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폭력조직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구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차선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가족여행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정현백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17
  • 경찰, 수배중인 범서방파 조직원과 대치하다 실탄 쏴 검거

    범서방파 폭력조직원이 흉기를 들고 집안에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고 검거됐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후 11시2분께 강남구의 한 빌라 2층에 수배자가 있다는 내용의 112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경찰은 신고자를 통해 오모(36)씨에 대해 신원확인을 했고, 오씨가 수배자인것을 파악하고 체포하려 했다. 오씨는 유명 폭력 조직 범서방파 조직원으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올해 초 검찰에 수배된 상태였다. 오씨는 당초 순순히 검거에 응하는 듯 하다 오후 11시 30분께 경찰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돌연 태도를 바꿨다. 오씨는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목에 대고는 자살하겠다고 위협했고, 밥상을 마치 방패처럼 이용해 자신의 몸을 숨기며 대치를 이어갔다. 경찰은 투항할 것을 설득하면서 테이저건을 쏘겠다고 경고 했지만, 오씨가 밥상에 몸을 숨기며 저항했다. 오씨는 테이저건을 쏘겠다는 경고를 한 경찰관에게 “예전에 테이저건을 맞아본 적이 있지만 통증만 심할 뿐 손은 사용할 수 있다”면서 “테이저건을 쏘면 자해하겠다”라고 거세게 맞섰다. 경찰과 오씨간의 대치는 거의 50분 가까이 이어졌다. 현장에는 당초 지구대 소속 순찰차가 출동했지만, 오씨와의 대치 상황이 길어지자 결국 강력팀 형사들도 출동했다. 경찰은 결국 실탄을 쏘겠다고 3차례 이상 경고한 뒤 왼손으로 자신의 목에 흉기를 대고 있던 오씨의 왼쪽 어깨를 향해 실탄 1발을 발사해 검거했다. 총알은 오씨의 4번과 5번 갈비뼈에 박혔다. 오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에 따르면 피의자가 경찰관이나 다른 이를 해치려 하거나 도주하려 할 때는 실탄을 쏴 검거할 수 있다. 또한 경찰 내부 지침 상 실탄을 쏠 때는 위험한 부위를 피해 다리 등을 쏘게 돼있다. 하지만 오씨의 경우에는 자해를 하려고 했고, 상으로 몸을 가리고 있어 테이저건 사용이 여의치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 경찰, 강남서 범서방파 조직원과 대치하다…실탄 쏴 검거

    경찰, 강남서 범서방파 조직원과 대치하다…실탄 쏴 검거

    범서방파 폭력조직원이 흉기를 들고 경찰과 대치하다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고 검거됐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후 11시2분께 강남구의 한 빌라 2층에 수배자가 있다는 내용의 112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경찰은 신고자로부터 오모(36)씨에 대해 신원확인을 했고, 오씨가 수배자인것을 파악하고 체포하려 했다. 오씨는 유명 폭력 조직 범서방파 조직원으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올해 초 검찰에 수배된 상태였다. 오씨는 당초 순순히 검거에 응하는 듯 하다 오후 11시 30분께 경찰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돌연 태도를 바꿨다. 오씨는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목에 대고는 자살하겠다고 위협했고, 밥상을 마치 방패처럼 이용해 자신의 몸을 숨기며 대치를 이어갔다. 경찰은 투항할 것을 설득하면서 테이저건을 쏘겠다고 경고 했지만, 오씨가 밥상에 몸을 숨기며 저항했다. 오씨는 테이저건을 쏘겠다는 경고를 한 경찰관에게 “예전에 테이저건을 맞아본 적이 있지만 통증만 심할 뿐 손은 사용할 수 있다”면서 “테이저건을 쏘면 자해하겠다”라고 거세게 맞섰다. 경찰과 오씨간의 대치는 거의 50분 가까이 이어졌다. 현장에는 당초 지구대 소속 순찰차가 출동했지만, 오씨와의 대치 상황이 길어지자 결국 강력팀 형사들도 출동했다. 경찰은 결국 실탄을 쏘겠다고 3차례 이상 경고한 뒤 왼손으로 자신의 목에 흉기를 대고 있던 오씨의 왼쪽 어깨를 향해 실탄 1발을 발사해 검거했다. 총알은 오씨의 4번과 5번 갈비뼈에 박혔다. 오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에 따르면 피의자가 경찰관이나 다른 이를 해치려 하거나 도주하려 할 때는 실탄을 쏴 검거할 수 있다. 또한 경찰 내부 지침 상 실탄을 쏠 때는 위험한 부위를 피해 다리 등을 쏘게 돼있다. 하지만 오씨의 경우에는 자해를 하려고 했고, 상으로 몸을 가리고 있어 테이저건 사용이 여의치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국 조폭들 1000억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하다 적발

    1000억원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전국 21개 파 조직폭력배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울산지방경찰청은 회원을 모집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도박하도록 한 강모(31·전북 익산 폭력조직 행동대원)씨와 대표통장 유통책 김모(31)씨, 사이트 운영자 이모(44)씨 등 8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9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이 사이트 개설·운영을 총괄하고 해외로 도주한 울산 재건신역전파 부두목 박모(33)씨를 수배하고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도주한 박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국, 베트남 등에 서버를 두고 해외 축구, 농구경기를 중계하는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강씨에게 회원 모집 총책을 맡겼다. 강씨는 자신이 알고 지내던 다른 조폭들을 하부 모집책으로 영입했고 조폭들은 또 다른 조폭을 영입하는 식으로 울산, 익산, 대전, 수원, 전주, 경산, 포항 등 전국 21개 파 42명이 강씨의 범행에 가담했다. 강씨는 대가로 회원들이 건 돈의 3∼5%를 받았고, 하부 모집책들은 회원들이 잃은 금액의 30%를 운영자들로부터 받아 챙겼다. 강씨는 또 31개 사이트의 관리권을 운영자들로부터 넘겨받아 도박자들에게 제공해 1억 6000만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대포통장 유통책 김씨 등 조폭 2명은 지인 명의로 유령 법인을 세우도록 하고 대포통장 40여개를 만들어 운영진에게 공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4개 도박사이트를 확인했는데 한 사이트에서는 1만 명의 회원이 도박했고 하루에 2억원의 판돈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며 “1년 6개월 사이에 전체 사이트에서 1000억원의 판돈이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회사원·자영업자 모아 도박판 벌인 조폭들 검거

    회사원·자영업자 모아 도박판 벌인 조폭들 검거

    울산지방경찰청은 회사원과 자영업자 등을 모아 도박판을 벌인 이모(36)씨 등 조직폭력배 4명과 추종세력 6명 등 10명을 도박장 개설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이들이 만든 도박장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김모(51)씨를 구속하고, 회사원과 자영업자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4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울산 남구와 동구의 원룸, 사무실, 아파트 등을 3∼4개월씩 옮겨다니며 ‘홀덤 도박장’을 열었다. 홀덤 도박은 포커와 비슷한 것으로 같은 그림의 카드나 연속된 숫자를 가지면 이기는 방식이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 등에게 전화로 도박장 위치를 알려 주고 도박판을 벌인 뒤 판돈의 5∼10%를 운영비로 챙겼다. 하루 평균 500만원, 최대 1800만원까지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홀덤이 돈의 회전이 빠르고 배팅액 제한이 없어 쉽게 빠져든 것 같다”면서 “회사원, 운전기사, 자영업자 등이 도박하고 돈을 잃으면 폭력배들이 빌려줬고, 한 회사원은 4000만원 이상 날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 등 폭력배들이 최소 수억원을 도박장 운영비로 챙긴 것으로 보고, 돈이 폭력조직 운영 자금으로 쓰였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환각상태서 ‘아찔한’ 선박 운항 만연…선장·항해사 적발

    환각상태서 ‘아찔한’ 선박 운항 만연…선장·항해사 적발

    마약을 복용, 환각 상태에서 선박을 운항하거나 일을 해온 선원·수산업자 등이 대거 적발됐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1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연근해 어선 선장 김모(51)씨와 항해사 김모(67)씨, 어선경비원 최모(60)씨, 수산업자 왕모(45)씨, 마약 판매책인 전 폭력조직원 정모(45)씨 등 6명을 구속하고 선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부터 정씨 등 판매책에게 필로폰을 구매해 운항 중인 선박에서나 육상작업 중에 상습적으로 투약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100t급 규모의 연근해 어선 선장인 김씨와 항해사 김씨는 마약에 취한 채 선박 조타기를 잡는 ‘환각 운항’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근해 어선 선원들은 장기적으로 주·야간 조업으로 인해 수면 부족, 피로 누적을 일시나마 극복하기 위해 상습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원 외에도 어선경비원, 전직 선원·선원소개소 운영자, 수산업자 등도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하다가 적발됐다. 전 폭력조직원 정씨는 선원 휴게실 등에서 선원 등에게 접근해 마약을 팔고 스스로 투약도 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해경은 육상에서 마약 단속이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하고 마약 주사기 등 증거를 버리기 쉬운 해상이나 그 주변에서 은밀하게 마약 투약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해경은 선원과 수산업자 등에게 마약을 판매한 중간책과 공급 총책, 투약자 등 5명을 뒤쫓는 한편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해경은 오는 6월 30일까지 마약 투약자가 자수하면 치료재활 기회를 부여하는 등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조폭의 진화’ 시민단체 만들어 건설현장 이권 갈취하다 붙잡혀

    ‘조폭의 진화’ 시민단체 만들어 건설현장 이권 갈취하다 붙잡혀

    조직폭력배들이 시민단체를 만들어 공갈·협박을 일삼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전 조직폭력배인 평택 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 A(49)씨를 공동공갈(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B(57)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C(53)씨 등 집행부 4명을 추가조사,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전·현직 조직폭력배들이 시민단체를 만든 뒤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내 공사현장에서 건설사들을 상대로 지역업체 장비와 인력을 사용하라며 공갈·협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3년 10월 전·현직 조폭 출신들을 주축으로 지역경제살리기를 명분으로 비대위를 만든 뒤 지역 내 중장비협회·건설기계연합회 등 21개 지역건설 관련 단체들을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이어 지난해 4월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내 D건설로부터 토사운반공사를 하도급 받은 E개발 김모(57) 대표가 토사운반을 하려 하자, 비대위 소속 회원 60~70명을 동원해 공사장 출입을 막고 미리 준비한 피켓 등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확성기를 이용해 “지역업체 즉각 채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우리한테 공사를 주지 않으면 공사를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해 15억원 상당의 공사권을 빼앗는 등 같은 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7개 업체로부터 35억원 상당의 공사장 이권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3년 1월 8일 고덕지구 수용과 관련해 지역업체 이권을 요구하는 1인 시위 중 분신을 시도하면서 주목받게 된 것으로 계기로 비대위를 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비대위 결성 후 국내 유명 건설업체 고덕 공사현장을 찾아가 지역 장비 및 인력사용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거절당하자, 지난해 8월 80여명의 조직원을 이끌고 서울 본사를 찾아가 장송곡을 틀고 삭발식 후 회사 진입을 시도하는 등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결국 시공 및 하청업체들은 부실공사를 우려하면서도 비대위 소속 업체들에 하청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말을 안 듣는 업체 관계자들에게 폭력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A씨 등은 피해 하청업체 F중기 이모(52) 대표가 비대위의 부당한 요구에 항의하자 욕설과 함께 머리와 가슴 등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G개발 김모(58) 대표 역시 “지역업체 장비를 쓰라”는 비대위에 “나도 평택 지역업체”라고 항의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우리 소속이 아니면 지역업체도 공사를 하지 못한다”였다. 경찰은 “A씨를 비롯한 임원 6명 전원이 2개 폭력조직 전·현직 부두목, 행동대원 등”이라면서 “21개 회원사로부터 가입비 30만원과 월회비 5만원 각종 공사 매출액의 5%를 수수료로 갈취해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비대위 하부 조직원들도 추가 색출해 사법처리하고 다른 건설현장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정운호 브로커, 전북 조폭 도움받고 도피 의혹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 대표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던 최유정(46·여) 변호사를 구속한 데 이어 이번 주 중 검찰 쪽 ‘로비 통로’로 지목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를 불러 조사한다. 그러나 정 대표 측 브로커로 사건의 전모를 밝힐 핵심인물로 꼽히는 이모(56)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이씨가 전북 전주지역 폭력조직의 비호를 받고 있는 정황을 잡고 이쪽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임모 부장판사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법조계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섰다. 홍 변호사를 정 대표에게 소개시켜 준 것도 이씨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홍 변호사의 고등학교 1년 후배다. 검찰은 브로커 이씨가 주변 인물들의 비호를 받으며 전주 인근에 은닉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한 유명 가수의 동생이 자신을 서울 수서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고소하자 주소지를 서울 강남에서 아무 연고도 없던 전주로 급히 옮겼다. 주소지는 8년여 전부터 알고 지내던 A씨 집으로, A씨는 폭력조직 범서방파와 연루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이씨가 ‘편의를 봐달라’기에 주소지를 옮겨준 것은 맞다”면서도 “(이씨가) 시간을 벌어서 고소인과 합의를 하려고 한 것이지 (내 도움을 받는 등) 다른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이씨는 잠시 우리 집 2층에서 지내다 정 대표 사건이 불거진 지난 3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면서 “이후엔 2주에 한 번꼴로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이번 달 들어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도 A씨에게 이씨의 소재지를 추궁했지만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이씨가 갖고 있던 통신장비 제조업체 P사에서 본부장을 지낸 B씨가 도피를 돕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B씨는 20여년 넘게 이씨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경찰 사이의 연루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씨는 전주로 주소지를 옮긴 직후 전북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청장과 기념촬영을 했다. 검찰이 이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경찰 측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건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 변호사가 9일 전주의 한 병원에서 체포되면서 검찰 수사 전 두 사람이 입을 맞추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 변호사는 전주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법원 근무도 했지만 급박한 순간에 전주를 찾은 것은 ‘지역 연고’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 변호사와 브로커 이씨 사이에 최 변호사의 측근인 또 다른 브로커 이모(44)씨가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혼자서 도피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이씨의 비호 세력에 대한 수사도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단독] 정운호 브로커 이씨, 전북 조폭 도움 받고 도피 정황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 대표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던 최유정(46·여) 변호사를 구속한 데 이어 이번 주 중 검찰 쪽 ‘로비 통로’로 지목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를 불러 조사한다. 그러나 정 대표 측 브로커로 사건의 전모를 밝힐 핵심인물로 꼽히는 이모(56)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이씨가 전북 전주지역 폭력조직의 비호를 받고 있는 정황을 잡고 이쪽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임모 부장판사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법조계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섰다. 홍 변호사를 정 대표에게 소개시켜 준 것도 이씨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홍 변호사의 고등학교 1년 후배다.  검찰은 브로커 이씨가 주변 인물들의 비호를 받으며 전주 인근에 은닉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한 유명 가수의 동생이 자신을 서울 수서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고소하자 주소지를 서울 강남에서 아무 연고도 없던 전주로 급히 옮겼다. 주소지는 8년여 전부터 알고 지내던 A씨 집으로, A씨는 폭력조직 범서방파와 연루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이씨가 ‘편의를 봐달라’기에 주소지를 옮겨준 것은 맞다”면서도 “(이씨가) 시간을 벌어서 고소인과 합의를 하려고 한 것이지 (내 도움을 받는 등) 다른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이씨는 잠시 우리 집 2층에서 지내다 정 대표 사건이 불거진 지난 3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면서 “이후엔 2주에 한 번꼴로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이번 달 들어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도 A씨에게 이씨의 소재지를 추궁했지만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이씨가 갖고 있던 통신장비 제조업체 P사에서 본부장을 지낸 B씨가 도피를 돕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B씨는 20여년 넘게 이씨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경찰 사이의 연루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씨는 전주로 주소지를 옮긴 직후 전북지방경찰청을 방문해 청장과 기념촬영을 했다. 검찰이 이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경찰 측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건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 변호사가 9일 전주의 한 병원에서 체포되면서 검찰 수사 전 두 사람이 입을 맞추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 변호사는 전주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법원 근무도 했지만 급박한 순간에 전주를 찾은 것은 ‘지역 연고’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 변호사와 브로커 이씨 사이에 최 변호사의 측근인 또 다른 브로커 이모(44)씨가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혼자서 도피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이씨의 비호 세력에 대한 수사도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성(性) 불구 만들겠다” 강남 재력가 폭행·협박하고 돈 뜯어낸 양은이파

    “성(性) 불구 만들겠다” 강남 재력가 폭행·협박하고 돈 뜯어낸 양은이파

    60대 재력가에게 “불구로 만들어버리겠다”며 협박·폭행해 돈을 뜯은 원로 조폭 ‘양은이파’ 고문과 행동대장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재력가를 유인해 감금·협박해 10억원을 갈취한 혐의(강도상해 등)로 양은이파 고문 이모(70)씨와 행동대장 강모(56)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안모(56)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 등은 “사업가를 만나게 해주겠다”며 소개로 알게 된 강남의 재력가 김모(61)씨를 지난 1월 30일 오전 9시쯤 광주광역시 송정리역으로 유인해 폭행한 뒤 승용차에 태워 손발을 묶고 안대를 씌웠다. 이어 김씨를 전남 보성의 한 민박집에 감금하고 “10억원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각목으로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성(性) 불구로 만들겠다”고 겁을 주며 증류수로 추정되는 액체를 주사하거나 옷을 벗기고 사진을 찍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과 협박에 겁을 먹은 김씨는 결국 같은 날 오후 4시쯤 이씨 일당에게 돈을 이체하고 풀려났다. 이씨 등은 김씨를 다시 송정리역 앞에 데려다 주고 도주했다. 김씨의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2월 중순부터 이달 10일까지 광주와 상주, 서울 등지에서 차례로 이들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호남 주먹계의 대부로 통하는 이씨의 지시를 받은 강씨는 추종자 서모(53)씨 등을 범행에 끌어들여 운전과 민박집 물색 등을 맡기는 등 함께 범행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있던 이씨 등 5명뿐 아니라, 이들의 도피 생활을 도운 ‘차포파’ 조직원 등 다른 4명도 함께 붙잡아 입건했다.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폭력조직인 양은이파는 범서방파와 OB파와 함께 한때 전국 3대 조폭으로 불렸다. 특히 이씨는 김태촌, 이동재 등과 함께 호남을 아우르는 ‘주먹계 대부’로 유명세를 떨쳤다. 차포파는 경북 상주의 토착 폭력 조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불사조’ 법조 브로커/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사조’ 법조 브로커/박홍환 논설위원

    1980년대 초부터 10년간은 이른바 ‘조직폭력(조폭)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했다. 양은이파, 서방파, OB파 등 범호남 계열 3대 패밀리가 치열한 세력 싸움을 벌였고, 칠성파는 일본 야쿠자와 손을 잡고 부산을 평정했다. 대낮에 조폭 수십 명이 회칼과 야구배트를 들고 유혈 낭자한 패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조폭들 간의 대표적인 보복 범죄인 ‘서진룸살롱 사건’ 등으로 온 사회가 조폭 공포에 휩싸였다. 결국 노태우 정부는 조폭 소탕령을 내렸고, 그 내용을 다룬 영화가 2011년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다. 부패한 세관 공무원에서 폭력조직에 합류한 최익현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다. 전화번호가 빼곡히 적혀 있는 너덜너덜한 수첩을 그는 “10억원짜리”라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거기서 파친코 이권을 얻고, 구속 위기도 넘긴다. 수갑을 찬 채로 경찰관의 뺨을 날릴 수 있는 용기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 거액의 인맥 수첩을 만들기 위해 권력자의 가족들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낯익은 장면이다. 2000년대 중반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두 명의 법조 브로커도 그랬다.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는 중견 건설업체 회장실에서 처음 만났다. 다짜고짜 “동생” 하며 살갑게 맞은 그가 내민 명함에는 고문 직함이 적혀 있었다. 그는 법원장, 검사장을 비롯해 판검사 이름을 줄줄 꾀면서 “모두 잘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살짝 보여 준 수첩에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빼곡했다. 주변 인사는 그가 형제 사이에 재산분쟁 중인 경기도의 한 골프장으로부터 20여건의 주말 부킹권을 넘겨받아 법조계 인사들에게 제공해 왔다고 귀띔했다. 하늘의 별 따기인 부킹권으로 판검사들을 관리해 왔다는 얘기다.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에게서 직접 “판검사 60~70명에게 돈을 건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귀를 의심했다. 전화번호와 전달액 등을 적은 수첩이 있고,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도 있다고 했다. 수사 결과 일부는 사실로 드러났다. 고위 법관은 냄새 나는 법조 브로커인 줄 알면서도 김씨와의 만남을 지속했다. 김현웅 법무장관이 당시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부장검사였다. 이번엔 원정도박 혐의로 처벌받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사건이 브로커에 의한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건설업자 이모씨가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 간부 출신 유명 변호사와 동창이라는 이씨는 정 대표의 항소심을 맡았던 부장판사와 술자리도 갖고, 그 자리에서 사건 관련 얘기도 했다고 한다. 다른 사건 알선 혐의도 받고 있다니 그의 ‘수첩’ 또한 초미의 관심사가 될 듯하다. 그동안 다양한 법조 브로커 근절 방안이 발표됐지만 법조 브로커들은 ‘불사조’처럼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들의 ‘관리’에 농락당하는 판검사들이 있는 한 법조 브로커는 사라지지 않는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부산경찰청, 조폭 낀 대포차 불법 판매조직 일당 적발

    부산경찰청, 조폭 낀 대포차 불법 판매조직 일당 적발

    조폭이 낀 대포차 판매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자동차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중고차 불법 유통조직 총책이자 폭력조직 행동대장 이모(43)씨와 자금조달책 황모(2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차량 탁송기사와 인터넷 거래 담당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대포차를 판매하거나 산 103명과 문서를 위조해 보험가입이 안 되는 대포차에 자동차보험을 가입시켜준 보험설계사 7명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9월 초 중고차량 거래 사이트에 ‘차량 최고가 매입’이라는 광고 글을 올리고 외제차량 등 70여 대를 매입했다. 이들은 주로 국산 고급차량이나 값비싼 수입 차량 중 자동차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소유권이 넘어갔거나 소유주가 수배된 차량이나 급전이 필요해 신차를 출고해 곧바로 대부업자에게 넘기는 속칭 ‘차깡’으로 대포차가 된 차들을 매입했다. 이들은 중고차 값이 3000만원에 육박하는 대포차인 벤츠 차량을 800만∼1000만원에 사들였다가 1200만∼1500만원을 받고 되팔았다. 경찰은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대포차 50대(15억원 어치)를 불법 거래해 5억원 정도를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대포차를 산 사람 중에서 보험가입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보험설계사들과 짜고 자동차보험에 가입시켜주기도 했다. 보험가입 서류를 위조하거나 폐업한 법인 지입차인 것처럼 등록해주는 수법을 썼다. 총책 이씨는 대포차 불법거래 수익 중 일부를 자신이 행동대장으로 있는 폭력조직의 관리비용으로 썼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포차는 법적 소유자와 실제 운행자가 다른 차량 중 소유자 허락 없이 운행되는 차량을 말한다. 범죄에 악용될 개연성이 높고 범죄 은폐나 추적 회피, 탈세 등의 수단으로 악용된다. 경찰은 압수한 대포차 104대(시가 30억원 어치)를 공매 처분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조폭 부두목도 반성의 눈물 뚝뚝… 여성 검사 특유 공감의 힘”

    “조폭 부두목도 반성의 눈물 뚝뚝… 여성 검사 특유 공감의 힘”

    “당신이 계속 조폭 생활을 하면 당신 딸도 당신과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고, 나중에 그 사람 옥바라지하며 살겠죠. 그래도 계속 이 일을 하시겠어요?” 몇 년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한 여성 검사가 한 폭력조직 부두목을 앞에 앉혀 놓고 조사할 때였다. 수사관의 질문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건성으로 대답하던 그가 검사의 말 한마디에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다. 검사가 가족 이야기를 꺼내며 부두목을 설득하자 그가 마침내 범행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조직 생활을 접겠다는 말은 차마 못 하겠지만 최소한 약한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검사에게 보냈다. 서울시내 검찰청의 한 여성 검사는 “조폭이나 흉악 범죄자들을 상대할 때 여자라서 그들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기우”라면서 “피의자가 진정으로 반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공감 능력에서는 우리가 남성 검사들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검사가 늘면서 조폭, 마약 등 전통적으로 ‘금녀(禁女)의 영역’에 가까웠던 분야에서도 이들의 진출과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올 초 인사에서 실력 있는 여성 검사들을 특수부, 강력부 등의 부서에 대거 전진 배치했다. 서울신문은 7일 조사1부 구태연(44·사법연수원 32기) 수석검사, 여성아동조사부 한진희(44·33기) 수석검사, 특수2부 이순옥(38·35기) 검사, 강력부 전수진(34·37기) 검사 등 서울중앙지검 소속 여성 검사 4명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들어봤다. 이들 중 가장 선임인 구 검사는 “범죄자를 다루는 거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는 남성에게 더 유리한 직업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검사들이 실제로 현장에 출동해 범죄자들과 완력을 겨루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검사들은 증거를 수집하고 그에 따른 법리를 검토해 구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일을 주로 하기 때문에 여성이라고 해서 불리할 것은 없지요.” 강력부에서 마약 사건을 전담하는 전 검사는 “마약 사건을 담당하게 됐다고 했더니 가족들이 위험하다고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잘해 보라’고 응원했다”면서 “마약은 국제 공조가 필요하고 대외 기관과 협력하는 경우도 많아 여성 검사의 친화력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친절함이 수사 과정에서 강점으로 발휘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일부 피의자들은 여성 검사가 친절해 보이니 ‘자기한테 유리하게 해 주나’ 싶어 긴장을 풀었다가 호되게 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 검사는 조사를 받기 위해 오는 피의자에게 항상 직접 차를 대접한다. 피의자를 몰아붙이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을 때보다 오히려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을 때 피의자가 죄를 자백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소년범에겐 꼭 미래의 꿈 물어보죠” 특히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은 여성만의 장점이다. 서울시내 지검의 한 남자 검사는 “가해자도 검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처지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준다고 생각하면 마음을 열고 범죄 사실을 자백하곤 한다”면서 “이런 면에서는 확실히 여성들이 우리 남자들보다 앞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성폭행 피해자의 경우 사건 특성상 남자보다는 여성 검사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일이 많다고 한다. 피의자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도 검사의 역할이다. 이 검사는 초임 때 소년범에게 ‘앞으로 죄를 짓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하면서 부모에게는 아이에게 편지를 써 보내도록 했다. 이후 소년범은 부모의 편지를 직접 받아 볼 수 있었다. “대개 소년범의 부모들은 경제 사정이 어렵고 자식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경우도 드물죠. 하지만 아들딸에게 편지를 쓰면 스스로 ‘내가 우리 아이에게 그동안 소홀했구나’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 검사는 소년범에게는 반드시 “나중에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본다. “소년범들은 꿈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무엇을 하고 싶은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워 보라’고 권하면 자기 미래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아가씨, 커피 한잔” 실수하는 사람도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해프닝도 적지 않다. 조사를 받으러 오는 피의자 중에는 검사인 줄 모르고 ‘아가씨’라고 부르거나 “커피 한잔 줄 수 있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나이 많은 남자 수사관과 함께 몇 시간 동안 조사를 하고 나면 마지막에 피의자가 여성 검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사관에게 “검사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한 검사는 “수사 대상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상대방이 ‘네가 검사면 나는 대통령이다’라고 이죽거려 황당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막상 조사에 들어가면 검사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가 있어서인지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결혼·육아 걱정 하는 건 똑같아요” 그러나 여성 검사들도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다른 직장 여성들과 비슷하다. 야근이 잦을뿐더러 한창 일할 나이에 출산과 육아 때문에 공백기가 생기다 보니 특수나 공안 등에서 ‘전공’을 쌓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평검사들은 2년에 한 번꼴로 근무지가 바뀌기 때문에 전국 곳곳을 떠돌아다녀야 한다. 아이가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옷을 벗는 여성 검사들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검사는 “아이와 함께해야 할 시간에 일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 악바리같이 일을 하는 여성 동료들도 많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부산 조폭, 30대가 주축…이권에 따라 모이고 지능화돼

    부산 폭력조직은 30대 이하가 주축을 이루고 폭력과 갈취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검거한 지역 조직폭력배 163명을 분석한 결과 부산조폭의 나이가 30대 이하가 71.8%로 가장 많았다고 14일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폭력을 행사하거나 유흥업소에서 돈을 뜯어낸 폭력배가 128명으로 전체의 78.5%를 차지했다. 이어 마약 불법유통 등 마약사범이 15명(9.2%)과 서민 상대 갈취와 사행성 불법영업, 기타 범죄가 뒤를 이었다. 또 폭력배의 83.4%는 전과 9범 이상이었다. 최근 조폭들은 계파보다는 이권에 따라 이합집산을 되풀이하고, 군소단위로 활동하며 ‘소규모·지능화’된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과 사행성 게임장 운영, 필로폰 판매와 투약, 건설업계 진출 등도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현장 이권개입, 상가 분양, 소규모 도박장을 운영하거나 주가 조작 등에도 끼어들어 들어 돈을 챙기는 조폭들도 눈에 띄었다. 박준경 부산경찰청 폭력계장은 “요즘 조폭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소규모로 다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수단을 사용하는 등 지능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상인과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폭행을 일삼고 돈을 뜯어온 통합서면파 조직원 오모(36)씨 형제 등 26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붙잡아 이 중 3명을 구속하고, 2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46억’ 성매매 안마시술소 운영한 조폭 검거

    울산지방경찰청은 10일 성매매 안마시술소를 운영한 조직폭력배 행동대원 최모(37)씨를 성매매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3년 3월부터 최근까지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상가건물 3·4층에 안마시술소를 차례 놓고 여종업원 5명을 고용, 손님 1명당 17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해 4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박모(64·여)씨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보건소로부터 안마시술소 허가를 받고, 건물 입구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단속을 피했다. 경찰은 내사 중에 안마시술소의 실제 업주가 울산지역 모 조직폭력단체 조직원이란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최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안마사 겸 바지사장 박씨와 성매매 여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익금이 폭력조직으로 흘러들어 갔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나훈아 여동생.. “컴백은 말도 안돼”

    나훈아 여동생.. “컴백은 말도 안돼”

    두문불출하던 가수 나훈아가 새 앨범을 작업 중이라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여동생이 강력히 부인했다. 나훈아가 현재 연예계 인사들과 교류하지 않아 유일하게 연락이 닿는 사람으로 알려진 여동생 최모 씨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문의) 근거를 대라”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라. 지금 상황에서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자꾸 이런 얘기들이 흘러나오니 옆에서 보고 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나훈아가) 해외 여행을 다닌다는데 건강은 괜찮으냐”고 묻자 “직접 만나본 사람이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걸) 알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나훈아는 지난 2007년 3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대관해 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취소하고 자신의 기획사 아라기획까지 문을 닫은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투병설,일본 폭력조직 관련설,신체훼손설 등에 휘말렸다.  괴소문과 맞물려 잠행이 ‘잠적’으로 바뀌자 나훈아는 2008년 1월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루머에 대해 해명한 뒤 8년간 활동을 중단한 채 칩거 생활을 했다.  그러나 회견 이후 함께 일하던 매니저와 결별했으며, 뇌경색 투병설, 해외 여행설, 일본 공연설 등 미확인 ‘설’은 계속 나돌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분 나쁜 말 했다”며 지인 불러내 집단 폭행한 30대男

    “기분 나쁜 말 했다”며 지인 불러내 집단 폭행한 30대男

    기분 나쁜 말을 했다는 이유로 지인을 집단 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광양경찰서는 심야에 공원에서 지인을 집단폭행한 혐의(특수상해 및 특수상해 교사)로 A(35)씨 등 6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 광양시 중마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B(34)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기분 나쁜 말을 했다’는 이유로 B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A씨는 또 화를 참지 못하고 조직 후배 C(34)씨 등 5명에게 B씨를 폭행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C(34)씨 등 5명은 같은 달 26일 심야에 B씨를 중마동 한 공원으로 불러내 집단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관계자는 “B씨의 피해 정도가 중하지 않지만 A씨 등이 폭력조직에 가입돼 있으며, 보복성으로 추가적인 범행을 했다는 점을 고려해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출소하니 내가 범서방파 간부?

    출소하니 내가 범서방파 간부?

    정모(43)씨는 1993년 고향 선배의 권유로 전국 3대 조직폭력단체인 ‘범서방파’에 가입했다. 정씨는 범서방파에서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했다. 그는 2004년 또 다른 조폭 단체인 ‘함평식구파’에 가입해 행동대원급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에는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후 정씨가 복역 중이던 2009년 6월 범서방파와 함평식구파가 통합됐다. 범서방파는 2009년 11월 두목 김태촌(당시 61세)의 출소 시점에 맞춰 세력을 확장할 필요가 있었다. 함평식구파는 명성이 자자했던 범서방파의 이름을 빌려 대외적으로 세력을 과시할 목적이었다. 정씨 역시 2009년 6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두 조직이 통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2009년 가을 서울 은평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범서방파 조직원 회식에 참석했다. 2010년 6월에는 경기도의 한 수상스키장에서 열린 단합대회에서 최선임자로서 “형, 동생 간에 우애 있게 생활하자”며 범서방파 조직원에게 단합대회 비용으로 100만원을 주기도 했다. 검찰은 정씨가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에도 회식 자리에 참석한 것을 근거로 정씨가 범서방파에 정식 가입했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정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현행법은 범죄단체에 가입만 해도 징역 2년 이상의 처벌을 할 수 있다. 1심 법원은 정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6일 원심을 깨고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정씨가 이미 함평식구파 조직원이었고 함평식구파와 범서방파가 통합되면서 신분이 바뀌었을 뿐 범죄단체에 새로 ‘가입’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공격용 헬기 타고 다니는 푸틴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공격용 헬기 타고 다니는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1999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실각과 함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권좌에 오른 이후 16년째 장기 집권하며 21세기의 짜르(Czar·황제)라고 불리는 러시아의 최고 권력자다. 그는 악명 높은 구소련 정보기관 KGB 요원으로 냉전시기 최전선이던 동독에서 활약했고, 소련 붕괴 이후에는 KGB에서 분리되어 국내 보안 업무를 담당하던 조직인 연방보안국(FSB)의 장관으로 일하는 등 정치보다는 첩보와 정보전에 정통한 관료였다. 이러한 이력 때문인지 그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이색 행보를 이어갔다. 라이플 한 정만 들고 혈혈단신 사냥터로 나서는가 하면, 급류가 흐르는 계곡에 몸을 던져 수영을 즐기고, 수송기를 직접 조종하거나 심지어 정상회담 일정을 펑크내가면서까지 폭주족들과 함께 모터사이클을 타기도 했다. 이러한 괴짜 성향 때문인지 그는 대통령 전용헬기조차 평범함을 거부했다. 크렘린 상공의 공격헬기 지난 2015년 연말, 모스크바의 대통령궁인 크렘린 영내에서 육중한 체구의 공격용 헬기 2대가 이륙하는 장면이 행인의 카메라에 포착되었고, 이내 화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청와대 헬기장에서 코브라 공격용 헬기가 떠오른 셈이니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궁 앞마당에서 공격용 헬기가 떠오른 것을 놓고 SNS에서는 푸틴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느니 쿠데타가 발생했다느니 다양한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지만, 이 공격용 헬기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모든 오해가 풀렸다. 바로 푸틴의 새로운 전용헬기였던 것이다. 크렘린궁에서 이륙한 헬기는 러시아 공군의 주력 공격용 헬기인 Mi-24 하인드(Hind)의 최신 개량형인 Mi-35M 공격용 헬기를 개조한 VIP 전용헬기 Mi-35MS였다. 외관만 놓고 보면 공격용 헬기와 거의 차이가 없었으니 오해가 있을 법 했다. Mi-35MS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공격용 헬기 개조 VIP 전용헬기다. 일반적으로 공격용 헬기는 적진 상공을 휘저으며 공격을 퍼부어야 하기 때문에 적의 대공포에 피격되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덩치를 줄여 설계된다. 일반적인 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병력 탑승용 공간은 없애고, 조종사(Pilot)와 무장사(Gunner)를 제외한 추가 병력 탑승 기능은 모두 삭제하여 오로지 무장 탑재와 운용에 최적화된 형상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Mi-24는 태생부터 이러한 공격헬기와는 다른 설계 사상을 가지고 개발됐다. 소련군은 월남전에서 미 육군이 UH-1 휴이(Huey·병력수송헬기)와 UH-1 건십(Gunship·무장헬기)를 요긴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병력수송헬기와 무장 헬기의 기능을 하나로 합칠 것을 요구했고, 이러한 요구 조건에 따라 밀(Mil) 설계국은 Mi-24라는 물건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형상의 Mi-24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했다.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은 대규모 기갑부대와 공수부대로 순식간에 주요 도시를 점령했지만, 산악 지역을 거점으로 저항하는 이슬람 반군 무자헤딘(Mujahidin)의 치고 빠지기 식 전술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도 이 무자헤딘의 일원이었는데, 이들은 전투 중 노획한 소련군의 장비에 의존하는 소규모 게릴라로 활동하다가 사우디 등 이슬람 국가들, 심지어 미국까지 나서서 자금과 무기를 지원함에 따라 지역을 통째로 점령한 군벌 형태로 발전해 각지에서 소련군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이에 소련은 산악 지형에서는 전차나 장갑차보다는 공격용 헬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Mi-24 공격용 헬기를 대규모로 투입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무자헤딘의 사상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산은 울창한 숲이 아닌 바위산인 경가 많아 숨을 곳이 없었고, 변변찮은 대공 무기가 없던 게릴라들에게 하늘에서 기관포와 로켓탄을 퍼붓는 공격용 헬기는 문자 그대로 사신(死神)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위력을 떨친 Mi-24는 공산권 주요 국가에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동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은 물론 남미 지역까지 50여 개 국가에 수출된 Mi-24는 냉전 시기 미국의 AH-1 코브라(Cobra)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산권의 표준 공격용 헬기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는 냉전 붕괴 이후 Mi-28이나 Ka-50과 같은 신형 공격용 헬기를 개발해 배치했지만, 병력 수송 임무와 공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Mi-24의 전술적 이점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Mi-24의 엔진과 무장, 전자장비를 대폭 개량한 Mi-35를 내놓았는데, 푸틴은 이것을 가지고 자신의 전용 헬기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21세기 짜르’가 탈 전용 헬기인 만큼 Mi-35에는 환골탈태에 가까운 수준의 대대적인 개조가 이루어졌다. 기체를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값비싼 복합 소재를 대폭 사용했고, 속도 성능과 민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메인 로터를 유리섬유 소재 신형 로터로 바꾸고 엔진도 교체했다. 갑작스럽게 미사일이 날아올 경우에 대비한 방어 장비는 물론 전자전 장비까지 탑재했다. 또한 VIP 탑승 공간에 대한 방탄 처리와 더불어 추락하더라도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랜딩기어도 완전히 새로 설계했다. 8명이 탑승할 수 있는 병력 탑승 공간 역시 푸틴을 위해 호화롭게 개조됐다. 실내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게 바뀌고 널찍한 좌석과 회의용 테이블도 추가됐다.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시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푸틴의 성향을 반영해 창문도 커졌다. 지상 공격과 병력 수송 등 순전히 군사 작전을 위해 개발된 공격 헬기가 최고의 생존성과 안락함을 자랑하는 VIP 전용 헬기로 탈바꿈한 것이었다. 공격형 VIP 헬기, 푸틴의 취향? 일반적으로 대통령 등 국가수반이 타는 VIP 전용 헬기는 생존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고, 대통령뿐만 아니라 참모진도 동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큼직한 중대형 헬기를 기반으로 개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S-92를 비롯해 미국의 마린 원(Marine One), 프랑스와 독일(EC-725) 모두 10톤급 이상의 중대형 헬기이다. 이러한 케이스는 러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래 러시아는 대통령 전용헬기로 자국의 베스트셀러 중형 헬기인 Mi-8을 개조한 중형 VIP 전용헬기인 Mi-8MTV를 운용하고 있었다. 공산권 국가의 표준 수송헬기로 대량 보급된 Mi-8은 우리 군의 UH-60 블랙호크에 비견되는 중형 헬기이지만, 훨씬 더 대형의 기체로 내부에 최대 24명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 헬기를 VIP용으로 개조, 내부에 고급 좌석과 회의용 테이블, 위성통신시스템 등 다른 나라의 대형 VIP 헬기 못지않은 설비를 탑재해 대통령 전용 헬기로 운용하고 있었다. 푸틴은 이 헬기를 꽤나 마음에 들어 했고, 지방 시찰 시 종종 이 헬기를 이용했는데, 헬기 이용 횟수가 점차 많아지면서 지난 2013년에는 비좁은 크렘린궁 안에 아예 헬기장을 따로 만들기까지 했다. 대통령의 헬기 이용 횟수가 잦아지면서 경호 및 의전을 담당하는 부서는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부터 러시아는 체첸 등 소수 민족에 의한 독립운동으로 인해 치안이 불안한 상태였고, 최근 푸틴 대통령이 IS와의 전쟁을 선포함에 따라 국내의 체첸 반군과 IS의 연계 테러에 의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분실된 무기가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고, 퇴역 군인과 폭력조직에 의한 무기 암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전체 국경선 길이만 62,269km에 달해 국경을 통해 밀반입되는 불법 무기들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나라이다. 즉, 푸틴이 타고 있는 대통령 전용 헬기가 러시아 영공을 비행하는 중이라도 언제 어디서든 지대공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에서 푸틴을 암살하기 위해 전용 헬기를 공격할 세력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푸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90%에 육박할 정도로 절대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측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장기화되어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러시아 경제를 지탱하던 고유가 상황도 무너지면서 푸틴의 리더십과 지지율은 오로지 선전전에만 의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상황까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유력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Boris Nemtsov) 피살 사건으로 인한 러시아 내 반 푸틴 세력의 결집, 크림반도 무력 침탈로 인한 우크라이나와의 긴장 고조, 시리아 내 IS 공격으로 인한 이슬람 세력과의 충돌과 러시아 내 무슬림 세력의 동요 등 불안 요소가 하나 둘씩 고개를 들고 있다. 푸틴의 ‘공격형 VIP 헬기’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Mi-35MS VIP 전용 헬기는 그 태생이 강력한 방호력을 가진 공격용 헬기인 만큼 푸틴과 경호당국이 우려하던 대부분의 위협으로부터 푸틴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헬기이고, 이제 푸틴은 러시아 영내 어디라도 이 헬기를 타고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파와 정적, 그리고 주변 국가들을 무력으로 찍어 누르는 장기 철권통치를 이어가면서 적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값비싼 전용 헬기는 애초부터 만들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8] “영리병원 승인, 이게 최선입니까”

    우려했던 영리병원의 빗장이 풀리고 말았다. 그것도 너무 쉽게, 너무 허술하게 자물쇠가 풀렸다. 오래 전부터 징후가 있었지만 ‘설마’ 했던 일이다. 지금까지 모든 잘못된 정책이 그랬듯이 이제 이 황당한 정책 결정의 폐해는 국가와 국민들에게 확대되고, 후대에 전가될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잘못된 정책이 그랬 듯이 시간이 지나면 정책 결정자는 책임질 일도 없이 잊혀질 것이고,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 사이에서 의료 차별화의 간극만 커질 것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부의 독점, 그리고 불평등 분배의 도식과 꼭 같이 약 10∼20%의 부유층은 이제 병원에서도 마음껏 돈의 위력을 뽐내며 “잘 된 일”이라고 흡족해 할 것이고, 거기에 들지 못한 나머지 80∼90%는 ‘우수마발’로 남아 병원에서 치료에의 희망과 위로 대신 차별과 차등의 현실을 절감하며 상업의료의 실상을 절망과 울분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잘 짜여진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 나라의 공공 의료보장제도가 영리병원 도입에 따라 해체되고 훼손되면서 나타나게 될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이것이 보건복지부의 결정 맞나”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불과 며칠 전에 “영리병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 말의 온기도 식기 전에 국내에 영리병원 설립을 승인한다는 결정이 뒤따랐다. 전후 맥락을 따져보면, 이런 돌발적 상황에는 상당한 외력이 작용했다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묻는다. “이것이 정말 의사로서 존경 받아온 정진엽 장관의 결정 맞는가”라고. 영리병원을 두고 나타날 수밖에 없는 반발과 논란에 보건복지부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인 운영”이라거나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국한된 진료”라고 둘러대지만,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조차도 이 조치가 거대한 둑을 무너뜨리는 개미굴의 역할을 할 것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그동안에도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간단없이 나왔다. 영리병원을 도입하지 않아서 국내에서 의료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의료 신기술 도입이나 개발이 안 되고 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나온 곳은 엉뚱하게도 보건복지부나 의료계가 아닌 재정 관련 정부부처와 보험업계였고, 그들은 집요하게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식해 왔다. 그들은 겉으로는 ‘창조적 의료’니 ‘의료산업화’니 하지만, 이 거대한 ‘카르텔’의 의도는 물색 모르는 의료를 ‘돈 놓고 돈 먹는’ 자본의 투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고,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순간 한국 사회에서 의료가 갖는 ‘특성화된 공공영역’으로서의 가치는 끝이다. 단언컨대, 영리병원 승인은 부유한 기득권층의 돈과 경제의 논리, 국민들의 주머니를 샅샅이 털어내려는 수탈적 논리의 귀결일 뿐이며, 국민 일반의 건강과 보건에는 치명적인 퇴행이자 퇴보일 뿐이다. 그런데, 국민 건강과 복지를 책임진 보건복지부가 보편적 의료의 대척점에 있는 영리병원을 허용했으니 국민들은 당연히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영리병원 승인이 국민들의 보건복지를 위한 책임있는 결정이 맞나”라고.  ●미국의 실패를 답습하는 영리병원 제도 적어도 우리가 완벽하게 실패한 미국식 의료보장제도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미국의 의료보장제도를 그렇게 만든 요인을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의료보장제도는 ‘가장 이상적으로 시작해 가장 비이상적으로 망가진’ 제도로 손꼽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민간 보험업계의 셈법과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미국식 의료보장제도를 ‘돈만 있으면 죽을 사람도 살고, 돈이 없으면 살 사람도 죽는’ 제도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민이나 유학 등으로 미국에서 사는 우리 동포들이 겪는 가장 두려운 일은 몸이 아픈 것이다. 왜 그럴까. 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에서 사는 사람들이 “미국에서는 절대로 몸이 아파서는 안 된다”고들 경계하는 것일까. 정답은 폭탄 수준의 의료비 때문이다. 만약 우리 국민이 미국에서 몸이 아파 병원을 찾는다면 비장한 각오를 하고 ‘돈줄’부터 챙겨야 한다. 일단 병원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된다. 먼저, 환자는 급한 김에 병원 엠뷸런스를 부르지 않은 일에 감사해야 한다. 만약 엠뷸런스를 불렀다면 뭉칫돈을 지불해야 하는 소위 병원비 계산이 이때로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환자는 자신의 병증에 맞는 진료과와 의사를 찾기 위해 전담 코디네이터와 상담을 해야 한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여기에서 간단하게 몇 백 달러가 날아가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런 다음 의사를 만나 문진 등 체계적인 진료가 시작된다. 다행히 이 의사가 담당하는 분야의 질환이라면 다시 조상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 의사가 환자를 살피더니 “내 분야가 아니잖아”라며 다른 진료과로 보냈다면 우리 식으로는 줄을 잘못 섰을 뿐인데, 여기에 또 몇 백 달러가 추가된다. 이렇게 치료할 의사 한 명 찾는 동안 환자가 얻은 건 아무 것도 없는데, 진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 환자가 그 정도의 비용을 감당할 준비가 돼있다면, 확실히 미국식 진료는 체계적이어서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는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쯤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비용을 기꺼이 부담하면서 계속 치료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병원 대신 집에서 기약없이 고통을 감당할 것인가를. 미국에 사는 우리 교민들이 가끔 한국으로 돌아와 여기 저기 아픈 곳을 몽땅 치료하고 다시 돌아가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더러는 그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이 축난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국에서 고통을 참아가면서 ‘질병’을 모아두었다가 한국에 들어올 때 한번에 몰아서 치료해야 하는 그 심정을 누가 알기나 할까. 젖과 꿀이 흘러넘쳐도 부족할 미국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답은 간단하다. 미국의 의료는 철저하게 사보험 의존형이고, 그 기저에 영리병원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 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돈을 지불하면서 사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적 건강보험의 붕괴 시나리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도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 공적 의료보장제도의 근간은 국민건강보험인데, 만약에 어느 순간 이 보장제도가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의문의 여지없이 이는 국민보건 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런데 견고한 우리의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정말 붕괴되는 상황이 올 수 있을까. 상상하기 어려운 일 같지만, 영리병원 체제에서는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일이다. 절차적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제시할 수 있다. 영리병원이라고 특별한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감기 환자든, 암 환자든 치료 프로토콜은 다를 게 없다. 의사도 특별할 것이 없으며, 진료 절차도 같고, 쓰는 약도 그 약이 그 약이다. 다른 것은 대부분 의료 외적인 서비스다. 우선 ‘비싸서 좋은’ 고급 병실을 주고, 역시 비싼 주치의와 전담 간호사가 배치될 것이며, ‘비싸서 좋은’ 밥에, 모두가 환자에게 친절하고 고분고분할 것이다. 당연히 이런 진료 외적인 서비스가 비용으로 환산돼 진료비는 서민들이 충분히 놀랄만큼 비싸게 정산될 것이다. 돈만 있다면 다 좋다. 실태가 이런데 지금의 의료보장제도는 이런 영리병원의 의료비를 특별히 보장해주지 않는다. 영리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그게 불만이다. 그들은 “비싼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데 이게 뭐냐”고 못마땅해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당연히 사보험으로 의료 보장성을 확대하려 할 것이고, 그런 부류에게 공적 건강보험은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이라면 사보험이 공적 건강보험의 기능과 영역을 잠식하는 건 시간 문제다. 보장성이 좋아 영리병원 진료비까지 보장하는 사보험이 빵빵한데, 공적 보험에 아까운 돈을 들이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공적 건강보험에서 부유층이 이탈하는 도미노가 확대돼 지금의 건강보험은 ‘없는 사람들’이나 의지하는 속 빈 강정이 되고, 그 피해는 사보험으로 갈아탈 수 없는 일반 가입자들이 고스란히 짊어질 수밖에 없다. ‘현실성 없는 가설’이 아니라 빤히 보이는 길이다.  ●“의사들은 줄을 서시오” 의사는 한국에서 대체로 갑의 지위를 누리는 직종이다. 그러나 영리병원에서 의사는 갑보다 을에 가깝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본에 고용된 전문 기술자가 될 수밖에 없다. 설령 돈 많은 의사가 자본주로 나서 영리병원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자본을 조종한다면 그는 의사가 아니라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려는 자본 운영자일 뿐이며, 그런 점에서 영리병원 체제에서 의사는 자본 앞에 도열해야 하는 피고용자에 불과하다. 정부가 승인한 제주 영리병원은 중국의 부동산 투기기업인 녹지그룹이 자본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고작 50병상의 그 병원 하나가 당장 우리의 의료 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중국 의료에 대한 대외적 신뢰도가 낮아 우리 환자가 당장 그곳으로 달려들지도 않을 것이다. 어쩌면 중국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작은 상징적 징후 하나가 1년 후, 10년 후에 어떤 변화를 견인할지를 예단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최소한 녹지그룹과 비슷한 조건이나 이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갖춘 제2, 제3의 영리병원을 승인하지 않을 방도가 없다. 인천 송도에 외국계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던 게 불과 얼마 전 일이다. 이름표가 붙어있지 않은 게 돈이지만, 모든 돈은 ‘선한 돈’과 ‘선하지 않은 돈’으로 구분된다. 만약 악덕 투기기업이나 폭력조직이 그럴싸한 얼굴마담을 내세워 승인을 요청한다면 누가, 무슨 방법으로 그 선하지 않은 자본의 성격을 검증하며, 누가 무슨 방법으로 그 자본에 감춰진 의도를 판별할 것인가. 또 겉으로는 해외 자본의 형식을 취하지만 국내의 검은 돈이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해 우리나라에 역투자 형식으로 유입된다면 거기에서 배태될 폐해를 누가 막고, 감당할 수 있을까. 부동산 시장에서는 엄청난 윗돈이 붙은 영리병원 매각 정보가 떠돌아다닐 것이고, 영리병원을 둘러싼 투기경쟁은 의료의 본질을 심각하게 비틀어댈 게 자명하다. 돈줄에 따라 수많은 의사들이 우왕좌왕 몰려다니며 우리나라 의료인력 수급체계와 의료 전달체계의 지형을 바꾸는 심각한 교란현상이 발생할 것임을 아는 일은 오히려 초보적이다. 영리병원이 우리 사회 분열의 본질이기도 한 계층간의 갈등과 대립을 가속화하는 촉매가 되는 일도 두렵다.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 국민은 의료분야에서 이런 갈등을 겪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영리병원에 의해 선보일 상업의료는 돈벌이에 단호할 것이며, 빈부와 지위를 가차없이 차등화할 것이다. 결국, 영리병원 도입의 귀결은 병원과 의료계를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으로 만드는 일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건백년지대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와중에 터져나온 영리병원 승인 소식이 세밑 국민들의 목덜미를 파고드는 칼바람보다 더 매서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영리병원 승인을 거둬 들이라”거나 “이 한번의 불찰로 무모한 영리병원 실험을 끝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그런 쪽으로 마음을 굳혀버린 결정권자들이 다른 곳에 눈길을 줄 것 같지가 않다. 이번 조치로 국민들이 감당해야 할 상처가 너무 크고 깊을 것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다. jeshim@seoul.co.kr
  • 오승환 “정킷방서 수억 빌려”…원정도박 일부 시인

    오승환 “정킷방서 수억 빌려”…원정도박 일부 시인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33)이 9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추진 중인 오승환은 MLB 진출이 어렵게 된 것은 물론 일본 프로야구 한신도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선수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이날 오전 7시쯤 오승환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했는지에 대해 5시간가량 집중 추궁했다. 오승환은 검찰 조사에서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린 것은 맞지만 실제 도박 횟수와 액수는 많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지난해 11월 과거 팀 동료였던 임창용(39·전 삼성)과 함께 마카오로 건너가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인 이모(39·구속기소)씨가 현지에서 운영하던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오승환과 임창용이 거액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오승환을 다시 부를 필요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하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은 오승환과 임창용이 최소 수천만원대의 도박을 한 것으로 보고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가속화됨에 따라 오승환의 앞길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오승환은 11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MLB 윈터미팅(단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일 출국하려던 일정을 검찰 출석을 위해 변경했다. MLB 구단들은 도덕성에 크게 흠집이 난 선수를 영입하는 데에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또 오승환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던 전 소속팀 일본 프로야구 한신도 도박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일본의 산케이 스포츠는 이날 “한신 구단이 오승환과의 교섭을 중단하고 새 마무리투수를 영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복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최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임창용을 팀에서 방출했다. 오승환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프로야구 규정에 따라 삼성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고려할 때 국내 복귀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