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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릉이 도입 5년…자전거 2000대에서 2만 9500대로, ‘새싹따릉이’도 시범 운영

    따릉이 도입 5년…자전거 2000대에서 2만 9500대로, ‘새싹따릉이’도 시범 운영

     2015년 10월 자전거 2000대, 대여소 150개로 시작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도입한 지 만 5년을 맞았다. 2020년 10월 기준 2만 9500대, 대여소 2085곳으로 자전거수와 대여소 모두 10배 넘게 늘었다. 회원수는 272만 2818명에 달한다. 이달 대여건수는 289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고, 올해 누적건수는 2000만건을 돌파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따릉이는 2015년 10월 15일 신촌, 4대문안, 여의도, 상암, 성수 등 5개 거점 지역에서 시작했다. 도입 10개월만에 회원 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초기부터 인기를 끌었다. 서울시는 따릉이 대여소를 확대하는 동시에 자전거 도로를 새로 설치하는 등 자전거 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 따릉이를 타다가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 보장보험 가입 등 서비스도 제공했다.  초기만해도 주요 도심에만 있던 따릉이는 매년 대여소와 자전거 수를 늘려갔다. 2015년 5개 지역에서 시작해 이듬해에는 11개 자치구로 확장했고, 2017년에는 25개 자치구 전체로 확장했다. 2017년 서울 전역 2만대 시대를 개막한 따릉이는 따릉이의 모델이 된 미국 뉴욕의 ‘시티바이크’,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 규모를 따라잡았다. 도시개발지구인 문정과 마곡은 따릉이 하나로 생활권 이동이 가능한 따릉이 특화지구가 됐고, 청계천로 고산자교에는 서울시 최초로 자전거 신호등이 생겼다. 이용시간이 짧다는 시민요구를 반영해 기존 1시간에서 2시간 이용요금제도 도입했다.  따릉이는 매해 서울시가 개최하는 ‘시민이 직접 뽑은 서울시 10대 뉴스’에서 늘 10위권에 들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됐다. 수년전부터 공유경제가 주목을 받으며 더욱 인기를 끌게 됐다. 지난해 서울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공유 서비스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유 정책 중 따릉이에 대한 인지도가 95.2%로 가장 높았고, 따릉이를 이용한 비율은 44.5%에 달했다. 연간 이용 건수도 2016년 161만건, 2017년 503만건, 2018년 1006만건, 지난해 1907만건으로 늘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대중교통 이용실적을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따릉이 이용건수는 5만건에 달했다. 자치구별로는 자전거 이용시설이 잘 갖춰진 곳의 이용률이 높았다. 송파구, 영등포구, 마포구, 광진구, 강서구 순이었다. 통행량은 영등포구 여의동이 1일 1579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무지구내에서 단거리 통행을 위한 대체수단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이용량이 많은 대여소는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으로 1일 285건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는 QR형 뉴따릉이 8000대를 도입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락 방식의 QR형 단말기를 따릉이 뒤쪽에 부착시켰다. 스마트폰앱으로 자전거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잠금이 열린다. 반납은 단말기 잠금레버를 당겨서 잠그면 된다. 기존 LCD형보다 대여와 반납이 쉽고, 유지보수비용과 고장은 적다.  만 15세 미만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새싹 따릉이도 이달말부터 시범 운영한다. 2000대를 도입해 송파구, 강동구에 시범 운영한 뒤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기존 일반 따릉이가 24인치고, 새싹 따릉이는 20인치로 만 13세부터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따릉이 예산은 324억원으로 2016년 65억원에 비해 400% 증가했다. 적자폭도 매년 늘고 있어 2016년 28억원에서 지난해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재능보단 열정을, 좌절 대신 발전을’ 페이커가 말하는 정상의 비결

    ‘재능보단 열정을, 좌절 대신 발전을’ 페이커가 말하는 정상의 비결

    한국의 4대 엘리트,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중 연봉 1위, e스포츠의 황제 그리고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세계대회 결승전 동시 시청자만 4000만명이 넘는 최고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24) 앞에는 늘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LoL의 세계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통산 3회 우승, 국내 대회인 LoL 챔피언십 코리아(LCK) 통산 9회 우승에 빛나는 업적은 그를 범접할 수 없는 1인자로 만들었다. 한국이 확고한 ‘e스포츠 종주국’의 지위를 누리는 것은 이상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능? 노력? 열정이 내 성적의 원동력” 이상혁은 이미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을 때 미국 ESPN은 봉준호, 손흥민, BTS, 이상혁을 한국을 대표하는 4대 엘리트로 소개했다. 정확한 금액은 비공개지만 이상혁은 50억원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공식 최고 연봉자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 이대호의 25억원을 뛰어넘는 연봉 1위 선수다. 이상혁은 올해 소속팀 T1이 롤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롤드컵 없는 낯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 강남구 T1 사무실에서 3일 만난 이상혁은 “비시즌이라 여유가 조금 생겼다. 그동안 바빠서 미뤘던 운전면허를 땄고 병원도 다니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손흥민과 광고를 찍고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요즘 그의 활동폭도 넓다. 이상혁은 “최근에 대외활동을 많이 하면서 알아봐 주시는 분이 늘었다”며 웃었다. 데뷔하기 전 이상혁은 그저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나날이 늘어가는 실력에 입단 제의가 들어왔고 그 길로 프로게이머가 됐다. 이상혁은 “흔한 직업이 아니라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걸 경험해 보고 싶었다”며 “게임을 좋아하니까 프로게이머를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데뷔 후 곧바로 두각을 드러낸 그는 LCK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리고 우승 기록을 하나둘 쌓아 가면서 전설이 됐다. 재능과 노력이 결합한 천재지만 정작 이상혁은 ‘열정’을 비결로 꼽았다. 이상혁은 “언제나 게임을 재밌게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게 성적의 원동력”이라며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열정을 다하는 것은 노력도 재능도 아니다. 실력에 대해 노력이냐 재능이냐는 나누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열정만으로 성적을 낼 수는 없는 일. 비결을 재차 묻자 이상혁은 “게임은 굉장히 복잡한 선택의 연속이다.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한 게임 내내 완벽한 플레이를 할 수 없다”며 “문제점을 빨리 찾고 고치려는 생각이 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정상을 지킬 수 있었다.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와 쉽게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려는 자세가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구설수 없는 사생활… “인문학 책 읽어요” 게임은 흔히 부정적 이미지와 연결된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정부도 셧다운제 등 게임 산업에 대해 규제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혁은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바꿨다. 엄청난 수입, 공인으로서 모범적인 성품, 게임만 할 것이란 편견을 깬 독서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최고의 자리에서도 변함없이 친절한 팬서비스는 이상혁이 팬들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다. 많은 수입에도 한 달에 30만원만 쓰는 소박함, 별다른 논란 없이 이어 온 선수생활도 그의 매력을 더한다. 이상혁은 “성격이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서 구설수가 없는 것 같다”며 “원래 성격이 엇나가는 걸 싫어한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까진 아니지만 공인으로서 당연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게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나를 보고 조금이나마 인식이 개선된 것 같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려서부터 최고의 선수가 되다 보니 이상혁은 일찌감치 성숙함도 갖출 수 있었다. 이상혁은 “예전에는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 쓰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지금은 스스로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습관화돼서 외부 반응에 더 신경을 안 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런 인성을 갖춘 데는 책을 빼놓을 수 없다. 책을 좋아하는 이상혁에게 팬들이 책을 보내기도 한다. 이상혁은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 독서가 재밌어졌다. 소설보다는 인문학 서적을 주로 읽는다”며 “책은 굉장히 효율적인 의사전달 도구다. 한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 인생이 들어 있어 굉장히 좋다”고 했다.●전성기 끝났다고? “부족함 채워 우승할 것” 프로게이머는 바둑과 마찬가지로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전성기에 달한다. 이상혁에게 ‘전성기가 끝났다’와 ‘은퇴가 머지않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팀이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꼬리표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상혁은 “부진해서 못 나갔다기보다는 못 나간 팀은 부진하다고 평가받는 게 당연하다”며 “올해를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전성기가 끝났다는 건 성적이 부진할 때 누구에게나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며 “좌절하기보다는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상혁이 여전히 현역으로서 자신감을 내비칠 수 있는 것은 그의 뜨거운 열정 때문이다. 프로게이머로서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뤘지만 이상혁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우승을 많이 했지만 선수로서 우승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며 “앞으로도 계속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단순히 프로게이머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상혁에겐 ‘성공’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그러나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이상혁은 “커리어는 훌륭하다고 느끼지만 스스로 정해 놓은 목표를 언제나 이루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며 “그걸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고 묻자 한참을 고민한 이상혁은 “프로게이머로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목동14단지 55㎡ 3개월새 2억 치솟아… 2176가구 화곡푸르지오 전세 매물 ‘0’

    목동14단지 55㎡ 3개월새 2억 치솟아… 2176가구 화곡푸르지오 전세 매물 ‘0’

    목동 신시가지 14단지 전용 55㎡ 전세를 알아보던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공인중개업소를 돌아다니다 깜짝 놀랐다. 불과 석 달 전인 8월 7일 3억원(15층)에 거래됐는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지난 7월 31일 시행된 이후 전셋값이 계속 뛰더니 지난달엔 4억 4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고 현재는 호가가 5억원까지 치솟아서다. 김씨는 “고작 3개월 만에 22평 아파트 전셋값이 무려 2억원이 뛴 데다 매물도 없어 살 곳도 없고, 집값이 비싸 살 수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임대차보호법 실시 이후 석 달간 서울 대단지에 전세 매물 ‘0건’이 속출하고 전셋값은 수천만~수억원까지 뛰었다. 강서구 화곡동 ‘화곡푸르지오’는 2176가구의 대단지이지만 이날 현재 전세 매물은 단 한 건도 없고 1·6호선 더블역세권에 위치한 노원구 월계동 ‘월계그랑빌’도 3003가구 가운데 전세 매물은 4건에 불과했다. 이런 ‘전세 품귀’는 ‘전세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 자료를 보면 전용 86.8㎡ 아파트를 기준으로 금천구가 3개월 사이 전셋값이 무려 11.0%(3640만원) 올라 서울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성동구 10.9%(6031만원), 은평구 10.3%(3832만원), 강동구 10.2%(4996만원) 등이 10% 넘게 올랐고, 강북구 9.5%(3402만원), 광진구 9.5%(5295만원) 등의 오름폭도 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했고, 집주인들이 4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보증금을 올린 데다 재건축 실거주 의무까지 맞물려 전셋값이 폭등했다”고 분석했다. 전세난은 서울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조사 기준으로 전국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0.22% 올라 2015년 4월 셋째 주(0.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수도권 오피스텔에도 불똥이 튀었다. 경기 고양 삼송역 주변 오피스텔 ‘현대썬앤빌’의 경우 1억원대에 형성됐던 전셋값이 지금은 1억 6000만원까지 올랐다. 문제는 정부의 ‘전셋값 안정’ 의지와 상관없이 전셋값 상승이 내년에는 더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1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 전셋값 상승폭은 5.0%로 올해(4.4%)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전세 수요는 꾸준하지만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임차인 보호조치가 강화되면서 매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에측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전두환의 국보위원 “5·18은 폭동 아닌 시민권 발동”

    전두환의 국보위원 “5·18은 폭동 아닌 시민권 발동”

    참상 현장 목격… 광주시민 선량함 기억북한 개입설엔 “인민군 능력 밖” 일축“국민의힘, 국민들을 자꾸 안아라” 조언“광주 시민은 죄인이 아닙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정상적인 시민권에 의한 발동이고 행동이지 절대 폭도와 폭동이 아닙니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을 지낸 박원탁(84)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1일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는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명예교수는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인물이다. 이후 전두환 정권이 사회 혼란을 수습하고자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내무분과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 명예교수는 광주 보안대를 찾았던 날을 언급하며 “유리창 하나 안 깨지고 손상된 게 없었다. 자기들도 총, 수류탄, 기관총 가지고 있는데 왜 안 했을까. 이 사람들 역시 선량하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쌀과 반찬, 연탄 등 생활필수품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설명하며 “광주 시내에 절대로 나쁜 짓을 할 사람들은 없구나 확신이 들었다”고도 강조했다. 일부 극우 세력에서 주장하는 5·18 북한 개입설과 관련해서는 “그런 흔적이 있다는 걸 못 봤다”며 “광주 사람들은 자기 사람 아니면 금방 안다. (국내외 정세상) 1980년 당시 북한 인민군은 그럴 능력도 안 됐다”고 단호히 일축했다. 그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눈물을 보인 사과를 높게 평가하며 “숭고한 자리에서 쇼를 부린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래도 묵묵히 앞날을 위해 나라를 보고 있다”고 평했다. 박 명예교수는 말을 맺으며 “광주 자체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나라가 두 동강이 되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며 “앞으로 국민의힘은 국민들을 자꾸 안아라”라고 조언했다. 이어 “21세기 야당은 20세기 하던 그대로 투쟁하는 대신 국민 속에 자꾸 들어가 국민들로부터 참 착하구나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국민에게 애정을 보여야 한다”며 “그러면 사랑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4라운드부터 달라진 PBA 팀리그, 뭐가 바뀌었나

    4라운드부터 달라진 PBA 팀리그, 뭐가 바뀌었나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올해 출범한 프로당구(PBA) 팀리그 얘기다. 전체 6라운드 가운데 지난 24일 3라운드를 끝냈으니 정규리그의 절반을 마친 셈이다. 6라운드가 모두 종료되면 내년 초 리그 2~3위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1위와의 챔피언 결정전이 펼쳐진다.29일부터 닷새 동안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리는 나머지 ‘절반’의 시작 4라운드에서는 바뀐 두 가지 규정이 관전포인트다. 우선, 6개 팀별로 가장 자신있는 혼합복식의 조 구성이 자유로워졌다. 3라운드까지는 닷새 동안 매일 한 차례씩 나서는혼복 조의 남녀 편성을 달리해야 했지만 4라운드부터는 같은 조합으로 닷새 내내 경기할 수 있다. 각 팀은 해당 라운드에 가장 컨디션이 좋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남녀 선수의 조합으로 출전 명단을 제출할 수 있다. 3라운드까지의 기록에 따르면 TS·JDX의 이미래-로빈슨 모랄레스(콜롬비아) 조와 SK렌터카의 김보미-고상운, 임정숙-김형곤 그리고 웰컴저축은행의 차유람-비롤 위마즈(터키) 조가 세 차례 호흡을 맞춰 3전 전승을 거뒀다. 규정이 대폭 완화되면서 운신의 폭도 한층 넓어진 4라운드에서는 이 가운데 누가 최강의 혼합복식 조가 될 지 주목된다. 남자복식과 여자복식, 혼합복식 각 1세트(경기)와 3개 남자단식으로 구성되는 하루 6개 세트에 대한 특정 선수의 경기 제한은 종전 최대 3세트 출전에서 2세트로 축소 강화된다. 팀리그라는 당초의 목적에 맞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다.예를 들어 종전에는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남자복식 혹은 혼합복식과 남자단식 등 3세트에 출전할 수 있었지만 4라운드부터는 통틀어 2세트에만 출전해야 한다. 이에 따라 남자단식도 종전 2세트에서 1세트에만 출전할 수 있다. 한편 28일 발표된 4라운드 1일차 대진표에 따르면 첫 경기는 1위 TS·JDX와 6위의 블루원리조트가 맞붙는다. TS가 1위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상대전적에선 3차례의 무승부를 나눠가질 만큼 꼴찌 블루원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제2경기는 신한금융투자-SK렌터카의 대결이다. 제3경기에서는 웰컴저축은행과 크라운해태가 만나는데, 2세트 여자단식에서는 3라운드 4전승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차유람이 강지은을 상대로 연승을 노크한다. SBS스포츠와 KBSN스포츠, 빌리어즈TV가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反엘리트’로 번지는 나이지리아 경찰개혁 시위

    경찰개혁을 요구하는 나이지리아 시위의 사상자가 늘면서 엘리트 집권세력에 대한 개혁 요구마저 비등하고 있다. 악명 높던 특수경찰 해산 요구로 촉발된 젊은이들 시위가 구조적 빈곤에 대한 불만과 겹쳐 전국 시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모하메드 아다무 경찰청장은 24일(현지시간) “모든 경찰자원을 즉각 동원해 며칠간의 거리 폭력과 약탈을 종식시킬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대 도시 라고스 등을 중심으로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데모는 경찰 부대인 ‘강도방지특수부대’(사스)의 민간인 학살 혐의가 알려지며 규모가 불어났다. 강력범죄 단속을 위해 1992년 창설된 사스는 불심검문과 강탈, 고문, 사법 외 살인 등으로 현지 주민들 사이에 원성이 자자했다. 이에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이 11일 사스 해체를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경찰개혁 실행안 및 용의자 처벌, 체포자 석방을 요구하며 계속 시위를 벌였다. 특히 젊은이들이 주도한 시위는 권위주의 통치방식에 대한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들은 ‘사스 해체’(#EndSARs), ‘살인경찰 해산하라’(#ENDPOLICEBRUTALITY) 같은 해시태그를 소셜미디어에 퍼뜨리며 집권세력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21일엔 라고스에서 비무장 시위대를 향한 총격 학살까지 벌어졌지만 당국은 군경 책임은 회피하며 시위 종식만을 촉구했다. 변질된 일부 시위대 수백명은 23일 중앙 도시인 조스 근처 부쿠루에서 정부 식량창고를 약탈하기도 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이날 “시위 와중에 민간인 51명을 포함, 총 69명이 숨졌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찰 11명, 군인 7명도 폭도들에 의해 살해됐다. 진정성 있던 젊은층 시위가 오도된 것은 불행하다”며 무력개입을 부인하고 시위대를 탓했다. 1999년 민주화 이후 최대 규모인 나이지리아 시위는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까지 겹친 모습이다. 인구 2억명에 아프리카 최대 경제대국이지만 빈곤율이 40%에 이르고, 젊은이들은 좋은 교육과 일자리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BBC는 전했다. 행동주의 작가인 김바 카칸디는 “전례없는 운동을 정치계급이 젊은이들의 불장난처럼 인식, 더디게 반응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럭셔리 단지가 온다! 쾌적한 주거여건 두루 갖춘 ‘익산 이지움 더 테라스 아트리체’

    럭셔리 단지가 온다! 쾌적한 주거여건 두루 갖춘 ‘익산 이지움 더 테라스 아트리체’

    계성건설이 전라북도 익산시 팔봉동에 조성하는 ‘익산 이지움 더 테라스 아트리체’가 우수한 주거여건을 갖춰 이목을 끌고 있다. 지하 1층~지상 4층, 20개 동, 총 192세대,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조성되는 단지는 2개 층을 한 세대가 사용하는 듀플렉스 구조(복층형)와 한 세대가 한 층을 모두 사용하는 4bay 구조(단층형)로 조성된다. 듀플렉스 1~2층 세대는 3m 광폭 전면테라스와 3m 광폭 개인정원이 구성되고, 듀플렉스 3~4층 세대는 다락방과 2면 개방형 루프탑테라스가 제공된다. 2개 층을 쓰는 복층형 구조의 경우 일반 아파트보다 층간 소음에서 자유롭다. 전 세대에는 테라스가 적용돼 입주민 본인 취향에 맞게 카페나 휴식공간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팔봉공원과 상떼힐 익산CC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거실은 아파트보다 넓고 높게 설계된다. 층고 높이가 2.4m로, 일반 아파트 층고(2.3m)에 비해 10cm 더 높으며, 거실 폭도 일반 아파트 전용면적 84㎡(4.5m)와 비교해 최대 5m로 넉넉하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단지 내부에는 전 세대 지하 계절창고와 현관 수납, 창고 수납, 발코니 수납, 청소기 수납장으로 공간활용도를 높였으며 단지내 어린이 물놀이터, 펫 케어존, 카 케어존, 헬스장 및 골프연습장 등 다양한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또한 200만화소급의 CCTV와 동체감지기, 방범형 도어카메라가 설치되며, 가구내 월패드 및 스마트폰을 연동해 엘리베이터 호출, 현관문 등 가전제품 제어를 비롯해 주차관제 시스템, 비상콜 등 아파트와 동일한 홈 IoT 시스템이 적용된다. 한편 지난 16일 개관된 ‘익산 이지움 더 테라스 아트리체’의 견본주택은 사전예약제를 시행하다 19일부터 일반관람으로 변경됨에 따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견본주택을 관람할 수 있다. ‘익산 이지움 더 테라스 아트리체’는 오는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8일 1순위, 29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11월 5일이며, 계약은 11월 17일~1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청약 조건은 익산시 및 전라북도 거주자여야 하며,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6개월 이상에 200만원의 예치금, 만19세 이상이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특별공급 대상의 경우,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이어야 하며 혼인신고 후 7년 이내인 세대, 만 19세 미만의 자녀가 3명 있는 세대, 만 65세 이상 노부모를 3년 이상 부양한 세대, 과거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없는 세대 등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익산 이지움 더 테라스 아트리체’의 견본주택은 전라북도 익산시 어양동에 위치해 있으며, 입주는 2022년 7월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18, 그날의 진실 바로 알리고 싶었다”

    “5·18, 그날의 진실 바로 알리고 싶었다”

    “박수 소리부터 남달라요. 이런 먹먹하고 무거운 박수는 저도 처음 경험하는 거예요.”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 ‘광주’에서 편의대원 박한수라는 독특한 인물이 등장한다. 시민들을 선동해 무장 폭동을 일으키도록 한 ‘특수임무’를 받은 편의대원 중에서도 박한수는 부마항쟁 진압에도 참여한 우수 대원이다. 광주에 투입되기 전 상관이 이름을 캐물어도 박윤철이란 본명 대신 끝까지 “박한수”라고 답해 더욱 인정받는다. ‘영웅본색’, ‘지킬앤하이드’ 등에서 존재감을 부각해 온 뮤지컬배우 민우혁은 이번 무대와 역할이 특히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칫 오해를 줄 여지가 있어 캐릭터를 연구하고 표현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고 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싶게 악마 같은 행동을 한 것은 분명해요. 근데 극이 진행될수록 인간적으로 고뇌하며 변화하거든요. 이 고통이 이해되면서도 혹여 ‘우리도 억울하다’고 토로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고민이 많았죠.”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을 살피느라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장면과 대사가 조금씩 수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우혁은 “작품 하나만 보고 일단 결정했다”면서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 믿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솔직히 이번에 편의대원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고백하듯 말한 그는 “너무 오랫동안 사실이 아닌 사실로 왜곡됐고 시민들을 폭도로 낙인찍은 역사를 바로 알릴 기회가 온 만큼 어떻게든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40주년이 된 광주를 이제는 ‘딛고 일어서자’는 창작 의도에 따라 무대 위에는 광주 시민들과 계엄군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뤄진다. 주연과 조연, 앙상블의 경계도 없이 모든 배우들이 하나하나 ‘시민으로’ 부각되다 보니 주연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넘버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 시민들과 박한수가 함께 부르는 장면이 되면 생각이 달라진다. 훌쩍이는 소리가 커지는 그 장면을 두고 민우혁은 “비록 무대 위일지라도 ‘이 정도 감정이면 진짜 목숨을 바칠 수 있었겠구나’ 공감할 만큼 용기도 생기고 뜨겁게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레미제라블’을 능가해 시민들의 강렬한 분노를 아름답게 그린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태국 왕비 차량 막고 ‘세손가락 경례‘했다고 16년형 선고할 수도

    태국 왕비 차량 막고 ‘세손가락 경례‘했다고 16년형 선고할 수도

    태국 왕비가 타고 있던 차량의 속도를 늦추게 하고 이른바 ‘세 손가락 경례’를 했을 뿐인데 반정부 인사 두 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국왕이나 왕비의 자유를 방해하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형법 110조에 의거한 것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 징역 16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왕과 왕비, 왕세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면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한 형법 112조, 이른바 ‘왕실모독죄’보다 더 중형이 주어진다. 반정부 집회에서 커지고 있는 ‘군주제 개혁’ 주장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태국 형사법원은 수티다 왕비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이 반정부 활동가 에까차이 홍깡완과 분꾸에눈 빠오톤 두 명에 대해 신청한 체포영장을 전날 발부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카오솟이 16일 보도했다. 에까차이 등은 14일 오후 5시 30분쯤 반정부 집회가 개최된 핏사눌록 거리에서 수티다 왕비와 디빵꼰 왕세자가 타고 있던 차량의 속도를 늦추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수티다 왕비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을 대신해 도심 내 한 사원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려고 왕궁을 나선 참이었다. 에까차이 등은 차량을 향해 태국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에 저항을 상징하는 신호로 나오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한 것도 체포영장의 범죄 혐의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왕비 차량 동선에 시위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많은 이들이 차량 쪽으로 접근한 뒤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이 일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왕당파들은 반발했다. 결국 이 일이 일어난 뒤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다음날 오전 4시 태국 정부는 5인 이상 정치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칙령을 발효했다. 반정부 집회 참석자 2만명 가량이 바리케이드와 차벽을 뚫고 총리실 건물까지 진출한 것도 비상조치를 부른 한 원인이지만, 외신은 왕비 차량 행렬과 관련된 사건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이 반정부 집회 주최자들이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과 함께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는 군주제 개혁 요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인권변호사 아논 남빠는 “경찰이 왕비 차량 행렬을 집회 지역으로 안내하는 미심쩍은 책략을 사용했다”면서 “시위대를 폭도로 색칠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치솟는 전셋값에… 9월 전세대출도 역대급 급증

    치솟는 전셋값에… 9월 전세대출도 역대급 급증

    전국 전셋값이 치솟는 가운데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 2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셋값이 폭증하자 전세대출 증가폭도 급격하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 1623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 6911억원(2.8%) 늘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인 지난 2월(2조 703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8조 7091억원(23.3%)이나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신용자는 신용대출을 받는 게 보증료까지 내야 하는 전세대출보다 금리가 낮아 전세보증금 증액을 신용대출을 받아 해결했을 것”이라며 “전세보증금 목적으로 받은 신용대출까지 감안하면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은 사상 최대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들어 5대 은행 전세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폭은 2월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3월(2조 2051억원), 4월(2조 135억원) 차츰 감소해 5월(1조 4615억원), 6월(1조 7363억원)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7월(2조 201억원) 다시 2조원대로 올라선 뒤 8월(2조 4157억원)과 지난달 증가폭이 커졌다. 전세대출 급증 이유로는 ‘전셋값 급등’이 꼽힌다.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갭투자’ 등을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세대출이 이뤄지도록 했는 데도 몇 달째 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집주인이 미리 전셋값을 올린 점도 전셋값 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53% 올라 2015년 4월(0.5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미 정상적인 소득을 통한 여유 자금으로 전세금 상승분을 감당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전세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제주지법 4·3 생존 수형인 8명 또 재심 개시 결정

    제주지법 4·3 생존 수형인 8명 또 재심 개시 결정

    제주4·3 당시 불법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생존 수형인들이 70여 년만에 정식재판을 받게 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8일 김묘생(92) 할머니 등 수형인 8명의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번 재심은 지난해 1월 군사재판으로 옥살이한 4·3 수형인 18명이 공소기각으로 사실상 무죄 판결을 받은데 이어 두번째다. 재심이 결정된 수형인들 8명 가운데 7명은 군사재판, 김두황(92) 할아버지 1명은 일반재판으로 옥고를 치렀다. 재심 결정은 이들이 지난해 10월22일 재심 청구한지 1년만이다. 특히 이번 재심에는 지난해 불법을 인정받은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재판으로 옥살이한 김두황 할아버지가 포함됐다. 김할아버지는 수년전 확인한 판결문에서 폭도들을 지원했다는 날조된 근거로 국방경비법 위반이 적용돼 옥살이하게 된것을 알게 됐고,명예회복을 위해 재심을 청구했다. 김 할아버지는 당시 재판에서는 변론 기회도 얻지 못했고 이후 목포형무소에서 10개월간 형을 살고 1950년 2월 출소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美대선=대재앙의 날?…선거날 개장 앞둔 지구종말 대비용 ‘요새’

    美대선=대재앙의 날?…선거날 개장 앞둔 지구종말 대비용 ‘요새’

    인류 대재앙의 날을 대비해 만들어진 미국의 한 피난처가 다음 달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일에 맞춰 ‘요새’를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주 산골에 위치한 포티튜드 랜치(Fortitude Ranch, 견고한 목장)라는 이름의 피난처는 대재앙이 닥치면 요새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시설에는 1년 넘게 버틸 수 있는 비축 식량과 폭도들을 물리칠 수 있는 반자동 소총 및 탄약에 창고에 가득 쌓여있고, 좀비 등 영화 속에나 등장하는 감염된 시신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 시설과 콘크리트 벙커 등도 구비돼 있다. 다만 비축 식량이 떨어질 경우 직접 사냥을 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포티튜드 랜치는 1인당 연간 1000달러(약 116만 원)의 회원비를 받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지구 종말 등을 대비한 기존의 시설들이 초호화 시설을 완비하고 부유층만 접근할 수 있었다면, 포티튜드 랜치는 중산층을 겨냥한 대피소인 셈이다.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포티튜드 랜치의 첫 오픈 일은 현지시간으로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꾸준히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온 데다, 극우단체와 일부 인종차별 시위 참가자들의 극단적인 움직임 등을 고려했을 때 대선 당일 내전에 준하는 폭동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본 것이다. 포티튜드 랜치 CEO인 드류 밀러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관계없이 내전으로 인한 재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비합리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확대될 수 있는 폭력의 위험이 현실화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말 미국 안보 관계자들은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이 선거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정치적 긴장 증가와 시민들의 불안, 가짜 뉴스 등으로 인한 충돌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시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약속하지 않았으며, 우편 투표가 광범위한 유권자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거도 없이 경고함으로써 선거의 무결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CNN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아마겟돈(최후의 전쟁)을 대비해 온 ‘준비자'(prepper)들의 문화가 주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스크와 라디오, 정수 필터 등을 모아 파는 온란인 ‘준비자’ 매장은 대박을 쳤고 영국의 한 매장은 매출이 20배가 늘기도 했다고 전했다. 포티튜드 랜치 역시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릴 당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가입 문의를 받았으며, 입소하려는 사람들의 대기 리스트가 폭증했다고 밝혔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역대급 장마에… 농축수산물 가격 10년새 가장 많이 올라

    역대급 장마에… 농축수산물 가격 10년새 가장 많이 올라

    긴 장마와 잇단 태풍의 영향으로 채소값이 급등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10년 새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임대차 3법’ 시행 영향으로 월세가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1%대 상승률을 보인 건 지난 3월(1.0%) 이후 6개월 만이다. 농축수산물이 13.5%나 오른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2011년 3월(14.6%)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특히 채소류가 34.7%나 올랐다. 무(89.8%)와 배추(67.3%)의 오름폭도 컸다. 주거 비용 부담도 커졌다. 집세가 0.4% 올라 2018년 8월(0.5%)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0.5%)는 2019년 2월(0.6%) 이후 1년 7개월 만에, 월세(0.3%)는 2016년 11월(0.4%)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저물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긴 장마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지만 낮은 국제 유가와 교육 분야 지원 강화로 저물가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⑧자치분권의 꽃 마을민주주의 [박준희의 정담은 자치]

    ⑧자치분권의 꽃 마을민주주의 [박준희의 정담은 자치]

    구청장이 된 이후 가장 많이 접한 단어는 아마도 ‘협치’, ‘자치’가 아닐까 싶다. 구청의 ‘민관협치과’나 ‘자치행정과’를 필두로 각 과마다 위원회, 회의, 추진단, 자치회, 자치의회, 자문단, 주민연대, 네트워크 등등 주민이 자신의 이해가 걸린 구정에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 마을의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생성된 민관 조직들은 여기에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참여하는 주민들은 나름대로 구정과 지역발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 구청에서도 이런 조직, 일명 ‘거버넌스’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령 청년들이 주로 참여하는 청년정책위원회는 청년들의 일자리, 주거, 복지 등 각 분과위별로 구청의 청년정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내고, 청년 대상 정책이나 공모사업에 대해 심의 권한을 가지고 직접 결정을 내린다. 청소년자치의회는 고등학생 이하 청소년들이 모여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의결해 구청에 전달하고 100인 원탁회의는 주민들이 각 분야별 민관협치과제와 예산 등을 직접 결정하는 식이다. 모든 것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주민, 시민단체, 공무원 등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취지를 가진 제도이므로 원론적으로는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잘 되면 잘 될수록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협치, 자치의 실속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중 가장 아쉬운 것은 스위스의 지방자치와 같은 ‘마을 민주주의’가 실현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점인데 그 이유가 주민들의 자율적이고 광범위한 참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대만큼 주민 참여가 부족한 원인은 절대로 주민들에게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자치분권 범위가 매우 협소한데다 엄격한 선거 관련법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자발적,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동기부여 수단에 제한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주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특정 문제에 대해 해당 주민들이 직접 토론과 합의, 투표를 통해 해결책을 결정’하기 어려운 대신 참여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수준의 주민자치나 협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재 실정인 것이다. 협치, 자치에 적극적인 각종 시민단체 역시 조직과 활동가의 존속이 우선이다 보니 순수한 협치나 자치를 위해 헌신할 여력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이런저런 부족함과 한계를 드러내다보니 실속 없는 전시행정으로 끝나고 마는 각종 협치, 자치 제도는 차라리 없애는 것이 부족한 예산을 봐서도 낫지 않느냐는 주민들의 의견도 자주 접한다. 그때마다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을 반복하고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 않겠습니까. 비록 기대만큼 잘 되지는 않더라도 끊임없이 협치와 자치를 시도해야 주민참여의 폭도 넓어질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신림동 주민들이 동네 느티나무 아래 모여 인근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관, 주차장 등 시설을 주민들에게 공개할지 말지, 공개하면 어디까지 할지, 주민센터 뒤 공터를 공원으로 할지 주차장으로 할지, 동네에 배정된 장학금을 어떤 가정의 학생들에게 지급할지를 직접 결정하는 토론과 투표가 열리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지금 국회, 학계, 지자체 등 여러 분야에서 논의 중인 자치분권이 법적으로 구체화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 코로나19로 자본 해외유출도 제동…2분기 해외직접투자 27.8% 감소

    코로나19로 자본 해외유출도 제동…2분기 해외직접투자 27.8% 감소

    우리나라의 지난 2분기(4~6월) 해외직접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여파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이다. 해외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전 세계적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흐름에도 제공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2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총 121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27.8% 감소한 것이다. 지난 1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2018년 1·4분기(-27.9%)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이후 2분기에도 감소세가 지속됐다. 감소폭도 2018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2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액은 지난해 618억 5000만 달러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1981년 4분기 이후 38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올해들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직접투자액이 증가한 것은 국내 각종 규제와 노동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기업이나 자본의 국내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특히 코로나 확산이 정점을 기록했던 4, 5월 해외직접투자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8.3%, 60.0% 급감했다. 다만 6월 들어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0.7%)을 보이면서 감소세는 다소 완화됐다. 총투자액에서 투자회수액을 제한 순투자액은 76억 1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6.0% 감소했다. 투자 회수금액은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 50억 5000만 달러(전체 투자액 중 41.6%)로 가장 컸고, 제조업 21억 5000만 달러(17.7%), 부동산업 16억 달러(13.2%), 광업 9억 9000만 달러(8.1%)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 본격화로 제조업의 감소세(전년비 -62.7%)가 두드러진 가운데, 금융·보험업도 21.3% 감소했다. 다만 부동산업은 저성장·저금리에 따른 수익원 다각화 기조로 인해 투자 증가세가 지속되며 전년대비 7.3%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케이만군도가 24억 3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 21억 8000만달러, 싱가포르 14억 9000만 달러, UAE 6억 6000만달러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30.1%), 중남미(23.9%), 북미(20.6%), 유럽(16.0%), 중동(5.8%), 대양주(2.7%), 아프리카(1.0%) 순이었다. 투자회수금액은 업종별로는 전기·가스공급업(15억 1000만 달러), 금융·보험업(12억 1000만 달러), 광업(6억 달러) 순이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양패권 놓고 칼 벼리는 美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양패권 놓고 칼 벼리는 美中

    미국과 중국 간 ‘해상전력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을 조기 진수할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중국을 정조준해 ‘게임 체인저’를 표방한 첨단 해군력 증강계획을 발표하며 맞받아쳤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6일 캘리포니아주 랜드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중국의 해상 도전에 맞서기 위해 미 해군력을 무인·자율 함정과 잠수함, 항공기로 보강하는 야심찬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미래로 향해) 계획을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 해군력을 보강하기 위해 함대의 함정을 기존 293척에서 355척으로 대폭 확대하는 ’게임체인저‘ 계획을 마련했다”며 “미래 함대는 공중과 해상, 수중에서의 치명적인 효과(공격력)를 투사하기 위한 능력 측면에서 균형을 더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력 증강에는 소형 수상함과 잠수함 증강, 선택적으로 유인 또는 무인·자율이 가능한 수상 겸용 잠수정, 다양한 항공모함 탑재용 항공기 등이 추가될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이번 계획은 함대가 고강도 전투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고 전력 투사나 원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에스퍼 장관은 설명했다. 대표적 예로 ‘새로운 유도미사일 프리깃(소형 구축함) 프로그램’이라며 “이는 분산전을 수행하기 위해 치명성과 생존성 등의 능력을 보강한 함정을 제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시 헌터’(Sea Hunter)라는 드론을 시험 중이라며 40m 길이의 이 드론은 한번 출격하면 두 달 이상 해상에서 적 잠수함을 자율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미래 함대는 무인시스템이 치명적인 화력을 내뿜고 기뢰를 뿌리는 것에서부터 보급 수행과 적에 대한 정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우리가 향후 수년, 수십 년 후에 해상전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AFP는 미 해군력 증강계획에 대해 “지금부터 오는 2045년까지 수백억 달러 규모의 미 해군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며 “주적으로 인식되는 중국 해군력에 맞서 우위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앞서 14일 건조 중인 3번째 항공모함인 ‘003형’이 이르면 연말에 진수할 전망이라고 관영 언론들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 군사 전문지 병공과기(兵工科技) 등은 중국이 2018년 11월부터 상하이 창싱다오(長興島) 장난(江南)조선소에서 제작 중인 003형 항모가 이르면 올해 연말에 진수할 가능성이 있으며 늦어도 2021년 초까지는 건조가 끝날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 매체는 “003형 항모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건조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6월부터 선체블럭 조립에 들어가 이미 기본 선형을 완성할 정도로 건조 작업이 급속히 진척됐다”며 “첨단 기법인 대형블럭 조립방식으로 공정 기간을 대폭 단축한 003 항모는 11~12월쯤 완성해 연말 진수하고서 이어 내외장 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의 세 번째 항모가 될 003형은 전체 길이(전장)가 320m로 추정된다. 중국이 순수하게 독자 개발한 첫 국산 항모이자 두번째 항모인 002형 산둥함(305m)보다도 길고 폭도 미국 신형 제럴드 포드급 핵항모보다 넓다. 추정 만재 배수량은 8만t으로 러시아에서 도입한 첫 번째 항모 랴오닝(遼寧)함(5만 9439t)과 그와 비슷한 산둥함보다 크다. 젠(殲·J)-15전투기 등 30여대의 각종 함재기를 탑재한다. 랴오닝함은 2012년 실전 배치돼 6년 간 운항한 뒤 2018년 7월 랴오닝성 다롄(大連) 조선소에서 보수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12월 실전에 배치된 산둥함은 중국 조선소가 항모 건조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기술과 노하우를 축척한 것에 나름 의미가 있지만, 성능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철용으로 들여와 개보수해 취역시킨 001형 랴오닝함을 약간 업그레이드한 수준에 불과하다. 003형 항모의 가장 큰 특징은 함재기를 효율적으로 띄울 수 있는 첨단 전자식 캐터펄트(Catapult·사출기)를 처음으로 장착한 것이다. 항모는 좁은 갑판 위에서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항공기의 추력을 더해주는 새총 원리의 이륙 보조장비인 캐퍼펄트를 쓴다. 함재기가 갑판 밖으로 거의 내던져지듯 속도를 붙일 수 있는 비밀은 바로 ‘캐터펄트 덕분이다. 캐터펄트는 본래 고대 전투에서 적에게 돌을 날리기 위한 ‘투석기’를 뜻한다. 탄성이 좋은 나무와 끈을 이용해 돌을 성벽이나 적진을 향해 던지던 도구가 현대전에 와서는 항모에 탑재된 함재기를 힘껏 밀어 이륙을 도와주는 장비로 의미가 달라진 셈이다. 함재기 동체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사실 함재기들은 이 장치에 몸을 싣고 강하게 등이 떠밀리듯 항모를 이륙하는 것이다. 항모는 전장이 300m가 넘지만 실제로 함재기 활주를 위해 사용하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갑판 위에서는 다른 함재기와 각종 전투 장비, 인력들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좁은 곳에서 바다로 떨어지지 않고 이륙을 하려면 캐터펄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첨단 캐터펄트 기종은 대략 90m의 길이가 주어지면 36t짜리 함재기를 이륙시킬 수 있다. 완전히 멈춰 있는 함재기를 단 몇 초 만에 시속 260㎞로 가속해 이륙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캐터펄트가 없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첨단 항모 제럴드 R 포드에만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채택하고 있다. 만약 중국의 구상이 현실화한다면 적어도 캐터펄트에 있어선 미국과 같은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현재 실전배치 중인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모두 선수가 치솟은 갑판에서 함재기를 발진하는 ‘스키점프’식을 도입했다. 때문에 항모에서 함재기를 단시간에 대량으로 이륙시키는데 제약이 많은 탓에 운용 효율성은 미국 항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 003형 항모가 캐터펄트를 탑재할 경우 최신예 조기경보기 쿵징(空警) 600까지 실어 실제 작전에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 디펜스 위클리는 중국 003형 항모 배수량이 8만 5000t에 이르며 48대의 젠(殲)-15 함재기, 쿵징-600 조기경보기, 대잠 헬기와 수송헬기 등 60~70대 이상을 탑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40대 정도 탑재 가능한 산둥함이나 30대를 탑재가능한 랴오닝호 2척의 함재기 탑재량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은 특히 두 번째 중국산 항모 003형 외에도 세 번째 중국 자체기술 항모 004형을 조기에 건조해 최소한 4척으로 3개 항모전단을 꾸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7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조립이 진행 중인 항공모함과 별도로 새 ‘자매함’의 용골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의 척추와 같은 용골이 설치되는 것은 중국의 004형 항모가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28년까지 미국과 바다 위에서 대등한 경쟁을 위해 원자력(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6척 이상의 항모, 이지스급 함정 30여척, 원자력추진 잠수함 22척을 확보할 청사진도 마련했다. 다만 현재 건조 중인 중국의 세 번째, 네 번째 항모는 아직 미국처럼 원자력추진 장치를 갖추지는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군사 평론가 량궈량(梁國樑)은 “원자력추진 항모는 아마도 다롄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다섯 번째 항모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니세프, ‘신성모독’ 13세 소년에 10년형 판결한 나이지리아에 항의 성명

    유니세프, ‘신성모독’ 13세 소년에 10년형 판결한 나이지리아에 항의 성명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13세 소년이 신성 모독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자 유엔(UN) 산하 아동구호단체인 유니세프가 나이지리아 정부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8일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노주에 있는 샤리아 법정에서 13세 소년 오마르 파루크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친구와의 싸움 도중 이슬람 알라신에게 욕설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 법정은 최근에는 이슬람 선지자 모하메드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스튜디오 보조원인 야하야 샤리프-아미누에게는 사형을 선고했다. 파루크의 변호사인 콜라 알라피니는 지난 9일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알라피니 변호사는 CNN에 “파루크의 형량은 나이지리아 헌법은 물론 ‘어린이 권리와 복지에 관한 아프리카 헌장‘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당국으로부터 파루크에 대한 접근허가도 받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그는 신성모독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샤리프-아미누 사건을 파헤치다 우연히 파루크의 사건도 알게 돼 변호를 맡게 됐다.알라피니 변호사는 “그들이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같은 판사에 의해 신성모독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고, 아무도 오마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 빨리 항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성모독은 나이지리아 법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나이지리아 헌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노주는 나이지리아의 다른 무슬림 주들과 마찬가지로 세속법과 함께 이슬람의 극단적 관습법인 샤리아법도 시행하고 있다. 파루크의 어머니는 아들의 체포 후 폭도들이 집으로 쳐들어오자 이웃마을로 도망쳤다. 신성모독이 정식 법이 아님에도 원리주의자들의 극단적 분위기로 인해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자유로이 말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분위기라고 알라피니 변호사는 전했다. 유니세프는 16일 이번 판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나이지리아 정부 및 카노주 정부에 이 사건을 긴급히 검토하고 형량을 번복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피터 호킨스 나이지리아 유니세프 대표는 “13세의 오마르 파루크에게 10년 형을 선고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와 카노주가 동의한 아동 권리와 아동 정의의 모든 핵심 기본 원칙을 부정하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호킨스 대표는 “이번 사건은 오마르 파루크를 포함한 18세 미만 모든 아동들이 보호받고, 카노주의 모든 아동들이 아동권리 기준에 따라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 카노주 아동보호법 제정을 가속화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화마당] 독서가 돈이 될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독서가 돈이 될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독서는 돈이 될까? 책 많이 읽는 사람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훌륭한 직장도 얻으며, 돈도 많이 벌까? 독서가 진흥되면 국가는 성장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인은 매주 평균 41.50시간 일을 하고, 57.05시간 잠을 자며, 69.45시간 여가를 즐긴다. 2019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독서시간은 매주 3.71시간이다. 전체 여가 중 독서 점유율은 고작 5.34%에 불과하다. 이는 곧바로 독서율로 표시된다. 성인의 연간 종이책 독서율은 52.1%, 독서량은 6.1권이다. 나이 들수록 하락폭도 크다. 사람들은 시험이나 업무에 도움 되지 않는 글을 읽는 건 돈벌이에 나쁘다고 여기는 듯하다. 독서가 학생 때는 공부시간을 빼앗고 나중엔 노동시간을 줄여 부자 되는 데 지장을 준다고 믿는 것 같다. 아니라면 형편없는 이 숫자는 없었을 것이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독서는 노동자의 순수 휴식 시간을 줄이고 업무 시간을 침해하며 업무 집중도만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사내 독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 좋은 책을 사이에 둔 지적 대화의 활성화가 아니라 지정 도서의 독후감에 치중해 직원들이 독서에 질리게 만들기 십상이다. 국가도 비슷하다. 해마다 독서율은 떨어지는데, 독서진흥예산은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독서를 시민 역량의 밑바탕을 높이는 사회 투자로 인식하지 않고, 돈 안 되는 일에 세금을 낭비하는 한가한 놀음쯤으로 여기는 게 틀림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매년 한두 차례 책을 추천해 시민들 관심을 불러모으는 것은 멋진 일이다. 아쉽다면 독서 활성화에 가장 도움이 되고 시민 생활에 대한 이해도 높이는 문학, 특히 소설이 없다는 점이다. 독서 진흥엔 이런 일회성 이벤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독서활동의 물리적 근거지인 도서관과 서점을 양 날개 삼아 활동하는 독서공동체를 지원해 비독자를 독자로 만드는 활동을 꾸준히 늘리는 것이다. 요즘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정가제 근간을 흔드는 게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라는 말이 떠돈다. 도서 가격 할인이 일상화하면 2014년 이후 숫자가 늘면서 간신히 자리잡은 동네서점 다수는 폐업 위기에 몰릴 것이다. 소문이 맞는다면 대통령은 축배를 건네면서 독서를 장려하고, 비서실장은 애써 구축한 독서 진지를 망치는 꼴이다. 대통령께서 이 일을 알고는 계시는지 궁금하다. 혹여 독서가 돈이 안 돼서 그런 거라면 오해다. 독서는 돈 버는 데 도움이 된다. 독서는 교양과 지식을 통해 자존감, 리더십, 문제 해결 등 인간 역량을 높인다. 높아진 개인 역량은 업무 효율을 좋게 하고, 업무 성과를 높이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독서 경영은 직원들의 직무 동기 부여와 업무 만족도를 제고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 나온 김재현·정상철의 ‘독서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독서율이 1% 높아질 때마다 인적 역량은 0.224%, 인적 투자는 0.209% 증가하지만 총여가시간은 0.001% 늘고 노동시간은 0.001% 줄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독서시간을 늘리면 노동의 질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시간은 적게 들이고 돈은 많이 벌 확률이 높다. 국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서율이 높아지면 시민 역량이 강화돼 국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 독서율이 1% 높아지면 생산, 소비, 자본, 투자, 고용 등 거시경제 지표 전체가 실질적으로 0.22~0.23% 증가한다. 따라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독서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옛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말은 틀렸다. 독서는 돈이 된다. 국가든 개인이든 기꺼이 투자를 늘릴 만하다.
  • 왜 뒤늦게 잘하니…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들 재계약할 수 있을까

    왜 뒤늦게 잘하니…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들 재계약할 수 있을까

    이제라도 잘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제야 잘한다고 원망해야 할까. 올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남궁민 역) 단장은 리빌딩의 첫 걸음으로 프랜차이즈 스타 임동규(조한선 역)를 내보내는 선택을 한다. 반발하는 직원들을 불러 모아놓고 백 단장은 “임동규는 순위 경쟁 때 힘을 못내는 선수”라며 “꼴찌가 확정된 다음에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선수가 왜 필요하느냐”고 설명한다. 스탯관리형 선수에 대한 지적이다. 프로야구에서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도 자주 접할 수 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 힘을 못 내다가 순위 싸움에서 멀어진 뒤에야 힘을 내는 유형의 선수다. 갈수록 좋아지는 성적에 이들을 향한 평가도 ‘드디어 본모습을 찾았다’는 것부터 시작해 ‘다음 시즌도 잘할 것’이라는 희망찬 기대가 따른다. 지난해 채드 벨(한화 이글스)이 그랬다. 채드 벨은 7월까지 평균자책점(ERA) 4.15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8월 3경기 2승 17과3분의2이닝 ERA 2.04의 성적을, 9월 5경기 4승1패 36이닝 ERA 2.00의 성적을 남겼다. 덕분에 한화는 역대 처음으로 ‘외국인 10승 듀오’를 가지게 됐고 채드 벨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불행하게도 채드 벨의 올해 성적은 좋지 않다.올해는 아드리안 샘슨(롯데 자이언츠)이 ‘임동규형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샘슨은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6승8패 ERA 5.89로 팀의 에이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진이 거듭됐다. 그랬던 샘슨이 최근 3경기에선 19와3분의2이닝을 던지며 단 3실점만 허용하는 무서운 투수가 됐다. 벤 라이블리(삼성 라이온즈) 역시 ‘임동규형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라이블리의 9월 성적은 2승 ERA 0.60이다. 두 달 가까운 부상 이탈로 팀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라이블리는 7월 복귀 후에도 기대에 못 미쳤지만 최근 경기만 보면 재계약하고 싶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 13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좌우보단 높낮이에 포인트를 주고 운영하고 있다”며 부활을 반겼다. 한국무대 4년차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은 드라마의 무대가 됐던 문학구장을 홈으로 쓰고 팀의 중심타자라는 점에서 임동규와 가장 닮아 있다. 로맥은 7월까지 0.251의 타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에이징 커브의 우려가 따랐지만 8월 타율 0.315와 홈런 5개, 9월 타율 0.326과 홈런 4개로 무서운 타자로 변신했다. 홈런도 최정에 이어 팀내 2위다. 그러나 올해 SK에게 가을야구는 너무나 멀다. 코로나19로 올해 마이너리거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수 영입할 수 있는 폭도 좁아졌다는 의미다. 꾸준히 리스트업해온 선수들은 있지만 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기회가 없다. 1년을 쉰 선수의 기량이 어떨지는 구단으로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후반기 반짝 스타 ‘임동규형 외국인 선수’의 운명 역시 알 수 없다. 후반기 성적이 좋으면 당연히 내년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뒤따른다. 대체 선수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구단들이 안전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반기 성적이 좋은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가능성이 그리 낮지만은 이유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트럼프 깃발 건넛집은 바이든 깃발… WWC가 심상찮다

    트럼프 깃발 건넛집은 바이든 깃발… WWC가 심상찮다

    미 대선(11월 3일)이 두 달도 안 남은 가운데 승부를 가를 각종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안으로 뒤따라왔다. 흑인시위를 비난하며 러스트벨트(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백인 지지세 결집에 나선 결과다. 지난 주말 러스트벨트인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주를 돌아본 결과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역전극’의 도화선이었던 ‘화이트워킹클래스’(WWC·교외에 사는 중산층·백인·비대졸자)의 트럼프 지지세는 굳건했지만, 지난번과 달리 심상치 않은 균열도 감지할 수 있었다.지난 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76번 고속도로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호소하는 대형 광고판과 소형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지만 바이든 후보의 선전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머셋 지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청소원으로 일하는 2명의 백인 여성을 우연히 만났다. 주디(62)는 표심을 묻자 “당연히 트럼프를 찍을 것”이라며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만들어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지켜 낸 줄 아느냐”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트럼트, 일자리”라고 짧게 답하고 쓰레기통을 비웠다. 오하이오 앰허스트의 휴게소에서 만난 20대 종업원도 “투표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도 “바이든은 일자리를 중국에 내줄 것 같다”고 했다. 6일 오하이오 및 일리노이 일대에서는 백인 트럼프 지지자들이 차를 몰고 행진하는 행사도 열렸다. 이날 찾은 오하이오 웨스트레이크시의 한 동네에는 성조기를 내건 집이 10곳 중 8곳이나 됐다. 주민 제인 화이트는 “애국심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백인이 대다수인 동네여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했다.WWC는 교외에 살며 배관공, 청소원, 경찰 등 육체노동을 한다. 소득은 중산층(4만~12만 달러) 중 하위권이다. 주로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의 교외 지역에 집중 거주한다. 이들은 노조 소속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갑자기 공화당 지지 세력으로 돌변해 대선 판세를 바꾸곤 했다. 1960년대 존 F 케네디, 린든 존슨 대통령(민주당) 시기에 침묵했던 WWC는 1968년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폴 쿤(정치전문가)은 저서 ‘더 하드햇 라이어트’(The Hardhat Riot)에서 ‘닉슨 대통령은 정치에 소극적이고 시골에 거주하는 블루칼라 중산층 백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라고 자랑하곤 했다’고 썼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WWC의 지지 덕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공격적 유세에 나선 것도 WWC의 표심 때문이다.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약탈자, 폭도,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그 결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경단을 자임하며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조용했던 백인 트럼프 지지층은 성조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나와 지지 행진에 나서고 있다.WWC를 설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다. 블루칼라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을 때리고, 제약업계의 횡포를 욕하고, 세금 감면을 약속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백인 노동자들이 별다른 경쟁 없이 먹고살 수 있었던 과거의 영광을 소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직접적이고 거친 것도 WWC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달 28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 유세에서 “(흑인)시위대를 혼내주겠다(your ass)”고 했고, ‘쿵 플루’(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 강조),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 등의 직관적인 신조어들을 자주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런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는 “나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며 노골적으로 WWC에 구애를 보냈다. WWC는 당시 미국 내 산업시설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성 정당이 포섭하지 못했던 ‘잊혀진 계급’이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구호에 투표장으로 몰려나왔다. 미국은 투표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투표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2016년 경합주이자 러스트벨트에서 기존 정치에서 소외됐던 WWC의 움직임은 박빙이던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 캠프가 ‘재선 10대 주요의제’ 중에 가장 먼저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100만 소상공인 육성을 담은 일자리 정책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WWC가 트럼프 지지층으로 바뀐 데는 소위 ‘민주당 엘리트의 정치적 실패’가 깔려 있다. 역사학자 토머스 프랭크는 지난 1일 인텔리전서와의 인터뷰에서 월가, 실리콘밸리, 문화 기득권층(전문가)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됐고, 공화당은 농민과 블루칼라에게 다가섰다고 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기후변화 대응책과 이민정책은 WWC가 주로 일하는 제조업의 일자리를 위협한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이 가짜였어도 WWC가 솔깃한 데는 블루칼라를 소외시킨 민주당의 배신도 작용했다는 뜻이다. WWC는 민주당의 전문가 집단에 분개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인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은 많지 않다. 사회학자 조안 윌리엄스는 저서 ‘화이트워킹클래스’에서 “WWC는 진짜 부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신 바쁜 전문직들은 경비원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계층은 단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순간의 모든 것(타인의 대우)으로 정해진다”고 썼다. WWC의 잠재력은 이번에도 무시하기 힘들다. 지난달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6년과 동일하다면 경합주인 미시간의 경우 미등록 유권자의 62.1%(160만명)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거주자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1.6%(약 210만명), 위스콘신은 68.2%(약 8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1% 미만의 차이로 이 3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경합주의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오하이오의 교외지역에서는 WWC의 ‘트럼프 열기’가 4년 전보다는 약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웨스트레이트시의 한 주민(43)은 “트럼프 지지 피켓을 내건 집이 확실히 줄었다. 몇 집은 흑인 시위를 응원하는 팻말을 세웠다”며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는 두 집이 트럼프와 바이든을 지지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것도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실정 등에 대한 WWC의 실망감에 기대하고 있다. 만일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역전은 쉽지 않다. 다만 이슈의 휘발성이 변수다. 올해 초만 해도 ‘트럼프 탄핵’이 대선의 핵심 변수인 듯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전혀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을 거치면서 어떤 변수가 떠오를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도심 주민과 청년들은 바이든 지지세가 강하다. 클리블랜드주립대에서 만난 에이 제이(20)는 “오빠가 의사인데 트럼프의 잘못된 판단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바이든이 정상 상태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동층의 마음이 관건이다. 웨스트레이크시 도서관에서 만난 70대 백인 여성은 “두 후보 모두 너무 나쁜 선택이어서 대선일에도 못 정할 거 같다는 사람이 많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를 더 키운 트럼프는 말할 필요도 없고, 헬스케어 같은 바이든의 정책도 이상적이기만 하고 세금만 허비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서머싯·애머스트·웨스트레이크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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