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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테러경험 정신질환 부른다

    미국 건국이래 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그러나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뭐니뭐니해도 사고당사자들일 것이다.이들은생명을 건졌다하더라도 두고두고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를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홍식 서울 신촌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교수는 “이처럼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을 경험했을 때 사람들은 흔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게 된다”면서 “재난을 당한 사람들 중 적게는 5%에서 많게는 75%까지 이런 장애가나타난다고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김성윤 서울중앙병원 정신과 교수는 “외상후 스트레스를주는 사건이란 전쟁,자동차·기차·비행기 등으로 인한 교통 사고,테러 및 폭동,지진,홍수,폭풍,화산폭발,폭행,강간,작업장의 사고 등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 받은 충격이 클 수록 장애가 커진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사건으로인해 큰 충격을 받은 피해자들에게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 이 교수는 “주된 증상은 당시 위협적이던 사건을 반복적으로 회상한다거나 그런 사건이 꿈에 계속 나타나는 것 또는 마치 그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이 행동하거나 느끼는 경우 등”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러한 외상 사건에 관한 생각이나 대화를 회피하거나,그 사건의 중요한 부분을 회상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전과 달리 정서적 감정이 둔화되거나 사람에 따라 사회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거나 심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외상적 사건후 불면증,분노폭발,집중력 감퇴,놀람 반응 등 과민상태가 지속되기도 하고 대인관계에서 무관심하고 멍청한 태도 또는 우울증 등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착각이나 환각,기억과 주의력 장애도 보이며 다른사람들은 죽었는데 자신은 살아남은데 대한 죄책감,수치감등도 갖게 된다”고 전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지속되면 인체생리학적 변화가 생긴다는 보고도 있다.김 교수는 “이런 증상으로 오래 고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기유발검사를 해보면 아주작은 자극으로도 깜짝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이들의 뇌를 촬영해보니 뇌의 특정 부위가 작아졌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어릴 때 감정적 외상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의존성,편집성 혹은 경계형 성격소유자,사회보호·보장제도 등 사회적 지원이 부적절한 경우,최근 스트레스성 생활변화 등을 겪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들은 학력이 낮을수록,나이가 많을수록,피해기간이 길수록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재난·테러로 인한 정신질환 대처방법. 신영철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테러,건물붕괴,화재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충격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경우 여러가지 정신질환을 일으켜 평생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긴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런 재난에 의해 발생하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와 주변의 도움이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는 것.“자신이 처한환경을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자신이 느끼는 정신적 충격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삭이려고만 하지 말고 가족이나 주변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정신적 충격을 해소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이를 위해서는 재난을 당한 환자가 나쁜 기억과 감정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게 하는 분위기를만들어 주어야 한다. 충격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냥 참고 잊어버리라”는격려가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심할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의 이같은 조언은 바람직하지 않다.인내를 강요하기 보다는그 사람이 처한 환경과 정신적인 고통을 깊이 공감해 주는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는 충격이 큰 만큼 회복 때까지 시간이걸리므로 느긋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어야 한다.또 증세가충격을 받은 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변 사람들은 장기간에 걸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재난에 의한 충격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할 정도라고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이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거쳐 약물치료,행동치료나 인지치료와 같은 정신치료를 받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성윤 서울중앙병원 정신과 교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찍 치료하면 비교적 치료 효과가 좋은 질환”이라면서 “증상이 가벼우면 발병 초기에 항우울제,수면제 등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고 단기 정신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말했다. 그는 “정신 치료는 사건을 받아들이기,대응전략개발과 실행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환자가 재난을 부인하려는 충동을 극복하게 해주는 동시에 안심시키는 것”이라고전했다.아울러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외상경험을 돌이켜보고 사고 당시의 끔찍한 기억과 감정을 환자가 구분하도록하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말도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심한 경우에는 입원해 정신치료 및 사회 복귀를 위한 재활치료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상덕기자
  • 美테러 대참사/ 보험금 천문학적 수준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에 대한 테러공격으로 세계 보험업계가 사상 최대의 보험금을 지급하게 될 것으로보인다. 11일 CNN방송에 따르면 이번 테러공격으로 인한 보험비 지급 규모는 지금까지 최대였던 지난 92년 LA폭동 당시의 7억7,500만달러를 훨씬 넘어서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3년에 발생했던 세계무역센터 폭탄사건때는 5억1,000만달러의 보험금이 요청됐고 지난 95년 오클라호마시티 폭발사건때는 보험사들이 1억2,500만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미국의 보험회사인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대변인은 “생명보험사의 경우 아직 보험금 액수를 예상하긴 이르다”며 “지금까지 이와 비교할만한 전례가 없었고 어떤 종류의 자연재해도 이번 사태와 견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공격에 따른 보험금 지급 유형으로는 부동산 등재산피해와 항공기 파손,사업 중단,사망 및 부상자 위로금등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독일의 알리안츠,스위스 리,프랑스의악사와 스코르 S.A,취리히 파이낸셜 서비스,영국의 로열 앤드 선 얼라이언스보험 그룹등이 피해를 볼 보험사로 꼽고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 런던의 로이드보험은 “회사가 휘청할 정도”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자체는 15억달러보험에 들어있지만 무역센터 자체에 대한 피해와 재건축 비용 뿐 아니라 무역센터 붕괴로 인한 인근 건물 들에 대한피해 보상도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항공사들도 미국 전체의 항공운항 중단으로 인한 피해보상은 물론 앞으로의 보험료 인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한 애널리스트는 걸프전 당시 입었던 20억달러의 손실을 능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런던의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피해규모를 추산하는데 2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테러를 당한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부동산 가격이높기 때문에 비용은 생각하기 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수매 확대·방출량 축소 안팎

    정부가 29일 발표한 쌀값 안정대책은 다음달 수확기에 예상되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한 ‘단기처방’일 뿐이다.농협을통해 쌀매입량을 예년보다 200만섬 늘리고,올해 시장에 방출하는 정부미도 100만섬으로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이같은 대책으로 올 가을 수확기 쌀값을 지난해 수준(80㎏기준 15만8,000원)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정부나 민간차원에서 공급과잉인 시장물량을 가능한 떠안음으로써 가격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따라 정부의 추곡수매량이 올해는 575만섬에 불과하기 때문에 민간업자들이 쌀매입량을늘리도록 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수확기 쌀값과 이듬해 수확기 직전의 쌀값차이(계절진폭)가 올해는 1.3%에 그쳐 미곡종합처리장(RPC)등 민간유통업자들이 쌀매입을 꺼리는 점을 고려,민간업들에게 저리로 정책자금을 풀기로 했다.농협도 처음으로 5,700억원의 자체자금으로 200만섬의 쌀을 추가로 매입키로 했다. 정부차원에서는 정부미 방출물량을 올해 100만섬으로 줄이고 내년에도 계절진폭이 3%선을 밑돌 경우 정부미 방출을 완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당초 250만섬 예정이던 정부미 공매물량을 100만섬으로 제한함에 따라 정부는 4,170억원의 재정부담을 떠안게된다.특히 이번 조치에 쓰이는 재원중 약 3조1,000억원에 대해서는 농림부가 직·간접적으로 책임을 지게 돼 재정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번 대책은 올 가을 쌀값 폭동을 방지하기 위한 미봉책일 뿐이다.전문가들은 쌀농업의 규모화·전문화를 촉진해 경쟁력을 키우려면 양곡정책의 기본틀을 바꿔야한다고 지적한다.5년 연속풍작으로 올해말 쌀재고가 적정 재고량을 400만섬 초과한 989만섬에 달하는 등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더 이상의 증산위주 정책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해마다 2∼4%씩 추곡수매가를 올려주는 정책으로는가뜩이나 국내 쌀가격이 국제가격에 비해 최고 7배나 높은상황에서 쌀시장 개방이 본격화할 경우 국내 쌀산업이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閔勝奎)연구원은 “농림부는 2004년 쌀시장개방 협상을 앞두고 쌀산업 발전을 위한 현실성 있는 대책을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美이민 1.5세대의 비극”

    ‘이민 1.5세대의 비극’ 미국에서 강도·강간죄 등을 저지르고 한국으로 도피한 뒤 미국에서 271년형을 선고받아 범죄인인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재미교포 강모씨(32)를 놓고 하는 말이다. 강씨의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서 사업을 했던 김성수씨(48)는 28일 “강씨는 분명 잘못했지만 미국 사회의 인종적 편견으로 지나치게 가혹한 형이 선고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따르면 강씨는 4살 때 미국으로 이민,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으로 성장했다.국적은 미국이었지만 백인들은 그를 한국인으로 대했다.그러나 주변 한인들이나 흑인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아버지의 사업 성공으로 부유하게 사는 강씨를 백인으로 여겼다.이 과정에서 강씨가 일탈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강씨에게 적용된 범죄단체 조직 혐의에 대해서도“지난 92년 발생한 LA 흑인 폭동 때 동네를 지키기 위해청년들을 모았던 것일 뿐”이라면서 “당시 크게 유행했던드라마 ‘모래시계’를 흉내냈지만 범죄단체는 아니다”고말했다. 김씨는 이어서 “미국법원에서 재판받을 때 배심원단이 흑인들로 채워졌고 한인에 대한 미국 사회의 배타적인 분위기가 결정적으로 작용,모든 것이 유죄로 인정됐다”면서 “강씨를 미국으로 보내는 것은 비인도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은 미국측 요청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강씨에대한범죄인인도심사를 하고 있으며 인도 결정이 나면 오는 10월출소하자마자 미국으로 인도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남북 민간교류 이모저모

    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남측대표단은 전날에 이어 19일 백두산과 묘향산을 관광하고,남북공동 종교행사를 갖는 등 모처럼 순조로운 방북일정을보냈다. ●백두산·묘향산 관광=남측 대표단은 전날처럼 2개조로나눠 백두산과 묘향산을 관광했다.대표단 1진은 순안공항에서 고려항공 특별기 2대에 나눠 타고 출발,9시25분쯤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천지로 향했다.기독교인들은 천지가 보이는 장소에서 예배를 드렸고,여성들은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했다. 묘향산을 찾은 대표단 2진은 보현사와 만폭동계곡 국제친선전람관 등 명소를 둘러봤다. ●남한 여론에 촉각= 남측 대표단은 만경대 방명록 파문이확대되자 남측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적잖게 곤혹스러워 했다.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인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사실확인이 전제돼야 한다”면서도 “돌출행동이자객기”라고 잘라 말했다.대한적십자사 총재 특보인 이병웅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은 “남북 민간교류를 원천적으로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놀랐다.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정치적으로 비정상 상태에서 발생한 일로 그 자체가 바로 분단”이라고 지적했다.반면 ‘사상의 자유’차원에서 문제삼을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문예위원장은 “개인의 생각을 규제하려는 정부와 일부 우익단체의 생각이 문제”라며 일부 남측 언론을 비판했다. ●김종수 단장 간담회= 남측추진본부 단장인 김종수 신부는 18일 밤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만경대방명록 파문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김단장은 “당사자인K씨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통지하고 어떤 의미로썼는지 해명을 들었다”고 전제, “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고, 계속 돌출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주의는 줬다”고 부연했다. 평양 공동취재단 진경호 기자
  • [김삼웅 칼럼] ‘조광조개혁’ 죽인 수구지식인들

    언론개혁을 둘러싼 논쟁을 시작으로 각종 현안에 대한 지식인집단의 논쟁이 꼬리를 문다. 대한변협의 비뚤어진 시각을 비판하는 민변의 반론이 제기되고 정치·언론·작가에이어 법조·종교인들까지 확산되었다. 백가쟁명의 혼란상인듯 싶지만 본질적으로 논쟁은 바람직하다. 우리사회는 지나친 획일성과 족벌신문의 지배로 논쟁다운 논쟁의 공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족벌신문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지식인들만 골라 글을 쓰게 하고 여론을 몰아가서 논쟁의 장(場)이 서지 못했다. 요즘 족벌신문에 글을 쓰는 면면을 볼때 지금도 5공시대가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민심을 흔들고 여론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때 그 사람들’이다. 이른바 ‘밤의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수구기득권층은 세습권력을 누리면서양심적 지식인들을 ‘홍위병’이나 ‘악령’으로 낙인한다. 걸핏하면 포퓰리즘(대중주의)으로 매도하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동종교배(同種交配)’를 통해 수구지식인만 양산한다. 5백여년전 정암 조광조가 죽을때도 그랬다.역사상 특출한 개혁정치가인 정암의 개혁에 훈구(勳舊)파가 거세게저항했다. 새로운 인재등용의 현량과 실시나 가짜 공신을쫓아내는 위훈삭제(僞勳削除)가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래서 온갖 모함에 나섰다. 심지어 “조씨가 왕이된다”는 ‘주초위왕(走肖爲王)’의 글자를 새겨 벌레가 파먹게하고, 이것이 민심인것처럼 조작하여 마침내 정암과 사림(士林)세력을 숙청했다. 정암의 패배는 개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 기묘사화 이래 수구파가 활개치고 부패가 심화되면서 국가는 병들어갔다. 율곡과 다산을 비롯,실학파의 개혁론이 제시됐지만 강고한 기득세력의 벽을 뚫지 못했다. 도처에서 민란이 일어나고 홍경래·전봉준의 마지막 몸부림도 허사로 끝난채 망국에 이르렀다. 중종반정으로 정권교체가 된 중종시대는 개국 100년이 지나고 연산군의 폭정으로 인해 피폐해진 국정을 쇄신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창업-수성-경장(更張)으로 이어지는 역사발전의 사이클을놓쳤다. 사림파를 반역으로 몰아 죄를 줄때, 즉 기묘사화가 일어난밤의 일이다. 사관 채세영(蔡世英)은 훈구파의 가승지 김근사(金謹思)가 그의 붓을 빼앗아 정암 등의 죄를 대역죄인으로 고치려들자, “사필(史筆)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다”고 다시 빼앗고 ‘죄안(罪案)’쓰기를 거부했다. 이런 사람이 진짜 지식인이고 문인이고 학자다. 요즘 언론인·교수·작가·변호사등 과거 행적으로 보아 침묵해야할사람들이 함부로 말하고 글쓰는 후안무치들이 참으로 많다. ‘홍위병’운운하는 작가는 양심적 문인·작가들이 군사독재와 싸울때 옷깃이라도 한번 스쳤던가. 언론개혁운동을 ‘악령’으로 모는 교수들, 그때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나. 모변호사회를 이끈 집행부 중에 양심수 변론을 한번이라도 맡았던 사람이 있는가. 광주항쟁을 매도하고 총리까지 지낸어느 교수, 민주화운동을 좌경으로, 광주항쟁을 폭동이라쓴 언론인들, 조금이라도 반성하고 글쓰고 있는가. 지식인이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는 진리다. 진리란 형식논리학적으로는 논리법칙에 모순되지 않는 명제를 말한다. 참된 것(眞)이라는 명제가 지닐수 있는 논리적인 치(直)이기때문에이것을 진치(眞直)또는 진리치라 한다. 진리의 추구에는 양심이 전제된다. 루소는 양심을 ‘불가오류적(不可誤謬的)’이라 했다. 양심만이 진실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심을 말하는 영어의 컨센스(conscience)의 어원이‘함께 안다’는 뜻이다. 지식인은 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바르고(正) 선(善)함을 명령하고 사악을 물리치는 양심에 좇아 이웃과 사회와 함께 알고 행동하는 책임과 의무가따르는 무거운 위치다. 그래서 한말의 지식인 매천 황현은‘식자의 책임’을 안고 스스로 음독하지 않았던가. 모름지기 글쓰는 사람은 채세영의 사필정신을, 법조인은 오른손에천칭(天秤)을 들고 서 있는 법과 정의의 수호신 테미스여신을 기억할 일이다. 조광조를 영원히 죽일수는 없지 않은가. 김상웅 주필 kimsu@
  • “역사는 신화가 아닌 과학”

    ■日 교과서 왜곡 관련서 잇따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사건을 계기로 한·일 관계사에 대한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문제가 된 교과서의 실체를 파헤친 책 2권이 동시에 출간됐다.또 이에 때 맞춰 일본에 유학중인한 신세대 외교관의 일본탐구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위험한 교과서=역사는 과학이다.이번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서 만든 교과서가 문제가 되는것은 바로 이 평범한 사실을 정면으로 위배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이들은 ‘역사는 과학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신화나 전설로 전해오는 이야기가 엄연히 역사교과서에 ‘역사적 사실’로 수록돼 있다.이들은 “역사를 배우는것은 과거의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과거 사실에 대해 과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배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이런 관점에서 이들은 일제의 침략전쟁은 당시 일본정부나 일본국민들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 등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문제의 교과서 저자 가운데 한사람은 ‘종군위안부’가 일본 내에서 ‘공동변소’라는 은어로 사용돼 왔음을 일컬어 “교과서에 ‘화장실 구조의 역사’를 쓸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저자 타와라 요시후미는 문제의 교과서를 천황 중심의 내용으로,헌법개정을 주장하는 ‘위험한교과서’로 규정한다.이 책 후반부에는 새역모의 중심인물과 그간의 경과,개악저지운동 등도 집대성돼 있어 자료가치가크다.저자는 현재 일본출판노동조합연합회 교과서대책부 부부장으로 20여년간 교과서문제 전문가이다.일본교과서 바로잡기운동본부 옮김.역사넷 8,000원. ●엉터리 일본 역사교과서 바로잡기=그동안 나온 일본 관련서적들이 대부분 전문연구자나 성인용이었다면 이 책은 어린이용이다.우선 구성이 만화와 쉬운 글로 돼 있다.역사·교양전문 만화가가 한 주제를 만화로 소개한 다음 현직 역사교사가 일본교과서가 왜곡,기술한 내용을 소개하고 다시 이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바로잡아 보이고 있다. 전반부에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왜곡교과서를 만든 단체가 어떤 모임인지를간략히 설명하고 있다.이어 본문에서는 ‘일본이 가야를 다스렸다?’(임나일본부설)‘임진왜란때의 침략이 조선출병이라고?’‘일본은조선의 근대화를 도왔다?’(식민지근대화론)‘동학농민운동이 폭동이라고’‘안전을 위해 한국을 병합했다?’‘군대 위안부는 공중화장실?’‘한국전쟁에 한국군은 없었다?’등 25개 항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박종관 글·그림,송영심글.문공사 7,000원. ●일본은 악어다=올해 갓 서른의 신세대 외교관으로 일본 연수중인 저자 신상목이 일본을 악어에 비유해 접근한 점이 특이하다.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인들을 원숭이,너구리혹은 일벌이나 개미에 비유한 것과 달리 일본의 ‘에토스’를 악어에 빗대고 있다.그는 이같은 비유가 단순히 악어의외모만을 연상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단계,국가의 운영방식,개개인의 생활양식,가치관 등 구조적인 행태차원에서연상되는,고차원적인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그는 성경과 일본신화 속에 나타나는 악어에 대한 묘사로부터 일본과 악어와의 관계를 설명한다.강력한 보호막과이빨,날카로운 발톱과 지구력이 강한 체질,거기에 남들은 알아 듣기 어려운 이중성과 양면성으로 무장한 미소와 눈물.그는 일본이야말로 악어의 힘과 지혜를 두루 갗춘 최강자의 모습을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한다.일본에 대한 편견과 컴플렉스를떨쳐버린 신세대 외교관인 저자는 “한일관계는 과거사문제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어서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는 “쓸데없는 선입견과 가당찮은 희망적 사고를 버리고 균형된 시각으로 일본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인북스,9,000원. 정운현기자 jwh59@
  • 진상규명 범국민위, 학술심포지엄 “”한국전 민간인학살 대부분 계획적””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학계,시민·유족단체의 노력이 한층 활기를 띄고 있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범국민위원회(범국민위·상임대표 강정구 외)는 27일 낮서울 세종문화회관 4층 컨퍼런스홀에서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의 지방사적 인식’을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이날 행사에서는 ▲경남서부·마산 ▲대구·경북 ▲여수·순천 ▲전남·광주 등 4개 지역에서 자행된 학살의실태,유형 등에 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경남서부·마산지역의 학살실태를 발표한 전갑생(민간인학살문제 해결을 위한 경남지역모임)진상조사팀장은 “경남의 경우 구체적으로 학살책임자나 학살경위 등이 밝혀져있지 않으나 최근 1960년 4대 국회의 진상조사 기록 등이공개되면서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 지역의 민간인학살은 한국전쟁 전후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저질러진 대학살극”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한국전쟁 이전 거제지역에서 두차례에 걸쳐 발생한학살사건은 국군과 우익단체인 민보단,CIC(육군방첩대)등이 사감을 앞세워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용석 대구·경북 공동조사단장은 “대구·경북지역은낙동강 전선을 중심으로 북한군과 국군이 최대격전을 벌인곳으로, 민간인학살이 대형으로 이뤄졌다”며 경산·청도·포항지역에 살고 있는 유족의 증언을 공개했다. ‘여순사건’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학살과 관련,이영일여수지역사회연구소장은 “이승만정권이 ‘여순사건’을국군내부의 반란이 아니라 민간인 공산주의자 폭동으로 선전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하고 “당시 여수·순천지역에 내려진 계엄령은 국회가 아닌,정부가 제정한것으로 명백한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했다.이 소장은“여순사건 당시 민간인 피학살자는 대부분 명령계통이분명한 의도적·조직적 학살로 ‘국가 후원적 대량살해’의성격을 띄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기 광주인권센터 운영위원(전남대 강사)은 광주·전남지역 실태조사 중간보고를 겸한 발표문에서 “거의 동일한 시기에전남 모든 지역에서 발생한 ‘보도연맹사건’의경우 매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학살”이라고 강조하고“경찰의 후퇴과정에서 발생한 해남·완도지역 학살사건의 경우,해당지역에 들어가지 전에 전화로 ‘인민군 환영대회를준비하라’고 연락한 다음 인민군 복장을 하고 들어가 환영의사를 표현하는 사람들만 학살했다는 점에서 매우 기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발표가 끝난뒤 정범구 의원,김득중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장완익 변호사,김동춘 교수 등이 통합특별법 제정과 국회 진상조사특별위원회 구성,자료공개 청구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운현기자 jwh59@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회갈등과 이질성 극복의 길

    황장엽씨가 망명한 97년 무렵만 해도 ‘북한의 조기 붕괴설’이 일부 극우 계층을 중심으로 그럴 듯하게 거론됐다. 소위 외교안보 전문가라는 사람까지도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난을 이유로 북한의 연말 붕괴 가능성에서부터 2∼3년 내붕괴론,5년 내 붕괴론 등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이들은 북한이 붕괴되면 폭동과 최후의 도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심지어 미국의 커트 켐벨 국방부 차관보는 6∼7개월 내에 붕괴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마침 그해 10월쯤 런던에 있는 영국 정부 산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를 방문해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는유익한 기회가 있었다.동북아문제 전문가인 커비 박사는 “극심한 식량 부족과 경제난으로 주민들이 굶주린다는 사유때문에 붕괴한 나라는 없다”고 세계 역사를 들어 설명했다.김정일 위원장의 통치 능력을 인정하면서 붕괴 가능성을일축했다.그는 한반도가 통일을 이루려면 경제적 실익 제공→개방 유도→정치개혁→통일 순이 되어야 한다는 충고도잊지 않았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명백해졌지만,그 당시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을 빌미로 하여 일부 계층에서 왜,무엇 때문에 조기 붕괴설을 흘려 북한의 감정과자존심을 건드려 남북 갈등과 사회 불안을 조성하려 했는지 아직도 의아스러울 뿐이다. 지금 우리의 여건과 주변 환경은 결코 밝지 않다.경제는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일본의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더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 갈등과 이질화 현상이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구조조정만이 경제 활력 회복의 길인 데도 재벌은 신규 투자와 구조조정을미루면서 규제 완화 목소리를 내고 있다.노동자는 실업 우려로 시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 환경은 어떠한가? 힘의 외교를 앞세우는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시도는 동북아 주변국에 군비 확산의 명분을 줄 우려를 갖게하고 있다.고이즈미 총리가 들어선 일본도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응하는 자세에서 보듯이 극우화 경향이 높다. 이런 상황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려면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무엇보다도 먼저 계층간,지역간,민족간 갈등과 이질성극복이 해결돼야 할 과제다.다행히 국민의 정부 출범 후 남북문제는 화해와 협력을 통하여 민족 갈등과 이질성이 점차적으로 해소되고 있다.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을 극복한 저력 있는 민족이다.어려운 시기에는 국익(國益)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시민 의식과 애국심이 필요하다.정부의 주요 시책에 건전한 대책 없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힘을 모아 주어야 할 때이다.양심과 이성이 앞서고 정도(正道)가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면 국민의 동질성과 동일체감이 확립되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김성호 조달청장
  • 比선거 여당 승리 확실시

    90여명의 사망자를 낸 필리핀의 중간선거에서 여당연합인 피플파워연합(PPC)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15일 발표된 초반 개표결과와 여론기관및 언론사들의 출구조사 결과,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측이 13개 상원의석중 8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로써 아로요 대통령과 부패 혐의로 수감된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간 대리전 양상을 띠었던 이번 선거는 아로요 대통령측의 승리로끝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달초 폭동선동 혐의로 수배중인 야당 후보 2명 등 야당이 예상 밖으로 선전,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3,000여만명이 투표에 참가,투표율이 85%에 이른다고 밝혔다.공식적인 선거결과는 빠르면 1주일 후에 발표된다. ◇초반 개표서 여당 승리=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와 자유선거를 위한 시민운동에 따르면 1%를 개표한 결과,상원선거에서 여당 8석,야당 4석,무소속이 1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ABS-CBN방송도 15일 200만표가 개표된 상황에서 여당이 8석으로 앞서가고 있다고 발표했다.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아로요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연합이 상원선거에서 8대 5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필리핀의 여론조사기관인SWS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여당연합이 8석,야당인 대중혁명당이 5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하지만 ABS-CBN방송은 야당 후보중 출구조사에서 낙선으로 나온 호나산 상원의원이 6위에 올랐으며 락손 후보가 10위,에스트라다 전대통령 부인인 루이자 에헤르시토 후보가 11위등야당이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득표 1위는 뉴스 앵커 출신의 무소속 노리 데 카스트로 후보가 달리고 있다. ◇야당 선전=이번 선거 패배로 재기를 노렸던 에스트라다전 대통령측은 타격을 입게 됐다.하지만 예상 밖으로 에스트라다 전대통령 부인 에헤르시토와 폭동선동 혐의로 수배중인 판필로 락손 전경찰청장,그링고 호나산 상원의원 등최측근 3명의 당선이 확실,재기의 발판이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다.상원에서 5석을 얻는다면 기존의 6석을 합쳐11석을 확보하게 된다. ◇전망=아로요 대통령이 경제·사회개혁을 일관성있게 밀고나가 정국안정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원에서의 과반수 안정의석 확보가 최대 관건이다. 여당은 초반 개표 결과에서처럼 최소한 8석을 얻어야만기존의 5석을 포함해 13석으로,24석인 상원에서 과반수를확보할 수 있다.마닐라 대학 리키 아바드 교수는 “아로요가 이번 상원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하면 선전을한 야당이 반대 세력을 규합,아로요 대통령의 개혁정책에제동을 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比, 폭동사태 해제

    [마닐라 DPA AP 연합]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대정부 위협이 제어됨에 따라 6일 마닐라 일원에 내려진 ‘폭동사태’ 선언을 해제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tv연설에서 “오늘밤 자정을기해 마닐라 일원에 내려진 폭동사태 선언을 해제한다”며“아직 위협이 있긴 하지만 통상적인 정부활동으로 제어할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로요 대통령은 민다나오네트워크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그러나 또다른 권력장악 기도가 밝혀진다면 권좌를지키기 위해 군대를 다시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로요 “폭동사태 7일 해제”

    [마닐라 AFP DPA 연합]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일자로 마닐라 일원에 선포한 ‘폭동사태’를 오는 7일 해제할 것이라고 고위 당국자들이 3일 밝혔다. 아로요 대통령의 대변인인 리고베르토 티글라오는 “대통령이 7일까지 폭동사태선언을 해제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전체적으로 폭동이 진정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아로요 대통령은 수감중인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을방문했다고 로베르토 카프코 공보차관이 밝혔다.카프코 차관은 아로요 대통령이 수감중인 에스트라다의 상태와 처우를 점검하기 위해 마닐라 교외에 있는 구치소를 방문해 에스트라다와 잠깐 면담했다며 “이번 방문이 에스트라다와협상을 벌이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로요 대통령의 폭동사태 선언 후 필리핀에는 야당관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선풍이 일고 있으며 에스트라다의 남은 두 아들에게도 체포명령이 내려졌다고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은 “아로요가 필리핀 민주주의의 사망을몰고 왔다”고 비난하고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한 아로요의 명령에 대한 위법 여부를 대법원에 질의했다. 홀리오 고레스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3일 “아로요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에스트라다를 지지하고 있는 야권 지도자들을 모두 체포하겠다는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에스트라다 전대통령의 큰 아들 징고이 에스트라다를 에스트라다 대통령과 함께 구속한데 이어 남은 그의 두 아들에 대한 체포령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부인 루이사 로이 에제르시토가 낳은 막내아들 주데 에스트라다는 대통령궁 진입시위를 선동하고 시위대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전직 여배우 구이아 고메스가 낳은 빅토르 에스트라다는 경제적으로 에스트라다를 지원한 혐의를받고 있다.이로써 에스트라다의 세 아들은 모두 체포될 위기에 놓였다. 아로요 대통령은 당초 발표한 11명의 야당 정치인 외에에스트라다의 측근들에게 추가로 체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 필리핀 유혈시위 일단 진정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2일 폭동사태가 다시발생한다면 계엄령 등 초강경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폭동을 선동한 사람들을 체포해 그들이 더이상 폭력사태를 조장할 수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또 계엄령 선포 여부와 관련,“폭동세력이 나를 더이상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태가 계속악화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혀 계엄령 선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필리핀의 유혈시위는 2일 일단진정된 모습을 보이고있지만 정치위기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이 1일 폭동사태를 선언하고 야당인사들에대해 체포령을 내림으로써 유혈사태가 일시적으로 중단됐으나 상·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14일로 예정돼 있고 에스트라다에 대한 첫 소환이 6월27일 이루어질예정이어서 정치위기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2일 에스트라다 전대통령에 대한 지지시위가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필리핀의 위기가 끝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에스트라다 전대통령을 지지하는 가난한 노동자,농민들과도시 지식인들간의 삶의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 한 시위는언제든지 다시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에스트라다가 물러나고 아로요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계속된 경제위기로 도시 빈민층과 농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게다가 필리핀 정부는 14일의 선거를 앞두고 있어 폭동사태 선언을 계속 유지하기도 힘든 형편이다.가장 근본적 원인인 경제의 획기적 회복도 기대하기가 어려워 에스트라다가 수감돼 있는 한 이를 빌미로 한 시위는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아로요 정부는 11명의 야당지도자에 대해 검거령을 내린 상황이어서 이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 해도 결과에 불복하는 사태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일부에서는 야당지도자의 검거령이 내린 상황에서 선거가 진행돼서는 안된다는주장도 나오고 있다. 군부가 여전히 아로요를 지지하고 있어 현재로는 정권전복의 위험은 없지만 시위가 재개되면 민심의 이반으로 1월과 같은 사태가 다시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마닐라 AFP AP 연합
  • 필리핀 유혈시위…수십명 사상

    [마닐라 외신종합]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지지세력이 1일 군·경과 유혈충돌을 벌여 4명이 숨진 가운데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수도 마닐라 일원에 ‘폭동사태’를 선포하는 등 필리핀 정정이 극도의 혼란을 보이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은 에스트라다 지지세력과 군·경의 유혈충돌이 발생한 수도 마닐라 일원에 ‘폭동사태’를 선포하고 경찰에 관련 용의자들을 체포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폭동사태가 선포되면 이 기간동안 용의자를 무기한 구금할 수 있으며 정부가 폭동사태 진압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폭동사태 선포 뒤에도 마닐라 시내 곳곳에서는 에스트라다 지지자들의 격렬 시위가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에르난도 페레스 법무장관은 에스트라다 측근인 그링고호나산 상원의원,후안 폰세 엔릴레 전 국방장관,에르네스토 메케다 전 에스트라다 대변인,판필로 락손 전 경찰청장 등 11명의 야당인사 체포령을 내리고 이들을 체포하면 폭동교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스트라다 지지자 2만여명은 이날새벽 아로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며 대통령궁인 말라카냥궁을 향해 시위 행진을 벌이다 경찰과 충돌,경찰관 2명과 시위대원 2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한편 디오메디오 비야누에바 군 참모총장은 이번 사태와관련,군은 통수권자인 아로요 대통령 지휘 하에 일치 단결해 있다고 강조했다.
  • 比, 15년만에 최악의 유혈사태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궁 부근에서 1일 새벽부터 발생한 유혈충돌이 15년전인 1986년 2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를 축출한 이른바 ‘피플파워’ 이후 최악의 마닐라유혈시위로 기록될 만큼 격렬해지고 있다. ◇필피핀 보안당국은 이날 대통령궁 앞에서 7시간동안 극력시위를 벌이던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하자 중무장한 군병력의 지원 아래 시위대 해산작전에 들어갔다. 1,000여명의 군병력과 장갑차의 지원을 받은 진압경찰은경고사격과 함께 물대포와 최루탄 등을 동원,해산작전을펼친 끝에 시위대를 말라카냥궁에서 멀리 떨어진 옛 상업지구로 몰아냈다. ◇사제 총기와 경찰이 버린 곤봉과 방패,칼과 파이프 등으로 무장한 8,000여명의 시위대는 진압경찰에 밀려 후퇴하면서 거리에 세워진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방송사 소속소형트럭 등에 불을 질러 말라카냥궁 주변이 짙은 연기로가득찼다. 보안 당국은 시위대 가운데 상당수가 술에 취하거나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다면서 이들은 말라카냥궁으로 진출하면서 주변의 상점 등을 파괴하거나 약탈했다고 비난했다. ◇유혈충돌이 발생한 뒤 경찰 헬기로 마닐라 외곽으로 이송된 에스트라다는 아들 호세 에헤르시토를 통해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이번 시위를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투쟁으로 규정했다.아직까지 헌법상 대통령이라는 주장을굽히지 않고 있는 에스트라다는 “우리의 투쟁은 에랍(에스트라다의 애칭)을 위해서가 아니라 헌법수호를 위한 것”이라며 이 점을 아로요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당국이 에스트라다의대통령직 복귀 음모를 적발했다면서 이들은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혁명평의회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로요 대통령의 지지자인 필리핀 가톨릭 지도자 하이메 신 추기경은 에스트라다측이 시위대를 조종해 유혈 폭력사태를 야기했다고 비난했다.신 추기경은 이날 정부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사에서 시위에 참가한 빈민층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 그러나 이들의 약점을 이용해 유혈시위를 일으킨 자들은 하나님의 징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폭동사태는 후안 폰세 엔릴레 상원의원(전 국방장관)을 비롯,에스트라다와 친한 정치인들의 개입으로 한층악화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또 필리핀 당국은 아로요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군부 지지를 바탕으로 유혈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겠지만 14일 치러지는 정·부통령 및 자치 단체장 선거 등을 앞두고 폭동 배후의 정치인들을체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치적 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현지 관측통들은 내다봤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번 유혈 충돌사태와 관련,아로요 대통령 정부에 대한 지지입장을 재확인했다.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에스트라다 처리문제로 인해 정정불안이 야기되고 있지만 아로요 정부의 합법성은 이미 여러 민주적절차를 통해 확인됐으며 “아로요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캐나다 대사관의 대변인도 “아로요 정부의 합법성을인정한 필리핀 대법원측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아로요정부의 합법성을 강조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8·10사건’에 대한 역사적 사실규명과 재조명작업

    서울지역 철거민들의 성남 이주과정에서 일어난 대규모시위로 ‘사태’ 또는 ‘폭동’,‘난동’ 등으로 표현되고있는 ‘8·10사건’에 대한 역사적 사실규명과 재조명작업이 이뤄진다. 1일 경기도 성남시에 따르면 지역 민간연구단체인 성남문화연구소가 71년 8월 10일 광주군 중부면 광주대단지(현성남시 수정·중원구)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시위 30주년을맞아 시에 ‘8·10사건 기념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학술세미나 등을 통해 사건 성격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8·10사건’은 서울시가 68년부터 서울지역 철거민 10만여명을 이 곳으로 이주시켜 광주 대단지를 조성하면서분양지 전매금지와 토지매각 강행조치를 취하자 이에 반발,일어난 대규모 집회.이 사건으로 성남시는 독자적인 도시개발을 위해 경기도 직할 출장소로 승격된데 이어 73년 광주군 중부면에서 성남시로 승격됐다.
  • 美신시내티 시위 진정국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에서 비무장 흑인에 대한 백인경찰의 총격사건으로 발생한 폭동이 야간 통행금지령의 효과로13일부터 잦아들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신시내티의 찰스 루켄 시장은 4일째 폭동이 계속되던 12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오후 8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오전 6시까지 출퇴근 근로자들을 제외한 시민들의거리 통행을 무기한 금지시켰다. 현지 경찰은 통행금지령 위반으로 수명을 체포했지만 폭력행위가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발표했다.루켄 시장은 평온을 되찾을 때까지 당분간 통행금지령을 비롯한 비상조치를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루켄 시장의 이번 조치는 지난 7일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흑인 청년 티머시 토머스(19)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주하다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 [대한광장] 역사왜곡 교과서를 바라보며

    한국과 중국 양국민의 우려대로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모임’)이 제출한 역사교과서가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해 2002학년도부터 사용될 예정이다.‘모임’측의 교과서는 고대사 부분에서 이미 폐기된 지오래인 임나일본부설을 되살린 것을 비롯, 고구려와 백제가570년 이후 조공을 바쳤다는 해괴한 설들을 싣고 있으며,근현대 부분에서도 일제강점 후 철도·관개 시설들을 정비했고,태평양전쟁 초기 일본군이 연합군을 격파해 오랫동안구미 식민지 지배하에 있던 아시아인들에게 용기를 주었다는 후안무치한 주장을 펼쳐 아시아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기존 교과서 7종도 ‘침략’대신 ‘진출’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종군위안부 사항을 삭제하는 등지난 82년도 교과서파동 당시로 회귀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지난 82년에도 침략을 진출로,3·1운동을 ‘폭동’으로 기술한 왜곡 교과서가 문제가 되어 지금과 같은 반발이 크게 일었고,그 결과 우리는 전국민적 성금으로 독립기념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이런역사왜곡에 대해 한·중 양국정부는 82년처럼 항의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으나 마치무라(町村)문부과학상은 “교과서 검정에서 집필자의 역사인식 등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규정에 저촉되기 때문에 국가는 특정한 역사인식이나 역사사실 등을 확정하려는 입장에서 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이를 사상과 양심의 자유 문제로 호도하면서 검정을 취소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문부과학상의 놀랄 만한 이런 발언은 2차대전 종전후 미국이 일본을 반공의 배후기지로 삼는다는 미명 아래 천황제해체를 비롯한 전범체제를 완벽하게 청산하지 못했고,그 결과 군국주의 세력이 여전히 일본의 주류로 행세하기 때문에나올 수 있는 궤변이다. 반면 같은 패전국인 독일은 일본 못잖게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선진국가이지만 나치즘의 선전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이는 나치주의자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유태인을 비롯한 유럽 각국인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준범죄행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같은 침략을 놓고 일본은 아시아인들에게 용기를 주었다는 속내를 가진 데 비해 독일인들은 고통을 주었다고 참회하는 데서 나온 상반된 반응이다.황국사관은 나치즘과 마찬가지로 타국민은 물론 자국민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준 정신병이자 범죄행위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비젠탈 센터가 지난 3일 일본 역사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이는 나치즘의 피해자인 유대인 인권단체가 ‘모임’측의 역사교과서를 범죄행위의 옹호로 보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런 범죄행위로 큰 고통을 겪은 우리가 일본의 교과서왜곡 문제를 목소리 높여 규탄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이런 일과성 흥분보다는 근본적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데,그것은 바로 우리의 역사를 사랑하고 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이른바 문민정부 들어 놀랍게도 대학에서 국사가 교양필수에서 교양선택으로 강등되면서 한국사가 합법적으로 사라져갔다.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땅의 대학생들은 제나라역사를 배우지 않고도 졸업할 수 있게 된 반면, 200년 역사의 미국은 거의 모든 대학에서 미국사를 배우지 않으면 졸업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두드러지게 대비된다. 다인종 국가 미국을 하나로 묶고 세계를 미국화하는 힘은미국사에 대한 사랑과 교육에서 나오는 것인데,우리는 세계화라는 미명 아래 우리 국사를 경제적 잣대 하나로 밀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시정하고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이 우리 역사에 대한 사랑과 국사교육 강화로 나타난다면 이것이야말로 황국사관을 전파하는 일본 극우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결과일 것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안성 4·1항일정신‘우뚝’

    1919년 3·1의거 당시 남한에서 가장 격렬하게 독립항쟁을 벌인 경기도 안성에 이를 기념하는 ‘안성 3·1의거 기념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안성시는 지난 99년부터 국비 7억여원 등 총공사비 43억원을 투입,의거 현장인 안성시 원곡면 칠곡리 산186일대 1만평에 기념관·사당·전시관·기념탑 등을 갖춘 성역을 조성해 왔다.공사는 마무리단계여서 5월중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1919년 4월1일 원곡·양성 두 면의 주민 2,000여명은 일제 식민통치기관인 경찰관주재소 등을 불태우고 일본인들을 몰아내 이틀간 이 지역 4개면을 해방시켰다.그러나 이틀뒤 일본 군·경이 투입돼 투쟁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일제는 이 시위를 포함해 황해도 수안군 수안면,평북 의주군 옥상면 등 3곳에서 발생한 만세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했다. 이 일로 무자비한 고문 등을 겪어 주민 24명이 목숨을 잃었고(옥중 순국자 9명 포함),127명이 기소돼 최고 12년(2명)까지 징역형을 받았다.민족대표 33인의 형량이 대개 3년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중형이 아닐 수 없다.지난 96년 3월까지 100명이 건국훈장을 받았는데 이는 일부도(道)의 전체 서훈자보다 많은 수치다. 독립기념관 이정은 연구원은 “안성지역 만세의거는 전주민이 조직적으로 투쟁을 전개한 데다 공격적으로 일제축출을 시도한 점이 특징”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日帝징용자들 재계약 반대

    일제에 의해 징용된 조선 노무자들이 재계약에 반대해 대규모 폭동을 일으키고 밥을 제대로 먹지못해 도망갔다는 내용등을 담은,일본 정부 및 기업이 작성한 서류가 처음 발견됐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 자장암 한일문제연구원(원장 南賢주지)이 입수,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44년 6월 22일오전 6시30분 일본 홋카이도의 스미토모(住友) 광업소에서조선인 노무자 1,200여명이 재계약에 불만을 품고 폭동을 일으켜 120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 광업소장은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본사인 스미토모 노동부장에게 보냈다. 보고서는 폭동과 관련한 내용의 문건을 주기적으로 본사에보냈으며 일부 문건에는 ‘폭동은 뿌리깊고 계획적인 것임을알림’ 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등 당시 조선 노무자들이 일제의 강제노역에 크게 반발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일문제연구원은 이와함께 28명의 노무자들이 38년과 42년형편없는 식사 때문에 도주했고 이를 막기 위해 당시 일본정부(노무계)가 마련한 방지대책 문건도 공개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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