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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드용 채소값 폭등

    샐러드용 채소값 폭등

    양상추·파슬리 등 샐러드용 채소 가격이 ‘금값’이다. 이상기온으로 작황은 좋지 않은데 비해, 웰빙 열풍으로 수요는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29일 도매시장인 서울시 농수산물공사(가락시장)에 따르면 양상추(8㎏·상품)는 1만 9500원으로 표준가(지난 5년간의 평균가격·7795원)보다 무려 150%나 급등했다. 파슬리(4㎏·상품)도 표준가보다 114%나 폭등한 1만 2233원에 거래됐다. 케일(2㎏·상품)은 45%나 상승한 6333원, 칼리플라워(8㎏·상품)도 13% 오른 1만 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농수산물공사 정보지원팀 송기영씨는 “소비량이 많은데도 산지 출하량이 줄어 일부 채소값이 폭등하고 있다.”면서 “쌀쌀한 날씨가 지난달까지 계속되는 이상 기온 때문에 양상추의 경우 출하량이 지난해 하루 평균 71t에서 올해는 31t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소매시장인 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00원이던 양상추(600g)는 요즘 2000원 안팎에 팔리고 있고, 브로콜리(100g)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500원을 밑돌았지만, 최근 1000원을 바라보고 있다. 까르푸 야채총괄 바이어 임정견씨는 “원가는 물론 부자재 비용도 올라 샐러드용 채소값의 고공행진은 당분한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전염병 여파 닭고기 ‘껑충’

    [주간 물가 동향]전염병 여파 닭고기 ‘껑충’

    닭고기 값이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올봄 전염병이 돌아 씨닭(種鷄)이 줄어들고 병에 걸린 닭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에 나오는 닭 물량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6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닭고기는 지난주보다 170원이 상승한 5190원을 기록다. 지난해 같은 기간(3640원)보다 무려 40% 이상 폭등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은 전주와 같은 보합세를 보였다. 한우 목심·차돌박이·양지는 3100∼3450원, 돼지 삼겹살·목심은 1200∼1430원에 거래됐다. 정창락 하나로클럽 축산 담당 바이어는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던 지난 3월 환절기에 양계장에 전염병이 돌아 많은 닭들이 폐사하거나 병이 드는 바람에 닭의 생육상황에 좋지 않아 판매 물량이 달리고 있는 것이 닭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대파를 제외한 채소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산지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는 풋고추·애호박·백오이·양파는 지난주보다 200원·200원·50원·400원이 떨어진 400원,700원,350원,2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에 비해 산지 물량이 크게 줄어든 배추와 대파 등은 소폭 올랐다. 배추는 전주보다 300원이 오른 1700원, 대파는 200원이 상승한 85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100원·1200원)에 비해서는 훨씬 싼 편이다. 무와 상추, 감자는 보합세를 보여 지난주와 같은 990원·300원·2300원에 마감됐다. 과일 가격도 소폭 떨어지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제철을 맞고 있는 딸기와 참외, 토마토는 500원·4400원·60원이 하락한 4300원,1만 3500원,320원에 거래됐고, 사과·배는 전주와 같은 6300원·3만 3900원에 마감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下)손발 맞지 않는 주택정책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下)손발 맞지 않는 주택정책

    “구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주택정책이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재건축 비리에 칼을 들이댔지만 국민들은 박수를 쳐주기보다 우선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건축 비리를 곪아터질 때까지 방치했던 정부가 여론에 이끌려 마지못해 손을 보는 것 아니냐는 불신감도 팽배하다. 주택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재건축 행정이 형식적으로 흐르는 사이 비리는 더욱 커지고 교묘해졌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재건축 비리 수사를 단순히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끌어내리겠다는 전시행정보다 재건축 사업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확보하고 법질서를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아파트값 상승, 정책 엇박자가 도화선 재건축 비리 원인을 따지자면 정부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처간 ‘엇박자’정책과 사업 전반에 걸친 지자체의 감독소홀이 오히려 시장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그러는 사이 비리는 더욱 커졌다.”고 지적한다. 임시방편적으로 주택정책을 쏟아내는 데 급급했을 뿐 다듬어지고 세련된 정책을 내놓지 못해 일어난 결과라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혼선이 가져다준 주택시장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로 서울 강남 중층아파트 초고층 재건축 논란을 꼽는다.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논란,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화 시행시기 등도 같은 경우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에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솔솔 피어나기 시작했다. 불씨는 서울 강남구가 지폈다. 올 2월에는 그럴듯한 그림까지 제시하면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 분위기를 띄웠다. 강남구는 압구정동 일대 현대·한양·미성 아파트 11개 단지 1만여가구가 오는 7월쯤부터 30∼60층의 탑상형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된다고 밝혔다. 도시공간구조를 바꿔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부동산 시장은 특히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자체가 다듬어지지 않은 개발계획을 흘리면서 시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건설교통부도 뒤이어 용적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초고층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정책을 내놓았다. 시장은 요동쳤다. 압구정동 구현대1차 65평형 시세는 연초 12억 5000만원했던 것이 초고층 재건축 허용 발표 이후 껑충껑충 올라 4개월 동안 1억 2000만원이나 폭등했다. 건교부가 다시 ‘2·17대책’을 내놓으면서 초고층 아파트 불허 방침을 밝혔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던 조합과 주민들은 한번 부풀려진 기대감을 버리지 못했고, 일감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있던 건설사는 제멋대로 설계조감도를 만들어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흔히 건설사가 조합 간부를 내세워 재건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검은 돈이 오가는 비리가 발생한다. ●형식적인 감독, 분양가 상승 부추겨 재건축 사업은 기초 지자체가 쥐고 있다. 조합설립, 분양승인, 관리처분, 준공허가 등의 모든 과정을 구청이 감독한다. 하지만 형식적인 감독은 조합과 컨설팅사, 시공사의 비리를 키우고 있다. 한통속인 조합과 업체가 짜맞춰 신고한 분양가를 검증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승인해주고 있다. 언론·시민단체의 지적이 격해지면 분양가를 조정하는 시늉만 냈다. 지금까지는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조정해봤자 평당 몇 만원 정도에 그쳤다.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 적정성 여부를 나름대로 검증했던 소비자단체는 지자체가 끄떡도 하지 않자 올해부터 이를 포기했다. 동시분양제가 폐지되면 공개적인 분양가 승인과정도 알려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 비리·분양가 비리가 터진 서울 4차동시분양 아파트에서도 조합과 시공사, 구청은 분양가를 평당 20만원 정도 낮추는 선에서 사건을 얼버무리려 하고 있다.32평형 분양가가 6억 600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불과 조정폭은 1%에 불과하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리를 발견하거나 분양가가 부풀려진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것은 조합과 시공사, 행정관청이 비리를 눈감아줄 만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사업승인권자의 수박 겉핥기식 감독이 비리를 덮어버리고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재건축 사업의 개발이익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따져 응당한 과세를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中)조합과 한통속인 시공사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中)조합과 한통속인 시공사

    재건축 비리를 저지르는 데는 조합·컨설팅사뿐 아니라 시공사도 한통속이다. 조합과 손잡고 건축비를 부풀려 분양가를 올리거나 하도급 비리를 저질러 비자금을 마련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재건축 사업의 모든 과정이 유리알처럼 드러나지 않는다는 허점을 노려 시공사와 조합이 배를 불리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일반 청약자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하도급 비리, 검은돈 창고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대형 건설사들은 아파트 평당 건축비를 600만∼700만원으로 잡는다. 하지만 시공권을 따낸 대형사들이 직접 공사를 하지 않는다. 공사 종류별로 10여개로 쪼개 이를 작은 업체에 나눠준다. 겉으로는 계약서대로 공사비를 비싸게 쳐준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는 이중계약서를 작성, 공사비를 후려친다. 수법도 교묘하다. 공사비를 제대로 지급해준 것처럼 꾸미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원래 계약서대로 끊어준다. 하지만 추가 지급된 돈에 대해서는 별도의 비밀계좌로 되돌려받거나 돈세탁까지 해서 현금으로 챙긴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여간해서 드러나지 않는다. 대형 업체에 매달려 일감을 따내야 하는 작은 업체들로서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관행으로 굳어졌다. 한 중견 건설업체 사장은 “주상복합 아파트가 아닌 서울 동시분양에 나오는 아파트의 단순 건축비는 평당 250만∼300원이면 뒤집어쓴다.”고 털어놓았다. 나머지는 분양가를 부풀리기 위해 홍보비, 브랜드 가치, 리스크 관리비, 시행사 이익 등이라고 핑계대지만 거품에 불과하다. 이렇게 해서 만든 돈이 비자금이다. 검은돈은 각종 인·허가와 공사편의를 봐주는 이곳저곳 행정관청으로 들어간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합을 움직이기 위한 기름칠로도 사용한다. 사업에 시비를 걸거나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별도 입막음으로도 사용한다. 심지어 설계·감리비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다. 심지어 ‘함바’(공사현장 식당) 운영권을 주면서도 거액의 돈을 챙긴다. 한 건축설계사무소 소장은 “연면적 10만평 이상의 아파트 건축 설계비는 대개 평당 4만∼5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합과 계약한다. 그러나 이는 세금계산서용이고 실제 건네지는 설계비는 1만 5000원 정도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조합 간부와 시공사가 나눠가진다.”고 고발했다. ●고분양가 책정, 소비자 피해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서울 송파 잠실2단지나 도곡2차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 부풀리기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이번 사건은 언론이 신랄하게 비판하고 건설교통부가 사업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칼날을 들이대자 마지못해 분양가를 내렸다. 하지만 업체들은 늘 그랬듯이 분양가를 내리는 시늉에 그쳤고, 구청은 그대로 분양을 승인했다. 분양가를 높이기 위한 수법으로는 건축비를 과다 책정하는 것이다. 아파트를 짓는 데 필요한 공종은 얼개만 그려도 70가지에 이른다. 일반인들이 복잡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악용, 단가를 높여 책정한 뒤 수차례의 하도급을 걸친다. 업체는 땅값과 투입된 건축비, 적정한 이윤을 붙여 분양가를 결정하지 않고 주변 시세에 먼저 맞춘 뒤 분양가를 결정한다. 비슷한 지역에서 건축비가 들쭉날쭉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땅값을 높게 매기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분양을 시작한 잠실 주공아파트 재건축 분양가의 땅값 비중은 1년 사이에 평당 1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건축비나 땅값을 시세에 맞춰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는 것이다. 건축비를 부풀리기 위해 동원하는 또 다른 수법은 설계변경. 평형을 조정하거나 없던 시설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토목공사를 하면서 암반이 나온다는 이유로 공사비를 추가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이는 시공사와 조합 간부의 결탁이 수반되고 사업승인권자의 묵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수주 과열전, 또 다른 비리 생산 올해 초 서울 압구정동이나 잠원동 일대 중층 아파트(12층 정도)값 폭등은 대형 건설업체들이 배후에서 무리하게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당장 초고층 재건축이 불가능한데도 대형 건설업체가 재건축을 수주하기 위해 최고 60층 규모의 설계도를 그려 주민들에게 제시하면서 분양가가 급등했다. 강남구는 이와 비슷한 내용의 개발기본계획변경안을 서울시에 냈고,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한 것처럼 비치면서 금세 값이 뛰었다. 잠원동 한신아파트도 업체들이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한 것처럼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다가 마침내 건교부의 제재를 받게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K아파트는 주민들이 재건축파와 리모델링파로 나눠져 있다. 주민들은 층고제한·소형의무비율·개발이익환수제 적용으로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 리모델링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으나 D건설사의 배후조종을 받는 재건축조합이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류찬희 김성곤기자 chani@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아파트값 부추기는 언론/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최근 서울 강남권아파트 가격이 폭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의 통계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강남권아파트 매매가는 8.64% 올라 비강남권 인상률 0.94%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분당은 올 들어 집값이 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급등하며 2003년 ‘10·2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이런 집값 오름세는 과천 용인 수원 등 수도권 신도시로 확산될 조짐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부의 잇따른 주택가격 안정대책의 약효를 믿으며 내집 마련의 꿈을 키워 온 서민들은 허탈한 가슴을 쓸어내릴 뿐이다.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 원인은 판교효과와 재건축 요인, 그리고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정책의 실패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아파트값 거품재연에 대한 경실련 성명’(4월14일)에는 시민단체의 이런 불만이 담겨져 있다. 경실련은 주택가격 급등의 원인에 대해 “건설업계의 부도위험 등 주택건설 경기의 위기론과 일자리 감소 등을 언급하며 주택·건설경기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언론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동안의 부동산 관련 보도들을 보면 언론이 주택가격의 인상을 부추기는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2003년 10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신설을 골자로 하는 ‘10·29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했을 때를 보자. 신문들은 집값 안정이라는 대의명제는 무시한 채 이 제도의 시행에 따른 조세저항과 부동산시장 위축 가능성 등 부정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종합부동산세 큰 후유증…건설 경기 경착륙 예고’(A신문 10월27일),‘설익은 정책 무리한 추진’(B신문 10월26일),‘징벌적 종합부동산세 다시 생각해야’(C신문 11월2일) 등의 제목으로 공세를 펼쳤다. 이 때문인지 그 해 11월 중순 확정된 정부의 부동산보유세 개편방안은 당초의 의욕에서 크게 벗어난 용두사미가 돼버렸다. 반면 아파트분양 기사는 건설업체 편에서 쓰는 홍보성 내용이 자주 눈에 띈다.‘로또’ ‘열풍’ ‘신기록’ ‘알짜’라는 수식어를 사용해, 당첨되면 2억∼3억원을 남길 수 있다는 보도로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판교의 경우 실제 당첨확률은 0에 가까운 수백 대 1에서 수천 대 1의 경쟁률이 예상되는 데도 ‘판교청약자격 따라잡기’(서울신문 3월3일자)식의 보도로 허수만 늘리고 있는 것이다. 오는 5월2일부터 분양하는 서울지역 아파트 청약기사에서도 신문들은 ‘황금’ ‘노른자위’ 등과 같은 표현과 함께 마지막 동시분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청약 조급증을 심어주고 있다. 신문들이 월요일마다 1∼2개 면을 할애하는 부동산시세표 역시 가격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시세표에는 매매가가 호가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거래가를 부풀리는 요인이 된다. 시세기사의 경우는 강남권의 상승폭이 큰 곳을 중심으로 보도한다. 결국 강남권 아파트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가며 덩달아 분양가도 인상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기자가 발로 찾아 쓴 ‘현장감’있는 기사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 전문가나 부동산 컨설팅업체 그리고 부동산전문지에 의존한 보도가 많다는 것이다. 아파트시세와 같은 부동산 관련 각종 통계들은 부동산전문지나 컨설팅업체의 자료를 전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취재기사의 경우도 상당부분은 보도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기사는 언론플레이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부동산 담당기자의 엄격한 취재윤리와, 전문성 제고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부동산 관련기사가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재테크 정보’가 아니라 집없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내집마련의 꿈을 안겨줄 수 있는 ‘알짜 정보’이길 바란다. 아파트가격만 올려놓아 무주택자들에게 허탈감만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거품을 일으켜 경기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언론도 차분하게 고민해 주길 바란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 [지금 전남에선] 닻올린 ‘J프로젝트’ 항로 잡았다

    [지금 전남에선] 닻올린 ‘J프로젝트’ 항로 잡았다

    전남도의 미래를 바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이 닻을 올리면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 등 서남해안 전체 개발사업의 시발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사업의 성공여부가 천혜의 섬과 바다, 해안선을 낀 서남해안 개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단계인 2016년까지 해남과 영암 일대 간척지 등 3000여만평에 쉬면서 즐기는 별장형의 미래형 복합 정주도시(50만명)를 세우는 게 목표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가꿔 관광객 1000만명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이를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사업비 30조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유치에 불을 질렀고 국내·외 투자기업군이 화답하고 있다. 전남도는 조기투자를 유도키 위해 사회간접자본 확충, 개발토지 무상양여, 기반조성비 마련 등에 따른 세부작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언제 시작되나 지난 11일 전남도청에서 국내·외 자본투자 18개사 관계자들이 J-프로젝트 투자협약서(MOA)에 도장을 찍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이날 “관광레저 도시 시범사업에 국내외 유수기업이 참여함에 따라 시범사업 선정의 당위성은 물론 사업추진의 신뢰성이 확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로가 잡힌 셈이다. 그러나 충분한 기름을 넣어야 하고 선장과 기관장, 항해사 등을 정한 뒤 항구에 도착하려면 아직 첩첩산중이다. 전남도는 지난 14일 ‘J-프로젝트’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사업으로 선정해 주도록 정부에 신청서를 냈다. 이 시범사업은 6월쯤 정부가 지역 낙후도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이후 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쳐 개발계획이 승인되면 최종 참여기업군이 확정된다.9월쯤 개발을 전담할 별도 법인이나 위원회 설립도 검토중이다. 또 5월 1일부터 발효될 ‘도시개발특별법’에 따라 오는 12월 개발구역 지정·승인 등 절차를 거쳐 실시계획 승인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초에는 개발예정지 토지구획정비 등 첫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비해 전남도는 해남·영암의 개발지 인근 주민들로부터 개발 동의서를 받아 놓을 작정이다. 국무총리실에는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지며,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 지난달 31일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관광레저도시추진기획단이 발족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남도는 7월에 도청 레저도시 기획단을 과 단위에서 국 단위로 승격, 개발에 필요한 서류 발급과 접수, 건축, 개발 허가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 ●언제 돈이 들어오나 개발방식은 투자자들로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개발한다. 즉 투자그룹이 각자 개발플랜(제안서)을 내고 개별적으로 특성에 맞게 개발에 들어간다. 중복되거나 조정이 필요하면 전남도가 중재에 나선다. 투자 제안서를 낸 곳은 전경련 컨소시엄과 전남지역 컨소시엄, 아랍 에미리트, 일본, 미국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사업비 규모를 산정해 제출한 곳도 있다. J-프로젝트가 노리는 것은 중국 관광객이다. 전남도가 공공연히 “아시아의 베가스(도박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개발예정지에서 10분거리인 목포항은 중국 최대 상업도시인 상하이와 국내 최단거리에 있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 등 굵직굵직한 행사도 개발의 호기다. 개발예정지는 L자형 관광휴양 벨트의 중심지다. 인천∼군산∼목포, 목포∼광양∼진주∼부산을 교차하는 지점. 특히 다이아몬드 제도 10개 섬은 다리로 연결돼 환상적인 다리박물관을 선보이는 등 상품화 가능성도 크다. 예정대로 갈 경우 내년 초에는 개발예정지에 대한 기반정비 사업에 들어간다. 사업비는 7조원으로 잡고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충당한다. 개발예정지는 정부 땅인 간척지 2300만평과 육지쪽 사유지 700만평이다. 정부 땅의 경우 전남도는 사업추진의 지속성을 위해 소유는 국가로 하되 무상으로 임대해 달라는 입장이다. 사유지는 전남도가 기채를 발행해 보상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중이다. 전남도 양복완 경제통상실장은 “J-프로젝트는 100m 달리기로 치면 이제 0.5㎝만큼 온 셈”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성급한 눈길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도로망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도 시급하다. 서남해안 일주도로인 국도 77호선(인천∼신안∼부산)의 확포장과 연륙·연도교 건설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 무안 국제공항 개항(2007년)이나 고속철도 호남선 건설도 앞당겨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바람이다. ●개발예정지 투기열풍 보상을 노린 나무심기 광풍이 불고 있다. 마구 심어대면서 묘목 값도 크게 올랐다. 느닷없이 새로운 집들이 지어지고 있다. 심지어 남의 땅을 빌려 나무심기를 한 뒤 보상 후 절반씩 돈을 나누기로 했다는 소문도 있다. 주변 땅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J-프로젝트 예정지인 해남군 산이면과 영암군 삼호읍은 지난해 8월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산이면 일대는 논·밭이 지난해 초 평당 1만원에서 최근 6만원으로 올랐다. 이곳으로 연결되는 마산면 일대는 도로 주변이 평당 10만원으로 폭등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도 이전보다 3배나 많은 40여곳이 문을 열었다. 또한 지난달 해남군 해남읍, 계곡·마산·황산·문내·화원·화산면, 영암군 삼호읍, 미암·서호·학산면 일대도 새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평당 2만∼3만원이 7만원으로, 무안공항 뒤편은 30만원으로 뛰었다. 모두가 개발기대심리로 부풀어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은 “잔뜩 바람만 들었다가 허탈감만 커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 박준영 전남지사“전남 자산가치 국제적 인정받아”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은 전남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처음으로 전남만의 자원이자 자산이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평가받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의의가 있습니다.”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은 박준영 전남지사는 곳곳에 걸림돌이 있어 어려움이 있겠지만 전남도민들이 앞장서서 협력하고 돕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J-프로젝트 성공을 서남해안 개발사업의 시금석으로 보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반드시 성공해야만 전남이 자랑하는 섬(1969개)과 리아스식 해안선(6431㎞), 세계 5대 청정갯벌 등을 살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가꾸는 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투자자들의 전남도 내 사무실 설치는 현장실사에 따른 투자의지의 척도로 볼 수 있다. 박 지사는 “해외투자그룹 가운데는 조사팀을 전남도에 파견해 일할 장소를 찾은 곳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부분적으로 윤곽을 그려가는 과정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박 지사는 “J-프로젝트 사업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투자그룹별로 컨소시엄(공동참여) 체제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이들이 출자금을 낸 법인체제로 갈 것인지 여부는 투자적격성 검토가 끝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돈이 들어오는 시점에 대해’ 박 지사는 “이 사업은 차분하고 안정되게 추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급하게 하다보면 일을 망칠 수도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또 “내 임기내에 뭔가를 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누가 추진하든 잘 되도록 밑그림을 튼실하게 그리는 게 더 중요하다. 안전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하되 신속하게 밀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民資 30조원 유치 최대난제 J-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사업비 30조원 모두를 민간자본으로 충당해야 하고 대중국 관광객 유치를 겨냥한다는 사업 내용도 마뜩찮다. 주변여건이 전남보다 월등한 인천 송도 신도시 개발이 4년째 제자리 걸음이고 전북도가 무주 리조트에 아랍자본을 끌어들여 ‘동양의 에버랜드’를 만들겠다던 호언도 물거품이 된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대 경제학부 송인성(59·지역개발학과) 교수는 “J-프로젝트 정보를 공개해 지역개발 전문가나 지역민들이 공감토록 하는 공론화가 선행돼야 하고 정권이나 사람이 바뀌어도 사업추진이 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성공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20년이 지나도록 허허벌판인 해남 화원반도를 예로 들었다. 송 교수는 “달랑 2∼3쪽짜리 개발계획서로 투자자들과 투자협정서를 체결하는 걸 보면 회의적”이라며 “30조원 사업이라면 적어도 200쪽 분량에 사업 타당성과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상품화 내용 등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광주지역 기업인들은 “무안군이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를 신청했고 신 도청 이전지인 남악 신도시(15만명)를 만든다면서 추가로 50만명에 달하는 관광레저도시 인구는 어디서 유입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유치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가치 즉 수익성이 전제돼야만 투자를 한다.”며 “투자 전에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직원을 파견해 실사한 뒤 제공되는 정보의 질이나 투자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체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데 과연 참여업체들이 막대한 자금 동원력이 있을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광주지역 환경단체도 도청 앞에서 환경파괴 조장 등을 거론하며 사업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지금 대구에선] “기업은 미래다” 투자유치 올인

    [지금 대구에선] “기업은 미래다” 투자유치 올인

    ‘기업이 살아야 대구가 산다.’ 30여년간 권력의 중심으로 정치논리가 지배하던 대구에서 경제논리를 앞세워 지역경제를 회생시키려는 시도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대구시 공무원들은 요즘 수시로 지역기업을 찾아 “뭐 도와줄 게 없느냐.”며 기업 지원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기업인들은 “진작 좀 그러지.”라면서도 “늦은 감이 있지만 대구시가 기업의 가치에 대해 비로소 눈을 떴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대구는 과거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 누가 더 좋은 자리,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가에 관심이 높았고 유망기업 유치 등 미래에 대구가 뭘 먹고 살것인가는 등한시해왔던게 사실이다. 정치논리에 비해 경제논리는 항상 뒷전으로 밀려 지역기업은 제대로 평가도, 대접도 받지 못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에 올인 요즘 대구시내에는 ‘기업이 살아야 대구가 삽니다.’라는 현수막이 거리마다 물결치고 있다. 기업의 소중함을 알리고 기업인이 존경받고 기업이 사랑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지역 기업인들은 “대구에서 기업이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민원실에는 ‘기업민원전용창구’가 별도로 개설됐고 기업지원에 소홀한 공무원은 문책하는 ‘기업민원처리 평가제’도 도입했다.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지난 해 말에는 기업인과 가족을 위한 ‘사장님 힘내세요’라는 이색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예전 같았으면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사’라는 식의 비난이 있을 법도 했지만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달성산업단지 분양 성공에 고무 ‘위천국가산업단지만 조성됐더라면‘ 91년 이후 1인당 지역총생산(GRDP) 전국 꼴찌인 대구 경제는 낙동강 오염을 우려한 부산·경남권의 반발로 결국 무산된 위천산업단지에 매달려 10여년을 허송세월했다. 위천산업단지 조성 여부를 놓고 90년대 초부터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대구의 기업들은 더 이상 공장을 지을 부지가 없다며 하나둘 외지로 나가버렸다. 공장용지난이 심각해지면서 기존의 공장용지 가격도 폭등해 대구에 투자하려는 외지기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대구시와 지역경제계는 선거 때마다 터져나오는 ‘장밋빛 공약’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10여년 세월을 허비하면서 대체 산업용지 조성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뒤늦게 산업용지 조성에 나선 대구시는 지난해 말 달성 2차 산업단지 분양에 성공을 거두었다.30만평 분양에 321개사에서 45만 1000평을 신청, 제공가능 면적보다 50% 정도 초과했다.30만원대의 국내 최저가 분양이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치밀한 홍보전략이 어필했지만 대구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아직 많다는 것을 확인,‘할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여희광 대구시 경제국장은 “입주신청 업체 중 76%가 자동차 기계금속업종이어서 대구의 주력산업이 섬유업에서 기계·금속 관련 업종으로 바뀌는 산업간 구조조정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는 달성 2차단지 외국인전용지 10만평은 투자금액의 20∼30% 지원, 법인·소득세 7년간 면제 등의 조건을 제시, 해외 투자업체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견 첨단기업 유치에 집중 대기업이 없는 대구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첨단 중견기업 유치에 눈을 돌렸다. 산업용지난으로 대규모 공단개발이 어려운데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당장 대구로 올 만한 대기업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한몫을 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국내 4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주) 본사 유치에 성공했다. 대구시가 지역 출신 재계 인맥 등을 동원하는 등 1년여간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또 국내 유수의 컨택기업인 대성글로벌네트웍의 본사 유치에도 성공했다. 옛 삼성상용차재개발단지에는 중견 첨단기업인 현대LCD, 디보스 등과 용지공급 협약을 협의 중이다. 지난 2003년 조성한 성서첨단산업단지에는 희성전자(주) 등 12개 중견 첨단기업이 입주, 올해 매출액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는 옛 삼성상용차부지재개발사업(19만평)과 성서 4차단지(12만평), 봉무산업단지(36만평) 개발이 3∼4년 내 완료되면 대구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적 푸대접론 극복해야 대구가 권력의 중심에 있을 때 대구의 주력산업이었던 섬유업계는 어려울 때마다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은 외면한 채 청와대로 몰려가 그때그때 땜질식의 지원을 받아냈다. 그 결과 섬유업계는 자체 구조조정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경영혁신에도 실패, 지금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대구가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지자 이번에는 정치적 푸대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와 외국계 대규모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리나마(Linamar)사의 아시아 생산공장 유치에 나섰으나 광주시와 군산시에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를 두고 정치논리에 놀아나고 말았다는 푸념이 터져나왔다. 홍철 대구경북개발연구원장은 “정치적 푸대접이라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히면 기업유치고 뭐고 아무 일도 못한다.”면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중앙정부나 기업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3대도시’ 명성 찾으려면 대구는 인구수는 물론 각종 경제지표에서 인천에 밀리면서 ‘3대도시 대구’라는 등식이 무너진지 오래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국가산업단지가 없는 곳.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 전력사용 증가율 전국 최저 등이 요즘 대구의 경제 지표다. 이대로 가다간 인천에 이어 신행정도시 건설 등의 영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대전에도 밀려 머잖아 ‘5대 도시’로 내려앉게 되는게 아니냐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가 ‘3대 도시’의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서는 대구 특유의 보수성과 폐쇄성, 패거리 문화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폐쇄성을 벗어던지고 열린 도시를 만들어야 기업도 인재도, 모여들고 대구 경제도 살릴수 있다는 진단이다. 인천대 총장, 인천발전연구원장을 지낸 홍철 대구경북개발연구원장은 “대구는 내륙분지라는 특성으로 인해 폐쇄성이 강하고 실리보다는 의리나 명분에 치우치는 반면 항구도시인 인천은 개방적이고 실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구 스스로가 폐쇄성을 극복하지 않으면 사회·경제 분야 등에서 인천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영남대 교수(법학과)는 “60년대부터 30년 동안 대구가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 스스로 개혁을 게을리했고 요즘은 정치적 푸대접론에 기웃거리고 있다.”면서 “시민들 스스로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열린 도시를 만들어야만 기업도, 인재도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자동차부품공장을 하고 있는, 충청도가 고향인 김모 사장은 “대구사람이 아니면 도대체 인정하려 들지 않고 왕따를 시킨다.”면서 “끼리끼리만 노는 패거리문화가 뿌리깊은데 외지인이 누가 대구에 선뜻 투자를 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대구시내에서 중국음식점을 하고 있는 박모씨는 “대구의 기관장들은 모였다 하면 한정식집만 가는데 이는 사소한 것 같지만 지역의 리더들이 아직 다양성과 변화를 거부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희태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서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열린 도시로 탈바꿈시켜야만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박형도 대구시투자유치단장 ‘대구로 오이소.’ 박형도(48) 대구시 투자유치단장은 삼성에서 20년 근무한 삼성맨이다. 봉급은 삼성SDI에서 받고 근무는 대구시에서 한다. 대구시는 기업 마인드 확산과 투자유치 등을 위해 삼성에 특별히 요청, 지난해 6월 박 단장을 파견받았다. 빈사상태에 빠진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류기업인 삼성으로부터 구원투수를 지원받은 것이다. 박 단장은 대구는 기업유치에 장점이 많은 도시지만 그동안 공무원의 도시마케팅 마인드가 부족했다고 진단한다. “매년 5만명이 넘는 양질의 풍부한 전문대 이상 인력이 배출되는데다 사통팔달 교통과 통신, 정주환경 등 도시 인프라가 우수한 것은 기업유치의 큰 강점입니다.” 특히 대구의 단점으로 꼽히는 보수적인 도시분위기가 때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매사 의리를 중시하는 도시분위기는 다른 지역보다 조직충성도가 높고 이직이 적다면서, 이는 기업 경영측면에서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른지역에 비해 노사관계가 비교적인 안정된 것도 대구 투자유치의 장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기업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도시 브랜드를 꼽았다. “대구가 살려면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민간 수준의 획기적인 대구 브랜드 제고 노력이 수반돼야 합니다.” 박 단장은 이를 위해 공무원 조직도 부문별로 선진타깃을 정하고 벤치마킹을 전개, 과감하게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입주가 가능한 저렴한 산업입지가 절대 부족한 것도 기업유치의 걸림돌이라며 신규 부지개발 및 기존공단 리모델링 전담팀 구성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혔다. 또 대구는 외국인이 살기 힘든 도시라며, 외국인학교와 외국인주거정보센터 등 외국인 정주환경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기업이 살아야 대구가 산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 자체가 이미 대구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구의 장점을 내세워 도시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면 대구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별걸 多 훔치네

    “파란 작업복을 입으면 직원인 줄 알고 의심하지 않을 줄 알았죠.” 경기 화성경찰서는 7일 철도공사 직원 작업복을 맞춰 입고 직원 행세를 하며 열차 레일을 절단해 훔친 임모(44·시흥시)씨 등 2명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화성시 매송면 야목4리를 지나는 열차 레일 110여m를 산소절단기로 자른 뒤 트럭에 싣고 달아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가슴과 팔뚝 부분에 무늬가 새겨진 직원용 남색 점퍼를 똑같이 맞춰 입었으며, 훔친 레일을 고철 수집상에게 팔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근처를 지나던 주민으로부터 “레일을 훔쳐 가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이들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고철값이 올라 전국에 맨홀뚜껑이나 다리난간, 학교 교문을 훔쳐가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면서 “하마터면 열차전복 등 대형 참사가 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인천 남동경찰서는 7일 시(市)지정 문화재 주변의 수십년 된 나무 40여 그루를 무단으로 벌목한 추모(61·농업)씨 등 4명을 산림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추씨 등은 지난 1월23일 인천시 남동구 운연동 소재 시 지정 문화재 기념물 제50호 이여발(李汝發)묘 주변 20년생 참나무와 30년생 밤나무 등 40여 그루를 멋대로 벤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최근 유가가 폭등하자 난방용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아파트 분양가 충청·부산·울산서도 ‘뻥튀기’

    서울·수도권에 유행하던 분양가 부풀리기가 지방으로 번지고 있다. 청약열기를 틈타 분양가를 은근슬쩍 올리는가 하면 각종 개발호재를 내세워 터무니없이 분양가를 뻥튀기하는 업체들이 많다. 충청권과 울산·부산 등 남부지역 대도시에서 이런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대전 테크노밸리 2년 만에 40%↑ 이달 분양하는 대전 유성구 테크노밸리 2차 공급에 참여하는 우림건설, 한화건설 등의 아파트 분양가는 국민주택 규모 이하가 평당 650만∼700만원, 중대형 아파트는 700만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3년 1차 공급 때보다 무려 40% 이상 올랐다. 분양가 상승의 1차 원인은 땅값 상승에 있다. 대전시와 산업은행, 한화가 참여하는 사업 시행자가 땅값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책정했기 때문.1차 아파트 사업 부지는 평당 140만원대에 분양했다. 그러나 2차 사업부지는 평당 280만원으로 뛰었다. 같은 지역에 나오는 땅인데도 불구하고 복합행정도시 인접지역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택지 분양가를 부풀려 내놓았고, 이에 맞춰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뻥튀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전시와 산업은행 등 공공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부풀리기는 민간 아파트와 다를 바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업시행자 변경등으로 가격 올라 특히 우림건설 아파트가 들어서는 부지는 당초 대전지역 중소업체가 분양받았으나 아파트도 짓지 않고 웃돈만 얹어 다른 사업 시행자에게 팔아치운 땅이다. 사업 시행자 변경, 시공사 선정 과정을 거치면서 프리미엄이 붙는 바람에 분양가격이 폭등했고 ‘고분양가 바가지’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청약열기를 분양가 인상의 핑계로 대는 업체들도 많다. 울산지역에서는 현대산업개발, 롯데, 대우건설이 참여하면서 고분양가 아파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고분양가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대형건설사 참여 경쟁 부추기기도 울산 천곡동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현대산업개발은 36평형 아파트(전용면적 25.7평)를 평당 530만원대에 공급할 계획이다. 업체는 예상 분양가를 2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740만원대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가격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천안·아산, 부산, 대구 등에서 분양하는 업체들도 청약열기 회복, 분양권 전매금지 완화 등을 이유로 분양가 상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은행 스톡옵션,결국은 국민 부담/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은행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잔치판이 벌어지고 있다. 공적자금 손실액이 5조원이나 되는 제일은행 임직원들도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포함하여 360억원의 거금을 챙기게 됐다. 우리나라의 은행 스톡옵션은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취임 당시 과도하게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현금급여 대신 선택함으로써 시작됐는데,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주가가 폭등하여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그후 은행들마다 스톡옵션 잔치에 끼어들었고, 최근에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예금보험공사가 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이 대주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주도로 무리한 스톡옵션을 추진하다가 좌초되고 말았다. 스톡옵션은 경영자가 고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안을 위험이 높다고 해서 기피하는 성향을 치유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경영진은 자기 돈을 걸지도 않고, 투자실패로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실제로 손실이 생기지도 않기 때문에 스톡옵션을 선호하게 된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경영진은 위험하지만 고수익이 기대되는 프로젝트에 과감히 투자하게 되고, 이는 다양한 주식에 분산투자하여 개별기업의 위험을 어느정도 소화시킬 수 있는 주주들의 이해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톡옵션은 연구·개발 투자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벤처기업이나 IT산업에서 전문 경영인의 동기유발에 효과적인 보상 방안인 것이다. 은행업은 위험한 투자에 올인하기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해야 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은행 임원을 스톡옵션 중심으로 보상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다른 선진국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경영 감시를 해야 하는 감사나 사외이사까지 스톡옵션을 나누어 갖는 것은 그야말로 도덕적 해이의 극치인 것이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경영자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옵션행사 기간에 주가의 단기부양을 위해 무리한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민은행장이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기간에 자신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챙겼다는 감사원 지적사항이 공표된 바도 있다. 스톡옵션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경영성과와 직접 관련 없이 주식시장 대세상승시에 경영진이 부당한 횡재를 얻는 황당한 사태가 생기기도 하고, 주가가 옵션 행사가격보다 크게 떨어질 경우 경영진의 의욕상실로 기업이 더 망가질 수도 있다. 단기 이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는 경영진에게 높은 스톡옵션을 부여하여 경영진 주도로 주가를 띄운 다음 주식처분 이익을 챙겨 떠나려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은행의 스톡옵션 채택에 외국계 헤지펀드가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도 많다. 일반기업의 경우는 실패하더라도 채권단과 주주들의 손실로 마감된다. 그러나 은행이 실패할 경우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정부가 예금을 대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의 손실은 정부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국민의 부담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은행이 주가 단기부양을 위해 무리한 전략을 선택할 경우 성공시의 성과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들과 주식매매 차익을 즐기는 주주들이 독식한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는 죄 없는 국민의 돈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해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되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의 과도한 스톡옵션 선택을 주주들의 손에만 맡겨 둘 수는 없다. 유행병처럼 번지는 은행 임직원의 스톡옵션에 대해 금융 감독기구와 예금보험공사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특히 부적절한 스톡옵션을 채택하는 경우 건전성 검사를 강화하고 앞으로 차등예금 보험료제도 채택시 가산보험료를 부과해야 할 것이다. 은행 임원에 대한 보수가 너무 낮아서 문제가 된다면 경영성과와 리스크관리 실태를 적절히 평가한 성과급을 채택하는 것이 정석이다. 다른 나라에 유례없는 은행 임원에 대한 과도한 스톡옵션은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 교수
  • 강남 재건축아파트 상승랠리 이어갈까

    강남 재건축아파트 상승랠리 이어갈까

    재건축 아파트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2·17대책’ 등 강력한 집값안정대책 발표 이후에도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 랠리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일반 아파트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올해들어 10% 이상 오르는 등 ‘10·29대책’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값 폭등이 일반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또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송파구 올들어 17% 올라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송파구 17.70%, 강동구 13.82%, 강남구 10.59%, 서초구 8.20%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하는 아파트가 많은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폭등했다. 반면 일반 아파트값 상승률은 송파구 5.25%, 강남구 3.30%, 서초구 2.74%, 강동구 1.54%에 불과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15평형은 연초 4억 3000만원 안팎까지 떨어졌다가 올해들어 부르는 값이 2억원 정도 올랐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 35평형은 연초 5억원을 부르던 시세가 지금은 6억 7000만원까지 상승했다.10·29 대책 이전 최고 시세(6억 2000만원)를 돌파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강동구 둔촌주공과 고덕주공 아파트 등도 올 들어 1억원 이상 호가가 뛰었다. ●매물 부족·투자처 부재로 부채질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물 부족과 넘쳐나는 강남 아파트 대기 수요를 원인으로 꼽았다.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이 매매가에 전가되는 것도 가격을 올리는 원인이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강남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는 꾸준한데 비해 유일한 신규 아파트 공급원인 재건축 사업 규제가 강해지면서 추진 속도가 빠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값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신고, 세금 중과 등과 같은 거래 규제로 팔자 매물이 줄어들어 ‘수요>공급’시장이 확연히 형성되는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토지거래 규제 강화, 상가·오피스텔 투자수익률 저하 등으로 유동자금이 재건축 아파트로 몰릴 수 밖에 없는 것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재건축 시장에서 더 이상의 호재는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일부 저층 아파트를 빼고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무역흑자 15억弗 ‘20개월만에 최저’

    올들어 계속된 국제유가 급등의 충격이 무역수지 흑자의 감소로 현실화했다. 지난달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유가상승에 따른 원유수입 부담으로 무역수지가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2월 국제수지 흑자가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지난달 30일 한국은행 발표)한 데 이어 3월 무역수지마저 예상보다 어둡게 나온 것이다. 내수회복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외여건이 너무 빠르게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 설비투자 동향의 잣대가 되는 자본재(부품·기계 등) 수입 증가율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241억 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2% 늘었고, 수입은 226억 2000만달러로 18.3%가 증가했다. 둘 다 사상 최대치다. 산자부는 “수출은 지난해 11월 230억달러를 달성한 이래 4개월 만에 240억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해외수요 증가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은 원유·철강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22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는 15억 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4억 8000만달러, 지난 2월보다는 6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2003년 7월(5억 3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다. 무역수지 악화에는 원유수입액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태균 전경하기자 windsea@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사회 ‘공공성’의 죽음/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우울한 조간을 대하는 날이면, 나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아침 산을 찾는다. 사람들을 만나고 무슨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북한산 자락의 소나무와 새소리를 접하는 것이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구기동 산허리에 집이 있으니, 북한산 등산로까지 십분이면 닿을 수 있다. 건교부장관의 경질로 올 들어 4명의 장관급 공직자가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는 조간을 접하던 아침도 나는 산으로 향했다. 등산로 입구 매표소에 이르렀을 때, 평소 보지 못하던 풍경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제 막 쉰을 넘겼을까, 반백의 한 등산객이 매표소에서 아침부터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현대판 산적도 아니고, 왜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돈을 받느냐.’는 항변이었다.‘지도층은 없고, 서민을 등쳐먹는 고위층만 있는 나라에서 왜 국민들이 산에 가는 것조차 돈을 받느냐.’고 그는 소리쳤다. 산길을 걷는 동안 나의 머리에는 등산객의 분노어린 목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그 목소리는 아침 조간에서 목격한 우리 사회의 공공성의 붕괴 전체에 대한 분노와 탄식으로 메아리쳤다. 인적이 드문 진입로까지 직원을 배치하여 받아내는 돈으로 입장료를 징수하는 사람의 인건비나 충당하는지, 도대체 세금은 거두어서 무엇을 하는지, 입장료를 강제로 징수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내 나라, 혹은 내 국토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건 아닌지, 그런 ‘공공성’의 고갈이 우리 사회에 어떤 해악을 초래하게 될 것인지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생각해보면, 국민의 복리를 책임지는 공복(公僕)의 윤리적 부패, 투기장화된 전국의 땅,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입장료를 징수하는 정부의 정책은 서로 동일한 뿌리로 연결되어 있다. 공공성이 고갈된 토양 위로 이러한 증상들이 서로 강력한 원인과 결과 관계를 맺으며, 회복하기 어려운 어둠을 우리 사회에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대로, 공간은 공간대로, 제도는 제도대로 철저하게 이기주의와 부패를 좇아 구조화되어 있다. 부동산 값이 뛰고, 그래서 땀 흘려 노력하는 수고에 상관없이 계층간 격차가 절망적인 상태까지 벌어지게 된 작금의 사태는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토지나 부동산 값 폭등이 그 어떤 경제발전으로 빚어진 불가피한 인플레였다거나, 국토개발 방식을 결정하는 모형의 선택으로 초래된 결과였다고 나는 보지 않는다. 그것은 무엇보다 한발 앞선 정보와 이권을 이용하여 편법에 가담한 결정권자, 그리고 그 돈 놀이판의 전주(錢主)로 한국식 자본주의의 허점을 유린한 유한계층의 투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결정권자들의 편승이 없었던들, 전국토가 오늘날처럼 투기장화되고 부패와 탈법이 창궐하는 단계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들의 방치가 없었던들, 개발의 이익이 사회로 환수되지 않고 투기판에 몸을 던진 유한계층의 뱃속을 채우는 데로 향하진 않았을 것이다. 위장전입, 투기와 탈법, 탈세의 축제가 벌어지는 사이 우리의 국토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난개발의 현장으로 변모되어 왔다. 뒤늦게 정부는 고위공무원에 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고치느라 소란스럽다. 국민들의 높아진 청렴성에 대한 기대 때문에, 좋은 인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청와대의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을 위임받고 공익을 위해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에게 공공성보다 더 중요한 요건이 무엇이란 말인가. 위장전입과 부당거래, 탈세가 개발연대에 누구나 관심을 가졌던 부동산 투자 정도로 면책된다면, 왜 우리는 이제 와서 친일을 규명하려 하는가? 나라의 재산을 축내고, 국민의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부패가 친일보다 더 심각한 매국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편법과 탈법으로 사회적 공익을 사유화시킨 사람들은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역사의 무대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한국사회는 현재 심각한 공공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도시의 공간, 정부의 정책, 시민의식, 지도층의 청렴성에서 공공성을 입체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민(爲民)의 미덕은 상실하고 관치의 전통은 온존시켜 온 고위공직자들이 공공성의 회복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적어도 그들의 부조리로 우울한 조간을 펼치게 되는 아침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지금 지방에선] (1) 강원도 원주시

    [지금 지방에선] (1) 강원도 원주시

    지방이 급변하고 있다. 교통·자연자원·튀는 아이디어로 부자가 된 자치단체가 있는가 하면 수도권 집중화,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도시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매주 한 차례 지방현장을 순회, 격변기에 있는 지역의 명암을 조망한다. 첫번째로 인구 50만명의 중견도시로 웅비하고 있는 강원도 원주시를 탐방한다. “CEO에게는 투자이익을, 임직원에게는 풍요로운 삶을, 새로운 기회의 도시 원주로 오십시오.” 강원 제1의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원주시가 기업체 유치를 위해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이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는 지리적 이점이 있는 데다 우수한 산업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수도권 알짜 기업들이 해마다 큰 폭의 증가율로 찾아들고 있다. 편리한 교통, 깨끗한 자연, 국토 중심부의 지리적 위치, 우수한 산업 인프라 등이 유기적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원주시 발전의 기폭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통팔달의 교통 수도권과 30분대 원주시가 뜨고 있는 밑바탕은 편리한 교통여건이다. 국토의 동∼서축을 잇는 영동고속도로와 남∼북을 가르는 중앙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에 도심이 위치한 데다 2009년 말 제2영동고속도로(57.5㎞)가 완공되면 원주시는 수도권에서 30분대에 놓이게 된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인천국제공항과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과 직선으로 연결되면서 유통·물류 중심지로도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도심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간선도로망도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4∼6차선으로 시원스럽게 뚫려 미래도시에 대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2008년이 되면 청량리∼원주간 전철이 복선화된다. 원주공항에서는 제주도까지 직접 연계되는 항공노선이 개설돼 있다. 이같은 사통팔달의 도로여건은 수도권 소재 기업과 인구의 강원도 이전을 촉진시키고 특히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 유치전에도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철도청에서 원주∼평창∼강릉으로 연결되는 철도노선을 신설할 예정이어서 원주의 교통인프라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공단 4곳 가동중 잘 갖춰진 산업인프라도 원주시 발전의 중요축이다. 수도권보다 월등히 싼 가격에 입주할 수 있는 풍부한 산업용지가 6곳이 조성됐거나 조성 중이다. 문막지방산업단지와 문막농공단지, 태장농공단지, 우산지방산업단지 등 4곳이 이미 가동되고 있다. 의료전문 동화농공단지가 분양에 들어갔으며 동화지방산업단지도 2006년 준공된다. 특히 원주권을 중심으로 지난 1998년 시작된 의료기기 산업은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자의료기기분야는 전국수출 1위의 실적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모범적이다. 당초 열악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원주시가 독자적으로 의료기기 특화공단을 만들기로 하고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공학연구소와 뜻을 같이한 지 7년 만에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200평 규모의 흥업면 보건지소를 리모델링해 원주의료기기 창업보육센터를 만들어 10개 업체를 입주시킨 것이 시초였다. 이후 의료기기산업을 위한 인력양성과 기술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의료기기테크노타운을 건립했다. 창업기업들의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1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가 그것으로 성장기업의 생산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66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4∼5년 뒤면 150개 이상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기관 기업유치 아이디어 톡톡 행정기관의 지원 시스템도 타 도시보다 적극적이다. 부지물색·공장설립 인·허가 대행 등 포괄적인 원스톱 서비스 지원과 각종 금융지원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 등 판로개척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지방에 있으면서 기업정보에 어두운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과 기업 컨설턴트사의 전문가들을 영입, 기업유치자문위원을 구성한 것도 효과를 얻고 있다. 이들 자문위원들이 수도권 기업들의 이전동향을 살펴 원주시 기업유치계에 알려주면 곧바로 이전 희망 기업을 찾아 공략에 나서는 기민함을 보이고 있다. 국장을 포함해 원주시청 최고의 엘리트 5명으로 구성된 ‘기업유치계’는 휴일도 잊고 기업유치에 나서 지난해 63개의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70개를 목표로 뛰고 있다. 유치 기업들 가운데 최근에는 ㈜삼아약품과 자동차 필터 제조업체인 ㈜동우만앤휴멜 등 종업원 300∼400명 안팎의 중견기업들이 강원 원주시 동화지방산업단지로 본사와 공장, 연구소 이전 협약을 체결하며 기업유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2006년부터 가동되는 이들 2곳 공장에서만 한해 1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재 기업유치계장은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고 지원해 주려는 마인드가 효과를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원주 서남부지역의 개발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동부권에도 정부의 신도시 건설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미래 기대하며 땅값 폭등 부작용도 이처럼 교통여건과 기업여건이 좋아지면서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2000년까지만 해도 문막공단 도로변 땅이 한 평에 최고 15만원선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50만원을 웃돌고 있다. 평당 2만∼3만원씩 하던 도로가 없는 맹지도 지금은 7만 5000원을 웃돈다. 2001년부터 문막읍·무실동·흥업면 등 공단지역과 신흥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부동산 붐이 지금은 시내 전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최근에는 원주지역을 토지투기지역으로 고시해 놓았지만 땅을 개발해 되파는 대형 기획부동산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좀처럼 부동산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도 2000년에는 166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14개로 배로 늘어난 것만 봐도 활발한 부동산거래를 짐작할 수 있다. 문막읍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토지등기부등본 무인발급기 발급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 땅 거래가 그만큼 활발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김기열 원주시장 “미래형 기업도시인 원주시가 동북아 비즈니스의 새로운 길목에 서 있겠습니다.” 김기열 원주시장의 기업유치에 대한 열정과 포부는 남다르다. 최고의 인재를 기업유치팀에 배치하고 전국 최고의 인센티브와 기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직접 알짜기업을 유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수도권처럼 가깝지만 수도권 규제가 없다.’는 슬로건 아래 전국 최고의 입지여건이 갖춰지면서 이제는 기업들 스스로가 원주를 찾아오기도 한다. 그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인구가 줄어드는 판에 원주시는 한 해에 5000여명씩 인구가 늘고 신흥도시인 단계·단구동 일대는 유흥업소들이 늘면서 불야성을 이룬다.”고 귀띔한다. 실제로 충주나 제천으로 이어지는 6∼8차선 시내외곽도로를 달리다 보면 밤 늦은 시간까지 차량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김 시장은 이처럼 지역경제가 활발해지는 것을 기점으로 내친김에 유통·물류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그는 “인천공항, 인천, 충청, 대구, 춘천 등과 고속도로가 직접 연계되면서 수도권 어느 지역보다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특히 “세계 최고의 의료기기 메카를 추구하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의 첨단의료기기산업은 이제 원주의 얼굴이 됐다.”면서 “연내에 첨단의료건강산업특구로 지정을 받아 원주시를 의료·건강산업도시로 확대해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결정되는 이번 특구지정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며 원주시가 기업도시로 발돋움하는 또 하나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전경련에서 추진중인 기업도시 후보지로 선정됐고 이와는 별도로 강원도와 함께 600만평 규모의 기업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그는 “원주시는 수도권과 달리 쾌적한 자연환경과 뛰어난 교육여건, 다양한 레저시설, 싸고 고급스러운 주거시설 등 생활여건도 우수해 이전해 오는 기업체들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스타 파워’ 드라마 좌지우지

    ‘스타 파워’ 드라마 좌지우지

    이른바 ‘스타 파워’가 TV드라마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좌초위기에 처한 MBC 외주 드라마 ‘못된 사랑’의 사례 등을 보면 그 정도가 드라마 제작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비대해졌다는 지적이다. 방송사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스타 파워’에 휘둘려온 안이한 제작 방식에서 탈피, 드라마 제작 환경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뒤바뀐 ‘갑과 을’의 관계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원더풀 라이프’후속 MBC 미니시리즈 ‘못된 사랑’(DNT웍스)의 제작진은 최근 낭패를 봤다.5월 방영을 목표로 24일 첫 촬영을 계획했지만, 지난 1월 일찌감치 주인공으로 내정된 가수 비가 촬영을 코앞에 두고 돌연 출연 번복을 통보한 것. 앞서 상대역으로 거론되던 고소영도 대본 수정 문제로 출연을 거부했다. 비측은 다친 코의 수술을 이유로 들었지만, 방송가에서는 7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고소영의 출연이 무산된 것이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다급해진 MBC측은 뒤늦게 비와 고소영이 제시하는 모든 조건을 수용한다고 제안했지만, 둘다 출연불가 입장을 고수해 체면만 구겼다. 제작진은 “비를 주인공으로 정해 놓고 준비를 해왔는데, 촬영 등 드라마 제작 전반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MBC 한 프로듀서는 “예전 같으면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라면서 “스타 캐스팅의 칼자루를 쥔 대형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들이 스타 파워를 앞세워 드라마 제작의 핵심 권력으로 등장하면서 ‘갑과 을’의 관계가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연기자에 PD·작가까지 ‘스타 파워’ ‘스타 파워’는 단지 연기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엔 연예기획사가 직접 드라마 제작사로 나서거나 드라마 제작사와 합종연횡을 시도하면서 프로듀서는 물론 작가까지 ‘스타 시스템’안으로 들어왔다.60여명의 연기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연예 매지니먼트사 싸이더스HQ를 자회사로 둔 IHQ와 탄탄한 제작 인프라를 갖춘 김종학프로덕션 등은 유능한 프로듀서와 드라마 작가들을 속속 지상파 방송사들로부터 빼내 ‘스타 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연기자 캐스팅은 물론 프로듀서, 작가 선정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만의 ‘맞춤 드라마’를 생산해내고 있다.‘슬픈연가’(김종학 프로덕션·포이보스·두손엔터테인먼트)에서 보듯 해외 판권과 O.S.T 제작 등에서 방송사보다 유리한 수익 비율(7대3)로 계약,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MBC의 한 프로듀서는 “외주제작시스템과의 ‘자본 게임’에서 방송사가 완패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연기자 캐스팅은 이미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 등에 의해 완전 장악당했고, 최근엔 스타 작가를 잡기 위한 드라마제작사끼리의 과당 경쟁으로 불과 1∼2년 새에 작가의 몸값도 3배 이상 폭등했다.”고 말했다. 이은규 MBC 드라마 국장은 “연기자, 프로듀서, 작가 등 드라마 제작의 필수 3요소가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에 의해 완전히 장악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면서 “방송사가 채널과 기획력 측면에서만 약간의 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도 채 1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주 드라마의 체계적 관리와 프로그램 질 향상 시급 MBC 내부에서는 ‘못된 사랑’의 연기자 출연 번복, 새달 2일 방송 예정인 ‘다섯손가락’(김종학 프로덕션)의 대본 표절로 인한 편성 연기,‘착한 사랑’(삼화프로덕션)의 납품 차질 등 최근 잇따른 외주드라마의 편성 파행 사태를 둘러싸고 “드라마제작사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행사하지 않았던 ‘힘’을 이제는 ‘관계 정상화’를 위해 써야 할 때”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내용보다는 스타 연기자 캐스팅, 연출자와 작가, 대략의 시놉시스만 보고 편성을 결정하고 사후 품질 관리는 전혀 하지 않는 현행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산하 ‘편성·제작부문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22일자 노보를 통해 “대형 제작사 중심의 독점 공급 체제와 관리시스템의 실패가 외주드라마 파행편성과 그로 인한 MBC드라마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면서 “명확한 신상필벌과 통합적 외주 관리 전문 부서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규 국장은 “외주 제작에 익숙한 SBS나, 일일 연속극 정도만 외주 제작을 하고 있는 KBS에 비해 MBC는 외주 드라마의 파행으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면서 “드라마 제작 환경을 정상화하기 위해 제작을 둘러싼 모든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특히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의 스타 파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소재 개발 등 자체 제작 드라마의 품질 향상에 주력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직자 윤리와 부동산] 도덕성 잣대 ‘껑충’…공직자 윤리는 ‘제자리’

    [공직자 윤리와 부동산] 도덕성 잣대 ‘껑충’…공직자 윤리는 ‘제자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고위 공직자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공직자의 재산 증식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여야 정치권이 도입을 추진 중인 주식백지신탁제도에 부동산도 포함하는 방안을 본격 제기하면서 정치권의 화두로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공직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는 합리적인 잣대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993년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가 도입된 이후 부동산은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공직자들의 ‘무덤’이 돼 왔다. 여론은 공직자에게 공직을 택할 것이냐, 재산을 택할 것이냐를 때로는 강요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의 과다 보유를 문제삼던 초기에서, 취득 과정의 불법성 여부나 매각과정의 투명함을 요구하는 쪽으로 시각이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각계각층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직자의 투기 잣대는 강화중 부동산 소유문제가 논란이 될 때마다 시민단체는 ‘투기’라고 공격하고, 공직자는 ‘단순 투자’라며 방어해 왔다. 그러나 일단 논란이 되면 해당 고위 공직자들은 여론재판에 떠밀려 대부분 낙마하거나, 어렵게 임용된다고 해도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어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한화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사는 “선진사회로 진행하면서 도덕성의 잣대는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처럼 공직을 맡는 사람은 국민의 최소 의무인 국방·납세의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가 임명의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사회 지도층은 본질적으로 반성해야 한다. 불법적 행위가 공소 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국민들이 눈감아주지는 못한다.”면서 “앞으로는 부정한 재산 증식이 있어서는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없다는 시금석이 이헌재 전 부총리 등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영삼 정부 때 도입된 이 제도의 첫 희생자는 뜻밖에도 여당 소속의 국가 서열 2위이자 입법부의 수장인 박준규 전 국회의장이었다. 1993년 3월 1차 재산공개에서 아들을 포함해 고위 공직자로서 지나치게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한 박 전 의장은 결국 국회의장직을 사퇴했고, 나중에는 의원직까지 내놨다. 당시 들끓었던 여론의 비난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만한 상황이다. ●매도과정 적법성도 중시 경제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공직자의 부동산 과다소유를 두고 투자 또는 투기라고 딱 잘라서 말하지 못한다. 경제적 논리로만 볼 경우 투기도 투자의 일환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높은 위험을 감수해 많은 이윤을 얻어내는 투자기법이라는 논리다. ‘토지정의시민연대’ 남기업 사무국장은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기는 어렵다.”면서 “전국민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부동산 투자의 진흙탕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분석한다. 그는 그러나 “고위 공직자들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므로 ‘여론재판’이라는 지적이 있더라도 엄격한 잣대로 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경제부총리의 사퇴를 몰고온 ‘부동산 취득 및 매각’과정은 그러나 현재 국민들이 갖고 있는 ‘도덕성의 잣대’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의 부동산 파문은 경기 광주 소재의 전답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전답은 현지인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으므로 주소지 이전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했다. 이것은 위장 전입으로 ‘불법’이 된다. 국민들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매수뿐만 아니라 매도 과정도 적법한가, 또 그 과정에서 부가되는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재산공개를 보면서 ‘국민정서법’이 작용했다면 이제 ‘법적 합법성’을 더 강조하는 상황이다. ‘참여연대’ 이재근 투명사회국 간사는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투기와 투자의 분류가 아니라, 재산축적 과정의 불법성 여부”라면서 “이헌재 전 부총리나 최영도 전 인권위원장은 모두 20년 전의 일이라고 해도 위장 전입을 통해 토지를 취득했고, 그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투기 의혹 부동산을 기증하기도 투기 논란을 ‘증여’ 등을 통해 해결한 공직자들도 있다. 한나라당 박세일 의원은 지난해 부동산투기 의혹이 일자 문제의 경기 동두천의 70평짜리 땅을 ‘지구촌 나눔운동’에 기부했고, 충남 홍천의 임야 3000평도 ‘탄허불교재단’에 기증해버렸다. 이보다 앞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민자당 비례대표시절 과도한 부동산 소유로 문제가 되자 서초동 주변의 노른자위 땅을 공시가격 이하의 무척 싼 가격에 매각해 여론을 무마해 나갔다. 참여정부의 공직자 검증 강화는 다른 한편으로는 현직의 공직자들에게 반면교사 역할도 하고 있다. 중앙부처 공무원의 한 부인은 최근 5억원 상당의 서울 강남의 재개발 아파트를 처분하려고 했으나 양도세가 3000만원이라 ‘방법’을 찾고자 했다.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무주택자인 동생에게 ‘위장 매매’를 통해 세금을 줄여보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 그 부인은 현재 참여정부의 공직자 인사검증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탈세행위를 포기했다. 중앙부처의 또 다른 고위 공무원도 지방발령으로 갑작스레 서울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한 차례 폭등한 탓에 양도세는 2500만원 수준이었다. 그는 아파트 구매자가 취득세를 적게 낼 수 있도록 매매가를 낮춘 ‘다운계약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사문서 위조”라며 거절했다. 현재는 부동산 실명제와 실거래가 신고 등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70·80년대식 불법·편법의 사례들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이야기다. 현재 시중에서 동원되는 불법·편법의 방식으로는 ▲주소지 이전을 통한 농지구입 ▲가족이나 친척의 이름으로 명의신탁하는 경우 ▲형질변경전까지 현지주민 이름으로 위장매입 ▲매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작성하는 ‘다운(Down)계약서’ 작성을 통한 탈세 등이 거론된다. 문소영 박준석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공직자는 ‘부동산 완패’?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그러나 이제 고위 공직자들은 부동산문제에 걸리면 웬만해선 살아올 수 없다는 ‘부동산 완패’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의 덫에 걸려 낙마한 ‘높으신 분들’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 의혹은 받았지만 여론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인사도 있다. 요즘 공직자들 사이에선 부동산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위직은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최근 물러난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는 청와대가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지만 허사로 돌아간 경우이다. 아무리 사회기여도가 높더라도 부동산에서 깨끗하지 못하면 ‘국민정서법’이 가만 두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기준 전 총리는 부임 57시간 만에 물러났다. 안동수 전 법무장관이 지난 2001년 43시간 만에 사퇴한 것에 이은 역대 2위의 단명장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전 총리는 미국 국적의 장남 명의로 거액의 부동산을 은닉한 의혹을 받았다. 잠잠하던 부동산 망령은 지난달 말 다시 불거졌다. 경제수장인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도마에 올랐다. 공직자 재산공개과정에서 부동산 분야만 재산이 7년 사이에 46억원이 불어 투기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어 부인이 경기 광주시 전답을 매입하면서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 올해 국정 최대의 화두를 경제회복으로 잡은 청와대로서는 이 부총리를 살리려고 했지만 끝내 여론에 두손을 들고 말았다. 최근엔 높은 도덕성이 필수적인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마저 부동산 덫에 걸려들었다.20여년전 농지를 사면서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 위원장은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끝까지 버텼다. 청와대도 위장전입한 때가 오래 됐고 사회봉사활동을 높이 사 그냥 넘기려고 했다. 그러나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반대로 이주성 국세청장, 허준영 경찰청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관문을 무사히 뚫었다. 크고 작은 부동산 의혹이 제기됐지만 설득력있는 해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주성 국세청장은 미성년자인 장남이 외조모로부터 아파트를 물려받은 사실에 대해 “우리부부가 장모를 모시고 살아 손자를 배려하는 차원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효’를 내세워 의원들을 설득했다. 허 청장도 2003년 부인이 대전에 아파트를 산 뒤 1년도 안돼 되판 사실에 대해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투기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허 청장은 “동생이 아버지의 노후를 위해 구입했다가 되판 것”이라고 말해 역시 ‘효’를 내세워 청문회 의원들의 예봉을 피했다. 뚜렷한 부동산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양승태 대법관은 청문회에서 단번에 합격점을 받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텍사스유 장중 57弗 돌파…연일 최고치 경신

    텍사스유 장중 57弗 돌파…연일 최고치 경신

    국제유가가 배럴당 57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연일 폭등하고 있다.‘GM쇼크’까지 겹쳐 주가도 급락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장중 한때 배럴당 57.50달러까지 치솟았다.16일에는 1.37달러 오른 배럴당 56.46달러로 마감,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 22일의 56.43달러를 경신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처음으로 56달러를 넘어섰다.16일에는 55.09달러로 마감했다. 앞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26센트 하락한 46.23달러로 끝났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3.08포인트 내린 980.05를 기록, 지난 14일(1019.69)이후 4일 연속 하락했다. 김경운 장세훈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원자재값, 유가에 환율까지

    기름값과 원자재값이 연일 치솟고 있는데도 정부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이미 올해와 내년도 유가 전망을 높여놓고 에너지절약형 산업구조를 심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도 해외 석유개발을 민간기업에 넘기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중국도 에너지 과소비 기업을 퇴출시키겠다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고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팔짱만 끼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제는 환율마저 장중 한 때 달러당 990원이 무너졌다. 당국의 긴급 개입으로 겨우 1000원대 위로 올려놓았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고유가, 원자재 가격 폭등, 환율하락 등 삼중고로 채산성이 점점 악화되는 수출업체는 물론이고 기업들은 연일 악전고투하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라고는 수소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집중관리 정도가 전부다. 어느 때인데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휘발유 값이 ℓ당 3원 하락한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는가. 지난해 유가수준을 20달러대로 잡았다가 연평균 34달러까지 오르는 바람에 경제운용에 그렇게 어려움을 겪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큰일이다.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우리가 뭘 믿고 배짱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유가가 배럴당 3달러 상승해도 국내총생산(GDP)이 0.13∼0.3%포인트 떨어진다고 한다. 정부는 아직은 견딜 만한 충격이라고 자만하지 말고 빨리 대응에 나서야 한다. 차량부제운행 등 국민의 협조가 필요하면 요구하라. 겨우 살아나는 경제가 정책적 실기(失機)로 다시 주저 앉는다면 그건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 [사설] 매향리 투기 방치할 건가

    경기도 화성 매향리 일대에 땅투기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데도 당국이 이를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곳은 지난해 4월 미군 쿠니사격장의 폐쇄방침이 발표되면서 투기꾼이 몰리기 시작해 2년 전에 비해 땅값이 최고 4배까지 폭등했다고 한다. 인근 10여개 마을이 부동산업소로 꽉 찰 정도로 투기가 노골화되고 있는데도 당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태도다. 즉각 투기지역 지정을 검토하는 등 추가규제에 들어가야 한다. 물론 어느 곳이든 지역발전을 가로막았던 장애요소가 제거됐을 때 땅값이 뛰고 개발열풍이 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매향리의 경우 농지를 제외한 땅의 80%가 외지인 소유가 됐을 정도로 과열상태다. 여기에 매향리의 특성에 걸맞은 개발 계획도 없이 토지거래와 건축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이미 매향리 사격장 소음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미군이 떠난 쿠니사격장 부지의 평화공원 조성 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주민들은 승소에 따른 배상금 일부로 기금까지 조성했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바다와 갯벌을 살려 경제활동과 레저휴식공간을 겸할 수 있는 생태공원 조성안 등 다양한 개발계획도 내놓고 있는 상태다. 미군 사격장 이전으로 정부에 돌아올 매향리 국유지는 721만평의 광대한 땅이다. 정부는 이땅의 구체적 이용계획을 밝혀야 한다. 이는 장소의 상징성과 50년간 피해를 보며 살았던 주민 의견에 바탕을 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분별한 투기를 막는 것이 우선이다.
  • 무더기 퇴출 코스닥 ‘불안’

    코스닥시장이 신구(新舊) 주식 교체기를 맞아 대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법인 66곳이 관리·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돼 오는 31일까지 무더기로 퇴출될 위기에 놓여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반면 이달 안에 12개 신규 상장법인들의 보호예수 주식들이 시장에 쏟아지고,50여개 기업이 새로 공모될 예정이어서 물량 폭주에 따른 주가하락도 예상된다. ●퇴출 직전인데 주가는 3배 폭등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관리·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상장법인은 66개로 전체 893개 가운데 7.3%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12월 결산법인인 이들 기업들은 이달 말까지 결산 절차 진행과정에서 자구노력 및 외부감사 등을 통해 지정된 요건들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된다. 올해 퇴출 위기에 놓인 기업이 지난해 같은 시점(22개)보다 3배나 늘었다. 지정된 요건은 ▲경상손실 및 시가총액이 50억원에 미달된 법인이 현주컴퓨터 등 43곳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법인이 모리스 등 15곳 ▲회계감사인의 검토의견이 거절된 법인이 인투스 등 13곳 ▲액면가가 일정비율(40%)에 미달된 법인이 휴먼컴 등 9곳 등이다. 대부분이 10개 요건중에 2개 이상을 중복 위반했다. 수익모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투자자들의 공모자금을 고스란히 까먹고 있는 업체들도 많았다. 퇴출 위기에 몰린 업체들 가운데는 올들어 불어닥친 코스닥 열풍에 휩쓸려 주가는 오히려 크게 오른 곳도 많아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투자자들이 적지 않게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퇴출 위기의 맥시스템이 지난 3일 기준 389%, 엔이씨 335%, 로패스(우)300%, 엔에스아이 231%, 대륜 171%, 현주컴퓨터 119% 등으로 주가가 올라 주변을 놀라게 했다. ●12개 기업 보호예수 주식도 쏟아져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새로 편입된 EMLSI 등 12개 기업의 벤처금융·기관투자자 보유 물량이 1개월의 보호예수 기간을 마치고 이달 들어 시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 지수상승이 다소 주춤하면서 공모주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물량까지 나와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EMLSI는 보호예수가 끝나고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100만주 이상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8.90%나 하락했다. 증시 호조에 편승하기 위해 이달 안에 상장을 서두르는 기업도 50여곳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부터 적용되는 ‘지정감사인 제도’를 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 상장하려는 기업들도 많아 신규 상장 법인이 70개에 이르면서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내기 종목들은 공모가에 비해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상태”라면서 “기관들은 이들 종목에 대한 의무 보유기간이 끝나는 대로 물량을 대량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 뒤늦게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지수의 조정기에는 내수 관련 등 틈새주나 유통물량이 적은 블루칩, 외국인 매수비중이 높은 우량주 등에 분산투자한 뒤 좋은 장을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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