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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재봉의 영화읽기] 호텔 르완다

    [하재봉의 영화읽기] 호텔 르완다

    북아일랜드 폭탄 테러 사건으로 체포된 평범한 아일랜드 청년의 무죄를 증명하는 과정을 그린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의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테리 조지였다. 그는 북아일랜드에서 체포되어 런던에서 재판을 받았던 청년의 실제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완벽하게 자료 수집한 후, 실화에 바탕을 둔 뛰어난 극영화를 만들었다. <호텔 르완다>는 1994년 르완다 전역에서 벌어진 후투족과 투치족의 종족 분쟁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외형적으로도 잘 구분이 안 가는 후투족과 투치족은 르완다가 20세기 초 벨기에 식민지로 있을 때부터 갈등관계를 빚어 왔다. 벨기에는 르완다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후투족과 투치족을 구별하는 부족 신원카드를 만들었고, 소수의 투치족을 서구식 교육으로 훈련시켰다. 1960년대 초 벨기에가 철수하고 식민지는 르완다와 부룬디로 분리된다. 르완다는 후투족이 통치하고 부룬디는 투치족이 다스리지만, 르완다에도 수많은 투치족이 거주하고 있었다. 투치족은 르완다애국전선을 만들어서 후투족의 살육으로부터 투치족을 보호하려고 했다. 2500명의 유엔 군대가 후투족과 투치족의 내전을 막기 위해 르완다에 배치되었지만 유엔평화유지군은 그들의 행동을 감독만 할 수 있었다. 1994년 4월 6일, 후투족 과격주의자들은 평화협정을 맺은 르완다와 부룬디의 대통령이 탄 비행기를 공격해서 모두 살해하고 르완다에 있던 투치족 고위 인사와 중도파 후투족들을 살해한다. 그로부터 약 백일 동안 백만여 명에 가까운 르완다인이 살해되었다. 이 끔찍한 종족 분쟁은, 함께 살아온 타종족을 증오해서 그 종족의 씨를 말리기 위해 어린이와 부녀자를 표적으로 참혹한 살해가 전개되었다. 하지만 서방 각국은 애써 이 학살을 외면하려고 했다. 영화 <호텔 르완다>는 인류 사상 가장 잔혹한 학살이 벌어졌던 바로 그때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동은, 실화에 바탕을 두고 전개되는 생생한 소재 발굴과 디테일한 묘사로 사건 현장의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데서 비롯된다.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있는 벨기에 기업 소유의 특급호텔 ‘밀 콜린스’의 지배인인 폴(돈 치들 분)을 중심으로 백만 여 명이 학살된 비극적 현장의 참혹함을 긴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밀 콜린스 호텔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머물고 있고 유엔군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생각되자 과격 후투족의 학살을 피해 많은 투치족 피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지배인 폴은 후투족이지만 부인은 투치족이었다. 폴은 후투족의 학살로부터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후투족 장군에게 지속적으로 뇌물을 주고, 또 그 동안 밀 콜린스 호텔을 방문했던 해외의 저명 인사들에게 수없이 전화를 해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르완다 사태에 대한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킨다. 밀 콜린스 호텔에는 무려 1268명의 투치족 난민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한 방에 수십 명이 머물고 복도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후투족 과격파의 살해 위협에 떨고 있었다. 평범한 호텔 지배인 폴이 처음부터 영웅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갖고 있는 보통의 시민이었다. 하지만 끔찍한 대량학살로부터 자기 가족을 지키려는 그의 노력은 점차 이웃들로 손을 뻗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그를 믿고 밀 콜린스 호텔로 모여든 1268명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마치 아프리카판 <쉰들러 리스트>를 보는 것 같은 폴의 용기 있는 행동은 <호텔 르완다>가 발생하는 감동의 원천이다. 이야기의 긴박감으로부터 우리는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폴이 지키려고 노력하는 가장 소중한 인간의 생명, 존엄성, 가족의 가치 등이 우리에게 깊은 공감대를 주기 때문이다. <호텔 르완다>는 후투족과 투치족의 내전을 본격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킬링 필드>같은 학살 장면의 직접적 노출은 최소화해서 표현되고 있다. 이야기는 철저하게 호텔 지배인 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영웅이 되어 가는 그의 모습은 우리를 깊게 감동시킨다. 그가 자기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굳게 지키려고 노력했던 그 가치가 우리 삶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것임을 우리는 잘 알기 때문이다. 테리 조지 감독의 의도대로 관객들은 <호텔 르완다>를 보고 난 후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는 아직도 이처럼 생명의 소중함을 짓밟고 인간적인 권리를 말살하는 비인간적, 비윤리적 학살이 쉴새없이 자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안락하고 소중한 삶만을 생각한 채 그런 비극적 현장으로부터 자신을 의도적으로 소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폴 역의 돈 치들은, 주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졌다. 아카데미 수상작 <트래픽>(2000년)에서 스티븐 소더버그와 처음 만난 후 계속해서 <오션스 일레븐>부터 <오션스 투엘브>를 거쳐 <오션스 써틴>까지 함께 작업하고 있다. 흑인 중에서도 석탄처럼 검은 가장 새까만 피부를 갖고 있는 그는, <애프터 선셋>(2004년)과 <대통령을 죽여라>(2004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크래쉬>(2004년) 등에서 조연급으로 활약한 바 있다. 타렌티노의 <재키 브라운>의 원작 소설을 쓰기도 했던 엘모어 레오너드의 소설을 각색해서 영화로 만든 <티쇼밍고 블루스>로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그 외에도 르완다 유엔평화유지군의 올리버 대령 역으로 출연한 닉 놀테는 로버트 드니로와 공연한 <케이프 피어>(1991년)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바 있지만, <호텔 르완다>에서는 평화 유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무고한 사람들이 학살되어 가는 것을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입장을 표현하고 있다. 호텔 밀 콜린스의 소유주인 벨기에 기업 회장으로 출연한 장 르노, 르완다의 종군 기자로 등장하는 <글래디에이터>의 로마 폭군 호아킨 피닉스 등은 각각 자신의 존재감만으로도 영화를 꽉 채워주는 좋은 배우들이다. 테리 조지 감독은 돈 치들이 맡은 호텔 지배인 폴을 중심으로 균형감각 있게 인물을 배치하고 사건을 끌고 가면서 르완다 학살의 야만적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외형적으로는 르완다 사태의 핵심에서 비켜서 있는 것 같지만 그러나 디테일한 세부 묘사와 살아 있는 캐릭터 확립으로, 종족 분쟁의 비극적 모습을 훨씬 더 리얼하게 그리는 데 성공하고 있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책꽂이]

    ●새로운 한국식물도감(이영노 지음, 교학사 펴냄) 전세계에서 나는 식물은 대략 20여만종. 그 중 한반도에서 나는 관속식물은 4000여종으로 추정된다. 이 책에는 종자식물과 귀화식물, 양치식물, 원예식물 등 한반도에 야생하는 식물들이 망라됐다. 식물용어는 되도록 쉽게 풀어 썼으며 사진은 식물의 특징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데 역점을 뒀다. 식물이름이 흉한 느낌을 주는 개불알꽃은 복주머니란으로, 풀솜대와 석산은 각각 지장보살(전남 구례의 지방명), 꽃무릇(전남 백양산 근처의 지방명)등 정다운 지방 특유의 이름으로 부르는 등 새로운 감각을 살렸다. 전2권. 한 세트 30만원.●현대 고고학의 이해(콜린 렌프류·폴 반 지음, 이희준 옮김, 사회평론 펴냄) ‘삽의 증언’이라 불리는 고고학의 세계를 종합적으로 다룬 현대고고학 개설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과 열형광연대측정법,GIS와 DNA연구기법 등 과학적 기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과정주의고고학이라 불리는 ‘신고고학’, 인지고고학, 공공고고학 등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고고학에 관한 최신 논의들이 실렸다.4만원.●역사를 움직인 157인의 마지막 한마디, 유언(한스 할터 지음, 한윤진 옮김, 말글빛냄 펴냄) 성인들의 유언은 감동스러운 데가 있다. 공자는 “지는 꽃잎처럼 현자는 그렇게 가는 구나.”라고 끝맺었다. 폭군 네로는 “한 예술가가 가고 세계는 혼란스러워지는구나.”라는 말을 남겼다. 칭기즈칸은 “죽음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잠을 잤구나.”라고 말한 뒤 저세상으로 갔고, 대영제국의 초석을 마련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아주 짧은 한순간을 위한 것이었어.”라며 자신을 뒤돌아봤다.“다시 볼게요. 다시 보자구요.”라는 한없이 슬픈 유언은 마릴린 먼로의 것이다. 역사를 움직인 인물들의 유언 백과사전.1만 8500원.●도산 안창호 평전(이태복 지음, 동녘 펴냄)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의 삶을 조명. 도산은 1898년 평양에서 열린 만민공동회에서 18개 쾌재와 18개 불쾌로 탐관오리들의 학정을 규탄하고 외세의 침탈에 대응할 것을 호소하면서 이름을 알렸다.1907년에 신민회를,1913년에 흥사단을 조직했으며 3·1운동 이후 상하이로 건너가 임시정부에서 내무총장직을 맡았다. 일부에선 도산을 단순한 인격수양파, 무장투쟁론에 반대한 준비론자, 조선혁명이 아닌 개량주의자로 규정하지만 도산이야말로 현실적인 조건에 기반한 과학적이고 구체화된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이라는 주장이 담겼다.1만 5000원. ●로맹가리(도미니크 보나 지음, 이상해 옮김, 문학동네 펴냄)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인으로 살다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이자 외교관, 전쟁영웅이었던 로맹가리. 참전중에 쓴 첫 소설 ‘유럽의 교육’으로 비평가상을 받으며 명성을 얻은 그는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을 받은 데 이어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소설 ‘자기 앞의 생’으로 다시 한번 공쿠르 상을 수상, 프랑스 역사상 유일하게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은 작가로 기록됐다. 이 전기에는 24살 연하 진 시버그와의 운명적 사랑 등 일화도 실렸다.1만 8000원.
  • [씨줄날줄] 기자조선/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 한국 고대사의 큰 줄기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음모를 꾸미는 과정에서 왜곡된 주장이 적잖게 나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중국 은(殷)나라의 현인 기자(箕子)가 동쪽으로 와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기자조선을 세웠다는 설이다. 이는 단군조선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물론 한국사가 중국의 영향 아래 시작됐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즉 일제 식민사학자들이 적극 주장하던 타율성 이론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기자란 역사상 어떤 인물인가. 춘추전국시대의 여러 저작에 등장하는 기자는, 은나라의 마지막 왕이자 폭군인 주왕(紂王)에게 실정을 간하는 어진 신하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그가 조선 땅으로 건너와 나라를 세웠다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전국시대와 통일왕조 진(秦)을 거쳐 한(漢)나라가 들어선 뒤에야, 은나라가 망하자 기자가 조선 땅으로 망명해 나라를 세웠으며 이를 중국 왕조가 승인했다는 주장이 덧붙는다. 이처럼 새 기록이 나오는 이유는, 한나라가 중화적(中華的) 세계관을 내세워 천하가 중국 통치권임을 강변하면서 주변국 역사를 제 입맛대로 조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국내에서는 ‘기자조선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지성 최치원은 기자가 조선으로 건너와 교화를 베풀었을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나라를 세우지는 못했다고 보았다. 기자조선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고려 중기부터 기자는 급격히 각광을 받게 된다. 한국의 역대 왕조는 애초에 유학을 기본 이념으로 건설됐다는 정치적 선전의 상징으로 이용된 것이다. 기자에 대한 숭모는 조선조 들어 더욱 강해졌다. 현재 한국 사학계는 기자조선을 대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나라보다 앞선 시대의 중국 서책에 이미 조선이라는 국가가 등장하지만 기자와 연계시킨 기록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군조선-위만조선-부여 및 삼국으로 이어지는 한국 고대사에서 기자조선을 따로 구분지을 시대가 기록상이건, 고고학상이건 존재하지 않기도 하다. 중요한 건 중국 사학계가 어떤 궤변을 늘어놓느냐가 아니다. 그 왜곡된 역사 서술을 언제라도 깨부술 만큼 우리 고대사 연구가 두터워져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 /신정일 지음

    강화도의 한 면인 교동도는 역사의 영욕이 교차된 곳이다. 이규보의 아름다운 시 속에 남아 있는 교동도의 남산포는 송나라 사신들이 줄을 이었던 곳이고, 수양대군에게 밀린 안평대군과 폭군 연산군이 유배를 왔던 곳이지만 읍성은 무너지고 ‘연산군의 적거지’라는 안내판만 남아 길손을 맞고 있다. ‘우리 시대의 김정호’로 불리는 문화사학자 신정일 황토현 문화연구소장이 쓴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전3권, 황금나침반 펴냄)는 지난 100년 동안 사라져간 우리 땅의 역사와 문화유산,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지난 25년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읍, 면, 혹은 그보다 더 작은 마을 터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며 답사기를 썼다. 이 책에 소개된 90곳은 1914년 일제의 지방관제 통폐합에 의해 폐현·폐군된 곳들이다. 각권 1만 6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풍전등화’ 성 바실 성당

    모스크바의 상징 성 바실 대성당이 러시아 대도시를 휩쓰는 개발광풍으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1555년 ‘폭군’ 이반 황제의 전승 기념물로 세워진 이 성당은 양파모양의 돔지붕과 오밀조밀한 첨탑 배치, 화려한 외장 등으로 4세기 넘게 러시아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잡아 왔다. 성당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내년 인근에 착공될 대규모 호텔단지. 이미 크렘린의 건축허가까지 떨어졌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최근 붉은광장의 19세기 상가 건물을 사들인 러시아 기업연합회가 이곳에 2억 3000만파운드(약 4150억원)를 들여 ‘소더비급’ 경매하우스와 호화 객실, 초대형 지하주차장을 갖춘 5성급 호텔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2일 전했다. 문제는 성당이 자연지형이 아닌 인공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지반이 무른 데다 호텔부지와의 거리도 90m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성당 보존위원회는 공사가 강행될 경우 지하수 흐름을 바꿔 지반 침하가 불가피하고 공사장 진동으로 성당 구조물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안드레이 바탈로프 성당 보존위원장은 “눈앞의 경제적 이익이 아닌 미래 세대의 풍요를 위해 러시아의 상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반 황제가 이보다 아름다운 건축물이 세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완공 직후 건축가의 눈을 멀게 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바실 성당은 나폴레옹 전쟁과 스탈린 치하의 종교말살 정책 아래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인디펜던트는 “희대의 권력자들도 없애지 못한 세계적 문화유산이 오일머니가 가져다준 풍요와 탐욕 때문에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실 성당은 1980년대 말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전자오락게임 ‘테트리스’의 배경화면으로 사용돼 우리에게도 친숙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儒林 (596)-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2)

    儒林 (596)-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2)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2) 율곡의 답안지를 읽어 내리던 정사룡은 이 부분에 이르러 다시 ‘옳거니’하며 자신의 무릎을 내리쳤다. 답안지의 내용은 정곡을 찌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공자께서 심한 우레 소리(迅雷)에도 얼굴빛을 변하셨다.’라는 말은 논어의 ‘향당(鄕黨)편’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승께서는)천둥이 치거나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반드시 정색을 하셨다.(迅雷風烈必變)” 공자의 이러한 태도는 하늘에 대한 공자의 공경에서 나온 몸가짐이었다. 하늘은 말이 없지만 ‘사철을 운행하게 하고 만물을 생성케 한다.’고 믿었던 공자로서는 자연계의 이변에 대해 본능적으로 긴장과 엄숙한 태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일찍이 중용에서 ‘정성은 하늘의 도요, 정성되게 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라고 말하였던 공자였으므로 도덕 그 자체는 하늘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도덕을 실천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공자의 ‘천도(天道)’사상을 나타내고 있음인 것이다. 공자는 언제나 하늘에 기도드리는 자세로 살아 온 사람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공자가 마침내 심한 병이 들어 죽음에 이르게 되자 자로가 하늘에 기도를 드리기를 요청하였을 때 공자가 자로에게 ‘그런 선례(先例)가 있느냐.’하고 물었던 데서도 드러난다. 이에 자로가 ‘뇌문(文)에 그에 관해서 위의 천신(天神)과 아래의 지기(地祇)에게 기도드려 빌었던 선례가 있다.’고 대답하자 공자는 이렇게 탄식한다. “나는 그렇게 빌어 온 지 이미 오래이다.(丘之禱久矣)” 이러한 공자의 태도를 인용하여 율곡은 인류가 낳은 성인 공자를 ‘심한 우레 소리에도 반드시 얼굴빛을 변하여 정색을 하였다.’고 표현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바르지 못한 사람을 하늘이 친 예를 들어 무을(武乙)과 이백(夷伯)의 고사를 인용하였던 것이다. 무을은 상나라의 25대 임금으로 매우 무도하여 하늘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폭군이었다. 그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그곳을 천신이라고 부르게 하고 우상을 섬겼다. 그 허수아비를 대신하여 자기와 장기를 두게 하고는 허수아비가 지면 온갖 모욕을 다 하였으며, 또 가죽주머니에 피를 담아 공중에 매달아 놓고 활로 그 주머니를 쏘아 맞히고는 하늘을 꿰뚫었다고 자랑하곤 하였다.‘사기’에 보면 무을은 뒤에 하(河)와 위(渭)나라 사이에서 사냥을 하다가 벼락을 맞고 죽었는데, 이는 하늘의 도를 거스른 죄 때문이었던 것이다. 또한 이백은 노나라의 대부로서 희공(僖公) 15년, 이백의 사당에 벼락이 쳐서 불이 나 다 타버렸는데, 이는 예에 벗어나는 행위에 대한 하늘의 재앙이 내렸기 때문에 사당에 불이 났을 것이라고 예언하였던 공자의 원견지명(遠見之明)에서 비롯된 고사였던 것이다. “손오공의 여의봉(如意棒)이다.” 정사룡은 감탄하며 말하였다. 마음대로 길게도 짧게도 할 수 있고, 그것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신통력을 발휘하듯 거자는 적재적소에 적합한 고사를 이처럼 절묘하게 인용하고 있음인 것이다.
  • [코드로 읽는책] “권력에 눈먼 독재자” 마오의 폭력성 고발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대륙의 딸들’의 작가 창룽(張戎·54)이 쓴 마오쩌둥 전기 ‘마오: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황의방 등 옮김, 까치 펴냄)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이 책은 창룽과 그의 남편인 영국의 역사학자 존 핼리데이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10여년에 걸쳐 집필한 것으로,2005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후 30여개국에서 번역 소개됐다. 마오쩌둥 사망 이후 ‘대륙의 딸들’(1991)을 포함해 마오쩌둥과 그의 시대에 관한 책들은 여럿 나왔지만, 마오쩌둥이 얼마나 잔인하고 오만하며 자기중심적인 폭군이었는가를 밝힌 책은 거의 없다. 마오쩌둥의 위상은 여전히 요지부동. 마오쩌둥을 ‘권력에 눈먼 독재자’로 그리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책에 따르면 마오쩌둥은 중국 공산당 창당의 주역이 아니었다. 그의 권력 장악은 1920년대 스탈린과의 비밀 거래에서 시작된다. 중국 통치 이후에도 마오쩌둥은 항구적인 권력 유지를 위해 백화제방 백가쟁명,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등 프로파간다를 앞세운 일련의 거대한 군중운동을 전개했다. 결국 대기근과 그가 주도한 운동 때문에 “전시도 아닌 평화시에” 중국 인민 7000만명이 희생됐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의 권력은 적나라한 폭력과 테러에 의존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은 마오쩌둥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취한 잔혹한 행동을 낱낱이 고발한다. 주더(朱德)와 펑더화이(彭德懷) 부대를 탈취하고, 장궈타오(張國燾)와 샹잉(項英)을 고의로 죽음의 행군에 이르게 한 것, 왕밍(王明)에게 독살을 시도하고 수천명의 인민들이 굶어죽을 때까지 식량을 수출해 소련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한 것, 추수봉기(마오쩌둥이 농민지도자라는 신화가 만들어진 사건)와 루딩교(橋)의 결사적인 도강 사건을 조작한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마오쩌둥이 정치무대에서 공허한 영광에 집착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세계 지도자의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마오쩌둥은 사망하기 3개월 전까지도 외국 정치인들을 계속 접견했다. 후루시초프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마오쩌둥의 ‘과대망상’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마오쩌둥은 자신을 신의 명령을 수행하도록 신이 보낸 사람으로 여겼다. 마오쩌둥은 어쩌면 자신의 명령에 따라 신이 행동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마오쩌둥은 결코 이상주의자나 이데올로그가 아니라 철저한 권력지상주의자였을 뿐이라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전2권 각권 1만 35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儒林(581)-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7) 따라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알성시의 책제(策題)들은 대부분 정치와 관련된 질문들이었다. 예를 들면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고 조광조에게 물었던 중종의 책문을 위시하여 세종대왕은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알성시를 통해 묻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명종은 ‘육부의 관리를 어떻게 개혁하여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가 하면 ‘교육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라고도 묻고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을 치른 후 선조는 ‘(일본과)화친하는 것이 좋으냐, 정벌하는 것이 좋으냐.’는 나라의 생사가 걸린 양자택일의 책문을 던지고 있고, 가장 책문을 즐겨했던 임금은 조광조를 총애하다가 마침내 사약을 내려 죽게 하였던 중종으로 알려져 있다. 중종은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하는 책문 이외에도 ‘외교관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처음부터 끝까지 잘 하는 정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정치적인 질문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조광조를 발탁하였던 이듬해 1516년 ‘별시문과’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험문제까지 내고 있다. ‘술의 폐해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술의 폐해가 문제되었던 것은 어느 시대부터인가. 우임금은 향기로운 술을 미워했고, 무왕은 술을 경계하는 글을 지었으며, 위나라의 무공은 술 때문에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는 시를 지었다. 이토록 오래 전부터 술의 폐해를 염려했으나 아직까지 뿌리를 뽑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술의 폐해를 논하라.’는 내용의 책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임금이 내린 책문 중에서 가장 유니크하고 독창적인 것은 광해군이 내린 책문이다. 훗날 반정으로 폐위가 된 광해군은 그로 인해 후세의 사가들로부터 변덕스러운 군주로 낙인찍혀 죽은 후에도 임금의 칭호를 받지 못하고 폭군 연산군과 더불어 ‘군(君)’으로 격하하였지만 광해군은 실제로 개혁에 투철한 선각자였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지금 가장 나라에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1616년 겨울 증광회시에서는 조선 역사상 가장 돌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해이고, 밝으면 반드시 어두워지니 밤이로다. 그런데 섣달그믐밤에 꼭 밤을 지새우는 까닭은 무엇인가. 또한 소반에 산초를 담아 약주와 안주와 함께 웃어른에 올리고 꽃을 받치는 풍습(椒盤頌花:두보의 시에 나오는 노래의 한 구절)과 폭죽을 터트려 귀신을 쫓아내는 풍속은 섣달 그믐밤에 밤샘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침향나무를 산처럼 얹어서 쌓고 거기에 불을 붙이는 화산(火山)풍습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 섣달그믐 전날 밤 하던 액막이행사인 대나(大儺)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함양의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한 사람은 누구인가.(두보는 今夕行이란 시에서 홀로 긴 밤을 지새우며 여관에서 주사위놀이를 하며 자신의 고독을 달래었다고 노래한 적이 있다.) 여관에서 쓸쓸하게 깜빡이는 등불을 켜놓고 잠을 못 이룬 사람은 왜 그리하였을까.…”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 관점의 다양성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 관점의 다양성

    ■ 생각 열기 다음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단어들을 30초 동안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자신이 적은 단어들을 살펴보면 희한한 어휘들이 쏟아져 나온다. 풀밭, 부리, 귀, 눈, 곡선, 꼬리, 다리, 토끼, 오리 등 상상을 초월한 단어들의 집합소 일 것이다. 정답은 무엇일까? 토끼, 오리가 아니다. 여러분이 주목한 요소에 따라서 정답이 된다. 그림에서 길쭉하게 나온 부분을 부리로 보면 오리가 떠오르고, 귀로 생각하면 토끼가 보인다. 이것은 비트겐슈타인-곰브리치의 ‘애매 도형’ 즉, 토끼-오리 그림이다. 물리적 대상인 그림은 변함이 없지만 보는 주체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경험의 내용이 판단에 의해서 토끼나 오리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그림의 감춰진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이것을 ‘국면의 떠오름’이라고 한다. 마치 여명의 아침 바다에서 붉은 해가 불쑥 떠오르듯 오리로 보았던 그림이 어느 순간 토끼로 갑자기 시각 장에 나타나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은 그림의 감각적 외양이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해석이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요소를 주목했는가에 따라서 오리의 부리나 토끼의 귀로 보인다. 따라서 보는 주체가 보는 관점에 따라서 물리적 대상의 감각적 외양이나 실재를 볼 수도 있고 보지 못할 수도 있다. ■ 생각에 날개달기 요즘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영화는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한판 놀음을 그린 이야기 ‘왕의 남자’다. 그 이유는 청소년은 물론 장년층까지 아우르는 세대 공감의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내시 초선의 진중한 선택에 호감을 보내고, 청장년은 시대를 저항하며 살아가는 광대 장생과 불을 뿜듯 활활 타오르는 연산군의 광기에 매력을 느낀다. 또한 청소년은 크로스 섹슈얼 이미지인 공길에 눈길을 준다. 이렇게 관객은 하나의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의 ‘국면의 떠오름’ 을 경험하고 해석의 다양성을 시도한다. 김태웅 원작 이(爾)-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어-와 영화 ‘왕의 남자’는 작가와 감독의 관점에 따라서 인물들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영화 ‘왕의 남자’는 연산군과 장생의 대립적인 구도에 무게를 두고 연극에서 주목을 받지 않았던 장생이 이야기를 이끈다. 장생에게 새로운 감춰진 의미가 발현됨으로써 영화는 해석의 다양성이라는 힘을 얻는다. 또한 연극에는 등장하지 않는 외줄 타기는 현실을 풍자하고 절대 권력의 왕을 조롱할 수 있는 유일한 소도 같은 공간으로 그린다. 장생과 더불어 공길 또한 성격의 대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공길의 감각적 외양에 치중하면서 화려한 분장과 여성스러운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고, 게다가 폭군 연산군에 대한 동정까지 품은 감성적인 인물로 영화에서는 캐릭터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연극에서 공길은 희락원 대봉 종 4품의 자리까지 올라 광대들을 마음껏 주무르고 정치판에 끼어들어 왕에게 간언을 하는 권력지향형의 인물로 등장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주동적인 인물로 부각된다. 이렇듯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다르게 창조되는 이유는 감춰진 의미를 새롭게 찾아내려는 보는 주체의 바라보는 관점 즉,‘국면의 떠오름’이 갖는 생각의 확장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 일상생활에서 관점의 다양성으로 볼 수 있는 사례를 찾아서 ‘다르게 보기 공책’을 만들어본다. ▶우리나라, 호주, 미국, 영국 입장에서 본 세계 지도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자국의 관점에서 지도를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2.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온 일련의 발명품들을 찾아보고 과정을 탐구해본다. ▶포스트잇은 처음에 뗄 수 없는 접착제로 개발되었다가 만든 이가 생각을 전환해서 붙였다 떼는 용지로 개발한 상품이다. 이규철 성문고 교사·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 [프로배구 V-리그] 김호철 남자배구 현대캐피탈 감독

    [프로배구 V-리그] 김호철 남자배구 현대캐피탈 감독

    3년전 이 무렵. 김호철(51) 감독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2개월 전 이탈리아에서 날아와 당시 실업팀이던 친정 현대캐피탈 남자배구팀의 사령탑을 맡았지만 후배들은 한때 남자코트를 호령했던 그들이 아니었다. 연습 시간이 코앞에 닥쳐서야 어슬렁 어슬렁 숙소에서 기듯이 빠져나와 고작 20분 훈련에 파김치가 돼버린 그들. 여태까지 늘 그랬다는 듯 아무 표정 없이 숙소로 돌아가는 후배들의 등을 쳐다보면서 그는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차라리 이탈리아로 돌아가야겠다고 몇 차례나 작심을 했다. 그로부터 꼭 3년 뒤. 현대는 보란 듯이 선두를 질주하며 라이벌 삼성화재의 9년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종전 프로 통산 최다 연승 기록(삼성·11연승)도 갈아치웠다.‘쭉정이’에 지나지 않았던 팀이 낱낱이 무르익은 ‘알곡 보따리’로 변신한 속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한달 감금, 결론은 친정코트 김호철은 2003년 이탈리아에서 극비리에 귀국, 현대캐피탈 프런트와의 협상이 진행되는 한 달 동안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 감금돼 있었다. 한 달 뒤 풀려(?)났지만 그가 마주한 건 나약하기 그지없는 선수들. 그는 결심했다. 부족한 기량은 한 경기에 하나씩 만들어 나가되 정신력 하나만큼은 한꺼번에 뜯어고치기로 했다. 이탈리아 복귀를 접은 그는 선수들에겐 ‘폭군’이나 다름없었다. 혹독한 체력훈련은 물론, 선수들을 한겨울 용인체육관의 앞마당 연못에 알몸으로 빠뜨리기도 여러 차례. 망가진 팀과 한국배구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싸움의 상대였다. ●카리스마와 야누스, 그리고 데이터 배구 김호철의 성격은 딱 잘라 말해서 ‘다혈질’이다.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를 나무라는 그의 눈과 표정은 선수를 잡아먹을 듯하다. 그러나 그건 코트에서만이다. 바깥에선 동생 같은 선수들 앞에서 진한 농담도 서슴지 않는 데다 칭찬에도 결코 인색하지 않다. 주위에선 ‘두 얼굴’이라고 비아냥대지만 ‘만년 2등’의 꼬리표를 떼는 데는 채찍과 당근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승부에 대한 하드웨어 개발은 그가 선진 이탈리아에서 배운 ‘데이터배구’를 한국코트에 접목시키는 것. 맞춤형 체력과 경기 데이터 분석이 양대 축. 김 감독은 아침 훈련에 앞서 선수들의 체중을 면밀히 체크한다. 경기 비디오는 이탈리아 현지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한다. 그의 배구는 스포츠를 넘은 과학이다. ●라이벌 혹은 동반자? 김호철 하면 반드시 떠오르는 인물이 삼성화재의 동갑내기 신치용 감독이다. 이들에게 붙여진 별명은 맞수·라이벌에서 ‘10년지기 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둘은 분명한 친구다. 고향도 경남 거제도(신치용)와 밀양(김호철)으로 지척이다. 성격과 경기 스타일이 다르다는 게 유일한 차이점. 둘은 프로배구 탄생을 위해 한쪽(신치용)은 폭탄주를 들이켜고, 다른 한쪽(김호철)은 못먹는 맥주잔을 겨우 기울이며 밤늦은 술집에서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신 감독과 나는 한국 배구를 똑같은 무게로 지탱해야 할 영원한 동반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이명박 서울시장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이명박 서울시장

    ●이래서 오른다 김 본부장은 “청계천 효과에 소신과 추진력을 지닌 리더 이미지가 강하며 대기업 CEO(최고 경영자)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추진력과 책임성이 높아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성민 대표는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얘깃거리가 있다.”면서 “무엇에 반대한다는 노무현의 이미지에 대비돼 무엇을 하겠다는 자신감이 강점이며, 지지 기반도 괜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뭔가 해내는 사람’으로 추진력 있고,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며 주변 평가의 개의치 않는 카리스마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불확실한 시대에 대중은 강한 자에 매료되는 데 특히 현 정권을 무능하다고 평가하는 그룹에게 반대의 지점에서 선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래서 내린다 김 본부장은 “개발독재 시절의 리더 이미지가 강하다.”면서 “비난을 잘 참지 못하는 등 포용력 부족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박해 보일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대표는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능력이 있느냐가 그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황 교수는 “폭군 같은 절대자의 모습이고 독선적인 것 같아 불편하며 강하다는 게 싫다는 느낌을 준다.”면서 “인상이 별로이고, 너무 밀고 나가는 고집이 싫다는 ‘독불장군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미지이며,70∼80년대 파쇼적 리더십을 연상시킨다.”면서 “서울시장으로서의 업적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위폐 유통 혐의 IRA조직원 北정부관료 접촉증거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5일 위조지폐 유통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아일랜드공화국군(IRA) 테러리스트가 북한 정부 관료와 접촉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SBS ‘한수진의 선데이 클릭’에서 “IRA 조직원이 100달러 위폐를 유포한 혐의로 체포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의 활동이 북한과 직접 연계됐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IRA 조직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찍고 도청한 결과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버시바우 대사에 대해 “외교관의 탈을 쓴 폭군임이 틀림없다.”고 비난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부도덕한 카리스마의 매혹/진 립먼-블루먼 지음

    여기 리더가 한 명 있다. 그는 개인이나 조직, 공동체, 집단, 심지어 국가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독성이 강한 지도자이다. 그런데 왜 주변에는 그에게 열광하는 지지자들이 많은 것일까. ‘부도덕한 카리스마의 매혹’(진 립먼-블루먼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펴냄)은 치명적인 독성을 뿜는 리더들에 대한 양면적 가치를 파고든 새로운 개념의 리더십 연구서다. 전통적인 리더십 연구가 리더에만 초첨을 맞춘 반면, 저자는 리더십 형성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지자들의 역할과 반응으로 관심을 돌렸다. 리더십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나선 것. 무자비하고 비양심적인 리더들이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독성 강한 리더를 받아들이고 참아내고 오히려 그런 사람을 더 좋아하고, 그런 존재가 옆에 없을 때는 굳이 창조해내기도 하는 지지자들의 심리를 파헤친다. 리더십 문제의 일부분은 결국 지지자들의 자질 부족에 있다는 시각은 참신하기까지 하다. 치명적인 리더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마오쩌둥, 히틀러와 같은 존재뿐 아니라 정크본드의 왕 마이클 밀켄과 자동차업계의 거물 헨리 포드, 엔론사의 켄 레이와 제프 스킬링, 가톨릭교회의 버나드 로 추기경, 이탈리아 언론계 거물이자 총리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까지 범위가 실로 넓다. 저자는 종업원과 유권자들, 교구신자들, 팬들, 이사회 구성원들, 그리고 종종 언론까지도 치명적인 리더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냉소와 부패, 잔인성을 명백하게 인식하면서도 노예처럼 얽매이고 있다고 꼬집는다. 이같은 역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핵심에는 수많은 내적·외적 힘들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인간의 존재에 관한 욕구와 정치·사회·경제적 위기, 문화·역사적 규범과 전통, 기술 혁신과 과학적 발견, 우리 시대의 지구촌적인 거대한 딜레마들이 포함된다. 이런 힘들이 한데 섞여 작용하면 묘한 결과가 나온다. 치명적인 리더가 상황을 더욱더 나쁘게 몰아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신기하게도 그 리더에게 더 빠져드는 것이다. 저자는 지지자들을 무조건 나무라거나 비판하기보다 이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들여다본다. 그렇다면 지지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치명적인 리더들이 우리를 가두기 위해 쳐놓고, 우리 또한 스스로를 가두기 위해 쳐놓은 덫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타락한 리더들을 제대로 알아내 개혁시키고, 뒤엎고, 그래도 안되면 그들로부터 달아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또 한 리더가 치명적인 폭군으로 타락하는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해 리더의 임기에 제한을 두고, 리더를 뽑는 과정을 개선하며, 리더들이 곧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감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한다. 독성 강한 리더들의 주문에 걸려들면 탈출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불가능할 때도 있다.‘천 번의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는 말처럼 치명적인 유혹을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핵폐기 논의 유보”

    |베이징 김수정특파원|북한이 10일 미국의 마카오 은행에 대한 북한 거래 금지 조치를 빌미로 “핵문제 논의를 유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차 6자회담이 중대 기로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상 부상은 이날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5차 6자회담 이틀째 전체회의 직전, 핵문제와 관련된 의견을 내놓지 않은 채 “기본 신뢰를 저버리는 조치로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부상의 이같은 강경 발언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인지, 아니면 6자회담이 자칫 파국에 빠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이날 저녁 숙소앞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북측이 문제를 제기했고,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그렇지만 법 집행 이슈는 6자회담이 아닌, 미 재무부가 다루는 문제로 내가 관여할 입장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북한은 또 최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폭군’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과거 라이스 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동안 이어진 회의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으며 공동성명 이행 방안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9월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가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 및 불법자금 세탁 등에 관여해 왔다고 발표하고 국내법인 애국법에 따라 이 은행을 ‘우선적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어 ‘방코델타 아시아’는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날 회의 발언은 일본 북한 미국 러시아 한국 순으로 이어졌는데, 우리측은 북한측이 이같은 입장을 밝히자 “6자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의 틀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이며 그 목표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북측의 핵폐기에 따라 우리도 분명히 상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5차 6자회담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일정 때문에 11일 오전 양자접촉에 이어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결과를 정리한 의장성명만 내고 폐막될 예정이다. 참가국은 12월 둘째주에 5차 회담 2단계 회의를 열려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나, 이날 ‘마카오 은행’변수가 돌출함에 따라 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북한 대표단은 10일 저녁 열린 중국 주최 연회에는 모두 참석했다. crystal@seoul.co.kr
  • 南 “영변원자로 가동중단을” 北 “경수로문제도 논의해야”

    |베이징 김수정특파원|남북한은 제5차 6자회담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베이징 장안구락부에서 첫 양자협의를 갖고 북한의 핵폐기 및 경수로 제공 논의 시점 등을 집중 협의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는 “신뢰 조성을 위해 상호 행동을 할 필요성에 대해 의논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2단계 회의에서 전체적인 행동계획을 짤 수 있는 기초작업을 중심으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회담은 1시간20분 동안 이뤄졌다. 우리 정부는 신뢰 조성을 위해 북측이 취할 조치로, 가동중인 영변 원자로의 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10월 중 추진되다 무산된 힐 차관보의 방북이 신뢰 조성에 큰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 북측이 원자로 가동 중단과 같은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북측은 미측의 테러지원국 해제 등 적대시정책이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는 후문이다. 경수로 제공 문제와 관련, 북측은 경수로 제공후 핵폐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으나 “핵폐기를 논의하는 시점에 경수로 제공 문제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단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등 미국 대표단과 심야 전화 접촉을 갖고 남북 접촉 결과를 바탕으로 입장을 조율했다. 힐 차관보 등 미국 대표단은 오후 8시30분(현지시간)쯤 베이징에 도착했다.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은 제5차 회담이 9일 오전 10시(현지시각)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개막하며 개막식에 이어 6개 참가국 대표단의 전체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폭군으로 불렀다는 보도와 관련, 회담 관계자는 “김계관 부상이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송 차관보가 나름의 시각을 얘기했다.”면서 “이 문제를 길게 얘기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폭군 발언’과 관련,“우리 최고수뇌부에 대해 감히 험담하는 자는 그가 누구이든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이어 공동성명 이행전망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그것(부시 대통령의 폭군 발언)이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협상의 여지는 남겼다.crystal@seoul.co.kr
  • 부시 또 “김정일은 폭군”

    부시 또 “김정일은 폭군”

    |도쿄 이춘규특파원|조지 부시(얼굴)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다시 ‘폭군’으로 지칭해 북한측과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브라질을 방문 중이던 6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젊은 기업인들과 면담하면서 일본의 민주주의를 평가하던 끝에 “일본은 미국에 있어 북한의 폭군에 대처하는 절친한 친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폭군’은 김 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언론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폭군’ 발언은 자신의 부친이 일본군과 싸운 적이 있는데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현재 “친구 중의 한명”이고, 이는 일본이 ‘일본식 민주주의’를 확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소수파들도 의견을 표명할 수 있으나 “전제국가에서는 폭군과의 연줄이 없는 한 소수파에 권리는 없다.”며 북한의 상황을 거듭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사람’ 등으로 비난했고 북한 외무성은 부시 대통령을 ‘불망나니’로 응수, 험악한 설전을 주고받은 적이 있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폭군’ 발언이 9일 열리는 5차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taein@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94)墨子悲染(묵자비염)

    儒林 (453)에는 ‘墨子悲染’(먹 묵/임자 자/슬플 비/물들일 염)이 나온다. 이것은 ‘墨子가 물들이는 것을 슬퍼한다’는 말로,‘사람은 習慣(습관)에 따라 그 性品(성품)의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墨’자는 붓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검은 ‘먹’을 나타낸 會意字(회의자)이다.‘子’자의 원형은 젖먹이 아기의 모습을 매우 특징적으로 나타냈다. 본래의 뜻인 ‘아기’에서 점차 ‘자식’‘알’‘열매’‘임자(남자의 미칭)’‘당신’의 뜻이 派生(파생)하였다.‘悲’자는 音符(음부)인 ‘非’(아닐 비)와 意符(의부)인 ‘心’(마음 심)을 합하여 ‘마음이 잡아 찢기듯 아프다.’는 뜻을 나타냈다.‘染’자는 ‘나무에서 採取(채취)한 樹液(수액)에 여러 차례 담가서 물들이다.’는 뜻을 나타낸 會意字이다. 墨子(묵자) 所染(소염)편에는 暴君(폭군)들의 行態(행태)를 예로 들은 대목이 나온다. 이 가운데 夏(하)나라 桀王(걸왕)은 奢侈淫佚(사치음일)을 일삼다 殷(은)의 湯王(탕왕)에게 誅伐(주벌)을 당하였다. 그는 稀代(희대)의 妖女(요녀) 말희에게 빠져 웅장한 궁전을 짓고 珍貴(진귀)한 보화와 미녀들을 모으고, 궁전 뒤뜰에 酒池(주지)를 만들어 호화선을 띄웠다. 주변에서 음란스러운 광란의 춤을 추던 舞姬(무희)들은 북소리 신호음에 맞춰 일제히 酒池의 美酒(미주)를 마시고 숲의 脯肉(포육)을 貪食(탐식)하는 광경을 바라보며 마냥 즐거워했다. 殷(은)의 紂王(주왕) 역시 달기라는 毒婦(독부)에 홀려 政事(정사)를 그르쳤다.紂王은 달기의 끝없는 욕망 충족을 위해 苛斂誅求(가렴주구)를 마다하지 않았다. 국력을 기울여 호화 찬란한 궁정을 짓고 120일간이나 지속된 長夜之飮(장야지음)의 狂宴(광연)을 벌이기도 하였다. 보다 못한 충신들이 간언하자 불충으로 看做(간주)하고 烙之刑(포락지형:기름칠한 구리기둥을 숯불 위에 걸쳐놓고 죄인을 그 위로 건너가게 하던 형벌)에 처하며, 산 채로 불에 타죽는 모습을 보고 拍掌大笑(박장대소), 즐거워했다고 한다. 周(주)나라의 王(여왕)도 매우 포악한 군주였다. 그는 暴吏(폭리)들을 임용하여 ‘專利’(전리:산림천택을 강점하고 평민의 이용을 금지함)를 행하였다. 또한 일체의 비방 행위를 금지하는 恐怖政治(공포정치)를 행하여, 백성들이 길에서 만나도 감히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눈으로만 인사를 주고받는 지경에 이르도록 하였다. 이런 행위의 부당성을 충신들이 경계하였지만 듣지 않다가 결국 민중들의 暴動(폭동)에 의해 쫓겨나고 말았다. 王의 孫子(손자)인 幽王(유왕) 역시 民聲(민성)에 귀기울지 않고 暴政을 일삼다가 權座(권좌)에서 逐出(축출)된 비운의 제왕이다. 그는 卽位(즉위) 2년만에 關中(관중)지역의 大地震(대지진) 慘事(참사)를 겪지만 袖手傍觀(수수방관)하면서, 오히려 阿諂輩(아첨배) 괵석보를 卿(경)으로 삼아 백성들의 怨聲(원성)을 샀다. 또 妖婦(요부) 포사를 王后(왕후)로 삼고 포사의 아들 백복을 태자로 삼으려다 逢變(봉변)하기도 하였다. 그는 포사의 歡心(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 烽火(봉화)를 올리게 하여 제후들을 모이도록 하곤 하였다. 정작 犬戎(견융)이 침공하여 烽火를 올렸을 때는 제후들이 모이지 않았으며 결국 여산(驪山)기슭에서 살해되었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儒林(453)-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29)

    儒林(453)-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29)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29) 그러고 나서 묵자는 물들이는 일이 실에만 국한된 일이 아님을 알고 사람이나 나라도 물들임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고 역설하면서 그 예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었다. “옛날 순임금은 그 당시에 현인이었던 허유(許由)와 백양(伯陽)의 착함에 물들어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렸고, 우임금은 그 당시에 현인이었던 고요(皐燿)와 백익(伯益)의 가르침을, 은나라의 탕왕은 이윤(伊尹)과 중훼(仲)의 가르침에, 그리고 주나라의 무왕은 태공망(太公望)과 주공단(周公旦)의 가르침에 물들어 천하의 제왕이 되었으며, 그 공명이 천하를 뒤덮었다. 그러므로 후세 사람들은 천하에서 인의를 행한 임금을 뽑으라면 반드시 이상의 네 제왕을 들어 말한다.” 그러고 나서 묵자는 사악한 행동에 물든 폭군의 예를 다시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한편 하의 걸왕(桀王)은 간신 추치(推)의 사악함에 물들어 폭군이 되었고, 은나라의 주왕(紂王)은 숭후(崇候), 오래(惡來)등의 사악함에, 주나라 여왕(勵王)은 괵공 장보(長父)와 영이종(榮夷終)의 사악함에, 유왕(幽王)은 부공이(傅公夷)와 채공곡(蔡公穀)의 사악함에 물들어 음탕하고 잔악무도한 짓을 하다가 결국 나라를 잃고 자기 목숨마저 끊는 치욕을 당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천하에 불의를 행하여 가장 악명 높은 임금을 뽑으라면 반드시 이들을 들어 말하는 것이다.” 묵자의 이 내용은 ‘소염(所染)편’에 나오는 것으로 이 장면에서 ‘묵자비염(墨子悲染)’이란 고사성어가 태어난 것. 그 뜻은 ‘묵자가 물들이는 것을 슬퍼한다는 말’로서 사람은 습관에 따라 그 성품이 결정되고, 평소에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작은 일까지라도 그것이 계속되면 습관화되어 생각과 태도가 길들여지는 것이니, 나쁜 습관이 들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것이 묵자의 가르침이었던 것이다. 묵자의 이러한 ‘비염(悲染)’에 관한 가르침이 부처에게는 ‘무염(無染)’의 설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처가 설법한 ‘무염’은 즉 ‘물들지 말라’는 가르침으로 법구경 쌍서품(雙敍品)에는 무염에 관한 그 유명한 부처의 가르침이 다음과 같이 나오고 있다. “어느 때 부처는 ‘기사굴’ 산에서 정사(精舍)로 돌아오시다가 길에 떨어진 묵은 종이를 보시고는 비구를 시켜 그것을 줍게 하셨다. 그러고 나서 비구에게 ‘그것은 어떤 종이냐.’하고 물으셨다. 종이의 냄새를 맡아본 비구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향기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잘 알 수 있습니다.’ 부처는 다시 가시다가 이번에는 길에 떨어져 있는 새끼를 보고 줍게 하여 그것은 어떤 새끼냐고 물으셨다. 제자는 다시 대답하였다. ‘이것은 생선을 꿰었던 새끼입니다.’ 부처가 다시 물었다. ‘그것을 너는 어떻게 알 수 있었느냐.’ 그러자 제자는 대답하였다. ‘냄새를 맡아보니 비린내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부처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은 원래 깨끗하지만 모든 인연에 따라 죄와 복을 부른다.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에 이르게 된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 (89) 說客(세객)

    儒林 (421)에는 ‘說客’(달랠 세/손님 객)이 나오는데, 이 말은 ‘능란한 말솜씨로 각지를 遊說(유세)하고 다니는 사람’을 일컫는다. 說자의 본래 音(음)은 ‘설’이다.‘달래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세’로,‘기쁘다’의 뜻으로는 ‘열’로 읽는데, 이 경우 ‘悅’자와 통용된다.用例(용례)로 ‘說得(설득: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遊說(유세:자기 의견 또는 자기 소속 정당의 주장을 선전하며 돌아다님),說樂(열락:기뻐하고 즐거워함)’이 있다. 客자는 집( ·면)에 온 ‘손님’을 가리킨다.音符에 해당하는 ‘各’(각각 각)은 ‘出’(나갈 출)과 반대로 ‘집에 들어오다’라는 뜻이다.‘客氣(객기:객쩍게 부리는 혈기나 용기),客反爲主(객반위주:주객이 뒤바뀜)에 쓰인다. 不世出(불세출)의 說客(세객) 가운데 전국시대 魏(위)나라의 張儀(장의)라는 사람이 있다. 한 번은 楚(초)나라 宰相(재상)과 술을 마셨는데 바로 그날 宰相의 璧玉(벽옥)이 없어졌다. 주변 사람들이 犯人(범인)으로 지목한 인물은 가난뱅이 장의였다. 죽도록 매를 맞고 정신을 차린 그는 자신의 세 치 혀가 온전한지부터 확인하였다. 그 길로 秦(진)나라로 간 장의는 惠王(혜왕)을 만나 현란한 말솜씨로 宰相(재상)반열에 올랐다. 전국시대,魏(위)나라의 범저(范雎) 또한 일세를 풍미한 說客이다. 출세의 기회를 엿보던 범저는 須賈(수가)라는 대신을 隨行(수행), 제나라로 가는 기회를 맞는다. 사신 일행이 제나라에 도착했을 때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口辯(구변)이 좋은 범저였다. 이에 심사가 뒤틀린 수가는 귀국해 범저를 齊(제)나라와 내통하는 자라고 모함하였다. 범저는 혹독한 수모를 겪은 뒤 후원자 鄭安平(정안평)의 도움으로 秦(진)나로 탈출하였다.王稽(왕계)는 그를 國泰民安(국태민안)을 이룩할 인재라고 추켜세웠다.昭襄王(소양왕)은 범저가 달갑지 않았으나 인재가 아쉬운 시대이므로, 일단 그를 末席(말석)에 앉혔다. 그후 범저는 遠交近攻策(원교근공책: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략하는 계책)으로 진가를 인정받아 재상 지위까지 올랐다. 蜀(촉)나라의 등지(鄧芝)는 吳(오)나라의 손권(孫權)을 說得(설득)하여 촉을 구한 외교 수완가였다. 위나라가 다섯 방면에 걸쳐 촉을 攻擊(공격)하고자 하는 狀況(상황)에서, 오와 촉이 다시 손을 잡게 하는 큰공을 세운 것이다. 등지를 맞은 손권은 가마솥에 기름을 끓이고 무사 천 명을 세워놓아 등지의 기를 꺾으려 했다. 그러나 등지는 堂堂(당당)한 態度(태도)로 協商(협상)에 임하였다. 손권은 등지의 조리있는 말솜씨와 당당한 태도에 탄복하여 ‘촉에는 등지 같은 인물이 있어 그 주인을 욕되게 하지 않는다.’고 稱讚(칭찬)했다. 이처럼 걸출한 口辯(구변)능력으로 榮達(영달)을 누린 이가 있었는가 하면 舌禍(설화)로 변을 당한 예도 許多(허다)하다.殷(은)의 충신 比干(비간)은 폭군 紂王(주왕)에게 直諫(직간)하다 심장에 구멍이 7개나 뚫렸다.史記(사기)의 저자 司馬遷(사마천)은 친구 李陵(이릉)을 변호하다 漢武帝(한무제)에 의해 宮刑(궁형)의 참변을 당했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이란핵 안보리行 늦춰지나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 강·온 양측의 외교적 대치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3국이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려고 밀어붙이자 이 문제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러시아, 중국, 브라질, 남아공 등이 반발하고 나선 까닭이다. 이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국들은 당초 주말쯤으로 예상됐던 안보리 회부 표결을 미루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1일 전했다. 외신들은 빈 현지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IAEA 이사국들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끼여 당혹해하고 있으며 IAEA가 이 와중에 아무런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번주 중엔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이사국들의 원칙론적 입장을 담은 결의안이 채택되고, 안보리 회부 표결은 2∼3주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AEA 35개 이사국 가운데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 찬성 국가는 20∼21개국 정도. 미국도 표면적으론 표결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를 우려하고 있다. 이란의 알리 라리자니 핵협상 대표는EU의 안보리 회부 촉구결의안이 배포되자 20일(이상 현지시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및 우라늄 농축 재개, 자국 핵시설 불시사찰 허용 재검토 방침 등을 밝히며 반발했다. 한편 이란과 앙숙 관계인 이스라엘의 실반 샬롬 외무장관은 20일 유엔총회에서 “IAEA 이사회가 악의 정권(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샬롬은 “국제사회가 하나로 뭉쳐 이란의 핵계획을 저지해야 한다.”며 “테헤란에 있는 폭군들의 손에 인류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 유엔대표인 아마드 사데기는 “반인도주의적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이스라엘이야말로 핵무기로 중동과 세계 평화를 저해하는 진짜 위협”이라고 비난하면서 설전을 벌였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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