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항 건설(신한국 대역사:6)
◎인천부두의 2배… 거대한 콘크리트 파일 행렬/수심 14m로 준설… 4.8㎞제방 쌓기 한창/오는 98년 외항 3.4㎞ 완공… 3만t 대형선박 4척 동시 접안 가능
만조 때를 지나자 바다 한 가운데 징검다리처럼 길게 늘어진 돌 무더기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동시에 포크레인이 힘찬 굉음을 내며 바다에 묻을 돌들을 쏟아 부었으며 해상에 떠 있던 기중선은 육중한 몸짓으로 대형 콘크리트를 바닷속에 하나 둘씩 박아 넣었다.경기도 평택군 포금면 만호리는 조선시대 때 당진 현감이 부임차 돛대를 띄웠던 작은 어촌이다.
그러나 지금은 서해안 시대를 꽃피우고 대중국 교역의 전초 기지가 될 국내 최대 규모의 항만인 아산항(평택항)을 건설하는 대역사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총 공사비 1조1천5백40억원,사업기간만 무려 23년.배를 댈 수 있는 부두가 11.96㎞이고 연 투입 인원이 37만5천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항만 공사다.
오는 98년 완공될 서해대교 옆에 수문식 갑문이 2개가 건설되면 아산항은 내항과 외항으로 구분,50척의 대형 선박이 태풍과 관계없이 항상 정박할 수 있으며 연간 5천만ⓣ의 화물을 처리하게 된다.
○천혜의 입지조건
대역사의 첫 삽을 뜬 것은 지난 92년 5월이지만 이미 89년부터 기본 계획은 착실히 다져졌다.중국과의 교역이 늘면서 인천항의 화물 적체가 심해지고 수도권에 있던 공장이 충남권으로 이전,배후 산업기지를 지원할 다목적 항만이 필요했다.
아산만은 포항제철이 제 2제철소 부지로 눈독을 들일 만큼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만이 깊어 태풍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으면서 수심이 평균 10m 안팎으로 대형 선박이 드나들기에 안성맞춤이다.또한 중국의 천진·대련·진황도 등의 항구와 뱃길로 3∼5시간 밖에 떨어지지 않아 대중국 교역의 교두보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게다가 수도권에서 이전될 공장들이 배후에 들어서고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중부권과 호남권의 핵심 항만으로서 제 몫을 다할 전망이다.기아자동차 아산 공장이 이미 들어섰으며 삼성그룹도 한때 이 곳을 공장부지로 물색했다.
이같은 입지 조건을 감안,정부는 먼저 오는 98년까지 4천1백98억원을 들여 3.4㎞의 외항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이 중 2.4㎞는 1천9백80억원의 민자를 유치,96년까지 완공한다.
○12개업체 동시 참여
대림산업이 항의 외벽인 제방과 3만t급 선박 4척을 댈 수 있는 1㎞ 남짓의 부두를 먼저 짓는다.나머지 2.4㎞는 포철·한진·대한통운·동부고속 등 12개 업체가 오는 98년까지 마무리한다.
지금은 높이 14.5m의 대형 콘크리트를 바닷속에 박아 부두를 만드는 작업과 수심을 깊이 14m로 고르게 하는 준설 공사,파도를 막아주는 길이 4.8㎞의 제방을 쌓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특히 바닷속에 빌딩 6층 높이의 대형 콘크리트(케이슨) 1백개를 박는 부두 공사는 국내 항만개발에서 처음 적용한 공법이다.태풍이 잦고 유속이 빠른데다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부두는 50만평의 바다를 매립한 위에 세워지며 3t 트럭 25만대분의 돌과 남산 크기만한 흙이 메워진다.1단계 공사가 끝나면 99년부터 2011년까지 2단계 내항 공사가 시작된다.아직 구체적인 사업 일정은 확정짓지 못했지만민자를 유치,갑문 2개와 3개의 부두를 갖춘다는 기본 계획은 정해졌다.
아산항은 서울로부터 70㎞,서해바다로부터는 72㎞ 정도 떨어졌으며 아산만∼삽교천∼남양 방조제 등을 잇는 배후 도로망도 고리띠 모양으로 연계돼 있다.아산항이 완공되면 반월공단과 시화·아산공단 등 배후 산업기지를 떠받치는 다목적 항만으로 발돋움,경인축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편중된 경제활동이 중부권으로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항으로
인천항의 화물 적체현상도 줄어 제3의 국제항 역할과 경기도 부곡 및 경남 양산에 세워질 복합 화물터미널과도 연계된 종합 물류기지의 임무도 맡게된다.
아산만의 어업권 보상 문제로 3년간 공사 일정이 늦춰진 점과 아산공단 2백74만평의 부지가 분양이 제대로 안되는 애로점이 있었지만 사업 일정은 차질이 없다는 게 감리단의 설명이다.
모든 공사가 끝나면 석탄 수송선의 경우 12만t급까지,양곡·철강·목재 등의 일반 화물선은 5만t급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하역 능력으로는 인천항의 2배,부산항보다는 약간 앞서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항만이 된다.특히 인천이나 부산항이 기존 항구를 확대하거나 보완한 반면 아산항은 처음부터 신항건설 계획에 따라 공사가 시작한 점이 색다르다.
특히 서해안 고속도로가 항의 가운데를 관통하도록 설계됐으며 호남 고속전철 및 영종도 신공항과도 교통망이 연결돼 육·해·공 국제 해상기지로 변모할 전망이다.
민간 업체의 전문가로 감리단을 구성,24시간 부실 공사를 감시하고 있다.감리단장을 맡고 있는 안재수씨는 『제방을 쌓을수록 물살이 빨라지고 조수 간만의 차가 9m나 돼 물 때에 맞춰 공사를 하느라 어려운 점이 많다』며 『그러나 아산권 개발의 핵이 될 아산항 건설을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