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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탈자가 된 일부 시위대…美 경찰, 명품매장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약탈자가 된 일부 시위대…美 경찰, 명품매장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지난 9일(현지시간) 고향 땅 휴스턴에 영면한 이후 현지 경찰의 시위대를 가장한 도둑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뉴욕 경찰이 도둑들에 털리는 명품 매장의 CCTV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용의자 체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조지 플로이드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1월 저녁 11시 30분. 당시 뉴욕시에 위치한 명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한 매장에 수십여 명의 도둑들이 들이닥쳤다.이들은 매장의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와 에르메스, 루이뷔통, 펜디 등의 값비싼 핸드백 등 명품을 순식간에 쓸어갔다. 이날 이 매장에서 털린 피해 금액만 무려 37만 5000달러(약 4억5000만원). 충격적인 사실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에 반대하던 시위대 중 일부가 이처럼 폭도로 돌변해 상점을 약탈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의 본질적 의미는 이같은 일부 시위대들에 의해 완전히 변질됐다. 미 전역 곳곳의 건물과 상점에 침입해 방화와 약탈이 자행됐기 때문이다. 뉴욕경찰에 따르면 놀랍게도 지난 1일 하루에만 뉴욕시내에서 총 2300곳이 넘는 상점들이 도둑맞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이에 현지 경찰은 조지 플로이드 장례식이 끝난 이후부터 뒤늦게 도둑잡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11일 플로리다 주 힐스버러 카운티 경찰도 일부 시위대가 대형마트인 월마트를 터는 충격적인 CCTV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지언론은 "일부 시위대의 약탈 행위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외쳤던 메시지를 무시하는 짓"이라면서 "경찰이 뒤늦게 도둑을 잡기위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시위대인가 약탈자인가…美 경찰, 월마트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시위대인가 약탈자인가…美 경찰, 월마트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지난 9일(현지시간) 고향 땅 텍사스 주 휴스턴에 영면했지만 그가 남긴 반향은 컸다. 전세계에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일깨웠기 때문이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냈지만 이중 일부는 폭도로 돌변해 민간인을 폭행하고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시위대 중 일부가 약탈자로 변신해 대형마트인 월마트를 터는 충격적인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30일 토요일 저녁.이날 플로리다 주 템파의 이스트 플레처 거리에 위치한 월마트에 약 200여 명의 폭도들이 해머 등으로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했다. 이어 폭도들은 닥치는데로 마트 내에 있는 상품들을 쓸어담아 도망쳤다. 이날 피해금액은 약 11만 6000달러(약 1억 4000만원)로 당시 마트는 바깥에서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관련 시위로 폐점된 상태였다. 수사에 나선 힐스버러 카운티 경찰은 "마트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면서 "그날 밤 시위대가 외쳤던 메시지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상품을 약탈한 용의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뒤늦게 영상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의 본질적 의미는 이같은 일부 시위대들에 의해 완전히 변질됐다. 미 전역 곳곳의 건물과 상점에 침입해 방화와 약탈이 자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0일과 31일 주말 시위에서는 폭도로 변한 시위대 중 일부가 지역 내 상점과 명품 매장 등에 침입해 닥치는 대로 상품을 약탈했으며 이 모습은 그대로 동영상으로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려 깊지 못한 처신에… NYT·인콰이어러 편집장들 결국 사임

    사려 깊지 못한 처신에… NYT·인콰이어러 편집장들 결국 사임

    “군 투입” 기고 실은 베넷 편집장 퇴진 191년 역사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건물도 중요하다’ 제목에 비판 쏟아져 “언론사 구조적 인종 편견 토론 촉발”흑인 사망 규탄시위 현장에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공화당 상원의원의 기고문을 게재했다가 거센 반발을 산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사설 담당 편집장이 7일(현지시간) 결국 사임했다. 지역 유력 언론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역시 이번 시위의 핵심 구호인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M)를 비꼰 제목을 달았다가 수석 편집장이 물러났다. NYT의 아서 설즈버거 발행인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난주 우리는 편집 과정에 중대 결함이 있음을 알게 됐다. 제임스 베넷 사설 담당 편집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고 NBC 등이 전했다. 제임스 다오 사설 담당 부편집장도 발행인란에서 제명됐다. 앞서 지난 3일 NYT는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의 “군대를 투입하자”는 기고문을 실었다가 사내 반발에 시달렸다. 코튼 의원은 폭동진압법에 의거한 연방군 투입을 촉구하며 “조지 플로이드 죽음과 무관하게 폭도들이 약탈을 자행해 도시들을 무정부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800여명의 직원이 항의 청원에 서명했고, 처음에 기고를 옹호했던 설즈버거 발행인은 “NYT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물러섰다. 경영진의 사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베넷 편집장이 물러났다. 코튼 의원은 보수성향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NYT가 태도를 바꾼 것을 ‘잠 깬 어린아이 무리에 굴복했다’는 비유로 강력 비판하며 “좌편향 기사 위주인 신문에 내 칼럼은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기회마저 억압당했다는 것이다. 191년 역사를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지난 2일 ‘시위로 지역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훼손됐다’는 내용의 칼럼에 ‘건물도 중요하다’(Buildings Matter, Too)는 제목을 달았다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스탠 비시노브스키 수석 편집장은 이튿날 공식 사과문을 싣고 “우리는 상당히 모욕적인 제목을 썼다”며 “마치 흑인 사망과 건물의 훼손이 같을 수 있다는 암시를 남겼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인정했다. 비백인 기자 40여명이 ‘병가 투쟁’ 선언을 하는 등 반발이 가라앉지 않자 비시노브스키의 사직서도 6일 수리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인의 역할에 대한 심층적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NYT의 한 직원은 “기고 사건이 보도국 내 구조적인 인종 편견 및 다양성에 대한 의미 있는 토론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플로이드처럼’ 엎드린 美시위대, 지켜보던 백인 경찰서장도 동참

    ‘플로이드처럼’ 엎드린 美시위대, 지켜보던 백인 경찰서장도 동참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경찰 조직 내에서도 애도 물결이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스사이트 ‘더블레이즈닷컴’은 하루 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웹스터 지역에서 열린 시위에 백인 경찰서장이 동참해 시위대의 박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모인 주민 수백 명은 사망 당시 플로이드의 모습을 재현하며 경찰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체포된 플로이드는 양손이 뒤로 결박된 채 8분 46초간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했다.양손을 뒤로한 채 땅바닥에 엎드린 시위대는 죽어가던 플로이드가 마지막까지 외친 “숨을 못 쉬겠다”라는 구호와, 의식을 잃으면서 내뱉은 “어머니”라는 비명을 외치며 플로이드처럼 8분 46초 동안 자세를 유지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웹스터경찰서장 마이클 D. 쇼도 시위에 동참했다. 현지언론은 시위대 질서유지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던 쇼 서장이 계단에 엎드려 플로이드를 애도했다고 전했다. 쇼 서장이 땅에 엎드리자 시위대 곳곳에서는 “서장님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시위 참가자는 “부족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경찰의 연대를 독려하기도 했다. 쇼 서장은 “이번 기획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면서 “모든 이가 협력해 안전하게 행사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시위를 주도한 고교생 아비가일 쿠퍼도 “시위 전 지역경찰과 긴밀히 협의했다. 시위 허가가 나지 않을 줄 알았다. 다행히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게 행사를 치렀다”고 밝혔다. 또 “시위가 폭동으로 변질하거나 지역사회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덧붙였다.현지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흑인 시위 지지자들은 “양심 있는 행동”이라며 추켜세웠지만, 시위 반대자들은 “경찰이 폭도에게 굴복했다”, “경찰 자격 없다 사퇴하라” 등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경찰 조직의 애도 물결은 미전역에서 감지된다. 같은 날 뉴저지주 경찰도 시위대 앞에 무릎을 꿇었으며, 지난달 31일 뉴욕 렉싱턴 경찰도 무릎을 꿇어 애도를 표했다. 1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 경찰과 오리건주 포틀랜드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어 시위대의 박수를 받았다.시위대와 경찰 간 연대 움직임 속에 시위대가 요구하는 ‘경찰 개혁’ 문제가 미국 대선과 총선거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인사들은 경찰 예산 삭감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7일 경찰 예산 일부를 삭감해 사회복지 예산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도 경찰 예산 삭감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경찰 개혁 문제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총선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영일 연합군 칭다오 함락 축하 광고

    [근대광고 엿보기] 영일 연합군 칭다오 함락 축하 광고

    제1차 세계대전 중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중국 칭다오를 영국과 일본 연합군이 함락한 것을 축하하는 광고가 매일신보에 실렸다. 매일신보가 조선총독부 기관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매일신보는 축하 광고를 이따금 실었다. 특히 일왕의 생일인 천장절에는 광고주들을 끌어들여 축하광고를 실었다. 1914년 8월 31일자는 4면에서 6면으로 늘려 발행하면서 천장절 광고로 1면부터 6면까지 광고면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1924년 6월 10일자에는 매일신보 사옥 신축 광고도 1개 면을 실었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전에 영국과 동맹 조약을 체결했던 일본은 동맹 관계를 이유로 독일에 전쟁을 선포했다. 영국과 일본이 연합 작전으로 독일의 조차지인 키아우초우를 습격해 함락하고 칭다오를 점령했다. 일본과 영국의 첫 연합작전인 이 전투를 칭다오전역(戰役)이라고 부른다. 당시 칭다오에 주둔하던 독일군은 5000명에 불과해 10배나 되는 일본 침략군과 영국군에 중과부적이었다. 전투에서 이긴 일본은 승전국으로서 칭다오를 지배했다. 일본의 칭다오 지배와 산둥반도 문제는 중국 5·4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결국 1922년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에 따라 칭다오는 중국에 반환됐다. 칭다오는 원래 작은 어촌에 지나지 않았지만 청일전쟁 후인 1897년 독일은 이른바 삼국간섭으로 자오저우만에 침입한 뒤 이듬해 자오저우만의 조차권을 얻어 칭다오 조계지를 설치했다. 독일은 17년 동안 칭다오를 조차하면서 붉은 지붕의 건물과 맥주를 남겼다. 칭다오 맥주는 1903년 칭다오의 맑은 물과 독일의 맥주 제조기술이 결합돼 탄생했다. 1차 세계대전 전에 영국과 일본은 두 차례 동맹을 맺었다. 1902년의 1차 영일동맹은 영국과 일본이 러시아를 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동진(東進)을 막고 동아시아의 이권을 나눠 가지려 맺은 조약이다.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해 러시아를 만주에서 축출했고 한국에 대한 독자적인 침투 권한을 보장받았다. 1905년의 2차 영일동맹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두 제국주의 국가의 약소국 침략권을 서로 인정하는 조약이었다. 즉 일본은 영국의 인도 지배를, 영국은 일본의 한국 지배를 상호 보장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의식해 영국은 3·1운동도 일본의 발표 내용을 아주 작게, 그것도 늦게 보도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신문 ‘더 타임스’는 1919년 3월 19일에야 3·1운동을 ‘소요’나 ‘폭동’으로 묘사하면서 짤막하게 보도했다. 4월 10일자에는 ‘한국의 볼셰비즘’이라는 제목 아래 한국의 폭도들이 경찰을 공격하고 관공서를 불태웠다고 보도했다. 3·1운동을 공산주의자의 소요 사태로 왜곡·축소 보도한 것이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전환…강남, 잠실, 목동 들썩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전환…강남, 잠실, 목동 들썩

    12·16대책 이후 줄었던 아파트 거래량 늘어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었던 6월 1일이 지나면서 강남권 급매물이 모두 소화되고, 잠실·용산·목동 등에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아파트값도 반등하는 분위기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0.01%)보다 상승폭도 커졌다.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도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전환했다. 서울 강남권에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고 비강남권에서도 주택가격 9억원 이하 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전체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27억원에 거래가 이뤄져 지난달 2일과 13일 고층이 각각 25억 8000만원과 25억 3000만원에 팔린 이후 1억 2000∼1억 7000만원 값이 올랐다.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면적 84㎡는 최근 24억원에 거래됐다. 2월 24억 2000만원에 마지막 거래가 이뤄진 지 3개월 만에 매매가 이뤄졌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 주공5단지도 최근 전용 82㎡가 22억 8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작년 말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잠실 주변은 서울시가 5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적격성 조사 완료 소식을 발표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계획 중인 105층 규모의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도 착공 허가를 받았다. 삼성동 한 중개업소는 “GBC 주변 아파트는 거래가 많진 않지만 개발 계획 초기인 6년 전부터 계속 개발 기대감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인근의 중소형 빌딩이나 상가주택, 오피스 관련 문의도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감소세를 멈추고 상승으로 전환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430건으로 4월(3천19건)보다 13.6%(411건)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작년 10월 1만 1570건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 증가를 보였다가 15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을 금지한 지난해 12·16대책 이후 올 1월 6472건으로 확 줄었다. 강남권 거래만 보면 4월 146건이었던 강남구에서는 이날까지 5월 거래량이 183건에 이르며 송파구는 132건에서 179건으로, 서초구는 92건에서 122건으로 늘었다.보유세 과세 기준일 지나 절세용 급매물 소진돼 용산은 철도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 미니신도시급 아파트를 짓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시장 과열을 우려해 정부가 정비창 부지 인근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허가구역에 들어간 지역은 거래가 사라진 ‘거래절벽’ 상황을 겪고 있고, 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지역은 풍선효과로 호가가 5000만~1억원씩 뛰고 매물이 없어졌다. 목동 아파트값도 재건축 기대감에 상승세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5단지는 이달 5일 양천구청의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았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2만 6000여가구 가운데 6단지(1368가구), 9단지(2030가구)에 이어 세 번째다. 공공기관의 2차 안전진단까지 통과하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 9단지는 조만간 2차 안전진단 결과가 나온다.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목동 신시가지 단지 아파트값도 올라 5단지 전용 95㎡ 저층이 지난달 17억 3000만원에 매매돼 작년 10월 비슷한 조건의 물건보다 3000만원 올랐다. 6단지 전용 48㎡는 지난달 10억 17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4월에 매매가격인 9억 4000∼10억원보다 상승했고, 현재 호가는 11억원 선이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측은 “전용 95㎡를 17억 5000만원에 내놓은 집주인이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면서 호가를 올리려 하면서 물건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며 “다음주 6단지가 2차 안전진단에서 통과로 발표가 나면 목동 신시가지 모든 단지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로 서울의 9억원 미만 아파트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 구로구의 경우 구로동 신도림롯데아파트 84㎡가 지난달 말 8억 1500만원에 팔려 작년 11월 7억 500만원 이후 반년 사이 1억 1000만원이 뛰었다.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개슬골드파크 1차 전용 84㎡는 지난달 9억 65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10억∼11억원으로 호가가 오른 상태다. 소형 재건축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노원구 하계동 청솔아파트는 전용 59㎡가 지난달 4억 5500만원에 거래돼 올해 3월 4억 3400만원에서 2100만원 올랐다. 하계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 지역 아파트값은 서울에서 여전히 저렴한 편”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주거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코로나發 수출 급락… 경상수지 적자 전환

    코로나發 수출 급락… 경상수지 적자 전환

    5월부터 흑자 기조 이어갈 듯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4월 수출이 급락하면서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규모는 2011년 1월(-31억 596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31억 243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4월(-3억 9320만 달러) 이후 12개월 만이다. 2011년 이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달은 4월을 포함해도 모두 8차례에 그친다. 4월엔 수출이 급감하면서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었다. 4월 상품수지는 8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56억 1000만 달러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47억 9000만 달러 줄어든 수치다. 월별로는 2012년 4월(-3억 30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전보다 석유제품(-56.2%), 승용차(-35.6%), 반도체(-14.9%) 수출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24.8% 감소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 있는 본원소득수지는 22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3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 지급이 4월에 이뤄지면서 적자가 났지만, 지난해 4월(-41억 8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줄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대규모 외국인 배당 지급에 코로나19로 상품수지 악화가 더해졌다”며 “5월 무역수지가 4억 4000만 달러 흑자로 발표됐기 때문에 5월엔 경상수지도 흑자로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5월 이후 (배당 지급 등) 본원소득수지 적자 요인이 사라지고, 국제 유가 하락으로 상품수지도 흑자폭을 늘려 가는 한편 코로나19에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줄어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외환위기의 아픈기억” 1년만 경상수지 적자에 기재부의 다짐

    “외환위기의 아픈기억” 1년만 경상수지 적자에 기재부의 다짐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4월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4일 4월 경상수지가 약 3조 79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적자는 2019년 4월 이후 12개월 만인데다 규모는 2011년 1월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대다. 2011년 이후 월별 경상적자를 기록한 때는 2011년 3·4·5월, 2012년 1·2·4월, 2019년 4월 등 모두 7차례에 불과하다. 코로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24.8% 감소한 탓이 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997년 외환위기는 수년간 이어진 경상수지 적자가 직접적인 원인이었기에 경상수지 적자는 늘 우리 마음 속 아픈 기억을 불러온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어 작년 4월에 이어 1년 만에 경험한 경상수지 적자는 4월이 가진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기업 대다수가 12월 결산제라 주식 배당이 4월에 집중되어 외국인에게 큰 배당금이 해외로 송금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장주식의 35%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소득수지가 4월에 큰 폭의 적자를 보이게 되고 결국 경상수지 악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적자의 일시적 요인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세계경제와 수출의 부진을 들었다. 지난 4월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의 봉쇄조치로 4월 수출은 전례없는 수준인 25.1%나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도 99개월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김 차관은 “이러한 일시적 요인들이 사라지는 5월과 그 이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다시 발생할 위험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배당 집중에 따른 소득수지 적자요인이 사라지는 데다 코로나로 인한 수출 부진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5월 무역수지도 소폭 흑자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최근 크게 하락한 국제유가는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상품수지 측면에서는 큰 흑자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이 크게 줄어 여행수지가 개선되고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등 대외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우리 수출과 경상수지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관리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2살 아이 목말 태우고 시위하는 아빠에 고무총 겨눈 美 경찰 논란

    2살 아이 목말 태우고 시위하는 아빠에 고무총 겨눈 美 경찰 논란

    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미 전역의 시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소 충격적인 사진 한장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지난 31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조지 플로이드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돈테 파크스(29)와 그의 자녀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날 한 경찰은 파크스에게 폭도 등 진압을 위해 사용되는 고무탄총을 겨누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문제는 그의 어깨 위에는 2살 난 어린 아이가 목말을 타고 있었다는 점. 파크스는 "당시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평화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다"면서 "아이는 베트맨 옷과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팻말을 들고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백인 경찰이 그에게 고무탄총을 겨누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파크스는 "이 경찰은 어린 자식과 함께있는 나에게 최루탄을 쏘겠다고 위협했다"면서 "너무 충격받았고 화가났다"며 분노했다. 이어 "만약 내가 백인이었다면 경찰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나에게 총을 겨눈 그는 절대 경찰이 되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이 사진에 얽힌 전후사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의 행동 자체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에서는 많은 경찰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뜻에 동참해 그들을 안아주거나 같이 무릎을 꿇는 행동과는 정반대인 셈. ‘무릎 꿇기’는 2016년 당시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미국 국가에 경의를 표하는 대신 경찰 총격에 잇따라 사망하는 흑인들의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부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제스처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이번 시위에 도화선이 된 미니애폴리스 전직 경찰관 4명 전원은 형사 기소됐다. CNN 등에 보도에 따르면 직접적인 가해자로 이미 3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데릭 쇼빈(44)은 더 중한 범죄인 ‘2급 살인’ 혐의가 추가돼 유죄 판결시 중형을 받게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구호와 막말로 살펴 본 ‘조지 플로이드’ 사태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비무장한 흑인 시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돼 5일(현지시간)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46)가 숨지기 전 내뱉은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는 호소는 차별에 항의하며 거리에 나선 이들의 구호가 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진압과 해산을 강조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상황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 맞부딪친 구호와 발언들을 통해 미국 인종차별 시위를 살펴봤다.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 백인 경찰 데릭 쇼빈(43)의 무릎에 짓눌려 제대로 호흡할 수 없었던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가 호소했지만 쇼빈 경관은 무려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결국 그를 숨지게 했다. 플로이드의 호소는 인종차별로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는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좌절과 겹치면서 이번 시위의 대표적 구호가 됐다.이 표현은 앞서 2014년 뉴욕시에서 벌어진 유사한 사건에서 먼저 등장했다. 흑인 에릭 가너는 불법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이 졸렸는데, 그 역시 사망하기 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너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로, 경찰의 목조르기가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지만 이로 인해 촉발된 2014년의 시위에서 시위대는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외쳤다. ‘목 조르기’ 체포술 도마에…일부 경찰서는 폐지 선언 한편 이러한 외침을 낳은 ‘목 조르기’ 체포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지방정부들은 목 조르기 등 강압적인 체포 방식을 금지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전미 유색인종 지위 향상협회(NAACP)는 지난 3일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을 향해 목 조르기 체포 방식을 전면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대부분의 경찰당국은 다양한 형태의 목 조르기 또는 목 누르기를 체포 과정에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에도 일리노이주 시카도에서 쇼핑몰을 찾은 20대 흑인 여성이 경찰관에게 ‘목 누르기’를 당했다는 의혹이 3일 제기됐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경찰은 ‘경동맥 구속’(목 주위 혈관을 압박해 뇌로 흘러가는 피를 차단해 용의자를 실신시키는 체포술)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5일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목 조르기 체포술을 금지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주 경찰의 목 조르기 체포 훈련을 즉각 중단했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줄여서 BLM이라고도 일컫는 구호는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진 ‘짐머만 사건’에서 비롯됐다. 동네 방범대원이었던 히스패닉계 혼혈 조지 짐머만(당시 29세)은 순찰 중 후드티를 입고 길을 가던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당시 17세)을 쫓아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을 쏴 살해했다. 당시 마틴은 편의점에선 산 사탕을 들고 휴대전화로 여자친구와 통화 중이었을 뿐이지만, 짐머만은 마틴이 ‘마약과 관련된 것 같은 수상한 흑인’이라고 생각해 뒤를 쫓은 것이었다.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비무장 10대 소년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쫓아가 살해한 것만으로도 인종차별 논란이 뜨겁게 불거졌는데, 짐머만이 ‘정당방위’로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공분이 치솟았다. 곳곳에서 시위가 잇따랐고, 이때 처음으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가 등장했다. BLM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흑인에 대한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흑인민권운동 그 자체가 됐다. BLM은 상부 조직이 있는 단체의 형태는 아니지만 지역별로 느슨한 형태로 존재한다. 뚜렷한 가입 절차 없이 다양성·공감 등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하면 그 일원이 되는 식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형태로 구호와 주장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 미국을 넘어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펼쳐지는 등 국제적 운동이 됐다.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 BLM이 확산하면서 이를 조롱하거나 반대하는 구호도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는 문장이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너무 당연한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말을 비틀어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냐’는 조롱이 깔려 있는 표현이다. ALM으로 BLM을 반박하는 이들은 시위 과정에서 흑인이 아닌 경찰관이 희생되고, 한편에서는 치안 부재를 틈타 약탈이 벌어지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두고 일부의 일탈을 전체로 싸잡아 매도하지 말라는 의견과 엄연히 병존하는 현실이라는 반박이 부딪친다. 그러나 ALM이 지적하는 문제들이 해소돼도 흑인을 향한 공권력 남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 BLM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이지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다’고 외치는 게 아니다. ALM에 대해 만화가 크리스 스트라웁은 만평을 통해 “불이 난 집을 놔두고 ‘모든 집이 중요해’라며 멀쩡한 집에 소방호스를 갖다 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백인 경찰 저격’ 댈러스 사건으로 BLM 운동 상처 차별은 갈등을 부르고, 증오를 싹틔운다. 증오는 사람들의 분노를 잘못된 관행 및 구조가 아닌 무고한 이들로 향하게 한다. 이것이 대립을 키우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2016년 댈러스 저격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BLM 행진이 진행되던 중 벌어진 사건으로, 흑인 마이카 존슨(당시 25세)은 집회를 관리하던 경찰 중 백인만 노려 저격해 5명을 살해했다. 열흘 뒤 루이지애나 주에서 비슷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BLM 운동은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통합 대신 분열 부르는 트럼프의 말말말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쉽지 않지만 적어도 사태를 진정시키고 통합과 치유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짐머만에 대한 무죄 평결 당시 시위가 격화하자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차분히 되돌아보자”면서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댈러스 저격 사건으로 희생된 경찰관 5명의 추모식에서는 “미국은 그렇게 분열돼 있지 않다.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절망에 거부해야 한다”며 통합을 향한 노력을 호소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댈러스 사건에 대해 “우리는 결코 피와 출신 배경으로 묶이지 않았으며 공통의 이상으로 맺어졌다‘면서 서로에 대한 공감을 당부했다. 이처럼 인종차별로 미국이 극심한 갈등과 분열을 겪을 때마다 최고지도자들은 피해자를 위로하고 통합과 희망을 강조했다. “약탈하면 발포”에 담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 그러나 최근 플로이드 시위에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그는 일단 시위대를 급진좌파(ANTIFA)로 싸잡으며 이념적 편가르기를 시도했다. 또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으며 “폭력배(Thugs)”라고 칭했다. ‘Thug’는 단순히 폭력배라는 뜻을 넘어 몇 년 전부터는 ‘흑인 폭력배’라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깔린 단어다.분명 시위 사태 속 혼란을 틈타 자행되는 약탈과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그러나 정당한 주장을 앞세운 시위대와 약탈을 일삼는 폭도를 구분하지 않고 모호하게 한데 묶어 비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인종차별적 법 집행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는 심지어 “약탈이 시작되면 사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시위 진압에 발포를 허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아무리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이라도 대통령이 자국민을 향해 발포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선을 넘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When the r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라는 (운까지 맞춘) 표현은 트럼프가 처음 한 말이 아니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에 따르면 이는 월터 해들리 마이애미 경찰청장이 1967년 청문회에서 썼던 표현이다. 극심한 편견을 갖고 있던 그는 흑인들을 상대로 강경한 진압을 자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 역시 소방호스와 경찰견까지 동원해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던 불 코너 버밍햄 경찰국장의 말을 빌려왔을 것이라고 NPR은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발포’ 발언은 단순히 약탈 범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을 넘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가 담겨 있는 표현인 것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There Is A Better Way!)” 한편 공권력 남용으로 흑인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흑인 사회의 고민도 깊다. 지난 5월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45세 흑인 남성이 “형제자매들이 매일같이 죽어나가는데 이제 지쳤다. 난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며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자 또 다른 흑인 남성 커티스 헤이스(31)가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헤이스는 시위에 참가한 16세 소년을 향해 “16살인 네가 해야 할 일은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거야. 왜냐하면 지금 어른들이 하고 있는 이 짓(시위)은 전혀 안 먹히거든”이라고 외쳤다. 그는 “저 아저씨, 46살인데 아직도 분노하고 있다. 나도 31살 먹고 분노하고 있다. 겨우 16살인 너도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위험한 길은 네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다”라고 호소했다. 헤이스는 4년 전 샬럿에서 무고한 흑인 시민이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을 때 벌어진 시위에 참가했었다며 “매일 밤마다 했는데 전혀 바뀌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년에게 “너와 다른 젊은 친구들은 힘이 있다”면서 “너희들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같은 윗 세대들은 그러질 못했으니까”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 외침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제가 됐고 #ThereIsABetterWay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됐다. 헤이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46년 동안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커져간 그의 가슴 속 구멍을 봤다”면서도 “16세 소년이 복수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싸움에 임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거쳐 흑백분리를 법적으로 폐지한 이후 흑인 대통령까지 나왔지만, 미국 흑인 사회는 여전히 차별에 좌절하고 있다. 법적으로 평등해졌지만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로 상당수의 흑인들이 여전히 하위 계층에 머물러 있다. ‘공권력 남용에 희생되는 흑인이 많은 것은 흑인 범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이러한 구조적 차별을 외면한 것에 가깝다. 매번 시위에 나서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더 후벼파고 있는 게 작금의 미국이다. 헤이스가 걱정했던 16세 소년이 31세, 46세가 되었을 때에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는 21세기에도 미국의 중요한 숙제가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신성 모독으로 사형 언도된 파키스탄 기독교도 부부, 항소 통할까

    신성 모독으로 사형 언도된 파키스탄 기독교도 부부, 항소 통할까

    무슬림이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파키스탄에서 가난한 기독교도 부부가 신성 모독을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고 6년을 복역하다 항소해 최종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이 나라 중부의 고지라 마을에 살았던 샤구프타 카우사르와 남편 샤프갓 에마누엘이 주인공이다. 부부의 가족들은 3일 라호르 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최종 결심에 참석해 부부의 운명을 알게 될 것을 고대했으나 또 연기돼 새로운 날짜가 곧 발표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연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둘의 변호를 맡은 사이프 울 말룩은 신성 모독을 이유로 검찰에 기소됐지만 나중에 무죄 판결을 뒤집은 기독교도 여성 아시아 비비를 변호했기도 했다. 말룩은 두 사람에게 위조 판결을 내린 원심의 증거들이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재판관들이 용의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 자신들이 극단주의자들에게 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겁에 질려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창궐 때문에 재판 절차가 여러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부부는 지난 2014년 샤구프타 카우사르의 이름으로 등록된 전화 번호로 지방 이맘(무슬림의 종교 지도자)에게 선지자 무함마드를 중상하는 신성 모독성 문자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파키스탄에서는 신성 모독이란 죄목에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누구도 실제로 처형을 당한 적이 없다.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폭도들에 죽임을 당한 이가 수십 명에 이르는 것도 한 요인이다. 샤구프타의 오빠(남동생) 조지프는 성(姓)을 한사코 보도하지 말라고 애원하면서 부부는 무고하며 그런 문자 메시지를 적을 만큼 글을 깨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남편 샤프갓은 부분적으로 신체가 마비됐으며 샤구프타가 기독교 학교의 허드렛일을 도와 생계를 꾸렸다. 조지프는 교도소 면회를 통해 샤프갓이 고문을 당해 거짓된 자백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너무 세게 때려 다리가 부러졌다고 얘기했다.” 부부에겐 네 자녀가 있는데 조지프는 아이들이 몹시 겁에 질려 있다고 전했다. “부모가 보고 싶어 아이들이 울어댄다.” 인권단체들은 개인적 앙갚음이나 소수집단 종교인을 겨냥해 신성모독 혐의를 씌우는 일이 많다고 지적한다. 부부의 변호인도 기독교도 이웃이 샤구프타 카우사르의 이름으로 심 카드를 구입해 이같은 문자를 보냈을 수 있으며 부부를 옭아맬 목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했을 수 있다고 재판 도중 변호했다. 신성 모독과 관련한 판결은 이 나라에서 종종 항소심에서 뒤집혀왔다. 지난해 감옥에서만 10년 이상을 보낸 아시아 비비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방면돼 이 나라를 결국 떠났다. 그러자 강경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과격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말룩 변호인은 아시아 비비 때보다 이들 부부에 제기된 혐의는 약하다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비슷한 지지를 보내줄 만 한데 만약 무죄 방면된다면 해외 망명을 신청해 승인 받을 필요가 있다. 조지프는 BBC에 아시아 비비의 석방을 보고 무척 고무돼 항소 절차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재판관들이 아시아 비비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잘못된 신성모독 주장을 펼치면 안된다고 경고했지만 새로운 재판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유서 깊은 아흐마디 계층 출신 여성이 지방 모스크에 기부하는 과정에서 예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혐의로 기소됐다. 파키스탄의 기독교 인구는 1.6%에 불과한데 대부분은 영국 지배(British Raj) 시기에 비천한 카스트 계급에서 해방시켜준다는 미명에 혹해 개종했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가난한 계층으로 기독교도들은 미국이 이끄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가장 손쉬운 희생양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캐리 람, 트럼프에 일갈 “홍콩 시위는 민주주의라더니...美 시위는 폭도?”

    캐리 람, 트럼프에 일갈 “홍콩 시위는 민주주의라더니...美 시위는 폭도?”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콩의 폭력시위는 ‘민주주의의 발현’인 양 치켜 세우던 그가 정작 자국 시위에는 배후에 폭도가 있다며 강경진압을 예고한 것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논리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는 자국 안보는 중요시하면서 홍콩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중잣대를 적용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 정부가 자국 내 폭동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와 홍콩에서 발생한 폭동에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를 비교해 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지자 이를 강경 진압하는 경찰을 비난했다. 하지만 자국 내 시위에 대해서는 강력 진압을 주문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람 장관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을 거론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홍콩은 미국이 최대 무역흑자를 거두는 곳이다. 홍콩에 진출한 1300여개 미국 기업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면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면 결국 미국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람 장관은 “최근 홍콩 내 안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홍콩이 공포의 도시가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면서 “홍콩보안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자치와 사법 독립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매해 6월 4일 홍콩에서 열리는 톈안먼 시위 추모 집회가 홍콩보안법 시행 뒤에도 열릴 수 있는지, 이 집회 때 시민들이 “일당독재 종식” 등 구호를 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람 장관과 테레사 청 법무장관, 존 리 보안장관, 크리스 탕 경무처장 등은 3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지도부와 홍콩보안법을 논의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람 장관에게 “반중 세력과 서방국가의 개입에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홍콩보안법의 세부 내용을 다듬고 있다. 오는 9월 홍콩 입법회(한국의 국회의원 격) 선거 전에 이를 시행해 친중 세력이 참패해도 흔들림 없이 법안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약탈로 번진 美 시위…대낮 거리서 택배 트럭 터는 시위대 (영상)

    약탈로 번진 美 시위…대낮 거리서 택배 트럭 터는 시위대 (영상)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과 관련된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변질돼 우려를 낳고있다. 미국 CNN 방송 등 현지언론은 1일(이하 현지시간)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지역으로 번져 최소 25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인종 차별과 강압적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의 본질적 의미는 일부 시위대들에 의해 완전히 변질됐다. 건물과 상점에 침입해 방화와 약탈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폭도로 변한 시위대 중 일부는 지역 내 상점과 명품 매장 등에 침입해 닥치는 대로 상품을 약탈했으며 이 모습은 그대로 동영상으로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겼다. 일부 시위대의 이같은 도둑질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LA 외곽의 산타모니카에서 촬영된 영상은 더 충격을 안긴다.지난 31일 현지 저널리스트인 키리 싱이 촬영해 공개한 영상에는 일부 시위대가 도로변에 정차된 아마존의 택배 트럭에서 배송 중인 물건을 터는 모습이 담겨있다. 대낮에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볼 법한 무법천지의 범죄 현장이 그대로 담긴 것. 싱은 "당시 상황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면서 "이는 시위가 아니고 절도"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처럼 시위가 폭력사태에 이어 약탈로까지 번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칼을 빼들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면서 "전역의 폭력시위 사태와 관련해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의 주지사들에게 주 방위군을 배치해 거리를 지배하라고 촉구했으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평화를 지키기 위해 각 도시에 수천명의 군대를 보내겠다고도 엄포를 놨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트럼프 성경’ 포토타임 위해 최루탄 쏘아 평화 시위 해산

    ‘트럼프 성경’ 포토타임 위해 최루탄 쏘아 평화 시위 해산

    “트럼프 대통령이 세인트 존스 교회를 입에 올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전국을 휩쓰는 과격 시위와 관련해 대국민 성명을 낭독한 뒤 걸어서 백악관 건너편에 있는 세인트 존스 성공회 교회를 찾아 성경을 들어 보이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거듭 다짐했다. 1816년 제임스 매디슨 4대 대통령 이후 역대 모든 대통령과 가족들이 한 번씩은 출석한 유서 깊은 교회다. 그런데 이 교회를 관할하는 주교인 마리안 버드 신부가 일간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 화가 치밀었다. 성경을 들어 보이는 선전 장소 가운데 하나로 우리 교회를 이용하기 위해 최루 가스로 청소할 것이란 전화 한 통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선언한 것은 사랑이었는데 (트럼프가) 말하고 행한 모든 것은 폭력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밤 시위가 과격해져 일부 시위대원들이 교회 건물 일부에 불을 지르고 낙서로 엉망이 됐다. 이날 새벽까지 평화로운 시위가 이어지자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하게 걸어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이유로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며 폭동과 약탈을 단속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뒤 자신이 워싱턴DC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5개 주에서 600~800명의 주 방위군이 워싱턴DC로 보내졌으며, 이미 현장에 도착했거나 이날 밤 12시까지는 모두 도착할 것이라고,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주지사들이 주 방위군 등을 신속히 배치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폭력 시위대를 향해서는 “난 테러를 조직한 자들이 중범죄 처벌과 감옥에서 긴 형량에 직면할 것임을 알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회견을 끝낸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세인트 존스 교회 앞까지 걸어갔다. 시위로 엉망이 된 곳에서 정상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 평화로운 집회를 최루탄으로 해산하는 또 한 번의 강경 대응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주지사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여러분이 제압하지 못한다면 한 무리의 멍청이들로 비칠 것”, “여러분 대부분은 너무 나약하다”고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TV를 통해 비친 폭력과 약탈 장면을 언급하면서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해 사태를 진정시키고 차분한 해결을 호소하는 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보다 재선을 겨냥해 작심한 듯 분열과 폭력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억울한 죽음으로 시위 사태를 촉발시킨 조지 플로이드(46)의 형제인 테런스는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고인이 “평화 애호가(peaceful motivator)”였다며 일부 집회에서 나타나는 폭력과 파괴를 거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메시지는 “통합”이라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그들은 그것을 통합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이는 파괴적인 통합이다. 플로이드가, 내 형제가 대변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플로이드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망연자실했지만 고인의 정신을 느끼기 위해 브루클린에서 미니애폴리스까지 왔다고 밝힌 그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분노를 긍정적인 일을 하고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이루는 쪽으로 돌리라고 권유했다. 미니애폴리스 추도식은 이번 주 중 열릴 예정이며 상세한 내용은 논의 중이다. 추도식이 끝나면 플로이드의 유해는 며칠 뒤 그가 생애 많은 시간을 보낸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보내지고 오는 4일쯤 장례식이 거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 경찰서는 경관들이 시신 운구를 호위하겠다고 제안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진압 명분 쌓는 트럼프 “폭도 뒤엔 ‘안티파’… 테러조직 지정”

    진압 명분 쌓는 트럼프 “폭도 뒤엔 ‘안티파’… 테러조직 지정”

    백악관, 실체 없는 극좌 ‘안티파’에 낙인 “트럼프 트윗에 극우파 ‘부갈루’ 폭력 촉발” 법적 근거 없어 정치적 역풍 맞을 가능성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 사건 이후 미국 140개 도시로 시위가 번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극좌 단체인 ‘안티파’(Antifa)가 폭력시위를 조장한 것으로 낙인찍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종차별에 들고 일어선 시위대 전체를 불법 폭력 집단으로 묘사하며 진압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폭도” “좌파집단”이라고 부른 트럼프의 트윗에 자극받아 극우성향 단체인 ‘액셀러레이셔니스트’(Accelerationist)가 총기를 들고 시위현장을 누비며 평화시위를 유혈, 과격시위로 변질시켰다는 주장도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안티파는 1980년대 영국에서 나치즘에 반해 만들어진 무장단체 ‘안티파시스트 액션’이 전신으로 반자본·반유대·반정부주의를 표방하는 극좌 단체의 총칭이다. 검은 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고 마스크를 써 ‘블랙 블록’이라고도 부른다. 다국적 기업의 사유시설을 공격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고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위해 무력행사도 서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며 이들이 시위의 배후라고 단정했다. 또한 “주 방위군이 지난밤 미니애폴리스에 도착하자마자 안티파가 이끄는 무정부주의자들이 신속하게 진압됐다”며 “첫날 밤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CNN에 “시위가 안티파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흑인이 정치적 지지 기반이 아니어서 강공 일변도 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안티파 배후설은 증거가 없고, 처벌 근거도 없다는 게 현재 관측이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아무도 진실을 모른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안티파는 조직이나 리더가 없고, 실체가 있어도 테러법은 외국 단체에만 적용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평화적인 시위가 과격 양상을 띤 것이 속칭 ‘부갈루’로 불리는 극우집단 액셀러레이셔니스트들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들이 거리에서 평화롭게 행진하는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하거나 칼, 활 등 무기로 시위대를 겨누며 폭력 대결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들의 존재는 최근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경제 재개 시위로 다시 부각됐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민주당)는 폭력 사태 발생에 백인 우월주의자나 마약 조직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NBC도 “부갈루들이 약탈자를 저지한다는 명목으로 총기를 시위대에 들이대거나 조직적으로 시위대에 대응하자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중에 철회하기는 했지만 트럼프가 지난달 29일 시위대를 향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 시작”이라고 올린 것이 부갈루들에게 신호탄이 됐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트럼프를 향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제발 입 좀 다물라”고 쏘아붙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망한 美 흑인 유가족 “트럼프, 통화할 때 말할 틈도 주지 않아”

    사망한 美 흑인 유가족 “트럼프, 통화할 때 말할 틈도 주지 않아”

    백인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제대로 말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지 플로이드의 남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30일(현지시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한 고인의 동생은 흑인인권운동가이자 MSNBC 진행자인 알 샤프턴 목사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지만 매우 짧았다. 말할 틈도 주지 않았다. (통화가) 어려웠다”고 밝혔다.이어 “나는 대통령에게 말을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은 마치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싫다’는 듯이 나를 계속 밀어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대화 자체가 잘 진행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비극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정의 구현을 원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배치된다. 29일 백악관에서 통화 사실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저 내 슬픈 감정을 전하기만 했다"면서 "조지 플로이드 유족에게 깊은 애도와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 대화 내용은 함구했지만, 통화가 비교적 순조로웠음을 시사했다.이에 플로이드 유족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동생은 “바이든에게 부탁했다. 누군가에게 한 번도 구걸한 적 없었지만 그에게 매달렸다. 제발, 제발 내 형을 위해 정의를 실현해달라고”라고 말했다. 같은 날 바이든 전 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가족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일텐데, 그들이 보여준 용기에 진심으로 감명 받았다”며 조의를 표했다. 시위대를 대하는 태도 역시 달랐다.31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델라웨어주 월밍턴 시위 현장을 방문해 시위대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강경 시위대를 ‘폭도’, ‘폭력배’라 칭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전이 시작된다”는 트윗을 남긴 트럼프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플로이드의 유족은 플로이드 사망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4명 모두의 사형을 원하고 있다. 플로이드의 동생은 MSNBC와의 인터뷰 말미 “이제 다시는 사랑하는 내 형을 볼 수 없게 됐다”며 눈물을 쏟으며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흑인사망’ 시위대 백악관 몰려오자 벙커로 피신한 트럼프

    ‘흑인사망’ 시위대 백악관 몰려오자 벙커로 피신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권력에 무참하게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모여들자 한때 지하벙커로 피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은 31일(현지시간) 당국자들을 인용해 백악관 주변에까지 시위대가 당도했던 지난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이 지하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이동해 한 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CNN에 “백악관에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대통령은 (지하벙커로) 이동한다”면서 “멜라니아 여사와 배런을 비롯한 대통령 가족도 함께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밤 지하벙커에 갔다고 보도하면서 “비밀경호국(SS)이 어떤 일 때문에 대통령을 지하벙커로 이동시켰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백악관이 위협받을 때 대통령 신변보호를 위한 절차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무릎으로 흑인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한 일이 벌어지자 미국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문제의 날 백악관 앞에도 수백명이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대 일부가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자 SS 요원들이 최루액을 뿌려 저지하기도 했는데 벙커에서도 긴급한 일이 벌어졌음이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CNN에 따르면 이 일이 있고 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자신이 SS에 보호를 명령했으며 시위대가 백악관에 진입했으면 SS가 군견과 무기로 대응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또한 시위대를 ‘폭도’나 ‘약탈자’라고 비난하면서 연방군을 투입하는 등 시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31일 밤에도 워싱턴 DC의 소요 양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백악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라파예트 공원 일대에서 밤 11시 통금령이 내려진 가운데 화재와 가택침입 신고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전했다. 차량 한 대를 포함해 여러 건의 화재가 목격됐고 두 군데 타깃 점포에 괴한들이 난입했다. 미국 노동연맹과 산업조직회의(AFL-CIO) 건물도 방화로 불 타고 약탈을 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약탈은 왜하나? ‘흑인사망 시위’…런던·베를린까지 확산

    약탈은 왜하나? ‘흑인사망 시위’…런던·베를린까지 확산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의 폭력시위가 악화하고 있다. 미국 내 75개 도시로 번진 이 시위는 유혈사태까지 유발해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숨졌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일어났고, 체포된 시위대는 1600명을 넘었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75개 도시로 번졌다. ‘흑인 사망’ 시위가 미국 주요 도시를 넘어서서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캐나다 토론토로도 번졌다. 미국에서는 75개 도시로 번지면서 약탈, 방화, 폭동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을 넘어서 유럽에서도 시위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서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트라팔가 광장과 템즈강 남쪽에 있는 미국 대사관 건물 밖에서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고 외쳤다. 런던 경찰청은 이날 경찰관 폭행 및 코로나19 봉쇄법 위반으로 시위대 중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베를린에서는 1500여명의 시민들이 헤르만플라츠로 1마일 이상 걸어가면서 “나는 숨을 쉴 수 없다”를 외쳤다. 이 말은 백인 경찰관이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자신의 무릎 아래로 8분 이상 누르자, 플로이드가 숨을 헐떡이며 내뱉은 마지막 말이다. 베를린 시위대는 “정의가 아닌 것은 어느 곳에서든 정의에 위협이 된다. 흑인이라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고 외쳤다.‘흑인 사망’ 시위 확산…52년만의 동시통금령 미 전역이 시위로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20여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수도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주 등 12개 주(州)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31일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며 “코로나19 봉쇄조치와 경제 둔화, 대규모 실직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불평등에 대한 고통을 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와 백악관을 지키는 비밀경호국(SS) 직원이 충돌했고, 백악관 외곽에 방위군이 배치됐다. 시위대는 취재를 나온 폭스뉴스 기자를 공격했고,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도 불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주도 세력을 극우 좌파라고 몰아붙이며, 이들을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 ‘안티파’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위대를 ‘폭도’, ‘약탈자’ 등의 단어로 비난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 수위를 한 단계 높인 것이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트럼프, ‘흑인 사망’ 시위 주도세력에 “급진좌파, 테러조직 지정”

    트럼프, ‘흑인 사망’ 시위 주도세력에 “급진좌파, 테러조직 지정”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경찰관의 강압적 제포 과정에서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더욱 격화하고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시위 주도 세력을 ‘극좌파’로 규정하며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안티파(ANTIFA·안티파시스트)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대척점에 있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말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인사들을 안티파로 규정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민주당 소속 지역에 강경대응 주문 트럼프 대통령은 “주 방위군이 지난밤 미니애폴리스에 도착하자마자 즉각적으로 한 훌륭한 일에 대해 축하를 전한다”면서 “안티파가 이끄는 무정부주의자들이 신속하게 진압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5일 편의점에서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인근에 있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46)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경찰관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8분 넘게 짓누르면서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분노했고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전국 각지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격화한 원인으로 시 당국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날밤 시장에 의해 (진압이)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인사가 이끄는 시와 주들은 지난밤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뤄진 급진좌파 무정부주의자들에 대한 완전한 진압을 살펴봐야 한다. 주 방위군은 훌륭한 일을 했다”면서 다른 주들도 너무 늦기 전에 시위 진압에 주 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5000명의 주 방위군이 15개 주 및 수도인 워싱턴DC에 투입된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로 2000명의 주 방위군이 대기 중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주류 언론들이 증오와 무정부주의 조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트윗을 통해 “변변치 않은 주류 언론은 증오와 무정부주의를 조장하기 위해 그들의 권한 범위 내에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언론 탓을 한 뒤 “모든 이가 그들이 하고 있는 것, 즉 그들은 가짜뉴스이며 역겨운 어젠다를 가진 진짜로 나쁜 사람들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한 우리는 그들을 누르고 위대함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축하하기 위한 연설에서도 현재 벌어지는 일이 “정의와 평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가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먹칠을 당하고 있다”고 폭력 시위를 문제 삼았다.그러면서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며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고,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많은 장소에서 폭력이 ‘안티파’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무정부주의 집단과 좌파 극단주의 집단에 의해 계획되고 조직되고 추진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들의 다수는 폭력을 부추기기 위해 그 주(미네소타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엄벌’을 경고한 바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안티파를 포함한 “폭력적인 폭도들”과 거리로 나갈 권리를 가진 “평화로운 시위자들”을 구분해야 한다며 “이것은 안티파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트윗을 통해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도 시작된다”며 시위 진압을 위해 군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총격 대응 엄포까지 놓는 등 강경 대응을 부추긴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시위 격화…LA폭동 재현 조짐

    美 시위 격화…LA폭동 재현 조짐

    트럼프,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대응 방침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강압적 체포 행위로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시위대와 대치하고 나서 미국에서 최악의 인종 폭동으로 꼽히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최소 30개 도시에서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LA·덴버·포틀랜드·오리건·신시내티 등 25개 도시에서 통행금지 명령이 발령됐고, 시위가 격화된 LA 카운티에 대해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치안 유지를 위해 주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한 지역도 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주 등 10곳으로 늘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지난 25일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체포됐던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헌화하고 길바닥에 추모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이어 갔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 비밀경호국(SS)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사무실 창문을 부쉈고, 로널드 레이건 연방 빌딩과 국제무역센터 건물이 공격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백악관은 한때 시위대의 습격을 우려해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봉쇄령을 내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축하 연설에서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800명을 투입할 준비를 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발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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