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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외출 못 해, 감금생활”…LA 거주 한국계 노인들, 공포 호소

    “혼자 외출 못 해, 감금생활”…LA 거주 한국계 노인들, 공포 호소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끔찍한 증오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이하 LA)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증오범죄의 위협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지난 20일 AP통신에 따르면 LA에 거주하는 85세 김 씨(남)는 “요새 집 밖으로 거의 나서지 않는다. 집 밖으로 나가더라도 ‘호루라기’를 꼭 챙긴다. 그래야 공격을 당하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금된 것처럼 온종일 집에서 절대 나가지 않는다. 산책은 생각도 못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국계 미국인인 김 씨(여, 74세) 역시 “(증오범죄가 심해진 뒤) 교외에 있는 딸의 집에서 머물고 있다. 딸이 데리러 올 때까지는 외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BC 방송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하면서 두려움에 떠는 아시아 노인들의 일상 생활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지난 3월 애틀랜타 지역에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총격 사건을 예로 들었다. 더불어 해당 언론은 1990년대 초반 당시 한국계 미국인이 현지에서 증오범죄의 대상이 됐던 사례를 소개했다.일명 ‘로드니 킹’이라고 불리는 사건은 1992년 당시 LA에서 가장 파괴적인 폭동사태를 촉발했었다. 흑인 로드니 킹을 강경 진압한 백인 경찰관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항의해 대규모 흑인 폭동이 일어났고, 당시 LA코리아타운은 이 폭동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였다. 1992년 LA 남부에서 시작돼 코리아타운까지 이어진 방화와 약탈로 LA코리아타운에는 1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1992년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주방위군이 투입되기도 했다. 언제 증오범죄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집 밖으로 나서는 한인도 있다. 타 지역에 거주하는 이 씨(여, 76세)는 최근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를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LA 코리아타운을 방문했다. 이 씨는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합해야 한다. 아시아계를 향한 공격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 일은 나 또는 내 가족에게 언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상’으로 사형 선고하는 인니 법원… “비 인간적” 비판 나와

    ‘화상’으로 사형 선고하는 인니 법원… “비 인간적” 비판 나와

    인도네시아 법원이 100명에 달하는 피고인에게 화상 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했다. 인권단체는 ‘비간적인 상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피고인의 수는 2019년 80명에서 지난해 117명으로 46% 증가했다. 117명 가운데 마약사범이 101명, 살인죄로 기소된 피고인은 16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최근까지 피고인 약 100명이 화상 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코로나19로 재판이 미뤄지는 사례는 흔하지만, 화상 재판까지 열어 사형을 선고하는 사례는 드물다. 엠네스티 측은 “화상 재판을 통해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은 피고인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약화시키는 것”이라면서 “사형 선고는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지 않나. 이는 늘 잔인한 처벌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화상 재판은 (피고인에 대한) 부당함과 비인간성을 더하는 행위”라면서 “국가가 바이러스로부터 더 많은 사람을 구해야 할 시기에, 도리어 더 많은 사람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연결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화상 재판이 종종 끊어지기도 하며, 이로 인해 피고인들이 대면 재판을 받을 때보다 변호의 기회를 덜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엠네스티는 화상 재판을 통한 사형 선고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형선고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에 따르면 마약사범은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될 경우 사형을 선고하기도 한다. 이달 6일 서부 자바주의 한 법원은 마약 밀매조직 13명에게 화상 재판을 통해 전원 사형을 선고했다. 21일에도 자카르타 법원이 2018년 교도소 폭동 사태를 일으킨 이슬람 무장단체 소속원 6명에게 역시 화상 재판으로 사형선고를 내렸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2016년을 마지막으로 5년 째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어, 사형이 실제로 집행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숨 못 쉰 9분 29초는 살인”… 美, 안도의 한숨 쉬었다

    “숨 못 쉰 9분 29초는 살인”… 美, 안도의 한숨 쉬었다

    배심원단 3개 살인 혐의 만장일치 판단재판 중 침묵하던 쇼빈 법정서 구치소로유족 “다시 숨 쉴 수 있어”… 시민들 환호바이든 “인종차별의 美 궤적 바꿀 기회”무죄 선고시 폭동 우려해 주방위군 투입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살해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45)에게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유죄를 선고했다. 그간 미국 전역을 뒤엎은 흑인 시위를 촉발한 ‘9분 29초’의 동영상은 부정할 수 없는 물증이었고, “당신의 눈을 믿어라. 이건 살인이다”라는 검찰의 호소도 주효했다. 무죄 선고 시 대규모 소요를 우려해 주방위군 투입까지 계획했던 미 전역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시민들은 거리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궤적을 바꿀 기회”라며 인종정의를 위한 싸움의 끝이 아닌 시작임을 강조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배심원단은 20일(현지시간) 쇼빈의 3개 혐의(2급 살인·2급 우발적 살인·3급 살인)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각각의 최대 형량은 40년·10년·25년 등으로 도합 75년이다. 다만 초범이기 때문에 40년 이하의 징역형이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형량을 정하는 법원 선고는 8주 후에 진행된다. 백인 6명이 포함된 12명의 배심원은 약 10시간 만에 만장일치 평결을 내렸다. 경찰이 “의료적 사고”로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동영상이 확산되고, 곧바로 시위가 불붙었던 지난해 5월 26일로부터 약 11개월 만이다. 쇼빈 측은 플로이드를 죽일 의도가 없었으며, 플로이드가 마약성 진통제 등을 사용했고 심장이 작았던 것이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이날 마스크를 쓰고 회색 양복을 입은 채 법정에 앉아 있던 쇼빈은 탄식도 없이 세 문장의 유죄 평결을 들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지난해 10월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내고 받았던 보석은 중단됐고, 법정에서 바로 수갑을 차고 구치소로 이동했다. 쇼빈은 자신의 의지로 재판 내내 증언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범죄자의 침묵은 유죄를 인정하는 인상을 주지만, 사회적 공분을 사는 상황에서 그의 증언은 외려 배심원단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는 평결 직후 검사들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플로이드의 마지막 말이었던 ‘숨을 쉴 수 없어’를 인용해 “오늘 우리는 다시 숨을 쉴 수 있다. 유죄 평결은 기념비적이고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쇼빈은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그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케 했고, 당시 17세였던 흑인 여고생 다넬라 프레이저가 이를 보고 동영상으로 찍었다. 프레이저는 이번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몸을 써서라도 플로이드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 것을 며칠 밤을 자지 못하고 그에게 사과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당국은 이날 평결이 진행된 헤너핀카운티 법원 주변에 콘크리트 장벽과 철조망을 세웠고, 주방위군도 동원했다. 무죄가 날 경우 흑인 시위는 물론 폭동 가능성도 컸기 때문이다. 워싱턴DC도 경찰력을 동원해 12시간 맞교대 경비를 세웠고, 전날 주방위군도 요청한 상태였다. 바이든도 이날 오전부터 “올바른 평결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평결 후 플로이드 가족과의 통화에서는 “우리 모두 매우 안도했다”고 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의 발언이 배심원단에 압력이 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긴장감이 돌던 거리는 유죄 평결 이후 축제의 장이 됐다. 플로이드가 사망한 현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고, “조지 플로이드”를 함께 외쳤다. 플로이드 유족을 대리한 벤 크럼프 변호사는 성명에서 “(오늘은) 미국 역사에서 (부당한) 공권력에 책임을 묻는 전환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플로이드 평결이 나오기 불과 25분 전 미 언론들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경찰이 총격으로 흑인 여성 청소년인 마키야 브라이언트(16)를 숨지게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경찰은 브라이언트가 칼을 들고 다른 이를 찌르려 했다고 했지만 그의 고모는 현지언론에 “경찰이 총을 쏘기 전에 칼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에는 미네소타주 경찰관 킴 포터가 체포에 불응하는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해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바이든은 이날 플로이드 관련 연설에서 “시스템적 인종차별, 그리고 형사사법제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인종차별을 인정하고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며 관련 조치를 이어 가겠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5·18 왜곡한 경주 위덕대 교수 ‘왜곡처벌법‘ 1호 되나

    5·18 왜곡한 경주 위덕대 교수 ‘왜곡처벌법‘ 1호 되나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강의했다가 공개 사과한 경북 경주 위덕대학교 박훈탁 교수에 대해 5·18 기념재단이 고발키로 했다. 5·18 기념재단은 박 교수가 5·18 왜곡 처벌법을 위반해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고발장 작성 등 형사 처벌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5·18 왜곡 처벌법(5·18민주화운동특별법)은 허위사실로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학문·연구 목적이었을 경우 처벌하지 않는 예외 규정을 뒀다. 논란이 되자 박 교수가 공개 사과하면서도 “5·18과 관련한 다른 견해와 저의 학문적 입장을 소개하는 것이 많은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법 조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5·18 기념재단 측은 박 교수가 문제가 된 강의 외에도 자신의 SNS에 왜곡 영상을 게시하는 등 충분히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박 교수의 혐의가 인정되면 5·18 왜곡 처벌법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최근 ‘사회적 이슈와 인권’ 과목의 4주차 2교시 비대면 수업에서 “5·18이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행위란 주장은 상당한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을 갖고 있다”는 등의 강의를 했다. 또 “1980년 5월 18일에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돼 광주에 20사단이 들어가려고 했을 때 300명에서 600명에 달하는 폭도들이 20사단을 쫓아냈다”며 “20사단 차량과 버스를 탈취해 광주 아시아자동차로 가서 수십 대의 장갑차와 버스를 탈취해 전남에 산재한 마흔 몇 개 무기고를 다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에서 죽은 사람이 한 200명 가까이 되는데 약 70%가 등에 카빈총 맞아서 죽었고,카빈총은 국군이 사용하는 총이 아니라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5·18 왜곡을 주도한 지만원 씨 등 일부 극우 인사들의 주장과 비슷한 것으로 지씨는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가 명예훼손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위덕대 교수가 강단에서 5·18 왜곡”

    국내 한 사립대학 교수가 수업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오월 단체가 규탄 성명을 냈다. 5·18기념재단과 오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9일 공동 성명을 내 “위덕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박훈탁 교수가 ‘사회적 이슈와 인권’ 수업에서 5·18을 북한군이 저지를 범죄이자 시민 폭동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박 교수는 전두환과 지만원의 무죄를 주장하는 등 5·18을 부정했다”며 “5·18왜곡처벌법이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중간고사 과제물도 냈다”고 덧붙였다. 5·18재단 등은 “박 교수의 강의는 학문의 자유를 넘어 5·18 진실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행위”라며 “위덕대 학교법인은 박 교수를 퇴출하고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위덕대는 이번 논란과 관련 박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고,징계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와 손잡고 ‘동시다발 제재’를 단행해 ‘동맹을 통한 중국 압박’을 본격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바이든식 외교 전략’은 이제 시작이어서 신장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충돌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위구르족 인권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두 나라는 왜 이제서야 사생결단에 나선 것일까. 미중 갈등의 새 축이 된 신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아시아·이슬람 연결 ‘교량’… 18세기에 中 편입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역사적으로 실크로드(비단길)를 통해 동아시아와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보면 당나라 고승 현장(602~664)이 인도에서 불경을 구하려고 서역을 지나다 갖가지 요괴들의 공격을 받는데, 소설 속 서역이 바로 신장이다. 위구르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몽골과 만주 지역 등에 퍼져 살았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손잡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돌궐의 후예’를 자처하는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돌궐은 중국의 압박으로 영토를 잃고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이 됐다고 믿는다. 1759년 청나라 건륭제(1711~1799)가 이곳을 중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새로운 강토’라는 뜻의 신장(新疆)이라는 이름도 이때 지어졌다. 19세기 미국이 멕시코 땅이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네바다 등을 빼앗아 국토 면적을 두 배 가까이 늘린 것과 비슷하다. 중국의 신장 병합은 약소 민족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패권국 팽창 경쟁의 결과물이다. 20세기 들어 청이 멸망하고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공하자 위구르인들은 ‘힘의 공백’을 깨닫고 1944년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1949년 신장을 다시 침공했고, 1955년 이 지역을 자치구로 만들었다. 그간 신장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받았음에도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위구르인들의 뿌리 깊은 반중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설명했다. 위구르족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유목 민족의 후예다.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갖고 있다. 1949년 인민해방군이 신장으로 갈 때만 해도 이 지역의 위구르족 비율은 80%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베이징 당국이 의도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지역의 고유성을 말살한다는 것이 위구르인들의 주장이다. 현재 ‘동투르키스탄 망명정부’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당’ 등 50여개 단체가 분리·독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구소련 해체 뒤 위구르인도 독립 열망 커져 전문가들은 위구르인들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도 나라를 세우자’는 열망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997년 신장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SCMP는 “2013년 베이징 톈안먼광장 위구르 차량 돌진 사고와 2014년 중국 윈난성 쿤밍역 테러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중국 지도부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해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2017년쯤부터 신장에서 위구르인들이 하나둘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극적으로 탈출해 국경을 넘어 도망친 이들의 증언과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콘크리트 건물들, 내부자가 몰래 제공한 수용소 관련 공식 문서가 외부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강제수용소 논란에 대해 “위구르인들의 직업 교육을 위한 재교육 시설”이라고 반박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이 지역 위구르인 11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이 시설에 수감된 적이 있다고 추산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위구르족 강경책을 고수할까. 구소련 같은 ‘분리독립 도미노’가 절대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구르족이 독립하면 54개의 다른 소수민족도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어서다. 만에 하나 위구르족을 독립시킨다고 해도 새 나라는 중국과 ‘앙숙’으로 지낼 가능성이 크다. 신장의 ‘전략적 가치’도 한몫한다. 이곳은 중국에서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다. 18세기에 편입된 신장과 시짱(티베트)은 중국 전체 면적의 3분의1이나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 신장을 포기할 리 없다.●“美, 中에 나쁜 이미지 심어 추격 막으려 해” 여기에 더해 중국은 ‘서구 세계가 숨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겉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은밀히 지원한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내부 분열로 치명상을 입게 해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이 이끄는 국제질서’에 도전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양국 관계를 해칠 정도로 신장 문제에 적극적이진 않았다. 심지어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구르 독립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 테러 의심자들을 초법적으로 가둔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던 신장 분리주의자들을 중국의 심문관이 만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2010년에는 노르웨이가 중국을 대신해 위구르 독립단체 조직원을 체포했다. 최소한 10년 전까지는 서구 세계가 신장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궤를 같이했음을 알 수 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휩쓸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중국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안정을 지키길 원했기에 위구르족 인권 문제에 눈감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조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반중’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깨졌다. 그간의 국제질서 맥락을 알리 없던 그가 신장 문제를 그냥 넘어갈 리 없었던 것 같다. 공교롭게도 위구르족 수용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17년이다. ●“나토 등 IS와의 전쟁에 위구르족 병사 이용”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신장 인권 문제로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을 패권 경쟁에서 낙오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과거 미국이 구소련에 대해 그랬듯 중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를 최대한 나쁘게 만들어 전 세계에 ‘힘이 커지면 안 될 나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캐나다 진보성향 매체 ‘글로벌리서치’는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터키 등이 IS 궤멸을 위해 위구르족 수천명을 테러 조직에 잠입시켰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위구르인들이 영화 ‘무간도’나 ‘신세계’에서처럼 신분을 숨기고 범죄 집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세계 주류 언론사나 미국의 정치인들은 (서구 세계가 위구르인을 은밀히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에 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언론 ‘볼테르 네트워크’도 시리아 매체들을 인용해 “‘IS와의 전쟁’ 임무를 수행한 위구르족 병사 1만 8000여명이 2013년부터 몰래 신장으로 돌아가 여러 형태의 테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나토 비밀 계획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플로이드 재판 날, 플로이드처럼 당한 아시아계

    플로이드 재판 날, 플로이드처럼 당한 아시아계

    지난해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질식시켜 사망케 한 백인 경찰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29일(현지시간), 뉴욕 경찰은 지하철 내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무차별 폭행으로 기절시킨 흑인 검거에 나섰다. 흑인들은 지난해 미 전역을 휩쓴 시위로 백인의 인종차별을 호소했지만, 현재 아시아계 미국인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얽히고설켜 풀기 힘든 미국 내 인종 간 갈등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셈이다. CNN에 따르면 이날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전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은 “플로이드의 숨이 끊어질 때까지 쇼빈은 자신의 무릎으로 그의 목과 등을 짓눌렀다”고 말했다. 또 플로이드가 목을 짓눌린 시간은 기존에 알려진 ‘8분 46초’가 아닌 9분 29초라며 당시 동영상을 배심원들에게 보여 준 뒤 “이것은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를 촉발시킨 해당 사건 관련 재판이 열리자 많은 흑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또다시 울분을 토했다. 그런데 이날 SNS에서는 아시아계를 구타하는 흑인의 동영상도 빠르게 퍼지면서 충격을 주었다. 뉴욕경찰 증오범죄전담팀이 공개한 영상에는 건장한 흑인이 뉴욕 지하철 안에서 아시아계 남성을 일방적으로 때리더니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지하철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의 시민들은 그만하라고 말만 할 뿐 아무도 제지하려고 나서지 않았다.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은 NBC방송에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 증가가 역겹다”고 말했다. 또 뉴욕포스트는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흑인 남성이 마주 오던 아시아계 여성(65)의 배 부위를 이유 없이 강하게 걷어찼다고 보도했다. 뉴욕경찰 증오범죄전담팀이 공개한 영상에서 흑인 남성은 바닥에 쓰러진 여성의 머리를 발로 3차례나 강력하게 내리찍은 뒤 현장을 떠났다. 그는 여성에게 욕설과 함께 “넌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앞 건물에서 두 명의 경비가 이를 지켜봤지만 범인을 쫓지는 않았다. 백인 로버트 애런 롱(21)에게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참사 후 백인의 혐오범죄에 희생돼 온 흑인과 아시아계의 연대가 강조돼 왔다. 하지만 빠르게 경제력이 성장한 아시아계와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일부 흑인 사이의 갈등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1991년 흑인 청년 로드니 킹에 대한 경찰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촉발된 흑인들의 LA 폭동 때 한인타운이 공격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다른 남자와 시위참여한 아내 사진에 경찰남편 이혼

    다른 남자와 시위참여한 아내 사진에 경찰남편 이혼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으킨 의회 폭동에 참여한 아내를 본 경찰이 결국 이혼을 신청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2일(현지시간) 피츠버그의 경찰 마이크 하이니가 다른 남자와 함께 의회 폭동에 참가한 아내 사진을 본 뒤 이혼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하이니의 아내인 제니퍼 하이니가 워싱턴 의회 안에서 케네스 그레이손이란 남자와 함께 사진이 찍혔다고 밝혔다. 하이니는 아내에게 워싱턴 시위에 가지 말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폭동에 참가한 제니퍼 하이니는 여러 개의 폭력 혐의로 현재 기소된 상태며, 남편은 의회 폭동을 조사하고 있는 피츠버그 경찰 소속이다.  FBI는 제니퍼 하이니와 그레이손이 함께 찍은 사진을 그레이손의 아이패드에서 찾아내어 17일 공개했고 남편은 이틀 뒤 이혼 소송을 냈다. FBI는 제니퍼가 출입이 금지된 의회에서 ‘트럼프 20’이라고 등에 적힌 빨간 셔츠를 입고 있는 사진이 보안 카메라와 경찰이 몸에 지닌 카메라에 찍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니퍼와 그레이손 사이에 오간 페이스북 메신저 내용도 공개했는데 그들은 워싱턴 DC에 함께 여행갈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제니퍼는 의회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1월 5일 워싱턴으로 여행 가서 다음날 돌아왔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또 워싱턴에서 그레이손과 따로 호텔에 묵었고 그레이손은 시위 행렬에서 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당시 연설에서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자 의회에 침입해 폭력적인 행동을 저질렀으며 폭동으로 경찰이 5명 사망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언하려 하자 의회에 난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지지자들의 의회폭동 때 온라인으로 폭력을 두둔하고 방조한 정황 때문에 소셜미디어 업계의 제재를 받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마러라고의 상왕’ 트럼프, 독자 사이트 열어 SNS 다시 시작

    ‘마러라고의 상왕’ 트럼프, 독자 사이트 열어 SNS 다시 시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만의 사이트로 곧 다시 인터넷 활동을 시작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6일 극렬 지지자들이 의회를 공격한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SNS) 사이트에서 계정이 사용 정지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제이슨 밀러는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2~3달 안에 트럼프의 독자 사이트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대변인이었던 밀러는 “트럼프가 소셜 미디어 세상에 새로운 독자 사이트로 재입성한다”며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장 애용해온 트위터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계정 사용이 정지됐다. 대안이 될 수 있는 극우성향의 플랫폼인 팔러나 갭도 의회폭동 조사의 여파로 심한 견제를 받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며 소셜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았으나 트윗과 유사한 형태의 짧은 성명은 최근 발표한 적이 있다. 밀러는 이런 짧은 성명이 트윗보다 더 우아하고 대통령답다는 평가를 한 기자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러라고에 있는 동안 오가는 몇몇 팀들과 중요한 회의가 많이 열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기업이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군데”라고 말했다. 밀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 플랫폼의 운영 방향을 원하는 대로 결정할 것이며 수백만, 수천만명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뿐만 아니라 폭스 시청자들을 흡수할 자체 방송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폭스뉴스는 작년 대선 때 경합주이던 애리조나주에서 조 바이든 현재 미국 대통령의 승리를 박빙승부 중에 가장 먼저 판정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밀러는 “공화당 상원의원 50명 가운데 20명이 전화를 하거나 마러라고에 찾아와 지지를 요청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가 전례 없이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들로 골치를 앓고 있는 멕시코와의 국경을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할 것이란 소식에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에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또 국경을 관리하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불쌍하다”, “답 없다”, “자기만족에 빠졌다” 등 비난을 퍼부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애틀랜타 총격범 성중독 가능성?…LA한인회 “증오범죄 명백”

    애틀랜타 총격범 성중독 가능성?…LA한인회 “증오범죄 명백”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는 한국계 4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명백한 증오범죄”라며 용의자의 ‘성 중독’을 사건의 동기로 보는 것은 왜곡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17일(현지시간) 한인회는 성명을 내고 “용의자는 약 1시간에 걸쳐 아시안이 운영하는 3곳의 업소를 표적으로 총격을 가했다”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미국 전 지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증오범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붕괴 범죄이고,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애틀랜타 해당 지역 경찰,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관계기관이 증오범죄로 수사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건을 수사 중인 애틀랜타 경찰은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A 한인회는 “증오범죄 가능성이 매우 큰데도 이번 사건을 보도하는 미국 미디어들이 용의자가 성 중독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 증오범죄 가능성을 애써 감추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인회는 “1992년 LA 폭동 당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한인·흑인 간 문제로 몰아간 전례로 볼 때 이번 사건이 왜곡되지 않도록 미국 미디어에 이를 분명히 지적하고 사건이 제대로 보도되도록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지역에서든지 유사 범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도에 범죄 예방에 관한 메시지도 담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LA 한인회는 또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증오범죄 근절을 위해 LA 지역 정치인들에게 증오범죄 규탄 동참을 요청하고, ‘코리아타운’ 치안을 담당하는 올림픽 경찰서에 강력한 치안 활동을 당부하기로 했다. 또한 애틀랜타 한인회와 공조해 총격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외신에 따르면 애틀랜타 경찰과 시 당국은 이날 총격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이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가 아니라면서 자신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롱은 자신이 성중독 가능성을 포함해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인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서 유발됐다는 초기 징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광주대단지사건‘→’8·10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 명칭 변경

    경기 성남시는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광주대단지사건’의 명칭을 ‘8·10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0월 학술토론회에서 제안된 ‘8·10 성남(광주대단지)항쟁’과 지난달 시민 공모에서 선정된 ‘8·10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 등 2가지 안을 놓고 의견을 모은 끝에 ‘8·10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으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시는 ‘광주대단지사건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8·10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로 바꾸는 등 법제화에 나서고 오는 6월 명칭 지정 선언식을 가질 예정이다. 광주대단지사건은 서울시의 무허가 주택 철거계획에 따라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현 성남시 수정·중원구) 일대로 강제로 이주당한 주민 5만여명이 1971년 8월 10일 최소한의 생계 수단 마련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벌인 생존권 투쟁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다시 북적이는 美 교도소 ‘코로나19 딜레마’

    다시 북적이는 美 교도소 ‘코로나19 딜레마’

    코로나19 확산에 조기 출소 초강수 뒀던 교도소재판일정 평균 3개월 지연에 수용자 지난해 넘어살인범죄 급증에 원인으로 조기출소 증가 꼽기도미국 교도소들이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조기 출소를 늘리는 초강수를 뒀지만 그간 수용인원이 크게 늘면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다시 범죄자 수를 줄여도 코로나19로 재판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수용인원은 늘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해 미국 내 살인 사건이 급증한 배경으로 범죄자들의 조기 출소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뉴욕시는 코로나19로 수백명을 석방했지만, 도시 내 감옥이 다시 붐비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을 코로나19 재확산을 부추길 수 있는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교소도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시 당국은 1년 이하 징역형을 받은 이들을 중심으로 조기에 출소시켰고, 결과 수감 인원은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현재 수용인원은 당시(4900명)보다 많은 5500명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재판 일정이 평소보다 3개월 정도 연기되고 있다. 시 교도소 수용인원 중 재판을 받지 못한 이들이 75%나 된다. 인원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거나 소독약이나 비누가 부족한 교도소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미국 각지의 교도소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고 사망자가 속출하자 수감자들은 감방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며 폭동을 일으켰다. 시민단체들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그 결과 각지에서 조기 석방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심리적 타격과 함께 범죄자를 조기 석방한 조치를 지난해 살인범죄의 급증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11월까지 미국 내 가장 큰 10대 경찰서(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필라델피아·휴스턴·워싱턴DC·댈러스·라스베이거스·피닉스·마이애미데이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3067건으로 2019년 같은 기간(2211건)보다 38.7% 증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아시안이라 당했다” 1년 만에 7배 급증… 美 흔드는 亞 혐오

    “아시안이라 당했다” 1년 만에 7배 급증… 美 흔드는 亞 혐오

    트럼프 전 대통령, 中 혐오 발언 쏟아내아시아 출신 향한 무차별 폭행 등 급증노인·여성 피해 집중… 혐오 처벌 드물어 바이든 “평등 노력” 차별금지 행정명령 美법무부, 수사 강화… 관련 연구도 추진‘#아시아계 혐오 멈춰라’ SNS 해시태그“인종차별 근본적 해결 위한 교육 필요”미국 뉴욕 퀸스에서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한 백인 남성이 빵집에 줄을 서 있던 50대 중국계 여성을 밀쳐 넘어뜨렸다. 이 여성은 넘어지면서 신문 가판대에 머리를 부딪혔고 인근 병원에서 이마를 꿰맸다. 엑스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국 배우 올리비아 문(41)이 해당 사건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아시안 혐오 범죄 급증에 말문이 막힌다.” 문은 이런 트윗 글과 함께 혐오에 대한 각성을 촉구했다. 문의 우려대로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범죄가 심상치 않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직접 나서서 아시아계 차별 금지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규탄한다. 연방정부는 이들이 출신, 언어, 종교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경찰, 亞 혐오 범죄 전담 TF 꾸려 미 법무부도 지난달 26일 자국 내 증오범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 연방 검사, 지역 경찰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계 인구 비율이 높은 캘리포니아주의회는 지난달 23일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추적하고 연구하는 데 주 기금 140만 달러(약 15억 5000만원)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개별 폭행을 넘어 근원적인 원인과 처방을 찾아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 전역의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뉴욕경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로 체포된 이들은 2019년 3명에서 지난해 20명으로 급증했다. 2019년 모두 14건이던 흑인과 백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지난해 각각 8건, 6건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뉴욕경찰이 의도와 행위의 구체성이 명확할 때만 혐오 범죄로 분류한다는 점에서 가파른 증가세다. 이에 뉴욕경찰은 지난해 아시아계 혐오 범죄 수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전담팀 내 25명의 경찰이 아시아 각국의 10개 언어를 구사한다.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증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꼽힌다. 그는 중국 혐오 발언을 일삼으며 인종 차별적인 인식을 부끄러움 없이 드러냈다. 그레이스 유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아시안아메리칸 연구소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 등의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부르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공격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한인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종 혐오 범죄를 일으키는 이들을 보면 트럼프 지지자인 고졸 백인들이 많다”며 “흑인의 경우 지난해 흑인 시위도 있었고, 심할 경우 총기를 들고 가 직접 보복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공격 방향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불쏘시개 됐을 뿐 미국 사회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계의 영향력에 대한 반감은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상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갤럽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미국 전체 인구는 8% 증가했지만 아시아·태평양계(AAPI)의 인구는 46%가 급증해 2310만명이 됐다. 이 기간 아시아계 가정의 가처분소득은 무려 314%가 급증해 2위인 백인(119%)을 월등히 앞섰다. 아시아계의 이민은 2012년부터 직전 유입 1위였던 히스패닉을 앞섰다. 중국과 인도가 양대 축이다.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를 토대로 전문직에 속속 진출해 왔고 정치 분야에서도 약진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 상·하원 의원 중 부모나 자신이 아시아에서 이민 온 경우는 14명으로 유럽(25명), 남미(1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경제·사회적 힘을 키운 아시아계가 미국 지역사회에 동화되기보다 독립적인 문화를 유지한다는 것도 반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계보다 더 많은 히스패닉에 대한 혐오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인데, 이는 히스패닉이 미국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이질감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의 뿌리는 상당히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2년 중국인 근로자의 이민을 금지한 중국인 배척법이 실제로 시행됐었고 1943년에야 폐지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이 법은 소위 ‘황색 위험’에 대한 산물이었고, 중국 이민자들이 미국 백인들의 일자리 및 서구적 생활 방식에 위협이 된다는 편집증이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1991년 흑인 청년 로드니 킹에 대한 경찰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촉발된 흑인들의 LA 폭동 때 한인 타운이 공격당한 사례를 들며 “흑인과 아시아계 간의 긴장도 수십년 전으로 올라간다”고 했다.●아시아계 혐오 범죄 피해 중국인 40% 집중 미국 내 아시아계 단체들이 연합한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3월부터 5개월간 접수된 아시아계 혐오 범죄 중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40.4%였고, 한국인은 15.7%로 2위였다.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 단체에 접수된 아시아계 혐오 범죄는 47개주와 워싱턴DC 등에서 2800건을 넘는다. 최근 혐오 범죄의 주된 목표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한국계 미국인들 사이에선 억울하다는 정서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16일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데니 김(27)은 ‘칭총’(ching chong·아시아계 미국인을 비하하는 은어), ‘중국 바이러스’ 등의 혐오 발언을 하는 2명의 괴한에게 폭행당했다. 무차별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진 그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저 목숨을 지키고 싶었다”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혐오로 인한 폭력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이나 노인들에게 벌어진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지난 1월 28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84세 태국 남성이 자택 인근에서 산책을 하다 ‘묻지마 폭행’을 당해 이틀 뒤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시민들이 그의 집 앞에 가져다 둔 추모 팻말에는 ‘내 민족(성)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사흘 뒤에는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에서 91세 노인 남성이 거리를 가다 누군가 갑자기 밀어 넘어지는 봉변을 당했다. ●NBA·나이키 등도 “아시아계 차별 반대” 공권력이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다루는 데서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계 혐오로 인한 폭행으로 짐작되는 사건들이 실제 혐오 범죄로 처벌되는 것은 극히 소수다. 뉴욕 퀸스의 빵집에서 공격을 당한 뉴욕 여성은 물론 같은 날 맨해튼의 지하철 객실 안에서 주먹으로 아시아계 여성(71)을 가격한 남성에게도 혐오 범죄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피해 여성은 “나보다 체구가 작은 다른 인종의 여성도 2명이나 있었다. 나를 공격한 건 인종 혐오 범죄가 분명하다”고 언론에 주장했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혐오 발언을 하는 등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권력에 기대기보다 혐오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운동이 활발하다. ‘#Stopasianhate’(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를 게시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 등 저명 인사들이 참여했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에 동참했던 미국 프로농구(NBA), 나이키, 아디다스, HBO방송 등도 아시아계 인종차별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게시물을 올리며 동참했다. 지난달 20일에는 LA에서, 27일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각기 수백 명이 모여 아시아계 혐오 반대 시위를 열었다. 맨해튼 시위가 열린 토머스페인공원은 지난달 25일 한 아시아계 남성(36)이 흉기에 복부를 찔린 차이나타운 인근이었다. ‘스톱 AAPI 헤이트’를 창립한 러셀 증은 서울신문에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의 근원을 바꾸려면 처벌에 초점을 맞춘 ‘징벌적 정의’보다 뿌리를 변화시키는 ‘회복적 정의’가 중요하다”며 “청년들에게 인종적 공감과 연대를 증진시키는 교육을 하고, 희생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지원하는 장기적인 접근이 폭력의 순환을 더 효과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미얀마 ‘22222 총파업’…유혈진압 경고에도 수백만명 모여

    미얀마 ‘22222 총파업’…유혈진압 경고에도 수백만명 모여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총파업이 벌어져 유혈진압의 경고에도 수백만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유엔과 유럽연합(EU)도 즉각적인 탄압 중단을 요구하고 제재를 경고하는 등 미얀마 군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이어졌다. 미얀마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22일 오전부터 최대 도시 양곤 등 미얀마 전역에서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섰다. 군사 정권이 전날 밤 성명에서 ‘인명 피해’까지 거론해 유혈진압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면서 군정을 압박했다. 2021년 2월 22일에 총파업을 통해 벌이는 쿠데타 규탄 시위라는 뜻에서 2를 5개 붙여 ‘22222 시위’로 불린 이날 시위에는 공무원과 은행직원, 철도근로자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며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참가했다. 앞서 의료진 등이 주축이 돼 조직된 ‘시민불복종운동’ 측은 지난 주말 SNS를 통해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모든 업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이날 총파업은 1988년 8월 8일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며 진행됐던 이른바 ‘8888’ 시위를 모델로 삼았다. ‘8888 시위’는 1988년 8월 8일 학생들이 독재자 네윈 장군의 하야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인 것을 일컫는다. 총파업에는 공무원, 의료인을 비롯해 섬유산업 등 종사자, 자영업자들도 대거 동참했다. 미얀마 최대 소매업체인 시티마트와 태국의 대형 도매업체인 마크로 등도 휴업 사실을 공지했다. 시민들은 SNS에 총파업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2Fivegeneralstrike’(22222 총파업)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군정은 전날 총파업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전날 밤 국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2월 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시위대는 국민,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이들을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대립의 길로 선동하고 있다”고 했다. 군경은 전날 밤부터 양곤 시내 각국 대사관으로 향하는 길목 등을 포함해 주요 도로 곳곳과 교량을 막았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평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대 체포에 나섰다고 네티즌들이 SNS를 통해 전했다. 일부 시민은 군경 차량이 밤에 양곤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며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는데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또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비롯한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구금했다. 이후 미얀마 시민들은 최대 도시 양곤을 중심으로 연일 민주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군사 쿠데타에 직접적으로 책임있는 자들과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제한해 압박하는 조치를 채택할 것”이라며 군부를 압박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도 “미얀마 군부는 즉각 탄압을 중단하고, 수감자를 석방하라. 폭력을 중단하라. 인권과 최근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의 뜻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군부 유혈진압 경고에도 미얀마인 수백만명 거리로…“강 이뤘다”

    군부 유혈진압 경고에도 미얀마인 수백만명 거리로…“강 이뤘다”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총파업이 22일 전역에서 벌어졌다.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군부 독재에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최대 도시 양곤 등 미얀마 전역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군사 정권이 전날 밤 성명에서 ‘인명 피해’까지 거론해 유혈진압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SNS에는 시위 중심지로 부상한 양곤 흘레단 사거리는 물론 만달레이, 북부 까친주 마노, 최남단 꼬타웅까지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의 모습이 올라왔다. 2021년 2월 22일에 총파업을 통해 벌이는 쿠데타 규탄 시위라는 뜻에서 2를 5개 붙여 ‘22222 시위’로 불린 이날 시위에는 공무원, 은행 직원, 의료인은 물론 식당과 상점 주인 등 자영업자까지도 대거 동참했다. 시민들은 “진짜 강 옆에 사람들이 강을 이뤘다”고 거대한 군중을 묘사하며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고 전했다.이번 총파업은 1988년 민주화 운동 당시 진행된 ‘8888’ 시위를 모델로 삼았다. 1988년 8월 8일 양곤에서는 학생 수만명이 주축이 돼 절대 권력을 휘두른 독재자 네윈 장군의 하야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앞서 총파업 전날 군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대가 2월 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하고 있다”며 “시위대는 국민들,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이를 ‘인명 피해’(loss of life)가 우려되는 대립의 길로 내몬다”고 비판했다. 군경은 전날 밤부터 양곤 시내 각국 대사관으로 향하는 길목 등을 포함해 주요 도로 곳곳과 교량을 막았다. 그럼에도 이처럼 대규모 인원이 파업에 참여한 것은 군부 독재를 뿌리뽑겠다는 강한 열망 때문이다. 이들의 시위에 화답하듯 국제사회도 잇따라 성명을 내놓으며 군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햇다. 유럽연합(EU)은 이날 “군사 쿠데타에 직접 책임있는 자들과 경제적 이익을 겨냥한 제한적 조치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군부는 즉각 탄압을 중단하고 수감자를 석방하라.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의 뜻과 인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미얀마 외교부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트럼프, 28일 공개 행사… 정계 복귀 시동 거나

    트럼프, 28일 공개 행사… 정계 복귀 시동 거나

    도널드 트럼프(얼굴)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보수연합 집회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단에 선다. 그의 정치 생활이 2011년 CPAC 연설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미국 정가의 관심이 특별하다. 게다가 퇴임 후 첫 공식 석상이다. 그는 오는 28일(현지시간) 폐막 연설을 맡은 듯 보인다. CPAC는 보수 진영의 대표적 연례행사다.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었다면 연사를 마다해서는 안 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테드 크루즈, 릭 스콧, 톰 코튼 상원의원 등이 연단에 선다. 50년 가까이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내셔널하버에서 개최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규제가 덜한 플로리다의 올랜도로 장소를 옮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비교적 저자세를 보여 왔다. 성명을 내거나 소소한 언론 인터뷰를 하는 정도였다.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 퇴출당했고 국회의사당 폭동에 대한 책임이나 사업체 운영 문제로 조사를 받아 온 터였다. 상원 탄핵 심판에서 무죄가 나온 뒤 17일부터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연설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단 무대에 오르면 원고를 참고하지 않고, 무슨 말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그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정치적’인 것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에서부터 공화당과 보수 운동의 미래까지 이야기할 것”이라고 21일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또한 자신의 정치 노선을 지지할 후보들을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직 시절에도 퇴임 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사상 첫 두 번의 탄핵 소추에도 생환하며 공화당 내에서의 탄탄한 영향력을 보여 줬다. 2024년 대선 재출마 여지를 남겨두었고, “최근 동맹국 몇 정상과 보좌관들에게 2024년 재출마에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NYT)고 한다. 그는 지난주 보수 평론가 러시 림보의 죽음에 대한 인터뷰에서도 2020년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트위터 막힌 트럼프, 폭스뉴스로 돌아왔다

    트위터 막힌 트럼프, 폭스뉴스로 돌아왔다

    트럼피즘 바탕 제공한 러시 림보 추모하려그간 관계 끊었던 보수주류 폭스뉴스 출연“대선 내가 이겼다. 사람들 몹시 화가 났다”SNS 계정 삭제되고 극우언론 힘 떨어지자당내 세력 다툼을 위한 정치적 행보로 관측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부터 자신을 강력하게 지지해준 러시 림보를 추모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퇴임 후 첫 인터뷰를 했다. 추모발언을 하던 트럼프는 “우리가 (대선에서) 크게 이겼다고 본다”며 불복 주장을 이어갔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 당 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그간 비판했던 폭스뉴스에 다시 나온 것은 정치적 보폭을 넓히려는 행보로 읽힌다.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오후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 약 24분간 응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애리조나주가 혼전일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가장 먼저 예측한 뒤로, 트럼프는 자신이 애청하던 보수언론인 폭스뉴스와 관계를 끊었다. 하지만 자신의 계정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퇴출됐고, 극우언론들의 시청률이 폭스뉴스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다시 관계 개선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림보가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의 승리를 점쳤다’며 “그는 정치와 인생에서 놀라운 본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림보는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렇다”며 “일어난 일은 수치스러웠고, 대선날 밤에 우리는 제3세계 같았다. 사람들이 몹시 화가 났다”고 했다. 전날 매코널에 대해 “음침하고 뚱하고 웃지 않는 정치꾼”이라고 했던 트럼프는 이날도 비난도 이어갔다. 매코널 등이 ‘트럼프에게 의회난입참사의 책임이 있다’는 비난을 한 것에 대해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일어났으면 사방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림보가 보수세력의 주요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날 트럼프의 방송 출연은 지지자 결집을 위한 것으로 읽힌다. 매코널은 탄핵표결 무효 직후 의회난입참사에 대해 트럼프 책임론을 주장하며 “수치스러운 직무 유기”였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 언론은 “이제 트럼프의 공화당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매코넬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일 비난하는 트럼프과 달리 매코널은 이날 이후 말을 아끼고 있다. 보수진영의 두 거두인 트럼프와 매코널의 경쟁은 누가 2022년 중간선거에서 다시 상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양당은 상원에서 50석씩을 차지하고 있어, 공화당은 1석만 더 얻으면 민주당으로부터 상원 다수당 지위를 다시 탈환할 수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트럼프 무죄로 공직박탈 표결 막히자 새 전략펠로시 “의회난입참사 9·11형 위원회 설치”책임규명 후, 다른 방식으로 공직 박탈 전망도미국 민주당이 지난달 6일 벌어진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해 2001년 ‘9·11 테러’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내놓은 또다른 공격 카드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위한 명분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의장 하원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다음 단계는 1월 6일 테러 공격(의회 난입 참사)와 관련된 사실과 원인을 조사하고 보고하는 ‘9·11형 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설치법 서명으로 출범한 후 20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를 준용해 구성할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원회는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간섭”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상원 의사운영위원회도 이달 말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알린 바 있다.본래 트럼프의 탄핵이 가결될 경우 민주당은 법에 따라 이를 전제로 공직 박탈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탄핵심판에서 무죄가 나오자, 다른 방식으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꾀하는 것으로 읽힌다. 수정헌법 14조 3항에는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했을 경우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부분이 있다. 이 조치는 상원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할 수 있다. 공화·민주당이 모두 50석씩 차지한 상황에서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탄핵 무죄 판결 뒤에 일방적인 강공은 외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에서 일정 기간 조사를 통해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직접적으로 선동했다는 공신력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의 공직 박탈도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없다. ABC방송은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트럼프가 상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어야 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8%가,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4%가 이런 대답을 해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인식차를 드러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트럼프 무죄로 공직박탈 표결 막히자 새 전략펠로시 “의회난입참사 9·11형 위원회 설치”책임규명 후, 다른 방식으로 공직 박탈 전망도미국 민주당이 지난달 6일 벌어진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해 2001년 ‘9·11 테러’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내놓은 또다른 공격 카드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위한 명분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의장 하원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다음 단계는 1월 6일 테러 공격(의회 난입 참사)와 관련된 사실과 원인을 조사하고 보고하는 ‘9·11형 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설치법 서명으로 출범한 후 20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를 준용해 구성할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원회는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간섭”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상원 의사운영위원회도 이달 말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알린 바 있다.본래 트럼프의 탄핵이 가결될 경우 민주당은 법에 따라 이를 전제로 공직 박탈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탄핵심판에서 무죄가 나오자, 다른 방식으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꾀하는 것으로 읽힌다. 수정헌법 14조 3항에는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했을 경우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부분이 있다. 이 조치는 상원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할 수 있다. 공화·민주당이 모두 50석씩 차지한 상황에서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탄핵 무죄 판결 뒤에 일방적인 강공은 외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에서 일정 기간 조사를 통해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직접적으로 선동했다는 공신력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의 공직 박탈도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없다. ABC방송은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트럼프가 상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어야 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8%가,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4%가 이런 대답을 해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인식차를 드러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와 엮이기 싫어”… PGA도 도이체방크도 사업 엎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탄핵 위기를 넘겼지만, 자신의 이름을 딴 부동산 사업에서의 재정 위기는 피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미국 NBC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의 부동산 사업과 관련된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의 조사도 진행형이다. 미국 전역에 호텔과 상업용 건물을 소유한 트럼프 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영 직격탄을 맞았다. 예컨대 지난해 워싱턴DC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호텔의 수익은 1510만 달러(약 167억원)로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고 NBC는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사유이기도 한 지난달 6일의 미 의회 폭동 이후 트럼프그룹과의 여신·사업제휴 관계를 끊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 트럼프타워에 입주했던 걸스카우트 뉴욕지부는 임대계약을 해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는 트럼프 소유 골프클럽에서 2022년 PGA 챔피언십을 개최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는데,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자신의 두 번째 탄핵보다 PGA 개최 취소에 더 불같이 화를 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그룹 대표자산인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용 빌딩을 공동소유한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VRT)도 트럼프 그룹의 빌딩 지분을 매입, 두 그룹 간 관계를 청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그룹은 두 빌딩의 지분을 30%씩 소유했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7억 8400만 달러(약 8634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 온 두 빌딩 매각 작업이 트럼프 때문에 지지부진하다고 판단한 VRT가 관계를 끊으려 하는 것인데,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했던 트럼프의 전략이 탄핵 국면 이후 역풍이 된 셈이다. 검찰 수사 연루 두려움에 금융권 역시 트럼프와의 거래를 앞다퉈 끊고 있다. 맨해튼 지검이 트럼프그룹 담보대출의 적정성과 세금, 보험계약을 샅샅이 살피는 가운데 1990년대 후반부터 트럼프그룹에 막대한 대출을 해 주던 도이체방크, 보험중개회사 에이온, 부동산서비스기업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등이 트럼프와의 거래 중단 방침을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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