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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서, 노동자를 폭력집단 묘사”

    초·중·고 교과서에 노동자가 폭력적인 집단으로 묘사되거나, 노조에 부정적 편견을 갖게 하는 내용이 실려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노동교육원은 24일 “초·중·고 교과서 72종을 수거해 분석해 보니 일부 교과서에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편견을 조장하거나, 직업의 귀천의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내용이 서술돼 있다.”고 밝혔다. 교학사에서 만든 중2 사회교과서 170쪽에는 사회법이 생겨난 배경을 설명한 네 칸짜리 삽화에 국가가 “노동자와 사업주 간의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키겠어.”라며 고민하는 대사가 실렸다.고교 ‘사회·문화’(대한교과서 187쪽)는 노동자들의 집회사진을 싣고 “이와 같은 혼란을 계속 겪어왔다.”고 표현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세기의 인물’들 영원히 찰나에 머물다

    “찰나를 포착한 사진, 영원히 그 찰나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22일 세계적인 ‘포토 저널리스트’인 해리 벤슨(76)의 50주년 작품전을 자세히 소개했다. 현재 영국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그의 작품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비틀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등 ‘세기의 인물’을 매혹적인 흑백 사진으로 포착한 수작들이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동물원 사육사의 아들로 태어난 벤슨은 동물, 결혼식·거리의 인물 등을 찍으며 무명 시절을 보냈다.1956년 영국 주요 일간지와 출판사가 모여있던 런던 플리트가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자신만의 ‘포토 저널리즘’을 본격적으로 구축했다.올해는 그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50년이 된다. 유명 인사뿐 아니라 악명 높은 인종차별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과 미국 뉴어크 폭동 등 수많은 역사적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멕시코도 ‘피플파워’ 비상

    인구 2000만명의 ‘메갈로폴리스’ 멕시코시티 중심가에 하룻밤새 수십곳의 천막촌이 생겨났다.지난달 2일 대통령 선거에서 펠리페 칼데론 집권 국민행동당 후보에 24만여표 뒤진 것으로 집계된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민주혁명당 후보의 지지자들이 세운 것이다. 이들은 31일(현지시간) 중심가 소칼로 광장에서 전면 재개표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 뒤 주요 도로와 광장을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행정기관과 사무·금융·상업시설이 밀집된 중심가가 시위대에 장악되면서 도시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한달 남짓 이어진 비상정국에 ‘멕시코판 피플파워’를 점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정국 불안을 반영, 주가지수는 하루새 0.8% 떨어졌다.●수도 기능 사실상 마비 AP통신에 따르면 천막촌은 소칼로 광장과 레포르마 대로상 7.4㎞에 걸쳐 47곳이 세워졌다. 거리 봉쇄는 전날 200만명이 참가한 항의집회가 마무리된 뒤 시작됐다. 오브라도르는 재검표가 결정될 때까지 수도 점거를 호소한 뒤 천막농성에 합류했다. 칼데론측은 천막촌 설치를 ‘도시에 대한 납치 행위’라며 시 당국에 강제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혁명당이 장악하고 있는 시에서 칼데론측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센테 폭스 대통령도 시의 요청이 없는 한 중앙정부가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도심 점거에는 오브라도르의 핵심 지지세력인 농민·빈민뿐 아니라 도시 중산층까지 참여하고 있다.LA타임스는 “노인, 정치인, 주부 등 계층과 연령대가 다양하다.”고 전했다.●미국 “멕시코인의 능력 신뢰” 국경을 맞댄 미국은 이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 법률은 선거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 또한 보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멕시코의 제도들에 완전한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섣부른 개입으로 차기 정부와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칼데론과 오브라도르의 승리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멕시코 선거재판소는 오브라도르의 재검표 소송에 대해 31일까지 판결을 내려야 한다. 재검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6일 당선자가 공표된다.●‘어게인 1910’ 일부에선 현재 상황을 멕시코 혁명이 발발한 1910년 무렵에 비유하기도 한다.LA타임스는 농성 중인 농민들이 20세기 초 농민반군의 분노와 좌절감을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권당의 부정선거 시비가 발단이 됐다는 점, 농민·빈민·지식인층에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가 존재한다는 점 등도 그때와 닮은꼴로 꼽힌다. 멕시코시티 시장 시절 우파의 탄핵 시도를 대규모 지지시위로 좌절시킨 오브라도르의 군중 동원 능력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비폭력 시민저항을 고수하겠다는 오브라도르측 공언으로 미뤄 유혈폭동이나 1910년 같은 내전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엷다. 결국 이후 정국은 1986년 필리핀 ‘피플파워’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진으로 제2인생 허형구 전 법무부장관

    사진으로 제2인생 허형구 전 법무부장관

    노을이 산과 벌판을 덮기 시작한 저녁. 백로 한 마리가 석양을 물고 둥지로 돌아온다. 새끼는 목이 빠져라 고개를 들어 어미를 부르고 기다림 끝에 짝을 만난 백로 한 쌍은 정에 겨운 듯 고개를 한껏 젖힌다. 온종일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허형구(80) 변호사는 그때를 놓칠세라 렌즈의 초점을 맞춘다. ●검찰 근현대사의 산증인 허 변호사는 1926년 김해에서 태어났다. 김해평야로 유명한 그의 고향은 겨울이면 넓은 벌판을 가로질러 찬바람이 쌩쌩 불던 곳이었다. 수문을 넘어가 조개를 줍고 가을이면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끓여 먹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책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초등학교를 마친 뒤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직공생활을 했다. 그후 독학으로 부산대학에 들어갔으며 제2회 고등고시에 합격했다. 부산대 출신으로 고시에 합격한 것은 허 변호사가 처음이었다. 6·25 직후인 1953년 부산지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뗀 허 변호사는 “법과 원칙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시절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부산에 근무할 때 3·15 부정선거와 관련해 시위를 벌이던 김주열군이 진압하던 경찰이 쏜 최류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수사해 공산당의 폭동선동이라는 조작·은폐 시도를 파헤쳤다. 그는 “말못할 압력도 있었지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수사했다. 그뒤 4·19혁명을 보면서 민중의 힘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30년간의 검사생활 끝에 1981년 제17대 검찰총장과 88년 제38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그는 검찰 근현대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민주화와 사회발전, 통치권자의 생각도 진보해나가고 발전해가는 측면도 있지만 요새 검찰이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검찰의 중립은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헌법정신의 기본인 삼권분립 차원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5공화국 시절 검찰총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른바 ‘저질연탄 사건 수사’로 9개월 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그가 강조하는 검찰의 중립성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수사에 대한 뒤숭숭한 소문이 있은 뒤 얼마 전까지 수사를 칭찬했던 대통령이 어느날 검찰에 책임을 물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검찰 고위간부가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했으나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후 6년가량 변호사로 활동하다 다시 노태우 정부 때 다시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백로와 사랑에 빠진 팔순의 사진작가 허 변호사는 사진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검사 생활하는 틈틈이 사진을 즐겨 찍었다. 답답한 도심을 떠나 복잡한 사건을 잊고 자연의 품에 안겨 스트레스를 풀어보자고 시작한 사진이었다. 하지만 공직에서 떠난 그에게 사진은 제2의 인생을 선물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난도 길러봤지만 사진만 한 매력은 없었다. 사진동호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아직은 아마추어’라며 겸손해하지만 좋은 풍경과 벗할 수 있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열정만은 프로다.“법률은 강직하게 사회를 지켜야 하고 예술은 부드럽게 세상을 보듬어줘야 한다. 사진 한 장에 낭만을 담고 싶다.”며 사진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허 변호사의 사무실에는 각종 법률서적과 더불어 사진관련 서적, 필름뭉치와 벽에 걸려있는 풍경 사진들이 눈에 띈다. 어려서부터 문학 책을 좋아했던 터라 그의 사진에는 ‘토지’,‘메밀꽃 필무렵’ 등 문학작품의 무대가 자주 등장한다. 또 안개에 둘러싸인 숲, 이슬을 머금은 꽃 등 자연도 단골손님이다. 팔순의 사진작가는 특히 백로와 사랑에 빠졌다.“백로 사진은 상당히 찍기 어렵습니다. 좋은 장소에서 오래 참고 기다린 사람에게만 그 자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닙니다.”자신의 일생을 회상하듯 “고고하면서도 거만하지 않고 거만하지 않으면서도 올곧은 자태를 렌즈에 담고 싶었다.”고 말하는 노신사의 머리에도 백로가 내려앉았다. 백로를 사진에 담기 위해 밟아보지 않은 서식처가 없을 정도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는 백로 사진을 위주로 전시회를 세 차례나 열었고 지난해 7월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백로와 무학 그리고 사계비경’이라는 제법 규모있는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올초에는 대검찰청 로비에서 전시회를 열고 후배 검사들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사진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운영자문위원직도 맡고 있다. 허 변호사는 “3∼4월이면 백로가 오기 시작해 5∼6월초까지 많이 찍는다. 하지만 요즘은 백로 서식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백로가 사람을 피해 숨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디카’보다는 아날로그가 더 매력 허 변호사는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지금은 손자·손녀만 20여명이 넘는다. 자신의 손자·손녀 또래의 젊은이들이 월드컵을 맞아 거리에서 펼치는 응원을 보고 있자면 그들이 조국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그의 눈에 비친 젊은 세대는 ‘열정’ 그 자체다. 해방과 6·25,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어온 허 변호사는 이들에게 “기다릴 줄 알아라.”고 조언한다. 허 변호사는 “디지털 카메라도 좋지만 필름으로 찍어서 현상하며 기다려야 하는 아날로그에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사진은 시간과 장소가 맞아야 하며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참아야만 찍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좌우명은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다.“물 방물 하나하나는 약하지만 수없는 세월 동안 견디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돌을 뚫듯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려면 참고 노력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팔순에 접어든 허 변호사는 요금 건강이 예전같지 않아 오전에만 법무법인 사무실에 나와 근무하고 오후에는 산보 등을 하며 건강을 관리한다. 그는 “사진에 빠져 곁을 비웠어도 지금까지 싫은 내색을 안한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검찰과 법무부의 총수까지 지낸 그에게 욕심은 없다. 다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면 일생을 정리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게 그의 작은 소망이다. ■ 허형구 변호사는 ▲1948년 부산사범학교 졸업 ▲1952년 부산대 법과대 졸업 ▲1953년 부산지검 검사 ▲1966년∼서울지검부장, 대전·부산지검·서울지검 차장검사 ▲1974년 청주지검장 ▲1981년 검찰총장 ▲1988년 법무부 장관 ▲1990년 변호사(현) ▲저서 검찰실무, 주석형사소송법(3권)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가슴속 그림 한 폭] 콜비츠 ‘시립 구호소’

    [가슴속 그림 한 폭] 콜비츠 ‘시립 구호소’

    영양실조로 굶어죽기 직전 포대기 속에 잠든 듯 누워 있는 어린 두 아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내려다 보는 어머니의 고통은 과연 어떤 것일까. 독일 표현주의 예술의 중심에 서 있는 판화가 케테 콜비츠(1867~1945)의 ‘시립구호소’란 작품이 담고 있는 애처로운 장면이다. 소설가 김원일은 “굶주림과 가난에 대해, 실오라기처럼 남은 목숨의 애처로움을 두고 이처럼 적확하고 절실하게 표현한 그 어떤 그림도 본 적이 없었다.”고 ‘시립구호소’를 처음 본 순간을 돌이킨다. 그때가 1984년. 그의 네번째 소설집 ‘환멸을 찾아서’의 표지화로 콜비츠의 ‘프롤레타리아’ 시리즈 중 한 작품을 채택할 때 화집을 들추다 발견한 에칭 판화 한 점이 바로 ‘시립구호소’였다. 이미 그 이전부터 작가가 성장기에 겪었던 가난의 체험을 통해 못가진 자들의 설움과 분노를 작품에 담아왔던 그는 “많은 문장으로 짜깁기하여 엮어내는 소설보다 한 장의 그림이 주는 전달력이 훨씬 감동적임을 절감했다.”고 말한다. 이후 김원일은 독일을 여행하면서 콜비츠 화집을 구입했다. 작품을 집필하는 동안 책상 서가에 두고 글을 쓰다 지치면 그 화집을 들추며 콜비츠의 세계에 빠져들어 신음을 삼키는 게 큰 위안이 되었다는 것. 케테 콜비츠는 베를린의 노동자 거주지역에서 생활하며 일련의 사회성 강한 작품들을 생산했다. 직조공들의 폭동, 농민전쟁의 참상과 수난의 농민상, 아들이 희생당한 제1차 세계대전의 비극, 노동가족의 빈곤문제, 빈곤과 질병 속에 방치된 이름없는 그들의 죽음 등을 에칭·목판화·석판화로 제작하여 20세기 독일의 대표적인 판화가로 평가받았다. 김원일 작가에게 그림은 못 이룬 꿈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재주를 인정받았지만 극심한 가난 때문에 엄두도 못냈던 것. 그래서 틈나는 대로 전시나 화집을 들추며 그림을 보는 걸 좋아하고, 간혹 그리기도 한다. 그의 작업실 한 쪽 벽에 걸린 그림도 그의 작품이다. 마치 그의 어려웠던 어린시절을 표현한 자화상인 양 퀭한 눈의 어두운 표정이 애처로움을 자아낸다. 유신정권 시절 간첩누명을 쓰고 희생됐던 젊은이 9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푸른혼’에서 보듯 김원일은 여전히 사회의 음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붙들고 있다. 절대빈곤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천명에 이르고 굶주린 탈북자들이 중국을 떠도는 것에서 보듯,‘시립구호소’는 여전히 현실로 남아 있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유라비아’를 아십니까

    백악관에서 즐겨 찾는 아랍 전문가 버나드 루이스는 2년 전에 유럽이 이슬람권에 차츰 기울어 이번 세기 말에는 ‘서쪽의 아랍국가’를 뜻하는 마그레브 일원이 될지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이 무슬림(이슬람 신도) 천지로 변해 빈곤하고 겉돌며 미국에 적대적이기까지 한 대륙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함축하는 신조어 ‘유라비아(Eurabia)’가 그럴 듯하게 들리는 요즈음이라고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22일(현지시간) 커버스토리에서 지적했다. 사실 이 조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파문으로 상징되는 미국에 대한 유럽인의 부정적인 인식을 꼬집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이런 인식에서 장기적인 침체에 허덕이는 유럽은 이민자에게 직업을 제공할 수 없으며 이슬람 극단주의를 제어하지 못할 뿐더러 광신주의와도 대적할 수 없으므로 무슬림들이 훨씬 더 잘 대우받는 자국의 ‘인종 용광로’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미국은 훈수한다. 실제로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런던 7·7테러, 프랑스 무슬림 폭동, 네덜란드 영화제작자 테오 반 고흐 암살 등은 관용의 표상인 양 행세해온 유럽이 무슬림을 껴안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반증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유럽인이 유라비아와 비슷한 두려움을 갖게 됐다. 이런 점 때문에 유럽에서는 공립학교에서의 히자브 착용을 금지하는 프랑스식의 엄격한 사회 통합 시도와 훨씬 관용적인 영국과 네덜란드의 문화다원주의 중 어느 쪽이 더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을 낳고 있다. 여기에 7100만 무슬림을 거느린 터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 유라비안 논쟁은 가열될 것이라고 잡지는 내다봤다. 그러나 유라비아는 단지 신화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EU에 거주하는 무슬림 인구는 전체의 4%인 2000만명에 불과하며 2025년이 돼도 서유럽 인구의 10%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이다. 유럽에서의 이슬람 대처법은 미국에서의 그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통합 작업은 이 모든 우려를 감안할 때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순간, 유라비아란 분석틀은 유언비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잡지는 결론내렸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염주영 칼럼] 이민정책 강 건너 불 아니다

    [염주영 칼럼] 이민정책 강 건너 불 아니다

    미국은 최근 멕시코 국경에 592㎞짜리 초대형 담장을 쌓아 국경을 봉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5년이 안된 불법체류자들은 자진귀국하지 않으면 구속해 중죄인으로 다루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러자 수백만명의 불법체류자들이 노동절인 지난 5월1일을 ‘이민자 없는 날‘로 정하고 미국 전역에서 총파업을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해 온 우리가 없어지면 미국사회가 단 하루라도 지탱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11월 경찰의 검문 과정에서 발생한 한 건의 사고가 프랑스 전역을 3주일 동안 방화와 폭동 속으로 몰아넣었다. 무슬림(회교도) 청소년 두명이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무슬림 이민자들이 프랑스 사회에서 당하는 차별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키는 뇌관이 됐다. 실패한 이민자 통합정책,30%가 넘는 실업률과 열악한 주거·교육환경 등으로 고통받는 무슬림 이민자들의 소요사태는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가 안고 있는 고민을 보여주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경간 인력 이동이 보다 자유로워지고 있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선진국들이 불법이민자 단속을 강화하면서 이민갈등과 인종폭동이 세계 곳곳에서 빈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 경험이 많은 아시아인들에게 코리안 드림을 불러일으키면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취업이민자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결혼이민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이뤄진 결혼은 7건중 한건이 국제결혼이었으며,4만 3000명의 외국인이 국제결혼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특히 농촌총각 4명중 1명은 외국인을 아내로 맞이했다.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른 그들의 2세들이 매일 우리 이웃에서 수십명씩 태어나고 있다. ‘다인종 다문화 사회’ ‘이민자와 함께 사는 사회’는 이미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민정책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값싼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해다 쓰는 정도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민 가운데 60명당 1명이 외국인이다.3년 후에는 40명당 1명꼴이 될 것이라고 한다. 불법체류자는 20만명에 육박하고,2만명이 넘는 그들의 자녀들은 한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체류자로 살아야 한다. 그들의 80% 이상이 학교 갈 나이가 돼도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결혼이민자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는 차치하고 기본적인 한국어 의사소통마저 어려움을 겪는다. 미식축구의 영웅 하인스 워드 열풍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녀들은 따가운 시선 속에 혼혈인으로서의 차별을 감수하며 살아간다. 이대로 가면 서구사회가 겪고 있는 이민갈등과 인종폭동이 우리나라에서도 안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이달 초 법무부가 주최한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열린사회 구현을 위한 이민정책 세미나’는 주목할 만하다. 이제는 이민정책을 국가의 핵심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내국인과 이민자 간에 깊어질 대로 깊어진 사회·경제적 차별과 문화적 갈등으로 진통하는 서구사회의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지금부터라도 국가발전전략과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멀리 내다보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민정책을 착실히 마련해 나가자. 그 방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복지, 노동 등 다방면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인 성격이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민청과 같은 이민정책을 총괄추진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수석 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이민자 폭동’ 등 혼란겪은 프랑스 ‘문화의 다원성’ 대입논술 논제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해 이민자 폭동과 올해초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극심한 사회통합 위기를 겪었던 프랑스가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논술 주제로 문화의 다원성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으로 다뤘다. 12일 프랑스 전역에서 일제히 실시된 바칼로레아에서 경제계열 논술문제로 “문화는 보편적 가치를 지닐 수 있나.”라는 질문이, 과학 계열에서는 “특정 문화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 있는가.”라는 논제가 주어졌다. 갈수록 첨예한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문화 영역에서의 보편·특수의 대립문제에 대한 판단·추론능력을 테스트한 것이다. 문학계열 논술 주제로는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만 의무를 갖나.”,“시간으로부터 도피하려는 것은 합당한 일인가.”가 제시됐다. 경제계열에서는 “진실보다는 행복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는가.”가 출제됐다.lotus@seoul.co.kr
  • 이라크 反美감정 커질듯

    이라크 주둔 미군이 이번엔 아기를 낳기 위해 병원에 가던 30대 임신부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이번 사건은 서부 하디타 마을에서의 양민 학살 의혹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미군과 백악관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물론 현지 주민의 반미 감정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수니 삼각지대에서도 저항세력 공격이 가장 극렬한 사마라시 외곽에 살고 있던 임신부 나비하 니사이프 자심(35)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기를 낳기 위해 남동생 칼리드가 모는 자동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미군의 총격을 받았다고 AP통신이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칼리드는 병원에 빨리 도착하려고 속도를 높이던 중 미군이 총격을 가해 왔다고 주장했다. 사마라 종합병원 의사들은 태아라도 살리기 위해 애썼으나 자심은 남편(36)과 한살, 두살배기 아이들을 남겨둔 채 숨을 거뒀다. 칼리드는 “사마라 시민들은 최근에 미국인들이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데 크게 분노하고 있다.”며 “신이여, 미국인에게 복수를 내리소서.”라고 외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군 당국은 문제의 차량이 금지구역으로 들어온 뒤 신호를 거듭 보냈음에도 멈추지 않아 사격을 가한 것이며 나중에 여성 2명이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군은 2주 전부터 이 근처 도로를 봉쇄했으나, 외곽에 살고 있던 자신들은 이를 몰랐다고 칼리드는 설명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하디타 마을 학살 의혹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1일(현지시간) 사법부와 인권부, 보안당국 관계자들로 특별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일어난 반외세 폭동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미군 트럭에 사람들이 몰려들자 겁먹은 미군 병사들이 총격을 가해 4명이 희생됨으로써 촉발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일 현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꼬레는 다정한 라이벌”

    “꼬레는 다정한 라이벌”

    “토고 국민들에게 축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희망입니다. 지금 그들에게 독일월드컵 첫 상대 ‘꼬레’(한국)는 다정한 라이벌이에요.” 아프리카 토고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여대생이 월드컵 개막을 열흘 앞둔 30일 서울신문에 이메일로 현지 분위기를 전해 왔다. 국제청소년연합(IYF) 해외봉사단의 일원으로 다른 학생 8명과 태권도 교실, 유치원 운영 등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이순향(21·영남대 영문과 2년)씨는 “식민지배와 독재정권에 지쳐 있던 토고 국민들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계기로 꿈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토고는 제국주의 시대 이후 줄곧 독일, 영국, 프랑스의 지배 아래 놓여 있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의 위임으로 프랑스와 영국의 신탁통치를 받았다. 이 가운데 프랑스령이 1960년 현 토고공화국으로 독립했다. 지난해 38년간 이어졌던 군부독재가 사실상 세습되는 과정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남한의 절반만 한 땅덩이에 540만명이 모여살고 국민소득은 40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이씨는 섭씨 40도가 넘는 불볕 아래에서 야채와 손가락만 한 생선들을 팔기 위해 헤매는 아이들, 아기를 업고 물건을 팔러 나선 10대 미혼모의 모습 등이 토고의 일상적인 거리 풍경이라고 전했다.“사람들의 마음도 오랜 세월 쌓여온 고통에 억눌려 황폐하고 수동적이에요. 이들의 소망은 이 나라를 떠나 해외에서 사는 것입니다.” 이런 토고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사람 몇 명만 모이면 돌멩이 두 개로 골대를 만들고 맨발로 찢어진 플라스틱 공을 차며 신나하던 이들. 그들에게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정말 꿈만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전에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재봉사, 미장이, 구두수선공 등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축구를 잘하면 축구영웅 아데바요르처럼 될 수 있다는 꿈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피폐한 현실에서 눈을 들어 누구나 노력하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소망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죠.” 지금 토고의 거리는 온통 월드컵 물결이다. 대형 간판은 축구 일색이고 토고를 상징하는 녹색과 노란색 유니폼이 온 거리를 메우고 있다.“아프리칸컵에서조차 한번도 본선 진출을 해본 적이 없는 토고가 월드컵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토고는 세상의 이목을 끌게 됐고 토고 사람들은 드디어 그들의 국기를 자랑스럽게 거리 곳곳에 휘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씨는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면 ‘오, 꼬레 꼬레!’ 하면서 반갑게 맞아준다. 하지만 아데바요르가 있으니 한국을 2대0으로 이길 것이라는 호언장담도 빼놓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2월 토고에 파견된 이씨는 연말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한다. 월드컵 응원은 토고 친구들과 함께할 것이다. 이미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학생들은 다음달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06 컬처-세계문화체험 박람회’를 열고 자기들이 활동했던 나라에 대해 소개하는 행사를 갖는다. 전세계 청소년들의 ‘우정 월드컵’인 셈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올 가을 내금강 단풍구경 가능할 듯

    금강산 내금강 관광을 위한 남북측 공동 답사가 지난 27일 내금강 현지에서 실시돼 이르면 올 가을 내금강 관광이 가능할 전망이다. 남북측 합의는 끝났고 도로 포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 공사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남북관계의 특성상 아직도 본관광이 시작되지 못한 개성관광처럼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28일 현대아산 등에 따르면 이번 답사는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지난해 7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내금강 관광을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답사에는 남측에서 현 회장과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관광공사 및 조계종 관계자 등이 참석했고 북측은 전금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서기장과 장우영 금강산관광총회사 총사장 등이 동행했다. 답사단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 오전 9시 차량으로 금강산 호텔을 출발해 온정령과 말휘리, 금천리 등 북측 민간·군사 지역을 통과, 오전 11시 내금강 표훈사에 도착했다. 이후 금강문, 보덕암, 만폭동 내팔담 계곡, 마하연, 묘길상, 삼불상, 명경대, 장안사터 등을 둘러봤다. 금강문에서 보덕암으로 이동하는 중간 지점에서는 금강산 일대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측 천연기념물 232호 금강국수나무도 발견했다. 현 회장은 “단풍이 드는 가을까지는 내금강 관광이 가능하도록 북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관광 노정과 편의 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을 단풍철까지는 시범관광과 본관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우영 총사장은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내금강 답사에 이어 시범관광과 본관광도 하자는 것이 우리의 의지”라고 화답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브리핑 World cup]

    ●‘대형사고´ 칠 국가 AP통신은 18일 독일월드컵에서 ‘대형사고’를 칠 국가로 코트디부아르와 호주, 우크라이나를 꼽았다. 특급골잡이 드로그바를 보유한 코트디부아르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등이 포진한 죽음의 C조에서 살아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전망. 거스 히딩크가 이끄는 호주도 벌써 16강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셰브첸코의 회복이 관건이지만 유럽예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김남일 전용 축구화 월드컵 공식후원사 아디다스는 32개 출전국의 특색을 살려 새롭게 디자인한 축구화를 18일 공개했다. 이 축구화는 김남일을 비롯,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독일의 루카스 포돌스키 등 각 국가를 대표하는 한 선수만이 신게 된다. 김남일의 축구화 뒤편에 ‘대한민국’이 한글로, 측면에 ‘다이내믹 코리아’가 영문으로 새겨져 있으며, 뒤축 안쪽에는 ‘오 필승 코리아’의 한 구절이 표기돼 있다. ●브라질 폭동 월드컵이 해결? 상파울루에서 발생한 유혈폭동을 배후조종한 갱단 두목이 경찰과 협상 카드로 ‘월드컵 시청권’을 요구했다. 브라질 최대 범죄조직인 ‘PCC(제1도시군사령부)’를 이끌어오다 수감된 마르콜라(본명 마르코스 카마초)는 최근 주 정부와 협상에서 “투옥 중인 동료들이 독일월드컵 시청을 원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셰브첸코 2주후 훈련 재개 우크라이나의 간판선수인 안드레이 셰브첸코(30·AC밀란)가 훈련을 재개하는 데 2주 정도 걸릴 전망이다. 올레그 블로킨 감독은 18일 “우리는 셰브첸코가 있고 없고에 따라 전혀 다른 팀으로 바뀐다.2주 후에 훈련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브라질 조폭’ 경찰서 습격사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서를 비롯한 정부시설을 잇따라 습격해 경찰관 등 5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상파울루 최대 범죄조직인 ‘제1 도시군사령부(PCC)’는 12일 오후부터 상파울루 인근 5개 위성도시에서 경찰서와 청원경찰 초소, 교정시설 등 55곳을 공격했다. 상파울루 주내 18개 교도소에선 PCC의 사주로 수감자들이 동시다발로 폭동을 일으켜 130여명의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연쇄 습격 과정에서 경찰관 35명과 시청 소속 청원경찰 3명, 교도관 4명 등이 숨졌고 PCC 조직원도 5명 사망했다. 중상자도 많아 사망자가 더 늘 전망이다. 현장에서 PCC 조직원 16명이 체포됐으며 주정부 치안 책임자들은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경찰은 지난 2002년부터 PCC를 이끌다 얼마전 은행강도 등 혐의로 체포된 마르콜라 등 두목급 8명이 상파울루의 한 교도소로 이감된 데 맞춰 보복 공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PCC는 조직을 키운 2003년 말부터 경찰서를 습격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한 경찰관에게 37발의 총격을 가하는 등 22명의 경찰관을 살해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상) 내전종식 5년째 시에라리온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상) 내전종식 5년째 시에라리온

    내전과 대량 난민 발생, 절대 빈곤의 악순환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에 희망은 있는가.5년 전에야 총성이 멈춰진 시에라리온과 난민 유입, 아동 인신매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나를 둘러 보았다.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해외 인권 연수에 참가, 내전 극복에 한몫을 하는 난민 귀환 프로젝트와 아동 매매 근절 노력 등을 살펴 보았다.2회로 나눠 시에라리온과 가나의 얘기를 정리한다. 인터넷 서울신문(seoul.co.kr)을 통해 못 다한 얘기도 풀어 놓는다. |프리타운(시에라리온) 임병선특파원|국민의 3분의 1이 내전에 스러진 나라, 시에라리온의 참극은 계속되고 있다. 천혜의 항구로 서부 아프리카 제1의 중계무역항으로 손꼽혔던 수도 프리타운은 11년 내전의 상처로 여전히 신음하고 있었다.150만명이 사는 도시 곳곳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하수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길바닥에 그대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수많은 이들이 한낮에도 하릴없이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었고 공허하다고 느껴지는 이들의 시선에선 일순간 적의(敵意)가 번득이기도 했다. 조그만 교통사고에도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운전자를 위협하는데 그 적대감이 대단했다. 밤에는 전기 공급이 제대로 되지도 않은데다 적도 근처 기니만 연안의 후텁지근한 기후 탓에 집안에 머무를 수 없어 사람들은 캄캄한 밤거리를 배회했다. 현지 경찰은 밤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택시를 이용할 때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극한의 생활 조건이었고 누군가 불씨만 던져 주면 폭동과 소요가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분위기, 그것이 18세기 말 북미 대륙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정착했다 하여 이름 붙여진 프리타운의 2006년 5월 표정이었다. ●국제사회의 원조도 별무 효과 안타깝게도 수년째 이어진 국제사회의 원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에라리온의 오늘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80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소득 등 굳이 통계를 들이대지 않아도 최악의 경제 사정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의 경제개발 전략에 따라 자영업을 권장한 결과, 많은 이들이 농어촌에서 올라와 프리타운에서 좌판을 깔고 앉아 있지만 흥정하는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제개발부의 데스몬드 코로마 개발계획 담당관도 그 점을 인정했다. 빈곤감소전략보고서(PRSP)에 따라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소비를 촉진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솔직히 경제성장률을 5%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고 털어놓았다. 대서양 연안의 석유 채굴에 한가닥 희망을 걸면서 해외로 빠져나간 고급 인력들이 돌아와 조국 재건에 함께 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2002년 평화적으로 치러진 선거를 통해 지난 1997년 쿠데타로 축출당한 경험이 있는 아마드 테잔 카바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 정치적 안정을 어느 정도 이뤘다는 점이다. 1999년 7월 1차 평화협정에 이어 2002년 완전한 내전 종식이 선언됐다. 유엔 평화유지군도 지난해 말 모두 철수했다. 그러나 내년에 다시 선거가 예정돼 있어 불안 요인은 상존한다. ●도화선 될지 모르는 테일러 재판 내전 극복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도화선은 또 하나 있다. 프리타운 시내 한 복판, 이중 담으로 둘러쳐진 유엔전범 특별재판소에 수감된 라이베리아의 전 대통령 찰스 테일러 때문이다. 지난달 4일 첫 심리가 진행돼 테일러는 11가지나 되는 전범 혐의를 부인하고 “나는 결코 시에라리온 국민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이 없다.”고 항변했다. 심리가 재개된 지난 3일 전범재판소 주변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재판소 안마당에는 무장 장갑차가 여러 대 눈에 띄었다. 담벼락에는 ‘여기 서있지 말라.’는 경고문이 나붙었다. 그러나 이 재판소에서 계속 재판이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네덜란드의 국제형사재판소(ICTY)에서 이 재판을 헤이그 법정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놓고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범재판소의 모든 행정적 절차를 책임지는 레지스트라(행정관)인 러브모어 먼로는 “언제 ICTY의 결정이 내려질지 모른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재판이 진행돼 테일러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소요없이 이 나라 국민들이 판결을 납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에라리온 기자협회(SLAJ) 회장인 이브라힘 벤 카르보 역시 “재판 진행 장소가 여기여야 하는지, 헤이그여야 하는지에 대해선 현지 여론은 반반”이라고 전한 뒤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내려져도 과거와 같은 소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평화유지군 대신 치안을 담당하는 유엔통합사무소(UNOISL)도 별다른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닷새동안 프리타운에 머물며 돌아본 결과 이 나라의 미래는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보장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판단됐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찾기 어렵지만,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데 시에라리온의 딜레마가 있었다. 이 나라를 돕고 싶은 독자들은 국제이주기구(IOM) 서울사무소(02-6245-7647)로 연락하면 된다. bsnim@seoul.co.kr ■ 내전극복의 동력 ‘귀환 프로젝트’ |프리타운(시에라리온) 임병선특파원|혹독한 내전을 경험한 시에라리온 같은 나라에선 경제를 재건하는 데 이주가 각별한 중요성을 갖게 된다. 내전으로 조국을 등지거나 고향을 떠나 유랑한 이만 250만명이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족한 자원과 기술, 노동력을 빠른 시간에 메우는 방법으로 자발적 귀환이 절실해졌다. 이같은 인식에 따라 이들의 조기 귀환과 정착을 돕는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영국과 스위스로 빠져나간 고급 기술인력의 귀국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춘 MIDA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해외에 이미 생활 기반을 마련한 의사, 변호사, 교사 등이 6개월간 고국에 돌아와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나눠주는 동안 조국에서의 새 출발을 결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영국과 스위스에서 개인별로 3000파운드의 정착금을 지원해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고 판단,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국민이 돌아올 경우에도 간정부(間政府) 조직인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소에서 기술 교육과 창업 지원을 해주고 있다.1994년 영국으로 탈출한 압둘 카림 코로마(45)는 지난 3월 프리타운에 돌아와 조그만 바를 차렸다. 물론 IOM의 도움을 받아서였다. 하지만 그는 워낙 나쁜 경제 탓에 손님이 없다고 울상이다.“영국을 직접 찾아와 ‘돌아와도 좋다.’고 한 카바 대통령의 말을 믿은 것이 후회스럽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빈곤한 이들의 무료 변론을 돕는 30대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려운 동포들을 돕겠다는 마음에서 귀국했지만 다시 내전이 터진다면 “일단 탈출했다가 안정되면 돌아와 일하겠다.“고 서슴없이 밝혔다. 정부와 IOM 등 국제기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귀환 프로그램은 아직 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내전 종식 5년 만에 성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성급한 일인지 모른다. IOM 프리타운 사무소의 앤드루 초가(53) 대표는 “국제사회의 지원은 어디까지나 지원일 뿐”이라고 전제하고 “적절한 준비와 직업 훈련이 동반된 이주를 통해 내전을 극복하려는 이 나라 국민의 의지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bsnim@seoul.co.kr ■ 시에라리온은 순결과 약속의 상징인 다이아몬드의 세계 최대 산지로 알려진 시에라리온은 바로 그 다이아몬드 때문에 참혹한 내전을 경험해야 했다. 이웃 나라 라이베리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는 다이아몬드 공급권을 넘겨받는 대가로 시에라리온의 반군 조직 통일혁명전선(RUF)에 무기를 공급했다. 권력에 눈이 먼 RUF는 소년병은 물론, 소녀병까지 모집해 마약으로 잔학 행위를 부추겼고 아이들은 최소한 배고픔은 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총을 들었다. 반군은 1995년 수도 프리타운 주변 30㎞까지 포위했고 단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무고한 이들의 손발을 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때 손발이 잘린 사람만 8000명으로 추산된다. 내전이 11년이나 계속될 수 있었던 것도 다이아몬드 공급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었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시에라리온에서는 1000명이 태어날 경우 남아는 162명이, 여아는 127명이 죽는다. 태어나는 순간 남성의 기대 수명은 40.2세, 여성의 기대 수명은 45.2세에 불과하다. 또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된 내전의 영향 탓인지 14세 이하가 전체 인구의 44.8%나 된다.65세 이상은 3.2%에 그쳐 아프리카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인구 구성을 갖고 있다.
  • [월드이슈] 만리장성후 中최대 역사 싼샤댐 새달 완공

    [월드이슈] 만리장성후 中최대 역사 싼샤댐 새달 완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싼샤(三峽)댐이 마침내 세계 최대의 위용을 드러낸다.‘만리장성 이후 중국 최대’로 불리던 토목공사가 다음달 준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1994년 착공된 지 12년 만이다.‘신중국의 아버지’ 쑨원(孫文)이 처음 댐 건설을 제안했다는 1919년부터 따지면 87년이 된다. ●세계 최대의 규모 중국에는 높이 30m 이상인 댐이 모두 4694개(2003년말 기준)나 있지만 규모나 의미에서 싼샤를 당할 수 없다. 양쯔(揚子)강 중상류인 후베이(湖北)성의 취탕샤(瞿塘峽)~우샤(巫峽)~시링샤(西陵峽) 등 장강 삼협을 잇는 댐의 제방 길이는 2309m에 이른다. 높이는 해발 185m, 저수량은 393억t으로 소양호 29억t의 15배 가까이 된다. 하나의 용량이 70만㎾로 북한 압록강의 수풍발전소 전체와 맞먹는 발전기가 26개나 된다.1800만㎾ 설비용량은 우리나라 총 전력 생산의 30%에 육박한다. 담수 작업 등 전 공정이 모두 완료되는 2009년까지 30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여곡절 싼샤댐 건설은 90년대초 중국 공산당 당사에 엄청난 정치적 논쟁을 유발했다.1992년 4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정식 통과에 이르기까지 논란이 벌어졌고, 리펑(李鵬) 당시 총리가 논란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댐 건설에 대한 승인은 한참 후에야 났을 정도다. 2005년 1월에는 중국 환경당국에 의해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점 때문에 다른 30개 대형 프로젝트와 함께 공사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2003년 9월 발효된 환경보호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를 당국에 제출해 승인을 받는 절차를 밟지 않은 때문이다. 한편 적잖은 역사적 유물이 물에 잠기게 됐다. 굴원과 중국 3대 미인의 하나인 왕소군의 고향 즈구이(枾歸)와 샹시(香溪)가 수몰된다. 제갈량의 적벽대전과 유비가 숨을 거둔 백제성 등 숱한 역사 유적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93년 이후 고고학자들은 1000여곳의 유적을 찾아내 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였으나 문화재의 원형은 되찾을 길이 없다. 두보와 이백, 백거이, 소식 등이 아름다움을 칭송한 싼샤의 절경 역시 그 맛을 잃게 됐다. ●‘미완(未完)’의 준공 이달 초부터 ‘싼샤 이민정신 기념행사’가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렸다.‘백만(百萬) 이민(移民), 중국을 감동시키다’가 행사의 주제다. 수몰지역 주민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다. 목적은 여러 가지다. 수몰지역 ‘백만’ 주민을 위로한다는 것에서부터, 국민적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중국 정부는 1997년 싼샤댐 바로 옆에 산을 깎아 신도시를 만들고 주민 5만명을 집단 이주시키는 등 여러 곳에 수몰민 정착촌을 건설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했고 보상금 확대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도시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농촌으로 돌아오는 ‘회류이민(回流移民)’도 수천만에 달했다. 준공식은 코앞에 다가왔지만 보상금 문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2억 2000만명에 이르는 양쯔강 유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위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류지역에 대형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댐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청나라를 멸망시킨 신해혁명보다 규모가 큰 폭동사태가 야기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을 정도다. 정부로서는 댐 건설로 인한 손해보다는 관광객과 물자, 자금의 유입 등 다양한 혜택이 있을 것을 강조하는 행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이민정신 기념 행사’는 싼샤댐의 건설 목적만큼이나 ‘다목적’을 갖고 있다. 댐 건설의 성공 여부가 준공 이후에나 확인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jj@seoul.co.kr ■ 싼샤댐의 효용과 역효과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싼샤댐은 논의 단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는 찬반 논쟁을 야기해 왔다. 정부는 만성적인 홍수를 막고, 수력발전과 함께 환경을 보호하고, 물을 공급하며, 아울러 원활한 해운 수송을 통해 서부지역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대재앙을 경고한다. 홍수 방지에도, 물길 이용에도 회의적이다. 환경을 해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관측도 대두된다. ●홍수방지, 전력, 물류… 중국 역사는 1870년 7월을 잊지 못한다. 기록상 가장 긴 시간, 가장 ‘미친 듯이’ 비가 쏟아져 가장 큰 범위에, 최대의 피해를 낸 ‘1000년 만에 만나는(千年一遇) 재해’로 남았다.1931,1935,1954,1998년 대홍수도 수만명의 사망자와 수천만의 이재민을 낸 물난리였다. 특히 98년은 우리에게도 기억이 생생하다. 목까지 차오르는 강물에 뛰어든 인민해방군이 ‘인간댐’을 만들던 장면이 방송 화면으로 전달됐다. 싼샤댐은 홍수로부터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전력은 중국이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중국의 개발가능한 수력자원 부존량은 6.76억㎾로 세계 1위다.2003년 에너지 소비의 93.9%를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에 의존한 중국으로서는 원자력과 함께 수력발전에 눈을 돌리는 게 자연스럽다. 운송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서부대개발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사업으로 보고 있다. 사람과 돈, 물자가 항로를 타고 서부로 흘러들 것으로 기대되면서 ‘황금 물길(黃金水道)’로 불리고 있다.4세대 지도부가 사활을 걸다시피 한 ‘신농촌건설’을 위해서도 물류 확보는 필수적이다. 물류비용은 현재의 35∼37%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재앙 우려 그러나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칭화(淸華)대 장광다오(張光道) 교수는 연간 10억t가량의 산업 및 생활폐수가 댐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싼샤 호수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댐 아래로도 강 유속이 느려지면서 산소 생성 능력이 저하되면 강은 시궁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강의 중상류에 서울보다 넓은 632㎢의 인공호수가 생기는 만큼 이에 뒤따를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 예컨대 40도를 웃도는 여름철 어떤 자연 현상을 야기할지 전망이 엇갈린다. 호수가 거대한 ‘에어컨’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가습기’가 됐을 때 어떻게 될지 의문이 나온다. 겨울도 마찬가지다. 걷잡을 수 없는 자연 재앙으로 중국은 물론 동북아 전체의 환경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여름철 수량(水量) 감소에 따른 우리나라 서해의 염분 변화와 어종의 변화 문제부터 오염 문제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한 강 퇴적물로 인해 충칭 등 주요 항구도시로 향하는 뱃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퇴적물은 오히려 더 큰 홍수를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강 주변 주민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물류 기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물의 높이를 135m 아래까지 내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1만t급 선박이 운항하는 데 큰 차질을 빚게 되고 결국 홍수 방지를 위해서는 한동안 항운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올 초에는 댐 초기 담수 이후 흙·모래 함량이 적은 물이 새어나오면서 모래를 끌고 내려가는 능력이 증강돼 강 아래쪽의 하상(河床)을 침식, 강둑 붕괴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jj@seoul.co.kr ■ 中 국책사업 속속 마무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싼샤 댐 준공식으로 지난 세기에 시작된 중국의 주요 국책 프로젝트들이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청장철도(靑藏鐵道)’가 싼샤댐을 뒤이어 곧 첫선을 보인다. 서부 칭하이(靑海)성 거얼무(格爾木)∼티벳 라사(拉薩)간 1100여㎞ 구간에 철도를 놓은 사업이다. 해발 4000m 이상 고원구간이 960㎞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높게 깔리는 철도다.550㎞는 땅이 얼어 있는 동토(凍土) 구간이다. 공기를 1년 이상 앞당겨 지난 3월 화물열차를 시험운행한 뒤 7월 여객열차를 운행한다. 서부 지역의 수력전기를 북·중·남 3개 송전 선로 건설을 통해 동쪽으로 수송하는 ‘서전동송(西電東送)’은 2단계 공정이 진행중이다.2001년 착공돼 북선(北線) 250만㎾ 등을 포함한 송전선 건설이 완료됐다. 신장(新疆), 칭하이 등의 천연가스를 동부지역으로 수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는 이미 가동에 들어간 지 오래다. 당초 목표보다 3년을 앞당겨 2004년 8월 파이프 라인 공사를 마치고 그해 12월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개시했다. ‘남수북조(南水北調)’는 우리나라 한강의 연간 총유량에 해당하는 380억∼480억㎥의 양쯔강 물을 동북지역으로 수송하는 사업이다.2010∼2030년 순차적으로 개설된다.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하이 신항만도 이미 지난 1월 1단계 개항을 마쳤다. jj@seoul.co.kr
  • 印 국민배우 라즈쿠마르 사망…팬들 난동으로 공황상태

    인도 남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볼리우드를 대표하는 인도 국민배우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팬들이 일으킨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인도 NDTV 등은 12일(현지시간) 남인도 방갈로르시의 관공서와 학교·기업체가 폭동으로 개점 휴업에 들어갔으며, 주정부가 이틀동안의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라즈쿠마르(영화출연 장면). 향년 78세로 사인은 심장병이다. 아역 배우에서 출발한 라즈쿠마르는 50여년 동안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남인도 카르나타카주의 최대 부족 출신인 그는 수백만명의 팬을 가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왔다. 주로 ‘권선징악’ 영화에서 악당을 응징하는 주인공 역을 맡았던 그는 화면에서 결코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던 인물로 유명하다. 라즈쿠마르는 지난 2000년 인도의 전설적인 ‘산적왕’ 쿠스 무니스와미 비라판에 109일 동안 납치됐다 풀려난 이후 건강이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10월 경찰에 사살된 비라판은 남인도 3개주의 정글 1만㎢를 장악한 채 30년 동안 경찰관 130여명을 살해하고 코끼리 2000마리를 도살해 인도판 ‘로빈후드’로 불렸다. 라즈쿠마르는 1990년대 중반 은퇴했지만 팬들은 그를 ‘안나바루(존경하는 큰형님이란 의미)’로 칭하는 등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달라이 라마 중국귀국 47년만에 성사 가능성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망명 생활 반세기 만에 다음달 중 중국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크다고 11일 홍콩 빈과일보가 영국 인디펜던트지를 인용, 보도했다.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 소식통은 달라이 라마가 이르면 오는 5월 중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예샤오원(葉小文)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장은 이달 초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독립 투쟁을 완전히 포기할 경우 중국 방문을 허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티베트 망명정부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해외 거주 티베트인들이 후 주석 방미 기간에 일체의 반대 및 항의 활동을 열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해외 거주 티베트인들은 중국 지도자들이 해외를 순방할 때마다 현지 중국대사관 등 주변에서 티베트 독립 구호를 외치며 항의활동을 벌여왔다. 중국과 티베트 망명정부 대표들은 지난 2월 중국에서 협상을 갖고 티베트 자치확대 허용 등 방안을 논의하고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이 허용될 경우 달라이 라마는 지난 59년 망명길에 나선 지 47년 만에 고향을 방문하게 된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이 티베트에 진주한 지 9년 만인 59년 3월 티베트 라싸(拉薩)에서 발생한 폭동을 중국이 무력진압하자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인도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차리고 유랑생활을 해왔다.홍콩 연합뉴스
  • 나홀로 해외 배낭여행 주의!

    “홀로 배낭여행, 특히 조심하세요.” 터키 배낭여행 중 지난달 초 행방불명됐다가 지난 3일 시체로 발견된 임지원씨 사건을 계기로 배낭여행 ‘주의보’가 내려졌다. 배낭여행의 경우 선진국에서도 피해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는 게 외교통상부 설명이다. 정달호 재외동포 영사대사는 4일 “배낭여행의 경우, 특히 혼자 여행하는 경우 선진국·후진국 가릴 것 없이 피해사례가 많이 접수된다.”고 밝혔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스트리아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정 대사는 “경찰을 사칭, 소지품을 다 내놓으라고 하고 금품을 뺏거나, 혼자 외롭게 카페 등에 앉아 있으면 친구가 돼주겠다고 접근해 술값을 내주는 척 주문을 많이 해 돈을 갈취한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주 터키 우리 대사관도 홈페이지에 지난달 초 이같은 내용의 여행 주의사항을 게시했다. 최근 쿠르드족 폭동이 남동부에서 수도 이스탄불까지 번지면서 지난 2일엔 만원버스에 화염병 투척 테러까지 발생,3명이 숨지기도 했다. 외교부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안전정보(www.0404.go.kr)를 꼭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임씨의 경우 현지 경찰은 지난 9∼14일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뚜렷한 외상은 없으며 독극물 살해여부 등은 부검 결과가 나오는 1∼2개월 뒤에 밝혀질 것 같다는 게 현지 경찰의 설명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만평파문 종교 대충돌 끝내 터졌다

    만평파문 종교 대충돌 끝내 터졌다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결국 현실화되고 있다. 유럽 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촉발된 갈등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도와 무슬림의 충돌로 번져 15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18일 나이지리아 북부 마이두구리에서 마호메트 만평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던 수천명의 무슬림들이 폭도로 돌변, 교회와 상점에 불을 지르고 기독교인들에게 린치를 가해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AP·AFP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인근 카트시나 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 1명이 숨졌다. BBC는 당초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시위가 경찰과의 충돌 직후 폭동으로 변해 시내 전체가 무법천지로 변했다고 전했다. 경찰과 현지인들에 따르면 무슬림 폭도들은 벌채용 칼과 몽둥이, 쇠파이프로 무장한 채 시내 곳곳으로 몰려다니며 교회 15곳과 호텔,20곳이 넘는 상점과 자동차 10여대에 불을 질렀다. 기독교계 지도자 조지프 하이아브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흥분한 무슬림들이 기독교인들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거리에서 폭도들에 맞아 숨진 희생자 다수가 기독교인이며 이 중에는 어린이 3명과 가톨릭 신부 1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마이두구리에서 115명, 카트시나에서 10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무슬림과 기독교도가 각각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북부 12개주에는 주로 무슬림들이, 남부에는 기독교인들이 모여 살지만 사이가 좋지 않아 지난 2000년 이후에만 유혈 충돌로 수천명이 희생됐다. 치안 당국은 비슷한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전날 리비아 벵가지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최소 10명이 숨졌다. 이들은 마호메트 만평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TV 카메라 앞에 이를 비춘 로베르토 칼데롤리 이탈리아 개혁부 장관의 행동에 항의해 이탈리아 영사관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경찰과 충돌했다. 반발이 확산되자 칼데롤리 장관은 뒤늦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리비아 정부도 강경 진압으로 희생자를 낸 책임을 물어 내무부 장관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한편 덴마크 일간지에 만평을 그린 만평가 커트 웨스터가르트가 영국 일간 글래스고 헤럴드와의 서신 인터뷰에서 “이렇게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지 예상치 못했다.”면서도 사과는 거부했다고 가디언지가 19일 전했다. 그는 “이슬람의 신념이 테러리즘에 영적인 무기를 제공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무슬림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이슬람 성직자 마울라나 유세프 쿠레시는 문제의 만평가를 살해하는 이에게 100만달러가 넘는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만평시위’ 외국계기업 ‘정조준’

    파키스탄의 ‘마호메트 만평’ 시위가 반미(反美)·반 외국계 기업 정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아부그라이브의 포로 학대 사진 추가공개 여파로 이슬람권의 반서방 정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에서는 16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5만여명이 항의 시위에 나서는 등 폭동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시위대는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화형식을 가졌다. 시위대는 “예언자를 모독한 자들에게 신의 저주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동부의 물탄에서도 10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날 카라치에 있는 미국계 은행인 시티뱅크와 독일 지멘스 대리점은 검은 천으로 회사 로고를 가리는 등 무슬림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시위를 주도한 이슬람정당 연합체 통일행동포럼(UAF)이 시위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폭력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 파키스탄에서는 5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보이지 않은 손’이 배후에 있다며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등은 “불온세력이 시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 15일 50억원대의 피해를 낳은 삼미대우의 버스터미널 방화 사건과 관련,365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호메트 만평’ 불똥이 덴마크 국가대표 축구팀에도 튀었다. 세계적인 유제품 업체인 아를라 푸드는 다음달 1일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친선경기 때까지 덴마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 부착된 자사 로고를 지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성인을 희화화한 만평을 게재한 신문이 폐간됐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시당국이 러시아 볼고그라드시(市) 일간지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남용한 책임을 물어 폐간 조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경찰은 만평 게재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볼고그라드 신문은 지난 9일자에 마호메트·예수·모세·부처 등 4명의 성인이 TV를 보다가 2개의 종교집단이 싸우려고 하자 “우리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거늘…”이라는 만평을 실었다. 당시 만평에서 마호메트는 흉칙한 인상으로, 예수와 모세는 부랑인 차림을, 부처는 귀를 크게 그려 비난을 받았다.안동환기자·외신종합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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