충북 지역 건설업 재력가 2세 이모씨는 자신이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필로폰, 코카인, 엑스터시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지만 2015년 집행유예 4년형에 그쳤다. 한국은 유엔이 정한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 20명이라는 마약청정국 지위 기준을 2016년부터 잃었다. 실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마약이 공공연히 유통되는 현실 탓이다. 그럼에도 재벌가 등 고위층 마약사범에 대한 석연치 않은 수사, 판결이 비일비재하다. ‘물뽕’과 성폭력 등으로 얼룩진 2019년 ‘버닝썬 사건’은 오래전부터 예고된 셈이다. 마약류 유통과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재벌 등 사회지도층에 대해 더욱 철저한 성역 없는 수사와 판결로 법질서를 엄정히 세워야 한다.
  • ‘에이스’ 자부심 어디 갔나… 강남경찰서의 굴욕

    이부진 사장 수사도 서울청 광수대 이첩 전국 255곳, 서울 시내 31곳의 경찰서 가운데 뜨거운 사건을 자주 맡아 일선 경찰서의 상징 같았던 강남경찰서의 위상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성년자 출입 등 클럽 버닝썬 관련 각종 사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를 잃은 뒤 굵직한 수사는 모조리 빼앗기고 있다. 경찰 조직 내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가졌던 강남 경찰들도 사기가 꺾인 모습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강남서가 맡았던 주요 사건들이 줄줄이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강남서는 지난 21일 이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고 보건소와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당일 서울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사건을 가져가 모양이 빠졌다. 버닝썬 사건 탓에 강남서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보고 상부가 내린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가 사건을 맡으면 수사 결과나 진행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수사 신뢰를 높이는 차원이기도 하고, 이부진 사장 건은 유명인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광수대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남서가 단서를 잡은 유명 클럽 아레나의 공무원 유착 의혹도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맡기로 했다. 강남서는 이 클럽 실소유주 강모씨의 탈세 혐의를 수사하던 중 소방·구청 공무원에게 돈을 준 정황이 담긴 장부를 확보했다. 앞서 광수대는 강남서가 수사 중이던 버닝썬 내 폭력사건도 이첩받아 수사하고 있다. 강남서의 굴욕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현직 경찰은 모두 5명인데 이 가운데 4명이 강남서에 근무 중이거나 근무 경력이 있다.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무마 사건을 맡았던 김모 경위는 현재 강남서 소속이고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34)씨 등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윤모(49) 총경은 2015년 강남서에서 생활안전과장을 맡았다. 버닝썬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 강남서 경찰들이 대폭 물갈이될 가능성이 있다. 전례도 있다. 2011년 ‘룸살롱 황제’ 이경백(47)씨가 강남서 직원 등에게 뇌물을 줬다가 발각되자 이 경찰서 과장급 이상 간부 14명 중 10명이 교체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부 경찰관들이 ‘유착비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각성하도록 감찰은 물론 종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에이스’ 자부심 어디 갔나…강남경찰서의 굴욕

    ‘에이스’ 자부심 어디 갔나…강남경찰서의 굴욕

    버닝썬 사건 입건 5명 중 4명 전·현직 근무이부진 사장 수사도 서울청 광수대 이첩전국 255곳, 서울 시내 31곳의 경찰서 가운데 뜨거운 사건을 자주 맡아 일선 경찰서의 상징 같았던 강남경찰서의 위상이 휘청거리고 있다. 미성년자 출입 등 클럽 버닝썬 관련 각종 사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를 잃은 뒤 굵직한 수사는 모조리 빼앗기고 있다. 경찰 조직 내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가졌던 강남 경찰들도 사기가 꺾인 모습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강남서가 맡았던 주요 사건들이 줄줄이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강남서는 지난 21일 이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고 보건소와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당일 서울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사건을 가져가 모양이 빠졌다. 버닝썬 사건 탓에 강남서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보고 상부가 내린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가 사건을 맡으면 수사 결과나 진행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수사 신뢰를 높이는 차원이기도 하고, 이부진 사장 건은 유명인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광수대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남서가 단서를 잡은 유명 클럽 아레나의 공무원 유착 의혹도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맡기로 했다. 강남서는 이 클럽 실소유주 강모씨의 탈세 혐의를 수사하던 중 소방·구청 공무원에게 돈을 준 정황이 담긴 장부를 확보했다. 앞서 광수대는 강남서가 수사 중이던 버닝썬 내 폭력사건도 이첩받아 수사하고 있다. 강남서의 굴욕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현직 경찰은 모두 5명인데 이 가운데 4명이 강남서에 근무 중이거나 근무 경력이 있다.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무마 사건을 맡았던 김모 경위는 현재 강남서 소속이고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34)씨 등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윤모(49) 총경은 2015년 강남서에서 생활안전과장을 맡았다. 버닝썬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 강남서 경찰들이 대폭 물갈이될 가능성이 있다. 전례도 있다. 2011년 ‘룸살롱 황제’ 이경백(47)씨가 강남서 직원 등에게 뇌물을 줬다가 발각되자 이 경찰서 과장급 이상 간부 14명 중 10명이 교체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부 경찰관들이 ‘유착비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각성하도록 감찰은 물론 종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병역거부 무죄, 대체복무 현실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아요”

    “병역거부 무죄, 대체복무 현실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아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최종 무죄 취지 판결까지, 지난해는 병역거부자들에게 변화의 순간이었다. 변호사로서는 처음으로 병역법 위반 혐의로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백종건(35) 법무법인 위 변호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백 변호사는 2011년부터 무료로 200여명의 병역거부자들을 변호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병역거부로 교도소에 수감된 것을 직접 목격한 그에게 병역거부 문제 해결은 평생의 숙제였다. 결국 본인도 법무관을 거부하고 교도소를 택했고, 변호사 자격도 박탈당했다. 출소 이후 그는 변호사로 재등록하려 했으나 두 차례나 거부당했다. 그러다 병역거부에 대한 국가적 인식이 바뀌었다. 백 변호사는 지난 1월 세 번째 도전 끝에 변호사 재등록을 결정받았다. 지난 21일 서울신문이 만난 백 변호사는 이제 막 새로운 법무법인에 들어온, 열정 넘치는 중고 새내기 변호사였다. 그는 병역거부가 더는 ‘죄’가 아니게 됐음에도 여전히 ‘불이익’은 남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처음 변호사 자격증을 받았을 때와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였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병역거부 문제에 관해선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습니다. 처음 변호사로 병역거부 사건을 대리하던 2011년 당시에는 어떻게든 하급심 법원을 설득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구해 볼 수 있는 위헌제청 결정이나 무죄 판결을 받아 보려고 노력했죠. 또 유죄 판결이 불가피하다면 법정구속을 피하고 불구속 상태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습니다.” -당시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을 피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들었는데요. “이례적이었죠. 하지만 200여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변호하면서 재판부에 항상 법정구속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사례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구속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논리로 재판부를 설득했나요. “법정구속 이유는 대개 실형이 선고되면 도주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병역거부자들은 전과도 전혀 없고, 대부분 주거도 일정할 뿐만 아니라 따로 인멸할 증거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병역거부자들에겐 일관되게 1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되는데, 이는 죄가 중하기 때문이 아니라 병역법 시행령상 1년 6개월 이상을 선고받지 않으면 다시 수감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설명하니 70~80% 이상은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구속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법정구속을 피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구속 재판의 경우 심급별로 구속 기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판결 선고가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는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장기간 심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로 상급심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불구속 관행이 굳어진 이후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첫 무죄 판결이 나오기까지 100여건의 사건이 불구속 상태로 계류돼 있었습니다. 구속기간 제한 없이 심리하다 보니 사례가 쌓이고 쌓여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헌재 결정과 대법원 판결을 들었을 때 어떤 심경이셨나요. “평생 염원했던 변화들이 불과 반년 정도 만에 모두 이뤄진 것 같아서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듯한 느낌도 들었죠. 더는 병역거부가 ‘죄’가 아니게 바뀌었고, ‘대체복무제’가 ‘이상’이 아닌 ‘현실’인 세상에서 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후에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해서, 그리고 남아 있는 병역거부자 재판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쟁점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논의가 이어져서 합리적인 결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3·1절 특사 대상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되도록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국 제외됐습니다. “많이 아쉬웠습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죄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여전히 법적·사회적 불이익은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과자는 5년간 공무원·교사 임용, 금융업 종사, 각종 시험 응시 등에서 제한됩니다. 이처럼 법적 평가와 사회적 신분이 불일치하는 것을 바로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부에서도 대체복무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사면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음 사면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되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양심적 병역거부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어떻게 해야 사회적 인식이 바뀔 수 있을까요. “군 복무가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형평성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이 가능한지 의문을 가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군 복무하는 장병들의 복지와 보상,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대체복무제를 열악하게 도입해 군 복무까지 하향평준화시킬 것이 아니라요.” -정부에서 추진하는 대체복무제의 미흡한 점은 무엇인지요. “국민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감독하고, 편의를 느낄 수 있는 요양병원 근무나 간병 활동이 도입됐으면 싶었습니다. 대만처럼 말이죠. 몸이 힘들더라도 국가 공익에 기여하고, 대체복무자의 선의를 국민들이 알 수 있으면 더 진정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도입 확정된) 교도소 근무는 외부랑 차단되어 있으니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지 않잖아요.” -교도소 근무가 어렵지는 않을까요. “과거에도 교도소 입장에서 복역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저런 업무들을 맡겨 왔기 때문에 일 자체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환자들을 돌보는 간병, 외부물품을 관리하는 영치, 그리고 교도관 업무를 돕는 보안 등에 대부분 투입됐죠. 영치 업무를 하면서 교도소 내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담배를 많이 접할 수 있는데, 병역거부자들은 대부분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으니 훔쳐갈 일도 없죠. 특히 보안 업무는 교도소 외부에 나가서 청소하기도 하는데, 병역거부자들은 도망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자유롭게 청소시키는 편이죠.” -최근 종교인이 아닌 사람도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된 바 있습니다. 헌법상 양심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양심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단순히 군 복무가 싫거나 힘들어서가 아니라, 군 복무를 이행할 경우 인간의 존엄이 무너질 정도로 양심의 가책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운 대체복무를 이행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보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의미에 부합할 것입니다.” -최근 검찰에서 1인칭 슈팅 게임 등의 접속 기록까지 살펴보며 양심적 병역거부가 맞는지 판단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외국의 경우 폭력 전과나 총기 소지 허가 신청 여부를 병역거부의 간접 증거로 검토하곤 합니다. 검찰도 이에 따라서 일부 폭력적인 게임을 하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일부 1인칭 슈팅 게임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내세우는 자신의 신념에 관한 소명과 모순된다고 판단된다면, 검찰이 충분히 간접 증거들 중 하나로 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하나만으로 양심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병역거부자도 특정 게임을 했다면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고 법원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앞으로 어떠한 삶을 생각하고 있는지요. “병역거부는 제가 평생에 걸쳐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 그 해결만을 바라보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기대보다 빨리 해결돼서 큰 산을 넘은 기분입니다. 그동안 많은 분이 도와주셨지만, 특히 판사분들이 감사합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에서 보듯이 판사들이 상급심 판단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은데도 법정구속을 면해 주거나 무죄를 선고하는 등 소신 있는 판결을 내려 주었죠. 저도 신념을 가지고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언제든지 희생하고 싶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불리한 증언에 앙심 품고 똑 폭력 휘두른 60대 실형

    60대가 재판에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에게 폭력을 휘둘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김주옥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2)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30일 오전 10시 50분쯤 울산의 도로변에서 B(64)씨에게 “내가 C씨를 때리는 것을 봤느냐. 너 때문에 징역 살았다”고 말하며 가슴을 밀어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과거 C씨를 폭행한 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때 B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B씨를 폭행해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에도 A씨는 B씨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가 다시 범행을 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 전과가 매우 많고, 동종 누범 기간에 다시 범행해 동기가 불량하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찾아볼 수 없어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몰카 1회도 179회도 집행유예… 처벌 기준이 없다

    몰카 1회도 179회도 집행유예… 처벌 기준이 없다

    불법 영상물 유포도 형량 큰 차이 없어 “인생 좌우할 범죄… 양형기준 마련을”여성의 신체를 1회 불법 촬영한 피고인이나 100회가 넘게 촬영한 피고인, 촬영에 그치지 않고 이를 인터넷에 유포한 피고인의 형량이 모두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 대한 법정형(현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강화하거나 대법원이 양형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전국 각급 법원의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관련 확정 판결 13건을 분석한 결과, 초범이고 범행 횟수가 한 번에 그친 경우에도 법원은 대체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016년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몰카 범죄를 저지른 10명 중 7명이 벌금형을 받는다고 지적했는데, 이번에는 13건 가운데 1건이 벌금형이고 나머지는 모두 집행유예가 선고돼 다소 강화된 면모를 보였다. 대전지법은 버스정류장에서 한 여성이 상체를 숙이자 그 앞에 서서 피해자의 상의 속 가슴 부위를 1회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여성 손님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을 1회 촬영한 종업원 A씨에게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문제는 동종 전과가 있거나 범행 횟수가 많아도 비슷한 수준의 집행유예가 내려졌다는 점이다. 부산지법에서는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지하철역 계단 등에서 무려 179회에 걸쳐 여성들의 신체를 촬영한 J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종 범행으로 3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촬영물이 담긴 외장 하드디스크를 자진 제출한 점이 고려됐다. 엘리베이터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하는 등 총 9회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씨도 동종 범행으로 기소유예 전력이 있었지만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불법 촬영물을 타인에게 유포하는 경우에도 형량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는 자신과 한 여성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게시한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장흥지원에서는 자신의 후배가 연인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동영상으로 촬영해 제3자에게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D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반영됐다. 판사 시절 성범죄 전담 재판부 경력이 있는 한 변호사는 “촬영물이 유포될 경우 피해자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인데 절도나 상해죄보다도 법정형이 높지 않은 것은 문제”라면서 “법정형을 올리거나, 단순 촬영이 아닌 유포 행위는 따로 강하게 처벌하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사건 경중에 상관없이 비슷한 양형이 나왔다는 건 의외”라면서 “최근 들어 문제가 된 신종 범죄이기 때문에 양형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커지는 양극화·외국 이주민 혐오… 한국도 ‘외로운 늑대’ 주의보

    커지는 양극화·외국 이주민 혐오… 한국도 ‘외로운 늑대’ 주의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 있는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 사건은 계획적인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다. 용의자들은 테러리스트 워치리스트(테러 위험인물 명단)엔 없었다”고 밝혀 충격을 준다. 뉴질랜드는 한국과 함께 ‘테러 청정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국제 관계 비영리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테러리즘 인덱스’(GTI)에 따르면 한국과 뉴질랜드의 테러 영향력은 0.286점(10점 만점)으로 ‘매우 낮음’ 수준이다. 전체 163개국 중 공동 114위다. 이번 뉴질랜드 총격 테러는 테러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한국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사회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자생적 테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발달한 인공지능·로봇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테러리즘의 가능성도 떠오른다. 서울신문은 18일 한국 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테러리즘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재난 테러리즘 ●정치적 폭력에서 무차별적 학살로 테러리즘은 인간이 ‘계획한’ 재난이다. 일반적인 자연·사회 재난과는 결이 다르다. 특수한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도가 담겼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8~2017년) 세계 각국에서 3만 427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11만 1103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인명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진다. 2017년엔 1978건의 테러가 발생해 8299명이 사망했다. 테러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가 각각 가장 많았던 해는 2013년(4096건)과 2015년(1만 7329명)이다. 초창기 테러리즘은 정치적 성격이 강했다. 테러의 대상과 목표가 명확했다. 살상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모도 크지 않았다. 정치적 요구 사항만 쟁취하면 테러는 성공한 것이었다. 정치학적인 의미로 테러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보수주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1729~1797)다. 프랑스혁명(1789~1794)을 분석한 버크는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등 당시 나타났던 여러 유형의 폭력을 테러리즘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테러리즘은 관점에 따라 정치적 대의를 위한다는 나름의 정당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엔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날 테러리스트들은 추상적인 목적을 내세우며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학살도 서슴지 않는다. 마치 살상 그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테러의 개념이 정치적 폭력에서 무차별적 학살로 바뀐 결정적인 계기는 ‘9·11테러’다. 2011년 9월 11일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민간 항공기 4대를 납치해 미국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에 있는 미 국방부(펜타곤)에 자살 테러를 감행했다. 납치된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266명을 비롯해 인명 피해만 3500명이 넘는다. 사상자 수도 엄청났지만 무엇보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심장부가 테러 조직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이 충격을 줬다. 테러의 대상이 일부 정치 세력이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인들은 경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1년 1373호 결의에서 테러리즘을 ‘민간인을 상대로 사망·중상을 입히거나 인질로 잡는 등의 행위로 특정 집단에 공포를 야기해 대중이나 정부, 국제조직에 특정 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의도를 가진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제 테러 조직 소탕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9·11테러의 원흉으로 지목된 빈라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1년 사살됐다. 빈라덴은 죽었지만 아직도 세계 각국에선 테러리즘이 끊이지 않고 있다.첨단기술 활용 ●4차 산업혁명, 테러리즘 위협 커져 기술의 발달로 테러리즘도 진화하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사이버테러는 첩보 영화의 단골 소재다. 그만큼 대중에게도 익숙하다.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항공·철도·통신 등 국가 기간산업을 장악할 수 있다. 의자에서 움직이지 않고 순식간에 국가 기능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것이다. 전자기파(EMP)로 전력 공급을 차단하거나 용량이 큰 데이터를 마구잡이로 전송해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온라인 폭탄 등은 이미 잘 알려진 수법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방송사와 농협 등 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됐던 ‘3·20 사이버테러’가 있다. 방송사 직원들은 회사 내부망 접속이 차단됐고, 은행들은 창구를 비롯한 모든 거래가 중단됐던 초유의 사태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내부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 주소(IP)가 백신 소프트웨어 배포 관리 서버에 접속해 악성 파일을 뿌린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해커들만 쓰는 악성 코드의 흔적을 미뤄 봤을 때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초연결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전에 없던 테러리즘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연결은 더욱 촘촘해졌다. 새로운 방식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돼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낙관론자들은 내다본다. 하지만 이런 초연결사회의 허점을 노린 새로운 형태의 테러리즘이 파고들 여지도 크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됐기 때문에 간단한 공격만으로도 연쇄 작용이 일어나 사회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테러 조직이 사이버공간을 조직 선전과 확대의 수단으로 삼는 것 역시 초연결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2016년 3월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슈퍼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은 인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인공지능이 빠른 속도로 발달해 언젠가는 인류를 지배할 거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진화하면서 인류를 제압하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테러 조직이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경고한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뇌파를 분석해 인간의 뇌를 해킹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숫자를 본 사람들의 뇌 반응을 분석해 은행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데 성공한 실험도 있다. 음파를 분석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위조해 보이스피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김 교수는 경고했다.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는 미래 로봇산업의 명암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로봇 슈트를 장착한 주인공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는 정의의 사도로 악당을 무찌른다. 하지만 아이언맨이 상대하는 악당들 역시 첨단 기술을 동원한 로봇 슈트를 장착해 시민들을 위협한다. 앞으로 로봇을 활용한 테러리즘도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일부 정부와 군수업체들은 로봇병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최첨단 무인 로봇 공격기인 ‘리퍼’와 ‘프레데터’ 등을 배치했다. 로봇 전문가인 노엘 샤키 영국 셰필드대 명예교수는 “로봇 제작 비용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무인 로봇병기를 만드는 데 그렇게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생적 테러 ●한국 사회 고용 참사와 저성장의 늪 한국은 비교적 테러로부터 안전한 국가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인에 대한 테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얀마 아웅산 테러(1983), 칼(KAL)기 폭파 사건(1987), 이라크 김선일씨 피살 사건(2004), 샘물교회 탈레반 피랍 사건(2007) 등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국내에선 2008년 7월 탈레반 연계 세력의 불법 활동이 적발됐고, 지하드(성전)를 선동하는 이슬람인이 포착되기도 했다. 2009년 8월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거점 지역인 ‘칸다하르’로 마약 원료 물질을 밀수출하던 일당이 국내에서 검거되기도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2015년 11월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하는 세계 동맹국’이라면서 자신들이 테러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정한 60개국 중엔 한국도 포함됐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월 ‘IS·알카에다 관련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내 알카에다 계열 무장조직의 우즈베키스탄인 다수가 터키를 거쳐 한국으로 가게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엔 “한국에 있는 일부 우즈베크 이주 노동자들이 급진화됐으며 시리아 아랍공화국으로 향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쓰였다. 이 외에도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터졌던 연평도 포격 사건(2010) 등 무력 도발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테러방지법은 2016년 제정됐다. 숱한 진통을 겪었다. 법에서 정의하는 테러의 개념이 모호해 시민들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테러 위험 인물 관련 정보 수집 행위가 자칫 민간인 사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테러방지법의 주요 내용은 대테러 활동을 총괄·조정할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센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테러 예방·대응을 위해 관계 부처가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들었다. 테러로 발생한 사망·부상자에 대한 위로금, 재산 피해 복구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국은 최근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용 악화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우발적인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특수한 목표를 가지고 조직된 테러단체가 아니라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이른바 ‘외로운 늑대’다. 외로운 늑대는 테러의 방법 등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만큼 예방도 어렵다. 최근 증가하는 외국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피해 의식 역시 자생적 테러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다양한 형태의 불만 세력과 사회 반체제 세력들이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불만을 테러로 강력하게 표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경찰의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민간 경비업체와의 협력도 늘려야 한다”면서 “평소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민방위훈련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희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공개된 정보를 활용해 테러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SNS에서 사진이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얼굴인식 기술로 용의자를 추적·검거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공보 활동으로 유언비어가 퍼지는 것을 차단해 혼란과 공포를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테러 피해자들이 무사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범위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승리·정준영’ 카톡방 언급 총경 “조직에 누 끼쳐” 조사 뒤 귀가

    ‘승리·정준영’ 카톡방 언급 총경 “조직에 누 끼쳐” 조사 뒤 귀가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 등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등장한 경찰 고위직으로 지목돼 유착 의혹을 받는 총경급 인사가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본청(경찰청) 소속 A 총경은 15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후 11시 30분쯤 귀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사를 마친 뒤 흰색 마스크를 쓰고 나온 A 총경은 ‘수사를 무마해 준 적 있느냐’, ‘윗선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직에 누를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준영은 모른다.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라면서 서둘러 택시를 타고 떠났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후 그는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어떤 기자분이 상부에서 내 선에서 끝내라는 지시를 받고 왔느냐는 아주 듣기 거북하고 반박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을 했다”면서 “결코 그런 일이 없다는 점만은 밝혀 드리겠다”고 했다. 경찰은 A 총경을 상대로 승리·정준영 등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이들이 연루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 있는지 사실 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승리와 정준영,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클럽 버닝썬 직원 김모씨 등을 불러 이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토대로 경찰 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A 총경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총경과 이들 연예인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씨로부터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이 총경급 인사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경은 일선 경찰서 서장급으로 흔히 ‘경찰의 꽃’으로 불린다.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2016년 7월쯤 경찰 고위 인사가 이들의 각종 민원과 범죄 행위를 비호해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케 할 만한 이야기가 오간 것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이들의 대화방에서 한 참여자가 ‘옆 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승리를 비롯한 이 대화방 참여자들은 서울 강남에 술집을 차리고 동업을 한 적이 있다. 다만 대화 내용에 구체적인 업소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또 이 대화방에서는 자신들의 업소에 대한 단속이 우려되자 유씨가 ‘경찰총장’에게 부탁해 해결됐다는 식의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는 ‘경찰총장’이라는 직위는 없다. 경찰 최고 총수의 공식 명칭은 ‘경찰청장’이다. 대화 참여자들이 경찰 직위에 대해 잘 몰랐거나 잘못 적은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면서 경찰 고위직이 이들을 비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대화 내용 제보자 및 신고자가 경찰이 아닌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것도 이 사건에 경찰 고위층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경찰총장’이라는 표현을 쓴 것과 관련, 유씨와 김씨 등은 마치 자신들이 최고위직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이 같은 단어를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맥 과시를 위해 과장되게 말했다는 것이다. A 총경은 2015년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총경으로 승진한 그는 이듬해 청와대에 파견돼 민정수석실에서도 근무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 최고위층이 총경급 인사를 내세워 ‘꼬리 자르기’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A 총경이 언론에 직접 메시지를 보내 해당 의혹을 직접 반박한 것이다. 한편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29)의 음주운전 사건 언론 보도 무마에도 경찰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 대화방에서는 최종훈이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으나 사건이 보도되지 않고 송치됐으며, 이 시점에 최종훈이 경찰서 팀장으로부터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등의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훈은 16일 불법 동영상 유포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 조사를 받는다. 최종훈은 승리와 정준영 등이 함께 있는 대화방에서 불법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를 받고 있다. 앞서 한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최종훈은 이번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은 최종훈을 상대로 음주운전 보도 무마 과정에서의 경찰 유착 의혹도 함께 물을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외국대학 국내 캠퍼스에도 성범죄 전과자 교수임용 금지된다

    외국대학이 국내에 세운 캠퍼스에도 성범죄 전과자 교수임용이 금지된다. 지금까지는 관련 규정이 미비해 성범죄 전과자가 교수로 임용된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외국대학 국내캠퍼스(외국교육기관)에도 국내대학과 마찬가지로 교육공무원법상 교원 자격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ㆍ운영에 관한 특별법’(외국교육기관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르면 다음주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된다. 국·공립대와 사립대에는 성범죄 전과자를 교수로 임용할 수 없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국·공립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성범죄자를 교원으로 임용할 수 없으며, 사립대들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외국대학의 국내캠퍼스는 외국교육기관법에 교원 자격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교육부는 외국대학 국내캠퍼스도 국·공립대 및 사립대와 같은 교원 자격 기준을 적용받도록 법 개정에 나섰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연구실 등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전 고려대 교수가 한국뉴욕주립대 학장으로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한국뉴욕주립대에 기관경고를 내리고 관련자에 대한 적절한 조처를 요구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독] 한체대, 돌연 빙상장 대관 중단…빙상꿈나무들 “훈련장 잃었어요”

    [단독] 한체대, 돌연 빙상장 대관 중단…빙상꿈나무들 “훈련장 잃었어요”

    빙상장을 특정인에게 부정하게 대관한 것으로 드러난 한국체육대학교가 내달부터 빙상장의 대관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체대 빙상장에서 훈련을 해온 학생 선수들은 “다른 빙상장으로 옮기기 힘들다”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빙상 적폐’를 해결하겠다면서 정작 빙상 꿈나무들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체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내달부터 초·중·고 학생선수들과 지도자로 구성된 사설 강습단체에 해오던 빙상장 대관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체대 빙상장에서 훈련해온 학생선수들과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한체대 실내빙상장 대관 정상화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들을 “한체대 실내빙상장에서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초·중·고 학생선수 300명과 학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한체대가 내달부터 빙상장 대관을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을 학생선수들과 학부모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체대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조사 및 감사를 통해 빙상장을 특정인에게 부정하게 대관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체육학과 전 조교 A씨는 빙상장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전명규 한체대 교수(전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의 수업시간에 자신이 개인 지도하는 고교생들을 데리고 빙상훈련을 했으며, 빙상장과 관련 없는 평생교육원 강사가 타인 명의로 대관하는가 하면 민간인 2명도 사문서를 위조해 빙상장을 대관하고 사설 강의를 했다. 교육부는 당시 빙상장 관리를 맡은 한체대 평생교육원 원장이었던 전 교수가 국립대인 한체대의 빙상장을 ‘사유화’한 것으로 보고 한체대에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또 올해 초 불거진 ‘빙상계 성폭력’과 빙상장 부정 대관 등을 묶어 지난 2월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한체대 관계자는 “지난해 불거진 (부정 대관)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을 개선하고자 빙상장 대관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선수들과 학부모들은 “다른 빙상장을 찾기 힘들다”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들은 국민청원에서 “학생선수들은 매일 오전과 저녁, 2차례 하는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는 바쁜 생활 탓에 빙상장 인근으로 전학을 하거나 가족 모두가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제빙상연맹이 권고하는 부상방지 펜스가 갖춰진 곳은 국내에 강릉 아이스아레나와 한체대 빙상장 뿐”이라면서 “하루아침에 원거리의 다른 빙상장으로 이동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누구나 이용할 권리가 있는 국가 체육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해왔던 문제를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체대 관계자는 “학생선수들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기는 남미] 세계서 가장 치안 불안한 국가 2위는 베네수엘라, 1위는?

    [여기는 남미] 세계서 가장 치안 불안한 국가 2위는 베네수엘라, 1위는?

    세계에서 치안이 불안한 도시가 가장 많이 집중돼 있는 국가는 어는 곳일까? 멕시코가 브라질을 밀어내고 '폭력랭킹'에서 굴욕의 1위에 올랐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치안까지 불안해진 베네수엘라가 치고 올라오면서 브라질은 3위로 밀려났다. 이는 멕시코의 비정부기구(NGO) '안전과 사법정의를 위한 시민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다. 보고서는 세계 50개 도시의 살인사건 발생률을 조사, '가장 폭력적인 10대 주요 도시'의 순위를 매겼다. 10대 도시 중 5개 도시의 이름이 오른 멕시코가 불명예 1위였다. 2위는 베네수엘라(3개 도시). 3위는 브라질(2개 도시)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는 멕시코 북부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였다. 티후아나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38.26명으로 세계 최고였다. 2위는 아카풀코(멕시코). 3위는 카라카스(베네수엘라), 4위는 빅토리아(멕시코), 5위는 후아레스(멕시코)였다 이어 6위 이라푸아토(멕시코), 7위 과야나(베네수엘라), 8위 나탈(브라질), 9위 포르탈레자(브라질), 10위 볼리바르(베네수엘라) 순이었다. 시민위원회 측은 "마약카르텔 간 세력 다툼이 강력한 곳일수록 도시는 폭력적으로 변해간다"면서 멕시코 도시가 상위권에 대거 오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위에 오른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의 경우엔 통계의 불확실성이 특징이었다. 시민위원회는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무정부상태에 빠졌다"면서 "정학한 살인사건 피해자의 수를 집계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인구 30만 명 이상인 세계 주요 도시의 살인사건 발생률을 비교해 순위를 매기는 식으로 진행됐다. 순위의 범위를 확대해도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불안한 도시가 집중해 있는 국가는 멕시코였다.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50대 도시 가운데 15개 도시가 멕시코 도시였다. 시민위원회는 "불법에 대한 대응이 엉성할수록 치안은 불안해진다"면서 범죄 응징의 의지가 순위에서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지켜봐라, 일본아…피해자 없는 싸움 더 큰 울림될테니

    지켜봐라, 일본아…피해자 없는 싸움 더 큰 울림될테니

    최대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중 우리 정부에 공식 등록된 이는 모두 240명이었다. 이 중 생존자는 22명뿐이다. 올해만 벌써 3명이 별세했다. 28년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에 놓인 할머니들의 자리는 요즘 부쩍 비어 있다. 할머니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뜨며 생긴 변화다. 일각에선 ‘피해자 없는 위안부운동’이 힘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위안부운동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월 타계한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할머니들의 빈자리는 이제까지 할머니들과 함께해 온 활동가들과 미래 세대가 채워가고 있다. 그들은 “피해자 없는 싸움도 이미 준비됐다”고 말한다. 죽은 이들의 역사를 함께 부둥켜 안고 하는 싸움은 더 강한 메시지로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지난 6일 서울신문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과 이태준 국민대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세움’ 대표를 만났다. 윤 이사장은 오랜 시간 할머니들의 곁을 지켜왔고, 이 대표는 학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해 20여명의 학우들과 활동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김 할머니가 28년간 뿌린 씨앗이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 발자취를 따라 걷는 ‘후발주자’ 이 대표에게는 미래에 대한 진중한 고민이 엿보였다. 이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물었다. 우선 두 사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했다. 윤미향(이하 윤) “어쩌면 대한민국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것, 그 자체가 계기죠. 원래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신문 기사로 접하고 충격 받았죠. 그들의 고통을 몰랐다는 반성을 했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간사에 자원했죠.” 이태준(이하 이) “제 경우엔 좀 늦은 시기라 부끄럽습니다. 2015년 겨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때서야 이 문제를 마주했죠. 당시 수요집회 때 김복동 할머니가 ‘수백억원을 줘도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할 수 없다’고 하셨죠. 비록 남성이지만, ‘우리 엄마였다면, 또 할머니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이 맴돌았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시작으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1991년에서야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처음 공론화됐다. 그전까진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을만 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 한 예로 김학순 할머니 고백 이후 피해 증언을 받기 위해 개설한 전화엔 할머니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절을 잃은 게 무슨 자랑이라고 말하고 다니느냐’는 비난이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나왔다.할머니들은 더 절박하게 사회에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문제는 진전과 답보를 오가다 결국 제자리를 맴돌았다. 한일합의는 대표적 예다. 2015년 12월 28일, 일본 정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해 일본 정부 예산으로 10억엔(약 100억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이뤄지지 않는 등 성과보다 문제점이 더 많았다. 할머니들은 합의 파기를 요구했고, 결국 화해치유재단도 해산됐다. 윤 “한일합의가 미친 영향이 컸어요. 한일합의 직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말했죠. 솔직히 안심했었어요. 하지만 그 합의 이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비정부기구(NGO)는 정부와 독립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걸. 대중의 인식도 변했어요. 피해자들의 절규와 상반된 정부의 모습을 통해 ‘이제 더이상 피해자만의 문제는 아니구나’ 깨달았죠. 각 지역에 소녀상들이 세워지는 등 역동적 활동들이 생겨난 것도 그 즈음입니다. 이 “우리도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소녀상을 학내에 세우려 하는 겁니다. 한 친구가 ‘소녀상은 고통을 듣고 싸우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상징’이라면서 ‘소녀상으로 (학우들이) 할머니의 삶과 온기를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세움’은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학생들 손으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준비했고 성금도 모아왔다.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5일부터 받은 서명에는 3일 만에 1900여명의 학우가 참여했다.윤 “소녀상은 할머니들을 대신하는 존재입니다. 다만 소녀상으로만 활동이 끝나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어요. 소녀상을 세운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이 “윤 이사장님 말씀에 공감해요. 우리(세움)도 그 부분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끼리 ‘위안부 문제 해결뿐 아니라 강제징용이나 징병, 독립운동가 등 아직 청산되지 않은 친일 문제까지 폭넓게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공감대를 이뤘어요. 하지만 당면 과제는 소녀상을 국민대생의 손으로 제대로 건립하는 것이죠.” 윤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는 건 위안부 문제를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처음 위안부운동을 정치적이라고 말한 건 일본 정부였어요.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정치적 문제가 아닙니다. 보편적인 여성 인권의 문제죠.” 이 “사실 학교의 반대보다 학생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때 더 뼈 아픕니다. ‘순도 100%’ 학생들이 주체가 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10대부터 소녀상을 세우기 위한 활동이나 기념 제품을 제작해 성금을 했던 학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윤 “나 또한 청소년들을 통해 우리 운동의 미래를 봅니다. 인권·평화 감수성이 뛰어나더라고요. 내가 강연을 나갔다가 배워올 정도입니다. 우리 세대들은 피해자에게 오히려 책임을 묻는 시대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백한 김학순 할머니를 보고 자랐습니다. 일종의 ‘미투’인 셈이죠. 이 ‘미투’를 ‘위드유’로 만든 건 김복동 할머니의 삶이었습니다. 미래 세대들은 그런 김복동 할머니를 보고 자랐죠. 내가 미래 세대에 기대를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가 역사왜곡’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 맞서기 위해선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뒷받침할 문서 등 탄탄한 자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 연구를 이끌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위탁해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를 세우려 했지만 3개월여 만에 초대 소장이 물러나는 등 파행을 빚은 뒤 사실상 활동을 멈췄다. 민간단체 활동에도 한계가 있다. 단적인 예는 얼마 전 불거진 곽예남 할머니의 양녀 사건이다. ‘봉침 목사’로 알려진 한 목사가 곽 할머니의 수양딸이 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곽 할머니를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간단체에 권리는 없고, 책임과 의무만 지워진 게 아닌가 고민이 됐다”던 윤 이사장의 말처럼 정부가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틈을 타 선의가 아닌 다른 의도가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존재 자체로 묵직한 울림을 주던 할머니들마저 다 세상을 떠난다면 위안부운동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이 “저 역시 할머니들이 없는 위안부운동을 떠올리면 먹먹해져요. 일본 정부의 사죄도 받아야 하고 아직 싸울 날이 많은데 할머니들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스스로 반성도 하고요.” 윤 “이건 피해자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 같아요. 우리 곁에 육체적으로 없다고 해서 모든 것이 사라지나요? 그렇지 않죠. 피해자는 없지만 김복동의 정신은 살아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정의연)는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전쟁 성폭력, 여성 인권 등 좀더 보편적이고 글로벌한 이슈로 확장시켜 나가는 데에서 답을 찾았죠. (내전 때 성폭력을 겪었던) 우간다 여성들은 김복동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릅니다. 할머니들을 보면서 희망을 얻었다고 이야기해요. 연대하며 우리의 문제의식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죠. 할머니는 스스로 노력했고, 세계로부터 영웅이라는 칭송을 받으셨습니다. 연대한 세계인들도 일본을 함께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된 게 없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린 이미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김복동 할머니께서 눈 감으시기 전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 뭔지 아세요? ‘우리가 이겼어’ 였어요.” ‘우리가 이겼다’는 할머니의 말은 곁을 오랜 시간 지킨 활동가들에게 큰 힘이 됐다. 남은 할머니들이 편히 눈을 감으실 때까지, 그 이후에도 할머니들이 쌓아온 인권과 평화에 대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살아나갈 땅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주권이 없었던 식민 시대, 침략 속에서 유린된 평화를 떠올리죠.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를 살아나가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윤 “이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스스로 명예회복의 주체가 되는 것과 피해자 인권 감수성이 있는 사회가 되는 것, 그리고 가해자가 제대로 책임지는 것, 이 세 가지를 다 이뤄야 해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무지개처럼 멀리 느껴지죠. 하지만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이미 사회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음을 느껴요. 그 자체로 우리의 걸음들은 가치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걸어갈 거예요.”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文정부 2기 내각 관심사는 ‘성과’… 전문가·실무형 리더 기대감

    文정부 2기 내각 관심사는 ‘성과’… 전문가·실무형 리더 기대감

    행안·중기부 거물 수혈에 위상강화 기대 내부출신 내정된 국토·문체부는 잔칫집 통일부 소신·반대의견 절충안 찾기 숙제 학구파 해양·과기부 후보 현장능력 과제문재인 대통령의 ‘3·8 개각’에 따라 7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정책 추진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인과 정통 관료, 학계 전문가 등이 고루 포진해 있지만 집권 중반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최대 관심사는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제재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자신의 기존 소신을 유지하면서도 정책 수장으로서 반대 진영의 목소리까지 수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 김 후보자는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전문가 때 얘기했던 부분들은 공직 후보로서 검토해야 할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면서 “초당적인 협력뿐만 아니라 세대 간 대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센 장관’이 수혈된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도 위상 강화에 대한 기대가 역력하다. 진영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안전을 보장하고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정책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 지원’과 ‘안전사회 구축’이라는 행안부 업무의 두 축을 모두 소홀히 다루지 않겠다는 노련함으로 읽힌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도 “박근혜 정부 시절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아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 지급 정책을 반대하는 등 소신을 지키려고 애썼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도 개각 명단 발표 직후 “중소벤처기업 중심 경제로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 등 부드러운 리더십이 아닌 강한 리더십을 예고했다. 중기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부부처 중 막내인 탓에 정책 조율 과정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았다”면서 박 후보자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내부 출신이 모처럼 수장으로 내정된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잔칫집’ 분위기다. 실제 국토부 노조는 이례적으로 최정호 장관 후보자에 대한 환영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30여년 동안 국토교통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역량을 녹여내겠다”면서 “국토 균형발전과 한반도 신경제 실현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30여년을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활동한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체육계 성폭력과 블랙리스트 문제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문체부 관계자는 “박 후보자는 기획력과 조직 경영 능력, 업무 추진력 ‘3박자’를 갖춘 정통 관료”라고 치켜세웠다. 학계에서 공직으로 옮길 채비를 마친 장관 후보자를 향해서는 비전문 분야까지 아우를 수 있는 ‘그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해운·항만 분야 최고 전문가로 해운 산업 재건을 위한 적임자로 꼽힌다. 실제 문 후보자가 미국·유럽 등 원양항로 확대 등 해운 물류망 복원에 힘쓸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다만 수산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선진 해양수산 동향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교수 출신인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과감한 투자와 실질적 성과를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인프라와 정책적 틀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창출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5G, 인공지능(AI), 바이오, 수소경제, 자율주행 인프라 등 유망 분야에 대한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서울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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