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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S, ‘미투’ 폭로로 낙마한 CEO에 1300억원대 퇴직금 안 준다

    CBS, ‘미투’ 폭로로 낙마한 CEO에 1300억원대 퇴직금 안 준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 CBS가 지난 9월 성폭력 추문으로 최고경영자(CEO)·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미 방송계 거물 레슬리 문베스(68)에게 퇴직금 1억 2000만 달러(약 1342억원)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CBS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 “문베스는 사규를 어기고 회사와 체결한 고용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사회는 과거 문베스가 10여명의 여성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 보도가 나온 직후인 올 8월 2곳의 로펌을 고용해 문베스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다. 이후 추가 보도가 나오자 이사회는 성명을 내 그의 사임 소식을 알렸다. 당시 그가 받기로 한 퇴직금의 천문학적 액수가 알려지면서 여성단체들은 강력 반발했다. CBS는 여론을 의식해 문베스가 퇴직금 중 2000만 달러를(약 255억원)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원하는 단체들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비판은 잦아들지 않았다. FT는 “고위 간부 개인이 저지르는 문제는 기업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 및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데도 죗값은 애먼 주주에게만 돌아간다. ‘미투’ 운동의 시대에 불명예 퇴진과 억대 퇴직금을 함께 챙겨 달아나는 CEO들의 명단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거침없는 비판을 내놨었다. 직장 내 성폭력에 반대하는 단체인 ‘타임스업’은 지난주 열린 CBS 투자자 회의 장소를 찾아가 건물 밖에서 “문베스에 대한 무(無)보상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995년부터 CBS에 몸담은 문베스는 2006년 CE0 자리에 올랐다. 그는 쇠퇴해가던 TV·라디오 방송국을 디지털 플랫폼의 성공적인 프로그램 제공자로 변신시켜 CBS의 성공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중국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중국

    “캐나다를 두들겨라.”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백기 들기’ 직전까지 내몰린 중국이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 대해 무차별 ‘보복 공세’를 펼치고 있다. 캐나다에서 중국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멍완저우(孟晩舟·46) 부회장겸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체포된 것을 빌미로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들을 잇따라 억류한데 이어 관영매체들까지 캐나다 제품 불매운동까지 선동하고 나서는 등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중국은 13일 중국 내에서 실종된 캐나다인 사업가를 체포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을 억류 조치한 것은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두번째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캐나다인 2명을 억류 중이며, 이들은 중국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캐나다 전직 외교관인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클 코프릭 선임고문이 중국 국가안보를 훼손한 혐의로 체포돼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루 대변인은 두 사안 모두 조사 중이며, 억류 중인 캐나다인 2명에 대해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정부의 공식 뉴스 사이트를 인용해 국가안전부 단둥(丹東)지부가 10일 캐나다인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정부도 이날 캐나다 국적의 사업가 스페이버가 중국에서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 정부에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알린 후 모든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대북교류단체 ‘백두문화교류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알려진 스페이버 는 2013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평양 방문을 주선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도 ‘캐나다 때리기’에 가세했다. 중국 공산당중앙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GT)는 14일 논평을 통해 “캐나다는 미국의 졸개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캐나다가 계속해서 미국의 졸개 역할을 하고 중국 국민에 대한 구금을 이어간다면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극적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당국은 멍 부회장 구금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며 “멍 부회장을 당장 풀어주지 않으면 캐나다는 심각한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각한 결과’와 관련해서는 “만약 그런 일이 실행되면 중국은 캐나다 상품에 대한 수입 제재와 다른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며 “멍 부회장 구금은 순전히 정치적인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GT는 “캐나다가 계속해서 미국의 말만 듣다가는 더 넓은 정치 게임에서 ‘장기판의 졸(卒)’이 될 것”이라며 “캐나다는 중국과 독립적인 외교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중국 소비자들은 벌써 캐나다의 유명 브랜드인 캐나다 구스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들은 멍 부회장의 체포 소식을 듣고 캐나다 구스 제품을 사기 꺼린다”고 덧붙였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소(CIIS) 주임은 GT와의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 사건은 캐나다가 우호적이고, 독립적인 사법시스템을 갖춘 국가라는 중국인들의 오랜 생각을 뒤집고 있다”며 “이는 결국 무역과 문화 교류 등 양국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고가 의류업체 ‘캐나다 구스’(CANADA GOOSE)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중국시장내 매출 비중이 10%에 이르는 캐나다 구스는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과 홍콩 등지에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캐나다 구스는 멍 부회장 체포가 알려진 지난 5일 이후 엿새 만에 주가가 19%나 곤두박질쳤다. 4일 68.38달러였던 캐나다 구스 주가는 11일 55.26달러로 폭락했다. 캐나다 구스는 1957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창업한 패션 기업이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타고 퍼져 나간 캐나다 브랜드 불매운동이 결정적 이유였다. 팔로워가 49만 명에 이르는 한 웨이보 사용자는 캐나다 브랜드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글과 함께 캐나다 구스 패딩 사진을 올리며 다른 캐나다 브랜드 제보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투자할 곳 어디 없소” 침체기 선방하는 롱쇼트펀드

    “투자할 곳 어디 없소” 침체기 선방하는 롱쇼트펀드

    롱쇼트펀드, 코스피 비해 수익률 높아 주가 전망 통한 매수·매도 전략 장점 20~30대, 절세형 ISA·퇴직연금 유리 금리 상승기에는 부채 줄이기 나서야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내년은 2.7%에서 2.6%로 낮췄다. 여기에 한동안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부동산 시장도 내년에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황기에 대비한 재테크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주가가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수익률에서 선방하는 펀드도 있다. 롱쇼트펀드가 주인공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롱쇼트펀드 43개는 연초 이후 수익률 -2.2%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16.7%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3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유독 컸던 지난 10월 장에서도 2%대 손실률을 내는 데 그쳤다. 일부 펀드는 수익을 내기도 했다. 롱쇼트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종목은 매수하고 내릴 확률이 높다고 판단되는 종목은 공매도하는 전략을 편다. 예를 들어 유가가 떨어지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항공주를 사고, 정유주는 공매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롱쇼트펀드가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을 내거나 항상 다른 종류의 펀드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통상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거나 급등락할 때에는 유리하지만 상승장에서는 매수 전력을 펴는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 ●젊은 투자자라면 적립식이 효자 20~30대 젊은 투자자라면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가 효자가 될 수 있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증시 환경에서 적립식 투자는 지속적인 상승장에서보다 조정장이거나 예측하기 힘든 변동성이 있을 때 방어적 투자와 공격적 투자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통한다. 실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했지만 당시 지속적으로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던 이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보통 적립식 투자라고 하면 몇 년 이상 매월 적립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대략 1년간 적립한다고 계획하고 그 전에라도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환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다. 올해 말까지만 가입이 가능한 ISA는 수익 200만원(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400만원)까지는 이자소득세(15.4%)가 없다. ISA는 한 계좌로 예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수익을 계산하는 방법이 이익과 손실을 더한 금액이다. 또 의무 납입 기간이 3년 또는 5년이라는 점에서 돈을 묶어 두는 효과가 있다. 직접 투자 상품을 고르기가 힘들다면 금융투자협회의 ISA홈페이지(isa.kofia.or.kr)에서 수익률과 수수료 등을 참고할 수 있다. IRP는 회사가 운용하는 퇴직연금과 달리 개인이 금융사를 골라 퇴직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IRP를 이용하면 연금저축에 납입한 연간 400만원에 IRP 납입액 300만원을 더해 최대 700만원이 세액공제 대상이다. IRP 역시 중도 해지가 어렵고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빚테크는 이제 그만… 대출 줄이기 자산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빚도 줄여야 한다. 특히 빚을 내 투자를 했던 공격적 투자자라면 더욱 그렇다. 불황에는 전체적으로 자산의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 대출을 활용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이른바 ‘레버리지 효과’(지렛대 효과)로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로 올리면서 대출금리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또 서울 집값도 조정에 들어갔다. 불황과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대출을 갚기 어려운 경우에는 변동 금리 상품에서 고정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물고 물리는 화웨이 외교전… 미·중 무역싸움에 등 터진 캐나다

    물고 물리는 화웨이 외교전… 미·중 무역싸움에 등 터진 캐나다

    中, 베이징 방문한 前 캐나다 외교관 억류 ‘캐나다구스’ 불매운동에 주가 20% 폭락 캐나다, 멍 부회장 석방하며 화해의 손짓 전자 발찌· 84억원 보석금 조건으로 허용미·중 무역전쟁에 화웨이 사태가 더해지면서 미국과 중국, 캐나다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요청으로 화웨이 사태에 끼어든 캐나다에 중국이 보복하는 등 불똥이 튀면서 세 국가들이 외교적 보복과 화해를 반복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최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46)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보복의 칼을 빼 들었다. 북한 관련 조사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의 소식이 돌연 끊긴 것이다. 결국 이날 오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코프릭의 중국 억류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는 코프릭 억류와 멍 부회장 체포 사이의 연관성이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하지만 전날 중국이 멍 부회장 체포와 관련해 ‘엄중한 결과’를 경고했던 터라 사태 추이에 캐나다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중국의 캐나다 제품 불매운동으로 ‘캐나다구스’ 주가가 폭락하는 등 캐나다는 이래저래 심각한 내상을 입고 있다. 중국 당국이 멍 부회장 체포에 대해 강한 분노와 상응 조치를 경고한 이후 뉴욕증시에서 캐나다구스 주가가 지난 닷새 사이 20%나 폭락했다. 캐나다는 이날 멍 부회장의 보석을 허가하며 중국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이 1000만 캐나다달러(약 84억 5000만원) 상당의 보석금을 내고 전자 발찌를 착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그에 대한 보석을 허용한다고 밝혔다.캐나다가 중국에 난타를 당하자 도의적 책임이 있는 미국이 나섰다. 미 국무부는 중국의 캐나다 국민 억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에 자의적 구금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중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추가 발령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미 의회는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와 ZTE 등에 미 제품 판매를 금지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중국 때리기를 이어 갔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는 유화적 제스처를 이어 갔다.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가 곧 이뤄질 전망이다. WSJ는 이날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 전날 밤 이뤄진 류허 중국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의 전화통화에서 류 부총리가 이같이 통보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중국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일부 중대 발표들을 기다려라”며 중국의 관세 인하 발표가 초읽기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추가 정상회담을 할 수 있으며, 멍 부회장 체포 사태에 자신이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뿐 아니라 미국산 에너지와 농산물 등의 수입 확대도 이뤄질 전망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미·중 무역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이 확실히 사이버안보와 인공지능(AI), 지식재산권 부문에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한 미·중의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연준 때리는 트럼프 “GM 구조조정에 책임있다”

    “연준 하는 일 잘못… 파월 마음에 안 들어 GM 결정 실망… 보조금 전액 삭감 검토” “누구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연준이 하는 일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식시장 침체부터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현 경제 상황의 책임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돌리며 제롬 파월 의장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최근의 증시 하락과 전날 발표된 GM의 인력 감축 계획에 대한 질문에 “경기 후퇴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인상 등 연준의 정책이 GM의 구조조정 발표를 포함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파월 의장을 ‘제이’라고 지칭하며 “내가 (지난해 연준 의장으로) 제이를 지명한 것이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주 조금도”라면서 직설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미 증시가 폭락했을 때도 “연준이 미쳤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GM에 대해) 모든 보조금을 삭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도 날렸다. 그는 “GM과 그들의 최고경영자(CEO) 메리 배라가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에서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 멕시코와 중국에서는 아무것도 폐쇄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GM을 구했다. 그러나 GM은 우리에게 이렇게 보답한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그가 언급한 ‘미국이 GM을 구했다’는 미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GM에 지원한 대규모 구제금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투자 자산 피난처 없다

    투자 자산 피난처 없다

    주식과 채권부터 원유, 구리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투자자산 가치가 올해 역대 최악 수준의 동반하락을 기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이 짙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에게는 ‘피난처’가 없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WSJ은 도이체방크가 투자하는 70개 자산군(群) 가운데 90%가 올해 들어 11월 중순까지 미 달러화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마이너스 수익률의 비중은 1901년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에는 이들 자산군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비중은 1%에 불과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증시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그동안 상대적 강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최근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액티브투자 대표는 “글로벌 증시와 채권이 모두 올해 수익률 ‘마이너스 영역’으로 가고 있다”면서 주식과 채권이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최소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 가격과 금값은 올 가을 미 증시와 주요 상품가격이 흔들리면서 상승세를 타기는 했지만, 올해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가치가 하락한 상태이다. 미 기술주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던 펀드들은 최근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팡’(FAANG) 주식이 급락,약세장에 진입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WSJ은 골드만삭스를 인용, 26개의 펀드가 3분기에 페이스북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전했다. 신흥국 통화 역시 미 달러화 대비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급등한 대표적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최근 5000 달러 밑으로 폭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도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와 기존 ‘공급 과잉’ 부담에 최근 폭락세를 거듭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베어 마켓)에 진입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것이라고 올해 초 장담했던 헤지펀드 매니저 피에러 앤두런드의 ‘앤두런드 상품 펀드’는 지난 10월 월간 기준 최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 로 프라이스의 아시아태평양 멀티에셋 책임자는 “돌이켜보면 꽤 비참한 해였다”면서 “2019년에도 더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가 임박했다고 믿는 투자자들은 별로 없다고 WSJ은 전했다. 글렌메드 트러스트의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 증시는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강세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미 증시의 강세장 지속을 전망하는 인사들도 방어적 투자 등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UBS는 최근 고액자산 고객들에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투자 유지를 권고하면서도 위험분산을 위해 가격이 내리면 이익을 얻는 파생상품인 ‘풋옵션’ 같은 투자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좀 더 보수적이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헤징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1인 김장/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1인 김장/이두걸 논설위원

    김치는 더이상 한반도 지역의 전통 음식이 아니다. 한국의 국력 상승과 함께 세계적인 ‘K컬처’ 붐에 따라 한식의 대표 메뉴인 김치의 위상도 무르익고 있다. 빌 프라이스는 ‘음식은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꾸었나’라는 책에서 “전통과 현대 세계 사이의 연속성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격찬하기도 했다. 11월 말부터 12월 초가 되면 온 가족이 모여 김치를 담그는 행위인 김장 문화도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2017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국제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한국 가정에서는 오히려 전통적인 김장 문화가 사라지는 추세다. 가구당 인원 감소와 서구식으로의 식습관 변화 등에 따른 결과다. 최근 김치 업체 대상 종가집이 주부 28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6%가 ‘김장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2016년보다 9%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김장 김치를 직접 담그는 가구 비중 역시 올해 64.9%로 지난해보다 0.4% 포인트 하락했다. 이 바람에 배추를 절일 때 쓰는 천일염의 ㎏당 산지 단가가 2014년 280원에서 지난해 127원으로 폭락해 염전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반대로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15년 1482억원에서 지난해 2097억원까지 커졌다. 김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로 계승되고 있다. ‘1인 김장’이 대표적이다. 종가집의 2016년 설문에서는 ‘친정이나 시댁과 함께 김장한다’는 답변이 66%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혼자 직접 담근다’는 답변(51%)이 1위였다. 양도 10포기 남짓이 대부분이었다. ‘한 포기 김장’에 도전하는 혼밥족들도 등장했다. 이에 맞춰 김치 업체들은 절인 배추와 양념 등을 넣은 ‘김장 키트’도 판매한다. 1인 김장의 가장 큰 장점은 각자의 입맛에 따라 다양한 김치를 담글 수 있다는 것이다. 소금은 물론 액젓이나 젓갈양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홍시 등을 넣은 김치나 사과와 배를 양껏 넣은 백김치도 만들곤 한다. 배추 산지에서 이미 적당히 절여진 절임배추 판매가 보편화한 것도 김장의 수고를 크게 줄였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DIY 김치’를 인증하는 젊은층이 적지 않다. 장년층은 농경 중심 대가족 형태의 유산인 전통적인 김장이 사라지는 게 아쉬울 법도 하다. 하지만 고정불변의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변모한 문화와 도태된 문화 대신 새롭게 등장한 문화만이 있을 뿐이다.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은 오늘날의 배추김치도 19세기 말 즈음에 새롭게 등장한 ‘신(新)김치’였다. 100년 뒤 김치와 김장이 어떻게 변모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douziri@seoul.co.kr
  • 가상화폐 시가총액, 올들어 791조원 허공에…

    가상화폐 시가총액, 올들어 791조원 허공에…

    올 들어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가상화폐 시가총액 7000억 달러(약 791조 2000억원)가 증발됐다.가상화폐의 시총을 집계하는 미국의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현재 전체 가상화폐의 시총은 1380억 달러(156조원)로 집계됐다. 연초 8350억 달러까지 불어났던 가상화폐 시총은 1년도 안 돼 무려 7000억 달러나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가상화폐의 선두주자격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 17일 개당 1만 9535달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시총은 3300억 달러에 불어났고 비트코인을 포함한 모든 가상화폐의 시총은 7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총이 1조 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로부터 1년 가까이 흐른 지난 15일. 비트코인은 미국의 코인베이스에서 24시간 전보다 11.10% 수직 하락한 5650달러를 기록하면서 비트코인 시총은 981억 달러를 기록하며 1000억 달러선이 맥없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비트코인 등 가상화페가 일제히 급락한 것은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만드는 것)한 비트코인 캐시가 다시 하드포크를 추진하면서 집안 싸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초 비트코인 캐시가 하드포크를 단행하기로 한 이날 비트코인 진영이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SV’로 분열함에 따라 이번 주 들어 가상화폐가 급락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는 주간 기준으로 25% 정도 하락할 전망이다. 올 들어 주간기준 최대 낙폭이다. 한편 23일 오후 2시 현재 미국의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7.75% 급락한 4223달러를, 비트코인캐시는 15.03% 폭락한 198달러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한국의 거래사이트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8.28% 급락한 481만 4000원, 비트코인 캐시는 13.53% 폭락한 24만 91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쌀 목표가격 80㎏ 24만원 보장해야’, 경남도의회 대정부 건의안

    ‘쌀 목표가격 80㎏ 24만원 보장해야’, 경남도의회 대정부 건의안

    경남도의회가 정부의 쌀 목표가격 상향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해 청와대와 국회 등에 보냈다. 경남도의회는 23일 농해양수산위원회에서 제안한 ‘쌀 목표가격 80㎏당 24만원 보장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지난 21일 열린 제359회 2차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한 뒤 대통령과 국회의장, 각 정당대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기획재정부장관 앞으로 보냈다고 밝혔다.도의회는 건의안에서 “지난 13년간 쌀값은 폭락하고 목표가격은 단 한차례만 인상돼 물가 상승률이나 생산비 상승률도 반영되지 않아 농민들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며 “쌀 목표가격은 생산비와 농민들 생계유지를 고려해 80㎏에 24만원(1㎏당 3000원)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정상단계로 진입하는 쌀값을 하락시키는 정부 비축미 방출을 즉각 철회할 것”도 요구했다. 도의회는 “정부가 쌀 가격 안정화를 명분으로 정부양곡 공매를 수시로 시행해 올해도 지난 6월 10만t, 8월 4만t에 이어 이달 15일 3차 공매 5만t 방출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이제 겨우 정상화를 찾아가는 쌀값을 폭등으로 규정해 쌀값을 잡겠다고 사상초유의 수확기에 쌀을 방출하는 것은 농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쌀 소비가 줄어든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쌀 목표가격 기준을 80kg에서 1kg 단위로 변경할 것”을 건의했다. 도의회는 건의문에서 “80kg 단위는 과거 쌀 1가마에 해당하는 무게로 쌀 소비가 줄어든 시대적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며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해 61.8kg이고 실제 유통되는 쌀 포장단위는 10kg, 20kg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 가마니 80kg은 현장에서 유통되지도 않는 단어로 정부 양곡관리와 쌀 목표가격에만 사용되는 낡은 잔재로 쌀 가격 기준을 1kg 단위로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경남도의회의 대정부 건의안은 농민의 어려운 처지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농민 입장을 충실히 반영했다”면서 “정부와 여당이 농민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쌀 목표가격안 19만 6000원으로 망연자실한 농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됐다”고 환영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더 커지는 소득격차] 소득주도성장의 역설… 저소득층 벌이만 23% 쪼그라들었다

    [더 커지는 소득격차] 소득주도성장의 역설… 저소득층 벌이만 23% 쪼그라들었다

    최저임금 16.4% 오른 만큼 해고도 많아 극빈층 가구당 0.69명 취업… 16.8% 폭락고소득층은 되레 작년보다 11% 더 벌어“SOC 확대하고 민간 일자리 창출 독려를”정부가 일자리를 늘려 가계소득을 올리겠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일자리는 좀처럼 늘지 않고 소득격차가 자꾸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정부로서는 소득 하위 20%(1분위)의 근로소득이 올 3분기(7~9월)에 지난해보다 22.6% 급감하면서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점이 뼈아프다. 올해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올리면서 저소득층 소득 증대를 꾀했지만 오히려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한 주문이 쏟아지는 상황이 됐다. 자영업 경기 불황도 심해졌다. 경제의 ‘허리’인 소득 하위 40~60%(3분위) 가구는 사업소득이 11.9% 줄었다. 고용 악화와 제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 지갑이 열리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통계청은 22일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를 발표하고 고용 시장과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이 줄었다고 밝혔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 가구의 소득 감소는 가구주와 기타 가구원을 중심으로 취업 인원 수가 16.8% 줄어들며 월평균 근로소득이 47만 8900원으로 1년 새 22.6% 감소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저소득층이 몰려 있는 단순노무직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계속돼 취약계층의 근로소득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올 3분기 1분위 가구당 취업 인원은 지난해 0.83명에서 0.69명으로 16.8% 줄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취업자는 같은 기간 2.0명에서 2.07명으로 3.4% 늘었고 근로소득은 11.3% 증가한 730만 2300원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상용직 증가와 임금 상승 등을 주원인으로 꼽았다.서민층 중심으로 사업소득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올 3분기 가구당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0.9%)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낮다. 특히 올 들어 1분위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사업소득 위축이 점차 중위가구로 확대되고 있다. 3분위 사업소득은 1년 새 11.9% 줄어든 87만 600원에 그치면서 2014년 4분기(-12.4%)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불황의 영향을 더 많이, 빨리 받는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 소상공인들을 지원할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양극화 심화는 소득 중간층에서 괜찮은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으로 제조업 구조조정에 최저임금 인상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면서 “새 산업과 기업이 일어나도록 산업 구조를 유연화하고 직업교육을 확대해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건설경기가 침체돼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소득이 줄었다”면서 “정부가 SOC 투자를 늘리고 민간에서 일자리를 더 만들도록 기업에 예산·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영국발 브렉시트 카오스가 몰려온다’

    ‘영국발 브렉시트 카오스가 몰려온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4개월여 앞둔 영국발(發) 혼돈 상황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는 초대형 악재로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영국은 2016년 6월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인 51.9%가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은 2017년 3월 29일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영국은 그 이후부터 EU와 관련 협상을 진행해 지난 13일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을 마련해 14일 의회의 승인을 받아냈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내각의 승인에 따라 이달 25일로 예상되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EU탈퇴 협정에 서명하고, 최대의 난관으로 꼽히는 의회 비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2년 후에는 자동 탈퇴하게 된다. 그 시한이 내년 3월 29일이다. 현재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 협정 합의문 초안을 놓고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초안에 반발한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 에스더 멕베이 노동·연금장관 등 5명의 각료가 사임했고,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리그렉시트’(Regrexit’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EU 탈퇴 여부를 재투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미뤄볼 때 영국이 혼란스럽게 EU를 떠나게 될 공산이 크며 세계 5위 경제국 영국과 EU의 불안한 결별이 글로벌 경제가 위태로운 시기에 이루어지는 만큼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세계 3위, 4위 경제국 일본과 독일 경제는 하강국면에 들어섰고 2위 경제국 중국은 이미 경기 둔화세가 뚜렷하다. 선진 4개국 중 3개국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잘 나가는 미국 경제마저도 내년에는 그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과 독일 경제가 4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2.9%에서 내년은 2.5%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증시에는 이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시에서는 금융주들이 급락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14%를 폭락했고 바클레이스는 8%나 떨어졌다. 미국 증시 주요 지수인 S&P500지수는 9월 21일 직전 최고치에서 7% 이상 빠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신호가 강해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충격, 유가 급락, 기업 실적 악화 등이 투자 심리를 짓누른 탓이다. 이런 악재가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같은 대형 블루칩(우량주)들로 옮겨 붙으면서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빌 위서렐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의회의 거부가 노 딜(no-deal) 브렉시트 우려를 높였을 것”이라며 “이는 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신호”라고 지적했다. 미국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달러 가치는 올 들어 약 5%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해외에서 미국산 제품 가격이 더 올라 덜 팔리고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매출을 송환할 때 손해를 준다. 혼란의 브렉시트는 이와 맞물려 파운드화와 유로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킷 저키스 소시에테제네랄 투자전략가는 “유로존 경제는 그것을 견디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재정적자 감축을 놓고 EU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탈리아가 또 다른 유럽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18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4%로 설정한 예산안을 내놨다. 이는 전임 정권 목표치(0.8%)의 3배가 넘는 규모다. EU는 제재 대상인 3% 상한에는 미치지 않지만 이탈리아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EU가 제시한 시한인 13일까지 수정안을 보내지 않았고 EU 측은 이탈리아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비트코인 6000선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 왜?

    비트코인 6000선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 왜?

    비트코인의 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6000달러 선이 붕괴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6000달러 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5일 오전 8시 현재 566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새벽 5시쯤에는 5544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역대급 폭락을 기록했던 지난 2월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 사태 당시에도 버텼던 6000달러 선이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올해 연말 2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긍정론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는 모습이다. 가상화폐의 선두주자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다른 가상통화들도 줄줄이 동반 하락했다. 리플(XRP)어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등 ‘블루칩’ 가상화폐들도 대부분 10%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50억 달러(약 17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초 800억 달러와 비교하면 70% 이상을 허공에 날려보낸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락은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서 생긴 불협화음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가상화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드포크는 기존 가상화폐와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가상화폐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비트코인캐시는 16일 오전 1시40분부터 하드포크를 시작해 코어비트코인캐시(비트코인ABC)와 사토시비전(비트코인SV)로 분리할 예정이다. 비트코인ABC진영과 비트코인SV진영의 내부 갈등으로 “하드포크 이후 가상화폐 무상분배가 없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자 지난 7일 638.55달러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캐시는 이날 오전 9시20분 현재 437.01달러까지 수직 하락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캐시를 만든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가 이사진에서 제외됐다는 중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도 급락에 한몫을 했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14일 세계최대 가상화폐 채굴업체 비트메인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우지한 대표를 이사진에서 제외하며 이사회 내 의결권이 상실됐다고 전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확정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과 페이스북 등 정보통신(IT) 공룡주들의 폭락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이토로의 마틴 그린스펀 선임 애널리스트는 “최근 애플사의 주식 폭락으로 시작된 기술주의 매도세가 가상화폐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위기의 주력 산업-안 보이는 산업정책] 글로벌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인데… 한국 점유율은 2.9%뿐

    [위기의 주력 산업-안 보이는 산업정책] 글로벌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인데… 한국 점유율은 2.9%뿐

    반도체 53%가 연산·정보처리 ‘두뇌 칩’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의존 줄이고 非메모리 국산화 위한 R&D 지원해야한국 반도체 산업은 유례없는 초호황기를 맞았지만, 최근 반도체 호황이 지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D램 수출 물가는 8월(-0.1%)부터 3개월 연속 전월보다 떨어져 10월에는 4.9%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쓰이는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의 지난달 말 가격은 개당 7.31달러로, 전월(8.19달러)보다 10.74% 하락했다. 지난달 말 낸드플래시(메모리카드 및 USB향·128Gb MLC) 가격은 4.74달러로 전월 대비 6.51% 하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까지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요 조절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이처럼 불안한 선두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파운드리(위탁 주문생산)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非)메모리 분야에 매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과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53.4%(금액 기준)가 시스템 반도체였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2.9%에 불과했다. 정부의 역할은 우리 업계가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의 ‘초격차’(넘을 수 없는 차이의 격) 전략을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것이다. 반도체 장비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에 불과하다”면서 “반도체 장비 시장도 미국, 네덜란드, 일본 업체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차세대 반도체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7500억원씩 1조 5000억원 규모로 수행하며 전체 기간은 10년이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15년 동안 반도체 분야 지원을 거의 안 해서 인재들이 배출되지 못했다”면서 “중국이 앞선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따라가려면 지금이라도 빨리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반도체칩 설계·제조 기술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현재 실적은 다행히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 5700억원인데,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3조 6500억원(77.7%)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2018년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위였던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 매출은 832억 5800만 달러로, 지난해(658억 8200만 달러)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701억 540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인텔을 제치고 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377억 3100만 달러의 매출로 세계 3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지난해까지 세계 1위였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에 넘겨준 상황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LCD 양산에 들어갔고, 그 결과 공급과잉으로 LCD 단가가 폭락해 우리 장비·부품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65인치 TV용 LCD 패널 단가는 243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52달러) 대비 31% 하락했다. 이에 맞서 우리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초격차’ 유지 전략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이 97.6%에 이르고,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10%에 불과한 OLED 매출 비중을 내년에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아직 LCD 매출이 크다”면서 “LCD 매출을 줄이고 OLED 매출을 키워야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국이 OLED 기술도 따라올 것에 대비해 ‘제5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산업부가 추진하는 디스플레이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이 5230억원 규모로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 후방산업 경쟁력 강화,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 정립 등을 통한 원가 감축과 시장 점유율 확보, 초격차 유지 등이 목표다. 문제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등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89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업체 톱텍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69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01억원에서 142억원으로 급감했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중소업체들의 R&D를 공동 지원하기 위해 충남 천안에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장진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미국 장비업체들도 미국 정부에서 지원해서 커졌다”면서 “우리나라도 장비와 부품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 전체 아파트값 보합세 전환

    서울 주간 아파트값이 마침내 상승세를 멈췄다. 한국감정원이 8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다가 마침내 보합세로 돌아선 것이다. 강남권은 3주 연속 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이 떨어진 데 이어 강동구 아파트값도 상승이 멈췄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0.10% 떨어졌고,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각각 0.07% 하락하는 등 하락 기울기가 커졌다. 용산구도 2주 연속 하락했고, 강서·양천·서대문구 아파트값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9·13대책’ 이후 강남권부터 고개를 숙이기 시작해 서울 전역으로 가격 하락세가 번지는 추세다. 감정원은 “강북 일부 지역은 개발 호재를 안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현상을 놓고 서울 아파트값 폭락 전초전으로 보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추종 구매 세력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 폭락을 논하기는 섣부르다는 주장이 힘을 싣는다. 거품이 많이 형성됐던 강남권부터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을 뿐, 단기간에 급락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다. 지난 7일 건설산업연구원이 주최한 내년 부동산경기전망 세미나에서도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집값 하락을 예상했지만, 급락 현상은 경계했다. 연구원은 내년 수도권 집값이 0.2%, 지방은 2.0% 각각 하락하면서 전국 집값은 올해보다 1.1% 떨어져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美 원유제재 후폭풍… 이란, 실업·물가 폭등에 反美감정 증폭

    美 원유제재 후폭풍… 이란, 실업·물가 폭등에 反美감정 증폭

    리알화 가치 1년 만에 3분의1 수준 폭락 약값 80%↑… 기업 이탈로 실업자 급증 “트럼프, 가면 벗어라” 이란 국민들 분노 외무장관 “美, 제재 명단 부풀려 심리전” 볼턴 “추가 제재”… 재무부 “어기면 응징” 스위프트 “이란 일부 은행 서비스 중단” 미국이 5일(현지시간) 전면 복원한 대이란 제재 후폭풍이 이란 민중의 삶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이번 제재가 “이란 국민이 아니라 이란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물가 폭등과 실업에 직면한 이란인들은 분노와 절망에 빠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리알화 가치는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리알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당 4만 500리알(약 1082원)이었지만, 현재 15만 리알이다. 물가는 급등했다. 특히 시민들에게 필요한 약값이 80%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테헤란대 대학원생 마흐디 아타르는 6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에게 잔인한 짓을 했다. 이란 국민의 편에 선 척하지 말라. 그 가면을 벗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는 이란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무하던 유럽계 석유·가스 기업이 대이란 제재를 우려해 6개월 전 철수하면서 실업자가 된 악바르 삼소디니는 “우리와 같은 소시민에게 제재는 실업, 빈곤, 의약품 부족, 달러 가격 상승 등을 의미한다”면서 “지금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내 조국을 떠나 유럽으로 갈 것인가 뿐”이라고 털어놨다. 바히드 하타미는 은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며 한 달에 130달러(약 14만 6200원)를 번다. 그는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라면서 “사람들은 절망하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 마주한 사람의 얼굴을 보면 내 기분까지 우울해진다”면서 “우리는 조국을 좋아하지만 분노를 표출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스카프 판매상인 모하마드 가세미는 “정부는 부자이고 해외에 석유를 팔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신경을 안 쓴다”면서 “우리 마음의 상처를 조금도 치유하지 못하는 곳에 돈을 낭비한다”며 이란 정부가 큰 돈을 들여 시리아와 이라크 등 역내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워터를 통해 “미국이 제재 명단을 최대한 부풀리는 방법으로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6년 전 문을 닫은 은행과 올해 초 바다에 침몰한 유조선까지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미국의 제재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현존하는 제재 또한 매우 엄격하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데 대해서는 “결코 영구적 면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란을 강하게 쥐어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도 이날 “제재를 어기는 사례가 나오면 가혹한 벌칙을 부과해 가차 없이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세계 각 나라 금융기관들의 데이터와 메시지를 전송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는 이날 일부 이란은행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부진’ 빠진 경제…소비자는 지갑 닫는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부진’ 빠진 경제…소비자는 지갑 닫는다

    고용 참사와 투자 쇼크에 이어 증시 폭락까지 맞은 한국 경제가 마침내 경기 하강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생산과 소비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 9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6개월 연속 떨어졌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표에서 계절적 요인이나 불규칙적 요인, 경제성장에 따라 변하는 부분 등을 제외한 지표로 현재 경기가 어느 국면에 있는가 판단하는 데 쓰인다. 통상 이 지표가 6개월 연속 마이너스이면 경기 하강이라고 판단한다.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하강 국면으로 전환됐고, 내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한다.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하면서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생산 위축의 원인은 광공업 부진이다. 제조업 생산은 -2.1%로 지난해 12월 -2.5%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특히 국내 완성차 수요 부진에 따른 부품 생산 감소로 자동차 생산이 4.8% 감소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 감소로 전자부품이 7.8% 급감했다. 소매판매도 -2.2%로 지난해 12월 -2.6%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정부가 지난 7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대책을 내놨지만 승용차 판매는 12.4% 추락했다. 2017년 1월 -14.6%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0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기다리며 구매를 미루는 경우가 있어 가전제품 판매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음 달에는 불규칙 요인이 완화되면서 회복 흐름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설비투자는 2.9% 증가하면서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 영향이 크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설비투자가 19.3% 감소했다. 통계청도 반도체를 빼면 전월 대비 마이너스라고 분석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하면서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98.6으로 전달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월 98.5 이후 가장 낮다. 또 6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드 배치 등의 여파로 장기간 하락세가 계속된 2015년 11월∼2016년 4월 이후 가장 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순환변동치도 99.2로 0.2포인트 내려가면서 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 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당장 내년부터 반도체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어 정부의 신산업 육성 및 기존 주력 산업 재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그동안 산업 정책에 손을 놓고 있었는데 초비상 사태라고 생각하고 2025년 또는 2030년까지 생각하는 중장기 산업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재 기업 투자심리가 장기간 얼어붙어 있는데 내수를 살리려면 결국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야 하므로 단기적으로는 내수 부양책과 투자 활성화 대책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1월 초 은행 ‘세컨더리 보이콧 루머’…정부 “근거 없다”

    미국이 다음달 초 국내 시중은행 한 곳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제3자 제재)’을 가할 수 있다는 소문과 관련해 정부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증권가를 중심으로 ‘다음 달 6일 미국 중간 선거 직전에 국내 시중 은행 한 곳을 대상으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행사할 예정이고, 이 사실을 미리 파악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있어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는 루머가 유포되자 상황 파악에 나섰다. 해당 은행들은 루머의근거가 약하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금융당국은 증권가에 돈 소문과 관련해 “제재가 실행되려면 국내 은행에 대한 사실 조사와 소명 등의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계좌를 특정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절차적으로 봐도 루머의 신빙성이 낮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통상 미국이 제재를 하려면 기본적인 조사기간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선 2~3년의 조사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관례상 미국이 제재를 가하려면 관련국 감독기관에 사전 연락을 하는데, 아직 공식적인 연락도 오지 않았다. 정부 내부적으로는 최근 증시 상황과 맞물려 작전세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국내은행들에게 대북제재를 준수하라고 요청했다. 이후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김영문 관세청장이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북한산 석탄 대금이 우리 금융기관을 통해 송금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정부가 북한산 석탄 입항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지난해 10월 전후로 대금 송금이 이뤄진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김 청장은 “지난해 4월이 최초 송금시점이며 10월 이후에도 송금된 적이 있다”고 답해 주목을 끌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전세금 보태려 했는데”… 펀드수익률 추락에 망연자실

    “전세금 보태려 했는데”… 펀드수익률 추락에 망연자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최고 23% ‘폭락’ 코스닥ETF 수익 한달 새 34% 빠진 것도 담보비율 미달로 30일 556억 반대매매 이달 해외주식형펀드 1697억 빠져나가사회초년생 김모(28)씨는 지난해 말 해외 주식형펀드에, 올해 4월 코스닥벤처펀드에 투자했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사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산 첫 펀드였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가 올해 초 코스닥 활성화에 나서면서 출시됐다는 소식에 샀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신흥국 시장이 무너진 데다 이달에는 국내 주식까지 동반 폭락하면서 각각 -2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0월 들어 국내외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김씨처럼 속앓이를 하는 펀드 투자자도 늘고 있다. 김씨는 “월급은 적고 ‘투잡’을 뛰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재테크를 하라는 조언을 따라 한 첫 투자인데 자괴감이 든다”면서 “이사를 가야 해서 수익을 전세금에 보태고 싶었는데 손실을 본 만큼 은행 대출을 더 받아야 해서 슬프고, 앞으로 투자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가 20% 넘게 추락하자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도 줄줄이 떨어졌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1(주식혼합)은 -23.68%로 가장 손실이 컸다. 뒤이어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1(주식)과 KB코스닥벤처기업2(주혼)A도 각각 -20.71%, -19.25%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벤처펀드에서 전체 설정액(7124억원)의 1% 남짓인 89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3년 이상 투자해야 연간 투자금의 10%에 대해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인 데다 주가가 급락해 “대응을 못 했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더 낮다.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는 한 달 동안 -34.52% 떨어졌다. 코스닥은 반대매매 매물까지 쏟아져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반대매매란 증권사가 대출을 해주고 담보로 받은 주식을 파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담보 비율을 못 맞추는 계좌가 늘어 개장 전에 반대매매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개장 전 한 시간(시가 단일가 시간대) 동안 코스닥시장에는 556억원(호가 기준)이 넘는 반대매매가 나왔다. 지난 29일 지수가 5% 이상 주저앉자 지난 1월 하루 평균 코스닥 반대매매(약 32억원)의 17배에 달하는 매물이 쏟아진 셈이다. 이달 주식 시장에 나온 반대매매는 5000억원이 넘는다. 비과세 혜택에 막차를 탔던 해외 주식형펀드도 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7만개였던 해외 비과세펀드 계좌는 지난해 12월 141만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고수익을 노렸던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신흥국주식형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1.18%다. 이에 이달 들어 아시아신흥국주식형펀드(-378억원)를 비롯한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1697억원이 빠져나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노 딜 브렉시트’ 기로에 선 영국… 여론은 “국민 재투표” 고조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노 딜 브렉시트’ 기로에 선 영국… 여론은 “국민 재투표” 고조

    “유럽연합(EU)과의 탈퇴 협상이 95% 진전됐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22일 하원에 출석해 EU와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협상 타결이 머지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뒤집어 보면 남은 5% 때문에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이슈는 브렉시트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난제이다. 내년 3월 29일 밤 11시(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 시한까지 꼭 다섯 달을 남겨 놓고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면서 영국에서는 국민 재투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협상 타결 없이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경제적 타격은 더욱 크고 광범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영국과 EU 모두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글로벌 증시의 폭락, 불투명한 경기 전망에 브렉시트 후폭풍까지 내년 글로벌 경제는 산 너머 산이다. 브렉시트 협상 쟁점과 전망을 짚어본다.먼저 남은 쟁점이다. 메이 총리를 불신임 위기까지 몰아넣었던 브렉시트 협상의 난제는 다름 아닌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다. 2017년 3월 30일 영국의 EU 탈퇴를 공식 통보한 뒤 같은 해 6월 19월 협상을 시작해 1년 5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지브롤터의 지위 문제를 포함해 키프로스 내 영국군 기지, 영국과 EU 간 분쟁절차 해결체계 등에는 합의했다. 영국과 EU는 탈퇴 자체에 대한 문제와 탈퇴 후 관계로 나눠 협상을 진행해왔다. 양측은 전반부 협상에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통제는 현재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되 구체적인 방안은 후반부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는데, 그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EU는 세관과 검사, 이민자 문제에 대해 영국이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북아일랜드를 EU의 단일시장, 관세동맹에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年 1100만명 왕래 반면 영국은 이는 북아일랜드에 대한 주권을 포기하라는 소리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신 국경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영국 전체가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EU가 거절했다. 영국은 1922년 아일랜드가 독립한 이후 공동여행구역을 만들어 양국 국민이 출입국 심사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낮은 수준의 국경 통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연평균 1100만명이 국경을 오가고 있고, 매달 17만대가 넘는 대형 트럭들이 드나들어 섬 전체가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고 있다. 2016년 국민투표 때 북아일랜드 주민의 56%가 EU 잔류 쪽에 손을 들었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국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퇴 후 전환기간을 당초 합의한 2020년 12월에서 1년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7~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가 이같이 제안하고, 영국이 ‘수개월’을 전제로 검토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혔다. 집권 보수당 내 ‘하드 브렉시트(EU체제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것)’ 진영은 전환기간의 연장은 EU의 ‘속국’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라며 메이 총리에게 시한을 못박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은 전환기간 동안 계속 분담금을 내면서 EU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에 남아 역내 상품과 서비스, 자본, 노동 이동의 자유, 통상정책 등의 적용을 받지만, EU 의사결정기구에는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전환기간 연장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메이 총리는 “나쁜 합의보다는 차라리 노 딜이 낫다는 주장”을 펴며 EU를 압박하고 있지만, 급한 쪽은 영국이어서 압박이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EU는 원하면 언제든 탈퇴할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영국과 EU는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EU는 5일간 긴급조치 절차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고, 영국도 식량과 필수 의약품 비축과 긴급 예산 편성 등 비상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둘째, 국민 재투표 가능성이다. 지난 20일 런던에서는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를 주도한 ‘더 피플스 보트(The People´s Vote)’ 측은 전국에서 약 70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6년 국민투표 당시와 비교해 현재 브렉시트에 따른 비용과 절차적 복잡성 등을 따져 국민의 의견을 다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당 출신인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재투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브렉시트 땐 英 GDP 최대 10% 줄어들 것 보수당인 존 메이저 전 총리도 “2016년 국민투표 이후 투표권을 획득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줄 브렉시트에 대해 견해를 밝힐 기회가 주워져야 한다”며 제2 국민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지에 따르면 2년간 투표권을 획득한 밀레니얼 세대는 약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노동당 출신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재투표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재투표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2016년 6월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 51.9%, 잔류가 48.1%였다. 투표율은 71.8%였다. 이민과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EU에 분담금만 많이 내고 혜택은 적다며 차라리 탈퇴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국민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년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여론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회가 지난달 8일부터 26일까지 28개 회원국 국민 2만 747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영국 응답자 가운데 53%가 ‘EU 잔류’에 투표하겠다고 답변했고, 35%가 ‘EU 탈퇴’에 투표할 의사를 밝혔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 전망도 변수다.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예견됐다. 경제연구소들은 수출 하락에 따른 일자리와 소득 감소, 수입 물가 상승으로 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장기적으로 1~1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올해 영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정책연구소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최근 노 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향후 5년간 사회안전망 확충 등 사회복지 비용으로 300억 파운드(약 43조 8800억원)가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파운드화의 약세로 수입물가가 올라가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며 2년간 경제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주택가격이 최대 35%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英·EU 연내 합의해야 ‘노 딜 브렉시트’ 모면 영국과 EU가 순조로운 탈퇴를 위한 협상에 합의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11월 중에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내년 3월 29일 전에 탈퇴 협정안을 27개 회원국이 각각 비준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모두 11월 중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영국을 포함해 28개 EU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하면 영국의 탈퇴 최종시한이 연기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앞에 선 영국과 EU,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공포 질린 개미·외국인 투매… “시장 과도하게 얼어붙고 있다”

    공포 질린 개미·외국인 투매… “시장 과도하게 얼어붙고 있다”

    코스피 1996.05… 4주만에 347P 빠져 “불황 충격 더 클 것” 코스닥 33P 폭락 증시 안정대책으로 장 초반 올랐다가 외국인 순매도 돌아서며 다시 하락세 “국내외 경기상황 비해 너무 위축” 우려 안전자산 몰려 국고채 가격 대폭 올라지난 9월 말 코스피는 2343.07이었다.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진 29일 코스피 1996.05를 감안하면 4주일여 만에 347.02포인트(14.8%)가 빠졌다. 국내외 경기 상황이 위축되고 있다고 해도 시장이 과도하게 얼어붙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전 거래일보다 0.02% 하락하며 개장한 코스피는 증시 안정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 등이 발표되면서 장 초반 2045.76까지 올랐다. 하지만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다시 하락했다. 코스닥도 0.13% 오르며 개장해 674.77까지 회복했으나 투매가 쏟아지면서 폭락했다. 이날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개인투자자였다. 개인은 코스피에서 4874억원어치를, 코스닥에서 304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오전 10시 30분쯤부터 코스피에서 ‘팔자’로 돌아서 이날 16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4조 5564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연기금은 이날 코스피에서 40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적극적인 매수는 아니었다. 미국 증시도 내년쯤 조정을 받으면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연기금의 순매수는 차익거래를 위한 프로그램 매매”라면서 “2008년에는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우리 증시가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한국 증시가 먼저 떨어진 데다 과거라면 5000억원, 1조원씩 주식을 샀을 연기금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보다 코스닥 상장사가 경기 불황으로 인한 충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코스닥 투매’가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 대표 기업이 코스피에 상장돼 있다면 코스닥에는 중간재 공급 기업이 몰려 있다. 또한 남북 경협, 미세먼지 등 관련 테마주도 일부는 20% 이상 하락해 지수 낙폭을 키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주들이 많이 하락했다면 합리적이지 못한 주가 기대감이 조정장에서 급격하게 꺼진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특정 산업을 지칭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면서 “코스피는 경기 하락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지만 코스닥의 낙폭은 시장의 과도한 투매”라고 말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영업이익이 24% 줄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12.81% 급락했다. 류 팀장은 “연초 중국 정부의 한한령이 풀릴 수 있다며 화장품이나 면세점주가 주목을 받았지만 뚜렷한 개선이 없었다”면서 “중국에 의존한 경영을 하던 기업에 대한 실망감도 번졌다”고 해석했다. 주식시장의 급락세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이날 국고채 가격(금리)이 대폭 올랐다(내렸다).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77% 포인트 떨어진 연 2.171%로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새로 썼다. 연중 가장 비싼 가격에 채권이 거래된 것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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