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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대한전선과 대한방직, 대한제당은 모두 한뿌리 기업들이다.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설립했던 회사들로 장남인 설원식(83) 전 회장이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의 경영권을 승계해 가장 먼저 계열분리했다.3남인 설원량(작고) 회장은 1972년 인송의 실질적인 ‘경영 후계자’로서 당시 대한그룹의 주력사인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고 설원량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한때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기도 했지만 오일쇼크의 충격과 가전사업 매각 등으로 사세가 크게 줄었다. 또 동생인 설원봉(57) 회장이 88년 대한제당을 갖고 분가하면서 옛 대한그룹은 사실상 대한전선만 남게 됐다. 지금은 고 설원량 회장의 부인인 양귀애(58) 고문이 오너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임종욱(57) 사장이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고 설 회장의 장남인 윤석(24)씨는 대한전선 경영전략팀 과장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처럼 1950년대 재계 서열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던 대한전선그룹은 오늘날보다 과거가 더 화려한 기업이다. 혼맥도도 이와 비슷하다. 창업주인 설경동 회장가(家)는 지금은 흔적만 남은 옛 재벌가(家)와 적지 않은 인연으로 엮여 있다.4남2녀를 뒀던 인송은 1970∼80년대 욱일승천했던 국제그룹 창업주 양태진 회장가(家)와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가(家)와 사돈지간이다. 관계에서는 김용식 전 외무부장관과 임송본 전 대한석탄공사 총재가 사돈들이다. ●50년대 재벌가 인송 인송은 1901년 평안북도 철산군 인송리에서 부친 설흥업옹과 모친 조성녀 여사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적 이름은 정동(鄭童)이었지만 서당 스승께서 ‘큰 인물로 대성하라.’는 뜻에서 경동(卿東)으로 지어줬다. 인송의 어린 시절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그는 부친을 세살 때 여의고, 모친을 따라 함경북도 부령으로 이사해 무산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3년간 허드렛일을 하며 집안을 돌보던 인송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어렵게 오쿠라 고등상업학교에 입학했지만 끝을 보지 못하고 중도에 귀국해야 했다. 인송은 이후 부령 군청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1921년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인을 동업자로 끌어들여 삼광운송점과 삼광상회를 설립, 운송업과 곡물·해산물 위탁판매사업을 벌였다.1936년에는 동해수산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해 청진 앞바다에서 정어리를 잡아 이를 가공해 많은 부를 축적했다.1940년대 초에는 어선 70척에 비행기로 고기를 탐지할 정도의 함경도 거부로 성장했다. 그러나 광복과 함께 북측에 공산군이 진주하면서 월남한 인송은 무역회사인 대한산업과 부동산 회사인 원동흥업을 세워 남쪽에서도 곧 거부 대열에 올라섰다.6·25전까지 그가 수원에 세운 성냥공장은 남한시장을 석권하기도 했다. 인송은 53년 재벌의 터전이 된 대한방직을 인수해 근대적인 경영을 시작했다.55년엔 대한전선 인수,56년에는 대동제당(현 대한제당)을 세워 당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가로 올라섰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인송은 54년 자유당 재정부장을 맡으며 정계에 잠깐 발을 담갔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는 60년대 초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인송은 4·19 의거와 5·16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면서 당시 내로라하는 그룹 창업주들과 함께 부정축재자로 몰려 험난한 시기를 보냈다. 특히 인송은 강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뿐 아니라 부동산도 몰수당했다. 부친의 이같은 시련을 지켜봤던 설씨가(家) 4형제는 훗날 정치와 담을 쌓은 것은 물론 부동산 투자도 꺼렸다. 인송은 검소한 생활로 유명했다. 그는 종이 한 장이라도 소홀히 버리지 않았다. 편지가 오면 칼로 봉투의 한 귀퉁이를 잘 도려내고, 그 뒷면을 이용해 한번 더 사용했을 정도였다. 인송이 송인상 효성 고문(당시 부흥부장관)에게 보낸 편지 에피소드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하던 대로 송 장관에게 소식지 ‘무역통신’ 뒷면을 이용해 서신을 보냈다. 이를 받은 송 장관은 대기업 사장의 검소함에 탄복해 서신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수년간이나 회의석상이나 강연회에서 이를 소개했다고 한다. ●옛 영화가 가득한 혼맥 인송은 두번 결혼했다. 그는 첫번째 부인 이태하(작고)씨 사이에 원식과 원철(68)씨 등 2남을 뒀다. 두번째 부인 유인순(작고)씨 사이엔 원량과 명옥(59), 원봉, 영자(53)씨 등 2남2녀를 뒀다.4남2녀 가운데 여자 형제는 중매로, 남자 형제는 연애 결혼했지만 당시 재벌가의 통혼이 그러하듯 인송은 관·재계의 명문가를 사돈으로 맞았다. 장남인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은 일제시대 식산은행(현 산업은행) 총재와 대한석탄공사 5대 총재를 지낸 임송본씨의 딸 희숙(75)씨와 연애결혼했다. 당시 원식씨는 희숙씨와 결혼하기 위해 미국에서 유학할 대학을 바꿀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설 전 회장 부부는 설범(47) 대한방직 회장과 설경화(46)씨 등 1남1녀를 뒀다. 차남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은 김용식 전 외무부 장관의 딸 보경(66)씨를 미국 유학중에 만나 인연을 맺었다. 보경씨는 코리아헤럴드 출신의 언론인이다. 설한(39), 설훈(35), 설혜선(34) 등 2남1녀를 뒀다. 3남 설원량 회장은 1969년 동생인 명옥씨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양귀애 고문과 결혼했다. 명옥씨와 양 고문은 친구 사이다. 양 고문은 국제그룹 양태진 창업주의 막내딸이며,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누이 동생이다. 윤석(24), 윤성(21)씨 등 2남을 두고 있다. 4남 설원봉 회장은 박용학 전 대농 명예회장의 장녀인 선영(56)씨와 혼례를 치렀다. 선영씨는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를 다녔던 설 회장과 선영씨는 학창시절부터 오랜기간 만남을 가졌다. 윤호(30)와 혜정(25)씨 등 1남1녀를 뒀다. 장녀 명옥씨는 정수창 전 두산그룹 회장 가문의 소개로 71년 김우기(63) 서울대 의대 교수와 결혼했다. 동철(33)과 승철(31)씨 등 2남을 뒀으며 장남은 의사, 차남은 대한제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차녀 영자씨는 고 설원량 회장의 친구인 정근모 명지대 총장의 중매로 차동완(58)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진영(28)씨와 종현(25)씨 1남1녀를 두고 있다. 3세들도 속속 가정을 꾸리고 있다.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의 장남인 설범 회장은 한연나씨와 결혼했으며, 장녀 경화씨도 차정하씨와 혼인을 치렀다. 양 고문의 장남 윤석씨는 지난해 6월 연세대 경영학과 동기생인 심현진(24)씨와 연애 결혼했다. 현진씨의 부친은 심광일(52)씨로 중견 건설업체인 석미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양 고문은 “오랫동안 연애를 한 데다 아들의 판단을 믿었다.”면서 “설 회장도 생전에 둘의 결혼을 허락한 만큼 일찍 결혼을 시켰다.”고 말했다. 설영자-차동완 교수 부부의 장녀 진영씨는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조 부사장은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손자로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이다. 진영씨는 대한전선 3세 가운데 유일하게 재벌가(家)와 통혼했다. ●일찍 시작한 분가 설경동 가문의 기업 분가는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일찍 시작됐다. 창업주 사후에 2세들의 분가가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인송은 생전에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등을 계열분리시켰다.1960년 정치권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데다 가정불화마저 겹치면서 인송은 어쩔 수 없이 대한산업과 대한방직 등을 장남 원식에게 맡겨 2세 경영을 펼치도록 했다. 인송은 이후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중심으로 경영을 해오다가 72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3남인 당시 설원량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토록 했다.74년 인송이 결국 타계하자 설 회장이 대한전선그룹을 이끌게 됐다. 대한전선은 88년에 또 한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창업주 인송의 유지를 받들어 설원량 회장이 계열사인 대한제당을 분가시킨 것이다. 설 회장은 동생인 설원봉 회장이 대한제당에 입사한 이래 경영수업을 충실히 받아왔다고 보고, 대한제당 관련 주식을 설원봉 회장에게 모두 양도해 대한전선에서 완전 분리시켰다. 대한제당은 현재 식품소재사업과 레저, 외식업 등에 진출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송의 후계자 설원량 회장 고 설원량 회장 유족들은 지난해 9월 1355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매출 2조원이 안되는 중견기업이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자진 신고하자 고 설 회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상속이나 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하는 다른 재벌가(家)와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대단했다. 그는 평소 “기업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손님이 되어야지, 불청객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한토막. 대한전선 본사와 각 공장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한 끼 밥값은 80원이다. 공짜로 주는 것이 낫겠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설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같이 정해졌다. 설 회장이 내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음식이 혹시라도 부실해지면 회사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서 내린 조치였다. 설 회장 본인도 줄곧 구내식당을 이용했는데, 이 역시 회장이 자주 이용하면 음식에 좀 더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였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낸 것과 달리 설 회장은 부친인 설경동 회장 못지않은 ‘구두쇠’였다. 그는 양복을 한 벌 사면 소맷단이 해질 정도로 입었다. 식당에서 사용한 휴지는 잘 접어두었다가 화장실에서 다시 사용했다. 쉽게 쓰는 휴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지는가를 생각하면 아무리 사소한 휴지라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같은 성품 때문일까. 그는 4형제 가운데 부친으로부터 가장 많은 총애를 받았다. 설 회장이 미국 텍사스주립대로 유학갔을 때, 인송의 커다란 기쁨 가운데 하나가 아들의 편지를 받아보는 것이었다. 특히 인송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면서 설 회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설 회장은 67년 대한전선 총무부장으로 입사했다. 인송은 설 회장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호된 경영자수업을 받도록 했다. 설 회장은 68년에 상무,70년엔 전무 등 주요 사업부 수장을 거치면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72년 사실상 경영 대권을 이어받은 설 회장은 견실한 전선사업과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70년대 중반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로 대한전선을 키웠다. 후계자로서 연착륙했다는 주변의 평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대한전선과 금성사(현 LG전자)가 선점한 가전시장에 삼성전자가 후발업체로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70년대 후반부터 덩치에 밀린 대한전선은 자금난으로 갈수록 어려워졌다. 설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은 적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힘든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부친의 유업을 일순간에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젊은 기업가로서 그간의 도전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고 했다. 대한전선 가전사업에 관심이 컸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당시 “가전사업이 어려우면 언제라도 대우에 협력제의를 해달라.”는 의중을 넌지시 전해왔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며, 혼자서 시간을 보내던 설 회장은 83년 3월 그룹 임직원들에게 가전부문 매각을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2억달러 규모로 당시엔 그야말로 빅딜이었다. 가전사업과 생산직원 모두 대우로 넘어갔다. 대우그룹으로 바꿔타는 직원이 무려 6000여명. 대한전선에 남는 인원은 3000명 남짓이었다.24개 계열사 중 10개사가 대우에 속하게 됐으며, 남은 계열사는 통폐합 절차를 거쳐 7개사로 줄었다. ●‘풍운아’ 설원식 대한방직 회장 설원식 전 대한방직 명예회장의 이력은 좀 독특하다.50년대 국내 대표적인 재벌가(家)의 장남이었지만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뒤,55년부터 5년간 중앙대 문과대에서 강사(서양학)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가 그는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전선 사장직에 갑자기 취임했다. 이후 3년간이나 부친인 인송과 재산 다툼을 벌였지만 그는 결국 법적으로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을 옛 대한그룹에서 떼어내는데 성공했다. 설 전 회장은 70년대 대한종합개발을 설립해 건설업에 진출했으며, 아세아종합금융을 세워 금융업에 손을 대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업 진출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그는 아세아종금 주가가 폭락하면서 퇴출위기에 몰리자 주식시세를 조종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세아종금은 이후 진승현씨에게 인수돼 한스종금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훗날 ‘진승현 게이트’로 불거졌다. 설 전 명예회장은 98년 장남인 설범 회장에게 대한방직 경영권을 물려주며 현장에서 물러났다. 차남인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의 이력도 형에 못지않다. 그는 일본 게이오대 법대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지만, 그는 부친의 기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뜻을 펼쳤다. 그는 대한무역진흥공사에 입사해 조사부 부장과 샌프란시스코 무역관 관장을 거쳤다.91년엔 형인 설원식 전 회장에 이어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사장에 올랐다.2년 후에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3무 경영’ 설원봉 회장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은 연세대 법대와 미국 브루클린 공대대학원을 거쳐 1976년 대한전선 종합조정실 이사로 경영에 첫 발을 내디뎠다.83년 대한제당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88년엔 형으로부터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그는 형과 달리 부드럽다는 평이다. 그러나 나서기를 꺼려하는 것은 다른 형들과 똑같다. 재계에서 친한 인사로는 경기고 동기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설 회장은 현장과 인재 관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외환위기 극복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위기에 몰렸을 때 설 회장은 직원들의 신뢰속에 감원과 임금 삭감, 노사분규 없이 힘든 시기를 헤쳐왔다.‘무감원, 무감봉, 무분규’라는 대한제당 특유의 ‘3무(無) 경영’은 이렇게 나오게 됐다. 대한제당은 현재 의약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그룹 나침반 임종욱 사장 대한전선의 대표 최고경영자(CEO)인 임종욱(57) 사장은 서울생으로 선린상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95년 회장 비서실장에 임명된 이후 9년간 설원량 회장의 경영 방침과 철학을 받들어 회사경영 전반에 대해 실무관리를 해오고 있다.97년 외환위기 때에는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3배 이상 끌어올렸다. 무주리조트와 쌍방울 인수, 진로채권 투자에 나서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임 사장은 설 회장이 타계한 이후 회사 경영의 나침반으로서 차세대 ‘먹을 거리’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미망인이 본 故설원량 회장 “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예요. 자기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어요. 자제심도 대단했고요. 남편을 사회와 일에 빼앗겼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평생 일만 하다 간 분이에요. 그림이나 음악에도 대단히 조예가 깊었는데….” 양귀애 고문은 남편인 고 설원량 회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아직도 감정이 남아있는 듯 설 회장을 언급할 때는 대단히 조심스러웠다. 설 회장은 지난해 3월 뇌출혈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아직도 설 회장 사진을 안봐요.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남편 사진들을 다 치웠어요. 감정이 많이 정리가 됐다고 해도 가끔은 가슴이 휑해요. 유품을 정리하는데 옷가지들이 너무 낡았더라고요. 대기업 회장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와이셔츠 소매는 다 헐었고, 구두는 신기 민망한 수준이었어요.” 그는 일만 했던 남편이 썩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둘만의 데이트는 자주 했다고 했다.“설 회장은 사업이 꼬이거나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면 어김없이 저를 불러요. 옆에 있어달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한동안 생각만 해요. 그 때는 옆에서 말 거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그래서 저를 불렀던 것 같아요. 덕분에 둘이서 남산을 자주 산책했고, 가끔은 골프도 둘이서만 치고 다녔답니다.” 그는 불임으로 꽤 고생했다. 장남인 설윤석 과장을 결혼 12년차에 가질 정도였다.“시댁식구들 눈치 많이 봤죠. 재벌가(家)로 시집와서 12년간 애기가 없었으니 얼마나 말들이 많았겠어요. 그때마다 남편이 바람막이가 돼 줬습니다. 참 고마웠죠.” 양 고문은 시아버지인 인송 설경동 회장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아버님이 저를 특히 예쁘게 보셨어요. 항상 자신 옆에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외출을 하면 꼭 저를 데리고 다니며, 같이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한복입은 모습이 예쁘다고 해서 신혼 초에는 한복만 입은 적도 있었습니다.” 설 회장은 자식을 엄하게 대했다고 한다.“남편은 아들들에게 절대 용돈을 풍족하게 주지 않았습니다. 수입도 없는 애들이 돈 쓰는 버릇부터 들이면 안된다는 것이었죠. 비행기를 탈 때도 애들은 항상 이코노미석이었습니다.” 양 고문은 지금까지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자신의 전부를 쏟았지만 앞으로는 나를 위해 살고 싶다고 했다. 특히 시아버지와 남편이 일군 대한전선을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했다. 한편 그는 큰 오빠인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근황과 관련,“건강하시고 친구들을 만나 소일하신다.”면서 “(국제그룹 해체로) 당시엔 심리적인 타격이 컸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잊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막오른 3세 경영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창업한 대한전선과 대한제당, 대한방직 등은 모두 3세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3세가 최고경영자(CEO)로 전면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제 실무부서에 배치돼 첫 걸음마를 시작한 곳도 있다. 가장 빨리 ‘세대교체’가 이뤄진 곳은 대한방직. 설경동가(家)의 장손인 설범(47) 회장이 1998년 대한방직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함으로써 설씨가(家)의 3세 경영을 알렸다. 그는 85년 대한방직 이사로 출발해 91년 상무,95년 부사장,96년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설 회장은 2001년 한스종금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만두라.’는 소액주주들과 주총에서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등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주변에선 설 회장을 소탈하고 온화하다고 평한다. 집안 가풍대로 보수적이며, 사업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업계에서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배재고와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더 뷰크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지난해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학업과 경영수업을 동시에 했던 장남 설윤석(24)씨는 올 들어 경영전략팀 과장으로서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을 쌓고 있다. 그는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인 삼양금속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설 과장의 나이가 아직 어린 데다 모친인 양귀애 고문이 후견인으로 나서는 만큼 급하게 경영 대권을 잇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이 전문경영인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어 후계자 교육에 더욱 치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고문은 “설 과장의 진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승진이나 유학 등은 상황에 따라 이뤄질 것이에요.”라고 했다. 동생인 윤성(21)씨는 중학교 3년때 미국으로 유학가 현재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다니고 있다.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의 장남인 윤호(30)씨는 경영 대권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2000년 6월에 입사해 현재 제당식품사업부를 책임지는 전무로 일하고 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매우 꺼린다. 설 전무는 경기고와 미국 클레어먼트 대학원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황우석 쇼크’ 증시 직격탄

    ‘황우석 쇼크’로 주식시장이 동반 급락했다. 특히 바이오업종과 의약품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황우석 쇼크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코스닥지수는 720선이 무너졌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64포인트(1.24%) 하락한 1,321.04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705.52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하면서 전날보다 25.22포인트(-3.40%) 떨어진 716.38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이날 오후 2시 황 교수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분명히 존재했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628억원을 더 팔아치우며 3일만에 매도세로 돌아서 급락장을 주도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지만 특히 의약품업종(-5.72%)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대표적 바이오 종목인 오리엔트바이오, 알앤엘바이오,ACTS 등 7개 종목은 하한가를 기록했다. 유한양행(-2.02%),LG생명과학(-6.70%), 한미약품(-3.85%) 등 우량 제약주들도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산성피앤씨, 메디포스트, 마크로젠, 이지바이오, 이노셀 줄기세포 테마주들이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증시가 오랫동안 수직 상승을 하면서 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원화 강세와 ‘황우석 쇼크’등이 발생해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조정은 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황우석 쇼크’가 바이오 이외의 업종으로 확산되며 증시를 상당기간 짓누를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의 줄기세포 진위논란이 시간이 갈수록 불거지면서 황 교수에 거액의 연구비나 편의를 지원한 업체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황 교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황 교수와 석좌기금 및 석좌교수 연구비용 출연 약정식을 갖고 황 교수에게 앞으로 5년간 매년 3억원씩 모두 1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와 올해 이미 2차례 6억원이 지원됐다. 또 지난 6월부터 황 교수에게 10년간 국내외 전 노선을 최상위 클래스(1,2등석)로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는 대한항공측도 입장 변화가 없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황 교수가 좀 더 편안하게 해외출장을 다녀오라는 선의에서 제공한 편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회는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황 교수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금처럼 이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황 교수에게 ‘축산발전 연구 후원기금’ 10억원을 전달한 농협측도 “이미 10억원이 황 교수에게 전달됐기 때문에 번복은 없을 것”이라면서 “지원금 목적도 줄기세포가 아니라 가축질병 예방을 통한 축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있다.”고 밝혔다.김경운 류길상기자 kkwoon@seoul.co.kr
  • [하프타임] 정민태 연봉 2년새 절반 삭감

    2004년 ‘연봉킹’(7억 4000만원) 정민태(36·현대)가 또 한번 몸값 폭락의 수모를 안았다. 프로야구 현대는 15일 투수 정민태와 올해 연봉(5억 5500만원)에서 30% 삭감된 3억 8850만원에 2006년 연봉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민태는 올해 25%에 이어 내년 30% 등 2년 연속 연봉이 대폭 깎였다.
  • 연말연시 여윳돈 1000만원 어떻게 굴릴까

    연말연시 여윳돈 1000만원 어떻게 굴릴까

    연말연시는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오랜만에 여윳돈을 만져보는 시기이다. 상여금이나 연말정산 환금액, 정기적금 만기 도래 등이 이 기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들이 너나없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어 목돈을 굴리려는 직장인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주식시장까지 호황이어서 각종 투자상품도 목돈을 손짓하고 있다.1년 동안 고생해 1000만원의 여윳돈이 생겼다고 가정했을 때 어떻게 굴려야 할까. 당장 지출이 예상되는 사람과 장기간 여유가 있는 사람에 따라 투자 방법이 달라질 수 있는 데다 투자 성향도 제각각이어서 일반화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윳돈을 단기로 운영할 경우는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장기로 운영할 때는 수익성에 무게를 두라.”고 권하고 있다. 투자기간이 1년 이내라면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 손실을 입을 경우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적기 때문이다. ●“예금, 무조건 짧게 굴린다고 좋은 게 아니다” 원금 손실을 절대 보지 않겠다는 사람에게는 은행 예금 외에 방법이 없다. 그런데 요즘처럼 금리상승기에는 돈을 짧게 굴려야 유리하다는 게 재테크의 기본 상식이다.3∼6개월 단위로 투자하다가 금리가 오르면 갈아타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낮다면, 오히려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예컨대 조흥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13일 현재 연 4.1%인 반면 3개월짜리는 연 3.45%이다.1000만원을 예치할 경우 1년제는 1년 뒤 41만원의 이자소득(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3개월제는 3개월마다 금리가 0.4%포인트씩 올라도 1년 후 이자가 40만 5000원밖에 안 된다. 요즘 시중은행들의 3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한 번 올라야 고작 0.1∼0.2%포인트이고, 한은이 3개월마다 콜금리를 인상한다는 보장도 없다. 정기예금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이 절세형 예금이다. 우리은행 강남PB센터 박승안 팀장은 “1000만원의 여윳돈을 안정적으로 굴리고 싶다면 우선 장기주택마련저축과 같은 절세형 상품의 납입 금액을 소득공제 한도 범위까지 꽉 채워 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박윤옥 PB팀장도 “소득공제혜택과 노후대비가 동시에 되는 연금신탁과 연금보험의 불입액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흥은행 김은정 팀장은 새마을금고나 단위농협의 조합예탁예금을 추천했다. 단기에 높은 이자율이 보장되고, 농어촌특별세율 1.5%만 부과돼 절세 효과가 가장 좋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세금우대 저축도 이자세율 9.5%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금자보호법의 상한선인 5000만원까지는 저축은행에 맡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1년제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연 5.0%를 웃돌아 시중은행 금리보다 0.5∼1.0%포인트가량 높다. ●“장기투자는 간접투자상품이 최고” 당분간 목돈 지출이 없고,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립식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 상품이 여전히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추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고수익을 위해서라면 약간은 과감한 투자방법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수연동예금(ELD)이나 지수연동증권(ELS) 등은 원금 보장을 추구하는 동시에 주가지수, 골드지수, 환율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간접투자를 처음 경험하는 초보자들에게 유용하다. 다만 하나은행 대치골드클럽 황창규 팀장은 “지수연동 상품 중 일정범위를 초과해 상승하면 원금 정도만 건지고 나오는 ‘녹아웃형’이 많아 가입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1년 이상 장기투자해 고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주식형 펀드 상품이 적극 추전되고 있다. 국민은행 청담PB센터 김형철 팀장은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 1년 이상 묻어두거나 일본, 호주, 뉴질랜드 주식과 연계된 태평양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박윤옥 팀장도 “1000만원을 여기저기 쪼개서 쓰다보면 남는 게 없다.”면서 “주식형 펀드에 불입해 불필요한 소비를 없애는 동시에 고수익까지 추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발언대] ‘지리적 표시제’로 파워 브랜드 구축을/전성군 농협 중앙교육원 교수

    지리적 표시제란 농특산물이 특정지역의 기후와 풍토 등 지리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지명과 농산물을 연계·등록해 보호하는 제도다. 이러한 지리적 표시제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인간이 빚어낸 공공재산인 까닭에 지역내 향토 지적자산을 활용한 지역산업화 방안은 대표적인 지역산업 발전전략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아무 관련이 없는 외지 업체나 외국 기업이 그 지역을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하는 행위가 자행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권리를 도용당하고,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주는 몰지각한 행위만은 막아야 한다. 여기에 향토 지적재산을 권리화하고 보호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 정보기술의 진전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정보취득이 쉬워지고 거래비용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지리적 표시제를 지역 관건으로 보고 적극 권장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WTO 패널에 와인과 주정을 제외한 농산물 및 식품에 지리적 표시제와 원산지 표시제를 적용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WTO 패널은 EU 시스템에 어떠한 하자도 없다는 점에 동의하였고, 양국이 제시한 의견의 대부분을 기각했다. 이와 같은 WTO 패널의 결정은 EU로 하여금 명칭의 불법적 사용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보호 체계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현재 EU에는 약 700여 가지의 지리적 표시제가 등록되어 있다. 프랑스는 1900년대를 전후해 신대륙의 포도 산업에 밀려 자국산 포도의 가격폭락과 이에 따른 품질하락의 악순환을 겪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1935년 지리적 표시제를 강화하여 샴페인, 코냑 등 전통적 브랜드의 권리침해 방지에 적극 나섰다. 현재 포도·치즈 등 600여 개의 지리적 표시제 품목들은 연간 20조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리적 표시제는 120억유로의 가치 창출과 30만명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 농산물 품질관리법에 지리적 표시등록제도의 시행 근거가 마련됐고,2002년 보성녹차를 시작으로 양양 송이, 괴산 고추, 경북 영양 고추, 서산 6쪽마늘 등 현재 5개 품목이 등록돼 있다.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 중인 상품은 철원 오대쌀, 해남 겨울배추, 제주도 흑돼지, 고창 복분자 등이다. 앞으로 청정 농산물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등록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무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리적 표시를 등록하고 활용하는 주체는 농산물과 그 가공품을 생산하는 농업인 및 생산자 단체이다. 실제로 등록절차를 밟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도 필요하지만, 자칫 지역산업화를 위한 질적 발전보다는 바람몰이에 편승하는 얄팍한 뜨내기 브랜드가 양산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마케팅 노력과 비용 절약, 소비자의 신뢰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파워 브랜드 구축은 물론 그 명성과 전통까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직 결성, 정관 및 자체 품질기준 마련 등 준비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앞으로 지리적 표시제는 우리 농업, 농촌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제도이다. 농업인과 생산자단체, 지자체 공무원, 농업관련 단체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성군 농협 중앙교육원 교수
  • [시사 키워드] 주가와 경제

    [시사 키워드] 주가와 경제

    주가가 오르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환율과 금리와 주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본다. ●코스피, 코스닥지수란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으로 구분된다.KOSPI(Korean Composite Stock Price Index)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수이다. 주가지수 산정방식은 몇 차례 바뀌었는데 현재의 코스피는 1980년 1월4일의 기준지수를 100으로 정한 뒤 등락을 산출해 왔다. 산출방법은 개별종목의 주가에 상장주식수를 가중한 기준시점의 시가총액과 비교시점의 시가총액을 대비하여 산출한다.1980년과 비교할 때 지금은 지수가 1300을 넘어섰으므로 시가총액이 13배 이상 확대됐다. 코스닥(KOSDAQ:Kore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장외 주식거래시장으로 미국의 나스닥(NASDAQ)과 유사한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증권시장이다.1996년 7월1일 증권업협회에 의해 개설됐다.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장외시장이었으나 지금은 증권거래소와 대등한 독립적인 시장이 됐다. ●주가와 경제의 관계 주가는 경기의 선행지표다. 보통 경기보다 6개월쯤 선행하는 것으로 본다. 즉, 경제가 6월쯤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 1월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주가는 그 기업의 가치를 나타낸다. 경제가 좋아지면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고 기업의 가치가 좋아지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주가가 오르려면 수출경기가 좋아지고 소비심리가 개선되어야 하며 기업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 또 기업활동을 하기 좋은 저금리나 적정한 환율이 유지돼야 한다. 기업의 신상품·신기술 개발도 영향을 미친다. 경제외적으로는 정치·사회정세도 관계가 있다.9·11테러가 발생했을 때 세계주가는 폭락한 적이 있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타면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기가 쉬워진다. 즉, 유상증자를 해 투자자들의 자본을 끌어들여 기업 운영에 쓰게 된다. 주가가 오름세를 타면 주가가 오른다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증자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주가와 금리, 환율 ▲금리와 주가 주가는 보통 금리와 반비례한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에 투자해 놓은 사람들이 돈을 빼 은행으로 옮겨오므로 주가가 떨어진다. 주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탓이다. 경제가 어려워 미래가 불확실하면 투자자들은 주식보다는 은행에 돈을 예치해 안정적인 이자를 받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또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증가해 이익이 낮아지고 따라서 주가가 낮아진다. ▲주가와 환율 환율이 오르면 통상적으로 주가가 오른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 수출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하므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 상승이 반드시 주가에 좋은 영향만 주지는 않는다. 경기 침체로 환율이 극도로 불안하면 외국인들은 투자를 보류할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만달러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1년 후에 처분할 때 환율이 1500원으로 오르면 수익률이 50%가 넘지 않는 이상 손해를 본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이 발생한다. 외환 위기 때 우리는 이런 경험을 했다. ▲환율과 금리 수입 물가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가 상승)하면 내려간다. 반대로 환율이 상승하면 물가는 오른다. 물가가 오르면 당국은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으려 한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자금을 많이 갖고 들어온다. 한국에 외화가 많이 들어오면 원화가치가 상승(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최근의 주가 상승 주가 상승은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다. 가까운 장래에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업들의 가치는 크게 올라갔고 기업들의 투자 환경을 좋게 만들어 거꾸로 경기를 되살리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가상승은 외국인의 힘에 의존한 바 크다. 이제는 외국자본에 휘둘리지 말고 국내 투자자들의 역량으로 주식시장을 이끌어갈 때가 되었다. 최근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경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지 않아야 한다. 서서히 내리고 서서히 오르는 건전하고 견조한 주식시장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포인트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경제상황이 본격적으로 호전된 것 같지도 않은데 주가는 왜 오르는 것일까. 그동안 우리 주가는 외국에 비해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경제가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전남 영암 독천리 ‘독천식당’

    전남 영암 독천리 ‘독천식당’

    세발낙지. 쌀쌀해지면서 술꾼들이 제일 먼저 탐내는 안줏감이다. 나무젓가락을 낙지 아가미에 쑤셔넣고 통째로 칭칭감아 초장에 찍은 뒤 우물우물 씹을수록 쫄깃쫄깃하고 감칠맛이 난다. 월출산 자락인 전남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독천식당. 세발낙지 식당의 대명사다. 서울·광주·목포 등에도 독천식당을 내건 식당이 있지만, 이곳이 원조로 통한다. 1970년도에 지금의 자리에 식당을 연 주인 김충웅(63)씨에 이어 아들 성근씨가 대를 잇고 있다.2002년 전남도가 인증한 남도음식 별미집이다. 붐비는 손님들 절반이 대도시 외지인들이다. 독천식당이 유명한 것은 영암호 하구둑을 막기 전 독천리와 인근 미암면 일대 갯벌이 낙지밭이었기 때문. 요즘은 갯벌이 사라져 낙지는 신안 압해도와 무안 등에서 날라온다. 독천식당의 전설은 갈낙탕이다.1977년 소값이 폭락하면서 기르던 소를 처분해야 했던 주인은 소고기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머리를 짜다시피 했다. 그래서 따로 국밥이던 갈비탕과 낙지탕이 합쳐지게 됐다. 이 집 반찬 중 가운데 자랑거리는 젓갈이다. 짭조름한 돔배젓(전어속젓)에는 숭어창젓을 섞는다.2월에 잡은 자잘한 바다새우로 담근 새하젓을 비롯해 생새우젓·토하젓 등은 식욕을 돋우고 ‘게 눈 감추 듯’ 밥그릇을 비우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낙지 초무침을 시켜서 뜨끈한 밥에 넣고 비벼 먹으면 꿀맛이다. 요리에 들어가는 고추장·된장은 꼭 집에서 담근다. 참깨와 참기름, 낙지, 쇠갈비 등은 20∼30년 이상 거래해 온 단골들로부터 사들인다. 아들 성근씨는 “독천식당 체인점(분점)을 내라는 성화가 빗발치지만 날마다 싱싱한 재료를 써서 요리와 반찬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쌀 공공비축후 산지쌀값 13.6%↓ 소비자값 5.1%↓ 중간상만 배불린다

    쌀의 공공비축제 도입으로 산지 쌀값은 크게 떨어졌으나 소비자가격 하락폭은 적어 중간 유통업자들만 폭리를 취하고 있다. 25일 전북도와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전국평균 산지 쌀값은 80㎏ 1가마에 13만 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 1260원에 비해 13.6% 떨어졌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18만 8638원에서 17만 8955원으로 5.1%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산지 쌀값과 소비자가격의 차이가 지난해의 경우 1만 7000원대였으나 올해는 3만 9000원대에 이르고 있다. 산지 쌀값 하락분이 소비자가격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농민들로부터 싸게 사들인 쌀을 소비자들에게 높은 값에 팔고 있는 중간유통업자들의 뱃속을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쌀은 중간 양곡업자나 미곡종합처리장(RPC)을 거쳐 곧바로 대형할인점 등으로 유통되는 만큼 산지 쌀값과 소비자가격의 차익은 대부분 이들 유통업자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양곡업자와 민간 RPC들은 공공비축제가 도입되면 쌀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농민들의 불안심리를 악용, 싼값에 쌀을 대량 매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할인점들도 이들로부터 헐값에 사들여 고가에 판매하는 방법으로 그 차익을 챙기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농협 관계자는 “산지 쌀값과 소비자가격의 차이가 이처럼 커진 것은 공공비축제가 도입된 올해가 사실상 처음”이라면서 “쌀값 하락분이 농민이나 소비자에게 되돌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개사료만도 못한 쌀값…가격차 갈수록 커져

    개사료만도 못한 쌀값…가격차 갈수록 커져

    ‘쌀값이 견공의 사료값 만도 못하다니’ ‘4㎏ 들이 견공(犬公) 사료값은 1만 4000원, 쌀값은 7000원’ 최근 시중에 거래되는 견공 사료값이 사람들이 먹는 쌀값보다 2배 비싼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탄식하고 있다. 25일 경북도내 일부 도정·유통업체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시중에서 80㎏ 들이 쌀 한가마가 14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쌀 ㎏당 가격은 1750원이다. 그러나 견공의 사료값 ㎏당 3500원으로 쌀값보다 정확하게 2배가 비싸다. 특히 애완견의 사료값은 ㎏당 6700원에 달해 쌀값에 비해 무려 3.8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오리농법 등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된 무공해 쌀값 4000원(㎏당)보다도 크게 비싼 것이다. 물론 지난 해에도 견공 및 애완견의 사료값이 쌀값보다 비쌌었다. 하지만 올들어 견공 등의 사료값은 ㎏당 500원 정도가 오른 반면 쌀값(지난해 80㎏ 가마당 17만원)은 275원이 떨어졌다. 그만큼 가격차가 더욱 커지게 됐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옛날에는 사람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개가 먹었는데…, 이젠 사람이 개보다 못한 세상이 됐다.”며 “자존심 상해 밥 못 먹겠다.”고 달갑잖은 반응을 보였다. 농민들은 “쌀의 명예회복을 위해 수년 전부터 각종 친환경 쌀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이마저도 워낙 싸 견공 등의 사료값을 넘어서지는 못할 전망”이라며 “쌀농사를 포기하고 개사료를 생산하라는 것이냐.”며 현실에 씁스레했다. 도정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회의 쌀협상 비준안 통과로 내년에는 쌀값 폭락마저 예상돼 더 이상 견공 등의 사료값과는 비교하지 못할 처량한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재건축 아파트시장 다시 ‘꿈틀’

    재건축 아파트시장 다시 ‘꿈틀’

    8·3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맥을 못추던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1억원 이상 호가가 폭락했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10월 말부터 반등, 한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매수세가 꾸준히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문의만 폭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국민은행 시세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단지 30곳 중 11곳이 재건축 아파트였다. 30곳 중 재건축 단지로 가장 많이 오른 곳이 1984년 입주한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 지난 한달간 변동률이 11.10%를 기록했다. 인근 중개업소인 뉴스공인 관계자는 “주공2단지 16평형은 8월 초 5억 2000만원에서 9월 말 3억 9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지금은 가장 싼 게 4억 8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18평형도 같은 기간 7억 2000만원에서 5억 7000만원까지 내렸다가 최근 6억 4000만∼7억원대의 시세를 형성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 반포동 AID차관아파트는 9.47%,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는 9.24%,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는 8.91% 올랐다. 강남지역 4개 재건축 단지가 한달간 가장 많이 오른 단지 10위권에 포진했다. 반포 AID차관아파트 22평형은 가격이 가장 많이 빠졌던 지난 9월 말 대비 1억원가량 오른 7억 5000만원에 호가된다. 개포주공 4단지 13평형은 지난 8월 초 6억원에서 9월 말 4억 6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5억 300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밖에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차는 7.94%,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02%,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2단지 6.56%,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6.14%, 강남구 개포동 개포1차지구 주공1단지 6.02%,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3단지가 5.07% 올랐다. 추석 직후 6억 6000만원에 거래됐던 은마아파트 31평형은 현재 1억원 이상 오른 7억 8000만원을 호가한다. 가락시영1차 거래를 중개하는 대학사 이상우 사장은 “17평형의 경우 7월 말 6억 7000만원에 정점을 이루다 9월 5억 4000만원대로 내린 뒤 최근에는 6억 3000만원까지 올랐다.”면서 “낮은 가격인 6억 1000만원선에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52평형을 받을 수 있는 반포주공2단지 25평형은 9월 말 12억원에서 현재 13억 500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 8월 초 9억 7000만원에 거래됐던 개포주공 1단지 17평형은 9월 말 8억 2000만원까지 거래되다가 최근 9억 3000만원대를 회복됐다.15평형은 9월 말 5억 7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지만 최근 6억 7000만원까지 올랐다.13평형도 지난 9월 4억 2000만원에서 지난 21일 현재 5억 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매수 수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기보다 가격 급락에 따라 한 두 개 정도가 거래되면서 이뤄진 기술적인 반등”이라면서 “8·31 부동산대책이 속속 입법으로 이어지면 재건축 가격은 다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하면 금융거래 차별받나요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아파트 5채를 샀습니다.IMF사태 때 집값은 폭락하고 대출이자율은 2배로 올라 아파트를 모두 경매로 넘겼습니다. 그래도 빚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연체이자까지 붙어서 갚아야 하는 빚이 3억원을 넘습니다. 월급 130만원으로 세 식구 월세내고 살기도 힘든데, 파산신청을 하려고 하니 주변에서 말립니다. 파산을 하면 신용상 불이익이 생기니 빚을 약간이라도 갚는 개인회생을 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여유돈이 월 10만원도 안생기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서진식(42) 채권자 단체는 고객 금융거래나 연체실적에 관한 정보를 전산망에 올려 공동으로 활용합니다. 파산 신청으로 면책을 받은 사실도 채권자는 기록해 두고, 기록을 7년 정도는 유지하는 듯합니다. 이는 사업자들의 공동행위(boycott)에 해당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금지할 수도 있고, 국가의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이 이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차별행위로 불법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기 전까지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용정보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빚을 갚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금융채권자들은 채무이행을 못하면 바로 신용불량자로 등록해 이들을 차별했습니다. 파산 선고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빚을 갚지 못한 사람의 파산·면책 기록이 자신의 신용정보에 포함된다고 해도, 이미 손상된 신용에 대해 다른 분류를 적용받는 것일뿐 새롭게 신용에 손상에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오히려 파산·면책을 받는 것이 받지 않은 것보다 신용정보상 개선이 이루어집니다. 파산·면책을 받는다면 7년 동안 기록이 유지되지만, 면책을 받지 못해 연체된 채무가 계속 남아 있다면 신용정보상 손상도 남게 됩니다. 채권자는 소멸시효 완성을 방치하지 않고 판결을 받아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신용기록은 채무자가 죽을 때까지 유지됩니다. 즉 파산·면책은 영구히 유지될 신용불량정보를 7년으로 단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금융채무로부터의 해방인 파산·면책은 새롭게 생길 수 있는 채무에 대한 상환능력이 높아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 자체로 신용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많은 신용카드 회사가 면책을 받고 꾸준히 금융거래를 한 사람에게 새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라고 제의합니다. 파산·면책을 받지 않은 채무자에게는 결코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금융기관의 신용등급 면에서 개인회생보다 파산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보통 5년 동안 총 채무액의 일부를 갚게 하는 개인회생 제도에서는 변제기간을 마쳐 면책을 받은 채권자에게도 다시 7년 동안 신용 손상 상태가 지속됩니다. 파산보다 3∼8년 더 불리하다고 하겠습니다.
  • ‘공공비축미 매입’ 거부 확산

    전북지역 농민들의 공공비축미 매입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1일부터 쌀 주산지인 익산, 정읍, 김제, 고창군에서 공공비축미 매입거부 시위가 시작됐다. 지난 4일부터는 완주, 임실, 부안군지역 농민들도 이에 가세했다. 농민회 전북도연맹은 ▲공공비축제 폐지▲쌀 생산비 보장▲쌀 협상 국회비준 처리 반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도내 14개 시·군으로 확대해나가기로 해 매입 거부투쟁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북도연맹은 지난달 17일부터 시작한 벼 야적을 현재 14만 포대(40kg 기준)에서 40만 포대로 늘리고 지역별 시위와 농성을 확대하는 등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내 공공비축미 매입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북도는 올해 공공비축미로 모두 386만 1500포대(40kg 조곡 기준)를 매입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매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보다 크게 낮은 9%대에 머물고 있다. 전북도연맹 송용기 의장은 “정부의 무리한 공공비축제 도입이 쌀값 폭락사태를 몰고온 핵심 원인”이라며 “잘못된 양곡 정책을 바로잡고 파탄 위기의 농촌을 구하기 위해 공공비축미 매입 거부를 비롯한 대정부 투쟁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도내 쌀값은 지난해 5만 2000원대(40kg 조곡 기준)에서 4만 2000원 선으로 20%가량 폭락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쌀개방 수용, 사후대책에 힘 모아야

    쌀협상 결과에 대한 비준동의안이 곡절 끝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달 중에 남은 절차를 모두 매듭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극력 반대하고, 농민단체들의 대규모 항의집회가 전국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반면에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은 우리에게 더욱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쌀을 비롯한 한국농업의 앞길이 더욱 험난해 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가 시행되면서 수확기의 시중 쌀값 폭락과 판로 부진으로 쌀생산 농가들은 2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그러나 쌀협상 비준 거부 투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쌀협상안을 연내에 비준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쌀 관세화 10년 유예’를 포기하게 되며, 농민들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상황은 ‘비준거부=개방유예’가 아니라 ‘비준거부=개방확대’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전혀 모르는 얘기다. 따라서 쌀생산 농가의 입장에서는 국회가 쌀협상안을 비준해 현재의 개방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그대신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 될 것이다. 정부는 쌀시장의 개방에 대비해 119조원짜리 초대형 대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 정도면 농가의 개방피해를 보전하고 항구적인 생존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선택권이 없는 비준거부 투쟁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어떤 개방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항구적인 대책을 세우는 데 정부와 농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 그린스펀 18년 빛과 그림자

    ‘경제 대통령’, 경제정책의 ‘마에스트로’로 일컬어지며 18년간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앨런 그린스펀(78)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시대가 사실상 끝났다. 1987년 8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FRB 의장에 임명된 뒤 미 역사상 최장기 호황과 저인플레 시대를 열었다. 취임 직후 2000대였던 다우지수가 현재 1만선을 넘었다.4%였던 핵심 인플레지수는 2%로 떨어졌고, 실업률도 7%대에서 18년 평균 5.5%에 머물렀다.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인플레 없는 고성장이 지속되는 ‘신경제’를 낳았다. ‘선제적’ 금리정책으로 인플레 억제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절대적 신뢰를 확보, 이른바 ‘그린스펀 효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주식·부동산시장에 섣불리 개입하기보다는 주요 경제지표들의 관리를 통한 ‘비개입 정책’과 위기관리전략은 FRB의 기본원칙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그린스펀의 힘은 “(경제상황에 대한)유연함과 기존 경제 도그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에서 나온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위크는 “그린스펀의 최대 업적은 호·불황의 격랑 속에서 미국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나간 것”이라고 평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취임 두 달만인 1987년 10월 주가가 500포인트 폭락한 ‘블랙 먼데이’와 IT 거품이 터지면서 2000년 주식시장 폭락을 경험했다. 저축대부조합 대량 파산과 1994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동아시아(1997년)·러시아(1998년) 금융위기에 이어 2001년 9·11테러를 맞았다. 그 때마다 신속한 통화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반면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거품과 쌍둥이 적자 등은 미해결 과제로 차기 의장에게 넘겼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강남권 경매시장도 ‘찬바람’

    강남권 경매시장도 ‘찬바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아오르던 경매시장이 ‘8·31대책’이후 한 달여만에 조정기를 맞고 있다. 강남지역 아파트 낙찰가격이 대폭 떨어진 가운데 연립 상가 토지 등을 가리지 않고 경쟁률이 떨어지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강남 3구 거품 빠진다 2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등 3개 강남구 아파트의 경우 지난 6월 94.95%이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10월에는 77.90%까지 폭락했다.8·31대책 발표 이후인 9월까지만 하더라도 94.74%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이달 80.30%인 점을 감안하면 강남 아파트 거품이 대폭 빠진 것이다. 지난 3월 경매에 부쳐진 송파구 오금동 43번지 현대아파트 22동 1401호 낙찰가율은 108.3%이었지만 지난 9월 이뤄진 같은 아파트 33층 301호의 낙찰가율은 84.8%를 기록했다. 응찰자수도 3월 6명에서 9월 1명으로 줄었다. 지난 7월 6억 500만원(낙찰가율 96.5%)에 낙찰된 서초구 방배동 그레이스빌 201호의 경우 낙찰받은 사람이 돈을 내지 못해 지난 6일 재입찰에 부쳐졌으나 4억 8925만원에 낙찰돼 석달 사이 1억 1500만원 이상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의 경매 참여 건당 응찰자수도 6월 9.06명에서 10월 4.2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시세 파악이 쉽고 환금성이 좋은 대형 업체 브랜드 아파트나 역세권 경매 물건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상가·토지도 하락세 주택, 다세대, 연립, 빌라 등 비아파트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71%의 낙찰가율을 유지했으나 이달 들어 68.70%를 기록,70%선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강북 뉴타운 지역 물건의 경우 경매 시점보다 최소 6∼8개월 이전에 감정이 이뤄진 만큼 뉴타운 지정 이후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 투자 가치가 있다고 조언한다. 10월 상가 낙찰가율은 49.70%로 전달(48%)과 비슷하지만 응찰자 수가 2.27명에서 1.71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응찰자수가 줄어든 것은 향후 하락 가능성이 더 있다는 신호다. 상가는 대부분 감정가 절반 수준에서 낙찰돼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노려볼 만하다. 장사가 안돼서 나온 물건이거나 상권은 좋지만 부채가 많아 나온 것들은 조심해야 한다. 입지조건과 상권이 좋고 대단지 아파트의 메인 상가 1층은 전망이 좋다. 한편 8·31이후 ‘나홀로 열기’로 주목받던 토지시장 경매도 하락세다.6월이후 91∼92% 수준이던 토지 낙찰가율이 8·31대책 직후인 9월 98.91%까지 올랐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달들어 85.30%까지 떨어졌다. 지지옥션 강은 실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토지를 허가없이 살 수 있는데다 전매금지 기간이 없어 언제든지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환금성이 낮아 장기간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라면 무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교과서 경제관련 오류 내용

    교과서 경제관련 오류 내용

    재정경제부가 14일 밝힌 경제 관련 교과서의 오류들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잘못된 경제인식이 교육의 영향도 일부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재경부 장태평 정책홍보관리실장은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잔상이 남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과서 검·인정 과정에 처음부터 경제학자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본적 성의 부족 개념상 오류나 부적절한 통계는 집필자들의 주의 부족 탓이 크다.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대신 ‘국민소득 1만달러’로만 돼 있다. 한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보다 크면 임금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란 잘못된 설명도 있다.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보다 많으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해 임금이 떨어진다. 과거의 통계를 인용한 사례도 있다.1999년의 통계를 쓰고 있고, 포항제철은 2002년 포스코로 회사이름을 바꿨지만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포항제철로 돼 있다.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서 미래의 학교를 그린 그림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달린 구형 컴퓨터가 나온다. ●부정적 이미지 부각 주관적이면서도 부정적인 표현들도 제법 발견됐다.‘시장은 기본적으로 경쟁적이며 비인간적일 수밖에 없다(고등학교 교과서).’,‘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난이 개인의 책임이나 운명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제도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는 인식이 지배적이다(고등학교 교과서).’ 등이다. 가족들의 외식 모습을 흐뭇한 광경이라고 해놓고는 ‘자기가족밖에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가 엿보인다(고등학교 교과서).’고 부가설명한 사례도 있다. 부적절함의 극치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밭떼기’를 ‘폭리를 취하려고 물량을 미리 확보해 두는 사재기를 통한 투기의 한 형태’라고 간단히 설명했다.‘밭떼기’는 농작물 값이 폭락할 때의 위험을 중개업자들이 일부 떠안고 농민들로서는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측면도 있다. ●너무 어렵거나 저속한 표현도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의 이유를 물었고,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국민총소득(GNI)을 설명했다.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서는 자본재, 소비재 등도 나왔다. 해당 학년에게는 어려운 개념이다. 그런가 하면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조선시대 백정들은 개, 돼지만도 못한 존재였다.’는 저속한 표현을 썼다. 어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실업자를 설명하면서 ‘풀 몬티’를 사용했다. 우리말로는 ‘훌러덩’이라 할 수 있는데, 광산이 폐광돼 실업자가 된 남자 6명이 여성용 나이트클럽에서 스트립쇼를 한다는 내용으로 국내에서 이 제목의영화가 개봉된 바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조류독감 예보 발령 첫날] “2년전 악몽 또 오나” 속타는 농가

    [조류독감 예보 발령 첫날] “2년전 악몽 또 오나” 속타는 농가

    “조류독감이 오지도 않았는데, 이거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충북 음성군 삼성면 청룡리에서 산란계 3만마리를 사육중인 박덕규(56)씨는 분통부터 터뜨렸다. 조류독감 공포가 엄습하면서 계란과 육계값이 떨어지고, 소비가 줄어드는 등 피해가 이어지자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박씨는 2003년 12월10일 국내에서 처음 발병된 조류독감 첫 신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신고가 늦었을 뿐 이미 천안 등에서도 발병이 됐었다.”면서 “그런 데도 첫 발병지라며 엄청 욕을 먹어 조류독감이라는 말만 나와도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계란값 40% 폭락 박씨는 당시 산란계 2만 6000마리를 길렀으나 조류독감으로 대부분 죽으면서 7000마리분만 보상받았다. 박씨는 “그 충격으로 1년을 쉬다 친환경 계란을 생산, 회사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면서 “그 때 망해 빚 4억 5000만원을 졌는데 지금은 더 늘었다.”고 조류독감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충남 천안 풍세면 용정리에서 닭 3만마리를 키우고 있는 배종옥(42)씨는 “일부 학자들이 조류독감이 확산되면 수백만명이 죽느니 사느니하면서 계란값이 폭락하고 있다.”고 말했다.2주 전 개당 110∼120원하던 도매가가 지금은 70∼74원 정도로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게 배씨의 얘기다. 아산시 배방면 북수리에서 육계 7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강용식(51)씨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육계값은 현재 1㎏에 900∼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의 1500∼1700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이 가격은 1300원대인 생산비도 안되는 것”이라며 “이 상황이 계속되면 값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속만 끓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23년째 육계를 생산해온 전남 나주시 반남면 청송리 정종식(52)씨는 “매스컴에서 조류독감이 위험하다고 호들갑을 떨어 양계농가는 다 죽게 생겼다.”며 “소비마저 줄어 출하날짜를 넘기게 되고 사료값이 더 들어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에서 산란계 9만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권영택(53)씨는 “조류독감 소식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양계가격이 이미 폭락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닭 가공업체도 죽을 맛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은 하루평균 출하량(주문량)이 30% 정도 줄어들었다. 종전 하루 34만∼35만마리의 닭고기가 소비됐으나 최근 조류독감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산지가격도 급격히 하락, 성수기인 7∼8월에 비해 50% 떨어졌고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 정도 하락했다. 하루 2만마리의 오리를 가공하는 국내 최대 오리가공업체 화인코리아(나주시 금천면)는 이달들어 조류독감이야기가 나오면서 총매출액이 20%가량 떨어졌다.2003년 조류독감 직격탄으로 부도처리된 뒤 기사회생한 이 회사는 또 다시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림 김대식 홍보팀장은 “닭고기는 배추·무와 같은 생필품인 만큼 가격, 소비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다.”면서 “조류독감 우려속에 매일 가격과 출하량이 요동을 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용하게 대응해달라 조류독감이 휩쓸었던 천안과 음성은 물론 국내 양계농가에서는 자치단체 등의 협조를 얻어 사육장 주변을 소독하고 출입자와 출입차량을 통제하며 조류독감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의 매개체로 알려진 철새들이 찾는 천수만과 형산강 등 도래지 주변 농가에서는 그물을 치거나 총을 쏴 철새를 내쫓는 등 예방활동을 더 철저히 펴고 있다. 강용식씨는 “이러다 양계농장 기반이 모두 무너질 판”이라며 “오지도 않은 조류독감에 너무 법석을 떠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천안 이천열·나주 남기창 경주 김상화기자 sky@seoul.co.kr
  • 금리인상 도미노?

    금리인상 도미노?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정책을 포기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는 전날 통화정책결정회의를 가진 뒤 “(금리정책의) 틀을 바꾸는 것은 너무 늦어서도, 빨라서도 안된다. 우리는 결정을 해야만 하는 시기로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1년부터 지속돼온 ‘제로 금리’ 정책을 끝낼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현재 0.1%인 기준금리를 내년 4월부터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 인상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지난 6일 “물가 불안 움직임을 특별한 관심 속에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진 모든 지표가 물가상승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6월 1.0%에 불과했던 기준금리를 11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3.75%로 올렸으며 다음달 또 한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권 역시 금리 인상에 가세했다. 이달들어 한국이 0.25%포인트, 인도네시아 1.0%포인트, 태국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렸고 타이완과 필리핀은 지난달 각각 0.125%포인트,0.25%포인트씩 인상했다. JP모건체이스의 분석가 브루스 카스만은 “일본과 유럽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지난 1988∼89년 이후 처음으로 전세계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려 하는 주된 이유는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세계적인 부동산 붐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분석가 라구탐 라잔은 “70년대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각 중앙은행들은 한번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이를 막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 저금리정책의 목표가 이미 실현됐다는 점도 금리 인상의 배경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일본은 90년대 초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가 후퇴하면서 저금리정책을 펼쳐왔는데, 이제 악성부채가 거의 해소됐고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유럽이 실제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일본은 저금리를 기반으로 이뤄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고, 유럽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독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까 걱정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도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송어·향어 모두 수매 폐기

    정부는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되지 않은 향어와 송어에 대해서만 전량 수매한다는 종전의 방침에서 선회, 발암물질 검출 여부와 관계없이 향어와 송어 전량을 수거해 폐기하기로 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차관은 11일 “국내산 민물어종인 향어와 송어에서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됨에 따라 양식어민의 피해와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향어와 송어 전량을 정부가 수거해 폐기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강 차관은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향어와 송어를 전량 수거하는데 따른 수산어민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보상이 될지, 지원 형식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되지 않은 향어·송어에 대해서는 양식업자 희망에 따라 시중에 유통시키거나 정부에 넘기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토록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부의 다른 관계자는 “현행 ‘농수산물 유통·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되지 않은 향어와 송어 중 이번 사태로 가격이 폭락한 경우에 한해서만 선별적으로 수매하는 게 가능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된 향어와 송어를 전량 수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전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위기의 농촌경제

    농어촌 경제가 ‘결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쌀값 폭락에다 향어 등 민물어류 발암물질 검출에 이어 조류독감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파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도는 해마다 구례와 곡성군의 인구규모인 3만명 이상이 고향을 등지면서 지난해 인구 200만명마저 무너졌다.10일 전남도와 농민들에 따르면 올부터 추곡수매제 폐지와 수입쌀 개방 확대로 농촌경제의 버팀목이던 쌀값이 하락하면서 햅쌀값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보성·해남·고흥군의 경우 요즘 시중에서 햅쌀 80㎏들이 한가마 값은 12만∼13만원으로 지난해 15만원보다 최고 25%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수확이 본격화되고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면서 거래마저 한산한 실정이다. 쌀값 25%폭락…민물양식 ‘발암 파동’ 전남도내 농민은 5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26%선이며, 쌀값이 농가 소득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4%선으로 절대적이다. 고향을 지켜온 농사꾼 이모(46·전남 장흥군 장흥읍)씨는 “이제 더 이상 농촌에서 벌어먹고 살 길이 없어 추수가 끝나는 대로 고향을 떠나기로 가족들과 합의를 봤다.”고 한숨지었다. 또한 전남도내 육상 내수면 양식업자(438명)들도 향어·송어 등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됨에 따라 거래가 끊기는 등 후폭풍을 맞고 있다. 발암물질과 관련이 없는 뱀장어나 자라 등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조류독감 불똥도 튀었다. 나주·함평·무안·영암 등 전남도내 닭과 오리 사육농가에서는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조류독감 예방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오리 육가공업체인 나주 화인코리아에 새끼오리를 납품하는 이하례(55·나주시 현경면 수양리)씨는 “100여명의 납품업자들이 모이면 조류독감 예방대책을 논의하기는 하지만 모두들 불안해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남 22개 시군의 주민등록상 인구수는 198만 6214명으로 2003년에 비해 3만 1516명이 줄었다. 전남도는 농가경제의 파산을 막기 위해 공공비축제 시행으로 줄어든 수매량(100만섬)을 늘려주고 산물벼를 수매하는 도정공장(RPC)의 원료곡 매입자금을 빨리 지원해 주도록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지난해 전남쌀 평생고객 확보 등으로 534억원어치를 팔았던 전남도와 22개 시·군에서는 대량 소비처 개발 등 쌀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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