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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진정세에… 4월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폭 줄어

    언택트 소비로 온라인 사용액 21% 늘어 지난달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 폭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신용카드 사용액의 감소 폭은 크게 둔화됐고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사용액은 1년 전보다 21% 늘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8개 카드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총 54조 5515억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9% 줄었다. 하지만 감소 폭은 지난 3월(-6.7%)보다 3.8% 포인트 축소됐다. 코로나19 사태 전에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적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4월(-1.3%)과 5월(-1.6%) 두 차례뿐이었다. 지난 1월과 2월에도 신용카드 사용액은 1년 전보다 4~5%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오프라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44조 8235억원으로 1년 새 6.9%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이었던 지난 2월(-0.1%)보다 감소 폭이 컸지만 3월(-11.8%)과 비교하면 둔화됐다. 3월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로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 소비가 위축됐는데 지난달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자 오프라인 소비 감소 폭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달 9조 72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3% 급증했다. 소비자들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먹거리와 생필품을 사들인 결과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대문 언덕길 에스컬레이터, 약자들의 행복이 올라갑니다

    서대문 언덕길 에스컬레이터, 약자들의 행복이 올라갑니다

    “접근성이 좋아야 주민들이 여러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또 발전도 되지요.”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4길 42-7 옆 신촌동자치회관 진입 부근에 에스컬레이터가 운행되는 생경한 장면이 연출됐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인근 주민과 구의원, 구청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간소한 개통식에서 “주민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며 “공도에 에스컬레이터가 놓인 것은 전국 최초”라고 밝혔다. 문 구청장은 이어 “경사형 엘리베이터, 모노레일 등도 생각했지만 전문가들과 의논한 결과 에스컬레이터가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신촌동자치회관 외에도 창천노인복지센터, 창천데이케어센터, 신촌어린이집, 신촌문화발전소 등 주민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언덕에 밀집돼 있다. 하지만 진입 계단이 가파르고 폭도 2.3m로 협소해 그동안 교통 약자를 포함해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오르내릴 때 불편을 겪었다. 구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약 6개월간 인근 주택가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상하수도와 전봇대, 통신맨홀, 전선 등을 옮기고 시설물을 설치하는 난공사 끝에 공정을 마쳤다. 에스컬레이터는 상하행으로 설치했으며 실외에 설치되는 만큼 캐노피(덮개)를 씌웠다. 안전을 위해 비상 정지 버튼도 작동된다. 사업비는 시비 6억 4500만원, 구비 1억 500만원을 합쳐 모두 7억 5000만원이 투입됐다. 이번 에스컬레이터 개통으로 여러 시설 이용이 편리해지면서 지역에 활기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촌동에 거주하는 류기체 할아버지는 “이 동네는 특히 겨울이 되면 눈이 잘 녹지 않고, 시멘트가 물에 젖어 있으면 넘어지기 일쑤”라며 “이런 시설로 안전해져 언제든지 편리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안전관리자를 선임하고 전문 유지관리 업체가 관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3개월간 시범운행 후 혹시 모를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한 문의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는 폐쇄회로(CC)TV 등 부속시설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문 구청장은 “구릉지 주변으로 주민편의시설이 밀집돼 접근성 향상이 필요한 곳에는 에스컬레이터나 경사형 엘리베이터, 무빙워크 등의 이동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광주시,5·18 왜곡·폄훼 보수단체 법적 대응 검토

    광주시가 집회금지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보수 유튜버들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시청앞 등지에서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집회를 강행한 보수 유튜버들이 5·18유공자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고 ‘5·18 역사왜곡 TF팀’을 통해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 보수 유튜버 10여명은 지난 6일 광주시청 앞 등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민주유공자 명단과 공적조사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회견 내내 고성과 욕설, 모독성 발언을 일삼으며 유공자를 ‘가짜 유공자’로 지칭하거나 ‘폭도’라고 매도하는 등 폄훼 발언을 했다. 5·18단체 회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도 발생했다. 광주시는 집회 대신 기자회견 형식으로 대신한 이들의 행동이 행정명령 위반으로 볼 수는 없지만, 폄훼 발언은 5·18과 유공자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보수단체들에 긴급 행정명령 공문을 발송하자 집회 대신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도’나 ‘가짜 유공자’ 등 수위가 높은 발언은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만큼 법적 대응을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5·18단체 관계자는 “행정명령도 무시한 채 또다시 광주를 모독한 것도 모자라 근거도 없이 5·18유공자를 가짜라고 매도한 보수 유튜버들이 꼭 처벌받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역사왜곡 처벌 특별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왜곡·폄훼 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들이 집회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요구하는 5·18유공자 명단과 공적 조서 등 관련 내용은 공공기관 정보공개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비공개 대상이다. 광주시와 5월 단체 등은 이들 단체가 이를 알면서도 똑같은 요구를 반복하는 것은 5·18을 흠집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3월엔 흑자났지만 4월엔 무역수지 적자에 경상수지도 적자날 듯

    3월엔 흑자났지만 4월엔 무역수지 적자에 경상수지도 적자날 듯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3월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4월에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출에 타격이 더 커지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62억 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도 지난해 3월(50억 4000만 달러)보다 11억 9000만 달러 늘었다. 상품 수출입의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해 동월 대비 줄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바뀐 영향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70억 달러로 1년 새 13억 4000만 달러 감소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줄어서다. 수출은 464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3.3%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으로의 수출 실적이 떨어졌고 해외 생산과 가공무역 수출도 줄어서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의 수출 단가가 떨어진 영향도 있었다. 수입은 같은 기간 0.6%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늘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돼 원유 등 원재자와 소비재 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서비스수지는 14억 6000만달러 적자였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6억 4000만 달러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로 나간 여행객 모두 급감한 가운데 여행수지는 3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이긴 하지만 지난해 월평균 여행수지 적자가 8억 90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적자 폭은 상당히 줄었다. 임금과 배당, 이자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동월 6억 1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3월에는 9억 3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환율이 올라 배당금을 지급할 유인이 줄어서다. 올해 1분기(1~3월) 경상수지 흑자는 136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억 2000만 달러 늘었다. 2012년 2분기(109억 4000만 달러) 이후 32분기 연속 흑자다. 하지만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바뀔 전망이다. 4월 무역수지가 이미 9억 5000만 달러 적자로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을 멈춘데 더해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본원소득수지 적자 폭도 커져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통상 4월에 외국인 배당 지급이 늘어나는 데다 상품수지 흑자가 줄거나 심지어 적자로 전환할 수 있어 4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5월 이후엔 소비재나 자본재 수입 부진이 완화할 가능성이 큰 반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이 뚜렷하지 않아 수출은 부담이 되는 상황이어서 5월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기업도 급했다… 한달새 대출 5조 8052억 늘어

    대기업도 급했다… 한달새 대출 5조 8052억 늘어

    中企·자영업 대출도 8조 4379억 증가지난달 대기업들이 국내 5대 시중은행에서 빌려간 돈이 한 달 전보다 5조 805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기업 대출이 두 달 연속 급격하게 늘었다. 4일 NH농협·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4월 대기업 대출 잔액은 88조 5074억원으로 3월(82조 7022억원)보다 7.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은 3월에도 전달보다 10.8% 증가한 바 있다. 통상 대기업은 회사채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다. 그동안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70조원대를 유지하면서 증감폭도 2조원 안팎을 오갔던 이유다. 대기업의 3~4월 급격한 대출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비상경영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계와 기업 전체 대출 잔액은 1187조 5044억원으로 전월 대비 1.4%(16조 7709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과 2월의 은행권 대출 증가율은 각각 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3월 전체 대출액은 1.7%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포함)은 지난달보다 8조 4379억원 증가했다. 전달 대비 1.9% 증가한 수치로, 전체 대출액은 463조 9291억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만 별도로 보면 증가액은 5조 403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 늘었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은 한 달 만에 4974억원 늘어났다. 3월에 비하면 가계 신용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코로나19 수출 쇼크]무역 적자에 외국인 배당까지…4월 경상적자 커질 듯

    [코로나19 수출 쇼크]무역 적자에 외국인 배당까지…4월 경상적자 커질 듯

    코로나19로 4월 무역수지가 8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외국인 배당금 등으로 전체 경상수지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상수지 주요 구성항목 중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4월 41억 8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유사한 수준의 적자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본원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간 급여·배당금·이자를 주고받은 데 따른 지급액과 수입액의 차액으로 집계된다. 통상 흑자를 보이다가 국내 기업의 연말 결산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4월에는 적자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761곳 중 528곳이 2019년 실적에 대해 총 20조 6903억원을 배당했다. 2018년 실적에 따른 배당금(21조 3038억원)보다 2.88% 줄어든 규모다.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8%나 급감했지만 기업들이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하면서 배당금 지급액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외국인 배당금으로 67억 달러가 지급된만큼 올해 지급액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무역수지는 9억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012년 1월(23억 2000만 달러 적자) 이후 8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결국 무역수지 적자 전환에 본원소득수지 악화까지 겹치면서 전체 경상수지 적자 폭도 이례적인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코로나19로 당분간 수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면서 무역수지 적자 상황은 5월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이후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악화에도 경상수지는 4월 일시적인 적자 이후 개선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5월부터 경상 부문 외환 수급은 다시 공급 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수출은 5월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겠지만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수입도 동반 감소하고 해외여행 중단으로 여행수지 적자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해외 투자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꾸준이 유입되는 반면 외국인 배당금 지금은 마무리됐다”며 본원소득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中 ‘유니콘’ 매출 조작에 연쇄 몰락… 투자금으로 덩치만 키웠다

    中 ‘유니콘’ 매출 조작에 연쇄 몰락… 투자금으로 덩치만 키웠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루이싱(瑞幸)커피(Luckin coffee)의 주식거래가 결국 중단됐다. 미국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루이싱은 지난 7일 오전 9시 15분부터 주식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루이싱커피가 앞서 2일 류젠(劉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임직원들이 지난해 2~4분기 매출을 22억 위안(약 3800억원) 부풀린 것으로 내부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는 83%나 곤두박질쳤다. 이후 루정야오(陸正耀) 루이싱커피 회장이 5억 1800만 달러(약 6312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디폴트(채무불이행)하자 주요 채권자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담보 주식을 동결하고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루이싱커피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스타벅스 등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리하게 출혈 경쟁을 펼친 탓이다. 루이싱커피는 할인권을 남발하고 소액의 비용을 추가 부담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이른바 제 살을 깎아 먹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루이싱커피의 아메리카노(24위안)를 한 잔 주문하면서 전날 받아 놓은 82% 할인권을 적용하면 단돈 4위안에 커피 한 잔을 살 수 있는 방식이다. 여기에다 배송비(6위안)를 추가하더라도 10위안밖에 안 든다. 이에 따라 실제로 2018년 루이싱커피는 9000만 잔의 커피를 팔고 16억 19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해 커피 한 잔당 평균 18위안의 손해를 봤다. 커피 원가조차 나오지 않는 금액을 받으면서 배달 인력을 고용해 사업을 확장했으니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교육기관 ‘하오웨이라이’도 매출 부풀리기 미국 월가에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글로벌 스타트업(신생 기업)들을 향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는 바람에 이들 기업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글로벌 스타트업들은 14억명이 포진한 광활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모아 몸집을 불려 직원 수천명을 고용한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수익모델이 여전히 취약해 재무 상태가 위태로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 초·중등 온·오프 전문교육기관인 하오웨이라이(好未來·TAL Education Group)는 7일 정기적인 내부 회계감사에서 한 직원이 계약을 위조해 매출을 부풀린 사실을 발견했다며 해당 직원은 현재 경찰에 구속됐다고 밝혔다. 다만 허위로 기재된 매출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논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2010년 뉴욕 증시에 입성한 하오웨이라이는 앞서 2018년 미국 상장사 비리고발 조사업체인 머디워터스가 71쪽에 이르는 익명의 보고서를 입수해 하오웨이라이가 2016회계연도 보고서부터 매출 조작을 해왔다고 지적하자 하오웨이라이 측은 잘못된 정보로 근거가 부족한 추측일 뿐이라고 반박해 사건을 무마한 까닭이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愛奇藝)도 회계부정 시비에 휘말렸다. 머디워터스는 나스닥에 상장된 아이치이의 이용자 수와 매출, 인수 대가 등이 허위로 기재됐다며 2018년 아이치이가 기업공개(IPO)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실적 등을 부풀려 왔다고 주장했다. 머디워터스는 특별위원회의 1차 조사 결과 아이치이가 뻥튀기한 2019년 매출액이 80억~130억 위안에 이르며 이용자 수도 42~60% 허위로 부풀려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계 조작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1563명의 아이치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9%의 이용자가 아이치이 협력 파트너인 징둥(京東) 공동 회원제를 이용하고 있는데, 아이치이는 이를 통합해 통계에 포함시켰다고 머디워터스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이치이와 징둥의 매월 회원비가 10위안이면 각각 5위안으로 나눠야 하는데 아이치이는 회계 보고서에 10위안으로 계산해 매출을 조작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아이치이 측은 성명을 통해 “보고서가 많은 오류와 잘못된 결론을 담고 있다”며 자사 재무 회계가 ‘최고 기준의 거버넌스와 내부 통제’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이치이는 지난 2월 낸 어닝 리포트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7% 늘어난 75억 위안이며 가입자 1억 690만명 가운데 98.9%가 유료라고 밝힌 바 있다. ●‘건수이쉐’ 순익 10배 뻥튀기 ‘의혹’ 중국 3위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多多)와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라이(蔚來·NIO), 온라인 교육업체 건수이쉐도 ‘넥스트 루이싱’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루이싱커피처럼 수년째 투자금을 소모하면서 기업 덩치를 키웠으나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는 공통적인 이력이 있다. 핀둬둬는 2015년 설립된 이후 3년 만인 2018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양분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모이면 할인’이라는 슬로건으로 나타난 핀둬둬는 처음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가 아닌 중국 3·4선 중소 도시를 공략했다. 친구와 함께 ‘공동구매’를 할수록 가격을 할인해 주는 정책으로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덕에 시가총액이 한때 2위 업체인 징둥닷컴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핀둬둬의 적자 규모는 85억 4000만 위안에 이른다. 할인을 유지하기 위해 100억 위안의 보조금을 남발했고 주 고객층이 중저가 소비자들에 집중돼 수익성 자체가 낮은 탓이다. 같은 기간 핀둬둬의 매출은 301억 4000만 위안으로 징둥닷컴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전기차 업계의 ‘스타’인 웨이라이는 2014년 설립 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적자 규모의 확대폭도 크다. 2016년엔 25억 73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손실 규모가 112억 위안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웨이라이가) 자체 기술 개발의 속도도 느리고 테슬라 모델3와의 경쟁에서 추가 투자금을 유치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건수이쉐는 2019년 재무보고서상의 순이익을 10배로 불리고 학생수도 허위 조작했다는 것이다.●중국 스타트업 급성장의 이면 검증해야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향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IPO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는 4~5년간 지속된 스타트업 투자 과열 분위기를 과거 ‘닷컴 버블’에 비교하며 ‘넥스트 루이싱’ 기업들을 솎아 내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니샤 고팔란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스펙터클한 붐이 일었다가 꺼진 중국 공유 자전거 회사 오포’를 루이싱커피와 함께 언급했다. 투자자들이 급성장의 이면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루이싱커피 회계 부정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중국 금융당국은 3일 “루이싱커피의 사기 혐의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금융 사기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했지만 처벌 강도가 무시해도 좋을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외환위기급 소비 위축… ‘집콕’에 덜 사고, 덜 놀고, 덜 사먹었다

    외환위기급 소비 위축… ‘집콕’에 덜 사고, 덜 놀고, 덜 사먹었다

    1분기 실질 GDP 3.1%포인트 줄인 셈 서비스업 대폭 추락… 전 분기比 2%↓ 투자·수출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낮아 대외의존도 높아 2~4분기엔 악화될 듯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건 민간소비가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2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해 소비가 위축되자 경제 전체가 흔들린 것으로 풀이된다.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6.4% 줄어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낮았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항목인 민간소비가 급감하자 성장률도 전 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 1분기 민간소비 감소는 전체 GDP를 3.1% 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지난 4년간(2016~2019년) 전기 대비 증감률이 -0.3~1.3%를 기록할 정도로 변화폭이 크지 않았다. 그만큼 코로나발(發) 소비 충격이 컸다는 얘기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1월 중순 이후부터 서비스, 민간소비 부문 중심으로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며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음식, 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는 물론 승용차, 의류 등 재화 소비까지 모두 줄었다”고 말했다. 소비가 급감하자 서비스업 생산도 역대급으로 추락했다. 도소매, 음식, 숙박업 등 서비스업 생산은 전 분기 대비 2.0% 줄었고, 감소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2%) 이후 가장 컸다. 특히 국내외 항공여객 감소와 이동을 꺼려 하는 분위기로 운수업(-12.6%)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민생경제와 밀접한 분야이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 호텔 등이 포함된 도소매·숙박음식업(-6.5%), 문화·기타서비스업(-6.2%), 의료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5.2%)의 생산 감소폭도 두드려졌다. 다만 제조업(-1.8%)은 상대적으로 생산 감소폭이 크지 않았고, 건설업(0.3%)은 소폭 증가했다. 투자와 수출은 나름 선방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와 수출이 회복 흐름을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어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수출은 2.0% 줄긴 했지만 민간소비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2분기에 소비가 살아나더라도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출 감소 등으로 성장률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2%로 전망했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2%)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1.5%)도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여파는 2~4분기에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성장률은 당연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상 최대의 재정지출을 감안하면 연간 성장률은 -0.5~0.5%로 본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日 확진 8111명 노숙자 수용 강구, 스웨덴 한국의 턱밑까지

    日 확진 8111명 노숙자 수용 강구, 스웨덴 한국의 턱밑까지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2일 기준으로 8111명이 됐다. 13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도쿄에서 166명의 감염이 새로 확인되는 등 일본 31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지역에서 50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누적 감염자는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해 8000명을 넘어섰다. 앞서 누적 감염자 수는 8135명으로 집계됐지만, 아이치현이 지난 11일 감염자로 공개한 28명 중 24명(사망자 1명 포함)이 재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발표해 이만큼 빠졌다. 코로나19 사망자는 6명 늘어 크루즈선 탑승자 12명을 포함해 149명이 됐다. 하지만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1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누적 감염자는 6748명, 누적 희생자는 108명으로 나와 있다. 크루즈선 탑승자를 제외해도 한참 모자라는 숫자다. 도쿄도 등은 도쿄에만 4000곳이 넘는 인터넷 카페들의 휴업을 강제해 ‘넷 난민’으로 불리는 이들과 노숙자들을 주변 호텔 등에 수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 집계에 따르면 초기 집단 면역 해법을 추구했던 스웨덴의 누적 감염자는 1만 483명으로 한국(1만 512명)과 거의 차이가 없어졌다. 스웨덴 사망자는 한국(214명)의 네 배 가까운 899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9000명을 넘어섰고, 하루 사망자 증가 폭도 여전히 7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전날보다 758명 늘어난 938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주의 사망자 증가 폭은 지난 7일 731명, 다음날 779명, 9일 79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일 777명, 11일 783명 등을 기록했다. 뉴욕주의 확진자는 전날보다 8236명이 증가한 18만 8694명으로 집계됐다. 뉴욕시 확진자는 주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만 3208명이다. 다만 뉴욕주의 신규 입원 환자는 53명 증가에 그쳐 감염 확산 이후 가장 적었다. 근처 뉴저지주 확진자는 전날보다 3733명이 늘어난 6만 1850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168명이 늘어난 235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의 감염자는 55만 5313명, 사망자는 22만 20명이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의 1124명에서 12일 1223명으로 99명 늘었다. 사망자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연속 100명 이상씩 늘었다가 전날 68명으로 줄었는데 다시 100명 증가에 육박했다. 확진자는 전날의 2만 727명에서 2만 2169명으로 1442명 늘었다. 확진자는 지난 2월 26일 처음 보고된 이후 45일 만인 전날 2만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만에 2만 2000명을 돌파했다. 확진자는 상파울루주를 포함한 남동부 지역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 정부와 시 정부들의 이동 제한과 휴업령 등이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한한다며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충돌하고 있다.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시 당국은 주요 도로 차단과 공원 폐쇄 등을 포함하는 도시 봉쇄(록다운)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주 지사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이동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어기는 주민은 체포하거나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기반으로 추산한 상파울루주의 사회적(물리적) 격리 참여율은 55% 정도다. 주 정부는 70%는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유망 스타트업들의 ‘민낯’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유망 스타트업들의 ‘민낯’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루이싱(瑞幸)커피(Luckin coffee)의 주식거래가 결국 중단됐다. 미국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루이싱은 7일(현지시간) 오전 9시15분부터 주식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뉴스 대기’ 상태로 주식 거래가 언제까지 중단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루이싱커피가 앞서 2일 류젠(劉健) 최고운영책임자(COO)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지난해 2~4분기 매출을 22억 위안(약 3800억원) 부풀린 것으로 내부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는 83%나 곤두박질쳤다. 이에 주요 채권자인 골드만삭스는 루정야오(陸正耀) 루이싱커피 회장이 5억 1800만 달러(약 6312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디폴트(채무불이행)하면서 담보 주식을 동결하고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스타트업(신생기업) 관련 업계에서는 루이싱커피가 출혈을 감수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바람에 ‘몰락’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루이싱커피는 스타벅스 등 해외 유명 커피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할인권을 남발하고 소액의 비용을 추가 부담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이른바 제 살을 깎아먹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루이싱커피의 아메리카노(24위안)를 한 잔 주문하면서 전날 받아 놓은 82% 할인권을 적용하면 단돈 4위안에 커피 한 잔을 살 수 있는 방식이다. 여기에다 배송비(6위안)을 추가하더라도 10위안 밖에 안 든다. 이에 따라 실제로 2018년 루이싱커피는 9000만 잔 커피를 팔고 16억 19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해 커피 한 잔 당 평균 18위안 손해를 봤다. 커피 원가조차 나오지 않는 금액을 받으면서 배달 인력을 고용해서 사업을 확장시켰으니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스타트업들을 향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 잇달아 터지는 통에 이들 기업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14억이라는 광활한 내수시장을 무기로 빠르게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중국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유망주’로 사랑받으며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모으며 몸집을 불려 왔지만, 직원 수천명을 고용한 대기업으로 성장한 후에도 재무 상태는 여전히 위태로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중국 초·중등 온·오프 전문교육기관인 하오웨이라이(好未來·TAL Education Group)는 7일 정기적인 내부 회계감사에서 한 직원이 계약을 위조해 매출을 부풀린 사실을 발견했다며 해당 직원은 현재 경찰에 구속됐다고 밝혔다. 다만 허위로 기재된 매출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논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2010년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한 하오웨이라이는 앞서 2018년 미국 상장사 비리고발 조사업체인 머디 워터스가 71쪽에 이르는 익명의 보고서를 입수해 하오웨이라이가 2016회계연도 보고서부터 매출 조작을 해왔다고 지적하자, 하오웨이라이 측은 잘못된 정보로 근거가 부족한 추측일 뿐이라고 반박해 사건을 무마한 까닭이다. 하오웨이라이는 과외라는 전통산업에 인터넷을 결합, 교육 수요자의 접근성을 끌어올려 ‘대박’ 기업이 됐다.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과 맞물려 교육에 관심을 갖는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자녀에게 보다 좋은 교육 환경을 경험시켜주고 싶은 부모의 교육열이 회사 성장세를 이끈 것이다. 중국 온라인 교육시장의 급성장세도 하오웨이라이의 성공을 거들었다. 2018년 중국 온라인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27.3% 증가한 1560억 위안을 기록했다. 2019년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2배에 가까운 2600억 위안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愛奇藝·iQIYI)도 회계부정 시비에 휘말렸다. 머디 워터스는 나스닥에 상장된 아이치이의 이용자 수와 매출, 인수 대가 등이 허위로 기재됐다며 2018년 아이치이가 기업공개(IPO)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실적 등을 부풀려왔다고 주장했다. 머디워터스는 특별위원회의 1차 조사 결과 아이치이가 뻥튀기한 2019년 매출액이 80억~130억 위안에 이르며 이용자 수도 42~60% 허위로 부풀려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계 조작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1563명의 아이치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9%의 이용자가 아이치이 협력 파트너인 징둥(京東) 공동 회원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아이치이는 회계연도에 이를 통합해서 통계에 포함시켰다고 머디워터스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이치이와 징둥의 매월 회원비가 10위안이면 각각 5위안으로 나눠야 하는데 아이치이는 회계연도 보고서에 10위안으로 계산해 매출을 조작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아이치이 측은 성명을 통해 “보고서가 많은 오류와 잘못된 결론을 담고 있다”며 자사 재무 회계가 ‘최고 기준의 거버넌스와 내부 통제’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이치이는 지난 2월 낸 어닝 리포트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7% 늘어난 75억 위안이며 가입자가 1억 690만 명 가운데 98.9%가 유료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3위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와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라이(蔚來·NIO), 온라인 교육업체 건수이쉐도 ‘넥스트 루이싱’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업체는 루이싱커피처럼 수년째 투자금을 소모하면서 기업 덩치를 키웠고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는 공통 이력이 있다. 핀둬둬는 2015년 설립된 이후 3년만인 2018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징둥닷컴이 양분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모이면 할인’이라는 슬로건으로 나타난 핀둬둬는 처음부터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가 아닌 중국 3·4선 중소 도시를 공략했다. 친구와 함께 ‘공동구매’를 할수록 가격을 할인해주는 정책으로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덕분에 시가총액이 한때 2위 업체인 징둥닷컴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핀둬둬의 적자 규모는 85억 4000만 위안에 이른다. 할인을 유지하기 위해 100억 위안의 보조금을 남발했고 주 고객층이 중저가 소비자들에 집중돼 수익성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핀둬둬의 매출은 301억 4000만 위안으로 징둥닷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전기차 업계의 ‘스타’인 웨이라이는 2014년 설립 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적자 규모의 확대폭도 크다. 2016년엔 25억 73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손실 규모가 112억 위안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웨이라이가) 자체 기술 개발의 속도도 느리고 테슬라 모델3와의 경쟁에서 추가 투자금을 유치하긴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건수이쉐는 2019년 재무보고서 상의 순이익을 10배로 불리고 학생수도 허위 조작했다는 지적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향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IPO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는 4~5년간 지속된 스타트업 투자 과열 분위기를 과거 ‘닷컴 버블’에 비교하며 ‘넥스트 루이싱’ 기업들을 솎아 내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니샤 고팔란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스펙타클한 붐이 일었다가 꺼진 중국 공유 자전거 회사 오포’를 루이싱커피와 함께 언급했다. 투자자들이 급성장의 이면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루이싱커피 회계 부정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중국 금융당국은 3일 “루이싱커피의 사기 혐의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싱가포르 언론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금융 사기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했지만, 처벌 강도가 무시해도 좋을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19에도 흑자폭 확대…2월 경상흑자 64억 달러

    코로나19에도 흑자폭 확대…2월 경상흑자 64억 달러

    반도체 경기 호전, 조업일수 증가로 흑자 폭 개선여행객 감소로 여행수지 적자 폭도 전년 대비 줄어 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확대됐다. 설 연휴가 포함돼 있었던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증가한데다 반도체 경기 호전으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개선됐다. 또 해외여행 감소로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4억 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지난해 2월(38억 5000만달러)보다 25억 6000만달러 늘어났다. 상품수지 흑자는 65억 8000만달러로 1년 전(54억 2000만달러)보다 11억 6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없어 조업일수가 3.5일 늘었고, 반도체 수출물량은 1년 전보다 51.3%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중국 수출이 많이 줄었으나 미국과 동남아 지역으로는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14억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9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객이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는 5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2억 7000만 달러나 줄었다. 출국자 수는 같은 기간 262만명에서 105만명으로 60% 감소했다.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로부터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12억 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흑자 폭이 7억 9000만 달러 늘어났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5억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1년 전보다 20억 7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8억 3000만 달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28억 7000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억 7000만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교실선 와이파이도 안 되는데… 교사들 ‘온라인 개학’에 발동동

    교실선 와이파이도 안 되는데… 교사들 ‘온라인 개학’에 발동동

    규제 탓에 IT 인프라 20년 가까이 뒤처져 교사들 사비로 웹캠·태블릿 등 마련 분주 맞벌이 “학습 격차 우려… 무급휴가 낼 판” 취약계층 관리·사이버 학폭도 고민거리로 “‘쌍방향 수업’을 하라며 교육청에서 권장한 화상회의 플랫폼을 내려받으려 했더니 차단돼 있네요.”(경기 김포시 A초등학교 교사) “집에 컴퓨터가 한 대뿐이고 초등학교 저학년인 둘째와 셋째는 스마트폰도 없는데, 노트북을 두 대 사야 하나요?”(서울 도봉구 학부모 B씨) 교육부가 코로나19로 4월 6일에도 정상적인 개학이 어려울 경우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학교 현장의 IT 인프라와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은 “규제 일변도의 관행으로 학교의 IT 기반은 20년 가까이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보안을 이유로 학교에는 특별실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와이파이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또 학교 컴퓨터에는 웹캠과 마이크가 없어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하다. 서울교육청은 학교별로 무선 AP를 설치하는 등 원격수업이 가능한 교무실을 1곳 이상 구축하도록 자체 예산을 사용하고 추후 15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모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 장비를 구입하기엔 부족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들이 사비를 들여 태블릿과 웹캠, 마이크 등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학교보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개학을 하면 재택근무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이 학교 수업보다 학생 간 학습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수행평가나 지필평가를 치를 수 없어 학생의 수업 참여를 유도할 방법이 제한적이다. 또 전문 유튜버의 화려한 영상에 익숙한 학생들은 온라인 학습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조차 어렵다. 평소 인터넷 강의를 활용한 자기주도학습에 익숙한 학생이나 부모가 학습 관리를 해 주는 학생은 온라인 수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인터넷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출석하는 것조차 게을리할 수 있다. 맞벌이 학부모인 B씨는 “초등 저학년 자녀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열심히 들을 것 같지 않다”며 “아이가 뒤처지지 않게 무급휴가를 내고 과제와 복습까지 일일이 챙겨줘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모든 학생에게 스마트기기가 지급돼 동등한 환경에서 수업에 임할 수 있을지, 취약계층의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 온라인 학습 방법을 어떻게 지도할지 등도 과제다.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소통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학교폭력’도 학교의 고민거리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학생들이 올바른 태도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온라인 수업에 임할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 박자 늦은 정부·아쉬운 시민의식… 伊 ‘죽음의 행렬’ 키웠다

    한 박자 늦은 정부·아쉬운 시민의식… 伊 ‘죽음의 행렬’ 키웠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4825명으로 하루 새 793명(19.3%)이 급증했다. 지난 16일 2158명에서 불과 5일 만에 사망자가 2배를 넘었고 지난 19일(3405명)부터는 중국 사망자 수(3248명)도 넘어섰다. 전국민 이동차단령 등 초강수에도 상황이 악화되자 이탈리아 당국은 공장과 공원 등도 폐쇄키로 했다. 각국 언론들은 정부의 안이한 태도, 한 박자 늦은 대처, 일부의 미흡한 시민의식 등을 거론하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이탈리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날 “이탈리아는 현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식품·보건·방역 등 당장 필요한 필수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제외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페라리와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인공호흡기 생산에 동참키로 했다. 지난달 21일 롬바르디아주에서 한 남성(38)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모든 것이 급변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도 전날보다 6557명(13.9%) 증가한 5만 3578명으로 증가폭도 가장 크게 뛰었다. 치명률 역시 9%로 한국(1.16%)의 약 8배다.하지만 전국민 봉쇄령은 쉽게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영자지 더 로컬은 “일주일간 이동차단령을 어겨 벌금(206유로·약 27만 5000원)을 받은 이가 5만 3000명을 넘는다”고 이날 보도했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사람들로 북적대는 공원을 직접 순찰하며 찍은 동영상을 올리고 “의식 없는 이들 때문에 방역이 무너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21일부터 전국 야외공원을 폐쇄했다. 더 나아가 베네토주의 한 지자체는 드론 순찰을 위해 민간 업체와 손을 잡았고, 당국은 군 병력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탈리아의 한 박자 늦은 대처를 분석한 뒤 미국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1월 30일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지만 열흘 전에 ‘이탈리아·중국 관광의 해’ 행사를 자국에서 치렀다. NYT는 “여기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지란 생각은 안 된다. 단지 열흘(늦은 것)이 영원히 갈 수 있다”고 했다. 또 첫 확진자인 38세 남성은 직전에 수많은 이들과 식사를 하고 축구도 즐겼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당시 다른 확진자나 의심환자는 ‘없다’고 알렸다. NYT는 질병전문가의 말을 빌려 “첫 확진자가 아니라 200명은 퍼져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메시지도 엇갈렸다. 지난달 말 롬바르디아주에서는 병실이 포화였는데, 당국은 “0.089%만 격리됐다”고 선전했고 밀라노는 두오모 성당을 재개방했다. 콘테 총리는 3월 8일에서야 국가비상사태라며 북동부를 ‘레드존’으로 지정했고, 이틀 후 이탈리아 전역을 이동제한지역으로 묶었다. 이외 싱가포르스트레이트타임스(ST)는 이탈리아는 중위 연령이 45.4세로 중국보다 7세가 높은 초고령 국가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이탈리아의 사망자 평균 연령은 78.5세였다. ST는 이어 “가장 두려운 건 코로나19가 가난하고 의료 설비가 미흡한 남부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세르데냐, 바실리카타, 풀리아, 시칠리아 등 남부의 확진자도 20% 이상씩 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OCI군산공장 구조조정 돌입

    가동 중단에 들어간 OCI 군산공장이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6일 OCI 군산공장에 따르면 최근 본사 차원에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정확한 퇴직 인원은 이달 말 접수가 마감된 뒤 결정될 예정이지만, OCI가 최근 5분기 연속 적자를 봤고 적자 폭도 커지고 있어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군산공장의 경우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인 만큼 전체 직원 1080명 중 상당수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OCI 군산공장은 앞서 지난 20일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함에 따라 가동을 멈췄다.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로 태양광 폴리실리콘 국제가격이 급락해 적자 폭이 커진 데 따른 조처다. OCI 군산공장의 생산라인 변경과 구조조정은 협력업체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현재 군산공장의 협력사는 10여곳이며 종사자는 300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OCI 군산공장 관계자는 “사업 구조 재편에 따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국내 다른 공장으로의 분산 배치 등의 방법으로 퇴직 규모를 최소화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흘 만에 추가 방안 내놓은 금융위...6개월간 공매도 금지 발표

    사흘 만에 추가 방안 내놓은 금융위...6개월간 공매도 금지 발표

    13일 금융위원회가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내용의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한 것은 미국과 유럽 주요 증시가 10% 안팎으로 폭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폭도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기존 공매도 규제를 3개월간 강화하는 수준의 대책을 내놓았던 금융위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임시 회의를 열고 오는 16일부터 6개월(3월 16일~9월 15일) 동안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을 불러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주재한 이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금융시장 및 제반 경제 동향을 보고받고 “과거 사례와 비교는 할 수 있으나 그때와는 양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 없는 일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공매도의 순기능 등을 이유로 전면 금지 조치를 망설였던 금융위도 기존 검토했던 전면 금지안을 꺼내놓게 됐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도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공매도 세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즉각적인 주식 공매도 금지조치를 취할 것을 금융당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3%(62.89포인트) 하락한 1771.4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7.01%(39.49포인트) 떨어진 524.0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에선 사상 최초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가격 안정화 장치인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될 정도로 기록적인 장중 하락폭을 보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계적 주가 급락으로 시장 불안심리가 증폭됨에 따라 시장 전체적으로 과도한 투매 등이 발생할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조치는 오히려 글로벌 금융시장의 폭락을 이끈 주요 원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 부양정책 없이 유럽발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발표했고, ECB는 시장 예상과 달리 예금 금리를 동결하고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 가까이 폭락했고, 독일 DAX 30 지수와 영국 FTSE 100 지수도 각각 12.2%, 10.09%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10영업일 누적 6조 5000억원을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수 하락세가 지속되고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공매도 규제를 강화한 이후인 지난 11일(6633억원)과 12일(8722억원)에도 꾸준히 늘었다. 은성수 위원장은 “지난 10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시장 조치를 취했지만 주요국의 주가가 하루에 10%씩 하락하는 시장 상황에서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시장의 불안 심리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강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역대 세 번째 공매도 금지를 결정하면서 금지기간을 6개월로 정한 것은 그만큼 현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8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고, 2011년 8월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는 3개월간 금지했다. 금융위는 6개월 후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기간 동안 금융위는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 한도도 완화된다. 아울러 증권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같은 기간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도 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위가 지난 10일 시장 상황을 오판해 사흘 만에 다시 추가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선 적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은 위원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그 당시로는 약간 희망 섞인 판단을 하고 그 판단에 따라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은 위원장은 “두 가지 카드는 다 갖고 있었으나 당시 상황에서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어제부터 10%씩 떨어지니까 과감하게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규제 강화 전 막차” 2월 가계대출 9조 넘게 급증

    “규제 강화 전 막차” 2월 가계대출 9조 넘게 급증

    12·16 대책 직전 경기권 대출 수요도 작용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9조원 넘게 급증했다.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렸던 데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직전에 발생한 주택 대출 수요도 많았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9조 1000억원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월(3조 7000억원)과 전년 동월(2조 5000억원) 증가폭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8년 10월(10조 4000억원) 이래 최대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9조 3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으로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컸다. 이 가운데 주택대출은 7조 8000억원 증가해 2015년 4월(8조원)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은행권 주택대출 증가분에는 전세자금대출 증가분 3조 7000억원도 포함됐다. 전세자금대출 증가폭도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7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지난 1월 말 시행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규제를 피하기 위한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택대출 규제가 실제 영향을 미치는 데는 계약 시점과 잔금 시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2~3개월 시차가 있다. 이에 따라 12·16 부동산 대책 직전에 거래를 마친 주택에 대한 대출이 2월에 이뤄진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경기도에서 주택거래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이 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모두 2만 1000가구였다. 아파트거래 신고 기한(30~60일)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는 더 많았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은 아파트 매매가 지난해 말 1만 가구에서 올해 1월 6000가구로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아파트 거래가 많이 일어난 데다 12·16 대책 이전에 발생한 거래에 따른 자금 수요도 주택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줬다”며 “규제 강화 전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는 선수요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40일 만에 체포된 용의자는 ‘아빠’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40일 만에 체포된 용의자는 ‘아빠’

    2019년 8월 22일, 어머니와 함께 집을 보러 가기로 한 은정 씨가 온종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친정 식구들은 전날 밤 보냈던 문자에도 답이 없던 은정 씨가 걱정되어, 밤 9시경 은정 씨 빌라를 찾아갔다. 하지만 불은 모두 꺼져있었고,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밤 11시경,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고 들어간 가족들. 후덥지근한 공기로 가득 차 있던 집안에서 묘한 서늘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은정 씨(가명)와 여섯 살배기 아들 민준 군(가명)은 낯선 방문자가 다녀간 밀실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참혹한 모자의 상태에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 발견된 은정 씨는 아이 쪽을 바라보며 모로 누워있었고, 거꾸로 누운 어린 아들의 얼굴 위에는 베개가 덮여있었다. 부검 결과 두 사람의 사인은 모두 목 부위의 다발성 자창. 은정 씨는 무려 11차례, 민준이는 3차례에 걸쳐 목 부위를 집중적으로 피습 당한 상태였다. 몸에 별다른 방어손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둘 다 잠옷을 입은 채 발견된 점으로 보아 누군가 잠든 모자의 목 부위만을 고의로 노려 단시간에 살해한 것으로 추정됐다.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전문가들은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강력한 힘으로 찔렀을 것이라 분석했다. 또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위에 올라타 찔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은정씨는 반팔 티셔츠에 속옷만 입은 상태였고 민준이도 얇은 내의 차림이었다. 수사가 거듭될수록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외부침입의 흔적이 없었던 것. 현관문을 억지로 연 흔적도, 베란다나 창문으로 침입한 흔적도 없었다. 물건을 뒤진 흔적이나 사라진 귀중품도 없었다. 피해자들이 피를 엄청나게 흘렸지만 침대 밖 어디에도 피 묻은 손자국이나 발자국이 없었다. 지문이나 족적 하나 남기지 않고 범인은 어디로 들어와 어떻게 빠져나간 것일까. 10월 초, 사건 발생 40여 일 만에 용의자가 체포됐다. 그날 아내의 행방을 모른다 했던 은정씨의 남편이자 6살 민준이의 아빠 조 모씨였다. 지난해 10월 구속된 후 조씨는 일관되게 무죄를 호소하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남편 “나가기 전까지 두 사람 살아있었다” 살해 당하기 전 8월 21일 오후 은정씨는 근처에 사는 언니 집에 잠시 놀러 갔다고 한다. 민준이의 하원 시간에 맞춰 어린이집에 들렀던 민정씨. 모자는 오후 4시28분 집으로 들어갔다. 지인들은 메시지 등을 보여주며 저녁까지도 이상한 낌새가 없었다고 했다. 평소 아침부터 밤까지 서로의 일상을 공유해왔다는 친구들. 은정씨까지 9명이 함께 한 단체 채팅방에서는 저녁 메뉴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출판 일을 하던 은정 씨는 오후 8시40분께 업무 관계자와도 대화를 나눴다. 언니, 오빠와의 채팅방에서도 오후 8시49분까지 일상적인 대화가 오갔다. 그 이후 은정씨는 자신에게 온 메시지를 읽지 않았다. 빌라 이웃들은 그날 밤 수상한 차량을 봤다고 말했다. 수요일 밤에 있었는데 날이 밝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다는 차량. 가끔씩 보였던 검은색 SUV 차량. 그런데 전에는 보였던 블랙박스 불빛이 그날 따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방범CCTV에 차량의 모습이 포착됐다. 은정씨 남편 조씨의 검은색 SUV였다. 조씨는 그날 오후 8시56분 집으로 돌아왔다. 조씨의 차량은 다음날 새벽 1시35분께 집을 떠났다. 조씨는 자신의 작업장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평소 집에 거의 오지 않았다는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아내에게 문자가 와 민준이가 만든 것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시간 맞춰서 갔다. 밤 9시쯤 도착해 아이와 놀다가 배가 고파 혼자 밥을 먹었다. 밤 10시쯤 침대에 누워 다 같이 잤다. 새벽에 잠이 깨 작업장에 가겠다고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당시 아내와 아이가 살아있었다는 것이 남편 조씨의 주장이다. 조씨가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자 가족들과 지인들 모두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은정 씨의 유가족들은 사건 당일 조씨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처가 식구들이 돌아가며 은정 씨 안부를 확인했지만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딸의 죽음을 확인한 후 아버지는 “제일 알아야 될 사람이 사위인 것 같아서 전화했다. ‘은정이 갔다’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장인과의 통화 후에도 조씨는 응답 없는 은정씨에게 문자 메시지만 보냈다고 한다. 당시 경찰과 온 그를 봤던 이웃 역시 조씨의 모습이 의아했다고 했다. 은정씨 친구들도 “장례식장에서도 잠깐 왔다 갔다고 하고 제대로 못 봤다”고 밝혔다. 모자의 빈소에 잠시 방문했을 뿐 상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조씨 부모는 “갑자기 어저께 만나고 온 자식 마누라가 오늘 죽었다고 한다. 멍해져 버리는 거다.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항변했다. 조씨는 ‘은정이가 갔다’는 말이 죽었다는 의미인지 꿈에도 몰랐고 모든 것은 은정 씨 가족의 오해와 음해라고 했다. 상주 역할을 못한 것에 대해서도 조씨 부모는 “아들이 갔었는데 못 들어가게 제지하고 막아버린 거다. 장례식장에 나도 갔다. 아들을 못 들어오게 하더라. 무슨 권한으로 그러는지. 살벌해서 전날 장지를 먼저 갔다. 가서 다 보고”고 주장했다. 범인은 모자 살해 후 욕실에서 손을 닦았다 사건 현장에서는 새로운 흔적이 나왔다. 감식 결과 욕실 세면대 배수구, 빨래 바구니 수건에서 피해자들의 혈흔이 발견된 것. 범인은 침실에서 모자를 살해 후 욕실에서 손을 닦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수건에서는 조씨의 DNA가 함께 검출됐다. 조씨 부모는 “집에 갔는데 샤워를 했다. 같이 자고 같이 밥 먹는데 DNA가 안 나왔다는 게 (더 이상하다)”며 집안에서 아들의 DNA가 검출됐으나 조씨의 차량이나 작업장에서는 어떤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을 분석한 프로파일러는 “여성과 아이만 있다. 늦은 시간이다. 이 정보를 알고 있지 못한다면 남편이나 다른 가족이 귀가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좁은 동선을 빠르게 들어 와서 저항하지 않는 피해자들을 일방적으로 살해하고 도주하는 과정에서도 침착하게 문을 닫아놓고 간 행동이 면식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공격하고 도망가면 되는데 불구하고 아들의 얼굴을 베개로 덮었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느끼는 어떤 감정 때문에, 아이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택근무를 하며 대부분의 일상은 민준이 엄마로 살았다는 은정씨. 사건 발생 무렵 은정씨와 남편 조씨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조씨를 대신해 생활비는 물론 작업장 운영비까지 부담했다는 은정씨. 육아도 그녀의 몫이었다고 한다. 신혼 초부터 작품 활동을 이유로 외박이 잦았던 남편은 몇 년 전부터 집에 거의 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들을 보러 집에 오라고 사정을 해왔던 은정씨. 두 사람의 메시지를 확인해보니 2018년 10월엔 이혼 얘기까지 나왔다. 가족에 무관심한 남편에게 서운함을 표하자 조씨가 먼저 이혼하자고 말했다. 반면 조씨 부모는 아들이 가정에 일부 소홀했더라도 사건 발생 무렵에는 부부 사이가 좋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세 식구는 사건 발생 몇 달 전부터 물놀이를 가거나 함께 시간을 보냈다. 경찰이 남편 조씨를 범인으로 만들었다는 조씨 부모의 주장은 무엇일까. 경찰은 조씨의 차량과 작업실에 있던 옷까지 꼼꼼하게 조사했지만 직접 증거는 찾지 못했다. 증거를 찾지 못했다. 조씨가 새벽 1시 35분 이후 집에 들어가 모자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는 이 집을 찾은 마지막 방문자였을까. 조씨는 그날 새벽 1시 35분 집을 떠났다. 경찰은 교통 CCTV를 뒤져 그의 차량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확인했다. 조씨는 곧바로 작업장으로 향했다. 세 식구가 함께 자다 혼자 잠에서 깨 작업장으로 돌아갔다는 조씨. 조씨는 작업실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오전 11시가 넘어서 외출했다.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범행 도구는 현재까지도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가족과 경찰이 범행 도구와 관련해 주목한 부분이 있었다. 은정 씨 집에 있던 칼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8년 전 어머니가 스페인 여행에서 사온 6개짜리 칼 세트였다. 제일 작은 과도는 친정집에서 사용했고 현장에서 발견된 건 네 자루 뿐이었다. 전문가는 “한쪽만 날이 있는 칼 같고 길이도 좀 있고 폭도 있다. 부엌칼 형태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칼날 길이는 15cm 전후, 폭은 4cm 이하일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피해자 몸에 남은 자창의 형태를 볼 때 칼날은 매우 예리할 것이라고 한다. 또 범행 도중 몸에 피가 묻거나 발로 밟은 흔적 같은 게 남기 마련인데 범행 현장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조씨 측은 사건 무렵 부부관계가 회복됐다며 범행동기가 없다고 주장했다.잠들었다는 남편, 경마 관련 어플 접속 살인범의 공격에 큰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사라진 은정씨 모자. 수요일 밤 남편이 도착했던 9시께 모자는 살아있었을 것이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밤 10시가 넘어 함께 잠이 들었고 1시에 잠에서 깨 작업실로 갔다고 했다. 그런데 밤 12시 다 된 시간, 10시에 잠들었다고 한 조씨가 4분간 경마 관련 어플에 접속한 흔적이 발견됐다. 조씨 부모는 “아들은 접속한 적 없다고 한다. 은정이가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조씨와 부모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 명이 있는데 아이는 이걸 할 수 없을 거다. 자기가 안 했으면 부인이 했다는 거다. 부인은 12시에 깨어있었다는 거다”, “일상적으로 휴대폰 어플에 접속할 수 있다. 기록이 있는데 굳이 자기는 자고 있었다고 한다는 건 그 시간에 자기가 깨어있었다는 걸 감춰야 할 이유가 있다는 거다”고 분석했다. 경찰 수사 결과 조씨가 결혼 전부터 한 여성과 만남을 가졌고, 사건 3개월 전부터는 경마 배팅으로 상당한 돈을 사용하고 있었다. 조씨 가족들은 이에 해당 여성이 아들을 일방적으로 좋아했고 외도를 했다 하더라도 살해 동기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반면 이 여성은 조씨가 아내와 화해했던 7월과 8월초까지도 그녀에게 곧 이혼할 거라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이 여성은 “아이 보러 안간다고 하고. 부부 사이가 안 좋아서 애도 별로 안 좋아하나 생각했다. 아이에 대해 친자 확인을 해야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아들에게 별다른 애정을 보이지 않았다며 친아들이 맞는지 의심하는 발언도 여러 번 했다는 것이다. 범죄심리학자들은 “7월에 화해하고 사과했을 땐 금전적으로 급했던 거 같다. 부인이 자기한테 아이 학원비라도 매달 30만 원씩 달라고 했을 때는 놀라고 황당해했다. 본인한테 효용 가치가 없고..”라고 분석했다. 조씨가 자신의 아내 은정씨를 어떤 존재로 생각했는지가 이 사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1심 재판 중인 조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재판에서 중요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두 피해자의 사망 추정 시간이다. 부검 당시 은정 씨와 민준이의 위에서 죽 상태 음식물이 발견됐다. 통상적으로 식후 6시간 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사람에 따라 편차가 커 논란이 되고 있다. 수요일 저녁 언니가 싸준 스파게티를 먹었던 두 사람. 식후 6시간 내에 사망했다면 조씨가 집에 머물 때와 겹친다. 전문가는 “위 내용물은 참 부정확하기는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잘 안된다. 그런데 두 명의 변사자가 동시에 돌아가셨을 때는 범위를 좁힐 수 있다. 한 명이면 단정하기 어려운데 두 사람이다”고 분석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美 금리 파격 인하에… 머쓱한 한은, 새달 ‘뒷북 인하’할 듯

    美 금리 파격 인하에… 머쓱한 한은, 새달 ‘뒷북 인하’할 듯

    긴급회의 이주열 “여건 변화 감안해야” 전문가 “추경에도 한은 경기 뒷받침 실기” 이달 임시금통위서 금리인하할 수도‘코로나 직격탄’에도 불구하고 핀셋 대책이 더 적절하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머쓱해졌다. 코로나19 피해가 초기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3일(현지시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나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뒷북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이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 금리를 급하게 내린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인하 폭도 통상적인 0.25% 포인트의 2배인 0.5% 포인트로 2008년 12월 이후 최대다. 한국보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느리고, 경제 상황도 나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자 한은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고 코로나19 사태를 너무 안일하게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코로나19가 이달 중 정점을 찍고 진정될 것이라고 봤다. 금리 인하보다 피해 업종을 선별 지원하는 핀셋 대책이 더 효과적이라고도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이날 추경을 내놨는데 한은이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을 뒷받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확산돼 경기가 더 얼어붙으면 금리 인하 실기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로 미국 정책금리가 국내 기준금리(1.2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이런 정책 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이달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상황이 급박해 금리 인하 시점에 따라 추경 효과가 커지거나 반감될 수 있다”며 “다음 금통위가 4월 9일이어서 (한은 금통위가) 임시회의를 열고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설사 이렇게 된다고 해도 지난달 한은 금통위의 판단 미스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민 ‘분노’ 한달 만에 더 커졌다… 10명 중 7명 “일상 정지”

    국민 ‘분노’ 한달 만에 더 커졌다… 10명 중 7명 “일상 정지”

    국민 다수가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이 정지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뉴스를 접할 때 ‘분노’를 가장 크게 느낀다는 국민 비중도 대폭 늘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지난 2월 25~28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절반 이상 정지된 것으로 느낀다’는 응답이 59.8%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이 사태 초기인 1월 31일~2월 4일 1차 설문조사를 했을 때 같은 응답을 한 비율(48.0%)보다 11.8% 포인트 늘었다. 감정의 변화폭도 컸다. 1차 조사 때는 코로나19 뉴스를 접할 때 떠오르는 감정으로 가장 많은 60.2%가 불안을 꼽았고, 공포(16.7%), 충격(10.9%), 분노(6.8%), 혐오(3.8%), 슬픔(1.6%)이 뒤를 이었다. 2차 조사 때도 불안이 48.8%로 가장 높게 나오기는 했으나 1차 조사 때보다는 비중이 줄었다. 반면 분노를 느꼈다는 응답은 1차 6.8%에서 2차 21.6%로 대폭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유 교수는 “사망자가 늘고, 중요한 예방수단인 마스크를 구할 수 없고, 자가격리 규칙을 어긴 다른 시민의 소식을 접하며 느끼는 불안으로, 불만과 불신이 결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한 지역은 환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이었다. 지난 한 달여간 받은 스트레스에 대해 대구·경북 응답자들의 65.0%는 ‘스스로를 무기력하고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한다’고 답했다. 전체 평균 58.1%보다 높다. 정부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코로나19 사태는 보건당국의 부실한 대응, 감염자들의 무책임한 외부활동 때문에 초래된 위험’이라는 생각이 74.2%로 나타나 1차 조사(62.4%) 때보다 확연히 늘었다. 특히 청와대에 대한 신뢰(49.5%)가 1차 조사(57.6%)보다 8.1% 포인트 하락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코로나 직격탄’에도 금리 동결한 한은, 4월에 ‘뒷북’ 인하할 듯

    ‘코로나 직격탄’에도 금리 동결한 한은, 4월에 ‘뒷북’ 인하할 듯

    ‘코로나 직격탄’에도 불구하고 핀셋 대책이 더 적절하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의 판단이 머쓱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나 내려서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뒷북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이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 금리를 급하게 내린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인하폭도 통상적인 0.25% 포인트의 2배인 0.5% 포인트로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한국보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느리고, 경제 상황도 나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자 한은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고 코로나19 사태를 너무 안일하게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코로나19가 이달 중 정점을 찍고 진정될 것이라고 봤다. 금리 인하보다는 피해 업종을 선별 지원하는 핀셋 대책이 더 효과적이라고도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이날 추경을 내놨는데 한은이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을 뒷받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확산돼 경기가 더 얼어붙으면 금리 인하 실기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에 금리를 내려도 뒷북 인하에 그치게 돼 한은이 이달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상황이 급박해 금리 인하 시점에 따라 추경 효과가 커지거나 반감될 수 있다”며 “다음 금통위 개최 시기가 멀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한은 금통위가)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설사 이렇게 된다고 해도 2월 한은 금통위의 판단 미스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0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사상 최대 폭인 0.75% 포인트 내렸다.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에도 임시 금통위에서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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