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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클린스만을 위한 잔치”…獨 영웅으로

    [World cup] “클린스만을 위한 잔치”…獨 영웅으로

    9일 독일-포르투갈의 3·4위전이 열린 슈투트가르트경기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사람은 골잡이 클로제도, 신인왕 포돌스키도 아니었다. 바로 팀을 3위까지 올려놓은 독일의 위르겐 클린스만(42) 감독이었다. 관중들은 ‘신 전차군단’의 부활을 알린 클린스만이 소개되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 연호했다. 선수시절 ‘금발의 폭격기’로 명성을 날린 클린스만은 스타 출신 감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단숨에 명장 반열에 우뚝 섰다. 그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선수 선발과 전술문제 등으로 축구협회는 물론 언론, 프로팀 지도자, 심지어는 선수들과도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집이 미국에 있다는 것조차 비난거리가 됐다. 일부에선 16강 진출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클린스만은 그러나 개의치 않았다. 일단 ‘녹슨 전차’를 개조하기 위해 ‘망치와 칼’을 빼들었다. 젊은 감독답게 자국 리그에서 인기가 높은 루카스 포돌스키(21)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2) 등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녹슨 전차에 신선한 윤활유를 보충했다. 이들 신예가 ‘터줏대감’ 미로슬라프 클로제, 미하엘 발라크 등과 호흡을 맞추면서 독일은 점점 강력한 팀으로 변모했다. 특히 개막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에 백전노장 올리버 칸을 제외시키고 옌스 레만을 기용하면서 불협화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클린스만은 굳은 신념으로 밀고 나갔다. 결국 이런 자신감과 신념이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었고, 그것은 경기력과 직결됐다. 조별리그에서 쾌조의 3연승으로 분위기를 잡은 뒤 2라운드에서는 스웨덴, 아르헨티나를 연파했고 3·4위전에서는 포르투갈마저 완파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3위라는 성적으로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클린스만이 중용한 포돌스키는 3골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했고, 슈바인슈타이거는 3·4위전에서 2골을 폭발시켜 클린스만의 눈이 정확했음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그의 계약기간은 이번 대회까지지만 지금은 재계약 분위기가 강하다.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은 “클린스만은 아직 할 일이 남았다. 그는 월드컵에서 우승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서 재계약을 희망했다. 선수들도 “계속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클린스만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거취문제와 관련,“며칠 생각할 시간을 달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대표팀 잔류 가능성도 언뜻 내비쳤다. 그는 “이것이 팀과 작별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룬 모든 것들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월街, 물바다 될 뻔했다

    뉴욕의 강밑을 흐르는 홀랜드 터널을 폭파, 금융가인 월스트리트를 물바다로 만들려던 테러계획이 발각됐다고 뉴욕 데일리뉴스가 7일 보도했다. FBI 요원들은 이슬람 극단론자들의 인터넷 대화방을 감시하던 중 미국의 경제중심지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뉴올리언스처럼 만들려는 계획을 입수했다. 레바논 정부는 아미르 안다로우슬리라는 ‘월스트리트 수장 계획’의 용의자를 미국의 요청에 의해 지난 몇달 사이에 체포했다. 이 용의자의 실제 이름은 아셈 함무드라고 AP통신은 보도했으며, 여전히 레바논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안보 관리는 함무드가 어떠한 강압 없이 알카에다의 일원이란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수사진은 용의자가 몇명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테러 용의자는 홀랜드 터널 내부에서 폭탄을 실은 차량을 폭파해 대량의 물을 맨해튼 남부로 흘려보내려 했다.1927년 개통된 홀랜드 터널은 뉴저지와 맨해튼을 잇는 허드슨강 하저터널로 지난해 3400만대의 자동차가 이 터널을 통과했다. FBI는 테러 용의자들이 미군 폭격으로 지난달 사망한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요르단 제휴세력으로부터 재정과 전술 지원을 약속받은 혐의를 잡고 경악했다. 하지만 돈이 오가거나 폭발물을 구입한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홀랜드 터널이 콘크리트 철골 구조로 보호돼 있는 데다 균열이 생기더라도 월 스트리트의 지면이 강 수위보다 높아 침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뉴욕의 터널이나 지하철, 상징적인 건물들을 파괴하려는 테러 계획은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됐다. 이번 홀랜드 터널 폭파 계획은 미 국토안보부가 6일 철도와 통행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금을 지난해보다 25% 많은 4700만달러로 늘린다고 발표한 직후 드러났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벽초 가옥 문화재 지정 추진에 괴산군 관련 보훈단체들 발끈

    소설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충북 괴산 가옥에 대한 문화재 등록 추진과 관련, 보훈단체들이 그의 북한 부수상 경력을 문제 삼아 반발하고 있다. 상이군경회 괴산군지회 등 3개 보훈단체는 괴산읍 제월리에 있는 벽초 가옥에 대한 근대문화재 등록 추진을 반대하는 회원 250명의 의견서를 최근 문화재청에 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19일 벽초의 가옥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뒤 한달간 각계 의견을 받는 중이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홍명희가 6·25의 전범이라는 내용을 뺀 채 1919년 괴산장날 만세시위를 주도하고 소설 임꺽정을 발표했다는 근거만으로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호국영령과 참전군인, 전몰군경 가족을 두번 울리는 일인 만큼 강행하면 물리적 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가옥의 문화재 지정 추진은 ‘홍명희’라는 인물사적 가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명희의 생가는 원래 괴산읍 동부리에 있으나 3·1 운동으로 가세가 기울면서 생가를 팔고 산지기집인 이 가옥으로 이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은 여러 동이 ‘ㅁ’자형태로 1845년 지어진 기와집으로 6·25 때 폭격으로 파괴돼 절반만 남았다. 집 소유주는 지금도 ‘홍명희’로 돼 있으며 그의 친척이 살고 있다. 한편 홍명희가 매각한 동부리 생가(1728년 건립)는 2002년 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으며 내년 상반기 완공 목표로 복원작업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타당성여부를 검토해 별 문제없으면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0월 지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괴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제사회 군비경쟁 방산업체 ‘어부지리’

    “‘불량국가’들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 방산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북한 미사일 발사시험, 이란 핵개발 위기고조, 이라크 전쟁지속 등 국제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사회의 군비수요와 예산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까닭이다. 1998년 8월 북한 미사일의 첫 발사 이후 미 국방부는 미사일 방어 비용을 연간 100억달러대로 늘렸다. 이후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 위협은 요격시스템 장치 등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가속화시켜왔다고 최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23일 “미국과 일본이 탄도미사일 공동 방어분야 협력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정문에 서명했다.”며 요격 미사일 공동생산 계획을 확인했다.●‘불량국가’, 매출 증가 일등공신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MD체제 구축을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행정부가 강력한 반대 여론속에서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북한 등 소위 불량국가에 의한 미사일이 본토 및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나름의 구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은 알래스카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요격미사일 추가 배치 등을 위한 예산 신설 등 올해 78억달러였던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예산을 2007년 93억달러로 증액하는 등 계속 늘리기로 했다.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이 “북한 (핵개발 및 미사일발사준비 등)상황이 MD연구와 배치 필요성을 증대시킨다.”고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요격미사일 시험 일정과 첨단 레이더망, 자료 자동 전송망 구축을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사일과 핵 시설에 대한 폭격 등을 위한 공중급유기 증편 필요성도 정당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군비경쟁 도미노 우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라 가뜩이나 중국과 일본간의 관계악화로 불붙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비경쟁 도미노 현상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다.2001년 뉴욕 9·11테러 이후 미국의 군비수요와 지출도 크게 늘었지만 ‘테러와 전쟁의 전지구화’로 미국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한 무기 구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군 무기구매업무 책임자인 제프리 콜러 중장이 지난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의 무기 수출은 지난해 106억달러보다 늘어난 13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보여준다. 이런 추세속에서 뉴욕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고객들에게 미 방산업체에 대한 투자를 권하는 등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보잉 등 초대형 방위산업체들은 밀려드는 수요와 연구비 지원으로 이례적인 호황을 맞고 있다.●방산업체 주식은 블루칩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2001년 매출액 115억달러를 기록했던 미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2004년 매출액은 355억달러로 급증하는 등 방위산업체들의 호황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방산업체들의 호황은 미국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년도보다 20%가 많은 60억달러의 무기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소련 해체 이후 최고치이다. 프랑스도 급유기와 정찰기, 미사일 수출에 힘입어 지난 2004년 무기수출액은 전년도보다 60%나 늘어난 71억 2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지난달 6일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를 인용, 중국의 연간 무기 수출액은 10억달러를 넘어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독일 VS 이탈리아 첫경기 관전포인트] (4) 양팀 벤치 머리싸움

    [독일 VS 이탈리아 첫경기 관전포인트] (4) 양팀 벤치 머리싸움

    독일의 위르겐 클린스만(42) 감독과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58) 감독은 이력이 극히 대조적이다. 클리스만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데 반해 리피는 무명 선수였다. 현역시절 ‘금발의 폭격기’로 불린 젊은 지도자 클린스만은 1980∼1990년대 분데스리가 득점왕,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로 뽑히며 유럽 무대를 주름잡았다.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을 견인한 당대 최고 스타. 이에 견줘 리피는 이탈리아 B대표팀에서 2경기 출전이 전부여서 국제무대에서 철저히 무명이었다. 그러나 유벤투스 사령탑으로 수차례 우승컵에 입맞추며 세리에A의 대표적인 명장의 입지를 굳혔다. 스타일도 다르다. 클리스만은 자유분방형에 속하지만 리피는 딱딱한 인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클린스만은 독일 언론으로부터 ‘미국에 있는 가족을 보러 다니면서 어떻게 대표팀을 지휘하느냐.’는 잇단 질타를 받았지만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보란 듯이 4강에 올랐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3차례나 패하는 불운을 경험한 리피는 2000년 잠시 인터밀란 감독을 맡았을 때 ‘선수들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리겠다.’며 폭언을 서슴지 않았던 강골이기도 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軍, 팔 기반시설 융단폭격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진입 사흘째인 30일 지상군의 추가 진입을 자제한 채 24시간 넘게 팔레스타인 내무부 청사와 파타당 사무소 등 30개 목표물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엘리저 샤케디 이스라엘 공군총장은 “복합적인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고 다니엘 아얄론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CNN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을 잠정 중단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접경 근처에는 수천명의 이스라엘 병사들이 진입 작전에 대비하고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마일 하니야 팔레스타인 총리는 이날 가자시티 모스크에서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길라드 샬리트 상병 납치 건은 우리 정부를 붕괴시키려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가 입을 연 것은 이스라엘군의 진입 이후 처음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마무드 아바스 수반과 하니야 총리를 함께 만난 뒤 샬리트 상병의 조건부 석방안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길 꺼렸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지상군 투입을 중단한 것은 이집트가 중재역으로 위기를 해결할 테니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공습으로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역 지도자인 모하메드 압델 알(25)이 사망해 사흘간 진입 작전에서 첫 희생자로 기록됐다. 이스라엘 군부는 여전히 샬리트 상병이 살해되면 하마스 지도자인 하니야 총리도 암살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중동평화 노력 또 물거품 되나

    중동평화 노력 또 물거품 되나

    28일 새벽(현지시간) 탱크를 앞세운 이스라엘군 수천명이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관할하는 가자지구에 전격 진입했다. 이번 군사작전은 지난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이스라엘군 길라드 샬리트 상병이 납치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8월 이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을 폐쇄하고 군병력과 민간인을 철수시킨 뒤 처음이다. 외교적 해결을 주문해온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면전으로 비화돼 중동평화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 ‘제한된 작전’ 승인” AF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새벽 가자 남부접경에 인접한 케렘샬롬을 출발, 팔레스타인자치지역 내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작전에는 각각 2개의 보병연대와 기갑대대가 동원된 것으로 관측된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목격자의 말을 인용,“탱크부대의 포격지원을 받으며 진입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라파 시가지 동쪽 2개 지점에서 진지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지상군 진입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지구 내 교량 3곳과 발전소 1곳을 폭격한 지 수시간만에 이뤄졌다. 폭격으로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전력공급이 중단되고, 남북간 교통소통이 사실상 끊겼다. 익명의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제한된 작전’을 승인했다.”면서 “이것은 ‘테러의 기반’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범 “민간인 억류자 살해하겠다” 앞서 하마스측 협상단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의 정통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합의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치적 타협이 아니라 샬리트 상병의 석방”이라고 일축했다.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무장분파 대중저항위원회(PRC)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시작된 직후 “최근 요르단강 서안에서 또 다른 유대인 정착민을 납치했다.”며 “(군 진입에 대한 보복으로)이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PRC는 지난 25일 다른 2개 무장분파 조직원들과 함께 가자지구 분리장벽 밑으로 터널을 파고 잠입한 뒤 이스라엘군 초소를 공격, 병사 2명을 살해하고 샬리트 상병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군은 샬리트 상병이 억류된 장소를 이미 파악했다며 납치조직을 압박했다.AFP통신은 그러나 “과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납치된 이스라엘군 9명이 모두 죽었다.”며 샬리트 상병의 생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국제사회 ‘외교적 해결’ 압박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은 아랍과 서방세계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7일 이스라엘에 “우선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라.”고 권고했다. 프랑스·바티칸도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측에 납치된 병사의 송환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막기 위해 유엔이 개입해야 한다며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한편 이집트 관리들은 이스라엘 침공시 팔레스타인 난민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2500명의 추가병력을 가자지구와의 접경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천적의 ‘맞짱’ 창과 창 싸움 자존심 대결

    천적의 ‘맞짱’ 창과 창 싸움 자존심 대결

    이제부턴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이 안 된다. 독일월드컵 ‘32강의 전쟁’에서 살아 남은 16개국이 잠시 숨을 고른 뒤 25일 0시(이하 한국시간)부터 토너먼트로 생존 경쟁에 돌입하는 것. 단판 승부여서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치르며, 지난 한·일월드컵 때 ‘골든골’은 이번에 폐지됐다. 눈길을 끄는 빅매치를 미리 살펴본다. ●독일 vs 스웨덴 ‘전차군단’ 독일과 ‘바이킹 전사’ 스웨덴이 25일 0시 뮌헨에서 맞붙는다. 독일은 조별리그 A조에서 8골(경기당 2.67골)을 터뜨리며 3연승했다. 미하엘 발라크(1도움)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미로슬라프 클로제(4골)-루카스 포돌스키(1골) 등 킬러들이 막강한 화력을 뽐낸다.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헨리크 라르손(1골)-프레데리크 융베리(1골)로 이어지는 공격의 ‘삼각 편대’를 앞세워 독일에 맞선다. 양팀은 1985년 이후 6차례 만나 독일이 3승3무를 거뒀고 월드컵 본선에서도 독일이 2승1패로 앞섰다. ●네덜란드 vs 포르투갈 C조 2위 네덜란드는 26일 오전 4시 뉘른베르크에서 천적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풀이’에 나선다.‘토털사커’를 구사하는 네덜란드는 화려한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포르투갈만 만나면 이상하리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역대 A매치에서 1승3무5패로 절대 열세. 특히 유로1992 예선에서 1-0으로 이긴 뒤 14년 동안 승리가 없다.2002한·일월드컵 유럽지역 조별예선에서 1무1패로 뒤지며 결국 본선 진출이 좌절됐고, 유로2004 준결승에서도 1-2로 무릎을 꿇었다. 네덜란드의 징크스 극복에는 아르연 로번(1골)-뤼트 판 니스텔로이(1골)-로빈 판페르시(1골) 삼각 편대가 나선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신구 ‘황금세대’의 중심 루이스 피구(2도움)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골)를 축으로 이에 맞선다. ●아르헨티나 vs 멕시코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도 25일 오전 4시 라이프치히에서 중남미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다. 아르헨티나는 개인기에 조직력까지 장착한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우승 후보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이다. 후안 리켈메(2도움)를 중심으로 에르난 크레스포(2골 1도움)-하비에르 사비올라(1골 2도움)-리오넬 메시(1골 1도움) 등 공격진 대부분이 골을 폭발시켰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4골을 기록하며 1승1무1패로 16강에 턱걸이했다. 이란전의 스타 오마르 브라보(2골)가 포르투갈전에서 극도로 부진했고 ‘폭격기’ 하레드 보르게티마저 부상으로 빠져 팀 전력이 불안하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남지철교서 6·25교훈 되새기자”

    “남지철교서 6·25교훈 되새기자”

    ‘남지철교에서 6·25를 배운다.’24일 오전 8시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철교에 청소년들이 모여 잊혀져 가는 6·25의 참상과 교훈을 되새긴다. 창녕에서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남지철교 보존대책위원회’가 6·25 57주년을 맞아 청소년들이 전쟁의 참상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다. 남지철교는 한국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피란민들의 애환을 간직한 기록물. 당시 국군은 낙동강전선의 마지막 보루였던 이 다리를 50년 9월8일 폭파,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했다. 남지철교 보존대책위 김부열 대표는 남지철교의 폭파광경을 목격했다는 하원배(마산 거주)씨의 증언을 전했다. 하씨는 “동쪽에서 B29가 날아와 다리를 폭격했다.”며 “폭격을 맞은 다리는 중간부분이 끊어졌다.”고 증언했다. 하씨는 국군을 따라와 함안쪽 철교 밑에서 부역하고 있었다. 당시 국군과 북한군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전선을 형성,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 왜관 다부동전투와 남지 박진전투의 승리는 전사에 기록돼 있다. 지금도 철교 상부 트러스에는 총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당시의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알 수 있게 한다. 창녕군 남지읍 남지리와 함안군 칠서면 계내리 사이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1931년 국내에 3번째로 가설된 강철 교량이다. 길이 391.4m, 너비 6m이다. 교각부분의 트러스 높이를 6m로 높게 설치, 마치 물결치는 듯한 모습으로 멋을 부렸다. 프랑스 에펠탑과 같이 트러스를 리벳 접합방식으로 제작했으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강철의 신축을 조절하는 장치를 사용했다. 아픈 역사의 상징인 이 다리는 한때 철거될 위기에 놓였으나 주민들이 지켜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4년 말 이 다리를 등록문화재 제145호로 지정했다. 창녕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사설] 우려스런 美 일각의 대북 선제공격론

    미국 내에서 북한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 행정부가 일단 이를 반박하고 나선 것은 다행스럽다. 선제공격론이 더이상 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1994년 1차 북핵 위기때도 북한 영변지역 제한폭격론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위기가 고조된 적이 있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제거되어야 마땅하지만 무력사용으로 그것을 달성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설득·타협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추구해야 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는 무수단리를 선제타격하자는 제안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에 의해 공식 제기되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협상을 통해 북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자는 내용의 ‘페리 프로세스’를 입안했던 인물이다. 협상파 페리가 강경안을 내놓을 정도로 북한의 떼쓰기가 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는 무력충돌을 시험하기에 너무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요 국가가 모여있다. 미국으로서는 제한공습을 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전면전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 무력사용은 쉽게 거론할 방안이 아닌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한국·중국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함은 물론이다. 북한이 미사일 시위에 나선 후 한·미 공조에 균열이 나타났다. 한·미 정상간 대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양국이 오는 9월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데 의견접근을 본 것은 시의적절했다. 새달에는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워싱턴을 방문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이 추진되고 있다. 고위급 협의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토록 하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 [꽂혔다 STAR] 호세 프란시스코 폰세카

    지난 21일 밤 겔젠키르헨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멕시코의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2-1의 포르투갈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가 발표되자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했다.22일까지 치른 39경기 중 처음으로 진 팀에서 최우수선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멕시코의 공격수 호세 프란시스코 폰세카(27·크루스 아술)의 이날 활약이 돋보였다는 방증. 폰세카는 이날 0-2로 뒤진 전반 29분 파벨 파르도의 코너킥을 머리로 멋지게 받아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이자 A매치 32경기 만에 기록한 20번째 골. 184㎝,79㎏의 이상적인 체격의 폰세카는 18세 때인 1997년 멕시코리그 레온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오랫동안 2부 리그에 묻혀 있었다.2001년 소속팀 라 피에다드를 1부 리그에 올려놓았지만 정작 1부 리그에선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폰세카는 이듬해 멕시코의 명문 우남 푸마스로 이적,2년 반 동안 71경기에서 25골을 터뜨리며 멕시코 리그 최고의 킬러로 우뚝 섰다. 팀에 우승컵을 안기며 세계적인 골키퍼 호르헤 캄포스(은퇴)와 ‘폭격기’ 하레드 보르게티(볼턴 원더러스)의 뒤를 잇는 멕시코 간판 스타로 올라선 것. 지난해 11월 400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또 다른 명문 크루스 아술로 옮겼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 11경기에서 10골을 넣었고, 지난해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4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맹활약했지만 정작 본선에 와선 보르게티와 오마르 브라보(과달라하라)에 밀려 교체 멤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보르게티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포르투갈전에 첫 선발 출전한 폰세카는 이날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6개의 슈팅에 유효 슈팅도 4개나 기록,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능청스런 입담과 해학으로 이문구, 성석제의 뒤를 잇는 이야기꾼으로 주목받아온 김종광(35)이 새 소설집 ‘낙서문학사’(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전작들에서 일견 황당해 보이는 독특한 상상력 속에 예리한 사회 풍자의 칼날을 숨겨뒀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그 칼끝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문학과 문학판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연작 형식의 단편 ‘낙서문학사 창시자편’과 ‘낙서문학사 발흥자편’을 통해서다. 두 작품의 내용을 뭉뚱그리면 이렇다. 광산촌에서 ‘광부의 아들’이자 ‘작부의 새끼’로 태어난 유사풀은 중학생 때 ‘이상 시 전집’을 읽은 이후 ‘낙서’에 푹 빠져 지낸다. 남들 눈에는 시나 소설이었지만 그는 한사코 낙서라고 우겼다. 일찍 신춘문예로 등단했음에도 살아생전 빛을 보지 못한 유사풀은 스물다섯에 요절한 뒤에야 ‘낙서문학’의 창시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시는 시화호처럼 썩었고, 소설은 폭격 맞은 산처럼 황폐해졌고, 수필은 문학이기를 포기했고, 희곡은 연극의 노예가 되었고, 평론은 출판사의 애인”이 돼버린 누더기 문학판을 구원할 21세기의 새로운 장르로 ‘낙서문학’이 추앙받기에 이른 것이다. ‘낙서문학 창시자편’이 유사풀의 가족, 동창생, 동거녀 등 다양한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유사풀이란 인물을 재구성했다면 ‘낙서문학 발흥자편’은 낙서문학이 어떻게 문학의 주류에 편입하게 됐는지를 인터뷰 형식으로 추적해 나간다. 특히 상류층인 성철호가 ‘유사풀낙서문학상’을 제정해 엄청난 상금을 안기고, 낙서문학 동인지인 ‘새창조’를 사재기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과정은 자본의 위력에 휘둘리는 문학의 현실을 씁쓸하게 풍자한다. “작가와 독자, 출판 시장 등 문학 주체에 대해 정면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걸 소설이나 시로 얘기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풍자와 은유의 개념이 가능한 낙서로 바꾼 것”이라는 작가는 “원래 장편으로 계획했는데 용기가 없어 중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소설집에는 ‘낭만삼겹살’‘율려탐방기’등 9편이 실렸다.1998년 계간 ‘문학동네’에 단편 ‘경찰서여 안녕’으로 등단한 작가는 소설집 ‘모내기 블루스’, 중편 ‘71년생 다인이’등을 발표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World cup] 체코 “반드시 이겨야 16강”

    [World cup] 체코 “반드시 이겨야 16강”

    당초 E조에서는 이탈리아와 체코가 무난하게 16강에 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두 국가는 미국과 가나에 발목을 잡히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마음을 졸이게 됐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1934월드컵 우승팀인 이탈리아와 준우승팀인 체코슬로바키아의 재대결인 셈이다.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분리되기 전 역대 전적은 이탈리아가 9승9무8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이후 대결에선 2승1무로 체코가 우세했다. 이탈리아와 체코가 22일 밤 11시 함부르크에서 격돌한다. 현재 1승1무와 1승1패로 조 1·2위를 달리고 있지만,16강 티켓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비겨도 최소한 조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탈리아가 다소 유리하다. 체코가 자력으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주리 군단을 무릎 꿇려야 한다. 미국전에서 승리했다면 한 템포 늦춰 갈 수도 있었던 이탈리아는 오히려 상처가 깊게 남았다. 미드필더 다니엘레 데로시가 팔꿈치 가격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아서 3차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젠나로 가투소 등 쟁쟁한 대체 멤버가 있는 점이 다행이다. 최근 이탈리아가 공격적인 스타일로 변신했다고는 하지만 역시 빗장수비가 강점일 수밖에 없다. 자책골을 내줬던 젊은 수비수 크리스티안 차카르도의 경우를 보면 포백 수비라인에 빈틈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체코는 울고 싶을 정도로 다급하다. 최전방을 책임질 창들이 무뎌졌다. 장신 폭격기 얀 콜레르는 1차전서 다쳐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를 대체할 브라티슬라프 로크벤츠도 경고 누적으로 빠진다.1·2차전서 벤치를 지켰던 ‘동구권 최고 킬러’ 밀란 바로시가 부상을 털고, 훈련에 복귀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제 컨디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 중앙 수비수 토마시 우이팔루시도 가나전서 퇴장당해 수비진에도 전력 누수가 있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카드는 파벨 네드베트-토마시 로시츠키-카렐 포보르스키-토마시 갈라세크로 이어지는 ‘황금 미드필드’밖에 없다. 이들이 공수에서 북치고 장구를 쳐줘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World cup] 마의 15분에 ‘老兵’ 잡아라

    [World cup] 마의 15분에 ‘老兵’ 잡아라

    #장면1.12일 독일 카이저스라우테른에서 열린 일본과 호주의 독일월드컵 F조 첫 경기. 일본은 미드필드를 장악하며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쳐 1-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중반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발걸음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교체 선수들의 넘치는 체력으로 밀어붙인 호주에 종료 8분 동안 거푸 3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특히 후반 44분 팀 케이힐(에버턴)과 47분 존 알로이지(알라베스)에게 골을 허용할 때 일본 수비수들의 발은 땅에 박혀 있었다. #장면2.같은 날 새벽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이란과 멕시코의 D조 첫 경기. 이란도 탄탄한 조직력과 눈부신 개인기를 바탕으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전반을 1-1로 마쳤다. 하지만 이란 역시 후반 중반 선수들이 운동장을 걷다시피 했고 결국 후반 31분과 34분 노마크 찬스를 맞은 오마르 브라보(과달라하라)와 시나(툴루카)의 연속 폭격에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예상밖의 무더위가 몰아닥친 독일월드컵에서 경기 막판 체력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따라서 19일 프랑스와의 G조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에 노쇠한 ‘뢰블뢰 군단’ 프랑스를 격파할 해법으로 체력이 제시됐다. 더위에 애를 먹은 건 일본과 이란뿐만 아니다. 지난 10일 잉글랜드-파라과이,11일 네덜란드-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도 무더위 속에 치러졌다. 습도가 채 20%도 안될 정도로 공기가 메말라 있는 데다 내리쬐는 햇볕이 뜨거워 선수들이 갈증을 느끼는 정도는 더 심하다. 이 때문에 네 팀은 후반 급격히 느려진 움직임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은 “날씨가 너무 뜨거워 힘든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고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첼시)도 “더 잘할 수 있었지만 더위 탓에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최강 프랑스전에서 적절한 선수 교체로 막판 체력전에 승부를 건다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월드컵의 득점 시간 분포를 보면 근거는 더 뚜렷하다.13일 오전 현재 11경기에서 27골이 나온 가운데 후반 31분부터 종료까지 무려 10골(37%)이나 쏟아졌다. 프랑스 수비진은 한국에 더욱 힘을 보탠다. 중앙 수비수 릴리앙 튀랑(34), 수비형 미드필더 클로드 마켈렐레(33)-파트리크 비에라(30) 등 핵심 수비라인이 모두 30대 초·중반이다. 예상 베스트11의 평균 나이는 30.5세. 한국은 27.5세. 게다가 태극전사들은 네덜란드 출신 체력 담당관 레이몬드 베르하이옌의 지옥 훈련으로 강철 체력을 다진 상태. 강한 정신력으로 똘똘 뭉친 한국팀이 강호 프랑스를 꺾을 수 있을지는 태극전사들의 체력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멕시코 ‘골 폭격’…이란에 3-1 승리

    멕시코 ‘골 폭격’…이란에 3-1 승리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가 아시아의 이란을 제압하고 16강 진출을 위한 청신호를 밝혔다. 전반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이란은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멕시코는 12일 새벽(한국시간) 뉘렌베르크의 프랑켄 스타디온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2006독일월드컵 D조예선 첫 경기에서 3-1의 기분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란과 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멕시코는 이란과의 맞대결을 깔끔한 승리로 장식하며 남은 경기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전반 초반은 이란의 분위기였다. 이란은 미드필드진의 강한 압박과 메흐디 마다비키아를 앞세운 측면 공격으로 멕시코 수비를 공략했다. 하지만 첫 골은 이란의 공세를 차분하게 막아낸 멕시코에서 터져나왔다. 전반 중반 이후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멕시코는 28분 이란 진영 우측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기예르모 프랑코의 정확한 헤딩패스를 문전에 버티고 있던 오마르 브라보가 방향을 바꾸는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이란의 반격도 만만치 않게 펼쳐졌고 선취골을 허용한 8분 후 동점골을 뿜어냈다. 멕시코 진영 우측 코너킥 상황에서 마다비키아의 크로스를 수비수 라흐만 레자에이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오스왈드 산체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산체스 골키퍼의 몸에 맞고 흐른 볼을 문전 혼전 중 야흐아 골모함마디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넣어 골네트를 흔들며 1-1 동점에 성공했다. 1-1로 전반을 마친 멕시코는 후반 시작과 함께 지냐와 루이스 페레스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멕시코는 후반 들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이란을 집중공략하기 시작했고 중반 이후 2골을 몰아치며 완벽한 승기를 잡았다. 멕시코는 후반 31분 이란 골키퍼와 수비수의 실책으로 얻은 행운의 찬스를 브라보가 오른발슛으로 마무리하며 2-1로 앞서기 시작했다. 멕시코는 급격히 흔들린 이란을 더욱 거세게 몰아세웠고 후반 36분 마리오 멘데스의 우측 크로스에 이은 문전에서 지냐의 완벽한 헤딩슛으로 3번째 골을 만들어내며 이란을 완벽히 침몰시켰다. 박현기자 forever9@sportsseoul.com
  • 알 카에다 대반격 선언

    미군의 공습으로 지도자를 잃은 이라크 내 알카에다가 대규모 반격을 선언했다. 이라크 알 카에다는 11일 인터넷 성명을 통해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사망후 전략을 논의하고, 알 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맹세를 다짐하기 위해 지도부가 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알 카에다는 이어 “우리는 적을 동요시키고 휴식을 하지 못하도록 다른 무자헤딘 세력들의 협조를 얻어 대규모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알 카에다는 이슬람 저항세력들이 자주 사용하는 인터넷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으나 후계자는 거명하지 않았다. 한편 미군 대변인은 미군 의사 두 명이 자르카위에 대한 부검을 마쳤다며, 군이 의학적 소견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자르카위가 미군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당초 발표와 달리 구타로 인해 사망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그의 사인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자르카위의 은신처 근처 주민인 아흐메드 모하메드는 9일 APTN과 회견에서 “폭격 직후 사람들이 달려가 자르카위로 추정되는 남자를 구급차로 옮겼다.”면서 “얼마 후 들이닥친 미군들이 그를 밖으로 끌어내 머리를 옷으로 감싼 채 온몸을 마구 때렸다.”고 주장했다. 모하메드는 “구급차에 옮길 때만 해도 자르카위는 살아 있었다.”면서 “미군이 그를 구급차에서 끌어내 죽을 때까지 가슴과 배를 마구 폭행했으며 코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 [World cup] 킬러들의 ‘手’다

    [World cup] 킬러들의 ‘手’다

    ‘킬러 없이 승리없다.’ 축구의 승부는 ‘킬러’에 의해 갈린다는 사실이 독일월드컵 초반부터 여지없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 10일 새벽(한국시간) 독일-코스타리카의 개막전. 월드컵 개막전 사상 유례없이 6골이 쏟아진 이 경기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킬러들의 발끝이 유난히 빛났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8-0승)에서 머리로만 해트트릭을 작성한 폴란드 출신의 ‘황금머리’ 미로슬라프 클로제(28·베르더 브레멘)는 4년 만인 이날도 2골을 몰아치며 대회 첫 ‘멀티 스코어’를 기록했고,‘개막전 징크스’까지 날려보냈다. 헤딩뿐 아니라 발까지 슛감각이 올라 있어 ‘온몸이 득점병기’라는 평가와 함께 4년전 호나우두에 내준 골든슈(득점왕)까지 함께 예약했다는 때 이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검은 표범’ 파울로 완초페(30·에레디아노) 역시 팀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북중미를 대표하는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완화된 오프사이드 규정의 허점을 꿰뚫으며 2골을 뽑아내 독일의 초반 폭격으로 치욕을 당할 뻔한 코스타리카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어렵게 1-0으로 첫 승을 거둔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31·레알 마드리드)은 장기인 ‘면도날 프리킥’으로 파라과이의 자책골을 이끌어내 아직 녹슬지 않은 발끝을 과시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01∼02시즌 득점왕 출신의 에르난 크레스포(31·첼시),2001년 세계청소년대회 득점왕과 MVP를 석권한 하비에르 사비올라(25·세비야)도 조국 아르헨티나의 코트디부아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과 쐐기골을 합작, 이름값을 톡톡히 해 냈다. 예외가 있다면 스웨덴의 킬러들. 헨리크 라르손, 프레드리크 융베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트리플 킬러’의 발끝이 무뎌지는 바람에 10명이 싸운 첫 출전국 트리니다드토바고에 0-0 무승부를 허용했다. 대승까지 내다봤지만 18차례의 슈팅 가운데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겨우 6차례에 그쳐 “킬러는 있었지만 소득은 없었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F-15K 추락이 던져준 불안

    우리 공군의 차기 주력 전투기인 F-15K 1대가 추락한 것은 심각한 사건이다. 이전에도 전투기 추락사고가 있었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F-15K는 공군이 5조 6000여억원을 들여 도입중인 차세대 첨단 전투기다. 대당 가격이 1000억원대에 이른다. 엄청난 혈세가 부실한 전투기 도입에 쓰여진다면 큰일이다. 영공 수호에도 구멍이 뚫린다. 우선 추락원인 규명이 시급하다.F-15K는 차세대 전투기 선정과정부터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제작사인 미 보잉사가 한국 공급을 끝으로 단종시킬 기종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또 공대지 미사일 주파수 미제공, 정밀폭격 소프트웨어 미장착 등의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에 인도될 전투기가 미국에서 최종 시험비행을 하는 도중 브레이크 지시등이 잘못 작동되는 일이 빚어졌다. 최근에는 날개 이상으로 2주 정도 훈련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공군은 “정비사가 실수로 날개에 흠집을 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F-15K의 원천 결함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공군은 사고조사위를 구성했으며 보잉사측을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도입한 지 8개월만에 F-15K가 추락한 원인을 한점 의혹없이 밝혀냄으로써 재발을 막아야 한다. 특히 기체결함이 드러나면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순직 조종사들은 정예 요원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조종과실이 있었다면 정비불량 가능성을 포함, 그 이유와 책임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공군은 사고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F-15K 전투기 훈련비행을 중지키로 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추가 도입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체결함에 의한 사고로 판명나면 당장 도입계획을 중단하고 보잉사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기체 손실은 물론 조종사 순직 보상을 청구해야 할 것이다. 사고가 난 F-15K 기종뿐 아니라 차제에 공군이 보유한 모든 전투기를 총점검, 사고를 미리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 [WORLD CUP] ‘클로제 vs 완초페’ 개막축포 누가 쏠까

    [WORLD CUP] ‘클로제 vs 완초페’ 개막축포 누가 쏠까

    독일월드컵 첫날인 10일은 독일-코스타리카 개막전을 포함,A조 두 경기가 열린다. 유럽세와 남미·북중미세 대결로 압축된다. 승부의 추는 유럽에 기울어 있다. ●개막 축포 대결 ‘독일 vs 코스타리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대결에서는 코스타리카가 2-1로 승리한 경험이 두 차례 있으나 A매치는 이번이 처음이다.FIFA 랭킹 19위(독일)와 26위(코스타리카)로 숫자상으로는 별 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려 통산 4회 우승을 노리는 독일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미하엘 발라크(30·첼시)의 결장으로 전력누수가 있다. 본선 진출 3회째인 코스타리카는 파울로 완초페(30·에레디아노), 힐베르토 마르티네스(27·브레시아), 알바로 메센(34·에레디아노) 등 주축 선수들이 최근 잇따라 부상을 당하며 개막전을 앞두고 위기에 몰렸다. 개막 축포를 누가 터트릴지 스트라이커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28·베르더 브레멘)와 코스타리카의 완초페가 격돌한다. 한·일 월드컵에서 고공 폭격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클로제는 05∼06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득점왕(25골)에 오르며 더욱 기대를 부풀렸다. 차세대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21·바이에른 뮌헨)의 합류로 부담도 덜었다. 코스타리카 공격은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축구를 두루 섭렵한 완초페가 이끈다.A매치 69회 출전에 43골을 터뜨린 킬러다. 부상 등으로 슬럼프에 빠졌으나 지역예선에서 8골을 뿜어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16강 진출 전초전 ‘폴란드 vs 에콰도르’ 현재 FIFA 랭킹 29위로 70∼80년 대 강팀이었던 폴란드의 우세가 점쳐진다. 지난해 11월 맞붙은 적이 있다.3-0으로 폴란드의 완승. 당시 골을 넣은 에우제비우시 스몰라레크(25·도르트문트), 세바스티안 밀라(24·비엔나)가 모두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폴란드는 특출한 스타가 없지만, 본선 경험(7회)이 많고 독일 인접국이라 홈 경기와 다름 없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에콰도르도 남미 예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이어 3위로 2회 연속 본선에 올라 무시할 수 없다. 독일이 16강 티켓 한 장을 예약한 상황이라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다. 폴란드는 최근 여섯 차례 평가전에서 3승3패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으나 지난달 30일 ‘가상 에콰도르전’인 콜롬비아전에서 1-2로 졌다. 에콰도르는 더 심각하다. 최근 네 차례 평가전에서 1무3패로 1승도 건지지 못해 침체된 분위기. 강팀에 더욱 강한 에콰도르의 킬러 아구스틴 델가도(32·리가 드 키토)와, 예지 두데크를 제치고 폴란드 주전 수문장을 굳힌 아르투르 보루츠(26·셀틱)의 대결이 볼거리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데스크시각] 여당은 국민과 불화 해소해야/구본영 정치부장

    5·31지방선거 며칠전의 출근길. 한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펼쳐지는 꼭짓점 댄스를 발걸음 멈추고 지켜봤다. 어느 여당 후보의 선거 이벤트였다. 역대 선거에서 보지 못했던 이채로운 풍경이었지만, 기자는 정작 이 ‘군무(群舞)’를 소가 닭 보듯이 쳐다보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에 오히려 놀랐다. 이른 아침에 춤사위로 시선을 끌려는 젊은 남녀들이 외려 측은하게 보였다. 꼭짓점 댄스 등 온갖 신종 유세기법을 선보였음에도 이번에도 투표율은 여전히 낮았다. 더욱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사상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다. 한나라당이 단체장·지방의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다. 물론 꼭짓점 댄스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려던 그 후보도 낙선했다. 문제는 여당이 선거전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참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굳이 꼭짓점 댄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권은 선거전에 최선을 다했다. 현직 장관급 5명을 줄줄이 출마시키는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막판 72시간 불면(不眠) 유세도 눈물겨웠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때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여당이 이번엔 광역단체장을 단 1곳밖에 얻지 못했다. 탄핵파동 때 오만해 보여 자멸했던 야권보다 이번에 여당이 더 철저히 침몰했다.“백성은 물로, 배(군주나 지도자)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치세의 고전 ‘정관정요’의 경구 그대로였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같은 경보음이 울리자 여당 지도부는 대체로 여당이 개혁여당으로서 정체성을 상실, 정책추진의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개혁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읍소작전을 폈지만, 별무효과였다. 이는 여권이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다른데 있음을 웅변한다. 요컨대 개혁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거나, 개혁 프로그램 자체가 부실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3년반동안 갖가지 개혁 프로그램을 쏟아부었지만, 표심은 싸늘하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그런 융단폭격식 개혁이 선의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오폭’(誤爆)이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등을 돌린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할 길이 없다.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며 양극화 해소를 외쳤지만, 현정부 들어 상위층 일부가 중산층으로, 중산층 일부가 빈곤층으로 내려앉았다는 통계를 보라. 중산층·서민이라는 지지기반을 스스로 걷어찬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 오폭은 영어로 ‘friendly fire’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번역된다. 적이 아닌 친구를 쏜다는 얘기다. 생업에 묵묵히 종사해 온 사람들까지 화나게 만든 일부 여권인사들의 ‘말 폭탄’도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비리의 온상인 사학재단 손봐야”등의 언사가 그런 범주다. 한·미동맹을 중시하지만, 딱히 권위주의 정권에서 득 본 것도 없는 사람들, 사재를 털어 건전사학을 육성해 온 이들마저 도매금으로 반개혁의 낙인을 찍어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차원에서다. 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일종의 오폭의 결과일 것이다. 수많은 이라크인을 사지로 내몰았던 후세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이라크인 다수의 마음을 사는데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미국이 스마트폭탄으로 후세인만 제거하는 일은 애당초 무리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여당이 다시 일어서는 길은 개혁의 우선순위를 새로 짜는 데서 출발해야만 할 것이다. 국민과의 불화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 없이 정계개편론 등 국면전환 카드부터 빼든다면 또 다른 자충수가 되기 십상이다. 야당일 때는 말 풍선으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유권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은 일자리 창출, 소득 향상, 장애인 취업률 제고 등 구체적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려면 총론이 아닌 각론에 강한 여당이 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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